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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움직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움직임

    미국 국방부가 지난 1일부터 발동된 ‘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방위에 미치는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 등 동맹국들과 본격 협의에 들어갔다. 특히 애슈턴 카터 국방부 부장관의 18일 방한을 계기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카터 부장관이 18일 한국에서 시퀘스터가 미국의 아·태 재균형 전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지휘, 통제, 통신, 컴퓨터, 정보, 감시, 정찰 등(C4ISR)에 대한 한국의 투자 문제도 논의 대상”이라고 발표했다. 실제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는 지난달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한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 비율을 현재 40~45%에서 50%로 상향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올해 8600여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카터 부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시퀘스터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협상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주한 미군, 자체 범죄 근절 대책 세워라

    주한 미군 범죄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다. 심야에 비비탄을 쏘며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는가 하면 지난 주말에는 만취한 미군 병사가 난동을 벌이다 출동한 우리 경찰관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홍익대 일대는 주한미군의 우범지대라고 한다. 경찰관 폭행은 대한민국 공권력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자, 올해로 동맹 60주년을 맞은 한·미 관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주한 미군 범죄에 특단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때다. 최근 주한 미군의 범죄는 늘고 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주한미군 범죄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 비율은 2010년 전체 사건의 50.5%, 2011년 62.2%, 지난해 68.0%로 늘고 있고, 설령 기소되더라도 10명 가운데 8명꼴로 벌금형에 그쳤다.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주한미군 범죄를 키운 측면도 없지 않다. 한 자릿수에 불과했던 마약범죄는 2011년 이후 2년 연속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수사당국은 국내 신종 마약의 상당량을 미군이 군사우편을 통해 밀반입하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한다. 주한미군 범죄가 급증하자 미군이 밀집해 있는 경기도북부청은 미군 장병을 대상으로 사고 범죄 예방교육을 벌이기로 했다. 주한 미8군은 어제 한국경찰의 조사결과와 법원의 판결에 따라 범죄로 물의를 일으킨 미군들에 대해 불명예 제대를 포함해 추가적인 명령조치가 고려될 것이라는 대책을 내놨지만, 이런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주한미군 범죄가 줄어들지 않는 근본 원인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SOFA의 전향적 개정에 앞서 주한미군은 자체적으로라도 범죄 근절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은 오전 1~5시에 외부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대부분의 폭행사건은 통금시간대에 일어났다. 통금시간 전에 외출해 밤을 새우고 부대에 복귀하면 단속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은 이런 맹점을 즉각 고쳐 범죄를 저지를 소지를 원천봉쇄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 경찰도 주한미군 범죄에 엄정한 수사권 행사를 해야 한다. 한·미동맹을 해치는 것은 북한 위협이 아니라 주한 미군 범죄에 대한 부실 대처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기 바란다.
  • 英 IISS “北, 연내 한국 공격 가능성 높다” 경고

    북한이 올해 안에 대남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14일(현지시간) ‘군사 균형 2013’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하에서도 여전히 ‘선군 정치’ 노선을 강력히 유지하고 있다”며 연내 도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IISS 비확산·군축 담당 국장은 AFP통신에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핵무기는 보유하고 있다”면서 “평양발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을 직접 타격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강대국들의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현재 한·미 합동으로 ‘키 리졸브’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북한이 수 주 안에 도발을 감행하기는 어렵겠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내에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런 긴장감은 한국이 신뢰할 만한 억지력을 구축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심각하다”며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한국도 맞대응할 게 확실하며, 그럴 경우 상황이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피츠패트릭 국장은 “다만 북한은 한·미동맹이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에 있는 만큼 체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도 그런 상황으로 발전되는 것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ISS는 북한이 현재 핵무기 4~12개를 제조할 만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연간 1~2개의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핵분열 물질을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쉽게 바뀔까, 60년 넘은 중국-북한 혈맹

