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동북아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영어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알코올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하버드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 인권
    2026-02-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3,265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탄력받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극동개발기금 “인프라 투자 의향”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탄력받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극동개발기금 “인프라 투자 의향”

    국경이 맞닿아 있는 러시아와 한반도를 파이프라인으로 잇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은 북방 경제협력의 청사진이다. 러시아의 풍부한 천연가스를 북한을 거쳐 가져오면 우리나라는 보다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다. 단순히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 남·북·러 3국에 미치는 정치적 파급효과도 크다. 한·러 양국은 25년 전인 1993년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했으나 그동안 북한의 불확실성 때문에 번번이 무산됐다. 최근 들어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와 맞물려 가스관 연결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서울신문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난 현지 금융당국 관계자와 기업가 모두 가스관 연결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러시아 국영가스회사인 가즈프롬 측은 지난 6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은 천연가스 공급원의 다양화로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가스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가즈프롬 측은 “(한·러 간) 일련의 회담에서 양측은 북한 영토를 경유해 대한민국에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며 “현재 실무자들이 프로젝트의 기술적 측면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가스관 연결 과정에서 막대한 건설비와 운영비가 투입된다. 북한을 지나는 파이프 건설에 따른 추가 비용과 토지 점유비, 세금, 보상문제 등도 발생할 수 있다. 가즈프롬 측은 “가격 변수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극동지역 투자 활동을 지원하는 러시아 극동개발기금 측이 투자 의향을 밝혔다. 극동개발기금은 2017년 기준 370억 루블(약 6600억원)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바실리 그레벤니코브 극동개발기금 극동대표는 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에 있는 사무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가 실현되는 데 극동개발기금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레벤니코브 대표는 “러시아와 중국의 국경을 따라 흐르는 아무르강(중국 명칭 헤이룽강) 위에 철교를 건설하는 데에도 러시아와 중국 기금이 공동 투자했다”며 “약 100억 루블(약 1800억원)이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천연가스는 유통 방식에 따라 기체 형태인 PNG와 액체로 바꾼 LNG로 나뉜다. PNG 거래가 전 세계 가스시장의 7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100% LNG에 의존하고 있는데, 남·북·러 가스관이 연결되면 PNG 천연가스를 신속하고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가스 도입비용 절감도 기대된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한·러 PNG 공동연구’(2010년)에 따르면 PNG 방식의 수송 원가가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PNG는 투자비 34억 300만 달러, 운영비 13억 9500만 달러가 투입돼 단위(MMBTU·천연가스 부피단위)당 수송원가가 0.31달러로 추산됐다. 러시아 극동 연해주의 페레보즈나야에서 북한의 원산 등을 거쳐 인천과 평택을 연결하는 PNG 노선을 검토한 결과다. 반면 LNG는 투자비 68억 2300만 달러, 운영비 158억 2000만 달러로 단위당 수송원가가 0.94달러로 집계돼 PNG의 3배에 달했다. 러시아는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과 생산량 2위 국가다. 천연가스 생산량 가운데 1억 5100만t(36%)을 수출하는데, PNG가 93%로 대부분이다. PNG는 유럽으로 수출되고 LNG는 일본(738만t·2016년 기준), 한국(192만t), 대만(129만t) 등 아시아로 수출된다. 북한은 가스관 사업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살릴 수 있다. 특히 자국을 통과하는 가스관 건설 현장에 노동력을 공급하면서 인건비 및 지역개발 수익을 얻는다. 가스관 건설 이후에는 연간 1억 5000만 달러(약 1670억원)로 추정되는 통과료를 받을 수 있다. 또 안정적으로 PNG를 공급받아 에너지난을 해소할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아빠는 고속철 타고 서울~개성 출퇴근…아들 軍복무는 딱 6개월

    아빠는 고속철 타고 서울~개성 출퇴근…아들 軍복무는 딱 6개월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면서 분단 73년째인 남북 관계는 획기적인 전기를 맞았다. 문 대통령이 “연내 종전선언이 목표”라고 밝히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평화협정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이런 훈풍이 20년간 계속되면 한반도는 어떻게 변할까. 남과 북이 하나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긴 어렵지만, 휴전선을 허물고 자유롭게 오가며 평화롭게 공존한다고 상상할 수 있지는 않을까. 20년 후인 2038년 한반도의 모습을 각종 보고서와 북한 전문가 인터뷰로 재구성했다.삼성전자 입사 3년차 김정훈(34)씨는 서울에서 개성으로 출퇴근한다. 삼성전자는 2034년 개성공단 가동 30주년을 맞아 이곳에 국내 10번째 사업장을 설치했다. 개성은 서울과 가깝고 수출 창구인 인천과도 인접해 국내 주요 대기업 대다수가 생산기지를 세웠다. 서울에서 개성까지는 약 50㎞의 만만치 않은 거리지만 웬만한 수도권과 출퇴근 시간이 비슷하다. 시속 350㎞의 고속철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개성, 평양, 신의주로 달리는 고속열차는 2030년부터 운행됐다. 2018년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남과 북이 손잡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면서 과거 두만강역에서 평양역까지 900㎞를 이동하는 데 무려 27시간이 걸리던 북한은 ‘철도강국’으로 탈바꿈했다.부산에 사는 나상진(45)씨는 여름휴가로 평양 여행을 계획 중이다. 부산 김해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평양 순안공항까지 1시간이다. 첫날은 을밀대, 부벽루, 영명사 등 평양 8경과 주체사상탑,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 만수대, 개선문 등을 둘러본 뒤 저녁에 대동강 맥주축제를 찾을 계획이다. 대동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야경과 함께 7가지 맥주를 즐기는 이 축제는 2016년 첫 개최 당시 외국인 5000명 등 4만 5000명이 참가할 정도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매년 7월 말~8월 초에 열리는 한반도 최대 맥주 축제로 자리잡았다.숙소는 평양의 랜드마크인 류경호텔을 골랐다. 지하 4층, 지상 101층 규모의 이 호텔은 삼각뿔 형태로 객실만 3700개에 달한다. 이 호텔은 원래 김일성 주석 80회 생일(1992년)에 맞춰 개장하려 했으나 경제난으로 완공식을 미루다 2019년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먹거리 1순위는 옥류관 평양냉면이다. 1960년 문을 열어 어느덧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옥류관은 1·2층 면적이 1만 2800㎡로 한번에 2000명이 식사할 수 있지만, 수백명이 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평양 관광을 마치면 함흥 마전해수욕장에서 서핑 강습을 받을 예정이다. 마전해수욕장은 유달리 맑고 푸른 바다에 백사장이 6㎞나 뻗어 있어 이국적인 경치를 뽐낸다. 북한을 찾는 관광객 수는 2016년 10만명에 불과했으나 현재 2000만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학생 김진수(20)씨는 지난달 입대했다. 남과 북은 사실상 하나가 됐지만 병역의 의무는 아직 그대로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을 허문 독일도 지난 2011년까지 22년간 징병제를 유지했다. 군생활은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휴전선 사이로 북한과 총부리를 맞댔다는 건 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양측 정부는 남북 연합훈련의 정례화를 논의 중이다. 이를 두고 일본도 중국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군의 주요 임무는 동북아 평화 유지다. 비상상황에 대비해 중국 접경지대에 배치된 북한 병사는 중국어를, 경상도와 전라도 남한 병사는 복무기간 동안 일본어를 의무적으로 배워야 한다. 남과 북을 합쳐 한때 185만명에 달했던 병력은 50만명으로 줄었다. 복무기간은 6개월이다. 정부는 30년 이내에 모병제 전환을 완료하고, 전체 병력도 20만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역사부터 언어, 교육, 의료 등 각 분야마다 남북 통합을 위한 공동 기구들이 생겨나고 있다. 남북한이 하나의 체제로 통일됐을 때 사회적 충격을 줄이기 위한 준비작업이다. 특히 의료분야의 경우 발 빠르게 움직여 ‘남북 보건의료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으로 북한이 국제적 수준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남북 공동기구가 설치됐다. A대 병원 정신의학과 김정현(55) 교수는 10년째 이 기구에 참여해 북한 의료진에 선진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실제 2012년 남한의 7배에 달하던 북한 산모 사망률은 절반으로 감소해 그 격차가 줄어들었다. 북한 영아와 아동 사망의 주요 원인이던 조산, 감염성 질환도 50%나 급감했다. 하지만 이주민들의 경력 인정을 놓고 빚어지는 갈등도 있다. 북한에서 의과대학을 나와 20년간 외과 의사로 활동해 온 류경진(45)씨는 얼마 전 서울로 이주했지만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남북 정부는 미래 통일 대한민국 일자리 기구를 만들어 서로 다른 시스템 속에서 양성된 전문가들의 경력을 어떻게 통합해 나갈지에 대한 연구와 논의를 지속 중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도움 주신 분 고경빈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병욱 북한개발연구소장
  • [인터뷰 플러스] 美 카네기홀에 ‘황해도 굿’ 선보인다… 한민족 신명 춤사위 ‘덩실’

