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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2002/노무현, 그는 누구인가...소탈한 인간미… 소신 꺾지않는 승부사

    ‘원칙’ 대통령 당선자 노무현(盧武鉉)을 이처럼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은 아마 없을 것이다.그가 뚜벅뚜벅 걸어온 길은 ‘원칙’을 지키는 일이었다.가난한 어린시절,힘겨웠던 청춘은 그가 원칙을 만들어가는 꾸준한 여정이었다.고비마다 그를 지켜준 것도 원칙이었고,때때로 그를 눈물짓게 한 것도 원칙이었다. ◆‘당돌한 돌콩’ 그의 어린 시절 별명은 ‘돌콩’이었다.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작아 얻은 별명이었지만 그의 행동은 그의 작은 키만큼이나 ‘튀었다’. 경남 진영에서 10리쯤 떨어진 작은 농가.1946년 볼을 간질이는 가을 햇살이 한여름 뙤약볕을 대신할 무렵 작은 농사꾼의 3남2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작고 누런 것이 형제 가운데 가장 볼품 없었지만 그는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힐 줄 아는 아이였다. 1960년 진영중 1학년.3·15부정선거가 한창일 때였다.수업시간에 ‘우리 이승만 대통령’이라는 제목으로 작문을 하라는 선생님의 ‘지시’에 그는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다.당시 중학생들만 해도 ‘이승만 독재’라는 말에 모두 익숙했던 터였다. 돌콩 노무현은 “야,이거 선거운동이다.전부 쓰지 말자.”며 친구들을 설득,모두 백지를 냈다.이른바 ‘백지동맹’이었다.결국 그는 이 일로 교무실에서 벌을 받으며 대가를 톡톡히 치러야 했다. 어린 시절,가난에 대한 그의 열등감은 매우 컸다.환갑이 넘도록 고구마순과 딸기를 이고 30∼40리 길인 마산까지 내다 파셨던 어머니.그는 지금도 “우리 동네는 까마귀가 와도 먹을 것이 없어 울고 간다.”는 어머니의 말을 되뇌며 당시를 회고하곤 한다. 이런 그에게 자신감을 키워준 사람은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이었다.가난한데다 키까지 작아 항상 위축돼 있던 ‘꼬마 노무현’을 선생님은 아끼고 다독거렸다. 그는 선생님의 권유에 따라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했다.“작은 고추가 더 맵심더.”라며 호소한 것이 통했을까.그는 무난히 회장에 당선됐고,이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공사판의 고시준비생 가난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그는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학비 전액을 지급해주는 부산상고에 진학했다. 졸업하면 곧바로 취직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교 시절 공부에재미를 붙이지는 못했지만 주산2급,부기2급 자격증도 땄다. 그가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것은 1966년 ‘삼해공업’이라는 어망회사에서였다. 당시 한 달 일해서 받은 월급은 하숙비도 채 안되는 2700원.그는 사장의 만류를 뿌리치고 한달 반치 월급을 모아 헌 법률책 몇 권과 기타를 사들고 고향 진영으로 돌아왔다.“고시를 해보겠다.”는 각오였다.“첫 직장에서 얄팍한 월급 봉투를 보면서 고시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신분상승이라는 욕구도 있었죠.” 그러나 역시 그를 따라다닌 것은 가난이었다.사시 예비(자격)시험은 다가오는데 책 살 돈이 없었다.결국 그는 다시 일터로 향했다.이번에는 울산의 공사판이었다.일당 180원짜리였지만 그마저도 공치는 날이 많아 밥값도 모자랄 지경이었다.공사판 ‘함바’에서 가마니를 깔고 자며 주경야독하는 생활이이어졌다.엎친데 덮친 격으로 발이 큰 못에 찔려 공사일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그는 결국 밀린 밥값 2000원을 놔두고 몰래고향으로 야반도주했다.그는 “그 때는 나중에 꼭 갚는다고 했는데 지금도 못 갚았어요.”라며 지금까지 아쉬워한다. 예비시험을 치자마자 그는 다시 공사판으로 달려갔다.야간작업까지 하면 일당 280원을 받는 생활이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목재에 얼굴을 맞아 이 3개가 부러지는 불의의 사고를당해 그만둬야 했다.그의 입가에는 아직도 그 때의 상처가 남아있다. 그는 ‘박박 긴다.’는 표현을 곧잘 쓴다.군번 51053545.1968년 3월 스물셋의 나이로 입대했다.강원도 원통 을지부대 GP에서 철야 정보상황병과 대대장 당번병으로 복무하면서 ‘박박 기는’ 힘든 생활이었지만 가난보다는 나았다.그는 34개월만에 만기제대했지만 월남에 파병된 동료들이 무더기로 병장이 되는 바람에 진급 티오(TO)가 없어 상병으로 제대했다. ◆인권변호사 ‘노변’ 그가 본격적으로 고시 공부에 전념하게 된 것은 군을 제대한 후인 1971년부터다.고향 농사일을 도우며 공부한지 4년째,1975년 17대 사법시험에 합격했다.예비 법조인으로서의 그의 꿈은 전문변호사였다. 그러나1981년 10월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부림사건’의 변호를 맡은 것이었다.부림사건은 부산지역 학생과 재야운동권 인사 20여명이 독서클럽을결성,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토론하다가 계엄포고령으로 구속된 시국사건이었다. 당시 부산 지역 최고의 인권변호사였던 김광일 변호사를 대신해 시작한 변호는 그의 인생에 전환점이 되었다. 변호인 자격으로 교도소에서 만난 한 학생은 ‘변호사 노무현’을 ‘인간노무현’으로 ‘변신’시켰다.“57일간 구금돼 구타·고문을 받았다며 보여준 온 몸은 시퍼랬습니다.겁에 질린 눈은 초점이 없었습니다.우리 아들도 머지 않아 대학에 가는데 이런 사회는 안된다는 생각이 번뜩 스쳐갔습니다.” 이후 그의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바르게 살아야겠다.비겁하게 살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대학생들과 취미로 즐기던 요트도 그만뒀다.잘 나가던 조세전문가의 길도 접었다.그는 인권변호사 ‘노변’(노무현 변호사)으로 거듭나고 있었다. ◆구속된 변호사 인권변호사로서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평소 맡아왔던 조세·회계 분야 변론 등 돈이 될 만한 변론도 뚝 끊겼다.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았다.옳은길을 간다고 스스로 굳게 믿었다. ‘노변’으로서의 그의 활동은 눈부셨다.그의 활동무대는 이미 변호사 사무실과 재판정을 훨씬 벗어나고 있었다. 87년 6월 시민항쟁 부산거리에서,대우조선 파업 현장에서,88년 현대중공업파업 현장에서,98년 현대자동차 파업 현장에서,그가 서있는 곳은 항상 약자의 편이었다. 87년 9월 대우조선 이석규씨가 시위 도중 경찰의 최루탄을 맞고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그는 임금협상과 보상 등의 문제로 노동자측에서 상담을 해준것이 문제가 돼 장례식 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제3자 개입금지 조항에걸린 것이었다.다행히 23일만에 구속적부심으로 풀려나긴 했지만 변호사를그만둬야 했다. 당시 그는 ‘잘못했다고 하면 불구속시킬 수 있다.’는 검사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억압”이라며 따르지 않았다.‘노변’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대선 말말말

    ◆“높은 음자리 몇 개 바꾸고 자신이 작곡한 명곡이라고 발표하다니…”6일 민주당 민영삼(閔泳三) 부대변인,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지난5일 내놓은 안면도 개발계획은 이미 충남과 태안군이 추진 중인 사업계획이라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미는 노무현 후보가 이 지역에서 92%를,내가 1.8%의 지지를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이렇게 해서 어떻게 화합의 시대를 여느냐.”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전북 익산 유세와 광주공원 유세에서 이 지역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며. ◆“총리로 거명되는데 어린애 장난도 아니고…”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6일 최근 당 안팎에서 자신이 차기 정권의 총리로 거명되고 있는데 불쾌감을 나타내며. ◆“이 사람은 옆에서,한발짝 뒤에서,때로는 반발짝 앞에서 어깨동무하고 함께 노력해 나갈 것”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6일 이인제(李仁濟) 총재권한대행 취임식장에서 ‘수렴청정’하지 않고 이 대행 중심으로 당을 꾸려갈 것이라고 예고하며.
  • 부암동등 그린벨트 우선 해제 대상 6곳 내년 하반기에나 풀릴듯

