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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사드·AIIB와 마주한 한국/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시론] 사드·AIIB와 마주한 한국/조민 통일연구원 부원장

    한국은 큰 틀에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전략구도 위에서 조화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동북아의 복합적인 역학구도로 인해 안보와 경제의 조화로운 선택이 쉽사리 허용되지 않는 딜레마적 상황에 빠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서로 다른 사안이나, ‘제로섬’ 구도로 부각되고 있다. AIIB는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 틀을 구축한 브레턴우즈 체제의 종언을 고하는 신호탄일 수 있다. 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에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해 오면서 개도국의 지분 확대 요구를 계속 거부해왔고, IMF의 과도한 요구는 개도국의 원성을 샀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AIIB의 ‘지배구조 투명성’ 개선 등 다자개발은행의 원칙을 중국에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영국 등 유럽 주요국이 가입 의사를 밝힘으로써 미국 주도의 반(反)AIIB 전선의 대오이탈로 결정적 균열이 초래되었다. 이는 중국의 도전으로 워싱턴 중심의 세계경제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상황에 유럽국가마저 실리 추구로 돌아설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상황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통한 미국과 일본과의 경제적 유대를 한층 강화할 것이다. AIIB 창설로 ‘워싱턴 컨센서스’가 약화될 경우, ‘베이징 컨센서스’가 형성되면서 미·중 간 세력 전이의 한 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AIIB는 한국의 가입으로 새로운 활력을 얻었으며, 우리는 국제 금융외교 분야에서 보다 높아진 지위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우리의 입장과 지분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IMF에 당한 굴욕적인 경험을 돌아봐야 한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1월 굴욕적인 온갖 의무사항 이행을 감수하며 IMF에 195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당시 11월 말 외환 보유액은 244억 달러였다. 그런데 195억 달러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치욕을 맛봤다. 발언권이 있었다면 이 정도의 굴욕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력한 발언권을 가진 다자금융기구의 대주주가 되는 호기로 삼으면서 아시아의 대규모 인프라시장 개척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통일 한반도의 미래 구상과 관련하여 AIIB가 대북 개발자금 및 통일비용 마련의 창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 이에 지분율을 최대한 확보하고 서울에 지부 또는 하부기구 유치를 제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협의회, 이사회, 집행기구 구성 비율 등 여러 측면에서 우리의 입장을 적극 관철시켜야 한다. 사드 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사드 문제에 대한 중국의 외교적 결례와 전방위 압박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한·중 양국 간의 신뢰가 훼손될 우려가 크다. 더욱이 한반도가 중국의 미사일과 레이더의 사정권 내에 놓여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일방적인 압박은 한·미동맹을 흔들려는 의도로 비쳐 대중(對中) 의구심만 키우는 역작용도 무시하기 힘들다. 사드 배치 문제는 중국이 미국과 직접 협의하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은 먼저 한국과 미국의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우려를 진지하게 이해하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보다 강력한 의지와 역할이 오히려 사드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에 ‘창과 방패’ 논리로 접근하는 미국의 전략은 미 국방부 강경파와 군산복합체의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가 어렵다. 사드는 검증되지 않은 무기체계라는 지적도 주목되며,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위협을 근본적으로 해소시켜 줄 것으로 믿는 사람도 많지 않다. 종심이 매우 짧은 한반도에 사드 배치의 필요성에 대해 관련 분야 전문가의 면밀한 기술적 검토와 보다 많은 논의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요컨대 북한의 대남 핵위협 해소에 명백히 도움이 된다는 판단 아래 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북핵 문제에 대한 피로감과 체계적인 전략의 부재 상황을 이해하면서 우리 스스로 북한을 관리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의 지정학적·지경학적 위상은 예전과 다르다. 따라서 이러한 도전적 국면을 우리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을 때다.
  • AIIB 창립회원 최소 45개국… 美 “협력 희망”

    국제 금융질서를 새롭게 변모시킬 중국 주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회원국 신청이 31일로 마감됐다.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으로 중국에 AIIB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국가는 44개로 집계됐다. 마지막 날에 전격적으로 신청서를 낸 대만까지 포함하면 최소 45개국 이상이 회원국이 될 전망이다. 참가국 분포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 대양주 등 북미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 걸쳐 있다. 미리 신청서를 내 이미 예정창립 회원국 지위를 얻은 국가들은 이날 카자흐스탄에서 첫 업무회의를 갖고 투표권 배분 등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아소 다로 일본 재무상은 이날 “AIIB 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며 “지극히 신중한 입장을 취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중국주재 일본대사가 일본이 수개월 안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제이컵 루 재무장관을 통해 AIIB와의 협력을 희망한다는 의사만 전했다. 미국이 ‘오리알’이 된 데는 AIIB에 부정적인 백악관과 AIIB를 옹호한 재무부 간 줄다리기에서 백악관이 이겼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이지만 우방들이 등을 돌리면서 잘못 대처했다는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이날 “재무부는 AIIB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동맹국들의 가입을 막을 의사가 없었으나 백악관이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아 결국 밀렸다”며 “백악관에 중국 주도의 AIIB를 못마땅해 하는 강경파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경파의 핵심은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중국이 아니라 미국이 21세기 무역질서를 새로 써 나가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NSC 작품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재무부는 미국이 당장 못 들어가더라도 동맹국의 AIIB 참여를 통해 투명성 제고 등에 개입하자는 입장이었고 국무부도 유연했지만 백악관을 설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로이 스탄가론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AIIB 공식 참여는 다음 정부에서나 결정될 것 같다”고 밝혔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씨줄날줄] 시진핑의 新실크로드 야망/오일만 논설위원

