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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 핵과 경제 병진 못한다는 메시지 새겨듣길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7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60주년을 맞이한 양국 동맹을 한층 성숙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끌어올리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안보를 중심으로 한 동맹의 외연을 경제와 환경, 재난 등 범지구촌 현안으로까지 넓혀 한층 성숙하고 심도 있는 동맹 관계를 열어나갈 것을 다짐하는 동맹 60주년 기념 공동선언도 채택했다. ‘신뢰의 기반 위에 함께 나아갑시다’(Bound by trust forward together)라는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이 상징하듯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에서 벗어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지구촌 현안을 풀어가는 동반자적 협력관계의 지평을 새로 연 것이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경제부흥을 위한 차관 제공을 요청했다가 거부당하고 빈손으로 돌아왔던 반세기 전 대한민국의 초라한 위상을 감안하면 절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이번 회담의 여러 의미 가운데서도 눈여겨볼 대목은 아무래도 대북 메시지일 것이다. 두 정상은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동맹 차원의 단호한 대응을 거듭 다짐하면서도 북이 핵 개발 의지를 접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들어설 경우 대규모 경제 지원과 협력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자신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설명하면서 북핵 해결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양국이 선제적인 대북정책을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오바마 대통령도 이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는 뜻을 나타냈다고 한다. 북한은 한·미 정상의 메시지, 특히 박 대통령의 인식과 구상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양국의 대북정책은 북한이 말하듯 ‘적대시 정책’이나 체제 전복이 아니라 교류와 협력, 이를 통한 평화와 공동번영을 추구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박 대통령이 강조했듯 핵 무장과 경제발전을 병진(竝進)하겠다는 자신들의 구상은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핵을 움켜쥐고 있는 한 지금의 국제적 고립을 면할 수 없으며, 그런 협박 외교로는 전체 주민의 80%가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북한은 동북아 안보지형의 변화에 눈을 뜨기 바란다. 핵을 흔들면 중국이 나서서 미국의 강경 대응을 막아주고, 이런 미·중의 대립 속에서 제 입지를 넓히려는 구상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시진핑 체제의 중국은 이미 변화의 길로 들어섰다. 특히 대북 인식의 변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섣부른 도발 위협을 이어갈수록 남는 건 고립뿐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기회로 잡아야 한다. 즉각 개성공단의 빗장을 풀고 대화에 응해야 한다. 자신들이 원하는 경제 발전의 출구가 거기에 있다.
  • 민주 원내대표 후보, “내가 안철수와 협력 적임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후보들은 7일 너도나도 자신을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협력할 수 있는 적임자로 내세우며 ‘안철수 마케팅’을 펼쳤다. 김동철 우윤근 전병헌(가나다순) 의원 등 3명 후보들은 ‘안풍(安風·안철수바람)’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내면서도 안 의원과 경쟁하기보다는 끌어들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동철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안 의원은 야권의 중요한 자산”이라며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이 혁신하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현상이어서, ‘안철수 신당’이 생기지 않도록 민주당이 강력한 내부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정성을 가지고 안 의원과 소통을 한다면 야권의 모든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의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의 정치적인 동반자로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과의 경쟁적 관계가 부각되고 있지만, 민주당과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내대표가 되면 함께 더 많은 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을 보일 것”이라며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으로 안 의원도 민주당과 함께할 수 있는 그런 환경과 토양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윤근 의원도 안 의원과의 협력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다른 후보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경쟁에 비중을 뒀다. 우 의원은 국회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안 의원은 한편으로는 우리의 동반자로 협력할 부분이 많다”면서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경쟁할 부분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안 의원과의 관계설정의 방향에 대해 “결국 민주당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 [朴대통령 방미] 韓·美, 대북공조 과시… 안보동맹 넘어 ‘글로벌 파트너’ 격상 초점

    [朴대통령 방미] 韓·美, 대북공조 과시… 안보동맹 넘어 ‘글로벌 파트너’ 격상 초점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미를 통해 북한 안보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간 공조,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양국동맹 확대와 격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이번 방미를 통해 국제 외교무대에 정식 데뷔한다는 의미도 있다. 준비된 외교안보 대통령이자 세계 주요 여성정치인으로서의 위상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키는 효과도 겨냥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은 박근혜 정부와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향후 4년간 펼쳐 나갈 대북 로드맵을 만들면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통해 우리 정부 주도의 대북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복안을 깔고 있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5일 브리핑에서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와 북한 문제 전반에 대한 공조와 협력을 강화해 북한 핵의 제거를 달성하고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구상 등 우리가 펼쳐 나갈 주요 정책에 대한 미국 측의 이해와 지지를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도발위협을 잠재우고 개성공단 잠정폐쇄 사태로 악화된 한반도 상황의 반전을 위해서는 한·미 간 공조가 최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두 정상의 공통된 인식이다. 양국이 안보 동맹의 차원을 넘어 외교와 경제, 환경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내용의 ‘동맹 60주년 기념선언’에 합의한 것은 포괄적 전략동맹을 넘어선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번 방미에 대한 정부 내 코드명이 ‘새 시대’(New Era)로 정해진 것도 이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주 수석은 “이번 방미가 6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의 새 시대를 여는 성공적인 첫걸음이 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또 박 대통령의 ‘동북아 평화협력구상’과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의 상호 간 협력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등 비정치적이지만 글로벌한 문제에 있어서도 양국은 리더그룹에 있는 국가로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데 공감할 것으로 관측된다. 호혜적 협력 확대를 위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원활한 이행과 한·미 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협력 등을 확대해 나감으로써 한·미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높여 나가는 것도 주요한 목적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자신이 주창한 대북 정책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미측의 강력한 지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한·미 간에 일관된 목소리가 나올 때만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뉴욕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경제민주화 어떻게] “성장률 저하, 대기업 중심 경제 한계 탓”