    올 연말까지 풀릴 예정이던 은평구 진관내·외동 등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우선해제 대상지역 6곳의 해제절차가 내년 6월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서울시는 연말까지 해제 예정이던 인구 1000명 이상,300가구 이상 우선해제 대상 지역인 은평구 진관내·외동,구파발동과 종로구 부암동,강동구 강일동,노원구 중계본동·상계1동 등 7곳 가운데 중계본동을 제외한 나머지는 해제절차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28일 밝혔다. 중계본동은 예정대로 다음달에 해제절차에 들어간다. 은평구 진관내·외동과 구파발동은 은평 뉴타운 개발계획이 내년 6월까지수립되는 만큼 이에 맞춰 해제 절차를 밟게 된다. 종로구 부암동은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절차가 내년 11월 완료될 예정이어서 이르면 내년 6월에나 대략적 계획안이 나와 해제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국민임대 아파트 건립에 나설 강동구 강일동,노원구상계1동 역시 택지개발 지정 절차 등에 따라 6월쯤 해제가 가능하다. 이들 6곳 외에 국립공원내 집단취락 지역인 성북구 정릉동,도봉구 도봉동무수골 등 2곳 또한 자연공원법에 따른 국립공원 해제 절차를 건설교통부에서 밟고 있어 내년 상반기에나 시에서 도시계획법을 적용해 해제에 들어갈수 있다. 시는 현재 그린벨트내 주택 20∼300가구의 중규모 집단취락의 주택 산재 분포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이들 300가구 미만 중규모 집단취락군의 경우,내년 1월 중으로 우선해제 대상 및 취락지구 지정 정비대상 취락 선정에 들어가 3월 이후에 개발제한구역 변경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시는 앞서 지난 9월 서초구 방배동 전원마을 등 집단취락지 6곳을 그린벨트에서 해제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2002길섶에서]브람스

    프랑수아즈 사강은 70년대 후반부터 우리에게 친숙했던 프랑스 여류 소설가다.‘길모퉁이의 카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같은 서정적 취향의 제목에 감성적인 내용으로 젊은 독자층을 파고들었었다.그 사강의 소설이 요즘으로 말하면 베스트셀러였던 시절,늦가을이었다.몇몇 친구들과 가을 기차여행을 하면서 또래의 여학생들을 만나 말동무라도 해볼 양으로 ‘혹 브람스를 좋아하십니까.’라고 잔뜩 분위기를 잡았던 기억이 마치 어제의 일인 듯 새롭다. 옛 젊은 날의 추억도 있고,계절 또한 그 때와 비슷한 겨울로 접어든 길목이어서인지 문득 그 때의 일이 떠올라 최근 브람스 테이프를 하나 샀다.간혹아침 아들녀석 등굣길이나,휴일 아내와 나들이 길에 모른 척하고 틀면서 ‘브람스의 교향곡’이라며 괜히 무게를 잡곤 했다. 그러나 음악도 역시 경험이나 추억의 깊이만큼 들리는 것인지….하루는 아들녀석이 웃으며 ‘아빠,그만큼 폼잡았으면 된 것 아니예요.’라고 장난을걸었다.불현듯 으스대는 데도 눈높이가 있다는 생각이 스쳤다. 양승현 논설위원
  • 다시 본 손기정옹 베를린마라톤/ 시상식 일본국가 흐르자 식민지 설움에 눈물이…

    1936년 8월9일 오후 3시 베를린올림픽 주경기장.조선청년 손기정은 가슴에 일장기를 단 채 27개국 56명의 선수 속에 끼어 출발선에 섰다.또 다른 조선청년 남승룡도 손기정 옆에서 출발신호를 기다렸다. 그 순간 초조한 손기정의 눈 앞에 여러 모습들이 어른거렸다.그리운 어머니,고국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동무들 … 출발을 알리는 총성이 울렸고 손기정은 대열에 섞여 서서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초반 손기정은 서두르지 않았다.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한걸음 한걸음 페이스를 유지했다. 뒤에서 달리던 손기정이 선두그룹으로 나선 것은 6㎞ 지점.32년 LA올림픽 우승자 카를로스 자바라(아르헨티나)를 선두로 포르투갈의 디아스,영국의 하퍼에 이어 네번째였다.손기정은 다른 선수들을 곁눈질하며 여러 작전을 생각했다.한참을 달리던 손기정은 1차 승부를 걸었다.속력을 서서히 내기 시작한 손기정은 21㎞ 반환점을 앞두고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반환점을 돌자 체력이 떨어지는 조짐을 보였다.머리에서 쏟아내리는 땀을 연신 손으로 닦았지만 숨이 차오르는것이 느껴졌다.손기정은 머리를 흔들며 정신을 차렸다.앞에는 선두 자바라가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로 달리고 있었다.순간 손기정은 자바라를 잡아야겠다는 강한 의욕이 발동했다.마음을 다잡자 혼미한 정신이 맑아졌다. 선두 자바라를 따라잡은 것은 29㎞지점.이 때부터 손기정의 외로운 질주가 시작됐다.오버페이스한 자바라는 결국 32㎞ 지점에서 쓰러졌다.함께 출전한 일본의 기대주 시오아쿠도 경기를 포기한 상태였다.손기정은 낯선 베를린 시가지를 힘차게 뚫고 지나갔다. 마지막 고비인 비스마르크 언덕.갑자기 손기정에게 참을 수 없는 복통이 찾아왔다.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손기정의 눈빛은 오히려 강렬하게 빛나기 시작했다.올림픽 참가를 위해 그동안 치러낸 인고의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또 일제 치하에서 참담한 생활을 이어가는 조국의 그리운 얼굴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일본 외교관의 모욕적 말도 손기정에게 오기를 불러일으켰다.베를린에 도착한 뒤 일본대사관 직원이 “어째서 조선인이 두 명씩이나 있는가.”라며 비웃던 생각이 났다. 손기정은 길가에 놓인 찬물을 머리에 부었다.한결 정신이 맑아졌다.이를 악물고 뛰었다.땀으로 흐려진 시야에 불현듯 고향에 있는 어머니의 얼굴이 나타났다.그리고 어머니 얼굴 너머로 저 멀리 주경기장의 모습이 들어왔다.손기정은 혼신의 힘을 다해 막판 스퍼트를 시작했다.드디어 주경기장.손기정은 10만 관중의 기립박수와 함성 속에 주경기장에 들어섰다.그리고 남은 힘을 다해 트랙을 한바퀴 돈 뒤 결승 테이프를 끊었다.2시간29분19초.마의 30분벽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감격은 오래 가지 않았다.‘반자이(만세)’를 외치는 일본 관중들의 함성이 들렸고,시상대에서는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울려 퍼졌기 때문.식민지 조선의 청년 손기정은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삼켰다.그리고 베를린으로 떠나기 전 양정고보 환송식에서 친구들이 한 말을 떠올렸다.“일본 대표이기 전에 조선 청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박준석기자 pjs@
  • 자동차업계 ‘파업 후유증’ 우려

    민주노총 산하 일부 기업 노조가 주5일 근무제 도입법안의 저지를 위해 5일 연대파업에 돌입키로 함으로써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현대·기아차,쌍용차 등 자동차 3사를 비롯한 대기업 노조가 파업에 동참,자동차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만도 등 금속노조 산하 60여개 자동차 부품업체중 상당수도 이번 민주노총파업에 동참할 예정이다. ◆산업현장 생산차질 자동차는 현대·기아,쌍용차 노조의 파업으로 5000여대 가량의 생산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품업체의 파업까지 포함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현대차는 이번 파업으로 자동차 3600대,445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여기에 지난 1일부터 계속된 연장근로 거부까지 포함하면 13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아차도 1520대,160억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기아차 관계자는 “카니발의 경우 1개월,쏘렌토의 경우 4개월정도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인데 파업이 장기화되면 큰 일”이라고 말했다.반면 석유화학이나 철강업체들의 경우 노조가 파업에 동참하지 않거나 노조 간부와 비생산라인 근무자 일부가 민주노총 집회에 참여하는 형식으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별다른 생산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 단호 대처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번 파업을 명백한 불법파업이자 정치파업으로 규정하고 있다.파업 강행시 노조에 대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업무방해 및 재물손괴죄 등 형사책임 ▲사규에 따른 징계 ▲무노동무임금 원칙 적용 등 대응지침을 일선 기업에 전달했다. 전경련 국성호 상무는 “주5일제 법안 연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이를 핑계로 파업을 벌이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다.”며 “국가경제를 위해 명분도 없고 법에도 어긋나는 파업 움직임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北 경제시찰단 뒷얘기/ “남측 가로수 옮겨가면 좋겠다”

