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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입국 테러국 국민 지문날인 의무화 “”테러차단”” “”인권침해””논란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미국은 5일(현지시간) 북한,이라크,이란,리비아 등 이른바 테러지원국 국민들의 미국 입국시 이들에 대한 지문채취 및 사진 촬영을 의무화하는 등 출입국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를 발표했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이날 법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미국을 겨냥한 제2의 후속 테러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이 법안을 도입키로 했다고 말하고 앞으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자들에 대한 미국 입국 검사와 규제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혔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국가안보 출입국 등록제’에 따라 세 가지 핵심조치가 뒤따른다고 전제하고 그 첫째 조치로 미국이 테러분자들을 지원,비호하는 국가로 지목한 나라 출신의 외국인 방문객들은 입국시 반드시 지문채취와 사진촬영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랍국 등 문제지역 출신 국민들은 미국 입국시 공항,항구에서 지문날인을 하고 이민귀화국에 30일내에 입국신고를 해야한다.위반하면 벌금과 함께 재입국 거부 내지 추방조치를 당하게 된다. 이 조치는 계도기간을 거친 뒤 곧바로 시행에 들어간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그같은 지문채취 및 사진촬영 대상자로 국무부가 지목한 테러 지원 및 비호 국가들을 총체적으로 지칭했지만 구체적인 특정 나라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이 조치는 부시행정부내에서도 이견이 있을 뿐 아니라 아랍계 미국인과 인권단체들로부터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고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시행단계에서 적지않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백악관은 법무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으나 국무부 일각에서는 이 안이 도입될 경우 대 테러전 수행과정에서 아랍 동맹국들로부터 외교적 지지를 계속 받아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미이민변호사협회 진 버터필드 사무총장은 진짜 위험인물들은 등록하러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비효율적인 인권침해 법안”이라고 비난했다. 아랍계 미국인협회 제임스 조그비 회장은 이 등록안이 특정 인종을 겨냥한 과다하게 인종 차별적이고 비효율적인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런 비난에 대해“(테러범들을 대상으로 한)새로운 전쟁에서 적들은 일반 방문객,관광객,학생,노동자들과 소리없이 섞여들어와 미국의 도시와 이웃,공공시설에 아무런 주목도 받지 않고 침투해 들어간다.이들의 위장복은 카키색이 아니라 바로 일상복”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이들은 위조 여권,위조 신분증으로 활개치지만 “지문은 속일 수 없다.”며 지문날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 제도에 대한 반대의견을 의식,이 조치가 유럽 및 다른 나라들에서 실시하고 있는 외국인 등록제도와 유사하며 유럽은 미국보다 외국인 관리가 훨씬 더 엄격하다고 주장했다. 애슈크로프트 장관은 이 법안의 집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연방정부와 주정부 등에 구성돼 있는 대테러 지원팀이 출입국 업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규제 강화조치는 1단계로 테러지원국들과 미국에 적대적인 중동 아랍권 국가 출신의 테러세력들을 겨냥한 것이지만 앞으로 다른 국가 출신이라도 미국 당국이 의심할 만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확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애슈크로프트장관은 이번 조치 시행 첫해에는 약 10만명의 문제 방문객들을 추적케 될 것이라면서 미국 의회는 오는 2005년까지 약 3500만명의 외국인 방문객들을 실질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토록 법무부에 위임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지난 1940년대 2차 세계대전 중 실시된 외국인 등록법에 근거해 마련된 것으로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아 발표와 동시에 즉각 실시된다. 한편 미국 해안경비대는 지난해 9·11테러 참사 이후 새로운 각종 테러공격에 대비,보안 대책이 허술한 외국 항구에서 출항한 선박의 입항을 거부하거나 해상 보안관을 파견하는 등 항만 검색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미 해안 경비대의 이같은 조치는 미 국내 항만의 테러 공격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하원에서 지난 4일 통과된 ‘테러 예방을 위한 항만 검색 강화법’에 따라 취해졌다. 프랭크 로비온도(공화) 하원 교통위원회의 해안경비 소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이와 관련,“미 행정부는 미 국내에서 최대 규모이자 아마도 가장 취약한 국경(해안)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ip@
  • 소설 ‘최후의 면회인’ 발굴

    일제강점기 문학동맹인 카프(KAPF·조선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의 서기장을 지낸 임화(林和·사진·1908∼1953)의 소설이 발굴됐다. 평론가 손정수(33)씨는 6월 초에 발간될 ‘문학사와 비평’제9집(새미刊)에서 임화의 소설 ‘최후의 면회인’을 게재,공개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좌파 문학의 거두이자 시인 겸 평론가로 활동한 임화가 소설을 쓴 사실은 그동안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1927년 1월 매일신보에 2회에 걸쳐 ‘성아(星兒)’란 필명으로 연재한 ‘최후의 면회인’은 고난을 운명처럼 맞고 사는 누이 영순을 관찰하며 과거를 돌아보는 ‘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나’와 누이 영순,영순을 임신시킨 ‘나’의 친구 김(金),그리고 김의 누이가 주요등장 인물이다. 손씨는 소설 제목 다음에 ‘3부작’이라고 부연한 점을 들어 “임화가 지속적으로 소설 창작을 계획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서 “단편 서사시 ‘우리 오빠와 화로’에 등장하는 여동생과 오빠 모티프의 원형을 이 소설에서 볼 수 있다.”고분석했다. 심재억기자
  • 14개 항공사와 마일리지 공유

    아시아나항공이 세계 최대 항공동맹체 대열에 합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중국 상하이(上海) 힐튼호텔에서 열린 세계 항공동맹체인 ‘스타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정식 회원사로 가입했다고 밝혔다.회의에는 박찬법(朴贊法) 사장이 참석했다.아시아나는 이로써 자사 14개국 52개 노선과 세계 14개 항공사 124개국,729개 노선을 연계해 한번의 탑승 수속으로 이들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아시아나항공은 ‘스타 얼라이언스’ 가입으로 연간 430억원의 추가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회원사간에 마일리지가 100% 호환되기 때문에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로 독일 루프트한자,미국 유나이티드항공,싱가포르항공 등의 회원사 항공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회원사의 항공편을 이용해도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박건승기자 ksp@
