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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비정규직 O는 군산을 떠났을까/유영규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정규직 O는 군산을 떠났을까/유영규 산업부 차장

    O를 처음 만난 건 2월 말 군산에서다. 폐쇄통보가 내려진 한국GM 군산공장 취재를 위해 동문 앞을 서성이다 퇴근하는 그와 눈이 마주쳤다. 오히려 O가 다가왔다. 회사 상황을 묻는 말에 그가 툭 던진 말이 폐부를 찔렀다. “멀쩡한 공장을 말아먹은 건 다 정규직들이에요. 다들 이러다 망한다고 했는데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죠.”  그는 매우 화가 나 있었다. 독설처럼 내뱉은 O의 말들에 그대로 동감할 수만은 없었다. 그가 책임론을 제기하는 정규직 역시 한국GM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이고, 공장을 닫을 수밖에 없게 만들어 버린 필요충분조건도 한국 노동자의 생산성으로만 전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기자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O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는 일뿐이었다. 그날 O는 공장 안에 남은 부품과 자재를 외부 협력업체에 다시 반품하는 일을 하다가 퇴근하는 중이라고 했다. 공장 정문으로 오가는 트럭에는 쉐보레 ‘크루즈’와 ‘올란도’ 조립을 위해 군산공장이 납품받았던 각종 부품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저거 협력업체에 도로 반품하러 가면 당장 쌍욕을 들으며 몸싸움도 해야 해요. 이미 납품받은 걸 반품하는데 어느 공장 사장님이 ‘어서 오세요’ 하겠어요. 늘 그렇듯 문 닫는 순간까지 그렇게 더럽거나 하기 싫은 일은 우리(비정규직)의 몫이네요.” 아이러니하지만 비정규직들은 그렇게 자신이 다니던 공장의 문을 스스로 닫는 마지막 작업에 투입됐다. 또 그렇게 해야 하루 일당이나마 챙길 수 있는 게 O가 처한 현실이다. 문득 쓸모가 없어지니 반품 처리되는 건 부품이나 사람이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GM에서 정규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한 사람들은 회사로부터 퇴직금과 위로금, 학자금, 자동차 구매비 등을 받는다. 평균 2억~3억원 정도다. 물론 실업급여 신청도 가능하다. 정규직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많고 적음을 떠나 O같은 비정규직 해고자에겐 위로금이나 밀린 성과급 따윈 없다. 단지 100만원이 조금 넘는 실업급여 신청 자격만 주어질 뿐이다. 화가 좀 누그러진 듯 O는 본인 이야기를 꺼냈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일자리를 찾아 무작정 군산으로 왔다고 했다. 회사도 공장도 많으니 군산만 가면 괜찮은 일자리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정작 O가 구할 수 있는 일거리는 비정규직뿐이었다. 실제 하는 일은 정규직과 크게 다를 게 없었지만 월급은 늘 절반 정도였다.  그렇게 5년여를 보내고 한국GM 군산공장에서 다시 비정규직으로 일했다고 했다. 매월 170만원 남짓한 빠듯한 월급봉투에 만족해야 했지만, 일도 재미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맨몸으로 군산에서 가정도 이뤘고 아이도 낳게 해 준 것을 생각하며 감사했어요. 그런데 하루아침에 일자리가 없어지니 당장 전세 대출 갚는 것부터 걱정이네요. 동료들은 시위를 해보겠다지만 전 정말 한 푼이 급해요. 일단 아산 쪽을 알아보려구요.”  O는 결국 한 달 후 해고됐다. 공장 폐쇄 절차가 거의 마무리되자 회사는 마지막으로 비정규직들을 원청업체로 반품했다. 해고 소식을 알려 준 건 밤사이 남겨진 한 통의 문자 메시지였다. 20~30대를 바친 직장에서 건넨 해고 통보치고는 비인간적일 정도다. GM 노사는 70일 만에 기나긴 노사협상을 마무리했다. 노조도 사측도 한발 물러났다며 성공적이라고 자평했지만, 그 어디에도 비정규직인 O의 삶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은 없다. 오늘도 대한민국 870만명의 O는 언제 있을지 모르는 반품을 대기 중이다. whoami@seoul.co.kr
  •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ICBM 검증·폐기 매뉴얼 없어 北비핵화 예상 밖 걸림돌 부상

    美 국민안전 직결 논의 확실시 선례 없고 조약도 느슨해 난제 북한이 지난 2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21일부터 핵실험뿐 아니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중지한다고 선언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 논의에 핵물질·핵시설뿐 아니라 미사일도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핵물질 폐기가 최우선 목표지만, ICBM 검증 및 사찰의 첫 사례라는 점에서 예상치 못한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용현 동국대 북한한과 교수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이 ICBM을 선제적으로 시험 중지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측에 보내는 선물일 수 있지만, 그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가지 못하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ICBM을 포함하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미국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의미다. 미측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함께 ICBM 폐기를 회담의 주요 의제로 강조하고 있다. 핵무기를 구성하는 핵물질, 미사일, 기폭 장치 중 내용물(핵물질)과 그릇(미사일)을 무력화하는 전략이다. 북한은 지난해 5월 화성 12호(사거리 4500㎞), 7월 화성 14호(1만㎞), 11월 화성 15호(1만 3000㎞)를 각각 시험 발사했고 전문가들은 이들 탄도 미사일이 각각 괌, 미 서북부, 미 동부까지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무기 검증·사찰은 ‘악마의 디테일’로 불리며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9·19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았던 ICBM 검증·사찰도 합의해야 한다. 남아공·리비아·이란 등 기존 핵 포기국의 선례도 적용하기 힘들고, 특정 시설을 폐쇄해도 감시를 피해 여러 곳에서 생산한 부품을 조립해 만들 수 있다. 은닉이나 재생산이 핵물질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뜻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사일은 핵물질과 달리 폐기 매뉴얼이 없고, 느슨한 금지 조약 체계만 있어 향후 핵보다 풀기 어려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며 “특히 일본이 중거리 미사일까지 비핵화 범주에 넣기를 원하고, 한국도 단거리 미사일로 위협받고 있어 미사일 폐기·검증 범위와 방법 등에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북한은 2016년 핵탄두의 표준화 및 규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핵탄두를 어떤 미사일에도 장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물질, 핵탄두, 미사일은 결국 핵무기를 구성하는 한 세트이기 때문에 핵심은 미사일보다 핵물질의 폐기”라며 “핵이 없는 ICBM은 탄두에 폭약을 가득 채워도 5층 건물을 부술 정도의 위력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커버스토리] “AI 킬러로봇 해프닝, 카이스트 세계적 인지도 높아졌기 때문”

    [커버스토리] “AI 킬러로봇 해프닝, 카이스트 세계적 인지도 높아졌기 때문”

