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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보리 對北결의문 채택] 미사일 물품·기술 구매금지 ‘요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5일(현지시간) 채택한 북한 미사일 발사실험에 대한 결의문의 주요 내용이다. 안보리는 1993년 5월11일의 결의안(825) 등을 재확인하고 핵·화학·생물학 무기와 그 운반수단의 확산이 국제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체계가 핵·화학·생물학 탄두의 운반수단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앞서 적절한 사전 통보를 하지 않아 민간 항공 및 해상 업무를 위협한 데 대해 더욱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이 가까운 미래에 탄도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할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밝힌다. 또 북한의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탈퇴선언과 핵무기 개발 추진을 개탄하면서 2005년 9월19일 중국, 북한,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에 의해 발표된 북핵 공동선언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북한의 주장에 비추어 볼 때 이번 미사일 발사는 동북아시아와 그 이상 지역의 평화와 안정, 안보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다음과 같이 행동한다.(1) 2006년 7월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행위를 비난한다.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모든 행동을 중지하고, 이러한 맥락에서 미사일 발사 유예선언에 대한 기존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한다.(2)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각국의 사법당국과 국내법, 국제법에 따라 북한을 감시하면서 미사일과 미사일 관련 물품, 재료, 제품, 기술이 북한의 미사일이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에 사용되지 않도록 할 것을 회원국들에 요구한다.(3) 유엔 회원국들이 미사일 혹은 미사일 관련 물품, 재료, 제품, 기술을 북한에서 구매하지 않도록 하고 북한의 미사일이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과 관련된 재정적 자원을 북한에 이전하지 말고 이러한 행위를 감시하도록 회원국들에 요구한다.(4) 유엔 회원국, 특히 북한에 대해 긴장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삼가고 자제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 또 정치적 외교적 노력을 통해 핵확산 금지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5) 전제 조건없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촉진할 것을 북한에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모든 핵무기와 기존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이른 시일에 NPT 협정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 규정에 재가입하도록 촉구한다.(6) 6자 회담이 이른 시일내에 재개되는 방안을 지지한다. 또 한반도에 평화적인 방법으로 검증 가능한 비핵화 목표가 달성되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안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6자회담 당사국들이 9·19 공동성명의 이행 노력을 더욱 강화하도록 촉구한다.(7)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유의하기로 결정한다.
  • [열린세상] 부여톨게이트와 백제길 경전철의 꿈/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구석기 시대부터 우리 민족이 기대고 살아온 젖줄, 백강은 충효의(忠孝義)를 생명처럼 여기는 충청인의 말씨처럼 유유자적 흐른다. 깊은 물속에서 몸을 숨기고 승천을 기다리는 잠룡처럼 백강은 산기슭을 휘감아 돈다. 희고 고운 모래톱과 실개천 사이에는 사람이 흩어지고 만나는 삶의 이야기가 묻어난다. 백강은 부여의 부소산을 휘돌아 흐르는 금강을 가리킨다. 옛사람들은 백촌강, 백강, 사비수, 사자수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렀다. 전설이라지만 나당연합군이 침공할 때 흰 말을 미끼로 백강의 용을 잡았다는 데서 백마강이라고도 한다. 부소산은 100m 남짓한 언덕에 불과하지만 부여의 진산이고 사비성을 위호(衛護)하는 현무(玄武)이다. 그야말로 웅혼한 역사를 안고 있는 장엄의 산이다. 그래서였을까. 일본제국은 1945년 부소산에 신사를 세우려다 패전으로 중단하였다. 바로 그 신사 터에 삼충사(三忠祠)가 있다. 이 곳은 의자왕의 마음을 돌리려고 단식하다 숨진 성충 좌평과 귀양지에서도 간언을 아끼지 않았던 흥수 좌평, 그리고 처자를 벤 후 임전무퇴의 배수진을 친 계백 장군의 영정을 모신 역사의 기념비이다. 굽이마다 역사이고, 골골이 문화가 자리잡은 곳이 공주와 부여이다. 그런데도 정작 우리는 모르는 게 너무 많다. 사비성을 둘러싼 나성 바깥쪽과 왕릉을 잇는 구간이자 금동대향로가 출토된 능산리의 사찰 이름을 우리는 모른다. 게다가 중국 육조시대의 박산향로와 한나라, 당나라의 죽절대향로 등을 예술적으로 뛰어넘는 세계적 명품이라 할 금동대향로가 발견된 이유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무슨 까닭으로 ‘창왕13년(567년)’ 명문의 사리감은 능산리 목탑자리의 심초석에 묻혀 있었을까. 사비성 바깥 20여리에서 물을 끌어들여 만든 궁성 남쪽 연못의 정체는 무엇인가? 못가에 버드나무를 심고 섬 가운데 만든 방장선산(方丈仙山)은 과연 무엇일까. 지레 짐작하듯 궁남지라 불리는 그곳이 과연 무왕이 배를 띄워 흥취를 즐기던 위락처였을까. 모를 일이다. 어쩌면 도교, 불교와 같은 사상이 응축된 제사터이며, 백제인의 성지는 아닐까. 이렇듯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보물급 유물이 산재한 곳이 공주와 부여이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역사 교과서나 관광지도에만 있을 뿐 실제 한국인의 문화생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관광의 조건 중 해운항만, 공항철도, 고속도로에서 고립된 지역은 잊혀지기 일쑤다. 천안·논산 고속도로와 근접해 있지만 부여의 심장과 직접 만나는 톨게이트는 없다. 그만큼 먼 거리를 돌아 애써 찾아야 하는 곳이다. 어디 이뿐인가. 천안, 대전에서 공주·부여를 연결하는 문화 삼각지점을 이어야 할 초고속 경전철은 꿈도 못 꾸고 있다. 굴뚝 없는 천혜의 역사관광지를 교통 접근성의 사각지대로 만들어 놓은 셈이다. 정말 건설교통부는 청맹과니처럼 예산타령만 할 일인가. 부디 일본의 오사카, 교토, 나라를 잇는 황금 트라이앵글처럼 역사문화 도시에 대한 원대한 꿈을 갖기 바란다. 노무현 정부는 황해권 지역의 경제·무역 해운의 중심축 건설과 국토균형발전의 핵심인 중부와 서남해안을 잇는 행정수도를 충청도에 건설하고 있다.1300년 전 중국 낙양을 벤치마킹한 고도 부여가 행정수도에 철학과 감성, 비전을 제공하는 문화의 수원이 되기를 갈망한다. 백강이 도도히 흐르는 부여와 공주의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은, 어두운 새벽을 밝힐 태양과 절망을 걷어낼 꿈과 희망이 있는 탓이다. 샘이 깊은 역사 문화의 수맥으로서 백제 문화의 여명과 동북아 문화 중심으로서 부여와 공주를 다시 태어나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황해와 동해를 잇는 동·서 고속화도로가 가까운 미래에 건설되어야 한다. 그 첫번째로 경부선 대전 순환선 천안·논산 고속도로에서 20분 이내 직선 톨게이트가 부여에 연결되어 백강과 함께 흐르는 문화강이 출렁이기를 학수고대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꿈만 꾸어야 하는 걸까? 이종철 한국전통문화학교 총장
