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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전쟁중 범죄’ 우리가 밝힌다

    ‘이라크 전쟁중 범죄’ 우리가 밝힌다

    이라크 점령 3년째를 맞아 미국과 동맹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범죄와 부당행위를 심판하기 위한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에 한국 민간대표단이 참가한다. ‘이라크 국제전범재판 한국참가단’은 23일부터 닷새간 터키 이스탄불에서 20여개국 평화운동가가 참석하는 가운데 열리는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에 한국 민간대표단 16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국제전범재판은 23일 개막식에 이어 24일부터 나흘간 국제법과 국제기관의 역할·각국 정부의 책임, 이라크 침략과 점령, 지구적 안보 환경과 미래의 대안 등을 주제로 세계 곳곳에서 다룬 이라크에 대한 법적·윤리적 범죄의 평결을 최종 정리한다. 쟁점은 ▲이라크 전쟁의 불법성과 불합리성 ▲전쟁 및 점령기간에 저지른 연합군의 범죄행위 ▲전쟁발발을 막지 못한 국가와 국제정치기구의 책임 ▲공범자로서 미디어와 정보기관의 책임 ▲정치·경제적 의도로 일으킨 전쟁의 결과 등 5가지이다. 아룬다티 로이(작가)가 양심배심원단 대표로서 이번 재판을 대변하고 데니스 할리데이(전 유엔 사무총장 보좌관)·리처드 포크(유네스코 평화상 수상자) 등이 배심원으로 참가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58일간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해온 김재복 수사가 양심배심원단에 참가하며, 박기범(동화작가)·최병수(민중미술 화가)씨 등 반전평화운동가 15명이 이스탄불 법정에 참가한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실시한 한국의 이라크 전범재판운동의 결과를 알리며, 설치미술 작품(최병수 작)을 전시해 이라크 점령 종식과 평화를 갈구하는 행사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은 2003년 5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국제회의 참가자들이 이라크 국제전범재판을 개최하자는 선언문을 채택한 뒤 같은 해 6월 열린 ‘평화와 인권을 위한 유럽네트워크 회의’에서 기획단이 구성되면서 구체화됐다. 이후 국제조정위원회에서 법정프로젝트의 개념과 형식·목적 등을 정한 뒤 지난해부터 각국에서 시작돼 23일 이스탄불에서 최종 법정을 열게 됐다. 연합
  • “역대 회담중 盧 첫 방미때가 양국간 조율 진통 가장 컸다”

    “역대 회담중 盧 첫 방미때가 양국간 조율 진통 가장 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래의 미국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 이래의 한국 대통령간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측 통역을 전담하다시피 했던 김동현(69)씨가 이달말 미 국무부를 떠나 은퇴한다. 김씨는 한·미 정상회담뿐 아니라 1994년 제네바 북·미 협상,1999년 윌리엄 페리 특사의 평양 방문,2000년 10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 면담,2002년 제임스 켈리 특사의 평양 방문 등 현대 한국사의 주요 사건들을 현장에서 지켜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김씨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국식당인 우래옥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그동안 미국과 한국, 북한간의 주요 회담을 통역하면서 느꼈던 점을 피력했다. ●“미국은 늘 잘해주려 했다.” 김씨는 정상회담 때마다 미국의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에게 잘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양국간의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우방과 동맹국임을 강조하고 방위공약의 준수를 계속 확인했다는 것. 이에 따라 정상회담도 전반적으로 다 잘됐다고 김씨는 말했다. 다만 한국측은 정상들이 합의한 내용에 해석까지 추가해서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고 김씨는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을 ‘This man’이라고 호칭한 것과 관련, 부시의 말하는 스타일 때문에 비하하는 식으로 들렸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훌륭한 사람(This great man)’의 줄인 말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부시가 노 대통령을 ‘Easy man to talk’라고 지칭한 것은 “말이 잘 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역대 한국 대통령들은 정상회담 때마다 참모가 써준 자료를 옆에 놓고 말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젊어서인지 자료를 안보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논리정연하게 말을 잘 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도 한국 정부 입장을 자기 스타일대로 잘 소화해서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노태우 전 대통령은 큰 글자로 인쇄해온 자료를 읽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한국 ‘합의내용´에 해석 덧붙여 발표 이에 비해 미국 대통령들은 정상회담에 1,2쪽짜리 자료만 갖고 왔으며, 회담 직전에 장관이나 보좌관들로부터 현안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철저하게 보좌관들이 써준 자료를 참조했고, 앨 고어 전 부통령의 경우는 자료를 그대로 읽은 뒤 통역하기 편하라고 김씨에게 건네주기도 했다고 한다. 반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현안 조정력이 탁월했으며, 회담 중간에 빠뜨린 의제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자료를 훑어봤다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는 지난 94년 1차 북핵 위기 때 클린턴 행정부의 북폭 계획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막았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한국군 단 한명도 동원할 수 없다고 말했거나, 전화로 호통을 쳐 막았다는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통역을 맡은 이후 노 대통령의 첫 방미 때가 양국간 조율과정에서 “진통이 가장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강석주, 우라늄 프로그램 인정”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핵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했는가를 놓고 지금도 논란이 되고 있는 지난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당시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방북 회담. 김씨는 그 당시 켈리 차관보가 “미국이 결정적 증거를 갖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 증거를 보여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에서 알려진 것처럼 “켈리 차관보가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니” 북한이 시인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시 북한의 강석주 외무성 제 1부상도 ‘우리가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명시적 표현을 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나 당시 미국이 갖고 있던 확실한 증거나 강 제1부상 발언의 전체 맥락 등으로 미뤄 누가 보더라도 강 제1부상이 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었으며, 그 자리엔 나말고도 한국말과 북한말을 이해할 수 있는 국무부 직원 두 사람이 더 있었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김씨는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64년 군 복무를 마치고 유엔군 방송에서 일하다가 71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으로 유학가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다. 1978년부터 국무부에서 계약직으로 통역을 시작한 김씨는 이후 정상회담과 외무장관 회담, 정치인간의 회담을 통역해 왔다. 김씨는 앞으로 서울에 머물며 글도 쓰며 강연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42회 국군모범용사 초대행사 개최

