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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본영 칼럼] 대한민국의 뉴 프런티어 어디서 찾나

    [구본영 칼럼] 대한민국의 뉴 프런티어 어디서 찾나

    얼마 전 영면한 채명신 전 주월한국군 사령관의 전우애가 큰 울림을 줬다. “전우들 곁에 잠들고 싶다”던 생전의 유지대로 건군 이래 장군으로는 최초로 한 평짜리 사병 묘역에 묻히면서다. 마침 50주기(周忌)를 맞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국제적인 추모 물결이 일던 터였다. 서로 깎아내리는 데만 익숙해진 각박한 우리 풍토에서 영웅이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발견이었다. 한데 곰곰이 생각해 보자. 베트남전서 산화한 무명용사 모두가 영웅으로 꼽아도 좋을 고마운 존재가 아닐까. 월남전 참전 한국군은 총 32만명으로, 이 중 전사자만 5000여명에 이르렀다. 그들이 흘린 피땀은 자원도 자본도 없는 이 땅에 산업화의 싹을 틔운 밑거름이었다. 파병의 정당성 논란은 일단 제쳐 두자. 참전용사들이 송금한 달러와 미국의 군사원조, 그리고 국내 기업의 월남 특수로 번 돈을 포함한 50억 달러는 박정희 정부의 1, 2차 5개년 경제개발계획의 종잣돈이었지 않은가. 최근 한반도와 동아시아 안보지형이 격변하고 있다. 중국이 이어도 해역을 포함하는 방공식별구역을 일방 선포하면서 우리를 화들짝 놀라게 했다. 어느새 G2(주요 2개국) 반열에 오른 중국의 굴기(?起)와 이를 견제하려는 미·일의 대응이 동북아에 격랑을 몰고 오고 있다. 핵카드를 흔들며 협박하고 있는 북한이란 고약한 동족까지 곁에 둔 우리다. 가히 3각 파도를 맞이한 꼴이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경제 성장동력도 소진되어 가고 있다. 어느 논객은 주변 열강의 침탈에다 조정마저 친중·친일·친러 등으로 갈려 국권을 상실한 구한말 상황에 비견하기도 한다. 독립 이후 이만큼이나 국력을 키운 대한민국을 노환으로 뼈만 앙상했던 대한제국에 빗대는 것은 지나친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꽉 막혀 있는 듯한 형국이다. 하긴 우리에겐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순간마다 돌파구를 열어온 저력은 있다. 한·일 수교로 받은 5억 달러 유·무상 청구권자금으로 포항제철과 발전소 등을 지어 근대화의 초석을 놓았다. 1970년대 두 차례 오일 쇼크는 해외 건설현장에서 흘린 땀방울로 이겨냈다. 당시에는 낯설었던 열사의 땅 중동이 한국경제에 숨통을 틔워준 기회의 땅이었던 셈이다. 사후 50년이 된 케네디에게 미국민들이 열광하는 이유가 뭘까.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암살되는 통에 획기적 업적도 남기지 못한 그인 데도 말이다. 답은 더 이상 개척할 서부가 없던 미국인에게 ‘뉴 프런티어’(변경)를 제시했던 데서 찾아야 할 듯싶다. 우주개발 청사진과 전 세계에 평화봉사단 파견으로 미국민에게 도전정신을 심어 줬던 그가 아닌가. 까닭에 우리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변경은 어디인가라고 자문하게 된다. 내부자원이 고갈되었다면 진취적으로 신천지를 찾아 나서야 한다. 지난 십수년간 한반도 평화관리라는 미명으로 추구해온 분단고착화 노선 대신 적극적 통일정책을 모색할 때이다. 위험부담이 따르겠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참여하는 등 보다 모험적인 개방도 감수해야 한다. 앞을 내다보는 지도자라면 이 과정에서 결단을 내려야 할 일도 분명 있을 게다. 어쩌면 박근혜 정부도 임기 중 욕먹을 각오로 그런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어차피 우리는 안보와 경제 양 측면에서 ‘서서히 끓는 냄비 속 개구리’ 신세인지도 모른다. 하루속히 비상구를 찾아야 하는 마당에 영일 없는 정쟁으로 에너지를 소진해선 안 될 말이다. “인간은 흔히 작은 새처럼 행동한다. 눈앞의 먹이에 정신이 팔려 머리 위에서 독수리가 내리 덮치려 하는 것도 모르는 참새처럼 말이다.” 자신의 조국 피렌체공화국이 반목과 질시로 쇠락해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마키아벨리가 남긴 말이다. 청와대는 물론 대선이 끝난 지 1년이 다 돼가도록 드잡이만 하고 있는 여야 지도자 모두가 새겨야 할 경구다. kby7@seoul.co.kr
  • ‘진격의 키다리’ 최고 별로 뜨다

