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동반자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지리산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선생님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과장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 4강전
    2026-08-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555
  • “영혼 울린 가야금에 반해 한국 왔죠”

    “영혼 울린 가야금에 반해 한국 왔죠”

    “엄지로 가야금 현을 세게 누르고 뜯으면 영혼이 울리는 것 같아요.” 우연히 듣게 된 가야금 선율에 반해 한국을 찾았다는 베트남 여성 레민홍(31).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가야금 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그녀는 한국 드라마 ‘바람의 화원’을 통해 듣게 된 가야금 산조가 단번에 자신을 한국으로 이끌었다고 했다. “중국의 고쟁 등 다른 나라에도 비슷한 현악기가 있지만 소리만큼은 가야금을 따라올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녀는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한 ‘문화동반자 사업’ 프로그램에 지원해 국립극장에서 6개월간 가야금과 한국어 교육을 받는 것으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6개월 과정으로는 아쉬웠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베트남으로 돌아가서도 가야금만 보면 더 배워야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결국 작년 말 다시 한국을 찾아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 현을 뜯을 때 너무 아파서 울 뻔했어요. 손에 물집이 잡히니까 나중에는 교수님이 물집을 터뜨리는 기구를 선물로 주더라고요.” 그녀는 현재 외교통상부 산하 아시아교류협회 소속 ‘모아밴드’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모아밴드는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각국 전통음악을 록 스타일로 편곡해 연주하고 있는 모임이다. 그녀는 한국에서 배운 가야금 주법을 베트남 전통 악기인 ‘단챙’에 적용해 새로운 음악을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나만 알고 있으면 자기 만족으로만 끝나잖아요. 한국에서 배운 가야금을 접목해 새로운 음악을 베트남에 소개하고 싶어요.”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책꽂이]

    ●운명을 바꾼 남자, 만화 문재인 (문재인·백무현 지음, 마이디팟 펴냄) 박정희, 전두환,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을 만화로 그려왔던 시사만화가 백무현이 이번엔 문재인을 소재로 삼았다. 백무현이 쓰고 그렸음에도 문재인이 공동저자로 오른 것은 장시간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녹여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술 담배를 했던 일, 부인 김정숙씨와 7년 연애 끝에 결혼한 일, 시위전력으로 강제 징집당해 공수특전대에서 전두환에게 표창도 받았던 일 등을 흥미 진진하게 녹여냈다. 사법시험 합격 스토리와 합격 뒤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노무현과 함께 변호사 업무를 하게 된 경위, 그리고 그렇게 피하려고 했음에도 결국 정치에 발을 담그게 된 얘기들도 함께 담았다. 1만 3900원. ●괴물제국 중국 (여영무 지음, 팔복원 펴냄) 흔히 한·중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 표현한다. 굉장히 격조 있어 보이는 이 표현을 저자는 말장난으로 간주한다. 괴물제국이라는 용어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중국의 실체를 똑똑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돈은 좀 벌었을지 몰라도 그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태를 한국을 침략하거나 내정에 간섭했었던 역사에다 연결시켜놨다. 엄청난 부정축재와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무시하다가는 큰코 다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동시에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중국은 한국 주도의 자유통일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게 한·중관계가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거듭나기 위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1만 8000원. ●자세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리처드 브레넌 지음, 최현묵 등 옮김, 물병자리 펴냄) 잘못된 습관이 나쁜 자세를 낳고, 이 나쁜 자세가 만병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를 바로 잡을까. 그 대책인 알렉산더 테크닉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기술은 100년 전 셰익스피어 낭독 예술가였던 프레드릭 알렉산더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조지 버나드 쇼, 존 듀이 등 유명인들이 앞다투어 활용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수영, 육상 등 각 분야 운동선수들에게 적용되는 기술이다. 저자는 20여년간 알렉산더 테크닉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해온 인물. 단순히 어깨를 쫙 펴고 등을 꼿꼿이 세우라는 수준을 넘어 온 몸에 자리잡은 긴장을 자각하고 내려놓는 방법, 뼈와 관절에 들어가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방법, 이를 통해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짚어 나간다. 1만 2000원.
  • ‘야권 단일화’ 바로미터 추석 민심 잡기 안간힘

    ‘지지율 5% 포인트의 전쟁’이 시작됐다. 29일 시작되는 추석 연휴는 연말 대선을 앞둔 1차 ‘여론 조정기’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야권의 문재인·안철수 후보 사이에 예상되는 ‘단일화’를 좌우할 결정적 시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최대 5일 이상 이어질 연휴 기간에 지지율 5% 포인트는 오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朴 ‘급락 멈춤’, 文 ‘상승 준비’, 安 ‘상승 주춤’… 명절이후 향배 촉각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휴 시작 전인 28일 현재 세 후보의 지지율 흐름은 ‘박근혜, 급락 멈춤’, ‘문재인, 상승 준비’, ‘안철수, 상승 주춤’으로 요약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과거사 인식 문제로 2주 이상 이어진 하락세가 지난 24일 사과 발언을 고비로 멈춤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다운계약서’, ‘논문 재탕’ 등의 악재 속에 추석을 맞게 됐고,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저조했던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있는 시점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박 후보는 ‘답보 내지는 상승’, 문 후보는 ‘일정량 상승’, 안 후보는 ‘답보 내지는 하락’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문·안 후보 간의 지지율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안 후보의 부진은 문 후보의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과거 대선에서의 제3후보와 정당 후보의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었지만 지금 문·안 두 후보는 동반자 양상”이라며 “두 후보의 기반 계층이 수도권, 중도, 20·30·40대, 화이트칼라로 유사해 지지율 경쟁이 유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추석 민심은 1차적으로는 ‘야권 후보 단일화’를 내다보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26~27일 야권단일후보 경쟁 관련 양자대결 조사에서 안 후보는 전일 대비 1.8%포인트 상승한 44.1%, 문 후보는 전일보다 2.7%포인트 감소한 36.4%로 나타났다. 양자 간 격차는 7.7%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벗어났다. 다만, 27일 이후 안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가 지지율 조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두 후보 간의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로 보면 격차가 평균 5% 포인트 안팎 수준으로 누군가 5% 포인트가 올라가면 다른 한 후보가 5% 포인트 내려가는 총 10% 포인트의 변동을 가져오는 구도”라며 “지지율 5% 포인트를 누가 더 가져오느냐가 단일화에서 누가 유리한 고지에 오르느냐로 귀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추석 연휴 민심이 지지율에 반영되는 시기를 10월 중순쯤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후보에 대한 ‘묻지마 지지율’이 흔들리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문 후보 지지율이 5% 포인트만 상승해도 단일화 양자뿐 아니라 다자 대결에서도 오차 범위의 박빙이 전개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같은 큰 규모의 장기 레이스에 혼자 뛰는 것과 세력(정당)이 뛰는 것은 큰 차이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10월 중순쯤 되면 단일화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빗발치게 나올 것이고, 각 후보도 수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정후보에게 눈에 띄는 변화 일어나지는 않을 것” 안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지 10일밖에 흐르지 않은 시점에서 조준 공격에 곤혹스러워하면서도 “검증 공세로 인한 자연스러운 ‘지지율 조정기’는 갖게 되지만 전체 선거의 기조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철수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일시적인 지지율 조정은 불가피한 것”이라며 “추석 직후 본격적으로 정책과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캠프가 구상 중인 로드맵을 진행하다 보면 지지자들이 다시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상당한 조정이 이뤄지겠지만, 특정 후보에게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기보다는 중립 지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신동철 부소장은 “아직 야권의 문·안 두 후보의 정책이나 행적 등이 제대로 알려진 것이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좀 더 관찰을 하려 할 수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이번 추석 민심은 연말 대선 구도와의 상관관계가 과거보다는 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의 한 주요 인사는 “안 후보의 지지세 가운데 상당 부분이 호남 유권자들로, 안 후보에게 잇따른 악재가 터졌다 해도 당장 문 후보에게 넘어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호남을 ‘홀대’한 친노무현 세력과 그 세력이 낸 문 후보에 대해 아직은 적극적 지지를 보낼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박 후보로부터 이탈된 표가 바로 회복되기보단 중립 지대를 거쳤다가 천천히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일정한 흐름 위에서 후보별로 지지율 조정 작업이 진행되겠지만, 그 현상이 당장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이지운·안동환기자 jj@seoul.co.kr
  •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13)

    사연따라 연예반세기(演藝半世紀)…그시절 그노래(13)