  • 지방선거 ‘막말 유세’ 가열

    6·13지방선거 초반부터 ‘막말 공방’이 벌어지면서 각 정당간 감정대립이 심해지고 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31일 경기도 시흥에서 열린 경기지사후보 지원 정당연설회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아랫사람을 시켜 내 말(‘깽판’발언) 꼬투리를 잡아 시정잡배가 어떻다는 등의 온갖 말을 쏟아냈는데,내가 시정잡배면 한나라당 모씨는 망나니,아니 양아치인가.”라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노 후보는 이어 군포 정당연설회에서는 99년 국회에서 서상목(徐相穆) 의원 체포 동의안 부결 후 이회창 후보와 서 전 의원이 기뻐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며,“마피아가 부하에게 범죄 시킨 뒤 감옥은 부하 보내고 자기는 뒤에서 돌보는 것과 같다.”고 비난했다. 노 후보는 또 조선일보가 자신의 ‘깽판’ 발언을 보도한 일을 거론하면서 “왜 한나라당 이 후보가 얘기한 ‘빠순이’ 발언과 ‘창자를 끄집어내서 씹어버리겠다.’는 말은 묻어줬나.조·한동맹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나라당 선거대책위 회의에서는 원색적인 욕설까지 나왔다.회의에서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이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한나라당은 세계적 왕도둑’이라고 하는 등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자,옆에 있던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가 민주당의 정식당명(새천년민주당)을 가리켜 “새천년민주당이 아니라 새천년미친X당이구먼”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홍원상기자 carlos@
  • 선택 6.13/ 盧 ‘조선일보 맹공’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31일 경기 시흥 연설회에서 조선일보에 대한 격렬한 비난을 재개했다. 노 후보는 최근 자신의 ‘깽판’ 발언을 조선일보가 보도한 것에 대해 “수 천개의 단어가 쏟아진 연설내용 중에서 단어 하나 딱 주워가지고 노무현이 자질이 있다,없다 사설까지 썼다.”면서 “천 마디 말 중에서 쓰레기 같은 말 하나만 주워다가 담아놓으면 쓰레기통이 되니까 앞으로 그런 것은 주워담지 말라.”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조선일보와 한나라당의 ‘조-한동맹’을 거론,“(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가 한) 빠순이는 고상한 말이고,깽판은 비속어인가.”라면서 “(이 후보가)창자를 끄집어내서 씹어버리겠다고 얘기했던 말은 보도할 가치가 없기 때문에 보도하지 않았느냐.”며 ‘공평 보도’를 촉구했다. 노 후보는 이어 열린 부천역앞 연설회에서 세풍사건과 관련,‘몇십억을 꼬불쳤다.삥땅했다.’는 등 한나라당에 대해 험한 말을 한 뒤 “조선일보가 이것도 쓸테면쓰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사는 “이회창 후보의 ‘빠순이’발언을 지난 17일 보도했다.”고 반박했다. 이춘규 황장석기자 taein@
  • 北 민간접촉 제의 잇따라 언론 이어 노총에 초청장

    지난 5월7일 예정돼 있던 남북경협추진위원회(경추위)를무산시킨 북한이 최근 민간 접촉에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6·15남북 공동선언 2주년 기념 공동행사를 위한노동계 실무접촉을 6월1∼2일 금강산에서 갖자는 내용의초청장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보내온 것으로 30일알려졌다. 북측 조선기자동맹도 6월1∼2일 금강산에서 남북 언론인·기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내용의 초청장을 29일 한국기자협회 앞으로 보내왔다. 김수정기자
  • 北, 기자협회에 초청장

    북측의 조선기자동맹이 새달 1∼2일 금강산에서 남북 언론인,기자 실무접촉을 갖자는 내용의 초청장을 29일 한국기자협회 앞으로 팩스를 통해 보내왔다. 기자협회는 이날 “북측 조선기자동맹이 남한 언론인들과실무접촉을 갖고 양측의 협력 증진 등 현안을 협의하자는 뜻과 함께 남측 언론인·기자 5명이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금강산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북측 조선기자동맹이 남쪽의 한국기자협회에 초청장을 보내온 것은 처음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러 내년 9월이전 WTO 가입””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군사적 협력관계를 수립함에 따라 내년 9월 이전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전망이 더욱 밝아지고 있다. 마이크 무어 WTO 사무총장은 28일 러시아가 WTO 각료회담이 열리는 내년 9월 이전 WTO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에 대해 WTO 가입의 필수관문인 시장 경제국 지위를 부여할 계획을 밝혔다.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은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에 시장 경제 지위를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돈 에번스 미국 상무장관도 28일 앞서 워싱턴에서 정례 뉴스브리핑을 통해 “다음달 14일까지 러시아가 ‘시장경제국’으로 상향조정될지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관측통들은 상무부가 현재 ‘비시장 경제국’으로 지정하고 있는 러시아를 시장 경제국으로 상향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에번스 장관은 무어 총장의 발언에 대해 논평해 달라는 요구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그는그러나 “러시아가 WTO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회원국들이 준수한 조건들을 모두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시장 경제국이 되면 미국의 현지 투자가 용이해진다.현재 미국의 대러 직접투자는 40억달러다. 러시아에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를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될 전망이다.PNTR는 해당 국가가 다른 국가들처럼 최혜국(MFN)대우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항구적으로 허용하는 법안이다.PNTR가 허용되면 미국이 구소련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무역관계를 제한하도록 한 잭슨·배닉법이 폐기된다.중국이WTO 가입 전에 밟았던 수순이다.시장 경제국·PNTR 지위 부여는 미 의회를 쉽게 통과할 전망이나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잭슨·배닉법의 폐기에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WTO의 전신인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시절인 1993년 가입신청을 냈다.가입협상은 푸틴 대통령취임 이후 본격화됐다. WTO 가입은 전 회원국과 쌍무협정을 맺어야 하고 일정한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러시아는 이를 위해 시장경제체제로전환하기 위한 구조개혁과 제도정비를 이행해야한다.최근러시아가 농지매매허용법,토지법,노동법 등을 개정해 왔으나 지난해 WTO에 가입한 중국에 비해 개방개혁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전경하기자 lark3@
