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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북핵 막아낼 ‘마지노선’이란 없다

    [구본영 칼럼] 북핵 막아낼 ‘마지노선’이란 없다

    미국 상원이 심의 중인 국방수권법에 ‘북한은 핵무장국’이란 표현이 등장했다. 우발적 실수가 아니라면 세계의 경찰국가 격인 미국이 으르고 혈맹이었던 중국이 달래도 북한은 핵 개발을 중단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열 경찰이 도둑 한 명 못 잡는다’는 속설 그대로다. 하긴 김정은은 얼마 전 러시아 전승 70주년 행사 참석 약속을 펑크 내면서까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을 했다. 문제는 만일의 사태 시 최대 피해자일 우리에게 지렛대가 없다는 거다. 답답한 노릇이다. 생각해 보라. 이웃에 칼을 든 강도가 있다면 내려놓도록 설득하거나, 제압하든가 양단간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전자는 번번이 실패했다.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적잖은 현찰을 쥐여 주면서까지 달랬지만 북한 핵 개발에 전용됐다는 의심만 사고 있다. 후자도 여지껏 주효하지 못했다. 북의 도발 때마다 국제 제재에 나서지만 중국이 늘 뒷문을 열어 주면서 별무효과다. 한국형미사일방어 체계(KAMD)도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북한의 SLBM 시험과 핵 소형화 움직임이 빌미가 된 걸까. 미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카드를 빼들 태세다. 존 매케인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며칠 전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의 위협에 관한 ‘최신 정보’에 따라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은 관영 환구시보를 통해 “사드 배치로 한국은 미국의 총알받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오만불손한 으름장이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과 미국이 바라는 사드 배치로 한국은 미·중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말과 달리 자칫 미·중 사이에서 샌드위치 꼴이 될 판이다. 안보 정책의 코페르니쿠적 대전환이 절실하다. 북한의 도발과 미·중 등 주변국의 훈수에 끌려다니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비하라는 얘기다. 북한이 들쑤실 때마다 허겁지겁 이 무기, 저 무기를 사들이는 대응보다 공세적 방어로 전환해야 한다. 스포츠에서도 상대 공격을 우르르 몰려다니며 막아도 골을 먹기는 일쑤다. 난공불락이라던 프랑스의 마지노선도 독일 기갑부대의 기습에 한순간에 뚫렸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 협력의 대도로 나오면 우리로선 최상이다. 그러나 핵으로만 세습체제를 지킬 수 있다는 미망에 사로잡힌 김정은이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을 무력화하는 게 차선이다. 냉전 시기 미 레이건 행정부는 천문학적 비용으로 우주 공간에서 소련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스타워스 계획’을 추진했다. 당시 경제가 거덜난 소련이 군비 경쟁을 감당하기란 뱁새가 황새를 쫓는 격이었다. 결국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감축 협상에 응하고 개혁·개방을 택했다. 사드 도입도 만사 불여튼튼이란 견지에선 이해된다. 다만 중국의 압력보다 우리 경제 여건에서 엄청난 비용이 더 문제일 수 있다. 그렇다면 북이 감히 핵을 쓸 엄두도 못 내게 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이다. 이를 위해 우리도 핵을 보유해 이른바 ‘공포의 균형’을 추구한다고? 우리의 핵 기술력으론 가능하지만, 한·미 동맹의 와해까지 각오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까닭에 유사시 북 핵·미사일 기지는 물론 북한 지도부를 핀포인트로 직격할 능력을 갖추는 게 선택 가능한 차선의 대안이다. 어제 우리 군이 사거리 500㎞ 이상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단다. 북 핵·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 구축의 첫 단계 개가다. 이에 자족할 게 아니라 사거리가 더 긴 순항미사일과 스마트탄 등 정밀유도무기(PGM)를 확보해야 한다. 무고한 사람들을 사지로 내몰고도 눈 한번 깜짝하지 않는 전쟁광도 자신의 안위는 두려워하는 법이다. 이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가 주목된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 구상을 설명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인다면 나쁜 그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서 어쩌라고?”란 의문이 남는다면 공허하다. 물밑에서 미국의 PGM 증강과 전진배치 등 실효성 있는 북핵 대응을 논의하는 정상회담이길 바란다. 화려한 외교적 수사는 다음 문제다.
  • 5조원어치 美 첨단 무기 한달 새 집중 구입한 일본

    일본이 아베 신조 총리의 미국 방문 이후 한 달 사이에 5조원이 넘는 규모의 첨단무기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를 지지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일본이 재무장을 강화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에 따르면 국무부는 지난 1일 일본에 E2D 개량 호크아이 공중 조기경보통제기 4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노스롭 그루먼사가 제작한 이 경보기 4개와 엔진, 레이더, 기타 장비 등의 판매가격은 모두 17억 달러(약 1조 9000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아베 총리가 미국을 다녀간 이후 일본은 모두 3건에 48억 9000만 달러(약 5조 4445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첨단무기를 구매하게 됐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달 5일 30억 달러 규모의 V22B 오스프리 수송기 17대의 판매 계약을 승인한 데 이어 같은 달 13일 1억 9900만 달러 상당의 UGM84L 하푼 미사일 관련 장비·부품·훈련과 군수지원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이 사들인 첨단무기 시스템은 자위대의 해군 전력을 대폭 증강시킬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의 이 같은 구매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이 2015회계연도 예산편성에서 방위 비용을 사상 최대인 4조 9800억엔(약 44조 2948억원)으로 책정하고 각종 첨단무기를 조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미국산 첨단무기 구매는 또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고 동북아 질서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주변국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군사력을 증강할 경우 역내에서 세 확장을 시도하는 중국을 자극해 동북아 전반의 긴장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편 중국은 이날 북한 서해안과 인접한 보하이(渤海) 해역에서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영유권 갈등을 빚는 중국은 과거 민감한 시기에 보하이만을 봉쇄, 군사훈련을 해 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新국토기행] 인천시