    중화 부흥을 외치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육지와 바다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를 하나로 잇는 새로운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을 선언했다. 2200년 전 세계 최강국 중국의 실크가 퍼져 나간 길을 통해 21세기 중국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의미가 짙다. 최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에서 열린 보아오 포럼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은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발표했다. 일대(一帶)는 ‘하나의 띠’란 의미로 한(漢) 무제가 개척한 동서 교역로인 실크로드로서 중앙아시아를 거쳐 터키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유라시아 횡단 축이다. 일로(一路)는 명(明) 영락제 당시 정화(鄭和)의 남해 원정로로 해상 실크로드에 해당한다. 남중국해를 지나 말라카해협을 거쳐 인도양~아프리카로 이어지며 지중해를 지나 유럽으로 향하는 축과 연결된다. 중국은 육·해상 두 축을 통해 해당 국가들의 교통 인프라를 연결하고 자유무역지대를 만들며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확산시키는 ‘범중화경제권’을 제시한 것이다. 60여개국의 44억명을 포괄하고 21조 달러, 우리 돈 약 2경원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구상은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 또는 최근 미 의회에 제출된 ‘아시아 그물망 구상’에 대한 전방위 반격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대중 포위 전략으로도 불리는 그물망 구상은 군사적으로 일본·한국·필리핀·호주와 미국이 맺은 군사 동맹을 강화하면서 경제적으로 일본·호주 등 12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축으로 자유무역지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중국과 숙명적 라이벌인 인도를 끌어들여 ‘전략적·경제적 파트너십’을 맺고 경제를 지원하는 것도 일종의 대중 포위 전략의 일환이다. 이런 미국의 의중을 꿰뚫고 있는 중국은 이번에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달러 중심의 경제에서 탈피해 경제의 중심을 아시아로 이동시키면서 위안화의 국제화를 통해 ‘중국의 꿈’을 실현한다는 ‘시진핑의 야망’과도 같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1000억 달러 자금과 육해상 신실크로드 펀드 400억 달러가 실탄이다. 송유관·가스관 등 인프라 및 금융 협력이 주요 목표다. “지구 최대의 돈 잔치”로 떠오르면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나라가 동남아와 유럽 국가들이다. 돈 냄새를 맡은 영국을 필두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우방 미국의 만류를 뿌리치며 중국의 손을 잡았다. 경제 활력을 잃어 가는 유럽 국가들이 중국의 경제적 유혹을 외면하기는 어렵다. 일대일로 구상과 반대 방향으로 흐르며 유럽~러시아~중국~북한~한국을 잇는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이제 눈길도 안 주는 ‘찬밥 신세’로 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발표대로 ‘코리아 실크로드’가 본궤도에 올라야 한반도 통일 기반도 구축될 텐데 걱정부터 앞선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시론] 줄타기 외교와 동아시아 안전망/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전 외교통상부 동북아국장

    최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문제가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AIIB는 영국이 참여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레 상황이 정리됐고 이제 초점은 사드로 넘어갔다. 또 하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 지난 21일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다. 일본과의 역사 문제로 여전히 앞길이 험난하지만, 3년 가까이 멈췄던 한·중·일 협력의 모멘텀을 되살린 것만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한국 외교의 애로(隘路)와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 주고 있다. AIIB와 사드 문제에서는 한국이 줄타기 외교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동적으로 강대국 눈치만 볼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주도적으로 입장을 정하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너무 자조적(自嘲的)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안보의 기본이 한·미 동맹에 있으니 어느 정도 줄서기는 불가피하며,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병행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잃지 않는 줄타기의 감각도 갖출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균형외교는 적절한 방향이다. 그러나 균형외교가 지속적인 안정성을 담보하지는 못한다. 강대국의 권력정치 속에서 균형점 자체가 유동적이며, 국력에 따른 위계질서 속에 한국과 같은 비강대국의 입지가 매몰돼 버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기 보전을 추구하는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 동북아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게 잡는 외교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과거처럼 강대국의 전횡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지역 차원의 다자외교에서는 비강대국도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국이 양자관계 중심의 외교를 넘어서는 첫 번째 단계가 바로 한·중·일 협력이다. 한·중·일협력사무국(TCS)이 서울에 소재하고 있으며, 중·일 양국의 불편한 관계 덕분(?)에 한국이 3년째 계속 의장국을 맡고 있는 데서 보듯이 한·중·일 협력은 지역 강국 사이에서 한국이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동북아에 한정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지역 협력의 판도로서는 너무 협소하다. 지역 협력의 범위를 동아시아로 넓혀 보면 한국에 좀 더 의미 있는 역할 공간이 열린다. 중국의 급속한 대두에 따라 동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이 변화하는 가운데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질서가 조화롭고 안정된 모습이 되도록 하는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지역의 새로운 질서 구축을 강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주도하지 않도록 한국은 역내 비강대국들과 사통팔달의 네트워킹을 구사하면서 고민을 공유하고 공통된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 현재 한국 정부가 운영 중인 중견국협의체(MIKTA)와 차별화해 동아시아 차원의 다양한 소다자(minilateral) 네트워킹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그물망 짜기 작업은 줄서기와 줄타기의 위험을 덜어 줄 안전망을 마련하는 일이기도 하다. 한편 중요한 외교 현안에 대해 동아시아 질서라는 차원의 판단 기준을 추가하는 것이 유용하다. 예를 들어 AIIB가 동아시아에서 중화질서의 재래(再來)를 불러오는 일이 없도록 거버넌스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대북 억지력의 차원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긴장과 군비경쟁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오는 4월 다시 한번 관심이 집중될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문제도 한·일 양자 관계의 차원보다는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라는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동아시아를 넓게 조감하는 지역 협력의 외교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유연한 자세가 대전제다. 단호하게 대응할 사안과 실용적으로 협력할 문제를 분리해 대응해야 하고, 양자 관계와 지역 협력을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 우선 눈앞의 과제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문제다. 역사 문제에 중점을 두는 중국은 아베 담화를 보고 나서 정상회의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일본은 정상회담과 역사 문제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도 역사 문제에서 일본에 할 말은 많지만, 한·일 양자 관계와는 분리해 한·중·일 지역 협력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한·중·일 협력은 한국 외교가 동아시아로 시야를 넓히기 위한 좋은 훈련장이기도 하다.
  • [사설] 미·일 新밀월시대, 日 우경화 지원 안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다음달 29일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최종 확정됐다. 미국이 제공하는 최고의 예우인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일본 총리는 지금까지 한 명도 없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2006년 시도했지만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로 무산된 전례가 있다. 아베 총리는 이번 미국 방문길에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무역 협상을 타결하고, 새 방위협력지침에도 합의해 경제와 안보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와 안보 협력을 고리로 미·일 간 신(新)밀월시대가 가속화되는 현실은 미국 정계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정계 지도자들은 벌써 ‘아베 찬양’에 돌입했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이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 등은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청취하는 기회”라고 기대감을 표시하면서 “아베의 열렬한 지지자”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 정계가 일본과의 경제·안보 협력에 치우쳐 아베 총리의 군사대국화와 우경화 행보에 애써 눈을 감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발언이나 지난해 10월 미·일 안전보장협의회에서 일본의 군사적 역할 확대를 포괄적으로 인정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예산 증액이나 병력의 추가 배치 없이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은 미국과 군사력 강화를 꾀하는 일본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일 것이다. 하지만 침략의 과거사를 미화한 일본의 입장을 두둔한 것이나 자위대 해외 파병의 길을 열었던 집단자위권 행사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행위는 군사대국화를 추진해 온 아베 정권에 날개를 달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이런 와중에 아베 총리는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며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미 일본군 위안부 사건을 20세기 최고의 인권유린이자 일제의 조직적 후원 아래 자행된 매우 구체적인 ‘성노예’ 사건으로 규정한 상태다. 아베 총리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용어인 인신매매를 꺼내 들면서 매매의 주체와 객체, 목적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는 군 위안부 사안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미국 내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본질을 호도하기 위해 벌이는 일종의 물타기 수법으로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미·일 간 신밀월시대가 현실적으로 동북아의 평화를 보장하기보다 오히려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지역안보 강화를 위해 한·일 관계 개선을 지지하고 있지만 일본의 진정성 있는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한국민들의 정서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의 길을 모색한다면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순서다.
  • 아랍연맹 22개국 反이란 동맹 합의