    “‘인공지능(AI) 킬러로봇’ 해프닝 역시 우리 대학의 인지도가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신성철(66) 총장은 최근 전 세계 AI 전문가들이 카이스트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가 철회한 해프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4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가 “한국의 유명대학이 국방 목적으로 연구하는 AI를 연구해 보이콧당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당시 토비 월시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등 29개국 57명의 AI 분야 연구자들이 “AI 킬러로봇을 만들고 있다면 카이스트와의 모든 공동연구를 보이콧할 것”이라며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는 내용이다. 이에 카이스트는 “AI 분야와 관련 연구에 있어 대량 살상 무기나 공격용 무기 개발 계획이 없다”고 적극 해명했고, 카이스트의 해명을 전해 들은 토비 월시 등은 닷새 뒤인 지난 10일 보이콧을 철회한다는 서신을 보내며 마무리됐다. 대전 카이스트 캠퍼스에서 신 총장을 만나 ‘카이스트 비전 2031’ 등에 대해 들어봤다.→최근 AI 킬러로봇을 카이스트가 만든다고 해서 외국 학자들이 공동 연구를 보이콧했다가 철회한 일이 있었는데. -지난 2월 한화시스템과 함께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개소식을 한 것에 대해 한 국내 영자지가 연구센터를 ‘AI 무기(weapon) 연구소’로 잘못 번역해 내보내면서 불거진 것이다. 연구센터에서는 살상용이나 공격용 무기를 만들지 않는다.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무기를 포함한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연구 활동을 수행하지 않는다. 항의 서한을 보낸 모든 학자들에게 해명서를 보내면서 오해가 풀렸다. 철회를 밝힌 교수들에게 감사 서신과 함께 빠른 시일 내 카이스트를 방문해 AI 윤리에 대해 더 많은 토의와 협력을 해 달라 제안했다. →1971년 카이스트 설립 배경이 ‘터만 보고서’에 따라 후진국이던 한국에 세계적인 과학기술 대학을 만들겠다는 사회적 의미가 있었다. 이번 2031 비전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 -카이스트는 처음 출발할 때 산업화 과정에서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고 국가 과학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태생적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카이스트는 국내 대학 인력양성과 연구에서 선도성을 보여야 하는 학교다. 선도성을 잃으면 그때부터 카이스트는 죽은 것이고 존재 가치를 잃게 된다. 초기에 강조됐던 선도성과는 다른 개념이 필요한 때다. 4차 산업혁명기에 카이스트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세계로 나가는 데 필요한 선도성, 글로벌 가치창출 선도성이 필요하다. 이번 비전은 그런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그렇다면 현재 카이스트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카이스트는 글로벌 대학평가 기관인 영국 QS가 실시한 ‘2017 세계대학 평가’에서 41위를 차지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카이스트처럼 역사가 짧고 규모가 작은 대학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대학의 실질적 수준은 세부전공 평가에서 드러나는데 카이스트가 20위 내에 포함되는 분야가 6개 정도 된다. 최근에는 인지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AI 킬러로봇’ 해프닝 역시 카이스트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일이 아닌가 싶다.(웃음) 국가의 지원을 많이 받는 대학이면서 예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미안하긴 하지만 세계 20위권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수들도 많고 규모도 더 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인풋(input)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비전을 이야기하고 구현해 나가기 위해서는 재원 확보가 필수적이다. →세계 10위권 진입 목표인 카이스트가 대중들이 잘 알고 있는 하버드대나 MIT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ETH)를 목표로 하는 이유는. -현재 카이스트의 규모나 환경, 흡입력을 고려할 때 도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목표가 ETH이다. ETH는 작으면서 강한 대학이다. 단지 비전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허구적인 목표보다는 실질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목표가 필요하다. ETH는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충분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카이스트가 국내 최고 대학이지만 한편에선 국비로 공부하면서 정작 사회 기여가 작다는 지적도 있다. -사회 기여라는 부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카이스트 졸업생들의 절반 이상이 기업으로 가고 있으며 그중 절반이 벤처기업으로 가고 있다. 숫자로 본다면 카이스트 졸업생들이 만든 기업이 1456개이고 고용 창출은 3만 2000여명이며, 이들이 만들어 내는 연간 매출액은 약 13조 6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핵심수출 산업이라는 반도체 분야에서도 박사급 연구자 25% 이상이 카이스트 출신이다. 카이스트가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는 바로 그런 것 아니겠나. 온라인 대중 강좌 ‘무크’를 확대하려는 것도 카이스트가 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국민의 대학’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의 지적 수준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과 관련한 것들은 모두 카이스트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비전 2031’의 교육혁신 분야를 보면 일반고와 여학생의 입학 비중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특별한 기준 없이 무조건 늘리겠다는 것 아닌가, 과학고와 영재고 출신들이 차별받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그동안 과학, 수학 능력 중심으로 신입생을 선발했지만 앞으로는 배려, 도전, 창의 정신, 리더십도 비중을 두고 보겠다는 말이다. 선발 기준을 바꾸다 보면 자연스럽게 일반고 입학생들이 늘지 않겠나. 일률적으로 일반고 입학생을 늘리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외국인 학생 입학 비중도 늘리겠다고도 했다. 국비로 운영되는 학교에서 외국 국적 학생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만 생각하면 세금 낭비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세계 경제 10위권 나라인 만큼 국경을 넘어 영향권을 넓혀 나가야 한다. 카이스트 역시 미국에서 600만 달러를 지원받아 만들어졌다는 것만 봐도 우리가 개발도상국을 도와줘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선진국 지원을 받아 만들어진 뒤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이 됐다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개도국들은 선진국 명문대학들이 아닌 카이스트를 찾아 배우려고 하는 것이다. →교육혁신 부분에서 공동체와 배려의 문화를 강조했다. 수월성을 강조하던 카이스트에서 배려를 이야기한 것도 놀랍지만 무한경쟁 환경에서 1등만 했던 학생들에게 이러한 문화를 쉽게 가르칠 수 있겠나. -지금까지 제도권 교육에서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만 가르치고 있다. 그렇지만 4차 산업혁명 사회에서 키워드는 지식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것이다. 한국이 4차 산업혁명의 파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교들부터 서열화에서 탈피해야 한다. 대학은 우리 카이스트가 앞장서서 학생을 일률적으로 평가하고 줄세우는 것을 끝내려고 한다. 그래서 교육도 팀프로젝트, 팀러닝, 프로젝트 러닝으로, 또 토론 위주로 바꾸고 있다. 최선을 다하되 학점에는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온라인 중심 ‘에듀케이션 4.0’ 혁신을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 학습은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칠판 앞에서 교수에게 직접 강의를 듣는 것보다는 학습 효율이 낮지 않겠나. -온라인 강의라고 해서 학생들이 대충 넘어갈 수 없도록 하는 학습 체킹 메커니즘이 있다. 가르치는 것은 온라인으로 하고 수업은 토론, 프로젝트 중심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다. ‘온라인 학습, 오프라인 토론’이 함께 가도록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수업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아질 것이다. 온라인 중심으로 강의 형식이 바뀐다고 해서 학생들 실력이 떨어질 거라고 보는 것은 옛날 생각에 얽매인 것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당시 시도했던 무(無)학과, 융합기초학부를 카이스트에서도 하겠다고 했다. 학부과정에서 융합에 치우치다 보면 정작 기본이 탄탄하지 못해 더 어려울 수 있을 것 같다. -예전에는 물리학을 공부한다고 하면 무생물체만 다뤘는데 이제는 물리학을 제대로 하려면 생물학, 화학은 물론 주변 다른 학문들도 폭넓게 알아야 한다. 학문적 배경이 다양할수록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발명할 수 있는 창의적 융합인재가 되기 쉽다. 예전과는 달리 단순히 한 분야에서 깊이 들어간다고 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상대방의 것을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 시절에는 기초 교육과 넓은 지식을 갖고 다른 분야와 언어 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어느 대학들에서도 없었던 시도인 만큼 융·복합 교육을 위해 자체 교재를 개발하고 있다. →국제화 혁신도 강조하고 있는데 국제화라는 것이 학교 수준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아닌가. 국내 대학 중에서 가장 국제화가 잘되고 있는 학교라는 평가인데. -세계적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국제화는 필수적이다. 단순히 수적으로 외국인 학생과 교수진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이 대학 캠퍼스를 돌아다니면서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한국 학생과 교원들도 외국인 연구자들에 대해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필요한 것이 ‘언어 장벽’을 없애는 것이다. 이미 수업에서는 85% 이상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생활 현장은 여전히 한국어 중심이라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외국인 학생이 캠퍼스에서 생활하고 외국인 교수가 교수 회의에서 불편을 느낀다. 또 하나 강조하고 싶은 것은 외국인 학생과 교수들에게도 한국어를 배우도록 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대학들이 국제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세계화)과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이 동시에 이뤄지는 글로컬라이제이션 캠퍼스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카이스트는 ‘영어를 쓰는 캠퍼스’가 아닌 ‘영어와 한국어 모두 자연스럽게 쓰이는 이중언어 캠퍼스’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신성철 총장은 ‘카이스트 동문 출신 첫 총장’이다. 나노스피닉스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응용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고체물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재료물리학 박사모를 썼다. 자성학 분야에서 오랜 난제인 2차원 나노 자성박막 잡음현상을 처음으로 규명하는 등 연구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물리학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역임하고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초대·2대 총장을 맡는 등 과학 행정가로서의 경험도 풍부하다. DGIST 총장 재직 시 융복합대학원과 무(無)학과 단일학부를 도입하는 등 교육혁신을 이끌기도 했다. ▲미국 이스트먼코닥연구소 수석연구원 ▲카이스트 국제협력실장 ▲카이스트 기획처장 ▲고등과학원설립추진단장 ▲카이스트 부총장 ▲한국물리학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DGIST 1·2대 총장 ▲제16대 카이스트 총장
  • 유커 떠난 자리에 싼커·다이거우…제주 풍경이 달라졌수다

