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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사드·AIIB와 마주한 한국/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시론] 사드·AIIB와 마주한 한국/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한국은 큰 틀에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전략구도 위에서 조화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동북아의 복합적인 역학구도로 인해 안보와 경제의 조화로운 선택이 쉽사리 허용되지 않는 딜레마적 상황에 빠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서로 다른 사안이나, ‘제로섬’ 구도로 부각되고 있다. AIIB는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틀을 구축한 브레턴우즈 체제의 종언을 고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에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해 오면서 개도국의 지분 확대 요구를 계속 거부해왔고, IMF의 과도한 요구는 개도국의 원성을 샀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AIIB의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등 다자개발은행의 원칙을 중국에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이 가입 의사를 밝힘으로써 미국 주도의 반(反)AIIB 전선의 대오이탈로 결정적 균열이 초래되었다. 이는 중국의 도전으로 워싱턴 중심의 세계경제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 유럽국가마저 실리 추구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상황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미국과 일본과의 경제적 유대를 한층 강화할 것이다. AIIB 창설로 ‘워싱턴 컨센서스’가 약화될 경우, ‘베이징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미·중 간 세력 전이의 한 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AIIB는 한국의 가입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었으며, 우리는 국제 금융외교 분야에서 보다 높아진 지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리의 입장과 지분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IMF에 당한 굴욕적인 경험을 돌아봐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 굴욕적인 온갖 의무사항 이행을 감수하며 IMF에 195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당시 11월 말 외환 보유액은 244억 달러였다. 그런데 195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치욕을 맛봤다. 발언권이 있었다면 이 정도의 굴욕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력한 발언권을 가진 다자금융기구의 대주주가 되는 호기로 삼으면서 아시아의 대규모 인프라시장 개척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통일 한반도의 미래 구상과 관련하여 AIIB가 대북 개발자금 및 통일비용 마련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 이에 지분율을 최대한 확보하고 서울에 지부 또는 하부기구 유치를 제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의회, 이사회, 집행기구 구성 비율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입장을 적극 관철시켜야 한다. 사드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결례와 전방위 압박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한·중 양국 간의 신뢰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 더욱이 한반도가 중국의 미사일과 레이더의 사정권 내에 놓여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방적인 압박은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의도로 비쳐 대중(對中) 의구심만 키우는 역작용도 무시하기 힘들다. 사드 배치 문제는 중국이 미국과 직접 협의하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은 먼저 한국과 미국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진지하게 이해하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보다 강력한 의지와 역할이 오히려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창과 방패’ 논리로 접근하는 미국의 전략은 미 국방부 강경파와 군산복합체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가 어렵다. 사드는 검증되지 않은 무기체계라는 지적도 주목되며,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위협을 근본적으로 해소시켜 줄 것으로 믿는 사람도 많지 않다. 종심이 매우 짧은 한반도에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의 면밀한 기술적 검토와 보다 많은 논의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요컨대 북한의 대남 핵위협 해소에 명백히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북핵 문제에 대한 피로감과 체계적인 전략의 부재 상황을 이해하면서 우리 스스로 북한을 관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위상은 예전과 다르다. 따라서 이러한 도전적 국면을 우리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때다.
  • 朴대통령 “위안부 문제 해결 시급”… 펠로시 “인권 차원 공감”

    朴대통령 “위안부 문제 해결 시급”… 펠로시 “인권 차원 공감”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만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90세에 가까운 고령임을 감안할 때 위안부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여성 인권 차원에서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다. 그러자 펠로시 원내대표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 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한다”고 밝힌 뒤 위안부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공감을 표했다.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펠로시 원내대표는 2007년 7월 하원의장 시절 마이클 혼다 의원이 주도한 위안부 결의안이 미 하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핵 문제와 관련해 “북핵, 북한 인권 문제가 우리에게는 가장 큰 안보 위협인 동시에 동북아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심각한 불안정 요인”이라며 “북핵, 북한 인권 문제 등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풀어내는 해결책은 결국 한반도 통일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과 관련해 “아베 총리가 어떤 형식으로든 사과하길 희망한다”면서도 “그것(사과 장소)이 (미국) 의회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베 총리에게 연설 기회를 주는 것은 일본에 역사의 짐을 덜어주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훌륭한 나라의 총리로 그에게 초청장이 갔다. 그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펠로시 원내대표는 “우리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분명히 해 왔다”면서 “아베 총리가 그것을 연설에서 말할지 말지는 내가 말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결의안 통과 당시 민주당이 다수당이었고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결의안에 서명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미국 의회는 의회 입장을 (대외적으로) 알게 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비공개 면담에서 “아베 총리가 미국 의회 연설에서 과거 침략뿐 아니라 식민지 지배 및 과거사 문제의 핵심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과거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입장과 표현을 구체적으로 언급함으로써 한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미 의회 측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윤 장관이 ‘과거 침략’과 ‘식민 지배’ ‘위안부 문제’ 등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것은 처음이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AIIB는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상황이 정리됐고 이제 초점은 사드로 넘어갔다. 또 하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지난 21일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로 여전히 앞길이 험난하지만, 3년 가까이 멈췄던 한·중·일 협력의 모멘텀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외교의 애로(隘路)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AIIB와 사드 문제에서는 한국이 줄타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동적으로 강대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주도적으로 입장을 정하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너무 자조적(自嘲的)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안보의 기본이 한·미 동맹에 있으니 어느 정도 줄서기는 불가피하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잃지 않는 줄타기의 감각도 갖출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균형외교는 적절한 방향이다. 그러나 균형외교가 지속적인 안정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강대국의 권력정치 속에서 균형점 자체가 유동적이며, 국력에 따른 위계질서 속에 한국과 같은 비강대국의 입지가 매몰돼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기 보전을 추구하는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 동북아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게 잡는 외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과거처럼 강대국의 전횡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지역 차원의 다자외교에서는 비강대국도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이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한·중·일 협력이다. 한·중·일협력사무국(TCS)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일 양국의 불편한 관계 덕분(?)에 한국이 3년째 계속 의장국을 맡고 있는 데서 보듯이 한·중·일 협력은 지역 강국 사이에서 한국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동북아에 한정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지역 협력의 판도로서는 너무 협소하다. 지역 협력의 범위를 동아시아로 넓혀 보면 한국에 좀 더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이 열린다. 중국의 급속한 대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질서가 조화롭고 안정된 모습이 되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지역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지 않도록 한국은 역내 비강대국들과 사통팔달의 네트워킹을 구사하면서 고민을 공유하고 공통된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운영 중인 중견국협의체(MIKTA)와 차별화해 동아시아 차원의 다양한 소다자(minilateral) 네트워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그물망 짜기 작업은 줄서기와 줄타기의 위험을 덜어 줄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중요한 외교 현안에 대해 동아시아 질서라는 차원의 판단 기준을 추가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AIIB가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의 재래(再來)를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거버넌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북 억지력의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오는 4월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도 한·일 양자 관계의 차원보다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라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시아를 넓게 조감하는 지역 협력의 외교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대전제다. 단호하게 대응할 사안과 실용적으로 협력할 문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하고, 양자 관계와 지역 협력을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우선 눈앞의 과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다. 역사 문제에 중점을 두는 중국은 아베 담화를 보고 나서 정상회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정상회담과 역사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할 말은 많지만, 한·일 양자 관계와는 분리해 한·중·일 지역 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중·일 협력은 한국 외교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기 위한 좋은 훈련장이기도 하다.
  • 윤병세 “사드·AIIB 문제는 딜레마 아닌 축복”