    중동지역 국가들이 아랍연합군 창설에 합의했다. 원래 창설 명분은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 세력에 대한 대응이었으나 사실상 예멘 반군 후티와 시아파 종주국 이란을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담에 참석한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9일 “아랍연맹 정상들이 중동의 안보 불안에 대응하고자 연합군을 창설한다는 원칙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구성은 논의를 거쳐야 하지만 대략 4만명 수준의 병력으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연맹 소속 22개국이 참여하지만 의무 가입은 아니다. 시시 대통령은 그간 IS의 지나치게 극단적인 행동을 막기 위해 아랍연합군 창설을 강력히 주장해 왔으나, 실제 추진은 지지부진했다.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를 기반으로 세력을 넓혀 가는 IS에 대해 불편한 마음은 있었지만 IS가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약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IS는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이다. 이 때문에 아랍연합군 창설 문제는 흐지부지되는 듯했는데 후티의 등장이 분위기를 바꿨다. AP통신은 “후티를 시아파 이란의 대리인으로 보는 아랍 국가들의 우려가 느릿느릿한 의사 결정으로 악명 높은 아랍연맹 국가들의 연합군 창설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5일부터 후티를 공습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수니파 10개국 연합군은 이날도 대대적인 공습을 이어 갔다. 후티의 공중 전력이 해체된 것으로 평가되며,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 美中 줄타기 외교] 사드 논의 초읽기… 샌드위치 정부, 이번엔 협상 주도권 잡나

    [한국 美中 줄타기 외교] 사드 논의 초읽기… 샌드위치 정부, 이번엔 협상 주도권 잡나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이제 한국은 원하든 원치 않든 미국과 중국을 놓고 줄타기 외교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중국의 손을 일정 부분 들어준 이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에 대한 논의에서 미국의 입장을 두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27일 “정부가 사전에 AIIB에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때 미국은 ‘어서 가세요’라는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를 환영하지도 않는다는 얘기다. 한 해 2000억 달러가 넘는 교역량을 고려한다면 중국이 주도하는 AIIB 참여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세다. 그러나 AIIB 가입 과정에서 정부가 과연 몸값을 얼마나 높였느냐에 대해서는 되새겨 볼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AIIB 가입 선언 과정에서 중국의 애간장을 녹이며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극적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린 나라는 영국이다. ‘미국의 애완견’이라 불릴 만큼 강력한 동맹인 영국이 미국의 뒤통수를 치며 AIIB에 가입해 중국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 배치 논의가 공식적으로 이뤄지지도 않고 있는 사드는 더욱 예민한 부분이다. 한국을 방문 중인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최윤희 합참의장과 만나 “지휘·통제, 통합 미사일 방어, 연습 및 훈련 등 다양한 한·미 동맹의 성과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드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을 뿐 사드가 미국이 추구하는 미사일방어(MD) 체계의 핵심 자산임을 감안하면 사드를 포함한 큰 틀의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정부로서도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다는 안보적 관점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긍정적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어 조만간 한·미 양국이 사드 문제를 수면 위로 꺼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사드 배치를 놓고 비용 부담과 같은 문제에서 협상 주도권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을 어떤 식으로 설득하느냐도 외교적 과제다. 중국의 경우 AIIB 가입을 통해 레버리지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지만 중국이 사드 배치를 미·중 대결 구도 속의 문제로 간주하면 문제는 훨씬 복잡해질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사드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 자칫하면 박근혜 대통령이 추구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가 빛도 보지 못한 채 사장될 수도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한국 美中 줄타기 외교] 美 합참의장 “IAMD 논의”… 사드 배치 우회 압박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27일 한국군 수뇌부를 만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통합 대공·미사일방어체계’(IAMD)의 성과를 강조했다. 군 당국은 한·미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군 수뇌부가 애매하고 포괄적인 개념 수준의 발언을 통해 한·미 간 MD 체계 공조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압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뎀프시 합참의장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최윤희 합참의장과 회담을 마친 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군 합참과 매우 중요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지휘·통제와 통합 대공·미사일 방어, 연습 및 훈련 등 다양한 한·미동맹의 성과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뎀프시 의장이 언급한 IAMD는 항공기와 미사일 위협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 체계로 MD보다 포괄적 개념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논란이 지속되자 “IAMD는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무기·통신장비의 상호 운용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미·일 삼각 동맹, MD 논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AIIB 참여 결정, 앞으로는 ‘뒷북 외교’ 말아야

