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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생각과 다르다”… 청문회 후보자들, 계산된 거리두기?

    트럼프 행정부의 장관 내정자들이 트럼프와 다른 시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 제재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멕시코 국경장벽 등 굵직한 현안에서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트럼프 공약’의 선회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일 수도 있어 사안별로 어떤 선택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와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내정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내정자 등이 최근 주요 현안에 대해 트럼프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켈리 내정자는 인준청문회에서 물고문 부활과 멕시코 국경장벽 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분명히 했다. 그는 “물리적인 장벽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자의 대표 공약이었던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방안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비용 대비 효과도 떨어지고 주변 국가와의 마찰만 커질 것이란 뜻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길이는 1954마일(약 3145㎞), 12조 6000여억원이 투입될 트럼프판 ‘만리장성’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켈리 내정자는 대선 기간에 ‘물고문 부활’을 강조했던 트럼프 당선자와 달리 물고문을 비롯한 고문을 금지하는 법을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테러 대응 차원에서 물고문을 부활시키고 물고문보다 심한 고문을 되살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세션스 내정자도 상원 법사위 인준청문회에서 물고문을 반대했으며 무슬림 입국 제한 공약에도 반기를 들었다. 그는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고 있는 미국에서 무슬림이 입국을 거부당해야 한다는 생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나라에 이바지한 훌륭한 무슬림도 많다”고 강조했다. 또 세션스 내정자는 “트럼프 당선자도 테러 전력이 있는 나라에서 오는 개인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틸러슨 내정자는 인준청문회에서 트럼프 당선자가 폐기하겠다고 공언한 ‘TPP’에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위한 트럼프 당선자의 전략에도 수정이 이뤄질 수 있다. 또 틸러슨 내정자는 핵확산 방지와 러시아 제재 유지,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더 강력한 군사 지원 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자의 그간 밝힌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한·일 합의 10억엔 냈다” 아베, 소녀상 보복 여론전

    “한·일 합의 10억엔 냈다” 아베, 소녀상 보복 여론전

    한국 권력공백 틈타 기습 공격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 문제를 둘러싸고 일본이 한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권력 교체기에 있는 미국 부통령 등 고위 인사와의 전화통화를 공개하고 한국의 국가 신용 문제를 언급하는 등 여론전을 펴고 있다.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는 8일 NHK ‘일요토론’에서 “한·일 합의에 따라 10억엔의 돈을 냈다”면서 “한국이 제대로 성의를 보여야 하며 국가 신용의 문제”라고 말했다. 소녀상 철거를 압박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 6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한·일 정부 간 합의에 역행하는 것은 건설적이지 않다”며 소녀상 설치가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은 이날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와 모리모토 야스히로 부산 총영사를 9일 일시 귀국시킨다고 발표했다. 교도통신은 한·일 소식통의 말을 이용해 이들의 귀국 기간을 1주일 정도로 전망했다. 일본은 지난달 28일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차관이 이준규 주일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철거를 요구한 것을 시작으로 아베 총리까지 나서는 치밀한 외교전을 전광석화처럼 벌인 것이다. 실제로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 등은 각각 소녀상 철거가 한·일 합의인 듯한 주장을 늘어놓으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부는 일본의 치밀한 외교전에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이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에 상황 악화 자제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부는 자세한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바이든 부통령이 일본 정부가 주한 대사의 일시 귀국 조치를 발표한 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전화통화를 하고 양국 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총리실은 “황 권한대행과 부통령은 통화한 적이 없다”면서 “아사히신문에 구두로 오보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움직임은 국내적으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산과 쿠릴열도 4개섬 반환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비판을 무마하는 한편 본인의 지지층을 규합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黃권한대행, 우즈벡 대통령과 통화…취임축하·양국 경제협력 방안 논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5일 샵카트 미르지요예프(60) 우즈베키스탄 신임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의 서거로 권한대행을 거쳐 지난달 대선에서 당선돼 눈길을 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3시부터 30분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대통령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며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5월 완공된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화학 플랜트’와 같이 대규모 프로젝트가 계속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했고, 18만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숙원사업인 ‘한국 문화예술의 집’ 건립이 이른 시일 내에 완공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한국 문화예술의 집은 2018년 완공 예정으로 고려인들에게 문화공연과 교육 등 한국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역시 황 권한대행의 이러한 제안에 화답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대규모 경제 협력 프로젝트 등의 사업에서 협력해 갈 것이며 한국 문화예술의 집과 관련해서도 이른 시간 내 건립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총리 재직 중이던 지난해 9월 악명 높은 독재자였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수행했다. 지난달 대선에서 88.6% 득표율로 당선돼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5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당시 총리였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총리 회담을 갖고 수르길 가스화학 플랜트 준공식과 한국 문화예술의 집 건립 착수식에 함께 참석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CES] 정의선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로 삶의 동반자 될 것”

    [CES] 정의선 “현대차, 미래 모빌리티로 삶의 동반자 될 것”

    친환경·자유·연결성 등 제시 “2018년엔 SUV 수소전기차 2020년까지 14개 이상의 친환경 모델 개발할 것”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제품전시회(CES) 2017’ 개막 하루 전인 4일(현지시간)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무대 위 연사로 데뷔했다. 정 부회장은 올해까지 3년 연속 CES에 참석했지만, 그동안은 마지막 날 부스를 돌아보는 정도의 공개행사만 소화했었다. 정 부회장은 아이오닉 일렉트릭(전기차) 자율주행차로 라스베이거스를 시험 주행한 뒤 내리는 내용의 짧은 동영상이 끝난 뒤 무대에 올랐다. 마치 차에서 내려 무대로 직행한 듯한 연출을 소화한 정 부회장은 “자율주행이 매우 인상적인 경험이었다”면서 “현대차가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약 15분 동안 이어진 영어 연설을 통해 정 부회장은 미래 자동차에 대한 자신의 구상과 실행 방안을 밝혔다. 정 부회장이 미래 자동차 개발의 지향점으로 삼은 원칙은 ▲친환경·저공해 ▲이동의 자유 ▲(주변 사물과) 연결된 이동성 등 3가지이다. 정 부회장은 “우리는 지금 기술 융합과 초연결성으로 구현될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에 서 있다”면서 “현대차는 친환경적이고, 주변의 모든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우며, 운전자와 차 또는 차와 차끼리 연결되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2020년까지 14개 이상의 친환경 모델을 개발하고, 2018년엔 완전히 새로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새 수소전기차량을 내놓겠다”며 친환경 자동차 개발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는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5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대, 전기차 4대, 수소전기차 1대 등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다. 연설 뒤 기자들과 만난 정 부회장은 자율주행차 탑승 경험에 대해 “직접 타보니 자율주행 모드에서 메시지를 체크하거나 잡지를 읽는 등 다른 일을 할 수가 있어 좋고 편했지만, 갈 길이 아직 멀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자들이 ‘자율주행 면허 없이 운전석에 앉아도 되느냐’고 질문하자, 정 부회장은 “저 (자율주행면허) 있다”고 답했다. 정 부회장은 또 제네시스 친환경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출시되는 제네시스 G70과 관련, 정 부회장은 “차체 강성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라스베이거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러시아, 美 보란듯 두테르테에 화답… 필리핀-러시아 군사협력 강화

    러시아, 美 보란듯 두테르테에 화답… 필리핀-러시아 군사협력 강화

     친미 일변도 외교에서 탈피하고자 한 필리핀 두테르테 정부의 구애를 받아온 러시아가 필리핀에 군사협력 강화로 화답했다. 러시아와 필리핀이 미국의 정권 인수기에 발맞춰 미국 보란듯이 군사 분야 협력을 지렛대 삼아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고리 호바에프 주필리핀 러시아 대사는 4일 오후 마닐라 항에 입항 중인 러시아해군의 대잠 초계함 ‘애드미럴 트리뷰츠’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러시아의 무기 제공과 합동 군사훈련 의사를 공개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호바에프 대사는 “필리핀에 중고가 아닌 신형 첨단무기를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 무기로 소형화기, 비행기, 헬리콥터, 잠수함 등을 거론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공할 것은 많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것은 국제법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러시아로부터 잠수함과 무인기(드론) 등의 공급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호바에프 대사는 “연합 군사훈련은 양국 협력 관계의 발전을 위해 매우 필요하다”며 “이는 테러와 극단주의, 해적, 불법 마약매매 등에 홀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을 겨냥, “필리핀의 전통적 동반자들은 러시아와 필리핀의 관계 개선을 방해하지 말고 존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구시대의 사슬과 편견을 제거해야 할 때”라며 그동안 미국에 얽매인 필리핀의 외교 다각화 필요성을 거론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필리핀의 군사동맹 가능성은 배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의 남중국해 합동순찰 중단과 연합 군사훈련 축소 등을 결정하고 중국, 러시아와 경제·군사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있다.  앞서 예두아르트 미하일로프 러시아 태평양함대 부사령관은 3일 러시아 군함 2척을 이끌고 마닐라에 도착한 직후 필리핀이 테러, 해적과 싸우는 것을 돕기 위한 연합 군사훈련 실시 의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4월이나 5월로 예상되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때 양국 관계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 협력 방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존 커비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필리핀의 방위협력 움직임과 관련 “주권국가의 권한에 속하는 일”이라며 “미국과 필리핀의 국방 관계는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USTR 대표에 ‘對中 강경파’ 라이시저 지명