    42회 국군모범용사 초대행사 개최

    서울신문사와 국방부가 주최하고 방위산업체인 한화가 후원하는 제42회 국군 모범용사 초대행사가 20일 윤광웅 국방부장관에 대한 신고를 시작으로 25일까지 5박6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행사에는 전군에서 모범용사로 선발된 부사관 60명과 배우자 등 120명이 참가했다. 국방장관에 대한 신고 직후 이들은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했으며, 낮에는 국방부 내 육군회관에서 서울신문 채수삼 사장이 주최한 초청 오찬에 참석했다. 채 사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군 일각에서 발생한 사고에도 불구하고 군에 대한 국민의 사랑이 식지 않고 있는 것은 전·후방에서 묵묵히 궂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여러분들의 노고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군의 사기 진작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에는 한·미동맹의 상징인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내부의 다양한 시설을 둘러본 데 이어 한국의 정치 1번지인 여의도로 이동, 국회의사당을 방문했으며 김원기 국회의장도 예방했다. 또 저녁에는 박유철 국가보훈처장이 워커힐호텔에서 주최한 만찬에 참석, 식사를 한 뒤 전통 공연과 매직쇼 등을 관람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부부가 함께 하는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 때문인지 시종 밝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박 보훈처장은 만찬사에서 “정부는 국가안보 주역의 역할을 해 온 장기복무 제대군인의 효율적 사회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국방환경 변화에 대비해 제대군인 지원에 대한 정책개발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21일 국가정보원을 방문하고, 22일엔 청와대도 예방한다.23일과 24일엔 독립기념관과 광양제철소, 방위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현대중공업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신문사는 지난 64년부터 각군에서 선발된 부사관급 이상 국군 모범용사를 초대하는 행사를 매년 개최해 오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아웅산 수지 여사 가택연금 중 환갑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감금돼 있는 노벨상 수상자인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가 19일 가택 연금 중에 환갑을 맞았다. 세계 각지에선 미얀마 군사 정권에 아웅산 여사의 자유를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68명이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체포됐다. 17일 워싱턴에서는 인권운동가 탐 란토스가 미국인들이 아웅산 여사에게 보내는 6000여장의 생일 축하 카드를 미얀마 대사관에 전달하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시위를 벌였다. 1991년 아웅산 여사에게 노벨평화상을 수여했던 노르웨이의 노벨상 위원회도 그녀의 석방을 촉구했다.도쿄, 뉴델리, 파리 등 12개 이상의 도시에서 아웅산 여사를 위한 시위가 계획중이다. 아웅산 수지 여사는 군사 정권이 1990년 그녀가 만든 민족민주동맹(NLD)의 선거 압승을 무시하면서 세번째 가택 연금을 당하고 있다. 그녀는 단파 라디오를 제외하고 외부와 어떤 접촉도 차단돼 있으며 의사와만 한달에 한번 만날 수 있다. 최근의 구금은 아웅산 여사가 북부 미얀마에서 그녀의 인기를 두려워한 군사 정권이 명령한 것으로 보이는 자객에게 공격을 받으면서 2003년 5월부터 시작됐다. 그녀의 생일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한때 버마로 불렸던 미얀마 군사 정권의 인권 유린에 대한 비난과 궤를 같이 한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한·일 정상, 얼굴 붉힌 토론 해보라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간 한·일 정상회담이 오늘 서울에서 열린다. 두 사람은 그동안 6차례 회담을 가졌지만 이번만큼 상황이 나빴던 적은 없었다. 고이즈미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로 상징되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과거사 망언, 독도 논란에 한·미동맹을 균열시키려는 일본 지도층의 행태까지 난제가 첩첩이 쌓여 있다. 역사인식에서 일본측이 바뀐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회담은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래도 한가닥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는 노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공통점 때문이다. 모두 소신이 강한 반면 토론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노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를 강력히 거론해 그동안 일본 편향적이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이해를 얻어냈다. 부시 대통령은 “나는 잘 알아듣겠는데 왜 고이즈미 총리는 못 알아듣느냐.”면서 고이즈미에게도 정열적으로 얘기해보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다시는 전쟁을 않겠다는 맹세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것”이란 논리로 노 대통령을 설득한다는 구상이라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한·일 정상 사이의 역사인식차가 메워지지 않으면 북핵 공조와 경제·사회·문화 교류도 영향을 받게 된다. 정상회담에서 허심탄회한 토론이 필요하다. 북핵과 각종 교류 강화에서 기본합의를 이룬 뒤 역사토론에 집중적으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서로 얼굴을 붉혀야 한다면 그 또한 감수해야 할 것이다. 숙명적 이웃으로서 맺힌 곳은 하루빨리 풀어야 다음 협력단계로 올라설 수 있다. 야스쿠니신사를 대신할 추도시설을 건립하고 고이즈미가 신사참배를 중지하는 것이 합당한 결론이라고 보며, 두 정상간 토론 결과가 그런 쪽으로 나길 바란다.
  • [시론] 한·미 정상회담 무얼 남겼나/유찬열 덕성여대 교수· 국제정치학박사

