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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 허주체제 마지막 당무회의 표정(정가초점)

    ◎생환율 67%… 당무위원 명암 교차/김대표·강총장 등 당선 22명 새각오 다짐/낙선자 6명 출석… 위로불구 착잡한 표정 당직 개편을 앞둔 신한국당이 3일 상오 김윤환 대표위원 주재로 당무회의를 열었다.당명을 바꾼뒤 지난 2월9일에 이어 여섯번째로 열린 당무회의였다. 김대표체제로는 마지막 당무회의이기도 했다.일괄사의 표명으로 오는 7일 전국위원회 직후 면면도 바뀐다.그래서 그런지 줄곧 가라앉은 분위기가 5층 회의실을 뒤덮었다. 4·11총선의 여파로 참석률도 낮았다.당무위원은 김영삼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48명.이가운데 30명만 참석했다. 출석한 위원들 사이에도 당락의 명암이 엇갈렸다. 총선에 출마한 당무위원들의 생환율은 67%에 머물렀다.전국구 1명을 포함,39명이 출마해 26명이 당선했다.당선자 가운데 최형우 양정규 이웅희 김진재위원 등 4명은 개인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지역에서 생환한 김윤환 강삼재 김종호 서정화 김영귀 정재문 이세기 김정수 신경식 이상득 김종하 이한동 서청원 서정화 현경대 김덕용 이해구 장영철 이택석 강현욱 한승수위원과 전국구로는 유일하게 출마해 당선된 정재철위원 등 22명이 자리를 채웠다. 이들은 각자 처한 위치와 상황,정치적 비중에 따라 기대와 각오,상념의 표정이 다양하게 어우러졌다.새 진용에서 각자가 맡게 될 역할을 구상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윤영탁 김용호 이재환 이민섭 황명수 남재두위원등 6명은 낙선에도 불구하고 참석했다.불출마한 주돈식 김윤덕 위원도 눈에 띄었다.낙선자들은 당선자들로부터 위로와 격려의 인사를 받았지만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떤 낙선자들은 서로 손을 맞잡고 『상대당 후보측이 막판에 지역바람을 일으키는 바람에…』라고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었다.그러면서 새로운 재기의 발판을 노리는 인상이었다. 불참한 위원 18명 가운데는 낙선자가 7명,공천 탈락 또는 불출마자가 6명이 끼여 있다. 김영광 박명근 량창식 정시채 이자헌 김한규 김식위원이 낙선의 후유증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정순덕 이승윤 신상식 남재희 노인환 이윤자위원은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불출마 선언등으로 일찌감치 마음을 비운 경우에 해당한다. 얽히고 설킨 당무위원들의 심경을 고려한듯 회의는 별다른 안건 처리없이 김대표의 퇴임소감과 짤막한 당무·정책·원내보고 등으로 20분만에 산회했다.당초 비공개 토론시간도 계획돼 있었지만 『비공개로 할 필요가 있느냐』는 김대표의 제의에 따라 공개 토론으로 바뀌었다.그러나 토론자 없이 최근 모친상을 치른 이한동 국회부의장의 인사말만 있었다. 앞서 김대표는 인사말에서 『당의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 당무위원들께 한번쯤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면서 『일부 위원들이 함께 정치일선에서 경륜을 발휘할 수 없게 된 점이 가슴아프지만 의연하고 변함없는 마음으로 정권재창출을 위해 당에 힘을 모아달라』고 심경을 피력했다.〈박찬구 기자〉
  • 시민­관변단체 연대 모색/“「피플파워」 강화위해 공동보조” 추진

    ◎재정부족 동병상련… 총선 앞두고 주목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시민운동 단체들과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등 이른바 「관변단체」가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얼마 전까지는 「소 닭 보듯」 하던 사이다.시민운동 단체들은 관변단체가 과거 독재정권의 수혜자로,해체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그러나 「피플 파워」의 강화를 위해 동조세력으로 규합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소외감에 젖었던 관변단체들도 반갑지 않을 리가 없다.4·11 총선을 앞두고 민간단체의 연합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된다. 경실련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 등 39개 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시민단체협의회」(시민협)의 강문규 공동대표는 13일 『새마을운동 중앙본부 등 국민운동 단체들과도 사회통합 세력으로서 공동 보조를 맞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대표는 지난 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21세기 한국 시민운동의 방향」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관변단체들을 무조건 없애라든가 정부지원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며 『조직력도대단하지만 잘한 부분도 있으므로 구조적 개선만 이뤄진다면 민간단체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주돈식 정무1장관도 『민주사회 발전을 위해 함께 뛴다면 대화창구의 역할을 기꺼이 맡겠다』고 밝혔다. 시민협은 지난 94년 9월 출범했다.그러나 민간 자원봉사 단체라는 성격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다.관변단체가 누려온 정부의 특별지원이 부럽기도 하고,다른 한편으론 「눈엣 가시」처럼 보였을 것이다. 관변단체에 대한 지원중지와 자신들에 대한 지원을 줄기차게 요구했다.지난해 3월에는 자체적으로 「시민운동 지원기금」 3억원을 모금하는 등 자구책에 부심해 왔다. 새마을운동 중앙본부,바르게살기 운동협의회 등 국민운동 단체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문민정부 이후 재정지원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마을운동 중앙본부의 경우 올해부터 서울시가 지원하는 예산은 전혀 없고 내무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20억여원으로 회원이 2백97만명인 조직의 살림을 꾸려간다. 어떻게든 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함으로써 모두 동병상련의 처지가 된 것이다.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시민운동 단체에도 정부가 지원금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민간단체 지원 육성법안」이 입안됐다.그러나 집행 주체가 분명치 않다는 이유로 보류됐다. 시민협은 앞으로 15대 국회가 개원하면 법안의 처리를 요구키로 했다.이를 위해 국민운동 단체들과 연계,보조를 맞추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시민협의 이같은 움직임이 순수성을 잃고 새로운 정치적 압력세력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시각도 없는 것이 아니다.
  • 3·1절과 일본이기기(박화진 칼럼)

