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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무성 “북한은 핵 보유국” 발언 파문

    김무성 “북한은 핵 보유국” 발언 파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봐야 한다”라고 발언해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은 공식적으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김 대표의 발언은 한·미동맹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김 대표는 이날 부산 해양대학교 미디어홀에서 열린 ‘청춘무대 김무성 토크쇼’에서 “전 세계적으로 핵실험을 2~3번 하면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 스스로 “제가 문제발언인데…”라고 전제한 뒤 “오해 없기 바란다. 아직 우리나라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도 그렇고”라고 부연했다. 이어 기자들에게 “(핵보유국) 인정이 아니라 간주”라고 거듭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정부와 상의 없이 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현재도 북한에서 우리 남쪽을 향해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위협 발언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문제는 북의 핵을 어떻게 방어하느냐 하는 것”이라면서 “정치·외교적으로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방어할 수 있는 무기체계를 갖추는 게 우리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고도 미사일을 갖고는 핵폭탄을 (방어)할 수 없다. 만약 북한이 핵을 갖고 우리를 위협하면 굉장히 큰 미사일에 장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고고도”라면서 “사드(THAAD)는 고고도 미사일이다. 그래서 북한에서 만약 쏘아 올렸을 때 약 150Km 상공에서 쏴서 요격할 수 있는 방어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은 기본상식”이라며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우리는 안보가 우선”이라면서 “그래서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의 핵우산 속에 들어가야 되고 경제는 중국과 잘 교류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천안함 폭침 사태에 대해 그동안 너무나 모호한 인식을 보여 왔다”고 야당을 겨냥한 안보 공세를 폈다. 이어 “새정치연합은 그동안의 사드 반대 입장에서 찬성으로 돌아와서 국가안보에 초당적으로 대처하는 정당이 돼 주길 촉구한다”고 여권 지도부의 공통된 인식을 드러냈다. 박대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야당이 진정으로 안보정당을 표방하려면 현수막에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는 표현을 명시해 분명한 변화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훈수를 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中 AIIB 거부권 포기로 유럽 주요국 동참 결정”

    중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서 핵심 권한인 의사결정 ‘거부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유럽 주요국 유치에 공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3일(현지시간) AIIB 협상에 참여한 유럽 및 중국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 측이 지난 몇주 동안 유럽 각국에 거부권 포기를 약속해 가며 가입을 설득했고, 이 약속을 믿고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 등이 가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AIIB는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로 정상적인 국제금융기구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 외교 전술을 실행할 도구로 전락할 것”이라는 논리로 동맹국의 가입을 반대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은 독점적 의사결정권까지 포기한 셈이다. 중국의 거부권 포기는 미국만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구조인 국제통화기금(IMF)과 대비된다. IMF는 주요 결정에 지분 85%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17.69%의 지분을 보유한 미국이 모든 안건을 부결시킬 수 있다. 중국은 특히 AIIB의 지배구조 설계를 세계은행 출신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승부수를 띄웠다. AIIB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진리췬(金立群) 임시사무국장은 나탈리 리첸스타인 전 세계은행 변호사를 가장 먼저 영입했다. 코넬대학교 에스워 프래새드 교수는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의 장기적인 승부수는 아주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이 거부권이 없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AIIB의 의사 결정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아시아 역내 회원국이 총지분(투표권)의 75%를 국내총생산(GDP)에 비례해 나눠 갖고 나머지 25%는 아시아 이외 회원국이 갖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 경우 GDP가 압도적인 중국이 가장 많은 투표권을 갖게 된다. 또 중국은 IMF와 세계은행처럼 회원국에서 파견한 이사들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대신 중국 정부 관료를 이사회 요직에 앉히고 싶어 한다. 지배구조와 이사 배분 문제는 이달 말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협상에서 결론이 난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입김에… 한·일 ‘안보 대화채널’ 열린다

    한국과 일본이 5년여 만에 마주 앉아 안보 문제를 논의하는 안보정책협의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위안부와 독도, 과거사 문제 등으로 틀어진 양국이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 이후 ‘안보’를 고리로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형국이다. 이는 미·중 경쟁구도에서 한·일 간의 관계개선을 원하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23일 “양국이 지난 21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외교·국방당국 간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자는 데 공감해 안보정책협의회를 이르면 다음달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아직 구체적 협의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개최 필요성에는 양국이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 안보정책협의회는 양국 외교·국방 라인의 국장급 인사가 대표를 맡는 ‘2+2’ 형식의 논의체다. 다음달에 열리면 2009년 12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열리는 셈이다. 양국은 2013년 하반기에도 이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했으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하면서 중단됐다. 특히 양국 안보협력 문제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한·미 동맹이 긴밀화되는 가운데 미국의 입장과도 상통해 주목된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과거사 문제 때문에 한·미·일 안보협력 문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당장 한·일 정상회담은 가능성이 낮지만 일본의 방위 관련 법제 개정 움직임 때문이라도 지금 아니면 대립 국면을 완화시킬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내에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된 일정을 감안할 때 다음달 안보정책협의회를 통해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이는 아베 총리가 다음달 말 미국을 방문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합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일본 국회가 5월부터 안보 관련 법제 정비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개입한다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우리 요청과 동의가 없는 한 용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日 ‘보통국가화’ 행보 가속화… 자위대 해외 보폭 대폭 확대

