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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국책사업 표류로 부처 ‘발동동’

    정부의 대형 국책사업이 ‘중단’,‘유보’,‘추가논의’ 등을 이유로 줄줄이 해를 넘기면서 조속한 방향설정과 집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장기불황으로 공공사업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과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시점이어서 추진 여부를 서둘러 확정, 국가 에너지를 결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일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원전수거물관리센터 설립, 새 원자력발전소 건립 등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새만금 간척지와 경부고속철 천성산 구간은 법원 판결을 기다리며 불안하게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국회에서 법 통과가 안돼 올 상반기 중 설립 자체가 의문시되고 있다. 정부는 원전센터 후보지로 1986년 경북 영덕을 시작으로 충남 안면도, 경북 울진, 인천 굴업도, 전북 부안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주민 반발 등에 번번이 막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확정조차 못했다. 이 문제와 맞물려 당초 지난해 7월 공사에 착수하려던 신고리 1·2호기, 신월성 1·2호기 등 원전 건립 문제도 제자리걸음이다. 건설비용만 신고리 4조 9000억원, 신월성 4조 7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0조원에 가까운 돈이 ‘낮잠’을 자는 셈이다.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이라는 목적으로 추진됐던 KIC는 공사법 제정안이 국회 재경위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해 올해 상반기 중 설립이 불투명해졌다. KIC는 2000억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해외 자산에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그러나 대외결제수단인 외환을 투자에 쓰는 데 대한 논란과 운용의 투명성 등에 대한 일부 국회의원과 시민단체의 의문제기 등으로 오는 2월 임시국회 통과도 난망이다. 새만금사업 용도 변경과 경부고속철도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정확한 정책 방향 설정이 배제된 가운데 1년 내내 표류를 거듭하다 결국 미완의 과제로 분류됐다. 새만금사업의 경우 서울행정법원이 이달 중순 조정권고안을 낼 예정이지만, 정부와 시민단체는 기존의 입장만 되풀이한 채 대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은 조정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판결로 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정부가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 하거나,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중단됐던 천성산·금정산 터널공사도 11월 말부터 재개됐지만 대법원에 재항고된 상태여서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손실이 하루평균 70억원, 완공이 1년 늦어지면 2조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전력 배전사업 분할 계획이 전면 유보돼 미래의 전력산업 구조 개편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다른 산업분야 공기업의 민영화 과제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책사업이 표류하면서 재계에도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대형 국책사업의 차질은 국가적인 리더십 약화에 따른 정책불안감으로 인식돼 민간의 투자심리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5% 달성을 하지 못하고 4%대에 머물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수조원대의 국책사업들이 중단됐기 때문이며, 이는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면서 “올해 예정된 국책사업들만 실행해도 경기를 되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도 “주먹구구식 국책사업 추진은 지양해야 겠지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흔들리지 않는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균 장세훈기자 windsea@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자신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다녔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순은 불안감에 흐느끼고, 병원에 가자는 민섭의 말에 몸서리를 치며 거절한다. 진국은 고소 취하 대가로 금괴를 돌려주겠다고 제안하고, 영실과 덕배는 진국의 의중이 무엇인지 떠보기로 한다. ●웃음을 찾는 사람들(SBS 오후 11시5분) ‘비둘기 합창단’에서는 2004년을 뜨겁게 달구며 열풍을 몰고 온 리마리오의 더듬이춤. 한층 업그레이드된 더듬이춤의 새 버전을 공개한다. 새로운 캐릭터로 등장한 문세윤과 장재영의 귀족 개그, 동남아 보이즈의 ‘고향의 봄’, 김늘메와 깜찍이, 끔찍이가 열연하는 70년대 개그 등을 선보인다. ●생방송 쟁점토론-희망 2005, 한국사회를 말한다(YTN 오후 3시10분) 희망찬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의 2005년, 세계 일류로, 동북아 중심으로 우뚝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토론해 본다. 또 정치가 바로 서고 경제가 살아나 살맛나는 세상을 위해 주력해야 될 부분은 무엇인지도 살펴본다. ●문화센터(EBS 오전 11시) 마당놀이에는 사실적인 소품 대신, 기발한 유머나 아이디어가 배어 있는 소품 등이 많이 등장한다. 작품의 의미를 전달하기도 하고, 재미를 더하기 위해 이런 소품이 이용되는데, 마당놀이에서만 볼 수 있는 소품들을 찾아본다. 또 마당놀이만의 연출 비법을 마당놀이 연출가 손진책씨에게 듣는다. ●왕꽃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무빈이 자꾸 초원을 만나자 무빈의 어머니는 아예 짐을 싸들고 무빈의 오피스텔로 온다. 무빈이 화를 내며 나가자 무빈 어머니는 초원을 찾아가 제발 좀 떠나 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초원은 자신의 운명이 무빈과 함께하는 거라며 더 이상 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용서(KBS2 오전 9시) 세찬이는 결국 감기에 걸리고, 안방에 들어가 옷장을 정리하던 인영은 옷장안에 있던 점퍼를 발견하고는 순복을 의심하게 된다. 순복은 형숙을 통해 인영이 자신 때문에 세찬이가 감기에 걸린 걸로 알고 있다는 말을 듣고 발끈한다. 수민은 되살아 난 형우의 기억들 때문에 괴로워한다.
  • [시론] 韓·日 과거 60년과 미래/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

    [시론] 韓·日 과거 60년과 미래/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

    2005년 광복 60년을 맞이한 한국민은 그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를 설정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대한민국은 독립국가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 반공과 반일의 기치를 들고 출발했으며 시련 끝에 오늘의 자리에 도달했다. 냉전 붕괴와 6·15 남북수뇌의 공동선언으로 ‘반공’은 ‘민족화합’으로,‘반일’은 ‘공동번영과 미래지향’으로 승화되었고 광복 당시의 노선 선택은 옳았음이 입증되었다. 반일정책은 단지 식민지지배에 대한 감정적 반발은 아니었고, 전통에 뿌리를 둔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20세기 전세계는 근대화에 그 명운을 걸었으며, 실제로 일본의 서구화의 성공은 한국의 좌절을 의미했다. 일본을 통해 한국에 유입된 근대적 요소는 일본문화에 여과된 것이므로 그대로 계승하게 되면 영영 일본에 문화적 예속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 한국 전통에 기반을 둔 현대문화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약 30년 한 세대가 지날 무렵부터, 가령 윤이상의 음악, 김은국의 문학 등 한국적 가치에 뿌리를 둔 국제수준의 작품을 전세계에 발신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근의 한류, 곧 한국적 대중문화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현재 한국의 문화산업 성장률은 세계 평균의 4배를 넘는데, 이들은 한결같이 그간 육성해온 한국적 가치관과 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는 자신을 갖고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단행할 수도 있었다. 지난 60년 간 성과의 토대 위에 앞으로의 국가노선은 ‘평화통일’,‘동북아의 중심국가로서의 위상확립’이 될 것이다. 그 작업은 주변국과의 협력을 전제하는 것으로, 이미 6자 회담의 틀은 마련되어 있다. 현재 그 목적은 비핵문제 중심으로 국한되어 있으나, 필연적으로 ‘한반도의 완전평화’, 그리고 ‘동북아시아 공동체 형성’으로 확장되어갈 것이다. 또한 비핵, 동북아공동체 형성과 통일은 삼위일체의 관계에 있으며 궁극적으로 영세중립화로 이어진다. 6자의 합의점은 수학의 6원연립방정식과도 같이, 공간상의 6개의 직선이 한 점에 만날 곳을 정하는 일인데, 어느 한 곳으로 치우쳐서는 안 되기에 각 나라들과 신뢰관계 구축이 절실하다. 그것은 표면적인 외교언사나 술책의 차원으로는 안 되며 보편적 이상을 공유함으로써 가능하다.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눈앞의 이해득실을 극복할 수 있으며, 문화교류는 공동번영과 평화로 이어진다. 1998년 민간 주도의 한·일문화교류회는 일본측 히라야마(平山郁夫) 위원이 제의한 ‘고구려 고분벽화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의 지정에 관한 일’과 한국 측이 제의한 반세기 동안 인적이 없는 ‘휴전선 일대 자연의 세계자연유산 지정에 관한 일’을 채택하고 함께 추진키로 하였다. 문화 교류의 궁극적 목적이 평화에 있음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히라야마씨의 국제적 영향력과 적극적 활동에 힘입어 북한 소재의 유물이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은 다행한 일이었다. 앞으로 여러 나라가 협력한다면 ‘휴전선 일대의 세계평화공원화’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문화, 환경 등 인류적 보편차원의 일이 전세계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 속에 한반도의 영세중립화도 가능하다. 우리는 올해가 을사조약 체결 100년인 것과 가해자의 양심문제를 잊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보다 중한 것은 미래에 있다. 과거 60년 한국은 신생 독립국으로서 정체성 확보를 위해 ‘반대와 배제’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믿음과 상생’의 길로 세계를 향해야 한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
  • [송두율 칼럼] 통일공간, 한반도의 꿈