    윤병세 “사드·AIIB 문제는 딜레마 아닌 축복”

    박근혜 대통령은 30일 “우리 재외공관은 해외 창조경제혁신센터이고 해외 거점 통일준비위원회”라며 “경제외교에 최선을 다하고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가는 노력을 펼쳐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재외공관장 1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재외공관 하나하나가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청년의 글로벌 일자리를 찾는 해외 창조경제혁신센터 역할을 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공관 모두가 해외 거점 통준위라는 각오로 노력을 펼쳐야 하며 경제 재도약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생각으로 경제외교에 최선을 다해달라”며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지역과 세계의 전략적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국익수호를 위한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외교를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관장을 대표해 인사에 나선 김장수 신임 주중국 대사는 “평화통일의 당위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전파하고 관련국의 공감을 얻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경제 활로를 찾고 기회의 땅을 발굴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개막한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문제에서 우리가 처한 상황을 “딜레마가 아닌 축복”이라고 평가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판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지난주 정부가 참여를 결정한 AIIB에 대해 “최적의 절묘한 시점에 가입 결정을 했다”고 자평했다. 윤 장관은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눈치를 보며 국익을 극대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국내 일각에서 19세기 또는 냉전적 사고방식으로 우리나라가 고래 싸움에 새우등, 샌드위치 신세 같은 식으로 표현하고 심지어 다른 나라의 논리와 이해관계를 대변하려는 경향도 있다”면서 “패배주의적, 자기비하적 시각에서 우리 역량과 잠재력을 외면하는 데 대해 당당하게 입장을 설명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장관은 또 미·중 양국이 대립하는 AIIB와 사드 문제를 놓고 우리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에 대해 “고차방정식을 1, 2차원적으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태도”라면서 “고뇌가 없는 무책임한 비판”이라는 등 공세적인 방어에 나섰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열린세상] 사드 배치 이로운지 따져보고 결정하면 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사드 배치 이로운지 따져보고 결정하면 된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89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오던 시절 미국 대학에서 교과목으로 택했던 중국 정치론에서 교재로 사용했던 영문판 중국 관련 책자들은 중국과의 국교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 통관되지 못했다. 그러나 2015년 지금 명동에는 중국 사람들이 넘쳐나고 중국 전역의 명소에는 한국 관광객이 넘쳐난다.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필자에게는 개인적 체험으로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현재 우리가 서 있는 현실을 파악하고 과거를 뒤돌아보는 관찰이 함께하는 가운데 미래를 내다보게 된다. 한국의 경제는 이미 중국이 아니면 버티기 어려울 정도가 돼 버렸고 중국의 한국에 대한 경제적 영향은 물론 정치적 영향도 커질 것이라는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다. 이웃 국가가 힘이 강대해지면 어떠한 형태로든지 영향을 받는 것은 역사를 통해 진리라는 사실을 우리는 깊이 느끼고 있다. 말이 좋아 ‘영향’이지 실제로는 조공의 이름으로 속박이나 지배나 다름없는 고난의 역사였다. 지정학적 구도는 변함이 없지만 한국의 국력이 과거와는 다르다는 큰 변화가 있다는 자긍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요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나라 안팎이 시끄럽다. 미국은 한국에 공격에 대비한 사드 시스템을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중국은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 이러한 안보 격랑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 것인가. 첫째, 미국의 사드 배치가 한국의 국방에 이로운가를 따져 봐야 한다. 따져 보고 한국의 자주국방에 이롭다면 수용할 일이다. 한국의 문제로 생각하고 한국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사드를 한국이 배치하겠다면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겠다는 것이지 미국을 위한 것이 아니다. 중국과 미국의 기 싸움에 한국의 사드를 생각하는 그 발상부터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한다.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속수무책이다.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에 휩쓸려 들어갈 수는 없지만 가장 최소한의 방어책은 마련해야 한다. 북한의 핵 개발을 막고자 하는 6자회담은 수년째 열리지도 못하고 북한의 핵개발은 더 정교해지고 소형화되는데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여기에는 중국의 책임이 크다. 6자회담의 의장국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에 한국은 미국과 힘을 합쳐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비하겠다는 것이 사드 논란의 요체가 돼야 한다. 일본은 미국의 사드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 이지스함에서의 요격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처음에 없던 것을 새로이 하자니 이지스함 수직발사대를 깊숙이 파는 공사로 수조원의 돈이 들어갔다. 일본은 이지스함 배치 사드용 미사일 SM3도 돈을 들여 가며 미국과 공동 개발했다. 세계는 미사일 시대에 살고 있다. 한국은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미사일로 선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북한 미사일 공격에 요격 미사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국가 방위의 필연이다. 두 번째는 동북아 평화의 안보구도를 한국이 대화를 주도하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 한국의 지나간 역사를 뒤돌아보면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안보 콤플렉스에 지나치게 젖어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 볼 일이다. 미국이 군대를 주둔시키며 한국의 안보를 지켜 주는데 미래의 한국 안보를 생각할 때 동북아 평화를 유지해야 한국이 안전하다는 능동적인 발상을 해야 한다. 역사 이래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한국이 주도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미래 세대들이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꿈과 비전의 바탕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언젠가는 통일을 해야겠지만 통일 생각에 너무 몰입해 동북아 전체 윤곽에서 한국의 평화보장과 번영을 창출해야 한다는 선도적 발상이 묻혀 버릴 수 있다. 한국 내 사드 배치 문제는 동북아라는 지정학적 구도에서 한국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험대일 수 있다. 우선 한국 자신의 국가 안보를 먼저 생각하고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 사드는 한국 안보의 문제이지 중국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설득을 적극적으로 해 나갈 필요가 있다. 언제 한국이 군사적으로 주변국을 불안하게 한 적이 있는가.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처하기 위한 한국 안보의 문제이지 미국과 중국의 문제가 아니라는 신념이 필요한 때다.
  • [사설] 미·일 新밀월시대, 日 우경화 지원 안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다음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최종 확정됐다. 미국이 제공하는 최고의 예우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일본 총리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2006년 시도했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길에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역 협상을 타결하고, 새 방위협력지침에도 합의해 경제와 안보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와 안보 협력을 고리로 미·일 간 신(新)밀월시대가 가속화되는 현실은 미국 정계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정계 지도자들은 벌써 ‘아베 찬양’에 돌입했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청취하는 기회”라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아베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정계가 일본과의 경제·안보 협력에 치우쳐 아베 총리의 군사대국화와 우경화 행보에 애써 눈을 감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이나 지난해 10월 미·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예산 증액이나 병력의 추가 배치 없이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미국과 군사력 강화를 꾀하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한 것이나 자위대 해외 파병의 길을 열었던 집단자위권 행사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행위는 군사대국화를 추진해 온 아베 정권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런 와중에 아베 총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며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미 일본군 위안부 사건을 20세기 최고의 인권유린이자 일제의 조직적 후원 아래 자행된 매우 구체적인 ‘성노예’ 사건으로 규정한 상태다. 아베 총리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용어인 인신매매를 꺼내 들면서 매매의 주체와 객체, 목적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는 군 위안부 사안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미국 내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 벌이는 일종의 물타기 수법으로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미·일 간 신밀월시대가 현실적으로 동북아의 평화를 보장하기보다 오히려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역안보 강화를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한국민들의 정서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의 길을 모색한다면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순서다.
  • 한·중·일이 공유한 기억으로 바라본 역사