    日 ‘보통국가화’ 행보 가속화… 자위대 해외 보폭 대폭 확대

    일본의 ‘자위’(自衛)는 어디까지 확대될 것인가.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지난 20일 자위대의 해외 활동 범위를 크게 확대하는 내용의 안보법제정비 개정안에 합의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 합의안을 바탕으로 법안화 작업을 진행시켜 5월 중순 각의(국무회의)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양당이 합의한 안보법제정비의 핵심은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자위대가 언제 어디서든 미군 등 타국군을 후방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신설된 항구법과 개정된 주변사태법이다. 항구법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전쟁 중인 타국군을 수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 등 국제분쟁에 자위대를 파견할 때마다 개별적인 특별조치법을 한시 입법 형태로 제정해 왔지만 이 같은 방침을 바꿔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파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주변사태법을 개정해 정부가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지리적 제약 없이 전투 중인 타국 군대에 후방 지원을 할 수 있게 한다. 현행 주변사태법은 한반도, 대만 해협 등 ‘일본 주변에서의 유사시’로 지리적 제약을 뒀다. 후방 지원의 내용도 수송, 물자 보급 등에서 탄약 제공까지로 확대되고 지원 대상도 미군뿐 아니라 타국 군대로 폭을 넓혔다. 또 타국이 공격받은 경우라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고 국민의 생명, 자유 및 행복 추구의 권리가 근저로부터 뒤집힐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정부가 판단하면 지난해 각의 결정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방침에 입각해 무력행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합의에 담긴 아베 신조 정권의 의중은 중국의 대두에 대응하기 위한 미·일동맹의 ‘일체화’ 수준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신문은 21일 분석했다. 또 일본의 ‘보통국가화’ 행보를 가속화하는 측면도 있다. 미군을 돕기 위해 세계 어디든 자위대를 보낼 수 있게 한 점이나 후방 지원을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평화 헌법의 구속을 받는 국가에서 ‘보통국가’로 가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열린세상] 테러사태, 한·미동맹 공고화의 계기로 삼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열린세상] 테러사태, 한·미동맹 공고화의 계기로 삼아야/윤지원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남북한문제연구소장