  • 부시 유럽순방 결산/ 핵감축 성과…환경·통산선 ‘쓴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8일 나토·러시아 확대정상회담을 끝으로 8일간의 유럽 순방외교를 마친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와 전략핵무기감축협정에 서명한 데 이어 28일 나토·러시아 위원회를 출범시킬 새 합의안에 서명하게 됨으로써 외교적으로는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대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커진 경제·환경 등 정치 외적인 협력에 있어서는 대서양을 사이에두고 미국과 유럽간에 대립을 예고하는 조짐들이 불거지고 있다. ▲나토·러시아 새 시대=27일 모스크바에 나토의 첫 러시아 주재 군사연락사무소가 개설됐다.초대 소장으로 부임한 피터 윌리엄스 영국 소장은 개소식을 마치자마자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는 등 바쁜 일정에 들어갔다. 그러나 연락사무소 개설은 앞으로 다가올 변화에 비하면아주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28일 나토·러시아 확대정상회담에서 양측간 새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협정의 서명이 끝나면 러시아와 나토는 보완·협력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면서 양측의국방전략도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물론 양측의 오랜 의구심이 단번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러시아는 특히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신청 등 나토의 동진·확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그러나 현재는 양측 모두 이같은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미국·유럽간 마찰=부시 대통령은 이번 유럽순방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이라크로 확대하는 데 대한 유럽 동맹국들의 동의를 얻어내려 했다.그러나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의도는 처음부터 빗나갔다.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가 유엔의 승인없는 이라크로의 확전을 지지하지 않을것임을 분명히 한데 이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역시 테러전의 명분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미국의 일방적 확전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혀 미국의 의도에 쐐기를 박았다. 최근 미국의 수입철강에 대한 관세 부과와 농산물보조금지급 등 통상 현안과 교토기후협약에 대한 미국의 비준 거부를 둘러싼 마찰은 테러전 확산에 관한 의견 불일치보다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시라크 대통령은 특히 27일 기자회견에서 환경 문제의 위험을 강조,미국과 유럽간의 이견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유세진기자 yujin@
  • 비전향 장기수 김동기씨 北 송환뒤 작가로 활동

    북송 비전향장기수 김동기(金東起·72)씨가 ‘조선작가동맹’ 소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지난 25일 보도했다. 김씨는 2000년 8월 북으로 송환된 뒤 30여편의 각종 글을 ‘천리마’‘조선문학’ 등에 기고해 근로자와 청소년들의 교양사업에 기여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김씨는 6·25전쟁 후 평양상업대학을 졸업한 뒤 내각 상업성 과장을 지내다 남파 공작원이 됐다. 북송되기 전 옥중에서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을 남긴다.’는 수필집을 남기도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美·러 ‘新밀월시대’ 열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역사적인 전략핵 감축 협정에 공식 서명함에 따라미·러는 냉전의 잔재를 청산하고 바야흐로 ‘신(新) 밀월관계’의 시작을 예고했다. 전략핵 감축 협정에 따라 두 나라는 현재 6000기 수준인 핵탄두 수를 오는 2012년까지 1700∼2200기 선으로 대폭 감축하게 된다.전문가들은 이 숫자를 핵감축의 현실적인 목표선이라며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국제 테러리즘 퇴치 공조,경제협력 강화,문화교류 증진 등 새로운 관계를 위한 기본틀을 마련했다. 양국의 새로운 동반자 관계는 9·11 테러가 전환점이었다.푸틴 대통령은 세계 지도자로서는 가장 먼저 미국에 조의를표했으며,이후 러시아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편에 섰다.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옛 소련 공화국의 군사기지를 미군에 개방했으며 테러세력과 관련한 정보 제공,아프간 북부동맹에 대한 무기지원 동의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군축협정으로 러시아는 핵무기 보유에 따른 군사비 부담이 줄어들어 경제성장에 몰두할 수 있게 됐다.군사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러시아가 미국의 요구대로 핵탄두를 폐기하지 않고 비축하는데 합의,미국과의 핵균형 유지를 포기했다고 분석했다. 그 대가는 미국의 경제지원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푸틴 대통령은 자유시장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미국의 도움을 기대하고 있다.두 정상은 경협 문제와 관련해 ▲미국의대(對) 러 무역제재 해제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도입 ▲미국의 대(對) 러 투자확대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양국간 무역분쟁 해소 ▲항공 및 컴퓨터 등 첨단산업협력 확대 방안에 합의했다.특히 부시는 “우리나라에 이익”이라며 러시아의 WTO 가입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같은 합의가 제대로 이행에 옮겨질 경우 국내 원유 수요의 절반 이상을 수입분에 의존하는 미국은 중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석유 보급망을 확보하게 된다.러시아도 세계 경제 체제에 편입하는 실리를 챙기게 된다. 한편 ‘악의 축’국가에 대한 대응은 새로운 동반자 관계의 리트머스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미국은 러시아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계획을 지원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러시아는 이란과 지난해 3억달러의 무기 수출 계약을 맺었다.부시 대통령은 지난 23일 러시아로 떠나기 앞서 베를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이란에 핵무기 개발 기술을 제공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또 러시아가 입장을바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지할 지도 미지수다. 박상숙기자