  • ‘제재’조항 빠진다면…

    정부는 당초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다.”는 것에 아주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일본이 지난 7일 안보리 회의를 긴급 소집,‘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 강력한 결의안 초안을 내자 정부는 ‘군사적 조치를 취할 근거가 된다.’며 일본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일련의 상황들은 한·일 외교전을 방불케했다. 그러나 14일 유엔안보리가 중국 러시아가 제출한 대북 비난 결의안을 계기로 수정·통합안을 마련하는 등 국면이 전환되면서 입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당초 일본이 낸 결의안은 군사적 조치를 가능하게 한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하고, 그 아래 강제적 제재 조치를 규정한 강력한 조항으로 구성돼 있었다. 하지만 이날 막판 절충에 들어간 통합안은 ‘제재 조치’부문을 회원국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수준으로 완화했다. 따라서 한반도에 엄중한 영향력을 미치는 ‘제재를 포함한 결의안과 유엔헌장 7장’의 조합이 그 고리를 끊었다는 점에서 수용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7장을 적용하더라도 사안에 따라 강제조치를 규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7장의 구체적 항목에는 41조 비군사적 조치와 42조 군사적 조치가 있는데 사실 42조의 경우 사실상 사문화된것 이라고 했다. 구속력을 갖는 구체적 제재안이 없어지면 한반도에서의 전쟁 상황 가능성 등은 상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정부는 미사일 발사는 동북아 평화를 저해하는 도발 행위(유엔헌장 7장)로, 북한이 책임져야 하며 유사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가 단합된 목소리를 적시에 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정리, 안보리 이사국 등에 개진했다. 미국은 수차례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에 유엔헌장 7장이 군사적 조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란 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미의원들 ‘北미사일’ 논의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미 양국 의원들이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 소속 두 나라 의원들은 오는 18일 미 워싱턴에서 제6차 합동회의를 갖고 한·미FTA협상 등의 경제·통상, 외교·안보, 비자면제 여부를 다룰 비자협정 등을 논의한다고 한국측 협의회장 유재건 의원측이 14일 밝혔다. 최대 의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다. 유 의원측은 “아직 한·미 두 나라 간 합의점이 없는 상황이지만,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군사적 대응’이 아닌 대화를 통한 해결이 바람직하다는 우리측 입장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유 의원과 정의용·김명자 의원, 한나라당 박진·나경원 의원,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은 워싱턴 방문 기간 미 의회 내 온건 성향의 ‘비둘기파’ 의원들과도 많은 접촉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에 앞서 17일엔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미국측 주요 인사들도 만날 계획이다.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최근 힐 차관보의 특별보좌관에 내정된 헤리티지재단의 발비나 황 동북아정책 분석관, 빅터 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 등과 잇따라 회담을 갖고 북 미사일 문제를 논의키로 했다. 한·미의원외교협의회는 양국 의회 간 상호교류·협력 취지로 1995년 결성됐으며 해마다 한국과 미국에서 돌아가며 회의를 열고 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시론] 입지 약한 日의 대북 선제공격론/연현식 국가정보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시론] 입지 약한 日의 대북 선제공격론/연현식 국가정보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최근 일본 유력 정치인들의 대북 선제공격론 언급은 일본에 대한 기존의 국가 이미지에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전후 일본은 평화국가를 지향한다는 목표하에 수비위주의 ‘전수방위(專守防衛)’,‘비핵3원칙’,‘문민통제’ 등의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이후부터 이러한 경향은 서서히 약화되어 갔다.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사건,2001년 미국의 9·11 테러 사건 발생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점진적인 변화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즈음해 대북 선제공격론 발언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원래 선제공격의 개념은 9·11 이후 2002년 가을, 미국의 ‘신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서 정립, 채택되었다. 미국은 9·11 이전까지는 방어력중시의 이른바 ‘억지(deterrence)전략’을 견지했다. 테러집단에 의한 불의의 공격을 당하고 나서 선제공격(1격능력)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천명하기에 이르렀다. 