    지난 3월 5일 62년 된 한·미동맹에 날벼락이 쳤다. 한 종북·반미주의자가 주한 미국 대사에 테러를 한 것은 바로 ‘한·미동맹에 대한 공격’이었다. 김기종의 칼날이 아슬아슬하게 치명적 부위를 벗어났고, 리퍼트 대사가 의연하게 대응했으며, 양국 국민이 지혜롭게 대처함으로써 동맹의 파열을 피했다. 오히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집니다, 같이 갑시다”라는 리퍼트 대사의 퇴원 일성(一聲)이 함축하듯이 한·미동맹은 더욱더 굳건해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것으로 동맹이 저절로 강화되리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확실한 전화위복을 위해서는 동맹의 균열과 파열을 노리는 도전 요소를 정확히 가려내고 이에 한·미 양국이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 우선, 이번 테러 사태는 우리 사회 내부의 반미 극단주의에 대한 엄정한 대처로 환기돼야 한다. 민주화 이후 급속히 결집한 ‘민족지상주의’와 이를 신봉하는 자들의 반미주의적 도발을 우리 정부와 한국 지성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해 오지 않았나를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작금의 사태는 민족을 맹목적으로 ‘신성화’(神聖化)시키고,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외세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반미’를 정치화시킨 세력의 모험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기종의 테러를 ‘외톨이 늑대’(Lone Wolf)의 개인적 일탈행위로 규정하려는 일각의 판단은 사태의 본질을 호도(糊塗)하는 것이다. 통합진보당의 위헌 결정으로 인해 종북파가 사멸되고 반미도발이 종식될 리 만무하다. 지금부터 우리는 ‘테러’까지 포함한 극단적 반미도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정책적 및 지성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둘째, 이번 테러사태는 핵·미사일로 무장한 북한의 각종 반미 도전, 그리고 한국 내 종북세력에 대한 반미교사(反美敎唆)에 입체적으로 대처해야 함을 시사한다. 북한은 김기종의 테러 직후, 이를 “전쟁광 미국에 대한 응징”으로 규정했다. 3대 세습과 핵무장으로 국제적 고립이 심화된 북한이 핵력을 통한 대미 모험주의와 대남 위협전략을 구사함으로써 한·미동맹의 파열을 기도한 것은 자명하다. 이 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북한은 한·미 간에 연례적으로 실시됐던 방어적 연합훈련인 키리졸브 훈련을 전쟁도발이라고 전례 없는 강도로 비난하지 않았던가. 북한의 강변과 김기종의 백주 테러를 오비이락(烏飛梨落)의 우연이라고 보아서는 안 된다. 세습권력의 폭압화, 핵 모험주의, 외교적 고립에 의해 점증되는 북한체제의 불안정은 대한민국 내부의 제2, 제3의 반미 폭력사태의 개연성을 높일 수 있다. 한·미 양국의 정부와 국민은 점증하는 북한의 대미·대남 도전에 대응하여 동맹의 강도와 기민성을 제고해야 한다. 셋째, 중국의 대국화, 그리고 일본의 우경화, 군사화가 초래하는 동북아 국제질서의 유동성 증가는 한·미 양국에 힘든 선택을 강요할 수 있다. 강대국화한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의 한국 배치에 대해 우리 정부에 거의 내정간섭 수준의 반대를 노골화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조야(朝野)에 탈미접중(脫美接中)을 압박하고 있다. 한편, 일본 아베 정권의 극단적 우경화 정책은 영토 및 과거사 문제와 군사대국화로의 이행을 가속화함으로써 미국의 대일·대한 동맹정책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그 양상은 다르지만 한·미동맹의 결속을 파고드는 소위 ‘쐐기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내부의 종북·반미세력의 준동, 북한의 핵 강압전략, 중국과 일본의 세력경쟁이라는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도전 요인은 동맹이 균열이 아니라 한반도의 태풍을 잠재우고 동시에 동북아 질서의 소용돌이를 안정화시키는 현존하는 강력한 국제정치의 기제가 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결합을 넘어선 자유민주주의적 체제가치, 자유시장과 문화와 인권의 보편주의가 공유된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테러사태에 직면하여 한·미 양국 정부와 국민이 보여준 성숙한 대응은 동맹에 대한 어떤 도전도 물리칠 수 있다는 양국의 결합력과 대응력을 보여준 것이다. 우리 국민은 이번 테러사태를 통해 대내외적 도전에 양국이 창조적으로 응전할 것이라는 신뢰를 다지고, 한·미동맹 공고화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사설] 아베, 美 의회 서기 전에 위안부 문제 풀어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결국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단에 서게 될 모양이다. 외신에 따르면 다음달 29일 열리는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가 그 무대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인 일본의 정상이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단에 서는 건 전후 70년에 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세 명의 일본 총리가 미 의회에서 연설한 적은 있으나 상·하원 가운데 한 곳에서만 했다.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 외국 정상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의미하는 미국 정치 문화를 감안한다면 아베 총리의 상·하원 연설은 분명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무게를 지닌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이미 여섯 번이나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터에 미국의 또 다른 동맹국인 일본의 정상이 처음 연단에 오른다고 해서 그 자체를 백안시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와 동아시아에 수많은 희생과 고통을 안긴 2차 대전 전범들을 꼬박꼬박 추념하고, 위안부에 대한 진실마저 왜곡하는 등 과거사에 대해 퇴행적 행태를 거듭하는 작금의 일본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미 의회에서 당당하게 세계 평화와 공동번영을 운운하기에는 지금 일본이 보여주는 행태가 너무나도 후안무치한 까닭이다.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성사시킨 힘이 돈과 인맥을 앞세운 일본 정부의 로비라는 사실을 일본 스스로도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 과거사에 대한 일본 자민당 정권의 행태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미 행정부와 의회를 회유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지난해부터 총력전을 펼쳐온 게 사실이다.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적극 참여하는 대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은 애써 외면하는 것이나 주민 반대를 무릅쓰고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 이전을 관철시킨 것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미·일 방위협력지침을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재개정하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미 의회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가며 막대한 정치 후원금을 제공하는 등 일본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일본 정부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은 뒤집어 말해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이 결코 과거사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으며, 그 어떤 견강부회식 의미 부여도 허용될 수 없음을 뜻한다. 일각에선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을 저지하지 못한 우리 정부의 외교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으나 사안의 본질은 연설 여부와 관계없이 과거사, 특히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일본 정부가 취해야 할 과업은 그 무엇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아베 총리가 떳떳하게 미 의회 연단에 서고 싶다면 이제라도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일 양국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6일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국장급 협의를 갖고 위안부 문제를 논의했으나 피해 배상의 성격 등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부끄러운 역사를 직시하지 못하는 아베 정부의 소아적 자세가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여생은 일본 정부에 시간이 많지 않음을 말해준다. 부끄러운 과거를 씻을 기회를 일본은 놓치지 말기 바란다.
  • 美·日 ‘밀착’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내외가 미국 퍼스트레이디인 미셸 오바마를 융숭하게 대접했다. 아베 총리는 19일 방일 이틀째를 맞은 미셸과 총리 관저에서 만나 미셸이 주도하는 개도국 소녀 교육 지원에 대해 “여성 교육의 중요성과 의의를 널리 알려 나가는 데 우리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아베 총리의 부인 아키에가 ‘소녀들이 배우게 하자’(Let Girls Learn) 프로젝트 지원을 약속한 데 이은 것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프로그램 관련 공적개발원조(ODA)로 3년간 420억엔(약 3889억원) 이상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셸은 “앞으로도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아키히토 일왕 내외도 이날 왕궁에서 미셸과 40여분간 차를 마시며 환담했다. 이 ‘융숭한’ 대접은 아베 총리의 4월 말 방미 계획과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의 관심 속에서 올해 종전 70주년 담화를 준비 중인 아베 총리로서는 방미 중 미·일동맹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미국을 일본 편에 끌어들일 필요가 절실하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의 방미 일정이 4월 26일~5월 3일 정도로 조율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의 주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 논란이 됐던 미 의회 연설도 성사시켜 미·일 관계에 대해 연설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베 총리를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샌프란시스코는 1951년 9월 미국과 일본이 2차대전 강화조약을 체결한 곳으로 로스앤젤레스와 더불어 일본계가 많이 사는 곳이다. 하와이 진주만 방문은 미국 정부의 반발 때문에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와 오키나와 주재 미국 총영사에게 살해 협박 전화가 걸려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도쿄 경찰 당국이 케네디 대사에 대해 무장 경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한·미 새달 고위급 안보회의서 ‘사드 배치’ 논의