    [新국토기행] 인천시

    인천시는 지난달 송도국제도시에서 교육 분야 세계 최대 회의인 ‘세계교육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도시브랜드 가치를 확실히 높였다. 이 포럼에는 각국 정상급과 국제기구 수장들이 대거 참석해 국제도시로서의 인천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 국제사회가 실행해야 할 교육방향을 담은 선언문에 ‘인천’이란 도시 이름이 명기됨으로써 인천을 홍보하는 효과도 얻었다. 환송 만찬에서는 호박고구마 등 인천 향토음식이 등장했고, 건배주로는 강화섬쌀로 빚은 전통술이 제공됐다. 수도권의 변방으로 취급됐던 인천이 ‘동북아 허브’, ‘대한민국의 미래’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말이 과장된 수사로 들리지만은 않는다. 인천은 도시와 농어촌 기능이 복합됐을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레저 요소를 갖춘 신도시들이 들어서 도시 자체가 볼거리다. ■볼거리 ●비즈니스 관광 거점 송도국제도시 바다를 매립해 만든 간척지 특징상 모두 평지다. 블록 위주 개발로 골목길이 없으며 공원, 도로 등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쾌적하고 넓게 조성돼 있다. 녹지율이 무려 40%에 달한다. 곳곳에 공원이 있어 ‘공원 천국’으로 불리지만 압권은 센트럴파크다. 이 공원은 국제업무단지와 주거단지 가운데 도시의 열섬현상을 막고 빗물을 효율적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최신 공법으로 조성됐다. 국내 최초로 해수를 끌어와 만든 길이 1.8㎞, 최대 폭 110m에 이르는 인공수로에는 공원을 순환하는 수상택시가 운행된다. ‘산책공원’, ‘테라스정원’, ‘초지원’ 등 5개의 테마로 구성돼 회색빌딩이 밀집된 도시 분위기를 녹색도시로 탈바꿈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쇼핑·먹거리타운인 커넬워크는 이국적 분위기를 맛보려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아 평일에도 북적인다. 송도국제도시는 숙박이 문제로 대두됐으나 쉐라톤, 홀리데이인, 오크우드프리미어 등 6개의 호텔이 들어서면서 해결됐다. 송도는 마이스(MiCE)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s), 전시(Exhibition) 등 비즈니스관광을 통틀어 일컫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마이스 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송도컨벤시아 2단계 확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까지 찾는 쉼터, 인천대공원 인천시에서 가장 큰 공원인 인천대공원(293만㎡)은 규모의 방대함과 입지 때문에 경기 부천, 시흥 주민들도 즐겨 찾는다. 관모산(162m) 자락에 걸쳐 있으며 주위가 개발제한구역이라 도심 속에서 농촌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92과 332종 6550포기의 식물을 보유한 식물원, 1만 300그루의 다양한 장미가 심어진 장미원, 58종 231마리가 있는 어린이동물원, 23만㎡의 수목원, 환경미래관, 궁도장, 조각원, 야외음악당, 산림욕장, 사계절썰매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군부대로 통하는 도로 건너편에 소래산이 있어 등산을 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적한 도로의 갓길은 조깅,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도록 포장돼 있다. 인천대공원과 소래산 사이에는 농사체험장도 곳곳에 있어 일대는 종합 휴식공간이라 할 수 있다. ●때묻지 않은 섬마을 삼형제 신도·시도·모도 섬이 멀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신도·시도·모도는 이런 인식을 허문다. 육지화된 영종도 삼목항에서 배를 타면 10분 거리다. 따라서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하는 배 시간만 맞추면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영종도에 개발 붐이 거세게 일 때에도 무풍지대였던 곳으로, 여전히 갯벌 위로 기러기가 날아다니는 한가한 섬마을이다. 일단 신도로 가면 시도, 모도는 연도교로 이어지기에 하나의 섬으로 봐도 무방하다. 유명한 관광지는 없지만 그게 오히려 매력이다. 섬과 섬을 편하게 오가며 때묻지 않은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 가족과 함께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30㎞가량 굽이돌며 해변과 야산을 넘나드는 쪽길을 따라 3개 섬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새롭게 단장한 원조 볼거리 월미도 ‘문화의 거리’ 1990년대까지만 해도 서울 사람들이 경인전철을 타고 인천에 오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월미도였다. 하지만 수도권에 다양한 볼거리가 생겨나면서 월미도는 한물간 곳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썩어도 준치’다. 이러한 평가를 견인하는 것은 월미도에 만들어진 문화의 거리다. 인천시는 횟집과 포장마차만 즐비하던 이곳의 가게들을 정비하고 길이 770m, 폭 20m, 면적 1만 5400㎡의 문화의 거리를 조성했다. 이곳에서는 음악, 무용, 마당극, 행위예술, 풍물놀이, 작은영화제, 전통무예,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가 정기·부정기적으로 펼쳐짐으로써 명실상부한 문화의 거리로 정착됐다. 공연 참가자 가운데 전문 예술인 외에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아마추어 동호인들도 많다. 공연과 관련 없이 시민들이 이곳에 와 트럼펫을 불고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문화의 거리 옆에 늘어선 횟집과 카페들은 ‘식후경’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100년 넘은 화교역사의 근원지 인천차이나타운 인천역 건너편에 자리잡은 우리나라 최초의 차이나타운으로 화교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882년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청나라는 한국을 돕는다는 핑계로 3000여명의 군대를 파견했다. 이때 군인들의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40여명의 중국 상인이 함께 들어왔는데 이들이 한국 화교의 시초다. 화교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세 자루의 칼이었다고 한다.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육도(肉刀), 양복점에서 쓰는 전도(剪刀), 이발소 면도칼인 체도(剃刀)를 가리킨다. 화교들이 주로 이들 업종에 종사하면서 부를 축적했음을 상징한다. 인천차이나타운에는 중국 음식과 토산품, 의상, 제과 등을 파는 상점들이 혼재해 있다. ‘외식의 왕’ 짜장면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중국 요릿집인 ‘공화춘’은 1912년쯤 인천항에서 막일을 하는 중국 산둥성(山東省) 출신 노동자인 쿠리(苦力)들이 싸고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볶은 춘장에 국수를 비빈 짜장면을 개발했다. 수타 짜장면은 종업원들이 손수레로 바닷가로 가져갔는데 불티나게 팔렸다고 한다. 공화춘의 성공에 힘입어 화교들이 중화루·동홍루 등을 줄줄이 열면서 인천은 청요리의 본산이 됐다. 지금도 26곳의 중국음식점이 저마다 특색을 자랑하며 영업 중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먹거리 ●연락골 ‘추어마을’… 취향에 맞게 주문할 수 있어요 인천 남동구 운연동 연락골은 주로 논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촌이었다. 그런데 논에 미꾸라지가 많이 잡히면서 마을 주민들이 추어탕을 즐겨 만들어 먹었다. 인근 주민들에게도 이곳 추어탕 맛이 알려졌다. 어느새 마을에 추어탕 전문 음식점이 하나둘 생기더니 지금은 아예 추어마을로 불릴 정도가 됐다. 이곳은 손님 취향에 맞게 추어탕을 주문할 수 있다. 대체로 남자들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은 추어탕을, 여성과 노인은 추어를 갈아서 끓인 추어탕을 선호한다. 추어탕에는 미꾸라지 특유의 비린내와 흙내를 없애기 위해 산초, 들깨가루, 부추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며 따끈따끈한 돌솥밥이 함께 나온다. 반찬은 도라지무침, 열무무침, 고추장아찌 등 다른 곳에 비해 특이하고 다양하다. 추어탕을 먹고 나면 솥째 담긴 누룽지가 나온다. 미꾸라지 튀김도 먹을 만하다.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 어마어마한 양 사리도 무한 리필 요즘 냉면 한 그릇 먹고 ‘배부르게 먹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 거의 없다. 냉면으로 배가 부르고 입맛을 챙기고 주머니 걱정도 덜어주는 곳이 ‘세숫대야 냉면’으로 불리는 동구 화평동 냉면골목이다. 이곳은 1980년대 초반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세숫대야처럼 큰 그릇은 아니었지만 가격이 쌌다. 냉면이 고급 음식처럼 여겨지던 시절에 가격으로 승부한 것이다. 라면 한 그릇이 300원 안팎이었는데 화평동 냉면은 500원이었다. 싼 냉면을 찾는 사람들 덕에 냉면집은 계속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크기의 세숫대야 냉면이 등장한 것은 1990년대다. 한 끼 식사로는 왠지 부족한 듯 느껴지는 냉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세숫대야’라는 다소 과장된 표현의 냉면이 선을 보였다. 직접 가보면 알겠지만 정말 크다. 그래도 모자라 추가로 냉면사리를 원하면 무한정 공짜로 제공된다. ●동인천 ‘삼치거리’… 50년된 맛 막걸리와 세트판매 인기 이곳의 뿌리는 ‘인하의 집’이다. 생긴 지 50년이 됐다. 지금의 삼치거리 뒷골목에서 문을 열어 가정집 방에서 손님을 받았다. 손님이 많을 때는 마당에 식탁이 될 만한 것으로 상을 만들었다. 이름처럼 인하대 학생들이 단골이었다. 처음부터 삼치구이가 대세를 이룬 건 아니었다. 각종 생선구이를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삼치구이가 유독 인기를 끌었다. 삼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식점이 잇따라 생겨났고, 덩달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손님들은 원조만 고집하지 않고 각자 기호에 맞는 집을 찾아가 단골이 됐다. 삼치구이에는 막걸리가 제격이어서 이 거리의 세트 메뉴처럼 인식된다. 삼치는 굽는 방식에 따라, 삼치를 찍어 먹는 소스에 따라 맛이 다르다. 가게마다 서로 최고라고 자부한다. ●연안부두 ‘밴댕이회무침’… 제맛 느끼려면 7월 초까지는 맛봐야 연안부두 입구에 있는 3층짜리 해양센터에는 식당이 빼곡히 들어 서 있다. 다양한 해산물을 팔지만 밴댕이회무침이 주력이어서 ‘밴댕이건물’로 불린다. 온갖 양념에 버무린 밴댕이회무침은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밴댕이는 5월 말부터 7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산란기에 접어들기 전 살이 바짝 올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최고조에 오를 때다. 밴댕이는 가을 생선인 전어와 유사하게 어부들이 바다에 발을 설치하여 잡는다. 밴댕이는 성질이 몹시 급해 그물에 걸리면 제 분을 못 이겨 금방 죽어버린다. 그래서 ‘밴댕이 소갈머리 같다’는 말이 나왔지만, 먹어볼수록 깊은 맛을 느끼게 된다. 등에 은빛이 나고 윤기가 흐르는 밴댕이를 최상품으로 치는데 살이 연해 회무침으로 먹기 좋다. 회무침을 밥에 비벼 회덮밥으로 먹기도 한다. ●용현동 ‘물텀벙이거리’… 아구의 또 다른 이름 인천에서는 아구를 ‘물텀벙이’라고 부른다. 예전에 인천의 어부들은 큰 머리에 배만 불룩하고 살이 없는 아구가 그물에 걸리면 재수가 없다고 해서 다시 물에 ‘텀벙’ 소리 나게 던져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도 하역 노동자들이 모이는 남구 용현동 포장마차에서는 인기가 있었다. 싼 데다 시원한 국물 맛이 소주 한 잔 마시기에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값싼 술국에 불과했던 물텀벙이는 1970년대부터 인천의 별미로 떠올랐다. 용현동에 아구탕·아구찜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식점이 늘어나면서 물텀벙이거리로 불리게 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외교 위기 아니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외교 위기 아니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일본의 지식인들과 만나면 종종 이런 말을 듣곤 한다. “한국이 중국과 가까워지니 이 다음에 중국과 힘을 합쳐 일본에 적대적인 나라가 되지 않을지 걱정됩니다”라고. 한국과 중국의 지나간 역사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고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에 어안이 벙벙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멀리 조선시대로 되돌아가 한국이 중국에 조공 바치던 역사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중국은 한국전쟁 때 대규모의 군대를 출병해 남북이 분단되도록 한 나라라는 역사적 판단도 못 하는 것이다. 중국과 국교를 열고 지금은 명동에 중국인이 넘쳐 나지만 한국인의 마음속에는 중국과의 역사 관계에서 배태된 ‘중국 공포’라는 염색체가 단단히 박혀 있다는 사실은 웬만한 한국 사람들은 다 안다. 단지 중국과의 관계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사실은 명철하게 알고 있고 이 다음에 혹여 경제적 힘에 휘둘리지 않을까 걱정스런 속내들이 있다. 그래서 안보는 미국과 함께하면서 중국과는 경제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돼야 한다는 것이 대중적 상념일 것이다. 그러면 일본과는 어떤가. 일본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침략 사과에 대해 “너무 자주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인들의 속내다. 그러나 한국 사람들은 “반성과 사과에 전혀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감상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총리가 사과를 하면 며칠도 안 가 각료 중 한 사람이 과거사 망언을 되풀이해 왔으니 말이다. 위안부 문제와 식민 지배에 대한 억울함을 딛고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가자고 약속한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인가. 한국이 이런 대승적 견지에서 일본을 용서하고 파트너로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서부터 나름대로 민주주의 가치를 지닌 국가 경영을 해 왔기 때문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 신뢰의 바탕 위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좋은 관계를 심화해 나갈 것이고 이 관계는 한국의 미래에 좋은 토양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 한·일 관계가 경색돼 있지만 조만간 풀릴 것이라는 낙관적 평가를 하는 이유도 한반도 주변 국가 중 일본이 그래도 민주주의의 가치가 훈련된 나라라고 한국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이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 중국은 어떤가. 중국과의 지나간 역사를 회고해 볼 때 중국이 과거처럼 동북아를 바라본다면 결코 주변국의 속마음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일본이 미국과의 군사동맹을 강화하며 군사력 증강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이 기존 질서를 흩트리고 이미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를 넘보면서 심지어는 난사제도를 군사요쇄화하며 필리핀·베트남을 불안하게 하니 미래가 불 보듯 뻔히 보이는 것이 아닌가. 중국의 국력이 강대해지면 강대해질수록 주변국들이 불안을 느끼는 이유는 민주주의의 경험이 부족한 중국이기에 더욱 그러하고 미국을 맞상대하는 힘이 길러지면 힘의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하는 것이다. 중진국의 반열에 올라 있는 한국이 선진국을 향해 달려가려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지금까지와 같이 전쟁이 없고 평화가 유지돼야 한다. 중국의 대두, 미·일의 신방위협력지침으로 한국 주변의 안보 상황에 큰 역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외교가 위기가 아닌가”라는 물음이 쏟아지고 있다. 필자는 위기가 아니라 오히려 기회라고 답하고 싶다. 우리 국민들이 한국 주변의 변화에 촉각을 세워 민감하게 감지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 해답을 찾으면 될 일이다. 한국 주변의 가장 큰 변화인 일본의 우익화, 중국 대두의 바닥에서 군사력 증강에 많은 돈을 쓰는 중국과 일본을 보게 된다. 그래서 한국이 능동적으로 나서서 국가 예산을 허비하는 군비경쟁을 해소하고 중국·일본 국민들의 복지증진과 경제적 번영을 이야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한국이 주도해 만들어 나가는 외교의 길을 택하면 설득력이 있다. 처음에는 어려움도 있겠지만 침략의 역사가 없는 한국이 동북아 평화의 꿈을 그리는 대화 체제를 제안하며 꾸준한 설득해 나가면 번영의 동북아가 될 수 있다. 위기의 한국 외교가 아니라 기회의 한국 외교가 되도록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
  • 남·북·중 학자들, 日의 위안부 문제 공식 사죄 촉구

