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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외통수’에 걸린 한국 경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김경두 경제정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외통수’에 걸린 한국 경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김경두 경제정책부 차장

    최근 사적인 모임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원인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인 적이 있다. 다들 위스콘신과 미시간을 포함한 ‘러스트 벨트’(쇠락한 미국의 중서부 공업지대)의 성공적인 공략과 ‘저학력 백인 노동자’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 낸 점을 승인으로 꼽았다. 유권자들을 붙잡은 경제 공약의 참신함도 빠지지 않았다. “자국 국민과 기업에 세금을 깎아 주고, 그로 인해 생긴 재정 결손을 동맹국들 부담으로 떠넘기는 전략은 기성 정치인들이 시도한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의견부터 “다리와 고속도로, 학교 등 공공 인프라에 대한 1조 달러 이상의 투자 공약은 재정적자 줄이기만 강조했던 기존의 정책과 다르다”는 얘기도 나왔다. 동맹국과 ‘월가’, 언론 입장에서는 황당하게 느껴지는 트럼프의 공약이 ‘샤이 트럼프’(자신의 성향을 숨겼던 트럼프 지지자)를 만들기도 했지만, 백악관으로 가는 티켓을 끊어 준 것도 사실이다. 트럼프가 45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해 이 공약들을 실행에 옮길지, 이를 토대로 미국 경제의 호황을 가져올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기존 워싱턴 정가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발상의 전환’이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은 확실해 보인다. 우리 경제로 가보자. 가계빚이 어느덧 1300조원을 넘어섰다. 국민 한 사람이 약 2600만원의 빚을 짊어지고 있는 셈인데, 4인 가구로 치면 1억원이 넘는다. 가계빚을 잡자니 대출로 떠받치는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을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7% 증가했다. 이 중 건설 투자의 기여도가 0.6%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동산에 의존하는 ‘절름발이 경제’인 셈이다. 정부가 지난주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으면서 효과가 가장 확실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를 외면한 것도 역설적으로 높은 부동산 의존도에 이유가 있다. 천문학적인 가계빚은 소비를 더욱 옥죄고 있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해마다 10조원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있지만 성장률 0.1~0.2% 포인트 끌어올리는 것도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추경 편성에 앞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서민층에 상품권 같은 소비 쿠폰을 나눠 주고 전통시장에서 쓰도록 하는 ‘헬리콥터식 돈 풀기’도 고민해 봤지만 반대 의견이 많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새로운 시도 없이 기존 정책을 답습한 결과 옴짝달싹 못 하는 지금의 경제 상황을 만들었다. 이제는 그나마 여유가 있는 재정에서 발상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다. “일본의 재정적자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재정지출은 한 번 늘어나면 줄이는 게 어렵다”는, 웬만한 대학생이면 다 아는 얘기만 되풀이해서는 소비와 성장 절벽의 ‘외통수’에 직면한 경제의 난맥상을 풀 수 없다. 막대한 국고를 풀고도 경기를 살리지 못한 일본의 재정정책 실패 사례가 우리 정책 당국의 소극적인 태도를 정당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은 넓은 범주의 ‘복지부동’이나 다름없다. 예전처럼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주는 대규모 ‘취로 사업’을 해 보든, 미국처럼 공공 인프라 건설에 나서든 대규모 재정확대 정책을 진지하게 검토할 시점이다. 새 경제팀은 탄핵 정국 속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당청의 간섭 없이 앞만 보고 가는 첫 경제팀이 될 수 있다. 발상의 전환에 있어서는 더 나은 환경일 수 있다. golders@seoul.co.kr
  •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 굳건한 한·미 동맹 속 북핵 문제 풀 것”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 굳건한 한·미 동맹 속 북핵 문제 풀 것”