    [시론] 한·미 정상회담 무얼 남겼나/유찬열 덕성여대 교수· 국제정치학박사

    2005년 6월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래 네 번째 열리는 회담으로서 세간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는데, 예컨대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 추진과 6자 회담 거부, 그동안의 첨예한 한·미 갈등,1박3일의 초단기 일정 등을 포함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서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회담은 한·미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그 귀추에 궁금증을 더하는 이유였다. 다행히도 이번의 양국 수뇌회담은 외형적으로는 성공적으로 끝난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몇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북핵 문제는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어야 하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6자 회담은 필수적이며, 한·미 동맹은 공고하고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관련국들의 ‘다자 안전보장’, 장기적 차원에서 미·북 수교의 추진, 핵 포기시 에너지를 포함하는 경제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 덧붙여졌다. 결과적으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은 지난 수년간 우리 정부가 지속적으로 주장해 오던 것을 또 다시 수용했고, 평양의 6자 회담 복귀를 위한 외교적 명분을 제공했다. 한·미 동맹의 경우,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하고 양국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정상회담의 낙관적 평가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그 이유는 북핵 문제의 경우, 평화적 해결의 원칙과 6자 회담으로의 복귀라는 공통 목표에는 일치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있어서는 한·미간에 커다란 견해차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의 경우에는, 양국 외교, 국방 장관간의 협의 과정에서 유사시 주한 미군의 해외 차출과 관련한 전략적 유연성 문제나 북한 붕괴시에 대비한 작계 5029의 구체화에 대한 합의 도출에 있어서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이 성공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대부분 동의한다. 다만 앞으로 중요한 것은 이 절반의 성공을 더 완전한 것으로 전환시키는 것이고, 그것은 우리 정부의 전향적 자세를 요구한다. 우리 정부는 이 순간에도 북한의 핵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의 핵 보유를 시인하고, 김계관 외무 부상이 평양의 핵개발은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국제적으로 공언하며 전 세계가 북한 핵보유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유독 우리 정부만이 북한 핵개발은 아직 기정사실화되지 않았고, 더 나아가 정치, 경제적 보상을 유도하기 위한 외교적 카드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해결 방안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해결책이 제네바 합의 이후 계속 정치, 경제적 보상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이 공개된 상황에서의 협상은 평양으로부터 어떤 합의를 도출하기 어렵고 성공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는 지난 10여년간 북한이 추구해 온 외교 전략에 대해 익숙해 있다. 그것은 전쟁을 불사하는 벼랑외교, 지연 작전을 통한 핵개발의 시간벌기, 교묘한 협상을 통한 반대 급부의 최대화라는 부정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북한은 6자 회담 복귀 이후에도 과거의 부정적 행동 양식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협상 전략도 모든 경우를 상정하여 모든 옵션을 고려하는 신중한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 또 한·미 동맹이 공고할 경우에만 평양에 대한 설득력이 현실성을 띤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것은 워싱턴과의 긴밀한 협력이다. 사실 지난 몇 년간의 한·미 안보 관계는 위기의 연속으로 점철되었다. 이제 제4차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양국은 서로에게 더욱 신뢰있고 미래 지향적인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유찬열 덕성여대 교수· 국제정치학박사
  •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의 반환과 관련,“신사측은 남북간에 반환처에 관한 공식적인 합의를 하고 일본 정부에 외교채널을 통해 요청하면 반환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남북의 정부당국이 조속히 조정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관대첩비는 일제에 의해 100년 전 약탈돼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돼 온 임진왜란 승전비로, 정부가 반환협의를 위해 북측에 문화재회담을 제의해 놓은 상태다. 마치무라 외상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16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서는 “한국측이 현 상황인 채로 관세협상을 개시하는 데 신중한 자세”라면서 한국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한·일관계 ▶한·일 우정의 해인 올해 초 독도문제가 발생했다. 독도문제로 양국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는가. -2005년은 아직 반환점에 오지 않았다. 양국간의 교류를 이어감으로써 우정의 해를 보낸 양국민이 올해를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대단히 의미가 깊은 한해였다.”고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한·일 관계개선에 좋은 복안이라도 있는가. -올해 전반부는 양국관계가 곤란을 겪었다. 양국이 이런 곤란을 뛰어넘어,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공동성명에 있는 것처럼 ‘동북아시대를 향한 한·일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양국간에 더한층 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관계를 한때의 긴장상태에서 평정한 상황으로, 나아가 양국의 우호협력을 한층 확고하게 하는 좋은 기회다. 지난달 도쿄에서 ‘한반도 출신 옛 군인·군속 및 민간징용자 등의 유골문제에 관한 한·일협의’를 여는 등 개별적인 문제에 대해 착실히 대응하는 것도 그러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항구적인 무비자 전환 같은 성과를 기대해도 좋은가. -일본 각지에서 ‘가깝고 가까운 나라’로부터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의 비자면제(아이치 만국박람회 기간 중 시한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항구적 면제에 대해 검토하겠다. ▶한·일 FTA에 대해 일본 정부는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나. -협상 재개에는 서로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두 정상간에 확인된 연내 실질합의를 향해 계속해서 한국과 협력해 갈 생각이다. #역사문제 ▶(주변국 침략과 관련해)일본은 독일보다 사과를 더 했다고 발언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인가. -일본은 전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나 한·일기본조약 등에 따라 국가간 배상 등의 문제를 일괄처리했으나, 독일은 동서로 분단돼 있어 우리같은 국가간 배상문제 등을 일괄처리할 수 없었다. 전혀 다른 상황인 일본과 독일의 대응을 단순히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어떻게 보는가. -총리 본인이 설명한 대로 전장에 나가 목숨을 잃은 사람에 대해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참배 때마다 ‘부전(不戰·전쟁을 하지 않는다)’을 맹세하고 있다. 군국주의의 미화나 A급 전범을 위한 참배는 아니다. #국제관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일은 국제사회, 동북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일본과 여러 가지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는 한국에 있어서도 큰 이익이 될 것이다. 한국 국민들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해주도록 부탁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시아 균형자론’을 밝혔는데, 한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의 실제 외교정책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 같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중요한 과제에 대처해 가기 위해서는 일본, 한국 및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 정부 스스로가 ‘균형자론은 어디까지나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 것’임을 밝힌 점에 유의하고 있다. #북한 문제 ▶북핵문제가 악화될 경우 미국이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은 미국의 무력행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관계국이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중시해 왔다.