  • “美 공참총장이 구매 요구 서한”

    차기전투기(FX)사업 외압설을 주장하다 군사기밀 누설 혐의로 구속된 조주형(50·공사23기) 대령의 변호인단은 22일 “미국 공군참모총장이 한국 공군참모총장에게 서한을보내 F-15K의 구매를 강력히 요청하는 등 FX사업에 미국의 외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대전 계룡대 공군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직후 낸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8월 라이언미 공군참모총장이 이억수 한국 공군참모총장에게 한·미군사동맹관계 등을 내세워 F-15K 구매를 요구하는 서한을보냈다.”면서 “증거로 서한 사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또 “본드 미 상원의원 등이 F-15K 구매를 위해 주미 한국대사관에 압력을 행사한 내용을 기록한 조 대령의 비망록도 함께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
  • 부시, 유럽 ‘反美 물결’ 넘을까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9·11테러 이후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다. 22일부터 28일까지 독일,러시아,프랑스,이탈리아,바티칸 등을 차례로 찾는다.그러나 러시아를 빼고는 힘든 여정이 될전망이다.24일 핵감축 협정에 서명할 모스크바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극진한 환대가 예상되지만 독일에서는 반전·반세계화·반미 시위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동맹국’이라는 표현에 맞지 않게 유럽과걸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세계기후협약 탈퇴에서부터 테러전의 수행방식,철강관세 부과 및 농업보조금 지급 등 통상정책,친(親)이스라엘 위주의 중동정책,국제형사재판소 설치반대 등 사사건건 유럽과 충돌했다. 특히 테러전의 참여를 강요하는 ‘부시 독트린’에 대해 영국을 제외한 상당수의 유럽 국가들은 거부감을 보였다.유럽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을 ‘전쟁광’이자 ‘보호무역주의자’로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유럽이 미국의 ‘들러리’가 될 수 없다는 강한 인식이 팽배해 있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의 주요한 방문 일정으로 러시아와의 핵감축 협정과 2단계 테러전에서 유럽의 지지확보라고 강조한다.통상 문제가 대서양을 오가는 뜨거운 현안으로 부각됐지만 직접적인 논쟁 대신 세계무역기구(WTO)의 틀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는 점을 설명한다는 게 부시 행정부의입장이다. 부시 대통령은 첫 방문지인 베를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독일 총리에게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위협과 사담 후세인정권을 제거하는 데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고 20일 콘돌리자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말했다.독일 하원에서 예정된연설의 초점도 2단계 테러전에 맞춰졌다.그러나 시사주간지슈피겔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에 독일인의 50%가 반대하고 19%만 찬성한다고 보도,현지 사정이 부시 행정부에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러시아에서는 핵탄두를 1700기에서 2200기 까지로 줄이는협정에 공식 서명한다.냉전종식이라는 구호의 이면에는 부시 행정부의 미사일방어(MD) 체제를 러시아가 묵인한다는 전제가 깔렸다.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푸틴 대통령과의 신뢰를 돈독히 쌓지만 러시아가 이란에 핵무기 기술을 지원하는 문제도 거론할 예정이다. 프랑스 방문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는 성격이 짙다.통상문제에선 이견이 노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선과정에서 두드러진 우파의 약진 때문에 대 테러전에 대한지지를 얻는 것은 독일에서만큼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 “인신매매 한해 200만명”

    매년 200만명이 인신매매로 거래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15·16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21세기 노예제-인권 차원의 인신매매’ 국제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국제이주기구(IOM) 통계를 인용,이같이 주장하고 인신매매사업이 일 년에 수십억달러의 돈을 벌어들이고있다고 밝혔다. 로마교황청 주재 제임스 니콜슨 미국 대사 주관 하에 열린 이번 행사에는 35개국 전문가들과 외교관이 참석했다.이번 행사에는 특히 아프리카,동유럽 출신의 전직 매춘부500여명도 참석,눈길을 끌었다.이들을 데려온 이탈리아의오레스테 벤지 신부는 범죄망에서 빠져나온 매춘부들에게쉼터를 제공하고 이들의 재활을 돕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날 “인신매매는 세계화 진전과 관련된 시급한 정치·사회·경제적 문제”라며 “성(性)의 다양한 신비를 단순한 하나의 상품으로 전락시켰다.”고 비난했다.교황은 장 루이 토랑 교황청 외무장관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인신매매 중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성적 학대에 주목하면서 강력한 법률의 제정과 관련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인신매매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조직범죄중 하나라고 지적했다.구소련과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이에 따른 느슨한 국경관리에다 빈부격차가 심화되면서 인신매매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구소련붕괴 후 연방에 속해 있던 지역에서 25만∼40만명 정도의여성이 윤락가에 팔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앞서 미국은 지난해 7월 82개국에 대한 1차 연례 인신매매보고서를 발표한 뒤 그 해 10월 ‘인신매매 희생자및 폭력예방법’ 실행에 들어가는 등 인신매매 단속 강화에 착수하고 있다.보고서 발표 당시 한국을 포함한 이스라엘,사우디 아라비아 등 동맹국들을 인신매매 행위를 근절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3등급 국가로 분류,관련국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전경하기자 lark3@
  • 외국 VIP 잇단 초청…北 ‘안방외교’