    재계의 볼멘소리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가 한국 경제의 여러 가지 구조적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 처방이라는 주장도 충분한 명분이 있다. 건전한 경제 생태계가 담보되지 않는 한 시장의 기능은 더욱 왜곡될 수밖에 없는 만큼 더 늦기 전에 정치권이 입법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문제의 경우 현재 전체 국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 가운데 88%가 중소기업 종사자이다.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근본 바탕이 중소기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불균형 성장이 대기업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이른바 ‘갑·을 관계’가 사회적 영향력을 규정짓는 잣대로 변질한 지 오래다. 수평적이고 동반자적 관계가 돼야 할 원청·하청 관계가 수직적이고 종속적인 관계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오죽하면 하청업체 사장들이 옷으로라도 ‘갑’이 되자는 이유로 갭(GAP)이라는 외국 브랜드를 선호한다는 농담까지 나오겠느냐”며 불편한 현실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찬성하는 이들은 최근 박근혜 정부가 재계의 로비에 밀려 기왕의 정책을 ‘유턴’시키려는 게 아닌지 불안해하고 있다. 최근 박 대통령이 “경제민주화가 무리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언급한 이후 반대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달 말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한국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 5단체가 나서 한목소리로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노동 관계 입법을 비판하기도 했다. 경제 5단체가 거론한 입법 관련 주요 내용에는 ▲공휴일 법률화 ▲대체휴일제 및 통상임금제 ▲청년 의무고용 ▲워킹맘 가산제 ▲통근 재해보험 도입 ▲고용조정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제한 ▲사내하도급제 규제 등이 총망라돼 있다. 특히 이들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서 규제 일변도의 법률들이 기업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임원 보수 공개 등에 대해서도 ‘개인의 돈벌이까지 까발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불쾌하다는 반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당장의 저항이나 어려움이 있더라도 경제민주화를 통해 우리 기업의 근본적인 생태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기업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의 핵심이 강소 기업의 기술혁신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에 있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 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제민주화는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몇년간 우리 사회의 문제로 제기됐던 잠재성장률 저하는 대기업 중심의 경제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중소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경제가 성장 동력 자체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주창하며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면서 “때문에 경제민주화를 단순히 기업 규제로 받아들이기보다 성장의 기회를 나누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계파주의 못 없애, 북핵 ‘초당적 협력’…文 “나는 F학점”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5·4 전당대회를 끝으로 4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친다. 문 비대위원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114일간의 비대위 활동에 대해 “내가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F학점”이라면서도 “열심히 했다는 것은 분명하고 확실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계파주의 타파에는 결국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4·24 재·보선 전패 역시 뼈아픈 실책이다. 하지만 북핵 위기에 대한 초당적 협력과 여야 합의로 이뤄진 정부조직법 개정안 국회 통과, 여야 6인 협의체 정례화 등은 성과로 꼽힌다. 문 위원장은 이어진 오찬간담회에서 ‘안철수 신당’과 관련해 “안철수 의원이 당을 만들어 민주당을 뿌리째 가져가면 공멸하는 것”이라면서 “안 의원이 새 정치에 가장 반하는 ‘의원 빼가기’를 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순간 50점 감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안 의원은 국회 상임위를, 희망해 오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교문위)로 배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용섭 의원이 자신이 속한 교문위를 안 의원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 의원이 동의한다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제가 떠날 용의가 있다”면서 “안 의원은 새 정치를 실현시켜야 할 동지적, 동반자적 관계”라고 말했다. 안 의원 측은 이 의원의 제안에 대해 “조금 더 논의해 결정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여행 가방]