    남·북·중 학자들, 日의 위안부 문제 공식 사죄 촉구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박제가 돼 가는 살아 있는 역사다.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본은 역사 교과서에 ‘자발적 성매매’로 기술하는 등 진실 뒤집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중국 옌볜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학술회의’에서 남·북한, 중국, 일본 학자들은 한목소리로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인정과 공식 사죄를 촉구했다. 학술회의는 중국사회과학원 중일역사연구센터와 옌볜대 조선한국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하고 동북아역사재단이 후원했다. 쑤즈량 상하이사범대 인문학원장은 “전쟁 당시 일본군 성노예 제도에 관한 증거 자료는 각종 역사적 문헌, 그리고 지린(吉林)성 기록보관소에서 발견된 일본군 관련 문서와 피해자의 구술 자료, 일본에서 출판된 문헌까지 셀 수 없이 많다”면서 진실을 덮으려는 일본 측 기류를 강하게 비판했다. 북측 입장 역시 단호했다. 조선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 리철홍 연구사는 함북, 청진, 나남, 회령 등 북쪽에서 발견된 위안소가 있던 지역은 모두 일본군 제19사단 관할 구역이었음을 강조하며 명백한 일본군의 성노예 범죄 사실을 밝혔다. 또한 서정호 연구사는 북쪽의 위안부 피해자 40여명 중 일본 군경에 강제로 납치된 여성이 16명, 속임수에 넘어간 여성이 20명, 빚 때문에 끌려간 여성이 3명, 범죄 흔적을 없애기 위해 넘겨진 여성이 1명 등 납치, 유괴, 사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 김철남 조선사회과학원 역사연구소장은 “일본군 위안부 범죄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중요하며 일본에 대한 국제적 압력의 강도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일교포 학자인 김부자 도쿄외국어대 교수는 일본 내에서 진보 언론으로 통하는 아사히신문에 대한 우파의 공격 양상, 그리고 그 결과 아사히신문이 위안부의 자발성 내용을 담고 있는 ‘제국의 위안부’ 책을 극찬하는 등 역사주정주의에 굴복하는 모습을 들며 “위안부 문제는 ‘일본의 자긍심’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여성의 인권’ 문제이며 전쟁과 식민주의 극복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유럽안보협력기구-아시아접촉그룹 회의’ 개회식