    중국의 대북정책이 실제로 바뀌는 것인가. 한국전쟁에서 함께 피를 나눈 ‘특수한’ 당(중국공산당) 대 당(조선노동당)의 혈맹관계가 일반적인 국가 대 국가의 정상적 외교관계로 바뀔지 주목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중국 대북정책 변화 조짐’ 발언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논의 과정에서 중국 측의 태도 변화 ▲중국 내 대북 여론 악화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국은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094호를 발빠르게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박이 수시로 왕래하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의 대북 수출입 물류대행업체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육상 통로인 단둥(丹東)의 검역 및 세관업무도 엄격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예금동결 조치에 대비해 북한 무역상들이 중국 내 은행에 예치한 자금을 잇따라 인출하고 있다고 14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대북정책이 전면 조정될지는 불투명하다. 오히려 시진핑(習近平) 체제에서도 지정학적 동맹론에 근거한 대북 기조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궁커위(?克瑜) 부주임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후 시진핑 주석 주재하에 최고 외교정책 결정기구인 중앙외사영도소조가 열려 대북정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에 대한 기존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전략적 완충지대’로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국의 국가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부원장도 “중국이 제재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은 핵개발을 지연시켜 북한을 설득할 시간을 벌려는 것일 뿐 정책 변화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일성·김정일 정권 때처럼 북한의 요구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는 당 대 당의 특수관계는 ‘책임 있는 대국’의 입장에서 더 이상 용인될 수 없다는 지적이 중국 지도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와 시 주석의 첫 대좌 때부터는 국가 대 국가의 외교관계로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당 대 당의 특수관계가 국가 대 국가의 정상관계로 전환되면 중국의 대북정책은 좀 더 객관적인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자위권 필요하다” “아니다” 일본 헌법 개정 논의 시작

    일본 정치권이 헌법 개정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일본 참의원(상원)과 중의원(하원)은 각각 13일과 14일 헌법심사회를 열어 헌법 개정 여부 등을 논의했다. 앞서 아베 신조 총리는 최근 개헌안 발의 요건을 규정한 헌법 96조는 물론 교전권에 족쇄를 채운 9조의 개정 필요성까지 공개적으로 언급, 개헌논의를 조기 점화했다. 14일 7개월 만에 열린 중의원 헌법심사회에서는 국제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무력행사 포기, 교전권 불인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헌법 9조 개정 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자민당 측은 “당이 마련한 헌법 개정안은 제약 없이 집단적 자위권(동맹국이 공격받았을 때 이를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반격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유신회 측은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규정을 헌법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자민당의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은 “현행 규정을 견지해야 한다. 집단적 자위권은 인정될 수 없다”며 자민당 의견에 반대한 뒤 한 걸음 더 나아가 핵무기 금지 관련 규정을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집단적 자위권 문제는 거론하지 않은 채 “전수방위(상대의 공격을 받았을 때에 한해 방위력을 행사하는 것) 원칙 아래 자위력을 착실하게 정비해 국민의 생명·재산, 영토·영해를 지켜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견지했다. 일왕을 국가의 ‘원수’로 명기하는 문제를 놓고서도 입장이 엇갈렸다. 자민당은 총선 공약대로 일왕을 원수로 헌법에 명기할 것을 주장했고, 일본유신회와 민나노당도 동조했다. 민주당은 ‘현 제도에 별 문제가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아베 정권은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승리를 발판 삼아 개헌안 발의 요건을 담은 96조를 시작으로 헌법을 수정한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헌법 96조는 개헌안 발의 요건을 ‘중·참의원 각각 3분의2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민당은 우선 이 조항을 ‘중·참의원 각각 과반수’로 완화하자는 입장이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북핵 결코 용납 못해… 도발엔 철저 대응”

    박근혜 대통령과 사회 원로들의 13일 첫 만남에서는 북한의 도발 위협 등 안보위기가 주요 이슈가 됐다. 박 대통령은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전은 확실하게 지켜 내겠다”면서 “북한에 대한 입장은 확고하다. 북한 핵은 결코 용납할 수 없고 도발에는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이라도 북한 정권이 평화와 공존의 길로 나온다면 정부도 북한의 변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최근의 안보상황, 북한의 동향과 전망, 정부 차원의 대비 및 한미연합방위태세 등을 사전 설명했다. 이에 백선엽 대한민국육군협회장은 “우리나라 건국 이후 북한은 항상 남한에 있는 종북세력과 연계해왔다”면서 “북한의 전쟁 억지책은 강력한 동맹국과의 연대이며, 아시아의 평화 정착이 중요하다는 국제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지연에 대한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정부조직법은 어떤 사심도 없이 오직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경제 부흥을 위한 일념으로 오랜 숙고 끝에 만든 것”이라며 “새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려고 한다는 주장이 있으나 그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며 “아직도 우리 정치가 국민을 중심에 두지 못하고 정치적 관점에만 매달려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오찬에는 조순 한·러문화경제협회 명예회장, 서영훈 신사회공동선운동연합 이사장, 김시중 한국과학기술포럼 이사장, 박영식 대한민국학술원 회장, 이만섭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北 “독기어린 치맛바람”… 朴대통령 간접 비난