    한·중·일이 공유한 기억으로 바라본 역사

    동아시아 기억의 장/정지영, 이타가키 류타, 이와사키 미노루 편저/삼인/624쪽/3만원 프랑스 역사학자 피에르 노라(84)는 프랑스 시민사회 공동체가 갖고 있는 집합적 기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984년부터 1992년까지 8년에 걸쳐 ‘기억의 장’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개별의 기억을 파괴하고 격퇴하는 것’을 역사학의 사명으로 삼았다. 8년에 걸쳐 120여명의 역사가, 문인, 철학자 등이 참여했다. 오랜 노력의 결과 7권 135편의 대역사(大役事)를 이뤄 냈고, 짧은 시간에 역사학계의 고전으로 자리잡았다. 노라는 이 작업을 철저하게 프랑스 역사에 국한했다. 이후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러시아, 룩셈부르크 등에서도 같은 문제의식의 기획이 진행됐다. 아시아 지역은 역사와 철학,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기억을 공유한 공간이다. 일본과 한국은 특히 지배와 피지배라는, 서로 완전히 다른 입장에서 특정 공간과 시간의 기억을 공유한 국가들이다. 이 책의 작업이 출발한 지점이 바로 여기다. 기억의 병렬적 나열 혹은 지리적 공간에 국한한 집합이 아니라 불균등한 기억의 방식을 포함해 얽혀 있는 기억의 관계성을 해부하는 작업이다. 또한 식민주의, 인종주의, 계급투쟁, 젠더 분할이라는 비대칭적인 권력관계 등의 연쇄나 분열을 역사화하면서 해명하는 작업이다. 이를 위해 다루는 소재는 다양하다. 삼국지 속 관우, 효녀 심청 이야기, 레슬러 역도산, 일본의 가장 유명한 벚꽃인 소메이요시노와 관련한 이야기, 금강산에 대한 한·일의 인식 등까지 생활과 문화, 고전, 역사를 넘나든다. 또 서울과 일본의 교토, 중국 룽징에 각각 세워진 윤동주 시비 건립 과정을 통해 국민, 평화, 민족 등 서로 다른 의미로 윤동주가 호출됨을 보여준다. 책을 마지막 장까지 다 훑고 나면 더더욱 절실해진다. 동북아시아의 지역적 기억의 공유도 중요하지만, 19세기 제국주의의 침략, 민중 봉기, 일제의 강점, 항일투쟁과 해방 공간의 좌우 이념대립, 한국전쟁과 분단, 정치적 격변 등 숨 가쁠 만큼 부침을 거듭한 한국은 지역 단위뿐 아니라 국가 단위에서도 ‘기억의 장’ 작업이 절실하겠다는 필요성이 든다. 국민사적 단위로 나누기에는 서로 얽혀 있는 부분이 아무리 많더라도 한국사회 내부에서 ‘국민주의적으로 계승되는 기억’의 폐해를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듯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TPP 탄력·美日 가이드라인 재개정 ‘무게’

    아베 신조 총리는 4월 말 미국 방문에서 일본 총리 최초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이에 따라 일본은 현재 양국 현안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논의에서 미국에 어떤 형식으로든 답례를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7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강고한 일·미 관계를 세계에 보여 주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전후) 70년간 우리나라가 걸어온 기본적 인권, 민주주의, 평화, 그리고 법의 지배가 세계에서 그 공헌을 높이 평가받은 것이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로 이어진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관심은 ‘실리’에 쏠려 있는 모양새다. 존 베이너 미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TPP 협상을 지목하며 “시장을 개방해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12개 참가국 중 핵심인 일본의 양보를 통해 협상 타결을 이루고 싶어 하는 속내가 읽히는 대목이다. 만약 일본이 아베 총리 방미 기간 중 미국에 일련의 ‘제스처’를 취한다면 현재 교착상태인 TPP를 위한 신속협상권(TPA) 법안 성립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안보 분야에서는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을 반영한 미·일 가이드라인 재개정이 미국의 관심 사항이다. 미·일 정부는 다음달 27일 워싱턴에서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28일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을 열어 안보 법안과 연동할 미·일 가이드라인 재개정에 관해 합의한다. 이후 아베 정권은 최근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합의한 안보법제정비안을 다듬어 5월 중 일본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통해 동북아에서 미국의 안보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한 고무라 마사히코 자민당 부총재와 만나 이 같은 일본의 안보법제 정비 방안에 대해 “역사적 시도”라며 크게 환영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제국주의자들에게 울린 경종… 그 소리 깊이 새기다

