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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에게 인기 끌려면…” 日여학생 대상 연애기술 서적 논란

    “남자에게 인기 끌려면…” 日여학생 대상 연애기술 서적 논란

    ‘남자는 칭찬을 해 주면 좋아한다’, ‘남자는 여자가 눈을 위로 치켜뜨면 예쁘다고 느낀다’, ‘뺨을 손가락으로 꾹 눌러주고 모른척 하기’, ‘남자의 옷깃을 슬쩍 잡아당겨 보기’ 남자들로부터 관심을 끌 수 있는 방법을 다루고 있는 일본의 초중고 여학생 대상 서적과 잡지들이 인터넷에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고 9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소녀 대상 도서들이 이른바 ‘모테테크’(인기를 얻기 위한 말과 행동 기술) 설명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같은 여자보다는 남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한 방법이 주류를 이루면서 여성이 남성에 종속적인 존재로 인식됐던 구시대 가치관을 주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발단이 된 것은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많이 보는 ‘멋지고 귀엽게! 뷰티 대사전’(세비도 출간)이라는 책. 처음 나온 것은 2년 전이지만, 지난 5월 트위터에서 “요즘 초등학생들도 이런 책을 보는가“라는 트윗이 주목받으면서 화제가 됐다. 이 책에는 남자와 통통 튀는 대화를 가능케 하는 ‘귀여운 화법’의 기술로 ‘앵무새 흉내’(상대방 말을 따라하며 맞장구 쳐주기)를 부지런히 하라거나 ‘역시 넌…’, ‘난 몰랐어’, ‘대단해’, ‘센스 있네’, ‘그런거구나’와 같이 상대방을 추켜세우는 말을 많이 하라는 등 조언들이 들어 있다. ‘여기에 수록된 연애의 기술은 7세부터 100세까지의 (모든 연령대) 남성에 유효하다’고 소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모테테크 관련 내용이 수많은 소녀 잡지에 넘쳐난다. 남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스마트폰 파지법으로 ‘두 손으로 작은 동물을 다루듯이 하라‘고 안내하거나 이른바 ‘여자력’(女子力)을 높이기 위해 평소 무늬 없는 반창고나 바느질 도구를 갖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권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여성이 남성에게 선택받는 것을 중시했던 과거의 출판·잡지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데 상당 부분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이마다 에리카 세이케이대 교수는 “여자들이 가정주부가 되는 게 일반적이었던 과거에는 생존전략으로서 남자가 원하는 여성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강했다”라고 말했다. 연애 상담 전문가 기요타 다카유키는 “남자의 바람에 여자를 맞춘다는 식의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데 위화감을 느낀다”며 “남자는 자신을 칭찬하는 여성을 좋아한다는 가치관도 그것이 당연한 것처럼 미디어가 분위기를 조성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기는 호주] 고속도로 달리는 운전자 다리 사이에서 최강 독사가 쑤욱~

    [여기는 호주] 고속도로 달리는 운전자 다리 사이에서 최강 독사가 쑤욱~

    시속 100㎞로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갑자기 다리 사이에 독사가 나타나 다리를 휘감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8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보도에 의하면 지난달 15일 호주 북동부 퀸즈랜드 주 도슨 고속도로를 운전하던 트럭 운전자에게 이같은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글래드스톤 주민인 지미(27)라는 이 트럭 운전자는 당시 시속 100㎞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이었다. 그때 갑자기 다리 사이에 독사 ‘브라운 스네이크’가 혀를 날름거리며 나타났다. 독사는 지미의 다리를 휘감고는 서서히 의자까지 올라오는 중이었다. 너무나 놀란 지미가 브레이크를 잡으려고 다리를 움직이는 순간 독사는 더욱 다리를 휘감고 올라왔다. 그는 안전벨트와 마침 차안에 두었던 업무용 칼로 조심스럽게 독사를 밀쳐내면서 독사의 오른쪽 목 부분을 칼로 찔러 죽였다. 그러나 그는 이미 뱀에게 물린 듯이 심장이 심하게 뛰고 패닉이 오기 시작했다. 지미는 가능한 빨리 병원에 도착하기 위해 속력을 내 운전하기 시작했다. 마침 과속차량을 단속하던 도로 경찰이 지미의 차량을 발견하고는 그의 차량을 세웠다. 지미는 경찰에게 “내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며 독사에 물린 상황과 화물칸에 놓은 죽은 독사를 보여주었다. 경찰은 즉시 응급구조대를 호출했다. 응급구조대의 확인결과 다행히 지미는 독사에 물린게 아니라 독사에 물렸을 수도 있다는 공포로 쇼크가 온 상태였다. 경찰과 응급구조대의 도움으로 안정을 회복한 지미는 “뱀에 물리지 않아 너무 다행이다. 도로 경찰을 만난 것이 이렇게 반갑기는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충격을 받은 운전자의 모습은 경찰 바디캠에 고스란히 녹화되어 지난 7일에 공개 되었다. 퀸즈랜드 대학교 뱀 전문가인 브라이언 프라이는 “운전자는 충격을 받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 ‘브라운 스네이크’(Brown snake)라고 불리는 이 독사는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맹독을 가진 독사중 하나이다. 프라이는 “이 독사에 물리면 15분 내에 사망할 수도 있으며, 물리고 나도 아무런 증상이 없다가 순식간에 독이 퍼지면서 사망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호주 전역에서 서식하고 주택 주변에서도 발견되며 한해 2명 정도가 이 독사에 사망한다. 경찰은 “호주에서 이 뱀은 자연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동물로 이번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손상을 입히는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고 발표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장, 경기도지사 공로패 수여받아

    조광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장, 경기도지사 공로패 수여받아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조광주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성남3)이 지난 7일 경제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경기도지사가 수여하는 공로패를 받았다. 이번 공로패는 제10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경제노동위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지방의정 발전과 도민의 더 질 높은 삶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새로운 경기 공정한 세상’의 기틀을 세우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여 경기도지사가 수여하는 상이다. 조광주 위원장은 8대, 9대에 이은 제10대 경기도의회 3선 의원으로 2010년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행정사무감사 우수 도의원, 2016년 ‘경기도 반려동물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발의로 경기도의회 우수조례 수상, 2020년 ‘경기도 친환경소재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 발의로 제16회 한국지방자치학회 우수조례 개인부문 우수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조광주 위원장은 “경기도의회 제10대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그동안 도민 중심의 정책을 펴고자 고민하고 노력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도민 중심의 정책이 되도록 의정활동을 수행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춘천 전국 첫 동물과 함께 사는 마을 ‘펫팸타운’ 조성