    유커 떠난 자리에 싼커·다이거우…제주 풍경이 달라졌수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사라진 제주. 유커가 떠난 빈자리를 내국인이 메우면서 관광지마다 인파가 넘쳐난다. 주말 제주행 항공권은 동나 버린다. 면세점은 유커를 대신해 다이거우(중국인 보따리상인)가 몰려들었다. 지난해 3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이후 13개월이 지난 19일 제주 관광의 변화를 들여다봤다.#풍경 하나. 제주시 연동 옛 바오젠거리. ‘제주의 작은 중국’이라 불렸지만 요즘 유커는 찾아볼 수가 없다. 2011년 중국 바오젠그룹이 1만 4000명의 인센티브 관광단을 보내자 화답 차원에서 제주도가 바오젠거리라고 이름을 붙여 줬다. 하지만 유커가 사라지면서 지난 11일 거리 이름도 ‘누웨모루거리‘로 바뀌었다. 사드 보복 조치가 장기화되자 제주시가 거리이름을 아예 바꿔 버렸다. 이곳은 아예 폐업하거나 업종을 바꾸는 매장이 속출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즐비했던 중국어 간판도 하나 둘 사라졌고 중국어 호객행위 소리도 끊긴 지 오래다. 50% 세일을 내걸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점들도 많다. 상인 김모(56)씨는 “싼커(중국인 개별관광객)와 내국인 관광객이 찾아오지만 유커가 밀려들던 때와 비교하면 매출이라고 할 수도 없다”며 “이제는 거리 이름마저 달라져 유커가 다시 돌아온다 해도 예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30만 7023명으로 2016년 같은 기간 238만 2481명보다 87.1%인 207만 5458명이 줄었다. #풍경 둘.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 국제크루즈터미널. 크루즈관광객으로 시끌벅적했던 이곳은 개점휴업 상태다. 올해 제주를 찾은 중국발 크루즈선은 한 척도 없다. 1~3월 84척의 중국발 크루즈선이 모두 입항을 취소했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7월 100억원을 들여 설치한 출국장면세점은 크루즈선 입항이 끊기면서 파리만 날리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제주에 기항하겠다는 중국발 크루즈선이 넘쳐 나 제주 체류시간이 긴 크루즈선에 선석을 우선 배정하던 호시절은 옛일이 됐다. 540여억원이 투입된 서귀포 강정 크루즈터미널(제주해군기지)도 지난해 7월 준공됐지만 중국발 크루즈 입항은 줄줄이 취소됐다. 강정마을 주민 박모(57)씨는 “크루즈선이 입항하면 해군기지 건설로 홍역을 치렀던 마을에 활기가 돌고 특산물 판매 등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물거품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크루즈선을 타고 제주를 찾은 중국인 등 외국인 관광객은 18만 9000여명으로 2016년 120만 9000여명보다 무려 84.3% 급감했다. #풍경 셋. 연동의 한 면세점, 매일 밤이면 수십명의 다이거우들이 면세점 앞에서 노숙한다. 하루 일정한 개수만 파는 명품가방 등을 선착순 구매하기 위해서다. 면세점이 문을 여는 오전 9시가 되면 면세점 앞은 밀려드는 다이거우들로 긴 줄을 이룬다. 요즘 제주의 대기업 면세점은 다이거우 차지다. 유커보다 구매력이 높아 면세점의 최대고객이다. 중국에서 다이거우만 모아 제주 쇼핑을 알선하는 여행사도 생겨났다. 유커 발길이 끊어지면서 한동안 텅 비었던 면세점 주변 숙박업소는 이들 다이거우들이 찾으면서 최악의 사태는 면했다는 분위기다. 중국 전문 T여행사 이모(50) 사장은 “예전의 유커는 관광도 관광이지만 중국에서 유명한 국산화장품, 전기제품 등 쇼핑이 제주여행의 목적이기도 했다“면서 “지금은 명품 가방 하나면 중국에서 두 배 장사한다며 다이거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풍경 넷. 제주 서부지역의 한 오름(기생화산), 평소 인적이 드물었던 이곳은 제주로 이주한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이 전파를 타면서 관광객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주말이면 오름 주변은 밀려드는 관광렌터카로 북새통을 이룬다. 관광객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제주 중산간의 한 사찰도 TV 전파를 타면서 요즘 관광객이 몰려든다. 지난달 문을 연 제주 동문시장 야시장은 밤이 되면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동문시장 주변은 거대한 렌터카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 택시기사 박모(44)씨는 “야시장뿐만 아니라 유명 관광지마다 주차장은 내국인 렌터카로 만원”이라며 “유커 사업장은 직격탄을 맞았을지 모르지만 주말은 물론 주중에도 관광지마다 내국인 여행객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1352만명으로, 2016년 1224만명보다 10.4%가 늘었다. 여행업계는 “유커가 사라진 지금이 제주를 여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매력이 내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KTX보다 싼 저비용 항공사가 자리를 잡은 데다 제주를 소재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것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난 13개월간 제주는 자취를 감춘 유커와 이를 메운 내국인 시장의 확대라는 시장변화를 가져왔다. 김의근 제주국제대 교수(관광경영)는 “유커는 관광시장의 양적 확대는 가져왔지만 쇼핑 강요와 싸구려 관광 등의 부작용도 많았다”면서 “예전처럼 머릿수보다는 씀씀이가 큰 외국인 개별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는 등 질적인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관광공사의 지난해 제주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인당 1214.9달러를 썼다. 전년보다 20.7%인 251.9달러가 줄었다. 내국인 관광객은 1인당 54만 307원으로 전년도보다 5만 2124원(9.65%) 감소했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외국인 개별여행객이 패키지여행객보다 많은 지출을 하는 등 씀씀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개별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상품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은평구, 녹번동 주민센터에 어린이도서관 개관