    [인터뷰 플러스] 美 카네기홀에 ‘황해도 굿’ 선보인다… 한민족 신명 춤사위 ‘덩실’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 우리 민속 ‘황해도 굿’이 오를 전망이다. 강신무로 황해도 굿을 전승한 운바기 선원 무당금파(본명 이효남·51·사무실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공연예술 황해도 굿이다. 그의 카네기홀 공연은 우리 민속 굿이 공연예술의 한 장르로서, 또 한국인 무당으로서는 처음이다. 무당금파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카네기홀 공연기획자와 만나 내년 초 공연을 열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세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카네기홀 공연이 결정되는 과정과 시기를 보니 ‘이게 내 뜻이 아니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시대에 한민족 평화의 봉화를 높이 드는 것 같다”고 전제한 다음 “하늘이 나에게 무거운 짐을 주셨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무당금파에 따르면 그의 이번 카네기홀 공연프로젝트는 ‘한민족 역사 바로 세우기’ 일환으로 2015년 11월 1일 ‘치우천황 넋을 기리며’란 주제로 열린 ‘나라 통일굿’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에 따르면 한민족의 역사문화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무속인과 민속굿’은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몇몇 위정자들에 의해 폄훼되고, 심지어 말살되는 아픔이 있다. 특히 한민족의 걸출한 영웅인 배달 한국의 14대 환웅 치우천황이 탁록에서 황제헌원에게 패함으로써 그 몸이 100각으로 잘려 흩뿌려진 원한으로 상징된다. 하지만 그 원형은 황해도 굿에 담겨져 전승돼 온 만큼 카네기홀 공연은 한민족의 한풀이인 동시에 세계로 웅비하는 신명 춤이란 해석이다. 특히, 최근 국제정세가 동북아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로의 이행에 집중되는 시점과 맥을 같이하면서 ‘카네기홀 황해도 굿 공연’이 갖는 상징성도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반도 평화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축하공연’이란 성격에다 한민족의 한풀이 내지는 살풀이에 비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당금파는 “한반도의 대전환으로 세계가 평화로 나가는 변곡점을 지나는 만큼 한민족의 살아있는 정신이자 혼을 담은 ‘예술로서의 굿’으로 세계와 소통할 새로운 굿을 창작할 때가 왔다”면서 “황해도 굿에 뿌리를 둔 새로운 공연 굿으로서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아리랑 굿’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무당금파는 1999년 수원 팔달산에서 무불통신 후 신내림굿으로 무속인이 된 다음 6년에 걸쳐 황해도 굿의 세 장르인 도시굿·산굿·배굿을 대표하는 세분의 선생으로부터 6년에 걸쳐 전수받아 이를 종합한 ‘새로운 황해도 굿’을 선보여 왔다. 셋이 모여 독창적인 ‘금파무당만의 황해도 굿’으로 재해석·재창조 됐다는 의미다. 나아가 카네기홀 공연을 계기로 ‘금파의 황해도 굿’이 세계의 아리랑 굿으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무당금파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중간 운바기 선원 창밖으로 비친 정원을 가리키며 “학이야, 두리미야, 뭐야, 아침부터 저기에 날아와 지금껏 노닐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에 고개 돌려 보니 백로였다. 백로는 우아하고 고귀한 자태로 청결·강직하고 주체성이 강해 신선이 탄다는 학(鶴)과 함께 평화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하늘의 뜻이 이 땅에 임하여 민족의 염원대로 평화로운 대한민국, 번영하는 한반도가 속히 오길 기대해 본다. 무당금파와 인터뷰는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자리한 운바기 선원에서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편집자 주→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내년 초순경에 ‘황해도 굿’을 무대에 올리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예상 밖으로 신선한 도전입니다. -3~4년 전부터 샌프란시스코 시티홀 공연을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한인사회의 주류이다 보니 용납이 안 됐습니다. 우리 민속의 전통을 간직하며 전승돼 온 전통예술로 이해해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외국 사람들의 경우 우리나라 굿을 보면 같이 뛰고, 같이 춤추면서 되레 ‘반한다’고 할까요. 한마디로 미쳐요. 제가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했고, 황해도 굿을 하면서 ‘이것은 예술이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1999년 무당이 된 후 2001년 경기도 이천 도자기 축제에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렸습니다. 그 후 2015년에는 광화문에서 ‘치우천황을 기리며’란 주제로 기우제 성격의 공연예술로 하늘굿을 했습니다. 당시의 공연은 ‘한민족의 역사를 바로 알자’는 취지였죠.그러다 지난달 미국 뉴욕을 업무차 방문하게 됐는데요. 카네기홀 공연기획자를 우연히 만나게 됐고, 그 자리에서 내년 초순경에 황해도 굿을 카네기홀에 올리기로 합의했습니다. 우리 민속의 예술성을 해외 무대에 올려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시작했는데요. 합의되는 순간 몇 년 전부터 준비는 제가 해 왔지만 ‘이것은 내 뜻이 아니구나. 하늘이 나에게 무거운 짐을 주는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가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고, 한반도가 세계 평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현시점에서 ‘카네기홀의 황해도 굿’은 그 자체로 상징성이 크잖습니까. 하늘의 뜻이라고 저는 봅니다. →황해도 굿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진 겁니까. -물론 강신무로 신내림을 받을 때 황해도 굿과 첫 인연을 맺었습니다. 황해도 굿은 크게 개성을 중심으로 한 도시굿, 산신을 모시는 산굿, 서해안의 용궁을 모시는 섬굿이라고도 하는 배굿 등 세 가지로 나뉩니다. 저는 이 세 굿을 당시를 대표하는 세분의 선생들로부터 6년에 걸쳐 배웠습니다. 세분 선생을 모시고 같이 굿을 하다 보니 손짓, 발짓, 몸짓에서 뿜어내는 추임새에서 이 세 가지가 하나로 엮어진 거죠. 어느 순간에 배워진 거죠. 삼법귀일이라고 할까요. 셋이 모여 무당금파만의 황해도 굿으로 승화됐습니다. 특히 연극을 전공한 덕분으로 무대예술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객의 입장을 생각해 줘야 했고, 손·발·몸짓의 동작과 추임새 하나하나를 관객들의 시선에 맞추다 보니 ‘무당금파 스타일’로 황해도 굿이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그래서 전통 굿을 전승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통은 아닌 거죠. 저는 그래서 ‘짬뽕이다’고 말합니다. →앞서 ‘한민족 바로 알기’로 ‘치우천황을 기리며’란 주제로 공연을 하셨다고 했잖습니까. 어떤 연유인가요. -저는 치우천황을 모신 무당입니다. 제게 신으로 오실 때 ‘시커먼 양반이 도깨비다’하시면서 오셨죠. ‘도깨비라니, 무슨 신이지?’ 하면서 한민족의 역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마고 할매와 한인·한웅·단군이 엮이고 단군만 해도 한 분이 아니라 마흔일곱 분이 계신 거예요. 사실 저는 단군이 한 분인 줄 알았거든요. 그때 혼란이 왔죠. 또 도깨비란 배달 한국의 14대 환웅이신 치우천황을 말하는 거고, 또 전쟁 신으로서 전쟁을 하면서 청동 가면을 쓰신 연유로 도깨비로 불리게 됐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탁록 전투에서 황제헌원에게 패함으로써 그 몸이 100각으로 잘려서 천지사방으로 흩뿌려졌다는 것도 알게 됐죠. 분명히 우리 조상이고, 역사인데도 학교에서 국사 시간에 전혀 배우지 못한 사실들을 알게 된 거죠. 한 예로 황해도 굿에 ‘군웅푸리’가 있습니다. 돼지를 육각, 팔각으로 뜨는 행위가 치우천황의 한풀이로구나 하는 깨달음을 갖게 됐죠. 그렇다면 돼지는 황제헌원이겠죠. 그래서 2015년 11월 1일 ‘나라 통일굿’으로 기우제 성격의 하늘굿을 공연했습니다. 민족혼이 스며 있는 민족굿의 공연예술을 통해 한민족의 역사를 바로 알자는 취지였던 것, 맞습니다. →그렇다면, 일반에서 말하는 황해도 굿과 ‘공연예술로서의 굿’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요. -굿은 보통 재가집이라고 의뢰자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굿을 하게 되면 보통 2박 3일을 합니다. 굿에는 거리라고 해서 여러 거리가 있는데요. 연극으로 하면 장막에 비유할 수 있겠죠. 그래서 그 순서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지켜야 합니다. 재가집에 초점을 맞춰 재가집의 발복, 복을 빌어줘야 하는 거죠. 반면 공연예술로서의 굿은 관객입니다. 신을 모시되 2박 3일 분량을 1~2시간 분량으로 압축해 예술성을 보여줘야 합니다. 신을 모시되 퍼포먼스를 극대화시켜야 하는 만큼 위험성도 더 커집니다. 가장 큰 위험은 작두타기죠. →현판이 ‘운바기 선원’이던데요. 유튜브를 보면 ‘운바기 기도법’이 나옵니다. 어떤 기도법인가요. -운바기는 ‘운명을 바꾸는 기도법’의 준말로서 한마디로 ‘나만의 종교’라 할 수 있습니다. 삼국시대까지 각자의 종교가 내려왔는데, 그게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다시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했습니다. 사람에게는 각자 내 안의 생명, 양심이 있잖습니까. 많은 성현이 ‘하나님, 한울님’으로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내 안의 생명은 나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의 생명을 찾으면 그 생명이 빛을 발하게 되고, 그러면 유전병도 고칠 수 있습니다. 암도 고치고, 알코올 중독자도 고침을 받습니다. 내 안의 생명이 깨어나 빛을 발한 결과인 거죠. 그러니까, 기도란 어떤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고를 풀어내는 겁니다. 내 안의 하나님, 부처님을 찾는 것이 기도인 거죠. 저는 이를 ‘운바기’라고 이름 붙인 거죠. 그런데 말이죠. 운바기를 하다 보면 억울하게 돌아가신 조상들이 나옵니다. 자살과 타살로 가신 분, 청춘에 가신 분, 세월호처럼 억울하게 간 혼령들이 나옵니다. 자기네가 억울하게 가신 조상들을 느낍니다. 그런데 그분들은 기도만으로 풀어서 해원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때 굿으로 그분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겁니다. 무당금파가 굿을 많이 하는 이유죠. 그래서 운바기는 자신의 업과 조상의 업을 풀어내는 신법, 불법, 도법으로 나뉘는데요. 죽어서 극락 가고, 천당 가자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살면서 잘 먹고, 잘 살다가 잘 죽자는 거죠. 그러자면 스스로 유전병을 고치고, 미리 병을 발견해서 치유하자는 겁니다. 그래야 원귀가 안 되고, 후손들이 편하다는 거죠. →그럼, 무당은 어떻게 되셨고, 앞으로 비전은 무엇인가요. -1999년도에 수원 팔달산에 소주 들고 인사 갔다가 새벽 4시경에 무불통신으로 신의 문이 열렸습니다. 그때 돈이 없어 종살이 5년 하기로 하고 ‘신내림굿’을 했는데, 그 신굿이 6시간 만에 끝났습니다. 50만원 월셋집에 15만원을 내지 못해 비 오는 장마에 짐을 마당에 비닐로 씌우고 나온 경우도 있습니다. 9년을 그렇게 전전긍긍으로 살다가 2008년 태백산 약수암으로 갔습니다. 잠잘 집과 먹을 것이 없어 어쩔 수가 없었죠. 그렇게 3년, 1060일을 꼼짝 못 하고 갇힌 신세가 되어 기도로 세월을 보냈죠. 3년 기도를 마칠 즈음 ‘운바기 기도법’을 터득했고, 2011년 하산했습니다. 운바기 기도가 점차 알려지며 2015년 말부터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꽃이 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한풀이란 우리 민속의 굿을 세계 속에 세우는 것입니다. 내가 무당이 되어 나의 한도 풀어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민족의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세계 속에서 치우천황의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지금은 황해도 굿으로 카네기홀에 가지만, 다음에 갈 때는 ‘아리랑 굿’으로 승화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전에는 그런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모 방송에 얻어맞을 때는 화도 나고, 위축도 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 치우천황의 탁록이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에 지금은 아닙니다. 황해도 굿은 단군을 뿌리로 한 전통입니다. 원형을 지켜가겠지만 중간 중간에 음악 등 창작을 결합해서 계속 발전시켜 젊은 세대로 대중화해 나갈 겁니다. 아리랑 굿으로 승화시켜 세계 속에 한민족의 혼을 드높일 겁니다. 응원을 부탁합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국가 주도 시장화…‘개성·신의주·나선’ 동북아경제 중심에 서다

