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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개탄과 분노… 시대착오적 행위”

    정부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대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은 아베 총리의 참배를 “전후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했고 미국은 “실망스럽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정부 대변인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상 처음으로 정부 대일 성명을 직접 발표해 대응 수위를 높였고,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이 주한 일본대사 대리인 구라이 다카시 총괄공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엄중 경고했다. 유 장관은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가 그간 이웃 나라들과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범들을 합사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베 총리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한·일 관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협력을 근본부터 훼손시킨 시대착오적 행위”라고 말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일본 지도자가 역사정의와 인류양식에 공공연히 도전하는 행위를 한 것에 대해 분노를 표한다”고 성토했다. 미국은 주일 미대사관 성명을 통해 “일본 지도자가 이웃 국가들과의 긴장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한 것에 실망한다”고 밝혔다. 서울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이웃 더 사랑하고 배려·포용… 화해·상생하는 새해를”

    “이웃 더 사랑하고 배려·포용… 화해·상생하는 새해를”

    갑오년 새해를 앞두고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종교계 지도자들이 일제히 신년사를 발표했다. 각 종교 지도자들은 신년사를 통해 이웃에 대한 자비와 배려, 포용과 상생의 정신을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종단 신도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각별한 의미를 전하는 종교계 수장들의 신년사를 요약, 소개한다.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새해에는 우리 모두 더 진실하고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지니도록 노력하자. 특히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도록 하자.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소망하지만 사실 행복은 우리 마음 안에 있다. 예수님은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다. 가난한 삶이란 겸손한 자세로 모든 것을 하느님께 온전히 맡기는 것이다. 이런 행복의 진리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나라 안팎으로 화해와 상생의 물꼬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옛 말씀에 바보 셋이라도 모여 의논하면 문수보살의 지혜가 나온다 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과 종단의 주인인 사부대중이 마음을 모아 지혜를 내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일이다. 새해에는 현란함과 숫자로 이름 지어진 허명을 좇아 동분서주하기보다는 진실과 화해의 새 길을 여는 데 모두의 마음을 모으자. 천심인 민심을 형성하고 합리적인 민심이 사회의 공론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화 마당을 열어가자. 도정 천태종 총무원장 새해에는 모든 것을 긍정하고 상대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살아가자. 나를 낮추면 세상이 높아지고 상대를 높이면 세상이 평화로워진다. 다툼이 없으면 평화롭고 차별이 없으면 평등하다. 일체를 긍정하는 마음에서 천지의 조화가 드러나고 상대를 공경하는 마음에서 상생의 복락이 펼쳐진다. 김영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 땅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일하고자 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기쁨으로 성실하게 일하는 세상, 약자와 강자라는 대립이 아니라 한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는 마음을 나누는 세상, 공권력은 주인인 국민을 섬김으로 정의와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 민족이 화해하고 하나 되는 세상이기를 소망한다. 교회는 먼저 공공성을 회복함으로써 세상의 희망으로 다시 설 수 있기를 소망한다. 박위근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새해 새 아침에 우리는 무엇보다 스스로를 갱생하고 개혁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일에 힘쓰자. 가진 것을 흩어 구제하고, 겸손히 이웃을 섬길 때 한국교회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정쟁으로 우리 사회는 미래를 향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극단적 양극화의 골을 메우기 위해 한국교회는 화해와 치유의 메시지를 선포해야 한다. 장응철 원불교 종법사 새해를 맞아 국가 및 세계, 교단의 앞날에 큰 서광이 깃들고 전 교도와 국민, 인류에게 법신불 사은의 은혜가 가득하시길 축원한다. 이제 우리는 세상 만물을 상극에서 상생으로 살려나가야 한다. 넉넉한 마음을 기르고 깊은 지혜를 닦고 남모르게 베푸는 덕행을 쌓자. 21세기를 과학과 도학이 병진하는 참문명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서는 인류공동의 과제인 환경에 대해 우리의 마음가짐과 생활태도를 새롭게 해야 한다. 안경전 증산도 종도사 개벽은 험난한 시련이지만 동시에 위대한 희망이다. 세상이 흔들릴수록 원형문명과 시원역사로 돌아가 온고지신으로 내일을 기약해야 한다. 점점 치열해지는 동북아 역사전쟁의 판세와 급박하게 돌아가는 남북의 상씨름 대결은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과제다. 수천년을 이어온 조상의 얼과 대한의 혼으로 다시 배달민족의 영광을 회복해야 한다. 개벽기에 하늘의 광명과 땅의 광명이 대한민국의 찬란한 앞날을 밝혀 세계의 문화 종주국으로 우뚝 서기를 축원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마지노선’까지 넘었다… 최악 보여준 아베, 최악 치닫는 한·일

    ‘마지노선’까지 넘었다… 최악 보여준 아베, 최악 치닫는 한·일

    ‘아베 신조의 일본’이 동북아시아에 불을 질렀다. 아베 일본 총리가 26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기습 참배하며 집권 1년의 끝을 동북아 주변국에 대한 도발로 마무리했다. 한·일 관계는 역대 최악의 경색 국면을 상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고 미국을 축으로 복원을 모색했던 한·미·일 3각 공조 구축 구상도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및 방공식별구역(ADIZ)에서의 중·일 간 충돌이 고조되는 등 동북아 안보 지형은 격동하게 됐다. 우리 정부는 일본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후속 대응 조치를 경고하고 나섰다. 특히 정부가 이날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향후 추가 조치 방안과 대일 외교 정책을 재점검하고 나선 것도 아베의 우익 행보를 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이날 회의는 당초 ‘장성택 처형’ 이후 대북 상황 및 안보 태세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됐지만 일본 사안으로 주제가 바뀐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대변인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일본 지도자의 신사 참배를 비판한 데 이어 공식 성명을 통해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인 도조 히데키 전 총리와 일제강점기 때 한반도 수탈의 주범인 고이소 구니아키 조선 총독의 실명을 언급한 건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역사를 상기시키며 반역사적 시설물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아베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병기 주일 대사 소환 등의 초강경 조치도 거론되고 있다. ‘아베 악재’의 여파로 한·일 관계는 상당 기간 ‘정치적 빙하기’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일 양국에서 감지됐던 관계 회복 시도조차 동결되는 ‘시계 제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조심스레 고개를 들던 ‘한·일 정상회담 개최론’도 당분간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9일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 연설에서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에서 “일본은 한국의 중요한 협력 동반자”라고 화답하는 등 관계 정상화를 위한 기류가 형성됐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봤던 아베 총리의 신사 참배가 강행되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 가까이 유보됐던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게 됐다. 새 정부 들어 처음 추진됐던 양국 전략대화와 안보정책 협의 등도 어렵다는 관측이 대두된다. 평화헌법 해석 변경,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을 통해 전후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재개조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야심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동을 거는 기류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양현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중·일이 각자의 길을 가는 ‘마이웨이’ 행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정부 “아베 야스쿠니 참배, 개탄과 분노 금할 수 없어”