    북한 고위급 경제시찰단이 8박9일 동안의 ‘남측 경제 고찰(考察)’을 마치고 지난 3일 돌아갔다.이번 시찰단은 1992년 1차 때에 비해 훨씬 실속있는 경제학습에 무게를 두었다.영접과 안내를 맡았던 우리측 인사들을 통해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취재원들이 익명을 요구,이름·직책을 생략하고 영문이니셜로 처리했다. ◆“곧 자주 보게 될 거야요.” 시찰단원 18명의 방문기간에 우리측 안내원들은 이들을 1명씩 전담하는 방식으로 안내했다.‘경제고찰’ 목적에 맞게 재정경제부·산업자원부 등 경제부처의 과장급 직원들이 주로 투입됐다.시찰단은 우리 안내원들을 ‘안내선생’ 혹은 ‘과장선생’ 등으로 불렀다. “솔직히 처음에는 북한 사람들에게 말 실수라도 하지 않을까 많이 부담됐는데,괜한 걱정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3∼4일 지나니까 한마디라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습니다.북측의 한 인사도 방문 마지막날,“우리 곧자주 보게 될 거야요.”라며 무척 아쉬워하더군요.”(당중앙위 간부를 안내했던 정부부처 A과장) “방문 첫날 한 시찰단원이 서울시내 도로변에 걸린 태극기를 보고 ‘무슨일로 이렇게 국기를 많이 걸었느냐.’고 하더군요.과거 태극기 관련 시비가 떠올라 긴장하면서 ‘일상적인 일’이라고 하자 ‘그렇구만요.’라며 그냥 넘어가더군요.”(오랫동안 북측인사를 접해온 B씨) 지난 2일 제주 월드컵경기장 방문 때에는 관광객들이 시찰단을 향해 ‘대∼한민국’(월드컵 응원구호)을 연호해 우리측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북측이 가장 싫어하는 표현중 하나가 ‘대한민국’인 탓이었지만 정작 북측인사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C과장은 “방문기간중 우리체제(자본주의 경제)가 북한보다 낫다는 식의 발언이 많이 나왔는데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술은 원래 잘 안하지만….” 시찰단은 우리측과 자주 술을 마셨다.술자리가 끝날 즈음에는 으레 ‘돌아와요,부산항에’ ‘고향의 봄’ 등 가락이 이어졌다.이는 상당한 노력의 결과라는 게 우리측 인사들의 전언이다.한 시찰단원은 “북에서 고급간부들은 사회에 모범을 보이기 위해 술을 잘 안 마신다.”면서 “그러나 남측의 동포애를 생각해 거절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특히 경주·광주 등 지방 만찬에서는 우리측 일부 인사들이 “남한에서는 말좀 통하면 이렇게 한다.”며 ‘폭탄주 파티’를 시도했으나 한갑수(韓甲洙) 우리측 영접위원장이 “먼 일정 가셔야 하는데 우리가 자제하자.”며 진정시키기도 했다. ◆“남측 가로수들 옮겨가면 좋겠습니다.” 시찰단원중 한 명은 “동구권과 중국을 다 둘러보았는데,워낙 남측과 수준차가 커서 비교도 할 수 없겠다.”며 우리경제의 발전을 솔직하게 칭찬했다.서울 동대문시장과 현대백화점 등에서는 일일이 물건가격을 물어보며 달러로 환산해 본 뒤,지난 7월1일 경제관리개선조치로 대폭 오른 북한내 가격과 비교하면서 “비싸다.” “싸다.”를 연발했다고 한다.우리나라의 산림녹화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한 시찰단원은 고속도로변에 심어진 가로수들의 이름을 물어본 뒤 잣나무와 전나무라는 답변을 듣고 “평양이 거리녹화사업을 계획중인데 앞으로 남북교류협력 차원에서 이 부분을 다뤄보자.”고 제안했다. ◆실제 장관급은 6명 의외로 주목받은 사람들은 박규홍 락원무역총회사 총사장과 문경덕 조선대양회사 총사장.이들은 북한에서 장관급으로 통하는 것으로 파악됐다.특히 원자재를 수입해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락원무역 박 사장은 외국경험이 많아 남쪽 경제에 대한 이해력도 탁월하고,재미있는 말로 좌중을 사로잡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때문에 이번 시찰단에는 단장인 박남기(朴南基) 국가계획위원장,장성택(張成澤)·김히택(한자표기는 金熙澤) 당중앙위 제1부부장,박봉주(朴鳳柱) 화학공업상 등을 포함,장관급이 사실상 6명이나 됐던 셈이다. ◆장성택 부부장은 수줍은 성격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매제로 북한권부의 실세인 장성택 부부장은 가장 주목을 받았지만 말수는 가장 적었다.카메라를 피해 시찰단 뒤쪽에서 행동했고,기자들의 접근을 극도로 피했다.수원 삼성전자에서는 박 위원장이 “장 동무도 이것 좀 보시라요.”라며 손을 잡아 끌 정도였다.이에 대해 D씨는 “중요인사여서라기보다는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수줍은 성격이라고 한다.”면서 “장 부부장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처음에는 악수하는 것조차 어색해했다.”고 전했다.하지만 지방 방문이 시작되면서 이런 어색함은 풀렸다.박 단장은 마지막 일정인 제주관광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경제고찰하러 온 것인데,관광하는 것까지 신문에 낼 필요는 없지 않갔네?”라는 북한말로 너털웃음을 짓기도 했다. ◆“자본주의 방식은 어려워.” E씨는 “시찰단이 자본주의 경영방식을 이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기업은 국가에서 인민민주주의식으로 운영한다는 생각이 고정돼 있어 개인이 기업을 자기판단에 따라 운영하는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1일 경남 마산 한국소니(일본 소니의 한국법인)를 방문했을 때의 일.신의주특구,개성공단 등 대대적인 외자유치를 꾀하는 시점이어서 어느 곳보다 관심을 많이 보였다.이들은 남한내 투자수익을 일본 소니가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의아해했다.수익의 일정부분을 한국정부 등과 나누어야 하지않느냐는 것이었다.F씨는 “외국기업은 수익을 해당국가와 일정부분 나눠가져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했다.”면서 “이는 신의주특구,개성공단 등에 우리가 진출하려 할 경우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외환위기 어떻게 극복했나.” 시찰단은 자본주의 금융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던졌다.이 대목은 각각 경제기획과 금융부문 전문가인 김광린 국가계획위원회 책임참사(우리나라의 차관보급)와 박순철 조선보험그룹 부총사장이 주도했다.“금융기관이 몇개냐.” “어떤 식으로 운영되나.”에서부터 1997년 외환위기 극복과정,기업·금융 구조조정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우리측이 “수출기반이 튼튼했던 게 큰 힘이 됐다.”고 말하자 과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남한경제가 1960년대 후진국에서 오늘날의 성공을 이뤄내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던졌다. ◆“재벌보다는 중소기업” 북측 인사들은 남한의 재벌보다는 중소·벤처기업에 더 높은 관심을 기울였다.북한 경제회생의 ‘벤치마킹’모델로 생각하는 듯했다.박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가산동 이레전자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렇게 작은 중소기업이 이렇게 놀라운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고 극찬했다.박 단장은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을 어떻게 지원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물었다. ◆송이선물 110상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경제시찰단 편에 보내온 송이 110상자는 우리측이 북한 핵개발 파문 등을 의식해 ‘조용하게’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송이 박스마다 누구누구에게 보내라고 이름이 다 적혀져 있었기 때문에 남북회담사무국은 이를 모두 당사자들에게 배달했다.2000년 6·15정상회담 때 방북한인사 및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전·현직 통일부 장관,6·15직후 방북한 언론사 사장들이 주 대상들이었다.6차 장관급 회담에서 언쟁을 하다 결렬시키고 돌아온 홍순영(洪淳瑛) 전 통일부 장관은 빠져 있었다. 함혜리 김수정 김태균기자 lotus@ ■한갑수 영접위원장 “경제격차 줄여 통일 앞당기자” 북측 경제시찰단 영접위원장으로서 전체 과정을 총괄했던 한갑수(韓甲洙)농어촌특별대책위원장은 5일 “남북이 경제격차를 줄여야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1992년 1차 경제시찰단 방문과의 차이점은. 이번에는 경제개발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다.뭔가 배우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남쪽 경제가 어느 수준까지 발전했고,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문제는 무엇인지,협력할 부분은 어떤 것인지 등을 상세히 보고 갔다.남한에 이어 추가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5일씩 15일간 둘러보게 된다.획기적인 개혁조치를 구상하고 있음이 분명하다.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최근 ‘평균주의 배격’을 강조하고 있다고 시찰단은 전했다. ◆어느 정도까지 개방을 추구하고 있나. 자본주의와의 차별성은 분명히 했다.개인이 아닌 집단에 대한 동기부여를 강조했다.이를테면 400명 정도 규모의 협동농장이 ‘창발성’을 발휘해 종자·농약·비료 등을 마음대로 사용해 농사를 짓고,국가에는 토지사용료만 내라는 식이다.나는 집단보다는 개인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 중요하다고 했으나 시찰단은 그정도(집단중심)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남북경협과 관련,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나. 남쪽의 도움을 통해 경제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은 강했지만 당장 무엇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다만 개성공단에 대한 남한의 적극 참여를 강조했다.특히 남한이 전기를 공급하지 않으면 개성공단은 가동할 수 없다며 전력지원을 강력히 희망했다.삼성 SK 현대 등 대기업들과도 많은 일을 하고 싶어했다. ◆시찰단원들이 각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데. 박남기 단장이 특히 방대한 전문지식을 갖고 있었다.화학 자동차 물리 건축 전기 등 각 분야에 정통했다.제주 월드컵경기장에서는 건축구조가 강한 바닷바람을 견디는 데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시찰단에 어떤 말을 해 주었나. 남북경협과 관련,3가지를 강조했다.우선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우리 기업에 이익을 남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각종규제 완화,인·허가 간소화 등 편리한 기업환경을 만들 것도 주문했다. ◆핵문제에 대해 이야기가 있었나. 시찰단이 언급할 사안이아니었다.다만 핵문제는 빨리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김범훈 훈넷사장의 '평양 10개월 체류기'/ “北 연내 e메일 서비스 추진” 이르면 연내에 북한에서도 e메일 서비스가 시작될 전망이다. 지난 1월부터 10개월 동안 평양에 머물다 최근 돌아온 ㈜훈넷 김범훈 사장은 5일 “북한은 정보기술(IT)산업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전화모뎀을 통해 서버에 접속하면 외부에서는 고속 인터넷망으로 연결하는 방법으로 e메일 서비스가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일차적으로 12월 이전 북한 기업이나 외국 대사관 직원들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현재 북한은 매년 2000명 이상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북한의 경제관리 개선조치 등 일련의 내외변화에 대해서도 고위간부들은 변화를 절감하고 있는 반면 일반 주민들은 그리 민감하지 않게 느끼지 않는 듯하다고 전했다. 그는 “고위 간부로부터 ‘급물살의 꼭지점에 앉아 있는 느낌’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주민들은 물가 인상 보도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변화를 정확히 느끼지 않는 듯 물가나 임금 걱정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실제로 북한 주민들은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에도 여전히 병원비나 학비를 부담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특히 김장철이 가까운 요즘 대부분 회사들이 생활필수품을 공동으로 구입해 나눠쓰고 있다고 전했다.회사에서 무나 배추를 확보해 김장을 하고 직원들이 김장배추를 나눠 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보았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주민들은 아직도 돈보다 정치(체제)가 좋다면 좋은 나라이고,사상이 좋으면 좋은 나라로 생각한다.”면서 변화에 대해 둔감함을 지적했다. 하지만 “윤도현 밴드 등 남측 예술인의 공연에 대해서 처음에는 거부반응을 보였으나 나중에는 많이 적응된 듯 호의적이었다.”고 전했다.특히 북측관계자들이 윤도현 밴드의 공연시작 30분이 지나도록 “저것이 무슨 노래냐.고함만 지르고 정신나간 사람처럼 뛰어다닌다.”라고 평한 비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남북을 연결하는 인터넷망 이용이 활성화돼 남북한 교류협력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2002 대한매일 광고대상 부문별 우수상/ 공공부문 한국전력공사 ‘글로벌 한국전력 100년’