    정부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회원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하자 중국 정부는 반색하고 나섰다. 반면 미국의 조야는 대체로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피를 함께 흘린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교역국인 중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처지에서 당연히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박근혜 정부는 이런 곤혹적인 상황을 맞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예방 외교’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부터 자문해 보기 바란다. 늦은 감은 있지만 한국이 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평가된다. 경제적 실리뿐만 아니라 총체적 국익 차원에서 그렇다. AIIB는 중국이 미국 중심의 아시아 금융 질서에 대항해 만들려는 은행이다. 근래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의 경제 패권에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미국이 애당초 한국 등 동맹국들의 참여에 제동을 건 배경이다. 하지만 동맹국이라고 해서 언제든 우리 경제를 책임져 줄 리 있겠는가. 1997년 말 외환위기 때를 돌아보라. 일본을 필두로 미국과 유럽 우방들이 속속 국내 은행에 빌려줬던 단기차입금을 회수하지 않았나. 우리가 미국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외에 AIIB라는 새로운 옵션을 마다할 이유는 없는 셈이다.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의 미 동맹국들이 AIIB에 참여키로 한 것도 다 각국의 국익을 고려한 선택일 게다. 문제는 어차피 해야 할 선택을 떠밀리듯 했다는 사실이다. 유럽 주요국들이 먼저 참여 결정을 해 미·중 사이에 낀 우리의 입장 정리가 편해진 측면은 있지만, AIIB 내 주도권 확보에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멈칫거리다 AIIB의 주요 주주 지위를 놓친 꼴이다. 우방국들의 참여를 만류하던 미 정부도 AIIB의 지배 구조나 운영 방식을 투명하게 유도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지 않은가. 진작에 이런 논리로 선제적으로 미국을 설득했어야 했다. 이제라도 AIIB의 지분 확보나 고위직 배분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국내 기업이 아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 사업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려는 차원에서만이 아니다. 기왕에 한·미 동맹에 주름이 생길 걸 무릅쓰고 경제적 실리를 택했다면 중국의 과도한 경제 패권을 견제하는 데도 유럽국들과 함께 일역을 맡아 균형을 맞출 필요도 있다. AIIB 가입과 마찬가지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문제도 국익을 최우선 잣대로 삼아야 할 사안이다. 여권에선 중국의 요구대로 AIIB에 참여하기로 했으니 이제 미국이 바라는 사드를 배치하면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그런 단순한 도식에 기대 손놓고 있지 말고 한·미·중 삼각 갈등이 곪아 터지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사드 배치를 놓고 “주권국가로 자부하기에 부끄럽다”고 미리 선을 긋고 있지만, 그렇다면 이제 미국보다 중국의 눈치를 보란 뜻인가. 사드 배치 논란에 앞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억지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주문할 때다. 상황 추수(追隨)형이 아니라 이슈를 선점하는 외교를 펼 때만 우리는 미·중 간 샌드위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아베에 멍석 깔아준 美… 경제 실리 챙기는 日… ‘新밀월’

    아베에 멍석 깔아준 美… 경제 실리 챙기는 日… ‘新밀월’

    논란이 돼 온 아베 신조(얼굴)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결국 성사됐다.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상·하원 합동연설 연단에 서게 되면서 경제와 안보협력을 고리로 가속화해 온 미·일 간 신(新)밀월 관계가 한층 돈독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합동연설 확정을 앞두고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며 자신에 대한 미국 내 비판 목소리 달래기에 나선 모습이다. 정작 합동연설에서 과거사 문제를 언급하기보다 경제·안보 분야에 집중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아베 총리에 대한 호의를 감추지 않았다. 존 베이너 미국 하원의장은 26일(현지시간) 합동연설 결정을 발표하며 “아베 총리의 연설은 미국인들이 가장 가까운 동맹국으로부터 경제와 안보협력 확대 방안을 청취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시장 개방과 자유무역을 통한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협력 방안들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같은 역사적 행사를 주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존 매케인(공화) 상원 군사위원장도 이날 한 강연에서 아베 총리의 미국 방문 및 의회 연설에 대한 질문에 자신을 “열렬한 아베 지지자”라고 밝힌 뒤 “일본에서 오랜만에 강한 지도자와 안정된 정부가 나왔다.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군사협력에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연설을 꺼리는 의회 일각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베이너 의장과 매케인 위원장 등 지도부의 결정이 유효하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들 모두 일본과의 경제·안보협력을 강조하는 등 아베 총리의 역사수정주의 등에 대한 비판을 고려하기보다 철저히 실리에 따라 합동연설에 초청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방미 기간 중 미국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이 베이너 의장 등을 상대로 치밀하게 로비를 펼쳤고, 의회도 미국을 백방으로 돕는 일본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합동연설이 이뤄지면서 2차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어떤 내용을 밝힐 것인지 주목된다. 소식통은 “일본 총리의 첫 미 의회 합동연설이라는 ‘선물’을 받은 아베 총리가 더 큰 선물 보따리를 내놓을지, 위안부 등 전쟁 범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힐지 등에 따라 미·일 관계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뉴스 분석] 아베 “위안부, 인신매매 가슴 아파”