    정부 “아베 야스쿠니 참배, 개탄과 분노 금할 수 없어”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한 것에 대해 정부는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정부 대변인인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베 총리가 그간 이웃 나라들과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범들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대해 우리 정부는 개탄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야스쿠니 신사는 동아시아를 전쟁의 참화로 몰고 간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 조선총독으로 징병, 징용, 공출 등 각종 수탈통치로 우리 민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안긴 고이소 구니아키 등 용서받을 수 없는 전쟁범죄자들을 합사하고 있는 반역사적 시설물”이라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아베 총리가 이런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은 잘못된 역사인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한일관계는 물론 동북아시아의 안정과 협력을 근본부터 훼손시키는 시대착오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유 장관은 이어 “아베 총리가 소위 적극적 평화주의라는 이름 아래 국제사회에 기여하겠다고 하나 과연 이러한 잘못된 역사관을 갖고 평화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했다. 또 “일본이 진정으로 국제평화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과거 역사를 부정하고 침략을 미화하는 그릇된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역사를 직시하면서 일본 군국주의 침략과 식민지배의 고통을 겪은 인근 국가와 그 국민들에게 철저한 반성과 사죄를 통해 신뢰부터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 대변인인 문화부 장관이 일본 정치 지도자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성명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이 사안에 대응해왔다. 이는 정부가 이번 사안을 그만큼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또 성명에서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전범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명기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김규현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주한 일본대사 대리 역할을 맡고 있는 쿠라이 타카시(倉井高志)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정부의 강한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 차관은 “아베 총리의 행동은 역사적인 추세를 거스르고 한일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바라는 양국 국민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면서 “이번 야스쿠니 참배를 보면 아베 총리가 그동안 대화하겠다고 한 것이 과연 진정한 것인가 하는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김 차관은 “이번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로 비롯된 어떤 결과도 책임은 모두 일본에 있다”고 강조했다. 쿠라이 대사 대리는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 후 담화에서 밝힌 것을 보면 이번 참배는 과거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부전(不戰)의 다짐 위에 한 것으로 한국과 중국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김 차관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을 보면 오늘 담화도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병기 주일대사를 통해서도 일본에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앞서 일본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계획을 참배 직전인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우리측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이 소식을 전해듣는 자리에서 ‘절대로 참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일본에 전달했다. 정부는 앞으로 상황 전개에 따라 이병기 주일대사를 일시 소환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이 대사의 소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추가 조치는 필요한 시점에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日총리, 야스쿠니 전격 참배…동북아에 기름 붓나

    아베 日총리, 야스쿠니 전격 참배…동북아에 기름 붓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6일 오전 취임 1주년을 맞아 전범들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다.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찾는 것은 2006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 이후 7년만이다. 아베 총리는 앞서 1차 내각(2006년 9월~20007년 9월)을 출범할 때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못한 것을 놓고 “통한”이라고 말하는 등 참배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가뜩이나 영토 문제로 대립해온 한·일, 중·일 관계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현재 독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문제로 우리나라, 중국 등과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10월 17∼20일의 야스쿠니 추계 예대제 때는 참배 대신 내각 총리대신 명의로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봉납했다. 그는 지난 4월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 때도 같은 공물을 봉납했으며 8월 15일 패전일에는 ‘다마구시’(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 공물료를 대납하고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최근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에게 존숭의 뜻을 표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외교 문제화된 상황에서 갈지 안갈지 말하는 것은 삼가할 것”이라며 입장표명을 회피해 왔다. 도쿄 중심가 지요다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태평양 전쟁에서 A급 전범으로 판결을 받은 14명을 포함해 246만 6000여명이 합사돼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 선정 국내외 10대 뉴스] 댓글 파문·장성택 처형에 놀라고… 美 도청·日우경화에 화나고