    ‘유럽안보협력기구-아시아접촉그룹 회의’ 개회식

    윤병세(오른쪽 세 번째) 외교부 장관이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5 OSCE(유럽안보협력기구)-실무대표자 모임인 아시아접촉그룹(ACG)회의’ 개회식에서 의장국인 스위스 디디에 부르칼테르(왼쪽 세 번째) 외교장관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부르칼테르 장관은 OSCE의 경험 공유를 통해 동북아 평화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평화 잇는 자전거 대장정, 저희 부부와 함께하시죠”

    “평화 잇는 자전거 대장정, 저희 부부와 함께하시죠”

    “중국~북한~한국~일본을 잇는 동북아 횡단 자전거여행에 동참할 해당 국가 부부를 모집합니다.” 강원 원주시의 부시장을 지낸 퇴직 공무원 최광철(61)·안춘희(59)씨 부부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평화의 자전거길’에 함께할 중국, 북한, 일본 국적의 부부 한 쌍씩을 찾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씨 부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동북아 평화를 기원하는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고 동참할 나라별 부부 모집에 나섰다. 6월 말까지 신청받을 예정이다. 일정은 오는 8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중국~북한~한국~일본을 자전거로 일주할 계획이다. 실크로드의 시발지 중국 시안을 출발해 베이징과 단둥을 지나 북한의 압록강 신의주에서 평양과 개성을 통해 임진각에 도착, DMZ 자전거길을 따라 고성과 동해에 이른 뒤 뱃길로 일본으로 건너가 히로시마,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도쿄까지 4000㎞의 여정을 준비 중이다. 북한을 지나게 되면 3000리 남북한 자전거길 잇기 행사와 DMZ 평화 캠핑장 마련도 건의할 생각이다. 또 여건만 허락한다면 국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 북한 주민들에게 자전거를 무료로 나눠 주고 남북 자전거 함께 타기 행사도 실천해 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북한 경유가 어려우면 중국 이후의 이동 경로는 거꾸로 진행해 단둥에서 선양까지 이동한 뒤 비행기로 도쿄에 도착, 히로시마를 지나 뱃길로 한국 동해로 입국한 뒤 2018동계올림픽이 열릴 강릉, 평창을 지나 곧바로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DMZ 자전거길을 따라 임진각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최씨 부부는 지난해에도 은퇴 공직자들에게 희망과 도전 정신을 심어 주기 위해 유럽 5개국 자전거 일주를 펼쳐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6월 말 원주 부시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최씨는 7월 15일부터 3개월 동안 유럽의 오스트리아~독일~룩셈부르크~프랑스~영국에 이르는 3500㎞ 유럽 자전거 횡단을 끝냈다. 여행길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여행기를 올리며 네티즌들과 함께했고 귀국 후에는 여행기 ‘집시부부의 수상한 여행’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한 채 시계공장 직공과 채소 장사를 하다 공무원 7급에 입문한 뒤 강원도 기획관, 문화관광체육국장, 행자부 지방재정팀장, 원주 부시장을 끝으로 퇴임한 최씨는 후배 공직자들에게 도전 의식을 주기 위해 정부중앙청사와 강원도청, 원주시청에서 사진과 장비 전시회를 갖고 도전을 주제로 한 강연 활동도 이어 오고 있다. 최씨는 “이번 광복 70주년 동북아 횡단이 성공하면 내년에는 남북아메리카 대륙 횡단과 인도 횡단 등을 할 생각”이라고 활짝 웃어 보였다. 글 사진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회의] “철도운송 활성화 위해 SRX-TKR 연계 중요”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회의] “철도운송 활성화 위해 SRX-TKR 연계 중요”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서울회의 행사 기간에 함께 열린 제10차 물류분과회의에서도 유라시아 철도(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와 한반도 종단철도(TKR) 연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물류분과회의는 OSJD 28개 회원국의 철도 관련 실무자와 전문가가 모여 철도운송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이지만, 코레일 측은 이를 전략적 동의를 구하는 기회로 삼았다. 28일 쉐라톤 디큐브시티호텔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물류분과회의는 유라시아 철도의 화물수송이 안고 있는 세 가지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과제는 동북아 지역 화물열차 운영을 위한 기술적 기반 구축, 국경 통과 때 환적을 고려한 화물열차 운영시스템, 효율성 향상 기술 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4개의 세션별로 논의가 이뤄졌다. 세션1에서는 ‘한반도에서 시작하는 국제철도화물운송 전망’이라는 주제로 실크로드 익스프레스 구축을 위한 한국과 OSJD의 협력,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의 발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화물운송 잠재력, 화물운송 시장의 현재 상황 등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이어졌다. 발표자로 나선 이창운 한국교통연구원장은 한반도(부산)에서 출발해 유럽(런던)에 이르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에 대한 구상과 그에 따른 경제적 효과 등을 전하면서 참석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세션2 ‘국제철도화물운송과 관련한 다른 형태의 운송 노선과의 상호작용’에서는 통합수송 및 물류센터 개발, 철도 운송의 경쟁력 강화 방안, 생산과 판매 과정 통합을 통한 물류체계 개발 등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윤동희 코레일 물류계획처장은 ‘TKR-TSR 물류에 있어서 철도운송 활성화 방안’이란 소주제 발표로 공감을 얻었다. 세션3에서는 ‘컨테이너 운송 개발전망’이라는 주제로 SRX 운송과 국제협력 등의 내용이 논의됐다. 세션4에서는 ‘국제 수송에서 화물운송 조직의 기술적 관점’이라는 주제로 화물수송 정보 지원과 관련한 운송 절차의 구조와 관리 등이 발표됐다. 특히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대륙철도연구팀장은 ‘북동아시아 철도 연결망 통합을 위한 선로 궤간변동 시스템’이라는 소주제 발표로 주목을 받았다. OSJD 회원국 안에서도 3개의 다른 차량 궤도를 사용하는 점이 유라시아 철도 연결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즉 베트남은 궤간이 1000㎜인 협궤를 사용하는 반면 러시아와 몽골은 1520㎜의 광궤를 쓴다. 다만 한국과 중국,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대다수가 1435㎜ 표준형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적 보완에 큰 애로는 없다는 결론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회의] TKR - 유라시아철도 연결에 한발 더… 개통 땐 물류비 75%↓