    강원 춘천시가 전국 처음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 수 있는 전원주택 ‘펫팸타운’을 조성하고, 반려동물 산업 확산에도 나선다. 춘천시는 9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건물의 방 배치와 구조물 위치 등 마을의 환경을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기에 적합하게 조성한 ‘펫팸타운’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24년까지 사업비 600억원이 들어가는 반려동물 산업육성 종합계획도 세워 놓고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산업 육성의 메카 도시로 도약’ 선언도 했다 펫팸타운 조성은 동물보호소 개소와 함께 춘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이다. 시는 현재 춘천지역 5~6곳을 중심으로 적합한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50가구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짓고 시유지를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 하반기까지 부지를 결정해 행정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하반기쯤이면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의 자원과 반려동물 산업을 연결하는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춘천이 추구하고 있는 자연친화, 지속 가능한 도시가 반려동물 산업과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강원대 수의학과와 연계해 반려동물 의료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반려동물 식품산업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시가 추진하고 있는 목재클러스터와 반려동물 생필품 제작 사업과의 협력도 이끌어낼 예정이다. 이재수 춘천시장은 “우리 도시가 갖고 있는 편안함, 평화로움은 반려동물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요소다”며 “반려동물 산업 규모가 6조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춘천시가 2조원 정도는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와우! 과학] 죽은자 추모…요르단서 1만 년 전 ‘인간모양 석기’ 대거 발견

    [와우! 과학] 죽은자 추모…요르단서 1만 년 전 ‘인간모양 석기’ 대거 발견

    기원전 8500년 신석기 시대 초기부터 인류의 예술 동기는 동물에서 인간으로 변해갔다. 그전에는 벽화든 조각이든 동물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그때부터 인간에 중점을 둔 작품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일종의 예술 혁명이었지만, 지금까지 이런 극적인 변화가 왜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중동 국가인 요르단에서 대거 발견된 인간 모양의 석기를 통해 당시 예술 혁명이 일어난 이유가 처음으로 시사됐다. 거기에는 당시 사람들이 죽은 자를 추모하고 정성을 들여 장례의식을 거행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스페인 국립연구위원회(CSIC) 등 고고학자들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밝혔다.이번에 인간 모양의 석기가 발견된 지역은 요르단 서부 자르카 계곡에 있는 카라이신 유적이다. 이들 석기는 이곳에 매장된 유골 7구, 돌로 만든 칼·그릇과 함께 나왔다. 유골 중에는 장례 또는 매장 의식의 일부분으로 일부 골격이나 두개골이 제거된 것이 있고 다른 곳에서 이곳으로 이전된 것도 확인됐다. 심지어 이런 과정은 몇 년에 걸쳐 여러 번 반복된 것으로 추정돼 장례 의식이 복잡하게 변했을 가능성이 있다.또한 이곳에서 나온 인간 모양의 석기는 화살촉이나 부싯돌로 쓰였을 가능성도 있어 이들 연구자는 석기의 형태와 표면을 자세히 살폈다. 그 결과, 이들 석기는 모두 기원전 8000년에 만들어졌고 의도적으로 인간 모양이 됐으며 도구로 쓴 흔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인 후안 이바녜스 박사는 “이는 이들 석기가 매장을 위한 제물로 제작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인간 모양으로 만든 부장품과 정교한 매장 의식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죽은 자를 추모하는 마음이 강해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마음의 표면화로 인간 모양을 본뜬 장식품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을 주제로 한 예술 작품이 늘어난 것은 당시 죽은 자를 추모하는 생각이 커지기 시작한 것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카라이신은 약 25만 ㎢에 달하는 광활한 유적으로, 지금까지 발굴된 면적은 겨우 1%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아직도 많은 예술 작품이나 역사적 유물이 잠들어 있을 가능성이 커 앞으로 발굴 조사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영국 고고학 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 최신호(7월 7일자)에 실렸다. 사진=카라이신 고고학 연구진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손님 이름만 대면 척척…마트 배달원으로 일하는 반려견

    [반려독 반려캣] 손님 이름만 대면 척척…마트 배달원으로 일하는 반려견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대세로 굳어가고 있는 가운데 마트에서 배달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반려견이 있어 화제다. 콜롬비아 메데진에 있는 마트 '엘포르베니르'는 단골 고객들에게 하루에도 몇 차례씩 빵과 채소 등 식품을 보낸다. 주문한 상품을 받은 손님은 영수증을 보고 계좌이체로 값을 치른다. 주문한 식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 사람은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배달을 책임지고 있는 든든한 배달사원 반려견 '에로스' 덕분이다. 반려견의 주인이자 마트 사장인 마리아 보테로(여)는 "에로스 덕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제대로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손님들도 에로스가 배달을 가면 유난히 좋아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보테로는 원래 개라면 질색이었다. 반려견을 키울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았다.그랬던 그가 에로스를 만난 건 반려견을 키우고 싶다고 엄마에게 애걸한 어린 아들들 때문이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는 없다고 아들들의 성화를 이기지 못한 보테로는 결국 반려견을 입양했다. 집에선 귀여운 반려견으로, 마트에선 똘똘한 배달사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에로스였다. 보테로는 4년 전 메데진의 툴리파네스 지역에 마트를 열었다. 반려견 에로스는 주인을 따라 마트에 출근하기 시작했다. 에로스가 4살 때였다. 반려견을 사업장에 데리고 나가면 실컷 길거리를 돌아다니다가 퇴근시간에 맞춰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고 하지만 에로스는 주인 곁을 떠나지 않았다. 배달을 나갈 때면 어김없이 주인을 따라붙었다. 에로스는 주인을 따라다니며 단골들의 집이 어딘지 몸소 익혔다. 지금 와서 보면 배달사원이 될 준비를 한 셈이다.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콜롬비아에선 지방단체별로 봉쇄조치를 발동했다. 일부 도시는 주민들의 외출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장보기 외출 횟수까지 제한하고 있다. 매출이 줄어 고민하는 보테로에게 에로스가 구원견이 된 건 이때부터였다. 보테로는 단골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바구니에 물건과 영수증을 챙겨 넣는다. 이렇게 준비가 끝나면 반려견 에로스는 바구니를 입에 물고 배달에 나선다. 반려견 에로스가 주문한 고개의 주소를 알 리 없다. 하지만 이름은 기억한다. 주인 보테로는 "에로스가 주소는 모르지만 단골들의 이름은 기억한다"면서 "이름만 대면 실수없이 주문한 물건을 정확히 배달해준다"고 말했다. 에로스는 무급으로 봉사하고 있는 것일까? 에로스는 동물이지만 수고의 대가는 끈질기게(?) 받아낸다고 한다. 보테로는 "배달을 가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무언가 먹을 것을 주기까지 꼼짝하지 않는다"면서 웃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오이, 어디까지 먹어 봤니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오이, 어디까지 먹어 봤니