    [서울신문 선정 국내외 10대 뉴스] 댓글 파문·장성택 처형에 놀라고… 美 도청·日우경화에 화나고

    2013년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일들이 일어났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정치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논란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이 불거져 온 나라를 뜨겁게 달궜다. 국가정보원이 지난 대선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댓글 파문’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과 RO(혁명조직)가 연루된 내란 음모 사건이 정국을 흔들었다. 갑을 논란과 숭례문 부실 복원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북한에서는 권력 2인자였던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사형 판결 나흘 만에 처형되는 등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전 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미국은 그간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적인 전화 도청과 이메일 해킹을 해 온 사실이 들통 나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중국은 동중국해 상공에 우리나라 및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구역을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해 아시아 국가들의 불만을 촉발시켰다. 건강보험개혁안을 둘러싼 갈등으로 미국 연방정부가 셧다운(일시정지)되기도 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타계했다. 편집국 종합 ■ 국내 뉴스 ①장성택 처형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핵심 후견인에서 ‘현대판 종파의 두목’으로 전락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비참한 말로는 북한 권력의 냉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장성택을 처단한 김 제1위원장은 김정일 사망 2주기를 계기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②사초 실종 논란 ‘사초(史草) 실종’으로 불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7년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의혹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논란은 검찰이 노 전 대통령 지시로 참여정부 인사가 고의로 폐기하고 이관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노 전 대통령의 직접적인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③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사건 지난 8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 진보 인사들이 ‘혁명조직’(RO·Revolution Organization)을 결성해 전시에 남한 체제 전복을 모의했다는 ‘내란 음모’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국회가 지난 9월 본회의에서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통과시키고 국정원이 이 의원 등 7명을 기소하면서 내란 음모 혐의로는 33년 만에 재판이 시작됐다. ④국정원 댓글 파문 지난해 대선에서 국정원이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로 인터넷과 트위터 등을 통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국정원 댓글’ 파문이 정국을 강타했다. 여기에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이 사건 수사의 축소, 은폐를 지시했다는 의혹까지 끊이지 않았다. 수사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적용을 둘러싼 법무부와 검찰총장의 내분, 수사팀에 대한 수사 외압 의혹과 항명 사태에 이르기까지 검찰 내부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⑤전두환 추징금 환수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전담팀을 구성해 16년간 끌어 온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도 미납됐던 추징금 230억원을 납부함으로써 추징금 2628억원 전액을 완납했다. ⑥경제민주화와 갑을 논란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었다. ‘재벌 빵집’으로 상징되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 ‘일감 몰아주기’ 등 부의 편법 승계, 대리점주에게 ‘물건 떠넘기기’ 등의 횡포를 부린 남양유업 사태 등으로 ‘갑의 횡포’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⑦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를 둘러싼 갈등이 올 5월부터 주요 사회문제로 재부각됐다. 경남 밀양시 일원에 건설되는 765킬로볼트(kV)의 고압 송전선 및 송전탑 설치를 두고 벌어진 주민과 한전 간의 갈등은 2008년 7월 이후 계속되고 있다. 국회 차원의 논의 등을 거쳐 가까스로 지난 10월부터 공사는 재개됐으나 희망버스 방문 등으로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다. ⑧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 아들 의혹으로 낙마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 의혹으로 낙마하면서 검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가 부각됐다. 국정원 정치·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선거법 적용을 강행한 채 전 총장은 외형상으로는 혼외자 의혹 제기로 낙마했지만 사실상 정권의 ‘찍어내기’로 물러났다는 의혹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⑨숭례문 복원 및 부실 복구 국보 1호인 숭례문이 5년간의 복원 공사 끝에 지난 5월 완공됐으나 완공 5개월 만에 20여곳의 단청이 떨어져 나가면서 부실 복원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논란은 단청뿐만 아니라 목재, 기와, 성벽 등으로 확산돼 급기야 변영섭 문화재청장 경질로 이어졌다. 숭례문 복구 때 철저한 고증과 전통 기법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국내 전통 기법 대부분이 명맥이 끊긴 데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완공을 서두르다 졸속 복원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⑩박근혜 대통령 취임 지난해 12·19 대선에서 승리한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 제18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자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함께 부녀(父女)가 모두 국가 정상에 오르는 진기록도 세웠다. 경제 부흥과 국민 행복, 문화 융성,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4대 국정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취임 첫해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30개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외교 지평을 넓혔지만 소통 부재 등의 지적도 만만치 않다. ■ 국제 뉴스 ①적나라하게 드러난 미국의 치부 ‘세계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치부가 유난히 커 보인 한 해였다. 컴퓨터 기술자 에드워드 스노든은 6월 국가안보국(NSA)이 전 세계를 상대로 전화 도·감청과 해킹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미 육군 브래들리 매닝도 8월 미군 헬리콥터가 민간인을 공격하는 동영상 등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혐의로 35년형을 선고받았다. ②세계에 불어닥친 ‘우경화’ 바람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우클릭’ 행보가 거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집단적 자위권 부활 등을 밀어붙여 주변국의 반발을 샀다. 호주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등 주요 국가들에서도 잇따라 우파 정당이 정권 교체를 이뤄내고 독일도 우파 연합이 재집권하며 ‘보수 회귀’ 경향을 부채질했다. ③베네딕토 16세 퇴위와 새 교황 프란치스코 취임 교황 베네딕토 16세(85)가 건강상의 이유로 2월 퇴위한 뒤 그다음 달 열린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에서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76) 추기경이 제266대 교황에 선출됐다. 1282년 만에 비(非)유럽권 출신 교황이 된 그는 청빈한 삶과 겸손하고 대중 친화적인 행보, 개혁적인 성향으로 주목받고 있다. ④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타계 세계 인권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2월 5일(현지시간) 95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다 27년 동안 옥살이를 했던 그는 남아공 민주화의 증인이자 건국의 아버지로 불렸다. 흑인운동 공로로 노벨평화상도 수상하는 등 세계의 존경을 받았다. ⑤온난화의 저주? 필리핀 슈퍼 태풍, 베트남 폭설 올해도 지구 온난화의 전조로 여겨지는 재해가 많았다. 11월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위력을 갖춘 슈퍼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부 지역을 강타해 최소 6000여명이 숨지고 1779명이 실종되는 등 막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반면 연평균 기온이 24도인 베트남에는 이달 들어 최대 20㎝에 달하는 폭설이 내리기도 했다. ⑥‘아랍의 봄’ 뒤에 찾아온 아랍의 겨울 민주화 바람이 거셌던 중동과 북아프리카 국가들은 올해 역풍을 맞았다. 이집트는 7월 이슬람주의자인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이 강제 축출되면서 무르시 지지 세력과의 충돌이 일어나 1000명 넘게 숨졌다.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튀니지, 리비아, 예멘에서도 유혈 사태가 계속되면서 ‘아랍의 봄’이 ‘아랍의 겨울’로 다시 바뀌었다. ⑦전 세계에 부는 여풍(女風) 올해는 여성 엘리트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9월 독일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칠레에서도 미첼 바첼레트가 당선되면서 남미 3대 강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의 수장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졌다. ‘세계 경제 대통령’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새 의장도 여성인 재닛 옐런 부의장이 맡게 됐다. ⑧동북아 방공식별구역 설정 갈등 중국이 11월 동중국해 상공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위기가 커졌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은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지역뿐 아니라 한국의 이어도 상공까지 포함해 주변국들의 반발을 샀다. 세계 2대 강국(G2)인 미·중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⑨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디폴트 논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으로 예산안이 제때 통과되지 못해 2014회계연도가 시작된 10월 1일부터 연방정부가 셧다운돼 16일간 업무와 기능이 부분적으로 정지됐다. 세계 경제를 볼모로 한 양측 간 대립으로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기도 했다. ⑩시리아 화학무기 참사와 폐기 시리아 내전이 3년째 이어지면서 200만명의 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정부군 소행으로 추정되는 화학무기(사린가스) 공격이 발생해 어린이와 여성 등 민간인 1000여명이 사망했다.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 끝에 시리아는 화학무기 폐기에 합의했고 유엔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주도 아래 관련 절차가 진행됐다.
  •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진경호 논설위원