    [국제철도협력기구 서울회의] TKR - 유라시아철도 연결에 한발 더… 개통 땐 물류비 75%↓

    옛 동양과 서양의 문명을 잇던 실크로드처럼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르는 철도 주변의 28개국이 운영하는 철로의 길이는 28만㎞에 이른다. 지구 둘레를 7바퀴나 돌 수 있는 길이다. 이들 28개국이 모여 1956년에 만든 국제철도협력기구(OSJD)에 한국이 정회원 등록을 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라시아 철도에서 유일하게 연결되지 못한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이으려는 노력이 27~29일 서울 영등포구 신도림동 쉐라톤 다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OSJD 서울회의에서 희망의 첫 버튼을 눌렀다. 유라시아 철도에 남북한을 잇는 한반도종단철도(TKR)가 연결되면 현재의 관련 물류비를 4분의1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비용 예측도 불가능한 천문학적 효과이지만, 여기에는 우선 북한의 견제를 뚫고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 전제조건이 있다. 한국 철도를 대표하는 코레일은 ‘OSJD 서울회의 및 제10차 물류분과회의’를 주관하면서 러시아, 중국, 몽골 등 참가한 OSJD 회원국 철도회사 및 기관 대표 300여명으로부터 만장일치로 ‘서울선언문’ 채택을 인준받았다. 유라시아 철도의 한국 참여와 운송 환경 개선, 긴밀한 협력 등을 권고하는 내용이다. 그 핵심은 TKR의 연결이고 이를 위해선 오는 6월 2~5일 몽골에서 열리는 제43차 OSJD 장관회의에서 한국의 정회원 가입이 성사돼야 한다. 현재 정회원은 러시아철도공사(RZD) 등 28개국의 25개 철도회사이며, 특히 북한 철도성도 가입 동의에 필요한 1표를 갖고 있다. 28개국 중 북한, 중국, 투르크메니스탄 등 3개국은 회사 대표가 아닌 정부가 OSJD 회원이다. OSJD 신입 정회원이 되려면 1개 회원국이라도 반대해선 안 된다. 한국을 견제하는 북한은 이번 서울회의에 불참했다. 코레일은 지난해 3월에야 비로소 40개 제휴회원에 가입했고 이어 4월 평양에서 열린 대표회의에서 이번 서울회의 유치에 성공했다. 유라시아 철도에 TKR을 연결하려면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북한의 협력이 우선 절실하지만, 그 밖에 철도 기술과 운영의 우수성도 회원국들로부터 인정받아야 한다. 각국의 철도 개통은 최장 100년 가까이 된다. 이에 따른 인프라 교체를 ‘한국철도 수출’의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 코레일은 고속철도의 세계 다섯 번째 개통을 뒷받침하는 차량 기술과 운영 시스템을 전파하려는 전략도 갖고 있다. 27일에 이어 28일에도 회원국 대표와 외신 취재진을 KTX에 태워 시승식을 진행하며 홍보했다. 유라시아 대륙은 세계 인구의 71%, 국내총생산(GDP)의 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권이다. 미국과 일본 중심의 세계화 경제권, 유럽의 연합 경제권에 견줄 만한 차세대 경제권이다. 유라시아 물류의 핵심인 ‘대륙 철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중국 횡단철도(TCR), 만주 횡단철도(TMR), 몽골 횡단철도(TMGR) 등이 주요 노선이다. TSR은 블라디보스토크~이르쿠츠크~모스크바를 연결하는 총연장 9288㎞ 구간으로 이미 물류는 물론 관광 철도로도 활발하다. 14일이 소요되는 이 노선은 ‘지구에 남아 있는 마지막 모험’으로 불리며 인기를 누린다. TCR은 롄윈강~드루즈바~모스크바의 8613㎞ 구간으로 중국 롄윈강과 카자흐스탄 드루즈바, 러시아 자우랄리를 출발하는 3개 철로가 서로 연결됐을 뿐만 아니라 TSR을 거치면 폴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과도 연결된다. TMR은 투먼~하얼빈~모스크바를 연결하는 7721㎞ 구간으로 TKR과 연결되면 미래 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중국 동북 지역의 에너지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TMGR은 중국 톈진과 몽골 자민우드, 러시아 나우스키를 시발점으로 하며 총연장 7753㎞ 구간이다. 유라시아 철도 가운데 남북을 종단하는 TKR이 유일하게 미싱링크(미연결) 구간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이 TKR이 연결만 된다면 한국은 중국 동북 지역과 몽골, 중앙아시아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수입한 뒤 그 철도를 이용해 수출품을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유럽까지 전할 수 있는 경제적 노선을 확보하게 된다.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 경제협력의 주역으로 부상하는 동시에 끊어진 민족의 혈맥을 이으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OSJD 서울회의를 주관하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철도는 국토 단절을 극복한다는 상징성이 크고 인적, 물적 교류의 전제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독일도 통일 전부터 국경을 통과하는 10개의 연결도로와 7개의 연결철도를 운영함으로써 자국민의 염원을 이뤘다”고 말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조선 무역왕’ 최봉준, 그는 민족운동가였다