     남인수(南仁樹)의 생애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동반자라면 바로 작곡가 박시춘(朴是春)을 꼽는다. 그들은 같은 시기에 작곡가 가수로 출발해서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30년 세월을 마치 한몸처럼 살았다. 작곡가·가수의「콤비네이션」이 이들만큼 척 들어맞아 오래 변치 않은 예도 드물다. 남인수(南仁樹)가 인기가수로 한 세대를 주름잡았다면 그에게 노래를 대어준 박시춘(朴是春)은 남인수(南仁樹)를「스타」로 만든「스타·메이커」다.    본명이 박순동(朴順東)인 박시춘(朴是春)은 밀양(密陽) 태생, 밀양(密陽)보통학교를 나왔다. 14살에 가출해서「카페」의「보이」노릇, 무성영화 순읍대(巡邑隊)의 견습 기사로 10대를 보냈다. 특별히 음악교육을 받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그는 가요 반세기에 가장 우수한 작곡가로 군림했고 오늘까지 3천여곡의 대중 가요를 발표했다. 선천적인 재능 탓(때문)일까. 7살부터 날린 북솜씨로 무성영화 순읍대(巡邑隊)에 들어  아닌 게 아니라 그는 7살 때, 밀양(密陽)보통학교 운동회에서『브라스·밴드』의 북을 맡아 신동(神童) 소리를 들었다 한다. 그가 14살때 전남 순천(順天)으로 가서 무성영화 순읍대의 한「멤버」로 채용된 것도 이 북 솜씨 덕이었다. 그 때의 순읍대란 활동사진을 가지고 경향 각지를 순회 상영하는 영사반. 영화의 주인과 영화를 돌리는 기사, 육성으로 해설하는 변사, 그리고 손님을 끄는 악사로 구성돼 있었다. 석양 무렵이면 손님을 끌기 위해서 나팔을 불고 북 치며 교외를 도는데 마침 북잡이가 없어서 대신 북을 쳐 준 것이 주인의 눈에 든 것. 일본인 주인은 그 뒤 박시춘(朴是春)을 일본으로 데려가 가요계「데뷔」의 길을 터 준 것이다.  연예계를 향한 충동은 좀더 어려서부터다.  『아버지(朴源居씨)가 밀양서 사설권번(卷番)을 차리고 있었다. 기생들의 노래 소리가 끊일 날 없었다. 병아리 기생들은 1주일에 한번씩 남도잡가 같은 노래 시험을 치렀는데 나는 그들의 노래를 하도 들어서 4살 때부터 가사를 모두 외웠다. 기생 시험생들이 나를 등에 엎고 다니며 노래 가사를 일러 달라고 조르던 일이 생각난다』(박시춘(朴是春)씨 말)  남도잡가 기사 일러주며···기생 등에 업혀 지내기도  「한량」이던 아버지는 그가 11살때 세상을 떠났고 5남매의 3째이던 그는 14살에 집을 뛰쳐 나왔다. 가세가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몰락했기 때문이다. 전남 여수(麗水)에서 일본인 부부가 경영하는「카페」에(원본 글자체는 거꾸로 찍혔음) 들어가 소년「지배인」으로 취직. 이것이 서울을 중심으로 일본, 만주(滿洲)를 유랑한 방랑 반평생의 시작.  북을 쳐 주다가 무성영화 순읍대의 대원이 된 박시춘(朴是春)은 순읍대의 본부인 일본(日本) 구주(九洲)「미야사끼」(宮崎)에 갔다. 거기서 일이 없는 겨울 한철을 연주 공부로 채웠다.「트럼페트」「트럼본」「기타」「바이얼린」「피아노」등, 지금의 박시춘(朴是春)이 연주할 수 있는 악기의 기초공부는 모두 그곳에서 터득했다는 것. 물론 선생이 있는 게 아니고 그저 악기가 있으니까 혼자 연습한 것이다. 이것이 그에게 작곡가의 길을 터 주는 계기가 됐다.  그를 발탁한 사람은 극작가 이서구(李瑞求). 이(李)씨는 그때「고베」(神戶)에 있는「시애론·레코드」의 문예부장이었다. 악기를 만지며 흥이 이는 대로 만든「멜러디」를 보고 이서구(李瑞求)는 박시춘(朴是春)을「시애론」에 입사시켰다. 작곡·연주를 겸한 본격적인 연예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34년에 귀국해서 남인수(南仁樹)를 만났다. 그때 남인수(南仁樹)는 17살의 떠꺼머리 총각이었고 박시춘(朴是春)은「하이칼라」의 신식 멋장이, 22살의 한창 나이였다.  첫 취입곡이 그 유명한『애수의 소야곡』『범벅 서울』그리고 두 사람이 OK로 옮기면서 쏟아져 나온『꼬집힌 풋사랑』『감격시대』『항구의 청춘시』등, 어쨌든 이들「콤비」의 노래는 나오는 대로「히트」했고 8·15 해방까지 계속되었다. 한번 OK에 전속된 뒤로는 OK가 없어질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박시춘(朴是春)의 곡은 남인수(南仁樹) 이외에도 많은 가수에 의해「히트」됐다. 김정구(金貞九)의『왕서방 연서』『앵화 폭풍』『항구의 선술집』,이난영(李蘭影)의『산호빛 하소연』『바다의 꿈』『괄세를 마오』, 장세정(張世貞)의『금단의 꽃』『남장 미인』, 현인(玄仁)의『신라의 달밤』『러키 서울』- 그리고 범국민가요가 되다시피한『전우여 잘 자거라』『승리의 용사』『전선야곡』등도 박(朴)씨의 작곡.  레코드사(社) 문예부장이던 이서구(李瑞求)씨가 발탁  61살이 된 요즘도 박시춘(朴是春)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유행가의「멜러디」를 생산하고 있다. 160cm 남짓한 짤막한 키에 미소년 같은 얼굴, 그의 표정은 언제나 장난기가 가득찬 홍안 미소년이다. 조그만 일에도 흥겨워 하고 적당히 감상적인 성격이 어쩌면 타고난 대중가요 작곡가다.  『한때 좋아하던 아가씨가 있었다. 관철동(현재 서울 종로구)에 있는「미야고」라는「바」의 19살짜리 여급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찾아볼 수 없게 미인이었고 마음씨도 고왔다』  그 미인한테 반해서 박시춘(朴是春)은 2년간 그「바」의 단골손님이 됐다. 25살때의 일이다. 결혼까지 생각했던 모양인데 그 아가씨는 끝내 이 인기 작곡가의 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기생이란 자신의 위치와 일류 인기 작곡가의 처지가 행복한 결합일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었을까.  말하자면 박시춘(朴是春)은 실연을 한 셈인데 그때 만든 노래가『영자야 가거라』다. <영자야 가려므나, 네 맘대로 가려므나, 못믿을 사람아, 네가 찾는 세상은 화류계 나라, 춘향이는 못될 망정 정개는 절개, 그, 어이 값 없으랴->  박시춘(朴是春)은 지금도 한잔 얼큰해지면 30여년 전, 돈과 인기와 젋음이 절정이었던 시절을 회상하며 이 노래를 흥얼거린다. 멋과 낭만을 무엇보다 사랑했던 전형적인 대중가요 작곡가. 낭만이 메말라 가는 사회에서도 가요계의 원로 박시춘(朴是春) 자신만은 결코 대중가요 같은 낭만을 잃지 않고 있다. <조관희(趙觀熙) 기자>[선데이서울 73년 4월 1일 제6권 13호 통권 제233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9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한 저작권, 판권 등 지적재산권은 서울신문의 소유입니다. 무단 전재, 복사, 저장, 전송, 개작 등은 관련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걷는다는 것

    8세기 무렵이었을 겁니다. 혜초라는 승려가 기약 없는 여정에 나섰습니다. 그 여정이 철환(轍環)이었는지, 순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그는 중국을 지나 인도와 중앙아시아, 페르시아와 아랍 일대를 돌아 다시 중국 장안으로 돌아왔다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답습한 행로를 몰라 그가 얼마나 걸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편한 교통수단이 있었던 건 아닌 만큼 ‘뼈가 바스라지는 고행’이었음을 짐작하는 것은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상식적으로 보자면, 혜초는 건각이었음이 틀림없습니다. 어디 다리뿐이었겠습니까. 몸이 어느 한 곳이라도 부실했다면 그 멀고, 오랜 여정은 꿈도 꾸지 못했을 일이니까요. 걷는다는 것,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가벼운 운동복을 차려입고,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신발에 물병을 들고, 혹시 무료할까봐 동반자까지 내세우고,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 ‘싫으면 그만두지.’ 하고 나서도 힘이 듭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줄창 걸어댑니다. 안 해봐서 모르겠다고요. 편한 날, 저녁 무렵 산책 삼아 강변이나 공원에 한번 나가보세요. 남에게 지기를 싫어한다면 놀랄 수도 있습니다. 뛰고 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아차’ 싶어 당장 차려입고 나서거나 아니면 ‘난 뭐지?’라며 자책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확실히 운동만 한 보약이 없습니다. 새삼 장점을 거론하는 게 이상할 만큼. 그러나 그런 운동도 잃는 게 있습니다. 욕심 내다가 관절 등 근골격계가 삐꺽할 수도 있고, 너무 살을 빼 자글자글 잔주름이 접힐 수도 있습니다. 운동에 빠져 사람 만나는 일을 귀찮아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러니 운동을 하더라도 얻을 것과 잃을 것을 따져 종목과 강도를 정하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내력도 모르고 남만 따라 하지 말고 전문가의 운동처방을 받는 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준비 정도는 하는 게 좋습니다. 그렇다고 제 얘기가 운동과 담 쌓은 사람들에게 위안이나 구실이 되지 않기 바랍니다. 운동을 하되 돌팔이식이 아니라 잘 계산해서 해야 건강을 도모할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jeshim@seoul.co.kr
  • 우즈베크 “韓 IT전문가 차관급 초빙 희망”