    올해, 다시 말해 5년마다 한 번씩 맞는 새 정부 출범 첫해인 올해에도 어김없이 대통령을 묘사하는 키워드는 ‘불통’이 될 모양이다. 야당은 연신 주술을 외듯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불통’을 읊조리고 있고, 안녕들 하신지 묻기 바쁜 세상은 온통 ‘불통’이란 단어로 안부를 전한다. ‘불통’은 이제 세상의 모든 모순과 불의, 그리고 내 고단한 삶의 시발(始發)을 뜻하는 모태어가 된 듯하다. 억울할 법도 해 보인다. 불통이라니, 아니 얼마나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박 대통령의 입을 대신하는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그 큰 입으로 ‘자랑스러운 불통’이라는 형용모순의 해괴한 표현까지 끄집어낸 걸 보면, 그래서 뭇매를 자청한 걸 보면 청와대의 분기탱천이 가늠된다. 박 대통령이 정녕 ‘불통령’인지는 따져볼 여지가 있다. 시장과 산업현장 등을 돌며 만든 박 대통령의 ‘깨알수첩’과 네티즌들의 거친 욕설까지도 끌어안은 청와대 홈페이지, 그 어느 정부에서보다 많은 성과를 거둔 민원해결 실적 등은 청와대가 주장하듯 분명 ‘소통의 증거들’이다. 역사와의 대화 못지않게 바닥 민심과의 소통을 무겁게 생각하는 게 정치인 박근혜의 캐릭터인 듯도 하다. 그러나 정작 소통은 이런 ‘증거’가 아니라 ‘인식’에 의해 존재 여부가 가려진다. 소통이라 말하고 불통이라 듣는다면 둘의 관계는 불통이다. 투입요소가 아니라 산출 결과에 의해 소통과 불통이 결정되는 것이다. 대중권력에 기반한 현대 정치에서 대통령의 리더십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초인적 능력을 발휘한다 한들 대중이 외면하면 그만이다. 정치학자 노이슈타트의 말처럼 ‘설득’(소통)과 ‘흥정’(정치력)의 능력을 갖춰야 비로소 리더십이 빛을 보는 것이다. 정치학자 그린슈타인이 2000년 펴낸 역저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있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부터 빌 클린턴까지 11명의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을 ‘대중과의 소통’, ‘조직·인사 능력’, ‘감성지능’ 등 6개 항목으로 나눠 분석한 이 연구에서 대통령 평가는 결국 소통에서 갈렸다. 조직·인사 능력이 형편없었던 루스벨트와 별다른 실적도 없고 사생활이 문란하기 짝이 없던 존 F 케네디, 정치 경험이 일천한 로널드 레이건이 역대 가장 뛰어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건 바로 대중과의 소통과 정치력에서 탁월했기 때문이었다. 통찰력과 조직관리 능력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나 상황파악 능력이 뛰어났던 리처드 닉슨 등이 인색한 평가를 받은 것도 소통에서 문제를 드러냈기 때문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취임 첫해 성적표가 50% 안팎의 지지율로 마무리될 듯하다. 한국 갤럽의 지난 16~19일 조사에선 48%, 리얼미터의 16~20일 조사에선 51.8%로 국정지지도가 내려앉았다. 대선 때 얻은 득표율 51.6% 언저리를 맴도는 수치다. 지난 2월 취임 이후 열 달 동안 쉼 없이 달렸건만, 5차례의 해외 순방 등을 통해 26개 나라 정상과 30차례에 걸쳐 회담하고 이를 통해 그들과 신뢰를 쌓고, 그 힘으로 북한발 안보위기와 요동치는 동북아의 격랑을 헤쳐왔건만, 게걸음 치던 경제도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건만, 박 대통령에 대한 민심은 시큰둥하다. 게다가 불통이란다. 시쳇말로 본전도 제대로 못 건진 셈이다. 불통 비난에 담긴 메시지는 둘 중 하나다. 소통 방식이 잘못됐거나, 야당의 덧씌우기 공세에 패했거나…. 무엇이든 새 정부의 청와대는 프레임 전쟁에서 지고 있다. “공약의 완급을 조절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공약 파기”라는 야당의 딱지 붙이기에 파묻혔고, 작금의 철도파업 논란의 와중에선 ‘공기업 민영화’가 이제 더는 입 밖에 내서는 안 될 금기어가 돼 버렸다. 이 홍보수석은 국정 홍보와 대통령 이미지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억울해할 게 아니라 긴장해야 할 때다. 박 대통령의 복심(腹心)을 자처한다면 말이다. jade@seoul.co.kr
  • 韓中, 23일 베이징서 첫 외교·안보대화 개최

    한·중 양국의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제1차 한·중 외교·안보대화’가 23일 베이징에서 개최된다고 외교부가 22일 밝혔다. 양국 외교·국방 라인의 국장급 인사가 대표를 맡는 이번 대화에서는 지역·국제 정세와 한반도 문제, 양국 외교·안보 협력 등 상호 관심사가 논의된다.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북한 상황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와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에 따른 동북아시아 긴장 고조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화는 지난 6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전략대화를 포괄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대화 채널을 만들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교부는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계기로 채택된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에 명시된 4개의 신설 대화채널 중 3개가 올해 안에 개최되는 것”이라면서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관계 내실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슈퍼 파워’ 김장수

    ‘슈퍼 파워’ 김장수

    20일 공개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직 개편안은 한마디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여기에 힘을 싣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NSC 상임위원회와 상설 사무조직인 사무처를 신설해 급변하는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효율적,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미다. 북한의 ‘장성택 처형’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 한반도 주변의 안보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안보 라인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북한은 무차별 타격을 경고하고 나서는 등 위협 공세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무엇보다도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의 ‘파워’가 막강해졌다. 김 실장은 NSC 상임위원장을 맡아 매주 한 차례 국가정보원과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등 외교안보 부처와 기관을 사실상 지휘, 통제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안보실 조직 개편을 통해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더욱 중시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 밑에 국가안보실 1, 2차장이 신설됐고 2차장을 주 수석이 겸임하면서 예전처럼 외교·통일·국방비서관실을 지휘한다. NSC 사무처장을 겸임하는 1차장은 정무직 차관급으로 외교안보 부처·기관의 차관급이 참여하는 NSC 실무조정회의를 주재하게 된다. 1차장이 관장하는 국가안보실 비서관실은 현행 3개에서 4개로 확대된다. 실무를 총괄하며 정책을 조율하게 될 NSC 사무처장 겸 국가안보실 1차장은 군 출신인 김 실장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베테랑 외교 관료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의 김규현 제1차관과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국제협력비서관실이 정책조정비서관실로 명패를 바꿔 달아 외교안보정책 조정 기능을 담당하게 됐다. 정책조정비서관은 NSC 사무차장을 겸임한다. 중장기 외교안보 전략 수립, 주변국 안보 전략 분석 및 대응 전략 수립 등의 기능은 신설되는 안보전략비서관실이 맡게 된다. 이번 개편안은 국가안전보장회의법 개정을 수반하는 만큼 국회의 심의, 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여야 안보협의체 가동 빈말 그쳐선 안 돼