    USTR 대표에 ‘對中 강경파’ 라이시저 지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3일(현지시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로버트 라이시저 전 USTR 부대표를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라이시저는 미국 노동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좋은 무역협정들을 위해 우리가 싸우는 데 있어 미국을 대표하는 탁월한 업무를 할 것”이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또 “그는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부문들을 보호하는 합의들을 타결한 폭넓은 경험을 지녔으며,민간부문에서도 미국인에게 타격을 준 나쁜 협정들을 막고자 계속 싸워왔다”며 “미국인의 번영을 앗아간, 아주 많은 실패한 무역 정책들을 바꾸는 데 놀라운 일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 측은 “라이시저 지명자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지명자와 함께 미국의 무역적자를 축소하고 경제 성장을 확대하며,제조업 기반을 강화하고 일자리 대이탈을 막는 정책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당선인이 미 무역정책을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USTR 수장을 임명함에 따라 백악관 국가무역위-상무부-USTR 등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신(新)고립주의적 트럼프 통상정책을 진두지휘할 3각 체제가 구축됐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내내 글로벌 무역협정이 미국인 노동자의 희생을 대가로 타국에 이익을 주고 있다며 성토해왔다. 특히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즉각 탈퇴하고 미국의 이익에 기반을 둬 개별 국가와의 양자협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라이시저 지명자는 이날 “나는 미국인 노동자를 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임무에 전적으로 헌신해 모든 미국인에게 혜택을 주는 더 좋은 무역협정들을 만들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인의 미 우선주의 통상정책의 총대를 멜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올 美 경제 ‘쌍둥이 적자’ 재현… 韓, 규제·노동개혁 토양 마련을”