    우즈베크 “韓 IT전문가 차관급 초빙 희망”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중요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이행을 촉진키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의 경제·통상·투자·금융 및 기술분야 협력이 강화됐다.”면서 “2006년 3월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초해 양국 관계가 꾸준히 확대되고 내실화됐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또 현재 진행 중인 ▲수르길 우스튜르트 가스화학공장 건설 ▲나보이 산업경제특구 개발 사업 ▲나보이 공항 국제 복합물류센터 건설 분야에서 협력과 지원을 높이 평가하고 최대한 협력하기로 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안그렌 산업특구 사업에도 한국 기업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나보이 공항 사업에 대해 “미래지향적이고 안목 있는 사업”이라면서 “지금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니 잘해 나가자.”고 말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한국은 신뢰할 수 있는 국가”라면서 “현재 양국간 진행 중인 석유·가스 분야 협력 이외에 금속광물, 정보기술(IT), 전자정부 등에서도 협력이 긴밀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면서 “한국의 IT 전문가를 우리 정부의 차관급 인사로 초빙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2012 대선 인맥 대해부] 문재인의 사람들 (상)

    [2012 대선 인맥 대해부] 문재인의 사람들 (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정치 역정은 그의 정치적 동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청와대에 입성하면서 시작된다. 청와대 민정·시민사회 수석과 비서실장 시절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핵심 인맥 그룹을 형성한다. 이들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상도동이나 동교동 비서 인맥과는 다르게 ‘실무적 파트너’인 동시에 ‘동지적 관계’로 연결된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보좌진 그룹은 이번 경선 과정에서는 2선에서 활동하며 공개적으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의 경선 고비 때마다 핵심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이들의 역할은 막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맥의 한가운데는 이른바 ‘3철’이 자리 잡고 있다. 이호철-양정철-전해철이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문 후보의 경남고 후배이면서 최측근 인사로 손꼽힌다. 그러나 대표적인 친노(친노무현) 인사인 그가 전면에 나설 경우 친노색이 부각돼 문 후보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는 본거지인 부산에서 조직 활동을 하며 문 후보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문 고문의 자서전 ‘운명’ 집필을 도운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공식적으로 요직을 맡진 않은 채 선거캠프에서 메시지 등을 담당하고 있지만 그의 정무·공보 측면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전남 목포 출신 전해철 전 민정수석은 문 후보의 호남 지역 약점을 보완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리는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은 문 후보에게 수시로 보고하고 교감하는 것을 토대로 부드러운 대언론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지낸 윤건영씨와 소문상 전 비서관도 각각 수행과 총무를 담당하며 문재인 사람들의 핵심을 형성한다. 이들은 고비 때는 콘크리트보다 단단한 결속력을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이해찬 대표를 필두로 한 민주당 소속 친노 의원들이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친노그룹은 문 후보에게 정치적 자산이면서 ‘친노 패권주의’ 논란이 불식되지 않고 있듯 그가 극복해야 할 한계로 평가된다. 참여정부 때 총리를 지낸 한명숙 전 대표를 포함해 김용익·박범계·홍영표 의원 등이 친노 직계로 분류된다.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노영민·우윤근·이상민 의원, 기획본부장인 이목희 의원과 캠프 출신 의원들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선 막판에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박영선 의원도 안철수 원장과의 범야권 후보 단일화 국면에서 주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부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문 후보가 4·11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고 그 이후 민주통합당 후보를 거머쥐는 과정에서 상당한 작용을 했다. 이춘규 선임기자·송수연기자 taein@seoul.co.kr
  • [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노무현의 그늘·참여정부 실패론… 험난한 공세 넘어야

    [민주 대선후보 문재인] 노무현의 그늘·참여정부 실패론… 험난한 공세 넘어야

    문재인 의원이 16일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새로운 시험대에 섰다. 참여정부 초대 민정수석이자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그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구에서 제1야당 대통령 후보로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는 폐족(廢族·큰 죄를 지은 조상 탓에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는 일족)의 일원인 그를 역설적으로 정치에 참여케 하는 운명의 굴레였다. ‘노무현’은 그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이자 아킬레스건이다. 노무현과 문재인을 한 묶음으로 연상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그에 대한 지지에도 ‘정치인 문재인’보다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더 짙게 묻어 있다. 문 후보는 지난 5월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하며 “정치인 문재인으로, 정치인 노무현을 넘어서겠다.”고 했지만, 아직 ‘문재인의 정치’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류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그를 가리켜 “한 시대의 상징으로 큰 흐름을 끌고 갈 만한 강렬함이 노무현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문 후보 캠프에서 일종의 금기어로 통하는 ‘참여정부 실패론’은 그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친노(친노무현) 출신인 한 인사는 “참여정부의 과오를 논하는 것 자체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말한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인 문재인을 통해 ‘미완의 참여정부’를 완성하고, 정치적 복권을 하고 싶다는 ‘친노의 욕망’도 읽힌다. 친노 이외의 세력으로 정치적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대선 출마 선언 후 탈계파를 표방하며 캠프를 출범했지만 친노 색채는 희석하지 못했다. 문 후보가 모든 계파를 녹여내는 ‘용광로 선대위’라는 탈친노 통합형 선대위 구축을 제시하고 있지만 강한 결집력을 갖고 있는 친노 인사들과 다른 계파들이 화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친노 프레임에 갇히는 한 그의 정치적 확장성은 물론이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 일전에도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당내 경선보다 훨씬 험난한 과정이 될 수 있다. 2007년 대선에서 역대 최다인 530만표 차로 국민 심판을 받았던 ‘참여정부의 그늘’도 꼬리표다. 그 자신이 대통령의 관점에서 주도적으로 국정을 이끌었다고 할 정도로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진 동반자였다. 문 후보는 경선 내내 “대선에 졌다고 실패한 정부라고 할 수 없다.”며 “참여정부는 모든 면에서 큰 성취가 있었던,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였다.”고 강변했다. 참여정부에 대한 그의 강박적인 옹호론은 공세의 빌미가 됐다. 또 다른 논쟁 지점은 그가 보여 온 정치력과 참여정부 때의 행보다. 그 스스로 “무한책임이 있다.”고 했던 대통령 친인척 비리는 뼈아픈 대목이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대북송금 특검, 부동산 폭등, 양극화 등 참여정부의 정책 실패와 관련해 문 후보의 책임을 거론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북송금 특검으로 전임 정부를 수사 대상에 올려 결과적으로 야권을 분열시켰던 대북송금 특검 수용도 민정수석이었던 그를 향한 비판론의 근거다. 통치 행위에 법리적 잣대를 적용한 문재인의 정치적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재벌 개혁이 경제민주화의 핵심이자 출발”이라며 국정 과제로 삼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그의 과거도 도마에 오른다. 그 역시 신자유주의와 친(親)삼성 행보를 보여 온 참여정부 핵심 기류에서 자유롭지 않다. 2005년 10월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안에 대한 ‘삼성 봐주기’ 논란이 대표적이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수구꼴통’이 못마땅하다고? 더 매혹적인 대안을 내놔봐