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해 한·미·일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이 외교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핵문제의 악화를 상정해 관계국의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일 수교협상의 재개 전망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대북 제재의 목소리가 일본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북 협상의 조건은 무엇인가. -납치문제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성실한 대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으로서는 생사가 불분명한 납치피해자와 관련해 생존자의 즉시 귀국 및 진상규명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과의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해 가겠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정부 “우리땅… 거론땐 단호대처” 한·일 양국이 20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선정 작업에서부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시각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독도 문제의 경우 정부는 지리적·역사적·국제법적으로 분명한 우리나라 영토인 만큼 의제로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지난 14일 열린우리당의 인터넷방송에 출연,“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첫째 야스쿠니 문제, 다음에 역사왜곡, 세번째 독도문제”라면서 “특히 독도문제는 명백하게 우리 영토가 분명하기 때문에, 의문의 여지가 없고 일본으로 하여금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해 시비를 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먼저 독도 문제를 얘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본측이 문제를 제기하면 단호하게 받아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과서 역사왜곡과 관련, 정부는 이번에 정식의제로 올려 일본의 무성의를 분명히 따지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본은 가능하면 의제에서 제외했으면 하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도 우리 정부는 중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 장관은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인터넷방송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2001년 검토를 약속한 대로 제3의 추도시설 문제를 검토하도록 정상회담에서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마치무라 외상 ‘왜곡 교과서’ 검정때 문부상 역임 마치무라 노부타카(60) 외상은 중의원 7선의 집권 자민당 내 중진이다.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 통상산업성에 들어가 13년간 공직생활을 했다.1983년 정계에 입문해 중의원에 첫 당선된 뒤 우리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해당되는 문부상을 두 차례 지냈으며, 외무성 정무차관과 자민당 간사장 대리도 역임했다. 2001년 ‘새로운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 때 문부과학상이었다. 지난해 9월 개각의 외교·안보팀 개편 때 외상으로 발탁됐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 과제를 떠안고 있으나 역사왜곡 교과서 파동, 독도,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이 겹쳐 유엔에서의 영향력이 큰 중국, 한국의 반발로 벽에 부딪힌 상태다. 역사왜곡 시정을 요구하는 국회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했던 지난 4월 “한국인에게 대단한 아픔을 드린 데 반성한다.”고 밝히고 5월 뉴욕의 유엔개혁회의에서는 “일본은 역사를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독일보다 훨씬 여러 번, 더 많이 사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4월 일본 NHK에 출연해 “한국과 중국의 역사교과서가 하나밖에 없다니 이런 바보같은 일도 없다.”고 말해, 외교통상부가 “매우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강력 항의하는 공식논평을 낸 바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최근 한일분쟁 일지 ▲2월22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상정. ▲2월25일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 “독도는 일본 영토” 발언. ▲4월5일 일본 문부성, 왜곡 교과서 검정. ▲5월11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한국과 북핵 정보 공유 불가” 발언. ▲6월1일 신풍호 한·일 경비정 대치 사건. ▲6월11일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종군위안부라는 말은 원래 없었다.”발언.
  • EU, 이번엔 예산안 갈등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연합(EU)의 2007∼2013년 예산안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의 의견차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EU 정상회의를 이틀 앞둔 14일 정상회담을 갖고 EU 예산안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견 해소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16일부터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예산안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파리에서 시라크 대통령과 회담한 뒤 파리 주재 대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7∼2013년 예산안에 대한 회원국간 의견 차이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국은 EU 의장국 룩셈부르크와 이 문제를 계속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U 예산안과 관련, 프랑스는 영국이 1984년부터 누려온 EU 분담금 환급 혜택을 양보하라고 주장해 왔고, 영국은 프랑스가 최대 수혜국인 농업보조금 정책 재편을 요구해 왔다. 블레어 총리는 EU 예산의 40%를 차지하는 농업보조금 정책을 전면 재고할 때만 환급금 폐지를 재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영국의 양보를 주장해 온 시라크 대통령은 “유럽인들은 16∼17일 EU 정상회의에서 지도자들이 전진하는 역량을 보여 주길 바란다. 프랑스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합의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오는 7월부터 순번제 EU의장을 맡게 되는 블레어 총리는 프랑스와 독일의 동맹을 기본축으로 정책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lotus@seoul.co.kr
  • “부동산중개소 휴업률 60%”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전부협)는 동맹휴업 첫날인 15일 전국적으로 60%의 회원들이 휴업에 동참했고 수도권 지역의 경우 참여율이 8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부협은 “분당과 과천 지역은 대부분의 회원들이 문을 닫았고 특히 분당은 1054개 업소와 과천 105개 업소가 거의 모두 휴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은마·미도·우성 아파트 등이 밀집한 대치1,2동 아파트 단지 상가 117개 중개업소들도 모두 휴업한 상태이며, 용인 수지지역도 640개 업소의 80%에 달하는 500여곳이 휴업에 동참했다고 전부협은 밝혔다. 서울 강서구 지역 중개업소들은 885곳 가운데 90%를 웃도는 800여곳이 일시 문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부협은 덧붙였다. 협회 관계자는 “동맹휴업 첫날이라 밀린 업무처리 등으로 아직 문을 연 중개업소들이 있는 상태”라며 “수도권은 90%, 전국은 70%를 넘는 참여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美의회, 부시 대북정책 비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 북한 정책에 “일관성도, 효용성도 없다.”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섬에 따라 부시 정부의 대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의 북한 핵 청문회에서 리처드 루가 위원장은 “부시 정부가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너무나 분열돼 있는 것 같다.”고 국무부와 국방부 등에서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점을 지적했다. 공화당 원로로 평소 부시 정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온 루가 위원장은 “원래 외교에서 (강온 양면을 보여주는) 모호성이 필요하긴 하지만, 그같은 전략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솔직히 모호성이 전략에서 나온 것도 아닌 것 같다.”고 질타했다. 루가 위원장은 ‘북한 정권 교체’와 ‘북한에 경제적 인센티브 제공’을 두고 정부내 분열이 있다면서 “어떤 정책이든 성공하려면 내부적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척 헤이글 의원은 “정부가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가져갈 것인가를 놓고도 의견 조율이 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교위의 민주당측 간사인 조지프 바이든 의원은 “부시 정부내의 분열 때문에 정책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바이든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하는 세력과 경제 지원·관계 정상화 등을 대가로 주고 대화로 북한 핵을 제거하자는 세력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루가 위원장은 바이든 의원의 말을 받아 “미국이 북한 정권을 교체하려 한다는 인식 때문에 북한이 협상에 나오는 것을 꺼리는 것은 물론 동맹국까지 혼란스럽게 만들었다.”고 힐난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 답변자로 참석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밝힌 것처럼 우리는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전혀 없다.”면서 “미국은 6자회담과 유엔에서 북한을 주권국가로 대해 왔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북한이 계속 회담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실제로 핵을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게 된다.”면서 “지금은 좀더 강하게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부시 정부가 전술을 바꿔 북한에 경제적 유인책을 쓰거나 북한과의 직접 대화에 나설 때가 아닌지를 집중 질문했다. 그러나 힐 차관보와 함께 답변자로 나선 조지프 디트러니 6자회담 담당 특사 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미측 대표는 “북한의 정책과 뉴욕 접촉 경험을 분석해보면 그런 전술은 먹혀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공화당 의원들은 “한국과 중국이 탈북자를 더 많이 수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라.”고 주문했다. 바이든 의원은 북한 인권이나 독재 체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북한에 안전 보장을 약속해선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디트러니 특사는 “그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dawn@seoul.co.kr
  • [열린세상] 꿀벌의 날갯짓/임춘웅 언론인