    다케나카 헤이조 교수는 경제성장의 동력으로 ‘여전히’ 개혁과 혁신을 강조했고, 이를 위한 규제 개혁과 국가전략특구의 과감한 활용을 역설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경제재정상·금융상 등 여러 각료 자리를 옮겨 가면서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각종 구조개혁을 완성시켰던 그를 지난 2일 도쿄 중심가 오테마치의 파소나그룹 사무실에서 만났다. →2017년 새해는 어떤 한 해가 될까. -한국,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하이퍼 포퓰리즘’(초대중 영합주의)이 일어나고 있다. 흡사 거대한 지각의 단층선(fault line)이 사회를 단절시키는 듯한 형국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경제학자를 지낸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교수가 6년 전 ‘단층선’이란 책에서 계층으로 단절된 사회에서 불만세력들이 과도한 요구를 쏟아내고, 대중영합적인 정책들이 난무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 격차, ‘갈라진 단층’들 안에서 국민 불만이 여러 형태로 폭발했다. 영국에선 브렉시트로, 미국에서는 예상 밖의 지도자 선출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한국 국민의 격한 반발도 이와 관련이 없지 않을 듯하다. 올해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각지에서 주요 선거들이 예정돼 있다. 선거를 통해 이런 현상이 고조될지, 완화될지, 매우 중요한 국면이다. 민족주의 고조는 장기적인 경제 이익을 저해한다. →갈등과 불확실한 요소들이 어느 때보다 돌출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과 (미·중 갈등 등) 아·태지역의 평화질서 구축 여부 등이 대표적인 불확실 요소다. 1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다보스포럼에 간다. 그 직후 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다. 두 사람이 각각 어떤 메시지를 보낼지 무게를 지닌다. 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지는 중국의 상황과 대응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구체화된 것은 아직 적다. 향후 행보를 봐야 한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북미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은 국제경제환경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거시경제적으로는 앞으로 진행될 상황의 방향성은 명확하다.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경제정책이었던 ‘레이거노믹스’의 초기 단계와 비슷해질 것이다. 레이거노믹스는 재정 확대와 금융 긴축을 조합으로 한 정책이었다. 당시 재정과 무역수지 양쪽의 ‘쌍둥이 적자’ 발생으로 금리가 뛰고 달러 강세 현상이 나타났다.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이다. 엔화와 원화가 약세가 되고, 주가는 오를 것이다. 2017년은 일본경제도, 세계경제도 전반적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이런 정책을 오래 지속할 수는 없다. 당시에도 적자가 크게 늘자, 미국은 1985년 일본을 압박해 엔화 가치를 올린 플라자합의를 맺었다. 당시 4년 만에 조정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1~2년 안에 (엔화·원화 가치를 높이려는) 조정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조정 국면이 한국, 일본 경제에 충격을 주진 않을까. -조정 국면이 닥치면 통화 가치가 오르고, 수출기업에 부담을 주게 돼 관련주가가 내려가게 된다.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재정, 금융 모두 확대정책으로 가게 된다. 1985년 당시 일본도 이런 정책을 쓰다 결국 버블에 빠졌다. 버블은 세계 어느 곳에선가 진행돼 왔다. 1980년대 후반 일본 버블, 1997년 한국 등이 포함된 아·태지역 버블, 2001년 IT 버블, 그 뒤 미국 부동산 버블 및 이로 인한 2008년 리먼 쇼크 등…. 신흥국들에서 버블에 가까운 상황이 생겼다. 인도, 중국 등은 어떻게든 버텼지만 브라질, 러시아는 벌써 왔는지 모른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중국을 주의해서 봐야 한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6% 경제성장을 지속 중인 중국의 성장률이 2030년 2.8%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성장은 모순을 감춘다”는 말이 있는데, 성장률이 곤두박질치면 소득격차, 부패, 정치 불안정 등 여러 모순이 드러나게 된다. 사회 불안정 가능성도 있다. 성장이 지속될 때의 버블은 견딜 수 있지만 성장률이 떨어지면 심각한 문제를 가져온다. 높아진 자산가격 및 대차대조표 조정 등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 →한국도 일본의 지난 20년의 저성장 상황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노베이션, 혁신이 필요하다. 명확한 법의 지배, 창의적인 인재 및 교육제도, 자유 등이 불가결하다. 자유가 없으면 혁신은 없다. 한국에 시급한 것은 정치적 안정과 정상화다. 안정성이 떨어지면 미래 예측가능성도 낮아져 경제도 정체한다. 국가가 사회에 어떤 정책과 행동을 취하려는지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중소 기업 문제와 관련, 한국은 과거 재벌에 대한 우대정책을 펴 왔는데 이제는 공정한 정책으로 변화가 있어야 한다. 결국 공정 경쟁 정착 문제다. 독과점 규제도 필요하고, 경쟁 정책과 공정거래 메커니즘이 작동해야 한다. →공공 개혁의 권위자로서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구조개혁 조치들이 필요한가. 한국 정부의 공공 구조개혁 국제위원으로 활동했는데, 한국에 필요한 공공·구조개혁은 무엇인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정부 부문이 비대하다고 판단, 내가 우정민영화담당대신으로서 민영화를 이뤄낸 것에 관심을 보였다. 인구가 주는 상황에서 물류사업인 우정을 글로벌화시키려면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으려는 국영기업으로는 불가능했다. 성장 여력이 큰 아시아물류사업의 매력도 컸다. 독일의 도이치포스트는 유럽연합(EU) 전체를 보고 민영화를 단행했고, DHL을 매수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저축은 늘고 투자는 둔화 추세다. ‘자연이자율이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는 추계도 나왔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투자 기회가 줄고 있다”면서 “방치할 경우 장기 침체에 이른다”고 진단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금리를 내리고, 각 분야의 규제개혁을 단행해 투자 기회를 늘려야 한다. 규제개혁으로 민간 투자와 공항시설 등 인프라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 →(일본)국가전략특구의 제안자로서, 아베 신조 총리에게도 경쟁력 강화와 성장을 위한 많은 전략을 조언하고 있는데. -아베 총리에게 두 가지 제안을 했다. 민간투자설비를 늘리기 위해 규제를 혁파하라는 제안은 국가전략 특구를 만들어 실행되고 있다. 규제개혁에는 반대 세력이 많아 특구를 만들어 우선 그 안에서 규제 개혁을 시작해 보려는 시도다. 도쿄권·오사카권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공공투자를 늘리기 위해 인프라의 ‘컨세션’(concession)제도의 도입이다. 국가가 도로, 항만, 공항 등 주요 인프라의 소유권을 갖되, 운영권은 민간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센다이 공항, 간사이 공항 등이 이 방식을 취했다. 후쿠오카공항, 홋카이도 지토세 공항 등도 도입을 논의 중이다. 현금이 도는 인프라 운영권 이용은 활용도가 높다. →경쟁력과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조치들이 또 필요한가. -일본의 경우 산업과 기업의 신진대사를 높여야 한다. 창업률, 개업률이 미국의 절반 수준이고, 기업 폐쇄율도 마찬가지이다. 신진대사를 높이려면 기업 거버넌스를 강화해 경영 효율화를 높여야 한다.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에서 기업거버넌스 코드를 만들어 이에 따라 사외이사를 늘리기 시작했다. 수익성 없는 사업에서는 손을 떼게 하고, 경영능력이 떨어지는 경영자는 그만두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용의 유동성을 높여야 한다. 노동시장의 개혁이 필요하다. 종신·연공서열이 일본의 표준방식이 돼 있는데, 이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 여러 형태의 노동과 근무형태를 수용하고 가능케 해야 한다. →노동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비정규직이 늘고 직업의 질은 떨어져 왔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일하는 방식의 개혁’을 올해의 핵심 목표로 삼았다. 이 안에서 비정규직의 급여와 대우를 높이는 방안도 들어 있다. 입법을 추진 중인 ‘동일(同一)노동 동일임금’도 이를 위해서다. 올 3월쯤 정부 가이드라인이 완성되고, 관련 법안은 연내 국회 통과가 예상된다. 임금 부담이 큰 기업들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서는 정규직의 임금 하향 조정도 고려해야 한다. 노조 반발이 클 수밖에 없어 정치력이 발휘돼야 한다. 증가 추세인 비정규직의 임금이 오르고, 대우가 나아져야 소비도 살고 경제도 활성화된다. 다양한 노동형태를 수용해야 한다. 한국도 더 노력해야 한다. 해고의 규범, 룰도 분명해져야 한다. 일본은 쉽게 해고할 수 없게 하는 도쿄고법의 1979년 판결 등 판례에 따라 이를 결정해 왔다. 해고 시 금전 보전 등이 확립돼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해고할 때 금전 보상 제도가 없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지난해 대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져도 소비는 살아나지 않았다. -가계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이 근본 이유였다. 소득을 늘리려면 임금이 올라야 하는데 늘어난 부분이 정부 세금으로 흡수됐다. 지난 3년 동안 국민들의 국내총생산(GDP)은 30조엔이 늘었지만, 그 가운데 70%가 세금으로 흡수됐다. 국민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아베 정부는 대규모 추경을 통해 이를 다시 가계와 국민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이하게 세금을 늘려서는 안 된다. 증세 없이 가능하냐는 반문도 있지만, 재정 건전화 방안을 모색하면 된다. 일본은 매우 큰 사회보장 예산을 쓰고 있다. 나도 올해부터 연금을 받게 됐다. 게이단련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회장도 그렇다고 한다. 대기업 사장 등 연금을 받을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주는 돈 등 절약할 부분이 많이 있다. 연금 수급 개시연령을 65세에서 더 올려야 한다. 지금 제도는 1960년 일본인의 평균수명이 66세일 때 만들어졌다. 지금은 남성 81세, 여성 87.4세가 평균수명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다양한 노동형태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제도 활성화되고, 연금재정 수요도 준다. 사회보장비용을 합리적으로 절감해 양육 지원, 보육원 대기아동 해소 등 젊은 세대를 위한 재정을 더 써야 한다. 사회보장개혁으로 얻은 여유 재정을 인프라에 더 투자할 수도 있다. →일본 사회의 당면 과제에 어떤 해법이 있나.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노동자 수용과 GDP의 200%를 넘어선 정부부채 해결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다. 방향성은 분명하다. 사회보장 개혁을 통한 예산 절감, 성장을 위한 규제개혁, 컨세션과 특구를 활용한 규제개혁의 활성화 등이다. 도쿄에서는 20개 이상의 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5~7년 정도가 걸리던 대형도시개발 심의를 특구에서는 20개월 만에 해결했다. 기초의학 연구, 의료관광 등 글로벌화를 겨냥해 38년 만에 신규 의대도 세우게 됐다. 나리타 공항 부근 특구에 산노병원의 의과대학이 들어선다(의사협회의 반대로 신규 의대를 세우지 못해 왔다). 공동조합들의 더 자유로운 경쟁 등 농업개혁도 필요하다. 3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도 일본에는 커다란 정비와 개혁의 기회다. 이를 잘 활용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2020년 도쿄올림픽 때까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자동운전, 로봇을 활용한 건설 등을 한 단계 올려놓는 것이 중요하다. 1965년 도쿄올림픽 개막 9일 전에 도카이도 신간센이 개통됐고, 도쿄를 대표하는 뉴오타니호텔, 프린스호텔 등이 세워졌다. 오쿠라호텔도 개막 2년 전에는 문을 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란 계기를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의 활성화를 지적했는데. -자동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그리고 우버와 에어비엔비 같은 공유경제활동 등 5가지 요소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 일본은 AI와 자율주행 기술은 있지만 ‘차는 사람이 운전해야 한다’는 법규 탓에 공공도로에서 이를 실험할 수 없다. 영국이 핀테크를 위해 만들고, 싱가포르가 도입한 샌드박스(모래상자)형 특구를 활용하면 된다. 자율주행을 위해 올해 중 국회에서 관련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 빅데이터 등의 활발한 활용을 위해서도 개인정보보호 등을 해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역시 아마존, 구글 등을 앞세운 미국이 압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다. 유럽의 에스토니아와 같은 작은 나라의 성취도 연구 대상이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다케나카 헤이조 도요대 교수는 고이즈미 前총리의 ‘경제 선생’… 구조 개혁 불도저처럼 밀어붙어 게이오대 교수로 있다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부에서 주요 각료를 지내며 불량 채권 정리, 우정개혁 등 핵심 개혁을 추진·성사시켰다. ‘총리의 가정교사’, ‘구조개혁의 사령탑’ 등으로 불리며 2001년 4월 고이즈미 1차내각에 경제재정상으로 입각해 2006년 9월 3차 내각까지 5년 6개월 동안 금융상·총무상 등을 맡으며 총리와 임기를 함께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전폭적인 신임 속에서 공공 개혁을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각료 퇴임 후에도 각종 자문을 하며 일본정부의 개혁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베 신조 정부의 산업 경쟁력회의, 국가전략특구자문회의, 미래투자회의 등의 위원으로 왕성한 자문 활동을 펴고 있다. 2016년 게이오대 퇴임(명예교수) 후, 도요대 글로벌·이노베이션학 연구센터 소장 겸 교수로 있다. 2009년부터 파소나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세계대변동과 일본 부활: 2020년 대전환 플랜’(고단샤)을 비롯해 40여권의 저서를 통해 일본경제의 혁신 및 재기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951년 와카야마현 출생 ▲히토쓰바시대 졸업 ▲오사카대 박사 ▲일본개발은행 근무 ▲대장성 재정금융연구실 주임연구관 ▲ 하버드대 객원교수 ▲컬럼비아대 일본경영연구센터 연구원 ▲도쿄재단 이사장 등 역임