    ‘수구꼴통’이 못마땅하다고? 더 매혹적인 대안을 내놔봐

    붉은색이 한반도 거의 대부분 지역을 물들인 가운데 몇몇 대도시와 일부 지역에서만 군도처럼 노란 불빛이 반짝이던 지난 4·11 총선 당시 개표 중계방송 화면을 기억하는지. 붉은색과 노란색의 명백한 대비는 경제 영역 못지않게 정치 영역에서도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점을 드러내주는 증거로 간주할 만하다. 저자도 2004년 미국 대선 중계방송을 보고 충격받았다고 했다. “공화당(붉은색)은 시골 지역인 중서부, 남부, 남서부 대부분에서 이겼고, 민주당(파란색)은 동부 도시 지역, 서부 해안 지역, 북부 산업 지역을 가져갔다.”면서 “두 포괄적 문화 사이의 분리”를 보여준다고 했다. 파란 문화는 “세련됨”을 추구하고 “수입 와인 취향”을 가지고 있고 “글자 많은 신문”을 읽고 “종교적 신념이 있더라도 철학적이고 약화되고 보편적인 모습”을 보인다. 붉은 문화는 “투박한 진실성”을 추구하고 “맥주”를 마시고 “텔레비전에서 카레이싱”을 보고 “종교는 단순하고 복음주의적이고 전투적인 편”을 좋아한다. 이것이 “국가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두 시대정신 사이의 깊고도 진정한 분열”을 드러내는 것이든 “놀라울 정도로 잘 먹히는 정치적 발명품에 불과”하든 정치적 양극화와 두 문화의 출현은 “정치적 생명을 가진 이론임에 분명하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가능한가’(로널드 드워킨 지음, 홍한별 옮김, 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이런 정치적 양극화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적인 논쟁과 토론이 가능하긴 한 것이냐는 고통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드워킨은 미국의 대표적 자유주의 법철학자. 드워킨을 읽는 맛은 느릿느릿한 균형감각이다. 당연하게도 드워킨이 말하는 자유주의는 편협한 시장자유를 가리키는 게 아니다. 그의 책 가운데 한 권의 한국어판 제목이 ‘자유주의적 평등’(염수균 옮김, 한길사 펴냄)이라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 드워킨은 자유주의의 기본 조건이 평등임을 강조한다. 동시에 ‘정의란 무엇인가’로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마이클 샌델 교수의 공동체주의를 두고서도 자유주의 기준에서 봤을 때 전체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공동체주의에서 일종의 가부장주의의 냄새를 맡아낸 것이다. 이번 책에서도 드워킨의 이런 면모는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는 정치적 양극화가 소통 불가 상황 -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서로를 ‘수구꼴통’, ‘종북좌파’라 지칭하는 상황 - 으로 치닫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면서, 정치적 토론과 논쟁을 위해 기본 원칙 두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는 “본질적 가치의 원칙이라 부르려 하는데 모든 인간의 삶은 특별한 객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의무적 윤리를 강조하는 칸트의 정언명령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다른 하나는 “개인 존엄의 원칙으로 누구나 자기 삶을 성공적으로 실현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식 개인주의가 떠오른다. 이 둘을 합쳐 저자는 “존엄의 원칙 혹은 조건”이라 부른다. 이 두 가지가 “앞의 것은 평등의 이상을, 뒤의 것은 자유를 추상적으로 언급”하는 것으로, 그래서 함께 묶이기 어려운 원칙처럼 보이지만 저자는 이 두 가지를 합친다. “평등과 자유가 상충한다는 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두 가치가 양립가능하며 실질적으로 서로가 서로의 또 다른 면임을 이해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단언한다. 자유와 평등을 ‘갈등과 배척’이 아니라 ‘균형과 배합’ 문제로 간주하는 드워킨의 입장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드워킨은 인권, 종교, 과세 등 3가지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법을 이런 원칙 아래 도출해낸다. 인권, 종교는 한국 상황과는 거리감이 있으니 과세 문제만 보자면, 드워킨은 ‘본질적 가치의 원칙’을 내세우는 사람답게 기본적인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다. 그러면서도 ‘개인 존엄의 원칙’을 내세워 무조건적인 평등지향 복지에는 반대한다.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드워킨은 복지 문제를 홉스류의 사회계약론에서 빌어오는 계약의 은유 대신 ‘보험의 은유’를 쓰자고 제안한다. 보험의 은유를 쓸 때 ‘사회적 연대감’, ‘개인의 책임감’, ‘경제적 합리성’ 등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복지국가 논의에 하나의 포인트처럼 보인다. 그리고 총론적으로는 소수를 배제하는 다수결 민주주의보다 소수라 해도 함께 가는 동반자 민주주의를 제안한 뒤 교육, 선거제도 개혁방안 몇가지를 내놓는다. 다수결과 동반자를 대립시키는 부분에서는 판결문에서 읽을 수 있는 다수 의견과 소수 의견이 떠올라 슬쩍 웃음이 난다. 가장 기본적이고 추상적인 원칙을 세운 뒤 논쟁적인 몇개의 분야에서 세부적 원칙을 하나씩 하나씩 수립해 가는 법철학자 특유의 건조한 논리 전개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이런 논리전개 밑에 깔린 드워킨의 태도다. 수구꼴통에 대한 분노와 반감이 밑바닥 깊숙이 깔려 있긴 하다. 드워킨 스스로도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공화당)을 끊임없이 비판한다. 그럼에도 드워킨은 “논쟁하는 상대에 대한 믿음 없는 논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확언한다. 수구꼴통의 어이없는 짓거리 때문에 미국의 민주주의가 이 모양 이 꼴이 됐다고 분노하는 것은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하기보다는 더 악화시킨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드워킨은 명백하게 말했다. “자유주의자들은 아직 자유주의의 기본 원칙을 현대적으로 기술해내지 못하고 있으며, 그래서 최근 선거에서 불필요하게 수세적인 입장을 취해야 했다.” 한국적 맥락에 대입하면 이렇다. 박근혜가 그렇게도 못마땅하다면 ‘독재자의 딸’, ‘유신공주’ 같은 소리만 목청 높여 외칠 게 아니라 스스로 더 매혹적인 대안을 생산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드워킨의 논리를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한다면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레너드 케스터·사이먼 정 지음, 현암사 펴냄)을 보충해서 읽어볼 만하다. 후대에 큰 영향을 끼쳤던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31가지를 설명하되 다수의견뿐 아니라 소수의견도 요약 정리해놓고 그 뒷얘기까지 함께 실었다. 가령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에 대해 드워킨은 “평등주의적 자본주의를 향해 한계가 있긴 했으나 진지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을 뿐 아니라, 보수적 대법원의 체질 개선을 위해 종신직인 대법관의 임기를 15년으로 제한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다.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뉴딜 정책의 주요 입법안에 대해 보수적 대법원이 위헌을 선언하자, 대법원의 체질 개선을 위해 대법관의 나이를 70세로 제한하고 대법관 수를 9명에서 15명으로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각권 1만 2000원, 1만 8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4) 상주 용포리 느티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94) 상주 용포리 느티나무

    300년쯤 된 느티나무 한 그루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조경 전문가라면 나무의 생김새나 규모를 보고 금세 값을 계산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으로 나무의 가치를 가늠하는 게 가능할까. 오래된 나무에는 필경 긴 세월의 풍진을 이겨낸 생명의 애옥살이는 물론이고, 나무를 심고 가꾸어온 조상들의 정신과 나무에 기대어 살아온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겨 있게 마련이다. 사람들이 그동안 나무로부터 얻었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얻게 될 물리적 정신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당산나무, 정자나무 등으로 사람살이의 그늘이 되어,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나무라면, 그 값은 쉽게 매길 수 없다. ●15가구가 3300만원 모으기까지 “느티나무가 있다고 해서 당장에 도움 되는 건 하나도 없습니다. 나무가 해마다 풍년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또 나무에 치성을 드린다고 해서 당장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경북 상주시 낙동면 용포리 평오마을의 이인희(54) 이장은 나무를 통해 큰 덕을 얻을 건 없다고 단언한다. 그 점에서 마을 사람들 모두의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을 사람들은 마을 어귀에 서 있는 한 쌍의 느티나무를 지키기 위해 가구당 200만원씩이라는 결코 작지 않은 돈을 선선히 내놓으면서까지 나무를 지켜냈다. 사건은 3년 전인 2009년 여름에 시작됐다. 마을 어귀에 다정하게 서 있는 한 쌍의 느티나무가 마을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나무 수집상에게 팔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나무가 서 있는 땅 주인이 나무의 값을 매겨 내놓은 것이다. 창졸간에 300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나무가 사라지게 됐다. 평오마을 사람들은 이를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다. 마을에 들어서려면 반드시 나무를 지나쳐야 했기에 오랫동안 할배 할매처럼 친근하게 느껴온 생명체였다. 그를 그렇게 떠나보낼 수 없었다. 수심 속에 가을걷이를 끝낸 마을 사람들은 머리를 맞대고 나무를 지킬 방도를 궁리했다. 오랜 궁리 끝에 먼저 각계에 탄원서부터 내기로 했다. ‘나무 이식 반대에 관한 주민 동의서’를 작성해 전체 주민의 동의를 받아 상주시청과 상주경찰서에 탄원서를 냈다. 주민들은 ‘할배 할매나무’라 부르는 한 쌍의 느티나무를 마을 역사의 산 증거이자 상징이라 했으며, 마을의 길흉화복을 같이하는 동반자이며 수호신이라 했다. 마을 사람 모두가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는 나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탄원서 보내고 나무 수집상 설득하고 탄원서를 받은 상주시에서는 나무와 마을 환경을 조사했다. 나무는 이미 1997년에 보존 대상의 노거수로 지정된 바 있지만, 보다 치밀한 조사가 필요했다. 상주시는 전문가들의 조사를 거쳐 2010년 4월 27일에 나무를 보호수 10-08-01로 지정했다. 보호수 지정 절차는 마쳤으나, 그렇다고 상황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었다. 나무 수집상은 이미 땅 임자에게 나무의 값, 1100만원을 치렀고, 나무 이식을 막는 주민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손해배상까지 청구한 상태였다. 나무 수집상은 막무가내였다. 마을 사람들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끝까지 나무를 지켜내기 위한 묘책을 강구했다. 나무 값을 치르더라도 나무만은 지키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가 돈이 어디 있겠어요. 한푼 두푼 모은 것과 대처에 나가 사는 자식들에게 돈을 좀 달라 해서 모았지요. 저 할배 할매나무 없이 우리가 어찌 살겠어요. 나무 없는 우리 마을 풍경은 상상이 안 돼요.”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임기수(66)씨의 이야기다. 나무 수집상에게 나무를 옮겨가지 않는다는 온전한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모두 3300만원이 필요했다. 모두 해야 15가구밖에 안 되는 마을에서 집집마다 200만원씩 내기로 했다. 농촌 마을에서 200만원이라면 결코 작은 돈이 아니지만, 마을의 상징이자 분신처럼 여기는 나무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흔쾌히 내놓겠다고 모두가 동의했다. 나무를 잃는 건 자신들을 낳아 키운 조상들의 은혜를 저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수굿이 돈을 모았다. 나무 수집상과의 합의는 마침내 2010년 7월, 한참 농사 일로 바쁜 철에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듬해인 지난 2011년 5월에는 경상북도에서 마을에 감사패를 수여했다. 각박한 현대 생활에서 한 그루의 나무를 지키기 위해 애쓴 마을 사람들의 노고를 두고두고 치하한다는 뜻에서였다. ●마을의 역사를 담고 서 있는 큰 나무 조선시대 때는 이 마을이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마을에 관리들의 쉼터인 오리원과 마방을 세우기도 했다지만 지금은 흔적도 없다. 사라진 마을의 오랜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건 한 쌍의 느티나무뿐이다. “우리 마을뿐 아니라, 인근에서도 유명한 나무예요. 옛날에는 영남 지역에서 한양으로 가는 나그네들의 중요한 쉼터이기도 했고, 요즘은 이 근방 사람들이 만날 약속을 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가 바로 우리 나무이죠.” 평오마을로 귀농한 지 8년째인 박성하(57)씨는 나무를 지켜낸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한다. 나무는 그렇게 사람들에 의해 지켜졌다. 도저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나무의 참 가치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은 결코 적지 않은 부담이었을 돈을 흔쾌히 내놓았다. 제 앞가림만으로도 허청대는 요즘 세상에서 평오마을 사람들이 느티나무를 지켜낸 일은 흔치 않게 기억해야 할 특별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한 쌍의 느티나무를 지켜내고자 싸웠지만 정작 사람들이 지켜낸 건, 바로 사람살이의 안녕이었고, 조상들의 삶과 철학이 담긴 마을의 역사였다. 느티나무 앞에서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글 사진 상주 고규홍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 경북 상주시 낙동면 용포리 31. 중부내륙고속국도의 상주나들목으로 나가서 선산 방면으로 1.4㎞ 가면 헌신교차로가 나온다. 우회전해 1㎞쯤 간 뒤 오른쪽으로 난 성동리 방면 도로로 빠져나간다. 3㎞쯤에서 나오는 삼거리에서 화산리 방면으로 우회전해 2.2㎞ 직진하면 삼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 2㎞ 남짓 가면 지방도로 916호선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온다. 좌회전해 4㎞쯤 가면 왼편으로 낙동초등학교 용포분교가 나오고 그 옆에 낙동농협 용포지소가 있다. 나무는 농협지소 뒤편 마을 어귀에 있다.
  • [열린세상] 의대의 책임, 정부의 역할/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장