    북한이 최근 눈에 띄게 활발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그러나고위급들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의 고위인사들을 평양으로 초청하는 ‘안방외교’다. 특히 미국의 입김이 비교적 덜 미치는 유럽과 동남아시아를 주요 대상으로 삼고 있다.이들 국가와 협력을 통해 경제를재건하는 동시에 미국과 관계가 악화될 때에 대비한 ‘보험용 외교’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최근 북한에 다녀온 유럽 인사들은 지난 11∼14일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초청으로 평양을 방문한 장자크 그로와이사장 등 유럽·코리아재단 이사진이다.박근혜(朴槿惠) 한국미래연합 창당준비위원장도 이 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길에 나선 바 있다.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6∼7일 평양에 머물면서 북한 인사의 월드컵 개막식 참석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독 의원친선협회 회장인 하르트무트 코시크(기독교사회당) 하원 의원이 이끄는 9명의 독일 의원 대표단은 지난달 30일부터 4박5일 동안 북한에서 김영남 위원장과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등을 만나 교류·협력에 대해 논의했다.코시크 의원 일행은 지난 7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럽연합(EU) 의장국인 스페인과 차기 의장국인 덴마크 등의 대표단이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유럽연합(EU)과의 관계 강화와 관련,“우리는EU가 하나의 힘있는 극으로 일극 세계화를 반대하고 세계 다극화를 지향하면서 정치·경제·안보·외교 분야에서 독자성을 강화하며 지역문제를 자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대해서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미국의 견제세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속내를 비치고 있다. 동남아시아와는 주로 경제적인 이유에서 전통적인 우호관계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라오스의 분냥 보라치트 총리는 지난 11∼14일 북한을 공식 방문했다.양측의 회담 성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14일 순안공항에 홍성남 내각총리와 이광근 무역상,이영일 외무성 부상 등이 나와 분냥 총리를 전송한 점으로 미뤄 식량 차관 도입 등 ‘경제협력’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분냥총리는 방북기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홍성남 총리 등과 회담을 가졌다. 지난 6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기금 Y세이드 압둘라이 사무총장은 주로 전력문제를 협의했다.OPEC기금은 지난 97년 의료센터 건설자금으로 500만 달러를 북한에 지원했다.압둘라이 사무총장은 홍성남 내각총리,조창덕부총리,강경옥 농업성 부상,장성일 재정성 부상 등과 경제관료들을 잇따라 만났다. 지난 2∼5일 사이에는 트란 둑 루옹 베트남 국가주석이 북한을 방문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하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만났다.이 자리에서 트란 둑 루옹 주석은 농득만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의 김 위원장 베트남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이에 대해 김위원장은 ‘적절한 시기’에 답방하겠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두 나라는 투자장려 및 보호에 관한 협정과 양국 무역성 사이의 ‘맞바꿈무역’(바터무역)에 관한 합의서 등 6개 경제관련 협정을 맺었다.베트남은 또 북한에 쌀 5000t을 무상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밖에도 지난 3월에는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남북한을 차례로 방문했다. 중국·러시아 등 전통적 맹방들과의 외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자칭린(賈慶林)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겸 베이징(北京)시 당서기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대표단은 6일부터 닷새 동안 평양을 방문,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최고위급을 만나 우의를 다졌다. 지난달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블라디미르 아나톨리예비치 야코블레프 시장과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극동지역 전권대표 일행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층과회담을 했다.백남순 외무상은 오는 20∼23일 러시아를 직접방문,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북한 철도 연결 및 전력 지원 등 경제협력 방안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백 외무상 방러에 앞서 평양에서 가진 이타르 타스통신과의 지난 인터뷰에서 “조선(북한)의 평화와안전은 러시아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동남아 국가들과과거 비동맹 외교를 통해 맺어진 관계를 복원하고 유럽 국가들과도 교류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대북 고립정책으로부터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 국가가 북한과의 교류에서 별로 얻을 것이 없어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사설] F15K 기술이전도 중요하다

    한국 공군의 차기 전투기로 선정된 F15K 생산업체인 미보잉사와 국방부간의 추가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추가 협상에는 가격 인하와 함께 절충교역 비율 조정,후속 군수지원 보장 문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드러난 바로는 보잉사가 최종 제안가인 44억 6700만달러에서 1억 7000만달러 정도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보잉사가 가격 인하로 선회한 것은 경쟁기종이었던라팔 등과 비교할 때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정부가 2억달러 이상 인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3500만달러 가량의추가 인하 문제에도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차기 전투기의 가격 문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전투기에 탑재할 무장 수준과 절충교역 비율 문제다.차기 전투기 사업의 목표는 공군력 유지와 함께 2015년 국산 전투기개발에 필요한 첨단기술 확보에 있다.따라서 2015년까지국산전투기 개발을 위한 기술을 확보하자면 절충교역 비율을 늘려 첨단기술을 축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지난 4월까지 보잉사가 내놓은 절충교역 비율은 42억6700만달러 대비 65% 수준인 28억 9300만달러였다.라팔측이 제시했던 100%와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이 또한 가격 인하에맞춰 70%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조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문제는 가격 인하가 전투기에 탑재할 첨단장비에 대한 옵션의 변화없이 이루어졌느냐 하는 점이다.국방부 주변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옵션에는 변화가 없다고 한다.하지만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랬다고 정부는 행여 첨단 장비를 줄여 가격을 내리는 결과를 빚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차기 전투기로 F15K가 선정된 것은 한·미 동맹관계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결과였다.가격이 높고 성능도 떨어지는 기종을 선택했다는 비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정부와 보잉사는 최종 협상에서 가격의 추가인하는 물론 첨단기술이전 문제 등에 만전을 기해 한·미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고 한국 공군의 장래에 대비하기 바란다.