    한국과 미국이 다음달 고위급 안보 회의를 통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사드 배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자 정부가 ‘안보주권 간섭 불용’을 내세웠고, 이를 계기로 한·미 간 본격 협의의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7차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회의의 구체적 일정에 대해 협의 중”이라면서 “이 회의에서 한·미 국방현안이 모두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애슈턴 카터 신임 미국 국방장관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다음달 방한해 국방·외교장관 회담을 갖는 일정을 놓고 협의 중이다. 이밖에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달 말 방한해 최윤희 합참의장과 대북 대비태세 등을 논의한다. 특히 KIDD는 1년에 두 차례 열리는 차관보급 회의로 다양한 한·미 국방 회의체를 조정·통합한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문제는 KIDD의 공식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방부가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우리의 안보문제”라는 입장을 밝혀 이를 사실상 공론화시킨 만큼 비공식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 안팎에서는 미국 고위 인사와의 잇단 안보관련 회의와 맞물려 KIDD를 기점으로 논의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한·미 군 당국은 중국이 북한 핵 위협의 심각성과 이를 억제하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사드를 연결고리로 한·미동맹을 이간질시키려는 의도로 이를 반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은 사드 개발 업체인 록히드마틴으로부터 4개 포대를 인수해 본토에 3개, 괌에 1개 포대를 배치했다. 향후 3개 포대를 배치할 후보지로 일본 요코스카항과 도쿄, 오키나와와 함께 2016년까지 주한미군 부대가 결집하는 평택이 꼽힌다. 군 관계자는 “미국 입장에서 배치 지역 결정을 마냥 미룰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정황상 미국 정부의 발표 시점이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튀니지 박물관 테러 최소 21명 사망, “범인 튀니지인, 관광객들에 총기 난사”

    튀니지 박물관 테러 최소 21명 사망, “범인 튀니지인, 관광객들에 총기 난사”

    튀니지 박물관 테러 최소 21명 사망, “범인 튀니지인, 관광객들에 총기 난사” 튀니지 박물관 테러 최소 21명 사망 튀니지의 유명 박물관에서 총기 테러 사건이 발생해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18일(현지시간)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수도 튀니스의 유명 박물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하비브 에시드 튀니지 총리는 이날 튀니스 국영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을 통해 박물관 총격 사건으로 최소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7명이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밝혔다. 사망한 외국인들은 폴란드,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등의 국적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또 24명의 부상자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부상자 중에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국적자도 있다. 에시드 총리는 테러 이후 군경과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범인 2명이 사살됐으며 2~3명으로 추정되는 나머지 공범들도 쫓고 있다고 전했다. 에시드 총리는 이들의 범행 동기에 대해 “이번 공격은 우리의 경제와 중요한 분야(관광업)에 타격을 주려는 비열한 행위”라면서 “우리는 역사상 중대 국면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튀니지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고로 외국인 관광객 20명을 포함해 적어도 22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내무부 대변인은 “범인들이 튀니지인인 것으로 추전된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범인들의 정확한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이날 오후 12시 30분쯤에는 튀니지 도심 국회의사당 인근 바르도 국립박물관에 소총과 사제폭탄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당시 이 박물관 정문에 도착한 버스에서 내리는 관광객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8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들은 이후 박물관 내부로 들어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인질 10명에게 총탄을 쏴 사살하고 박물관 주변을 에워싼 군경과 총격전을 벌였다. 사건 발생 당시 박물관에는 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광객 100여명이 머물고 있었으며 대다수는 사건 초반에 다른 곳으로 대피했다. 튀니지 대테러부대와 경찰이 박물관 내부 진입 작전을 펼친 끝에 인질극 상황은 종료됐다. 이 과정에서 범인 2명이 현장에서 사살됐다. 사건이 발생한 박물관은 튀니지 역사 유물과 로마시대 모자이크 수집물, 기독교·이슬람 양식의 조각품 등을 전시한 것으로 유명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세계 각국은 이번 테러 사건을 강력히 규탄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이 어려운 시기를 맞은 튀니지와 함께 할 것”이라며“민주화와 번영, 안보를 위한 튀니지 정부의 노력에 계속 지지를 보내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도 성명을 통해 “테러 단체가 지중해의 나라와 국민을 공격했다”며 “테러의 위협에 맞서고자 동맹국들과 함께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이번 사건을 강력히 비판하고 희생자들에게는 애도를 표시했다. 튀니지는 2년 전 이른바 ‘재스민 혁명’으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정권을 무너뜨리고 아랍의 봄을 촉발시켰으나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부흥과 폭력 사태로 정치적 불안정이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가입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떠난 튀니지인들은 3천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튀니지 정부는 추정했다. 튀니지에서는 2002년 남부 휴양지 제르바의 유대인 회당 유적 밖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관광객 21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바 있다. 당시 알카에다가 테러공격 배후라고 스스로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베 방미 앞두고… 美, 한·일관계 개선 주문

    아베 방미 앞두고… 美, 한·일관계 개선 주문

    미국이 오는 4월 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일본 정부에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교·안보 사령탑인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로 불리는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만났다. 아베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사전에 의제와 일정을 조율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회동에서 라이스 보좌관은 동북아 지역의 두 동맹인 한국과 일본이 강력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백악관은 그러나 라이스 보좌관의 한·일 관계 언급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외교소식통은 “라이스 보좌관이 과거사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의 연장선에서 일본 측 카운터파트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 및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가능성에 대비해 과거사 문제 등 한·일 관계와 관련된 내용을 조율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베 총리의 방미에 앞서 그의 의회 합동연설을 막기 위한 움직임도 거세지고 있다. 아베 총리 의회 연설 반대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는 한인 풀뿌리운동단체 시민참여센터(KACE)는 의회전문지 더 힐 18일자에 ‘아베는 2차대전 당시 일제 군에 의해 성노예로 살았던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라’는 제목의 광고를 실었다.<서울신문 3월 5일자 2면> 광고는 네덜란드 출신 위안부였던 호주의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가 2007년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하는 사진과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사진을 게재하며 “아베 총리는 진주만 공격 책임자들을 비롯해 14명의 A급 전범이 전쟁영웅이나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의 참배를 중단할 것을 맹세하고, 합동연설을 하기 전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참여센터 측은 18일 광고와 청원서를 들고 하원의원 사무실 등 50여 군데를 방문할 예정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몸집 불리는 AIIB와 향후 국제금융질서] 힘받는 中…獨·佛·伊도 동참키로