일본도 이와 비슷하게 그동안 전수방위를 국방정책의 근간으로 지켜왔으나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새로운 공격적인 전략의 채택 가능성을 언급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일본정부는 무력행사에 의한 공격적인 평화유지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일본은 이전의 수세적·피동적·소극적인 이미지로부터 탈피하여 공세적·능동적·적극적인 이미지의 국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정부는 미사일방어(MD)시스템의 조기 배치 등 첨단 무기체계의 정비, 확충과 국가정보역량의 대폭 강화 등을 강력히 추진하여 동북아 안보와 관련해 전면에 나서 독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의 공세적인 발언은 이상의 안보적인 요소외에 국내 정치적인 함의가 의외로 중요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 등 외지의 분석과 같이 일부 유력한 정치인사들이 국내여론의 지지 기반을 확충 또는 확고하게 하기 위해 대북 강경론을 여과없이 강력히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납치문제를 주도하고 있는 아베 관방장관이 북한 미사일 발사 사건에 납치문제를 연결해 더욱 대북 강경노선을 강화,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이즈미의 후계자로 유력한 아베는 미국처럼 상대국의 민주화와 인권상황을 고려하는 외교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북한문제뿐만 아니라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강경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강력한 지도자상을 확립하려고 노력할 것이고 강력한 군사력과 군대의 보유를 아마도 기정사실화할 것이다. 일본의 공세적인 대응의 직접적인 원인은 물론 북한의 무모한 미사일 발사에 있었지만 일본의 즉각적이고도 공격적인 대응 또한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러차례 전쟁을 경험한 한국민들은 누구나 한반도의 재전장화를 원치 않는다. 한반도에서의 어떠한 형태의 무력사용도 반드시 배제되어야만 한다. 다행히 일본내 거의 모든 야당과 일부 언론매체들이 선제공격론에 비판을 가하고 있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일본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를 갖게 한다. 특히 아사히(朝日)신문은 사설에서 선제공격의 비현실성, 도발성을 지적하고 미국의 억제력에 의지하는 전수방위를 전제로 하면서 외교적인 결착을 꾀하라고 권하고 있다. 또한 일본과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신중한 대처도 일본의 강경일변도적인 대북정책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본정부는 과도한 대응을 자제하고 한국정부와 협력하면서 다국간관계를 이용한 외교적인 해결책을 신중히 모색할 필요가 있다. 연현식 국가정보대학원 국제정치학 교수
  • “한반도에 MD구축 필요”

    수십년간 유지돼 온 우리나라 안보지형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군의 자주권 확보 노력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의 변수에 미국이 본격 대응하면서 가시적인 변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다.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13일 국회안보포럼(대표 송영선 의원) 초청 강연에서 한반도에 탄도미사일 방어체제(MD) 구축 필요성과 함께 한·미연합사령부를 양국군의 독자사령부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를 내놨다. 벨 사령관은 “북한은 노동과 스커드 미사일을 800기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남한을 표적사격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이번 사태를 통해 한·미동맹의 존재 이유를 파악해야 하며,(한반도에) 탄도미사일 방어체제(MD)를 갖추는 것을 신중하게 논의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MD란 적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정황상 주한미군 사령관이 MD 구축 필요성을 공개 언급한 것은 의미가 간단치 않다는 관측이다. 그동안 부시 행정부는 일본·타이완·한국 등 동북아 우방국과 MD 구축을 추진해 왔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김대중 정부에서 난색을 표한 이래 양국이 공개 언급을 꺼리는 사안으로 분류돼 왔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벨 사령관은 “지난해 10월 이후 한·미연합지휘 관계에서 한국정부가 독자적 전시작전권을 보유하고 미국이 지원 역할로 전환하는 것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최종결정은 안 났지만 2개의 한·미 독자 사령부 구성을 검토 중이며, 미국은 지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작전권 이양을 전제로 한 기구 변화 방향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벨 사령관의 말은, 현재 한·미연합사령관이 갖고 있는 한국군의 전시작전권을 한국에 떼어주면 한·미연합사령부는 유명무실해지므로, 그것을 해체하고 독립된 사령부로 ‘딴 살림’을 차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北, 끝내 안보리 제재 자초하나

    남북장관급회담이 결렬되고 북한 대표단은 일정을 앞당겨 어제 평양으로 돌아갔다. 남북대화가 당분간 중단되면서 동북아 위기가 더욱 고조될까 우려스럽다. 특히 중국의 대북 설득도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떡하든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보려는 한국과 중국의 노력마저 이처럼 무시해서야 되겠는가. 북한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자초하지 말고 이제라도 이성을 되찾기를 바란다. 북한은 장관급회담에서 ‘선군(先軍) 보은론’을 펼쳤다. 북한 핵과 미사일이 남한을 지켜준다는 해괴한 논리는 대북 동정론이 설 자리를 없게 만들었다. 미사일 발사 책임을 외면한 채 회담 결렬 원인을 남측에 떠넘기는 등 끝까지 억지 행태를 보였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평양을 방문해 막바지 중재에 나섰으나 북한 당국이 변할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는 점 역시 안타깝다. 일본이 안보리에 제출한 대북 제재결의안에 반대하던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따로 대북 결의안을 낸 것은 북한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제재결의안을 대폭 완화했다고는 하지만 결의안이라는 형식에 중국이 동의해준 사실에서 북한은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제 적절한 수준의 대북 조치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하지만 제재보다는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는 것에 목적이 있음을 관련국들은 명심해야 한다. 군사제재까지 염두에 두고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한 일본의 대북 결의안은 손질이 필요하다. 강제제재를 담지 않고 미사일 발사 유예를 촉구하는 내용의 중국·러시아 결의안으로 북한을 우선 압박한 뒤 다음 단계를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 북한을 뺀 5자회담 개최도 하나의 압박 방법이지만 너무 서두르다가 일을 그르쳐선 안 된다. 중국이 흔쾌히 참여해야 5자회담의 효과가 살아난다.