    음식 맛의 7할은 재료에서 온다고 했던가. 요리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음식을 빛나게 해 줄 재료를 탐낸다. 진귀한 식재료로 손꼽히는 푸아그라나 트러플, 캐비아 같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 자체로 폭발적인 맛을 내는가 하면 단지 희귀하기에 귀한 대접을 받기도 한다. 이 같은 슈퍼스타급 식재료들은 소량만 접시 위에 올라와 있어도 삽시간에 요리의 격을 높인다. 막 썰어 놓은 오이는 요리라기엔 민망하지만, 그 위에 캐비아 몇 알만 올리면 얘기가 달라진다. 투박한 오이 한 접시에서, 캐비아의 맛을 극적으로 보여 주는 재기 발랄한 고상한 요리로 변모한다. 오이를 맛있게 먹으려고 캐비아를 올렸다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영롱한 캐비아만 강렬하게 남을 뿐이다. 수많은 조연배우가 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건 반짝이는 주연배우인 것과 같다. 96%가 물로 구성된 오이는 조연도 아닌 단역 정도랄까. 흔한 식재료 중에서도 단연 소박하다. 약간의 비타민 성분 말고는 특별한 영양소가 거의 없는데 그것도 극소량이다. 당근 하나 분량의 비타민을 얻기 위해선 무려 120개의 오이를 먹어야 한다. 효능은 기대하지 말자.오이는 풍부한 수분과 함께 한입 베어 물었을 때 오는 상쾌함이 미덕이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식재료로서 한계가 된다. 오이를 익히거나 구워 먹는다는 생각은 쉽게 하지 못한다. 미식가로 소문난 먼 옛날 로마인들은 오이를 삶아 기름과 식초, 꿀을 발라 먹었다고 한다. 심지어 로마의 2대 황제는 이 삶은 오이를 너무 좋아해 매일 10개씩 먹었다고 전해진다. 19세기 영국의 한 요리책에서는 오이에 밀가루를 바른 뒤 버터에 튀겨 아침 식사로 먹으라고 권한다. 그렇다. 사실 오이의 조리법에는 한계가 없다. 다만 우리의 상상력에 한계가 있을 뿐이다.원산지를 찾는 게 일인 학자들은 오이의 고향이 인도라고 추정한다. 당최 심심한 맛을 생각하면 이 식물을 세계 곳곳에 퍼뜨리고 싶다는 생각이 딱히 들지는 않지만, 우리가 몰랐던 어떤 비범한 용도로 인해 오이는 인도를 중심으로 서서히 곳곳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연에서 나는 갈증 해소 음료라는 쓸모 때문이었다. 고대 이집트인은 잘 익은 오이에 작은 구멍을 내고 막대기로 속을 휘휘 저은 후 구멍을 닫아 며칠 땅에 묻어 두면 속이 오이즙으로 가득 찬다는 것을 알았다. 질긴 껍질과 길쭉한 모양으로 인해 휴대하기 편했고 오이 특유의 산뜻한 맛은 무더운 지역에서 갈증을 달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굳이 비유하자면 밭에서 캐내는 오이 청량음료 캔이었던 셈이다. 동물을 통해 번식하는 다른 과일과 채소들이 맛과 향을 강화해 동물의 선택을 받는 전략을 사용한 것과 달리, 오이는 갈증 해결 전략을 택했다. 이런 연유로 오이는 사막과 초원 그리고 바다를 건너 종족 보존의 사명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유럽에서도 오이는 여름철 상쾌함을 요리에 더하는 음식으로 사용된다. 우리가 오이소박이나 오이무침을 먹는 것처럼 각종 샐러드 위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대표적인 여름 음식으로는 스페인의 가스파초가 있다. 오이와 토마토, 피망, 식초, 마늘, 올리브유, 남은 빵 등을 한데 넣어 곱게 갈아 차갑게 먹는 일종의 여름 수프다. 토마토와 피망이 지배적으로 쓰이는 재료이긴 하지만 오이가 빠지면 굉장히 섭섭하다. 음식을 구성하는 모든 재료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텁텁하고 달큼한 맛에 오이의 청량함이 더해져야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을 견딜 수 있는 요리로 완성된다. 오이와 어울리는 단짝은 식초와 오일이다. 입맛을 돋우는 우리식 오이무침만 봐도 식초와 참기름이 들어가는 것처럼 서양에서도 올리브유와 각종 비니거를 오이에 곁들여 먹는다. 상큼한 식초로 오이의 무미를 새콤하게 채워 주는 요리법은 소박하고 흔한 식재료를 돋보이게 해 주는 가장 극적인 방법이었다. 음식을 식초에 절이는 피클의 대표주자가 오이라는 건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다. 기름진 음식에 반드시 곁들이는 오이피클은 하인즈라는 미국의 재능 있는 사업가 덕에 1890년대 미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가정에서 소량씩 만들어 먹다가 식료품점에서 쉽게 사 먹을 수 있게 되자, 만드는 시간과 수고를 줄인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점차 사람들은 개성 있는 다양한 가정식 오이피클보다 하인즈의 공장형 오이피클 맛에 익숙해져 갔다. 전통과 개성이 사라지는 걸 걱정한 이들은 시판 오이피클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집에서 피클을 담가 먹자는 운동을 벌였다. 그러고 보니 어딘가 익숙한 전개가 아닌가.
  • “상처…자세히 목격하면 그래도 괜찮다”

    “상처…자세히 목격하면 그래도 괜찮다”