    일흔일곱번째 맞는 3·1절이다.우리에게 있어 「3·1절 그리고 일본은 도대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곰곰히 생각하게 되는 날의 이 아침이다. 특히 금년은 우리에게 3·1절이 있게한 일제의 패망과 3·1독립운동의 목적을 마침내 달성했던 광복후 50주년을 지내고 처음맞는 3·1절인 것이다.뿐만아니라 불과 50년만에 경제대국을 건설하고 정치·군사대국을 넘보면서 전성기의 일제를 능가하는 국력을 쌓은 일본의 아시아맹주를 노리는 패권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조짐이 여러가지로 드러나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의미심장한 3·1절이라 할수 있다. 「역사는… 적어도 일본의 경우엔 되풀이되는 것인가」,우리와 아시아 그리고 세계를 상대로 저지른 과거의 잘못에 대한 그나마의 형식적인 사죄와 반성도 볼수없게된 지금이다.침략전쟁을 미화하는가하면 이웃나라에 대한 국권찬탈을 합법적인 것으로 정당화하고 나섰으며 식민지통치가 발전의 은혜를 베풀었지 않는가고 강변할 만큼 변한 일본이다.그리고 마침내 역사적·현실적으로 명명백백한 우리국토인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 억지를 부리고 있는 일본을 우리는 보고있다. 역사·지리적으로 어쩔수없는 숙명적 이웃이요 경쟁자인 이 일본을 우리는 어떻게 해야한단 말인가.냉철한 이성의 입장에서 다시한번 진지하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대처해나갈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역사적 시점에 우리는 지금 서있다고 할수 있다. 오늘의 우리국민과 정부가 갖고있는 대일자세와 정책은 한마디로 광복과 건국초기 이승만대통령의 반일육과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수있다.일제식민지로부터의 해방과 이데올로기분단의 건국이라는 한계상황의 불가피한 결과가 이대통령의 「반공과 반일」정책이요 국민교육이었다.그의 반일은 일제와 일본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주된 내용이었다.그것이 지난 50년간에 걸친 우리의 대일자세와 정책의 기본바탕을 이루어 왔다고 할수 있다.그리고 그것은 그동안 나름대로의 역사적 소임도 다했다고 평가할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대일자세와 정책은 실력없는 이승만식 감정적 반일만으로는 안된다는 사실을 오늘의 일본은 보여주고있다고 할수 있다.분노와 증오의 반일은 결국 실속없는 감정의 폭발로 이어질수밖에 없는 것이었다.80년대초의 일본역사교과서 왜곡파동에서 볼수 있듯이 그것은 일본에 대한 일시적 견제는 될수 있어도 근본적인 억제책은 될수 없는 것이었다.지금 우리가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은 단기간에 쉽게 간단히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바로 그 근본적인 이성적 억제책이며 그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일본을 능가하는 힘이요 국력이라 하지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왜 일제에 망국의 한을 당해야 했는가」부터 반성해야 할 것이다.그것은 오로지 사악한 일본제국주의 때문만인가.우리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책임도 없는 것인가.우리는 모든 것을 너무 일제탓으로만 돌린것은 아닌가 등에 대한 철저하고도 근본적인 발상전환적 자기반성에서부터 새출발해야 할 것이다.우리의 잘못과 책임이 더 크다고 각성할때 비로소 극일과 승일의 근본적인 일본대책은 시작될수 있다.결국 3·1절은 감정적 대일증오와 분노보다는 이성적 자기반성의 날로 승화되어야 하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를 우습게 보지 못하도록 하고 역사왜곡은 물론 더이상 망언을 못하도록 할뿐아니라 독도에 대해서도 엉뚱한 생각을 갖지 못하도록 할 「최선의 유일한」 방법은 결국 국력을 키우는 「부국」뿐이라고밖에 할수 없다. 그런 장기적 기본인식과 바탕의 노력위에서 가슴은 후련하나 실속없는 감정폭발 보다는,실속을 기할수 있는 이성적 대응을 냉철히 강구해 나가는 것도 현명한 대응일수 있다.무조건적이고 범국가적인 대일단결과 통합을 기하고 그것을 국가외교력으로 결집시키는 한편 역사왜곡과 망언 및 영토적 팽창주의가 계속되는한 일본의 유엔안보리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는 문제등에 대해 중국을 포함하는 동병상련의 아시아제국과 외교연합전선을 형성하는 것도 당장의 효과적인 억제책일수 있다.
  • “백혈병 두 젊은이를 살립시다”/호텔신라 바자…온정의 손길 봇물

    ◎미 입양 김성덕군·국내투병 전승훈군 돕기/6백명 골수기증 약속… 미 양부모와 화상대화 『성덕군과 승훈군을 살립시다』 백혈병에 걸려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두 청년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바자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3층 연회장 마로니에룸에서 4일 상오 10시부터 열렸다. 이날 행사는 미국 입양고아 출신으로 백혈병을 앓고 있는 김성덕군(21·미국명 브라어언 성덕 바우만·미국 공군사관학교 4년)과 호텔 신라 객실팀 청소담당 직원 이용순씨(43·여)의 외아들로 지난해 9월 백혈병 판정을 받아 투병중인 전승훈군(20)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호텔 신라는 성덕군의 소식이 알려지면서 회사 직원의 아들도 같은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가톨릭 의대 골수정보은행의 협조를 얻어 행사에 나섰다. 하오 5시까지 계속된 이날 행사에서 골수기증을 받기 위해 마련한 7곳의 채혈창구에는 호텔 직원 뿐만 아니라 객실 손님 등 일반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6백여명이 골수기증에 참여했다. 또 호텔측이 판매수익금으로 두 청년의 수술비에 보태기 위해 준비한 5백여개의 케익도 불티나게 팔렸다. 특히 하오 5시20분부터 40분간 호텔 5층에 설치된 화상(화상)회의룸에서 가톨릭 중앙의료원 골수이식센터 김동집소장(63)과 전군의 어머니 이씨는 인공위성으로 연결된 화면을 통해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성덕군의 양부모인 스티븐 바우만씨부부와 화상대화를 갖기도 했다. 바우만씨 부부는 성덕군과 골수유전자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은데 대해 『한국민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말했다.또 이들은 아직 전군에게 골수를 전해줄 사람을 찾지 못한 이씨를 위로,국경을 넘은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었다. 이 호텔 노사위원회 김성신위원장(32·객실팀 직원)은 『이 행사를 통해 한때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았던 성덕군과 투병중인 승훈군에게 따뜻한 동포애를 전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 신한국당「TK 동요」멈출까/김대표 「수석」불만속 “도와야”대세

    ◎“좋은방향 노력”·“ 지켜보자”·세갈래 신한국당의 민정계,특히 대구·경북출신(TK)의원들의 동요는 가라앉을까. 이들은 일단 김윤환 대표위원이 「주저앉은데」 대해 섭섭해 했다.그러나 김대표에게 불만을 표시하거나 조직적으로 반발하지는 않았다.각자의 사정은 서로 틀리지만 동병상련의 심정은 같다고들 말한다.『어쨌거나 하주(김대표의 아호)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전체적인 분위기로 볼때 TK들의 집단행동 움직임은 없다.그러나 각자의 사정에 따라 개별행동을 하려는 인사들은 더러 있다.5·18특별법안을 통과시킨 6일 당무회의에는 TK출신 가운데 정호용,최재욱,강재섭,김한규 의원이 불참했다.박정수 의원은 참석했다. 이들 TK의원들의 생각은 크게 세갈래로 보여진다.다수는 지역의 사정은 좋지 않지만 당에서 좋은 방향으로 돌리는데 노력하자는 쪽이다.또 하나는 일단 지켜보자는 것이다.마지막으로 숫자는 적지만 탈당등 행동에 옮기려는 움직임이다. 당직사표를 제출한 최재욱 조직위원장은 6일 당사에 출근하지 않았고 외부와의 연락도 끊었다.그는 『그동안 당직을 맡아 5·18특별법이 부당하다고 홍보해 왔기 때문에 더 이상 당직을 맡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대구시지부장 사표를 낸 강재섭 의원은 『기조실장,대변인,총재비서실장을 지낸 입장에서 당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면서 『그러나 지금 현재의 당의 운영방향은 내 생각과 맞지 않아 당직을 사퇴했다』고 밝혔다.그는 『그동안 5·18관련자들의 심판은 역사에 맡기자고 당론을 홍보해 왔다』면서 『심지어는 야당의 특별법 요구에 「위화도 회군도 법을 만들어 처벌해야 하나」라고 반격했다』며 말을 바꿀수 없어 당직을 사퇴했음을 강조했다. 경북출신의원들은 대구출신의원들 보다는 덜 강경하다.박정수 경북도지부위원장은 『지금 일부에서는 치고 나가자는 얘기도 하지만 이는 김대표도 죽이는 것』이라면서 『역사 바로잡기에 반대하는 것으로 낙인 찍히면 곤란하다』고 밝혔다.경북출신 위원장들은 오는 11일 모여 앞으로의 대처문제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18관련자인 정호용,허화평 의원,전두환씨의 동서인 김상구의원,노태우씨 비자금사건과 연루된 금진호 의원의 처지는 다르다.정의원은 금명간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김의원도 탈당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허의원은 『탈당하지 않고 당당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 안양교도소 앞/김성수 사회부 기자(오늘의 눈)