    세계 모든 나라가 이웃이 되고 있습니다.지구촌 전체가 하나의 국경없는 시장이 됐습니다.한국전력도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따라 활동무대를 세계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한전은 지난 100여년간 쌓아온 경험과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세계 일류 전력회사 대열에 올라섰음을 공인하는 ‘에디슨 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된 한국표준형 원자력발전소를 통해 우리의 높은 수준을 세계에 과시하고 있습니다.우리의 저력에 많은 나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며,우리의 손길을 요구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광고에는 이렇게 세계로 뻗어가는 한전의 이미지를 담았습니다.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회사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며,나아가 세계 전력사업을 선도하려는 한전의 의지가 국민들과 함께 하기를 기대하며 더욱 큰 성원 부탁드립니다. 이한홍 홍보실 실장
  • 재계,주5일근무제 정부안 거부 안팎/ 국회 제출전 ‘수정’ 압박

    경제5단체가 14일 주5일제 정부안의 수정·보완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마지막까지 정부를 압박,재계의 입장을 관철시켜 보려는 뜻이 담겨 있다. 특히 주휴 무급제는 타협이나 흥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못박은 대목에서는 주5일제에 대해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재계의 절박함이 배어 나온다.하지만 정부가 재계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입장 발표 배경 지난 12일 차관회의를 거친 정부의 주5일제 시행안은 15일 국무회의 의결을 하루 앞두고 있다. 차관회의를 통과한 정부안은 당초 정부입법예고안과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시행시기는 당초 ‘2006년 단계적 적용’에서 2010년으로 연장됐다.그러나 이외에 ▲주휴 유급화 ▲초과근로 할증률 50%(최초 4시간분 25%) ▲탄력적 근로시간제(근로시간 단위 3개월 이내) 등은 그대로다. 이 안이 국무회의에서 변경되지 않고 국회에 제출되면 재계는 상임위 소속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따라서 재계는 주5일제 시행안이 정부의 손 안에 있을 때 어떤식으로든 이를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재계의 주5일제 반대 논거 재계에 따르면 현재 법정근로시간은 주 44시간으로 돼 있으나 실제근로시간은 50시간에 이른다.만약 이를 40시간으로 줄인다면 기업은 10시간에 대한 초과근무수당을 줘야 한다.따라서 근로시간이 주 44시간 이하가 되는 시점에서 주5일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재계는 주장한다. 또 주 1회 유급휴일을 두도록 한 정부안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재계 시각이다.재계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노사 관계에 커다란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계는 연장근로 할증률을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인 25%선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현행 50% 할증률은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연장근로를 증가시키는 유인책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재계는 이같은 요구사항이 모두 받아들여진다고 하더라도 주5일제가 적용되면 기업이 안아야 하는 부담은 연간 19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정부안대로라면 27조원에 이르며,노동계의 요구대로 한다면 60조원대의 추가손실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소기업이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주5일제가 실시되면 노동인력은 대기업으로 흡수,인력난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여경기자 kid@
  • ‘주5일근무 연기’ 노사 반발

    중소기업의 주5일 근무제 시행시기를 늦추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노사 양측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노동계는 “주5일 정부안이 ‘노동법 개악 음모’로 변질됐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재계 역시 “입법 자체를 무산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9일 “정부 최종안은 재계 요구대로 노동조건을 파괴하는 노동법 개악 음모로 변질됐다.”면서 “오는 21일부터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해 국회 상임위 시기에 때맞춰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시행시기를 늦추고 임금보전 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는 등 노동조건을 최대한 파괴하려는 재계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며 ▲3년 내 도입 완료 ▲비정규직 월 1.5일 휴가 보장 ▲단체협약 강제개정 조항 삭제 등을 법안에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성명에서 “정부가 법제화를 강행하면 총파업을 포함한 모든 투쟁수단을 강구해 대정부·대국회 투쟁은 물론 12월 대선과 연계한 정치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안은 국제기준·관행과 크게 상치되는 것으로 이를 수용할 수 없다.”면서 “휴일·휴가일수,연장근로 할증률,탄력적 근로시간제도 등 중요쟁점에 대해 기존 노동부안에 비해 전혀 개선된 바 없다.”고 밝혔다.5단체는 특히 “주휴제도를 유급으로 유지하는 것은 정부가 국제기준에 맞게 제도를 개선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무노동무임금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김용수 최여경기자 dragon@
  • 강남구 ‘IT행정’ 프랑스에 수출

    강남구의 첨단 ‘IT 행정’이 행정선진국 프랑스에 수출된다. 권문용 강남구청장은 2일 프랑스 알자스경제개발청(Alsace Development Agency) 장시몽(Jean simon)청장 일행 5명의 방문을 받고 두 도시간의 교류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장시몽 청장은 강남구의 우수한 IT행정,바이오 분야의 협력방안을 제안했다.특히 강남구가 현재 추진중인 ‘전자정부’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인터넷 민원발급,자동무인민원발급기,도로관리 통합 민원처리시스템,부동산 토털정보시스템 등 첨단 IT행정의 기술이전을 골자로 하는 ‘정보화협약 체결’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권 구청장은 “협약체결이 두 도시간의 경제·문화교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흔쾌히 수락,구체적인 실무작업을 지시했다.프랑스 알자스 지방은 유럽 제일의 경제적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광역자치단체로 각국의 유럽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최근 전자정부 구축을 위해 일본 등 선진 IT도시들을 견학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자, 삼삼칠 박수입네다 딱딱이 준비하시라요”

    “자,이번엔 삼삼칠 박수입네다.딱딱이 준비하시라요.” 부산 아시안게임의 백미(白眉)로 떠오른 북한의 미녀 응원단 뒤에는 40대응원 지휘자 2명의 재치와 연출력이 숨어 있다. 지난 29일 개막식과 북한 농구팀의 예선전이 각각 열린 아시아드 주경기장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는 미녀 응원단 200여명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이끌어 내기 위해 양길남(43)·리광호(42)씨가 숨가쁘게 움직였다. 전날 북한팀의 축구 경기에 이어 농구팀 응원을 이끈 양씨는 남측 기자들 사이에 ‘북한판 김흥국’으로 통한다.‘오버액션’이 섞인 몸동작과 간간이 풀어내는 재담 솜씨가 수준급이기 때문이다.북한 응원단의 3·3·7 손뼉과‘이겨라’ 구호 등은 남한에서는 거의 사라진 레퍼토리이지만,그의 춤사위와 미녀들의 소프라노 톤이 어우러지면서 붉은악마 못지 않은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막식이 열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는 리씨가 응원을 ‘지휘’했다.그는 “동포들이 화합해 통일의 분위기를 무르익게 만드는 것이 응원단의 임무”라면서 “아리따운 처녀들만 쳐다보지 말고 열심히 응원하는 남성 동무들도 주목해 달라.”고 일침을 놓았다.리씨는 남측 응원단의 응원을 품평해 달라는 기자의 주문에 “보기 좋습네다.”라고 감탄하면서도 “우리들과 공동응원이 이뤄졌더라면 더 빛났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부산 이세영기자 sylee@
  • [男男女女] 딸같은 며느리?