    [몸집 불리는 AIIB와 향후 국제금융질서] 힘받는 中…獨·佛·伊도 동참키로

    영국에 이어 독일·프랑스·이탈리아까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품으로 속속 들어올 조짐을 보이자 중국은 “이제 한국만 남았다”며 한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세계 금융질서를 재편할 투자은행 설립에 한국이 ‘화룡점정’을 찍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가 영국을 따라서 AIIB에 참여하기로 합의했다”며 “서방 국가들의 AIIB 참여를 막으려는 미국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주 영국이 주요7개국(G7) 중 처음으로 AIIB 참여를 공식 발표하자 호주도 입장을 바꿔 참여 문제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AIIB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투자 활성화를 목적으로 만드는 국제기구다. 2013년 10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첫 구상을 밝힌 뒤 불과 1년 5개월 만에 28개국이 참여를 확정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17일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건설과 관련된 기술, 자금, 경험에서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여러 차례 한국에 ‘월계관’을 던졌고, 한국은 이제 그것을 쓸지 말지를 결정할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고 전했다. 남방조보(南方早報)는 “한국도 AIIB 참여가 자국 건설회사들의 아시아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중국이 국제 금융질서를 위협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미국의 반대로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은 AIIB의 성패를 가늠할 잣대로 한국과 호주의 참여를 꼽았다. 아시아의 다른 가입국들은 대부분 AIIB의 투자를 기다리는 개도국이지 중국을 도와 자본금을 확대하고 인프라 건설을 주도할 국가들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과 호주는 미국과 일본의 강력한 동맹국이어서 몸집 불리기는 물론 정치·외교적 상징성도 컸다. 호주가 최근 “우려했던 지분율 분배 문제가 해결됐다”며 참여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한국만 남은 셈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 한국과 호주가 참여를 꺼리자 중국은 유럽 각국을 상대로 참여를 호소해 이번에 성과를 거뒀다”면서 “그러나 아시아·태평양 인프라 투자라는 원래 목적을 고려할 때 역외 국가들의 참여는 명분을 흐릴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의 참여를 더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역외 국가들의 잇따른 참여로 한국 입장이 더 옹색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현재 베이징에 AIIB 임시사무처를 차려 놓고, 진리췬(金立群) 중국국제금융공사 회장을 수장으로 앉혔다. 진 회장은 AIIB의 초대 총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부 부부장 출신인 진 회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지낸 금융계 실력자다. ADB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을 앞세워 ADB를 무력화시키겠다는 포석이다. 중국이 AIIB에 사활을 거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 중심의 금융질서를 바꾸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앞세워 세계 경제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ADB가 그 첨병 노릇을 해 왔다. 이 기구들의 개혁이 미국의 반대로 번번이 막히자 아예 자국 중심의 새로운 기구 설립에 나선 것이다. AIIB가 아시아와 유럽을 아우르는 중국의 야심 찬 계획인 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양 실크로드 개발 전략)에 ‘실탄’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60개 국가에 이르는 ‘일대일로’에 펼쳐질 거대한 인프라 투자를 AIIB가 주도할 텐데 어떤 국가가 군침을 흘리지 않겠느냐는 게 중국의 생각인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美, 리퍼트 효과 내세워 中에 반격

    美, 리퍼트 효과 내세워 中에 반격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17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10분가량 기자들과 일문일답을 가졌다. 전날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이례적일 만큼 중국의 입장을 강하게 표현한 것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었다. 그는 기자들이 첫 질문부터 사드 문제를 거론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제3국’이라는 표현을 동원해 가며 중국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의 주 업무가 사드와 같은 군사 문제가 아닌 지역협력인 점을 감안하면 기자들의 질문을 예상해 준비한 답변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한·미 동맹을 유난히 강조했다. 러셀 차관보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피습과 관련해 “그가 보인 용기와 한결같음은 가장 훌륭한 미국의 일면을 보여 줬으며 한국에 대한 그의 깊은 애정과 존경은 이번 위기를 거치며 빛을 발했다. 대통령이 한국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이로 그를 고른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드를 근거로 한·미 동맹의 분열을 꾀하고 있지만 소용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였다. 러셀 차관보가 중국에 직격탄을 날리며 전면에 등장했다면 리퍼트 대사는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지난 10일 세브란스 병원에서 퇴원한 리퍼트 대사는 공식적으로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사드를 둘러싼 미·중 간의 외교전이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듯 러셀 차관보가 조태용 외교부 1차관과 면담할 때 배석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리퍼트 대사는 공식적으로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지만 사안의 중요성 때문인지 러셀 차관보 면담에 직접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고 소개했다. 리퍼트 대사가 언론에 노출되면서 미국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더욱더 고조시키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 한편 러셀 차관보의 외교부 방문을 앞두고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회원 10여명이 외교부 청사 앞에서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반대하는 내용이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러셀 차관보와 리퍼트 대사 등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면담이 끝난 뒤 외교부 청사가 아닌 정부중앙청사 쪽으로 이동해 대사관으로 돌아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한·미 vs 중 ‘사드’ 정면충돌