    제국주의자들에게 울린 경종… 그 소리 깊이 새기다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기인 26일 안 의사가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은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의사의 애국정신과 평화사상을 기리는 추모행사가 개최됐다. 국가보훈처, 한중친선협회, 다롄한인회가 공동 주최한 추모행사는 다롄시 뤼순(旅順)구에 있는 뤼순감옥박물관 내 안 의사 기념관에서 교민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이경근 국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안 의사의 의거는 전 세계 제국주의자들에게 경종을 울렸고 한 세기가 지난 지금도 우리 민족의 가슴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한중친선협회 이사장인 서청원 의원은 “일본은 종전 70주년,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성찰을 보여 줘야 한다”며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참회와 사죄의 뜻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밝히고 21세기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동반자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석자들은 묵념과 유언 봉독, 헌화, 추모가 등을 올린 뒤 안 의사가 사형 집행을 당할 때까지 갇혀 있던 감옥 내 독방과 생을 마감한 장소인 사형장을 돌아봤다. 다롄에서는 해마다 안 의사 순국일에 맞춰 교민단체와 한중친선협회 등 민간이 주도하는 추모행사가 열렸지만, 우리 정부가 직접 주최하는 형식의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열렸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초 안 의사 의거 현장인 헤이룽장(黑龍江)성 하얼빈(哈爾濱)역에 기념관을 개관하는 등 최근 역사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한·중 공조가 한층 긴밀해지면서 안 의사 추모행사도 정부 행사로 치러지게 됐다.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한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체포돼 뤼순감옥에 수감됐다가 일제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고 1910년 3월 26일 순국했다. 뤼순감옥은 1902년 해당 지역을 점령했던 러시아가 건립한 감옥시설을 1907년 일제가 확장해 ‘관동도독부 감옥서’로 사용하기 시작한 뒤 ‘관동형무소’, ‘뤼순형무소’ 등으로 이름이 바뀌며 1945년 일제 패망 때까지 사용됐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위안부 문제 해결이 관건… 정상회담 통한 연대로 극복해야”

    [격동의 한·일 70년] “위안부 문제 해결이 관건… 정상회담 통한 연대로 극복해야”

    서울신문은 올해 1월 2일부터 ‘격동의 한·일 70주년’ 관련 시리즈를 9회에 걸쳐 연재했다. 시리즈 마지막으로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와 이원덕 국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등 일본 전문가들과 함께 바람직한 한·일 관계에 대한 방향을 모색했다. 지난 13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이뤄진 좌담회는 정치부 이제훈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한·일 간 현주소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양:한·일 관계가 상당한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하나는 국제공조화 측면에서 한·일 관계가 상호 간의 전략적 가치를 발견하기 힘든 지점에 와 있다고 본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일본의 입장과 한·중 관계 심화 속에서 한·미 관계를 강조하는 한국의 입장이 애매모호한 상태로 외교적인 위기 상태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한·일 간 위안부 문제가 가장 크며 이 문제가 국제쟁점화되면서 다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악순환 구조에 와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 유엔에 가서 일본의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등 구조적인 긴장과 위기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복합골절’이라고 본다. -이:한·일 관계 50년사에서 최악의 상황에 와 있다고 많이 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1970년대 김대중 납치 사건, 문세광의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있을 때와 비교하면 그렇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일본의 혐한론이 대두되는 상황이고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 무시론, 경시론 등 이런 것들이 새로운 풍조로 등장하고 있다. 최고 지도자의 소통이 부재된 가운데 여러 가지 오해와 불신이 정부 레벨에서뿐만 아니라 국민 수준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일본대로 약간 전도된 피해 의식을 한국에 대해 느끼고 있다. 한국이 거듭된 사죄를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한반도 전략론의 부재가 오늘날 한·일 관계의 현주소다.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보는지. -양:위안부 문제가 쟁점화돼 있다. 한·일 간의 최대 문제고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진전은 없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할머니들이다. 정대협이라는 강력한 조직이 있다. 현재 문제는 위안부 건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타협이 부재한 상태에서 양국 정부가 최대의 현안으로 삼으면서 이 문제가 결과적으로 악화됐다.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수정한다든지 하는 것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 정부가 골대를 옮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에서는 “도대체 어디까지 사과해야 하냐”고 말하는데. -이:일본 측에서 보면 그런 면이 있다. 한·일 관계가 전체고 역사 문제가 부분이고 여러 가지 이슈 중 하나가 위안부 문제다. 역사 문제가 한·일 관계 전체를 포섭하는 비대칭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국익이나 전략적인 입장에서 볼 때도 대단히 이 문제를 잘못 다루고 있다고 본다. 개념 정리가 모호한 상태에서 일본에 공을 던지고 선제적 조치가 전제되지 않으면 해결이 없다는 논리로 접근한다. -양:입법 조치를 통해, 즉 특별법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위안부 배상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치 않고 있다. 일본 국회에서 과감하게 특별법을 만들어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면 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렵다. 아베 내각에서 특별법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위안부 문제 때문에 독도 문제가 가려져 있는데. -이:독도 문제는 근본적으로 양국 간의 기본 입장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처방은 없다. 아베 정부 들어서 영토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찰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실효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의 행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대국적 견지에서 관리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독도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양: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에 대해 집착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 이후 일본에서 한국을 지지하던 매체나 기반이 상실됐다. →원폭 피해자 2, 3세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국내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양:지난 2월 국회에 원폭 피해자 보상과 관련한 법이 상정된 상태다. 일본은 1965년에 피해보상권을 다 인정했다고 얘기하면서 어떻게든 피해 보상을 하지 않으려고 회피했다. 한국 정부는 원폭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못 하고 있다. 원폭 피해자 1, 2세보다 3, 4세에 대한 피해 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원폭 피해자는 매우 작은 쟁점이고 피해자들도 일본 정부와 시민단체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한·일 간의 핵심 이슈는 아니다. 더 큰 이슈를 꼽으라면 강제 징용 문제에 따른 대법원 판결이다. →일본 기업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데 대법원 판결에 따른 압류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면 어떻게 봐야 하나. -이:대법원은 그 이유가 일본의 식민지배가 불법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는 대일 역사 청산과 관련해 이미 1965년 피해보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관점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일본 해당 기업에 대해 몰수나 강제 집행을 하는 것인데 그것이 가져올 파장은 엄청나다. 외교부 당국자들이 고민하는 것을 볼 때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줄 돈이 1억원이라고 하면 30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온다. 이것을 한국 정부가 지불해야 할 것인지, 일본 측에서 해야 할지 문제가 된다. 이럴 경우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넘어선다. -양:한국은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에서 강제징용에 대해 상당 부분 해결됐다고 얘기했다가 2012년 한국 대법원에서 일본이 불법 점거했던 것이기 때문에 일본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일본이 한국이 골대를 바꾼다고 얘기하는 것은 바로 2012년에 2005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독일 같은 경우 기업이 재단을 만들어 계속 배상을 하고 있다. 포스코 같은 곳에서 돈을 내고, 일본 기업도 돈을 내서 재단을 만들어 보상하는 방법도 있다. →악재들만 있는데 문화재 반환 부분도 폭탄 중 하나인가. -이:한·일 관계의 최대 문제는 인식론에서 불균형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일 외교의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양국 간에 폭탄은 언제든지 있었다. 마치 한·일 관계는 이런 폭탄들만 보이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한·일 관계에서 무역, 인적왕래, 경제, 문화 또 문화교류의 미담도 있다. 그러나 한·일 관계의 관심이 온통 악재 쪽으로 가 있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본다.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균형점으로 돌아오는 것이 시작이다. -양:문화재 문제는 쓰시마섬 불상 문제, 일본의 반한 감정이 이슈인 것 같지만 사실 잘 해온 것도 있다. 몽유도원도를 세 번 빌려서 전시한 적도 있고 의궤도 반환받은 바 있다. 문화재 반환을 쟁점으로 하고 하나씩 풀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조선왕실의궤를 반환받은 것은 한·일 간 밝은 뉴스 중 하나다. 위안부 문제만 쟁점화하지 말고 위안부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한·일 관계 해결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재 반환이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8월로 예상되는 아베 담화를 어떻게 보나. 대일 외교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이:단기적인 해법은 정상회담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일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한 방을 찾으라면 정상회담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가 구축돼야 이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다.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기구를 구성하고 양국 전문가가 모여서 합리적인 해법을 찾는 방식으로 가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 올해 중반까지 정상회담이 없다면 한·일 간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 일본 역대 정권 중 아베 정권은 가장 극단적인 정치적 DNA를 가지고 있다. 일본 국민과 정권을 분리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세력과 국경을 넘는 연대를 통해 한·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향후 한·일 관계를 비관적으로 보면 장기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은 중국과 협력할 수밖에 없고 일본은 중국을 견제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이런 구조가 당분간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동북아 구조상 일본 헌법 9조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오르는 것도 중요하다. 평화헌법을 그냥 두는 것이 한·일 양국은 물론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기재이기 때문이다. 정리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기고] 한미동맹 강화에 힘 모아야/오일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교육연구원장