    미국 대선이 지난 8일(현지시간) 파란만장했던 597일간의 레이스를 마감하고 미 역사상 첫 부동산재벌 출신 ‘아웃사이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를 대통령으로 탄생시켰다. 트럼프의 승리 이후 미국은 공화당원을 중심으로 한 트럼프 지지자들의 기쁨과,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반(反)트럼프 시위’ 등으로 표출되는 분노가 충돌하며 ‘트럼프호’의 앞날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공화당 텃밭인 유타주에서 공화당 대의원으로 활동한 미국 육군 출신 허용환(미국명 허버트 허) 원모바일 지사장과 오랜 민주당 지지자로 한인 풀뿌리 유권자 운동의 개척자 김동석 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로부터 미 대선에 대한 평가와 한·미 관계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한인들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美육군 출신 허용환 공화 대의원 “미국인들은 변화를 원했습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한·미 동맹은 흔들리지 않아야 합니다.” 지난 3월 공화당 경선에서 유타주 대의원으로 활동했던 허용환 원모바일 지사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표심에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트럼프가 승리했나. -미국 시민 상당수가 변화를 바랐던 것이다. 트럼프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이 보통 시민이 살아가는 모습 아니겠나. 그의 솔직한 인간미에 기꺼이 한 표를 던진 사람이 많다. 또 트럼프의 구호 ‘미국이여 다시 한 번’(Make America Great Again)도 서민의 마음을 얻는 데 유효했다. ‘다시’라는 표현은 현재가 ‘위대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잘나가던 미국’을 그리워하던 유권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국정 경험은 트럼프와 비교가 안 될 만큼 풍부하지만 유세 내내 보여 준 ‘너무 정리된 이미지’가 유권자의 마음을 돌리게 했다. 이메일 스캔들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한 것도 작용했다. →유타에서는 모르몬교도인 무소속 후보 에번 맥멀린이 선전했는데. -맥멀린은 (유타가 본산지인) 모르몬교도이지만 인지도가 낮았다. 트럼프를 싫어하는 유권자도 ‘될 사람을 찍자’는 분위기가 상당히 작용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충실했다. 동향이라고, 종교가 같다고 무조건 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아시다시피 유타는 공화당 텃밭이고 공화당 소속으로 나오면 당선이 보장된다. 그러나 주지사와 상원의원이 잇따라 트럼프의 언행을 문제 삼아 후보 사퇴를 공개 촉구하는 일까지 생겼다. 그럼에도 공화당 지도부는 흔들림이 없었다. 제임스 에번스 당의장은 ‘우리가 남이가’의 접근법으로 당원을 설득했다. 흑인 의장이 백인 일색인 유타에서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의 신(新)고립주의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우려의 목소리가 있고, 초기에는 어느 정도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대통령의 의지만으로 모든 정책이 결정되는 나라가 아니다. 또 세계 질서도 미국 단독으로 이뤄지는 시대가 아니다. 트럼프는 후보와 대통령의 역할이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대통령 혼자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이 더 분열되는 모습인데. -곳곳에서 시위가 일어나고 있지만 새 정부가 현명하게 잘할 것으로 기대하고 낙관한다. 어느 나라, 어느 후보나 선거 기간 많은 공약을 낸다. 그러나 취임 후에는 모든 것을 지키지 못하게 됨을 알게 된다. 트럼프는 최근 당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취임 후 100일이 고비다. 세계가 우리를 지켜볼 것이다. 취임 후 우선 추진할 과제를 인수팀에서 알고 싶어 하니 의견을 달라”고 밝혔다. 여론을 수렴해 국정과제 우선순위를 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트럼프는 앞으로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과 패배한 민주당의 앞날은. -양당 모두 당분간 혼란스럽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을 배출한 공화당은 쉽게 안정을 찾아갈 것이라고 본다. 한편 민주당의 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하루속히 충격을 흡수하고 2년 뒤 중간선거와 4년 뒤 대선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트럼프 정부에서의 한·미 관계에 대한 전망은. -서울에서 걱정을 하는 시각이 많다고 듣고 있고, 그 같은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외교와 국방, 경제 협력은 대통령이 바뀐다 할지라도 한·미 양국이 그동안 쌓아 온 오랜 신뢰와 한·미 동맹의 굳건한 기초 위에 흔들리지 않아야 서로에게 좋다. 또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트럼프 인수팀과 계속 만나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상호 이해를 높여 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방 분야는 트럼프 정부에서 주한미군 및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장성을 참모로 등용해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親민주’ 김동석 KACE 상임이사 “미국의 분열이 가장 걱정됩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새로운 권력은 한국에 기회일 수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이지만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점쳐 주목받았던 김동석 시민참여센터(KACE) 상임이사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가 북핵 문제에 전향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힐러리 클린턴이 패했나. -2015년 초부터 선거판에 불어온 새로운 흐름을 눈치채지 못해 캠페인에 실패했다. 민심·표심을 무시한 것이다.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돌풍에 그렇게 혼났는데도 대선 후보가 된 뒤에도 캠페인에서 그것을 놓치고 말았다. 클린턴은 일관된 메시지 없이 트럼프만 상대했고 트럼프는 유권자를 상대로 캠페인을 했다. 클린턴은 특히 경합주의 표심에 긴장하지 않았다. 흑인 투표율이 최저치이고, 트럼프가 히스패닉 표를 가져가는 것도 몰랐다.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은 결국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미 언론과 여론조사기관 대다수의 예측은 왜 틀렸나. -미디어를 비롯한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영역 안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결집력이 도저히 보일 수가 없다. 경합주의 시골지역은 여론조사기관의 영역 밖이다. 시골의 저학력·저소득 백인의 ‘침묵하는 다수’나 도시의 ‘샤이 트럼피안’은 여론조사 질문에 응할 가능성이 없다. 미디어를 중심으로 ‘클린턴 대세론’을 형성한 오피니언 리더들 그리고 일반 지식인의 오만이 기층 시민사회의 요구와 민심을 제대로 알지 못하게 했다. 결국 미디어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집계를 내서 발표를 했다고 봐야 할 측면이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은 신고립주의 노선으로 가나. -우리가 아는 고립주의와 다르다. 미국 제일주의, 미국 우선주의라고 하는 것이 맞다. 국제사회에서 손해 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 경찰국가로서 취해 온 국제사회 내 관용정책을 비판하고 자유무역이 손해라며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한 것이다. 분쟁지역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역할만큼 책임을 지우고 손해 보지 않겠다는 주장이다. 부분 고립주의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영향력을 가지고 이익을 챙기겠다는 입장이지 정책의 방향성 측면에서 고립주의를 주장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미국의 분열이 우려되는데, 선거에서 패한 민주당의 앞날은. -양심적 지식인, 괜찮은 정치 지도자들은 분열을 가장 크게 우려한다. 정치권 분열에 이어 계급, 도농 간 분열이 심각해질 것이다. 트럼프가 그 분열을 부추겨 대통령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열이냐 통합이냐는 지도자의 자질에 달려 있다. 트럼프는 일단 정치권에 안착해야 한다. 다행히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는 양질의 정치인으로, 민주당과 협조해 분열을 피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8년 중간선거는 분명히 ‘여소야대’가 될 것이다. 중간선거의 유권자 표심은 견제와 균형으로 나타난다. →트럼프 시대의 한·미 동맹 관계는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은 미국에 중요한 국가다. 팽창하는 중국 때문에 한·미 동맹이 미국에 더 중요할 수 있다. 트럼프 시대 한·미 관계는 국무장관보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영향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문제는 오히려 버락 오바마 정부나 클린턴에 비해 어떻게든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는 협상의 명수다. 북핵 문제는 북한과 미국이 당사국으로, 미국이 움직여야 한다. 그런 면에서 미국의 새로운 권력이 한국에 기회일 수 있다. 물론 한국은 정책과 전략에서 확고한 의견을 제시하고 한·미 간 동의를 해야 한다. →한인들은 클린턴과 민주당을 많이 지지한 것으로 아는데 한인사회의 대응은. -한인의 민주당 지지가 높았다고 단정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시대에 한인사회가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의 강경한 이민정책에 따른 추방 대상에 한인도 다수 포함돼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우려는 백인우월주의에 따른 인종혐오 확산이다. 흑인 오바마 대통령의 8년에 대한 반격도 있을 것이다.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어젠다의 우선순위를 잘 파악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사업’부터 챙기는 동맹국… 글로벌 정경유착 꿈틀

    필리핀 부동산업자 특사 지명 인도 특혜대출 늘려줘 논란도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대통령직과 그의 사업 간 이해상충 문제가 ‘글로벌 정경유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트럼프는 최소 25개국에서 거래한 적이 있는 회사 150여개를 소유하고 있거나 라이선스를 빌려주는 등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미국과의 관계를 의식한 외국 정부가 트럼프와 관련된 사업에 특혜를 줄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 경우 미국의 부패척결 노력이 퇴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사업체가 있는 나라로는 중국, 인도,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브라질, 터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등이 포함돼 있다. NYT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부동산 개발업자 호세 EB 안토니오를 은밀히 대미 통상담당 특사로 지명했다. 안토니오는 최근 트럼프와 합작해 수도 마닐라 금융단지에 1억 5000만 달러(약 1750억원)가 투입된 57층 빌딩을 건설한 사업가로, 트럼프 당선 후 뉴욕으로 날아가 트럼프의 자녀들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니오의 아들인 로비 안토니오는 한 행사에서 리조트 등 ‘트럼프 브랜드’의 사업들이 많다고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트럼프 호텔 리우’는 브라질 연방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검찰은 미 대선 몇 주 전 브라질의 2개 연금기금이 이 호텔에 4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불법 커미션과 뇌물을 받은 혐의를 잡고 조사에 들어갔다. 이 호텔은 트럼프의 지분이 없고 그의 브라질 사업 파트너인 ‘LSH 바라’의 소유다. NYT는 브라질 정부가 트럼프 새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수사를 덮으려 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는 현재 진행 중인 트럼프 관련 사업들이 어느 곳보다 많은 국가로, 인도 주요 정당과 연관된 ‘가족 기업’들이 이 사업을 이끌고 있다. NYT는 인도 정부가 트럼프 사업에 특혜 대출을 늘려주는 문제가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에서는 골프장 보호를 위해 해안에 홍수방지용 제방을 쌓으려는 ‘트럼프그룹’의 시도가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대에 부딪혀 있다. NYT는 “외국 정부로서는 트럼프 관련 사업을 호의적으로 다뤄 트럼프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 할 수 있다”며 “이는 부패를 비판해 온 미국의 목소리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일제강점기 기술 너무 축약… 침략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국정 역사교과서 공개] “일제강점기 기술 너무 축약… 침략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아”