    [열린세상] 의대의 책임, 정부의 역할/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장

    지난주 춘천에서 국립의대학장협의회가 개최되었다. 서울의대를 비롯한 전국 10개 국립의대 학장단이 참석해 ‘국립의대의 상호협력방안’에 대해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떤 과를 전공할까를 고민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이 직업 안정성과 장래 전망이다. 1960년대 가장 우수한 인재가 몰리던 학과는 화학공업학과였다. 1970년대에 기계공학과와 조선공학과, 1980년대엔 전자공학과와 컴퓨터공학과에 전국 최고 인재들이 몰려들었다. 대학 졸업 후 그들은 산업현장에 투입되어 1980년부터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전자, 정보기술(IT)분야에서 국부 창출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담당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의학과는 꾸준히 인기가 높다. 2000년대 이후에는 의대의 인기가 거의 폭발적인 수준이다. 국내외 경제 불안과 직업 안정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국 상위 0.1% 이상의 수재들이 대거 의대로 몰리고 있다. 매년 전국 41개 의과대학에서 약 3100명의 의사가 배출되고 있다. 하지만 의대 졸업생이 국가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매년 의대 졸업생 중에서 생리학이나 병리학과 같은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졸업생은 전국에서 고작 30명 정도이다. 질병의 진단과정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역할을 하는 병리과 전문의는 매년 10명 정도가 배출되는데, 종합병원 전체 숫자에도 모자라는 수준이다. 병리과 의사가 하는 일 중에는 수술 중에 잘라낸 조직의 가장자리에서 암세포가 있는지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외과의사에게 알려주는 일이 있다.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알려 주어야 수술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런 기초의학을 전공하는 의사가 제대로 배출되지 않는다면 우리 의료의 질적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의과대학은 최신 의료지식과 기술을 갖춘 실력 있는 의사를 배출하는 것이 일차 목표이다. 그러나 명문 의대를 졸업하고도 단말마적 쾌락 추구의 극단까지 가서 ‘우유주사’로 사망에 이르게 한 의사, 만삭의 부인 살해 의혹을 받는 의사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기본적인 인성과 품성이 갖추어지지 않은 의사가 지식과 기술만 갖추면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일까? 우리나라도 중국의 행림촌과 편작에 버금가는 장기려, 이종욱, 이태석과 같은 의도의 표상이 되는 의사가 있었다. 앞으로 우리 의대는 건강 불평등을 해소하고, 통일 한국을 준비하고, 글로벌 의료계를 리드하고,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바이오 생명과학에 앞장서는 의사 등을 배출하도록 해야 한다. 매년 의대 졸업생의 10%를 공공 및 글로벌의학 분야 인재 양성에, 10%를 기초의학 기반의 임상의학과 생명과학을 연계하는 중개의학 전문가 육성에, 나머지 10%는 신약 개발 및 병원 수출의 역군이 될 바이오의료산업계 리더로 키우자. 소위 ‘Three Ten Project’의 시작을 알린다. 이런 일들은 대학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 하지만 정부의 의료정책은 규제와 관리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재정이 어렵다 보니 의료계나 시민들을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의 협조를 구하고 원활한 소통을 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 포괄수가제나 응급실 전문의 근무제 같은 것은 정책의 필요성과 시급성이 충분한 제도이다. 다만 현실적인 준비가 충분히 되었는지, 확대 시행 시에 예상되는 문제점은 무엇인지, 시행당사자인 의료계의 불만이 어디에 있는지 겸허하게 들으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인턴제 폐지에 따른 의학교육 과정의 개편이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의료인력 수급 계획에 대한 방향, 더욱 심해지는 의료전달체계의 왜곡 현상을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 의료계와 긴밀히 협조해야만 한다. 의료계에 책임만 지울 게 아니라 자율성을 보장해주고 신뢰할 만한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한다. 다만 의료계 내부의 뼈아픈 반성과 자정 작용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상위 0.1%의 수재들을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로 키워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 [Weekend inside]경선패배 5년만에 우뚝선 미래권력 朴, MB와의 결말은