    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수감된 안양교도소 앞은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과 주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전씨는 안양교도소가 생긴 이래 최고의 거물.긴장감 반,호기심 반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상오 10시30분 전씨를 태운 검정색 승용차가 교도소 초소 앞 진입로에 모습을 드러냈다.순간 재야단체 회원 1백여명은 일제히 차를 몸으로 막아세워 과자 부스러기를 던졌다. 뒷좌석 두명의 수사관 사이에 앉은 전씨가 무표정한 얼굴로 창밖에 내다봤다.하루 사이에 훨씬 초췌해졌고 피곤해 보였다.대국민성명을 통해 정치적 보복이라는 주장과 함께 「좌·우파」 이념대결까지 거론했던 「당당함」은 이미 찾아볼 수 없었다. 7∼8분 남짓 실랑이 끝에 전씨가 탄 승용차는 정문을 가까스로 통과,1층 보안과 사무실로 직행했다.전씨는 간단한 입소절차를 거친 뒤 독방에 수감됐다. 지난달 16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노태우씨에 이어 전직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로 구속되는 비운을 맞게 된 것이다.서울구치소와 안양교도소는 승용차로 불과 5분 거리.전씨의 백담사행으로 결론이 났던 5공 청산의 앙금이 채 해소되기도 전에 두사람은 「미결수」로서 동병상련의 처지가 되고 말았다. 한시간 뒤인 상오 11시30분 특별수사본부의 김상희주임검사 등 4명의 검사가 안양교도소 앞에 도착했다.취재진의 성화에 5분여를 지체하고 있을 때였다.피켓시위를 벌이던 재야단체 회원 한 명이 김검사가 탄 승용차를 붙잡고 『검찰은 믿을 수 없으니 특별검사제를 도입하라』고 소리쳤다. 차안에서 침묵하고 있던 김검사의 얼굴이 일순간 일그러졌다. 어찌보면 이날 안양교도소 앞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은 모두에게 고통이었다.어쩌다 한 명도 아닌 두 명의 전직대통령이 옥살이를 하게 됐을까.끝내 사과의 말은 생략하고 정치보복이라고 주장한 전씨의 태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그들을 전직대통령으로 계속 예우해야 하는가.그들에 대해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렸던 검찰은 소명의식을 갖고 수사를 끝낼 수 있을 것인가. 교도소안으로 들어가는 검찰 수사팀의 어깨가 천근만근 무거워 보였다.
  • 전·노씨 얄궂은 인연/우정·반목 44년 끝내 “동병상련”

    ◎육사 졸업후 친구서 상하관계로/노씨 「5공 청산」싸고 서로 멀어져 전두환과 노태우.40년 친구이면서 나란히 대통령의 영광을 누렸던 두사람이,역사의 심판을 받고 영어의 몸이 되는 신세로 전락했다.두사람의 성격은 상반된다고 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그러나 살아온 이력은 닮은데가 너무 많다. 두 사람의 관계는 51년 육군사관학교에 11기로 입학하면서 시작된다.대구공고를 졸업한 전두환과 역시 대구공고를 다니다 경북고등학교로 옮겼던 노태우는 동질감으로 어울리게 된다.55년 소위로 임관한뒤 군생활이 본격화되면서 둘의 관계는 친구이면서도 서서히 주종적 관계로 형성되어 간다.70년1월 전두환은 육군참모총장 수석부관 자리를 노태우에게 인계한다.노는 동기생인 전을 유난히 따랐다.하나회와 육사11기 주도권을 놓고 처남 김복동이 전두환과 다퉜지만,노는 줄곧 전의 편을 들었다.대령시절에는 전이 사는 연희동으로 이사까지 갔다. 그저 전두환이 갔던 길로만 편안하게 따라가면 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79년 운명의 12·12를 통해 국가권력을 장악한 전두환은 80년 8월 정권의 산실인 국군보안사령부를 친구인 노태우에게 인계했다. 권력의 마력때문일까.전두환씨가 대통령이 되면서 두사람 사이에는 반목의 씨앗이 잉태됐다.노태우는 5공 7년동안 2인자가 되기위해 끊임없는 견제와 수모를 견뎌왔다고 스스로 말한 바 있다.결국 87년 대통령선거에서 노태우는 전두환의 지원을 받으며 대통령에 당선됐다.전두환은 대통령직도 자신이 노태우에게 물려준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노의 생각은 달랐다.함께 12·12와 5·18을 저질렀지만,최규하 대통령을 하야시키고 대통령직을 빼앗은 전과,직선으로 선출된 자기는 다르다는 것이 노의 심사였다.노태우는 대통령에 취임한뒤 5공청산 작업에 나섰다.전에 눌려 살아온 30년에 대한 보복이라는 말도 나왔다.89년 겨울 전두환은 삭풍이 몰아치는 백담사에서 『노태우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이냐』고 울분을 삭였다. 그러나 93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정은 또 달라졌다.5공과 6공은 한 뿌리이며,아무런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 새정부의 역사관이다.위기감을 느낀 전과 노는 반목을 멈추고 다시 손잡지 않을 수 없었다.94년 6월25일 두사람은 함께 현충사를 참배하는 형식으로 퇴임후 첫회동을 한뒤 화해의 폭탄주를 마셨다.그러나 5·6공의 공동전선으로도 역사를 바로잡자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었다.지난달 16일 노태우씨는 재임중의 뇌물수수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수감됐다.그리고 3일 전두환씨는 마침내 반란수괴혐의로 안양교도소에서 구속수감됐다. 두사람이 살아온 역정처럼 심판을 받는 장면도 상반됐다.노씨는 눈물을 닦으며 감정에 호소해보려 했으나,전씨는 끝까지 버티며 「장렬히 전사」하는 쪽을 택했다.어쨌든 지금까지 계속 물려받기만하던 노태우씨가 구속만큼은 처음으로 전을 앞서게 됐다.
  • “백병전 불사”·“예봉 피하기”/DJ­JP 비자금정국 대처 비교