    ‘조선 무역왕’ 최봉준, 그는 민족운동가였다

    최봉준(1858~1917)은 조선시대 후기에 필적할 이가 없는 무역상이자 최고경영자(CEO)였다. 함경북도 성진항에 동북아 4개국을 아우르는 종합무역상사를 차렸다. 화물선, 여객선을 보유하고서 자신이 새로 개척한 항로를 통해 화물 및 여객운송 사업을 했다. 당시 시중 은행권에 유통되는 돈이 10만원도 채 되지 않던 시절, 500만~600만원의 자금을 유통시킬 정도의 거상이었다. 이렇듯 최봉준은 성공한 기업인의 모델로만 알려졌을 뿐 민족운동에 힘썼던 그의 진면목은 그동안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26일 오후 경기 화성시 수원대에서 열린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 월례연구발표회에서 민족운동가와 계몽운동가의 관점에서 ‘한인신보’, ‘해조신문’, ‘독립신문’ 등 당대 사료를 통해 최봉준의 삶과 활동을 살폈다. 최봉준은 러시아에서 최초로 한글신문인 ‘해조신문’을 발행했다. 1908년 2월 펴낸 창간호에서 “우리의 문명제도를 본받아 가던 일본에 보호라 하는 더러운 칭호를 받으니”라고 분개하며 을사보호조약(을사늑약)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또한 성진 신평의 학교 교장은 물론 연해주 명동학교, 크라스키노(연추) 성흥의숙 설립 등 교육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계몽운동가답게 안창호와 가깝게 교유하며 편지를 주고받았다. 이 밖에 한국국민회의 기관지 ‘대동공보’(大東共報)의 운영자금을 맡았고,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역 의거 후에는 그의 변호비와 유족의 생계비를 위하여 많은 금액을 전달했다. 1910년 8월 국권이 상실될 위기에 처하자 이상설, 유인석, 김학만 등이 시베리아 신한촌에서 한인들을 규합하여 조직한 성명회의 선언서 작업을 함께했다. 다만 국내 의병 등의 항일무장투쟁에는 반대 입장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크라스키노 지역 자산가이자 독립운동의 대부였던 최재형과 함께 활동해 왔지만 1909년 국내 진공작전을 준비했던 무장투쟁 의병에 대한 원조 요구를 거절해 그와 갈라선 것으로 확인됐다. 학계 일각에서 친일 행적의 증거로 삼는 사례가 되기도 했지만, 친일이라기보다는 보수적인 계몽주의자 최봉준의 한계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최봉준에게는 1996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朴대통령·오바마 새달 16일 정상회담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달 14일부터 18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고 청와대가 26일 밝혔다. 박 대통령은 14~17일 워싱턴을 방문하며, 16일에는 오바마 대통령과 네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17~18일에는 휴스턴을 방문한 뒤 19일 귀국한다고 청와대는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은 취임 첫해인 2013년 5월과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참석에 이어 세 번째이며, 오바마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은 2013년 5월과 2014년 4월, 11월에 이어 네 번째다.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지는 방미를 통해 박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할 방침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및 동북아 지역 정세 변화, 글로벌 차원의 도전에 대해 보다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한 한·미동맹의 역할과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 등 대북 공조를 비롯해 신밀월시대를 열고 있는 미·일동맹 등 동아시아 및 세계 주요 정세 평가, 글로벌 보건안보, 에너지·기후변화, 개발협력, 사이버, 우주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청와대는 소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사설] 北, 5·24 조치 출구 찾으려면 당국 대화에 나서야

    내일이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 대북 제재 조치를 취한 지 만 5년이 되는 날이다. 어제 정부와 새누리당은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이 조치의 전면 해제는 불가하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국면에서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는 북측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 시험 등으로 제재의 올무를 스스로 옥죄고 있는 시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로 인해 교류·협력이 무한정 단절되면서 남북이 윈·윈하는 기회를 놓친다면 매우 안타까운 노릇이다. 부디 북한 당국이 5·24 조치를 포함한 남북의 모든 현안을 풀기 위한 대화 테이블로 나오기 바란다. 올 들어 야당은 물론 정부·여당 일각에서도 5·24 조치 해제론이 불거지고 있는 건 사실이다. 대북 유화책의 효과를 맹신하는 야권은 으레 그렇다 치자. 분단 70주년인 올해 집권 3년차를 맞아 남북 관계 개선의 전기를 잡아야 하는 박근혜 정부로서도 이 조치가 부담스러운 측면은 분명히 있다. 여기에 발목이 잡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진전이 없으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다른 외교 정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진·하산 프로젝트나 민간 차원의 대북 인도적 지원 허용 등으로 근래에 5·24 조치의 예외 조항을 늘려 가고 있는 배경이다. 그러나 우리 측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5·24 조치를 전면 해제하기도 곤란한 입장이다. 북측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연평도 포격에서부터 최근의 SLBM 발사 시험까지 대남 위협의 강도를 줄곧 높여 오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따라 진행 중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도 변수다. 최근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 북한의 공포 정치와 SLBM 도발에 따라 대북 압박 강도를 외려 높이려 하고 있다. 사실 5·24 조치로 인해 우리보다는 북측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봐야 한다.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 교역 중단으로 인한 북한의 직접 경제 손실만 연간 3억 달러 수준으로 집계된다. 환경 의식이 높아진 중국의 수요 감소로 대중 무역의 대종인 무연탄 수출마저 줄어 가뜩이나 피폐한 북한 경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무력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북측에 어느 정도 각인시킨 효과는 거뒀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잖아도 우리 내부 일각에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처럼 북측이 남측의 지원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것이란 의구심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는 마당이다. 결국 5·24 조치의 전면 해제는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북측이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보여 줘야 한다는 얘기다. 북측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일방적 주장을 접고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겠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만으로도 그 첫걸음은 뗄 수 있다고 본다. 북한 당국은 대화 테이블에 앉아 책임 있는 당국 간에 5·24 조치 문제를 다루는 게 현시점에서 유일한 출구임을 유념하기를 당부한다.
  • [특파원 칼럼] 한·미 동맹은 미·일 동맹과 달라야 한다/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한·미 동맹은 미·일 동맹과 달라야 한다/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 또 한 명의 6·25전쟁 참전 미군 용사가 65년 만에 돌아와 묻혔다. 1950년 12월 북한 장진호 전투에 육군 하사로 참전했다가 행방불명된 프랜시스 노벨이 주인공이다. 그는 1954년 유해 인도 후 60년 만인 지난해 신원이 확인돼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날 안장식을 접한 기자는 한국전 참전 미군 용사 중 7852명의 신원이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슬픔을 느꼈다. 한·미 동맹을 말할 때 ‘혈맹’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디 있는지도 몰랐던 수많은 미군이 피를 흘리며 함께 싸웠기 때문일 것이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한국전 참전 노병들과 전직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들은 한·미 동맹의 상징적 존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특별한 한·미 동맹이 최근 시험대에 올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로 미·일이 신(新)밀월 관계를 과시하는데 한·미 동맹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미·일 동맹 강화는 곧 한·미 동맹 약화라는 ‘제로섬’적 시각이 작용한다. 게다가 한·일 관계는 과거사 문제로 최악인데 중·일은 정상회담 등 접촉을 계속하면서 한국만 왕따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미·중은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갈등을 지속해 한국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신세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른바 한국 외교의 총체적 위기론이다. 과연 그럴까. 이 같은 패배주의적 시각은 한·미 동맹의 실체와 한국의 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기인한다. 중국 견제용으로 보이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펼치는 미국에 막대한 자금과 군사력을 동원할 수 있는 일본은 최고의 파트너일 수 있겠지만, 아베 총리는 이번 방미에서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사과를 외면하면서 국제사회가 기대하는 리더십을 보여 주지 못했다. 한국 대통령이 여섯 차례 했던 미 의회 합동연설의 기회를 처음으로 잡았던 아베 총리의 방미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국에게 한국은 어떤 존재일까. 중국·북한과의 관계 등 지정학적 중요성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미국의 파트너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대폭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동북아 린치핀(핵심축)을 넘어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윤병세 외교장관, 안호영 주미대사 등이 “한·미 동맹은 빛 샐 틈이 없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아무리 입을 모아 외쳐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쳐다보는 국민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새달 방미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미·일 동맹이 아니라 한·미 동맹만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에서 한국의 역할을 통해 한·미의 경제적 이익도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 줘야 한다. 물론 한국전 참전 용사들과 그들 가족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주는 것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chaplin7@seoul.co.kr
  • ‘부창부수’ 아베 부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부인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고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아베 내각의 관료와 의원들이 잇따라 야스쿠니를 참배한 가운데 퍼스트레이디인 아키에 여사까지 이곳을 찾으면서 동북아 정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키에 여사는 일본에서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로 거론된다. 교도통신은 이날 아키에 여사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도쿄 지요다구의 야스쿠니를 참배한 사실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야스쿠니 참배가 춘계 예대제를 맞은 지난달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키에 여사는 침략전쟁을 미화한다는 비판을 받는 야스쿠니 경내의 전쟁박물관 유슈칸을 방문한 사실도 소개하고, “평화롭고 풍요로운 일본에 살게 해 준 것을 감사하고, 세계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적었다. 야스쿠니에는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결과에 따라 사형된 도조 히데키 전 일본 총리 등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에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서 사망한 246만 6000여명이 합사됐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日, 과거사 미화 유산등재 불가여론 수용해야