    십대 소년의 언어·심리장애 극복기말더듬증을 삶 중심에 둔 자전적 글 예전엔 상처에 사로잡혀 겁냈지만더 깊이 보면 괜찮단 생각까지 닿아인간을 보여줄 수 있어 소설 좋아해나이 마흔을 코앞에 둔 정용준의 소설에서 말더듬증은 오랜 소재였다. 제2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던 단편 ‘떠떠떠, 떠’가 열한 살 때부터 실어증을 앓았던 놀이공원의 사자 모델 얘기인 것처럼. 더불어 그의 삶 속 오랜 숙제이기도 했다. 최근 출간한 장편소설 ‘내가 말하고 있잖아’(민음사)에서 작가는 처음으로 말더듬증을 마주 대했다. “전에는 말을 더듬는 현상을 인물이 갖고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생각했다면, 정면으로 그 인물의 삶을 중심에 놓고 썼어요.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방식으로, 겪었던 일을 겪었던 방식으로 썼죠.” 지난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작가가 말했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는 열네 살 소년 ‘나’가 언어 교정원에 다니며 언어적, 심리적 장애를 극복해 가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 소설이다. 등단 이후 10여년 동안 황순원문학상, 문지문학상 등 굴지의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오랫동안 글을 매만졌다. 이른바 밀레니엄 버그가 발생해 엘리베이터가 멈추거나, 인터넷이 멈춰 전산이 마비될 줄 알았던 1999년 ‘세기말’을 배경으로 했다. 그때의 감각을 작가는 ‘시시하다’고 기억한다. “나쁜 쪽으로든 좋은 쪽으로든 무슨 일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게 허무했어요. 바뀐 게 하나도 없는 게 제일 힘들지 않나요. 더 나빠지기라도 하면 변화의 희망이라도 갖는데 말이죠.” 소설에서는 말 더듬는 소년을 향한 세상의 자극에 무반응으로 대처하며 시시한 인생을 견디는 나와, 견딜 수 없이 시시한 시절이 중첩되며 펼쳐진다. ‘내가 말하고 있잖아’는 그의 자평처럼 보기 드물게 해피엔딩에다 따뜻한 소설이다. 적어도 이 소설에서만큼은 ‘한국 소설의 어두운 계보’(김형중 문학평론가)라던 소리가 무색해 보인다. 폭력을 휘두르던 엄마의 남자친구에게 일격을 가해 경찰서에 온 ‘나’를 구하러 언어 교정원 식구들이 대규모로 나선 풍경이 그렇다. “예전에는 상처의 감각에 몰두했다면, 이제는 똑같은 이야기를 더 깊숙하게 쓰려고 한다”는 작가는 “전에는 제가 그 감각에 사로잡혀서, 스스로 겁이 나서 못 들어갔는데 지금은 마음의 여유가 좀 생겼다”고 했다. 더 나아가 ‘자세히 목격하면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까지 얻었다. 나를 변호하는 교정원 식구들 중 원장과 ‘도스토예프스키’라고 불렸던 소설가의 언설은 문학의 본령을 상기시키는 데가 있다. 나는 일기장 속 ‘죽이고 싶다’ 등의 문장들 때문에 남자를 살해할 의도가 있던 것으로 오해받는다. 원장은 이에 대해 “교정원에서 언어를 고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라며 “그건 일기장이 아니라 마음을 언어로 옮기는 연습장 같은 것”(138쪽)이라고 말한다. 작가에게도 소설과 문학이 같은 맥락이다. “제 소설이 가장 절 많이 받아줘요. 쓰고 나면, 그 부분이 저에게 사라졌거나 고쳐진 건 아닌데 어째선지 소설에 맡기고 나면 괜찮아져 있고요.” 소설 속 일기의 도움처럼 문학의 힘이 컸다는 부연이다. 그는 인간을 보여 주기에 소설을 좋아한다고 했다. “유일하게 자기가 가진 태생적 기질을 미워하는 동물이 인간인데, 그게 누구 탓인지 왜 탓할 사람이 없으면 자기 탓을 하는지 등을 알려주죠. 이런 것들을 이해하기 위해서 소설을 통한 극단적인 사고 실험으로 선과 악의 딜레마를 만들어 보는 것이고요.” ‘기형도’가 어디 섬 이름인 줄만 알았다던 러시아어과 학생은 별안간 만난 소설 덕에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잘 살 것처럼 보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노르만에 정복된 영국인들은 염소 대신 돼지고기의 포로가 됐다

    노르만에 정복된 영국인들은 염소 대신 돼지고기의 포로가 됐다

    많은 사람이 역사학자나 고고학자라고 하면 페도라를 눌러쓰고 낡은 크로스백을 멘 채 유물을 찾아 헤매는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린다. 19~20세기 초 활약했던 고고학자들은 인디아나 존스처럼 먼지를 뒤집어쓰고 유물을 찾아 자신의 나라로 가져가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현장 작업자 같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21세기에 활동하는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인공위성, 인공지능(AI), DNA 분석 같은 첨단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과학자에 더 가깝다. 발굴된 유물의 DNA를 분석해 혈연과 민족 간 연관 관계는 물론 집단이나 문화의 이동 경로를 정확히 밝혀내는가 하면 인공위성이나 항공기에 탑재된 레이저 관측장비로 땅속에 묻혀 있는 고대도시를 찾아내기도 한다. 로봇으로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대의 무덤이나 건물, 수중 난파선을 탐사한다. 또 수백만건의 고문서를 빅데이터로 바꾼 뒤 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과거의 모습을 사진처럼 그대로 복원해 내기도 한다. 이렇듯 첨단 과학기술은 고고학자, 역사학자의 상상력의 빈자리를 메워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과거를 보여 준다. 영국 셰필드대 고고학과, 카디프대 역사·고고학·종교학부, 브리스틀대 인류학·고고학과, 화학과,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 화학·약학과, 미국 스포캔원주민 보존연구센터 공동 연구팀은 영국사에서 가장 큰 전환점으로 꼽히는 1066년 노르만 정복 이후 일반인들의 생활사 변화를 처음으로 밝혀냈다고 8일 밝혔다. 지금까지 노르만 정복 이후에 대한 정보는 주로 귀족계급 같은 지배층에 관한 것이었고 실제 피지배민들의 일상생활이 어떻게 변화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6일자에 실렸다.1066년 노르만 정복은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정복왕)이 영국 왕위 계승권을 주장하며 프랑스 기사들을 이끌고 영국을 침공해 노르만 왕조를 연 사건으로 영국사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팀은 옥스퍼드성 일대에서 발굴된 10~13세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36명의 유골과 60여 마리의 동물 뼈에 대한 ‘안정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했다. 사람이나 동물은 평소 소비하는 음식에 대한 정보가 뼛속에 남게 되는데 이를 특정 동위원소로 분석해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를 파악하는 기술이 안정 동위원소 분석법이다. 연구팀은 당시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이는 각종 그릇의 파편에 남은 유기 잔여물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노르만 침공 이후 영국에는 표준화된 농법이 보급되고 염소고기나 우유 대신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단백질과 지방을 섭취하게 됐으며 가축을 키울 때도 이전처럼 야채나 곡물이 아닌 음식물 찌꺼기를 줘 키우는 등 농업구조와 식생활에 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영국 요크대 역사학과 연구팀은 헨리 2세의 명령을 받은 기사들에 의해 캔터베리 성당에서 살해당한 성 토머스 베켓(1118~1170)의 제단을 컴퓨터 영상합성기술(CGI)로 재현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같은 복원 결과는 177년 전통의 영국 고고학협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영국 고고학협회지’ 7일자에 실렸다.캔터베리 트리니티 예배당 내에 있던 베켓의 제단은 헨리 8세가 영국 국교회를 선포하고 가톨릭교회들의 재산을 회수했던 1538년 일부 조각만 남기고 완전히 파괴됐다. 파괴 이전을 그린 그림이 없어 지금까지 학계와 가톨릭교회 측에서 여러 차례 복원을 시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이에 연구팀은 13세기 중후반에 만들어진 웨스트민스터 성당에 있는 참회왕 에드워드 제단과 엘리 성당의 성 에텔드레다 제단을 바탕으로 여러 문헌자료와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성당 내 제단의 특징에 대한 빅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복원했다. 벤 저비스 카디프대 교수는 “컴퓨터 알고리즘, AI, 동위원소나 DNA 분석 등 첨단 과학기술은 과거 특정 지역의 전염병이 어떤 경로로 확산됐는지, 경제적 환경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등 역사적 사실들을 마치 사진이나 신문을 읽듯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포토] 새끼 코알라의 체중 재는 방법