    한반도를 위시한 작금의 동북아 정세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불확실성의 팽창이라고 할 것이다. 한반도만 놓고 보면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어디로 향할지 점치기 어렵다. 당장 피의 숙청에 따른 동요와 체제 불만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남 도발을 자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내년 1월 하순에서 3월 초순 사이에 북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도발의 형태가 4차 핵실험일지, 장거리 미사일 발사일지, 아니면 연평도 포격처럼 직접 공격하거나 주요 기간시설을 타격하는 형태가 될지 알 길이 없다. 대남 도발의 가능성과 별개로 북한 체제가 급속히 흔들리는 상황도 예상할 수 있다. 당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지만 북한 체제의 취약성을 감안하면 이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시나리오의 하나로 둬야 할 것이다. 동북아를 지구촌의 새로운 화약고로 만들어가는 미국과 중국·일본의 패권 경쟁도 진작 역내 평화와 한반도의 안위를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중국의 일방적 방위식별구역 선포와 이에 따른 미·일의 반발은 이달 초 남중국해에서 미·중 양국 군함이 충돌할 뻔했던 데서 보듯 일촉즉발의 아슬아슬한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영토 분쟁도 언제든 무력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 한반도 안팎의 상황이 100여년 전 대한제국의 패망을 낳은 구한말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과장됐을지는 모르나 틀렸다고 하기도 힘들다. 밖에선 중국(청나라), 일본, 러시아, 미국이 동북아의 패권을 놓고 격돌했고 안에선 살육을 불사한 개화파와 척화파의 대립이 국론을 가르고 끝내 나라를 빼앗기는 치욕을 부른 게 100여년 전 우리의 비극적 초상이다. 어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가 여야 안보협의체 구성을 민주당에 제의했다. 마땅히 구성돼야 하며 민주당도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중요한 것은 협의체의 역할이다. 그저 야당에 무조건의 이해와 동의만 요구하는 협의체여선 안 된다. 실질적인 대북 정보를 정부와 공유하면서 여야가 정책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그래야 협의체의 지속성이 담보되고 유사시 안보당국의 신속 대응을 정치권이 받쳐주면서 소모적 갈등을 막을 수 있다. 모든 위기상황에 대비할 기본조건은 결집된 국론이다. 당리를 셈할 시국이 아니다. 여야는 정치의 존재 의미를 국민들에게 증명해 보이기 바란다.
  • “송도국제도시 상권 잡아라” 유통전쟁 본격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입구 지역에선 이미 전초전이 치열하게 전개돼 ‘유통전쟁’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1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이날 동북아트레이드 건물 옆에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3만 2394㎡ 규모로 문을 열었다. 롯데마트는 송도국제도시에 최초로 들어선 대형 할인매장이다. 이어 2단계로 추진되는 롯데복합쇼핑단지(백화점, 호텔, 시네마, 쇼핑몰)는 지난 4월 착공됐다. 롯데가 야심차게 1조원을 투입한 복합 쇼핑몰은 2017년 완성된다. 지난 8월에는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렛 NC큐브가 송도국제도시 커널워커 거리에 문을 열었다. 또 홈플러스가 내년 중 인천테크노파크 확대단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전초전은 이미 송도국제도시 입구인 연수구 동춘동에서 불이 붙었다. 이마트 연수점이 현대·대우 등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들어서 전국 이마트 매장 가운데 최고의 매출을 올리자 홈플러스와 스퀘어원(복합쇼핑몰)이 동시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 업체 간의 경쟁으로 다양한 할인행사 등이 벌어져 주민들은 대체로 쇼핑 환경에 만족해하는 편이다. 이모(55·여)씨는 “연수구는 쇼핑의 다양성과 이용 편의 측면에서 서울 강남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네 슈퍼마켓과 단일매장 등을 운영하는 소상인들은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P아파트 상가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박모(42)씨는 “2년 새 문구점 주인이 세번이나 바뀌었다”면서 “대형 쇼핑몰은 인근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오승호의 시시콜콜] ‘금융산업의 삼성전자’는 왜 요원한가?

    [오승호의 시시콜콜] ‘금융산업의 삼성전자’는 왜 요원한가?

    한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는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잘못된 관행을 확 뜯어고칠 테니 참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한다. 은행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줄 방안을 찾고 있지만 고민이 많다. 웬만한 대책으로는 고객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쉽지 않을 것 같아서다. 또 다른 금융 CEO는 “다른 유수 은행에서 이탈한 고객들이 적잖다”고 귀띔했다. 그는 고객 충성도가 예전 같지 않다고 한다. 확고한 선도은행이 없는 가운데 이뤄지는 시장의 판도 변화가 의미 있을까. 금융인들의 기세가 확 꺾여 있다. 부당 대출이나 고객 정보 유출, 횡령은 물론 극단적인 행동에 이르기까지 금융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고가 많은 탓도 있다. 그러나 더 큰 이유는 금융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 월가의 탐욕 이후 국내 금융회사들은 여전히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돈을 많이 벌어서는 안 된다는 올가미에 걸려 있는 듯하다. 번 돈은 기부나 출연, 협찬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받는다. 한 금융회사는 우리나라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 스포츠 행사에 수백억원의 협찬을 요청받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언론사에서 협찬 등으로 부탁하는 금액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비유적 표현을 했다. 최근 금융계의 화두는 소비자 보호다. 동양사태를 계기로 이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 같다.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 내년엔 금융소비자보호원 탄생이 예고돼 있다. 금융위원회에서 금융산업정책 부문을 떼어내 기획재정부로 넘기고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을 합해 금융소비자보호위원회를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도 야권에서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은 저금리로 수익이 쪼그라들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로 일본은 7개, 미국은 81개 보험사가 파산한 사례가 있다. 증권사들은 10여곳이 인수·합병(M&A) 먹잇감으로 거론된다. 신용카드사는 수익 악화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구조조정 바람이 세다. 일부 금융사의 CEO 인선을 앞두고는 옛 재무부 출신을 일컫는 ‘모피아’ 출신 여부에만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후보들의 경영 능력이나 금융 비전 등 큰 그림을 토대로 우열을 가리는 논의는 없다. 미국은 금융사에 대한 3~4년간의 부정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이 예상된다.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잘 나가는 제조업체들은 금융사를 우습게 아는 풍토가 생겼다. 금융과 실물경기는 떼어내 생각할 수 없다. 금융사들은 위기의식을 갖고 금융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금융에 대한 편견도 없어져야 한다. 금융산업이 무너지면 누가 뒷감당할 수 있나. 동북아 금융허브나 금융의 삼성전자가 요원한 것은 규제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금융에 대한 위로나 다독거림도 필요하다. 논설위원 osh@seoul.co.kr
  • “송도국제도시 상권 잡아라” 유통전쟁 본격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입구 지역에선 이미 전초전이 치열하게 전개돼 ‘유통전쟁’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19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롯데마트가 이날 동북아트레이드 건물 옆에 지하 2층, 지상 3층, 연면적 3만 2394㎡ 규모로 문을 열었다. 롯데마트는 송도국제도시에 최초로 들어선 대형 할인매장이다. 이어 2단계로 추진되는 롯데복합쇼핑단지(백화점, 호텔, 시네마, 쇼핑몰)는 지난 4월 착공됐다. 롯데가 야심차게 1조원을 투입한 복합 쇼핑몰은 2017년 완성된다. 지난 8월에는 이랜드그룹이 운영하는 아웃렛 NC큐브가 송도국제도시 커널워커 거리에 문을 열었다. 또 홈플러스가 내년 중 인천테크노파크 확대단지에 들어설 예정이다. 하지만 전초전은 이미 송도국제도시 입구인 연수구 동춘동에서 불이 붙었다. 이마트 연수점이 현대·대우 등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들어서 전국 이마트 매장 가운데 최고의 매출을 올리자 홈플러스와 스퀘어원(복합쇼핑몰)이 동시에 도전장을 냈다. 이들 업체 간의 경쟁으로 다양한 할인행사 등이 벌어져 주민들은 대체로 쇼핑 환경에 만족해하는 편이다. 이모(55·여)씨는 “연수구는 쇼핑의 다양성과 이용 편의 측면에서 서울 강남 부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네 슈퍼마켓과 단일매장 등을 운영하는 소상인들은 날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P아파트 상가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박모(42)씨는 “2년 새 문구점 주인이 세번이나 바뀌었다”면서 “대형 쇼핑몰은 인근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日 국가안보전략 독도 부분 삭제하라” 정부 엄중 항의