    코레일, 새달부터 고품격 도시락 판매 코레일은 5월 중 KTX서울역 도시락 매장 8곳에서 고품격 도시락을 판매한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청파로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열린 도시락 품평회에 출품된 ▲언양불고기, 닭갈비 등 지역 특산물로 만든 팔도한식도시락(8종)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일식도시락(10종) ▲20~30대를 겨냥한 태국·인도네시아 풍의 누들도시락(8종) ▲저염·저칼로리의 웰빙도시락(5종) 등 총 30여 가지 도시락 가운데 지역 특성을 살린 메뉴로 재구성해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주요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비발디파크 오션월드 27일 개장 강원 홍천의 오션월드가 오는 27일 전면 개장한다. 5월 말에는 신규 어트랙션 ‘슈퍼 와일드 리버’도 선보일 예정이다. 5월 31일까지 오픈 기념 이벤트도 벌인다. 홈페이지(www.vivaldipark.com)를 통해 예약하면 최대 40% 할인된다. 학생 및 학생동반자, 생일자, 지역주민 등도 최대 55% 할인된다. 10월 6일까지 수도권 전 지역 무료 서틀버스도 운행된다.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 새달 3일 개막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가 5월 3~5일 세계 5대 구석기 박물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경기 연천 전곡선사박물관과 구석기 유적지 일대에서 열린다. 에듀테인먼트 형식의 축제답게 체험 프로그램이 다수를 이룬다. 구석기체험마을과 구석기 힐링캠프, 원시동물사냥, 물고기잡이 등 이벤트들이 준비됐다. 스페인, 오스트리아, 일본 등 6개국 선사유물도 전시된다. 부산관광공사, 수도권 관광객 할인 행사 부산관광공사는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올 연말까지 서울~부산 KTX인터넷 예약객을 대상으로 ‘부산 가자, KTX 타고!’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참가자는 부산시티투어 버스 탑승이 무료다. 부산지역 특급호텔, 크루즈, 음식점, 여행사, 렌터카, 게스트하우스 등 25개 업체가 참가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할인율은 최대 70%로 사전예약자에 한해 화·수·목요일만 이용할 수 있다. ’울산고래축제’ 오늘 개막 울산고래축제가 25~28일 울산 장생포와 태화강 일원에서 열린다. 고래를 테마로 한 창작뮤지컬과 고래사냥 장면을 재연한 퍼포먼스,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이 펼쳐진다. 고래관광크루즈도 도입된다. 축제기간 하루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30분) 특별 운항한다. 고래문화재단 (052)276-8476.
  • [지방시대] 지구를 살리는 아름다운 몸짓/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지구를 살리는 아름다운 몸짓/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주에 통영을 다녀왔다.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처음 다녀온 통영은 내겐 너무도 신선한 아름다움이었다. 어쩌면 아름다운 마음들로 만들어진 곳만을 다녀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통영의 동피랑 벽화마을로부터 시작된 탐방은 남해만큼이나 상큼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열정, 주민들의 동참, 예술가들의 노력이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처음엔 얼마나 힘들었을까. 서로를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믿음을 주고받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눈으로 직접 보진 못했지만 마치 눈으로 본 것처럼, 동피랑을 명물로 만들어 보자는 의기에 찬 노력들이 깨끗한 바닷속을 보듯이 훤히 보인다. 탄소 배출이 제로인 섬, 연대도는 내겐 중요한 삶의 교훈을 안겨준 곳이었다. 물론 둘째 날의 창녕 우포습지에서도 같은 교훈을 얻었고, 창원 노은동 도심재생지구와 창동 예술촌에서도 똑같은 감동을 받았다. 그 교훈과 감동을 얻은 사람이 나뿐이겠는가. 함께 버스를 타고 다닌 삼십여명의 동반자들도 같은 심정이었으리라. 주민이 만드는 마을, 주민을 위한 도시, 주민이 결정하고 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새로운 틀, 그리고 그걸 위해 수년간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고 부대끼는 삶을 살아온 건강한 활동가들. 여럿이 함께 오랫동안 걸어갈 때 진정한 거버넌스를 이룰 수 있다는 평범한 교훈을 몸으로 깨달았던 것이다. 진실로 감사한다. 머나먼 내륙도시 청주의 손님들이 온다는 소식에 아무런 대가나 보상도 바라지 않고 기꺼이 연대도까지 먼저 들어와 기다려준 활동가 선생님, 동피랑 벽화마을 선생님, 30년 동안 우포습지를 지켜온 선생님, 노은동과 창동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설명해준 선생님들께 진실로 감사할 뿐이다. 또 창원 거버넌스를 이끌어 가는 원로 선생님, 환경수도 창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공무원들의 환대를 잊지 못한다. 결국은 사람이었다.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좀 더 정확히는 지구에 사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사람, 그것도 지구를 살리려는 착한 사람이 곧 희망이다. 2007년 2월의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IPCC) 보고서는 지구 온난화 원인의 90% 이상이 인간활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구를 살리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1박2일간의 탐방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날 아침, 공동대표를 맡은 환경운동연합이 주관하는 풀꿈자연학교 입학식이 열리는 산골로 가는 길이었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어느 순간부터 눈으로 변해 내리고 있었다. 4월 하순에 내리는 눈은 내겐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이었다. 갑작스럽게 돌변한 초겨울 날씨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잡고 산속 자연학교로 이동하는 어린 학생들의 마음이 어쩌면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작은 몸짓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더불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이 절실하다. 연대도 주민들이 만든 태양광 발전이나 탄소 배출이 없는 패시브 주택, 외지인에게 폐교를 파는 대신에 주민들이 돈을 모아 사서 친환경 체험학교로 꾸민 노력처럼 말이다. 이제 모두 자그마한 몸짓 하나라도 바꿔야 할 시점이다.
  • 日, TPP협상 정식 참가…지지 미루던 캐나다 승인

    일본이 오는 7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정식으로 참가하게 됐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TPP 협상 참가에 대한 지지 표명을 미루고 있던 캐나다가 20일 지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일본은 11개 모든 참가국의 동의를 얻어 협상 참가가 확정됐다. TPP 협상 참가국들은 오는 7월 회의에 이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TPP 정상회의를 열어 연내에 협정문을 타결할 계획이다. TPP는 무역장벽 철폐를 통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적으로 하는 다자 무역협정으로 2005년 싱가포르, 브루나이, 칠레, 뉴질랜드 등 4개국 사이에 체결됐다. 현재 미국, 호주, 캐나다 등 11개국이 TPP 확대 협상에 참가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15일 아베 총리가 협상 참가 의사를 발표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여전히 집 밖에 나서기도,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장애인연금 등 장애인을 위한 복지제도를 꾸준히 확충해 왔지만 지난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이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부실한 장애인 복지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가 가족 중 장애인이 있는 3만 8231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들의 소득과 취업률 등은 비장애인들의 절반 수준이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8만 2000원으로 당시 전국 월평균 가구 소득(371만 3000원)의 53.4%였으며 장애인의 취업률은 35.5%로 전체 취업률(60.1%)의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장애인이 일하는 직종은 단순 노무 종사자(30.1%), 기능원 및 기능 종사자(12.5%), 장치·기계 조작 조립(12.4%) 등 단순 노무 위주였으며 이들의 임금은 월 142만원에 그쳤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중증장애아동 돌봄서비스 등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확충되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에서 불편을 경험하고 있었다. 장애인 중 27.5%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했지만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의 84.2%가 가족 구성원이었다. 집 밖에서 활동할 때 불편하다는 장애인은 40.7%에 달했으며 불편한 이유는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54.9%), 외출 시 동반자가 없어서(31.9%), 주위 사람들의 시선(11.1%)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정부에 가장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 보장(38.2%), 의료 보장(31.5%), 고용 보장(8.6%), 주거 보장(8.0%) 등이었다. 복지부는 새 정부 국정 과제에서 ‘장애인의 권익 보호 및 편의 증진’이라는 구호 아래 다양한 계획을 내놓았다. 장애 유형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발달장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올해 안으로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장애인들에게 낙인감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된 장애등급제는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그 이전에 6등급으로 세분화된 등급 체계가 경증과 중증의 2단계로 단순화되고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와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된다. 그 밖에 활동지원제도의 대상과 급여가 확대되며 중증 장애인을 위한 응급 안전 시스템이 구축된다. 정충현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장애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다른 부처의 장애인 국정 과제도 원활히 이행되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여전히 집 밖에 나서기도, 입에 풀칠도 어렵다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 장애인연금 등 장애인을 위한 복지제도를 꾸준히 확충해 왔지만 지난해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이 화재로 사망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부실한 장애인 복지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보건복지부가 가족 중 장애인이 있는 3만 8231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들의 소득과 취업률 등은 비장애인들의 절반 수준이다.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98만 2000원으로 당시 전국 월평균 가구 소득(371만 3000원)의 53.4%였으며 장애인의 취업률은 35.5%로 전체 취업률(60.1%)의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장애인이 일하는 직종은 단순 노무 종사자(30.1%), 기능원 및 기능 종사자(12.5%), 장치·기계 조작 조립(12.4%) 등 단순 노무 위주였으며 이들의 임금은 월 142만원에 그쳤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중증장애아동 돌봄서비스 등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돌봄서비스가 확충되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여전히 일상생활과 사회 활동에서 불편을 경험하고 있었다. 장애인 중 27.5%가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했지만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사람의 84.2%가 가족 구성원이었다. 집 밖에서 활동할 때 불편하다는 장애인은 40.7%에 달했으며 불편한 이유는 장애인 편의시설 부족(54.9%), 외출 시 동반자가 없어서(31.9%), 주위 사람들의 시선(11.1%)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정부에 가장 요구하는 사항은 소득 보장(38.2%), 의료 보장(31.5%), 고용 보장(8.6%), 주거 보장(8.0%) 등이었다. 복지부는 새 정부 국정 과제에서 ‘장애인의 권익 보호 및 편의 증진’이라는 구호 아래 다양한 계획을 내놓았다. 장애 유형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발달장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해 올해 안으로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기로 했으며 그동안 장애인들에게 낙인감을 준다는 비판이 제기된 장애등급제는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그 이전에 6등급으로 세분화된 등급 체계가 경증과 중증의 2단계로 단순화되고 장애인 개개인의 욕구와 환경적 요인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된다. 그 밖에 활동지원제도의 대상과 급여가 확대되며 중증 장애인을 위한 응급 안전 시스템이 구축된다. 정충현 복지부 장애인정책과장은 “장애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다른 부처의 장애인 국정 과제도 원활히 이행되도록 최대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정화, 결혼 상대 유은성은?