    논란 끝에 국정 역사교과서인 ‘올바른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28일 공개됐다. 한국사의 시작인 상고사부터 현대사까지 곳곳에서 이념과 기술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신문은 시대사별로 대학 역사학과 교수와 고등학교 역사교사들을 섭외해 현장검토본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독자들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학자들에게 ① 내용의 충실성 ② 사료의 충실성 ③ 구성의 충실성 ④ 기술의 충실성 ⑤ 논란 가능 여부 ⑥ 총평으로 나눠 물었다. 일부 번호가 없는 것은 응답이 겹치거나 답하지 않은 부분이다. 고등학교 ‘한국사’와 중학교 ‘역사’의 필진이 같아 한국사만 분석했다. [상고사] ■일부 개인 학설 지나치게 강조… 객관성 의심 소지성정용(51) 충북대 고고미술사 교수 ① 선사·고대 부분은 기존의 교과서 내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듯하나, 일부 논란을 의식하거나 개인 학설을 지나치게 강조한 듯한 부분이 보인다. 청동기문화에서 갑자기 고조선의 서술로 넘어가면서 고조선의 출현 과정을 잘 보여 주지 못하고 낙랑의 위치를 짐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치를 생략한 것은 위치 논란을 의식한 서술로 생각된다. ② 백제의 요서경략설 같은 경우 일부 사료에 나오기는 하지만 그 기록의 합리성이 의심받고 있고 고고학적으로 거의 뒷받침되지 못한다. 그런데도 이견이 있다고 하면서 사실처럼 느끼도록 서술했다. ⑤ 백제가 해상교류를 통해 동아시아의 교류를 주도한 나라임은 틀림없지만, 해상 강국이라는 표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백제의 일면만을 부각시키는 것이다. 또 4세기 서해안의 대양횡단이 가능한 것처럼 지도상에 표시한 것은 집필자 개인의 주관적 학설을 그대로 일반론화한 게 아닌지 의심된다. ⑥ 많은 내용이 너무 일반론적인 반면 낙랑 위치처럼 논란이 많은 부분에서는 집필자 개인의 주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서술의 객관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교과서라면 왜 국론을 분열시키고 거금을 들여 국가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인지 그 정당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현 고고학 연구수준과 큰 괴리… 역사인식 못 키워이남규(61)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최신 조사연구성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현재 고고학적 연구수준과 괴리가 너무 크다. 잘못된 검인정교과서 틀에 부분적인 자료만 첨가했다. 중심적이고 본질적인 내용들이 많이 누락됐다. 각 시대의 역사문화적 진상과 흐름이 명료히 이해되지 않는다. ② 자료가 체계적, 종합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각 시대의 문화적 실체와 변동 양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③ 한국 고대사 분야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인 한군현-삼한-삼국 형성과정에서 역사적 진실과 괴리된 서술을 하고 있다. ④ 역사적 배경과 맥락은 물론 시대별 문화변동의 계기와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 학생들의 이해는 물론 역사에 대한 흥미 촉발도 어려워 보인다. ⑤ 고조선 부분은 고고학적 자료 중심의 설명과 해석으로 한결같이 서술하고, 신화적 내용은 본문에서 자료탐구 부분으로 한정해야 한다. 한군현의 역사적 사실을 축소 내지는 배제해 삼한의 문제와 고대국가 형성기의 서술에 있어 문헌기록과 고고학적 사실과 괴리를 크게 한다. 최근 삼한 관련 고고학 자료들이 폭증해 삼국의 고대국가 형성에 대한 서술을 새로이 해야하는데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불확실한 문헌사 중심 설명이 중심을 이뤄 논쟁 여지가 많다. ⑥ 고교생의 고고학과 역사학에 대한 지식을 넓히고 역사인식과 이와 관련한 판단 역량을 키우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겨우 이 정도의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그 난리를 쳤다니 한심할 뿐이다. 정부는 올바른 국정역사교과서를 쓸 능력이 없음을 이번에 여실히 보여줬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즉각 폐기돼야 한다. [고대사] ■정치·문화사 위주 서술… 일부 사료 뒷받침도 안 돼전덕재(54) 단국대 사학과 교수 ① 내용이 충실하다고 보기 어렵다. 삼국시대 통치체제의 성격과 변화 및 삼국과 통일신라, 발해 귀족과 일반 백성들의 생활상, 고대의 수취제도 등에 관한 내용이 완전히 빠져 있다. 지나치게 정치사·문화사 위주로 서술했고 사회경제사 및 생활사에 대해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 ② 대체로 기존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수용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서술 가운데 사료로써 뒷받침되지 않은 것, 사료와 불일치하는 것들이 많이 눈에 띈다. ③ 내용은 매우 소략한 편이다. 사료에 대한 소개가 매우 적다. 다만 문화사 부분은 이전의 교과서에 비해 충실하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의 균형 잡힌 역사 이해라는 측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④ 비교적 쉽게 서술됐다. 다만 지나치게 간략하게 서술해 전후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불가피하게 부교재를 사용하거나 교사의 부가적인 설명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⑤ 학계의 통설과 괴리되는 서술, 다양한 오류 및 근래의 통설과 배치되는 서술도 다수 눈에 띈다. ⑥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술 양을 대폭 축소하거나 다양한 시각 자료를 활용한 게 두드러진다. 그러나 고대사 부분은 내용과 구성이 충실하다고 보기 어렵고, 최근의 연구성과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료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고려사] ■이자겸 사대외교를 ‘평화 관계 유지’ 기술… 자의적 느낌황선의(43) 백영고 교사 ① 이전 교과서보다 전체적인 분량은 적으나 절대적 차이는 없어 보인다. 사회사나 경제사 서술은 대단히 간략한 반면 정치사는 이전 교과서의 서술보다 훨씬 자세하고 다소 복잡하게 돼 있다. ② 사료는 크게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글과 사료의 크기나 구성과 같은 편집이 조악한 느낌이 든다. ⑤ 동북 9성의 위치 논란에 대한 설명은 생략돼 있다. 다만 학설 중에 최대 영토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인 공험진 등은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⑥ 당시의 경제상이나 사회상에 대한 설명은 간략하게 전달하면서 정치사 중심의 흐름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인물 중심의 서술이 도드라져 보인다. 예를 들어 “태조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안정되었던 고려의 왕권은”, 혹은 “(광종은) 이에 반발하는 호족을 ‘과감하게’ 숙청하면서 왕권을 안정시켜 갔다”라는 기술에서 볼 수 있듯이 왕 중심의 단순한 정치 서술을 넘어 영웅적 사관이 비치는 듯하다. 또 고려의 대외관계 중 거란과 금과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통상 이자겸의 사대 외교를 “금과의 외교관계를 통해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였다”라고 기술하고 있는데 통상 자학사관을 피하기 위한 자의적 서술과 같은 느낌이 든다. [조선사] ■검증·교정 안 거쳐 졸속… 학계서 통용되기 힘든 학설 포함돼송양섭(51)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현 검정 교과서의 체제와 문제점을 대부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충실성 정도는 검인정 이래 집필 기준의 틀에서 쓰인 교과서의 그것과 거의 유사하다. ② 현 교과서에서 활용된 사료가 재활용·재배치된 느낌이다. 교육부 발표에서 강조하면서 새롭게 넣었다는 균역·준천·탕평이라는 영조의 삼대 치적도 이미 중학교 미래엔 교과서에서 기술하고 있는 것으로 새로울 것이 없다. ③·④ 현 교과서의 문제를 그대로 답습했고, 일부 순화하지 않은 용어나 표현이 거슬린다. ⑥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서술, 학계에서 이미 통용되기 힘든 학설이 포함돼 있다. 예컨대 균역법의 시행 관련 서술은 상당 부분 부정확하거나 오류다. 신분제 동요와 관련된 신분 구성 비율에 관한 설명도 보편적이지 않은 주장이다. 집필진 전공이 고르게 배치되지 않고 특정 분야에 치우쳐 학계의 연구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급히 작업하면서 나타난 문제인 듯하다. 초안은 한 자 한 자 엄밀한 검토를 거치고 주변의 전공자들에게도 수시로 문의하면서 수십 차례 검증과 교정을 하는 게 통상적이다. 검토본은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에 밀실 집필을 하면서 내용의 검증을 원천봉쇄한 데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한 사진에 내용 축약 지나쳐… 서술과정도 뒤죽박죽서광욱(53) 대구 경일여고 교사 ① 전반적으로 내용이 지나칠 정도로 축약됐고 서술 과정이 뒤죽박죽이어서 교사가 교과 내용을 재구성해서 수업을 해야 할 상황이다. 학생 주도 수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② 과할 정도로 사진이나 그림 자료가 많다. 역사 과목의 특징상 자료의 제시는 필요하지만 사족처럼 보이는 그림이 많다. ③ 시간에 쫓겨서인지 교과 구성에 연계성이 부족하다. 