    한·미 vs 중 ‘사드’ 정면충돌

    한반도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결국 미국과 중국 간의 정면충돌 양상으로 비화됐다. 정부도 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우려에 처음으로 불만을 나타내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와 중국이 대립하는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포문은 정부가 먼저 열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주변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에 대해 나름대로 입장을 가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의 국방안보정책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주변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긴 했지만 정부가 사실상 처음으로 중국을 겨냥해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이는 전날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이례적으로 사드를 겨냥해 “(한국이)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중요시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박 2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도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 조태용 외교부 1차관 등과 만난 뒤 “아직 배치되지도 않고 이론으로만 남아 있는 안보 시스템에 대해 제3국이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며 중국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러셀 차관보는 또 “한·미 양국은 북한의 점증하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상당한 위협에 직면해 있으며 그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한국 시민,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을 고려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드 배치와 관련, “동맹 방어 차원에서 언제, 어떤 조치를 할지는 한국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중국이 감 놔라 배 놔라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러셀 차관보는 중국 주도의 AIIB에 한국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과 관련, “아시아 지역에서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경제·재정적 확대 필요성을 향한 한·미 양국의 목표는 같다”며 “진정한 다자개발은행의 특징인 투명성에 일치하는 방식으로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투명성을 강조해 중국 주도의 AIIB에 한국이 참여하는 데 다소 부정적인 기존 입장을 그대로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의 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 “중국의 미사일방어 시스템 문제에 대한 입장은 한결같고 명확하다”며 “우리는 유관 국가가 관련 결정을 신중하게 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의 이런 발언은 한국 국방부가 이날 사드 관련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한 반응을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몸집 불리는 AIIB와 향후 국제금융질서] 힘빠진 美… 내부서도 가입 목소리

    미국은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 믿었던 우방국들이 잇따라 참여를 결정하거나 저울질하자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겉으로는 AIIB의 투명성 등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AIIB가 미 주도의 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에 맞서는 형국이 되는 것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3일 영국의 AIIB 가입 결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우리는 영국이 (AIIB가) 높은 기준들을 채택하도록 요구하는 데 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많은 토론의 결과로 볼 때 우리는 AIIB가 지배구조, 환경·사회적 안전망 등과 관련된 기준을 맞출 수 있을지 우려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영국의 결정에 대해 “중국의 요구를 계속 수용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의 AIIB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을 밝혀왔다. 시드니 사일러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담당 보좌관은 지난해 7월 한 인터뷰에서 중국이 한국의 AIIB 가입을 제안한 것에 대해 “현 시점에서 AIIB가 지배구조 등 높은 기준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고, WB나 ADB 등과 협력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워싱턴 한 외교소식통은 16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기 전에 중국이 주도하는 AIIB 가입을 결정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고려할 때 어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설상가상 일각에선 미국도 AIIB에 가입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국외교협회(CFR)의 엘리자베스 이코노미 선임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의 참여는 지배구조 문제 해결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내부 비판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이 체면을 유지하면서 (AIIB에) 가입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아시아 지역 개발에서 AIIB가 발휘할 자금 제공력을 인정하는 한편 한국과 일본, 호주 등과 가입을 위한 공동 원칙을 수립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명예소장도 FT에 기고한 글에서 “투명성이나 부패방지 등에 대한 기준이 후퇴할 수 있다는 미국의 우려는 정당하지만 표현방식이 잘못됐다”며 “밖에서 투덜대는 것이 더 효과적이리라 생각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시론] 얄타, 몰타, 그리고 크림반도/제성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장

    [시론] 얄타, 몰타, 그리고 크림반도/제성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러시아·유라시아팀장