    김정화, 결혼 상대 유은성은?

    배우 김정화가 CCM 가수 겸 전도사 유은성과 결혼식을 올린다. 김정화의 소속사인 솔트엔터테인먼트는 16일 “김정화가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만나 올 가을 결혼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두 사람은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알게 됐고 김정화의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를 출간하는 과정에서 함께 작업을 하면서 사랑을 키워갔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평생을 함께 할 것을 약속했으며 양가 상견례를 마치고 올 가을 결혼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화의 또 다른 시작에 따뜻한 사랑과 축복을 보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많은 분들의 사랑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배우로서, 또 한 가정을 가진 아내로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화는 지난 2000년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그대가 그대를’로 데뷔한 김정화는 2001년 MBC 시트콤 ‘논스톱 3’에서 서구적인 외모로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백설공주’, ‘쩐의 전쟁’, ‘밤이면 밤마다’, ‘인생은 아름다워’ 등에서 비중있는 역할을 맡는가 하면 각종 봉사활동에 참여해 선행에 앞장서기도 했다. 최근에는 에세이집 ‘안녕, 아그네스’를 출간한 뒤 수익을 우간다 에이즈 아동을 돕는데 쾌척하기도 했다. 김정화와 화촉을 밝힐 유은성은 CCM 가수 겸 작곡가로, 2000년 프로젝트 앨범 ‘예스’를 통해 데뷔했다. 2011년에는 CCM 가수를 선발하는 ‘제22회 크리스천뮤직 페스티벌’에서 멘토로 활약했으며 김정화의 에세이 ‘안녕, 아그네스’와 동명의 노래를 작곡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환율 움직여선 안돼”… 日 인위적 엔저 경고

    미국이 일본의 인위적 엔저(엔화 평가절하) 정책에 대해 경고하면서 환율 압박을 강화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전날 의회에 제출한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일본은 정책 수단을 자국 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목적으로 통화 가치를 내리거나 환율을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일본은 인위적 환율 조정을 자제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며 “일본이 경쟁 목적으로 엔화를 평가절하하지 못하도록 계속 압박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일본의 인위적 엔저에 부정적인 의견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이는 일본의 환율 정책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일본에 제대로 경고하기 위해 “새롭고 날카로운 표현”을 사용했다고 WSJ는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최근까지 일본의 엔저 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경기 부양을 권장해 왔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일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되도록 부정적 표현을 자제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그들은 왜 어린 두 딸을 목졸랐나…포천 자매살해사건 재구성[단독]