    ‘진격의 키다리’ 최고 별로 뜨다

    K리그 별들 가운데 김신욱(25·울산)이 가장 눈부시게 빛났다. 김신욱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기자단 113표 가운데 90표(79.6%)를 얻어 이명주(포항)와 하대성(서울)을 압도적으로 따돌린 김신욱은 축하공연에서 득점상과 베스트11 공격수로 뽑힌 데얀(서울), 베스트11 수비수 김치곤(울산), 신인상을 대체해 올해 신설된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고무열(포항)과 함께 ‘직렬 5기통 춤’을 추며 기쁨을 나눴다. 김신욱은 기자회견에서 “상을 받을 자격에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팬들의 투표로만 선정되는 판타스틱 플레이어와 베스트 11의 공격수 등 3개의 트로피를 수집한 김신욱은 올 시즌 리그 우승과 득점왕 문턱에서 주저앉은 설움을 단번에 씻어냈다. 올 시즌 36경기에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 생애 첫 득점왕의 꿈을 키운 김신욱은 경고 누적으로 지난 1일 포항과의 40라운드 ‘결승전’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벤치에 앉아 팀의 우승 좌절과 자신의 득점왕 무산을 지켜봤다. 김신욱의 MVP 수상은 1일까지 진행된 투표에서 동정표가 상당히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승하지 못한 팀에서 MVP가 배출된 건 1999년 안정환(당시 부산), 2010년 김은중(당시 제주)에 이어 세 번째다. 감독상은 정규리그와 FA컵 제패로 K리그 사상 첫 ‘더블’을 기록한 황선홍(45) 포항 감독의 차지였다. 황 감독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자세를 낮춘 뒤 “더 좋은 축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기자회견에서는 홍명보(44) 대표팀 감독에 대해 “라이벌이라기보다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며 “각자 분야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고 언제든지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2011년 신인상을 이승기(현 전북)에게 양보했던 고무열은 “2년 전 신인상을 못 탄 게 자극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2년 연속 도움상을 수상한 몰리나(서울)는 “얼마 전 크게 다칠 뻔했다. 이 영광을 경기장에서 목숨을 잃거나 크게 다친 모든 선수들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내년에도 스플릿 시스템을 유지하기로 결의했다. 12개 팀이 참여하는 클래식은 팀당 38라운드로 모두 228경기를 치르는데 33라운드로 풀리그를 마친 뒤 1~6위와 7~12위로 나눠 5라운드를 더 치른다. 풀리그와 스플릿리그의 마지막 라운드 경기 홈 팀은 추첨으로 정한다. 10개 팀이 참가하는 챌린지 1위 팀은 클래식에 자동 승격되고, 2∼4위 팀이 플레이오프(PO)를 통해 클래식 11위 팀과의 승강 PO에 나설 팀을 가린다. 3위 팀이 홈에서 4위 팀과 준PO를 벌여 이긴 팀이 2위 팀과 역시 단판 승부를 벌인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KADIZ 확대안’ 주말 확정 뒤 선포

    정부가 이번 주말쯤 이어도 상공을 포함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하는 문제를 최종 확정한 뒤 공식 선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일 “KADIZ의 확대 범위와 주변국들에 설명하는 방식을 놓고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주말(7~8일)쯤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최종 조율한 뒤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KADIZ 확대 방안을 결정하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중국처럼) 일방적인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통보 형식이 아니라 주변국과의 신뢰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제주도 남단의 KADIZ를 비행정보구역(FIR)과 일치시키고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에 들어간 마라도와 홍도 남쪽의 영공을 KADIZ에 포함하는 방안을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당초 이날 오후 KADIZ 확대 발표를 검토했지만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논란을 조율하기 위해 동북아를 순방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의 방한(5~7일) 일정에 맞춰 ‘속도 조절’을 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방일 중인 바이든 부통령이 중·일 간 위기관리 체계의 구축을 양국에 제안할 뜻을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3일 아사히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최근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정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중·일) 양국 간 위기관리나 신뢰 구축을 위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일 영유권 갈등지역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의 충돌을 막기 위한 메커니즘을 양국 정상과의 회동에서 제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일 밤 일본에 도착, 3일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을 가진 바이든 부통령은 4~5일 중국에 이어 5~7일 한국을 방문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한·일 관계 악화 등 동북아 현안을 조정하게 된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바이든·아베 “방공구역 갈등 美·日 긴밀 공조”

    바이든·아베 “방공구역 갈등 美·日 긴밀 공조”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3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최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으로 야기된 동북아 갈등과 관련, 일본과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중·일 연쇄 방문의 첫 도착지로 일본을 선택한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오후 총리관저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한 뒤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아시아·태평양이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는 때에 회담을 했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동맹은 동아시아 안보와 안정의 기반”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미·일 동맹을 원칙적으로 재확인하면서도 이번 사태가 “위기관리 메커니즘과 위기의 상승을 막기 위한 중·일 간 효과적인 대화 채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언급, ‘위기관리 체제 카드’로 중·일 사이를 중재하고 싶다는 속내를 비쳤다. 아베 총리는 중국이 일본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해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설정한 것과 관련,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묵인하지 않고 강력한 동맹에 따라 긴밀히 협력해 대응할 것을 확인했다”면서 “민간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에 (미국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바이든 부통령과 아베 총리는 오키나와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과 관련해 논의했다. 2박 3일간의 방일 일정을 마친 바이든 부통령은 4일 오전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한다. 5~7일에는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시론] 21세기 동북아시아의 ‘울돌목’/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시론] 21세기 동북아시아의 ‘울돌목’/김병섭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예사롭지 않다.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이를 봉쇄하려는 미국, 일본이 충돌한 가운데 최근 중국이 일방적으로 방공식별구역 확대를 선포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에 전투기를 발진시키고 중국도 이에 맞서면서 물리적 충돌로 비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갈등에 미·일 동맹과 중국 중 어느 한쪽을 편들 수 없고, 그렇다고 동북아 정세의 변화를 강 건너 불구경할 수도 없다. 북핵과 일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야 하지만, 전통의 우방국인 미국과 안보·경제적 파트너 관계도 공고히 해야 한다. 또 확대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한국과 겹치고, 중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된 이어도가 정작 우리 구역에서는 빠져 있어 남의 일로 치부할 수도 없다.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국제 관계와 안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역사는 자위력 없는 외교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먼저 대한제국 시절에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이 벌이는 복잡한 이해충돌 속에서 우리나라는 자주독립을 달성하기 위해 때로는 각국 간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균세 외교’를 펼쳤다. 또 영·일 동맹 등 열강 간 대립 구도가 형성될 때는 중립 외교를 추진했다. 그러나 균세 외교는 열강 중 어느 한 나라도 주목하지 않았고, 중립 정책은 일본의 강력한 반대와 러시아의 남하를 봉쇄하려는 미국의 일본 지지로 성공하지 못했다. 강대국에 종속돼 안전을 보장받는 전략도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조선은 전통적으로 중국에 대한 사대를 통해 국가 안보를 추구했다. 그러나 열강이 서로 경쟁할 때는 실효성이 떨어졌다. 임진왜란이 대표적인 사례다. 왜군이 부산에 상륙한 뒤, 파죽지세로 서울을 거쳐 평양까지 진격하는 동안 명나라는 수수방관했다. 또 참전한 뒤에도 명나라는 한양 이남을 넘어 일본을 조선에서 몰아내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되레 전쟁이 소강상태를 보이자 조선을 분할 통치하려는 회담을 개시했다. 조선의 명운이 걸린 이 회담에서 조선은 철저히 배제됐다. 이 강화조약이 체결됐다면 우리는 이미 400년 전부터 지금과 같은 남북의 분단 상황에 놓여 있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왜군이 본래 계획대로 황해와 산둥반도를 거쳐 중국 본토로 진출했다면 16세기 동아시아의 질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재편됐을 것이다. 이런 비극을 막고 조선이 동아시아 질서의 균형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었던 것은 ‘이순신’ 덕분이다. 장군은 왜군에게 번번이 패배를 안기고 한 번도 바닷길을 내주지 않았다. 그는 왜군이 다시 쳐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5∼6년간 수군을 훈련시켰으며 필요한 둔전을 마련했다. 하지만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한 뒤에는 거느릴 군사도, 써야 할 병기도, 대포도, 거북선도 사라졌다. 장군은 겨우 12척밖에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울돌목’이라는 전략적 요충지를 선정해 사즉지생의 자세로 싸워 열 배가 넘는 적을 이겼다. 그 결과 조선을 지키고 동아시아의 질서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역사는 이렇게 자주적 국가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종속적 동맹관계나 균세 외교, 중립 외교 등 어떠한 외교 정책도 우리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또 열악한 상황에서도 전략적 요충지를 차지하고 철저하게 대비하면 자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렇다면 21세기 동아시아의 질서재편 시기에 한반도의 안전을 지켜줄 만한 전략적 울돌목은 어디인가. 바로 북한이 아닌가 싶다. 열강이 벌이는 도전도 위협적인데, 북한을 적으로 삼아 대립하고 남남갈등까지 겪는다면 우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동북아 질서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에 서로를 포용하고 분열을 자제하는 남북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 [사설] TPP협상, 돌다리 건너듯 신중히 진행하길