  • 미사일 발사 후 對北·日 대응 기준 盧의 선택 ‘안정’

    ‘북한에는 유연하게, 일본에는 강경하게.’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5일 이래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견지해 온, 북한과 일본에 대한 차별화된 대응 방식이다. 북 미사일 사태에 줄곧 침묵을 지키던 노 대통령의 말문은 11일 다름아닌 일본 각료들의 ‘대북 선제공격론’에 의해 열렸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미사일 발사를 ‘도발적 행위’로 규정하면서도 전면에 나서기를 꺼렸다. 지난 5일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피하는 쪽으로 대응 방향의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당시 회의에서 정리된 ‘정부의 대응 방향’에는 대통령의 발언을 일절 넣지 않도록 지시했다. 대신 ‘대화의 틀 속에서 강력하게 항의하되, 행동은 신중하고 유연하게’,‘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잘 관리해 나가야’,‘대화를 중단하는 것이 적절한지 심사숙고해야’라는 등의 분명한 입장을 담도록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노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대화 해결 원칙’을 제시한 것이다. 노 대통령은 11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도 “남북관계는 대화로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간에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국민이 불안해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사일 사태에도 불구, 남북장관급 회담 역시 노 대통령의 이같은 대응 기조에 따라 예정대로 개최된 셈이다. 일본에 대한 접근은 사뭇 달랐다. 노 대통령은 11일 만찬에서 “물러설래야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직접 나서 일본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청와대가 지난 5일 밝힌 ‘동북아에서 군비증강의 빌미를 제공하는 등 미래 안보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한 행위’가 현실로 나타났다고 본 탓이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에 군사적 조치까지 담은 유엔헌장 7조를 끼워 넣어 ‘대북 선제공격론’을 정당화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에 급제동을 거는 형식을 택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안전을 위기로 몰아 넣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게 참모들의 설명이다. 노 대통령의 일본에 대한 강경 대응에는 깊은 불신도 작용한 듯싶다. 노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에 대해 “보통국가, 세계의 지도적 국가가 되기 위해 법을 바꾸고 군비를 강화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해 왔던 터였다. 때문에 노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사태에 대해 앞으로도 북한과 일본에 대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사설] 日 선제공격론 비판한 노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어제 열린우리당 인사들과 만찬회동에서 북한 미사일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히긴 했으나 강조점은 일본 비판에 있었다. 최근 일본 정부가 보이는 일련의 행태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한다는 노 대통령의 인식에 공감한다. 미사일 위기국면에서 한·일 갈등이 불거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지만 일본의 태도는 묵과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노 대통령은 일본 지도자들의 대북 선제공격 발언이 한반도에서 무력사용 배제 노력을 무산시킬 것을 걱정했다. 물러서기 힘들다는 말도 했다. 실제로 일본은 유엔 안보리에서 무력사용까지 염두에 둔 유엔헌장 7장을 원용하는 대북 제재결의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아베 일본 관방장관 등은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평양을 방문, 북한측에 비공식 6자회담에라도 나오도록 설득하는 시점에 북 미사일 발사기지에 대한 선제공격론을 거론했다. 미사일 사태를 동북아에서 군사주도권을 쥐는 빌미로 삼으려는 흑심을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정부가 일본의 침략주의적 성향과 함께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안 추진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불가피한 대응이었다. 그러나 일본이 북한에 과잉대응한다고 해서 한국 역시 일본에 과민반응한다는 인상을 주어선 안 된다. 한·일 외교갈등이 너무 심각해지면 북한 핵 및 미사일 저지라는 1차적 목표가 흔들리게 된다. 노 대통령이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보다 일본을 비난하는 데 주력한다는 오해를 국내외에 주지 말아야 한다. 특히 미국이 일본 편에 설 경우 대북공조가 깨지면서 한·일 갈등이 한·미 갈등으로 비화할 우려가 있다. 미국이 한국과 보조를 맞추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일 갈등이 북한에도 잘못된 메시지를 주지 않도록 신경써야 할 것이다. 어제부터 부산에서 시작된 남북장관급회담을 통해 미사일을 용납할 수 없음을 북측에 확실히 알려야 한다.