    [송두율 칼럼] 통일공간, 한반도의 꿈

    지난해 한국 사회에 뜨거운 이념과 사상논쟁을 불러일으켰던 ‘경계인’ 송두율 교수의 칼럼을 싣습니다.‘송두율 칼럼’은 격주로 수요일자에 게재됩니다. 송 교수는 칼럼에서 분단의 현실, 진보와 보수, 통일문제 등에 대해 철학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을 전해줄 것입니다. 송 교수는 지난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독일로 출국, 현재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새해를 맞았다. 우리의 삶을 항상 규정하는 시간과 공간개념 가운데 어느 것이 보다 더 본질적인가라는 질문이 있다. 이에 대하여 많은 학자들은 대체로 시간개념이 더 본질적인 것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파리에서 오랫동안 망명생활을 했고 또 그 곳에 묻힌 독일시인 하이네는 파리에서 기차를 처음보고 기차로 인해 공간은 살해되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역시 긴 망명생활 끝에 런던에서 생을 마감한 마르크스도 ‘정치경제학비판대강’속에서 교통수단에 의해서 공간은 이미 와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요히 정지하고 있는 ‘공간’에 대하여 역동적인 ‘시간’을 보다 중시해온 이러한 사고는 오늘날 ‘세계화’로 일컬어지고 있는 변화와 더불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특히 “빨리, 빨리”라는 말처럼 속도의 중요성을 극도로 강조해왔던 우리 삶의 양식은 ‘지구화’와 ‘정보화’ 속에서 시간에 의한 공간지배를 알게 모르게 받아들이고 있다. 전국을 하루생활권으로 만들고 있는 고속철의 등장도 그러한 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원래 독일 말의 ‘공간(Raum)’은 울창한 숲 속에 삶의 터전을 세운다는 어원에 기초하고 있다. 즉 공간은 인간행위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공간은 그저 인간이나 사회를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수동적인 것이 아니다. 공간은 인간과 사회의 종합적 관계 속에서 적극적으로 설정된다고 보아야 한다.‘공간’을 흡사 인간이나 사회를 담고 있는 ‘그릇’처럼 보고 있는 통념은 사실 정치적인 공간을 경제적 또는 사회적인 공간과 동일시했다. 이로 인해 ‘국민경제’와 같은 제한적 개념을 낳았고 이는 ‘지구화’라는 오늘의 변화를 이해하기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과연 공간개념은 더 이상 무의미한 것인가. 그러나 정보화와 도시발전의 상관관계를 보면 ‘지구화’로 인해 형성된 오늘의 ‘그물망사회’에서 공간은 오히려 시간을 조직하고 있다. 전세계를 상대로 움직이는 ‘지구적 기업’들이 도사리고 있는 새로운 공간인 ‘정보도시(Informational Cities)’나 ‘지구적 도시(Global Cities)’는 지구의 여러 시간대의 존재를 무력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 런던, 도쿄와 같은 이러한 공간은 이제 ‘지구화’를 구체화하면서 또 지역화하고 있는 터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또 ‘지구화’의 과정이 구체적 ‘장소’가 지니는 사회적 삶의 관계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까닭에 ‘지구적 지역화(Glocalization)’라는 새로운 단어도 생겼다. 이는 구체적 사회적 공간이 ‘지구화’의 과정 가운데도 우리의 ‘집단적 기억’을 생산하는 특권을 여전히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지구화’가 요구하는 시간척도로 인해 한반도라는 기존의 공간개념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처럼 역사를 통해 미래의 공간을 확충하려는 시도가 있는 것이 오히려 오늘 우리 주위의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남북이 그동안 각각 구성해온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공간개념들을 서로 확인하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것을 자주 느낀다. 남북이 이제 국토의 종합적 발전, 나아가 이를 동북아적 시야에까지 투영시키는 장기적 전망에 대해서 함께 지혜를 모으는 일이 그러한 출발의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우리는 이미 ‘메이드 인 개성’ 시대를 맞고 있지 않는가. 현대의 문턱을 들어서면서부터 인간은 공간보다는 시간에 의해서 지배되었다고 하지만 필자는 새로운 시간 단위인 새해를 맞으며 오히려 공간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공간에 대한 ‘집단적 기억’은 바로 그 사회의 꿈이다. 남북은 각각 60년 동안이나 훼손된 공간개념 속에서 살아 왔다.‘통일원년’이라는 시간개념과 함께 이제 ‘통일공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반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지도로부터 얻은 분단의 공간개념에서 우리는 통일에 대한 ‘집단적 기억’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송두율 독일 뮌스터대 사회학 교수
  • [씨줄날줄]日 왕세자/이목희 논설위원

    일왕(日王)의 인간화(人間化)는 동북아에서 역사적 상징성을 가진다. 왕(천황)을 신으로 모시고 침략전쟁에 나섰던 일본의 역사 때문이다.2차대전 직후 맥아더가 히로히토 일왕을 초라한 모습으로 곁에 세워놓고 찍은 사진을 공개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히로히토보다는 현재의 아키히토 일왕이 좀더 인간적으로 비친다. 그럼에도 한국에 일왕은 아직도 서먹한 존재다. 아키히토가 중국·미국 등 50여개국을 방문했지만 이웃나라 한국은 찾지 못했다. 과거사를 둘러싼 양국간 골은 근본적으로 메워지지 않고 있다. 일본 정부가 한·일 수교 40주년을 맞아 올가을 나루히토 왕세자 부부의 한국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나루히토는 영국 옥스퍼드대 유학을 다녀왔다. 왕위 계승자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1993년에는 5개국어에 능통한 직업외교관 출신 마사코 왕세자비와 결혼했다. 평민 출신의 마사코는 한때 왕세자와의 결혼을 주저했으나 나루히토는 삼고초려 끝에 사랑을 얻었다. 나루히토 부부는 결혼후 8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했다.2001년 어렵게 임신했으나 딸을 낳았다.2차대전 후 만들어진 왕실전범에 따르면 아들만이 왕위를 계승하게 되어 있다. 나루히토 부부는 왕위 계승자를 생산하지 못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마사코는 2003년 12월 대상포진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궁내청은 그녀가 적응장애와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나루히토의 인간적 면모는 이때 ‘폭발’했다.“왕세자비의 커리어와 인격을 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충격발언’을 했고, 고부갈등설이 불거졌다. 이 때문인지 일본 왕실과 정부내에서는 여성도 왕위계승자가 될 수 있도록 법규를 고치자는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마사코는 새해초 1년1개월만에 공식행사에 나타났다. 찰스 왕세자와 고인이 된 다이애나비는 너무 인간적이어서 스캔들도 굉장하지만 영국은 물론 세계인들은 그들을 사랑한다. 나루히토 왕세자도 스스럼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한국을 방문하길 바란다. 아키히토 일왕이 1990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 방일때 언급한 ‘통석(痛惜)의 염(念)’은 과거사를 깨끗이 사과 못하는 일본의 자세를 대표하는 말이 되어 있다.‘인간’ 나루히토가 한국을 찾아 화끈하게 과거사를 정리하기를 기대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저널]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가 본 美·中

    외교통상부의 대표적인 중국통을 꼽으라면 누구나 김하중 주중대사를 내세운다. 한 사람을 더 꼽으라면 대부분이 정상기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를 지목한다. 정 총영사는 지난 94년 중국을 담당하는 동북아2과장 시절 출입기자들에게 후진타오 현 국가주석의 부상을 예견한 바 있다. 리펑과 주룽지 등의 위세가 등등하던 시절 이름도 생소했던 후진타오가 중국 지도자가 되리라고 예상했던 전문가가 적어도 국내에서는 많지 않았다. 정 총영사는 중국어에도 능통해 한·중 정상회담의 통역도 맡아왔다. 두 번의 중국 근무와 한 번의 일본 근무 경험이 있는 정 총영사는 본부 아·태국장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외교관 경력 28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공관 근무를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이던 지난 1일 ‘옛정’을 생각해 총영사 관저를 찾아갔다. 떡국 한 그릇씩을 앞에 놓고 마주앉았다. 중국 얘기를 듣고 싶었지만, 정 총영사는 미국 얘기부터 꺼냈다.“군사·외교적으로나 경제·통상면에서나 한국에는 중국보다 미국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중국통인 정 총영사의 전략적 분석이었다. 정 총영사는 오는 2020년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규모로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13억 인구에서 나오는 구매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사력을 포함한 전반적인 국력은 가깝게는 2050년까지도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정 총영사는 전망했다. 또 중국 스스로가 그같은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앞으로도 미국에는 한 수 접어주면서 경제적 실력을 키우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정 총영사는 예견했다. 그런 상황에서 미국보다 중국을 중요시하는 우리 국회의원과 국민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던 것은 혼란스러운 일이었다고 정 총영사는 덧붙였다. 정 총영사는 그러나 “중국인을 비롯해 소수민족이 인구의 52%를 차지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역시 한·중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dawn@seoul.co.kr
  • [새해 시·도지사에게 듣는다] 안상수 인천시장