  •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親러·反中·美우선’ 트럼프 시대… 한반도 위험관리 시급”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親러·反中·美우선’ 트럼프 시대… 한반도 위험관리 시급”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포퓰리즘 시대의 도래와 함께 ‘팍스 아메리카나’의 종말을 의미합니다. 트럼프의 친(親)러시아, 반(反)중국 정책은 북한 문제 해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미 관계도 불확실성이 커져 대비를 해야 합니다.” 미국의 대표적 정치위험분석가로 꼽히는 이안 브레머(48) 유라시아그룹 회장이 전망한 2017년은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과 함께 포퓰리즘 득세, 글로벌 리더십 부재, 미국 대외정책의 불확실성, 글로벌 무역질서의 분열 등으로 인해 그리 밝지 않았다. 브레머 회장은 1일(현지시간) 서울신문 신년 인터뷰에서 “한국도 대통령 탄핵 등 앞날이 불투명한 만큼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트럼프 당선 등 전 세계적 포퓰리즘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포퓰리즘 득세에는 두 가지 주요 이유가 있다. 세계화에 대한 반발과 정치적 정체성의 상실이다. 지난 수십년간 세계화로 신흥시장은 성장했지만 미국·유럽 등에서 일자리를 뺏긴 중산층이 주류층, 지도자와 정당 등에 화가 났다. 또 ‘정체성의 정치학’으로 볼 때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자국이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여기에 경제적 박탈감이 결합되면서 포퓰리즘으로 이어졌다. 유럽의 경우, 독일·프랑스 등은 그래도 경제가 받쳐줘 다가오는 대선에서 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16년 가장 큰 놀라움을 줬는데 미국인의 50%가 투표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치적 무관심을 드러낸 것이고 워싱턴이 어떤 의미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포퓰리즘의 승리로 이어졌다. 주목할 점은 향후 5~10년 내에 신흥국가들도 포퓰리즘을 겪게 될지 여부다. 세계화로 덕을 본 중국 등에서 한순간 혜택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없어져 반발이 생기면 포퓰리즘이 글로벌 현상으로 고착될 수 있다.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는 신(新)고립주의인가. -고립주의가 아니라 미국의 국익을 위한 일방주의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더이상 남을 위한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또 동맹이 무임승차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글로벌 무역 설계 역할도 축소하는 등 미국의 예외성·불가결성을 버리겠다는 것인데, 1945년 시작된 ‘팍스 아메리카나’가 2016년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는 글로벌 리더십이 없는 시대, 즉 리더 그룹이 부재한 ‘G-Zero’ 시대의 공식 시작을 뜻하는데, 어느 나라도 미국처럼 중동이나 유럽 등 다자구조에서 리더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불황’(Geopolitical Recession)이 왔다고 평가한다. 전 세계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심각한 경제 불황을 겪었다면, 이제는 정치적 진공상태에 따른 불안정한 상황이 온 것이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불분명해 우려를 낳고 있는데. -트럼프의 불확실한 대외정책이 엄청난 불안정성을 야기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트럼프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 사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부터 외교정책에 대한 불안감은 컸다. 오바마는 시리아 등 중동 문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을 다루면서 강한 리더가 되겠다고 했지만 결국 제대로 끝낸 것이 없다. 그런데 트럼프는 이보다 더욱 ‘와일드카드’라서, 대만 총통과 통화하면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흔들고, 러시아와의 밀월을 예고한 가운데 미 정보당국이 러시아의 대선 해킹 개입을 밝히자 증거를 내놓으라고 반박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중동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들이 트럼프에 대해 많이 걱정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들은 이제 미국을 믿고 의지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동맹 약속을 저버리는 것은 아닌가 우려한다. 그래서 이들 국가들이 앞으로 닥칠 많은 불안정한 상황에 대해 헤징(위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트럼프의 대중, 대러 정책에 대한 전망은. -트럼프의 대러 정책은 단기적으로 ‘라프로슈망’(화해·협력)이 이뤄져 오바마 때보다 관계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외교정책의 최대 실패는 러시아였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실제 군대를 주둔시키자 결국 러시아의 지배를 인정하고 가능한 한 밖에 머무르려 했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대러 제재 등을 협의하면서 긍정적 관계를 도모할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해킹에 대해 독일 등 선거를 앞둔 유럽 다른 나라들도 걱정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동맹과 러시아 사이에서 어떻게 줄타기를 할 것인지 주목된다. 반면 미·중 관계는 훨씬 더 큰 걱정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중국이 무역에서 폭리를 취하고 환율을 조작한다고 비판해왔으며 이제는 대만 이슈까지 꺼내 들었다. 트럼프는 중국을 상대로 유리한 협상을 해야 한다고 하겠지만 중국은 멕시코와 달리 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이 있다. 우리는 이미 중국이 트럼프의 발언 이후 미국 자동차기업 등에 대해 보복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대중 정책을 바꾼다면 중국도 대미 정책을 바꿀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 같은 미·중 간 긴장은 한국을 포함한 그(동북아) 지역의 불안정성을 키울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거론했는데 한·미 관계 전망은. -미국의 최대 아시아 동맹인 일본과 한국에 대한 관계 전망은 엇갈린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문, 일본의 방위 공약 확대 등을 밝힌 것에 대해 아주 기뻐했다. 아베는 자신이 강력 희망하는 TPP를 트럼프가 버리겠다고 밝혔음에도 트럼프 시대에 미·일 관계가 아주 좋을 것임을 강조했고, 이에 트럼프도 호응했다는 점에서 미·일 관계는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이 현재 겪고 있는 대통령 탄핵과 헌법재판소 결정 등 엄청난 정치적 도전을 고려할 때 한국 대통령이 향후 몇 달간 누가 될지도 모르고 (새 대통령은) 국내 현안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 문제도 다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은 한국의 대외적 입장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한·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비한 세심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으로 보나. -트럼프는 중국이 북한을 독자 제재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은 이미 양자 제재를 거부했다. 최근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 제재, 특히 석탄 수출 제한은 중국이 다자 제재에 동참해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다자주의자가 아니라서 6자회담이나 유엔 제재에 회의적일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나서 북한을 옥죄기보다는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넣는 데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미·중 간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대북 대응은 실무 정책을 주도할 국무부 부장관이 누가 되느냐도 중요하다. 강경파 존 볼튼(전 유엔대사)이 되면 미·중, 북·미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대치 상태가 될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되지만 합리적 성향의 리처드 하스(미외교협회장)가 되면 걱정은 줄어들 것이다. 더 큰 우려는 트럼프가 북한의 핵무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거칠게 비난해 북한으로부터 나쁜 반응을 야기하고 그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TPP 파기, 무역협정 재협상 공약에 대한 평가는. -TPP를 없애는 것은 미국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이 다수 동맹이 참여하는 TPP에서 빠져버리면 동맹들이 미국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중국이 추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으로 쏠릴 수 있고 이는 자본 흐름과 기준이 아시아로 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남미 등도 미국보다는 중국으로 쏠릴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에 상처를 입힐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안 브레머 회장은 누구 : 정치적 위험 분야에서 떠오르는 권위자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제정치학자로, 뉴욕대 교수와 베스트셀러 작가, 칼럼니스트 등으로 맹활약하며 ‘정치적 위험’(Political Risk) 분야에서 ‘떠오르는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1998년 글로벌 정치위험연구·컨설팅회사인 유라시아그룹을 세워 전 세계 다수의 정부와 투자자, 기업 등에 정치적 위험과 금융시장과의 연관성 등 분석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그가 처음 제시한 용어 ‘G-Zero’(글로벌 파워의 공백 상태)는 미국 등 슈퍼파워의 역할과 국제정치 질서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서로는 ‘자신을 위한 모든 국가: G-Zero 세계에서 승자들과 패자들’, ‘자유 시장의 종말: 국가와 기업 간 전쟁의 승자는?’ 등이 있다.
  • 푸틴 먼저 챙긴 시진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는 것으로 새해 첫 외교 일정을 시작했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서로 새해 축전을 보내 국제현안에 공조를 강화할 것을 다짐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양국이 선린우호협력 조약을 맺은 지 15년이었던 2016년은 양국의 우호를 세계를 떨친 해”라면서 “2017년에도 우리는 러시아와 손잡고 더욱 강력한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를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옛 소련 국가들의 경제협력체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의 발전 프로젝트를 연계시키자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보낸 축전에서 “양국은 세계적인 중대 문제와 지역 이슈에 대해 성공적으로 협조해 왔다”면서 “양국의 우호는 두 나라 국민에게 혜택을 주고 국제사회의 안정에도 공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에게 새해 첫 축전을 보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친러반중’ 정책을 노골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러 우호 의지를 재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 주석은 새해 중국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순회의장국이 되는 데 따라 브릭스 국가 지도자들에게도 새해 인사와 함께 브릭스 의장국 기간 상호협력을 위한 구상을 밝혔다. 중국은 오는 9월에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9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동북아 불확실의 해-세계 석학들에 길을 묻다] “中, 사드 민감하지만 보복 일시적… 북핵 매개로 美·中 협력 이끌어야”