    北 “독기어린 치맛바람”… 朴대통령 간접 비난

    한·미 연합 ‘키 리졸브’ 연습 사흘째를 맞아 남북 군 당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 군부가 ‘독기 어린 치맛바람’이라는 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간접 비난했다. 북한이 박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으나 새 정부 출범 후 공식 국가기구를 통해 박 대통령을 간접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국방위원회 산하 인민무력부는 1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괴뢰군부 호전광들의 광기 어린 추태는 청와대 안방을 차지하고 일으키는 독기 어린 치맛바람과 무관하지 않다”면서 “그 무슨 ‘안보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무기만으로 나라를 지킬 수 없다’느니, ‘핵무기 등 군사력에만 집중하는 나라는 자멸할 것’이라느니 하는 악담이 흘러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또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리명박 괴뢰정권의 풍비박산난 대결본새의 답습”이라면서 “남은 것은 우리 군대와 인민의 무자비한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는 출범 3주째를 맞은 우리 정부의 안보 중시 기조를 강화한 강경 대응 방침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여차하면 박 대통령에 대한 실명 비난을 개시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인민무력부 성명과 발맞춰 “남조선 괴뢰들은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도 아니다”라며 정전협정의 일방적 폐기가 불가능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폄하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제재 국면과 더불어 한·미동맹 강화와 군 출신 중용 등 최근 우리 정부의 기조에 불만을 표시한 셈”이라면서 “북한 입장에서 실명 비난 등 지나친 도발적 발언은 한번 내뱉으면 쉽게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연일 대남 강경 발언을 높이는 북한 군부는 키 리졸브 연습 첫날인 11일 하루에만 항공기를 700여회 출격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훈련 때의 6배에 달해 북한군이 그만큼 한·미연합 전력에 대해 긴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는 이날 “최근 위성 사진 분석 결과 무수단리 동해위성발사장과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추가 발사를 준비하는 징후를 찾아볼 수 없다”고 전해 장거리 로켓 추가 발사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적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美 최고 정보기관 수장, 북핵 정보 부재 시인 “북의 핵공격 기준을 모른다”

    미국의 최고 정보당국 책임자가 북한 핵에 대한 정보 부재를 시인했다.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2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은 자신들의 핵 능력을 자위(自衛)와 국제적 권위, 협박 외교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이 김정은 정권을 지키기 위한 경우에만 핵무기로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을 ‘큰 확신 없이’ 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북한이 핵무기 공격의 기준으로 삼는 게 무엇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DNI는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최고 정보기관으로 DNI 국장은 ‘정보 차르(황제)’로 불릴 정도다. 그런 점에서 이 같은 실토는 북한의 핵 전략에 대한 미국의 정보 부재가 심각한 수준임을 방증한다. 클래퍼 국장은 “아마도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한국을 겨냥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어 크게 걱정된다”면서 “북한 군은 사전경고 없이 제한된 공격을 가할 수 있는 태세를 잘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편으로는 험한 말을 쏟아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농구스타)데니스 로드먼을 초청하는 김정은의 (이상)행동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했다. 청문회장에 배석한 존 브레넌 CIA 국장도 클래퍼 국장의 견해에 동의했다. 그는 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이는 KN08을 배치하기 위한 초기 조치를 취했다”면서 “아직 발사 시험을 거치지는 않았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수치, 대통령꿈 때문에 변절”

    “수치, 대통령꿈 때문에 변절”

    지난 10일(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장에 재선된 아웅 산 수치(68) 여사가 대통령이 되려는 마음 때문에 민주화 지도자의 이미지를 잃어가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잇따라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과거 자신을 탄압했던 군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대중의 눈에 미얀마의 빛나는 스타가 광채를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인과 결혼해 영국 국적의 두 아들을 둔 수치 여사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외국 국적 자녀가 있는 사람은 국가수반이 될 수 없다’는 현행 헌법의 개정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의석 25%를 차지하는 군부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민주화운동에 헌신, 오랫동안 가택연금을 당했던 수치 여사는 지난해 보궐선거를 통해 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 변신한 수치 여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애쓰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수치 여사는 특히 군부의 소수 민족 탄압에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자치독립을 요구하는 북부 카친족 등을 유혈 진압했지만 수치 여사는 이에 대해 어떤 얘기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예전의 수치 여사라면 군부를 비판했겠지만 지금은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가 군부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대통령이 되려는 계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도 수치 여사가 헌법을 고쳐 대통령이 되는 데 걸림돌을 없애려고 군부에 구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北과 군사동맹 아니다”…혈맹 부정하는 中군부