    [새해 시·도지사에게 듣는다] 안상수 인천시장

    올해는 장기적인 침체를 겪고 있는 지역경제의 활로를 열고 전반적인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획기적이고 혁신적인 시책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지금 인천은 세계적인 국제공항, 항만이 들어선 입지와 중국·북한이 인접한 지정학적 이점을 발판으로 참여정부가 역점을 두는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의 일환인 경제자유구역이 조성돼 국가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대와 희망의 지역으로 부상했습니다. 그러나 극복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반복되는 3%대의 경제성장률과 10년째 소득 1만달러 시대에 갇혀 있는 가운데 치열한 국가간, 도시간 경쟁과 거대 중국의 급부상 등은 ‘성공이냐 낙오냐’라는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올해를 ‘인천투자의 해’로 삼아 국내외 자본이 몰려오고 대형 투자사업이 전개되는 인천의 시대를 조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은 1단계 완성목표 시점인 2008년까지 도로·교통 등 기반시설을 구축하고 외국인투자기업,R&D시설과 외국인 학교, 병원 등이 유치되도록 중앙정부의 지원과 협력하에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 [열린세상] 평화와 통합을 그린다/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뉴욕에 있는 유엔본부 로비에는 전세계 분쟁지역 현황판이 설치되어 있다.2004년을 기준으로 세계 192개 국가 가운데 유엔이 집중 관심지역(Focus Area)으로 지목한 분쟁지역은 28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유엔이 직접적으로 개입하여 평화와 통합을 중재하고 있는 지역도 15곳이나 된다. 아직도 이 지구상에는 피와 눈물로 얼룩진 싸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새해 아침,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생각할 때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북한의 핵문제로 고조된 한반도 전체의 긴장감이다. 북한의 핵문제로 인한 위기감은 지난해 말 절정에 달했다.10월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면서 많은 지식인들은 역설적으로 더 큰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북한인권법이 담고 있는 인도주의적 내용 못지않게 정치적 동기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에도 유사한 인권법을 만든 바 있고, 직접적인 군사행동을 개시할 때에도 다름 아닌 핵과 인권을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다행히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북한 핵문제에 대해 ‘어떤 경우든 외교적 노력이 우선’이라는 인식을 비쳤다.12월9일 예일대학을 찾은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 역시 미국내 온건파의 입장을 대변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에 대해 가쓰라-태프트조약 같은 부끄러운 일을 저지른 역사를 가지고 있다. 북한 핵문제를 계기로 미국이 동북아의 발전구상을 깨는 일이 벌어진다면 남북한과 중국으로부터 미국은 버림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는, 한국 사회 내부의 갈등과 분열이다. 이것은 북한 핵문제로 야기된 위기보다 더 심각해 보인다. 보혁, 지역, 세대, 노사, 여야로 나뉜 분열은 사회적 구심력을 파괴하고 개인의 삶을 피곤하게 하고 있다. 어느 사회나 시각과 이익이 갈림으로써 갈등의 요소는 존재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공존의 틀에 대한 기본적 인식을 공유하지 못하고 궁극적 통합을 위한 제도, 관례, 권위를 갖고 있지 못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회문제들이 본래적 내용을 훨씬 뛰어넘는 과잉 충돌로 이어지고 그만큼 사회적 소모가 커지고 있다.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기 위한 장치가 사실은 정치인데, 우리의 정치는 사회적 갈등이 반영되는 수준을 넘어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역할을 했다. 집권세력은 당초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한 벽 사이에서 틈새정권으로 탄생한 이후 주위의 벽과 충돌함으로써 자신의 공간을 넓혀왔다. 야당은 야당대로 국정의 정상적인 파트너가 되기보다는 투쟁을 통해 고정 유권자들의 지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에 머물러 왔다. 사회내의 다양한 성층들이 이 대결구도로 편입되고 서로 갈등과 질시를 키워왔다. 분열의 주체들은 스스로의 순수성과 차별성에 대한 자부심을 넘어, 그것이 가져오는 파괴력과 사회적 비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우리의 공동체가 앞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뗄 수 없도록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마저 황폐화시킨다. 그리고 결국은 자신의 삶도 파괴하고 마는 것이다. 우리는 20세기에 들어서만도 국권상실,6·25전쟁,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격랑을 거쳐 왔다. 아직도 전쟁으로부터 52년, 휴전선으로부터 50㎞라는 시·공간에 살고 있다. 남북통일이라는 과제가 앞에 놓인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극복해야 할 엄청난 원심력과 분열의 폭발성을 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새해 우리는 내용의 차이 이상으로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장기적으로 치유하는 작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사회적 구조, 제도, 정책, 그리고 개인의 행동양식에서 입체적으로 찾아질 수 있으며 처방도 가능하다. 그래야만 우리의 공동체가 함께 발전할 수 있고 개인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다. 평화와 통합, 이것이야말로 새해 언론의 화두가 되고 정부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 또 교육기관의 프로그램이 되고 회사의 구호가 되어야 한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 교수
  • [부시 2기와 한반도 진로] 전문가 기고

    [부시 2기와 한반도 진로] 전문가 기고

    부시 재선이 한반도에서 갖는 의미는 북핵문제의 미해결에 대해서 미국 국민들이 부시 대통령에게 한번 더 기회를 부여하고 이를 깨끗이 해결하라는 임무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시 행정부가 북핵문제를 다루는 정책 의도는 복합적인 것으로 보인다. 첫째, 미국의 의도가 북한의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이라면, 관련 국가 모두 미국과 인식을 공유하면서 국제 공조를 통해서 북핵문제의 조기 해결에 주력할 것이다. 또한 한·미 공조와 협조도 잘 될 것이다. 미국이 WMD 비확산 차원에서 북핵문제의 조기 해결을 모색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남북관계의 경색이 올 수 있지만, 핵문제 해결을 계기로 평화번영정책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남북관계의 급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미국의 의도가 ‘북한 위협론’을 유지하면서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면, 중국,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오고 북-중-러 관계가 돈독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동북아에 신냉전 질서가 형성될 수도 있다. 또한 한미관계가 나빠질 수 있고 남북관계도 정체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미국이 북한 체제 전환을 목표로 ‘평화적 이행 전략’에 따라 시간 끌기를 지속하고 있다면, 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러오고 중국, 한국 등과의 마찰도 우려된다. 지금까지 부시 행정부는 ‘대화와 압력의 병행 원칙’에 입각한 북핵 해법을 마련하고 북핵 해결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면서 시간끌기를 지속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 왔다. 미국이 대북 압력을 본격화하면 체제 위기의 심화에 따른 ‘내부 폭발’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강온파의 북핵관련 입장 차이를 존중하고 이를 정책 자율성으로 활용해왔다. 부시 대통령과 참모들은 대북 무력 사용의 가능성을 부인해 왔지만, 네오콘 등 일부 참모들은 대북정책에 있어 선제 공격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가 테이블 위에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북한의 체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 핵문제에 대한 미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음에 따라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북·미 갈등을 지속하고 있고, 한미간 이견이 노출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국제사회를 향해 핵개발과 관련한 북한의 의도를 설명하면서 ‘일리가 있는 측면이 있다.’고 한 것은 미국의 대북 강경노선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에서 일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무력사용을 통한 인위적인 북한 체제 전복과 정권 교체를 반대해왔다. 노무현 정부는 북한의 조기 붕괴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햇볕정책을 계승·발전한 평화번영 정책을 통해서 남북 화해협력 정책을 지속하면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자 한다. 따라서 미국이 체제전복을 겨냥해 대북 강경노선을 지속할 경우, 대북 연착륙을 추진하는 한국과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이다. 최근 미국 당국자들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추진하지 않고,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면서 점진적으로 ‘체제변형(regime transformation)’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부시 2기 행정부는 선제공격 등 무력 사용을 통한 정권 교체는 추진하지 않지만,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와 북한인권법 등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북한의 체제 전환을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이 부시 2기 행정부가 1기 때처럼 북핵 해법의 원칙론만 내세우고 대북 압력을 지속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매우 불안정해질 것이다.3차 6자회담에서 제안한 것처럼 미국이 좀더 적극적으로 북핵 해법의 ‘구체안’을 마련하고 6자회담 등 다자 해결구도 안에서 북·미 양자협상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미국과 한국 등이 ‘페리 프로세스’와 같은 새로운 북핵 로드맵을 구체화해야 북한도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다. 북한이 미 대선 이후 부시 2기 행정부와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경우 경제 우선의 개혁·개방 조치를 본격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핵문제 해결과 함께 서방국가들과 관계를 정상화할 경우 북한은 ‘불량국가’에서 ‘정상국가’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 [부시 2기와 한반도 진로]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동북亞정책분석관