    암투병 중이면서도 강단에 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는 서강대 장영희 교수의 수필중에 ‘꿀벌의 무지’라는 글이 있다. 그 글은 이렇게 시작된다. “꿀벌은 몸통에 비해 날개가 너무 작아서 원래는 날 수 없는 몸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꿀벌은 자기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당연히 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열심히 날갯짓을 함으로써 정말로 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꿀벌이 날게 된 것은 날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열심히 날갯짓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이 인용문은 과학적 타당성 이전에 신화처럼 시사해 주는게 있다. 그러나 분명한 자의식과 용기를 갖고 날갯짓을 계속 함으로써 날게되는 경우도 있다. 날기 어려운 환경과 본시 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날 수 없게 된 몸을 다시 날 수 있게 하는 것도 무지 때문에 날게 되는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월 취임 2주년 국정연설에서 균형자론을 제기한 이래 수없이 많은 논객들이 나서서 이런저런 해석을 하고 평가를 하며 비판을 해왔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는 헷갈리고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균형자론의 필요성을 설득하려 하는 정부측 인사들마저 해석과 대응이 자주 모호하다. 최근 외교통상부의 모 실장이 언급한 균형자론은 고등수학을 한 사람이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것이었고 어떤 청와대 인사는 균형자론이 일본 때문에 나왔다는 알쏭달쏭한 꼬리도 붙이고 있다. 하물며 일반국민이 균형자론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저런 해석과 설명보다 균형자론의 실체는 스스로 날아보려는 꿀벌의 의지라고 보면 보다 쉽게 이해될지도 모른다.‘균형자’란 용어선택이 과연 적절했는지, 노 대통령이 말한 균형자 역할이 통일이전에도 가능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균형자론의 본질은 한국 스스로 날아보려는 꿈이란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그런데 스스로 날아보려는 꿀벌의 의지, 나도 날 수 있다는 꿈이 자꾸만 벽에 부닥치고 있다. 미국은 균형자론만 나오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 비록 일부이긴 하겠으나 미국사람보다 더 미국적인 한국 사람들은 균형자론의 위험성을 강조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번 워싱턴에서 열렸던 갑작스러운 한·미정상 회담도 실은 균형자론으로 야기된 한·미동맹의 균열을 수습해 보려는 노력이 아니었겠는가. 이처럼 날아보려는 꿀벌의 용기에 대한 저항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서부터 이미 시작됐었다.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은 미국의 대북 압박정책과 상충되는 것이다. 그것이 북한의 핵문제로 이어지고 노무현 대통령의 균형자론에 이르며 미국의 ‘분노’가 하늘에 닿고 있는 것이다. 날갯짓은 노태우 정부 때에도 있었다. 중국, 소련과 국교를 수립하고 북한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이끌어냈던 북방외교가 그것이다. 날개를 가진 생물이 날려는 것은 본능이다. 그러나 날개를 갖고도 날지 못하는 새도 있다. 타조에겐 꿈이 부족했는지도 모른다. 북방외교가 없었고 햇볕정책이 없었으며 균형자론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동북아는 보다 태평했고 한반도의 번영은 보다 성대했을까.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개성공단에서 남북합작품이 생산되고 있다. 앞으로도 수많은 장벽을 더 넘어서야겠지만 두 사업은 현재까지만으로도 이미 성공적이다. 그것들은 반세기 동안 견고하게 남북을 갈라놓았던 휴전선을 무너뜨렸고 남북간 사람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개성공단에 이르는 길을 뚫었을 때 어떤 인사는 북한에 침략로를 열어주었다고 노발대발했다. 우리가 올라가는 길을 만들었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 것일까, 답답하다. 금강산과 개성공단은 통일의 전진기지가 될 것이다. 북한이 어떤 위기에 처했을 때 그것은 우발적 남북충돌을 막아주는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것들이 모두 열심히 해온 날갯짓 효과이다. 신념과 끈기를 갖고 날갯짓을 계속해야 한다.   임춘웅 언론인
  • 北 “남측, 美입장 따라가 불쾌”