    “나는 항상 며느리와 딸처럼 지내려고 생각해 왔다.” 결혼을 앞둔 나에게 시어머님 되실 분이 다정하게 말씀하신다.아들만 둘을 둬서 적적하셨다는 어머님은 사근사근한 며느리를 맞을 꿈에 부풀어 계신 듯하다. 갑자기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나는 엄마에게 과연 어떤 딸이었을까? 지난 2월 카드값 막아야 하니 100만원을 달라고 무턱대고 엄마를 졸랐다.그런가 하면 엄마 생신에는 10만원짜리 선물을 사면서 내 생일에는 스스로 20만원짜리 구두를 골라 신는다.직장 생활한 지 3년이 넘었지만 동네 가게에 심부름이라도 갈라치면 엄마 지갑에서 돈을 꺼낸다.부모께 드리는 용돈? 가끔 기분 좋으면 차에 기름 넣어 드리는 것이 전부다. 시어머님께도 이런 엄마 노릇을 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 또 시어머님이 원하는 딸 같은 며느리란 어떤 모습일까? 예비신랑에게서 들은 말을 요약해 보면 무뚝뚝한 아들 대신 때때로 안부전화를 드리는 상냥한 말동무,집안의 대소사 때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듬직한 일꾼,맞벌이를 하면서도 신랑에게 따끈한 아침밥을 챙겨주는 헌신적인 주부,명절 때는 모든 음식을 척척 만들어내는 요리사를 ‘딸 같은 며느리’라고 생각하시는 듯하다.그러나 나는 이런 ‘슈퍼우먼’ 딸 노릇을 할 자신이 없다. 이렇게 동상이몽을 꿈꾸는 인공적인 모녀 관계는 애초부터 성공하기 어렵지 않을까.고부 관계는,‘아들’과 ‘남편’이라는 1인2역을 하는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맺어진 사회계약적인 관계다.가족이긴 하되 중간다리인 ‘그 남자’가 없으면 그 관계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운이 좋아 서로 마음에 맞으면 친근한 사이가 될 수 있지만,가령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사이가 된다고 해도 누구의 잘못은 아니다.‘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새로 가족이 된 고부가 모녀처럼 특출나게 다정해야 한다면,그 중압감은 상대에게 지나친 기대감을 갖게 할 수 있다.나아가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 급격히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 고부 사이가 가족으로 거듭나려면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다음 서로가 익숙해질 때까지 참아내야 하지 않을까? 딸 같이 지내자는 말에 바로 대답을 하지 못하자 시어머님은 못내 서운하신 듯하다.그러나 나는 빙그레 웃으며 속으로만 말한다. “어머님,우리 엄마가 그랬듯 30년 가까운 애증의 세월을 감당하면서까지 저를 딸로 삼을 준비가 되셨나요,정녕?” 이송하기자
  • 부천시향 부천엔 없다?

    부천 필하모닉은 성공한 교향악단인가,실패한 교향악단인가. 이런 질문에 많은 음악애호가들은 매우 의아할지도 모른다.최근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 실력은 ‘한국 최고 수준’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특히 부천필이 의욕적으로 벌이는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시리즈는 유럽이나 미국의 어느 교향악단에 비해서도 크게 손색이 없다는 극찬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 결과 부천필은 25일부터 10월1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제1회 아시안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 한국 대표로 초청돼 있다.부천필은 30일 도쿄의 오페라시티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한국 교향악단의 해외연주에서는 유례가 드물게 개런티도 받는다.1988년 창단된 짧은 역사의 교향악단으로는 가장 뚜렷한 성공을 거둔 사례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문제는 부천필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교향악단이라는 점이다.부천필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예산은 부천시민들에게서 나온다.당연히 부천필은 부천시민들에게 우선 봉사하는 교향악단이 되어야 한다.그런데 이 대목에서 논란의여지가 생긴다. 올해 부천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하여 밝힌 부천필의 교향악 연주회는 일본 연주를 빼고 20차례.부천시민회관 대강당이 10차례,예술의 전당에서 치르는 연주회가 9차례이고,국립극장에서 오페라반주를 한 차례 한다.부천과 서울이 반반인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연주회의 ‘질’이다.3차례의 말러 교향곡 시리즈는 물론 한차례 정기연주회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한다. 부천시민회관에서 하는 연주회는 1월의 신년음악회와 2·9월의 어린이음악회,3월의 신춘음악회,5월의 복사골축제 경축 오페라,6월의 청소년음악회,10월의 시민의 날 경축음악회,12월의 제야음악회 등이다.10월의 정기연주회를 빼면 모두 행사음악회다. 지난 89년부터 이 악단을 맡아 오늘날의 부천필로 키운 상임지휘자 임헌정이 나서는 연주회를 살펴보자.그는 1월의 신년음악회와 5월의 경축 오페라‘마술피리’,12월의 제야음악회 등 3차례만 부천에서 지휘한다.이 ‘스타’를 부천에서는 보기 힘들다. 부천필의 활동무대는 부천이 아니라 완전히 중앙무대로 옮겨져 있음을 알수 있다.부천시민들일지라도 부천필의 ‘제대로 된’연주는 서울 예술의 전당에 가야만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음악계에 뛰어난 실력을 가진 교향악단이 하나 추가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부천시민들에게 ‘좋은 음악’으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훌륭한 교향악단을 가진 도시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만으로 운영비를 내라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언젠가 부천시민들이 ‘부천필을 들을 권리’찾기에 나섰을 때 이 악단은 큰 어려움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 그런 점에서 부천필의 성공은 절반의 성공일 수밖에 없으며,부천시민쪽에서 보면 시민에게 다가서기에 실패한 교향악단일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교향악단이 ‘예술적 수준향상’에 주력할 것인가,‘시민에 기쁨을 주는 활동’에 주력할 것인가는 교향악단을 갖고 있거나,앞으로 만들 계획을 가진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에게 교훈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아시안게임/이모저모/ 선수촌 공식 개장 23국 625명 입촌