    은평구, 녹번동 주민센터에 어린이도서관 개관

    서울 은평구는 녹번동 주민센터에서 녹번어린이도서관 운영을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녹번어린이도서관은 지난 12일 개관식을 했다. 도서관은 관내 어린이들의 지식정보습득과 독서문화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추진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동 주민센터 유휴공간 3층을 활용해 공사를 진행했다. 도서관은 도서대출 서비스와 지역주민 커뮤니티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청소년 권장도서, 교과서 수록 도서, 아동문학상 수상작 등 도서 1000여권을 보유하고 있다. 도서관의 가장 큰 특징은 도서관 바로 앞에 조성된 옥상정원이다. 독서와 함께 자연생태공간에서 체험학습과 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 운영시간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다. 4월 시범운영을 거쳐 5월부터 도서 대출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어머니와 아침 먹듯… 평범한 삶 속에 행복이 있다”

    “어머니와 아침 먹듯… 평범한 삶 속에 행복이 있다”

    “여든여섯의 어머니와 아침을 함께 먹을 때, 출근하기 전 어머니와 포옹을 하면서 볼에 입을 맞출 때, 고부 갈등 없이 어머니 곁에 있어 준 아내를 마주할 때 더없이 기쁩니다. 헤아릴 수 없이 큰 행복이죠. 좋은 직장, 좋은 자동차, 좋은 집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아요. 사람과 마음을 주고받고 더불어 사는 삶을 향하는 길 곳곳에 행복이 있습니다. 삶은 생각보다 그렇게 복잡하지 않답니다.”‘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를 표방하는 샘터는 1970년 창간한 이후 48년간 단 한 권의 결호 없이 발행해 온 ‘국민 잡지’다. 샘터의 창립자이자 아버지인 김재순(1923~2016) 전 국회의장의 뒤를 이어 1995년부터 샘터를 이끌어 온 김성구(58) 대표는 2003년부터 선보인 ‘발행인 칼럼’으로 한 달에 한 번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잡지에 실렸던 칼럼 80여편을 새롭게 엮은 첫 산문집 ‘좋아요, 그런 마음’(샘터)을 펴낸 김 대표는 10일 “지난 20여년간 평범하지만 자신의 인생을 올곧게 살아온 사람들을 통해 배운 인생의 진리가 이 책에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책 속에는 부제처럼 ‘서툰 마음이 괴로울 때 흔들리는 마음을 붙들고 굳은 마음을 풀어준 좋은 마음’에 대한 조언이 담겨 있다. 김 대표는 인생은 마냥 좋지도 마냥 나쁘기만 한 것도 아니기에 매순간을 즐겁게 살자고 응원한다. 특히 차분히 자신을 돌아보면 마음의 샘에 평화가 고이는 행복의 순간을 마주할 수 있다고 귀띔한다. “북한산에 오르면 찾아가는 산벚나무가 있어요. 꼭 안고 있으면 마음도 편안하고 따뜻해지죠. 그 나무 아래에 있는 널찍한 바위를 보고 있으면 어떨 땐 힘든 나를 위해 울어 주는 것 같아 위로를 받기도 하고요. 스님이나 수도자처럼 사막이나 산속에 가거나 동굴에 파묻혀야만 깨달을 수 있는 건 아니죠. 나의 주변과 그리고 길가에서도 삶의 진리를 깨칠 수 있습니다.”김 대표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해보고 싶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열정이야말로 인생에 몰두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패러글라이딩, 마라톤, 검도, 골프, 합기도 등 이것저것 다 해봤어요. 스킨스쿠버는 자격증도 따고요. 사람은 죽는 순간까지 배워야 해요.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면 어느 순간 배우는 것을 포기하는데 그건 혈관의 피가 통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새로운 물이 끊임없이 흘러야 그 물에 모난 돌도 다듬어지는 법이죠.” 김 대표는 샘터를 통해 만난 아동문학가 정채봉, 소설가 최인호, 영문학자이자 수필가인 장영희 등의 작가를 비롯해 법정 스님, 이해인 수녀 등 종교계 인사들과도 깊은 친분을 나눴다. 특히 가족 다음으로 가깝게 지낸 수필가 피천득(1910~2007) 선생과의 인연은 각별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선생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갔어요. 다른 분들은 세뱃돈으로 1000원, 5000원을 주셨는데 선생님은 양말 한 켤레, 미제 초콜릿을 주시더라고요. 돈보다 이상하게 거기에 마음이 갔어요. 그때 이후 매년 새해면 선생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여쭸죠. 40여년간 선생님을 알고 지내면서 제가 들었던 가장 인상 깊은 말은 ‘세상의 모든 것을 다 버려도 자기 자신만은 버리지 말라’는 거예요. 자존감을 잃지 말라는 선생님의 이 말씀은 제 삶의 지표가 되었습니다.” 1979년 지어진 이래 대학로의 대표적인 건물로 사랑받은 옛 사옥을 매각한 이후 지난해 10월 혜화동 인근으로 터전을 옮겼다. 샘터 사옥은 2년 전 김 대표의 아버지가 별세한 뒤 상속세 부담이 커지면서 매물로 나왔고 이후 부동산 투자회사 공공그라운드가 인수했다. “상속세 부담에 현실적으로 건물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었어요. 건물도 중요하지만 샘터사의 정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엄마 같은 존재가 되는 거죠. 아무 걱정 없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샘터를 만들기 위해 더 좋은 계기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엔 임대료를 받았지만 이젠 임대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잖아요(웃음). 맨땅에 헤딩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죠. 앞으로 공격적으로 사업을 펼쳐야 하니까 더 재밌지 않을까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중재자 靑의 전략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중재자 靑의 전략

    남북 정상회담이 2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중재자를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5월 말이나 6월 초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수준을 정하는 것이 고민이다.남북 정상이 오는 27일 판문점에서 만나 비핵화 선언 외에 평화협정 체결을 통한 항구적 평화체제 수립과 같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합의를 이루면 북·미 정상회담은 김빠진 회담이 될 수 있다. 알맹이 없는 ‘부실 회담’을 하면 중재자로서의 영향력을 상실할 수도 있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남북 정상회담의 합의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가까워져 올수록 한국에 대한 미국의 경계심도 표면화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 관료가 “판문점 등 한국 내 장소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데 경계심이 있다. 한국인들이 (북·미 사이에서) 너무 많은 중재자 역할을 하려 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비핵화 회담의 성과와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고 싶어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만족할 회담을 위해 한·미 양국은 물밑 대화를 하며 정상회담 의제 범주 가이드라인을 정교하게 짜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미국으로부터 긴밀하게 (북·미 정상회담) 진행 상황을 전달받고 우리 쪽 의견도 전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남북 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을 통해 비핵화 의지의 선언적 말을 듣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비핵화와 체제 안전보장을 교환하는 ‘빅딜’은 북·미 정상회담 몫으로 남겨 미국에 상당 부분의 성과를 넘겨주는 식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을지재단 설립자 故 박영하 박사 ‘4월의 현충인물’에 선정