    중국 인민해방군 장성이 “중국은 북한과 군사동맹 관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미국에 본부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군내 ‘매파’ 가운데 한 명인 인줘(尹卓) 해군 소장이 최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는 양성만보와의 인터뷰에서 “북·중 관계는 한·미·일 관계와 다르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중국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인 인 소장은 “중국이 북한에 군대를 주둔하고 있느냐. 중국이 북한군을 지휘하느냐”고 반문하면서 북한과의 전통적 혈맹관계를 희석시키려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인 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사견이기는 하지만 북한에 대한 중국의 자동 군사개입 조항의 폐기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오바마! 대북정책 재검토하라”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대북정책 재검토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마이클 터너 의원 등 7명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공동 서한에서 최근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선언과 미국 본토에 대한 핵 공격 위협을 언급한 뒤 “오바마 행정부는 더 이상 핵무장을 한 북한의 위협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정권 및 그들의 탄도미사일·핵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관련해 오바마 행정부가 국방·안보 태세를 재평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서한은 또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이 2011년 북한에 대해 ‘미국의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을 상기시키면서 “지금 우리가 이런 현실에 직면했다. 북한 정권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핵탄두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이후 취한 미사일방어(MD)에 대한 예산 삭감 조치를 뒤집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동맹국들과 방어 및 공격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며 “현 정부 들어 주춤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도 강력한 차단 조치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이 공언한 정전협상 백지화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미국의 민간 전략정보업체인 스트랫포는 향후 수개월 안에 남북한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긴장 고조 욕구’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스트랫포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이끄는 북한은 2000년 이후 한반도에서 ‘정상’이 된 상대적인 평화를 이제 끊임없는 군사적 마찰 상태로 전환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도발이 반드시 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북한 함정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잠수함의 남한 해역 침투, 한국군 초소 공격, 잠수정을 이용한 소규모 병력 침투 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수치, 미얀마 제1야당 의장 재선

    수치, 미얀마 제1야당 의장 재선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 아웅산 수치(67) 여사가 미얀마 최대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의장으로 재선됐다. NLD는 창당 24년 만에 처음 열린 10일 전당대회에서 수치 여사를 당 의장으로 다시 선출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수치 여사는 당 대회 전 연설에서 “지도부를 선출하는 데 있어 개인적 불만을 배제하고 정책을 우선해 달라”면서 “과거에 우리를 강하게 만들었던 동지애를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당이 중앙집권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과거 당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던 데서 빚어진 일이며 상황이 바뀐 만큼 당의 분권화를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는 미얀마 정치 개혁과 경제 개방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제1야당이 처음으로 전당대회를 연 것이어서 미얀마 민주주의의 새로운 개혁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NLD는 당원이 120여만명에 이르는 등 국민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어 자유공정선거가 시행될 경우 2015년 총선에서 제1당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수치 여사 역시 대통령 선거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얀마 헌법은 외국 국적 자녀가 있는 경우 대선 출마를 금지하고 있어 영국인 남편과 아들 둘을 둔 수치 여사가 대선 후보가 되려면 헌법이 개정돼야 한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反서방’ 케냐타, 케냐 대통령 당선