임진왜란의 극복 과정에서 민중의 노력이나 광해군의 활약상이 전혀 서술되어 있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④ 기존 교과서로 공부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가 있을 만큼 조선의 건국 과정이나 정치 조직의 정비 과정 등이 지나치게 단조롭게 서술됐다. ⑤ 이성계의 건국을 합리화하며 명의 내정간섭이나 종속관계를 부정하고 있지만 실제 내정간섭이 이루어졌다. 조선 후기 민란의 발생을 단순하게 제도상 문제로만 서술해 민중들의 의식 수준 향상을 누락하고 있다. ⑥ 교육 현장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집필자 선정부터 편찬까지 좌우 편향 없이 역사적 사실만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다양한 견해를 수렴할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학교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역사교사로서 자괴감이 생길 정도다. ■독도 수호 안용복 4단원서만 설명… 3단원 조선은 빠져서인원(55) 진선여고 교사 ① 조선 시대는 전체 내용적인 측면에서 7차 국정 국사 교과서 및 2009 개정 교육과정 이후 검정 한국사 교과서와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대외 관계에서 백두산정계비와 독도를 수호한 안용복의 이야기를 4단원에서만 설명하면서, 정작 3단원 조선 부분에서 뺀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내용 배치와 설명 부분에서 상당히 아쉬운 점이 보인다. ② 7차 국정 국사 교과서 이후 교과서들의 특징은 학생 주도 수업을 중시하면서, 사료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탐구 생활을 확대한 것이다. 그러나 2단 구성으로 설명 부분이 많다 보니 각 내용에 해당하는 사료를 충분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7차 국정 국사 교과서로 돌아간 느낌을 준다. ③ 제시된 사료들은 내용과의 연계성은 충분하다. 일부 사료들은 기존의 사료와 다른 새로운 사료가 제시되기도 하였다. 배워야 할 내용이 축소된 것이 아니라 사료가 축소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④ 전체적으로 기존의 서술 방식과 큰 차이가 없으며, 일부 내용은 풀어서 서술한 면도 보인다. 그러나 135쪽의 예송에 대한 설명 등 일부 내용은 충분한 설명 없이 어렵게 서술된 점도 있다. 전체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⑤ 큰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없다. ⑥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는 국정이든 검정이든 교과서 내용 측면에서 문제가 될 소지는 적다. 문제는 고대사와 근현대사의 서술 부분이다. 국정 한국사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는 절차상의 문제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국정 교과서를 발간한다면 내용에서의 이념 여부 문제를 떠나 역사교육의 정상화를 그르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근대사] ■제2차 한일협약은 을사늑약인데… 日측 입장서 기술이계형(50) 국민대 특임교수 ① 근대사 부분이 축소 기술되다 보니 장과 절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④ ‘Ⅵ. 일제 강점과 민족운동의 전개’는 일제의 침략상과 한국의 민족운동의 실상을 언급하는 부분이다. 목차 구성이 민족운동에 쏠려 있다. ‘2장 민족분열정책과 국내외 민족운동의 전개’는 ‘민족분열정책’의 주체가 명시돼 있지 않고 ‘3장 1930년대 이후~’는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내용 중 1920년대 부분도 있기 때문에 구성이 적절하지 않다. ⑤ 일본과의 조약 명칭에 대해 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1차, 2차, 3차 한일협약이라고 하는 것은 일본의 입장에서 기술되는 것이다. 공식적인 조약 명칭은 1907년 7월에 체결한 ‘한일협약’밖에 없다. 이를 기준으로 일제가 한국을 침탈하기 위해 체결한 여러 조약들에 숫자를 매긴 것에 불과하다. 특히 2차 한일협약은 을사늑약인데 이를 한일협약이라고 한다면 을사늑약의 체결 자체가 무효임을 주장하는 것과 배치된다. ⑥ 일제강점기에 대한 기술이 너무 소략하다. 관련 내용이 국내외뿐만 아니라 1910~1940년까지 방대한 양이다 보니 모든 것을 다룰 수는 없지만 너무 축약해 전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친일파 문제에 대해서도 지식인, 예술인, 종교인 등의 친일 활동이 있다는 정도로 그치고 있다. ■미주지역 독립운동 등 특정 내용 부각 위한 노력 눈에 띄어신주백(53) 연세대 HK연구교수 ① 개항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동아시아사와 한국사를 연계한 설명이 부족하고, 결과적인 사실만 나와 있어 현 검정 교과서들보다 더 불친절하다. 특정한 내용을 부각시키기 위한 모습이 눈에 띈다. ‘외교 독립 선전 활동의 전개’(224쪽)처럼 미주지역의 독립운동에 높은 비중을 뒀다. 전체 민족운동의 양상과 운동 방법을 고려할 때 한쪽 분량으로 언급할 이유는 없다. ② 탐구활동이 지나치게 없다. 현 교과서처럼 여러 사료를 학생 스스로 분석하고 교사가 토론식으로 수업하는 데 방해될 수 있다. ③ 본문 내용과 시각자료의 연계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제작에 많은 시간이 필요한 지도가 부족하고, 만화 등 상상력을 자유롭게 자극하며 학생의 흥미를 유발할 형식이 없다. 불성실한 구성이다. ④ 평이한 문장으로 학생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한 듯하다. 그러나 본문과 다른 구성요소 사이의 연계가 자연스럽지 않아 교사의 전달 효과와 학생의 학습 효과를 반감시킬 우려가 있다. ⑤ 1940년대 2차 세계대전의 전후 처리와 민족운동의 관계가 그동안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은 생소한 내용이다. ⑥ 본문을 완성하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그 내용을 받쳐 주는 다른 학습요소에 대한 완성도가 매우 떨어진다. 편집이 딱딱하고 불성실해 전형적으로 주입식 교육에 맞는 교과서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 ■개항기 외세 일본과의 대항관계 너무 간략 서술 한계왕현종(56) 연세대 역사문화학교수 ① 근대사에 대한 서술이 너무 축소됐다. 기존의 검정 교과서의 분량(60쪽)의 3분의2 수준이다. 근대 세계사의 전개와 한국사를 연관시켜 이해할 수 없게 구성했다. ② 자료의 이해는 자료 탐구활동의 일환으로 된 반면 사진 자료의 설명이 지나치게 많다. 관련 사료를 제시하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전혀 없어 본문 내용도 이해하기 어렵다. ③ 근대국가의 건설 운동 부분은 지나치게 간략하다. 각 운동의 전개와 대립, 외세 일본과의 대항관계가 제대로 서술되지 않아 중학교 교과서의 서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④ 용어와 개념 그리고 인물에 대한 서술이 학생들의 수준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한 면에 좌우 양단 구성은 교과서 체제에서는 처음 사용된 것으로 가독성, 이해력을 떨어뜨리는 편집이다. ⑤ 개항기 서술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으로 독도의 영유권 문제, 대한제국 패망 원인, 대한제국과 광무개혁의 논쟁, 동학농민전쟁의 역사적 의의 등이 언급되지 않는 등 이 시기 공부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⑥ 만일 검정 과정이 있었다면 탈락 사유가 많다. 학생의 눈높이, 단계적인 역사이해, 역사 쟁점에 대한 이해를 고려하는 내용이 없다. 학생들을 중학교 수준으로 간주하고 주입식 교육을 하려는 일방적이고 획일화한 역사 교과서다. [현대사] ■냉전·반공주의 기조… 민주주의 진전 부분 등은 거의 없어허은 (50)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① 냉전·반공주의와 성장주의가 기조를 이루면서 주요한 시기와 서술들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거나 누락했다. 일상생활문화와 민주주의의 진전을 설명하는 부분도 거의 없다. 미국과의 안보동맹을 강조하는 데 치중해 주한미군 주둔이 한국사회에 초래한 제반 문제점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② 20세기 역사를 평면적으로 접근하게 만들어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서술들이 적지 않게 확인됐다. ③ 민주공화국의 실제 내용을 채워 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민주화운동에 관한 서술이 여전히 부족하다. 재야인사, 학생들의 반독재 민주화운동뿐만 아니라 노동자, 여성, 종교 분야의 생존권 투쟁, 인권운동 등을 더 충실히 서술해야 한다. 냉전반공체제가 초래한 국가폭력에 대한 언급도 매우 부족하다. 북한사 서술이 매우 소략하며, 그나마도 체계적인 역사적 서술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④ 역사 지식이 많지 않은 학생들이 읽을 때 오독하거나, 현 시국을 체험한 학생들이 용납할 수 없는 부분 또한 적지 않다. ⑤ 대한민국 수립이나 5·16 군사정변과 같이 역사학계에서 논란이 되었던 부분을 모호하게 다루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립은 민주공화국을 위한 한국 현대사의 도정에서 그 의의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으로 제목을 바꾸는 게 옳다. ⑥ 역사학계가 민주공화국의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 교과서는 그 내용의 충실도나 완성도와 상관없이 나와서는 안 될 교재다.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정치·경제·통일 교과서 성격 강해 김찬수(49) 동원고 교사 ① 실제 역사학자가 아닌 집필진이 썼기 때문에 ‘역사적인 관점’이 부족하다. 그래서 역사 교과서라기보다는 정치, 경제, 통일 교과서의 성격이 강하다. ② 냉전적 사고를 기반으로 해 남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분단 비용, 국방비 문제 등에 대한 서술이 부족하다. 