    성탄절 분위기가 채 가시지 않은 2011년 12월 30일. 경기 포천시 이동면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에서 처참하게 일그러진 진청색 중소형 승용차와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소녀의 사체가 유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동반자살 하겠다”는 편지를 매형과 누나에게 각각 보낸 이모(46), 정모(37·여)씨 부부가 두 딸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지난 10일 사건 발생 2년 2개월 만에 부산의 한 농장에서 이씨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세상은 이씨 부부가 천륜을 저버리고 몹쓸 짓을 했다며 혹독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평범한 한 30~40대 젊은 부부가 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두 딸을 목졸라 살해하고 동반 자살을 기도했는지를 심층취재했다.  동반 자살 배경  부인 정씨는 아동학습지 판매회사인 A사 경기 고양시내 모지점 영업팀장을 지내면서 1억 3000만원에 가까운 빚을 져 괴로워했다.  당시 1년간의 지역국 매출 6억원 가운데 4억 5000만원이 정씨 실적이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빚은 늘어만 갔다. 급한 김에 책을 팔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현금으로 돌려막기를 한 사실이 회사에 적발돼 팀장에서 평사원으로 강등된 것은 물론, 1000만원의 벌금까지 빚을 내 해결해야 했다. 이 때문에 월급은 본부장이 직접 관리하고 정씨는 고작 50만원만 손에 쥐게 됐다. 공금에 손을 댄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회사 빚은 매달 600만~700만원씩 상급자 신용카드를 빌려 상환해야 했으나 빚은 더욱 늘어만 갔고, 모든 짐은 정씨 책임이 됐다.  설상가상으로 이씨 부부가 얹혀 살고 있던 누나집도 몇 개월째 월세를 못내 어려운 처지에 몰렸다. 다음 달 중학생이 될 큰 딸(당시·12)의 교복은 아직도 구입하지 못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곤궁한 처지를 벗어날 방법이 없었다.  정씨는 2011년 2월 15일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의 한 민박집 주차장에서 남편 이씨의 누나에게 쓴 유서에서 당시 참담한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 ‘형님’이라 불러 보네요(중략) 아이들을 키울 자신도, 미래도 보이지 않기에 이리 죽을 결심을 했습니다. 세상이 참 무섭다는 거 너무 늦게 깨달아 죄송합니다(중략) 제가 사치스러운 것도 아니고 제 욕심만 채우자고 했던 일도 아닙니다”  마지막 가족 여행  정씨는 옴짝달싹 못할 처지를 벗어 날 수 있는 길은 죽음 밖에 없다고 생각했고, 남편 이씨는 그런 아내를 달래기 위해 2011년 2월 14일 새벽 4시 고양시 일산 집을 나섰다. 누나와 매형에게는 “바람 쐬러 간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씨 부부는 집을 나선지 13시간 만인 오후 5시쯤 포천시 이동면 백운계곡 한 민박집 3호실에 투숙했다. 민이(가명·당시 12), 영이(가명·10)는 일찍 재우고, 이씨는 밤 새워가며 아내 정씨를 설득했지만, 정씨의 자살 의지는 확고했다. 이씨도 “차라리 함께 죽자”며 체념했다. 이튿날 오후 1시 20분쯤 이씨는 지인에게 21만원을 입금 받아 근처 편의점에서 유서를 작성하기 위해 편지지와 편지봉투, 그리고 볼펜을 구입해 민박집 주차장으로 돌아 왔다.  아이들은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방에서 놀고 있었고, 부부는 주차장에 세워놓은 승용차 안에서 각자 유서를 써 내려 갔다 이씨는 매형에게, 정씨는 처음으로 남편의 누나인 시누이에게 편지지를 한 장 가득 꾹꾹 눌러 썼다.  정씨는 유서에서 “잠시 후 저희 손으로 아이들 목을 졸라야 합니다. 이런 부모가 또 있을까요? 사는 것 보다 죽는 게 모든 사람에게 더 큰 피해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남편 이씨도 눈물로 매형에게 유서를 써 내려갔다.  “아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남아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아 저희가 데려갑니다. 불쌍한 우리 아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죽을 각오로 잘 살아보려 했는데 현실은 너무 무섭습니다. 어제도 결정을 해서 행동으로 옮기려 했으나 아이들의 눈이 밟혀 못했습니다”  오후 5시쯤 근처 이동우체국에서 남편이 우표를 구입해 우체통에 넣고, 밤 11시쯤 다시 민박집에 투숙했다.  민이와 영이는 잠시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이내 잠이 들었다. 이씨는 천천히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주방 가스레인지와 연결된 LPG가스의 호스를 칼로 반 쯤 잘랐다. 정씨는 말 없이 옆에 서서 물끄러미 지켜봤다. 이씨는 밖으로 나가 낮에 민박집 주인으로부터 고기를 구워 먹는다며 받은 번개탄 2장에 불을 붙였다. 냄비에 담겨진 번개탄을 방안 출입문 앞에 놓은 이씨 부부는 꼭 안고 자리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얼마나 지났을까. ‘꽈당’ 냄비 부서지는 소리와 누가 넘어지는 소리에 가족들이 잠에서 깼다. 막내 민이가 화장실을 가던 중 그만 번개탄이 들어있는 냄비를 밟고 넘어진 것이다. 이씨는 ‘이건 아니다’는 생각에 즉시 창문을 열고 출입문을 열어 환기 시키고 번개탄을 밖으로 던졌다.  이튿날 오전 11시 민박 집을 나온 일가족은 일동면 화대리 제일유황온천 부근 음식점에서 늦은 아침 겸 점심식사를 했다. 주차장으로 나온 정씨는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는 죽기로 했으니 너희들은 보육원에 보내주겠다”며 처음으로 죽음을 암시 했다. 큰딸은 울면서 따라 죽겠다고 했고, 작은 딸은 울기만 했다.  오후 6시쯤 지인에게 빌린 돈 15만원을 근처 농협에서 찾아 산정호숫가에 한 숙박업소로 이동했다. 길가 마트에서 막걸리와 소주를 각각 2병 사고, 번개탄을 3장 구입했다. 새벽 2시쯤 졸음을 이겨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가까스로 다독여 차에 태우고 호숫가 공터에 차를 세운 후 불붙은 번개탄 3장을 냄비에 담아 차량 안 정씨 다리 밑에 놓았다. 잠을 청한지 2시간쯤 지난 새벽 4시. 두 딸이 괴로워 하며 고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있는 뒷자리로 넘어가 작은 아이부터 목을 조르고, 정씨는 발버둥치는 아이들 다리를 잡았다. 폭풍같은 시간이 지나 고요함과 두려움이 엄습했다.  두 딸을 뒷자리와 그 밑에 각각 눕힌 이씨 부부는 차량을 추락시킬 장소를 찾아 1시간 여 동안 주위를 배회했다.  여우재고개 6부 능선 계곡이 적당했다. 차량을 그대로 몰아 돌진했다. 70m 아래로 떨어진 자동차는 휴지조각처럼 구겨지고, 두 딸의 사체는 차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지만 안전띠를 맨 이씨 부부는 멀쩡했다. 가까스로 차량을 빠져 나온 부부는 소나무 가지에 줄을 걸어 나란히 목을 맸지만 나뭇가지는 두 사람의 체중을 견뎌내지 못했다. 2월 중순 여우재 계곡은 한 겨울 날씨 그대로였다. 가만히 있으면 저체온증으로 죽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질긴 목숨은 4~5일이 지나도 이상이 없었다.  결국 부부는 계곡을 걸어 나와 산정호수로 걸어갔고, 화장실, 빈컨테이너 등에서 며칠을 더 보냈다.  2월 25일 오후 1시40분쯤. 부부의 편지를 받은 매형 차모씨가 급히 일산경찰서 실종수사팀을 찾아가 유서를 전달했다. 그러나 이씨는 이때 산정호수 부근 현금지급기에서 지인들이 보내준 현금을 3회에 걸쳐 인출하자 경찰은 단순 가출로 봤다.  자살 포기  여러 차례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부부는 3월 1일 버스를 이용해 의정부시내로 이동했다. 다시 지인들에게 소액을 통장으로 받아 인출한 다음 병원을 찾아갔다. 이씨는 동상에 걸려 걷기가 어려웠다. 정씨는 상태는 덜했지만 치료가 필요했다. 열흘간 의정부에 머물면서 병원 치료를 받은 부부는 강릉 주문진으로 이동했다. 강릉에서도 이씨는 병원을 오가야 했다. 같은 달 23일까지 강릉을 배회하던 부부는 눈에 잘 안 띄는 시골로 도피하기로 하고 PC방에서 일자리를 찾았다.  마침 충북 진천의 한 오이 재배농가에서 낸 구인광고를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부부는 월 230만원을 받기로 했다. 3개월 후인 6월 30일 말 없이 편지만 한 통 써놓고 충남 보령(대천)으로 이동했다. 약 1주일간 모텔을 전전하며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다. 이후 경북 상주 버섯농장, 경북 청도 염색공장, 새마을 농장을 돌며 하루벌이를 했으나 힘에 부쳤다.  다시 인터넷 구인광고를 검색해 7월 21일 경북 밀양의 한 펜션에서 둘이 250만원을 받기로 하고 몸을 의탁했다. 그러나 다른 종업원과 마찰을 빚어 한 달을 겨우 채우고 경남 마산, 전남 여수, 충남 강경, 전남 해남을 떠돌았다. 9월 추석 명절 직전 부산의 한 농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광고를 봤다. 명절연휴가 지난 뒤 오라고 했다. 부부는 220만원을 받기로 했다. 1년 6개월 지나는 동안 월급도 오르고 잘 지내는가 싶었지만 천륜을 어기고 이 하늘 아래 숨을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지난 10일 오후 4시 ‘중요 지명 피의자 종합수배’ 전단을 본 한 주민의 신고로 부부는 사건 발생 2년 2개월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경찰로부터 신병을 넘겨 받은 포천경찰서는 12일 이씨와 정씨 부부를 살인 및 사채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친자매 살해범도 평범한 엄마 아빠였다  부부는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 아빠였다. 이씨는 전문대학과 같은 2년제 동국대 전산원을 졸업하고 용산 전자상가 등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했다. 집 전세금 전체를 털어 지인들과 함께 하던 사업이 잘못돼 누나 매형집에 얹혀 살게 됐지만, 닥치는 대로 일을 할 만큼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고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맞벌이에 나섰다. 국내 유명 아동학습지 회사에 입사해 영업팀장직에 올랐다. 한 질에 70만~100만원 하는 교재를 팔면 13%의 판매수수료가 수당으로 떨어졌다. 실적 부담에 쫓겨 허위 판매를 하고, 허위 판매대금을 입금하기 위해 고객으로부터 현금으로 받은 책값을 유용한 것이 화근이 됐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회사는 돈을 벌었지만, 자신과 직원들의 빚은 줄기는 커녕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민이와 영이도 교우 관계가 매우 좋았다.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다. 두 자매의 담임교사들은 “민이는 특히 남을 배려할 줄 알고 책임감도 강했다. 어머니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다른 엄마들 보다 강했다”면서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사를 맡은 포천경찰서 김중기 형사는 “이씨 부부 모두 지극히 평범한 엄마 아빠였지만,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잘못된 판단을 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朴대통령 “인사 심려 끼쳐 죄송” 첫 직접 사과