    [부시 2기와 한반도 진로]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동북亞정책분석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2차대전 이후 미국 최고의 동맹은 바로 한국이다. 펜타곤의 군인들은 ‘한·미간의 군사협력 수준이 미국의 동맹 가운데 최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자유를 위해 피를 흘렸고, 한국은 미국이 큰 전쟁을 벌일 때마다 도와주고 있다. 전 세계에서 그만큼 굳건한 동맹관계가 어디에 있는가?”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발비나 황 동북아시아 정책분석관은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북한 핵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 사이에 이견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국 동맹관계의 틀은 기본적으로 굳건하다.”고 강조했다. 황 분석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관계가 삐걱거리는 것은 동맹으로서의 기대치가 높은데 비해 한국과 미국 모두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2기의 한·미관계를 어떻게 전망하나. -앞으로 4년 동안 양국 관계가 개선되기를 희망한다. 부시 대통령은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끈끈한 유대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깨달았을 것으로 본다. 온건파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물러나지만 강경파들은 건재하다. 한반도 정책이 강성화되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다. 무엇보다 부시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가 지난 4년 동안 ‘매파적(hawkish)’이었다거나 ‘강경(hard-line)’했다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북한의 김정일을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는 독재자이고 북한 주민을 굶주리게 만들었다. 누가 그런 김정일을 좋아하겠는가. 그러나 부시 정부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지난 4년간 일관되게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을 모색해왔다. 강경정책이라면 군사적 대응이나 경제 제재를 말할 것이다. 그런 것은 전혀 없지 않았다. 또 후임 국무장관인 콘돌리자 라이스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스티븐 해들리가 파월보다 강경하다는 징표는 없다. 한·미관계가 껄끄러운 것은 어느쪽의 책임일까. -한국과 미국 모두 최근 들어 상대방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또 상대방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한국에서 미국의 정책에 대한 오해가 확산되는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한국 정부는 미국 정부에 외교적으로 하는 말과 한국 국민을 상대로 하는 말이 일치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미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들을 꼽는다면. -한국 사회가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면서 북한에 대한 시각도 놀랄 만큼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볼 때 북한은 커다란 위협으로 남아있다. 대규모 군대와 미사일, 핵 무기 개발 및 확산, 인권 유린 등이 바로 위협 요소다. 반면 한국 국민들은 북한의 약화를 두려워한다. 김정일 체제가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이처럼 북한을 보는 기본적인 시각에 괴리가 있기 때문에 정책의 목표도 달라지는 것이다. 6자회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는가. -아마 한 번이나 두 번 정도 더하지 않을까. 그러나 미국 정부가 지난 3차 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인내심에 한계가 올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 6자회담이 아니라 5자회담을 말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나 역시 지난 6월부터 북한이 참석하지 않아도 6자회담을 예정대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5자회담이 아니라 북한이 빠진 6자회담이다. 그렇게 해서 6자회담이 계속되지 못하는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실제로 5자회담이 열린다면 어떤 의미가 있나. -6자회담의 종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후는. -다음 단계(Next Stage)로 넘어갈 것이다. 다른 외교적 대안은 없는지 찾아본 뒤에 결국 유엔으로 가게 될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나. -천만에. 북한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핵 무기를 보유하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6자회담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북한의 의도가 그렇다 하더라도 김정일이 이를 포기하도록 국제사회가 강력한 압력을 넣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당근과 반대의 경우 감수해야 하는 채찍을 모두 보여주자는 것이다. 지금 6자회담의 문제는 한국이 당근만 주고 채찍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당근은 미국산(産)이 아닐까. -그래서 한국이 주는 당근은 낭비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일 한국이 북한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에서 북한의 붕괴를 말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들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 정부는 지금 강제로 북한 정권을 교체할 만한 이해관계가 전혀 없다. 더욱이 북한의 붕괴가 가까워졌다는 시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북한이 붕괴하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가정할 때 북한지역은 누가 맡게 되는가. 자동적으로 남북통일이 이뤄지는 것이냐. -바로 그런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북한 붕괴의 결과가 통일이 될 것인가는 예측하기 어렵다. 붕괴가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 정부 고위관리가 정권교체가 아니라 체제전환(Regime Transformation)을 말했다. 무슨 뜻인가. -정권의 행태를 바꾸자는 것이다. 말하자면 꼭 정권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는 것이다. 북한인권법이 북·미관계, 그리고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 북한과 한국 모두 이 법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다. 이 법은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돕기 위한 법이다. 북한 자체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어찌보면 중국을 겨냥한 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인권을 이용한다는 말인가. -그게 아니다. 중국이 탈북자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유엔고등난민판무관(UNHCR)이 역할도 제대로 못하게 가로막는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 중국에 좀 더 압박을 가하자는 것이다. 미국에선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이 어느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가. -네오콘의 파워는 과장돼 있다. 물론 정부의 중요한 자리에 네오콘들이 자리잡고 있다. 그들이 이라크전에서는 실제로 영향력을 미쳤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도 힘을 잃어가고 있다. 사실 이름은 네오콘이지만 그들은 정통 보수주의자들과는 많이 다르다. 오히려 우드로 윌슨, 시어도어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고전적 리버럴리즘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네오콘의 창시자인 리바이 스트라우스도 공산주의에서 출발한 것 아닌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은 영국인가. -유럽에서는 그렇다. 그러나 영국이 세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으로서는 어느 한 나라를 찍어서 가장 중요한 동맹이라고 말할 수 없다. 미국에 동맹은 수직적인 순위의 개념이 아니라 수평적인 개념이다. 한국은 몇번째로 중요한 동맹인가.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가장 중요한 동맹이다. 요즘은 미·일관계가 나은 듯하다. -미국이 늘 일본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미·일동맹의 시작을 돌아보자. 미국은 일본에 원자폭탄을 터뜨리고 점령했다. 미·일동맹은 공통된 이해관계(common interest)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다. 지난 50년간 미국이 전쟁을 벌였을 때 한국은 한번도 도움주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은 “헌법 때문에…”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끝으로 주미 한국대사의 역할을 말한다면. -미국으로서는 누가 오든지 받아들이지 않겠는가. 좀 더 활동적이고, 적극적이고, 왕성한 활동가이면서 영어도 잘한다면 좋겠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미대사가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현지의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라고 본다. dawn@seoul.co.kr ■ 발비나 황은 누구 발비나 황은 워싱턴의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동북아시아 정책분석관이다. 발비나 황 분석관은 아시아재단의 스캇 스나이더 동북아담당국장, 맨스필드재단의 고든 플레이크 연구원 등과 더불어 워싱턴의 대표적인 ‘신세대’ 한반도 전문가로 꼽힌다. 특히 한국에서 태어난 황 분석관은 한국의 신문과 방송 등 1차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도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과 북한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전문가에 비해 깊은 편이다.AP통신이나 CNN, 뉴욕타임스 등을 통해 한국관련 정보를 접하는 다른 한반도 전문가들과 견줘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것이다. 1973년 설립된 헤리티지재단은 고 이병철 삼성·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온 기관이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중시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이후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중심의 미국기업연구소(AEI)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차츰 보수주의 본가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황 분석관은 매사추세츠주의 명문여대인 스미스 칼리지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 버지니아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각각 공부했다.98년부터 99년까지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서울에서 한국의 대외경제 정책에 관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기도 했다. 황 분석관은 미국 상무부와 워싱턴의 해외투자회사에서도 일한 경험이 있으며, 조지타운대학과 아메리칸대학에서 국제관계와 정치경제를 강의한다. 한국 이름은 황영경이다.
  • [3일 TV 하이라이트]