    지난 4일(현지시간) 실시된 케냐 대통령 선거에서 우후루 케냐타(51) 부총리가 라일라 오딩가(68)총리를 제치고 제4대 케냐 대통령에 당선됐다. 9일 AP·AFP통신에 따르면 케냐 선거관리위원회(IEBC) 아메드 아이작 위원장은 최종 개표 결과 케냐타 후보가 617만 3433표(50.07%)를 득표해 534만 546표(43.31%)를 얻는 데 그친 오딩가 후보에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케냐 사상 처음으로 부자 대통령이 탄생했다. 케냐타 당선인은 1963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케냐를 14년간 통치한 ‘국부’(國父) 조오모 케냐타 초대 대통령의 아들이다. 캐냐타는 이날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케냐를 이끌어가는데 라일라 오딩가와 협력할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공평하게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나이로비와 케냐타 후보의 지지 지역 주민들은 조명탄을 터뜨리고 나뭇가지를 흔들며 케냐타를 연호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러나 경쟁 후보인 오딩가 총리 측이 개표 결과에 불복해 법정 소송도 불사할 움직임을 보여 정국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선관위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오딩가 후보는 “이번 대선은 불법 행위가 만연했던 부정선거이며, 케냐의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법원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케냐타는 개표 시작 이후 줄곧 우세를 유지했으나 전날 오후 늦게까지도 득표율이 50%를 밑돌아 결선 투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특히 서방국가들과의 관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케냐타 당선인은 2007년 말 1200여명이 사망한 대선 직후 유혈사태를 주도한 혐의로 국제사법재판소(ICC)에 기소된 ‘반(反)서방 성향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서방 국가들은 역내 이슬람 무장단체와의 전투에서 중요한 동맹국인 케냐와의 외교 관계가 복잡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케냐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면서 “국제사회도 케냐의 자주권과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를 존중해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히로시마 겪은 日서 원전사고 왜 일어났을까

    우리에게 ‘원전’이란 과연 무엇일까. 꼭 필요한 존재일까 아니면 대재앙을 불러일으키는 절대악일까. 2011년 3월11일의 동일본 대지진, 그러니까 3·11 사고가 일어난 지 꼭 2년이 됐다. 자연재해로 시작된 원전 사고의 큰 재앙은 전 세계에 큰 충격과 공포를 안겨줬다. 사건 직후 전세계에서 탈핵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세월이 지나면서 원전 재개를 꾀하려는 이른바 ‘원자력 마피아’들의 공세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는 한편 후쿠시마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조금씩 관심에서 사라져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역설적인 질문 하나를 던져본다. ‘히로시마를 겪은 일본에 왜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났나’라고 말이다. 신간 ‘후쿠시마 이후의 삶’(한홍구·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이령경 번역, 반비 펴냄)은 이러한 문제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후쿠시마 이후 우리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야 할 만큼의 파급력이 큰 사건을 진지하게 다루고 있는 것.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실천적 지식인 세 사람이 원전 사고 이후 3개월이 지난 2011년 6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지면서 이 사건의 의미와 파장, 이후의 미래를 심도 있게 논의해온 과정을 써 나가고 있다. 후쿠시마 현지는 물론 스리마일 섬과 히로시마 피폭자, 또 원전문제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 기지문제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제주 강정마을, 오키나와까지 주요 현장을 직접 답사하면서 좌담을 한 내용을 후쿠시마 사고발생 2년을 맞아 이번에 책으로 풀어냈다. 비록 전문가들은 아니지만, 핵 문제의 해결을 이른바 전문가 집단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책을 쓰게 됐다고 서문에서 밝혔다. 따라서 핵무기가 사용되는 형태이든, 핵 발전소에서 발생한 심각한 사고이든 간에 일단 문제가 터지면 그 피해를 당하는 것은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아니라 광범위한 대중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핵무기와 핵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대중 속에서 더 많이, 더 크게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핵 문제의 결정권은 주권자인 시민이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20세기 동아시아의 현대사를 되짚어보면서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흐름,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한·미·일 동맹의 방향, 원전과 기지문제의 공통성, 원전과 윤리, 나아가 일본 천황제 및 평화 헌법과 원전의 관계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원전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1만 5000원. 이와 관련해 추가로 읽을만한 책은 ‘동일본대지진과 핵재난’(고려대 출판부 펴냄) 시리즈 12권이다. 와세대 대학 출판부의 ‘진재(震災) 후에 생각하다’ 총서를 기반으로 했다. 각권 7000~90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美, 핵우산·MD로 한국방어 만전 재확인

    미국 정부는 7일(현지시간) 최근 북한의 잇따른 도발 위협에 대해 핵우산 등을 통해 강력한 대북 억지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대북정책 청문회에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에 대해 핵우산, 재래식 전력, 미사일방어(MD) 등을 통해 최고 수준의 억지력을 확인해 왔다”면서 “북한이 이웃 국가들을 상대로 도발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무엇보다 미국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이 모든 핵무기 폐기를 약속했던 9·19 공동성명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도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등과 관련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캐시 윌킨슨 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도발 위협은 고립만 가져올 뿐이며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을 확고히 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한국 방어와 지역 안정 유지를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윌킨슨 대변인은 “키리졸브 훈련이나 독수리 훈련 등 방어 위주의 연례 합동 훈련은 한반도 주변의 안정을 유지하고자 동맹 간 준비 태세를 갖추려고 계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서먼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도 성명을 통해 북한에 대해 도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 선제공격 위협에 대해 “북한의 도발적인 위협은 놀랍지도, 새롭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씨줄날줄] 차베스의 석유 사회주의/육철수 논설위원