    중국 단둥시 중심가에 있는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에서는 저녁 6시 30분이 되자 종업원들이 한복으로 갈아입고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은 시작과 마무리만 북한 노래이고 나머지 5곡은 모두 중국 노래다. 식당을 채운 손님 30여명 가운데 2명을 빼곤 모두 중국인이어서다. 음식과 공연 모두 중국 손님 취향에 맞춘 이유는 딱 하나,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사회주의 모자를 쓴 북한식 ‘주체 자본주의’의 단면을 보여 준다.북한을 빼놓고는 ‘동북아 경제지도’ 자체가 불가능하다. 남북 경협은 개성, 북·중 경협은 신의주, 북·중·러 경협은 나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북한이 거부하면 한국은 대륙으로 갈 수 없고, 중국은 동해로 나올 수 없다. 북한도 그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 북한은 자신들의 지정학적 입지를 디딤돌 삼아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이 되려 한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만난 북한 노동자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인 사업가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말하는 현재 북한의 모습은 딱 ‘잘살아 보세’를 외치던 산업화 시기 한반도 남쪽을 떠올리게 한다. 그 당시 국가가 나서서 경제발전을 독려하고 외국으로 광부와 간호사, 건설노동자를 보내던 걸 21세기 한반도 북쪽에서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에서 파견한 노동자들은 대북제재 와중에도 여전히 중국 곳곳에서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10년 넘게 북한 관련 연구를 하는 남모씨는 “훈춘이나 투먼에선 지금도 북한 노동자 수천명이 기숙사형 공장에서 일한다”면서 “매일 자체적으로 자아비판과 사업평가로 이뤄지는 ‘총화’를 하고 그 결과를 대사관이 보고받는다. 철저하게 북한 당국 관리하에 파견노동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단둥 현지조사로 박사 학위를 받은 문화인류학자인 강주원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단둥에 나와 있는 북한노동자는 2만명 규모”라고 밝혔다.북한 노동자들은 중국에서 인기가 높다. 인건비가 저렴하고 일을 잘하는 데다 성실하기 때문이다. 남씨는 “훈춘에 있는 한 중국 식당이 중국인 종업원 8명을 쓰다가 북한 종업원 4명으로 바꿨는데 일을 더 잘한다고 칭찬하는 걸 들었다”면서 “중국만 해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한국에서 동남아 노동자를 찾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했다. 한 중국인 사업가는 의류를 생산하는 북한 공장과 거래하는 게 무척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북한 공장에 200명이 일하는데, 500명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면서 “북한 공장을 방문해 보니 마감시간을 맞추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일하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를 ‘북한식 발전국가’로 표현했다. 그는 “1990년대엔 자생적으로 시장이 발생했다면 지금은 국가 스스로 계획경제 안에서 시장을 포괄하려 한다”면서 “한마디로 ‘국가가 주도하는 시장화’다. 시장이 발달하면 북한 체제가 붕괴할 거라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순진한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응구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명예소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박봉주 총리에게 경제정책을 일임한 뒤 젊고 해외를 아는 240명을 모아 연구팀을 꾸렸다”면서 “이들은 수년 동안 한국, 중국, 미국을 연구하고 있다. 북한은 지금 이들이 세운 경제개발계획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변화상은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들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 오전, 훈춘에 있는 한 세관 앞에서 북한에서 온 보따리상 일행 5명과 조심스레 대화를 나눴다. 함경북도에서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들은 50대에서 70대 여성들이었다. 훈춘에 있는 친척 방문 목적으로 정식 도강증을 발급받아 1개월을 체류한 뒤 귀국하기 위해 세관 검사를 받는 중이었다. 현재 동네에서 인민반장을 맡고 있거나 맡았던 경험이 있었다. 두 명은 자식이 군복무 중이었고 한 명은 남편이 공무원이었다.이들은 모두 화가 나 있었다. “친척들이 조금씩 생활에 보태라고 옷이며 각종 물건들을 줬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막는다”면서 “중국이 미제 승냥이들한테 머리를 팍 숙이고 있다”고들 했다. 김모씨는 “여기 올 때 버섯, 고사리, 다시마, 까나리, 젖은 물고기를 가져왔는데 세관에서 못 가져가게 해서 다 두고 왔다. 귀국할 때 찾아가라고 하더라”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니 이번에는 우산이나 옷걸이조차도 ‘쇠붙이라 안 된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모씨는 “난 원래 훈춘에서 태어났다. 갓난아기 때 아버지 등에 업혀서 조선으로 넘어왔다”면서 “당시만 해도 조선족들은 물론이고 한족들까지 두만강을 건너와 쌀이며 옷, 숟가락, 젓가락까지 얻어 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그때 하나라도 더 쥐여 주며 정성으로 보살펴 줬다”면서 “중국이 이제 좀 잘살게 됐다고 우리를 이렇게 괄시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세관에 신고하기 위해 적은 물품은 겨울옷, 바지, 속옷, 와이셔츠, 아동복, 사탕, 쌀, 담요, 가루비누, 맥주, 자전거, 우산, 옷걸이 등 일상용품이 대부분이었다. 이들과 두 시간 넘게 얘기를 나눠 보니 행동이 생각보다 훨씬 자유로웠다. 기자의 말을 듣자마자 대뜸 “남쪽에서 왔습니까?”라고 묻더니 “연길(옌지)에서 왔다. 사업차 이남을 많이 다녀와서 그렇다”고 둘러대자 더 묻지도 않았다. 크게 개의치 않는 느낌이었다. 이들은 주요 소식도 얼추 파악하고 있었다. “북·남 수뇌회담을 생중계로 보는데 눈물이 났다. 문재인 대통령 부모가 함흥사람이라더라”며 호감을 보이기도 했다. 1990년대 기근 사태,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래 북한 각지에서 활발하게 생긴 장마당 얘기도 했다. 박모씨는 “중국 장마당은 너무 지저분합니다. 우린 여기처럼 질서 없게 하지 않습니다. 얼마나 깨끗하게 하는지 모릅니다. 한군데 정해 놓고 거기서 장사합니다”며 북한과 중국의 장마당을 비교했다. 박씨는 이어 “학생들은 장마당 출입금지다. 공부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관공서의 통제를 벗어난 장마당이 아닌, 당국이 관리하는 시장이 작동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최근 북한 경제상황이 좋아졌다는 것도 느껴졌다. 최모씨는 “요즘은 인구가 많아지니까 새 집을 많이 짓는다”고 했다. 김씨는 “여기 쌀 값이 우리보다 비싸다. 우리 동네에선 중국돈으로 3위안이면 쌀 1㎏을 살 수 있다”면서 “요새 새 옷이 유행이다. 헌 옷은 장마당에서 아무도 사질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돈 100위안이면 우리 돈으로 12만 5000원가량”이라면서 “그걸로는 네 식구 먹고살기 힘들다. 200위안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급으로 받는 쌀은 실제 먹는 쌀의 절반가량”이라면서 “먹고살려면 늙은이들도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친척방문으로 중국에 와서 각종 물건을 고향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건 말 그대로 “살림살이에 보태려는” 의도였다. 최씨는 “집에서 재봉틀로 재단을 한다”고 했다. 가내수공업으로 옷을 만들어 파는 셈이다. 이들은 세관을 통과하면 친척들이 차를 가지고 마중 나올 거라고 했다. 이들은 세관에서 트럭에 실어 놓은 물건을 모두 풀어 놓고 검사를 받으라고 한다며 걱정이 태산이었다. 저녁 무렵 이들 가운데 두 명을 다시 만났다. 트럭 맨 위에 있는 물건 몇 개만 빼고는 다 통과시켜 줬다고 했다. 공식적인 대북제재와 현실 속 대북제재의 간극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씨는 “몇 년만 지나면 우리 조선이 잘살게 될 것”이라면서 “지하자원도 많고, 한다고 결심하면 일치단결해서 해내는 인민들 아니냐”고 했다. 이어 “함경북도엔 유명한 온천이 여럿 있다”면서 “통일 되면 놀러오시라요”라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단둥·옌지·훈춘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베이징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北, 개방 없는 개혁 닻 올려… 관리되는 시장으로 급성장”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北, 개방 없는 개혁 닻 올려… 관리되는 시장으로 급성장”

    “북한은 이미 확고하게 개혁·개방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관리되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춘복(42) 중국 난카이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이 국가전략 차원에서 경제발전을 도모하고 있으며 이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하얼빈에서 태어나 연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이 교수는 작년 11월을 비롯해 여러 차례 평양을 방문하는 등 남북을 모두 이해하는 한·중, 북·중 관계 전문가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북한 변화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큰 그림을 그릴 줄 안다. 성과관리를 강화하고 제도화한 게 가장 눈에 띈다. 김정일 때까진 현지지도가 현장 방문해 좋은 말 하고 가면 끝이었다. 김정은은 현지지도에서 지시한 사항을 점검하러 다시 온다. 노동당을 중심으로 하되 당과 내각, 군 사이에 분업이 이뤄지도록 국가운영 시스템을 회복한 것도 특징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 세대교체가 많이 된 것 같다. -교체 폭이 엄청나다. 특히 김정일 사망 당시 100명이 넘던 군부 장성급들을 대부분 사퇴시키고 당·내각 중심으로 경제관리를 일원화시켰다. 한국에선 이들이 모두 ‘숙청’된 걸로 오해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기득권을 지키려 저항하던 군의 리영호와 당 행정부장 장성택뿐이다. 김정은을 보좌하는 핵심 엘리트들은 매우 유능하고 실용적이다. 이들은 자기들 약점을 솔직하게 말한다. 이들 사이에서 김정은 지지기반이 갈수록 단단해지는 걸 평양 방문할 때마다 느낀다. →북한에서 경제정책이 차지하는 위상은. -‘선군’에서 ‘선경’으로 이동했다. 상당한 혁신이 이뤄졌다. ‘개방 없는 개혁’은 이미 시작됐다. 가령 농업에선 사실상 가족농을 인정하는 포전담당제로 바꿨고 그 이후 식량 생산량도 늘고 배급 상황도 좋아졌다. 기업에도 사회주의 생산책임제라는 이름으로 자체적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율권을 줬다. 공장장이 생산실적을 높이기 위해 다른 기업 노동자를 스카우트하기도 한다. 국영기업 간 경쟁시스템이다. 기업에서 생산한 물품 20%는 반드시 다른 지역에서 팔도록 한 것도 기업끼리 경쟁을 촉진하는 동시에 균형발전과 전국 유통망 발전을 촉진한다. →시장화는 김정일 당시부터 있던 것 아니었나. -김정일은 시장을 이용하다가 힘이 커진다 싶으면 억누르길 되풀이했다. 김정일이 2009년 화폐개혁을 시도했다 실패했다. 그게 김정은에겐 엄청난 반면교사가 됐다. 김정은은 시장을 억눌러서 국가 권력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시장에 자율권을 주면서 시장을 이용해서 국가 능력을 키우려 한다. 국가가 관리하는 시장이 발전하고 있다. 수입대체산업도 육성한다. 대북제재 속에서도 신발과 의류 등 경공업은 상당부분 자체 생산이 가능해졌다. 북에서 만든 빵을 먹어봤는데 품질도 괜찮았다. 식당도 많이 늘었다. 경제부처 등 각 기관, 심지어 외무성에서도 식당을 열어서 서로 경쟁할 정도다. →김정은의 역할모델은 덩샤오핑이라고 보나. -2016년 7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은은 “사회주의 위업을 완수하자”고 했다. ‘강성국가’에서 ‘강’(强)은 해결했지만 ‘성’(盛)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마오쩌둥은 건국과 강국(强國), 덩샤오핑은 부국이다. 북한에선 김일성은 건국, 김정일은 강국과 위국(衛國)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나라를 지켜내고 핵개발을 시작했다. 김정은은 강국과 부국이다. 강국의 토대 위에 경제를 발전시켜 진정한 강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북한이 생각하는 경제입국은. -아직 안 나왔다. 북에서도 계속 고민 중이라고 본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 ‘돌을 더듬으면서 강을 건넌다’는 말을 했다. 북한도 다르지 않다. 기본적으로는 노동당이 중심을 잡으면서 ‘관리되는 시장’을 발전시키려 할 것이다. 옌지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4657조원 vs 1경 4451조원…통일의 경제적 효과는 얼마나

    ‘통일 비용 4657조원 vs 통일 편익 1경 4451조원.’ 2014년 국회예산정책처의 ‘한반도 통일의 경제적 효과’ 토론회에서 제시된 수치로 통일로 인한 이익이 비용보다 3배나 많다. 2015년에 평화통일이 된 것을 전제로 2060년까지 추계했다. 시쳇말로 ‘통일 대박’이다. ●반도국가 확장성… 東亞 경제공동체도 기대 하지만 추계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수치에 얽매이기보다 통일로 인한 ‘경제적 비전’에 집중하는 게 최근의 경향이다. 통일 비용의 경우 약 56조원(미 랜드연구소·2005년)에서 약 5560조원(피터 벡 전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사무소장·2010년)까지 100배나 차이가 난다. 결국 통일 이후의 경제성장 전략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통일로 인한 경제적 비전으로 ‘반도 국가의 확장성’을 가장 먼저 꼽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이 대표적이다. 이 구상은 남북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게 핵심이다. 동쪽으로 원산·함흥·러시아를 연결하는 에너지·자원벨트가, 서쪽으로 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을 연결하는 교통·물류산업벨트가 뻗는다. 특히 북한의 관광 자원은 그간 인적이 드물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매력적이다. 남측의 부산·인천이나 북측의 원산·나진 등은 해상 크루즈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등을 이용하는 관광 허브가 될 수 있다. ● 北 지하자원 3800조원 규모 ‘매력적’ 북한에 매장된 마그네사이트, 철광석, 우라늄, 금 등을 감안하면 통일은 남한이 지하자원 빈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 추정에 따르면 북측의 전체 지하자원 규모는 3조 4249억 달러(약 3820조원·2011년 기준)에 이른다. 이외 인구 7000만명 이상의 대규모 내수 시장을 확보하게 되며 상대적으로 남한보다 낮은 고령화 정도를 감안할 때 통일 후 남한의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을 모델로 삼아 빠르게 개혁·개방을 거듭하면 남북 상품 교역이 급증하고 동남아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북핵을 둘러싼 안보 위협이 해소되면 동아시아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공동체의 탄생까지 기대해 볼 수 있게 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통일 편익>
  • [글로벌 In&Out]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한일관계/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글로벌 In&Out]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한일관계/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