    을지재단 설립자 故 박영하 박사 ‘4월의 현충인물’에 선정

    의학발전과 사회봉사 등으로 국가에 공헌한 을지재단 설립자 故 범석 박영하 박사가 ‘올해 4월의 현충인물’ 로 선정 되었다. 국립대전현충원의 현충인물 선정패 증정식은 박준영 을지대학교 설립자, 홍성희 을지대학교 총장, 박준숙 범석학술장학재단 이사장, 이승훈 을지대학교의료원장, 홍인표 을지대학교병원장 등 재단 관계자와 권율정 국립대전현충원장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 귀빈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 권 원장은 고인의 숭고한 나눔과 봉사정신을 기리고 나라사랑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현충인물 선정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박준영 설립자에게 선정패를 전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준영 을지대학교 설립자는 “고인의 숭고한 정신을 받들어 의료향상과 교육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1956년 서울시 중구 을지로 4가에 ‘박산부인과의원’ 개원을 시작으로 을지재단을 국내 굴지 의료·교육기관으로 발전시킨 박영하 박사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개인 재산인 병원을 모두 공익법인으로 사회에 환원해 의료 공익화에 앞장섰다. 또 1997년 개인재산을 출연해 범석학술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장학금과 학술연구비 지원 사업 등을 통해 50여억 원을 지원하는 등 생전에 개인재산 207억 원을 사회에 기부했다. 유가족들은 이 같은 선친의 뜻을 기리기 위해 주택을 포함한 모든 개인재산 168억 원을 학원과 병원에 기부했다. 박영하 박사는 6.25 전쟁 발발 직후 의과대학 동문들과 함께 의용군을 조직해 군의관으로 평양탈환작전에 참전하는 등 6년여 동안 국가를 위해 소명을 다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들을 인정받아 1998년 사단법인 한국상록회로부터 ‘인간 상록수’에 선정됐고, 1999년에는 국민훈장 모란장, 2008년에는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각각 수훈했으며 2013년 국립대전현충원 국가사회공헌자묘역에 안장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여기는 중국] “사지 멀쩡하고 꽃미녀라”…中 당당 구걸녀 화제

    [여기는 중국] “사지 멀쩡하고 꽃미녀라”…中 당당 구걸녀 화제

    중국 윈난성(云南省) 리장시(丽江市)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한 여성이 화제다. 사람들에게 구걸하는 이 여성이 들고 있는 종이에는 “저는 사지도 멀쩡하고 건강한데다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꽃다운 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출근하고 싶지 않고 이렇게 구걸합니다” 라고 적혀있다. 자신의 딱한 상황을 알리는 다른 걸인들과는 아주 상반된 모습이다. 위난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30세 전후로 추정되는 이 여성은 빨간색 면마 상의와 자색 치마를 입었으며, 말총머리의 머리장식을 했다. 여성의 차림은 중국 소수민족의 복고풍 의상으로 리장시(丽江市)의 고성과 같은 관광지에 갈 때나 볼 수 있는 복장이다. 또한 그녀의 손에는 효(孝)와 예(礼)등의 문신이 새겨져 있다. 이 여성의 사진이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펑요우취안'(朋友圈)에 도배되면서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으며, 특히 너도 나도 여성을 봤다는 목격담이 끊이지 않았다. 어떤 시민은 마을 동문에서, 또 어떤 시민은 시장에서, 또다른 시민은 공원에서 여성을 봤다고 밝혀 이 여성을 본 것이 졸지에 행운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심지어 그녀가 나오지 않은 날은, 행적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사람마저 생겼다. 그녀가 자주 나타나는 시장의 한 점포 주인은 “출근하기도 귀찮아서 이렇게 구걸하고 있는데, 이렇게 추운 날씨에 나오겠어요?”라며 그녀를 향한 관심에 어이없어 했다. 한편 중국 네티즌들은 “여행을 갔다가 도둑을 만나 나쁜 일을 당했다며 구걸하는 사람은 봤어도 이렇게 당당하게 구걸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구걸을 하면서 손에 효(孝)와 예(礼)의 문신을 새긴게 참 눈꼴사납다”며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홍다은 항저우(중국) 통신원 tourismlover@naver.com   
  • 광명시 2020년부터 전국 최초 ‘개방형 고교학점제’ 실시

    광명시 2020년부터 전국 최초 ‘개방형 고교학점제’ 실시

    경기 광명교육지원청은 2020년부터 10개 학교에서 ‘개방형 고교학점제’를 실시한다고 10일 발표했다. 2022년부터 전국적으로 고교학점제가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광명교육지원청이 2년 앞당겨 추진한다. ‘개방형 고교학점제’는 모든 고등학교가 교육과정을 특성화한다.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해 매주 1일 ‘공동교육의 날’을 정해 학교와 지역 교육관련 시설을 동시 개방한다. 학생은 자신이 선택한 과목이 개설된 학교나 시설에 등교해 원하는 과목을 수강, 이수하는 제도다. 공동교육의 날에 전시간동안 수강할지, 하루 3시간가량 수강할지는 검토 중에 있다. 광명경영회계고를 비롯해 광명고, 광명공업고, 광명북고, 광문고, 광휘고, 명문고, 소하고, 운산고, 충현고 등 10개 학교에서 우선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광명교육지원청은 고교학점제 추진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고교학점제 핵심 내용을 가다듬고 있다. 지자체나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개방형 고교학점제‘로 주마다 하루 학교와 지역사회 교육시설을 전면 동시 개방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1학년때 공통과목을 이수한 후 2, 3학년때는 `무학년 고교학점제‘를 실시한다. 공동문제점들은 `광명교육지원청 고교학점제 추진 TF’를 통해서 해결한다. 이 밖에 국내외 사례를 연구·견학하고 학점제를 운영하기 위해 교육시설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또 지역 교육관련 시설과 인적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개방형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 운영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2018학년도부터 연도별 로드맵을 만들어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2019학년도에는 고교별 교육과정 특성화를 시작해 최종 `학교와 지역사회 개방형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할 계획이다. 2020학년도에는 학교와 지역사회 개방형 공동교육과정을 시범 운영하고 2, 3학년 무학년 고교학점제를 시범실시할 예정이다. 홍정수 광명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개방형 고교학점제는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을 총동원해 학생 진로와 관련된 개인화 교육과정을 최대한 열어주는 ‘한국형 고교학점제’”라고 밝혔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성폭력 사과받을 때까지… 딸과 함께 뛸 겁니다”

    [甲男세상, 乙女의 반격] “성폭력 사과받을 때까지… 딸과 함께 뛸 겁니다”