    외교부와 국방부는 18일 일본 정부가 독도 영유권 문제를 명기한 국가안전보장전략을 수립한 데 대해 주한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해 항의하고 삭제를 요구했다. 박준용 외교부 동북아국장은 이날 구라이 다카시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우리 정부의 항의 입장을 밝히고 이를 담은 구술서(외교문서)도 전달했다. 국방부 유무봉 국제정책차장도 구로다 마사히코 주한일본대사관 무관을 국방부로 불러 엄중 항의했다. 정부는 전날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국가안보전략에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한 기술을 포함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고 관련 내용을 즉각 삭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가 ‘국가안보전략’ 형식을 빌려 독도에 대해 부당하게 영유권을 재차 주장하는 것은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측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국가안전보장전략에서 ‘독도 영유권 문제는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방침에 입각해 외교 노력을 다한다’고 언급, 독도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다루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박근혜 정부, 이제 앞으로 가야 한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오늘로 1년을 맞는다. 그러나 국민 모두가 목도하듯 정치권은 여전히 대선 승복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1.6%와 48.0%의 국민들은 좀처럼 ‘우리’와 ‘그들’로 나뉜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국민행복시대를 열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따스한 약속은 찬바람이 부는 교정에서 ‘안녕들 하십니까’라고 묻는 어느 젊은 청년의 숨죽인 탄식에 면목을 구겼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미욱한 김정은의 북한은 1년 내내 무력도발을 공언하며 좌충우돌을 거듭했고, 동북아의 정세 또한 질곡의 과거사가 만들어 낸 ‘아시아의 역설’에서 허우적대며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에서부터 밀양 송전탑 갈등, 역사교과서 편향 논란에 이르기까지, 갈라진 사회에서 터져 나오는 파열음들은 시종 국민들의 가슴을 후벼 팠다. 경제 민주화 논란이 잉태하고 갑을 논란에서 배양된 계층 갈등은 공정사회에 대한 우리의 갈망을 한껏 분출시켰다. 원전 비리와 군납 비리, 금융 비리의 추한 민낯에 국민들은 분노했고 청년 실업과 전·월세난, 복지 후퇴 논란 속에서 국민들은 앞섶을 여며야 했다. 일말의 예우조차 위선으로 보는 양 막말들은 경연을 펼치듯 극단으로 내달렸고, 인터넷의 이런저런 게시판들은 진작 내 편과 네 편이 퍼붓는 저주의 하수구가 됐다. 이 모든 상황의 귀책사유를 박근혜 정부에서 찾을 순 없는 일이다. 지난 시절 얽히고 꼬여 온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채무 이자를 하나씩 갚아 나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보다 적확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박근혜 정부의 변제 의무가 경감되는 것은 결코 아닌 일이다. 이런 난제들을 앞장서서 풀라는 것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이 내린 명령이며, 이런 소명을 받들겠다고 한 것이 박근혜 정부의 약속인 까닭이다. 갈 길이 멀다.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시한 창조경제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 국민대통합위원회를 띄웠다지만 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아는 국민이 별로 없다. 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아주겠다고 했으나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볼멘소리가 여전하다. 4%에 육박하는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실제로 사회 윗목까지 제대로 데울지도 여전히 의문이다. 몸 푸는 시간은 벌써 끝났다. 횡보(橫步)를 끝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풀어헤친 매듭을 이제 하나씩 묶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미뤄두었던 화합과 탕평의 키워드를 수첩에서 꺼내 들기 바란다. 승자가 아니라 빚을 진 채무자의 자세로 야당에 손을 내밀기 바란다. 야당에도 당부한다. 선당후사(先黨後私)를 넘어 선국후당(先國後黨)의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의 행태를 고집하는 한 4년 뒤 대선을 손꼽아 기다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
  • 日, 국가안보전략 첫 책정… ‘독도 영유권’ 명기

    일본 외교·안보 정책의 밑그림을 담은 ‘국가안전보장전략’(NSS)이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 북한 등 주변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종합적인 방위력을 강화하고 미·일 동맹을 강화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본 정부는 17일 ‘국가안전보장전략’과 함께 향후 10년간의 방위력 정비 지침인 ‘신(新)방위계획대강’, 향후 5년의 계획인 중기방위력정비계획을 각의에서 결정했다. 일본 정부가 NSS를 책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내년 1월 업무를 시작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와 함께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만 행사) 등을 원칙으로 해 온 전후 외교안보 정책의 일대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NSS는 자위대의 해외 군사활동을 염두에 둔 ‘적극적 평화주의’를 기반으로 하겠다고 표명하고 무기수출 3원칙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국과 관련해서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고 안보협력 기반을 강화하겠다”면서도 “독도 영유권 문제는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방침에 입각해 노력하겠다”고 명기, 영유권 주장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동북아 상황과 관련, 북한의 탄도 미사일 개발과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국제사회의 우려 사항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북한을 겨냥한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관련해서는 일본 내 신중론 등을 고려, “미군과의 역할 분담에 입각해 대처 능력을 강화한다”는 언급에 그쳤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김대중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주도적 추진 박재규 前 통일장관에게 들어본 ‘김정은 체제 2년’

    [김문이 만난사람] 김대중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주도적 추진 박재규 前 통일장관에게 들어본 ‘김정은 체제 2년’