    정유년 새해에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고 중국에서는 제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지도부 내 권력투쟁이 격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프랑스의 대선과 독일의 총선도 있어 주요 국가의 리더십 교체 가능성이 높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권위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가 푸틴과 신밀월관계를 구축하면서 중국과는 신냉전의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신문은 각국의 다양한 석학들을 만나 새해에 펼쳐질 새로운 국제 질서의 흐름 등에 대해 시리즈로 짚어 본다. 중국의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베이징이공대 후싱더우(胡星斗·55) 교수는 지난달 30일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하면 중·미 간 충돌이 번번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협력을 현명하게 이끌어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그는 “법치를 통해 민주주의 요소를 점차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으며 한국의 촛불집회와 국회의 대통령 탄핵은 “한국 시민이 이뤄 낸 위대한 민주주의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후 교수와의 일문일답.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 사드는 아주 민감한 문제다. 그러나 중국의 보복은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조치에 머물 것이다. 심지어 시늉만 하고 끝낼 수도 있다. 장기적 마찰은 양쪽 모두에게 해를 끼칠 뿐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면 사드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는 사실이다. →한국에 사드가 실제로 배치되면 중국이 더 큰 보복을 하지 않을까. -중국은 새해에는 한국 사드에만 매달릴 겨를이 없을 것이다.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이 중국을 더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필리핀에도 사드와 비슷한 무기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사한 군사 동맹체를 아시아에서 만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공세를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은 한국과 관계 개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 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지금 단계에서는 남북이 대화를 해도 별 효과가 없을 것 같다. 북한은 미국과 직접 상대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군사적 압박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한국이 북한을 향해 무력시위를 할수록 북한 체제는 결속된다. 그러므로 한국은 당분간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현명하게 협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중국과 미국이 동시에 강하게 압박해야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한·중이 지금의 교착 상태를 돌파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역 등 경제적 발전을 넘어 정치·군사·문화 분야에서도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야 한다. 중국과 한국 모두 저성장의 위기를 맞고 있어 상호 도움이 절실하다. 이미 체결된 자유무역협정(FTA)을 성숙시키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도 서둘러야 한다. →최근 양국 국민의 감정이 별로 좋지가 않다. -서로를 우습게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인은 중국을 여전히 낙후한 국가로 여기고 중국인은 한국을 여전히 통제 가능한 국가로 보고 있다. 이런 시각을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 →교수께서 주장하는 ‘법치 사회주의’의 핵심 개념은 무엇인가. -이전에 ‘헌정(憲政) 사회주의’를 주창해 큰 반향을 얻었다. 그러나 중국의 위정자들은 ‘헌정’이란 개념을 불온하게 봤다. 그래서 이름을 ‘법치 사회주의’로 바꾸었다. 법치 사회주의는 말 그대로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되 법에 의한 통치를 하면서 민주적 요소도 도입하자는 것이다. 사회 안정을 위해서라도 법치는 반드시 확립돼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말하는 법치와 어떤 차이가 있나. -민주보다는 법치를 우선 확립하고 나중에 민주를 서서히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인민은 물론 위정자도 법치의 구속을 받아야 한다. 법에 근거하지 않은 통치는 독재에 불과하다. 법치 사회주의는 좌파와 우파를 통합하는 개념이다.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파는 자유, 민주, 법치, 시장, 효율을 강조하고 좌파는 사회주의와 평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법치 사회주의는 사회주의적 토대는 유지하면서 시장의 효율과 평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법치 사회주의’는 공산당 영도(독재)를 부정하는 것 아닌가. -마르크스의 관점에 따르면 모든 정당은 소멸한다. 그러나 통일성 유지가 관건인 거대한 중국은 앞으로 매우 긴 시간 동안 강력한 집권당(공산당)을 필요로 할 것이다. 강력한 권위를 가진 정당이 현대 국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 위정자의 임의 통치는 파시즘을 부르고, 공산당의 급격한 붕괴는 국가의 혼란을 부를 것이다. 따라서 법치를 통해 정치권력과 민중의 권력을 적절하게 통제하고 조화시켜야 한다. →당국이 싫어하는 주장을 계속하면 위험하지 않은가. -중국의 학자는 대부분 관변 학자이기 때문에 당과 국가의 방침에 반하는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러나 나는 학자로서 높은 지위를 추구하지 않고 금전적 이익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소신껏 발언한다. 이 정도 목소리도 흡수하지 못하는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미·중 관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어떻게 전망하는가. -중국은 트럼프를 우습게 봤다. 매우 어려운 상대를 만난 셈이다. 트럼프는 대만을 고리로 중국에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레이건 행정부가 소련을 붕괴시켰듯이 트럼프가 중국을 위협할지도 모른다. ‘위대한 미국 재건’을 목표로 세계 각국의 공장을 끌어들이고 무역, 환율 분쟁을 일으켜 중국 경제를 더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트럼프의 공격에 일일이 맞대응하기보다는 스스로의 혁신 능력을 키워야 한다. 중국은 여전히 많은 핵심기술을 미국, 유럽, 일본에 의지하고 있다. 반도체 수입에만 1조 위안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언론, 인터넷,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 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주류 사회의 문명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 뛰어들어가 경쟁을 해야 한다. 지금처럼 외곽에만 머물면 ‘이류 국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중국이 미국과 같은 글로벌 리더십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는가. -중국의 돈을 따르는 국가는 많아도 중국의 가치와 이데올로기를 인정하는 국가는 별로 없다. 중국은 소프트파워에서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 미국과 대등한 위치가 되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중국 경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국유기업의 독점이다. 국유기업 독점은 민영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고 있다. 산업에 들어가야 할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강력한 정부 주도의 경제도 문제다. 정부와 시장 사이의 경계를 빨리 확립해야 한다. 정부가 국유기업 경영에 골몰할 게 아니라 시장질서를 위한 법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시진핑 주석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은 무엇인가. -시 주석은 강력한 권위를 바탕으로 반부패 운동에 나서 인민의 지지를 얻었다. 성품이 소박하고 기층에서 일을 해봤기 때문에 인민의 고충도 잘 안다. 그러나 세계의 보편적 가치를 수용할 만큼 유연하지는 않다. →한국의 촛불집회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200만명이 참여하는 평화적인 집회를 보면서 한국 시민의 민주적 소양을 존경하게 됐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어떤 국가에서도 이루어 내지 못한 민주혁명을 한국 시민들은 해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외치는 한국인들의 수준 높은 민주의식은 중국으로 하여금 큰 반성을 하게 한다. →국회가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어떻게 보나. -민주적 진보의 대사건이다. 그러나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의 탄핵으로 끝나지 않고 헌법재판소가 다시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한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심판 기간이 최대 6개월이란 점도 의아하다. 대통령 공백이 길어질수록 위기가 커질 수도 있다. 글 사진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후싱더우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베이징이공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중국의 대표적인 개혁파 지식인이다. 중국 장시성 출신으로 화중과기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베이징, 칭화, 인민, 난카이 등 유명 대학에서 강의했으며 ‘중국 문제학’ 등의 저서가 있다. 뉴욕타임스, 가디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중국 정부를 비판할 때 늘 자문을 구하는 교수이기도 하다. 당과 국가의 정책은 물론 시진핑 주석 등 통치자도 서슴지 않고 비판해 당국에선 요주의 인물로 관찰하고 있다.
  •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신년 특별 대담] 남재희 “촛불은 민주주의·정의 철저히 실천하자는 시대정신”