    한 달 전 큰딸의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폭로 이후 “소중한 일상을 잃었다”는 회사원 이승(49)씨는 지난 5일 고교 동창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봉투 한 장을 건네받았다. 이 봉투에는 편지 한 통과 함께 현금 315만원(100만원짜리 수표 3장, 10만원짜리 수표 1장, 5만원짜리 1장)이 담겨 있었다. 그 자리에서는 차마 편지를 읽을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아내와 두 딸을 불러 모은 뒤 편지를 열었다. ‘내 친구 승아’로 시작되는 이 손 편지에는 이씨의 큰딸이 겪은 아픔과 가족이 감내해야 할 고통에 대해 “함께 아파하고 분노하며 마음을 함께하고 있다”는 위로의 내용이 나온다. 편지 뒷장에는 “변호사 선임 비용 등에 쓰라”며 이씨를 후원한 친구들 63명의 명단이 빽빽이 적혀 있었다. 편지를 다 읽은 네 식구는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이씨는 서울 M여중에 다녔던 큰딸 이모(22)씨가 7년 전 중학교 교사로부터 1년여간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지난달 7일에야 처음 알게 됐다. 그날 오전 이씨는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대로 학교로 돌진할까”, “가해 교사를 찾아가 복수라도 해야 할까” 등 머릿속이 복잡했다. ‘딸에게는 어떤 위로를 해 줄까’를 하루 종일 고민하다 그날 밤 딸에게 “왜 그때 얘기 안 했어”라고 말해 버렸다. 뉴스에서나 볼 법한 일이 현실로 닥치자 이씨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딸이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투 폭로 글을 올렸다는 얘기에 이씨는 처음에 난색을 표했다. 이씨는 그 정도 선에서 수습을 하기로 하고 법원·검찰에 아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기로 했다. 딸에게는 “변호사와 상의하기 전에는 SNS에 글을 올리지 말자”라고 말했다. 그런데 딸이 “왜 입을 막느냐”며 격하게 반발했다. 사건이 터지고 이틀이 지나 이씨가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았다. 이씨의 친구는 “딸의 방식이 맞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그는 동의할 수 없었다. 아무 힘도 없는 딸아이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싸우는 이 방식이 대체 뭐가 맞는 것이냐고. 그러나 친구의 말을 곱씹은 그는 만 하루가 지난 뒤 딸을 향해 ‘위드유’(#With You·당신을 지지한다)를 선언했다. “모든 걸 버리고 싸운다는 것, 죽기로 마음먹고 싸운다는 게 잘 싸우는 것”이란 결론을 내린 것이다. 앞으로의 모든 싸움은 딸이 진행하고, 이씨는 옆에서 지원만 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이씨도 자신의 SNS와 고교 동기 및 총동문회 온라인 계정에 딸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알렸다. 지난 5일 이씨 동기들이 ‘위드유’에 나설 수 있었던 계기다. 현재 이 사건은 지난 4일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내사 단계에서 수사로 전환됐다. 경찰은 지난 6일 학교 측에도 수사 개시 통보를 했다. 이씨는 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마음을 다스리지 않고 분노를 폭발시켰다면 우리 가족은 더 힘든 길을 걸었을 것”이라면서 “가해 교사가 형사 처벌을 받는 것과 별개로 직접 사과를 받을 때까지 딸과 함께 뛸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중앙대 건설대학원, 건설 산업 발전의 미래를 위한 신입생 모집

    중앙대 건설대학원, 건설 산업 발전의 미래를 위한 신입생 모집

    국내외 환경이 역동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대학교육도 변화하고 있다. 특히 건설 분야는 국력의 상징이 된 만큼 최신기술과 정보를 갖춘 전문 기술인과 지도자를 양성하고자 건설대학원에서는 다양한 전공을 개설하고, 건설기술뿐 아니라 종합기술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교육하고 있다. 특히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은 국내 건설산업의 대외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2018학년도 후반기 석사과정 신입생을 4월 한 달 동안 모집하고 있다. 글로벌EPC학과의 경우, 글로벌 EPC계약 및 분쟁관리, EPC리스크 관리 등 실무응용 교육에 집중하여, 기업에서 일정기간의 실무경험을 보유한 재직자들을 대상으로 다변화하는 건설사업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컨설턴트 및 사업관리자를 양성할 계획이다. 방재안전및유지관리학과 내 방재안전 및 건설경영 전공은 급격하게 대형화, 첨단화되고 국제화되고 있는 건설분야에서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리드할 수 있는 건설분야 경영인 양성을 위해, 건설, 경영, 경제, 부동산, 정보기술, 연구방법 등의 교과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방재안전및유지관리학과 내 시설물유지관리시스템 전공의 경우 사물인터넷이 주를 이루는 21세기에 시설물 유지관리 및 연구방법에 있어 보다 창의적으로 접근하고, 기획 업무 분야에서 광범위한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자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석사학위 과정은 64회에 걸쳐 1,95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바 있으며, 이밖에 건설최고경영자과정, 도시관리 전문교육과정, 해외건설PM전문가 양성과정 등을 운영하였다. 이번에 모집하는 석사과정은 학사과정의 출신학과 및 전공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격은 학사학위 취득(예정)자, 또는 법령에 의하여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인정자라면 학사과정 출신학과나 전공에 관계없이 지원 가능하다. 지원자는 4월 30일까지 유웨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원서를 접수하면 된다. 입학원서는 출력하여 졸업(예정)증명서, 성적증명서, 경력 또는 재직증명서(해당자에 한함)와 함께 5월 4일 오후 6시까지 건설대학원 행정실로 제출해야 한다. 이후 심층면접은 5월 12일, 합격자 발표는 5월 16일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측은 “입학 성적 우수자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며, 대학원 재학 중 학업성적이 우수한 경우에도 각종 장학금 혜택이 돌아간다”며 “재학생 및 동문에게는 중앙대학교 병원 진료비 감면 혜택이 부여되며, 대학원 졸업자에게는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박사학위과정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중·러 vs 미·일 구도…한국 ‘운전자 역할’ 더 커졌다

    북·중·러 vs 미·일 구도…한국 ‘운전자 역할’ 더 커졌다

    10일 북·러 외무장관회담 개최 북·중·러 급속한 ‘新밀월’ 형성 17~20일 미·일 정상회담 열려 한국, 북·미 포괄적 타결 중재 비핵화 주변국 지지 끌어내야지난달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오는 10일 북·러 외무장관회담 개최가 알려지면서 북한과 중·러 사이에 ‘신밀월’이 형성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미·중 간 통상전쟁, 미·러 간 신형무기 경쟁이 심화하면서 ‘북·중·러 vs 미·일’의 전통적 진영 구도가 부상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이 운전석에 앉은 한 과거와는 다른 ‘새판’이 전개될 것으로 봤다. 중·일·러의 편가르기에 따른 진영 논리보다 한국의 적극적 중재로 북·미 정상이 ‘포괄적 타결’에 이를지 여부가 판을 주도한다는 것이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4월) 9~11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공식 방문이 예정돼 있다”며 “10일에는 양국 외무장관회담이 열린다”고 밝혔다. 그는 “(회담에서) 양자 관계 현황 및 전망이 논의되고, 한반도 사태 해결에 중점을 둔 핵심적 국제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리 외무상은 5~6일 아제르바이잔의 바쿠에서 열리는 비동맹운동(NAM) 각료회의 등에 참석한 뒤 모스크바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달 26일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이 대러 관계 개선에 나서는 행보로 보인다. 북한 매체들은 연이어 중국과의 친선을 강조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보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 축전에 대해 시 주석이 지난달 23일 보낸 답전을 뒤늦게 공개했다. 시 주석은 답전에서 “전통적인 중·조(북·중) 친선은 쌍방의 공동의 귀중한 재부”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재팬 패싱(소외현상)’을 우려하던 일본은 미국에 노골적인 구애를 보냈고, 오는 17~20일 미 플로리다에서 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다만 북·중·러 관계의 경우, 미국의 압박을 받는 북한이 북·미 합의 실패 및 미국의 군사적 옵션 가능성에 대해 보험격으로 진행하고 있다면 미·일 관계는 대북 압박·제재에서 북·일 대화로 방향을 바꾸려는 일본의 요구가 더 강한 것이 차이점이다. 북·중·러와 미·일의 대결 구도가 두드러질수록 운전석에 앉아 중재를 하는 한국의 입장은 힘들어진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전통적 진영 논리가 힘을 많이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미국은 중국의 대북 관계 개선에 대해 ‘비핵화 해결의 도우미 역할’로 한정했고, 일본의 미·일 공조 움직임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진영 구도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비핵화 문제를 둘러싼) 근본적 환경이 과거와 달라지면서 주변국들이 비핵화 문제의 가시적 진전을 위해 협력하는 구조”라며 “한국이 한·미 공조 속에서 북한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고, 이를 위해 주변국(의 지지)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 당사자인 한국의 중재로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주변국의 움직임이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빅딜’(비핵화와 체제안전보장 교환) 기 싸움에서 파투가 나지 않게 맞춰주고 있다”며 “다만 두 정상 모두 드라마를 연출하고 싶어 하는 스타일이어서 세세하게 설명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수 있는데, 이 부분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트럼프, 노벨상 때문이라도 9월 전까지 비핵화 성과내려 할 것”