    “불쾌하다.” 지난 11일 새벽(한국시간)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북한의 일부 관리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북한 정부 인사들은 “(북핵과 한·미동맹 등의 문제에 있어) 남측이 갈수록 미국 입장을 따라가는 것 같아 불쾌하다.”면서 “이렇게 민감한 때에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 공동선언문 같은 것을 밝히는 것을 우리로서는 좋게 봐줄 수 없다.”라고 평양에 주재하는 일부 외국 외교관들에게 밝혔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이것은 북한의 일부 실무급 관리가 정상회담 직후 짤막하게 자신의 소견을 밝힌 것일 뿐 북한 정부의 정리된 공식 입장은 아니다.”면서 “다만 북한은 북한의 눈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쉽다는 것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식 반응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큼 고민이 크다는 증거”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외교적 해결방안이 재확인됨에 따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결정적인 유인책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마냥 낙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만일 7∼8월 중에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상황이 아주 어렵게 되면서 교착상태가 올 연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도운특파원 워싱턴 저널] 韓·美정상 북핵해법 ‘효력 5개월’ 관측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워싱턴 정상회담을 통해 밝힌 북한 핵 문제 대응책의 효력은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동맹관계가 굳건하다는 사실을 거듭 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한·미 동맹과 함께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였던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이나 한반도 비핵화 같은 수사는 이미 낡은 레코드판과 같아 별다른 감흥을 줄 수 없었다.물론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북한이 계속 회담에 나오지 않거나 핵 폭발 실험을 감행할 경우에 대한 논의도 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해 주지 않기 때문에 이번 회담은 공식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별다른 해법이나 향후 대응책을 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두 정상간의 대북 메시지가 힘을 얻지 못하는 것은 북한이 쉽게 6자회담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6일 뉴욕에서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회담 복귀를 시사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돌아올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설사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더라도 순순히 북한 핵 문제만을 놓고 협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측했다.북한은 최근 6자회담이 참가국 전체의 핵 군축 회담이 돼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또 한국에 미국의 전술핵이 계속 존재한다며 이를 철수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오는 11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기 때문에 이때 북핵 문제를 다시 평가하고, 새로운 대응책을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6·10 정상회담에서 내놓은 북핵 해법은 5개월짜리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dawn@seoul.co.kr
  • 소비자피해 확인땐 과징금·형사고발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동맹 휴업과 관련, 소비자 피해나 강제휴업 강요 등 불법 사례가 적발되면 협회나 업소에 과징금 및 형사처벌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14일 “부동산 중개업소의 동맹휴업 자체로는 큰 문제가 안 된다.”며 “그러나 중개업소에 휴업을 강요한다든가 주택매매나 전월세 거래를 하려는 소비자가 불편을 겪을 경우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의 위반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동맹휴업의 동기와 목적 및 강제여부 등을 면밀히 살필 것이며 특히 소비자들의 피해 여부에 중점을 두고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5만 5000여 중개업소를 회원으로 둔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는 15일부터 1주일간 동맹휴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3만 2000여 중개업소를 회원으로 가진 대한공인중개사협회는 휴업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 관계자는 “다른 협회 소속의 중개업소가 영업을 한다면 소비자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거래상 불편은 특정 지역내 중개업소가 모두 문을 닫을 경우에 생긴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아직까지 휴업을 강요하는 행위는 찾아내지 못했으나 과거 병원이나 약국의 단체휴업에서 보듯이 다른 업체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거나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는 “부동산 급등의 원인이 정부 정책의 실패에 있는데도 정부가 중개업소에만 책임을 떠넘긴다.”며 동맹휴업을 결의했다. 국회에 계류중인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동시에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에 항의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한편 공정위는 2000년 의약분업 당시 단체휴업을 주도하면서 회원업체의 사업활동을 제한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를 형사고발했으며 약사협회와 약국에는 형사고발과 함께 과징금 등을 부과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쪽지통신]