남북 체육 교류, 남한 통일단체의 노력과 대학생들의 통일 열망 등이 보이지 않는다. ③ 279쪽에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지수의 경우 2012년 20위로 8.13이었는데 2015년 22위로 후퇴한 것 등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다. ④ 282, 283쪽 외환위기 극복 등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성장을 논하면서 교육이 계층 이동의 사다리라 하고,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계층 간 교육 격차가 확대된다고 비판하는 등 서술이 오락가락하는 부분이 있다. 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피하고자 한 의도가 역력하다. ‘이승만 국부’ 만들기나 ‘박정희 치적 강조’ 등 뉴라이트 사관이 보인다. 이승만의 독재 장기집권욕은 외면한 채 이승만 정부가 부정선거를 자행했다는 식으로 정부 차원의 문제로 서술한다. 이승만에 의해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친일 청산을 실패한 것도 간단하게 언급했다. 제주 4·3 사건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베트남 전쟁도 참전으로 얻은 이익만 쓰고 이면의 고엽제 피해, 양민 학살 문제는 두루뭉술하다. ⑥ 이승만에 대해 북진통일 주장, 한강 인도교 폭파, 보도연맹 사건, 작전 지휘권 이양 문제를 외면하면서 정작 6·25전쟁에 대해서는 상세히 다루는 등 균형 감각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6·25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학살 등은 외면하고 있다.
  • “힘들고 오래 걸려도 끝까지 비폭력 시위해야” “국민들이 정말 화가 나서 들고 일어날지 몰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면서 토요일마다 열린 촛불집회는 지난 26일로 5회째를 맞았다. 전국 각지에서 190만명(주최 추산·경찰 추산 33만명)이 모여 사상 최대 규모를 보였는 데도 평화 집회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으로는 집회가 장기화하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무력감과 강경 대응 가능성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체로 평화집회를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함모(58)씨는 “박 대통령이 쉽게 물러날 것 같진 않지만 오래 걸리고 힘들어도 비폭력 시위를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로 대외적 국격은 떨어졌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품격에는 평화시위가 맞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으로 향하는 행진 대열에 동참한 정규화(18)군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고 이 많은 사람들이 여기 모였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며 “평화집회로 당장 무언가가 바뀌지 않더라도 이렇게 국민들이 움직이면 천천히 변화해 갈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강경 대응에 대한 경고도 들렸다. 직장인 김모(39)씨는 “박 대통령이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 아니냐”며 “계속 이렇게 나오면 국민들이 정말 화가 나서 들고 일어날지도 모른다”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모(40)씨도 “박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며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 국민들의 화가 폭발하기 전에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광장으로 나온 분노가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던 힘의 원천이 바로 비폭력 저항”이라며 “당장 광장 밖으로 목소리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좌절감이 들더라도 시민들이 그 힘을 믿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현실적인 한계 때문에 광장의 촛불은 사그러들 수밖에 없다”며 “시민들이 정치권의 행보에 주목하며 삶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항의 의사를 표현하는 ‘일상의 촛불’과 병행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이 좌절감을 갖게 한 책임은 정치인에게 있다”고 강조한 김준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다음 행동을 모색할 게 아니라 정치권, 특히 야당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총대를 넘겨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미 시민들은 거듭된 촛불집회로 충분히 성숙한 민주주의와 민의를 보였다. 정치권은 신속하게 탄핵안을 발의하는 등 광장의 정치에서 제도권의 정치로 다시 무게추를 돌려 더이상 시민들이 추위와 무력감에 떨지 않게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민중이 인내할 수 있는 마지노선에 다다랐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중원 서울시립대 철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이렇게까지 확고하게 민의를 표시했는데도 청와대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면, 대답을 듣지 못한 시민의 목소리가 극단적인 형태로 발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관계자는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해 의사표현할 수 있는 공간은 당연히 평화집회”라며 기조 유지를 강조했다. 이어 “다만 평화집회만으로 박 대통령이 물러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는 30일 민주노총 총파업, 대학생들의 동맹휴업, 소등 운동 등 시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시민 저항 운동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사설] 오늘 5차 촛불집회, 비폭력은 이어져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오늘 제5차 촛불 집회가 서울을 비롯해 전국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20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집회는 박 대통령이 피의자로 지목된 이후 열리는 탓에 종전 집회와는 또 다르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 농단의 공범으로 적시됐는데도 검찰 수사 결과를 부정하고 대면조사를 거부한 까닭에 국민의 분노는 한층 거세다. 더욱이 여야는 다음달 2일이나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표결하는 방안까지 내놓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별다른 수습책은커녕 집회 때마다 밝힌 “준엄한 목소리를 무겁게 듣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참모들이 청와대 담장 밖의 엄중한 세상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는지 국민이 도리어 의아해할 지경이다. 최순실 국정 농단이 불거져 박 대통령이 국민에게 처음 사과한 지도 1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매일 터져 나오는 의혹에 국민은 사실 여부를 떠나 배신감, 허탈감, 무력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어제 발표한 박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1% 포인트 떨어진 4%를 기록해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부정평가는 93%로 3% 포인트나 상승했다. 민심은 멀어질 대로 멀어졌다. 검찰의 칼끝은 박 대통령에게 한층 다가섰다. 롯데와 SK 등 대기업의 압수수색 영장에 제3자 뇌물죄 혐의를 적시해 박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즉, 사면과 면세점 재승인 등 현안을 빌미로 재벌들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마저 비박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탄핵을 밀어붙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버팀목이 돼야 할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고립무원이다. 이번 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국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역단체들이 3차 집회 때처럼 대거 상경해 합류할 뿐만 아니라 시국선언에 나섰던 교수들, 동맹 휴업을 결의한 대학생들까지 참여할 계획이다. 자발적인 시민들은 집회의 큰 축으로 자리잡았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 주기 위해서다. 집회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듯 평화적으로 질서 있게 진행돼야 한다. 작금의 사태를 뒤엎을 기회를 노리는 세력들에게 빌미를 주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대신 추운 날씨도, 시간의 흐름도 분노한 촛불을 꺼지게 할 수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 줌으로써 민심을 받들도록 할 필요가 있다.
  • [열린세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편향된 안보/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편향된 안보/민귀식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교수