    朴대통령 “인사 심려 끼쳐 죄송” 첫 직접 사과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장차관급의 잇단 낙마 사태를 낳은 부실 인사 검증 논란과 관련, “인사와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새 정부의 인사혼선 문제와 관련해 허태열 비서실장의 대변인을 통한 대독 사과는 있었지만 박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자질 논란으로 여야에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박 대통령은 “청문회에 나가 너무 당황해서 머리가 하얗게 됐다고 한다. 쌓은 실력이 있으니 지켜보시고 도와달라”고 말해 사실상 임명 강행 입장을 시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지도부를 처음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정성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인사 혼선에 대해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와 보니 존안 자료 같은 아무런 자료가 없었다”면서 “각 기관에서 보내온 자료를 모아 검증했는데, 그 자료에 없던 사항들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 대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남북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북한을 대화 창구로 나오라고 한 것이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고통이 심해 업체들의 입장을 생각했다”면서 “북한이 왜 개성공단을 중단시켰는지, 책임 있는 조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얘기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대화의 창구로 나와서 얘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대화를 말한 것”이라고 정리했다. 검찰 개혁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은 “내가 약속했고 공약한 사안이니 여야가 합의해 빨리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200문항에 이르는 ‘고위공직 예비후보자 인사검증 사전질문서’가 조용호 헌법재판관 후보자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에 대해 “왜 전달이 안 됐는지 의문이다. 앞으로 사전질의서를 더욱 보강해 시스템으로 만들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 및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 “정책의 타이밍이 중요하니 국회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문 위원장은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바탕을 두고 든든한 안보를 전제로 대화도 해야 한다고 말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개성공단 정상화를 당부했다. 1시간 55분 내내 만찬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한 정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의 얘기를 꼼꼼하게 기록했다”면서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국정동반자 관계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만찬에는 민주당에서 당 3역과 상임위원장 등 21명이, 청와대에서는 허 비서실장과 김장수 안보실장, 유민봉 국정기획수석, 이정현 정무수석, 김행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美, 일본의 TPP 교섭 참가 수용

    미국 정부가 12일 일본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교섭 참가를 수용했다. 미국 의회가 90일 안에 이를 승인하면 일본은 7월쯤 협상에 본격 참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은 TPP 참가를 놓고 자동차와 보험, 식품첨가물 안전기준 등 비(非)관세 분야를 주로 논의한 끝에 사전 협의를 마무리했다. 양국은 우선 농산품 등 쌍방의 민감 품목이 존재한다는 점을 양자 간 합의문에 명기하기로 했다. 이런 전제 아래 양국은 일본이 보호하길 원하는 농산물 분야에서 일본 측을 배려키로 하는 한편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이 당분간 일제 승용차(2.5%)와 트럭(25%)에 수입 관세를 부과하기로 합의했다. 안전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수입자동차 특별취급제도의 적용 대수도 확대키로 했다. 일본이 TPP 교섭에 참여하려면 기존의 11개 교섭 참가국 전체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지금까지 브루나이와 칠레 등 7개국이 승인했고, 이날 미국까지 수용함에 따라 캐나다와 호주 등 3개국만 남게 됐다. 일본은 앞으로 이들 3개국에 외교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그림자 남편/함혜리 논설위원