    사회: 이경형 주필 새해에는 탄핵 정국이 개헌·대선 정국과 맞물려 돌아가게 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시민들의 촛불 함성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기에 이르렀다. 국회의 탄핵안 의결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권력 공백의 과도기를 관장하고 있다. 정치권은 여당의 분열로 4당 체제로 운영되는 가운데 정파별로 조기 대선에 대비한 전선 구축에 여념이 없다. 지금 한반도 주변 정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등장과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아베 신조 등 강성 지도자의 포진으로 대단히 유동적이고, 북한 김정은은 핵 무장에 집착하고 있다. 이 같은 나라 안팎의 위중한 시기를 맞아 경제 석학으로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국회의원 4선에 노동부 장관을 지낸 진보적인 정치비평가 남재희 언론인의 대담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과제들을 진단해 본다. 사회 지난 2개월의 촛불 정신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이나 탄핵을 넘어서 앞으로 국가가 추구해야 할 비전과 가치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봅니다. 국가 운영의 틀이나 사회 작동의 시스템을 개조해야 한다는 관점도 있습니다. 촛불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1960년대 후반 미국 내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있던 격동의 시기를 미국의 신문과 잡지는 ‘양적인 혁명’과 ‘질적인 혁명’이라는 용어로 해석했습니다. 기존의 가치나 사상 체계를 그대로 실천하고 이행하는 것이 양적인 혁명이라면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차원의 모색을 하는 것이 질적인 혁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개념을 빌리면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은 질적인 혁명보다는 양적인 혁명 쪽 비중이 더 높습니다. 거창하게 새로운 사회를 추구한다기보다 기존에 갖고 있던 민주주의와 정의를 철저히 우리 사회에도 적용하고 실천하자는 시대정신이 압도적입니다. 질적인 혁명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추구의 열망도 보입니다. 실업난과 양극화 등의 심화 속에 새로운 사회에 대한 희망, 열망 같은 것이 겹쳐진 이중적 구조로 현 상황을 분석해야 한다고 저는 봅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 저도 촛불시위에 세 번 나갔습니다. 정말로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다 왔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번 촛불의 시대정신을 ‘정의’와 ‘함께 잘 살자’라고 규정합니다. 정의라는 것은 간단하게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것’을 말합니다. 보편적 상식이란 열심히 일하면 응분의 대가를 받는 것, 부모의 재산과 사회적 지위 없이도 본인의 능력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것, 법 앞의 평등을 의미합니다. 또 대통령은 헌법을 수호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공익 증진을 위하는 것이 보편적 상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최순실 일가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직을 이용했습니다. 사익 추구를 위해 정경유착과 인사전횡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정부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시민이 광장에 나와 ‘보편적 상식이 사회작동 원리로 기능하는 정의사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함께 잘 살자’라는 가치 구현이 요구된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모든 사회 변혁의 밑바탕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깔려 있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은 모든 역사에 존재했지만 최근의 경제적 불평등은 신자유주의 논리에 의해 더욱 확대되고 제도화됐다고 생각합니다. 신자유주의 논리는 ‘개인의 자유’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의 활동은 ‘자본’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에 개인의 자유를 확대한 것은 결과적으로 ‘자본의 자유’ 확대로 나타납니다.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가 인간이나 공동체는 등한시하고 개인과 자본의 자유만 강조하게 된 결과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 사회입니다. 저는 경제적 불평등을 제도화하는 신자유주의적 가치에서 공동체 사회가 건강해야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는 ‘함께 잘 살자’라는 동반자 가치가 시대정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이고,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권 교체를 앞둔 과도기적인 행태를 띠고 있는 것이지요. 권한대행 체제의 국정운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재희 영어로 ‘인터레그넘’(interregnum)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왕위 공백기’란 뜻인데, 현재가 민주주의시대의 통치권 공백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이를 알아차리고 자진해서 하야를 했으면 그만큼 통치권 공백기가 단축됐을 텐데, 김종필 전 총리가 한 언론 인터뷰에 이야기한 것처럼 박 대통령은 5000만명이 하야하라고 해도 안 할 사람입니다. 정치 생명은 이미 끝났는데 법률과 헌법적 명운이 남아 헌법재판소에서 몇 달을 끌지도 모릅니다. 헌재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통치권 공백기간은 더 길어져 국가에 어마어마한 손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 리더십이 없는 공백기에 황교안 권한대행이 뭘 할 수가 있겠습니까. 또 뭘 해서도 안 됩니다. 황 권한대행은 과거 고건 전 총리의 역할을 모델로 해서 ‘선의의 관리자’로 역할을 끝내야 합니다. 자기가 능동적으로 새로운 시책을 한다고 나서면 안 됩니다. 일본의 한 방송에서 발표한 올해 10대 국제 뉴스를 보니 1위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었습니다. 트럼프라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인이 당선되니까 각국은 비상사태에 돌입했습니다. 근데 국제 뉴스 2위가 ‘박근혜·최순실 사태’였습니다. 그만큼 국제적으로 우리나라가 웃음거리가 되고 조롱거리가 된 상황입니다. 국제 무대가 어떻게 요동칠지 모르는데 권한대행이 나서서 협상이 될 리 만무합니다. 우리나라의 통치권 공백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운찬 황교안 권한대행은 선출된 권력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권자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영향을 주는 정책과 법을 새롭게 만들거나 집행하는 것은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황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사람입니다. 총리로서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하는 것을 예방하지도 못했고 결과적으로 최순실의 국정농단 정책을 집행한 사람입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정윤회 문건 사건 때 관련자들을 법대로 처벌했다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총리가 당시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하며 정윤회 문건 사건을 법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황 총리는 현상유지 차원의 관리 이상의 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기존 정당들의 각종 개혁이나 혁신 작업을 어떻게 보십니까. 특히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십니까. 남재희 저는 현재 활동하는 정치인들과 생각이 좀 다릅니다. 탄핵 정국에서 개헌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불 났는데 밤 구워 먹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개헌 논의가 악의적으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헌법이 만약 살아 있는 생명체라면 지금 억울해서 엉엉 울 판입니다. 왜 헌법의 잘못으로 돌리느냐고 말이죠. 어떠한 개헌이냐에 대한 합의점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각책임제에서 이원집정제, 대통령 중임제까지 개헌의 종류는 많습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는 분단국가인 우리나라 상태에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장면 내각의 실패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정당의 전통과 안정성, 정체성 등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남북분단의 현실 등은 정권이 지리멸렬하게 바뀌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통령 4년 중임제는 초기 산업시대의 제도라 생각합니다. 지금 어마어마한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8년은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사회에 5년이면 충분합니다. 또한 4년 중임제를 하면 어떤 무리를 해서라도 8년을 하려 들 겁니다.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선거를 같이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도 대통령 선거 중간에 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정치적 축제인 동시에 엄청난 정화 기능을 합니다. 예산이 낭비된다고 하는데 어차피 인건비는 다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이고, 종이값 외에는 특별히 낭비되는 예산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개헌이 전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에 개헌을 한다면 대통령 결선 선거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처럼 50% 국민의 지지를 얻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과반수가 안 되면 정책 연대를 하거나 연정, 협치를 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소외된 세력이 그만큼 정치에 반영되고 우리 정치도 발전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헌을 한다면 제1차적 명제가 ‘결선투표제의 도입’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정운찬 촛불시위는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의 주장을 광장에서 직접 표현하는 것인데,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지만 광장의 촛불은 반복적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제도권 정치에서 수용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비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 환경 문제에 천착하는 정당 등 다양한 사회적 필요를 대표하는 정당들이 만들어져 이들의 주장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내각제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하나는 사람의 문제이지만, 다른 하나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자질도 풍부하고 공적인 마인드를 가졌다면 이런 일이 안 벌어졌을 것이고 사람이 좀 모자란다 할지라도 제왕적 대통령 제도가 없었다면 이런 일도 안 일어났을 것이라고 봅니다. 제도의 변화가 중요한데 저는 내각제로 권력 구조가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960년대 장면 내각제는 오늘날보다는 덜 성숙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촛불시위에 나선 시민들을 보면 ‘우리도 내각제를 한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권력이 분산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각제에서도 강력한 총리가 있을 수 있고, 대통령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정치인들입니다. 지금의 사태를 가져온 제왕적 대통령 문제를 놓고 순수한 논의를 하면 좋은데 다들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비해 자기 정파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습니다. 남재희 정 전 총리께서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언론권력, 재벌권력, 검찰권력에 의한 ‘특권 카르텔’이라고 지적한 칼럼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저는 특권 카르텔로 재벌, 언론, 관료를 꼽는데 그중 관료의 구성원은 시대마다 달라졌습니다. 해방 직후에는 경찰이 그 관료였고, 박정희 쿠데타 이후에는 중앙정보부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후 은행 융자를 관할하고 세무 사찰을 하면서 재무부와 국세청이 쥐고 흔들었습니다. 요새 와서는 검찰이 권력을 쥐고 흔들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 등이 추천하는 검찰위원회 구성을 헌법 조항에 넣으면 더이상 검찰이 ‘권력의 시녀’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권 카르텔을 무너뜨리는 데 있어 핵심은 경제력입니다. 경제력을 무너뜨리려면 정치력이 강해야 합니다. 그러나 내각책임제에서는 강한 정치력을 기대하기 힘듭니다. 역시 특권 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는 힘은 개혁 의지를 가진 대통령이라야 가능합니다. 내각책임제는 우리가 남북 통일이 되고 개혁 과제가 별로 없는 상황이 되면 모르겠는데, 특권 카르텔과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고통받는 청년층들이 늘어가는 지금 상황에서는 불행의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정운찬 제가 내각책임제를 한번 해봄직하지 않냐는 말씀을 드린 데는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내각책임제를 위해서는 재벌의 힘을 효율적으로 제한하는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권력이 한 군데에 집중해서 나온 현상에 놀라서 드린 말씀입니다. 세계에서 제대로 된 대통령제 국가는 미국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대통령제가 잘되고 있는가에 대한 반성이 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가능하면 개헌을 해서라도 권력 분산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입니다.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 1934년 충북 충주 출생 ▲ 청주고, 서울대 법학과 ▲ 조선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 ▲ 서울신문 편집국장, 주필 ▲ 제10, 11, 12, 13대 국회의원 ▲ 노동부 장관
  • [특파원 칼럼] 굿바이, 오바마/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굿바이, 오바마/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신문기자 생활 19년째, 권력에 대한 비판정신이 강해서 일까요.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리 존경하는 대통령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만리타국 미국 워싱턴에서 근무한 지 3년 가까이 지나면서 드디어 ‘존경하는 대통령’이 생겼습니다. 바로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56)입니다. 지난 34개월간 오바마에 대한 기사를 수없이 많이 썼습니다. 그의 힘 있는 연설을 듣고 깊은 메시지가 담긴 성명을 읽을 때마다, 전 세계 리더들과의 정상회담을 볼 때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 몇 달 전부터 고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등을 보면서 국가가 리더를 잘못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를 뼈저리게 느낍니다. 반면 오바마는 8년이나 대통령을 했는데도 그가 떠나지 않았으면 하고,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는 미국민의 반응이 인터넷에 넘치는 것을 보면 참 부럽습니다. 그런 오바마를 20일 뒤면 떠나보내야 합니다. 그가 밤을 지새우던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는 내년 1월 20일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부동산 재벌 출신 도널드 트럼프(71)가 차지하게 됩니다. 오바마와 트럼프, 특파원 임기 동안 너무나 다른 두 대통령을 오가며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달 8일 트럼프가 예상을 깨고 대선에서 승리한 뒤 오바마와 트럼프의 정권 인수인계 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입니다. 오바마는 대선 다음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미국민은 트럼프가 성공하고 단합해 국가를 잘 이끌길 성원한다”며 쿨한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가 자신의 레거시(업적)를 뒤집는 각종 정책과 내각 인선을 발표하면서 서로에게 각을 세우는 모습입니다. 오바마는 결국 지난 26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번 대선에 출마했다면 다수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패한 뒤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나 민주당 경선 후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트럼프와 맞붙었다면 이겼을 수도 있다고 푸념했으까요. 그러나 대선 패배에 대한 자책이나 아쉬움은 이제 묻어 버리는 것이 낫겠지요. 대신 오바마가 미국, 그리고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레거시를 반추해 보려고 합니다. 53년 만에 이뤄진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75년 만의 히로시마 방문, 이란 핵협상과 기후변화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 이민개혁 행정명령, 2000만명이 가입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시행,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성소수자(LGBT) 인권 강화, 남녀 동일임금·최저임금 인상 추진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이들 정책의 상당수가 트럼프 시대에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젊은 대통령 오바마의 퇴임 후 활동이 궁금해집니다. 그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민주당의 재건을 위해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싶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민주당뿐 아니라 심각하게 분열된 미 정치권을 이끌어 나갈 리더를 키워 주시면 좋겠습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오바마는 또 워싱턴DC에 개인 사무실을 열고 시카고에 본부를 둔 ‘오바마재단’ 지부 활동도 펼친다고 합니다. 그를 내년 워싱턴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면 반갑게 웃으며 악수를 청한 뒤 “정말 수고했고, 계속 수고해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chaplin7@seoul.co.kr
  • 서울 동작구청 공무원과 구의원이 샅바 잡은 이유는?