    [뉴스 분석] 아베 “위안부, 인신매매 가슴 아파”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이 새달 29일(현지시간) 예정된 가운데 아베 총리가 2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써 주목된다. 일본 총리 최초로 미 상·하원 합동연설 연단에 서게 된 아베 총리가 자신의 역사관 등에 대한 미국 내 비판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인신매매’라는 용어는 너무 광범위해 국제사회가 ‘성노예’로 규정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려는, 계산된 꼼수라는 비판도 나왔다. 아베 총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인신매매의 희생을 당하고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내각은 1993년 일본 정부 차원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와 반성을 표한 고노 담화를 재검증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면서 “정치인들은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하고 역사가 논쟁이 될 때 그것은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인신매매’ 등의 발언은 역사수정주의를 주장해 온 아베 총리의 강경 행보가 다소 누그러진 듯한 인상을 풍겼다. 그러나 워싱턴DC의 외교소식통들은 “위안부 사건은 일제의 조직적 후원 아래 자행된 매우 구체적인 ‘성노예’ 사건”이라면서 “이 같은 표현을 통해 사안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미국 내 여론 주도층을 상대로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새달 합동연설에서 아베 총리가 전쟁 범죄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의 뜻을 밝힐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견고한 미·일 동맹을 앞세워 전후 평화를 위한 노력만 강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한국, 중국 등의 주변국들에 상처를 입히는 등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회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어떤 방법으로 과거사 문제를 매듭짓느냐에 따라 일본에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며 “행여나 변명만 늘어놓을 경우 합동연설 기회를 날리고 역효과만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정부, AIIB 가입 결정] 中 지배구조 투명성 양보… 사드 배치 中 설득 본격화

    정부가 26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전격 발표한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가 우려하는 지배구조의 투명성 문제를 중국이 대폭 양보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여기에 중국이 31일까지 창립 멤버 가입시한을 한정한 상황에서 효과를 극대화해 AIIB 내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작용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그동안 미국이 강조하던 지배구조의 투명성에 대해 중국이 상당한 양보를 하면서 기준을 충족했다”면서 “여기에 한국이 AIIB에 가입해 내부적으로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설명에 미국이 어느 정도 이해를 나타내면서 가입 발표는 사실상 시간문제였다”고 발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자신의 지분과 관계없이 AIIB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당근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서둘러 AIIB 가입을 발표한 것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서방국가의 AIIB 가입 선언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같은 아시아권인 호주가 조만간 AIIB 가입을 발표하려는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한국과 호주는 AIIB 가입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일정을 조율했다. 특히 오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거행되는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의 국장(國葬)에 참석하는 것도 서둘러 정부가 AIIB 가입을 발표하게 된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AIIB 가입을 선언하면서 이제 관심은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모아지게 됐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한·미동맹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중국 설득작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군사전문가인 김장수 주중 대사의 행보도 관심을 모으게 됐다. 중국의 손을 들어준 만큼 이번에는 양보하라는 논리를 편다는 것이다. 미국 역시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27일 최윤희 합참의장과 만나 사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또 다음달 초에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사드 가입 문제를 거론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한·중 관계를 고려해 AIIB 가입을 선언했지만 사드 배치는 차원이 다른 문제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에도 러시아가 반대하는 등 사드를 놓고 동북아 세력균형이 바뀔 수도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는 “정부가 충분한 고려 끝에 마감시한을 앞두고 AIIB 가입을 발표했듯이 사드 문제도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모든 국익을 고려해 사려 있는 판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美사드 논의 본격 수순… 朴정부 외교정책 시험대

    박근혜 대통령이 천안함 피격 사건 5주기인 26일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마틴 뎀프시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다. 이날 청와대를 예방한 뎀프시 의장은 27일 최윤희 합참의장 등 우리 군 수뇌부를 만난다. 다음달 초에는 애슈턴 카터 신임 미 국방장관의 방한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 논의가 본격화되는 수순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추구하던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정책이 본격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 합참의장은 27일 회담에서 지난해 10월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비 방안 등 국방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이번 합참의장 회담에서 사드가 공식 의제로 합의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뎀프시 의장이 비공식적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 필요성을 언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뎀프시 의장은 방한 전 첫 순방지인 일본으로 가는 도중 한·미·일 3국 간 미사일방어(MD) 체계의 ‘상호 운용성’을 강조해 사드 논의 가능성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주한 미군 사드 배치 문제는 한·미 간 공식 협의가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합참의장급에서 언급되더라도 제한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의 방한보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MD 강경론자’ 카터 국방장관의 방한이 사드 협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정부로서는 앞으로 난관이 예상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격동의 한·일 70년] “위안부 문제 해결이 관건… 정상회담 통한 연대로 극복해야”

    [격동의 한·일 70년] “위안부 문제 해결이 관건… 정상회담 통한 연대로 극복해야”