    ◆부산아시안게임 선수촌이 북한선수단 입국에 맞춰 공식적으로 문을 열었다. 조직위는 23일 오전 11시 해운대구 반여1동에 위치한 선수촌내 국기광장에서 개촌식을 가졌다.개촌식에는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과 정순택 조직위원장,안상영 부산시장을 비롯한 각계인사 1000여명이 참석했으며 북한의 인공기를 포함해 44개 참가국의 국기 게양식이 거행됐다. ◆북한선수단 1진 148명은 개촌식이 끝난 뒤인 오후 1시30분 전세버스를 타고 선수촌에 입성했다.승용차와 버스에 나눠 탄 북한선수단은 사이드카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정문을 들어선 뒤 선수촌등록센터 앞에서 왕상은 선수촌장등의 환영을 받았다.왕 촌장이 “먼길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북한의 방문일 단장은 “촌장까지 나와 맞아줘서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했다.북한 선수 및 임원들은 이어 짐도 풀지 않은 채 곧바로 식당으로 가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이날 선수촌에는 23개국 625명이 입촌했다. ◆북한 서포터스 100여명은 ‘우리는 하나’라는 문구가 적힌 붉은색 티셔츠를입고 ‘통∼일조국’을 연호하며 지나가는 북한선수단의 차량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이들은 북한선수단이 환호에 호응해 손을 흔들자 어깨동무를 하고 ‘우리의 소원’을 불렀고 길가에 늘어선 일반 시민들도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선수촌내 한국선수단 숙소가 보안상의 이유로 당초 115동에서 117동과 118동으로 옮겨졌다.보안 관계자는 115동과 북한 선수단 숙소인 114동이 마주보고 있어 보안상의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조직위가 입장권 판매율이 저조함에 따라 23일부터 부산시청 2층 민원실에서 개·폐회식 1,2등석 입장권을 현장 판매한다.22일 현재 개회식 입장권은 4만 3719장 가운데 47.5%인 2만 754장,폐회식 입장권은 4만 7708장 가운데 7.1%인 3391장이 판매됐다.일반 경기 입장권 판매율도 9.3%에 그쳤다. ◆미국 ‘9·11테러’ 이후 전화에 휩싸인 아프가니스탄이 여자 태권도 선수 3명을 포함한 23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지난해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금지된 여성의 스포츠 활동이 가능해진 데따른 것이다. 부산 최병규 이두걸기자 cbk91065@
  • 정몽준과 대선정국/ 주변서 본 MJ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12월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뒤 그를 둘러싼 여러 논란들이 가열되고 있다.다양한 경력을 가진 정 의원의 활동무대를 대별하면 국회·체육계·재계다.각종 공식 직함만 19개를 갖고 있다는 정 의원이 이들 분야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관련자들의 언급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1. 의정분야 - 축구외교 전념… 의정 소홀 13대 국회 이후 15년째 금배지를 달고 있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적어도 각종 통계에 있어서만큼은 만족스러운 의정활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다.‘축구외교’로 해외출장이 잦았고,무소속으로서 의정활동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정 의원측 해명이다. 정 의원은 지난해 5월 경실련이 발표한 16대 국회의원 국회 결석률에 있어서 45%를 기록,국회에 잘 나오지 않는 의원 가운데 한명으로 꼽혔다.국정감사시민연대가 2000년 11월 발표한 국정감사 종합평가에서도 ‘최악의 의원’에 포함됐다. 심지어 16대 총선을 앞두고 2000년 1월 총선시민연대가 발표한 공천반대의원 명단에도 이름이 올랐다.15대 국회 4년간 법안을 1건밖에 발의하지 않은데다 57차례의 본회의 가운데 무려 47차례를 불출석(결석률 82.46%)했다는 것이 공천해선 안될 이유로 꼽혔다.전체 국회의원 평균 결석률은 18%.“월드컵 준비로 의원직을 충실히 수행할 수 없으면 사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총선연대측 주장이었다.정 의원측은 당시 “월드컵 유치를 위해 지난 6년간 803일이나 해외출장을 다녀와야 했고,대부분 ‘방탄국회’여서 참석할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국회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1건도 없는 것으로 돼 있다.그러나 정 의원측은 17일 “무소속이라 대부분의 법안을 정당소속 의원의 이름을 빌려 발의했기 때문”이라며 “왼손잡이 편의 증진을 위한 ‘장애인·임산부·노약자 편의증진법 개정안’을 비롯해 16대에 들어서만도 4건을 발의했다.”고 해명했다. 정 의원은 초선이던 지난 91년 국회 경제과학위의 민자당 간사를 맡아 추곡수매동의안 등을 날치기 처리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그러나 정 의원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날치기 주장은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진경호기자 jade@ 2. 경제분야 - 빈틈없으나 경영엔 일천 ‘전문경영인을 능가하는 경영자’ ‘무늬만 기업인인 정치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鄭夢準·MJ) 의원에 대한 주변의 엇갈린 평가다. 재계 출신이라는 점은 MJ가 지닌 장점 가운데 하나다.경제를 잘 알 뿐아니라 가진 돈도 넉넉해 부정의 소지가 그만큼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경제인으로서 전문경영자 뺨치는 조건들을 두루 지녔다. 1975년 현대중공업 기획부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후 80년 상무,82년 사장,87년에는 회장 자리에 올랐다.88년 국회에 진출한 뒤부터는 15년동안 고문으로 몸담았다. MJ의 사장 재직기간(83∼87년)에 현대중공업은 83년에 10억달러 수출탑을,84년에 매출 1조원과 선박인도 1000만DWT를 달성해 당시 세계 1위이던 일본의 미쓰비시를 추월하기도 했다.윤리경영을 도입하고,선박건조에 필수적인 용접연구소와 선박기술연구소도 완성했다. 사장 재직기간 현대중공업의 양적·질적 성장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다. 이는MJ의 탁월한 국제감각과 빈틈없는 경영자세가 빚어낸 것이라고 측근들은 주장한다. 그러나 MJ를 경영인으로 평가하는 데 인색한 사람도 적지 않다.‘재벌 2세여서 경영자의 길을 걸었을 뿐 군생활이나 유학·정치경력 등을 빼면 경영자로서의 경력이 일천하다.’는 것이다. 경영자로서 MJ는 중요사항을 혼자 결정하는 독선적인 성향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또 치밀함을 너무 강조,일부에서 냉정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실 여부를 떠나 지난 90년 현대중공업 파업 당시(골리앗 농성) 경찰의 무리한 진압에 MJ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그가 느끼는 부담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측근들은 많은 얘기들이 잘못 알려진 부분이라고 부인한다. 현대중공업에는 사장이 명절때 고향을 찾지 못하고 일을 하는 현장직원들을 찾아 격려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3. 체육분야 - 추진력 강하지만 독선적 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체육계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 2002한·일월드컵을 유치했고,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국가이미지를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그러나 다소 독선적인 성격과 부드럽지 못한 대인관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적지 않다. 한 축구계 인사는 “월드컵만으로도 그의 공로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며 “축구협회장 선거 때마다 흔드는 세력이 있었지만 그를 대체할 인물은 지금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탁월한 영어 실력과 깔끔한 매너,꼼꼼한 일처리,그에 걸맞지 않은 소탈한 행동거지를 장점으로 꼽는 의견도 많다. 소탈한 행동거지의 예는 여럿 있다.냅킨도 없이 고기를 뜯는다거나,“아깝다.”면서 남김없이 음식을 먹어치우는 습관 등은 재벌 2세 이미지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축구협회의 한 직원은 “한번은 등산 도중 숲속에 들어가 옷을 갈아 입은 적이 있는데 직원들 앞에서 속옷까지 훌훌 벗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형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월드컵조직위원회 직원들의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다.한 고위 간부는 “추진력이 좋고 샤프하면서 판단이 빠르다.”고 평가했다. 다른 직원은 “성격이 좀 급하다.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을 더 많이,심하게 꾸짖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권위주의적이란 비판적 시각도 그래서 나온다. 급하면서 단도직입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사례는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방북 비행기 안에서 김운용 당시 대한체육회장을 상대로 벌인 해프닝이다.협회의 한 직원은 “정 의원이 김 전 회장 바로 옆에 앉았는데 ‘회장님이 절 욕하고 다닌다면서요.’라고 직설적으로 따져 상대가 몹시 당황스러워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체육회의 한 고위인사는 “정 의원의 장점은 강력한 추진력이다.해야겠다는 판단이 서면 앞뒤 안가리고 밀어붙이는 폭발력이 눈에 띈다.그 과정에서 카리스마도 충분히 발휘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게 내세우는 독선적인 경향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해옥 곽영완기자 hop@
  • 9.4조치 이후 부동산시장/ 단타거래 ‘뚝’… 장기투자 새바람

    정부의 ‘9·4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업체·실수요자·투자자·중개업자 할 것 없이 모두 이번 대책에 맞춰 발 빠르게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새로운 청약제도에 맞게 중도금 무이자 확대,4순위자를 대상으로 한 전략 마련에 나서는 등 새로운 분양 대책 수립에 나섰다.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주상복합아파트나 오피스텔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단타매매에서 장기투자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중개업소들도 이번 대책의 빈틈을 찾는데 혈안이다.투기과열지구가 아닌 다른 곳으로 활동무대를 옮기기도 한다. 9·4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의 풍속도이다.이같은 변화는 대책이 본격적으로 발효되면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4순위 전략 마련하자- 건설업계는 신규청약 수요가 절반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순위내 청약이 급감할 것으로 보고 재당첨 금지에 해당이 되지 않는 4순위자를 대상으로 한 분양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미르하우징 임종근 사장은 “재당첨제한 부활에 따라 건설업체와 분양업체가 4순위자를 대상으로 분양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4순위자를 대상으로 한 분양을 하려면 인력이 더 소요되는 등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에 대비,1·2차 중도금을 무이자로 대출해 주는 등 중도금 대출혜택을 확대하고 있다.분양권 전매할수 있을 때(중도금 2차까지납부·분양계약후 1년)까지 수요자들의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쌍용건설은 부산 만덕동에 분양하는 ‘쌍용스윗닷홈’의 계약금을 2회분할 납부토록 하고 조깅코스를 설치하는 등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또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이 주춤해지는 대신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 이들 부지확보에도 열심이다. 고급주택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앞으로 전용면적 45평형이하의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것도 건설업계의 전략 가운데 하나다. ◇빈틈을 찾아라- 중개업소는 이번 대책의 빈틈을 열심히 찾고 있다.그 중 하나가 투기과열지구 지정에서 제외된 곳으로 떠나는 것이다.‘떴다방'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부 떴다방은 요즘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을 떠안았다가 처리를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 경우도 있다. 수도권 떴다방의 한 관계자는 “가진 분양권을 빨리 처분하고 당분간 쉬어야할 모양”이라며 “매수자들이 분양권 값이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입질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의 중개업소는 이번 대책의 여파로 개점휴업 상태다.일부 지역은 매물은 나오고 있지만 거래는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 거래가 이뤄진 경우도 세금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수자는 실거래가로 계약서를 쓰고자 하지만 매도자는 기준시가를 고집,갈등을 빚는 진풍경도 생긴다는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얘기이다. ◇대체 상품으로 가자- 9·4대책 발표후 첫분양인 서울 용산 숙명여고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는 310가구 분양에 5·6일 양일간 1만여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렸다. 주택업계에서는 “이번 대책으로도 투자자들이 부동산 언저리를 떠나지 않고 대체상품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며 “주상복합이나 오피스텔로 많이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아예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있는 기간이 될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리겠다는 투자자세도 보이고 있다. 김성곤 김경두기자 sunggone@
  • [대~한민국 24시] ‘노인천국’ 종묘광장