    정부는 오늘부터 국제무역기구(WTO) 제9차 각료회의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기존 참여국과의 예비 양자협의 절차에 들어간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29일 “TPP 참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이후의 후속 조치다. TPP 참가는 기존 교섭국 12개 국가 전체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득보다 실이 크지 않도록 가입 조건을 타진하기 바란다. TPP는 미국이 주도하는 12개 태평양 연안국들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모든 무역상품의 100% 관세철폐를 목표로 한다. 애초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등 4개국이 시작한 협상에 2010년 미국이, 2011년 멕시코와 캐나다가 참가한 데 이어 올 3월에 일본이 가세했다. 12개 참여국 국내총생산의 총합이 26조 6000억 달러로, 세계경제의 38%를 차지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선 매력적 협정으로 보일 수 있는 측면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TPP에 참가하면 향후 10년간 2.5~2.6%의 추가적인 경제성장이 예상되지만 불참하면 0.11~0.19%가 줄어든다고 전망한다. 하지만 TPP 참여국 중 한국과 FTA를 맺지 않은 나라는 일본, 멕시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5개 국가에 불과하지 않은가. TPP 참여 효과만 강조할 게 아니라 갑작스레 TPP 참가를 선언한 만큼 준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게 아닌가 하는 국민의 우려부터 불식시켜야 한다. ‘모든 무역상품의 100% 관세철폐’를 목표로 하는 TPP에 가입하면 ‘한국은 쌀만은 관세철폐가 안 된다’는 등의 정상참작이 어려울 수도 있다. 정부는 한·칠레 FTA, 한·미 FTA, 한·EU FTA 등으로 확인된 농축수산물 부문의 타격을 어떻게 회피할지, 또 일본이 경쟁력에서 우위인 자동차, 기계, 소재·부품 산업 등에서 부작용을 해소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미국 주도의 TPP 참여가 중국과의 경제·외교·안보 등 전방위적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도 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고, 세계 최대의 시장이며 6자회담의 주요한 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미국만큼 영향을 미칠 나라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에 맞서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해 왔다. 그러잖아도 중국의 일방적 방공식별지역 설정으로 외교 마찰을 빚고 있지 않은가. TPP 참가가 미·중 사이에서 또 다른 한·중 갈등 요인이 되지 않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호주와 TPP 첫 개별 양자협의할 듯

    정부가 호주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첫 개별 양자협의 국가로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2일 “3일부터 6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TPP에 참여 중인 호주 등 12개국을 대상으로 예비 양자협의를 한다”고 밝혔다. 호주와는 WTO 각료회의와 별도로 3일 열리는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 제7차 협상을 앞두고 있다. TPP 참여는 미국,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일본 등 기존 12개 참여국의 개별적 동의를 얻어야 한다. 현재로선 한국의 참여를 반대할 국가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국 가운데 이미 7개국과는 FTA를 맺은 상태이고, 다른 국가들과도 줄기차게 FTA를 논의해 온 관계이기 때문이다. 예비 양자협의를 위한 각국과의 개별 접촉은 7~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TPP 각료회의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예비 양자협의가 끝나는 대로 국회 보고를 거쳐 참여를 공식 선언하게 된다. 이후에는 공식 양자협의를 통해 시장접근 방법 등에 대해 협의하게 된다. TPP는 ‘높은 수준의 자유화’를 지향하는 복수국가 간 FTA로, 2015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국들 간의 완전한 관세 철폐 등을 목표로 한다. 양국 간 FTA에서 이해가 갈리는 품목별 합의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다자간 성격이 있는 TPP가 원만하게 무역시장 개방을 유도할 수 있다. 호주의 경우 FTA에서 문제를 삼은 ISD(투자자국가소송)를 TPP에서는 포함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 한국산 공산품 수출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이 호주의 법령 등에 의해 국제소송을 당했을 때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다. 그러나 FTA와 마찬가지로 소고기, 곡물류 등 농축수산 분야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는 “TPP에 참여하면 전체 산업적 측면에서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과 플러스 효과가 예상되지만 무역 적자를 면치 못하는 일본과는 불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美 “기존 협상 끝난뒤 들어와라”… TPP 타이밍 놓친 정부