  • [데스크시각] 북한 돌출 둘러싼 미·중 흥정/이석우 국제부 차장

    북한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세계 이목은 중국으로 쏠렸다.6자회담이 난관에 봉착한 지난 몇 년간의 고비마다 그랬고 1998년 대포동 1호 미사일 시험발사때나 1993년과 2002년 1·2차 핵위기 때도 그랬다. 그때마다 국제사회는 중국의 영향력 발휘를 주문했고 역할을 기대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도 최근들어 커지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04년 한 해 동안 북한은 대외무역의 39%, 원유 수입의 86.8%, 곡물 수입의 20.6%를 중국에 기댔다. 조지 부시 미 행정부는 출범후 전임 클린턴 행정부의 ‘제네바합의’ 등 북한문제에 대한 양자 해결 방식을 ‘실패한 정책’으로 폄하하면서 한반도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는 한편 책임도 지우는 다자적 해결방식을 채택했고 6자회담으로 이를 구체화했다. 북한 핵문제의 해법으로 6자회담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북한을 설득해 산파 역할을 한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위상을 높였다.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은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 ‘칼날을 숨기고 힘을 길러 때를 기다린다.’는 개혁·개방 이후 일관된 ‘도광양회(韜光養晦)’정책의 변화로 주목받았다. 조심스러운 태도로 막후 활동에 치중했던 자세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역할에 나선 중국의 이같은 행동은 ‘적극적인 개입과 영향력 발휘’에 중점을 둔 유소작위(有所作爲)전략이 한반도 외교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의 이같은 역할 모색의 배경에는 핵과 미사일을 둘러싼 북한의 ‘돌출 행동’이 자칫 자국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리고 안보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조바심이 깔려 있다. 냉전종식 후 강화돼 온 미국과 일본의 군사동맹이 ‘위험한 불량국가’ 북한을 구실로 더 견고해지면서 “타이완과의 통일노력을 가로막고 내정간섭의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미·일 군사동맹의 강화는 재무장 등 일본의 ‘보통국가화’ 일정을 앞당기면서 타이완의 본토 복귀에 쐐기를 박고 있다는 게 중국측 판단이다. 중국에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으로서의 타이완의 역할을 강화하려 한다.”고 아우성이다. 일련의 움직임 모두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우려다. 실제 미·일은 근년들어 “타이완이 미·일 방위동맹의 범위안에 있다.”고 국방당국자 회담에서 확인하는가 하면 미사일방어(MD)체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그 ‘우산’안에 타이완을 포함시켜 중국을 격분케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에 ‘타이완 수복’은 타협·양보할 수 없이 사수해야 할 ‘사활적 국가이익’이지만 미·일이 타이완해협의 분리정책을 강화하고 ‘중국 에워싸기’를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취임후 더 뜨거워진 타이완의 정체성 찾기와 독립 움직임이 달아오른 중국 민족주의 정서와 부딪치면서 동북아의 시한폭탄이 됐다. 이런 상황속에서 북한의 돌출행동 처리는 중·미간의 치열한 흥정의 대상이 되고 있고 한반도문제는 주변 강대국들의 ‘게임의 장’이 됐다. 북한의 체제교체(regime change), 봉쇄와 압박, 현상유지 등 각종 시나리오들이 난무하는 밀고 당기기의 힘겨루기와 흥정의 장이 됐다는 것이다. 타이완의 후견인으로서 중국 통일의 길을 막고 있는 미국에 한반도에서 중국의 협조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의 돌출행동을 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일본의 재무장의 빗장을 여는 구실로 이용하는 미·일의 태도는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한다. 북한 미사일 발사가 군사적 충돌의 성격보다 정치적 흥정의 성격이 짙고 이를 둘러싼 열강들의 파워 게임이 불붙고 있다는 점은 한국정부와 국민이 흥분속의 격한 반응보다는 냉정함속에서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이유다. 이석우 국제부 차장
  • 韓日 ‘北미사일 대응’ 정면충돌

    韓日 ‘北미사일 대응’ 정면충돌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6일 만인 11일 비로소 그간의 ‘침묵’을 깼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열린우리당 지도부 및 당 소속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의원단을 초청한 만찬에서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선제공격 발언 등으로 인해 새로운 상황이 발생, 사태를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일본측을 정면 비판했다. 만찬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서 비롯된 일본 핵심 각료들이 잇따라 ‘대북 선제공격과 무력사용의 정당성’을 공론화하자 당·청 간에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저녁 6시30분부터 시작된 만찬은 1시간55분 동안 진행됐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일본의 태도는 신사참배, 독도의 교과서와 해저지명 등재에서 드러나듯 동북아 평화에 심상치 않은 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뒤 “물러설래야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둘러싼 대응 방식에서 한·일간 현격한 입장차가 노출된 가운데 노 대통령이 대일 비판의 전면에 나섬에 따라 양국간 본격적인 외교 공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노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독도 문제 이후 일본에 대해 천명해 왔던 “주권수호 차원에서 정면으로 다뤄 나가겠다.(4월25일 특별담화)”,“조용한 외교는 끝났다.(6월22일 해양경찰관과의 간담회)”는 등의 강경 대응 방침에 비해 한층 수위가 높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로 북핵문제의 상황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노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한편 노 대통령은 한·미 관계와 관련,“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조정하며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대화로 설득해 나갈 것”이라면서 “남북간에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는다.”며 대화의 원칙을 거듭 내세웠다. 당 참석자들은 이날 야당의 늑장 대응 비난과는 달리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의 상황 판단과 대처가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앞서 이날 오전 일본 핵심 각료들의 ‘대북 선제공격론’을 겨냥,“도발적 망언”으로 규정한 뒤,“일본의 침략주의적 성향을 드러낸 것”이라는 내용의 상황점검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이날 청와대의 발표와 관련,“그런 논평에 일일이 논평하지 않겠다.”며 불쾌감을 애써 삭이는 듯했다. 박홍기 황장석기자 hkpark@seoul.co.kr