    ●건강 스페셜(SBS 오전 11시35분) 나이가 들어도 늙고 싶지 않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 것이다. 음식에만 신경을 쓰더라도 어느 정도의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노화를 막는 식품에는 어떤 것이 있고, 또 어떻게 먹어야 효과적인지에 대해 경희대학교 의학영양학과 조금호 교수에게서 들어본다. ●떠오르는 동북아 시대(YTN 오전 10시15분) 격동기를 거치며 개혁개방의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중국의 모습을 통해 중국의 거대한 잠재력과 개혁개방으로 파생된 그들의 가슴앓이를 살펴본다. 중국과 일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그들의 미래 청사진을 통해 동북아 3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각국의 미래 비전을 모색해 본다. ●미래의 조건(EBS 오후 11시) 산업의 양극화, 내수와 수출의 양극화, 고용의 양극화, 소득의 양극화. 이러한 현상은 왜 유독 한국의 경기 침체 속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 경제의 침체를 가져온 구조적 문제점, 그 악순환의 고리 등을 점검해보고,2005년 한국 경제에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을 모색해 본다. ●왕꽃 선녀님(MBC 오후 8시20분) 자신의 이야기는 빠진 채 초원의 기사가 스포츠지에 실릴 거라는 것을 알게 된 무빈은 아버지에게 부탁한다. 무빈부는 초원의 기사를 막아주는 대신 초원을 완전히 마음에서 접으라고 말한다. 한편 고민하던 준영은 무빈에게 가 정략적으로라도 결혼을 하자고 말한다. ●쾌걸 춘향(KBS2 오후 9시55분) ‘알바’를 위해 광한루를 월담하던 춘향은 남원경찰서장의 말썽쟁이 아들 몽룡에게 치마속을 들킨다. 홧김에 춘향은 몽룡의 핸드폰을 망가뜨리고, 몽룡은 춘향의 핸드폰을 뺏어 달아난다. 몽룡의 장난으로 춘향은 연못에 빠져 그만 감기에 걸리고 몽룡은 춘향집에 병문안을 가는데…. ●청춘 신고합니다(KBS1 오후 7시30분) 수도권 절대사수의 최정예 부대 ‘육군 제52보병사단’ 장병들과 함께 한다.‘청춘 프로젝트 사랑을 위하여’코너에서는 자신의 애인을 찾기 위한 병사들의 눈치작전이 시작된다. 객석에서 뛰어올라온 병사들의 숨가쁜 60초 전화퀴즈가 ‘병영퀴즈 여보세요’에서 펼쳐진다.
  • 정부부처 새해 핵심사업

    정부부처 새해 핵심사업

    2005년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정부는 올해 핵심사업으로 경제 활성화와 국민통합을 꼽았다. 국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요 부처 장관의 신년사를 통해 올해 역점사업을 알아본다. ●총리실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안정에 힘써 하반기부터는 성과가 모든 계층에 고루 미치도록 하겠다. 침체된 내수경기를 되살리고 수출경쟁력을 높이겠다. 사회갈등에 대한 불법수단 사용을 예외 없이 엄단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해결을 유도하겠다. 정당한 요구는 최대한 보호하겠다. ●노동부 일자리 창출과 고용안정서비스 선진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 공공 및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비정규직 관련 입법을 마무리해 불합리한 차별과 남용을 규제하겠다. ●보건복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뒤 이를 반드시 실천한다는 계약을 국민과 체결하겠다. ●교육인적자원부 초등교육에서는 인성교육에 역점을 두고, 중·고교에서는 형평성과 수월성 교육의 조화를 추구해 나가겠다. 평생교육을 위해 ‘e-learning’ 학습체제를 구축하고 전국민을 ‘평생학습자’로 재탄생시키겠다. ●여성부 호주제 폐지에 따라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족제도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 자녀를 안심하고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출산·양육지원책을 적극 추진하겠다. 폭력적이고 왜곡된 성 문화를 바로잡고 성매매피해 여성들에게 자립기반을 마련해 주겠다. ●환경부 개발사업 계획단계에서부터 환경성을 검토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 환경성 질환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 폐광과 산업단지 인근지역 환경오염 취약지역 대책을 내놓겠다. ●법무부 올해를 수사관행 혁신의 원년으로 삼겠다. 잘못된 관행이나 타성에 젖은 생각은 과감히 고쳐 나가겠다. 투명하고 안전한 사회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투자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 ●건설교통부 신행정수도 후속대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혁신도시와 기업도시 건설을 추진하겠다. 건설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조기 집행하고, 임대주택건설 지원을 강화하겠다. 부동산가격 안정 속에 서민 주거복지를 실현하고 대도시 교통난을 해소하겠다. ●해양수산부 동북아 물류중심기지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항만시설을 확충하고 편리한 물류환경을 조성하겠다. 마린바이오21 사업을 통해 해양생명공학기술을 개발하고 해양심층수 연구센터 건립을 통해 심층수를 상품화하겠다. ●농림부 쌀 관세화 협상 후속조치를 추진해 쌀산업의 체질을 강화시켜 나가겠다.10년 내에 전업농 20만호를 키워 내겠다. 올해 농업인턴제, 대학생 창업연수제, 창업농 후견인제 등을 통해 5만명을 육성하겠다. ●산자부 각종 불필요한 규제와 기업 애로를 해결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꿔 나가겠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을 확대해 경기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겠다. 국가 생존과 직결되는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 ●행자부 오는 7월부터 본격 시행될 공무원 주40시간 근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도록 하겠다. 공무원노동조합법 입법에 맞춰 상생의 노사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 ●중앙인사위 공무원 조직을 바꾸고 일류 공무원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공무원 인사제도를 혁신하겠다. 부처 ·정리 김용수기자 dragon@seoul.co.kr
  • [부고]

    ●정문교(전 강릉모산초등학교 교장)한교(전 애경공업 사장)혁교(사업)각교(미림유통 상무)씨 모친상 이호민(사업)조원형(국정홍보처 APEC정상회의준비기획단 홍보부장)씨 빙모상 이병옥(진약국 약사)씨 시모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4시 (02)3410-6918 ●이애자(한국걸스카우트 경기북부연맹장)씨 상부 백정하(대학교육협의회 책임연구원)찬하(청주지방검찰청 부장검사)씨 부친상 29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1일 오전 8시 (02)3410-6912 ●김상천(콤마치킨·스시락 대표)씨 별세 귀숙(콤마푸트시스템 부사장)씨 상부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4시 (02)3010-2236 ●김행인(아시아관광 회장)석인(인터셀 대표)기인(광주매일신문 광고국장)씨 부친상 이장균(가나안물산 대표)씨 빙부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7시 (02)3010-2292 ●노인균(사업)정균(현대증권 불광지점 대리)씨 부친상 30일 일산백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7시30분 (031)919-0499 ●이철규(전 경기개발연구원장)남규(이남규의원 원장)씨 부친상 30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9시 (02)590-2557 ●이곤수(광주일보 서울본부 국장)기수(대흥염공 부장)씨 모친상 여수동(경북대 명예교수)심광택(울산과학대 교수)씨 빙모상 29일 대구효심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8시 (053)746-9304 ●이왕세(전 연합통신 동북아센터 소장)씨 별세 29일 서울삼성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30분 (02)3410-6903 ●한대희(월간 시사금융 발행인)광희(미국 시티그룹 부사장)씨 부친상 김재일(시사금융 이사)한규석(국민체육진흥공단 과장)씨 빙부상 30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8시30분 (02)392-0299 ●남동현·광현·재현·정현(사업)씨 부친상 승범(회사원)승호(안건회계법인 회계사)씨 조부상 홍윤표(전 한국씨름연맹 사무총장·전 일간스포츠 부국장)씨 빙부상 30일 한양대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7시 (02)2290-9462 ●신광섭(국립중앙박물관 역사부장)명섭(대전매일 기자)씨 모친상 30일 부여중앙병원, 발인 1월 1일 오전 9시30분 (041)834-1299 ●박일환(빙그레 홍보실장)차환(고명정보고 교사)씨 부친상 이성규(전 대림수산 근무)채용태(중소기업진흥공단 호치민지사장)조현영(영산대 교수)씨 빙부상 30일 상계백병원, 발인 1월 3일 오전 8시 (02)950-1433
  • [시론] ‘장롱속 아이’와 아프리카/한양환 영산대 교수·명예논설위원