    땅만 파면 석유가 펑펑 쏟아지는 나라의 국민은 행복할까. 막대한 오일머니로 국가가 대학까지 보내주겠다, 집 지어주겠다, 세금도 없겠다…. 중동지역에는 등교한 학생들에게 날마다 수업수당을 챙겨주고, 연말이면 집집마다 몇 백만원씩 나눠주는 나라도 있다. 그러니 지상낙원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런 나라일수록 자유·평등·민주주의 같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훼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어떤 나라는 여성에게 운전을 못하게 하고 국민에게 술도 못 마시게 한다. 중동 산유국 지도자들은 오일머니를 독점해 독재 왕정을 지탱하고 있다. 국민으로선 석유로 인해 일득일실(一得一失)인 셈이다. ‘석유 사회주의’(oil socialism)로 부강한 나라를 꿈꾸던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며칠 전 타개했다. 그는 세계 1위의 풍부한 석유자원을 활용해 ‘석유정치’와 ‘석유외교’(petrodiplomacy)를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차베스가 집권할 무렵인 1998년 말, 유가는 배럴당 15달러였으나 2008년엔 135달러로 치솟았다. 그러니 석유는 차베스에게 전횡의 멍석을 깔아줬다고나 할까. 그는 대통령이 되자마자 “석유는 국민의 것”이라며 다국적기업이 운영하던 석유회사를 국유화했다. 베네수엘라의 연간 외화소득의 95%(900억 달러)는 석유를 팔아 번 돈이다. 차베스는 정부 예산의 50%를 석유대금에서 충당하고, 연간 150억 달러를 국가발전기금에 넣어 마음대로 썼다. 이 돈은 통치자금으로, 빈민지역에 무료병원과 무료학교를 짓는 데 사용했다. 그런데도 이 나라 국민의 50%가 여전히 빈곤층이라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차베스는 외교에서도 오지랖이 넓었다. 17개 카리브해 연안국가에 원유를 싼 값으로 공급했다. 돈으로 따지면 해마다 70억 달러(약 7조 4200억원)를 지원한 셈이다. 쿠바에는 하루 10만 배럴씩, 연간 30억~40억 달러를 원조했다. 차베스의 선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심지어 브라질 삼바축제, 멕시코 빈민 눈수술, 미국 동부지역 빈민에게 난방연료 지원 등 내키는 대로 오일머니를 뿌려댔다. 차베스의 사망으로 그의 도움을 받던 동맹국들은 물주(物主)가 사라져 벌써 걱정이 태산이란다. 그의 덕을 톡톡히 봤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볼리바르동맹(ALBA) 등도 앞날을 예측할 수 없단다. ‘반미의 아이콘’으로 21세기 사회주의를 꿈꾼 차베스가 집권 14년 동안 흥청망청한 결과 남은 건 별로 없다. 그의 서천(逝川)과 함께 ‘석유 사회주의’와 포퓰리즘도 종말을 고했으면 좋으련만.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대통령 순방외교 美→ 中 ·日

    박근혜 대통령의 첫 순방 외교를 위해 정부 외교라인이 주요국과 접촉하며 협의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첫 순방국으로는 미국이 선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순방 외교와 관련해 “(첫 순방국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합리적이고 가장 상식적인 방법으로 첫 번째 방문국을 결정할 것이고 날짜도 가장 좋은 때에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식적이지만 우리나라의 핵심 과제인 안보문제 등과 관련해 아무래도 관심이 가는 국가는 미국이 될 것”이라며 “그런 방향으로 협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의 ‘다음 달 방미 추진’ 보도에 대해 “그 시점이라고 말하기는 불편하고 언제 간다거나 구체적인 날짜가 나온 것은 아직 없다”면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취임한 뒤 양국이 좀 더 조율해 정확한 방문 일자를 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날짜를 단정지을 수 없지만 가능한 한 조기에 이뤄지도록 양국 대통령의 일정을 맞춰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대북정책 공조와 자유무역협정(FTA), 전작권 전환, 원자력협정 등 양국의 모든 현안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관계자도 “올해가 안보의 주축인 한·미 동맹 60주년이고 북한 핵실험 등 대북 변수가 심상찮은 만큼 국가 안보를 고려해 취임 후 첫 순방국으로 미국을 선택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박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한 뒤 연이어 중국·일본과 동시에 정상회담을 하는 수순을 진행할 것으로 본다. 올 상반기 중 한·중·일 3국 정상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큰 만큼 방미 후 국가주석에 취임하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와 아베 신조 총리 등 중·일 새 수장들과 만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3국 정상회의는 2008년부터 매년 순번에 따라 개최됐고 올해는 한국에서 열린다. 3국 정상회의는 최근 3년간 5월에 열렸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북핵 해결 위해 중국이 압박할 대상 북한 아닌 일본”