    서울신문은 올해 1월 2일부터 ‘격동의 한·일 70주년’ 관련 시리즈를 9회에 걸쳐 연재했다. 시리즈 마지막으로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와 이원덕 국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등 일본 전문가들과 함께 바람직한 한·일 관계에 대한 방향을 모색했다. 지난 13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이뤄진 좌담회는 정치부 이제훈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다. →한·일 간 현주소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양:한·일 관계가 상당한 위기라는 말이 나온다. 하나는 국제공조화 측면에서 한·일 관계가 상호 간의 전략적 가치를 발견하기 힘든 지점에 와 있다고 본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일본의 입장과 한·중 관계 심화 속에서 한·미 관계를 강조하는 한국의 입장이 애매모호한 상태로 외교적인 위기 상태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다. 한·일 간 위안부 문제가 가장 크며 이 문제가 국제쟁점화되면서 다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는 악순환 구조에 와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정부가 미국과 유럽, 유엔에 가서 일본의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등 구조적인 긴장과 위기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복합골절’이라고 본다. -이:한·일 관계 50년사에서 최악의 상황에 와 있다고 많이 얘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1970년대 김대중 납치 사건, 문세광의 대통령 암살 미수 사건이 있을 때와 비교하면 그렇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특히 일본의 혐한론이 대두되는 상황이고 한국은 한국대로 일본 무시론, 경시론 등 이런 것들이 새로운 풍조로 등장하고 있다. 최고 지도자의 소통이 부재된 가운데 여러 가지 오해와 불신이 정부 레벨에서뿐만 아니라 국민 수준에서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일본대로 약간 전도된 피해 의식을 한국에 대해 느끼고 있다. 한국이 거듭된 사죄를 반복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한반도 전략론의 부재가 오늘날 한·일 관계의 현주소다. →위안부 문제, 독도 문제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보는지. -양:위안부 문제가 쟁점화돼 있다. 한·일 간의 최대 문제고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 한 진전은 없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 할머니들이다. 정대협이라는 강력한 조직이 있다. 현재 문제는 위안부 건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의 타협이 부재한 상태에서 양국 정부가 최대의 현안으로 삼으면서 이 문제가 결과적으로 악화됐다. 일본 정부가 고노 담화를 수정한다든지 하는 것이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한국 정부가 골대를 옮긴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본에서는 “도대체 어디까지 사과해야 하냐”고 말하는데. -이:일본 측에서 보면 그런 면이 있다. 한·일 관계가 전체고 역사 문제가 부분이고 여러 가지 이슈 중 하나가 위안부 문제다. 역사 문제가 한·일 관계 전체를 포섭하는 비대칭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국익이나 전략적인 입장에서 볼 때도 대단히 이 문제를 잘못 다루고 있다고 본다. 개념 정리가 모호한 상태에서 일본에 공을 던지고 선제적 조치가 전제되지 않으면 해결이 없다는 논리로 접근한다. -양:입법 조치를 통해, 즉 특별법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위안부 배상에 대해서는 현재 고려치 않고 있다. 일본 국회에서 과감하게 특별법을 만들어 전쟁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면 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렵다. 아베 내각에서 특별법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위안부 문제 때문에 독도 문제가 가려져 있는데. -이:독도 문제는 근본적으로 양국 간의 기본 입장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처방은 없다. 아베 정부 들어서 영토 인식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찰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가 실효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의 행태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대국적 견지에서 관리해 나가야 한다. →우리가 독도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양: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에 대해 집착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과 발언 이후 일본에서 한국을 지지하던 매체나 기반이 상실됐다. →원폭 피해자 2, 3세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국내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양:지난 2월 국회에 원폭 피해자 보상과 관련한 법이 상정된 상태다. 일본은 1965년에 피해보상권을 다 인정했다고 얘기하면서 어떻게든 피해 보상을 하지 않으려고 회피했다. 한국 정부는 원폭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못 하고 있다. 원폭 피해자 1, 2세보다 3, 4세에 대한 피해 보상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이:원폭 피해자는 매우 작은 쟁점이고 피해자들도 일본 정부와 시민단체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한·일 간의 핵심 이슈는 아니다. 더 큰 이슈를 꼽으라면 강제 징용 문제에 따른 대법원 판결이다. →일본 기업이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데 대법원 판결에 따른 압류 등의 조치가 이뤄진다면 어떻게 봐야 하나. -이:대법원은 그 이유가 일본의 식민지배가 불법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는 대일 역사 청산과 관련해 이미 1965년 피해보상 문제가 해결됐다는 관점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일본 해당 기업에 대해 몰수나 강제 집행을 하는 것인데 그것이 가져올 파장은 엄청나다. 외교부 당국자들이 고민하는 것을 볼 때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줄 돈이 1억원이라고 하면 30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나온다. 이것을 한국 정부가 지불해야 할 것인지, 일본 측에서 해야 할지 문제가 된다. 이럴 경우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넘어선다. -양:한국은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에서 강제징용에 대해 상당 부분 해결됐다고 얘기했다가 2012년 한국 대법원에서 일본이 불법 점거했던 것이기 때문에 일본의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일본이 한국이 골대를 바꾼다고 얘기하는 것은 바로 2012년에 2005년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독일 같은 경우 기업이 재단을 만들어 계속 배상을 하고 있다. 포스코 같은 곳에서 돈을 내고, 일본 기업도 돈을 내서 재단을 만들어 보상하는 방법도 있다. →악재들만 있는데 문화재 반환 부분도 폭탄 중 하나인가. -이:한·일 관계의 최대 문제는 인식론에서 불균형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일 외교의 균형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양국 간에 폭탄은 언제든지 있었다. 마치 한·일 관계는 이런 폭탄들만 보이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한·일 관계에서 무역, 인적왕래, 경제, 문화 또 문화교류의 미담도 있다. 그러나 한·일 관계의 관심이 온통 악재 쪽으로 가 있는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본다. 한·일 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균형점으로 돌아오는 것이 시작이다. -양:문화재 문제는 쓰시마섬 불상 문제, 일본의 반한 감정이 이슈인 것 같지만 사실 잘 해온 것도 있다. 몽유도원도를 세 번 빌려서 전시한 적도 있고 의궤도 반환받은 바 있다. 문화재 반환을 쟁점으로 하고 하나씩 풀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조선왕실의궤를 반환받은 것은 한·일 간 밝은 뉴스 중 하나다. 위안부 문제만 쟁점화하지 말고 위안부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한·일 관계 해결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재 반환이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8월로 예상되는 아베 담화를 어떻게 보나. 대일 외교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이:단기적인 해법은 정상회담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일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한 방을 찾으라면 정상회담이다. 정상회담을 통해 신뢰가 구축돼야 이 문제를 풀어 갈 수 있다. 정상회담을 통해 공동기구를 구성하고 양국 전문가가 모여서 합리적인 해법을 찾는 방식으로 가는 게 합당하다고 본다. 올해 중반까지 정상회담이 없다면 한·일 간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 일본 역대 정권 중 아베 정권은 가장 극단적인 정치적 DNA를 가지고 있다. 일본 국민과 정권을 분리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세력과 국경을 넘는 연대를 통해 한·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향후 한·일 관계를 비관적으로 보면 장기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은 중국과 협력할 수밖에 없고 일본은 중국을 견제할 수밖에 없는 관계다. 이런 구조가 당분간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동북아 구조상 일본 헌법 9조가 노벨평화상 후보로 오르는 것도 중요하다. 평화헌법을 그냥 두는 것이 한·일 양국은 물론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기재이기 때문이다. 정리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한·미 동맹 바탕으로 다신 천안함 비극 없어야”