    백만 개의 촛불이 타오르는 이 와중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체결되었다는 사실에 분노심마저 느끼는 국민들이 있다. 피의자 대통령이 국민의 뜻에 반해 군사작전하듯 ‘안보 폭주’를 감행했다. 협상 개시 27일 만이고 하루 만에 국무회의 의결, 총리 서명, 대통령 재가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리고 양국 대표는 사진기자도 못 들어오게 하고 서명하는 부끄러운 장면을 연출했지만 어쨌든 협정은 발효되었다. 그래서 통치의 정당성을 상실한 권력이 국가안보에 중대한 문제를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이 ‘제도의 함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안이 ‘협정’에 불과하기에 국회 비준동의가 필요 없다는 건 말장난에 불과할 수 있다. 국가이익의 으뜸은 안보이익일진대, 자위대의 활동 범위가 한반도에 미칠 수 있는 이 엄중한 사안을 어찌 행정부 독단으로 처리할 수 있단 말인가. 국가 안전보장에 관한 사안은 ‘조약’으로 체결돼야 한다. ‘조약’과 ‘협정’을 판단하는 기준은 행정부의 이름 붙이기가 아니라, 사안의 경중에 있다. 그 최종 결정은 국민의 몫이다. 그런데도 협정문 조항 한 줄조차 공개를 거부한 대통령의 오만과 그것을 막지 못한 무기력한 국회 기능도 문제가 많다. 하야 정국에 몰린 대통령에게 협정체결을 압박하는 외세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미국은 박근혜 정권이 불안해지자 권력이 교체되기 전에 이번 협정을 서둘렀다. 아무리 미국의 압박이 심했다 하더라도, 트럼프의 외교라인이 구축되지 않은 이 시기는 우리의 외교공간을 최대한 확보할 기회였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권력을 위해 외교안보를 국내 정치 전환카드로 써버렸다. ‘이게 나라냐’는 분노의 함성이 울릴 때, 박 대통령은 ‘나는 대통령이다’라고 오기로 재가했다.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미사일방어체계(MD)로 들어가면서도 아니라고 강변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일본군 위안부’ 합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결국 MD 편입과 한·중·일 군사동맹 구축 과정이 명백함에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한다. 그래서 편향된 안보전략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에게 안보가 맡겨진 이 현실이 자못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동북아 세력전이가 일어나고 있는 이 시기에 전략적 이익을 추구하지 못하는 이 정권의 외눈박이 외교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하고 싶다. 그 사이 미국과 일본은 한국을 그들의 동맹 하위체계로 편입시키는 작업을 착착 진행해 왔다. 한·미·일 3국은 지난 6월 하와이 주변 해역에서 ‘퍼시픽 드래곤’ 합동훈련을 실시한 이후 이를 정례화했다. 또한 올 3월 일본은 안보관련법을 정비하고 미국한테만 허용하던 후방지원을 ‘미국 등 타국군’에까지 확장했다. 이것은 한반도에 상황이 발생하면 후방지원이라는 명분으로 군사개입을 하겠다는 포석이다. 이제 일본은 한·일 양국 군이 군수물자를 주고받는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을 요구할 수도 있다. 아니 미국이 이를 종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겠다. 그래서 이번 협정이 한·일 군사협력의 시작이라고 본다.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을 뒤흔들 이 중대 사안을 논의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결정했다는 사실도 문제가 많다. 국민의 공감대가 중요하다던 정부는 그 흔한 공청회도 한 번 열지 않았다. 국가안전보장이사회(NSC)에서 이 사안을 논의했다지만, 이 회의에는 외교부 장관도 국방부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또 국무회의에서 발언하는 장관도 없었다. 장관들의 무소신과 보신주의 행태의 절정이다. 하긴 탄핵 대통령과 경질 총리도 아닌 후임자까지 내정된 부총리가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었으랴! 참 딱한 게 있다. 위안부 합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3개월의 시간을 더 달라고 했던 외교부 장관은 자기 손으로 거기에 사인했고, 여건이 성숙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국방부 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서명하는 악역을 담당했다. 그런데 이들을 움직이게 한 힘은 무엇인가? 그 자신의 무소신과 대통령 그리고 외세일 것이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숨길 수 있는 권리(대니얼 솔로브 지음, 김승진 옮김, 동아시아 펴냄) 미국 조지워싱턴대 법학대학원 교수인 저자는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의 논쟁 지점은 안보 대 사생활 논쟁에서 ‘숨길 게 없다면 두려워할 것도 없다’는 안보강화론자들의 주장을 분석하고 오류를 짚는다. 이 논리는 사생활이란 잘못을 숨기는 것이라는 잘못된 전제로, 사생활의 개념을 협소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생활이 개인에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사생활을 희생한다고 더 안전해지는 것도 아니고 모든 안보 조치가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308쪽. 1만 5000원. 강간은 강간이다(조디 래피얼 지음, 최다인 옮김, 글항아리 펴냄) 제목은 당연한 명제이지만 여전히 문명 사회에서 피해자는 부인되고, 힐난받으며 호도당한다. 강간 피해자들의 절박한 생존의 분투는 사회에 의해 ‘암묵적 동의’로 둔갑하고, 가해자를 단죄하고 삶을 재건하는 과정에서조차 피해자는 역비난과 무지의 폭력이라는 2차 가해에 시달린다. 법학자인 저자는 강간 가해자의 범행과 사실 부정, 피해자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강간 부정은 반복돼 온 사회적 현상임을 드러낸다. 저자는 ‘데이터가 말하게 하라’는 신념에 따라 신뢰 가능한 데이터를 동원하고, 폭력의 특징과 그 배후의 여성 혐오, 2차 가해를 고발한다. 저자는 강간은 여러 사람의 공조 속에 탄생한다고 지적한다. 340쪽. 1만 5000원. 존 나이스비트 힘의 이동(존 나이스비트·도리스 나이스비트 지음, 허유영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세계적 미래학자인 저자가 ‘메가트렌드 차이나’ 이후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서방 선진국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변방의 세계가 새로운 경제 동맹을 맺으며 세계를 다중심 구조로 재편한다는 향후 50년 동안의 지구촌 미래상을 조명한다. 나이스비트는 2030년 무렵 아시아 국가가 경제력, 인구, 군비 지출, 기술 투자 규모에서 북미와 유럽 국가를 넘어 세계 중산층 인구의 64%가 아시아에 거주할 것이라고 예견한다. 아울러 도시 간 경쟁과 갈수록 커지는 민주주의 위기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360쪽. 1만 9000원.
  • [서울포토] “오늘 휴업합니다”… 텅 빈 대학 강의실