    “트럼프, 노벨상 때문이라도 9월 전까지 비핵화 성과내려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의 가시적인 성과를 위해 워싱턴DC와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자는 합의를 올해 안에 추진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5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과제’를 주제로 주최한 통일전략포럼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동결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이 어느 정도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9월 정도까지 워싱턴DC와 평양에 연락사무소 개설합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0월 발표되는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11월에 열리는 미국 중간선거를 겨냥해 9월까지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고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북한의 고농축우라늄 시설 신고와 검증이 최대한 빨리 완료된다는 전제하에 연락사무소의 설치 시점을 이르면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위해 미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2020년 7월 이전까지 한반도 비핵화의 완료를 목표로 할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해외반출과 핵 시설 폐기작업이 시작되면 연락사무소를 대사급으로 승격한 북미 간 외교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이어 발표한 박종철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한반도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 타결이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비핵화,체제보장, 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제 등 모든 관련 이슈의 일괄 타결은 어렵다”며 “일괄타결한다고 하더라도 실제 이행은 실무협상이라는 단계적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을 한반도 평화정착에 활용하면서 그 성과는 북미정상회담과 그 이후에 있을 다자정상회담을 위해 남겨두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전통 창작무용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시즌 첫 공연 시작

    한국전통 창작무용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 시즌 첫 공연 시작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이 오는 4월 14일과 1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시즌 첫 공연의 막을 올린다. 제작기간 3년, 제작비 총10억 원, 참여인원 80명이 투입됐으며 예술총감독에 김사라, 안무연출에 김나영, 기획 및 제작은 아리예술단이 맡았다. 춤극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2016년 10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전통예술지역브랜드 상설공연 공모사업에 최우수작품으로 선정이 됐으며, 2017년 안동유교랜드 원형극장과 안동예술의 전당에서 13회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이 공연은 세월 속에 묻혀 있던 한 여인의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를 부활시켜 창의적으로 재구성한 한국전통 창작무용극이다. 물질주의와 기계주의, 이기주의, 무도덕주의가 만들어낸 거대한 괴물에게 짓밟힌 무력한 현대인들의 감성과 영혼에 울림을 주는 보편적 진리, 즉 사랑의 숭고함을 심미적으로 보여주고자 한다. 해당 극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 지난 1998년 4월 14일, 경북 안동 고성 이씨 댁 자손 이응태의 무덤을 이장하던 중 무덤 속에서 썩지 않은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이응태의 아내 ‘원이엄마’가 쓴 사별한 남편을 향한 절절하고도 애틋한 사랑의 편지와 머리칼을 잘라 삼과 함께 꼬아 만든 미투리 등 유물이 450여년 동안 썩지 않은 채 고스란히 그 모습을 드러냈다. 극은 ‘원이엄마’의 편지글에서 모티브를 얻어 그래서 ‘미투리’와 ‘머리카락’을 불멸의 사랑의 ‘심미적 상징’으로 형상화하고, 편지의 내용을 가사에 붙여 율동적인 무용극으로 구성했다. 공연 관계자는 “‘죽음도 갈라놓지 못한 사랑’은 생명의 신과 죽음의 신이 쌍둥이로서 원래는 하나라는 동양철학의 일원론에 바탕을 두면서 인간의 사랑과 생명에 대한 신념이 두 신을 화해시킨다는 인간 정신의 위대함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더욱 자세한 공연 정보는 티켓링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남 선관위, 불법 선거운동한 현직 교사 고발

    전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6·13 교육감선거 입후보예정자 A씨를 위한 사조직을 결성하고, SNS와 명함을 이용해 지지호소 메시지를 발송한 완도군 모고등학교 교사 B씨를 광주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B 교사는 지난 1월 A씨를 교육감 후보로 선출하기 위해 교사·동문·지인 등 63명에게 SNS(카카오톡)을 이용한 지지호소 메시지를 발송했다. 고등학교 학생 10여명에게도 A씨에 대한 지지호소 독려 메시지와 명함을 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월 A씨를 위해 현직 교사들로 결성된 ‘○○○’ 사조직 결성에 참여하고, 교사 지위를 이용해 선거공약 자료 작성 등 선거운동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공직선거법에는 공무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선거에 있어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포함)의 선거운동을 위해 사조직 기타 단체를 설립하거나 설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남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에서 누구보다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무원이 불법 선거운동에 관여한 행위는 공정성을 크게 훼손하는 행위다”며 “이같은 공무원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히 조사 조치할 것이다”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비 피하려다 자동문에 낀 고양이

    비 피하려다 자동문에 낀 고양이

    비를 피하려다가 호텔 자동문에 갇힌 고양이가 구조됐다고 미국 NBC4i 지역방송이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지난 3월28일 영국 잉글랜드에 있는 한 호텔에서 유리 자동문과 고정문 틈에 낀 작은 고양이가 구조됐다. 호텔 매니저가 고양이를 발견하고,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연락해 도움을 청한 끝에 고양이가 무사히 풀려났다. RSPCA는 새끼고양이를 바로 동물병원에 데려가서, 진찰을 받게 했다. RSPCA의 케이트 라이트는 “그 고양이는 비에 젖고, 추위로 얼어서, 따뜻하고 마른 곳을 찾으려고 하던 중이었다”며 “불행하게도 고양이가 더 위험한 곳을 골랐다”고 설명했다. 그 고양이가 길고양이인지, 주인을 잃어버린 고양이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노트펫(notepet.co.kr)
  • 서울랜드, ‘캐릭터 플라워 페스티발’ 봄 나들이객 북적

    서울랜드, ‘캐릭터 플라워 페스티발’ 봄 나들이객 북적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친구, 연인, 가족단위 나들이객이 늘고 있는 요즘, 서울랜드가 30주년을 기념해 ‘캐릭터 플라워 페스티발’을 진행해 봄나들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TV 속 캐릭터가 총 출동하는 서울랜드 30주년 기념 봄축제 ‘캐릭터 플라워 페스티발’은 지난 24일 오픈 이후 많은 가족 계층의 사랑을 받으면서 봄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끌어 당기고 있다. ‘캐릭터 플라워 페스티발’은 서울랜드가 30주년을 기념해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베프가 된다는 컨셉으로,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하다.서울랜드는 봄맞이 가족 나들이객을 위해 함께 특별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다양한 이색 공연과 이벤트를 마련했다. 30주년을 맞이해 서울랜드 대표 캐릭터 아롱이&다롱이와 라바, 캐니멀 등 TV 속 캐릭터 친구들이 펼치는 ‘캐릭터 플라워 퍼레이드’, 특수효과가 가득한 환상적인 실내 공간에서 파워풀한 액션과 화려한 볼거리로 더욱 새로워진 ‘애니멀 킹덤’ 공연 등이 많은 가족 손님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캐릭터 플라워 퍼레이드는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서비스까지 준비되어 있어 서울랜드 봄 나들이 필수코스라 할 수 있다. 또한 작년에 큰 사랑을 받은 초대형 인간 인형뽑기는 한층 더 신나게 업그레이드 됐다. 한 명은 직접 초대형 집게에 매달려 원하는 인형을 뽑고 나머지 한 명은 집게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여러 장애물을 설치해 기존보다 게임 난이도를 높여 재미를 더했다. 이외에도 ‘라바RC보트 체험’, ‘콩순이 꼬꼬마 나이트’, ‘괴발개발 플라워 바이크’, ‘캐니멀 창의 블록’, ‘플레이모빌의 플라워 스튜디오’ 등 다양한 연령대가 즐길 수 있게 콘텐츠가 준비되어 나들이객을 반긴다. 여기에 수십만 송이의 튤립거리와 함께하는 봄나들이는 연인들의 로맨틱한 데이트코스로도 그만이다. 서울랜드 정문과 동문 입구에 들어서면 튤립으로 화려하게 뒤덮인 ‘튤립거리’가 드넓게 펼쳐져, 공원을 가득 채운 오색빛깔의 튤립과 봄바람에 실려 퍼지는 향긋한 튤립향이 완연한 봄기운과 함께 일상의 여유를 선사한다. 봄의 전령사인 튤립 외에도 팬지, 비올라 등 형형색색 화사한 봄꽃들이 향긋한 봄내음을 선사하며 겨우내 얼어붙었던 나들이객들의 마음을 녹인다. 정문 화단 앞에는 대형튤립 조형물과 함께 캐릭터 포토존이 구성돼 만발한 꽃과 캐릭터를 배경으로 봄기운 물씬 나는 인생사진을 담아갈 수 있다. 한편 서울랜드 봄축제 ‘캐릭터 플라워 페스티발’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랜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밤샘 근무 대명사’ IT업계, 주 52시간 근무 7월 시행 앞두고 분주