    일본 사회는 지난 4월 27일의 남북 정상회담과 6월 12일의 북·미 정상회담을 주목했으나 그 성과를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한반도 연구자들은 비교적 북한의 변화를 전향적으로 인정하려고 한다. 그러나 나머지 사람들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믿기 어려우며 절대로 속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다. 일본 사회의 우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단 김정은에게 속았을지도 모르나 미국의 주류파는 아직까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스럽게 보고 있으며 일본도 그러한 미국의 주류파와 함께 북한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일 것이다.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비핵화를 반드시 이루어 내겠다는 것보다는, 비핵화의 대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만족스러운 수준에 도달해야만 비핵화할 수도 있다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한국에서는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완화되는 것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다. 그러나 아직까지 비핵화를 향한 가시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비핵화가 이루어진 것처럼 안심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한국은 일본 사회가 공유하는 신중한 평가를 이성적 측면에서 진단하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과정에 들어서 북핵 위협이 줄어든다면, 이는 일본의 안보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며 반대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협력하는 문제에서 한·일 간 그다지 큰 괴리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쪽에서는 일본이 북한의 비핵화를 도와주기는커녕 비핵화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것을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만 앞세우고 있는 것 같다고 의아하게 보는 시선이 만만치 않다. 이는 일본이 북핵 위기 덕분에 안보 정책에서 이득을 본 만큼 이득을 가져온 이 조건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북핵 위기에 대응하는 것은 일본 안보 정책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군사 대국화로 나가는 중국에 대항하려는 목표도 있다. 이를 위해 미·일 동맹 강화는 물론이며 일본 자체의 군사력도 증강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평화헌법 등으로 인해 여러 제약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충격적인 북핵 위기가 그런 제약을 극복하는 좋은 근거를 제공해 주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위기가 줄어드는 것은 안보 정책을 위해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며 순진하게 환영만 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본이 군사 대국화를 해나간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반응이 나오기 쉽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인식과 바람직한 미·중 관계를 보는 시각에 관해 한·일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는 것같이 보인다. 대국화하는 중국에 대해 일본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면서 군사력을 증강하려고 한다. 한국은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을 경계하기 때문에 일본의 자체 군사력 증강과 같은 전략이 한국의 안보를 해칠 수도 있다며 비판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대국화하는 중국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일본을 좀더 이해하고 그 고민을 공유해도 되지 않을까. 또한 일본도 미·중이라는 대국들 사이에서 우호적인 대미ㆍ대중 관계를 양립시켜야만 제대로 된 외교를 할 수 있는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좋지 않을까. 과연 한·일 양국은 이와 같이 전략을 달리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서로 협력하고 자율성을 유지하면서 미·중 대립이 고조되는 것을 막는 전략을 선택할 수는 없을 것인가. 서로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기 위해 한국도, 일본도 다시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폐쇄 2년 5개월째… 바이어 떠나고 폐업 속출… 피해 규모 1조… “연내 재가동해야”

    “올 연말이 개성공단 재가동 성공의 마지노선이다. 공단 폐쇄로 입주기업들 손해가 연 3000억원이다.”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7일 “올해 안에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되지 않으면 재입주를 포기하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2004년 12월 본격 가동된 개성공단은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었지만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이유로 공단 폐쇄 결정을 내린 뒤 2년 5개월째 멈춰 있다. 2010년 5·24 조치로 남북 교역이 중단된 이후 남북 경협의 마지막 연결고리까지 끊어진 셈이다. 폐쇄 직전까지 공단에서는 124개 기업이 공장을 돌렸고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식당과 슈퍼마켓까지 200여개 업체가 영업했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폐쇄로 입은 손해가 총 1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한다. 최근 폐업하는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 재가동만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국내 지방이나 베트남, 미얀마 등 해외에 공장을 새로 지은 업체들도 있지만 성공 사례를 찾기 어렵다. 개성공단처럼 가깝고, 인건비가 싸고, 노동력도 우수한 곳이 없어서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은 아침에 원자재를 넣으면 오후에 서울 백화점에 납품할 수 있다”면서 “국내나 해외에서는 기껏 기술을 가르쳐 숙련공을 만들면 다른 회사에서 빼 가는 경우가 많은데 개성공단은 이직률이 0%”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시급한 이유는 입주기업 대부분이 섬유, 봉제, 신발 등을 만드는 중소기업이었다는 점이다. 공단 창업 멤버로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법무팀장을 맡았던 김광길 변호사는 “개성공단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 속에서 중소기업이 낮은 임금으로 당분간 활로를 찾고 기술 개발 여력을 비축할 수 있었던 완충지대였다”고 강조했다.특히 입주기업들은 올해 안에 공단이 재개되지 않으면 해외 바이어가 다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돈은 없으면 은행에서 빌리고, 직원은 고용하면 되지만 바이어의 끈이 떨어지면 사업이 망한다. 공단 폐쇄 이후 바이어를 유지하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 납품한 업체들이 많다. 김 변호사는 “개성공단에서 원가 100원이면 만들 수 있던 제품을 국내로 공장을 옮겨 1000원에 생산하는데 단가를 높일 수 없어서 바이어에게 기존 가격으로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3년이 다 돼 가면서 업체들의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바이어를 포기하는 업체들도 속속 생기고 있다. 개성공단은 남북 경협을 넘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 정책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 북한을 통해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입구인 개성공단이 대륙 진출의 물류·생산기지가 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과제인 ‘한반도 신경제지도’도 개성공단 재가동부터 시작해야 가능한 것”이라면서 “있는 공장도 제대로 못 돌리면서 새로운 대북 사업을 한다는 것은 말잔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中, 북한 오가며 무역·투자… “5·24 조치로 한국 기업만 피해”

    [남북경협 넘어 신동북아 경제지도] 中, 북한 오가며 무역·투자… “5·24 조치로 한국 기업만 피해”

    북한, 중국, 러시아 세 나라가 만나는 접경지역인 두만강 하구는 세 나라에서 가장 외진 곳이 만나는 변경이다. 이곳에서는 세 가지 다른 시간대를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중국 기준으론 오후 2시인데 북한 기준은 오후 3시, 러시아 기준은 오후 4시다. 그나마 북한은 3시 30분이다가 남북 정상회담 이후 3시로 되돌아왔다.갈등의 지정학에서 두만강 하구는 화약고 그 자체다. 하지만 지정학의 틀을 갈등에서 화해로 바꾸면 두만강 하구는 ‘뉴 프런티어’가 될 수 있다. 북·중 무역의 현장에 그쳤던 압록강 하구 역시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 과거 일본이 추진했던 침략과 수탈의 동북아경제지도에서 이제는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의 동북아경제지도로 바뀌는 격변의 흐름을 5회에 걸쳐 소개한다.“방금 지나간 아가씨 가슴 봤습니까?” 중국 단둥세관 앞을 지날 때 동행한 장필수(가명)씨가 대뜸 기자에게 “얼굴만 보면 안 됩니다. 가슴을 눈여겨보셔야죠”라고 나직이 속삭였다. 이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싶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 가슴을 보고서야 이해가 됐다. 모두들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단둥에서는 북한 노동자들과 마주치는 게 자연스럽다. 한국인, 북한인, 중국인, 거기다 중국에서 태어난 조선족과 북한에서 태어난 화교까지 같은 듯 다른 5가지 정체성이 뒤섞인다. 대북무역 회사에서 일하게 되면서 단둥에 정착한 지 15년이 되는 장씨 역시 부인은 중국인이다.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단둥 곳곳을 취재하는 동안 대북제재로 인한 긴장감은 느낄 수 없었다. 단둥세관 주변은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에 옷이며 각종 물건을 사는 북한 노동자들로 붐볐다. 특히 전기밥솥과 제면기 등 주방용품은 최고 인기상품이다. 단둥세관은 북한을 오가는 트럭으로 붐볐다. 장씨는 “중국이 무슨 제재를 한다고 하면 그 전날은 차량이 더 많다. 차선 두 개를 가득 채우기도 했다”고 말했다.북한에서 단둥세관에 오려면 압록강 하구에 자리잡은 ‘조중우의교’를 지나야 한다. 이름 그대로 ‘조선과 중국의 우정’을 상징하며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다리다. 최근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 이후에도 공식적으론 대북제재가 계속되지만 현장에선 변화가 감지된다. 조중우의교를 지난 북한 차량이 옮겨 온 북한 물품은 단둥세관을 거쳐 중국 각지로 퍼져 나간다. 세관에서 화위안루(花園路)에 있는 보세창고로 가는 물품은 해외로 팔려 간다. 단둥세관에는 관광버스가 북적이고 있었다. 한 관광객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후베이성 우한시”라고 답했다. 당일치기 신의주·나선 관광상품은 예약이 넘쳐난다. 단둥에서 황해 쪽으로 차를 타고 가면 거대한 규모의 단둥 신도시가 눈에 들어온다. 황금평과 마주 보고 있고 신압록강대교와 거대한 세관 건물이 연결돼 있다. 한눈에 봐도 북·중 무역을 염두에 둔 도시다. 신도시에 사는 한국인 정모씨는 “신도시는 건설한 지 몇 년 동안은 ‘유령도시’로 불렸지만 북·중 정상회담과 황금평 특구 개발 소식에 다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에서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염모씨는 “중국 대기업 자금이 단둥 부동산에 몰리면서 과열 징조가 보이자 단둥시정부에서 최근 미분양 아파트는 5년간 명의이전을 금지한다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단둥에선 중국 대기업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해 알짜배기 사업을 협의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중국 전문가인 박종철 경상대 사회교육학과 교수는 “특히 거대 부동산 기업들이 단둥과 훈춘 등에도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이다”고 전했다. 윤달생 전 단둥한인회장은 “알고 지내는 중국인이 경영하는 건설사는 북한 측과 사업 논의가 한창이다”고 귀띔했다. 단둥만이 아니다. 포스코가 두만강 하구 훈춘에 건설한 대규모 물류창고에서 만난 김성곤 본부장은 “중국 기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북한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북·중 경제협력은 중국이 더 적극적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와중에 ‘차이나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예민하게 반응한 것에서 보듯 중국은 ‘동북아 경제지도’의 ‘중심’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동북아경제지도는 단둥과 마주 보는 황금평과 비단섬, 옌지·훈춘과 맞닿은 나선, 낙후된 동북3성의 경제발전을 위한 신천지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강력한 대북제재를 했지만 정작 북한은 수입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경제협력으로 북한과 연결고리를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다.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대학 교수는 “한국에선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갑을 관계로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북한은 중국이 좋아할 걸 발표할 때만 중국에 미리 알려주고 중국이 싫어할 걸 발표할 땐 귀띔도 안 해 준다”고 말했다. 북·중 경협 상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북한과 중국은 같이 피를 흘리며 싸운 관계가 틀림없다. 하지만 혈맹은 혈맹이고 국익은 국익이다”고 표현했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이 잰걸음인 반면 단둥·옌볜에서 만난 한국 기업인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단둥한인회 관계자는 “한창 많을 때는 단둥에 한국인이 5000여명 있었는데 지금은 1000명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북한과 중국 관계자들이 만나는 걸 알면서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김모씨는 1996년부터 대북사업을 시작한 대북사업의 산증인이다. 그는 “노태우 정부가 북방정책을 시작한 뒤 대북사업에 뛰어든 게 1세대, 김대중 정부 이후가 2세대”라면서 “금괴와 골동품으로 시작해 2세대부터 의류와 신발, 전자제품 임가공, 수산물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공식적으론 조선노동당 외곽조직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단둥대표부를 통해 주문과 결제가 이뤄졌지만 실제로는 남북 기업 간 직거래가 많았다. 그는 “단둥을 중심으로 북한 노동력을 활용한 임가공무역 체제를 만들고 발전시킨 게 한국 기업들”이라면서 “개성공단 모델은 사실 단둥에서 먼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씨 인생은 2010년 5월 24일까지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리고 5·24 조치 이후 느닷없이 겨울이 시작됐다. 그는 “설마 ‘친기업’을 외치는 정부에서 대책 없이 한국 기업들을 길바닥에 나앉게 할까 싶었다”면서 “정부에 물어봐도 금방 풀린다고 했다. 총선 지나면 풀린다, 대선 지나면 풀린다 하다가 8년이나 지나버렸다. 차라리 그때 바로 사업을 접었으면 손해라도 덜 봤을텐데…”라고 말했다. 5·24 이후 단둥에서 활동하던 대다수 한국 기업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김씨는 “친구는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겼는데 8개월 만에 50억원 넘게 손해를 보고는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피해보상이라도 받았지만 우리는 그것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한국 기업들이 쌓은 노하우는 고스란히 중국 업체들이 이어 받았다. 김씨는 “5·24 조치는 대북 현금거래를 차단하려 했다. 그 결과 대북 임가공 무역이 괴멸됐다. 북한은 거래처를 한국에서 중국으로 바꿔버렸다”면서 “결국 5·24 조치로 이득을 본 건 중국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석모씨는 한족 출신으로 북한에서 태어나 자랐다. 빈손으로 중국에 건너온 그가 취직한 회사 사장이 바로 김씨였다. 5·24 조치 이후 석씨는 창업을 했다. 김씨한테 전수받은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벌여 나갔다. 몇 년 뒤 그는 김씨에게 “외제차를 새로 샀는데 시승식을 하러 오시라”고 초청할 정도가 됐다. 그는 요즘 연길에서 북한에 자가용을 수출하는 사업을 한다. 훈춘에서 만난 의류공장 사장 중국인 황 모씨는 석씨를 통해 의류 하청을 받아 북한으로 원자재를 보낸다. 북한에서 생산했다는 옷을 살펴보니 ‘Made in China’라고 써 있다. 모두 유럽으로 수출한다고 했다. 대북사업가 이종근씨 역시 5·24 조치 피해자다. LG상사에서 1989년 만든 북한과 과장을 맡으면서 대북사업에 발을 들인 그는 2008년 대북무역업체를 창업했다. 그는 “최근 대북무역 문의를 많이 받지만 개성공단으로 알아보라고 조언한다. 거긴 정부가 책임지고 운영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김씨는 “중국 기업들이 지난 8년간 쌓은 경험과 인맥이 만만치 않다”면서 “앞으로는 한국 기업들이 북한을 향해서 ‘우리 민족끼리’를 외치며 읍소하지 않으면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 기업들이 위험을 감수할 수 있도록 보험이나 중재, 결제 등을 남북 정부가 빨리 협의해 줘야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우리 기업인들이 북한과 접촉할 수 있도록 5·24 조치 폐기를 선언해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중국 좋은 일만 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 사진 단둥·옌지·훈춘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9월 유엔총회 등 연내 종전협정…다자 안보협력·평화협정 시대로