    ‘환갑을 훌쩍 넘긴 당신의 외로운 아버지는 오늘도 어느 공원 한 구석에서 짝을 찾고 있을지 모른다.’3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훈정동 90 종묘 앞 광장.어떤 이들은 이곳을 종묘공원으로 잘못 알고 있기도 하다.아무튼,이 무렵 종묘 입장권 매표소 앞 잔디밭에서는 한바탕 춤판이 벌어졌다.앉은 이들도 빈 페트병을 두드리며 장단 맞추기에 골몰했다. 덩실 더덩실 돌아가는 춤판의 주인공은 남녀 노인 8명이었다.옆에 나뒹구는 술병이 말해주듯 얼굴은 불그레 물들어 취기가 오른 모습들. 노인 쉼터의 ‘원조’는 종묘에서 버스한 정거장 거리인 종로3가 탑골공원(파고다공원)이지만 지난해 3월부터 독립운동 발상지 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새 단장을 하느라 1년간 폐쇄하면서 ‘놀이터’로는 잊혀져 버렸다.그렇다고 새 둥지를 멀리서 찾을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낙원동’이라 부른다= 이 역시 인근 동네 이름이 낙원동이어서 잘못 붙여진 것.하지만 적어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 아직까지 ‘토’를 다는 이는 없다. 해가 일찍 뜨는 요즘 4만2000평에 이르는 드넓은 광장의 하루는 오전 8시쯤 하나 둘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열린다.이날도 신문지나 두툼한 마분지,바둑·장기판 등을 옆구리에 낀 노인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바삐 날갯짓을 하는 비둘기의 울음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평화로운 분위기가 느껴지건만 노인들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 오죽 몸을 기댈 곳이 없는 형편이라면 약간은 찌뿌드드한 날씨에 움직이기가 수월찮은 노구를 이끌고 벌써부터 도심 광장까지 찾아왔을까.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면 이곳도 결국 그들에게 ‘낙원’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금세 깨닫게 된다. 그러나 어쩌면 이 광장이 마지막 남은 ‘노인 천국’인지도 모른다.아니나 다를까. 오전 10시쯤 되자 광장 구석구석에 놓인 벤치는 이미 만원사례를 이뤘다.가져온 신문지나 마분지 등을 벤치에 깔고 앉은 노인들은 이제야 ‘동지’를 만난 기쁨으로 조금씩 들뜨기 시작했다.동시에 소란스러워졌다. 노인들은 화장실에 갈 때도 벤치에돌을 하나 올려놓곤 했다.자리를 빼앗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에 ‘영역 표시’를 해놓는 것. 한 노인이 옆자리로 눈을 돌려 ‘까치’담배를 사러 인도(人道)의 매점을 다녀왔는데 한개비에 100원이나 하더라고 넌지시 말을 건네며 대화를 청했다. “내 나이쯤 돼 보이는데 자녀가 몇이오?”“아들만 둘인데 집 한채씩 물려줬지요.”“그렇다면 자식들에게 제법 대접받고 살겠는데….”“그게….” 몇년 전만 해도 사업이 번창해 한때는 10억원대의 돈을 다루기도 했다는 A(73)씨는 “잘 나가던 시절엔 부도란 말은 내 사전에 없다고 생각했는데,방심한 게 탈이었는지 그만 당하고야 말았다.”면서 “막상 돈이 떨어지자 사회는 물론 식구들조차 그리 달갑잖은 눈치”라고 단골로 광장에 나오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광장은 작은 ‘공화국’= 끼니를 때워야 할 낮 12시.웬 일인지 많은 노인들이 꿈쩍도 않은 채 자리를 지켰다.더러 아낙네들이 머리에 받치고 나르는 김밥이나 떡 따위를 느릿느릿 삼켰을 뿐이다.길 옆 ‘24시간 포장마차’에서 비스킷 몇 조각,또는 삶은 달걀 등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이 늘어만 갔다. 이같은 상인이나 종교 전도자들이 많은 것은 인파로 북적대기 때문에 ‘약발’이 먹힌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는 뜻일 게다.사람들은 이곳에도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고 자랑을 늘어 놓듯 말하곤 한다. 점심시간을 다른 곳에서 보내고 뒤늦게 광장에 출연하는 ‘오후반’의 가세로 이젠 발 디딜 틈조차 없어질 무렵 내기 바둑이나 장기판 구경에 ‘단물’이 빠지면 노인들은 ‘쇼핑’에 나선다.‘호르몬을 생성해 온 몸에 다 좋다.’고 선전하는 만병 통치약을 파는 곳도 몇 군데 된다.깔끔한 노인들은 광장 한복판에만 2∼3곳 되는 구두 수선소에서 반짝반짝 광을 내거나 닳아빠진 굽을 갈아치울 수도 있다. 오후 1시20분쯤 이번엔 40대로 보이는 신사가 확성기를 들고 전도를 위한 설파를 시작했다.종교를 가져야 축복받는다는 말에 말쑥하게 차려 입은 백발 노인은 “선생 말대로 신(神)이 존재한다면 왜 멀쩡한 사람들을 물난리로 고생시키고,노인들을 버림받게 만드느냐.”고따져 물었다.설교하던 사나이는 몇 마디 응수를 하다가 지쳐버린 듯 어디론가 사라졌고 대신 기독교 신자인 다른 노인이 끼어드는 바람에 무신론 시비는 급기야 일파만파로 번지고 말았다. 이곳엔 이밖에도 조금 특별한 게 있다.바로 ‘박카스 아줌마’.저마다 들고 다니는 크고 작은 가방은 음료로 가득 차 불룩 튀어나온 게 특징이라면 특징으로 꼽힌다.‘박카스 드세요.’라며 손님을 끄는 게 보통이다.하지만 요구르트도 많이 판다. 음식이나 음료를 판매하는 통로는 이른바 ‘일천냥 가게’인 셈이다.요구르트 가격은 500원.비싼 이유는 ‘팁’이 붙기 때문이다.여성이 드물다 보니 이성(異性)으로서 말 동무가 돼 주는 대가다.만약 술을 같이 하고 싶으면 ‘위험수당’까지 합해 1만원 정도를 팁으로 내놓아야 한다. ◆가슴은 아직 뜨겁기만= 잔디밭 춤판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를 무렵인 오후 4시30분쯤 광장 관리사무소 앞에서 갑자기 싸움판이 벌어졌다.하루에도 심심찮게 열리는 ‘시국 강연회’가 비화된 것이다. 1시간 전 관리사무소 옆 종로국악정소광장에서 열린 강연회는 사뭇 진지하게 출발했다.70세쯤 되어 보이는 첫 출연자를 중심으로 빙 둘러싼 청중은 족히 100명은 됐다.노인은 “각 정권에 워낙 속아 살아온 국민들이라 서로 믿지 못해 헐뜯는 습성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젠 나쁜 얘기는 서로가 하지 않기로 하자.”고 제안했다. 시간이 흐르자 이제까지 듣기에 열중하던 청중들은 옆 사람들과 짝을 지어 소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았다.말하자면 분임토의가 이뤄진 셈. 모두가 흥미진진하게만 여기던 강연이 변질된 것도 이 대목에서 비롯됐다.한 노인이 “정권이 바뀌면 보복한다더라.”며 한 마디 불쑥 내뱉은 게 화근이었다.청중 가운데서 “누구한테 여당 편 들라고 하느냐.”는 가시 돋친 말이 쩌렁쩌렁 울려나왔다. 상대가 “그게 편 들라는 말이냐.그렇게 보는 당신이야말로 특정 정당 손들어주기야.”라고 하자 건너편에서도 “무식한 놈”이라고 맞받아쳤고 결국 멱살잡이로 이어졌다.어떤 이는 이를 다들 나라 걱정이 많은 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오래 입어 해진 셔츠의 단추가 모두 날아가면서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1시간이 넘도록 다툼은 계속됐지만 볼썽사나운 싸움판만 있는 건 아니다. 7∼8시가 되면 그나마 가족들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급해졌거나 돌아갈 곳이 있는 노인들은 이제 하나 둘씩 서서히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도 술이 고픈 노인들은 포장마차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또 캄캄해진 벤치에서는 요즘 유행어로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는 사람도 심심찮게 발견된다.이따금 치마를 살짝 들어올리면서 유혹해 오는 ‘박카스 아줌마’의 손을 떨치지 못한 것.물론 이러한 유혹은 대낮에도 없지 않다. 여관행에 드는 기준비용은 3만원이다.그러나 역시 에누리 없는 장사는 없는 법.‘있어 보이는’사람이라고 여겨지면 5만원까지 치솟지만,반대 경우라면 값은 형편에 따라 1만원 안팎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목수 일을 한다는 C(62)씨는 “보통 ‘○○동 아줌마,△△ 여사’로 불리는 매춘부들끼리는 서로가 알아보는 눈치”라면서 “나이가 주로 50대 안팎이지만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이 가세해 10여만원을 받고 소개비를 떼 주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가뜩이나 시대가 낳은 갖가지 시련을 헤쳐온,오늘날 어르신들의 하루는 이런저런 해프닝 속에 힘겨운 표정으로 지나가고 있었다.‘당신도 늙어 보라.’고 꾸짖는 듯이 말이다. 송한수기자 onekor@
  • 옌볜 자치주 50년/ ‘高성장 그늘’ 사회해체 위기감