    [포토] 새끼 코알라의 체중 재는 방법

    생후 8개월 된 새끼 코알라 재스퍼가 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와일드 라이프 시드니 동물원’에서 체중을 검사하기 위해 저울에 앉아 있다.생후 9개월 된 새끼 코알라 일라니가 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와일드 라이프 시드니 동물원’에서 체중을 검사하고 있다.생후 8개월 된 새끼 코알라 재스퍼가 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와일드 라이프 시드니 동물원’에서 엄마 코알라 넛시에게 매달려 있다.8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의 ‘와일드 라이프 시드니 동물원’에서 사육사 르네 하웰이 8개월 된 새끼 코알라 재스퍼의 체중을 재기 전 안고 있다. 사진 EPA 연합뉴스 김태이 콘텐츠 에디터 tomboy@seoul.co.kr
  • ‘제주판 살인의 추억‘ 보육교사 살해혐의 택시기사 항소심도 무죄

    ‘제주판 살인의 추억‘ 보육교사 살해혐의 택시기사 항소심도 무죄

    ‘제주판 살인의 추억’이라 불리는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피고인에게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고법 제주제1형사부(부장판사 왕정옥)는 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강간 등 살인)로 기소된 A씨(5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1년 전인 2009년 2월1일 어린이집 보육교사 이모씨(27·여)가 실종되고 일주일만인 2월8일 애월읍 고내봉 인근 배수로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검찰은 2018년 동물 사체 부패실험을 통해 범행 시간을 피해자가 실종된 당일로 추정하고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해 기소했다. 특히 A씨와 피해자에게서 각각 검출된 미세섬유를 두사람이 접촉했다는 유력한 증거로 제시했다. 이날 재판부는 “살인죄 입증은 엄격한 증거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입증됐다고 볼 수 없어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7월 11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주장이나 변명이 일부 모순되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고,통화내역을 삭제하는 등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으나,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범행이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말기암·난치질환자, 해외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 쓸 수 있다

    말기암·난치질환자, 해외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 쓸 수 있다

    말기암 환자 등이 해외에서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을 쓸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말기암이나 다른 치료 수단이 없는 중증질환자 등 희귀 난치질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정책을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해외에서 개발 중인 의약품의 국내 사용 절차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희귀 난치질환자는 사용하고자 하는 해외 임상시험용 의약품을 한국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신청해서 국내 들여와 쓸 수 있다. 지금까지 희귀 난치질환자는 2002년부터 시행 중인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에 따라 국내에서 개발 중인 임상시험 의약품만 치료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다국적 제약사 등이 해외에서만 개발하는 임상시험 의약품은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었다.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치료목적 사용승인 제도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있는 환자가 다른 대체 치료 수단이 없을 경우 품목허가를 받기 전에 예외적으로 임상시험 의약품을 사용승인을 거쳐 사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다만 임상시험 승인을 받지 않아 최소한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동물실험 단계의 신약후보 물질은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코로나도 안 끝났는데…심상치 않은 중국 흑사병

    코로나도 안 끝났는데…심상치 않은 중국 흑사병

    고위험 전염병인 흑사병(페스트) 확진자가 발생한 중국 북부 자치구 여러 곳에서 흑사병균이 검출됐다. 8일 관찰자망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네이멍구 정부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추가 확진자는 없다”면서도 “네이멍구 지역 3곳에서 흑사병균이 검출됐고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15명이 자가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는 가운데, 네이멍구 바옌나오얼시에서는 지난 5일 목축민 1명이 림프절 흑사병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당국은 “흑사병균이 검출된 3곳 중 1곳은 확진자가 있던 바옌나오얼의 한 지역”이라면서 “지난달 18일 발견됐던 쥐 4마리의 사체가 이후 흑사병으로 확진됐다. 5일 확진환자는 평소 초원에서 가축을 방목해왔으며, 줄곧 균이 나온 지점 부근에서 생활했다. 환자는 발병 열흘 전부터 흑사병 환자나 발열 환자를 만난 적 없고 야생동물을 먹거나 쥐 등 동물 사체를 접촉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확진자의 밀접접촉자 15명이 모두 자가격리 중이며 균 검출지역에 대한 살균소독을 했다. 밀접접촉자들은 모두 이상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현재까지 조사한 구역은 671.8㎢ 면적이다. 한편 앞서 중국 당국은 5일 확진자가 나온 뒤 재해 발생에 대비해 발표하는 조기경보 4단계 중 2번째인 ‘비교적 심각(3급)’ 경보를 발령하고, 이를 올해 말까지 유지하기로 한 상태다. 흑사병은 쥐벼룩에 감염된 들쥐·토끼 등 야생 설치류의 체액이나 혈액에 접촉하거나 벼룩에 물리면 전염될 수 있다. 사람 간에는 폐 흑사병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비말) 등을 통해 전염이 가능하다. WHO “흑사병은 드물고 일부 지역에서 발견” 다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흑사병이 잘 관리되고 있으며 위험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WHO는 “흑사병은 드물고 일반적으로 풍토병으로 남아 있는 일부 지역에서 발견된다. 중국에서는 지난 10년간 산발적으로 흑사병 사례가 보고됐다”고 부연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전날 흑사병 예방안전 공지를 통해 “흑사병 발생 지역 방문 시 유의해 달라”면서 “병에 걸린 동물이나 죽은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야생동물을 직접 접촉하거나 밀렵하는 일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진주시 공공시설 5곳, 아동 동반 가족 입장료 50% 할인