    “한·미 동맹 바탕으로 다신 천안함 비극 없어야”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천안함 피격 5주기를 맞아 “정부는 국가 방위역량을 더욱 확충하고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전쟁 억지력을 확보해 다시는 천안함 피격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고 “천안함 용사들의 영령 앞에 너무도 부끄럽고 통탄스러운 통영함 비리 같은 방위사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매국행위가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105년 전 오늘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는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대업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을 옥중 유묵으로 남기셨다”며 “통일이 내일 당장 오지는 않더라도 미래에 반드시 이뤄질 것임을 믿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도 이제 무모한 도발을 포기하기 바라고,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고립과 정체를 버리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올 때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굳건한 한·미 동맹을 강조한 것은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과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등 미국 군 고위급 인사가 잇따라 방한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 상황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날 행사에는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과 승조원, 김무성 새누리당·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여야 지도부와 정부부처 장관 등 5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공식 추도식 행사는 5주기까지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국방부 부대관리훈령에 따라 정부가 주관하는 마지막 천안함 추모행사다. 국가보훈처는 내년부터 가칭 ‘서해 수호의 날’ 또는 ‘국가안보의 날’을 제정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제2연평해전 추모 행사를 통합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박 대통령은 2010년 4월 29일 천안함 용사 영결식과 1, 2주기 추모식에 참석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13년 3주기 행사에도 참석했다. 지난해 4주기 추모식은 유럽 순방 일정 등과 겹쳐 불참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기고] 한미동맹 강화에 힘 모아야/오일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교육연구원장

    [기고] 한미동맹 강화에 힘 모아야/오일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보훈교육연구원장

    핵 개발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는 북한의 위협이 엄존하고 있음에도 정치계에서는 국가안보 이슈가 걸핏하면 정쟁의 대상이 되고 있고, 시민사회 내에서는 국가안보를 강조하면 ‘수구꼴통’으로 매도되는 풍조가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권위주의 시절에 국가안보의 강조가 정권을 정당화하는 정치적 수사로 악용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민주화 이후 상당한 세월이 흘렀음에도 국가안보가 정쟁의 대상이 되고 사회적으로 경시되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이다. 주지하다시피 국가안보란 국가가 수행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로 국내외 각종 위협으로부터 국민·영토·주권을 보호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하기에 국민이라면 마땅히 국가에 세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국가안보가 위협을 받게 되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은 일시에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 처하고 만다. 이 경우 국가신용등급의 급락과 함께 외국 투자자본이 빠져나가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마련이다. 미·일·중·러 4대 강국이 포진하고 있는 동아시아 안보 환경에서 한국이 국가안보 강화를 위해 취해야 할 최선의 선택지 중 하나는 한·미 동맹의 강화에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이들 주변국에 비해 국력이 현격히 약한 우리로서는 가장 멀리 위치하고 있지만 세계 제일의 슈퍼파워 미국을 동맹국으로 삼은 것은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전략 차원에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안보 확립은 미국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에 편승해 그 힘을 지렛대로 활용함으로써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에서 말하듯이 동맹은 외적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적 수단이다. 실제로 우리에게 한·미 동맹은 이 외적 균형을 보장해 주는 주된 안보 자원으로 활용돼 왔다. 1953년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이후 지금까지 한·미 동맹은 튼튼한 안보 기둥의 역할을 하며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인계철선의 역할을 감당해 왔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 안보질서의 균형추로서 역내 평화를 견인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안정적으로 경제적 번영과 정치적 자유를 키워 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북핵 위협이 엄존하고 동아시아 안보 환경이 신(新)냉전 질서를 이루고 있는 한 한국의 대외 정책전략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4대 강국의 힘이 부딪치고 있는 질서 속에서 우리의 생존을 위해 한·미 동맹의 강화를 추구하는 것은 상투적인 반미선동처럼 자주권의 상실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마땅히 선택할 수 있는 자주권 행사의 발동임을 알아야 한다. 오늘날 자국의 안보 확립을 위해 협력을 추구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데는 미군의 희생과 공헌의 힘이 실로 컸다. 앞으로도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지난 5일 마크 리퍼트 미 대사가 피습당했을 때 정치계는 모처럼 한목소리로 한·미 동맹의 강화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안보를 위해 여야가 협력할 때 통일 한국으로의 여정도 크게 단축될 것이다.
  • [정부, AIIB 가입 결정] 日 “한국 참가로 日 아시아서 고립될 수도” 中 “한·중 양국에 정치·경제적 이익 줄 것”

    한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기다려 온 중국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바이두(百度) 등 포털과 봉황망(鳳凰網) 등 뉴스 전문 사이트들은 속보로 한국의 가입 소식을 알렸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의 참여는 국제 금융질서를 새로 짜려는 중국에 큰 힘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환영받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반대가 있었지만 영국 등 유럽 동맹국들이 이미 참여한 상황이어서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후성더우(胡聖豆) 베이징이공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아시아 인프라 건설시장에서 큰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들도 한국의 AIIB 공식 참가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전했다. 지지통신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는 한국의 발언력이 미미하기 때문에 AIIB의 창설 멤버가 되어 발언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일·중·한 3개국이 관계 정상화를 지향하는 상황에서 한국이 참여를 선언함으로써 일본이 아시아에서 고립될 가능성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NHK는 “그동안 한국 정부는 안보동맹인 미국과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美 동맹군 티크리트 공습… IS 소탕 박차