  • [제정러시아 외교문서 새 발굴 대한제국 秘史] (2)오락가락하는 대 한반도 정책

    1884년 조·러 수호통상조약 체결 이후 1910년 한일합병전후까지 러시아의 대(對)한반도정책은 현상 유지(독립국가 유지)와 무력점령,38선을 중심으로 일본과의 남북 분할점령 등 3개안을 기본으로 변화해 왔다. 그런가하면 국내외의 정치 상황과 역학관계에 따라 중립국안,완충지대안,만주 및 몽고와의 거래에 의한 양보안까지 오락가락하기도 했다.특히 일본이 1896년 처음 제기한뒤 러시아도 솔깃해진 일본과의 남북 분할점령안은 광복및 6·25전쟁과 함께 남북 분단으로 현실화됨으로써 한국현대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서울에서 체결한 조·러 수호통상조약문을 동봉한다.외무성은 조선과의 수교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나 정치적 상황이 여의치 못해 이를 실현시키지 못하고 있었다.그러나 독일과 영국이 조선과 통상조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황제 폐하(니콜라이2세)의 윤허를 얻어 서울에베베르(전권위원,초대 대리공사)를 보내 조약을 체결했다.이 조약은 독일과 영국이 체결하지 못한 영사관 설치문제가 제2조에 명문화돼 있으며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청국 영사관의 불만을 피하기 위해 그곳에 조선영사관을 허용하지 않은 특징이 있다.(1884년 10월8일 기르스 외무상이 톨스토이 내무상에게 보낸 조·러 수호통상조약 13조 전문 등23쪽에 달하는 극비문서) 이 문서는 제정러시아 문서보관국에서 찾아낸 방대한 분량의 한국 관련 문서 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는 문서 중 하나로 한국과 러시아의 최초 공식 외교협정인 조·러 수호통상조약의 체결배경에 대한 러시아측의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이 문서를 통해 러시아의 1차적인 관심은 조선의 종주국이었던 청나라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데 있다는 사실을알 수 있다.물론 수교불가피론의 근저에는 영국과 독일 등 열강에 뒤지지 않으려는 몸부림과 함께 남하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부동항의 획득에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선을 점령하는 것이 러시아에 바람직한가.점령하게 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가(1888년 4월26일 아무르 총독과 외무부 아시아국장의 특별회의록).러·일간 우호확립에 유일한 방해요인은 대한제국 문제이다.일본 천왕의 총애를 받는 야마가타(山縣有朋) 원수는 대한제국 분할에 관한 러·일간의 협정체결이 양국간의 우호증진을 위한 바람직한 해결책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그는 일본이 대한제국의 수도를 포함한 남부를 차지하고 동해안과 서해안의 항구와 대부분의 대한제국 영토를 러시아에 양보할 준비가돼 있다고 한다.그러나 이는 대한제국의 완전독립과 모순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1899년 2월9일 외상이 황제에 상주한 문서). 이들 문서로 미루어 볼 때 러시아는 1896년 로바노프 외무상과 야마가타 특사 사이에 체결된 모스크바의정서는 물론,1898년 로젠-니시협정으로도 대한제국의 독립을 일본측으로부터 완전히 담보받지 못했다고 여기고 있으며,남북분할점령안을 거부했지만 여전히 매력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당시 일본이 주도한 명성황후 시해사건(1895년)과 이로 인해 촉발된 고종의 러시아공사관 피신(아관파천·1896년)으로 곤경에 빠진 일본 대신 러시아가 대한제국의 조야를 주무르던 때였다. 하지만 이후 러시아의 대한제국 독립국가 유지정책은 조금씩 후퇴하는 조짐을 보인다.여기에는 100만명에 달하는러시아군의 대부분이 유럽지역에 주둔하고 있어 극동지역에서의 군사력 약세를 인정하는 측면도 있었다.병력을 신속히 이동시킬 수 있는 시베리아철도가 완성되기 전까지외교적으로만 대한제국의 독립을 지원,현상유지시키겠다는 속셈도 작용했다. 만주와 극동에서 러시아가 굳건한 기반을 확립하고 만주를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키는데 25∼30년이 걸릴 것이다.만주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러시아가 일본의 민족적 자존심에 손상을 주지 않고 대한제국을 일본에 양보하는것이 불가피하다고 본다(1902년 12월 뷔테 재무상이 람즈돌프 외무상에게 보낸 러·일 협상관련 비밀문서). 대한제국을 보호국으로 삼아 철도 및 은행 등을 장악하는것은 무의미하다.문제는 대한제국을 무력으로 장악해야 하는데 대한제국 남부의 점령은 우리의 힘이 미치지 못하므로 대한제국 전역을 지배할 수 있는 기회를 엿봐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먼저 만주를 지배하지않으면 안된다(1902년 10월8일 도쿄(東京)주재 러시아 공사인 로젠 남작이 니콜라이2세에게 상주한 보고서).황제(니콜라이2세)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북쪽으로는 두만강,서쪽으로는 압록강까지점령해도 좋다는 결심을 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황제는대한제국을 일본에 양보하면 군사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생각한다.(1903년 6월11일 해군제독 아바자가 베조브라조프에게 보낸 전문). 로젠 공사의 보고서에 대해 파블로프 공사도 의견서를 통해 “러시아는 실제적으로 국익에 손상을 입지 않고 대한제국 문제 해결을 명분삼아 일본정부에 대한제국의 행정감독은 물론 철도,우편,전신 등에 유리한 권한을 인정하면서 재정과 군사부문까지 참여를 허용해야 하며 러시아는 만주문제에 대한 일본의 불간섭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맞장구쳤다.니콜라이2세는 문서 상단에 ‘파블로프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견을 친필로 남겼다. 니콜라이2세는 1904년 1월26일 알렉세예프 극동총독에게친필서명이 든 전문을 보내 “러시아가 전쟁을 시작하는것보다는 일본이 먼저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일본이 먼저 개전하지 않으면 일본군이 대한제국의 남해안 혹은 동해안으로 상륙하는 것을 방해하지 말라.만약 38선 이북 서해안으로 상륙병과 함대가 북진해오면 적군의 첫발포를 기다리지 말고 공격하라.”고 긴급지시했다. 러시아의 정책이 대한제국의 양보쪽으로 서서히 방향을틀고 있는 가운데 일본군이 38선 이북 서해안으로 상륙하면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마지노선’을 암시하고 있다.1902년 1월 런던에서 체결된 영·일동맹은 러시아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이 시기를 전후해 대한제국의 중립화안이고개를 든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러시아 군부는 대한제국 전역 혹은 북부지역의 무력 점령안을 적극 지지하고 있었다. 대한제국에서 러시아는 일본뿐 아니라 어떤 국가에게도영향력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러시아가 대한제국을 점령해러시아에 합병시켜야 한다(1900년 두바소프 태평양함대사령관이 니콜라이2세에게 상주한 극동의 정치상황).일본은전 병력을 만주전선에 투입했다.러시아는 대한제국으로 진격해야 한다.현재의 16개 부대로는 병력이 부족하다.진격계획은 8월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904년 6월 아무르 군관구 참모부에서 알렉세예프 극동총독에게 보낸 전문). 일본군이 만주전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틈을 이용해대한제국 영토에서 군사적인 승리를 거두겠다는 국지전(局地戰) 계획이긴 하지만 점령안을 지지하는 군부의 의사를엿볼 수 있다.