    ‘밤샘 근무 대명사’ IT업계, 주 52시간 근무 7월 시행 앞두고 분주

    오는 7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정보기술(IT) 업계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실험에 부산을 떨고 있다. ‘밤샘근무’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IT 업계 안에서도 명암이 서로 엇갈린다. “업무 특성을 반영해 탄력 근로 등 유연근무제도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영세업체엔 그림의 떡… 中과 경쟁 못해 KT의 위성·케이블 방송채널 자회사인 ‘skyTV’ 심정택(34) 영상감독은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인 유연근무제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례업종인 방송 분야는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시작되지만 이 회사는 ‘1일 8시간, 주 40시간’ 근무를 3개월 단위로 맞추는 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했다. 심씨는 여섯 살 난 아들 유겸이의 어린이집 등원을 오롯이 챙긴다. 그는 “생방송을 진행하는 프로야구 편성·제작 업무 특성상 시즌 기간엔 오후 집중근무를 한다”면서 “대신 야구 비시즌이나 프로테니스 투어 때는 일을 아침 일찍 몰아서 하고 저녁 때 아들을 데리러 간다”고 말했다. 이어 “유연근무제는 단순히 출퇴근 시간을 바꾼 게 아니라 가족의 삶을 변하게 해 준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국내 1위 게임업체 넷마블은 지난달부터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다. 협업을 위해 코어타임(오전 10시~오후 4시, 점심시간 포함)에는 반드시 근무하되 나머지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일에 지장이 없고 월 근로시간만 맞추면 주 25시간만 근무해도 관계없는 셈이다. 살인적 야근으로 악명 높은 게임업계의 일하는 문화를 개선해 보자는 시도라는 것이다. 줄어드는 야근수당 등은 문제지만 초기 시행착오를 감수해서라도 ‘워라밸’을 맞추겠다는 게 회사 측 의지다. 음악 플랫폼 업체 지니뮤직 관계자는 “주 52시간제 사전 정착을 위해 ‘매주 수·금 정시 퇴근, 월 1회 오후 4시 조기 퇴근’을 직원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포털 업체들도 분주하다. ‘개별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카카오는 전날 야근을 오래 했다면 이튿날 대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오버타임(시간외근무)이나 대휴 신청도 간단히 승인된다. 네이버는 책임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팀 협업이나 회의와 별개로 본인 능력만 된다면 주 40시간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포털 특성상 24시간 뉴스나 댓글 관리는 실시간 대응이 불가피하다. 주요 서비스 업데이트 등도 몰리는 시즌이 있다. 이 때문에 ‘매뉴얼’대로만 따라가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규모가 작은 영세 업체일수록 이런 어려움은 더 크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은 1~2년 안에 새 게임을 기획, 출시, 홍보까지 해야 하는 단기간 싸움”이라면서 “지금도 싼 인건비로 불법 복제하는 중국 업체와는 경쟁이 안 되다 보니 회사나 개발자나 서로 눈치 보며 야근으로 버티는 형국인데 주 52시간 근무는 그림의 떡”이라고 토로했다. ●제조업 노동자 급여 13% 감소할 듯 떨어지는 평균 급여나 인력 층원은 노사 양쪽 모두에 과제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주 52시간 근무로 제조업 근로자 급여는 약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개발(R&D)이나 제조업은 임시 숙련공을 구하는 것도 문제다. LG전자 관계자는 “에어컨 같은 계절 가전은 아무리 생산량을 미리 빼놔도 성수기에는 24시간 풀가동해도 물량을 맞추기 힘들다”면서 “임시 인력을 고용한다 한들 성수기 이후 인력 재배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노동문화는 개선… 사각지대 안착 관건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결국 근로문화 개선으로 이어지겠지만 사각지대에서 얼마나 빨리 안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경남 김해 주택가서 청동기 고인돌과 조선 성곽 등 유적 다수 발굴

    경남 김해 주택가서 청동기 고인돌과 조선 성곽 등 유적 다수 발굴

    경남 김해시는 2일 시내 대성동과 동상동 일원 구도심 주택가 밑에서 청동기시대 고인돌 여러 기와 조선시대 성곽 일부인 치(雉) 등의 유적이 발굴됐다고 밝혔다. 유적이 발굴된 곳은 옛 김해읍성 북문지 근처로, 발굴된 유적은 모두 도심 내 기존 노후 주택을 뜯고 새로 단독주택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고인돌 유적은 재단법인 강산문화연구원이 시로부터 대성동 주택가 발굴조사를 의뢰받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고인돌 6기와 돌널무덤 1기, 김해읍성의 해자 일부 등을 발굴했다. 고인돌 내부에서는 간돌칼과 간화살촉, 붉은 간토기(홍도·紅陶) 등이 출토됐다.강산문화연구원은 대성동 고인돌이 발굴된 곳에서 남쪽으로 200m 지점에 서상동고인돌(경상남도 도기념물 제4호)이 있고, 김해부내지도(金海府內地圖)에도 고인돌 6기가 그려져 있어 이 일대에 고인돌이 많이 존재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이번에 발굴된 고인돌 등 유적은 금관가야 이전의 구간(九干)사회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라고 평가했다.조선시대 성곽 유적은 재단법인 해동문화재연구원이 국비지원을 받아 동상동 단독주택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굴됐다. 치(雉)는 성곽 시설 가운데 하나로 성곽 일부분을 네모나게 돌출시켜 적들을 막는 시설물이다. 김해읍성 치성은 고지도에 그려져 있어 그 존재는 알려져 있지만 현재 남아 있지 않다. 1910년대 부터 일제 읍성 철거정책에 따라 김해읍성도 파괴됐다.김해읍성 치성 기단석 발굴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단 위 성벽부분은 파괴돼 남아 있지 않지만 기단은 비교적 잘 남아 있다. 남아 있는 치성 기단석은 2~4단이며 평면의 형태는 정사각형이다.해동문화재연구원측은 김해읍성 연구 및 복원·정비사업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시는 이번 조사에서 좁은 면적에 가치있는 매장문화재가 많이 발굴된 사실로 볼때 시내 지하 곳곳에 가야왕도 김해 명성에 어울리는 귀중한 문화재가 많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돼 유적 보호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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