    ◎단기전 총력… 자민련에 “연대” 신호­DJ/“정국 안정” 강조… 내각제카드 제시­JP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3김 청산」과 「세대교체」의 주요 타깃이라는 점에서 동병상련이다.엄밀히 말하면 「양김 청산」이 정확하다.김영삼 대통령은 이미 대통령,승자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자금 정국의 상처도 양쪽이 고스란히 안고 있다.DJ(김대중 총재)는 노태우씨로부터의 20억원 수수를 자백해 도덕성에 큰 흠집이 났고 JP(김종필 총재)는 1백억원 수수설에 시달리고 있다.상처의 정도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DJ와 JP는 한 배를 탄 공동운명체다.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듯 현 정치판에서 양김씨는 공생관계이다.야권공조가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현 정국을 분석하는 시각에는 큰 차이가 있다.DJ는 비자금 정국에서 여권이 노리는 전략 목표를 세가지로 꼽는다.5·6공 세력의 결집을 저지하는 것이 첫번째고 노씨를 제물로 삼아 문민정부의 도덕성을 높이는 게 두번째다.DJ죽이기와 국민회의 탄압이 세번째라는 주장이다.DJ는 첫번째 목표는 달성했지만 나머지는 실패했다고 본다.20억원 자백후 국민회의측 역공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지만 대선자금을 쟁점화함으로써 여권 전략에 타격을 입혔다고 자평한다.오히려 계속 압박을 가하면 뜻밖의 전리품을 챙길 수 있지 않느냐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때문에 DJ는 죽기 살기식의 「백병전」으로 김대통령을 공격 1호로 삼아 단기전을 꾀하고 있다.지구전으로 갈 경우,국민회의쪽에 버틸 힘이 없다고 보는 것이다.자민련에 눈짓을 보내며 합종연횡을 은근히 기대하는 것은 만약의 장기전에 대비한 포석이다. 그러나 자민련은 묵묵부답이다.JP는 자신이 공격대상임을 알지만 과녁의 중심에 놓여 있지는 않다고 본다.「총알받이」가 있는데 굳이 나설 필요가 있느냐며 한발짝 물러서 있다.예봉만 피하면 반격의 기회는 얼마든지 온다는 「기다림의 전술」,심리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정국안정이 첫번째라며 국민여론을 겨냥하면서 여권이 수그러지길 기다린다.비자금 정국에는 슬쩍 빗장을 걸어놓고 여권과 국민회의 사이에서 내각제 카드를 흔들고 있다.
  • 축제 같은 프랑스 파업문화/박정현 파리특파원(오늘의 눈)

    「파업천국」인 프랑스의 파업문화는 독특하다. 내년 임금동결에 반발해 공무원들이 대대적인 파업을 벌인 지난10일 프랑스국민들의 반응은 『그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것이다.지하철 파업으로 시내에 볼일을 보러 나가지 못한 시민이나 근교에서 남의 차를 얻어타고 어렵사리 출근에 성공한 회사원이나 파업공무원들을 원망하거나 욕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학교에 가지 못한 아이들과 이웃 공원에 바람쐬러 나온 학부모들도 파업으로 하루쯤 학교에 가지 않아도 어떠냐는 식이다.오히려 프랑스 국민의 57%는 공무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있다.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고 시민 서비스를 담보로 한 파업인데도 불편을 느낀다는 인상은 없다.잦은 파업이 그들 생활의 일부분이 돼있다는 느낌이다. 이같은 파업 무감각증은 대다수가 피고용자인 자신들도 언젠가 파업을 벌일수 있다는 동병상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공무원이건 일반 노조원이건 파업의 원칙이 있다는 것이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구호를 외쳐대는 투쟁성 파업이 아니라 양복을 입고 시내에서 시위를 벌였다.마치 공무원들의 축제를 하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한다. 파업하는 측의 폭력은 찾아볼 수 없었고 마찬가지로 저지하려는 시도도 있을수 없다.프랑스 당국에 따르면 55%의 공무원들이 파업에 참여하거나 교통난으로 출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와 동시에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자유도 보장돼 있는 것이다.파업참여 노조원들이 비파업노조원들에게 동참을 강요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도 없다. 그리고 파업은 하되 한시적이다.지하철은 10일을 전후해 30시간 동안 운행이 중단됐지만 대부분은 이날 하루 동안만 파업을 벌였다. 공무원들의 파업뿐 아니라 다른 일반 회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파업을 장기화해 자신들의 주장을 당장 관철하려 하지 않고 입장전달에 그친다. 프랑스의 「파업 천국」은 이런 성숙한 파업문화 때문에 가능한 것 같다.국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것도 이런 독특한 파업문화 탓이라는 느낌이다.
  • “김일성사망 민족비극 마감계기로”/동구서망명 북한출신대학생의 소감

    ◎가까워진 통일… 매일밤 고향부모 꿈 꿔/추석마다 임진각방문 이젠 끝냈으면 귀순한 북한출신 대학생들에게도 김일성의 사망소식은 「메가톤급 뉴스」였다. 동유럽에 유학중 자유를 찾아 귀순한 12명의 북한출신 대학생들이 만든 「동류회」회원들이 김일성 사망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회원 정현씨(29·고려대 경영학과 4년)는 김일성 사망소식을 접한 직후 『이젠 통일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고향에 계신 어머니의 얼굴이 맨먼저 떠올랐다고 전했다. 옛소련 도치니크 공과대에 유학중 제3국을 통해 90년 8월 귀순한 정씨는 『그동안 고향에서 고생하고 계실 홀어머니 생각에 잠못이룬 날들이 많았다』면서 『아직 흥분할 일은 아니지만 바라던 일이 일어난 만큼 통일의 그날까지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정씨보다 1년늦게 폴란드 그다니스크종합대에 유학중 우리나라에 온 동영준씨(28·고려대 경제학과4년)는 『이젠 시부모님을 만날수 있겠다며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통일의 그날이 멀리 있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다』고 말하고 『그 이유는 지금까지 김일성이 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씨의 마음속 한구석엔 한 조각의 불안한 마음 또한 가시지 않고 있다.79년 10월 북한에 있을 당시 박정희대통령의 사망소식에 수업까지 전폐하고 학우들과 통일이 됐다며 기뻐했던 순간이 불현듯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김일성사후에 대한 연구가 시급할 것 같다』며 『남한의 흡수통일을 두려워하는 북한은 앞으로 개방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미·일에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할것』이라고 나름대로의 견해를 피력하기도 했다. 동씨는 『추석이나 설등 명절때면 부모님 생각으로 잠못이루다 임진각으로 차를 몰고 달려간 적도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소련여인과 국경을 초월한 사랑을 나누며 결혼까지 해 화제를 모았던 「사랑을 위하여,자유를 위하여」의 주인공 김지일씨(30)는 김일성의 사망이 북한의 개방으로 이어졌으면 하고 기대했다. 김씨는 『90년 소련을 탈출할 당시 부모형제 생각으로 몇번이나 망설이다 동구권의 붕괴를 보면서 북한에도 5년안에 변화가 오리라는 확신아래 불효를 감수하고 귀순을 결심했다』고 상기하면서 『북한에도 개방의 바람이 불어 인간다운 삶이 어떻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어대에 재학중인 조승군씨(28)등 동병상련의 귀순 유학생들이 동유회를 만든 것은 91년 4월.이들은 한달에 한번씩 만나면서 망향의 설움과 외로움을 함께 나누고 있는데 대부분 귀순을 한 뒤 결혼을 해 모임이 있을 때에는 동부인을 하고 있다. 김일성의 사망과 관련해 곧 모임을 가질 예정인 이들은 김의 사망이 7천만 민족의 비극을 마감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고 한결같이 바라고 있다.
  • 그리스/약탈문화재 되찾기운동/불에 「밀로의 비너스」 반환 요구