    [기고] 한미동맹 강화에 힘 모아야/오일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교육연구원장

    핵 개발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는 북한의 위협이 엄존하고 있음에도 정치계에서는 국가안보 이슈가 걸핏하면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고, 시민사회 내에서는 국가안보를 강조하면 ‘수구꼴통’으로 매도되는 풍조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권위주의 시절에 국가안보의 강조가 정권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수사로 악용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민주화 이후 상당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국가안보가 정쟁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으로 경시되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주지하다시피 국가안보란 국가가 수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로 국내외 각종 위협으로부터 국민·영토·주권을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하기에 국민이라면 마땅히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국가안보가 위협을 받게 되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일시에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 처하고 만다. 이 경우 국가신용등급의 급락과 함께 외국 투자자본이 빠져나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미·일·중·러 4대 강국이 포진하고 있는 동아시아 안보 환경에서 한국이 국가안보 강화를 위해 취해야 할 최선의 선택지 중 하나는 한·미 동맹의 강화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이들 주변국에 비해 국력이 현격히 약한 우리로서는 가장 멀리 위치하고 있지만 세계 제일의 슈퍼파워 미국을 동맹국으로 삼은 것은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전략 차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안보 확립은 미국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에 편승해 그 힘을 지렛대로 활용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에서 말하듯이 동맹은 외적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 수단이다. 실제로 우리에게 한·미 동맹은 이 외적 균형을 보장해 주는 주된 안보 자원으로 활용돼 왔다. 1953년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한·미 동맹은 튼튼한 안보 기둥의 역할을 하며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인계철선의 역할을 감당해 왔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의 균형추로서 역내 평화를 견인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안정적으로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자유를 키워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북핵 위협이 엄존하고 동아시아 안보 환경이 신(新)냉전 질서를 이루고 있는 한 한국의 대외 정책전략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4대 강국의 힘이 부딪치고 있는 질서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한·미 동맹의 강화를 추구하는 것은 상투적인 반미선동처럼 자주권의 상실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마땅히 선택할 수 있는 자주권 행사의 발동임을 알아야 한다. 오늘날 자국의 안보 확립을 위해 협력을 추구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데는 미군의 희생과 공헌의 힘이 실로 컸다. 앞으로도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지난 5일 마크 리퍼트 미 대사가 피습당했을 때 정치계는 모처럼 한목소리로 한·미 동맹의 강화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안보를 위해 여야가 협력할 때 통일 한국으로의 여정도 크게 단축될 것이다.
  • [정부, AIIB 가입 결정] 中 지배구조 투명성 양보… 사드 배치 中 설득 본격화

    정부가 26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전격 발표한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가 우려하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를 중국이 대폭 양보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여기에 중국이 31일까지 창립 멤버 가입시한을 한정한 상황에서 효과를 극대화해 AIIB 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작용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이 강조하던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해 중국이 상당한 양보를 하면서 기준을 충족했다”면서 “여기에 한국이 AIIB에 가입해 내부적으로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설명에 미국이 어느 정도 이해를 나타내면서 가입 발표는 사실상 시간문제였다”고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신의 지분과 관계없이 AIIB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당근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서둘러 AIIB 가입을 발표한 것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서방국가의 AIIB 가입 선언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같은 아시아권인 호주가 조만간 AIIB 가입을 발표하려는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한국과 호주는 AIIB 가입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일정을 조율했다. 특히 오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거행되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國葬)에 참석하는 것도 서둘러 정부가 AIIB 가입을 발표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AIIB 가입을 선언하면서 이제 관심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모아지게 됐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한·미동맹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중국 설득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군사전문가인 김장수 주중 대사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게 됐다. 중국의 손을 들어준 만큼 이번에는 양보하라는 논리를 편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27일 최윤희 합참의장과 만나 사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음달 초에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사드 가입 문제를 거론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한·중 관계를 고려해 AIIB 가입을 선언했지만 사드 배치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에도 러시아가 반대하는 등 사드를 놓고 동북아 세력균형이 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충분한 고려 끝에 마감시한을 앞두고 AIIB 가입을 발표했듯이 사드 문제도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모든 국익을 고려해 사려 있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사설] 북, 5·24 조치 해제 원한다면 즉각 대화 응하라