    文대통령 ‘新베를린 구상’ 이후 급물살 비핵화와 북·미 수교 등 포괄적 논의 中 쌍중단 등 주변국과 로드맵 공감대도“한반도에 항구적 평화구조를 정착시키려면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 쾨르버 재단에서 지난해 7월 ‘신베를린 구상’을 밝히며 ‘평화체제 로드맵’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하던 당시에는 현실성이 낮아 보였다. 하지만 돌아보면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새롭고 명확한 청사진이었다. 3자(남·북·미) 또는 4자(남·북·미·중)가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맺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한 뒤 종국에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평화체제가 유지, 심화돼 평화 공존 상태가 공고화·제도화된 상태)을 이루겠다는 뜻이었다. 실제 남북 정상은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에서 올해 내 종전선언을 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수차례 언급했다. 따라서 9월 유엔총회 등 정전협정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1953년 7월 ‘한국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정전협정)이 체결된 이듬해인 1954년 제네바 정치회의에서 처음 논의됐다. 정부는 ‘한국 통일 14개 원칙’을 제안했지만 통일 정부 수립을 위한 총선거 실시 범위, 외국군 철수 등에 대해 한국·유엔 참전국과 북한·중국·구소련(현 러시아)의 이견이 커서 결렬됐다. 남북은 1990년부터 2년간 진행된 남북 고위급회담을 통해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 “정전 상태를 남북 사이의 공고한 평화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이런 평화 상태가 이룩될 때까지 현 군사정전협정을 준수한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1997년부터 2년간 실시한 ‘4자회담’(남·북·미·중)은 북한이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 및 ‘주한미군 철수’를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결렬됐다. 평화체제의 관문 격인 종전선언은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 선언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평화체제 로드맵은 11년 후 판문점 선언에서야 구체화됐다. 처음으로 북 비핵화 문제를 포함시켰고 전쟁의 종식과 단계적 군축을 담았다. 정전 체제 종식을 위한 청사진도 명시했다. 한마디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종합판’인 셈이다. 그간 주변국도 한반도 평화체제 로드맵을 내놨다. 지난해 남북에 전한 러시아의 방안은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및 비확산을 공약하고 한·미 양국이 대규모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하면서 대화에 나서는 식이었다. 중국은 더 나아가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 ‘쌍중단’(북 핵·미사일 개발 및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과 ‘쌍궤병행’(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정체제 협상의 병행)을 주장해 왔다. 실제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발표하고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한·미 양국도 오는 8월 진행하려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등을 유예했다. 어느 정도는 주변국의 제안이 현실화됐다.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주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설명하지만 군사적 신뢰 구축, 군비 통제가 또 다른 축”이라며 “이런 점에서 그간 한반도의 분단, 전쟁, 냉전은 동북아 지역 질서를 대립으로 나가게 하는 계기였기 때문에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의 다자 간 안보협력이 함께 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DJ 3남’ 김홍걸 “日강제징용자 유골봉환 평양서 합의”

    ‘DJ 3남’ 김홍걸 “日강제징용자 유골봉환 평양서 합의”

    남북공동추진위 구성 등 논의 “북미협상, 작년 비해 천지개벽”“항일 투쟁이나 일제 강점기 역사에 대해서는 남북 간 이견이 별로 없어 조선인 유골 봉환을 통해 남북 주민의 마음을 풀어주고 민족 동질 회복에도 의미가 있습니다.” 김홍걸(55)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일제 강점기 조선인 희생자들의 유골 봉환을 남북이 같이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북측에 제안했더니 좋다며 방북해 논의하자고 했다”며 “평양에서 공식 합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16일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방북한다. 그는 일본 각지에 흩어진 약 2200구의 강제징용 희생자 유골을 봉환하는 사업을 남북 공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달에 북한으로부터 ‘조선인 유골 송환 운동’의 의지를 재확인하는 연락을 받았고 이번 방북을 통해 합의문에 서명하고 북측의 참여 방식 등 남북공동추진위원회 구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무연고 유골의 경우 제주에 임시로 모셨다가 남북 간 평화협정 등이 이뤄지면 비무장지대에 조성되는 평화공원에 유골을 모셔 남북이 공동 참배하는 안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 의장은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때 남측 조문단의 일원으로 모친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적이 있다. 그로서는 7년 만의 방북이다. 그는 북측 민화협은 통일전선부의 부서처럼 존재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누가 합의문에 서명할지는 통보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서너 시간 전까지 방북 일정을 알 수 없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998년 창립해 올해 20주년이 되는 민화협의 의장이자 햇볕정책을 내세운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만큼 김 위원장과의 면담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는 않았다. 김 의장은 “북·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이 곧 시작될 전망이라 유골 송환과 같은 인도주의적 일에는 협조해서 북측에 관계 개선의 긍정적 신호를 보내자고 일본에 말했다”며 “미·중·일이 함께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아버지의 햇볕정책으로 남북 관계 개선하려면 북·일 관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협력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규모를 우리가 따라가기 힘든 만큼 북한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분석해 맞춤형으로 대응해야 기회가 온다고 주장했다. 북·미 비핵화협상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을 두둔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만 봐도 전쟁이 날 것 같던 작년에 비해 천지개벽했는데 급한 불을 끈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전문]文대통령, 싱가포르 렉처 “비핵화 실천시 아세안 회의체 北참여 희망“

    싱가포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오차드 호텔에서 ‘한국과 아세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를 주제로 열린 ‘싱가포르 렉처’ 연설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며 이같이 말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 번 만나보니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렉처’ 전문. ◇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북미 정상회담은 평화의 길을 밝혔습니다. 먼저, 세기적인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해 주신 싱가포르 국민들과 정부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연구에 있어서 세계 최고이며, 이를 통해 아시아의 가치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렉쳐에 초청해 주신 동남아시아연구소에 각별한 우정을 느낍니다. 작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리센룽 총리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서로 방문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고대하던 만남이 이뤄져 아주 기쁩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곧 평화입니다. 평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싱가포르를 말할 수 없습니다. 작은 어촌에서 시작한 싱가포르의 역사는 평화를 일궈가며 번영에 이르렀습니다. 냉전과 콘프론타시로 반목하던 시기 싱가포르는 아세안 창설을 주도하고 대화를 이끌었습니다. ‘아세안 중심’이라는 가치를 세워냈고, 아세안+3,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통해 아세안의 외연을 확대하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동남아시아가 평화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세안이 있었습니다. 지역협력이라는 제3의 길을 개척하며 지역의 안정을 유지했고,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는 가장 앞장 서 평화를 추진했습니다. 동남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곳입니다. 무슬림과 불교, 기독교와 힌두교, 도교와 유교에 사회주의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세안은 이처럼 다양한 문명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싱가포르가 아세안과 함께 달성한 평화는 아세안을 넘어 세계가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21세기를 평화와 공존의 세기라 부를 수 있다면 21세기는 아세안의 세기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는 그 중심에 싱가포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도 그 누구보다 평화를 원합니다. 한국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습니다.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늘 전쟁의 위협에 시달리며 많은 고통을 감내해왔습니다. 저 또한 삶의 터전을 뒤로한 채 빈손으로 피난선을 탄 전쟁 피난민의 아들로서,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습니다. 평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일관된 노력이 이곳을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로 만들었습니다. 평화를 일궈온 싱가포르 국민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했다고 여깁니다. 평화를 향한 아세안과 싱가포르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평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큰 번영으로 함께 가자고 말씀드립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한국에게 아세안은 평화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갈 동반자입니다. 함께 경제발전을 이뤄낼 교역파트너이자 투자대상국입니다. 이제는 이웃을 넘어 가족과 같은 관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세안과 함께 미래를 열어가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작년 5월 취임 직후, 역대 최초로 아세안에 특사를 파견하여 아세안과의 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하고자 했습니다. 9월에는 제 고향인 부산에 아세안 대화상대국 중 처음으로 아세안 문화원을 건립했습니다. 11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필리핀을 순방하여 ‘신남방정책’을 선언했습니다. 올해 3월에는 베트남을 다시 방문해 쩐 다이 꽝 주석과 함께 역내 평화증진과 상생번영을 위한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직전 인도 모디 총리와도 역내 다자협의체에서 더 깊은 공조와 미래지향적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싱가포르와 한국은 1975년 수교 이래,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통의 지향점을 가지고 함께 협력해왔습니다. 양국은 모두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수많은 도전을 극복했습니다. 두 나라 모두 부존자원이 없지만 ‘사람’을 희망으로 여겼고 인재를 양성했습니다. 국민들의 힘으로 ‘적도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이로운 경제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어제 리센룽 총리님과 나는 싱가포르와 한국 간의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합의했습니다. 인재양성을 위한 교류가 확대될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협력이 이뤄질 것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미 싱가포르의 주요 랜드마크 건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시대를 함께 준비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이 한층 긴밀해질 것입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관계입니다. 평화와 공동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최적의 동반자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아세안과의 관계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주요 국가들 수준으로 격상, 발전시켜 간다는 전략적 비전을 갖고 있고, ‘신남방정책’을 역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신남방정책’은 싱가포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더 많이 더 자주 사람이 만나고, 실질적 협력을 위해 상생 번영의 기회를 넓히며 한반도와 아세안을 넘어 세계평화에 함께 기여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금년도 아세안의 의장국으로서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고 있으며, 한국의 ‘신남방정책’ 핵심 파트너입니다. 싱가포르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아세안과 한국의 관계가 심화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균형추이며 동서양 문명의 용광로입니다. 작지만 아주 거대한 품을 가진 나라입니다. 불교의 절과 힌두교의 사원, 기독교의 교회와 이슬람의 모스크, 도교의 사원이 하나의 거리에 어울려 있고 9000여 개의 다국적 기업 회사원들이 이 거리를 걷고 있습니다. 다인종, 다문화의 화합과 조화에 있어서 세계 최고입니다. 무엇보다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이념의 편견이 없고, 이념에 끌려 다니지 않고, 오히려 스스로 이념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력 위주의 실용을 우선하는 사회이며 그 어느 나라보다 청렴합니다. 또한 사법체계가 가장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화합과 조화를 이룬 싱가포르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한국은 이념의 대결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아 왔습니다. 남북 분단은 이념을 앞세운 부패와 특권과 불공정을 용인했고 이로 인해 많은 역량을 소모했습니다. 그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한국도 지금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싱가포르에게 배워야 할 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싱가포르의 대담하게 상상하고 대담하게 실천하는 힘도 바로 실력과 실용, 청렴과 공정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그 힘으로 세계 환적량 7분의 1 이상을 처리하며, 컨테이너를 바다로 띄워 보내는 세계 2위의 항구를 이뤘습니다. 싱가포르의 차세대 국가비전인 ‘스마트 네이션 프로젝트’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선제적 대응입니다. 그 혁신 프로젝트의 하나가 자율주행 택시입니다. 좋은 대중교통으로 환경과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싱가포르의 목표는 자가용 차량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생각까지 바꿀 것입니다. 싱가포르는 혁신적인 경제정책과 사회정책으로 인류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의 도전을 보면서 아시아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나는 한국도 대담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는 싱가포르에는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입니다. 남북 정상회담은 그 시작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누구나 꿈이라고 여겼던 일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한반도가 평화를 이루면 싱가포르, 아세안과 함께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남북 간의 ‘판문점 선언’과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을 통해 남·북·미 정상들은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았습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자신에 찬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인식을 함께해왔습니다. 이러한 공동의 인식하에 한미 양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양국의 특사단 왕래,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이르는 “역사적 대전환”의 모든 과정을 함께해왔으며, 앞으로도 함께해 나갈 것입니다. 아베 총리와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긴밀한 소통과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습니다. 남북 관계의 정상화는 북미 관계의 정상화에 이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북일 관계의 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본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자 합니다. 지난 5월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일본과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고, 판문점 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작년 12월에는 베이징을 방문하여 시진핑 주석과 한반도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는 공동의 입장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는 남북러 3각 협력을 준비하기로 합의했고,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나는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을 두 번 만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의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해 나간다면 분명히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합의로 기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입니다.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지금까지 지지해 주신 것처럼 싱가포르와 아세안의 건설적인 역할을 기대합니다. 아세안과 한국은 그동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에 공감해왔습니다. 특히 아세안은 2000년 이후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을 통해 북한과 국제사회 간 대화의 장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아세안 지역안보포럼은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회의로서 북한과 국제사회 사이의 중요한 소통창구가 되어 주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일관된 목소리로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평화와 번영의 길로 돌아오도록 독려해왔습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으로 가는 여정에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달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화합의 장이 되길 기대합니다. 한국과 아세안 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 협력이 강화되길 바랍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에 아세안은 북한과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또한 아세안은 한-아세안 FTA를 통해 개성공단 상품에 한국산과 동일한 관세혜택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여 남북 간 경제협력을 지원했습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통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한때 활발했던 북한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입니다. 북한과 아세안 모두의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과 한국, 북한과 유라시아 경제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어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의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싱가포르 국민 여러분, 내외 귀빈 여러분, 싱가포르가 이룩한 화합과 조화는 21세기 인류의 이념입니다. 동과 서, 남반구와 북반구, 세계가 만나는 지금 싱가포르는 그 교차점에서 용광로가 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나는 싱가포르가 지난 50년의 성취를 넘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확신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아세안의 평화와 번영을 이끌며,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라는 한반도의 목표에도 항상 함께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아시아의 평화로 아시아의 시대를 열어갑시다. 아시아의 번영으로 인류의 희망을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文대통령 “남북은 경제공동체 향해 나아갈 것“