    ◎파르테논신전 조각은 영과 “12년 실랑이”/작고 메르쿠리가 선도… 최우선 정책으로 「신화의 나라」 그리스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자국의 문화유물을 되찾기 위한 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과거 어느나라 못지않게 외침을 많이 받았던 그리스는 특히 나폴레옹이 점령전쟁을 수행하면서 루브르 박물관을 채우기 위해 문화재를 휩쓸어가는 바람에 가장 혹심한 피해를 당했다.미술사가들은 이같은 그리스의 문화적 피해를 일컬어 『그리스는 2천년동안 빼앗겨왔다』고 표현한다. 이런 만큼 문화적 자부심이 남다른 그리스는 강대국에 빼앗긴 자신들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작업을 이제 최우선의 문화정책으로 삼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1백70여년전에 프랑스에 팔려가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돼있는 「밀로의 비너스상」을 되돌려줄 것을 프랑스에 최근 정식요청했다. 고대 그리스 말기에 제작된 것으로 비너스상 가운데 가장 유명한 「밀로의 비너스상」은 1820년 당시 오스만 터키 제국의 땅이었던 에게해의 밀로스섬의 아프로디테 신전 근처에서밭을 갈던 한 농부가 발견했다.때마침 이 섬에 정박중이던 프랑스 해군이 이를 사들여 루이 18세에게 헌납했으며 현재는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그동안 비공식적인 경로로만 회수를 모색해온 그리스측은 80년대초부터 시작된 문화재 반환운동이 최근들어 다시 활기를 띠자 이번에 프랑스에 대해 반환을 공식 요청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또 이 반환요청과 함께 한 조각가에게 밀로의 비너스상의 모조품을 만들도록 의뢰,이를 진품이 되돌아올 때까지 처음 발견됐던 밀로스섬에 세워둘 계획도 마련했다.밀로의 비너스상 회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는 셈이다. 그리스 정부가 이처럼 문화재 되찾기 운동에 적극 나서게 된 데는 지난 3월 타계한 문화부장관 멜리나 메르쿠리의 공이 컸다.1960년 영화 「일요일은 참으세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여배우이기도 한 메르쿠리는 1981년 그리스 최초의 여성각료가 된 뒤부터 평생을 바쳐 해외의 그리스 문화재를 되돌려 받기 위한 문화투쟁을 전개했다. 메르쿠리는 82년 영국을 상대로 파르테논 신전의 대리석 장식인 「엘진 마블」을 돌려받기 위한 국제적 차원의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이 유물은 2천5백년전에 세워진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의 벽과 기둥 및 지붕 부분에 있던 정교한 대리석 조각품이다.1806년 터키 주재 영국대사이자 고고학자인 엘진경이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내 영국으로 가져감으로써 「엘진 마블」이란 이름이 붙었다.이 역시 그리스가 터키 지배 아래 있을 때의 일이다. 런던의 대영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이 「엘진 마블」의 반환요구에 대해 영국은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했다.메르쿠리의 국제적 여론을 업고 벌인 노력이 영국내에서 조차 호응을 얻어 오래지 않아 이 예술품은 반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밀로의 비너스상 반환요청 역시 그리스의 정신을 되찾으려는 메르쿠리의 노력을 이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밀로의 비너스를 되찾으려는 그리스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거두느냐 하는 것은 문화재 피탈로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는 다른 나라들에게도 커다란 관심사다.
  • “D­1” 민주총무 경선 양측 전략

    ◎범주류 표단속 분주/김대식/정인망식 각개격파/신기하 수성과 설욕의 한판승부가 될 민주당 원내총무 경선이 27일로 바짝 다가왔다.하루 남은 결승점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에 나선 김대식현총무와 도전자인 신기하의원의 각축전이 숨가쁘다. 한때 범주류(김대식)와 비주류(신기하)의 대결구도처럼 비쳐지던 선거양상은 지연·학연등과 맞물리면서 시간이 갈수록 혼미해 지고 있다. 두사람 모두 승리를 장담하고는 있으나 결과는 전혀 예측불허라는 것이 당내의 중론.특히 지난해 첫 경선이후 거의 1년동안 절치부심해온 신의원의 저인망식 득표운동이 막판에 이르러 성과를 보이고 있어 성급한 전망을 불허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계파에 따른 수적 우위와 원만한 국회운영등을 바탕으로 연임을 자신하던 김총무측도 다급해 하는 눈치다.선거 때면 흔히 보아오던 계파보스들의 주판알 튕기는 모습이 이번 경선에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자 발걸음이 자연 빨라졌다. 상무대사건 국정조사를 둘러싸고 한달이상 계속된 여야협상에 아까운 시간을 다 쓴 김총무측은허겁지겁 계파의원들과의 접촉을 늘리며 표단속에 나서고 있다.김원기최고위원을 등에 업고 동교동계와 북아현동쪽(이대표계)에 지원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당소속의원 96명 가운데 65명 가량이 이 3대 집안 식구들이므로 이들 표만 지키면 당선은 확실하다는 계산이다. 반면 계파간 대결구도를 희석시키는데 나름대로 성공한 신의원측은 연고를 내세워 각개격파에 부심하고 있다.29명에 이르는 광주일고·전남대 동문및 광주·전남출신의원들의 지지를 자신하면서 김총무의 지역기반인 전북출신 의원들을 골프회동등을 통해 집중공략 중이다.오탄의원 같은 이는 전북출신이면서도 신의원측의 이같은 집요한 공세에 이미 지지를 약속했다. 『3선인데도 이번마저 총무를 하지 못한다면 15대총선도 기약할 수 없다』는 읍소도 많은 의원들의 동정을 얻고 있다.비주류와 마찬가지로 당내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돼온 초선·전국구의원들의 동병상련도 신의원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보인다. 두 진영은 서로 아전인수식 판세분석을 바탕으로 55표이상의 확보를 공언하고 있다.과반수인 49표 보다는 대략 6∼8표 정도는 더 얻지 않겠느냐는 것이다.그러나 이들의 애타는 심정과는 달리 대다수 유권자들은 선거막판에 이르러서까지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다만 당내 최대모임인 내외문제연구회(이사장 허경만) 소속의원 27명이 25일 오찬을 함께 한 것과 비주류에 총무직을 내주게 되면 당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슬며시 고개를 들고 있는 범주류측의 위기감이 선거 당일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 관심거리다.
  • 미에 손자·손녀 키우는 「노부모」 급증/뉴욕타임즈지 최근실태 보도