    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둔 1945년 2월 흑해 연안 크림반도의 휴양지 얄타에서 전후 세계질서를 논의하기 위한 연합국 수뇌회담, 즉 ‘얄타회담’이 열렸다. 얄타에서 그려진 밑그림에 따라 유럽은 미국과 소련의 영향권으로 분할됐고, 이렇게 탄생한 ‘얄타체제’는 냉전의 기초가 됐다. 그로부터 44년 후인 1989년 12월 지중해의 몰타에서 미·소 정상은 ‘냉전의 종언’, 다시 말해 ‘얄타체제의 해체’를 선언했다. 이른바 탈냉전기가 시작된 것이다. 몰타회담 이후 소련은 독일의 통일을 인정했으며, 나토에 맞선 공산권 군사동맹인 바르샤바조약기구도 해체했다. ‘냉전의 종언’을 이끌어 낸 주체로서 이제 미국과의 건설적 협력을 통해 새로운 세계질서를 주도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생각은 달랐다. 소련의 패배로 냉전이 끝났다고 보는 미국이 탈냉전기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소련과 공유할 이유는 없었다. 따라서 나토는 해체가 아닌 확대의 길을 선택했고, 뒤를 이어 유럽연합도 동쪽으로 확대를 시작했다. 과거 소련의 영향력하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이 차례로 나토와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되면서 러시아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 갔다. 결국 러시아는 자신이 미국과 동등한 지위에서 탈냉전기 세계질서를 주도할 수 없고, 유럽의 안보·경제 통합 과정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지면서 탈소비에트 지역 통합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과거 소련의 국경선까지 확대된 나토와 유럽연합, 그리고 러시아 사이에 마지막 남은 완충지대가 바로 우크라이나였다. 러시아는 유럽연합과 사실상 자유무역협정에 해당하는 제휴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던 우크라이나에 압박과 설득을 가했고, 그 결과 2013년 11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협정 체결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는 대중적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축출과 친서방적인 과도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 친러 지역이던 크림반도를 분리하기로 결심했다. 2014년 3월 16일 크림반도 전역에서 주민 투표가 실시됐고, 이틀 후인 3월 18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크림반도 병합조약에 서명했다. 국제사회의 비난을 무릅쓴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은 러시아·그루지야 전쟁처럼 자신의 사활적 이익 침해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넘어 어떠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미국이 ‘강요하는’ 세계질서에 더이상 순응하지 않겠다는 견결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국가 체계로 완전히 통합됐다. 그렇다면 크림반도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일단 가장 강도 높은 대러 제재를 하고 있는 미국은 합병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얄타회담에서 소련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면서 냉전이 시작됐다고 보는 ‘얄타 트라우마’가 정계 보수파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양보의 가능성은 더더욱 낮다. 반면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은 의회교서를 통해 향후 크림반도의 지위 변경에 대한 어떠한 협상도 거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크렘린의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몰타회담 이후 진행된 탈냉전의 결과가 결코 공정하지 못했다고 보는 ‘몰타 트라우마’가 있다. 따라서 크림반도는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와 별개로 오랜 기간 공식적 불인정 영토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세계질서는 불변이 아니다. 냉전을 잉태한 얄타회담, 탈냉전을 선언한 몰타회담처럼 새로운 계기를 통해 언제든 변할 수 있고, 또 변해 왔다. 이러한 변화에서 우리 역시 자유롭지 않다. 냉전은 우리에게 분단이라는 지정학적 한계를 주었고, 탈냉전은 대외 관계를 비약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어쩌면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이 또 다른 세계질서를 예고하는 서막인지도 모른다. 1980년대 말 탈냉전의 흐름을 재빠르게 읽고 북방정책을 추진했듯이 지금 우리에게도 보다 거시적이고 유연한 새로운 대외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 [사설] 中, 도 넘은 ‘사드 압박’으로 양국 관계 흐리지 말라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가 어제 외교부를 방문,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를 만나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한반도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지난달 초 방한한 창완취안(常萬全) 중국 국방부장에 이어 다시 한번 공개적이고 직접적으로 사드 배치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사드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이야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문제는 그 표현 방식과 수위다. 앞서 창 국방부장만 해도 양국이 사전 조율한 의제에 담겨 있지 않은 사드 배치 문제를 불쑥 꺼내 들고는 한·중 관계 훼손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 4년 만에 열린 한·중 국방장관 회담이라는 의미를 따질 것도 없이 이만저만한 외교적 결례가 아닐 수 없다. 민감한 사안일수록 상대국의 입장을 헤아려 비공개 물밑 협의로 조율하는 것이 호혜평등 외교의 기본임을 감안한다면 외교적 겁박으로까지 비쳐질 일이다. 류 부장조리의 공개적 반대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기자들의 질문에 “중국의 우려를 중시해 주면 고맙겠다”는 완곡한 화법을 썼으나, 우리 정부에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압박을 가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부터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 정부의 압박은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일반에까지 알려진 바 있다. 우리 정부가 부인하긴 했으나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제적 인센티브’까지 언급하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드를 배치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말이 인센티브지 사드 배치를 강행하면 경제 제재에 나서겠다는 협박이나 다름없는 얘기다. 이 밖에도 각종 채널을 통해 ‘사드 배치 문제를 한국 언론이 거론하지 말도록 통제하라’거나 ‘사드를 도입하면 친한(親韓) 노선을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등의 협박성 언사를 전해 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북의 핵미사일에 대한 방어 수단일 뿐인 사드를 놓고 중국이 한·중 관계의 근간을 흔들 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사드 레이더망을 통해 미국이 태평양 연안 중국 해·공군 움직임을 환히 들여다보게 된다고 중국은 주장하지만 이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종말 단계 요격용 레이더의 경우 탐지거리가 1000㎞에 못 미치고 유효 탐지거리는 이보다 짧은 600㎞ 안팎이어서 중국군 감시와는 거리가 멀다는 반론이 그것이다. 중국의 강경 자세가 안보 기술 차원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또 다른 숨은 의도에 따른 것이라면 이는 심각하게 우려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사드 배치 논란을 고리로 한국 내 갈등을 촉발시켜 한국 정부의 입지를 좁히고 한·미 동맹의 결속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미국과의 동아시아 패권 경쟁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담고 있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사드 배치 여부는 오직 북핵 억지력 차원에서 한국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한국의 안보주권을 완력으로 제약하려 든다면 이는 양국 관계의 치명적 손상은 물론 아시아에서의 자국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에도 막대한 차질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중국은 직시해야 한다.
  • 日, 각의 결정문에도 ‘한국과 가치 공유’ 명기 안 해

    일본의 아베 신조 내각이 각의(국무회의) 결정문에도 ‘한국과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을 명기하지 않았다고 아사히신문 인터넷판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베 내각은 이날 ‘일본과 한국이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고 인식하고 있나’라는 스즈키 다카코 민주당 중의원의 질의에 “(한국은) 우리나라와 함께 미국의 동맹국으로,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라는 답변서를 각의 결정했다. 질의에 포함된 ‘기본적 가치’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앞서 일본은 외무성 홈페이지와 아베 총리의 시정연설에서 ‘(한국과)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 기본적 가치를 공유한다’는 기존의 표현을 잇달아 삭제한 바 있다. 외무성 홈페이지는 지난 2일자로 ‘최근의 일·한 관계’ 항목에서 ‘우리 나라(일본)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 등의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이웃 나라’라는 종전 문구를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로 대체했다. 아베 총리 역시 지난 2월 연설에서 한국에 대해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만 언급했다. 이에 대해 신문은 “한국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中 차관보 동시 방한… ‘안보·경제’ 선택의 기로에 선 한국