    [시론] ‘장롱속 아이’와 아프리카/한양환 영산대 교수·명예논설위원

    지난 20일 서울신문의 1면 기사가 가슴을 울린다. 강남 부유층 초등생 자녀의 호화판 호텔 생일파티가 ‘빗나간 풍요’라면, 영양실조로 아들을 잃은 실직 영세민 가족의 ‘서러운 가난’은 그야말로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인들이 두고두고 곱씹어 반성하며 치유책을 모색해야 할 우리사회의 고질적 병폐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의 필연적 결과라는 ‘20 대 80 사회’의 참모습은 결국 이런 것인가. ‘솥뚜껑 시위’가 농민들의 한강다리 점거로 이어지는 와중에도 방학을 맞은 인천공항의 해외출국 객장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500조원에 달하는 부유층의 여유자금이 투자가 아닌 투기에 동원되면서 물신(物神)이 온 나라를 지배하는 사이, 가계빚 458조원에 짓눌린 서민경제는 거덜이 나고, 일부 보수언론은 그 책임을 모두 노무현 대통령의 ‘좌파’ 정부에 전가하기 바쁘다. 국제사회에서 제3세계, 특히 아프리카로 상징되는 빈곤이 우리 사회에도 ‘제4세계’로 엄연히 존재하며 그 음습함의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눈을 들어 나라 밖을 바라보면 국제사회의 현실은 그나마 좀 나은 듯하다. 구미(歐美) 선진제국의 풍요가 40여 최빈국(最貧國) 국민들의 배고픔을 효과적으로 구휼하지는 못해도, 공적개발원조(ODA)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때때로 ‘말 잘 듣는’ 모범국에 제공되는 외채탕감의 특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아프리카의 가난이 유럽의 식민착취 탓이라면, 우리사회의 빈곤은 과연 무엇 때문이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아프리카의 경우에 비춰 찾아본다 하면 과언일까. 한때 ‘남·북’문제로 분분했던 신국제경제질서(NIEO)에 관한 해묵은 논의를 국내의 빈부격차 해소에 원용해 보려 해도 우선은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언제까지 아프리카를 그저 ‘동물의 세계’로, 헐벗고 굶주린 흑인들이 까닭 없이 서로 싸우고 죽어가는 곳으로 인식할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 사하라 사막 이남의 흑아프리카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정치, 경제, 사회적 파탄에 이르렀고, 최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 곧 아프리카 지역학이다. 구미에서의 아프리카 연구가 역사적인 이유로 활발할 수밖에 없다면, 중국, 일본의 경우는 매우 실질적인 것으로 해외틈새시장 공략을 위한 성격이 짙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를 순방하고 일본은 대아프리카 원조에 공을 들이는데 우리는 국내 비철금속 품귀파동에 그저 중국 탓만 하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이들과 경쟁해야 할 우리 한국의 해외지역연구가 동북아, 북미, 유럽 등 소위 ‘시장성’이 있는 분야에 편중되어 연구대상 지역에 따라 학문 간에도 풍요와 빈곤의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흔히 아프리카를 ‘21세기 최후의 시장’이라 하면서도 당장 가난한 탓으로, 거대한 대륙에 관한 연구가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그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학계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이 ‘소외학문’을 평생 업으로 삼은 극소수의 연구자들이 회합을 가질 때마다 그 분위기는 사뭇 자조(自嘲)적이다. 일본의 10분의1만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 이 가난한 학문은 연구의 저변확대는커녕, 유능한 연구인력의 충원마저 어려워 소외와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게 바로 ‘보호(대상)학문’ 아니던가? 국책연구기관이 떠맡지 않으면 국립대학이라도 나서야 할 상황이건만, 연간 5400억원의 국가예산을 집행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마저 뾰족한 대책이 없는 듯하니 문제 아닌가. 국내의 과도한 빈부격차를 실증한 ‘장롱 속 아이’가 국제사회에서는 곧 아프리카임을 실감하면서 아프리카를 ‘맥없이’ 사랑하는 한 학자가 갑갑함에 내뱉는 외마디 푸념이다. 한양환 영산대 교수·명예논설위원
  • ‘제2의 도쿄’ 서울 관광하세요

    |뉴욕 연합|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서울을 ‘새로운 도쿄(東京)’로 칭하면서 “도쿄에 못지않은 문화와 재미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덜 번잡하고 경제적 부담도 적은” 서울 관광을 적극 권유했다. 타임스 인터넷판은 26일 관광지 서울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베이징(北京)과 도쿄에서 모두 두 시간 이내 거리인 서울은 동북아의 교통, 산업의 중심축이 돼 가고 있으며 마천루와 세계 수준의 문화시설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90년대 말 이후 경제가 안정되면서 미술관과 식당, 호텔 등이 번창하고 있다.”고 밝혔다. 타임스는 스타벅스에 비치된 패션잡지를 들춰보거나 청담동의 패션거리를 지나다보면 서울의 미래는 더욱 세련될 것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 수 있게 된다.”고 지적하고 “압구정동이나, 청담동, 이태원 등의 패션거리는 미국의 ‘웨스트 할리우드’ 또는 일본의 ‘하라주쿠’와 혼동하기 십상”이라고 설명했다. 타임스는 구체적인 여행정보로 워커힐호텔과 신라호텔, 코엑스 인터내셔널 호텔 등을 머무를 만한 곳으로, 장충동의 진화와 청담동의 카페 74, 논현동의 미스터 초우 등을 가볼 만한 식당으로 각각 추천했다. 또 낮에는 인사동 갤러리와 남산의 서울타워, 한남동 삼성미술관 등을 돌아보고 밤에는 청담동의 재즈바나 클럽, 이태원의 나이트클럽 등에서 즐기는 것이 좋다고 관광 코스도 소개했다.
  • [삶과 경영이야기] (39)제2도약 위한 힘찬 날갯짓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삶과 경영이야기] (39)제2도약 위한 힘찬 날갯짓 박찬법 아시아나항공 사장