    ◎청소년들 마약중독·혼전출산 날로 늘어/「동병상련」 노인들 모여 정보단체 조직도 최근 미국에서는 자신의 자녀들이 낳은 아이를 대신 양육하고 있는 「조부모­손자손녀」 세대 가정이 급증,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딸애가 처음엔 자기가 키우겠다고 우기더니 갓난애가 며칠 앓는 것을 보더니 떠나버렸어요』미국 미시간주 닐시시에 사는 올해 45살의 간호사 메리 프론씨(여)부부는 자녀들을 어느정도 키우고 자신들의 생활을 즐기길 기대하고 있던 5년전,미혼모 상태로 임신한 딸(16세)이 남자아이를 낳은뒤 다른 주로 떠나버려 꼼짝없이 늦둥이 자식에 매인 부모가 돼버렸다. 뉴욕 타임스 최근호에 따르면 약물남용,AIDS(후천성면역결핍증),폭력등으로 자신이 낳은 갓난아이를 부모들에게 맡겨버리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엉겹결에 비공식적으로 손자손녀를 기르다 양육비보조 문제로 결국에는 입양등 법적 경로를 통해 정식 자녀로 거두게 되는 조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전한다. 미국의 90년도 인구센서스 보고에 따르면 할아버지 할머니,다른 친척에 의해 길러지는 어린이 3백20만명(80년도 대비 40%증가)중 3분의1 이상이 부모가 집에 없는 어린이.이수치는 실제보다 훨씬 낮게 파악된 것으로 조사담당자들은 보고 있다.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공공보건연구팀은 오클랜드시의 경우 조부모를 부모로 둔 학생이 절반이 넘는 초중고교가 상당수 있다고 밝힌다. 손자 손녀를 키우는 조부모들의 어려움은 한두가지가 아니다.퇴직후 고정된 연금으로 생활을 해나가는 형편인 사람들이 많아 각종 양육기금을 타내고 정보를 얻기위한 라킹「ROCKING」(Raising Our Children’s Kids·자식의 아이들 기르기)모임을 발족,같은 처지의 조부모들을 지역의 단체등에 연계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또 법적인 양육권과 공공기금 지원등의 문제가 결부되는등 퇴직 노부모들이 해결해야할 고민들이 생겨나면서 미국 퇴직자협회(AARP)등도 워싱턴에「아이를 기르는 조부모를 위한 정보센터」를 설립,각종 상담을 해주고 있다. 경제적 문제와 함께 대두되는 것이 아이들이 비행청소년으로 자라지 않도록 하는 정서적 양육문제.AARP 「아이를 기르는 조부모정보센터」,버클리대 건강교육센터및 심리학자들은 조부모와 피양육어린이 1.3세대가 모두 2세대로부터 버림받았다는 비애를 느낄 수 있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림받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주면서 친부모의 얘기를 숨기지 말고 해줄것 ▲「우리는 너희들을 끝까지 사랑하고 돌봐줄 것」이라며 안아 주고 아이들의 부모가 전혀 돌아올 가능성이 전혀 없더라도 이들의 관계를 유지하는 끈을 계속 남겨둘 것등을 제안했다.
  • 노·전 전대통령 연말 화해 움직임

    ◎노씨측,불시방문 추진 막후접촉/전씨측,「6공때 일」 사과하면 고려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이 연말·연시를 맞아 자연스레 화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5공청산」작업이 시작된 지난 88년초부터 사실상 「의절」하고 지낸지 벌써 6년남짓.그동안 노전대통령도 청와대를 떠나 야인으로 돌아왔지만 두사람은 계속 서먹서먹한 관계였다. 서울 연희동 한동네에 사는 두 전직대통령의 집은 찻길 건너 5백m가량 떨어져 있을 뿐이다.그러나 그 가운데 드리워진 한랭전선은 두 집안을 따로 따로 갈라놓고 있었다. 새정부 출범후 전·노 두 전직대통령이 화해할 기회는 몇차례 있었다.「율곡사업」과 「평화의 댐」등 과거의 비리캐기가 활발해지면서 동병상련의 심정이 된 양측이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했다.지난 9월초에는 노전대통령의 회갑을 맞아 서로 선물을 주고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화해가 성사되지 못한 것은 전전대통령의 「분노」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고 노전대통령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노전대통령은 형식을 갖춰 전전대통령의 연희동집을 찾으려 했으나 전전대통령은 그러한 형식을 용인하지 않았다. 최근들어 전전대통령측의 분위기가 많이 누그러지는 것같자 노전대통령측은 연말·연시 인사를 이유로 불시에 전전대통령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전대통령의 한 측근은 13일 『노전대통령은 과거 전전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술한병을 싸들고 전전대통령을 찾아 그동안 소원했던 것을 풀고 30년지기로서의 우정을 되찾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전전대통령측도 노전대통령이 6공때의 일만 솔직히 사과한다면 그의 방문을 굳이 막지는 않겠다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두사람의 극적 해후는 「불시방문」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사전 막후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전전대통령측의 이양우변호사와 노전대통령측의 정해창전청와대비서실장이 수시로 만나 의견교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두 전직대통령의 화해는 개인적 앙금을 털어버린다는 의미이상을 가진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전직대통령으로서 공적 활동을 보다 활발히 할 입지를 넓혀주는 바탕으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어쩌면 정부의 활발한 사정활동으로 구여권세력의 상당수가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과 관련,구세력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과 연관지어질 가능성도 있다.만약 이러한 정치적 측면이 너무 부각돤다면 두사람 사이의 화해는 좀더 지연될지도 모른다.
  • PC통신 통해 국제 우의 다진다/한일 원로방 상호교류 활기

    ◎서울­도쿄학술회등서 모임활성화 논의/서신 교환하며 여가활용·소외감 덜기도 국내에서 PC통신을 활용하는 노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이웃 일본의 노인들과도 컴퓨터를 통해 학술행사 및 서신교환을 활발히 벌이는 등 한일원로방 교류가 점차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한국PC통신 「하이텔원로방」과 일본의 「멜로네트」가 서로 연결된 것이 계기가 됐다. 두 나라 노인회원들끼리 나누는 전자편지는 주로 건강비결과 취미생활 등 정감어린 내용을 담고 있어 얼굴은 잘 모르지만 몇번 편지를 주고받다 보면 금방 친해진다. 특히 슬픈사연이 PC에 뜰때면 양국회원 모두가 안타까움과 격려의 편지를 써 보내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기도 한다.며칠전 일본 가와사키시에 사는 멜로네트회원 나카무라씨(77)의 부인이 암으로 보름밖에 못산다는 내용이 PC통신망으로 전해지자 양국 회원들로부터 위로와 착잡한 심정의 편지가 빗발쳤다.양국 원로방회원들은 이처럼 단순한 PC통신에만 그치지 않고 지난 5월 일본에서 친선과 PC통신 이용 활성화를 위한모임을 가진데 이어 3일 서울에서 다시 만나 「한일원로방 PC통신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발전방향도 활발히 논의하고 있다. 일본의 멜로네트란 「멜로소사이어티(원숙사회)구상」의 일환으로 지난 85년부터 개설,현재 65세 이상 3천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미국 원로방인 「시니어네트」와도 연결해 국제교류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이들은 PC를 통해 학습과 고용,의료·건강,생활정보 등을 교류함으로써 여가를 최대한 활용,소외감을 느끼기 쉬운 만년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경우 「원로방」이 60세 이상 정회원이 1백여명이고 이용자도 일부 지식층 원로들에 그치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조적이다. 3일 서울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한일원로방 PC통신 심포지움(한일PC통신주최 한국통신정보산업연합회 서울신문후원)에서 일본의 원로방운영체제를 소개한 구리야마 에이지씨는 『PC가 단순한 손놀림과 두뇌활동으로 노인들의 치매(망각증세)현상을 없애는데 그치지 않고 회원 상호간 또는 국가간 폭넓은 정보교류를 통해 창조적인 삶을 영위토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임을 주선한 한국원로방 시솝 유경희정보산업표준원장은 『지금은 한일회원들이 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나 앞으로 통역시스템을 도입,더 많은 교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면서 『나아가 미국 시니어네트와도 연결,한­미­일 노인들의 정보교류도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전·노씨 해명서 발표 의미와 전망