    서울 동작구청 공무원과 구의원이 샅바 잡은 이유는?

    2016년 공직사회의 마지막 근무일이었던 30일, 서울 동작구청사 5층 대강당에서 특별한 씨름 시합이 열렸다. 오영수(57) 행정국장과 신희근(54) 구의원(상도1·사당5)이 종무식 현장에서 서로 샅바를 맞잡고 3전2선승제 승부를 겨룬 것이다. 지루한 종무식에 재미를 더하고 구와 구의회 간 화합도 다지기 위한 이벤트였다. 친선경기였지만 타이틀매치 못지않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두 사람은 모두 50대지만 그동안 운동을 다져온 체력을 뽐내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힘을 겨뤘다. 결과는 오 국장의 2대0 승리였다. 승부가 결정되자 강당에 모인 300여명의 직원들은 승자와 패자 모두에게 박수를 보냈다. 오 국장과 신 의원은 상대 기관 직원 복지를 위해 각각 100만원을 내놓기로 했다. 오 국장은 “승패는 중요치 않다”면서 “화합을 다지기 위해 기꺼이 시합에 응해준 신 의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동작구 집행부와 구의회가 행정사무감사, 예산심의 등 서로 감시·견제하는 일이 많지만 궁극적으로는 지역 발전을 위한 협력자라는 공감대 위에서 기획됐다. 직원들은 행사를 통해 평소 다가가기 어려운 구 간부와 구의원을 친근하게 바라보게 됐다. 종무식에 참석한 주택과 박홍서(38)씨는 “종무식은 보통 딱딱하고 형식적이라는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전 직원이 화합할 수 있는 이색이벤트가 마련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화합을 위해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한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내년에도 동작구민을 위해 필요한 사업을 구의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진주만 답방’으로 재확인한 동맹… 트럼프까지 순항할까

    美싱크탱크 “전쟁상처를 화해로” 트럼프 정부 美日 밀월 시험대로 미국 싱크탱크의 아시아 전문가와 미 의회 관계자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와 만나 TV를 통해 생방송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적 진주만 방문과 공동 헌화, 성명 낭독을 보면서 “오바마 대통령이기에 가능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2차 세계대전의 상처를 화해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오바마와 같은 지도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내년 1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통을 넘기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5월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로 폐허가 된 히로시마를 방문해 희생자를 애도했다. 현직 미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방문한 것은 처음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투하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으나 종전 75년 만에 과거 역사를 넘어 미래로 향하는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제스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주창해 온 그의 정책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싱크탱크 전문가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이어 아베 총리와의 진주만 방문은 그의 화해·협력 정신에 ‘화룡점정’이 됐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는데 7년 뒤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측은 지난해 4월 아베 총리의 방미 전후로 진주만 방문을 타진했으며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히로시마를 방문한 뒤 이번에 아베 총리의 답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히로시마·진주만 교환 방문을 통해 굳건한 미·일 동맹을 재확인했지만 트럼프 취임 후에도 밀월관계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두 정상의 진주만 방문은 그동안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이들에게 ‘최고의 상징적 업적’이지만 앞으로 이런 접근법은 어느 때보다 더 시험받을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트럼프가 동맹을 경시하는 발언을 하고 아베 총리가 공들여 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하는 등 오바마 대통령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가 외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트럼프를 만나 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일본이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해 후한 점수를 땄지만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의 도발… “내가 출마했으면 트럼프 이겼을 것”

    오바마의 도발… “내가 출마했으면 트럼프 이겼을 것”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치러진 대선에 자신이 출마했다면 승리했을 것이라고 말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발끈하고 나섰다고 미국의 CNN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클린턴, 러스트벨트 못 잡아 패배” 오바마는 이날 시카고대 정치연구소와 CNN이 공동 제작하고 데이비드 액셀러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더 액스 파일’(The Axe Files)에서 “미국인은 여전히 진보적 변화라는 나의 비전에 동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는 “나는 이 비전을 확신한다”면서 “내가 다시 출마해 이를 명확히 설명했다면 미국인의 다수가 이 비전을 지지하도록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8년과 2012년 대선 승리로 연임한 오바마는 미 헌법상 3선에 도전할 수 없다. 오바마가 트럼프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는 오바마의 ‘도발’에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이 나를 상대로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고, 그렇게 말해야 했겠지만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자리 이탈, ISIS(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오바마케어 등 오바마 의 핵심 정책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미 다음달 20일 취임 직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오바마케어 폐지론자를 보건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오바마의 주요 유산을 폐기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패배에 대해서는 클린턴 캠프가 경제적 타격을 입은 지역의 유권자와 감정적인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클린턴은 민주당 강세지역으로 여겨졌던 위스콘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미국 중서부의 쇠락한 공업지역)에서 패배해 대권을 놓쳤다. 오바마는 다만 “클린턴은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언론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음에도 훌륭하게 선거를 치렀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퇴임 후 민주 젊은 리더 양성” 오바마는 퇴임 후 계획에 대해 “유권자가 진보적 어젠다를 지지하게 할 젊은 민주당 리더들을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통상 컨트롤타워’ 세워 미국發 통상압력 쓰나미 막아라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등으로 미국발 ‘통상압력’의 쓰나미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대응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21일 무역·통상 전략을 기획하고 전담할 국가무역위원회(NTC)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한 데 이어 위원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주장하고 대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임명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미·중 간 통상 갈등의 정점을 찍을 사건으로 보고 후속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지난해 수출 비중 26.0%)과 미국(13.3%)의 통상 전쟁은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줄 게 자명해 보인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중국의 경제 보복이 공공연히 진행되는 터라 수출이 더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강하게 손봐줘야겠다는 뜻이 나바로 교수 글 곳곳에 드러난다”며 “미·중 통상 갈등은 중국을 거쳐 미국에 들어가는 우리 중간재 수출품(부품 등)과 관련 산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 재협상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백악관 산하에 NTC를 만든 건 통상에 관한 미국 정부의 강한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환율 조작과 불공정 거래와 관련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함께 한·미 FTA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한·미 FTA 관련 이슈는 세심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미국은 한·미 FTA를 불공정무역이라고 보고 노동·환경의 부분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협상을 안 해도 수입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한 리더와 컨트롤타워의 부재, 통상 조직 구조의 한계로 인해 기민한 대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전략포럼 의장인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통상 조직을 강화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비해 우리도 통상 전담장관을 만들거나 직급을 상향 조정하는 등 조직을 키우고 방어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통상 조직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같이 대통령 직속의 독립적 장관급 통상대표부로 만들어 범정부와 특정 산업의 이해를 뛰어넘어 국가 전체적인 목표를 전략적으로 세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부는 경제사절단을 미국에 파견해 러스트벨트(제조업 쇠락 지역)에 선제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을 끌어낼 수 있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원장은 “지금 정부는 컨트롤타워도 없고 조직 구조도 미흡하다”며 “리더 공백은 가장 큰 문제로 국회 동의가 필요한 조직 개편은 차기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미국 NTC는 자문회의 성격으로 보이며 최우선 순위로 언급하고 있는 NAFTA, 중국, TPP 탈퇴 처리 과정을 지켜보며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모니터링하면서 즉시 대응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대한민국은 여전히 아동학대 존재하는 ‘야만의 나라’