    주미 중국대사로 내정된 중국 외교부의 추이톈카이(崔天凱) 부부장(차관)은 북핵 해법과 관련, “중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압력을 가해야 할 대상은 북한이 아닌 일본”이라고 주장했다. 7일 중국청년보에 따르면 추이 부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대외우호 소조 회의가 끝난 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미국과 일본 역시 북한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생각하는 등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발언은 ‘중국이 북한에 더 강한 압력을 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북핵 문제는 북한의 안보 불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국과 일본이 북한의 안보 스트레스를 없애 줘야 하는 게 우선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만 북핵 해결 역할을 요구하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추이 부부장은 또 “북핵 문제는 제재보다는 관련국들이 대화와 담판을 통해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일부 국가의 주장만 받아들여질 경우 합의는 나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이나 중국의 요구도 수용돼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그는 ‘미국과 중국이 북한 제재에 합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부정확한 얘기”라고 밝혔다. 추이 부부장은 “유엔 안보리의 북핵 대응은 중·미 양국이 아니라 안보리 이사회 15개국이 공동 합의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사국 공동합의’를 강조한 것은 중국이 대북 제재 결의에 참여한 데 따른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또 “중국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하지만 주변국들이 이를 빌미로 군사동맹을 강화하거나 지역에서 긴장을 조성하는 행동을 하는 데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 놓고 정국 요동…反美 벨트 구축한 남미연대 유지 의문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 놓고 정국 요동…反美 벨트 구축한 남미연대 유지 의문

    절대 권력을 행사해온 우고 차베스(58)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암으로 사망하면서 ‘포스트 차베스’ 주도권을 놓고 베네수엘라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차베스의 석유외교를 바탕으로 공고한 ‘반미 벨트’를 구축해온 남미 좌파 연대의 향방도 주목된다. 베네수엘라 헌법은 대통령 사후 30일 안에 새 대통령을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치러지는 대선에서 차베스가 후계자로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이 ‘차베스식 사회주의 개혁’을 승계하며 권력 수성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군부가 마두로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집권 베네수엘라 통합사회주의당은 차베스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하며 사실상 선거전에 돌입했다. 하지만 차베스의 강력한 대항마였던 야권통합연대 지도자 엔리케 카프릴레스가 극심한 범죄와 고실업률 등 차베스의 포퓰리즘 정책의 폐해를 강조하며 여당과 전면전을 예고해 대선 정국은 안갯속에 싸여 있다. 특히 선거관리를 맡게 될 대통령 대행 규정을 두고 여당과 야당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어 실제 대선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값싼 석유를 앞세운 차베스의 ‘오일 외교’로 좌파연대를 맺어온 중남미 정치 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집권 후인 2005년부터 카리브해 연안의 17개국에 반값 원유를 공급하며 정치·경제 동맹을 주도해왔다. 일명 ‘페트로카리베’다. 2006년에는 좌파 정권이 들어선 볼리비아와 에콰도르를 중심으로 미국 주도의 미주기구(OAS)에 맞서는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을 발족, 남미 좌파의 맏형 노릇을 자처해 왔다. 하지만 자국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일시적 연대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차베스 부재 상황에서도 관계가 계속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야권이 개혁 과제 1호로 석유지원 프로그램을 선언한 바 있어 향후 정국 변화에 따라 동맹의 끈은 훨씬 느슨해질 수 있다. 한편 반미운동 선동가인 차베스의 사망으로 베네수엘라와 미국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미 대사관 소속 공군 관계자 2명이 간첩행위를 했다며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상 기피인물)로 지목해 추방한다고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빈부격차 해소와 사회주의 혁명을 내걸고 1998년 처음 권좌에 오른 차베스는 빈민층의 절대적인 지지에 힘입어 14년간 장기 집권에 성공한 중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다. 1954년 수도 카라카스 남서쪽의 작은 시골마을 사바네타에서 태어난 그는 화가와 야구선수를 꿈꾸는 평범한 소년이었다. 하지만 1971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면서 정치에 눈을 떴다. 베네수엘라의 불평등과 부패에 불만을 품은 그는 1982년 젊은 장교들과 반체제 사회주의 성향의 ‘볼리바르 혁명운동’을 결성했다. 1992년 카를로스 안드레스 페레스 정권의 비리에 분개한 시민들이 무력으로 진압되자, 동료 장교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켰다. 혁명에 실패한 그는 “모든 것을 전적으로 나 혼자 책임지겠다”고 연설했다. 이는 2년 뒤 출소한 차베스를 정치인으로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 본격 정치에 입문한 그는 민중 세력과 좌파연합의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1998년 대선에서 대통령에 처음 당선됐다. 당시 나이 44세로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었다. 인구의 40%인 극빈층으로부터 ‘위대한 지도자’로 불렸던 차베스는 기득권층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기존 의회를 해산하고, 차베스식 혁명을 강조하는 신헌법을 국민투표로 통과시켜 2000년 대선에서 또 한번 압승을 거뒀다. 2002년에는 반대파들의 쿠데타와 총파업에도 버텨 2006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2007년에는 헌법의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철폐하기 위해 국민투표라는 초강수를 던졌다가 위기를 겪었지만, 2009년 국민투표에서 다시 승리하면서 ‘종신 대통령’의 숙원을 이뤘다. 차베스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중에게 보조금 혜택을 안기는 등 양극화를 순화한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외국기업을 국유화하고, 외환을 통제함으로써 서방국가들로부터 ‘독재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사설] 미군 범죄는 한·미 동맹에 毒이다