  • “北미사일 안보리제재 대상 아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도쿄 이춘규특파원|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응이 결의안이나 제재를 통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동북아 안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었지만 안보리의 강제적인 제재조치 부과를 정당화할 수 있는 국제법이나 협약 위반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보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비난은 해야겠지만 결의안 채택이나 제재조치를 하는 것은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푸는 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안보리의 결의안은 상징적인 수준에 그쳐야 한다.”면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은 안보리가 아니라 북한에 대해 실질적인 지렛대를 갖고 있는 한국과 미국·중국 세 나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현재 한국과 미국·중국의 가장 시급한 목표는 북한이 또다시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다음으로 북한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프로그램의 항구적인 포기에 대한 회담이 열리도록 해야 한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함께 북한 미사일과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조지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현재의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dawn@seoul.co.kr
  • 개항 ‘관문도시’들의 어제와 오늘

    개항 ‘관문도시’들의 어제와 오늘

    인천과 중국 상하이, 일본 요코하마는 공통점이 있다. 동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시기에 서구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대표적인 관문도시들이다. 이들 도시는 개항 후 어떻게 변했을까.1946년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박물관인 인천광역시립박물관이 2년4개월에 걸친 증개축 공사를 마치고 최근 재개관하면서 11일부터 9월1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관 60주년 기념 특별전 ‘도시기행-상하이, 요코하마 그리고 인천’을 개최한다. 인천시립박물관측은 지난해 상하이시 역사박물관과 요코하마 개항자료관, 요코하마 도시발전기념관과 협의해 개항 당시 각 도시와 관련된 유물과 각종 문서·지도 등을 대여하고, 자체 소장유물 등 모두 300여점을 파노라마식으로 전시한다. 주제별로 보면 개항 전 도시풍경을 시작으로 도시의 형성과 개항과정, 조계(租界·외국인 치외법권 구역)의 형성과 확대, 근대건축과 도시풍경, 도시기반시설, 상공업과 무역 발전, 외래 문물의 전래, 도시의 외국인, 도시의 위기와 부흥 등으로 이뤄진다. 특히 관람객이 이들 도시를 구경하는 여행자의 입장에서 배를 타고 개항도시로 들어간 뒤 도시 모습을 살펴보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우편소인 찍기, 인력거 등 체험코너와 사진 촬영 코너 등도 마련됐다. 동아시아 대표적인 개항도시인 이들 세 도시는 개항과정과 이후 변모하는 모습에서 비슷한 점이 많다. 동시에 서로 다른 도시별 특색도 보인다. 인천은 1883년, 상하이는 1843년, 요코하마는 1859년 서구 열강세력의 식민지 확대 경쟁에 의해 개항을 강요 당했다. 개항 시기는 다르지만 이들은 각국의 근대문물 수용의 창구이자 세계인이 공존하던 국제도시였다. 또 항만과 철도, 전기와 통신, 도로구획 등 도시기반시설과 영사관·은행·상사·외국인 주택·교회 등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비슷한 발전과정을 밟았다. 제국주의 침탈의 교두보이자 식민도시라는 굴욕에다가 전쟁·지진 등도 겪었지만 동북아 중심도시로 도약했고 스스로 제2의 개항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장료(성인 400원)는 8월 말까지 무료다.(032)440-6127.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151조 투입 ‘자주국방’ 갖춘다

    국방부는 내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 약 151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국방중기계획을 수립,11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가운데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공중급유기, 이지스함과 같은 대형 첨단무기 도입사업도 포함돼 있어,2010년 이후로 예상되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비해 ‘자주국방’의 면모를 갖추려는 측면도 엿보인다. 국방중기계획을 위해 올해 22조 5129억원(GDP대비 2.57%)인 국방예산이 연평균 9.9%씩 증가,2011년에는 36조 927억원(GDP대비 2.89%)까지 늘어난다. 세부적으로는 육군의 경우 사단에 K-9 자주포,K-1 개량전차, 무인항공기(UAV), 한국형 기동헬기(KHP) 등을 배치해 15㎞×30㎞인 사단의 작전반경을 30㎞×60㎞로 확대키로 했다. 해군은 2010년 이지스 구축함과 상륙함(LPX), 한국형 구축함(KDX-Ⅱ급) 등으로 1개 기동전단을 창설키로 했다. 또 3500t급 규모의 차기 중잠수함(SSX) 도입사업에 착수하고,8대의 해상초계기(P3-C)를 확보해 해군 항공전단에 배치키로 했다. 공군은 대형수송기 및 공중급유기 도입사업을 2011년부터 시작하고 이라크전쟁에서 위력을 발휘한 스마트폭탄인 ‘레이저 유도폭탄’도 들여올 계획이다. 특히 한반도 전역 및 주변지역의 독자적 정보수집 능력 확충 차원에서 공중조기경보기(E-X), 다목적 실용위성, 전술정찰정보수집체계 사업 등을 이번 중기계획 기간 중에 착수키로 했다. 이와 함께 현행 69만 1000여명인 병력을 2011년 말까지 5만 7000명 줄어든 63만 4000여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대신 사병 월급을 내년 8만원(상병기준)에서 매년 1만원씩 올려 2012년에는 12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연간 9.9% 증가율의 국방예산이 꾸준히 확보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윤광웅 국방장관은 “중기계획을 보고받은 노무현 대통령이 정부차원에서 최대한 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사태와 관련,“노 대통령이 미래를 바라보는 말씀이 있었다.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로 볼 때 국방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등 국방의 기본 개념을 포함해 몇가지 세부적인 말씀이 있었다.”고 전해, 자주국방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언급이 있었음을 시사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盧대통령 “日 태도 심각, 물러설 수 없어”

    盧대통령 “日 태도 심각, 물러설 수 없어”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에 따른 일본 정부 각료들의 한반도 선제공격발언과 관련해 “일본의 태도는 독도의 교과서 등재와 신사참배, 해저지명 등재 등에서 드러나듯이 동북아 평화에 심상치 않은 사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러나고 싶어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일본 정치 지도자들의 선제공격 발언등으로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북핵문제의 상황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 출범 초에 한반도에서 어떤 형태의 무력 사용도 배제하기 위해 지속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런데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일본의 선제공격 발언으로 이런 노력에 장애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한미관계는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조정하며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말하고 “남북간 대화가 계속 이어져야 국민이 불안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남북관계는 대화로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당 참석자들로부터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정부의 상황 판단과 대처가 적절했다는 평가를 들은 뒤 “대통령과 당과의 인식의 공감대가 상당이 넓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에서 김근태 의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는 분명 잘못된 것이고 도발이며 합당한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며 “그러나 한민족 장래를 위해 대화를 