    아시아나항공은 ‘쌍팔(88)둥이’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태동해 그해 말 첫 취항의 기쁨을 누렸다. 올해로 16년이 됐다. 그동안 국내 항공업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군림했던 대한항공에 밀려 혹독한 설움을 당하다 지금은 경쟁업체와 어깨를 겨눌 정도로 급성장한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의 어제와 오늘은 박찬법(朴贊法·59) 사장이 남모르게 흘린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아시아나의 발자취에는 그의 채취와 정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내 아시아나빌딩 4층 집무실에서 만난 박 사장에게 대뜸 말단 직원에서 전문경영인이 된 숨은 비결이 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비결은 없지만, 이유는 있죠.”그러면서 “훌륭한 최고경영자(CEO)의 귀감을 따르다 보니 사람들이 저더러 CEO라고 부르데요.”라며 내공(內功)의 일단을 소개했다. 얘기를 나누는 동안 창밖으로 쉴 새 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의 소음이 항공업계의 생존 몸부림을 웅변하고 있는 듯했다. ●아시아나 식구가 되다 박 사장이 아시아나와 인연을 맺은 것은 90년 1월. 그 전에는 ㈜금호에서 줄곧 수출업무를 담당했다. 첫 보직은 영업운송담당 이사. 당시에는 아시아나가 국내선 몇 군데만 운항하고 있던 터라 그룹에서 그를 국제선 취항 준비 총괄 임원으로 발탁한 것이다. 새 보직을 받은 지 열흘 만에 첫 정기편 국제선인 서울∼도쿄 노선을 취항시키면서 아시아나항공 영업체계의 골간을 만드는 일에 본격 뛰어들었다. 생소하고 힘든 일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항공운수업은 오케스트라 지휘와 같아서 비행기 좌석 하나에 한 명의 손님을 모시기 위해서는 조종사, 정비, 기내서비스, 예약, 발권, 공항서비스, 화물, 기내음식(케이터링), 영업, 일반 지원 등 여러 부문의 일들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가능하다. 그게 제대로 안 되면 누구의 잘못이랄 것도 없이 고객서비스가 형편 없는 항공사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후발주자의 설움이었다. 이런 일화가 있다.92년 뉴욕 취항을 앞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교민을 상대로 대리점망을 구축할 때였다. 뉴욕 내 교민시장의 60%를 점유하는 5대 메이저 여행사와 접촉해 우여곡절 끝에 대리점 계약을 맺기로 했다. 그런데 일이 터졌다. 뉴욕 취항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이 여행사들이 느닷없이 아시아나와의 대리점 계약을 포기하겠다는 연락을 해 왔다. 청천벽력이었다. 주저앉고 싶은 심정을 가다듬고 심야대책회의를 가졌다. 결론은 중소 여행사를 모집해 대리점으로 키워 나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말하자면 정면돌파였다. 주위의 우려도 컸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잘된 일이었다. 특정 항공사만 이용하던 고객들이 새 항공사가 내건 신선한 서비스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경쟁 항공사의 독점적인 시장점유율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2001년 3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지금은 신규노선·증편 등으로 미국 일본 등 전세계 17개국 54개 도시 64개 노선에 취항, 세계적인 항공사로 부상하고 있다. ●원래는 잡동사니 팔이가 본업 사실 그는 수출업무로 잔뼈가 굵은 장사꾼이었다. 대학(경희대 정치외교학과)을 나온 뒤 67년 금호타이어의 전신인 삼양타이어에 입사했다. 당시는 ‘수출입국’이 국가적 슬로건이어서 상품 수출의 전선에서 일하는 사람이 국가 유공자처럼 대접받던 시절이었다. 대학을 졸업해도 버젓한 일자리 구하기가 쉽지 않을 때여서 취업과 함께 겁없이, 신나게 뛰어다녔다. 하지만 하기 좋은 말로 무역이라고들 했지만, 사실은 만물상 가게나 다름없었다. 수출 상품중에는 ‘볏짚머리(브러시)’도 있었고,‘아귀(생선)’도 팔았다.“한번은 친지 한 분이 ‘자네 종합상사에 근무한다는데 뭘 수출하느냐.’”고 물어오기에 “뭘 수출 안 하는지 한번 물어봐 주시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는 비즈니스의 외길 인생은 험난하고 고달팠지만, 보람찬 날들이 더 많았다.75년 이란에서 열린 국제박람회에 참석했을 때였다. 본사에서 느닷없이 전문이 날아 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에 있는 모씨가 철근 1만t을 구매하려고 하니 그곳으로 가 수주해 오라는 내용이었다. 비자를 발급받으려다 보니 이슬람교도의 라마단 기간이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자면 몇개월이 걸릴 판이었다. 이곳저곳 찾아다녔으나 허사였다.‘궁즉통(窮卽通)’이라고 했던가. 낙담해 돌아오는 길에 호텔 카운터 직원에게 푸념을 털어 놓았더니 자신이 항공사 기장과 잘 알고 있다며 무비자로 제다행 비행기를 태워 줬다. 중간기착지인 리야드에서 불법입국으로 체포돼 혼쭐이 나긴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2500만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그 짜릿함은 무역을 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었다. 잊지 못할 일들도 적지 않다.70년대 후반 기독교 민병대와 회교 민병대간의 교전이 치열했던 레바논의 베이루트 시내에서 주재원과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자칫 폭탄테러를 당할 뻔했던 일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성공, 비결은 없고 이유는 있다 외형적인 화려함 뒤에 아쉽고, 힘든 때도 있었다. 그는 45년 전남 영광군 법성면에서 중고등학교 교사, 금융조합(농협) 이사 등을 지낸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 2남2녀 가운데 막내로 태어났다. 시골이었지만 그나마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하지만 아버지가 6·25전쟁이 발발했던 50년 세상을 떠난 뒤로는 가세가 기울어 어머니가 보따리장사를 해야 했다.‘배워야 산다’는 어머니의 지극한 교육열 덕분에 서울로 올라와 배재고를 다녔다. 학자로서의 꿈을 갖고 야심만만하게 두드렸던 서울대 상대는 그를 받아주지 않았다. 인생에서 첫 좌절을 겪은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좌절은 성공을 위한 밑천이었다. 더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그는 좌절의 굴레를 벗어던졌다. 언젠가 후배가 자신에게 성공비결이 뭐냐고 묻기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나에게 비결은 없고, 이유는 있다. 그것은 내가 서울대를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오너의 그것과는 달라 그를 가까이서 접해 본 사람은 따스한 품성을 지닌 휴머니스트로 부른다. 언제나 인간애와 합리성을 모든 일의 원칙으로 삼고, 이를 철저히 지켜 나가려고 애쓴다. 어찌보면 그저 두루뭉술하게 감성과 화합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정말 그럴까. 그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다르다고 믿는 사람이다. 오너에게는 구조적 카리스마가 있지만, 전문경영인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은 스스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한다.“전문경영인의 카리스마는 아랫사람과 윗사람에 대한 설득이 합리적이어야 가능합니다. 합리적 근거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고, 남을 판단케 할 능력을 가져야 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전자는 논리로 가능하지만, 후자는 감동이 있어야 됩니다.” 그는 직급이 낮을 때나 지금이나 윗사람·아랫사람과 얼굴을 붉힌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순리와 합리에 따라 건의하기 때문에 받아들여지지 않은 적이 없었고, 또 잘못됐다고 지적하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직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 ‘패트롤 미팅’(경영진과 노조간부의 정기적인 만남)을, 수직적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오픈 플라자’(자유토론) 등의 아이디어를 낸 것도 그만의 노하우다. 2001년말부터 무분규라는 ‘아름다운 노사문화’가 생겨난 것은 이 덕분이다. 그래서 그는 감성과 합리를 조화한 ‘퓨전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젊은이들이 찾는 기업 만들기 그에게는 작지만 원대한 꿈이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취업선호도 1위의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만드는 게 목표다.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고 말한다.“항공업계에는 ‘규정집을 불태우라.’는 말이 회자됩니다.‘고객이 곧 규정’이라는 얘기죠. 고객 입장에서 조직을 되돌아보는 고객만족 지향의 태도가 그것입니다.” “우리나라 인근에는 인구 13억명과 1억 2000만명을 둔 중국과 일본이 있다는 것은 항공수요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는 그는 “동북아 허브시대를 맞아 아시아나가 그 중심에 설 날이 멀지 않았다.”며 제2의 도약을 위한 힘찬 날갯짓을 환한 미소로 대신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박찬법 사장은 박찬법 사장은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아침밥은 거르지 않고 챙겨 먹고 6시쯤이면 회사에 나와 있다.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본인 스스로 ‘나를 키운 것은 80%가 일’이라고 말할 정도로 일벌레.24시간 가운데 잠자는 시간 빼고는 ‘스트레스를 받는다’(일한다)고 한다.‘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을 좋아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하면 반드시 보답이 뒤따른다는 자신의 경험칙과 너무 딱 들어맞기 때문이라는 것. 대신에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8시30분 이전에는 귀가한다. 아들·딸이 모두 결혼해 부인밖에 없기 때문이다. 모임에서 폭탄주 1∼2잔은 사양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주로 골프를 즐긴다. 핸디는 10개 안팎.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무분규 등의 영향으로 올해 매출액 3조원에, 당기순이익 2326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한다는 게 박 사장의 포부다.
  • [열린세상] 2004 북핵 성적표/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올 한 해도 어김없이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안보문제의 중핵적 사안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북핵문제의 성과에 대한 채점표는 아쉽게도 합격점을 받지 못할 것 같다.6자회담의 진전에 그나마 일말의 희망을 걸고 한 해를 출발하였지만 예상했던 것처럼 후반기에 들어 북한은 ‘미국대선 결과보기’로 일관하여 6자회담은 표류하였고 대선이 끝난 이 시점에서도 새로운 조율은 난항을 겪고 있다.6자회담에 참여하는 국가들 사이의 양자적, 다자적 관점에서 보면 북핵문제가 지난 1년 전보다 실타래가 크게 풀렸다는 징후는 찾기 어렵다. 미국 부시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에 계속해서 6자회담에 의존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하였다. 이것은 지난 대선과정에서도 일관되게 밝힌 것으로 미국의 강경정책으로의 선회 가능성에 대한 대내외적 우려에 화답하는 강력한 메시지로 보인다. 그러나 동시에 부시행정부는 지금의 상태로 북한핵문제가 과연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회의(懷疑)하고 있는 것 같다. 스티븐 해들리 미안보보좌관 내정자가 밝힌 북한의 ‘정권교체’(regime change)가 아닌 ‘정권변형’(regime transformation)의 추구 발언도 그 개념과 정책적 실행과정에 대해 확실한 해석이 없기 때문에 그 의미를 백퍼센트 확인할 길은 없지만, 지금 현 상태 그대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다는 회의론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미국은 6자회담이라는 다자적 틀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원칙을 표명하였지만 동시에 수단의 다양성은 그대로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6자회담의 출범으로 그간 북한핵문제에서 ‘건설적 역할’을 하던 조역에서 단연 주역으로 떠올랐다. 중국은 북한 핵 폐기를 통한 북한핵문제의 해결이라는 원칙은 견지하면서 핵문제의 해결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북한 정권 붕괴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가지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미대선 토론 시에 밝힌 것처럼 미국은 중국에 보다 적극적 역할을 요청하였으며 이러한 미·중의 밀월은 향후에도 서로를 속박하는 고리가 될 것이다. 특히 향후의 6자회담 난항과정에서 중국은 ‘북한 정권 안정화’와 ‘북핵문제 해결’ 양자 사이의 선택에서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일본외교정책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던 고이즈미 총리의 적극적 대북외교는 북한의 가짜 유골 반환 사건으로 최대의 난항을 겪고 있다. 이것은 북한의 신뢰성에 근본적인 타격을 가한 것으로 일본 내에서는 대북 제재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북·일관계는 건너 간 다리를 돌아오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일본의 대북 독자적 접근은 북한핵문제 해결 과정뿐만 아니라 그 이후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중국 못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 일본의 전략적 구도가 사실상 난관에 봉착한 것을 의미한다. 북한으로서는 핵문제 해결과 그 이후의 국면에서 미국이라는 걸림돌을 피해갈 수 있는 한 통로를 확보하는데, 적어도 잠정적으로는, 실패한 것이다. 노무현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 발언과 그 후 해외순방시 북핵문제에 관련한 미국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 발언들은 분명히 미국 행정부내 소위 네오콘을 겨냥한 발언인 듯하나 결국 미국은 현 미행정부에 대한 비판이라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우방때리기를 통한 상대방 환심사기’가 전략적 차원의 의미를 갖는 것이라면 역할분담 차원에서 우방과의 사전 치밀한 교감 속에서 나오는 것이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괜스레 우방사이의 오해만 키우게 될 것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에 그간 변치 않는 한가지 확실한 접근방법이 있었다면 그것은 ‘한·미·일공조’를 통한 해결이었다. 미·일은 일본이 어느 정도 독자적인 행보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는 강력한 공조 위에서 행동하게 될 것이다. 여기서 한국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인지 지금 미·일은 주시하고 있다. 한국의 이러한 행동이 ‘할 말을 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 타이밍과 방법에서 볼 때 전략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는지와는 분명 별개이다. 현인택 고려대 교수·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 “靑 비서실도 감사기구 바람직”