    ◎미흡한 “변칙답변”… 적법성 논쟁 조짐/포괄해명 간주… 전씨조사 마무리/구체적 설명 없어… 노씨 계속 조사/감사원/“통치행위 감사 부적절” 감정대립 증폭 가능성 평화의 댐과 율곡감사로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던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 입장이 쌍곡선을 긋게 됐다. 전전대통령이 26일 감사원에 보낸 회신으로 평화의 댐 감사는 일단락되게됐으나 노전대통령의 조사거부로 율곡사업감사는 계속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전·노 두 전직대통령은 이날 감사원의 질의에 직접 답변하지는 않았다. 대신 이날 발표한 대국민해명서에 감사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내용을 담아 답변을 시도하는 묘한 방법을 썼다. 감사원도 두 전직대통령이 공식적인 답변서를 보내오지 않았는데도 가급적 이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노전대통령이 답변을 거부하려는데는 단호한 입장이다. 이에따라 감사원은 전전대통령측의 해명은 답변으로 접수하고 노전대통령측의 회신은 답변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엇갈린 입장을 밝혔다. 이는 두 전직대통령이 전달한회신의 내용보다는 형식에 더 영향을 받은 다분히 「감정적 대응」인 것으로도 비쳐질 수 있다. 두 전직대통령이 해명서를 통해 각각의 입장을 밝혔으나 평화의 댐 건설과 차세대전투기사업의 실체를 밝히기에는 둘다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다만 전전대통령은 이회창감사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감사원의 서면조사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과 함께 원고지 50장분량의 대국민해명서를 통해 평화의 댐 건설과정을 나름대로 자세히 설명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에 반해 노전대통령은 정해창전비서실장을 통해 감사원의 질문서에 답변할 수 없다는 감사거부의 입장을 명백히 밝혔다.또 감사원은 노전대통령의 대국민해명자료에도 질의의 중요내용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노전대통령에 대한 조사방침을 거듭 천명하고 있다. 또 감사원이 두 전직대통령을 「차별대우」한 배경은 평화의 댐 건설과 율곡사업이라는 두가지 사안의 상이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평화의 댐 건설은 감사원에서도 인정하는 바와같이 정치적 성격이 짙은 사안이다.율곡사업과는 달리 댐 건설추진과정에서 비리의혹은 개입돼 있지 않다. 따라서 감사원은 전전대통령측의 포괄적인 해명만으로도 감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같다. 그러나 율곡사업은 이미 전직국방장관 2명을 포함,전직 군수뇌 6명이 검찰에 구속될 정도로 금품수수등의 비리와 관련된 사안이다.따라서 포괄적 해명이 아닌 구체적 증언이 필요한 사안이다. 또 미국측이 최근 율곡사업과 관련한 자료를 보내주기로 결정한데서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자료가 도착하면 검토를 통해 어차피 필요한 부분을 재감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면조사결과와는 상관없이 전직대통령측과 감사원사이의 법리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전대통령은 이날 감사원장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헌법 97조(감사원 설치 근거)와 감사원법 24조(직무감찰의 범위)를 들어 『전직대통령조사는 헌정사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한 선례』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전대통령도 정전비서실장을통해 『대통령 소속하에 설치돼 있는 감사원이 그 당부를 가리기 위해 안보와 직결되는 대통령의 정책결정을 감사원이 감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감사원법 50조(비감사대상기관에 대한 협조요구)를 반박논리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직대통령과 감사원 특히 노전대통령측과 감사원의 감정대립은 율곡사업감사의 진행과 함께 증폭될 전망이다.
  • 「그 여자 그 남자」/신세대 두쌍의 사랑 “코믹터치”

    ◎은과 창/독립적이며 섹스를 게임으로 생각/숙과 석/상대 과거 알지만 현실에 맞춰 결혼/감각·파격적인 대사·화면처리에 관객들 폭소 익영영화사가 만든 「그여자 그남자」는 신세대의 사랑이야기를 경쾌하고 코믹하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도 생활도 자유롭게 하고픈 두 남녀가 같은 오피스텔 옆방에서 살다가 우여곡절끝에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다. 지난해 데뷔작 「결혼이야기」로 화제를 모은 김의석감독이 감각적이면서 파격적인 대사와 화면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서도 섹스중의 거침없는 대사,섹스를 마친 직후 이어지는 장면등은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김감독은 이 영화에서 두 부류의 신세대를 설정해놓고 있다.하나는 남녀 주인공인 은(강수연)과 창(이경영분),또 하나는 숙(하유미분)과 석(김성수분)으로 대표되는 신세대다. 이들 중 후자는 창과 은으로부터 각각 버림(?)을 받은 동병상련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창과 은은 극히 이기적이고 독립적이다.섹스를 게임정도로 생각하고 자기만의 자유로운 생활공간을 고집한다.그래서 한동안 관계를 가졌던 숙과 석이 좀더 「구속력」있는 관계를 요구하자 거리낌없이 결별한다.은은 영화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지속적인 관계를 요구하는 창을 멀리하기도 한다. 숙과 석도 남녀의 순결에 대해서는 심각하지 않게 생각한다.이들은 결혼전에 창과 은의 오피스텔을 드나들다가 서로 마주친 적이 있으면서도 결혼하기에 이른다. 숙과 석은 결혼후 부부관계를 가진뒤 각각 놀만큼 놀았고,상대방의 경제력이나 장래성도 괜찮고,주위에서 결혼을 권유해서 결혼했다고 얘기하면서 마지막 부분에서 묘한 어감으로 『물론 사랑도 하지요』라고 내뱉는다. 김감독은 창과 은이 보다 독립적이면서 자유를 원한다는 점에서 숙과 석에 비해 「앞서가는」 신세대라고 생각한 것 같다.숙과 석은 사랑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우리사회의 기존 질서에도 순응하려 한다는 점에서 어찌보면 창과 은보다는 성숙한 자세를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감각적이고 재미있지만 리얼리티는 떨어진다.특히 후반부에 창과 은이 사랑에 빠지는 과정은 잘 설명되지 못하고 있다.다만 신생아실의 간호사인 은이 숙이 낳은 아기를 유심히 보는 장면등을 보여줌으로써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어쨌든 대작위주의 외국 직배영화와 어린이 영화,코미디물이 주류를 이루는 여름 영화가에서 20∼30대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는 요즘 영화다.
  • 고 한무숙선생을 기리며/강난경 소설가