    文대통령 “남북은 경제공동체 향해 나아갈 것“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한반도에는 싱가포르에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다. 바로 남북경제협력”이라며 “나는 한국도 대단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1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 여론주도층 400여명을 상대로 ‘싱가포르 렉처(강연)’에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남북 경협에 대한 강한 추진 의지를 밝힌 것은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다. 남북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한반도 신경제구상’이 포함된 USB를 전달하고, 참모진에게 남북 경협 확대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당시에도 문 대통령은 ‘여건’을 언급했다. 비핵화가 진전돼야 남북 경협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비핵화 진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청와대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에는 이전보다 더 확고한 경협 추진 의지가 담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첫 고위급 접촉이었던 지난 6~7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평양 회담에서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가 나오진 않았지만, 경협 의지를 국제무대에 천명할 수 있을 만큼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 아세안·유라시아 연결하는 접점 될 것”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지도를 그리고 될 것”이라며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새로운 경제지도란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에서 천명한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을 말한다.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의 3대 경제벨트를 ‘H자’ 형태로 묶어 남북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 남북 경협의 종합 판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 신남방정책, 신북방정책을 연계해 ‘반도’에 묶인 경제영토를 대륙으로 확대하는 비핵화 이후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한반도를 교량으로 삼아 아세안과 유라시아가 교류하는 확장된 아시아 경제·평화 공동체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을 통해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한때 활발했던 북한과 아세안 간의 경제협력이 다시 활성화될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정착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세안과 한국, 북한과 유라시아 경제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어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이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협의체에 北 참여시켜야” 북한을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체에 참여시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싱가포르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진정성 있게 실천해 나갈 경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운영 중인 여러 회의체에 북한을 참여시키고 북한과의 양자 교류협력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은 아세안 회의체 가운데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전보장을 논의하는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에만 참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본격화하기 전, 아세안이 북한과 호혜적인 경제 협력 관계를 맺어왔음을 상기시키고 “한국과 아세안 간에 이미 구축되어 있는 다양한 협력과 교류 증진의 틀 내로 북한을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제도적 틀에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김정은, 국가 발전 의욕 매우 높아” 문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두 번 만나보니 이념대결에서 벗어나 북한을 정상국가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욕이 매우 높았다”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 약속을 지킨다면 자신의 나라를 번영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결코 순탄치 않은 길이지만 정상 간 합의를 진정성 있게 이행해 나간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이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북·미 양측의 전향적 태도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하루빨리 평화체제가 이뤄져 경제협력이 시작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판문점 선언’과 ‘센토사 합의’(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지구 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합의로 기록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일 관계 정상화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정상화는 북·미 관계의 정상화에 이어 북·일 관계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북·일 관계 정상화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일본과도 최선을 다해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한 싱가포르 렉처는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가 연 1회 주관하는 저명인사 초청 강연회로,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0년 특강을 했다.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등이 싱가포르 렉처를 거쳤다. 싱가포르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日, 최강 전자전기 그라울러 도입하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日, 최강 전자전기 그라울러 도입하나?

    최근 해외 한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된 사진이 군사 마니아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2대의 비행기가 비행하는 사진으로 별달리 이상할 것이 없는 사진이었지만, 군사 마니아들은 이 사진의 진위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사진 속에 등장한 항공기는 EA-18G 그라울러(Growlers) 전자전기였고, 이 기체의 측면에 일본 항공자위대 마크가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기후현(岐阜県) 가카미가하라시(各務原市) 소재 기후기지(岐阜基地) 인근에서 촬영되었다는 항공자위대 도색의 EA-18G 사진은 합성일 가능성이 높다. 이 기지에는 자위대 항공기 인수를 담당하는 방위성 제2공급처와 신형 항공기 시험평가를 담당하는 항공자위대 비행개발시험단(飛行開発実験団)이 배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제작사가 일본에 이 항공기를 인도한 적이 없고, 일본 방위성 역시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 1월, ‘중기방위력정비계획 2019~2023’을 발표하면서 이 기간 중 전자전 공격기 도입 계획을 천명한 바 있다. 방위성은 최근 중국 군용기와 군함이 일본 주위에 전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며 중국 위협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전자전 공격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자전 공격기는 공격용 무기로 분류되는만큼 안팎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일본은 도쿄 인근 요코타 공군기지에 배치된 항공전술개발비행단(Air Tactical Development Wing) 예하에 10여 대의 YS-11EB 전자전기를 운용하고 있다. 당초 이 기체는 신호정보(SIGINT) 수집 전용기로 제작되었으나, 1991년 개량을 통해 J/ALQ-7 전자전 장비가 탑재되면서 전자전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전자전 공격기로 변신했다. 그러나 전문적인 전자전 공격기로 활용되기에는 그 능력이 부족했고, 일본은 이 기체의 대체와 중국 위협 대응을 명분으로 신형 전자전 공격기 도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유일한 후보기종은 미국 보잉사의 EA-18G 그라울러이다. 이 기종은 2000년대 초반까지 미 해군 주력 전자전 공격기였던 EA-6B 프라울러(Prowler)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기체로 당시 납품되던 신형 전투기 F/A-18F 슈퍼 호넷의 동체를 이용해 제작됐다. EA-18G의 외형은 사실상 F/A-18F와 거의 똑같다. 전자전 장비의 탑재를 위해 고정 무장인 기관포를 제거한 것을 제외하면 레이더, 엔진 등 대부분의 구성품이 슈퍼 호넷과 다를 것이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자전 포드를 떼어내고 F/A-18과 동일한 무장을 장착하고 전투기로 운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EA-18G는 F/A-18과 차원이 다른 가공할 능력을 자랑한다. 그라울러에 탑재된 최신 AN/APG-79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는 중국의 J-11 같은 대형 전투기는 230km 밖에서, J-10 크기의 전투기는 150km 밖에서 탐지가 가능하다. 이 레이더는 장거리 탐지능력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전자전 공격 능력도 갖추고 있다. 적 레이더 주파수 대역에 맞춰 고출력 빔을 방사해 적 레이더를 순간적으로 먹통으로 만들 수 있으며, 가까운 거리라면 고출력 빔을 집중해 HPM(High-Power Microwave)을 발생시켜 적 전자장비의 회로를 태워버릴 수도 있다. 그라울러는 강력한 AESA 레이더 이외에도 전자전 전용 장비를 별도로 갖추고 있다. 동체 외부에 장착되는 AN/ALQ-99F(V) 재밍 포드가 그것이다. 좌우 날개에 2개, 중앙 동체 하단에 1개 총 5개까지 탑재가 가능한 이 재밍 포드는 날개 끝단 윙팁에 내장된 AN/ALQ-218(V)2 리시버와 더불어 강력한 전자전 능력을 발휘한다. AN/ALQ-218(V)2 리시버가 적 레이더 전파를 수집, 주파수 특성을 분석해 임무 컴퓨터로 보내면, 오퍼레이터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AN/ALQ-99F(V) 재밍 포드를 작동시켜 적 레이더에 맞춤형 방해전파를 쏘아 적 레이더를 먹통으로 만든다. 레이더와 전자장비가 승패를 가르는 현대 하이테크 기술 전쟁에서 레이더가 먹통이 되었다는 것은 장님이 되어 행동 자체가 마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이러한 전자전에 당한 기체는 눈과 귀가 먼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공격당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실제로 EA-18G는 지난 2007년 2월, 세계 최강의 전투기 F-22A 랩터를 전자전으로 무력화시킨 뒤 가상격추시킨 전력이 있다. 당시 EA-18G는 F-22A가 가상 발사한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을 전자전으로 간단히 떨군 뒤 강력한 방해전파로 F-22A의 레이더를 먹통으로 만들었다. 레이더가 마비된 F-22A는 EA-18G가 발사한 CATM-120 암람 훈련용 공대공 미사일을 피할 수가 없었고, 결국 그 F-22A는 격추 판정을 받았다. 2009년에도 EA-18G는 전자전을 통해 F-22A의 레이더와 미사일을 마비시킨 뒤 또 한 차례 가상 격추에 성공하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2011년 리비아 공습작전에서 첫 실전에 데뷔한 그라울러는 그 강력한 전자전 능력을 또 한번 입증했다. 미국은 대규모 공습작전에 나서기 전 토마호크 미사일과 전자전기 조합으로 적의 방공망을 철저히 파괴한 뒤 공습 편대군을 보내는데, EA-18G는 전자전 장비를 이용해 리비아군의 방공망을 일방적으로 유린하며 공습작전 성공에 크게 기여했다. 현재 수준으로도 이처럼 강력한 EA-18G는 오는 2021년 신형 전자전 장비인 NGJ(Next Generation Jammer)를 장비하고 더 강력한 전자전기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NGJ는 기존의 AN/ALQ-99F(V)의 144km보다 훨씬 긴 360km의 전자 방해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출력도 더욱 강력해져 원거리에서 적의 전투기나 미사일의 회로를 태워버릴 수 있는 HPM 공격이 가능하다. 미 해군은 1차로 NGJ 135기를 도입, 그라울러에 우선 탑재하고 순차적으로 보유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라울러의 강력한 성능 때문에 미국은 이 장비의 해외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그라울러는 미 해군 이외에 호주공군이 보유하고 있지만, 전자전포드의 운용과 보관에는 미군이 개입해 운용을 통제하고 있으며, 호주 마음대로 전자전 포드를 분해하거나 정비할 수도 없다. 문제는 미국이 이토록 예민해하는 첨단 무기체계를 일본이 도입하려 한다는 것이다. 전자전기는 기본적으로 공격용 무기로 분류된다. 적 방공망을 제압하거나 파괴하고 원거리에서 적 항공기들을 무력화시켜 아군에게 유리한 교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 임무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소수라도 이러한 항공기를 도입하게 되면 동북아시아의 군사력 균형은 크게 흔들리게 된다. 일본 전자전기 도입 추진의 표면적 구실이 된 중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국 전자전기에 대항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장비, 전술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해 왔다. 물론 중국의 이러한 노력이 EA-18G라는 최강의 전자전기를 상대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중국은 적성국의 전자전 능력 강화에 대비는 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공군은 SIGINT 장비를 탑재한 구형 백두 정찰기를 소량 운용하고 있고, 일부 F-16 전투기에 AN/ALQ-200K 재머를 탑재해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ELINT(Electronic Intelligence) 정찰기 등 본격적인 전자전 수행을 위한 기반 인프라가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아 주변국의 전자전에 극히 취약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만에 하나 독도를 두고 일본 자위대와의 교전 상황이 발생한다면 전투는 고사하고 일방적인 학살로 내몰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위대에 EA-18G가 도입되면 구형 전자전 장비 일색인 한국군이 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 전자전기가 수시로 방공식별구역(KADIZ)을 들락거리고, 일본이 세계 최강의 전자전기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더 이상 넋 놓고 있을 겨를이 없다. 주변국의 전자전 수행 능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 전자정보 전담 기관을 창설하고, EA-18G 또는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전문 전자전기 도입을 급히 추진해야 한다. 전자전 수행능력이 전쟁의 승패에 절대적 변수가 된 현대전에서 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한다면 제아무리 강력한 무기들을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이일우 군사 (자주국방네트워크 ) finmil@nate.com
  •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취임…“통일경제특구 추진”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취임…“통일경제특구 추진”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0일 이재명 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공식 취임했다.이 부지사는 취임사에서 “지금의 대한민국은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비핵화 등 평화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시작했다”며 “통일경제특구 지정 추진, 정부의 남북교류사업 협력 등을 통해 경기 북부를 한반도 신경제지도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부지사는 취임식을 생략한 채 경기도청 북부청사 상황실로 이동해 경기북부 균형발전과 평화 관련 공약 등을 점검하고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경기도는 도의회가 여대야소로 재편돼 연정(聯政)을 지속할 필요성이 없어짐에 따라 이달 도의회 임시회(10∼22일)의 조례 개정을 거쳐 연정부지사를 없애고 평화부지사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부지사는 강원 동해 출신으로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나와 17대 국회의원(서울중랑갑)을 지냈으며 민주당 남북교류협력특위위원장을 거쳐 현재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하나금융, 中 지린성과 업무협약