    천안함에 올라 우리 서해를 지키던 46명의 젊은 용사가 산화한 지 오늘로 5년을 맞았다. 비감한 아침이다. 못다 핀 넋들은 물론 천운으로 살아 남았으나 지금도 당시의 충격과 공포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58명의 장병을 생각하면 천안함의 비극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적 사건이라고 할 것이다. 돌아보면 2010년 3월 26일 밤 백령도 앞바다에서 번뜩인 섬광은 천안함만 두 동강 낸 게 아니었다. 대한민국의 국론까지도 둘로 갈랐다. 일부이긴 하나 지금도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고 믿는 이들이 엄존해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천안함 사건에 따른 정부의 5·24 대북 제재 조치를 놓고도 일각에서는 조건 없는 해제를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북한 당국은 어제 판문점 대표부 이름의 ‘고발장’을 통해 예의 천안함 폭침 날조 주장을 되풀이하며 5·24 조치 해제를 요구했다. 당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 등으로 인해 동북아시아로부터 철수될 위기에 놓인 미군이 안보 불안을 고조시키고 이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고자 천안함 사건을 조작했다며 천안함과 미군 잠수함 충돌 주장을 되풀이했다. 앞서 그제에도 북은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자신들은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며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한 바 있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대한민국 여론의 갈라진 틈새를 헤집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외교 지형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할 것이다. 외국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 진상조사를 통해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어뢰에 의해 격침됐음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다수 발견됐음에도 북의 천안함 날조 주장에 동조하는 여론이 잔존하고, 나아가 조건 없는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권 중진의 입에서까지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 어떤 경우에도 북한은 천안함 폭침을 인정하지 않을 테니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가 조건 없이 제재 조치를 풀어야 한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5·24 조치가 지고지선의 가치일 수는 없으며 남북 관계 개선의 당위 또한 재삼 강조할 나위가 없겠으나 우리 스스로 천안함의 비극을 역사에 묻어두고 아무렇지 않은 듯 북한과 마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정부는 이미 조건 없는 대화를 북에 제의함으로써 대화를 통한 5·24 조치 해제 가능성을 열어놓은 바 있다. 북한은 즉각 대화의 장에 나와 진지하게 화해와 협력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허튼 선동으로 천안함 여론을 헤집는다고 해서 명약관화한 진실까지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다.
  • [글로벌 경제] “한국, 중남미 SOC·틈새시장 공략을”

    [글로벌 경제] “한국, 중남미 SOC·틈새시장 공략을”

    “한국의 ‘빨리빨리’ 정신은 중남미 진출의 걸림돌이다. ‘이제부터’라는 생각과 멀리 보는 정책 전개를 이해해야만 중남미 시장에 안착을 할 수 있다.” 시키부 도루 미주개발은행(IDB) 아시아 사무소장은 24일 “중남미 지역의 실질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선 해당 국가의 사회간접자본 개발 분야와 중소기업 업종의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면서 “금융 지원과 정보제공을 원천으로 하는 민관 협동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26일부터 나흘 동안 부산에서 열리는 IDB총회에서 가장 중요한 모임으로 꼽히는 ‘한·중·일 국제협력을 위한 하이레벨 세미나’를 주관하기 위해 이날 방한한 시키부 소장은 “중남미 개발의 세계적 추세와 진출 방향 및 노우하우를 IDB 총재와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중국인민은행 부행장 겸 국가외환국 총재 등으로 부터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동북아에선 일본 중심으로 이뤄지던 중남미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어 천문학적인 액수의 무상원조와 지원 약속을 던지며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는 중국과 선발주자인 일본 그리고 한국이 어떤 협력 구도 및 공조를 이끌어 낼 지가 이번 세미나의 관심사 중 하나다. 일본은 1976년, 한국은 2005년, 중국은 2009년에 각각 IDB 회원국이 됐다. 중남미 인프라 정비, 기후변화 완화 대책 및 방재 협력, 빈곤층 교육 및 능력 개발 등도 이번 세미나의 주 의제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참여 확대 및 비지니스 기회 창출도 논의 거리다. 한국의 중남미 진출 의의를 묻는 질문에 그는 “경제 정체기에 들어선 한국에 중남미는 시장으로서, 원료공급지로서, 미국시장 확대를 위한 생산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시아와 함께 세계 2대 성장 엔진으로 발돋움하는 중남미는 인구 6억에 6조 달러 이상의 대규모 시장이자 자원 공급처로, 미국에 인접한 글로벌 제조 거점이라는 대형 인프라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성장성 큰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시키부 소장은 “한 세기 이상의 중남미 이민 및 진출 역사를 가진 일본의 경우 기업진출에서는 현지 고용 및 기술 이전을 중요시하는 현지 정착형 정책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정책개발과 지역 통합을 추진해 나가면서 어떻게 정부 지원과 민간부분을 보다 효율적으로 결합시킬 것인가가 최근의 IDB의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와의 연계’라는 목표 아래 태평양을 사이에 둔 두 지역의 연계성 강화 방안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IDB 하이레벨 세미나엔 세계적인 금융기구 수장 등 40여개국의 재무장관과 국책 은행장, 재무 관료 등 고위 금융 정책결정자 및 중남미 투자기업들의 CEO 등이 참석한다. 한국에선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이덕훈 수출입은행 행장 등이 참가한다. 시키부 소장은 일본재무성 관료출신으로 나가사키대 경제학부장, 세계은행 이사 등을 지낸 국제통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IDB총회 IDB는 중남미 28개국의 경제통합과 지역개발을 위해 1959년 설립돼 48개 회원국을 두고 있다. 역내 국가를 제외하고는 유럽이 주축이다. 아시아에선 일본, 한국, 중국 순으로 회원국이 됐다. 올 부산총회는 한국의 회원 가입 10주년을 기념해 열리게 됐으며 관련국에서 3000여명의 고위 재무관료와 은행가, 관련 기업 임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중남미지역이 아닌 역외국에서 연례총회가 열린 것은 1995년 나고야, 2005 오키나와에 이어 세 번째다.
  •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벌써 고층 건물 세계 4위?”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벌써 고층 건물 세계 4위?”