    진주시 공공시설 5곳, 아동 동반 가족 입장료 50% 할인

    경남 진주시는 경남도내에 주소를 두고 있고, 아동을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에 대해 8일 부터 공공시설 5곳 입장료 및 관람료를 50% 할인한다고 7일 밝혔다.할인 대상 시설은 진양호동물원, 진주성, 청동기문화박물관, 이성자미술관, 익룡발자국전시관이다. 시는 조례개정을 통해 요금 할인 근거를 마련했다. 가족단위 관람객은 아동과 보호자가 함께 입장하는 관람객이다. 아동은 아동복지법에 따른 만 18세 미만이며 보호자는 부모와 (외)조부모이다.시는 아동이나 보호자 가운데 1명만 경남도민이면 동반가족 모두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해 많은 관람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입장료와 관람료 할인은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과 가족관계 및 주소지를 증빙할 수 있는 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 건강보험증, 주민등록등본 등)를 제시하면 된다.조규일 진주시장은 “가족단위 관람객 입장료 할인이 가족끼리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분위기 조성에 기여해 출산장려 정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진주시가 아동 및 가족친화적인 선도 지자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진주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잠든 새끼물개 슬리퍼로 때린 中 관광객…“나라 망신” 격분 (영상)

    잠든 새끼물개 슬리퍼로 때린 中 관광객…“나라 망신” 격분 (영상)

    잠든 새끼 물개를 슬리퍼로 때려 깨운 중국인 관광객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3일 중국고래보전연맹은 한 중국인 관광객이 아프리카 나미비아 해변에서 새끼 물개를 학대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유했다. 정확한 촬영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나미비아 케이프 크로스 물개 보호구역을 배경으로 한 영상에는 중국인 관광객 남녀가 모래사장에서 잠이 든 새끼 물개를 여러 차례 슬리퍼로 때려 깨우는 모습이 담겨 있다.중국인 남성은 곤히 잠든 새끼 물개가 꿈쩍도 하지 않자 자신이 한 번 깨워보겠다며 슬리퍼 한 짝을 벗어들었다. 이어 새끼 물개의 머리와 등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일행으로 보이는 여성 관광객도 “엄마가 부르시잖니”라며 거들었다. 세상모르고 깊은 잠에 빠진 물개는 여러 차례 가격에도 반응이 없다가 폭행 강도가 세지자 눈을 끔뻑거리며 잠에서 깼다. 그리고는 어리둥절한 듯 순간 멈칫했다가 상황을 파악했는지 쏜살같이 바다로 도망을 쳤다. 화면 밖에서는 줄행랑을 치는 새끼 물개를 본 여성 관광객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영상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현지인들은 격분했다. “같은 중국인으로서 창피하다. 블랙리스트에 올려 여행을 금지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인 관광객이 해외에서 미움받는 이유다”, “중국인 얼굴에 먹칠했다. 나라 망신”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중국고래보전연맹도 이들 관광객이 10여 차례 폭행을 휘둘러 모래사장에서 쉬고 있던 새끼 물개를 바다로 내몰았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에서 관심을 끌고자 야생동물을 위협한 어리석고 사악한 행동”이라고 힐난하고 “중국인을 욕보였다.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선정적 홍보를 그만두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일자 애초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올라왔던 원본 영상은 삭제됐다. ‘민폐’ 이미지가 강한 중국인 관광객의 동물 학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호주에서도 오지로 여행을 나선 중국인 관광객이 다친 캥거루를 수십 차례 칼로 찔러 죽여 논란이 된 바 있다. 한편 사건이 벌어진 나미비아 케이프 크로스 물개 보호구역에는 매년 약 10만 마리의 케이프물개가 몰려드는 집단 서식지다. 10월 말부터 집단 번식이 시작되며 새끼는 2월 말에서 4월 즈음 태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끼 물개는 해변에서는 자칼, 바다에서는 상어와 범고래 등 포식자 위협에 노출된다. 동물단체가 중국인 관광객이 바다로 내몬 새끼 물개의 생존을 걱정하는 이유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반려 고양이가 핥았을 뿐인데…호주 80세 여성, 감염으로 숨져

    반려 고양이가 핥았을 뿐인데…호주 80세 여성, 감염으로 숨져

    호주의 80대 노인이 반려 고양이의 ‘작은 행동’ 탓에 세상을 떠난 사실이 알려졌다. 호주 뉴스닷컴 등 현지 언론의 5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멜버른에 거주하던 80세 여성이 자신의 침실에서 의식이 없는 채 발견돼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여성의 가족에 따르면 당시 그녀는 키우던 고양이와 한 침대에서 자고 있었으며, 혼수상태에 빠진 지 9일째 되는 날 잠시 의식을 회복했다가, 하루 뒤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지 의료진은 여성의 팔에서 긁힌 상처를 발견한 뒤 상처 부위를 정밀검사한 결과, 상처에서 파스튜렐라 멀토시다 병원균이 검출됐다. 파스튜렐라 멀토시다는 고양이, 토끼, 돼지, 닭 같은 동물의 입안에서 서식하는 박테리아로, 특히 고양이의 타액에서 주로 발견된다. 파스튜렐라 멀토시다 병원균은 일반 항생제로 쉽게 사라지지 않으며, 사람에게 전염될 경우 패혈증이나 수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노인 등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들은 감염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의료진과 숨진 여성의 가족은 반려 고양이가 팔에 생긴 상처를 핥으면서 병원균이 침투했고, 병원균이 뇌수막염의 원인인 세균성 수막염을 유발해 여성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의료진인 린제이 그레이슨은 “고양이의 타액을 통해 병원균에 감염될 경우 심정지나 실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벌어진 상처가 있을 경우 고양이가 이를 핥지 못하도록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주일에 한 명꼴로 고양이 타액 속 박테리아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잘 알지 못한다"면서 "고양이가 상처를 핥았다면 곧바로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나 노인의 경우 곧바로 수막염 등의 증상이 올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고양이의 타액을 통해 감염되는 병원균인 파스튜렐라 멀토시다 외에도, 바르토넬라균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명 ‘고양이 긁힘병’을 유발하는 바르토넬라균은 고양이에게 긁히거나 물린 후 걸리는, 열과 림프절염을 동반하는 감염 질환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코로나19로 굶주린 남아공 물개, 레스토랑 진입 시도하다 구조