    지난 주말 서울 이태원동에서 일어난 주한미군 난동사건은 결코 예사로 봐 넘길 일이 아니다. 검문경찰이 실탄까지 발사하며 추격했지만 미군은 총을 쏘고 시민을 차로 밀치며 도심을 무법천지로 만들어 놨다. 그리고 미8군 영내로 숨어들었다. 미군 기지 안으로 도주하기만 하면 우리 경찰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으니 딱한 노릇이다. 현행범으로 잡히지 않는 한 미군의 협조가 없으면 조사가 어려워 미군 병사들은 범죄를 저지르고 일단 뺑소니를 치는 일이 다반사다. 그동안 거듭 강조했거니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평등 문제를 다시 한번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피의자의 신병이 미군에 있으면, 모든 재판 절차가 종결되고 대한민국 당국이 구금을 요청할 때까지 미합중국 군이 구금을 계속 행한다” 이른바 독소조항으로 꼽히는 SOFA 22조다. 사정이 이러하니 문제 해결의 관건인 초동수사는 애초에 불가능하다. 피의자로서는 얼마든지 증거를 조작할 수도, 진술을 번복할 수도 있다. 범죄는 갈수록 증가하고 죄질은 날로 흉포화하는데 근절수단은 제자리걸음인 셈이다. 성범죄 등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범인의 신병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미군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군이 망나니짓을 하고도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는 듯 태연자약하는 것도 이 같은 불합리한 법제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대한민국의 공권력이 한갓 철없는 미군 병사의 조롱거리가 되는 상황을 감내할 국민은 많지 않다. 주한 미군의 법적 지위에 관한 특수성은 존중돼야 하지만, 가증할 범죄에 대해서는 문명국의 보편적 가치와 원칙이 추상같이 적용돼야 마땅하다. 2002년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 이후 논란을 거듭해온 SOFA 문제는 미군 범죄로 여론이 들끓을 때마다 불거지는 단골 이슈다. 당장 SOFA 개정에 나설 수 없다면, 중대 사안일 경우 정부의 요청에 따라 기소 전이라도 미군당국이 신병 인도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운영절차만이라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범죄예방에 일정한 효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국민은 미군의 파렴치 행위에 분노하는 만큼 그런 범죄를 공정하게 처리하지 못하는 한·미 관계의 구조적 제약에 분노한다. 고질적인 미군범죄가 끝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한·미동맹의 근간마저 흔들릴 수 있다. ‘자생적 반미’의 빌미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미 공히 진정한 ‘가치동맹’의 의미를 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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