무력점령안에 따른 진격계획은 보다 구체성을 띠고 있었다.이들 부대는 러·일전쟁 당시 한반도로 진출했으며 평양 일대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였다. ‘전쟁불사’를 외치는 군부 및 일부 외교라인의 강경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1903년 6월 여순에서 베조그라조프 등 극동정책수립에 전권을 위임받은 수뇌부가 참석한가운데 특별회의를 갖고 한반도정책의 기조를 다음과 같이 정했다. 회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러시아가 대한제국의 전역혹은 북부 일부지역을 점령하는 것은 이익이 되지 못한다.▲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며 점령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일본이 점령하면항의는 할 수 있으나 자국군대를 투입해서는 안된다.▲일본의 점령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만주와 대한제국은 별개의 문제임을 선언하고 독립을 지원해야 한다(1903년 7월4일 알렉세예프 극동총독이 로젠 주일공사에게 보낸 비밀전문). 대한제국 러·일 분할점령안에 따른 중립지대(완충지대)설정에 대한 극비메모도 흥미롭다. 중립지대 설정에 대한 자료는 외무성에 없으며,알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니콜라이 1세의 손자) 대공의 1899년 3월6일자 극비메모에는 아무르강 하구에서 원산만까지,그리고 서울과 제물포를 포함하고 있다(1903년 3월11일 외무상이황제에게 보낸 상주서). 다소 오락가락하긴 하지만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일본으로 넘어간 뒤 러시아는 대한제국의 독립국 유지를사실상 포기한 채 이권 챙기기에 주력했음을 다음의 외무성 훈령은 보여준다. 러시아의 이해관계나 대한제국의 심각한 하소연이 없는한 일본 통감부의 지시에 가급적 관여하지 말 것.일본 당국에 대한 한인의 불만에 개입하지 말고 열강의 최혜국 국민으로서 법적인 권리를 사수하라.열강이 영사관을 개설하는 지역에 러시아영사관 개설의 필요성 여부의 의견을 상신하라.특히 러시아제국 정부에 전폭적인 충성심과 믿음을 보인 고종이 실현불가능한 기대를 갖고 러시아에 요구를해올 때 일본과의 사이가 악화되지 않도록 어떠한 약속도자중하라(1906년 외무상이 대한제국에 부임하는 플란손 총영사에게 내린 훈령). 러·일전쟁에서 패배,일본과 굴욕적인 조약을 맺음으로써 대한제국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한 러시아의 비탄과 몸조심은 더욱 두드러졌다.플란손은 1905년 12월 작성한 비망록에서 “러시아는 지난 10년간 대한제국에서 이룩한 외교적 성공을 잃어버렸다.”고 자탄했다.니콜라이2세는 같은해 11월 고종의 계속되는 독립유지 지원 호소에 대해 “고종 황제에게 ‘패전 이후 혁명세력의 확장으로 더이상 도와줄 수 없다.’는 전문을 보내라.”는 칙령을 외무성에 내렸다. 제정 러시아는 신흥 일본제국주의에 패배해 눈물을 흘리며 물러갔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채 훗날을 기약하고 있었다.로젠 당시 미국대사는 1906년 외무성에 보낸 문서에서 “러시아가 남으로는 우크라이나에서 동으로는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국토를 확장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그 영향이 이제 대한제국에까지 미쳤으나 러·일전쟁의 패배로 30∼40년 후퇴했을 뿐이다.”라고 기록했다. 이같은 지적은 40년 뒤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공화국(러시아)의 38선 이북 점령으로 현실화됐다. 노주석기자 joo@ ■러 당시 외교라인 대한제국 말 러시아의 한반도정책이 오락가락한 이유는무엇일까? 가능하면 일본이나 청과의 전쟁을 피하되 대한제국에서의 정치적·경제적 이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실리 위주의 외교정책에 1차적인 원인이 있지만 당시 매파와 온건파로 양분됐던 외교라인의 분열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한반도정책의 최고 결정자는 ‘마지막 황제’ 니콜라이2세였다.이번에 발굴된 러시아 극비문서에 따르면 그는 1901년 파블로프 대리공사가 “서울에서 개에 물려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으러 도쿄에 왔다.”고 보고하자 “휴가를 줘 충분한 치료를 받게 하라.”는 시시콜콜한 것부터 “일본군이 서해 38선을 월선해 상륙하면 즉각 발포하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릴 정도로 모든 사안을 직접 챙겼다. 니콜라이2세가 극동관련 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는 공식외교라인은 외무상의 직접 보고,극동총독의 상주서,일본·청·조선주재 공사들이 황제 또는 외무상에게 올리는 보고서 등 크게 세 가지 경로였다.이밖에 황실근위연대 기병장교출신으로 상서(명예 무임소장관)의 직위를 가지고 있던측근 베조브라조프 극동특별위원장,황족인 알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 대공,뷔테 재무상 등 비선(秘線)보고도 영향을 끼쳤다. 니콜라이2세는 모든 보고서를 빼놓지 않고 탐독한 뒤 자신의 의견을 보고서에 남겨 정책에 반영토록 했다.하지만대한제국의 독립국가 유지,일본과의 분할점령안,전역 점령안 등 상황에 따라 바뀌는 외교정책의 큰 틀에 대해서는개인적인 판단은 갔다. 다음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훈령을 통해 각국주재 공사를 통제하고 황제에게 의견을 올린 외무상이었다.기르스,로바노프,람즈돌프 등 역대 외무상들이 대체로 온건파여서 일본과의 전쟁을 피하자는 주장이 득세한 것으로 드러났다.여기에 뷔테 재무상과 쿠르파트킨 육군상 등이가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과의 일전불사,한반도 무력점령을 주장한 매파로는베조그라조프 극동특별위원장과 아바자 극동특별위원회 사무총장,플라베 내무상,알렉세이예프 극동총독,두바소프 태평양함대 사령관 등이 대표적이다. 알렉세예프 극동총독은 극동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1903년 여순에 설치된 극동총독부는 외교권을포함,극동관련 사무의 1차적인 처리권을 보유하고 있었으며,러·일전쟁 발발 직전까지 러시아의 극동정책은 외무성과 극동총독부가 공동으로 관여하는 2중구조로 돼 있었다.극동총독부의 설치와 권한부여는 당시 러시아의 신(新)극동정책을 주도한 베조브라조프 극동특별위원장의 작품이었다. 로젠 주일공사도 일본에서 한반도정책을 원격 조정하는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로젠 남작은 세 차례에 걸쳐 일본주재 공사를 역임했으며 1904년 러·일전쟁 당시에도 일본공사였다.이후 미국대사로 승진,1905년 포츠머스 러·일강화조약 당시 러측 협상부대표를 맡았다. 노주석기자
  • 책/ 고구려 건국사