중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고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이 전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일본 강경파에 대한 정부의 문제제기는 적절했고 묵과할 수 없다”며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지렛대로 재무장의 호기로 활용해서 군비증강을 시작하려는데 우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매우 불합리한 선택으로서 북한내 군부 강경파의 도발이 아닌가 생각되며, 북한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면서 “일본이 지나치게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외교관 출신인 정의용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상황 파악 및 대응이 적절했다”고 평가한 뒤 “북한 미사일 발사는 안보상황은 아니지만 잠재적 위협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고, 일본 장관들의 발언도 도발은 아니지만 우리의 잠재적 위협”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 [씨줄날줄] 핵클럽/이목희 논설위원

    핵과 미사일 관리는 근본부터 불평등하다. 용어 자체가 강대국 중심이다. 국지전용이면 전술핵, 적의 후방을 파괴하는 대용량은 전략핵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B2폭격기는 핵무기를 5000∼1만 5000km 실어나를 능력을 지닌 전략무기다. 야포·핵지뢰는 전술무기다. 그러나 좁은 한반도에서 핵을 사용할 경우 이런 구분은 무의미해진다. 미국 입장에서 국지전이 한국에는 전면전이 되는 것이다. 북한이 휴전선에 배치한 장사정포는 1분에 만여발을 쏠 채비를 하고 있다.240mm 방사포로는 핵공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다. 수천km 떨어진 목표를 노리는 장거리 미사일의 위협이 한국에 새삼스럽지 않을 수 있다. 일본은 다르다.1500km이상 날아가는 노동·대포동 미사일의 사거리에 새로 들어가니 흥분할 만하다. 북한은 이번에 사정거리 1만km를 목표로 하는 대포동2호 시험발사에 실패했다. 미국으로서는 한숨 돌린 셈이다. 이런 차이로 한국에서는 미사일 불감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은 호떡집에 불난 듯 호들갑이다. 미국은 강온 양면으로 대응하고 있다. 동북아에서 전쟁발발은 전면전·국지전 의미가 없는 만큼 우리 정책은 북한 핵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북한 미사일로 동북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도가 엊그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아그니3호를 시험발사했다고 밝혔다. 사거리가 4000km로 중국 동북부가 사정권에 들게 되었으나 미국 본토에는 미치지 못한다. 당연히 중국이 발끈하고, 미국은 느긋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이 인정하는 핵클럽은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 등 5개국. 미국은 중·러 견제를 위해 인도가 NPT밖에서 핵을 보유해도 좋다고 이미 용인했다. 이번에 인도는 핵무기 운반수단까지 가졌음을 공인받음으로써 핵클럽에 들어가게 되었다. 북한도 핵클럽 일원으로 인정받는 것을 최종목표로 한다는 관측이 있다. 그럴 경우 일본·타이완은 물론 남한까지 가만 있을 수 없다. 때문에 미국이 인도와 북한에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을 마냥 탓하기 어렵다. 북한이 중·장거리 미사일까지 확실하게 개발하면 핵포기 유도가 더 어려워진다. 직접 위협 여부를 떠나 국가적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北미사일 파장] 韓·日, 서로 대사소환 ‘외교전’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청와대가 9일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에 대한 대응과 관련,“굳이 일본처럼 새벽부터 야단법석을 떨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 데 대해 일본이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잔뜩 얼어붙은 한·일 관계에 심각한 감정의 골이 파이는 분위기다.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은 10일 오전 정례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리나라와 (동북아) 지역에 대한 위협이 틀림없다.”며 “일본이 위기관리 대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며 한국이 그런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감”이라고 반박했다.일본 언론들도 ‘야단법석’이란 표현을 ‘큰 소동이 지나치다.’로 번역해 전하면서 아베 장관의 반박내용을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특히 이날 오후 2시 나종일 주일 대사를 외교부로 불렀다. 야치 외무 차관은 일본이 추진 중인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과 관련,“국제사회가 북한 미사일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뜻을 한국 정부에 전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일본 관련 언급을 항의하기 위한 측면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어 3시간 뒤 우리 정부도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 대사를 외교부로 불렀다. 오시마 대사의 표정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이규형 제2차관과의 초반 환담도 ‘썰렁’ 그 자체였다. 정부 당국자는 “유엔 안보리에서의 신중한 대처를 일본측에 주문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브리핑 말고도 10일 국내 언론의 보도 가운데는 ‘일본이 북한 미사일 발사를 실제 위협이 되지 않는데도 국내 정치용으로 또는 군비증강을 위한 기회로 삼고 있다.’는 등 비판적인 기사들도 적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은 “미사일 발사 위협 정도를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대처하는가는 각 정부의 자유이지만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공개적으로 외국의 대처를 비난한 것은 국제사회 외교 관례상 아주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하는데도 일본은 앞장서고 있지만 한국은 신중하다며 대비시키고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취급했다.taein@seoul.co.kr
  • [열린세상] 오일과 미사일/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기나 시기 선택을 ‘오일 방정식’에 넣어 풀어 보면 제법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동북아 구도를 넘어 남미 베네수엘라와 중동 이란의 이해관계를 변수에 포함시켜 보는 것이다. 우선 왜 했느냐에 대해 풀어 보자. 만일 “관심은 끌면서 매는 덜 맞는 방법”으로 인식했다면 그건 말이 된다.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것은 최근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곧 북한에 있을 것이고 조만간 이란에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북한으로서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끌어들임으로써 실보다 득이 많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 우선 6자회담의 틀에서 반미 트라이앵글에 자신들의 문제를 올림으로써 미국의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란 판단을 했을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역시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미국의 압박을 분산시키고 연대세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손해 볼 게 없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실제로 북한과 베네수엘라, 이란 간의 삼각관계는 최근 빠르게 가까워지는 형국이다. 