    청와대 비서실에도 자체 감사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감사원은 최근 참여정부 들어 처음으로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 대한 회계감사를 실시한 결과, 비서실에 감사기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한 관계자가 23일 말했다. 청와대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감사원장으로 재직하던 1993년 처음 실시한 이후 2년마다 해오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비서실의 경우 500억원가량의 예산을 쓰는 별도의 행정기구지만 자체 감사기구 없이 예산이 집행돼 왔다.”면서 “수백억원의 예산을 쓰는 행정기관 가운데 자체 감사기구가 없는 유일한 조직이 청와대 비서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서실에도 자체 감사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라면서 “그러나 비서실 예산이 부적절하게 집행됐기 때문에 감사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감사원의 판단이 강제성은 없는 만큼 비서실에 감사기구를 둘지 여부는 청와대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비서실처럼 매년 5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경호실에는 차제 감사기구가 설치돼 있어 예산집행에 대한 감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에 자체 감사기구가 설치되면 불필요한 예산편성 및 집행, 인건비와 수당의 적정 지급, 불필요한 물품구매, 국유재산과 미술품의 적정 관리 여부 등에 대한 사전·사후 통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초 대검 중앙수사부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듯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기업으로부터 받은 2000만원을 청와대 계좌를 통해 자금세탁을 하는 등의 비위행위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감사원은 ▲정책기획위원회 ▲동북아시대위원회 ▲지속가능발전위원회 ▲교육혁신위원회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 ▲광주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등 대통령 소속 7개 자문위에 대한 감사도 이달 안으로 마친 뒤 감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21일 TV 하이라이트]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김용만 신동엽 홍경민 조미령 황보 신지 은지원 조형기가 출연한다.‘스타대결 눌러 눌러’에서는 ‘나는 처음 만난 날 상대방과 키스한 적이 있다.’,‘나는 이성에게 뺨을 맞아 봤다.’,‘나는 연예인에게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있다.’를 문제로 흥미로운 답변을 듣는다. ●동북아 허브, 연약지반이 문제다(YTN 오후 3시30분) 동북아의 허브가 될 항만과 공항 공사가 진행중이다. 바다를 매립한 연약 지반이라 PBD라는 배수재로 물을 빼내 지반을 단단하게 다지는 일이 중요하다. 부산 신항만건설과 인천공항 확장공사에 사용되는 연약지반 개량공법인 PBD공법의 문제와 대안 등을 살펴본다.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공공미술의 경직성을 깨는 발랄하고 참신한 실험정신으로 뭉친 그룹 ‘옆’. 옆은 수직적 사고에서 벗어나 수평적 사고와 시선으로 순수 예술의 적극적인 기능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젊은 작가 그룹이다. 이들을 통해 다양하게 변모해 가는 젊은 세대들의 예술철학을 엿본다. ●미스터리 세계사-스파르타쿠스의 실체(iTV 오후 11시)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는 오늘 날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그는 불의에 맞서 끝까지 저항한 용감한 투사 이미지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로마인에 의해 기록된 스파르타쿠스의 이야기는 그의 개인사보다는 반란을 중심으로 기록돼 있는데…. ●심야스페셜(MBC 오후 12시20분) 우유가 변신하고 있다. 단순한 식품에서 치료보조제로 변신을 꿈꾸고 있는 것. 과학자들은 풍요롭고 건강한 인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우유에 함유되어 있는 다량의 미세 성분에 주목하고 있다.‘백색건강, 우유’ 시간에는 유럽과 국내를 아우르는 우유 혁명의 현장을 취재했다. ●인간극장(KBS2 오후 8시55분) 큰며느리로서 시부모를 모시지 못하는 처지가 안타까운 영자씨는 준비해온 음식으로 죄송한 마음을 대신한다. 시댁에서 가져온 배추로 김장을 담근 영자씨는 현주씨에게 세근이를 맡기고 갓 담근 김장 맛을 보여주기 위해 남편이 일하는 세탁소로 향한다. 두 부부는 오붓한 식사를 함께 한다. ●현장프로 제3지대(KBS1 밤 12시) 경남 양산시의 효암고등학교 고3 교실은 학생들의 열기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고민해 탄생시킨 ‘수능 후 프로그램’은 학교생활에 흥미를 잃어버린 학생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다. 활기찬 현장의 아주 특별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 [기고] 동계올림픽 평창유치 3가지 이유/구정모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우리 국민은 1988년 하계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을 잘 기억하고 있다. 과거 서울올림픽이 국위선양과 경제발전의 이정표를 제공하였고, 한·일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는 대한민국의 저력을 전세계에 과시한 바 있다. 이처럼 거대 스포츠 이벤트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국가이미지 제고를 통한 국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하계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또 하나의 국제 이벤트인 동계올림픽 유치에 각국이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이다. 지금까지 세계 3대 스포츠대회를 개최한 국가는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 선진 5개국에 불과하며,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에 나서는 우리가 유치에 성공하면 6번째 국가대열에 오르게 된다. 강원도 평창은 지난번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경쟁을 통해 동계스포츠의 일번지로서의 위상을 유감없이 국내외에 보여준 바 있다. 처음에는 평창을 북한의 평양과 잘 구별도 못하던 외국의 동계스포츠인들도 평창을 동계스포츠의 메카로서 인식하게 됐다. 그 결과 세계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1차 투표 1위, 결선 3표차로 치열한 접전 끝에 캐나다의 밴쿠버에 역전을 당해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최근 국제스키연맹은 평창과 2014년 대회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무주에 대해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통보해 평창의 대회 재유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방에서의 동계올림픽 개최는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국가균형발전에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또 대회 개최에 따른 이미지 제고로 국내외에 커다란 지역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치는 국제적 관광지로서 발돋움하고 있는 강원관광을 동북아의 레저 및 겨울스포츠의 메카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특히 지역갈등에서 상대적으로 초연한 강원도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때 국민적 화합과 일체감 형성을 유도할 수 있고, 분단도(道)로서 평화올림픽을 개최한다면 남북화합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나아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국가차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첫째, 세계최대의 스포츠 행사인 하계올림픽, 월드컵 및 동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하게 되면 아시아에서는 일본 이외에 유일하게 3대 스포츠행사를 모두 치르게 되어 일본과 대등하게 어깨를 겨루는 공간적 차원에서의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게 된다. 둘째, 우리나라에서 1988년,2002년 및 2014년이라는 적정한 기간을 두고 연속적으로 3대 스포츠행사를 치르게 되면 시간적 차원에서의 국가브랜드 향상에 이바지하게 되며 경제적 파급효과의 맥을 잇게 된다. 셋째,1998 나가노동계올림픽,2002 한·일 월드컵,2008 베이징하계올림픽에 이어 2014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 10여년에 걸쳐 3대 스포츠행사가 동북아 지역에 집중되어 지역적 차원에서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는 특히 지역주의가 심화되는 세계적 추세 가운데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동북아 지역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이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는 지역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뿐만 아니라 국가차원에서의 이미지 제고, 스포츠 마케팅 및 관광의 활성화, 해외시장개척, 외자유치에도 큰 도움이 되며 우리 경제 도약의 전기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해야 한다. 다만 2010년 대회 유치경쟁 때 강원도민의 열정이 세계를 감동시켰지만,2014년 대회 유치경쟁에서 진정 필요한 것은 온 국민의 관심과 성원만이 승리를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구정모 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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