    [Weekend inside]경선패배 5년만에 우뚝선 미래권력 朴, MB와의 결말은

    “경선패배를 인정합니다. 오늘부터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습니다.” 2007년 8월 2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 대통령 후보경선에서 패배한 박근혜 후보는 결과에 승복하며 이렇게 말했다. 당시 박 후보는 이명박 후보(8만 1084표, 49.56%)에 2452표 뒤진 7만 8632표(48.06%)를 얻었다. 지지율 격차는 불과 1.5% 포인트였다. 그로부터 정확하게 5년 뒤인 지난 20일 박 후보는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다. 여권의 역대 대선 경선 사상 최고인 8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5년의 와신상담 끝에 여당 대선 후보의 자리에 오른 박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일까지 4개월 동안 불안한 ‘정치적 동거’를 시작하게 됐다. ●5년마다 대통령 vs 與대선후보 권력충돌 지난 5년간 18대 총선공천(2008년), 세종시 수정안(2010년),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2011년) 등 현안마다 사사건건 부딪쳤던 두 사람이 ‘대선’이라는 최대의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조용한 동거’를 지속할 것 같지는 않다. 흔히 애증(愛憎) 관계로 표현되는, 현재권력인 대통령과 미래권력인 여권 대선주자의 갈등은 역대 정치사를 봐도 거의 예외 없이 반복됐다. 2인자인 여권의 대선후보는 현직 대통령을 밟고 지나가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며 충돌했고, 결국 상당수는 끝도 좋지 못했다. 1987년 이후 한국의 대통령들은 미래권력과 갈등을 빚다 예외없이 탈당하는 전례도 남겼다. 1992년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당시 민자당 대선후보였던 김영삼(YS) 후보와 갈등을 빚다 대선을 3개월 앞두고 탈당했다. 관권선거 의혹과 노 전 대통령의 사돈인 SK그룹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이 갈등의 원인이었다.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이회창 신한국당 후보의 갈등은 미래권력과 현재권력이 정면충돌한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YS는 1993년 2월 ‘대쪽 법조인’ 이회창을 감사원장에 임명한다. 같은 해 12월에는 국무총리로 중용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헌법상 보장된 총리의 권한을 둘러싸고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가 취임 4개월 만에 물러난다. 이 후보가 여권의 대선후보가 되자 YS는 “깜짝놀랄 만한 젊은 후보(이인제)를 내세우겠다.”며 이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자 발끈한 이 후보는 3김(金) 정치 청산을 요구했고, 급기야 YS의 인형을 불태우는 화형식까지 벌인다. 이후 김 전 대통령이 야당인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수사를 중단하자 이 후보는 김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고, 결국 YS는 대선을 한달 남긴 1997년 11월 탈당했다. 2007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경선을 끝까지 완주했던 정 후보를 각별히 챙겼다. 대선 전 마지막 유세에서는 “차기에는 정동영도 있다.”고 까지 말할 정도로 신뢰가 깊었다. 열린우리당 창당 후 정 후보는 초대 당의장에 올랐고, ‘노인폄훼 발언’으로 시련을 겪지만 노 전 대통령은 그를 통일부장관으로 입각시킬 정도로 무한애정을 보였다. 그러나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하면서 둘 사이의 균열이 불거지기 시작한다. 노 전 대통령은 여당의 압박으로 2007년 2월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고, 정 후보는 그해 8월 당을 해체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구태정치, 기회주의자”라며 직설적으로 비난했고, 정 후보는 “공포정치의 변종”이라며 맞섰다. 그나마 2002년 대선 때 김대중(DJ) 대통령과 노무현 대선 후보는 비교적 무난한 관계를 유지해 예외적인 경우에 속한다. DJ는 2002년 초 대선 불개입을 선언했고 이어 아들의 비리가 잇따르자 대선을 7개월 앞둔 2002년 5월 자진 탈당한다. 이후 노 후보는 대선까지 “자산과 부채를 승계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렇다면 대선까지 남은 4개월, 이 대통령과 박 후보는 어떤 관계를 이어 갈까. 두 사람 역시 5년 전 경선 이후 지금까지 갈등과 반목을 거듭하며 감정의 앙금을 쌓아 왔다. 경선 당시 박 후보 측이 ‘BBK사건’, ‘도곡동땅 차명소유’ 문제를 놓고 끝까지 물고 늘어진 데 대해 이 대통령이 서운함을 안 갖고 있을 리가 없다. 박 후보도 경선 이후 했던 ‘동반자 약속’을 이 대통령이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말뿐인 ‘권력분점’에 그쳤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2008년 4월 18대 공천 직후 친박(친박근혜계)이 대거 탈락하자 “국민도 속았고, 나도 속았다.”며 직설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갈등이 정점에 이른 것은 세종시 문제를 놓고 맞섰던 2010년 2월이다. 이 대통령은 2월 9일 충청북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 강도가 왔는데도 ‘너 죽고 나 죽자’하면 둘 다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는 박 후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그러자 박 후보는 다음 날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강도로 돌변하면 어떡하느냐.”라고 이 대통령을 강도에 비유하며 강도 높게 맞섰다. 이른바 ‘강도론’을 둘러싼 두 사람의 마찰이다. 이어 다음 날인 11일 당시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박근혜 대표’가 아닌 ‘박근혜 의원’이라고 꼬박꼬박 지칭하며 “(박 의원의 태도는) 온당치도 못하고 적절치 못할 뿐 아니라 황당하다. 최소한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일각선 “당적 유지 첫 대통령 나오나” 기대도 사실 당시 두 사람의 충돌은 가장 민감한 부분인 ‘차기 대선 후보’와 관련된 발언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충북 업무보고에서 ‘강도론’을 언급하면서 동시에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 정치적 계산만 하면 발전이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일부 언론에서 세종시 원안 고수를 주장하며 정부안에 반대하는 박 후보가 차기 지도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뜻을 이 대통령이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양측 갈등에 불을 붙였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는 것은 이 대통령이 평소 자주하던 발언인데, 당시 박 후보가 이를 오해하면서 갈등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로도 두 사람은 지난 5년간 협력과 갈등을 반복해 왔다. 지난해에는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놓고 양측이 또 충돌했다. 하지만 여전히 협력의 끈도 놓지는 않고 있다. 박 후보가 두 차례(2008년과 2011년) 대통령 특사로 외교행보에 나선 것도 이를 방증한다. 올초 여권 일부에서 이 대통령의 탈당요구가 나왔지만 금세 수그러들기도 했다. 박 후보가 지난 3월 7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의 탈당이 해법은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무관치 않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당적을 유지한 채 임기를 마무리하는 첫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두 사람은 최근에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박 후보에 대해 “우리나라에 그만한 정치인이 몇 사람 없다.”고 대놓고 칭찬했다. 박 후보도 지난 17일 SBS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에 대해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 대통령의 편을 들어줬다. 박 후보는 그러나 정책 차별화는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의 추가감세는 물론, 연내 차세대 전투기(FX) 선정, 인천국제공항 지분매각 시도에 제동을 걸고 있다. 박 후보는 또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며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을 펴는 이 대통령과 명백히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청와대는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던 ‘김영삼·이회창’(1997년 대선), ‘노무현·정동영’(2007년 대선) 조합 식의 극단적인 갈등을 이 대통령과 박 후보가 겪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강조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31일 “박 후보는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극단적인 언행을 하는 분이 아니며, 대통령도 이미 당에 대한 애정을 밝힌 바 있다.”면서 “차별화를 위해 당에서 제시하는 정책대안도 100%는 어렵지만,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정부는 가급적 수용하고 있어 당·청이 충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바람과는 달리 대선과정에서 박 후보가 정책차별화에서 더 벗어나 이 대통령과 정면 충돌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임기 이후의 불안한 미래를 보장받고 싶어 하는 현재권력인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미래권력인 여권 대선주자는 운명적으로 ‘갈등’을 빚을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야권 대선 후보가 정해지고 본격적인 여야 대결구도가 펼쳐지면 박 후보 측에서 단순히 이 대통령과의 선긋기를 넘어 ‘MB 부정(否定)’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후보가 야권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게 되거나 지지율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오면 ‘MB 때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동안 잠복했던, 이 대통령에 대한 탈당요구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수세에 몰린 이 대통령도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 정치전문가들도 이 대통령과 박 후보의 충돌은 시간과 수위의 문제일 뿐 피하기 어렵다고 내다본다. “더 이상 얘기할 필요도 없다. 박 후보는 지금보다 더 차별화 전략으로 갈 수밖에 없다. 갈등의 정도도 과거만큼 되느냐 안 되느냐의 문제이지, 박 후보와 이 대통령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지금은 이 대통령의 독도방문으로 인해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을 뿐이다. 추가로 친인척 비리가 다시 불거진다면 갈등의 강도는 더 커질 것이다. 대통령과 여권 대선후보의 갈등 수위는 대통령의 지지도와 반비례 하는데, 지금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 “이 대통령의 존재감이 너무 없기 때문에 박 후보 입장에서는 일부러 차별화할 필요조차 못 느낄 수도 있다. 국민들이 이 대통령과 박 후보를 명백히 다르게 보기 때문이다. 박 후보 입장에선 이 대통령이 자진탈당을 해 주면 제일 좋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무시’하는 행보를 할 것으로 본다.”(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한화 “야신을 원해” 야신 “고양 남을래”

    프로야구 한화의 새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야신’ 김성근(70) 고양 원더스 감독이 2014년까지 2년간 더 팀에 남기로 했다. 김 감독 영입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던 한화에 단호한 고사 입장을 밝힌 것이다. 고양 원더스는 29일 김 감독과 2년간 재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하송 단장은 “허민 구단주와 김 감독이 야구 발전에 교감을 나누면서 동반자가 된 것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구단주의 간곡한 요청과 함께 나를 믿고 따라 준 선수들을 보면서 떠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당초 ‘프로 팀에서 감독직 제안이 오면 언제든 보내 준다.’는 계약 조항도 아예 삭제했다. 한편 김 감독과 함께 후보군에 오른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은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끝난 이후 프로팀 영입 제안이 들어오면 관계자와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지방시대] 경제민주화와 균형적 발전/박상규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

    [지방시대] 경제민주화와 균형적 발전/박상규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정치권에서 회자되는 단어가 ‘경제민주화’다. 대선을 앞둔 시기에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조심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재계는 헌법 119조 1항(대한민국 경제 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을 근거로 자유시장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질서의 유지를 주장한다. 정치권에서는 2항(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에 의거, 부의 편중과 재계의 탐욕적 경영을 억제하기 위해 국가가 개입할 명분을 주는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경제자유화를 실현하기 위해 재벌의 집중화 및 불공정거래 방지, 경제 양극화 해소, 소비자주권 강화 등을 앞세우고 있다.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은 국가의 개입 없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개별 경제주체들이 상호 자율적으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끝없는 탐욕을 자행하면 ‘보이는 손’인 정부가 간섭한다. ‘보이지 않는 큰손’인 대기업이 없는 지역에는 경제 침체의 골이 깊다. 자생적 성장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역경제발전은 전적으로 외생적 조건에 좌우된다. ‘보이지 않는 큰손’들은 철저하게 이윤창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에 자본투자를 한다. 큰손들이 외면하는 지역은 영원한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지역균형발전의 균등한 기회를 통해 공정한 삶의 질을 누릴 권리가 있다. 경제민주화의 가치 실현은 동등한 삶의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정치권은 경제민주화라는 멋진 수식어로 국민들을 현혹시키는 포퓰리즘에서 벗어나 진정한 국민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기업을 위축시켜 경제성장에 제동을 거는 정책보다는,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에 대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발전, 중소기업과의 공생 발전을 유도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구비할 수 있도록 오히려 지원을 해야 한다. 대기업은 글로벌 경제시스템에서 무한경쟁의 생존게임을 벌이면서 국가경제를 지탱하고 있다. 물론 대기업들의 위법행위나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정부는 균형 발전을 위해 대기업과 협력, 대기업이 지역발전에 기여할 성장엔진을 육성할 수 있도록 정책을 세우길 기대한다. 정부는 규제에 의한 경제민주화에 집착할 게 아니라 대기업이 자발적 지역균형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기업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은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소승적 차원의 전략보다 지역과 동반성장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대승적 차원의 전략을 기대한다. 대기업은 중소기업, 노동자, 일반소비자 등과 동반자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변화를 모색해야만 한다. 정부의 개입보다는 대기업 스스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기회를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치권과 재계가 서로의 입장을 고집하는 짜증스러운 소모전에서 탈피, 국가경제발전 차원에서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신뢰의 장을 갖는 게 좋을 것이다. 국민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국가균형발전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 [기고] 한중일 영토분쟁과 한중 수교 20주년/이주형 창원대 중국학과 교수