    한국 정부가 뒤늦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가에 관심을 나타냈으나 이미 타이밍을 놓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TPP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이 30일(현지시간) 새 참가국의 합류는 기존 12개 회원국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나서야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마이클 프로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한국의 TPP에 대한 관심은 이(환태평양) 지역에서 이 협정이 갖는 중요성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한국 정부와 적절한 시점에 TPP 협상 참여국으로 정식 가입하기 위한 방안을 협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어 “기존 협상 참가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TPP가 추진 중인 높은 기준에 맞출 준비가 돼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의 협상 참여 시점에 대해서는 “어느 국가라도 협상에 새로 합류하려면 현 TPP 협상국과의 양자 협의를 마무리해야 하고 이들 국가는 또 (의회 동의 등) 적절한 국내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이런 전제 조건을 고려할 때 새 참가국의 합류는 현 협상 당사국이 합의를 도출한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참여하고 싶다고 아무 때나 받아주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한국이 TPP에 들어가려면 ‘관심 표명→참여 선언→기존 참여국의 승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미국의 경우 새 참가국의 합류를 결정하려면 사전 협의를 끝내고 미국 정부가 의회에 통보하고 나서 90일 이후에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일본도 2011년 11월 참가 선언을 하고 나서 올 4월 참여국들의 승인을 받기까지 1년 5개월이 걸렸다. 외교소식통은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기간도 기존 회원국들의 동의를 일일이 얻어야 하는 절차 때문에 무려 15년이나 걸렸을 만큼 이런 문제는 한번 실기하면 큰 손해를 보게 된다”면서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 틀로 무역 질서를 재편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의도를 한국이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고 너무 안이하게 대처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최악의 경우 한국이 협상에서 배제된 채 다른 회원국들의 합의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1일 미 무역대표부의 성명에 대해 “TPP 신규 참여국에 대한 미국 측의 원칙적인 입장을 밝힌 수준”이라며 3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WTO 제9차 각료회의에서 예비 양자협의 절차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TPP 참여, 섬유·화학·전자 환영…車·농수산업 반대

    29일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에 대해 ‘관심 표명’을 하고 나서자 산업계 표정은 업종별로 갈렸다. 수출에 강한 섬유, 화학, 전자업계 등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인 반면 무관세의 일본 자동차와 싸워야 하는 자동차업계와 추가 개방이 불가피한 농수축산업계는 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우선 무역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 철강, 섬유업계 등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특히 우리나라 재료를 베트남 등 TPP 참여 지역으로 가져가 제품을 만든 뒤 다시 미국 등으로 판매하는 섬유업계가 큰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 원료를 가져다 제품으로 만들어 다시 외국으로 판매하는 석유화학, 철강 산업도 TPP 참여가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에 강한 전자업계도 미소를 보이고 있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넓어지는 것이고 소비자가전, 휴대전화 등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을 가진 국내 제품들이 더 힘을 얻을 것으로 본다”며 “해외 저가 전자제품이 국내에 들어와도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TPP가 출범하면 우리나라의 가입여부에 상관없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새로운 통상 규범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여기 가입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무역구조로 볼 때 기업 부담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무역의 67%가 중간재인 상황에서 TPP에서 빠지면 생산비용, 관세 등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자동차업계는 TPP에 가입하면 무관세의 일본 자동차들이 밀려들어와 국내 시장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안 그래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일본 업체들이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국내에 들여와 재미를 보고 있다”면서 “TPP 참여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전혀 도움이 될 게 없다”고 우려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분야는 농축수산업이다. TPP 참여국인 베트남, 칠레, 호주 등에서 저렴한 농수산물이 수입되는 것뿐 아니라 미국이 농업 시장의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는 TPP 참여 반대 성명을 내고 “TPP에 가입하면 농업의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며 “TPP 협상에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쌀 시장 개방 등 구체적인 조건은 TPP 참여국과 예비 양자협상을 통해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정봉호 전국경제인연합회 아시아팀장은 “TPP 가입으로 시장이 커지고 국제규범이 단일화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우리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일본에 우리 시장을 열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사설] 격랑의 동북아, ‘균형추 한국’ 입지 세워야