    2010년 11월에 착공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4년 5개월만에 100층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100층을 넘긴 구조물은 롯데월드타워가 처음으로, 완공되기도 전에 층수 기준으로 이미 세계 초고층빌딩 10위권에 진입했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롯데월드타워 중앙 구조물(코어월)은 100층, 높이로는 413.65m를 넘어섰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송도국제도시 동북아무역센터(지상 68층·305m), 한 때 고층 빌딩의 상징이었던 타워팰리스 3차(69층·264m)나 여의도 63빌딩(63층·249m) 등을 크게 웃도는 층수와 높이다. 부산 해운대 두산 제니스타워나 아이파크 마리나타워도 각각 80층과 72층에 300m 전후로 현재 100층에 이른 롯데월드타워에 미치지 못한다. 100층 돌파까지 현장에서 사용된 콘크리트 양은 19만 5000㎥에 이르고, 철골과 철근도 4만여t이 들어갔다. 건물 외관을 감싸는 천막(커튼월)만 1만 2800개가 붙었고, 무려 77만 6000명의 인력이 공사에 투입됐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롯데물산과 롯데건설이 기획·시공·공사관리·건물 운영관리 등 모든 과정을 맡고 있다.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롯데월드타워를 완벽하게 건설하기 위해 하중, 풍속·지진, 콘크리트 관련 20가지 신기술이 적용됐고, 구조와 설계는 물론 테스트 과정에도 새로운 기법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말께 123층, 555m에 이르는 롯데월드타워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후 1년동안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완성된 롯데월드타워는 층수를 기준으로 ▲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828m, 163층) ▲ 중국 골드인 파이낸스 117(597m, 128층) ▲ 상하이 타워(632m, 128층)에 이어 세계 4위, 높이 기준으로는 6위의 초고층 빌딩으로 올라선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10시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기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등 임직원과 지역구 국회의원, 송파구청장 등을 초청해 기념식을 열었다. 100층 콘크리트 타설식과 전체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안전 기원식’도 함께 진행한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계기로 대한민국 랜드마크를 건설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욱 철저한 현장점검과 안전관리로 롯데월드타워가 세계 초고층 건물의 안전기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얼마나 높은 건물인 지 자세히 살펴보니 ‘대박’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얼마나 높은 건물인 지 자세히 살펴보니 ‘대박’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얼마나 높은 건물인 지 자세히 살펴보니 ‘대박’ 2010년 11월에 착공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4년 5개월만에 100층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100층을 넘긴 구조물은 롯데월드타워가 처음으로, 완공되기도 전에 층수 기준으로 이미 세계 초고층빌딩 10위권에 진입했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롯데월드타워 중앙 구조물(코어월)은 100층, 높이로는 413.65m를 넘어섰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송도국제도시 동북아무역센터(지상 68층·305m), 한 때 고층 빌딩의 상징이었던 타워팰리스 3차(69층·264m)나 여의도 63빌딩(63층·249m) 등을 크게 웃도는 층수와 높이다. 부산 해운대 두산 제니스타워나 아이파크 마리나타워도 각각 80층과 72층에 300m 전후로 현재 100층에 이른 롯데월드타워에 미치지 못한다. 100층 돌파까지 현장에서 사용된 콘크리트 양은 19만 5000㎥에 이르고, 철골과 철근도 4만여t이 들어갔다. 건물 외관을 감싸는 천막(커튼월)만 1만 2800개가 붙었고, 무려 77만 6000명의 인력이 공사에 투입됐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롯데물산과 롯데건설이 기획·시공·공사관리·건물 운영관리 등 모든 과정을 맡고 있다.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롯데월드타워를 완벽하게 건설하기 위해 하중, 풍속·지진, 콘크리트 관련 20가지 신기술이 적용됐고, 구조와 설계는 물론 테스트 과정에도 새로운 기법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말께 123층, 555m에 이르는 롯데월드타워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후 1년동안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완성된 롯데월드타워는 층수를 기준으로 ▲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828m, 163층) ▲ 중국 골드인 파이낸스 117(597m, 128층) ▲ 상하이 타워(632m, 128층)에 이어 세계 4위, 높이 기준으로는 6위의 초고층 빌딩으로 올라선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10시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기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등 임직원과 지역구 국회의원, 송파구청장 등을 초청해 기념식을 열었다. 100층 콘크리트 타설식과 전체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안전 기원식’도 함께 진행한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계기로 대한민국 랜드마크를 건설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욱 철저한 현장점검과 안전관리로 롯데월드타워가 세계 초고층 건물의 안전기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한반도 사드 싫다면 북핵 막아라”