    코로나19로 굶주린 남아공 물개, 레스토랑 진입 시도하다 구조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해변에 있는 한 레스토랑 바에 배고픔에 지친 물개 한 마리가 나타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뉴스24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케이프타운 관광지 테이블뷰에 있는 파카롤로(Pakalolo)라는 이름의 레스토랑 바 앞에 남아프리카물개 한 마리가 나타나 구조대가 올 때까지 내부 진입을 시도했다. 이 바는 평소 같으면 손님으로 붐비지만, 현재 포장 판매만 영업하고 있어 당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 가게에서 음식 주문 뒤 물개 한 마리가 6차선 도로를 가로질러 다가오는 모습을 봤다는 고객 에르너 비트제는 사람들이 이 물개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애썼지만, 물개는 계속해서 가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여성 고객은 또 “상황은 오랫동안 지속됐다”면서도 “물개는 피곤하고 배고파 보였다”고 회상했다. 이에 그녀는 근처 마트에 가서 소시지 몇 개를 사와 물개에게 줬다. 하지만 물개는 소시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 이에 대해 그녀는 “물개는 아마 부분적으로 채식주의자일지도 모르겠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그렇지만 물개는 분명히 절박하고 도움이 필요해 보였다”고 말했다.이날 가게에 있던 매니저 리 판 야스펠트는 물개가 계속해서 출입문에 머리를 부딪치거나 앞발로 문을 두드렸다면서 이 때문에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동물학대방지협회(SPCA)에 구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물개의 출현에 음식을 포장하러온 몇몇 사람은 놀란 듯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물개의 습성을 잘 안다고 밝힌 한 여성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물개를 자극하지 말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리고 어떤 남성은 물개의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양동이에 물을 담아와 물을 뿌려주기도 했다.그 후 바에 도착한 구조대는 물개의 머리에 그물을 씌워 포획한 뒤 케이지에 몰아 넣었다. 그리고 이 물개는 이곳에서 30㎞ 가량 떨어진 후트베이 물개 구조센터로 이송됐다. 이에 대해 물개 구조 전문가이자 자원봉사자인 데온 판데르발트는 “물개는 굶주려 살이 꽤 빠진 상태이고 군데군데 상처가 있었지만 사람들에게 둘러싸여도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면서 “관광객들에게 줄곧 먹이를 받아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로 관광객이 없어지자 이 물개는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주리던 끝에 바에 찾아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조된 레스토랑 바의 이름을 따서 파카롤로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물개는 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뒤 근처 물개 서식지인 물개 섬으로 보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트위터, 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저하늘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 저하늘로

    ‘시네마 천국’, ‘미션’, ‘황야의 무법자’,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수많은 영화 음악을 만든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가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며칠 전 낙상으로 대퇴부 골절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아오던 고인이 전날 밤 이탈리아 로마의 한 클리닉에서 숨을 거뒀다고 현지 ANSA 통신이 6일 전했다. 로마에서 태어난 모리코네는 500편이 넘는 영화음악의 주제 음악을 작곡했으며 두 차례 아카데미상 수상을 비롯해 골든글로브와 그래미, 영국 아카데미(BAFTA) 등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다섯 작품을 아카데미 음악상 후보로 올렸지만 수상하지 못해 이탈리아 출신이라 차별 당했다는 논란을 낳았다. 2007년 평생공로상으로 위로를 받은 뒤 두 번째 오스카상은 2016년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헤이트풀 8’로 마침내 음악상 수상의 한을 풀었다. ‘장고 분노의 추적자’를 작업하고 폭력적인 그의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한 차례 거절했는데 영악한 타란티노가 부인에게 대본을 넘겨 수락받았다. 모리코네는 “그 친구는 우리 집 보스가 누군줄 안다”고 웃고 말았다. 그는 나중에 “50년 전부터 써온 서부극 스타일과 완벽하게 절연했다”고 돌아봤다. 그를 본격적인 영화감독 작곡가의 길로 인도한 것은 1960년대 ‘스파게티 서부극’이란 장르를 개척한 학교 동창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의 만남이 결정적이었다. 레오네 감독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내세워 이른바 “달러 3부작”을 내놓았는데 ‘황야의 무법자(A Fistful of Dollars)’ ‘석양의 무법자(For a Few Dollars More)’ ‘석양의 건맨(The Good, the Bad and the Ugly)’이다. 그는 유대인들의 하프, 앰프로 증폭한 하모니카, 멕시코 마리아치들의 트럼펫, 오카리나 등 관습적으로 잘 쓰이지 않던 악기를 과감히 채용한 것은 물론 휘파람 소리, 채찍 갈기는 소리, 총 소리, 코요테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의 소리를 음악에 넣었다. 고인은 2007년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은 늘 날 보면 30년 전 ‘황야의 무법자’ 얘기만 한다. 서부극 작품은 아마도 내가 한 전체의 7.5~8% 밖에 안된다”고 안타까워한 적이 있다. 그의 사운드트랙 가운데 가장 도발적인 것은 1986년 롤랑 조페 감독의 ‘미션’이었다. 오스카 후보로 지명만 받고 수상하지 못했고 골든글로브는 수상했다. 2년 전 레오네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역시 클래식 작품 못지 않은 선율로 많은 영화음악 팬의 뇌리에 각인돼 있다. 절친이었던 쥐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에게 1989년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안긴 ‘시네마 천국’도 빠뜨릴 수 없고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언터처블’, 배리 레빈슨 감독의 ‘벅시’, 마가레테 폰 트로타 감독의 ‘롱 사일런스’도 주옥같은 선율로 기억된다.무솔리니 치하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로부터 음악을 배워 작은 오케스트라에서 트럼펫을 불었다. 열두 살에 저유명한 로마 콘서바토리에 입학해 트럼펫, 찬송가, 작곡 등을 공부한 뒤 산타체칠리아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연극과 라디오 프로 음악을 썼으며 레코드 회사의 스튜디오 기획자로도 일했다. 영화 데뷔작은 1961년 루치아노 살체 감독의 ‘Il Federale’였는데 그 전에는 ‘유령 작곡자’로 명성 있는 작곡가를 대신해 곡을 썼다. 그가 함께 한 영화감독 이름 만으로도 쟁쟁하다. 앞에 나온 거장들을 제외하고도 존 휴스턴. 존 부어맨, 테렌스 말릭.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워런 비티, 올리버 스톤, 로만 폴란스키, 프랑코 제피렐리 등등. 다만 스탠리 큐브릭 감독과 함께 일해보지 못한 게 평생 후회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시계태엽 오렌지’ 작곡을 의뢰해 하겠다고 수락했는데 큐브릭이 비행기타지 않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로마에는 오지 않겠다고 했다. 그 뒤 큐브릭이 레오네 감독에게 전화를 해서 모리코네의 일을 좀 덜어주면 미국으로 와서 자기 영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요청했는데 레오네는 거절했고 그걸로 끝이었다. 캘리포니아주의 고급 빌라를 제공할테니 와서 일해달라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요청을 거절하며 “친구들이 여기 다 있고 날 좋아하는 감독들이 널려 있는데 왜 거길 가느냐”고 되물은 것도 유명한 일화다. 1956년 마리아 트라비아와 결혼한 고인은 3남1녀를 유족으로 남겼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경찰, ‘개훌륭’ 코비·담비 견주 동물학대 혐의 내사 착수했다