    중국의 방공식별구역(ADIZ) 설정과 이에 따른 동북아의 갈등은 우리에게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어도를 자신들의 방공구역에 포함시킨 중국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의 당면 과제를 넘어 항차 미국과 중국의 동북아 패권 경쟁이 군사적 대결로까지 치닫는 상황을 포함한 다각도의 시나리오 앞에서 어떤 외교 항로를 택할 것이냐의 중장기 난제까지 아우르는 고차 방정식을 제시한 것이다. 북의 무력도발 위협 앞에서 미국과 중국, 나아가 일본과의 협력을 필수 불가결의 안보 조건으로 삼고 있는 우리로서는 바로 이것이라고 내세울 정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역사가 말해주듯 국제 질서는 오로지 힘에 의해 결정된다. 그리고 그 힘의 핵심은 군사력과 경제력이다. G2(주요 2개국)로 불리는 두 거대 강국이 외교적 대립을 넘어 군사적 대치로까지 치닫는 상황에서 우리의 운신 폭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두고 샌드위치 신세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상황이라느니 하는 자조적 인식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외교안보 당국을 향해 이어도를 진작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지금껏 뭘 하고 있었느냐고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국력의 한계를 한탄해서도, 섣부른 책임론으로 국론을 갈라서도 안 될 시점이다. 외교당국뿐 아니라 정치권과 전문가 집단이 모두 냉정한 자세로 지혜를 모아 국가적 해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우선 단기적으로 방공식별구역 문제는 중국이 우리의 수정 요구를 거부한 이상 상응 조치가 불가피하다. 이미 우리가 관할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어도를 포함하는 쪽으로 우리의 방공식별구역을 조정해야 한다. 이는 앞으로 중국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협상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선행돼야 할 조치다. 일본이 이를 빌미로 독도를 자신들의 방공식별구역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나, 그런 소극적이고 수세적인 자세는 우리의 외교 입지를 더욱 좁힐 뿐이다. 이번 중국의 ADIZ 설정은 미국과 일본의 대응을 시험한 것이면서 한국에 선택을 물은 것이기도 하다. 분명한 답을 보내야 한다. 전략적 협력동반자로 발전한 한·중 관계이지만, 대한민국 안보의 기본틀은 한·미 동맹이며,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그 어떤 도전에도 분연히 맞설 것이라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내야 한다. 동북아에 있어서 우리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길은 미국과 중국 그 어느 편도 들지 않는 중립이 아니다. 오히려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행동에 적극 대응한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균형추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다. 멀고 험한 길이다. 정부의 치밀한 시나리오와 대책, 그리고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 정부, TPP 협상 참여 사실상 공식화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참여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TPP 협상에 대한 ‘관심 표명’을 하고 다른 협상 참여국들과 논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TPP는 미국, 일본 등 태평양 연안 주요 12개국이 추진 중인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우리나라가 여기에 가입할 경우 공산품과 서비스 등 수출에서는 이익이 예상되지만 농축수산업 등에서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정부가 TPP 참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기존 참여국과 예비 양자협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예비 양자협의를 통해 12개국과 참여조건을 논의한 뒤 참여 선언을 할 때에는 별도의 국민적 동의와 국회 보고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TPP 협상 참여는 ‘관심 표명→참여선언→기존 참여국 승인→참여’의 절차로 진행된다. 정부는 그동안 TPP 참여 여부에 대해 국내 산업계와 다른 FTA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이날 발표는 정부 입장을 ‘신중 검토’에서 ‘관심 표명’으로 전환한 것으로 TPP 참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TPP는 미국, 일본이 협상에 참여함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26조 6000억 달러의 세계 최대 규모 지역경제통합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는 ‘관심 표명’ 자체가 TPP 참여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현오석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검토…양자협의 필요” 경제 파급력은?

    현오석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검토…양자협의 필요” 경제 파급력은?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 가능성을 열어놔 향후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력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TPP 참여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협상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참여 조건에 대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먼저 TPP 참여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기존 참여국과 예비 양자 협의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TPP 참여에 따른 농축수산업 등 민감 분야를 포함해 분야별 영향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해관계자와 전문가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관심 표명’이 TPP의 ‘참여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현오석 부총리는 설명했다. 현오석 부총리는 “오늘 대외경제장관회의 논의를 통해 TPP에 대한 ‘관심표명’을 하게 되면 앞으로 TPP 참여국과의 예비 양자협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참여가능성을 모색하게 될 것이지만, 이는 TPP에 대한 참여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종 참여 여부는 참여국과의 사전 협의 결과와 분야별 심층 분석 결과, 의견 수렴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별도의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TPP 협상에는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멕시코·페루·칠레·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말레이시아·일본 등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남녀 차이 알고 대할 때 부부갈등 줄어든다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그러나 이런 차이점을 몰라 부부간에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남자는 직장을 잃었거나 골치 아픈 문제가 있을 경우 대부분 혼자 사태를 해결하려 한다. 아내는 이런 남편에 대해 ‘내가 당신에게 그 정도 존재밖에 되지 않느냐’며 섭섭해한다. 반면 여자는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하면서 문제를 해소한다. 아내가 직장 상사와의 갈등을 이야기하면 대개의 경우 맞장구치면서 들어주면 된다. ‘당장 그만둬. 내가 먹여살릴 게’라고 말하는 것은 남편의 ‘오버’로 결코 아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아내가 ‘마음이 아프다’고 회사로 전화를 걸어 오면 대부분의 남편들은 ‘병원으로 가 약을 사 먹어야지 바쁜데 왜 전화야’라고 말하며 짜증을 낸다. 남성들은 과업지향적이지만 여성들은 관계지향적이다. 이럴 때는 업무를 잠시 접어 두고 위로받고 싶은 아내의 마음 치유에 나서야 한다. ‘파란 하늘을 보니 내 마음도 아프다’고 해야 한다고 심리상담원들은 충고한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2010년 1953~1963년생 남녀 10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베이비붐 세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부간의 불만족에 가장 많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제문제(24.4%)였으며 성격차이(17.8%), 자녀문제(15.8%), 의사소통(10.9%)이 뒤를 이었다. 반면 가정폭력, 외도는 각각 3.2%, 3.5%로 그리 높지 않았다. 성격과 의사소통을 합치면 28.7%에 이르는데 부부 갈등의 4분의1 이상이 남성과 여성, 남편과 아내로서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빚어지는 셈이다. 이 조사에선 10년 뒤에도 부부로 살고 있을 것이라는 설문에 ‘그럴 것이다’는 응답이 남자 88.2%, 여자 78.3%로 높게 나타났으나 성별로는 10% 포인트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반면 ‘이혼할 수도 있다’ ‘잘 모르겠다’ 등 부부관계 유지에 회의적인 태도는 여자가 21.7%로 남자 11.8%에 비해 훨씬 높아 아내의 불만이 상당한 수준에 있음을 보여 줬다. 가정법률상담소 조경애 법률구조1부장은 “부부교육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등 부부간의 갈등 대처방식에 대한 훈련을 통해 갈등으로 인해 부부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줄여야 한다”며 “아내를 긴 인생의 동반자로 소중히 여기는 자세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부부관계 유지는 건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2012년에 나온 고용노동부의 고령화연구패널 기초분석보고서를 보면 배우자 유무에 따라 주요 만성질환의 의사 진단 유병률이 큰 차이가 났다. 고혈압 30.8%·44.2%, 당뇨병 12.8%·19.1%, 관절 및 류머티즘 16.0%·34.4% 등 배우자가 있을 경우 대부분의 만성질환에서 유병률이 현격히 낮았다. 또 치매의심 비율도 배우자가 있을 경우 9.9%였으나 없을 경우에는 26.1%로 2.6배 더 높았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는 응답자도 각각 37.0%와 26.2%로 배우자가 있을 경우 더 높게 나타났다. 남자와 여자가 서로 다른 점을 알고 이를 인정한 뒤 부부관계를 유지하면 노후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말해 준다. stslim@seoul.co.kr
  •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이슈&논쟁] 日 ‘집단적 자위권’ 추진