    지난 12일 북한의 사실상 2인자였던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세계의 이목이 북한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젊은 지도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거침없는 행보를 지켜보며 앞으로의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장성택의 처형이 북한을 새로운 불확실성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 북한에서 대규모 숙청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북한에서 일어날 후폭풍과 남북 관계, 나아가 북·중 관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지 2년을 맞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최근 인민군 설계연구소와 마식령 스키장 등 각종 위락시설을 돌아보며 장성택 처형이라는 ‘큰 사건’을 마무리하고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했듯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 대한 실적 등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평양발 소식은 북한이라는 특수체제로 인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혼돈’과 ‘혼란’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김정은 체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이고 그에 따른 남북 관계는 향후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박재규(경남대 총장) 전 통일부장관을 만났다. 박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때 남북정상회담을 주도적으로 추진했고 남북장관급회담 남측수석대표, 대통령자문 통일고문 등을 지낸 바 있어 누구보다도 북한 권력층의 내부 사정과 한반도 주변 정세에 밝은 인물로 꼽힌다. 먼저 장성택 처형과 관련된 얘기부터 나왔다. →북한은 지난 8일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장성택을 실각시킨 지 4일 만인 12일 장성택을 신속히 처형했습니다. 배경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영도체계 확립’을 부각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장성택 관련 당·정·군 인맥은 물론이고 전반적으로 정풍과 인사쇄신의 숙청작업이 대대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정은 체제에서의 ‘유일영도’를 거부하는 자는 처벌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 것이지요. 다시 말해 최고 영도자에 대한 도전은 반드시 처벌된다는 것을 신속한 진행으로 대내외에 알림으로써 처형에 대한 정당성 확보 및 1인 절대 지배체제의 확립을 도모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장성택의 죄목을 보면 ‘국가전복’ 혐의가 있습니다. 이는 장성택이 쿠데타 등 정변을 일으키려 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12월 8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목한 ‘반당·반혁명 종파행위’보다 더 무거운 ‘국가전복 음모’로 최고 권력 찬탈을 기도했다는 것이 국가안전보위부 특별 군사재판 판결 내용입니다. 즉 국가전복 음모를 위해 ‘불순 이색분자’ 등을 주요 직책으로 끌어들여 무리를 규합했으며, 장성택의 우상화를 꾀했고 당의 방침보다 장성택의 말을 더 중시해 최고사령관의 명령에 불복하는 행위를 저질렀다고 하고 있지요. 이렇게 구체적 죄목으로 볼 때 이는 1인 영도체제에 반하는 것으로 북한의 정치체제 현실에서는 수용되기 어려운 것입니다. →장성택 처형이 북한 내부 정치체제의 안정과 경제개발 추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며, 대남 및 대외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장성택 제거 이후 그동안 경제개발의 여러 부문에서 추진해 오던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핵 문제 등의 걸림돌로 외자유치 및 대외 경제협력이 순조롭지 못한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정치적 숙청의 회오리는 경제개발 추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입니다. 대외관계 또한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정치적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이며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면 대외적인 상황과 연계해 출로를 마련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내부 정치적 변화와 무관하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 대외·대남 관계에서 의외로 유연한 자세와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성택 처형이 부인 김경희 비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는지요. -장성택의 숙청에도 불구하고 김경희는 ‘백두혈통’인 김일성의 딸이라는 점에서 위상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김 비서는 최근 건강도 좋지 않아 조용히 지낼 것으로 보입니다. 김경희와 장성택 사이에 외동딸이 있었으나 프랑스 유학 도중이던 2006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총장은 아마 유일한 혈육인 딸이 살아 있었다면 장성택과 김경희 사이가 멀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또 장성택과는 몇 차례 만난 인연도 있다. 이와 관련, 2005년 남북정상회담 5주기 행사차 방북했을 때 박 총장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장성택 선생은 잘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2002년 경제시찰단 당시) 남쪽에 내려갔을 때 폭탄주를 많이 마셔서 건강이 안 좋아 휴양차 보냈다. 건강이 회복되고 있으니 곧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몇 개월 후 장성택은 다시 당으로 복귀했다. →김 제1위원장이 권력을 세습한 지 2년이 됩니다. 그동안 북한에서 진행된 ‘김정은 체제’ 구축 과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김정일에 비해 짧은 후계 구축 기간과 준비 기간을 감안하면 2년 만에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가 비교적 순탄하게 자리를 잡았다고 판단됩니다. 후계 권력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에는 중국의 협력과 김정은 후견 세력(김경희, 장성택, 최룡해 등)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미 아버지 김정일이 2009년부터 차분하게 권력세습과 관련한 갖가지 준비를 철저히 했고 아버지 사망 이후 신속하게 최고 영도자로서 모든 권력의 지위를 승계했지요. 장성택 숙청을 계기로 이제 당·정·군에 대한 ‘김정은 리더십’의 홀로서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앞으로 수령의 권위에 대한 도전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엘리트들의 수직적 균열 가능성은 낮지만 급격한 권력 엘리트의 부침으로 인한 엘리트 집단 간 수평적 균열 가능성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최우선 관심사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한마디로 말해 ‘유일영도체계’ 구축과 경제건설입니다. 이는 절대권력을 유지하고 군사적 대결 태세와 함께 경제강국을 통해 체제의 생존을 보장받겠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한 해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경제재건 및 인민경제 향상에 주력해 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단기적인 체제의 안정과 장기 집권의 토대를 구축하고 경제난 해결을 위해 경제 분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위락시설 및 마식령 스키장, 세포등판 건설 등이 북한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를 하는지요. -북한이 처한 현실, 즉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한 외자유치의 한계, 단기적으로 주민생활 향상 효과를 보여줘야 하는 현실적 조건 등을 고려한 조치로 생각됩니다. 새로운 지도자의 등장을 통해 뭔가 달라졌다는 변화를 구체적·체험적으로 느끼게 해준다는 차원에서 각종 위락시설을 건설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일 시대에 비해 김정은 시대 들어 경제적·정치적 측면에서 북한의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김정은 체제의 안정과 국제사회 고립에서의 탈출, 경제난 해소 등을 위해서는 중국의 지원이 필수적인 것이 현실입니다. 결국 국제사회의 제재와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북·중 협력관계를 통해 각 분야에서 출로를 모색하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요. →미국이 북한의 선행조치를 강조하는 등 6자회담 재개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앞으로 북핵 문제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는지요.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국가 기본전략으로 채택해 ‘핵·경제 건설 병진 노선’에 따라 핵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는 한편 체제안정 보장 및 경제지원을 위해 미국 등을 향해 협상을 꾸준히 요구하겠지요. 핵 보유를 선언한 북한과의 대화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우선돼야 합니다. 6자 회담 재개를 놓고 남·북·미·중 간 각축이 심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내부 정세도 중요한 변화의 요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로운 한 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및 발전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남북 상호간의 신뢰 형성은 ‘과정’이 필요한 것이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북아 안보 구도 및 환경의 변화로 주변국들 간 이해와 대립 경쟁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볼 때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요. 박근혜 정부는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긴 안목을 갖고 원칙을 유지하면서 유연한 대북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인도적 사업, 민간차원의 교류활동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 김정은 정권은 핵개발에만 의존해 경제문제를 풀려고 하지 말고 비핵화의 방향에서 체제안정 및 경제회복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관련국들의 협력 없이 ‘핵·경제 건설 병진 노선’은 성공할 수 없거든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요즘 근황을 물었더니 “김 제1위원장이 ‘큰일’을 저질러 시간적 여유가 별로 없습니다. 여러 군데 특강을 가야 하고 간담회에 참석하는 일이 많아졌네요”라며 웃는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박재규 前 장관은 1944년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정치학과 졸업(1967년), 미국 뉴욕시립대 대학원 졸업(1969년), 경희대 정치학박사(1974년) 등을 거쳤다. 이후 경남대 교수(1973∼1985년), 경남대 총장(1986~1999년), 한국대학총장협회장(1997~1999년), 통일부 장관 겸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1999~2001년), 남북정상회담 추진위원장(2000년), 남북장관급 남측수석대표(2000~2001년), 대통령자문 통일고문(2006, 2008, 2011~2013년), 윤이상평화재단 이사장(2005~2009년), 동북아대학총장협회 이사장(2003~2010년) 등을 역임한 뒤 현재 경남대 총장을 비롯해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육군사관학교 자문위원, 주한 미군사령관 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상훈으로는 미국 뉴욕 언론연구위원회 공로상(1980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 세계 체육지도자상(1996년), 제1회 한반도평화상(2004년), 아름다운얼굴 교육인상(2004년), 대한민국 녹색 경영인 대상(2010년, 교육부문) 등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북한사회의 구조적 분석(1972년), 북한평론(1975년), 북한정치론(1984년), 북한의 신외교와 생존전략(1997년), 북한의 딜레마와 미래(2011년) 등이 있다.
  • 한·미 ‘장성택 처형’ 이후 논의