    ◎“창작활동 반세기… 한국문단 이끈 거목” 문단의 큰 별 하나가 사라졌다.한국소설가협회 회장 한무숙선생님이시다.한선생님께서는 내가 태어나기 일년 전에 등단하신 원로 소설가다.내 나이가 오십이니 꼭 반세기동안 창작활동을 해 오신 말 그대로 거장이다. 내가 한선생님과 사제지간의 깊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십년 전 전국주부백일장에서 장원을 하게 된 때부터다.한선생님께서는 내 작품을 너무 좋게 평해주셨다.그러나 나는 그것으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왜냐하면 나는 셋째딸을 비명에 잃고 그 한을 풀기 위해 글을 썼기 때문이다.나는 한선생님을 찾아뵙고 소설작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다.처음엔 당신의 작품 쓰시기에도 시간이 너무 모자란다며 거절하셨다.그러나 난 포기하지 않고 더 간절히 원했다.결국 한선생님께서는 허락하셨다.그것도 무보수라는 조건으로. 『내가 강난경씨를 제자로 받는 것은 처음이자 마지막이에요.이왕 맡은 이상 힘을 다해 가르칠테니 강난경씨도 나 못지않게 열심히 해야 해요』 나는 그때부터 한선생님의 그림자가 되었다.서점으로 현지답사로 하다못해 쇼핑하는 것까지 따라다니며 배웠다.한선생님은 내게 가르치시기를 작가는 상상만은 무한히 자유분방하게 해야하지만 생활은 건전하게 해야 한다고 하셨다. 주위에서들 한선생님께 지도를 받는 내가 콩나물처럼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칭찬들을 하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했다.모든 것이 풍족한 선생님께 나는 무엇으로 보답할 길이 없었다.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대학원 석사논문을 써서 바치기로 작심했다.「한무숙연구」란 논문집을 받으신 한선생님께서는 무척 만족해 하셨다.그러나 그것은 은혜의 만분의 일도 갚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나는 너무 잘 안다. 한선생님께서 나를 유달리 사랑하신 것은 아마도 자식을 잃은 동병상련의 정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이젠 긴 말이 필요없다.선생님은 이미 가셨으니까 한선생님께서 차남을 잃으시고 쓰신 작품 「우리 사이 모든것이」에서 『신이 인간에게 주신 완전무결한 공평이 있다면 그것은 죽음 뿐일 것이다(중략)우리는 저 세상을 믿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니깐영원히 살 것을 믿고 따라서 죽음은 「삶의 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한선생님께서는 영원히 사시기 위한 수단으로 「죽음」을 맞으셨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저 세상으로 갈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선생님을 스승으로 영원히 모실 수 있을 것이다.아주 영원히 영원히.
  • 향미색미(외언내언)

    지난 봄 일본에서는 색다른 「당」이 하나 결성되었다.이름하여 「쌀밥당」.이름 그대로 정치적 성격을 띠는 것은 아니다.「당론」은 「쌀 수입 개방 반대와 쌀 소비 확대」.저명한 작가·방송인·대학 교수등 22명이 발기인으로 참가했다.그들은 앞으로 당원수를 2만명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라 했던 것인데 10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쯤 「당세」가 어느 정도로 확장된 것인지 까지는 알지 못한다.다만 쌀문제에 관한한 우리와 비슷한 처지인 그들의 어려움만은 알만하다.동병상련이라고나 할까. 우리의 경우도 좀 구차스러워 뵈는 움직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가령 마늘이 풍작인데 안팔리면 마늘 먹기운동을 벌이고 김이 풍작인데 안팔리면 김 많이 먹기운동을 벌이는 따위.그렇게 동정론을 들고 나오는 것은 당당하지가 못하다.당당하지 못한 것은 오래 가는 것도 안되고.그보다는 뭔가 새로운 것으로써 구매욕 끌어당기는 쪽에 눈을 돌려야 한다.예컨대 같은 토마토지만 한입에 들어가는 방울 토마토의 개발 같은 것. 그런 뜻에서 생각할 때 농진청의 색깔있는 쌀이나 향내 나는 쌀의 개발은 뜻이 있다.향내나는 향미는 쌀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강하게 풍겨서 입맛을 돋운다는 것.핑크색·자주색·검정색등 색깔있는 색미는 또 구매의욕을 시각으로써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어쨌거나 2∼3년후부터는 백미·현미뿐 아니라 홍미·자미·흑미같은 이름들이 들먹여질듯.그러나 향내 짙은 쌀은 몰라도 색미가 과연 백미의 수천년 아성을 뚫어낼 수 있을지는 좀 의문이기도 하다. 개방화 시대를 살면서 안방에서 이불차기식의 불평만 늘어놓는 것은 어리석다.그에 대응하는 지혜가 요청되는 것.그것이 창의력이다.『…너와 똑같이 다른 사람도 해낼 수 있는 일은 하지말라.…그런 글일랑 쓰지 말라』고 했던 앙드레 지드의 그 창의력.그런 창의력의 끊임없는 개발로써 국제경쟁의 파고를 헤쳐 나가야 한다.
  • 1992년의 쌍십절은(박갑천칼럼)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철학은 난해했던 것으로 알려진다.그의 철학은 너무 심원했으므로 잠수부를 동원하지 않고는 이해할 수 없다는 말까지 나왔다.그런만큼 그에게는 「어두운 사람」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렇긴 했지만 그의 『만물은 유전한다』는 명제는 당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유행어로 되었다.그래서 그와같은 시대 시칠리아섬에 살았던 희극작가 에피칼모스도 그 말을 인용하는 희극을 쓴다.한 사내가 찾아온 빚쟁이에게 『돈을 빌려 썼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변해 버렸다.만물은 유전한다』면서 돈 갚기를 거절한다.빚쟁이는 그를 구타한다.그 사내는 빚쟁이를 고소하여 법정에 선다.빚쟁이는 말한다.『저 사람을 구타했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르다.만물은 유전한다』 그렇다.세상은 변전한다.봄이 가면 여름이 오며 혈기 넘치던 젊은이도 세월 따라 머리에 서리를 이게 된다.그런 까닭으로 은원도 바뀐다.우리와 중국·대만의 관계 역시 그렇게 유전했다.40년 전 총칼을 맞대면서 죽이고 죽었던 상대가 지금의 중국.그때는 「중공군 오랑캐」라 부르며 저주했던 중화인민공화국이다.말하자면 적이었다. 그에 비해 「중화민국」은 우리가 일제의 침탈을 받았을 때 임시정부를 승인한 일 말고도 물심양면의 원조자였다.6·25전쟁 때는 3천명의 군대를 유엔군으로 파견하겠다고 제의하기도 했고.결국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그 「자유중국」은 우리편이었다.그런데 이제는 부르는 것부터 「대만」.적은 아니라해도 서먹한 관계로 되고 말았다.다 같은 중국이면서도 정치체제와 세월의 흐름이 만들어 놓은 기묘한 곡선이다. 얼마전 우리는 서울 명동 중국 대사관 뜰에 서있던 손문·장개석 동상이 연희동 화교학교로 옮겨지는 것을 보았다.새로 게양되는 5성홍기 깃발과 공존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카이로 회담에서 한국의 독립을 주장했던 장개석 총통의 동상이 흘리던 눈물.하지만 밀려 닥치는 지구촌의 새 물결은 과거에 집착하는 감상을 허락하지 않는다.그것이 현실이다.수없이 되풀이되어 오는 국제사회의 냉엄함이다. 세상살이에는 잊어도 좋을 일이 있다.그러나 잊어선안될 일도 또 있다.그 잊지 않아야 할 일을 잊는 것은 잘못이다.「대만」은 동병상련하기도 했던 옛친구.그 옛친구를 잊는 것은 신의의 저버림이다.공자도 『사람에게 신의가 없다면 무엇에 쓰겠는가』고 말하지 않았던가(논어:위정편).그러므로 시류는 거역하지 않되 그것이 너무 야속하게 비쳐져서는 안된다.사실,새 친구도 겉으로는 뭐라 할말정 신의있는 모습을 더 미덥고 아름답게 보아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중화인민 공화국」과 수교하고 「중화민국」과 단교하고서 처음으로 맞는 쌍십절이다.지난해까지도 함께 경하해준 우방의 명절이었던 것을….『만물은 유전한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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