    ●6·15공동선언 ‘남북공동수업’ 6·15남북공동선언 5주년을 맞아 이달 13∼18일 남·북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처음으로 같은 주제의 공동수업을 받는다. 남쪽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북쪽의 조선교육문화직업동맹으로 구성된 남·북교육본부는 남·북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6·15공동선언’을 주제로 공동수업을 하기로 했다. 남쪽은 교총과 전교조가 함께 만든 교재와 함께 동영상과 플래시 수업 자료로 6·15공동선언의 의미에 대해 수업한다. 반별로 ‘6·15 통일사탕 나누기’ 행사도 한다. ●한국리더십센터 ‘기본을 지켜 바르게 사는 모임’ ‘태평로모임’과 함께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제3회 주니어 페스티벌’을 연다. 태평로 모임은 오피니언 리더들의 모임으로 윤병철 한국FP협회 회장과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 이시형 박사,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등이 회원이다. 이번 행사는 주관 없이 주변 환경을 탓하는 청소년들에게 주도성을 키워주기 위한 것으로 학부모도 함께 참가할 수 있다.‘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을 쓴 숀 코비가 삶의 주관을 갖고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강연도 한다. 전국 6000여 학교와 단체들의 추천을 받아 선발된 20명에게는 주니어 리더상을 준다. 수상자는 장학금과 해외연수 혜택을 받는다. ●메가스터디 엠베스트(www.mbest.co.kr) 이달 초부터 ‘전략이 있는 논술 강좌’를 열고 신청을 받고 있다. 독서를 통해 사고력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고전과 예술·문화, 정치·경제·사회, 과학·환경, 역사·철학 등 모두 5개 분야로 구성됐다. 교육부 추천 도서를 포함해 모두 30권을 읽게 한다. 고전과 예술·문화 분야에서는 그 내용을 통해 사회 문화 현상을 살펴본다.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는 여러 사회 이슈들을 돌아보고 자신의 세계관에 관해 생각해 보도록 한다. 과학·환경 분야에서는 과학자들의 생애와 이론에 대해 살펴 본다. 수강료는 4만 2000원이며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강의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60일 과정이다. ●국제교육진흥원 한·일 공동 공과대학 유학생 선발시험 추천 대상자를 접수한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별로 다음달 1∼6일 학교의 추천을 받아 접수하며, 학생들은 현재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15∼18일 신청해야 한다. 대상은 고3 재학생과 조기졸업 예정자 및 졸업자로 전국에서 추천받은 500명 가운데 최종 10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2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 1학기 대학생 보조교사제를 실시한다. 동부와 강동, 성동, 동작교육청 관내 29개 중학교가 대상이다. 보조 교사들은 건국대 사범대 재학생 47명이 참여하며, 이들은 방과후 특별 보충지도를 통해 학습부진 학생을 지도한다. ●인천시교육청 각급 학교의 낡은 교원용 PC와 교단선진화용 PC 교체를 위해 올해 29억 4000만원을 지원한다. 우선 관내 학교 153곳에는 노후된 교원용 PC 교체를 위해 6억 800만원이 지원된다. 또 208개 학교에는 23억 3000만원을 지급, 낡은 영상기기(806대)와 교단선진화용 PC(563대)를 바꿀 방침이다.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동북아균형자론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부차관보가 지난달 31일 홍석현 주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동북아균형자론과 한·미동맹은 양립될 수 없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동맹을 바꾸고 싶다면 언제든지 말하라. 하고 싶은 대로 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이른바 ‘동북아균형자론’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동북아균형자론이란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한반도 주변의 역학 관계 속에서 주도권을 잡고 능동적인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19세기말 이후 지정학적으로 열강의 각축장이 되었고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 끼여 수동적인 자세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다. 균형자론은 미국이나 일본 등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주관적으로 일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균형자가 되려면 먼저 주변 국가에 충분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강대국다운 국력이 있어야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균형자론을 제시한 것은 지난 2월 25일 취임 2주년 국정연설에서였다. 노 대통령은 “동북아의 균형자로서 동북아의 평화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언급한데 이어 지난 3월8일 공사 졸업식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노 대통령은 국방 3원칙으로 ▲동북아 균형자로서의 군의 역할 ▲자주국방역량 강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들었다. 이어 “우리의 의지와 관계 없이 동북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3월22일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도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면서 “따질 것은 따지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면서 주권국가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SC의 설명 개념 정의를 놓고 설왕설래하고 있지만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공식 자료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전환기적 시대 상황에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역할이 부족할 경우 역사는 언제나 우리에게 시련을 안겨주었다.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을 기초로 추진될 것이다. 무력이나 힘에 의존하지 않고, 과거 우리가 종속적 변수였던 상황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역할을 찾아 나가자는 것이다. 연성국력(soft power·교육 학문 예술 과학 기술 등 문화와 정치 외교 분야에서 나오는 국력)도 우리의 소중한 외교자산이다. 우리의 역사적·도덕적인 힘이 국경을 넘어 보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에 있어서는 초강대국들에 미치지 못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과 협력하고,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으며 평화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균형자 역할을 할 기반이 된다.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비판 한나라당 박진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미동맹의 신뢰를 깨고 훼손시켰고 일본과의 공조도 어렵게 만들었으며 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소외시켰다.”고 비난했다. 박 의원은 “남북통일 과정에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때 과연 한국에 대해 안보공약을 지킬 수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유기준 의원도 “현실적으로 균형자를 할 힘이 없는데도 마치 힘이 있는 나라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독트린 형태로 균형자론을 주장했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현실성이 없는 선언을 했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미국 위주의 일방적 동맹 재편 시도에 대해 독립적인 목소리를 낸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균형자라는 용어가 냉전적 발상이고, 한·미 동맹에 기초한 동북아균형자 역할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삼각동맹 탈피 논란 동북아균형자론에서 등장하는 것이 ‘남방 3각’ ‘북방 3각’이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한·미·일의 남방 3각 동맹을 탈피해서 중·러·북의 북방 3각에 편입하겠다는 뜻이냐고 따지고 있다. 실제 노 대통령은 “한국이 남방 3각동맹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북아 질서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졌던 것”이라면서 “우리가 언제까지 그 틀에 갇혀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당의 옹호론과 청와대의 해명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동북아균형자론을 “열강의 이해관계에 의해 휘둘리지 않고 주체적이고 자주적으로 민족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겠다는 적극적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냉전시대 공동의 적을 기초로 한 군사동맹의 성격인 한·미동맹의 성격 변화는 불가피하다.”면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법치주의, 인간의 기본권 실현 등을 위한 가치동맹적 지역평화 구축자, 조정자로서의 역할로 발전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영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동북아균형자론이 한ㆍ미 동맹과 배치된다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철저하게 한ㆍ미 동맹 토대 위에서 동북아균형자를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 대통령이 지난 3월6일 ‘대원군 선택’을 논하면서 우리가 개방을 하든 쇄국을 하든 아무런 의미가 없었던 것이 아니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는 바로 우리 스스로의 선택이 운명을 바꾸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었던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반성이었다.”고 했다. ●어떻게 봐야 하나 최근 동북아시아는 다시금 세력 각축장이 되고 있다. 중국은 거대 경제대국으로 팽창하고 있으며 일본은 역사왜곡과 독도 문제 등을 일으키며 군사대국을 지향하고 있다. 북한은 핵을 무기로 역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런 틈바구니에서 한국의 외교적 대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더 이상 강대국들의 손아귀에서 놀아나지 않고 주체적인 역할을 해야 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동북아균형자론의 요체다. 그러나 국제 관계는 힘은 약한데도 의지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경제력은 괄목할 만큼 성장했다고 하지만 종합적인 국력은 강대국에 미치지 못함은 부인할 수 없다. 정부·여당도 밝히고 있듯이 한·미동맹은 깨기 어렵다. 그렇다면 한·미동맹과 동북아균형자론이 양립할 수 있는지는 따져 볼 필요가 있다. 기본 기조는 유지하되 다시 한번 개념을 정리하거나 수정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참여연대는 실질적인 ‘통합의 독트린’이 되기 위해서는 ▲동북아 평화형성전략 공론화 ▲평화적 개입원칙 천명 ▲국가경계를 넘어선 지역 협력안보 강조 ▲동북아 균형자가 아닌 평화교량자 역할 표방 등이 보완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손성진 기자 sonsj@seoul.co.kr
  • 전국 부동산중개업소 동맹휴업