베네수엘라는 올 4월 북한에 첫 상주 대사를 파견했다.1974년 수교 이래 32년 만의 발전인 셈이다.2005년 9월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했으며 11월에는 북한 경제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란에 사정거리 약 2500㎞의 BM-25 이동미사일 18기를 공급했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흘러나온다. 독일 슈피겔지는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한다면 이란이 무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매를 덜 맞는 방법 중에 차베스 대통령이 가져 올 오일 지원이라는 선물 꾸러미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미 쿠바를 비롯해 중남미 국가들에 오일 지원이라는 카드로 위상을 높여온 차베스 대통령의 스타일로 보아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7월25일로 예정된 차베스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목적이 최신형 수호이 전투기 도입이고 이것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극적인 효과를 더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발사 자제를 권고한 중국으로서도 미국과의 협력문제로 난감해진 문제를 베네수엘라가 악역을 맡아 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추어 극적인 효과는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전후하여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닥쳐올 경제 제재의 막힌 숨통을 덜어 줄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점 역시 고려했을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서방세계의 압박이 가시화되어 가는 시점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방북이 실현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6자회담이라는 틀 속에서 동북아에 머물러 있던 북한 문제를 남미와 중동으로 이어지는 트라이앵글의 하나로 끌어내려는 의도는 쉽게 읽을 수 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파키스탄을 상하이 협력기구(SCO) 옵서버 국가로 받아 들였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아예 반미 연대의 강화라는 사실을 가장 강한 매개 고리로 강조하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에너지협력이나 군사협력 강화를 통한 동맹강화의 차원일 수 있다. 그러나 외견상 아무 관련성이 없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도 따지고 들면 물고 물리는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란의 재래시장인 바자레에서 시장 상인들에게 어느 나라가 가장 믿음직한 동맹국이냐고 물었더니 상당수가 ‘베네수엘라’라는 대답을 했다. 오일과 반미감정의 결합이 가져다 준 결과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는 향후 전개 과정에 따라 남미와 중동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시화시킬 공산이 크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오일과 미사일이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사설] 한·미 FTA 반대가 능사 아니다

    오늘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속개된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회의가 한·미 양국이 마련한 협상 초안을 주고받으면서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탐색전이었다면 이번 협상에서는 양국의 양허안이 교환된다. 쟁점이 되는 사안에 대해 개방의 시기와 허용 폭이 서로 교환된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서울 회의는 한·미 FTA의 1차 고비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이해집단이 최근 공세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국내로 눈길을 돌려보면 우리는 아직도 ‘한·미 FTA 반대’라는 첫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소모적인 공방만 거듭하고 있다. 국제경쟁력 강화와 시장 확대, 잠재성장력 회복을 위해 한·미 FTA가 불가피하다는 정부와 양극화 확대, 경제종속 심화 등을 이유로 결사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 등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더구나 한·미 FTA 반대 정서가 반미 기류와 접목되면서 이념적인 갈등으로 비화되는 느낌이다. 미국은 한·미 FTA를 경제적인 요인 외에 중국의 동북아 패권주의를 견제하는 안보적인 명제로 파악하는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은 미국식 신자유주의 질서로의 편입 강요 등 이념적인 줄세우기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누차 지적했듯이 이해단체들의 목소리를 업고 공세의 고삐를 다잡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이해단체들과 멱살잡이로 힘을 빼고 있는 국내 상황의 직접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 이유야 어떻든 설득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과 일본의 추격에서 벗어나려면 세계 최대인 미국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대외의존형인 우리 경제가 살 길이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이념에서 벗어나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 [사설] 미사일 발사된 뒤 대피령 내리나

    정부가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 동해상을 운항하는 여객기에 뒤늦게 대피령을 내린 과정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북한 당국은 미사일이 낙하할 동해 해역에 항해금지를 지시했고, 우리 정부는 지난 3일 감청을 통해 이를 알았다고 한다. 정부는 그러나 미사일이 발사될 때까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뒤 하루가 지난 6일 오후에야 정부는 캄차카항로를 이용하는 여객기를 태평양항로로 우회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하기 수십분 전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동해 상공을 날고 있었다. 만일 우리 여객기가 북한 미사일에 맞았으면 어떡할 뻔했는가. 무고한 인명이 희생되면서 동북아에서 무력분쟁까지 우려되는 위기상황이 빚어질 수 있었다. 수집된 정보가 위기관리와 국민보호에 쓰여지지 않는다면 큰 문제다. 정부 내 정보교류시스템이 이래서야 어떻게 국가안보를 믿고 맡기겠는가. 참여정부가 자랑하는 위기 매뉴얼이 제대로 만들어져 작동하고 있는지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 일본은 북측 미사일 발사 후 5시간이 지나 자국 어선에 긴급 대피령을 발동했다. 대응이 너무 늦었다고 질타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발사 다음날에야 여객기 항로를 변경토록 조치했다. 북한이 첫 미사일을 발사한 5일 새벽 3시22분부터 7번째 미사일을 쏜 이날 오후 5시22분까지 동해상을 운항하는 항공기와 선박은 미사일을 맞을 개연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었다. 늑장대응을 넘어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공개하고 엄중히 문책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남북장성급회담 실무접촉을 갖자고 지난 3일 제안해온 사실을 어제서야 공개한 점도 비판받아야 한다. 미사일 대응의지를 의심하게 한다. 장관급회담은 예정대로 가지려 하면서 장성급회담 실무접촉을 거부한 것 역시 앞뒤가 맞질 않는다. 북한측과 만나 미사일 발사를 따지고 재발방지를 약속받는 등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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