    하나금융, 中 지린성과 업무협약

    하나금융지주는 중국 지린성 정부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하나금융은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부응하고 북한 정세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측은 동북아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추진을 위한 금융협력과 한·중 국제합작 시범구의 성공 지원, 창춘·지린·투먼 개발 금융협력, 투먼 국제금융포럼 추진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향후 북한 개방이 본격화되면 북·중 접경지역에서 중추적인 금융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그룹 내 해외 부문 이익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숲, 백두산호랑이를 마주하다

    숲, 백두산호랑이를 마주하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의 가장 크고 긴 산줄기입니다. 인체에 비유한다면 몸을 지탱해 주는 등뼈, 또는 온몸에 피를 공급해 주는 대동맥인 셈입니다. 태백산에서 소백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줄기를 두른 고장이 경북 봉화입니다. 이곳에 지난 5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수목원은 백두대간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데 힘씁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백두산호랑이, 하늘말나리나 흰까치수염 같은 야생화가 사는 이유입니다. 백두산호랑이의 번뜩이는 눈매에 시선을 빼앗기고, 허리 굽혀 야생화와 눈을 맞추며 백두대간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에 푹 빠져듭니다.◆축구장 7개 합친 크기의 숲에 호랑이가 산다 봉화는 첩첩산중에 자리한 탓에 발걸음하기 쉽지 않은 땅이지만, 최근 찾아오는 이가 부쩍 늘었다. 백두산호랑이를 볼 수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때문이다. 백두산호랑이가 야생에서 발견된 건 1921년 경주 대덕산이 마지막이다. 지금으로부터 100여년 전의 일이다. 볼거리는 호랑이에 그치지 않는다. 27개 전시원은 한반도에만 서식하는 식물을 포함해 다양한 야생화와 고산식물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공간이다. 한국판 ‘노아의 방주’라 불리는 야생식물 종자 저장 시설, 시드 볼트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숲길을 수놓은 연분홍빛 야생화가, 암석 사이로 고개를 내민 고산식물이, 연둣빛 잎맥을 반짝거리는 네군도단풍 길이 여행자의 심신에 백두대간의 정기를 불어넣는다. 수목원의 가장 큰 볼거리는 단연 호랑이 숲이다. 숲으로 향하기 전, 방문자센터에서 호랑이 관련 전시를 보면 백두산호랑이를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백두산호랑이의 또 다른 이름은 시베리아호랑이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6종의 호랑이 중 가장 몸집이 크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일본은 호랑이로 인한 인명 피해를 줄인다는 구실로 무자비한 도륙 작전을 펼쳤다. 호랑이가 한반도의 정기와 한민족의 기상을 상징하는 동물이기 때문이었다. 현재 동북아 지역에 남은 야생 호랑이는 130~150마리가 전부다.귀하디귀한 백두산호랑이 세 마리가 호랑이 숲에 산다. 열세 살 암컷 ‘한청’이, 일곱 살 수컷 ‘우리’, 열일곱 살 수컷 ‘두만’이가 주인공이다. 나이가 많은 두만이는 사육동에서 생활해 관람객이 볼 수 있는 건 한청이와 우리다. 호랑이가 숲으로 ‘출근’하는 시간은 오전 10시, ‘퇴근’하는 시간은 오후 5시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퇴근 시간이 1시간 빠르다. 출퇴근 시간에 맞춰 숲을 찾아가면 어슬렁거리거나 앞발로 툭툭 건드리며 장난을 치는 한청이와 우리를 볼 수 있다. 해가 쨍쨍한 한낮에는 오수에 빠진 호랑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더위에 지쳐 몸놀림이 굼뜬 데다가 본디 야행성 동물이라 해가 지고 나서야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호랑이 숲은 축구장 7개를 합친 크기다. 나무와 연못을 놓아 최대한 자연에 가깝게 꾸몄다. 관람객은 6m 높이의 철조망 사이로 호랑이를 만난다. 한청이와 우리는 뙤약볕을 피해 너른 바위 아래서 달콤한 낮잠에 빠져 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가르릉’ 숨소리가 들릴 듯하다. 몸을 뒤척이다 눈을 뜬 호랑이와 마주치자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매서운 눈빛에서 백두대간을 자유로이 활보하던 백두산호랑이의 용맹함이 드러난다. 백두산호랑이는 수목원의 일부일 뿐이다. 거울연못, 고산습원, 암석원, 백두대간 자생식물원 등 전시원만 27개에 달한다. 워낙 넓다 보니 방문자센터에 비치된 리플릿을 보고 동선을 정한 뒤 움직이는 게 편하다. 호랑이 트램으로 각 구간을 이동할 수 있는데 주중에는 15분,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삼림욕장·암석원·야생식물종자 영구보존시설… 돌틈정원부터 고산습원을 지나 호랑이 숲으로 이어지는 잣나무 숲길은 상쾌한 삼림욕장이다. 15분이면 걸을 수 있는 짧은 길이라 부담도 적다. 숲길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산수국, 땅나리, 흰까치수염 등 야생화가 다정히 인사를 건넨다. 야생화는 깊은 숲속에 숨어 있는 줄로만 알았는데 스스럼없이 길가에 나와 여행자와 눈을 맞춰 준다. 고산습원은 연못이 움푹 팬 지형이라 이른 아침, 운무가 자주 피어오른다. 그 모습이 한 편의 시다. 수목원에서 색의 대비가 가장 도드라지는 공간은 암석원이다. 회색빛 암석이 뒤덮은 땅에 수목한계선 주변에서 자라는 초록빛 고산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나무 데크 전망대에 오르면 암석원은 물론 수목원을 둘러싼 능선이 너울너울 펼쳐진다. 단풍식물원의 네군도단풍길은 잊지 말고 들를 것. 길 양옆에 늘어선 네군도단풍 잎사귀들이 햇살을 받아 연초록빛 춤을 춘다. 일반인이 관람할 수는 없지만 야생식물종자 영구보존시설인 시드 볼트는 수목원의 핵심 공간이다. 자연재해나 전쟁 등의 재난에서 식물 종자 200만점을 영구적으로 저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판 노아의 방주이자 사라지고 있는 식물들의 보관고인 셈이다.◆조선 중기 문신 충재 권벌 유적지가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차로 40분을 달리면 달실마을이다. 마을은 조선 중기의 문신인 충재 권벌(1478~1548)이 터를 잡은 안동 권씨 집성촌이다. 권벌은 중종 2년, 문과에 급제해 예조참판까지 올랐다. 고위관직에 몸을 담고 안락한 앞날을 보장받았지만 그가 택한 건 대의였다. 대쪽 같은 성정으로 옳은 것을 고하는 데 거침이 없었던 선비는 기묘사화와 을사사화, 두 번의 사화를 겪는다. 기묘사화 때 관직을 잃고 낙향해 1526년에 세운 정자가 청암정이다. 거북 모양의 바위 위에 정자를 올렸고, 물을 끌어와 섬처럼 만들었다. 연못에는 돌다리를 놓아 청암정과 독서당인 ‘충재’를 이었다. 관직에서 쫓겨난 선비에게 청암정은 마음의 거처였으리라. 선생은 이곳에 10년간 머무르며 책을 읽고 마음을 닦고 어지러운 나라가 나아갈 길을 고민했다. 청암정은 현재 마당까지만 들어갈 수 있다. 무분별한 관람과 훼손으로 다른 곳은 출입이 금지됐다. 청암정 옆에는 충재박물관이 있다. 아담한 규모지만 품고 있는 유물의 가치는 크다. 그중에서도 선생이 과거시험 때 작성한 답안지인 시권, 관직 이동 시 나라로부터 받은 교지, 명나라 사신으로 다녀올 때 명나라 태조에게 받은 ‘충’(忠) 자 족자는 당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귀한 유물이다.◆석천계곡엔 소나무·숲길·정자가 그림처럼…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이 응방산을 지나고 유곡리에 이르러 제 모습을 드러낸다. 권벌 선생 유적지 가까이 있는 석천계곡 이야기다. 울울창창한 소나무 사이로 난 물길은 S자형으로 큰 굽이를 이루며 흐른다. 계곡으로 가는 길은 두 가지다. 충재박물관에서 마을 중간에 놓인 돌다리를 건넌 후 오른쪽에 난 좁은 숲길을 따라가거나, 봉화읍 삼계교에서 석천정사 안내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간다. 계곡에 들어서면 정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충재 권벌의 큰아들인 청암 권동보(1518∼1592)가 지은 석천정사다. 청청한 소나무를 뒤에 두르고 암반에 석축을 쌓은 뒤 팔작지붕 한옥을 올렸다. 정자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계곡 풍경이 일품이라는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계곡의 너럭바위에서도 풍경을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물은 낭랑한 소리를 내며 흐르고, 고개 숙인 소나무가 ‘예서 쉬어가라’며 여행자에게 그늘을 내어 준다. 무더운 여름에 옛 선비들은 발을 씻으며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청결하게 했다는데, 선비 되기는 어려워도 혼탁한 마음은 맑은 물에 씻어 볼 일이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 사진 권대홍(라운드테이블 사진작가)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맛집 :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후문의 산촌식당(672-7700)은 토종닭과 막국수를 판다. 야외 평상 자리가 넉넉하고 주차장을 갖췄다. 봉화는 전국 송이 생산량의 15%를 책임지는 전국 최대 송이 주산지다. 솔봉이식당(673-1090)은 송이돌솥밥과 송이전골로 잘 알려져 있다. 봉화역 영동선에서 차로 5분 거리라 접근성도 좋다. 봉화한약우프라자(674-3400)에서는 봉화에서 나는 각종 산약초를 먹여 기른 봉화 한약우를 맛볼 수 있다. →잘 곳 : 봉화에는 고택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바래미마을에 있는 소강고택(010-9189-5578)과 만회고택(673-7939), 토향고택(054-673-1112)이 대표적이다.
  • “北잠재력 커 동냥그릇 금사발 될 것…20년 대북경험 밑천으로 경협 가교”