    [기고] 한중일 영토분쟁과 한중 수교 20주년/이주형 창원대 중국학과 교수

    최근 한·중·일 3국 간 역사와 영토문제에 대한 상이한 인식과 정책으로 동북아 지역에서 우리의 국익을 위협하는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과 영토 분쟁이 진행 중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해 실효지배하고 있는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국제분쟁지역화를 막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고유 영토 독도에 대해서는 국제분쟁지역으로 몰아 가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일본과의 영토분쟁에서 그들의 높아진 국력을 무기로 목청껏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서 일본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에 대해서도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있는 이어도를 올해부터 중국의 해양감시 선박과 항공기의 정기순찰 대상에 공식 포함시키면서 영유권 주장 강도를 높이고 있다. 향후 중국이나 일본은 그들의 국력을 무기로 역사인식과 영토문제에 있어서 철저하게 자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국익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그동안 양국은 정치·경제·문화 등 각 방면의 교류가 비약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급부상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기존의 ‘4강 구도’에서 미·중의 ‘G2 구도’로 재편되었고, 중국의 정치·경제·안보 전략이 한반도 정세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재 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북핵 문제, 향후 남북통일 문제 등 서로 협력해야 할 사안이 산재해 있다. 특히 한·중 FTA는 한국 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경제 문제임과 동시에 국제정치의 맥락에서 봤을 때 정치외교 문제이기도 할 만큼 중대 사안이다. 문제는 지난 20년 동안 양국 관계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체결할 만큼 발전하였지만 상호 신뢰 부족과 미래 비전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공감대 형성 미비로 인해 ‘외화내빈’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영환씨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중국은 우리 국민에게 비인권적 고문행위를 가했다. 하지만 중국이 사실을 인정하고 우리의 정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제로이다. 그러므로 우리 입장에서는 보다 근원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찾아야 하는데, 10년 전부터 추진해 왔지만 이견이 많아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한 양국 간 영사협정 체결이 한 방편이 될 것이다. 중국과의 외교는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양국 간의 각종 현안에 대한 협정 체결 등 보다 제도화된 방향으로 관계를 설정해 나가야 한다. 향후 중국은 국력을 무기로 한·중 양국의 각종 문제를 철저하게 자국 중심적인 시각에서 국익을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자국 이익의 극대화이다. 중국 정부가 국제적 규범이나 원칙보다는 대국주의와 자국이기주의로 향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중 외교는 형식과 체면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중 간 정치·안보·경제 부문의 분야별·수준별 전략 대화 확대가 필요하며, 다양한 의제를 발굴하여 대화의 지속성을 유지하면서 위기관리 능력을 높여야 한다. 정부와 국민의식이 국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작금의 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며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 롬니 외교정책 핵심 ‘중국 봉쇄’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20일(현지시간) 집권하면 ‘중국 봉쇄’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안보와 경제 분야의 정책적 초점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롬니는 자신의 선거캠프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대(對)중국 무역 관련 공약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해 적대감에 가까울 만큼 노골적인 경계심을 드러내며 자극적인 표현과 함께 매우 강경한 정책을 제시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현재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태 중시’ 정책보다 훨씬 위협적인 공약들이 나열돼 있어 롬니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롬니는 공약에서 “중국이 이웃 나라들을 위협하거나 지배하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면서 “중국이 지역적 헤게모니를 행사하려 들 경우 엄청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서태평양에서 해군력을 확장하고, 동맹국들이 방위력을 강화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분쟁 수역에서 공격적 행위를 감시할 레이더와 첨단 탐지장비를 태평양 (동맹) 국가들이 증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중·일 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에서 일본을 지원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만한 대목이다. 롬니는 “첨단무기를 아시아의 동맹국들에 팔지 못하도록 한 국방부의 최근 결정은 재고돼야 한다.”면서 “타이완에도 첨단 전투기 등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롬니는 “미국이 중국 정부에 대한 공격을 두려워해 중국 내 반체제 인사들을 지원하지 않는다면 중국 지도자들은 더 기고만장해질 것”이라고 중국 인권 문제를 직설적으로 거론한 뒤 “중국 내 인권단체를 지원할 것이며, 중국 국민들이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에 더 접근하기 쉽도록 도울 것”이라고 공언했다. 재임 중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체결 협상을 완료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TPP는 중국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중국 봉쇄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사설] 日 ‘독도 망동’에 실효적 지배 강화로 맞서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요구로 불거진 한·일 갈등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립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는 내각 전 부처에 한국에 대한 보복조치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오늘은 독도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앞서 일본은 몇몇 각료들이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는가 하면 이 대통령에게 독도 방문에 유감을 표명한 총리서한을 보내면서 이를 일방적으로 공개하는 외교 결례도 서슴지 않았다. 일본은 독도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한국과의 통화스와프 재검토, 한국 국채 매입 철회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 전방위 공세에 나서고 있다. 시마네현에서 해마다 열리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정부행사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벼랑 끝 전술을 연상케 하는 몰이성적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우리로서는 바짝 긴장하고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해야 할 엄중한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본 총리의 ‘항의서신’ 등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일본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미적지근한 대변인 논평을 내놓았지만 과연 제대로 된 원칙과 기준에 따른 것인지는 의문이다. 도덕적 명분이 충분한 우리가 외려 수세에 몰리는 듯한 양상이다. 며칠 전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은 독도문제와 관련, ICJ로 가면 일본의 승산은 120%라고 호언했다. 한국이 ICJ행을 거부할 경우 조정절차를 밟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적반하장이다. 양국의 국민감정까지 가세한 첨예한 사안인 만큼 우리 정부가 불필요한 자극을 피하고 단호하되 차분한 대응기조를 유지하려는 배경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선린국으로서의 예의는 고사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무차별적 압박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다. 지난주 독도 동도에 ‘독도수호 표지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실효적 지배 강화책의 일환이다. 일본이 독도 야욕을 노골화할수록 우리는 실효적 지배를 한층 가시화하는 구체적 조치들을 하나씩 속도감 있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탈북자·동북공정 등 韓中 살얼음… 對中정책 새 비전 필요”

    [한·중 수교 20주년…상생의 미래를 열자] “탈북자·동북공정 등 韓中 살얼음… 對中정책 새 비전 필요”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비약적 발전을 이뤘지만, 북한을 둘러싼 이견과 탈북자 문제, 과거사와 영토·영해 관할권 갈등, 영사 문제 등이 도사리고 있어 정치·외교 관계에서는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기관리 체제 구축, 소통 강화 등 장기적인 대중(對中)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정인 연세대 정외과 교수는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3단계로 변화했다.”고 평가한 뒤 “수교 초기인 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는 우호적 상승기였고,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안정기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합의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는 급격히 하강 국면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한·미 동맹을 앞세운 안보 이익과 경제 이익 간 불일치, 남북 관계 악화 등이 양국 관계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중은 1992년 수교 이후 정상회담만 30여 차례, 외교장관회담은 100여 차례나 했을 정도로 고위급 교류가 늘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한·중 관계는 폭발적으로 확대된 경제 등 교류협력에 힘입어 2008년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관계가 격상됐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태를 둘러싼 한·중 간 이견, 동북공정과 이어도 관할권, 탈북자 강제북송, 불법조업 문제에 이어 최근 북한인권 운동가 김영환씨 고문 논란 등으로 상호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흥규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는 “교류 증가 등 구조적 차원에서 보면 한·중 관계는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보다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상호 갈등과 분쟁이 격화하는 시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또 “앞으로 한·중 관계는 중국의 대북 편향적 태도에서 보듯 불확실성이 강화되고 단기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역사 문제와 탈북자 문제, 영해 관할권 문제 등 잠재적 갈등 요인이 남아 있으며 이를 관리할 위기 대응 기제가 미비하기 때문에 정부는 소통 강화 등을 통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교수는 “다음 정부가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미·중 간 균형외교를 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중 전문가 공동연구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진영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중 관계는 짧은 기간에 큰 발전을 했다는 긍정적 결과와 함께 많은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며 “북한 문제와 민족주의적 이슈 등 정치·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갈등 요인들이 확산되고 있는데, 양국이 합리적으로 갈등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기본적으로는 낙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그동안 대중 정책을 포괄적 맥락에서 추진하지 않았기에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중 정책을 대북, 대미 정책과 나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외교 정책 전반에 대한 비전과 안목을 가지고, 21세기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대중 관계에서 여론에만 신경 써 사안별로 임기응변식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실리를 추구하는, 방향성 있는 큰 틀의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미경·하종훈기자 chaplin7@seoul.co.kr
  • ONLINE SURVEY-“여름휴가, 어디로 결정하셨어요?”

    ONLINE SURVEY-“여름휴가, 어디로 결정하셨어요?”