    활쏘기의 명수로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朱蒙) 신화는 허구일까,사실일까?.대륙에서 활달한 기개를 날렸던 고구려의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고구려 건국 설화는 대중은 물론 역사학계에서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심증이 간다해도 딱부러진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온 것이 현실이었다.‘고구려 건국사’(김기흥 지음,창작과비평사)는 주몽신화의 피륙에서 상상력과 사실의 올을 한 가닥 한 가닥 가려내고 사료라는 물증을 들이밀며 잃어버린 고구려 초기의 역사 되찾기를 시도한다. 건국대 인문학부 사학과 교수인 저자(47)는 2년전 광개토대왕릉비문을 읽다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힌다.지금까지 일본학자들의 이른바 ‘실증적’연구에 따르면 주몽신화는부여의 ‘동명(東明)전설’을 개작한 허구에 불과하다.이들은 주몽에서 유리왕,대무신왕,민중왕,모본왕에 이르는고구려 초기 왕계를 조작된 왕계라고 결론짓고 아울러 6∼9대왕(태조대왕,차대왕,신대왕,고국천왕)도 조작된 왕으로 보아 제10대 산상왕(197∼227년)부터가 고구려인들 자신이 확실히 알고 있는 실재한 왕이었다고 주장했다.이에 반해 남북한 사학자들은 일본학자들처럼 조작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주몽신화는 고구려 후반기인 5세기 이후 완성된 것으로 보고 고구려 건국사로서의 역사성은 주장하지못하고 있는 실정. 저자는 건국신화가 자연 발생한 것이든,조작된 것이든 간에 그것이 꼭 필요했을 건국과정에서 만들어지지 않고 전설로 희미하게 전해지다가 수백년 후에야 체계화되었다는것은 수긍할 수 없다는 의문을 기둥삼아 연구에 들어갔다. 그 결과 저자는 3세기 후반에 편찬된 중국 사서인 ‘삼국지’동이전의 고구려의 동맹(東盟)제 관계 기록에 주몽신화가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밝혀냈다.이 기록은 10월에 하늘에 제사를 지내면서 수신(굴의 신)을 맞이하여 동쪽 강가에 돌아와서 제사지냈다는 내용을 전하는데 이는 주몽의 어머니인 유화와 태양신인 해모수의 설화가 이미 확립돼있음을 뜻하는 것이다.저자는 고구려 제3대왕인 대무신왕3년에 동명왕묘가 세워지면서 주몽이 고구려의 시조신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아 그에 관한 기본적인 신화가 체계화했다고 결론짓고 2001년 이를 논문으로 발표했다.저자는 또한 주몽신화가 상당한 정도의 역사성을 가지고 있음도 확인했다고 밝힌다. ‘고구려 건국사’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주몽에서 모본왕에 이르는 고구려 초기 5대왕의 역사를 이야기형식으로 구성해 보인다.동부여 왕의 서자였던 주몽이 형제들의 질시를 피해 말을 달려 압록강의 지류인 비류수 강가에 정착하는 장면에서부터 모본왕이 폭정끝에 살해됨으로써 영웅시대가 끝나는 장면까지가 신화와 사실의 세심한 구별 속에 생생하게 서술된다. 이어 후반부는 골격만 전해오는 주몽신화에 살을 붙여 역사가적 상상력으로 이를 복원하는 데 할애된다.아름답고신비로운 신화의 복원은 독자들에게 그리스신화나 요즘 영화 못지않은 민족적 판타지를 만끽하게 해준다.9500원. 신연숙기자yshin@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평화비용 필요성과 효용가치

    지난 4년 동안 국민의 정부는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평화지키기’를 위해서 자주국방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한·미 동맹관계를 견고하게 다져왔다.북의 무력행사에 대해서는,1999년 6월 서해교전에서 그랬듯이 남북관계 사상 최초로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상대의 도발의지를 원천봉쇄하였다. 이처럼 힘에 의존하는 안보정책도 필요하다.그러나 힘에만 의존하는 안보정책은 군비경쟁이라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되고,결과적으로 긴장완화보다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그러기에 국민의 정부는 이러한 모순에 빠지지 않으면서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평화지키기’와 ‘평화만들기’를 병행하는 양면전략을 추진해 왔다.연간 15조∼16조원의 국방비를 들여 자주국방력을 다져나가는 한편,남북경협과 대북지원을 통해 화해협력 무드를 만들어 나가면서 남북간 실질협력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지난 4년간 연평균 약 6500명이 남북을 오갔고,남북교역은 연간 4억달러 수준으로 발전했다.북한에서 사업하는 우리업체가 370∼380개,교역품목은 600여종에 이르고 있다. 남북관계가 이렇게까지 발전하는 동안 국민들의 안보관이나 대북정책과 관련한 인식의 혼란이 없지 않았다.대북정책을 놓고 결국 북한에 당하는 것 아닌가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안보를 포기하고 북을 도와주는 정책이라고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안보전선에는 이상이 없고 남북관계는,우여곡절은 좀 있지만 최소한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그러다 보니 결과적으로 대북정책이나 안보문제와 관련된 인식상의 혼란이나 불안감도 점차 해소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적 합의가 부족하여 여론이 갈리는 문제가 있다.대북지원에 대해서 ‘퍼주기’ 시비가 있는 것이다.막상 구체적인 통계를 놓고 보면,국민의 정부가 이전 정부에 비해 특별히 양적으로 더 많이 대북지원을 한 것도 아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포용성과 일관성을 가지고 북을 대함으로써,북이 남북협력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전망을 세울수 있게 만들었고,우리는 그것을 다시 대북관계에 활용할수 있게 되었다.그랬기에 9·11테러와 국제 대(對)테러전쟁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우리 국민들은 별다른 안보불안감 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평화지키기’에 15조∼16조원이 들어간다는 데 대해서는 쉽게 이해를 하면서도,‘평화만들기’에 돈이 들어간다는 데 대해서는 아직 이해가 안 되는 것 같다.그러나 통일비용까지도 인정하면서 그 전 단계에 들어가는 평화비용을 지출하지 않으려는 것은 사실 자가당착이다.지금까지의예로 보면 평화비용은 안보비용의 1.4%,음식물낭비비용의3.4%에 불과하다.그러나 그 효과는 실로 매우 크다.이제부터라도 평화비용의 필요성과 그 효용가치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 정세현 통일부장관
  • 아웅산 수지 ‘자유의 몸’

    미얀마의 반체제 지도자로 민주화의 상징인 아웅산 수지(56) 여사가 6일 19개월간의 가택연금에서 풀려났다.군사정부는 95년 때와 달리 이번엔 자유로운 정치활동 재개를 허용,미얀마의 민주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수지 여사는 이날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직후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갖고 연금해제는 조건없이 이뤄졌으며,군사정권이 자유로운 여행도 허용했다고 밝혔다.수지 여사는 “내 행동에 어떠한 제한도 없다.나는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린 미아잉 주미 미얀마 대사는 워싱턴에서 군사정부가 수지 여사의 가택연금을 해제하며 자유로운 정치활동재개를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그는 “6일 현재 수지여사는 정당 활동을 포함한 모든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금해제는 지난 2000년 10월 열렸다가 교착상태에 있었던 수지 여사와 군사정부간의 비밀협상을 라잘리 이스마일 유엔 특사가 중재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수지여사는 NLD의 정치활동 허용을 요구했으며 군사정권은 서방국가의 경제제재 해제 촉구를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수지 여사가 가택연금에 놓이자 미국등 서방국가는 미얀마에 대해 즉각 경제제재 조치를 가했다.파탄난 경제가 군사정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NLD가 합법적인 정당이자 정권 공유의 파트너로국가재건 작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그러나 이번 조치가 40년 군정이 지배해온 미얀마의 민주화를 앞당길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있다.군사정권이 NLD와 연정 구성이나 총선실시에 합의한다는 것도 아직 기대하기 어렵다. 박상숙기자 a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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