    동맹국이 제3국으로부터 침공받았을 때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을 일본이 행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세계적 기류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까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진을 지지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면서 신경을 곤두세운 채 일본의 구체적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여론은 북핵 위협과 한·미 동맹 등 지역 안보를 고려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는 반대론으로 나뉘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와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에게서 한국의 ‘선택’ 방향을 들어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일러스트 길종만 기자 kjman@seoul.co.kr [贊] 이강민 한양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美, 한반도 유사시에 日지원 원해… 우리 반대로 저지될 문제가 아냐”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은 미국의 세계 전략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반대한다고 저지될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평화헌법에 위배되는 명백한 위헌인데도 아베 신조 정권이 개헌도 하지 않고 집단적 자위권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국의 강력한 희망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미국이 사실상 일본의 등을 떠밀고 있는 것이다. 북한 문제에 있어 일본과 같이 가겠다는 것이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다. 만약 북한의 도발에 의해 한반도에 급변 사태가 발생한다면 한국 단독으로 이를 막을 수 없다. 결국은 미국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미국은 중국군이 북한으로 들어오는 등의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의 힘을 빌리기를 원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이 우려스럽다고 한·미 동맹에 금이 가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의 딜레마가 여기에 있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 고리가 너무 강하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한국은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이럴 때를 대비해 전방위 외교, 등거리 외교라는 것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어느 한쪽의 편을 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물론 우리의 입장에서 집단적 자위권은 유사시 일본이 한반도에 군사 개입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련의 흐름은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던 것이다. 1969년 닉슨·사토 공동성명(한국과 타이완 지역에서의 평화와 안전 유지가 일본의 안전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합의)이 발표됐을 때도 중국은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이라고 비난했었다. 이런 맥락에서 아베 정권은 미국의 집단적 자위권만을 인정한 1997년 미·일방위협력을 위한 지침을 개정해 지금부터 이를 쌍무적 관계로 가져가려 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대일 외교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미·일 관계는 앞서 나가고 있는데 한국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변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전략적인 모호성을 유지하는 것이 외교의 기본이다. 싫어도 우리가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상대국에 접근해야 하는 것이 외교다. 한국 경제는 재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삼성이 미국과 일본의 타깃이 돼 버리면 위험해진다. 중국을 무시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일본을 등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집단적 자위권을 어느 선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놓고 우선 일본 정부와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시 일본 국민의 관심은 대단했다. 초기에는 박 대통령이 화면에 등장하면 시청률이 오를 정도로 관심을 가졌었다. 여성 국가 지도자란 것이 어떤 의미에서 일본보다 앞서 가는 부분이 있었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일본인들의 향수도 자극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열기가 크게 식어 버렸다. 한·일 간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결말을 지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도 우리 스스로 이 문제로 제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역사를 현실 외교에 결부시켜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문제는 긴 호흡으로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베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그다음 정권이 더 나으리란 보장은 없다. 최근 타이완대학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일본, 중국, 타이완 학자들로부터 동아시아 공동체가 만들어진다면 그 중심은 타이완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에서도 타이완은 중국, 일본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국익을 도모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가교 역할이 어쩌다 타이완으로 넘어가게 됐는지 우리는 냉정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反]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日 진정성 있는 반성이 우선돼야… 한반도 관련 땐 韓 사전 승인 필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장기 불황에 시달려 온 일본 국민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염원하는 것에 편승해 아베 정권은 국수주의적 극우정책을 펼치면서 정상국가화와 동맹국 지원을 명분 삼아 재무장과 자위대 역할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재정 위기로 국방비를 줄여야 하는 미국은 국제 정치의 패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큰 중국을 사전에 전략적으로 포위, 압박하기 위해 우군을 찾던 차에 일본이 자천하고 나서자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일본에 중국 견제의 역할을 분담시키면서 가능하면 한국도 이에 참여시켜 미국 우위의 질서를 저렴한 비용으로 관리하려는 것이다. 일본의 침략을 받아 본 적이 없는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거나 중국의 영향력 강화를 우려하는 아세안과 호주도 중국 견제를 위해 이를 지지하고 있다. 급기야 중국의 전략적 동반자인 러시아마저 집단적 자위권은 유엔헌장이 인정한 모든 나라의 고유 권한이라는 차원에서 이를 인정했다. 따라서 현재 일본 제국에 침략당하고 잔혹 행위에 최대로 시달렸던 한국과 중국만 이를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 우리가 압도적으로 열세이므로 세계 3위의 경제 대국이자 사실상의 군사 강국인 일본에 각국의 고유 권한인 집단적 자위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는 데 한국의 국력과 외교력을 소모하는 것은 현명하다고 보기 어렵다. 그 대신 우리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환영할 수 없는 이유를 일본에 당당하게 밝히고 미국 등 우방국들에도 분명하게 설명하면서 일본이 이로 인해 한국의 국익을 훼손하지는 못하도록 하는 동시에 우호적인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과의 협력도 유지해야 한다. 먼저 우리는 과거의 비행과 잔혹 행위를 지속적으로 반성하고 지역 평화를 위해 적극 기여해 온 독일과 달리 민족말살정책,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강제 징용, 식민지인 생체 실험, 대량 학살에 이르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도 이를 반성하지 않는 데다 독도에 대한 부당한 영토욕까지 드러내고 있는 일본이 ‘정상국가’가 될 자격이 없음을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 독일처럼 진정성 있는 반성이 이뤄져야 우리도 이를 환영할 수 있다는 점을 공표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미국과 EU, 아세안이 우리가 일본의 군사력과 자위대 역할 강화에 대해 우려하는 것을 잘 납득하지 못하는 점에 주목해 대응책을 취해야 한다. 그동안 일본 지도부는 중국을 필연적으로 지역 패권을 다툴 수밖에 없는 경쟁국으로 간주해 왔고 일본보다 국력이 약한 한국은 대미 의존성이 큰 데다 분단돼 북한과 경쟁하고 있으므로 경시해도 좋은 국가로 생각하면서 사대주의적 기회주의 대외전략을 펼쳐 왔다. 한국을 무시하고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미국에는 사대주의 저자세 외교를 펼치고 EU나 아세안 국가들에는 원폭 피해국이고 평화국가이자 공적개발원조(ODA) 지원 모범국이며 예절 바른 국가로 처신해 왔다. 유대인들이 나치의 만행을 고발해 독일이 사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듯이 국제사회가 일본의 이중인격, 파렴치성과 위험성을 깨닫게 하려면 민관이 협력해 국제인권대회 개최나 영화 제작 등을 통해 일본 제국의 반인륜적 잔혹 행위와 범죄를 고발하는 적극적인 홍보를 펼쳐야 할 것이다. 특히 대미 외교가 가장 중요하다. 일본과 남한을 점령 통치했던 미국은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시 일본의 반환 영토에서 독도를 제외해 줌으로써 한·일 간 영토 분쟁의 씨앗을 뿌렸다는 책임을 각성해야 한다. 우리는 미 행정부가 일본에 과거 비행을 진정으로 사죄하고 독도에 대한 야욕을 포기하도록 압박해 줄 것을 설득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최소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주한 미군 지원과 대북 공격 등 한반도와 관련될 경우는 한·미 동맹의 ‘부속적인 지원’에 한정돼야 하고 반드시 한국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며 독도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을 미·일 양국으로부터 확약받아야 할 것이다.
  • 의료관광호텔업 내년 2월부터 허용