    폭행 사망 21명, 살해 9건, 동반자살시도 5건 “대한민국은 아동학대가 남아있는 야만의 나라.” 최근 2년 동안 아동학대가 급증하는 추세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아동학대 발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까지 올 한 해 학대로 사망한 아동의 숫자가 28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2014년 14명, 2015년 16명 등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다가 올해 아동학대 사망자 수가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났다. 또 아동학대 신고건수도 2014년 1만7791건에서 올해 2만4690건으로 크게 늘었다. 남 의원은 2014~2016년 8월까지 아동학대 사망자 39명의 사망원인도 공개했는데 21명이 폭행으로 인한 사망, 9명은 친부모 또는 계부 등이 고의로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부모가 아동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가 아동만 숨진 경우도 5건이나 있었다. 남 의원은 “외국에서도 아동학대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한 달에 3명꼴로 아동이 학대 사망하는 ‘야만의 나라’”라며 “사후 처벌 강화가 아니라 미리 예방하는 근본적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통상 컨트롤타워’ 세워 미국發 통상압력 쓰나미 막아라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등으로 미국발 ‘통상압력’의 쓰나미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대응이 미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21일 무역·통상 전략을 기획하고 전담할 국가무역위원회(NTC)를 대통령 직속으로 신설한 데 이어 위원장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주장하고 대중국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임명했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미·중 간 통상 갈등의 정점을 찍을 사건으로 보고 후속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인 중국(지난해 수출 비중 26.0%)과 미국(13.3%)의 통상 전쟁은 우리 수출에 직격탄을 줄 게 자명해 보인다. 특히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놓고 중국의 경제 보복이 공공연히 진행되는 터라 수출이 더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손열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장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강하게 손봐줘야겠다는 뜻이 나바로 교수 글 곳곳에 드러난다”며 “미·중 통상 갈등은 중국을 거쳐 미국에 들어가는 우리 중간재 수출품(부품 등)과 관련 산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FTA 재협상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무역통상본부장은 “백악관 산하에 NTC를 만든 건 통상에 관한 미국 정부의 강한 추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환율 조작과 불공정 거래와 관련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함께 한·미 FTA를 언급한 적이 있는데 한·미 FTA 관련 이슈는 세심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미국은 한·미 FTA를 불공정무역이라고 보고 노동·환경의 부분 개정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협상을 안 해도 수입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인한 리더와 컨트롤타워의 부재, 통상 조직 구조의 한계로 인해 기민한 대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전략포럼 의장인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이 통상 조직을 강화하고 보호무역주의를 밀어붙이는 것에 대비해 우리도 통상 전담장관을 만들거나 직급을 상향 조정하는 등 조직을 키우고 방어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통상 조직을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같이 대통령 직속의 독립적 장관급 통상대표부로 만들어 범정부와 특정 산업의 이해를 뛰어넘어 국가 전체적인 목표를 전략적으로 세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부는 경제사절단을 미국에 파견해 러스트벨트(제조업 쇠락 지역)에 선제적으로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을 끌어낼 수 있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원장은 “지금 정부는 컨트롤타워도 없고 조직 구조도 미흡하다”며 “리더 공백은 가장 큰 문제로 국회 동의가 필요한 조직 개편은 차기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미국 NTC는 자문회의 성격으로 보이며 최우선 순위로 언급하고 있는 NAFTA, 중국, TPP 탈퇴 처리 과정을 지켜보며 전략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며 “모니터링하면서 즉시 대응 가능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칼라 수녀, 평생 한센인과 함께한 ‘천사’…진정한 聖者의 얼굴

    강칼라 수녀, 평생 한센인과 함께한 ‘천사’…진정한 聖者의 얼굴

    24일 방송된 KBS ‘다큐공감’에서는 지구 반대편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와 평생을 한센인들과 함께한 강칼라(74) 수녀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다큐공감 제작진에 따르면 강칼라 수녀는 1968년 25살, 꽃 같은 나이에 한국의 작은 시골마을을 찾아온 푸른 눈의 아름다운 여인이 있다. 단 한 번도 마을을 떠나지 않고 50여년의 세월을 사는 동안 그녀의 등은 구부정해지고, 머리는 백발이 되었으며, 발가락은 고되고 힘든 걸음걸이에 옹이진 생강처럼 변했다. 그녀의 이름은 그녀의 지극한 돌봄에 고마움을 표한 한센인이 선사한 ‘강’씨 성에 세례명 ‘칼라’를 더해 붙여졌다. 전쟁의 폐허 속 가난한 시절엔 사회가 경시한 수많은 한센인들의 누이로, 할머니가 된 지금도 늙고 외로운 이들의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강칼라수녀. 전북 고창군 고창읍 호암마을. 60여명 주민 대부분 노인들로 모두가 기초생활수급에 의지해 살아간다. 가난한 이 마을에서 이들과 함께 반평생을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강칼라수녀. 할머니가 된 지금도 병원에 입원한 할머니 방문해 위로하고, 각종 감기약에 영양제 챙기고, 하루가 멀다 직접 운전해 읍내 마트에서 대신 장봐주고, 각종 고지서 정리에 이르기까지. 올해 나이 74세의 강칼라, 수녀의 섬김과 헌신은 한결같다. 마을사람들에게 강칼라 수녀는 수녀이기 전에 모두의 친정엄마요, 고된 인생 짐을 덜어주는 벗이요, 존재만으로도 반갑고 고마운 사람이다. 고국 이탈리아에서 19살에 수녀의 길을 선택한 강칼라수녀. 이후, ‘작은 자매 관상 선교회’에 들어가 전쟁고아들을 돌보며 수녀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던 중 한국의 전쟁고아와 한센인 소식을 듣고 운명 처럼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다. 이후, 선교회를 따라 호암마을에 온 25살의 강칼라수녀. 전쟁 직후, 가난과 차별에 밀린 한센인들이 모여 정착한 한센마을은 전국에 100여개가 넘었다. 호암마을도 그 중 한 마을이었다. 당시 200여명 한센인들이 모여 살았던 호암마을에서 강칼라수녀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긴 세월을 보낸다. 지금은 한센인은 거의 돌아가셨지만, 여전히 마을을 떠나지 않고 마을 노인들의 손발이 되어 살아가는 강수녀. 호암마을, 고창성당 동혜원에는 강칼라수녀 외 또 한명의 수녀가 있다. 수녀가 되기 전, 수녀교육원에서 강칼라수녀를 스승으로 만났던 피에라수녀. 사제의 길을 선택할 당시, 많은 도움과 격려를 주었던 강칼라 수녀와의 인연은 이후 사명을 받고 떠난 방글라데시에서도 이어졌다. 이국에서 함께 한 수녀도 바로 강칼라수녀의 친언니였기 때문이다. 4년 전 호암마을로 소명을 받고 돌아와 다시 옛 스승과 함께 신앙의 길을 걸으며 가족 같은 깊은 인연의 끈을 이어가는 피에라수녀. 오래된 사제지간으로, 영원한 신앙의 동반자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수녀는 올해도 호암에서 같은 겨울을 준비한다. 그 흔한 세탁기 하나 없이 손빨래를 하며, 연필은 손가락으로 잡기조차 힘든 몽땅 연필을 되도록 쓴다. 마을 할머니들 병 수발은 매일매일 거들면서 정작 본인은 발가락이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기형적으로 변한 변형성관절로 통증이 심할 텐데 아프다는 핑계로 게으름 한번 부리지 않는다. 사랑과 나눔에는 아낌이 없지만 정작 스스로에겐 극한의 절제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강칼라수녀. 평생을 걸친 희생의 길을 걸어도 더 사랑해드리지 못함을 반성하며 살아있는 老수녀, 강칼라. 聖者의 모습은 옛 신화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다. 등은 언덕처럼 굽고, 머리는 백발에, 얼굴은 주름살로 깊게 패이고 발은 퉁퉁 부은 강칼수녀의 얼굴이 어쩌면 우리가 찾는 살아있는 聖者의 얼굴 아닐까. 호암마을에서 강칼라수녀의 기도는 날마다 새롭게 성장한다. 단순히 병들고 가난한 이들의 불편함을 거드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무료한 삶의 시간을 보내는 마을 분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주기위해 재능기부와 후원으로 마을에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오랜 농사일로 거칠고 투박해진 손이지만, 마을 할머니들이 용기 내어 곱디곱게 도자기를 빚게 만들고, 올해 완공된 마을명상원에 영롱하고 신비한 대형스태인드글라스 십자가도 공동 작업을 통해 탄생시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당선인이 맨처음 선택한 골프 동반자는 타이거 우즈

    트럼프 당선인이 맨처음 선택한 골프 동반자는 타이거 우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첫 골프 라운딩 상대로 고른 이는 쇠락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였다. 골프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둘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다른 두 명의 클럽 회원과 함께 18홀을 돌았다. 지난달 8일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트럼프 당선인은 처음 골프 라운딩을 즐겼다. 하지만 이날 라운딩은 풀기자 외에는 철저히 취재진의 접근을 봉쇄해 누가 함께 라운딩을 했는지, 경기 결과는 어땠는지,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우즈는 14차례나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8월 현재 핸디캡 2.8의 골프 실력을 뽐내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훨씬 나은 기량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3년 우즈가 트럼프 도랄 골프장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 상패를 수여한 인연이 있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트럼프 골프클럽 설계도 우즈가 맡아 했다.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은 새해 1월 취임을 앞두고 한창 권력 이양을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 논쟁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골프 다이제스트는 전했다. 트럼프의 부와 대통령으로서의 직무 수행 사이 이해가 충돌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AP통신은 최근 아들 에릭 트럼프가 운영하는 자선기금이 트럼프의 골프장에 현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여러 자선기금들이 트럼프의 업체들, 가족들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1일 에릭은 트럼프의 백악관에 접근하려는 권리를 사들이는 수단으로 인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자신의 자선기금 모금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2월에 우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플로리다주 트레저 코스트의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긴 적이 있다. 당시 정부회계국(GAO)에 따르면 이 여행 경비로 무려 360만달러가 들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오바마의 잦은 골프 라운딩을 비판하곤 했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의 훌륭한 대통령이 온종일 나가서 골프를 친다. 연방교통안전국(TSA)이 엉망이 된다. 공항들도 완전히 재앙!”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는 “대통령의 문제는 그가 PGA(미국프로골프투어) 골퍼들보다 더 많이 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5개월의 부상 재활을 마치고 이달 초 히어로월드챌린지를 통해 복귀한 우즈는 18명 중 15위를 차지했다. 현 시점에서 그의 2017년 대회 일정은 2월 로스앤젤레스 근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제네시스 오픈만이 예정돼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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