    조선인 강제노동 시설이 포함된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 23곳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관련해 한·일 간 양자 협의가 오늘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이번 협의는 일본 측의 일방적 등재 추진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문제 제기를 하는 의미가 있다. 우리 정부는 주변국 고통의 역사를 외면한 채 단순히 산업혁명 시설로 미화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역사 왜곡이며 인류 보편적 가치를 보호한다는 세계유산협약의 기본 정신에도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일본 산업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 언론들은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일본 산업혁명 유산 23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도록 유네스코에 권고했으며 문화유산 중 ICOMOS가 권고했다가 최종 단계에서 뒤집힌 사례는 없다고 덧붙였다. 6월 말 독일에서 열리는 제39회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지지만 사실상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식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인 하시마 탄광이나 미케 탄광 등에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 정도로 일본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으로서는 산업혁명 유산 23곳이 근대 일본의 초석을 닦은 혼이 담겨 있는지 몰라도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 착취와 수탈을 당한 우리로서는 고통스런 역사의 기억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아픈 과거사를 공유하고 있는 중국 역시 “식민 역사를 왜곡하지 말라”며 강한 불만을 쏟아 놓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산업혁명 유산 23곳 중 7개 시설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 가운데 94명이 숨지고 5명은 행방불명된 것은 분명한 역사적 사실이다. 일본이 조선인 강제노동의 한을 외면하고 근대화 산업시설만 강조하는 것은 전형적인 과거사 왜곡이다. 일본의 일부 언론들도 과거사 미화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최근 아사히신문은 “일본의 근현대사를 다양한 시각에서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고 일본 발전의 이면에 있었던 희생과 비극도 연구해 전달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실 그대로 보여 주고 올바른 사실을 후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일본 정부의 책임이다. 메이지 산업 유산의 밑바닥에 강제 징용과 수탈의 고통스런 역사가 존재한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가해자 일본이 먼저 주변국들의 고통을 경청하고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동북아 전체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존 공영의 길로 나서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세종로의 아침] 끊어진 덕수궁 돌담길/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끊어진 덕수궁 돌담길/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1.1㎞ 길이의 덕수궁 돌담길이 완전히 연결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주한 영국대사관이 돌담길 회복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한다. 영국대사관 부지 내 70m와 대사관 주변 일반인 출입 통제로 100m 등 총 170m가 끊겨 있던 돌담길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양해각서는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 일반 동의서이긴 하지만 올해 내로 서울시·영국대사관이 합의를 통해 내년쯤 전 구간을 개방한다는 소식이 반갑다. 덕수궁 돌담길은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이 절절히 담긴 공간이다. 구한말 열강들이 각축전을 벌이면서 앞다투어 대사관을 설치한 곳이 아닌가. 영국대사관이 돌담길 일부를 무단 점유하고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인 서울시가 ‘돌담길 회복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영국대사관이 동의했다고 한다. 프로젝트가 성사되면 1884년 영국이 서울 덕수궁 옆 땅을 대사관 부지로 사들이면서 끊겼던 돌담길이 131년 만에 온전히 되살아나는 셈이다. 덕수궁 돌담길 복원은 잘못된 과거를 원상태로 환원시키는 가시적 반추에 머물지 않는다. 무엇이 잘못됐는지의 지적과 시정 요구, 그에 대한 인정·개선의 노력이 합쳐진 결정이다. 그 맥락에서 역사와 관련한 사태들을 보자면 안타깝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전근대사와 근현대사 비중을 현행 5대5에서 6대4로 조정하는 내용의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역사과 교육과정시안’이 대표적이다. 여성가족부가 초·중·고교에 배포하려 만든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 교재에는 잘못된 내용이 숱하다. 그런가 하면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에 관련 전문가가 아닌 외교부 출신 관료를 앉히려는 인선 논란이 또 불거졌다. 역사교과서의 근현대사 부분 축소는 보수·진보의 대립 논란을 의식한 측면이 짙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엄연한 사실 인정과 교육의 등한시라는 비판을 넘기는 힘들어 보인다. 교육부가 검토해 수정을 요청한 사항에 따르면 여성부의 ‘위안부’ 교재는 ‘일본 천황의 군대’를 의미한 ‘황군’ 용어조차 그대로 쓰는 등 부적절한 용어·문장과 사실오류,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289곳이나 지적됐다고 한다. 동북아역사재단 사무총장은 중국 동북공정과 일본 과거사 왜곡 등 이른바 ‘역사 전쟁’에 대응하는 야전사령관 격이다. 그 중요한 인물 낙점을 둘러싼 논란을 중국·일본이 어떻게 볼지 두렵다. 최근 광주에서 연출된 5·18민주화운동 35주년 기념식의 ‘따로따로’ 행사는 그런 우리의 역사인식 수준을 고스란히 보여 주는 부끄러움의 정점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할지, 제창할지를 놓고 보여 준 분열의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면 5·18 기념식이 정부 기념행사로 지정된 1997년부터 참석자들이 늘 함께 불러온 노래가 아닌가. 북한 영화에 배경음악으로 쓰였다는 노래가 그리도 첨예한 갈등과 분열의 명분일까.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보통 사람들이 함께 받아들이는 통념과 상식의 역사까지도 거부하는 ‘시계추 되돌리기’는 이제 멈춰야 한다. 오늘은 덕수궁 돌담길을 돌아보자. 끊어진 채로 있는 돌담길을 정색하고 한번 쳐다보자.
  • 러 하원의장 “한·러 극동 역사프로젝트 대화하자”