    [옌볜 김규환특파원] 중국 옌볜의 조선족 자치주가 3일 창설 50돌을 맞았다.옌볜은 일본 침략기에는 항일 민족운동의 근거지였고 1952년 자치주창립 후에는 중국 조선족의 삶의 터전이 됐다.그러나 이민족의 박해와 탄압속에서도 민족의 전통문화를 지켜오고 있다.옌볜 현지 취재를 통해 조선족의 삶을 살펴본다. ■조선족의 현주소 옌볜 자치주 주도(州都) 옌지(延吉)는 지금 온통 축제 분위기다.호텔 및 쇼핑센터,기업 등 대부분의 건물에는 ‘연변 자치주 창립 50주년’기념 플래카드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나란히 걸려 있다.창립 기념행사 때문에 정장 차림을 한 택시운전사들은 활짝 웃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고 있다. “기쁘다마다요.낯선 이국 땅에서 고유의 전통문화를 고수한다는 게 보통 어려운 일입니까.”전통혼례식을 구경온 조선족 이옥화(李玉花·70) 할머니는 문화혁명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민족의 뿌리를 보존할 수 있는 자치주의 창립 50주년을 맞게 돼 “가슴이 뿌듯하다.”고 전한다. 축제 분위기는 옌볜 조선족 자치주 경제의 발전과 깊은연관이 있다. 옌볜 경제는 1978년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이후 농업에서 관광업·교통운수업·상품유통업 등에 집중 투자하는 등 산업구조 고도화를 실시함으로써 고도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옌볜 경제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지만 1980년 이후 연평균 9%대가 넘는 역동적 경제성장을 거듭했다.옌볜 자치주 국내총생산(GDP)은 97년 자치주창설 당시(1952년)보다 13배 이상 늘어난 120억위안(약 1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개혁·개방 이전 4개에 불과하던 음식점은 1000여개로 늘어나고 인구 30여만에 택시 수가 5000여대에 이를 정도 소비수준이 높아졌다. 그러나 박창욱(朴昌昱) 옌볜대 민족연구소 교수는 “노무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옌볜의 재정수입보다 많다.옌볜 경제가 더욱 발전하려면 노무수출과 관광수입으로 버티고 있는 옌볜 경제를 첨단 과학기술 산업 분야 등으로 다원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축제 분위기의 이면에는 ’조선족 사회의 해체’라는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개혁·개방 이후 조선족 젊은이들이 돈을 벌기 위해 대도시로 떠나는 바람에 자치주내 농촌지역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심해지는 탓이다.한·중수교 이후 ‘코리아드림’ 열풍이 불면서 젊은이들이 한국으로 몰려가는 것도 공동화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린(吉林)성 허룽(和龍)시에서 만난 김춘순(金春順·64) 할머니는 “젊은이들이 떠나고 노인들만 남은 농촌에서 삶의 터전이던 땅이 한족들에게 넘어가는 것을 보면 억장이 무너진다.”며 조상들이 피땀 흘려 일궈놓은 땅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옌볜 자치주에는 한족들이 몰려들어 이름만 조선족 자치주일 뿐정치·경제적으로 한족이 압도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한국 유학생 이모(26)씨는 “옌지시내 관공서는 물론 은행·백화점·국경기업 등 핵심 간부직은 한족이 차지한 지 오래됐다.”며 “조선족들은 한족에게 계속 밀리면서 일자리를 찾아 옌볜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귀띔한다. 조선족이 겪는 ‘정체성의 혼란’도 큰 문제다.조선족 정춘호(鄭春浩·47)씨는 “조선족들은 한족에게 소수민족이라고 학대받고 북한에서는 자본주의에 물들었다고 비난받으며 한국 사람들에게는 못산다고 업신여김 당해 설 자리가 없다.한마디로 부모 없는 고아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khkim@ ■고단한 탈북자들/ “식구 먹을만 하면 더 바랄게 없죠” [옌볜 김규환특파원] “집안 식구들이 먹을 걱정하지 않을 만큼의 돈을 벌수 있으면 무슨 소원이 있겠습니까.”탈북자 김정수(金正洙·31·가명)씨는“지난 1년 돈을 벌기 위해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뛰었지만 지금 손에는 한푼도 없다.”며 돈을 벌어오기만 기다릴 아내와 딸이 눈에 어른거린다며 한숨을 내쉰다. 중국 옌볜 땅을 밟았지만 탈북자들의 삶은 여전히 고단하다.최근 탈북자들의 중국 외교부 앞 ‘난민지위 인정’ 시위 등으로 중국 공안당국은 물론 북한이 파견한 체포조 등의 감시 눈초리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현재 옌볜지역을 전전하는 탈북자들은 5000∼1만명 정도.대부분 극심한 식량난을 피해 북한을 도망쳐나온 ‘경제난민’이다.이들은 ‘한국에 가서 잘 살아보겠다.’는 꿈이 탈북생활의 힘겨움을 견뎌내게 해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으로의 망명에 성공하는 이는 극히 일부분.탈북생활 2년째인 박경표(朴京杓·가명·15)군은 “‘중국에 가면 잘 먹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무작정 북한을 탈출했다.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구걸로 살아가지만 후회는 않는다.”고 말한다. 이들 탈북자는 여름철에는 공원이나 역대합실 등에서 노숙하며 지낼 수 있지만,날씨가 추워지면 몸을 맡길만한 곳을 찾아나선다. 탈북 여성들 가운데는 산업화로 중국 농촌의 여성들이 도시로 나가버려 여자가 귀해진 중국의 농촌 총각 등과 결혼해서 사는 경우가 있다.그러나 이는 운이 좋은 편이고 일부 탈북 여성들은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몸을 파는 경우도 있다.조선족 김모(43)씨는 “신분증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 북한 여성들이 아무런 연고 없이 강을 건널 경우 대부분 팔려간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한다. ■전통혼례등 20여 기념행사 다채 [옌볜 김규환특파원] 옌볜 조선족 자치주는 3일 자치주 창립 50주년을 전후로 다채로운 행사를 펼치고 있다.이번 축제행사를 위해 옌볜 자치주에 속한 8개 시현(市縣)에서 1만 3000여명의 학생·주부들을 동원했을 정도다. 자치주 창립 축제기간중 선보이는 프로그램은 20여 개.개·폐막식의 매스게임과 카드섹션은 물론 농악과 사물놀이 등 민속 가무,민속 복장쇼,민속 전통혼례식,민속 음식전람회,국제조선민족축구대회,백두산 등반대회,두만강문화제,노래자랑대회,두만강지역 국제투자무역 상담회 등등.방용남(方龍南) 옌볜작가협회 창작이론연구부 주임은 “자치주 창립 50돌 행사는 옌볜 자치주는물론 중국 전체 조선족의 경축행사”라며 “옌볜 자치주의 발전상과 조선족문화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지난달 31일 시사회를 가진 영화 ‘태양으로 가는 길’과 개막식 경축대회,민속 전통혼례식 모습 재현 등이다.‘태양으로 가는길’은 항일무장투쟁으로 일생을 보낸 조선족 출신으로,중국 인민해방군 군가를 작곡한 정율성(鄭律成)씨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조선족 150여년 이주사에서 처음으로 조선족이 영화의 주인공은 물론 감독·제작을 맡았다.10월 부산영화제에도 출품된다. 지난달 31일 개막식으로 옌지시 인민경기장에서 열린 ‘주 및 연길시 연변조선족 자치주 창립 50돐 경축대회’에서는 5000여명의 학생과 주부 등이 한데 어울려 매스게임과 카드섹션 등을 펼쳤다.매스게임 도중 아리랑이 울려퍼지자 참석한 조선족과 한족 등 2만여명의 관중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다. 민속 전통혼례식도 눈길을 끌었다.1일 옌지시 시내 중심부 시대광장에서 10쌍의 조선족 신랑·신부가 참가한 조선족 민속 전통혼례식에는 한족 등 다른 민족들도 비를 맞으면서 끝까지 지켜보며 관심을 보였다.중국인 천징(陳靜·57·여)씨는 “조선족 자치주에 살지만 전통혼례 모습은 처음 본다.”며“이런 행사가 자주 열려 중국내 민족들간의 이해의 폭이 넓어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 LA 프리웨이에 ‘島山 IC’, 美 캘리포니아 의회 결정

    (로스앤젤레스 연합) 로스앤젤레스 프리웨이(고속도로)에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가 생긴다. 캘리포니아주 하원은 LA 남부지역을 관통하는 110번 프리웨이와 샌타 모니카 방면 10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지점을 ‘도산 안창호 메모리얼 인터체인지’로 하고 발의한 결의안을 주 상원이 지난 26일 찬성 39대 반대 0으로 통과시킴에 따라 교통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30일 본 회의에서 확정하게 된다. LA 다운타운 남쪽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10번 도로는 도산 안창호의 주 활동무대였던 리버사이드까지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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