    “北잠재력 커 동냥그릇 금사발 될 것…20년 대북경험 밑천으로 경협 가교”

    발동만 걸리면 경제에 온 힘 체제 특수성 탓 사업 95% 손실 민간투자 보호되면 경협 탄력“북한 경제는 ‘동냥 그릇이 금사발’ 같은 것입니다. 발동만 걸리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요. 지난 20년 가까이 대북 투자를 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남북 경협의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전규상(65) 길림천우건설그룹 회장은 4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재외동포재단과 중국아시아경제발전협회 주최로 열린 제1회 중국 한상 최고경영자(CEO)포럼에서 북한 경제 개방에 대한 커진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 회장은 1997년부터 북한 건설 사업에 참여해 나선경제특구의 임페리얼 카지노호텔을 비롯해 국제통신센터, 병원, 학교, 빵 공장 등을 세웠다. 특히 나선 특구에 북한 최초의 무역시장을 세워 5600개의 매장이 들어서고 평양, 남포, 천진에도 시장이 만들 정도로 성공했지만 북한 당국의 압력으로 17년 만에 철수했다. 이날 열린 한상 CEO포럼에는 중국 전역에서 24명의 성공한 조선족 기업가들이 참여해 현재의 동북아시아 상황과 경제 발전을 모색했다. 특히 오는 10월 23~25일 인천에서 열리는 제17차 세계한상대회에 북한의 경제 정책 관료들을 초청하기 위해 현재 통일부에 교류 신청도 제출한 상태다. 전 회장은 북한의 경제 개방 의지에 대해 “지난달 29일 나선 지역에서 북한 고위층과 만났는데 ‘중국이 40년 전에 시작한 경제 건설을 위주로 할 것이고 이 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했다”며 “북한이 그동안 우리를 숱하게 골탕 먹였는데 법적으로 외국인 투자가 보호받으려면 아직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북한은 체제 안전이 1순위로 한국 업체의 직접 진출은 힘들다고 본다”며 “한국이 이해하는 북한과 실제 들어가서 보는 북한은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에는 대북 투자 경험이 풍부한 조선족 기업인들이 경협 활성화에 특수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다. 그는 이날 북한 경제의 가능성에 대해 ‘동냥 그릇이 금사발’이란 표현을 썼다. 전 회장은 “북한의 엄청난 잠재력은 한국이 발동을 걸어 줘야 하며 일단 결심하면 온 나라 힘이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빠르게 경제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개방 초기에 일 년 만에 투자금을 환수했는데 북한도 전기와 도로 등의 기반시설만 제대로 갖춰지면 2년 안에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실패담도 빼놓지 않았다. 전 회장은 그동안 대북 투자의 95%는 손실이 났다는 통계 수치를 제시하며 “북한 체제의 특수성 때문에 사업은 결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약서에 서명한 사장이 사라져서 수소문해 보니 중국에 나라 이익을 팔아먹는다고 고발당해 평양에 사상 학습을 받으러 갔다는 말도 들었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전 회장은 앞으로 남북 경협이 시행되면 단단히 계약을 맺어 대북 민간 투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제주 여행 1박에 1500원 ‘환경보전금’ 낸다

    제주도가 2020년부터 관광객에게 부과하는 ‘환경보전기여금’ 도입을 추진한다. 도는 지난해 9월 한국지방재정학회에 의뢰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완료하고, 후속 단계로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용역에서는 기본 부과금이 숙박 1인당 1일 1500원, 승용 렌터카 1일 5000원, 승합 렌터카 1일 1만원, 전세버스 이용 요금의 5%로 책정했다. 이에 따라 4인 가족이 3박 4일 동안 제주를 여행하면 총 3만 8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도는 2020년 1477억원, 2021년 1542억원, 2022년 1606억원, 2023년 1678억원의 환경보전기여금을 거둬들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여금은 전액 쓰레기와 하수처리를 위한 환경보전 및 환경개선 사업과 지속가능한 자연환경 및 생태계 보전·복원 사업에 투입한다. 생태관광과 생태환경해설사 육성 등 환경부문 공공일자리 창출에도 활용한다. 도는 이 제도 도입을 위해 관련 분야 전문가와 공무원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지역 국회의원과 협의해 의원 발의 입법과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을 병행 추진한다. 도는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과 별도로 의원입법을 통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도는 특별법이 내년 상반기 통과되면 2020년부터 환경보전기여금을 징수할 계획이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국회나 중앙부처 등 설득 과정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새 정부 국정과제인 ‘특별자치도 분권모델의 완성’의 세부사항에 ‘세제 관련 권한 강화’가 포함되고, 동북아 환경수도 조성이 대통령 공약사항인 만큼 환경특별도로서 환경보전기여금 제도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인사]

    ■인사혁신처 ◇국장급 전보△인사관리국장 신영숙△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리더십개발부장 정무설 ■방위사업청 △통신장비계약팀장 천재윤△획득기반과장 강정훈△핵심기술사업팀장 곽장호△전투차량사업팀장 이진호△화생방사업팀장 김경학△물자규격팀장 김선국△유도무기계약팀장 전준범 ■농촌진흥청 ◇고위공무원 승진△국립농업과학원 농산물안전성부장 오경석◇과장급 승진△기술협력국 국외농업기술과장 이점식◇서기관 승진△기획조정관실 기획재정담당관실 장응성△운영지원과 우강하△운영지원과 이경희 ■부산시 △경제부시장 유재수△정무특별보좌관 박상준△정책특별보좌관 박태수△대외협력보좌관 신진구 ■충북도 ◇4급△법무통계담당관 정호필△총무과장 오세동△자치행정과장 한필수△세정과장 김기학△노인장애인과장 전광식△보건정책과장 김용호△경제정책과장 이선호△투자유치과장 이종구△농식품유통과장 허금△문화예술산업과장 이배훈△2019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 파견 이명헌△교통정책과장 박기순△수질관리과장 이천호△도의회 운영전문위원 정일하△도의회 정책복지전문위원 최영지△도의회 건설환경소방전문위원 김병준△충북도립대 사무국장 안창복△도민연수과장 이학철△농업기술원 지원기획과장 양춘석△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장 구범서△도로관리사업소장 허정회△산림환경연구소장 이창규△청남대관리사업소장 유순관△서울세종본부장 최응기△남부출장소장 홍순덕△음성군 전출 문영국 ■안양시 △총무과장 우종관 ■군포시 ◇5급 전보△기획감사실장 문영철△지역경제과장 유형균△자치행정과장 성백연△회계과장 김영기◇6급 전보△기획감사실 감사팀장 정구정△지역경제과 에너지관리팀장 홍헌숙△청소행정과 재활용팀장 정순석△교통과 교통행정팀장 오숙△자치행정과 인사팀장 신현균△궁내동 행정민원팀장 홍성기 ■부산 해운대구 ◇4급 승진△일자리산업국장 백종기△의회사무국장 양성기 ◇4급 전보△행정관리국장 이창헌◇5급 전보△기획조정실장 김상희△행정지원과장 김윤정△교육협력과장 김유성△민원여권과장 김현관△관광문화과장 서말숙△일자리창출과장 류영△경제진흥과장 변수영△복지정책과장 이승용△주민복지과장 정희만△문화회관장 권창오△전문위원(의회) 김용욱△행복나눔과장 김신애◇5급 직무대리(승진의결)△우2동장 이두영△우3동장 장재균△반여3동장 차동명△재송2동장 손정식△좌1동장 강양원 ■부산항만공사 ◇1급 전보△동북아물류중심연구소장(겸직) 노준호△첨단항만실장(겸직) 민병근◇2급 전보△ 항만운영실장 직무대리 김정원△물류정책실장 직무대리 진규호◇3급 전보△회계자금부장 직무대리 김홍기△항만물류부장 직무대리 이응혁△동북아물류중심연구소 김명국△항만정책부 윤은하△신항사업소 박상훈△투자유치부 강성민◇ 4급 전보△국제·전략사업부장 직무대리 남연호△경영지원부 이선미◇5급 전보△정보보안부 정민수◇7급 전보△경영지원부 박성동△항만정책부 배희수△감천사업소 강석주△신항사업소 여동원△국제·전략사업부 김은비△정보보안부 황원욱△개발사업부 박종혁 ■한국디자인진흥원 ◇보직임명△전략경영본부장 송현민△감사윤리실장 윤병문△디자인혁신실장 윤성원△전략기획실장 허석△경영지원실장 최기열△인재육성실장 맹은주△선행연구실장 김태완△플랫폼개발실장 이동현△서비스디자인실장 강필현△산업지원실장 손동범△대외협력실장 홍민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2급)△강은나△고숙자△고제이△김대중△김동진△김문길△김현경△류정희△변수정△신정우△이상림△이수형△정해식△황남희◇부연구위원(3급)△강지원△여나금◇책임전문원(2급)△강유구△신창우◇책임행정원(1급)△장충남◇책임행정원(2급)△김상욱△성은호△장선경 ■제주대 ◇사무관급△시설과장 고승우△사범대 행정실장 황영매△법학전문대 행정실장 강태영△사회과학대 겸 간호대학 행정실정 강명숙△수서정리과장 강홍구 ■강동대 △교무처장 임현선△기획처장 최은녀△산학협력처장 류정숙△도서관장 김학태△평생교육원장 이장희 ■고려대 ◇승진△외국학술지지원센터 부장 정은주△연구진흥팀장 겸 연구윤리센터 부장 겸 연구정보분석센터 부장 박종호△평가팀장 이정호△건축사업관리팀장 김동조△에너지·안전팀장 신용선△학술정보디지털부장 홍선표△글로벌서비스센터장 김종근◇전보△노동대학원행정실 부장 이정철△전산운영부장 김우연△한국어센터 부장 겸 외국어센터 부장 전철우△정책기획팀장 겸 감사실 부장 오윤세△정보대학행정실 부장 겸 정보통신대학행정실 부장 겸 컴퓨터정보통신대학원행정실 부장 박진배△경영지원팀장 겸 대학사업팀장 양희준△전산개발부장 겸 정보서비스지원팀장 한재호△법학전문대학원행정실 부장 겸 법무대학원행정실 부장 김영석△입학전형관리실 부장 최인식△생명과학대학행정실 부장 겸 생명환경과학대학원행정실 부장 전창희 ■스포티비뉴스 △보도국 1국장 양성동 ■NH투자증권 ◇부장 신규선임△부동산금융2부 김의수△종합금융부 한창구 ■하나금융투자 ◇부서장 선임△부동산금융실장 박재현△신용리스크관리실장 윤현석◇부서장 전보△글로벌구조화금융실장 김영근△인력지원실장 김형건 ■ABL생명 ◇승진△경남지역단장 이경환△강원지역단장 박종명△법무부장 이선명◇ 전보△부산지역단장 이영락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