    이르면 이달 말부터 소형호텔이, 내년 2월부터는 의료관광호텔이 허용된다.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호텔업을 세부업종으로 나누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의 행보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관광호텔은 외국인 환자와 동반자들이 이용할 수 있다. 내국인은 전체 투숙객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환자를 유치한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이나 유치업자만 호텔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소형호텔은 외국인 관광객의 유형이 점차 단체가 아닌 개별 여행이 증가하는 쪽으로 바뀌는 추세를 감안해 도입됐다. 최소 객실 수는 20실로, 부대시설을 두 종류 이상 갖춰 모텔과 차별화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다. 대신 소형호텔은 주거환경 보호를 위해 풍속을 저해하는 부대시설을 둘 수 없다. 또 부대시설의 면적 합계가 건축 연면적의 절반을 넘지 않아야 한다. 문체부는 이달 말 시행령을 공포해 소형호텔은 공포 즉시, 의료관광 호텔은 공포 뒤 3개월 이후에 각각 설립할 수 있게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美 “TPP 핵심사안 합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다자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둘러싼 관련국 간의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미국 정부가 밝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TPP 협상의 연내 타결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주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에서 6일간 열린 12개 TPP 참가국 협상대표 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지적재산권과 국경 간 서비스무역, 환경, 시장접근성, 국영기업, 투자, 금융서비스, 위생검역, 정부조달, 노동, 전자상거래, 원산지규정 등 핵심사안에 있어 상당수 문제점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회의의 성과 덕택에 다음 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담에서 해결해야 하는 현안의 수가 크게 줄었다”며 “협상대표들이 장관급 회담을 위해 추가 협의를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TPP 협상의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다음 달 7~10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장관급 회의에서 최종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25일 “오바마 행정부는 올해 안에 협상 타결을 이루도록 참여국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등 12개국이 협상을 진행 중인 TPP는 일본이 지난 3월 뒤늦게 협상 참가를 선언한 뒤 각종 논란이 제기되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당초 목표로 제시한 연내 타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로 협상 참가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금까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협상 참가 공식 선언의 시기를 놓치면서 주도권을 잃었다는 주장과 당장 협상에 참여해 얻을 실익이 크지 않고 농산물 개방 압력이 불가피한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낫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연아 소치 동반자’ 박소연·김해진 확정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동갑내기 라이벌 박소연(신목고)과 김해진(과천고·이상 16)이 우상 김연아(23)와 함께 내년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에 출전한다. 박소연은 24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3 회장배 전국 남녀 피겨랭킹대회 여자 1그룹(13세 이상)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1.13점과 예술점수(PCS) 53.06점으로 합계 114.19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받은 55.29점을 합해 총점 169.48점으로 우승했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이 대회를 제패했다. 박소연은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를 가볍게 뛴 데 이어 다음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도 깔끔하게 성공했다. 트리플 플립, 트리플 루프,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등 다른 과제들도 차례로 무난하게 소화했다. 박소연은 지난해 9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 ‘포스트 김연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 8월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파견 선수 선발전에서 충격적인 5위에 그쳐 4위까지 주어지는 올 시즌 출전권을 놓쳤다. 하지만 아픔을 딛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쇼트와 프리를 합쳐 155.24점으로 2위를 차지한 김해진도 큰 실수 없이 기량을 발휘했다. 둘은 김연아와 함께 내년 소치 올림픽 출전선수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여자 싱글은 김연아가 지난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소치 올림픽 출전권 3장을 확보했고, 김연아의 몫을 제외한 나머지 2장의 주인공을 이번 대회를 통해 가렸다. 박소연은 “올림픽을 목표로 점프를 보완했다. 연습 때부터 컨디션이 나쁘지 않아 평소처럼만 하자고 생각했다”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가게 돼 너무 행복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아와 같은 올댓스스포츠 소속인 김해진도 “연아 언니 옆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게 됐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자 싱글에서는 이준형(17·수리고)이 쇼트와 프리 합계 189.52점을 받아 이동원(과천고·182.82점)을 제치고 2011년 이후 2년 만에 대회 정상을 되찾았다. 남자 싱글은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韓·美 동맹 긴급 진단] ‘센카쿠 열도 갈등’ 中의 군사력 증강 견제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이 굳건한 미·일 동맹을 추구하는 이유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 때문이다. 이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중국과 충돌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점점 강화되는 중국의 군사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에 공을 들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본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뒤늦게 참가하기로 한 것도 미·일 동맹 강화를 꾀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다. TPP는 2010년 3월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일본은 지난 3월 참가를 공식 선언한 뒤 7월부터 협상에 참여했다. 일본은 쌀, 밀, 소고기, 유제품, 설탕 등 중요 농산물 5개 항목의 관세 유지를 희망하고 있지만 미 정부는 이 5개 항목에 대해서도 관세 철폐를 요구하고 있어 일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추진 역시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의 동북아에서의 안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미국 내 대표적인 지일파인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지 않는 것은 미·일 동맹의 저해 요인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금지하는 조항을 없앨 수 있다면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공헌할 수 있다”며 일본 평화헌법 9조의 변경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며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합치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내년 4월 일본을 방문, 아베 총리와 중국의 부상과 북핵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고 미·일 동맹 강화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지난 21일 보도했다. 아베 총리로서는 지난 2월 정상회담과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의 개별 회담 등 취임 이후 만남이 단 두 차례에 그쳤던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을 반길 수밖에 없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은 2010년 11월 요코하마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 이후 3년 반 만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생활고 시달린다고…월북했던 윤봉길의사 조카