    옥스퍼드를 갓 졸업한 24세의 마거릿은 1949년 초 다트퍼드 보수당 지부에서 이듬해 총선 후보자 적성심사를 받았다. 다트퍼드 지부당원이면서 사업상 런던에서 살고 있던 35세의 이혼남 데니스 대처는 마거릿에게 런던역까지 바래다 주겠다고 제안했고 마거릿은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녀는 1950년과 1951년 선거에서 비록 낙선했지만 평생의 후원자이자 동반자를 얻었다. 1952년 12월 13일 데니스와 마거릿은 런던의 웨즐리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후 데니스는 마거릿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사랑을 베풀었다. 그는 중산층 출신의 마거릿이 정치적 입지를 빨리 굳힐 수 있는 발판이 되어 주었다. 특히 그녀가 옥스퍼드 법대에 들어가 공부에 매진하고, 쌍둥이 출산 후 변호사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재정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심리적 지원이었다. 마거릿은 똑똑하고 추진력과 의지가 강하지만 권위적이고 독단적이며 주변을 배려할 줄 모르는 성격에다 성공에 대한 강박증까지 있었다. 데니스는 그런 아내를 언제나 사랑으로 감싸 주었다. 그는 마거릿이 영국 총리로 재임(1979년 5월~1990년 11월)하는 동안에는 단정한 옷차림으로 부인의 뒤를 따르는 절제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자신을 그는 ‘그림자 남편’이라고 불렀다. 그는 공식적인 정치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아내의 정치활동에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글서글한 성격의 데니스는 마거릿이 갖지 못한 유머감각과 여유, 배려, 사교성을 조용히 채워 주었다.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의 ‘안주인’ 노릇을 자처하며 아내가 각료들을 집으로 초대해 어울리는 동안에는 자연스럽게 그들의 부인들과 응접실에서 담소를 나누고 살뜰하게 대접했다. 그는 매우 현명한 조언자였다. 1990년 11월 20일 보수당 대표 경선 재투표를 앞두고 조언을 구하는 아내에게 데니스는 명예로운 퇴임을 권했다. 남편의 의견인 동시에 국민의 의견임을 알고 있던 마거릿은 데니스의 의견을 순순히 따랐고 이틀 후 사임을 발표했다. 국민들은 물러서야 할 때를 정확하게 알고 실천한 마거릿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991년 5월 마거릿은 정계를 떠났다. 데니스는 늘 그랬던 것처럼 그녀 곁을 지켰다. 데니스는 2003년 췌장암과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10년 뒤 인 2013년 4월 8일 마거릿도 그를 따랐다. 데니스 대처의 그림자 외조가 없었다면 윈스턴 처칠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의 정치 지도자도, ‘철의 여인’도 생겨날 수 없었을 듯싶다. 어쩌면 오늘의 영국도 없었을지 모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열린세상] 용(用) 중국 외교론/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용(用) 중국 외교론/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한반도의 핵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대중외교를 펼쳐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 핵 현안 해결에서부터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한민족 통일에 중국의 역할은 핵심적이고 중차대하다. 우리에게 적극적인 대중외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대중외교의 적극화론은 이견(異見)이 대립해 왔다. 중국의 G2 부상, 북한 핵 위기, 대중 무역의 비중 등을 고려하면 이제부터는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친중외교가 아니라 내실 있는 전략적 ‘용중외교’(用中外交)가 구축되고 실행돼야 한다. 대한민국의 대중국 외교에는 일종의 외교혁명, 혹은 신(新)북방외교가 필요하다. 먼저 우리는 ‘이맹연중’(以盟聯中)의 복합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이후 한국에서는 대중외교의 적극화가 시도됐다. 그러나 중국 중시론과 미국(동맹) 우선론의 견해 차로 대중외교의 전략적 방책이 구축되지 못했다. 즉 참여정부의 중국 중시론은 ‘탈미접중’(脫美接中)의 모험 외교로 비판받았고, 이명박 정부의 ‘한·미동맹 공동비전’은 단선적 동맹 우선론을 답습했다. 지난 10년간 우리의 외교는 역내 신흥강국(중국)과 전통 동맹(미국)의 선택이란 ‘대체론적 외교전략’에 집착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3차 핵실험 등 연이은 북한의 도발에 최근 ‘양다리 외교’라는 차원에서 대중 적극 외교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 또한 단견(短見)이다. 한국의 대중외교는 ‘탈미’나 등거리(양다리) 외교로 실효성과 전략성을 확보할 수 없다. 통일의 민족 과업을 완수하기 전까지 한·미 동맹은 적극적 대중외교의 구사에 전략적 자산이지 부담이 아니다. 중국이 G2로 부상하고 있지만, 미·중 패권 경쟁론은 장기적 전망일 뿐 결코 현실로 구조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탈미’ 모험주의, 양다리 걸치기식 기회주의로 중국 외교에 임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미국과의 동맹 자산을 십분 활용해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시켜야 한다. 맹방(盟邦)의 후원이 역내 대형(大兄)과의 ‘세련된 중견국 외교’를 펼치는 동력이 되도록 하는 외교적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는 동북아식 ‘가치외교’를 개발해 구사해야 한다. 수교 이래 한국과 중국은 ‘정경분리’의 기조 속에서 경제·통상 중심의 국가주의적 ‘이익외교’에 충실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한국과 중국은 동북아식 ‘가치외교’로 결합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동북아의 공존과 공영에 공동의 외교력을 발휘하고 정치적인 책임을 분담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가치외교’는 민주주의의 확장이다. 그러나 동북아는 역내 국가 간의 민족(국가)주의적 영토·역사 분쟁을 넘어 문명 공동체의 형성이란 지역 연대의 가치 함양이 절실하다. ‘가치외교’의 차원에서 우리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정책 기조의 변경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우리는 이러한 중국에 모험적인 북한에 대한 ‘맹목적 후견자’가 아니라 북한의 정상 국가화에 실효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리더 국가로 변할 것을 주문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 수교를 주도해 20세기 외교 혁명가가 된 헨리 키신저는 얼마 전 “북한 핵 문제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중국이 무슨 G2인가”라는 조크를 했다. 이는 패권국이 되려면 국제정치의 난제를 능히 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키신저는 중국이 미국과 견주려면 북한 핵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치적·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도 중국에 완충국 확보라는 국가이익을 넘어 동북아 평화와 공영이라는 지역적 리더십의 발휘를 설득해야 한다. 중국이 몇 년 전부터 ‘책임대국’을 표방하고 있고, 북한의 3차 핵실험 감행 이후 대북한 정책 기조의 변경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검토되고 있는 것은 좋은 징조다. 북한의 망동(妄動)이 극단에 이른 지금 중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맹미(盟美)와 연중(聯中)의 복합화, 동북아 가치외교의 구축으로 용중외교를 전략화하라.
  • 연일 北 도발 위협에 군·경 골프금지령인데…전북지사 가명으로 골프라운딩