    [서울포토] “오늘 휴업합니다”… 텅 빈 대학 강의실

    25일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은 학내에서 동맹휴업을 선포하기에 앞서 수업을 거부하며 순헌관에서 책상에 구호가 적힌 종이를 올려 놓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서울포토] 박대통령 퇴진 촉구… 숙명여대 동맹휴업

    [서울포토] 박대통령 퇴진 촉구… 숙명여대 동맹휴업

    25일 숙명여자대학교 학생들은 학내에서 동맹휴업을 선포하기에 앞서 순헌관에서 책상에 구호가 적힌 종이를 올려 놓고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TPP 위축·푸틴 변심… 아베 외교 ‘빨간불’

    뉴욕회동에도 美 TPP 입장 불변 러 新미사일 배치 평화협정 흔들 베트남에 원전 건설 수출도 무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적극적인 외교에 제동이 걸렸다. 불투명한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 북방영토 및 평화협정에 대해 돌연 강경해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 변화 등으로 일본의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아베 총리의 외교활동은 당분간 숨 고르기 국면을 맞게 됐다. 당장 “내년 1월 20일 취임 첫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를 선언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언 등으로 일본의 통상·외교전략, 국내 성장전략을 다시 써야 할 판이다. 아베와 트럼프의 지난주 전격 뉴욕 회동과 친분 쌓기에도 불구, 트럼프의 대일 정책과 미·일 동맹의 행방은 불투명하다. 대미외교와 함께 아베 외교와 한 축을 형성해온 북방영토 반환 및 대러 평화협정 체결도 최근 푸틴의 ‘변심’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난 19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회의(APEC)를 계기로 페루에서 열린 아베·푸틴 회담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고, 아베는 “큰 걸음을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차근차근 나가겠다”고 밝히기에 이르렀다. 다음달 15일 일본 규슈에서 예정된 일·러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북방영토 반환의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는 어그러진 상태다. 게다가 지난 22일 러시아 국방부가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이투루프섬과 쿠나시르섬에 신형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러시아 주권을 새삼 강조하는 강경한 자세다. 같은 날 러시아의 Ka27 대잠수함 초계 헬기 1대는 일본이 중국과 영토분쟁 해역인 센카쿠 열도지역을 정찰하는 활동을 벌여 일본 정부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24일 “트럼프가 미·러 관계 개선 자세를 보이면서 러시아 측의 대일 카드의 활용성이 약해졌고, 푸틴도 대미 관계 개선 추이를 보면서 일본과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자세”라고 전했다. 또 “푸틴이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자세로 바뀌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푸틴은 페루에서 아베와의 회담에서 영토 문제보다 경제 공조를 우선하는 자세를 확실히 하면서 일본을 견제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남중국해·동중국해 갈등 등으로 불편해진 중국 관계도 별다른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아베는 페루에서 지난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도 약 10분 동안 회담했지만 중국 측이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대중 외교는 수동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상 간 대화를 자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 외교에서도 좌절이 있었다. 일본 원전을 수입하려고 했던 베트남이 최근 원전 건설 입장을 중단하면서 일본의 원전 수출이 무위로 돌아가게 됐다. 아베 정권은 베트남에 원전 수출 등 인프라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中, 외국기업 퇴출에 노동자 운다

    中, 외국기업 퇴출에 노동자 운다

    코카콜라 매각·KFC 노사 갈등 첨단산업 발달에 아동노동 기승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에서 잇따라 퇴출당하면서 이들 기업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4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코카콜라 중국 공장 3곳의 노동자들이 지난 21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에 돌입한 공장은 충칭, 지린, 쓰촨 공장이다. 노동자들은 미국의 코카콜라 본사가 중국 최대 곡물기업인 중량그룹(中糧集團·COFCO)과 음료 회사인 타이구(太古)에 매각하기로 하자, 고용 승계와 퇴직금 보장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35년 전 중국에 공장을 세운 코카콜라는 공장을 70억 위안(약 1조 200억원)에 중국 기업에 넘기기로 했다. 코카콜라가 공장을 매각하기로 한 것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 감소, 식음료 다변화, 임금 상승 등으로 이윤율이 갈수록 줄기 때문이다. 중국 코카콜라의 올해 3분기의 매출은 전년 대비 6.9% 줄었고, 순이익은 28%나 떨어졌다. 코카콜라와 중국의 인수기업은 노동자들의 요구에 아직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독일의 소리’ 중문망에 따르면 경찰이 회사에 진입해 노동자들을 구타하고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은 “미국 기업의 종업원이었던 노동자들이 자국 기업에 의해 졸지에 해고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남부 지역의 월마트 노동자들도 동맹 파업과 준법투쟁을 수개월째 벌이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 기업인 월마트는 전자상거래가 급속히 발전한 중국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리자 점포 정리, 해고, 유연 근무제 실시 등으로 노동자들을 압박해 왔다. 올 초에는 세계 최대 시계 기업인 시티즌이 중국 공장을 폐쇄해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으며, KFC와 맥도날드도 짐을 쌀 준비를 하고 있어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중국 산업이 첨단화될수록 ‘아동 노동’이 기승을 부리는 모순도 생겨나고 있다. 기존의 영세 제조업이 살아남기 위해 농촌의 아동을 불법으로 모아 노동을 강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현지 매체가 폭로한 장쑤성 창수시의 영세 의복공장 단지에서는 16세 이하 아동 수백명이 반감금 상태에서 하루 15시간 이상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들의 월급은 1000위안(약 17만원)에 불과했으며, 대다수는 인근 윈난성의 농촌에서 브로커의 손에 이끌려 취업하러 온 어린이였다. 중국에서는 16세 이하 노동을 금지하고 있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4일 사설을 통해 “가정과 학교에서 보살핌을 받아야 할 아이들이 착취를 당하는 현실에 자괴감을 느낀다”면서 “도시와 농촌 간 빈부격차를 해소하지 않는 한 중국 아동의 미래는 어둡다”고 비판했다. 자국의 노동 현실에 눈감아 온 관영 매체까지 울분을 토할 정도로 노동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트럼프 첫 유엔대사 헤일리, 외교경험·대북정책 ‘깜깜이’