    생활고를 이유로 월북했다가 지난달 25일 판문점을 통해 송환된 밀입북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 중에는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조카도 포함돼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최성남)는 당국의 허가 없이 밀입북해 북한 체제를 찬양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윤봉길 의사의 조카 윤모(66)씨와 이모(64)씨, 송모(26)씨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중국을 통해 북한에 몰래 들어가 북측 관계자들과 접촉하고 김일성·김정일 부자와 사회주의 체제를 찬양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서울에서 명문고와 대학을 졸업하고 중소 언론사에서 일하다 광고업체를 10여년간 운영했다. 그러나 그마저 실패해 빚 독촉에 시달리고 두 차례의 결혼도 모두 실패로 끝나자 2010년 중국을 거쳐 밀입북했다. 그는 ‘윤봉길 의사의 조카이므로 북한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더 나은 대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밀입북을 결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윤씨는 결국 기대와 다른 북한 체제에 실망하고 남한으로의 송환을 요구해 판문점을 통해 돌아왔다. 이씨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아내를 죽이고 동반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에 그쳤다고 검찰은 전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기고] 한·러 관계를 한반도 평화로 확산시키려면/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기고] 한·러 관계를 한반도 평화로 확산시키려면/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은 단 하루 일정이었지만 두 나라와 동북아시아를 위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지난 9월 초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G20 회의 기간 중 정상회담에 이어 두 번째였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2개의 협정과 15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나라 관계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번영에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정상외교의 성과를 최대한 살려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정상회담을 통해 형성된 신뢰구축을 기반으로 ‘소통의 핫라인’ 유지와 구축이 절실하다. 한·러 안보협력의 격상을 위해 양국 정상의 정례적인 상호방문과 최고위급 및 고위급 정치·안보 대화 등을 포함해 청와대와 외교부 관계자들 간의 교류를 정례화해야 한다. 둘째,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이를 통해 남·북·러 상생의 경협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9월 북·러 나진-하산 철도 연결(54㎞)의 개·보수에 이어 러시아는 나진항 3호 부두의 현대화를 진행 중이다. 이는 북·러의 대표적인 합작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일부다. 러시아 지분의 70% 중에 포스코 등 우리 기업들이 일부 투자할 예정이다. 나진항을 통한 물류협력 사업으로 동북아와 유럽 시장을 연결하는 동반성장 사업이다. 러시아는 북한에서 나진항을 49년 동안 임대했다. 이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북한의 개방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과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를 경유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경유하는 ‘유라시아 실크로드’가 가시화될 것이다. 셋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러시아의 절대적 지지와 협력을 얻어내야 한다. 러시아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더 적극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중지와 무력도발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번 공동성명에서의 ‘평양’의 독자 핵 노선 불용의 언급이라든가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북한의 조속한 가입 촉구 등은 북한에 대해 핵 반대입장 표명과 관련 국제규범의 중요성을 한층 촉구한 것이다. 향후 남·북·러 경협 확대와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와 그 여건 조성을 위해 러시아의 긍정적인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 등 군사대국화를 추진 중인 일본에 대해 우리 정부의 대일본 외교정책에 대한 지지와 과거사 반성에 대한 촉구 등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과 지지 표명은 한·러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격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반도와 유라시아 협력의 실질적인 성과를 위해 러시아의 ‘가교역할’과 양국의 인적·문화적 교류 등을 포함한 다층적이고 전방위적인 협력에 관심을 더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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