    연일 北 도발 위협에 군·경 골프금지령인데…전북지사 가명으로 골프라운딩

    북한이 연일 도발 위협을 하는 비상시국에 지역 통합방위협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완주(67) 전북지사가 측근들과 가명으로 골프를 즐긴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 전북 고창 석정힐CC에서 김승수 정무부지사 등 측근들을 대동하고 골프 라운딩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김 지사는 본인 신분을 감추기 위해 ‘김난주’라는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다른 동반자들도 대부분 가명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골프 회동 참석자들은 모두 4팀 16명이다. 동반자들은 대부분 김 지사의 민선 4·5기 지방선거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던 체육회 관계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지사가 비상시국임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친 것은 3선 도전 준비 차원에서 측근과 조직을 챙기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골프 경비를 석정힐CC가 부담했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골프장 측은 참석자들이 각자 부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지사가 자신의 경비를 직접 지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지사 일행은 골프를 마친 후 고창지역 한 식당에서 만찬도 했다. 만찬 경비는 고창지역 생활체육협의회 회장인 은희정씨가 부담했다. 금액은 34만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또한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아베天下 100일…지지율 70% 돌파 했지만 축배 아직 이르다

    아베天下 100일…지지율 70% 돌파 했지만 축배 아직 이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대표되는 대담한 경제정책과 치고 빠지는 대외정책을 앞세워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집권 1기의 참담한 실패 요인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각종 정책 아이디어를 다듬은 ‘오답 노트’를 만들어 와신상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탄탄대로를 내닫는 이유는 우선 아베노믹스가 꼽힌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가는 40% 오르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엔저를 통해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1차적 목표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13조 1000억엔(약 153조 65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강격히 밀어붙여 시장에 기대심리가 일면서 엔저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아베노믹스의 신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로 앉혀 더욱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3일부터 이틀간 취임후 처음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과감한 금융완화 방안을 협의중이다. 아베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장벽 철폐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의석수 480석중 294석을 획득, 압승을 거둔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도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최근 유엔군 참여를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거나 도쿄 전범재판이 ‘승자의 재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 측면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좀처럼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수역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자위대 헬기와 함정에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비춘 사실에 대해 집요하게 외교 공세를 벌이는 한편 동남아시아, 미국, 몽골 등을 순방하며 중국 포위 외교를 공식화했다. 지난 2월 취임후 첫 해외순방국으로 미국을 방문, 견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아베 총리의 성공을 속단하기엔 일러 보인다. 우선 아베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과감한 양적완화가 가계 소득 향상과 실수요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지가 관심이다. 또 1차 내각 때 그의 발목을 잡은 건강 문제(궤양성 대장염)도 여전히 변수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아베시대 100일 지지율 70% 돌파… 축배, 아직 이르다

    아베시대 100일 지지율 70% 돌파… 축배, 아직 이르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권이 4일로 출범 100일을 맞았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로 대표되는 대담한 경제정책과 치고 빠지는 대외정책을 앞세워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2007년 집권 1기의 참담한 실패 요인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각종 정책 아이디어를 다듬은 ‘오답 노트’를 만들어 와신상담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베 정권이 이처럼 탄탄대로를 내닫는 이유는 우선 아베노믹스가 꼽힌다. ‘윤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풀겠다’는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주가는 40% 오르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엔저를 통해 경제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1차적 목표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13조 1000억엔(약 153조 6500억원)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과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을 강격히 밀어붙여 시장에 기대심리가 일면서 엔저와 주가 상승으로 연결됐다. 아베노믹스의 신봉자인 구로다 하루히코를 중앙은행인 일본은행 총재로 앉혀 더욱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3일부터 이틀간 취임후 처음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과감한 금융완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아베 정권은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유럽연합(EU)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장벽 철폐 협상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오는 7월 참의원(상원) 선거에서도 아베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의 낙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의석수 480석 중 294석을 획득, 압승을 거둔 아베 정권이 참의원 선거도 승리하면 평화헌법 개정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우경화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실제 아베 총리는 최근 유엔군 참여를 위해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거나 도쿄 전범재판이 ‘승자의 재판’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 측면에서도 중국을 상대로 좀처럼 밀리지 않는 모습이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 수역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자위대 헬기와 함정에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비춘 사실에 대해 집요하게 외교 공세를 벌이는 한편 동남아시아, 미국, 몽골 등을 순방하며 중국 포위 외교를 공식화했다. 지난 2월 취임후 첫 해외순방국으로 미국을 방문, 견고한 동맹관계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아직 아베 총리의 성공을 속단하기엔 일러 보인다. 우선 아베노믹스의 대표 정책인 과감한 양적완화가 가계 소득 향상과 실수요 창출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지가 관심이다. 또 1차 내각 때 그의 발목을 잡은 건강 문제(궤양성 대장염)도 여전히 변수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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