    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는 8월. 여유로운 휴가 시즌이라 해외여행도 고려하기 마련인데, 남들은 어떤 나라로 떠나길 원할까? 설문조사를 통해 여행자들의 속마음을 알아봤다. 에디터 김명상 기자 자료제공 여행신문 www.traveltimes.co.kr 제11회 여행신문 온라인 설문조사 본 기사는 트래비의 자매지 <여행신문>이 실시한 ‘소비자가 원하는 해외여행’ 설문조사 결과에서 일부를 추린 것입니다. 2012년 6월11~28일 사이에 실시된 온라인 설문조사에는 전국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2,046명이 참여했으며 남성은 907명(44.3%), 여성은 1,139명(55.7%)이었습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여행신문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www.traveltimes.c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 ‘과거의 영광을’ 해외여행을 떠날 때 ‘가장 방문하고 싶은 희망국가’는 아시아 지역 4곳, 유럽 3곳, 미주 2곳, 오세아니아 1곳이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1위는 일본(13.7%)이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일본은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각기 다른 매력이 살아 숨쉬고 있어 다른 나라와 성격이 달라 대체가 불가능한 지역으로 꼽힌다. 문제는 지난해 3월 동북부 대지진 이후 방문객이 무척 줄어들었다는 것. 아직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진과 원전 사고 등의 감점요소가 희석돼 선호도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본토와 하와이 ‘대세’ 희망 여행지 2위는 미국 본토(5.5%)였다. 미국은 아직도 거리나 비용 등의 문제로 쉽게 가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비자면제프로그램VWP 시행에 따라 여행객들은 90일간 비자 없이 미국에 갈 수 있게 됐는데 문이 넓어진 만큼 호기심도 커져 미국여행에 대한 관심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미국에서도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하와이가 전체 응답자 중 3.8%의 지지를 받아 전체 순위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한편 상대적으로 가까운 미국령 괌의 선호도는 1.2%, 사이판은 0.4%로 나타났는데 하와이와는 온도차가 확연했다. ■아시아 ‘일본·태국’이 상위권에 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 여행하고 싶은 나라 4위를 차지했다. 국내외 저비용항공편의 운항이 이어지면서 항공편 공급이 많고, 그만큼 가격도 저렴하지만 만족도가 높은 것이 인기의 주요인이다. 특히 여름이 되면서 선호도가 더욱 올라갔다. 중국의 경우 3.5%의 선호율로 11위에 올랐다.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비롯해 장자지에, 황산은 중장년층에게 인기며, 물빛이 고운 구채구, 민족영산 백두산 등이 인기를 이끄는 관광지다. 다른 국가를 보면 고급 허니문 목적지 몰디브가 4.3%의 응답을 얻어 전체 순위 5위를, 쇼핑과 미식으로 유명한 홍콩은 3.8%로 8위를 기록했다. ■스포츠도 인기의 비결? 프랑스는 전체 여행객 중 4.8%의 선호를 얻어 올해 희망 여행지 3위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것은 스포츠와 여행지의 상관관계다.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영국은 4.2%로 전체 6위를, 유로2012 우승국 스페인은 3.4%를, 준우승국 이탈리아는 3.1%의 선호도를 기록해 상위권에 올랐다. 한편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는 1.7%에 그쳐 예전만 못한 모습을 보였다. 미주 지역에서는 캐나다가 2%로 16위를 기록해 미국과는 차이가 컸으며, 2014년 월드컵 개최지 브라질은 0.7%의 선호를 얻어 아직은 인기가 높지 않았다.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호주가 3.6%로 10위를, 뉴질랜드는 0.9%로 28위를 기록했다. ■남녀의 반응이 엇갈리는 국가는? 남자와 여자가 좋아하는 국가도 차이가 있음이 발견됐다. 선호도 차이가 1% 이상으로 뚜렷한 곳은 일본(남자 응답률 14.6%, 여자 응답률 13.1%), 태국(남자 3.6%, 여자 5.4%), 싱가포르(남자 1.1%, 여자 2.5%), 이탈리아(남자 2.4%, 여자 3.7%), 스위스(남자 4.6%, 여자 3.6%), 호주(남자 3.0%, 여자 4.0%) 등이었다. ■현실적 방문지는 ‘아시아권’ 여행 희망 국가가 아닌 시간이나 예산 등을 모두 고려한 ‘현실적인 방문 예상 국가’는 동북아 및 동남아 국가들이 상위권을 거의 휩쓸었다. 희망 여행지와는 사뭇 다른 결과로,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제약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 여행지 1위는 희망 여행 국가와 마찬가지로 일본이 23.9%의 응답으로 전체 1위에 올랐다. 2위는 태국(10.1%), 3위 홍콩(8.9%), 4위 중국(7.7%), 5위 필리핀(6.1%) 등 상위권은 모두 근거리 지역이었다. 당장 예산과 휴가 기간 등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가까운 지역이 제일 나은 선택이 되는 셈이다. ■친구와는 홍콩, 연인과는 하와이 여행지별 함께 갈 동반자 역시 국가마다 차이가 있었다. 동반자별 선호 국가를 보면 친구와 함께 가는 경우 홍콩(35.9%), 영국(34.9%), 터키(33.3%)였고, 연인과 함께라면 하와이(39.0%), 필리핀(37.3%), 이탈리아(35.9%) 순이었다. 혼자 가는 경우 스페인(18.6%), 터키(17.6%), 이탈리아(12.5%)가 높은 선호를 받았고, 부부가 갈 경우 필리핀(23.5%), 하와이(19.5%), 호주(17.8%) 등이 선택됐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urvey Plus Q. 어떤 형태의 여행을 원하시나요? 희망여행형태는 ‘에어텔’을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호텔과 항공편을 결합한 에어텔은 자유여행객이 선호하는 것으로 원하지 않는 일정을 따라야 하는 패키지보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Q. 예상 여행비용은 얼마인가요? 여행비용은 90~109(17.5%)만원을 생각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쇼핑이나 선물 구매 비용을 제외한 순수 여행경비를 뜻한다. 뒤를 이어 70~89만원(14.2%), 110~139만원(12.6%), 140~159만원(11.6%) 등으로 비교적 예상비용이 높았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CEO 칼럼] 다문화가정, 글로벌시대의 동반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CEO 칼럼] 다문화가정, 글로벌시대의 동반자/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어릴 때 추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는다면 어머니 손을 잡고 외갓집에 가는 일일 것이다. 시골 외갓집을 다니면서 소꿉놀이하던 것이 즐거워 외갓집 가는 것을 손꼽아 기다리곤 하였다. 그러나 외갓집을 자주 가기 어려운 사람도 많다. 특히 외국인을 어머니로 둔 자녀들은 외갓집을 자주 방문할 수 없어 이런 추억을 쌓기 어려울 것이다. 올해 한·베트남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지난주 다문화가정의 친정이나 외가 방문을 지원하는 행사를 가졌다. 먼 이국땅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여성들이 친정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다. 잠시나마 그리운 친정에 다녀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부모님과 정을 나누고, 어린 자녀들도 외가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4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로 온 결혼이민 여성의 숫자도 12만 5000명을 넘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남성의 약 38%가 외국여성과 혼인했고, 결혼이민 여성의 69%가 농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이민 여성이 늘면서 농촌의 출생률이 증가하고 인구 고령화가 늦춰지는 등 ‘젊은 농촌’으로 변화하는 효과도 있다. 2020년에는 전체 농가인구에서 이주여성 농업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3.2%에 이르고, 19세 미만 농가인구의 49%가 다문화 자녀로 구성될 전망이다. 그만큼 농어촌에서 이주여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향후 결혼이민 여성을 중심으로 한 다문화 가정이 우리 농어촌의 중심세력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주여성이나 다문화 가정에 대해 우리 국민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생활 정착, 영농교육, 언어학습 등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나름대로 성과를 내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우리 농어촌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현 시점에서 다문화 가정 정책이나 제도의 재조명이 필요하다. 그동안의 다문화 정책은 언어, 음식, 관습, 농촌생활 등 여러 분야의 교육과 지원에 치중됐다. 결혼이민 여성들은 자신들에 대한 편견이나 냉대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데 가장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본인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말이 서툰 어머니의 영향으로 언어 부진, 학습 부진을 겪기도 하고, 따돌림에 의한 정서불안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교육이나 지원을 넘어 정서적 일체감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 자녀육아, 교육, 의료, 문화 등 다양한 복지혜택을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소속감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문화 가정을 대하는 우리의 인식이 변해야 정서적 일체감을 가질 수 있다. 차이와 차별은 다르다. 다양성의 장점을 인정해야 한다. 한국 남편들이 결혼이민 여성의 사회·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다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같은 나라,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도 결혼 후 화목하게 살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다문화 가정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필자가 농림부 농어촌복지담당 과장으로 재임할 때, 중국 옌볜 처녀와 한국 농촌총각의 결혼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양측 모두 호응이 매우 높았으나, 막상 옌볜 지역을 방문해 보니 현지 총각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것도 알게 됐다.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필리핀 등 결혼이민 여성이 많은 동남아 국가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남녀의 결혼은 단순하지 않고,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여러 문제가 걸려 있다.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이기도 하나 국가적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책은 포용과 배려의 자세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은 글로벌시대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일원이자 우리 농어촌 발전을 이끌어갈 미래인력이다. 다문화 가정 구성원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글로벌 시대 우리의 사명이기도 하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