    러 하원의장 “한·러 극동 역사프로젝트 대화하자”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연방 하원의장이 19일 “러시아와 한국은 공동의 지역에서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대외 균형정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나리시킨 의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러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한·러의 전문적인 역사학자 간 대화가 중요하다”면서 “양국 간 극동 지역의 역사 프로젝트에 대해 검토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나리시킨 의장은 “우리가 영원한 친구인 것도 러시아 인민이 한국인의 독립을 얻기 위한 노력을 공감하고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양국 역사에서 우호적인 사례를 소개했다. 과거 일제강점기 때 극동 지역으로 이주한 고려인에게 러시아인이 도움을 줬다며 “많은 러시아인이 고려인에게 친절을 베풀었고 한국 고아를 위해 러시아어 교과서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나리시킨 의장은 레닌그라드 공과대학과 안드로포프 KGB 대학교를 졸업했다. 2004년 총리실장에 이어 부총리(대외경제), 대통령행정실장을 역임했다. 한국과 러시아의 민·관 대화 채널인 한·러대화(KRD)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규형 KRD 조정위원장(전 주러시아 대사), 김학준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정태익 외교협회장,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등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 등이 참석했다. 나리시킨 의장은 ‘일본·러시아 포럼 2015’ 참석을 위해 이날 일본으로 출발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북한 붕괴 안 믿어… 韓, 대북정책 희망 갖고 지켜볼 것”

    “북한 붕괴 안 믿어… 韓, 대북정책 희망 갖고 지켜볼 것”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서 지낸 31년 삶에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자동차 추격전은 없었다. 기상천외한 무기로 적을 제압하거나 적국의 미녀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영화 같은 일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정보기관 요원으로서 냉전적 대결의 질서가 지배하는 시대의 한복판에서 끊임없이 세계와 아시아, 한반도의 평화를 갈구했고 진실을 추구했다. 도널드 그레그(88) 전 주한 미국 대사다. 최근 회고록 ‘역사의 파편들’의 한국어판(창비)을 펴낸 그레그 전 대사가 19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삶의 역정과 한반도 문제에 대한 견해 등을 밝혔다. “CIA 요원으로 지내는 동안 일기나 기록을 남길 수 없었어요. 그저 기억에 의존해서 쓸 수밖에 없었고, 4년이 걸려 책을 쓰는 과정에서 초안부터 CIA의 검열을 거쳐야 했죠.” 여전히 행동과 발언에 제약이 있음에도 한반도 문제에 대한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는 “북한의 붕괴를 믿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인 입장이다. 김정은은 지적이고 해외에서 교육을 받은 젊은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2002년 자신과 처음 만났던 상황을 소개하면서 “(당시 박근혜 의원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온 직후였는데, ‘희망으로 미래를 봐야지 후회로 과거를 봐서는 안 된다’고 한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 앞으로 희망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문제에 대해서도 머뭇거리지 않았다. 반환이 지연된 것에 유감을 표시하면서 “한국은 이미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고, 빨리 해결되는 것이 동북아 지역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CIA 한국지국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관, 주한 미국 대사 등을 지내고 은퇴한 뒤에도 태평양세기연구소 대표를 맡으면서 북한을 6차례 방문하는 등 북·미 관계 개선 및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행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의 이익에 충실한 외교관 혹은 김대중 구명 운동에 나선 자유주의 민주주의자, 그리고 북한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이해하려는 친북 인사로서의 이미지다. 그는 “미국 정부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좋아하지 않는 정부나 지도자를 악마화하면서 자신의 무지와 외교적 실패를 덮으려 한다는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에 북한을 악마화하는 정책을 중단할 것을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규정짓는 세간의 평가 자체에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입장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일, 독도 포기 - 한, 위안부 배상 수용 큰 틀서 타협을”

    미국의 동북아 전문가들이 한국과 일본이 악화된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서로 큰 틀의 양보와 타협을 하는 ‘그랜드바겐’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포기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금전적 배상을 하면 한국은 일본의 최종적 제안으로 수용해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한반도 전문가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지일파 학자인 브래드 글로서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태평양포럼 이사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아산정책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이 같은 제안을 담은 ‘한·일 정체성 충돌’이라는 공동저서를 소개했다. 이들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전략적 이해의 대립이라기보다는 정체성의 충돌”이라며 “양국이 정체성 갈등을 겪고 있다는 관점에서 과거사 문제와 영유권 분쟁을 해결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는 ‘그랜드바겐’ 또는 ‘그랜드 리셋(재설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일본에 대해 “일제강점기 당시 정부와 군대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와 부정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나아가 일본은 한국인들에게 다시는 군사적 침략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약속하는 강력한 상징적 조치로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정부는 일제 당시 성 노예로서의 고통을 겪은 희생자 개인들에게 금전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며 “아울러 일본 총리들은 내각과 당 고위층 인사들에게 역사수정주의와 관련해 ‘무관용’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사설] 북한에 강력한 경고 보낸 한·미 외교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어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해 확고한 대북 공조를 재확인했다.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발사와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위협,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 등으로 북한 내부의 불가측성과 불안정성 증가에 대해 한·미 동맹 강화를 통한 빈틈없는 대비 체제를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케리 장관은 또 최근 새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등으로 미·일 동맹이 급속히 강화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 동맹의 위축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두 동맹국이기 때문에 양국 간 건설적인 관계는 이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는 기존 미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회담은 다음달 중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정지 작업의 의미도 있다. 변함 없는 한·미 동맹 기조와 이를 바탕으로 하는 북한의 위협에 공동 대처, 한·일 간 관계 개선을 통한 동북아 평화유지 등은 미국이 그동안 강조해 온 대(對)아시아 전략이라는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다. 하지만 케리 장관이 북한의 잇따른 군사적 도발 위협과 공개 처형 등 인권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안보리 제재 가능성과 함께 향후 대북 압력을 가중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그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여러 악행에 대해 계속 초점을 맞춰야 하고, 압력을 더욱 가중시켜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남북 관계 개선을 지지한다는 종전의 대한반도 정책과도 다소 뉘앙스가 달랐다. 최근 북한의 SLBM 시험 발사 등에 대해 미국의 대북 군사전략이 보다 강경해질 것이란 의미도 된다. 물론 북한 스스로 초래한 측면이 크지만 미국의 대북 압박이 거세질 경우 북한의 반발과 이에 따른 한반도 정세의 긴장은 우리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올해 남북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야 하는 난제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동북아 정세의 변화는 우리가 환영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집권 초기 야심차게 추진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3대 외교 전략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미·일은 지난달 양국 정상회담을 계기로 긴밀한 군사·경제 동맹으로 변화하면서 ‘방위 가이드라인’을 18년 만에 바꿔 신밀월 시대를 열고 있다. 이에 맞서 지난 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종전 7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중·러 연대를 과시했다. 신냉전 구도가 가시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새롭게 북한에 대한 압력이 가중될 경우 동북아 정세는 다시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맹 역시 국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외교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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