    한국과 미국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차관급 전략 대화를 갖고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내부 동향을 비롯한 한반도 현안, 국제정세 등에 대해 협의한다. 이를 위해 김규현 외교부 제1차관이 15일 워싱턴에 도착했다. 김 차관과 윌리엄 번스 미 국무부 부장관이 각각 수석대표로 나서는 이번 전략대회에서 양국은 장성택 처형이 초래할 북한 권력 내부 동향의 흐름과 비핵화 추진 등 핵심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과 협의를 강화하는 내용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또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에 대해 평가하는 한편 전시작권통제권 전환 등 양국 동맹 현안들에 대해서도 조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중국의 일방적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 사태와 한국의 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 조치 이후의 동북아 정세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차관급 전략대화는 단순한 현안 협의를 넘어 지역 및 범세계적인 이슈에 대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포괄적으로 협의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2006년 출범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北·동북아 정세 급변 속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 필요

    北·동북아 정세 급변 속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 필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설 사무조직이 16일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5년여 만에 부활하게 됐다. 박 대통령 취임 초부터 북한의 거센 도발과 동북아 정세의 급변 속에서 기존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위기 관리 컨트롤 타워로서의 기능적 한계를 드러냄에 따라 한반도 안보 상황에 보다 능동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특히 최근 북한의 장성택 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 정부 외교·안보라인은 상황 인식이나 발언 수위 등에서 엇박자를 드러냈다.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이뤄진 답변도 수장에 따라 오락가락했다. 이로 인해 외교·안보라인 간 사전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제구실을 못 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여기에 개성공단 국제화 등 대통령이 제안한 이슈에 대한 후속 조치가 뒷받침되지 않는 데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 등 주변국과의 갈등에 이렇다 할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NSC 사무조직 부활의 배경으로 보인다.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 자문기구로서 NSC의 위상은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었다. NSC는 박정희 정부 당시인 1963년 설치됐으나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등에 밀려 기능 자체가 유명무실해졌고 이후 김영삼 정부 때까지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NSC는 외교·안보·통일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기구로 위상이 강화됐고 상설 사무처가 만들어진 것도 이때다. 이어 노무현 정부에서는 NSC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NSC의 권한이 지나치게 크고 비대해졌다는 이유로 사무처를 폐지하고 외교안보수석실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 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자 국가위기관리실 신설이라는 ‘땜질 처방’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대선 때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박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을 만들었고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NSC 간사를 겸하도록 했다. 그러나 국가안보실이 조직 구성이나 체계 측면에서 노무현 정부 때의 NSC 사무국보다는 이명박 정부 당시의 국가위기관리실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청와대는 NSC 상설 사무조직의 소속과 역할, 운영 방법 등에 대해 앞으로 다양한 논의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지만 과거 정권의 사례에 비춰 볼 때 김 국가안보실장이 NSC 사무조직 책임자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예측 불허 동북아 정세 美전문가 2인에 묻다] 캐슬린 스티븐스 前 주한미국대사

    [예측 불허 동북아 정세 美전문가 2인에 묻다] 캐슬린 스티븐스 前 주한미국대사

    한·미 동맹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지만 동북아 지역은 여전히 안보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과 중국의 일방적 방공식별구역 선포,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고모부이자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의 숙청·사형 등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동북아 정세의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예방 등을 위해 최근 방한한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특별연구원)와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한국학부소장을 만나 현 상황과 전망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미국대사는 “일본은 역사·과거사·영토 문제에 대해 보다 전향적으로 나와야 하며, 한국도 이에 적극 호응해야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만난 스티븐스 전 대사는 “한·일 간 문제, 특히 위안부 문제를 지켜보는 것은 고통스럽다”며 이렇게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일 간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이 한·일, 한·미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데. -미·일의 안보 강화 노력, 특히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무엇이 논의되고 있는지에 대해 한·미·일 간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 한·일간 역사·과거사 문제, 특히 위안부 문제가 지속되는 것은 슬프고 고통스럽다. 유럽의 예를 봤을 때 시간이 갈수록 이 문제가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화해와 개방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일본이 과거 ‘사과 성명’ 등을 견지하지 못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우려스럽다. 일본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대처해야 하며, 한국도 건설적인 방향으로 이에 호응해야 할 것이다. →한·미 동맹이 올해로 60주년이다. 양국 간 진행 중인 각종 협상에 대한 평가는. -양국의 60년 동맹 관계에 대해 ‘동고동락’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동맹이 더 깊고 넓어지겠지만 북한 문제, 글로벌 이슈 등 더 많은 도전이 있을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연기, 방위비 분담금,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은 물론, 이미 합의한 미군 기지 이전 등도 여전히 이행 과정이 남아 있다. 중요한 것은 한·미 간 안보 협력 강화라는 전략적 목표를 확인해야 하고, 현재의 한국과 미국 상황을 제대로 반영해야 하며, 이들 협상이 한·미 동맹에 대한 ‘리트머스 테스트’가 아니라 서로 ‘윈윈’하는 실용적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 후 ‘G2’(미·중) 관계가 심상치 않은데. -개인적으로 ‘G2’라는 단어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미·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중국의 부상은 놀랍다. 중국이 어려운 시기를 거쳐 회복하고 발전했는데 미국이 이 과정에서 중국을 많이 도왔고 지금도 중국의 개방과 번영을 위해 돕고 있다. 이번 ADIZ 사태에서도 봤듯이 중국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에 경제, 군사, 환경 등에 대해 세심하게 고려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 간 협력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일각에서 한국이 미·중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이해할 수 없다. 한국은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국익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도 잘 맺어 왔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제언은.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구상은 동북아 지역에서 신뢰 구축을 위한 협력 체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된다는 점에서 적극 공감한다. 15년 이상 유럽에서 근무하면서 배운 것은 신뢰 구축과 화해, 평화 체제 등을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의 아이디어가 국내외적으로 지지를 받아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진전될 수 있도록 관계국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의가 필요하다. →북한 장성택의 숙청·사형에 따른 북한 상황을 어떻게 보나. -북한 상황에 대한 예측은 어렵지만 이번 사태를 보면서 북한이 너무나도 시대착오적이라고 느꼈다. 이 같은 상황이 21세기에 일어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숙청 등을 반복하는 시대착오적 정권은 세계적으로 다 사라진 전례가 있다. 한·미 등은 북한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고 관련국들이 긴밀히 협의해 북한 리더뿐 아니라 국민들에게 ‘세계가 변하고 있다, 북한도 다른 미래를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내야 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스티븐스는 누구 2008~2011년 주한미국대사를 지냈다. 미 스탠퍼드대 아태연구소 ‘코렛 펠로’로 활동 중이다. 미 국무부에 35년간 몸담으며 아시아와 유럽 등에서 근무했고 공공외교 담당 차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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