    중국이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지역에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배치되는 상황을 싫어한다면 북한이 더이상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내에서 나왔다. 미 안보전문매체 리얼클리어디펜스는 22일(현지시간) ‘중국은 왜 사드를 두려워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추가 미사일 실험은 사드를 비롯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 확충을 촉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드가 중국이 아니라 북한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필요한 것이라는 미 정부의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 이 매체는 중국이 자신들의 세력권으로 여기는 지역에 미국 등 다른 강대국의 군사력이 머물지 못하게 하는 구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드 등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는 중국의 이런 구상 일부분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드는 여러 발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유리하고 다른 MD 체계에 비해 이동 배치가 쉬우며 이지스 구축함과 패트리엇 같은 다른 미사일 방어무기와 연동해 운영할 수 있어 중국이 주목한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괌에 사드 포대가 배치된 계기는 바로 2013년 (3차 핵실험을 비롯한) 북한의 대규모 도발이었다”며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향상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보이거나 새로운 위기를 조성한다면 미국은 (MD를 강화하는 쪽으로) 현재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상을 재검토할 것이며, 중국 입장에서는 바라지 않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중국이 나서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도대체 얼마나 높나 실제로 보니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도대체 얼마나 높나 실제로 보니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 도대체 얼마나 높나 실제로 보니 2010년 11월에 착공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4년 5개월만에 100층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100층을 넘긴 구조물은 롯데월드타워가 처음으로, 완공되기도 전에 층수 기준으로 이미 세계 초고층빌딩 10위권에 진입했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날 롯데월드타워 중앙 구조물(코어월)은 100층, 높이로는 413.65m를 넘어섰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송도국제도시 동북아무역센터(지상 68층·305m), 한 때 고층 빌딩의 상징이었던 타워팰리스 3차(69층·264m)나 여의도 63빌딩(63층·249m) 등을 크게 웃도는 층수와 높이다. 부산 해운대 두산 제니스타워나 아이파크 마리나타워도 각각 80층과 72층에 300m 전후로 현재 100층에 이른 롯데월드타워에 미치지 못한다. 100층 돌파까지 현장에서 사용된 콘크리트 양은 19만 5000㎥에 이르고, 철골과 철근도 4만여t이 들어갔다. 건물 외관을 감싸는 천막(커튼월)만 1만 2800개가 붙었고, 무려 77만 6000명의 인력이 공사에 투입됐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건설은 롯데물산과 롯데건설이 기획·시공·공사관리·건물 운영관리 등 모든 과정을 맡고 있다.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는 “세계적인 랜드마크가 될 롯데월드타워를 완벽하게 건설하기 위해 하중, 풍속·지진, 콘크리트 관련 20가지 신기술이 적용됐고, 구조와 설계는 물론 테스트 과정에도 새로운 기법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말께 123층, 555m에 이르는 롯데월드타워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이후 1년동안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거쳐 2016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완성된 롯데월드타워는 층수를 기준으로 ▲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828m, 163층) ▲ 중국 골드인 파이낸스 117(597m, 128층) ▲ 상하이 타워(632m, 128층)에 이어 세계 4위, 높이 기준으로는 6위의 초고층 빌딩으로 올라선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전 10시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기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등 임직원과 지역구 국회의원, 송파구청장 등을 초청해 기념식을 열었다. 100층 콘크리트 타설식과 전체 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안전 기원식’도 함께 진행한다. 노병용 롯데물산 사장은 “롯데월드타워 100층 돌파를 계기로 대한민국 랜드마크를 건설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더욱 철저한 현장점검과 안전관리로 롯데월드타워가 세계 초고층 건물의 안전기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한·중·일 정상회담, 일본의 노력에 달렸다

    꽁꽁 얼어붙었던 한·중·일 3국 관계가 모처럼 반전의 기회를 맞았다. 지난 주말 3년 만에 3국 외교장관 회의가 서울에서 열려 공동 합의문까지 도출했다.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모두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3국 정상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핵무기 개발 반대에 의견을 같이하고 한·중·일 대테러 협의회 재개,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를 위한 노력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도 있었다. 지난 3년간 한·일은 과거사 갈등과 영토분쟁 등이 겹치면서 갈등과 반목의 관계로 점철돼 온 것이 사실이다. 2011년 3월 일본 교토, 2012년 4월 중국 닝보에서 3국 외교장관회의가 열렸으나 의견 불일치 탓에 합의문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3국의 외교수장이 머리를 맞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외교가에서 이번 회의를 ‘새로운 디딤돌이자 전환점’으로 보는 시각도 이런 맥락에서다. 올해 안에 정상회의가 성사된다면 3국 관계 복원은 급진전될 것이란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정상회의 성사까지 너무나 많은 장애물이 놓여 있다는 의미다. 3국 외교장관 회담 직후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시역사 개벽미래”(正視歷史 開闢未來·역사를 바로 보고 미래를 연다)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일본의 그릇된 역사인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센카쿠 (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 이후 어느 때보다 반일감정이 고조된 중국의 입장에서 일본의 역사인식 변화를 사실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던졌다는 것이 외교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한·일 관계와 3국관계 개선을 사실상 분리한 우리 정부도 군 위안부 문제 등으로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국민적 감정을 먼저 풀지 않고는 다른 한·일 협력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일본은 최근까지도 가해자로서 저지른 역사적 사실을 분식·미화하고 있어 주변국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국과 중국이 지나치게 과거사에 집착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덧씌우는 작업을 진행하는 정황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얼마 전 일본을 방문해 “독일은 과거와 제대로 마주했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받아들여졌다”고 강조하면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역사를 똑바로 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베 총리는 이를 아직도 외면하고 있지만 정상회담 성사에 앞서 일본에는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두 번의 기회가 열려 있다. 다음달 26일 미국을 방문하는 아베 총리의 미 의회 합동연설과 오는 8월 종전 70주년 전후로 예정된 아베 담화가 그것이다. 두 번의 기회에서 일본이 진정성 있는 과거사 태도 변화를 보인다면 한·중·일은 올바른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내일을 향해 공동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그러지 못하면 동북아의 갈등과 반목은 확대 증폭될 수밖에 없다. 3국 협력체제가 동북아 지역의 평화, 안정, 번영을 위한 중요한 협력의 틀로 기능하기 위해선 전적으로 일본의 변화 여부에 달려 있다.
  • 문재인 사드 AIIB 논란에 “주권국가라 자부하기 부끄러워”

    문재인 사드 AIIB 논란에 “주권국가라 자부하기 부끄러워”

    문재인 사드 AIIB 논란에 “주권국가 자부하기 부끄러워” 문재인 사드 AIIB 논란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1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둘러싼 외교 논란을 언급하며 “진정한 주권국가라고 자부하기에 부끄럽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효창공원 내 안중근 의사 가묘(假墓)에서 열린 순국 105주년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통해 “진정한 광복은 아직도 까마득하기만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는 “안 의사께서는 화국미성 유강개(和局未成猶慷慨), 즉 ‘평화 시국을 못 이루니 오히려 슬프다’고 말씀하셨다”며 “우린 아직도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음을 슬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일본을 겨냥해서도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반성 없이 집단자위권 행사를 통한 우경화와 군사 대국화로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 의사의 애국심은 평화의 애국심이다. 평화를 통해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더 잘 살게 해야 애국”이라며 “새정치연합은 안 의사의 정신을 계승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 나아가 통일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추모식 후 취재진과 만난 문 대표는 “애국, 애족에는 여야나 보수·진보가 따로 없는데 한쪽으로 치우친 행사가 된 게 안타깝다”며 “여기서도 우리 사회가 아직 통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여권 인사가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표가 취임 후 안 의사 묘역을 찾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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