    경찰, ‘개훌륭’ 코비·담비 견주 동물학대 혐의 내사 착수했다

    KBS 2TV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이하 개훌륭)에 출연했다가 동물학대 논란을 일으킨 보더콜리견 ‘코비’와 ‘담비’ 견주들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개훌륭’에 출연했던 ‘코비·담비’ 보호자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국민신문고 민원 내용에 따라 지난 3일 사건을 배정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국민신문고 글에서 민원인은 코비·담비 보호자들이 활동량이 많은 보더콜리 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채 코비와 담비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으며, 전문가의 조언도 따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코비의 보호자로 추정되는 이가 과거 SNS에 남긴 글을 보면 반려동물을 상습적으로 데려다가 다시 보내기를 반복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며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22일 ‘개훌륭’에서는 코비가 태어난 지 3개월 된 담비를 계속 깨무는 등 괴롭힌다는 사연이 방송됐다. 당시 동물훈련사 강형욱씨는 사연자의 집과 반려견들의 상태를 살핀 뒤 “코비의 보호자는 있지만 담비의 보호자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니 담비를 다른 곳에 보내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그러나 사연자는 일고의 고민도 없이 코비의 행동을 치료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담비를 입양 보내지도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형욱씨는 교육을 중단했다. 심지어 코비와 담비 보호자가 과거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데려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보내버리는 행위를 상습적으로 반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게 일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법리검토 중이며 민원에서 문제를 제기한 방송에 나온 보호자들의 행동이 학대 행위로 볼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S 측에서 해당 영상 일부를 내려 전체 영상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해당 견주들은 지난달 29일 방송을 통해 코비를 교육하고 전문가 조언에 따라 담비를 다른 곳으로 입양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매끈팔물고기야 미안해”…바닷물고기 중 첫 멸종 사례 나와

    “매끈팔물고기야 미안해”…바닷물고기 중 첫 멸종 사례 나와

    호주 남동부 해역에서만 서식하는 매끈팔물고기(Smooth Handfish)가 공식적으로 멸종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과학기술 전문매체 ‘피조그’(Phys.org) 등에 따르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구 동식물 종의 보전 상태 목록인 적색목록(레드리스트)에서 매끈팔물고기(학명 Sympterichthys unipennis)를 최근 절멸종(EX)으로 분류했다. 이는 이 어종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멸종했다는 뜻이다. 이로써 매끈팔물고기는 오늘날 바닷물고기 가운데 최초로 멸종이 인정된 것으로 전해졌다.매끈팔물고기는 지금까지 총 14종이 확인된 팔물고기(Handfish) 중 1종으로, 한때 호주 남동부에서 매우 흔히 발견됐었다. 이 때문에 1800년대 초 프랑스 동물학자 프랑수아 페론이 초기 과학탐사에서 수집한 최초의 종들 중 하나로 기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종은 그 후 지금까지 남획과 해양 오염 그리그 서식지 감소 등을 원인으로 자취를 감춰 오늘날 남아있는 기록은 첫 발견 당시 채취된 표본뿐이다. 팔물고기의 가장 큰 신체적 특징은 독자적으로 발달한 앞지느러미를 이용해 해저를 기어가듯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물고기가 부력을 제어하는 부레를 지니지 못해 물속을 헤엄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은 손처럼 생긴 지느러미를 이용해 포복해서 전진하듯 움직인다. 이 때문인지 이들 물고기는 머리 부위에 달린 화려한 촉수를 이용해 먹잇감을 유인해서 사냥한다. 나머지 13종도 호주 해역에서 서식하지만, 신체 크기나 외형은 저마다 다르다. 이에 대해 제시카 메이우이그 서호주대 교수는 환경전문매체 몬가레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멸종은 과도한 어업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물고기의 서식지에서는 20세기 들어 1967년까지 대규모 가리비 조업이 이뤄졌다. 당시 무분별한 조업으로 이들 어류가 혼획되면서 개체 수 감소가 촉진됐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해양 오염과 토지 개발에 따른 서식지 감소도 이들 어종이 멸종하는 데 영향을 줬다. 메이우이그 교수는 “해양생물의 멸종을 선언하기에는 바다가 너무 넓다고 주장하는 연구자들도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어업과 석유·가스 채굴, 해운업 그리고 인프라 개발 등 해양산업은 이제 육상산업 규모를 따라잡아 해야생물의 멸종을 충분히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 해양남극연구소(IMAS)의 제미너 스튜어트스미스도 “매끈손물고기의 생태적 역할을 자세히 알지 못해 이들의 멸종이 이 해역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만일 이들 물고기가 먹이사슬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다면 해양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게다가 나머지 13종의 손물고기 가운데 지난 20년간 모습이 확인된 종은 붉은팔물고기(Red Handfish) 등 4종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지구상에서 손물고기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이들 연구자는 경고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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