    미군 주도의 국제동맹군이 25일(현지시간)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한 이라크 티크리트에 대한 공습을 개시했다. AP·AFP통신에 따르면 국제동맹군은 이날 오후 중심가 4곳을 폭격하는 등 티크리트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다. 스티븐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라크 정부가 티크리트 작전 지원을 요청했다”며 “현재 공습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동맹군의 IS 공습을 지휘하는 제임스 테리 미군 중장은 “기반시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주민 희생이 없는 IS 근거지 파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라크 정부군은 이달 초부터 시아파 민병대와 친정부 수니파 연합 등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티크리트 탈환 작전을 벌여 왔다. 특히 시아파인 이란이 포병과 무기를 지원하고 카심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사령관을 보내는 등 탈환 작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라크군의 탈환 작전이 진전되기는커녕 작전 세력만 약화돼 결국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자 이라크군이 작전의 주도권을 이란에 빼앗길 것을 우려한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가 공습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탈환 작전에 이란이 나서자 종파 간 갈등을 부채질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IS 소탕 작전에 어려움을 겪자 지난 21일부터 정찰기를 띄워 항공 감시 및 정찰 정보를 제공하며 본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리적 요충지이자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는 지난해 6월 IS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부, AIIB 가입 결정] 亞 인프라 사업 참여로 경제 돌파구… 지분율 놓고 신경전

    [정부, AIIB 가입 결정] 亞 인프라 사업 참여로 경제 돌파구… 지분율 놓고 신경전

    정부가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한마디로 ‘돈’이 되기 때문이다. 동맹 국가인 미국과의 의리도 중요하지만 주요 2개국(G2)으로 우뚝 선 중국을 중심으로 짜여질 또 다른 글로벌 금융질서에 뒤처질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정부는 AIIB 가입이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우리 경제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이 아시아 개도국의 인프라 건설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 최근 ‘제2의 중동 붐’을 기대하며 해외 건설 투자 기업 등에 5조원을 지원하겠다고 한 대책과도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 북한 지역 인프라 개발 참여의 길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미국 눈치를 살피느라 AIIB 참여 결정에 8개월이나 시간을 끌었다. 지난해 7월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AIIB 가입을 요청했을 때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계획대로 일정이 진행되면 AIIB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2016년 초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설립 작업이 끝나는 대로 중국은 그동안 세계 금융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던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적할 신개발은행(NDB) 및 긴급외환보유액지원기금(CRA) 창설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WB와 IMF는 미국의 입김 아래 놓여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있지만 이 또한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크다. 이런 금융질서를 깨고 새 판을 짜겠다는 게 AIIB에 담긴 중국의 속내다. 중국이 창립회원국 자격 획득 시한으로 이달 말을 제시한 것도 우리 정부의 ‘결단’을 자극했다. 이왕 가입할 바에는 창립회원국 지위를 얻어야 앞으로의 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지분율과 지배구조 등을 놓고 중국은 물론 다른 회원국들과 치열한 기 싸움을 벌여야 한다. 국제금융기구에서 지분율은 곧 힘이다. AIIB는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력에 비례해 오는 6월까지 지분율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6일 “아시아 지역의 지분율은 75% 정도인데 일단 최대한 많이 확보할 방침”이라면서 “부총재 자리도 (중국 측에) 공식적으로 요구할 수는 없지만 물밑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율 6% 이상을 확보한다는 게 우리 정부의 계획이다. 중국, 인도에 이어 ‘3대 주주’ 등극을 노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국제금융기구에서 갖고 있는 최대 지분율은 ADB의 5.06%다. 중국이 50% 안팎의 지분을 가질 것으로 보여 중국의 지나친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익을 극대화할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AIIB 참여를 계기로 실물경제에서 새로운 사업과 관련된 수요가 아시아 지역에서 생겨날 것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경제 전반에) 활용하느냐가 과제”라면서 “운영 원칙이나 지배구조 협상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어떤 목표와 태도를 정할 것인지 비전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 연구위원은 “건설, 철도, 통신, 전력, 금융, 컨설팅 사업 등의 해외 수주 증가가 기대된다”면서 “(AIIB) 지분 확보뿐 아니라 투자계획 타당성 검사, 장기 비전, 경영 분야 등에서 우리나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AIIB 참여 결정…한국이 가질 실익은 어떻게 되나

    AIIB 참여 결정…한국이 가질 실익은 어떻게 되나 AIIB 참여 결정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결정하고 이 같은 내용을 26일 중국에 최종 통보했다. AIIB 참여 결정으로 한국은 7300억 달러(약 806조 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유라시아 대륙의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에 진출할 길이 열렸다. 한국은 AIIB의 3대 또는 4대 주주가 되고 AIIB 사무국은 중국 베이징(北京)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날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의 인프라시설 투자수요는 2020년까지 매년 7300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이 AIIB에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하면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SOC 건설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지금보다 돈독해질 수 있다는 점도 AIIB 참여를 계기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실제적 이익이다. 중장기적으로 북한이 AIIB에 참여하면 북한 지역 개발에 한국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다. 또한 기존의 ADB가 미국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이 주도하는 체제여서 한국의 입지가 크지 않았던 반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러시아, 몽골 등이 회원국이 되는 AIIB에서 한국 기업들은 AIIB 추진 건설, 토목사업 등에 더 많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정이 가능했던 데에는 최근 미국의 태도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주도하는 AIIB의 경영구조를 문제삼아 왔다. 경영구조의 핵심인 이사회가 상근이사를 둔 상임체제가 아니라 ‘비상임체제’여서 중국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국제기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그러나 호주 등 아시아 주요국과 유럽 강대국들이 대거 AIIB 회원국으로 참여하면 중국이 의사결정 과정을 완전히 장악하기 어렵게 되고 미국도 동맹국들의 가입을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렵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이 지분에 따라 선임한 이사들이 중국의 무리한 투자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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