    미국과 중국에서 한반도 문제를 담당하는 고위 당국자가 같은 시기에 한국을 방문한다. 세계 주요 양대 강국(G2)인 미·중은 고(高)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문제를 놓고 기싸움을 벌여 왔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고차방정식’ 앞에서 그동안 애매한 입장을 보여 온 우리 정부가 자칫 양자택일을 강요당할 시험대에 오른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15일 저녁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류 부장조리는 16일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하고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할 계획이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16일 오후 방한해 17일 이 차관보 등을 면담한다. 러셀 차관보는 동북아 출장 중 중국, 일본을 함께 들르던 관행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만 방문한다. 미·중 고위 당국자가 하루 간격으로 방한해 우리 정부와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외교부는 “러셀 차관보의 방한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이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류젠차오 부장조리의 방한이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중 고위급 간 교류 차원이라는 입장이나 양국 간 민감한 현안들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측은 미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를 재차 전달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한국의 참여를 촉구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여권 일각에서 사드 배치를 공론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측이 다급해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미국은 러셀 차관보의 방한을 계기로 한국이 중국 주도의 AIIB에 가입하는 문제와 관련,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한·미 양국이 공식 논의를 자제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미국의 진전된 메시지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15일 “미국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드 배치에 관한 부지 조사를 실시했고 아직 어디 배치할지 최종 결정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측이 최종 결정을 앞두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하려면 이달 말까지 참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한 상태다. 정부는 미국이 최근 영국의 AIIB 가입 발표에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한 것을 주시하고 있다. 신성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민감한 문제에 대해 모호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여 양측에 빌미를 주고 있다”면서 “사드가 북한이라는 안보 불안 때문이라는 점과 미국이 공식적으로는 AIIB 가입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 양국을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英, 中주도 AIIB 동참… 美 “옳지 않다” 불쾌감

    영국이 주요 7개국(G7) 국가 중 처음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 의사를 밝혔다. 영국의 참가 방침에 호주도 가입 ‘거부’에서 가입 ‘검토’로 돌아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은 12일(현지시간) 영국 재무부가 올해 말 출범 예정인 AIIB 창립 멤버로 참여하겠다는 공식 의향서를 중국 측에 보냈다고 보도했다.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은 “AIIB는 이미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다”며 “영국이 G7에서, 또 서방국 가운데 처음으로 AIIB 멤버가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중국 재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며 “영국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화답했다. 영국의 가입 사실이 알려지자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도 “그동안 요구해 온 AIIB 지배구조 문제가 분명하게 개선됐다”며 AIIB 참여 문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IIB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항한다는 취지로 중국이 지난해 10월 자본금 500억 달러 규모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은행이다. 지금까지 싱가포르, 인도, 태국 등 27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미국은 공식적으로는 중립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나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 동맹국들에는 가입 거부를 종용해 왔다. 우리나라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참여 선언과 호주의 참여 검토 발언이 나와 미묘한 파장이 예상된다. 때문에 관심은 미국와 우방국들 간 균열에 쏠리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의 발표 직전 미국 측이 “중국 요구를 잇따라 수용하는 영국의 방식은 옳지 않다”며 이례적으로 비난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G7 차원에서 AIIB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와중에 영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원전사업에 대한 중국 투자 문제와 런던에 위안화 거래소를 설립하는 문제 때문에 혹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영국 측은 “AIIB 설립 단계에 참여하는 것이 영국과 아시아가 함께 성장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고 반박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고] ‘리퍼트 사건’ 이후 정부가 해야 할 일/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기고] ‘리퍼트 사건’ 이후 정부가 해야 할 일/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미국 대사가 테러를 당한 사건은 어느 면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다. 지금도 치안과 정정이 불안한 일부 국가에서는 외교관이 납치되거나 테러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그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날 줄은 정말 몰랐다. 국가 간 관계에서 대사는 국가수반에 의해 임명돼 한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다. 외교관은 ‘외교관계에 관한 빈협약’에 의해 신분과 권한을 철저히 보호받는다. 이 때문에 마크 리퍼트 대사 공격은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문명국 간 관례를 어기는 것이다. 또 미국에 대한 공격인 동시에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이나 다를 바 없다. 중동 순방 중 피습 사건을 보고받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건은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한 미대사가 사상 처음으로 피습을 당한 이번 사건을 두고 한·미 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지만 실제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의 테러가 아니라 개인의 돌발적 범죄행위인 만큼 이 사건이 양국 간 불필요한 긴장 관계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양국 간 일시적 긴장관계는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다. 정부가 앞으로 유념할 것은 양국 동맹 차원의 파장이 아닌 한국의 안전 문제에 대한 성찰이다. 그러므로 정부가 이번 사건에 과잉 반응하거나 그 의미를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리퍼트 대사에 대한 부채의식 때문에 한·미 간 현안을 부적절하게 다루는 일도 없어야 한다. 리퍼트 이후 우리 정부가 집중할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번 사건을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대사에 대한 테러로 한·미 동맹이 흔들릴 만큼 양국 관계는 허약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미 관계는 21세기 전략동맹을 비롯해 여러 계기를 거쳐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발전해 왔다. 이번 일로 동맹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바로 북한이 원하는 대로 해 주는 것이다. 한·미 동맹은 우리 안보의 근간인 만큼 혹시 한국인들이 반미 감정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미국 내 우려를 해소시켜야 한다. 둘째, 반미 종북세력의 배후에 북한과의 연계는 없는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북한은 정당화될 수 없는 테러 행위를 동조하고 미화하고 있다. 국내 좌파 반미세력과 북한은 이번 상황을 계기로 남남 갈등과 한국 사회의 분열을 기도할 것이나 북한은 그 목적을 성취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치안 강화의 필요성이다. CNN을 비롯해 외신들도 긴급 뉴스로 관련 내용을 타전하고 있지만 이슬람국가(IS)나 중동 테러 범죄처럼 국가 안보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는 않다. 지금까지 서울은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인식돼 왔고, 그런 만큼 이번 테러는 충격적이다. 앞으로 정부는 주한 외교 공관에 대한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주요국 대사의 안전 문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리퍼트 대사 개인에게는 불행한 일이지만 이번 피습 사건을 계기로 한·미 동맹이 더욱 강화되고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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