    전국 부동산중개업소 동맹휴업

    부동산중개업자들이 전국적인 동맹휴업에 들어간다.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전부협·회장 장시걸)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15일부터 1주일 동안 동맹휴업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부협은 휴업 이유를 “최근 불거지고 있는 부동산 투기과열 현상이 부동산 중개업자의 탓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15일부터 7만 3000여개의 부동산중개업소는 자율적으로 1주일간 동맹휴업에 들어가게 됐다. 협회는 “서울 송파구, 경기도 분당·용인 등에서 자율 동맹휴업이 진행되고 있고, 참여율이 90%를 넘고 있다.”며 전국 회원들의 참여율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는 “부동산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책임은 결코 부동산 중개업자 탓이 아니며, 시장경제 원리에 입각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진 정책이 부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시걸 회장은 “부동산 중개업자가 마치 부동산 투기의 원인인 것처럼 국민들에게 비쳐지고 있다.”며 “최근의 주택가격 급등은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지 못하고 정책을 수립한 정부에 책임이 있으며, 정책실패의 책임을 대다수의 선량한 중개업자들에게 떠넘기는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협회는 집단휴업을 국회에 계류중인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에 연계시키기로 했다. 협회는 부동산 실거래가 통지 의무를 당사자가 아닌 중개업자에 부담시키고 부동산 계약서에 거래 당사자의 인감도장 사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이달말 장관급회담서 北전달

    이달말 장관급회담서 北전달

    정부는 북한이 조속한 시일 내에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는 한·미 정상회담 합의 결과를 남북 장관급 접촉이나 회담을 통해 북한에 전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이 추가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조치를 할 경우에는 제재조치 등의 방안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하게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와 관련,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가 이번주 방한하는 대로 북핵문제가 진행되는 시나리오별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고위소식통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남북 장관급 접촉(14∼16일·평양)이나 남북 장관급 회담(21∼24일·서울)을 통해 북측에 전달할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이 상황을 악화시킬 경우에는 더 이상 참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내리면 북한에 대해 다자안전보장, 에너지 실질적 지원, 궁극적으로 북·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이 상황을 추가로 악화시키는 조치를 하지 말고 핵무기개발 계획을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언론회동에서 북핵문제에 대해 한·미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다.”면서 “한·미동맹은 돈독하고 또 앞으로도 돈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으며,6자회담이 필수적”이라면서 “양국은 중국, 한국, 일본, 러시아, 미국의 이야기를 잘 듣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미스터 김정일(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확실하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고 있고, 한·미 양국은 같은 목소리로 계속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은 매우 중요한 우방이고 전략적인 동맹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미동맹이)매우 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주 힐 차관보가 방한하면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와 협의를 갖고 북한 핵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대한 조치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전략적 유연성 등의 현안에 대해서는 외교·국방장관 협의로 조정해 나가기로 했다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는 1박3일 동안의 워싱턴 방문일정을 마치고 11일 밤 귀국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갈등 근본해결 아닌 봉합에 초점”

    11일 한·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과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성과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도출해내는 것보다는 한·미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무게중심을 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 북한 핵문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일단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미스터 김정일’이라는 말을 재차 쓴 것은 분위기를 좋게 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명분을 줌으로써 좀더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북한에 명분을 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한반도 평화공존 원칙을 밝힌 것도 성의를 보인 것이다. 군사적 옵션은 거론되지 않은 것 같다. 북한은 내부 협의를 거쳐 이르면 7월쯤 6자회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이 회담에 나오도록 하는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북한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한 의견도 포괄적으로 나눴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를 공표하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회견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 한·미 동맹관계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전체적으로 한·미 신뢰관계를 확인하는 회담이었다.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해, 미측은 한·미관계의 중요성 속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 같다. 하지만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갈등설을 봉합하는 차원의 회담이라는 인상이 짙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기조실장 그동안 갈등설의 진원지가 됐던 동북아 균형자론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에 대해서 양측의 오해가 어느 정도 불식됐고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관계가 이상이 없다는 쪽으로 정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는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큰 틀에서 양국이 한반도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만큼 심각한 균열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설] 北, 한·미 북핵 요구 수용하라

    그저께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동맹을 확인하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두 나라 정상이 뜻을 같이한 데 큰 의미가 있다.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한·미동맹이나 북핵해결 방법에 있어서 심각한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워싱턴 일각에서 한·미동맹을 불신하는 발언들이 등장했고, 국내에서도 한·미 갈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미국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끊임없이 재기되는 상황이었다. 한·미 정상이 때맞춰 이같은 우려들을 해소시켜 준 것은 알찬 성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확인되었듯이 더이상 한·미동맹이 시험대에 올라서는 안된다. 한·미동맹이 흔들린다면 북핵의 평화적 해결도 장담할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한 것은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나라 정상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나 북핵 불용원칙을 재확인한 것은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하지만 북한이 핵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할 경우 다자안전보장, 에너지 등의 지원과 함께 북·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한다는 데 인식을 함께 한 것은 북한으로 볼 때 상당한 진전이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와 핵 포기의 전제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 체제 보장 등을 요구해 왔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또 북한체제에 대해 주변국의 안전보장과 실질적 지원을 약속했다면 북한이 더이상 고집을 부릴 명분이 없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론은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당분간 수그러들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핵위협 수위를 높인다면 이같은 분위기도 곧 사라질 것이다. 한국 정부도 마냥 대북제재론에 반대할 수만 없다. 북한이 스텔스기 배치 등 자질구레한 트집까지 잡는다면 앞으로 더 나은 기회는 제공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의 의미를 새겨 6자회담에 복귀하는 수순을 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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