    트럼프 첫 유엔대사 헤일리, 외교경험·대북정책 ‘깜깜이’

    해외 일자리·투자 협상 ‘해결사’ 北·러·중동 정책 입장은 전무 대북 제재 등 주도할지 의구심 “그녀는 검증된 ‘거래 해결사’(dealmaker)로, 세계 무대에서 우리를 대표하는 위대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70)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3일(현지시간) 새 정부의 초대 유엔 주재 미국대사로 니키 헤일리(44)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를 지명하면서 그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트럼프는 “헤일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와 우리나라를 위한 중요한 정책을 진전시키기 위해 배경이나 소속 정당에 관계없이 사람들을 화합시켰다”며 “많은 일들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헤일리는 정권인수위를 통해 “우리나라는 국내적, 국제적으로 엄청난 도전들에 직면해 있다”며 “대통령 당선자가 유엔 대사로서 그의 팀에 합류해 나라를 위해 봉사하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별도 성명에서 “우리나라의 안녕과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지위에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사명일 것”이라며 유엔 대사 제안을 수용한 배경을 설명했다. 인수위는 또 “헤일리는 경제개발로 초점을 돌려 주를 대표해 국제적 기업들과 협상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다녔고, 7차례의 해외무역사절단을 이끌며 외국 기업들과의 협상을 통해 일자리와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결국 헤일리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엔에서도 어떤 협상이든 성공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믿고 지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외교 관련 경험이 없는 그녀가 유엔 대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핵과 미사일 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제재 결의를 주도하는 등 막중한 역할을 한다. 그동안 알려진 헤일리의 대외 정책은 트럼프와 같이 이란 핵협상에 반대하는 입장 정도밖에 없다. 특히 유엔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북한과 중동, 러시아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은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때문에 헤일리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 외교안보팀에 의존하면서 유엔에서 트럼프의 ‘나팔수(trumpet)’ 역할만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빈약한 외교 경험 때문에 상원 인준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로이터는 “헤일리의 임무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과 무역협정 재검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의 비용 부담 확대 등 트럼프의 공약을 걱정하는 나라들을 안심시키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는 “주지사 경험이 유엔 대사로서 협상에 도움이 될 수 있어 긍정적 반응도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증시 ‘高高’ 코스피 ‘맴맴’… 트럼프가 ‘증시 동맹’ 깼다?

    美증시 ‘高高’ 코스피 ‘맴맴’… 트럼프가 ‘증시 동맹’ 깼다?

    재정 확대·감세 기대감에 美 활황 국내증시 박스권에서 등락 거듭 “보호무역 우려 자금 이탈 불러” 미국 증시가 ‘트럼프 랠리’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박스권에 갇혀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 증시도 미국과 반대로 움직이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보호무역 우려와 유가 하락, 달러 강세로 인해 한국 등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35%), S&P500(0.22%), 나스닥(0.33%) 등 3대 지수와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0.92%)은 모두 오름세로 마감해 전날 기록한 사상 최고치를 일제히 경신했다. 4개 지수가 이틀 연속 함께 최고치를 찍은 건 1998년 이후 18년 만이다. 미국 대선 전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트럼프 당선 시 뉴욕 증시가 최대 10%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일단 초반 흐름은 정반대다. 다우존스는 트럼프 당선 전에 비해 4.75%나 올랐고 S&P500와 나스닥도 각각 2.96%, 3.71% 상승했다. 트럼프의 공약인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규제 완화가 미국 경기를 되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해서다. 올해 미국 증시의 ‘산타’는 트럼프인 셈이다. 하지만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하다. 코스피는 23일 1987.95로 마감해 트럼프 당선 전인 지난 8일 2003.38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널뛰기 행진의 연속이다. 코스닥은 더 부진하다. 이날 지수는 600.29로 문을 닫아 8일 624.19에 비해 3.8%나 낮게 형성됐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정책적 불안감과 달러 강세로 인한 환율 문제로 외국인 수급에 부담이 있다”며 “트럼프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은 뉴욕 증시에 긍정적 요소이지만 아시아 증시에선 메리트가 희석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등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디커플링 현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이 환율 변동까지 감안해 분석한 결과 트럼프 당선 후 지난 주말까지 미국과 유럽 선진국 증시는 각각 2.4%, 1.6% 올랐다. 일본도 5.2%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은 4.6%와 12.1% 떨어졌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시아와 남미 신흥국은 트럼프가 보복성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중국, 멕시코와 무역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디커플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글로벌마켓전략실장은 “트럼프의 인플레이션 정책이 우리 기업의 수익 개선으로 연결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예상된다”며 “트럼프 정책 중 우리에게 유리한 부분이 부각되면 증시도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 방위비 인상 요구 수용” 방사청장 ‘舌禍’ 논란

    “트럼프 방위비 인상 요구 수용” 방사청장 ‘舌禍’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 기간에 한국 등 동맹국들이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고 주장해 한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방문한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이 “한국은 트럼프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현행 방위비 협정이 2018년 말까지 유효한 상황에서 협상 관계자도 아닌 방사청장이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미 분담금을 더 내기로 정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 “한국 정부 이미 분담금 수용 결정” 장 청장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한·미 국방 획득 정책과 국제 안보 환경’ 콘퍼런스에서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가 한·미 간 방산 협력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당선자와 그의 정부가 한국과의 동맹에 관한 한, 물론 대선 캠페인의 레토릭(수사)이 그런(방위비 인상 요구) 방향으로 돼 왔다”며 “한국 측의 더 많은 (방위비) 부담에 대한 (미측의) 막대한 요구가 있다면 한국이 불가피하게 그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방위비 인상 요구)이 생기면 한·미 관계를 바탕으로 한국군의 무기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명진 “한국군 무기 시스템 고도화 필요”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 시절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100%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방위비를 대폭 인상하라는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 청장은 논란이 일자 세미나 후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요구하면 인상분만큼을 미국에 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자주국방 쪽으로 돌려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방사청은 해명자료를 내고 “장 청장은 미국의 새 정부가 방위비 분담 증액 협의를 요구한다면 한국으로서는 협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취지로 답했으나 발언 과정에서 일부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전국 대학생 25일 ‘동맹휴업’ 추진…“박근혜 대통령 퇴진하라”

    전국 대학생 25일 ‘동맹휴업’ 추진…“박근혜 대통령 퇴진하라”

    25일 전국 대학생 총궐기를 시작으로 ‘동맹휴업’이 추진된다.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는 지난 21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에서 25일로 예정된 대학생 총궐기를 선포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이 퇴진하지 않는 한 지난 4년간 실정과 그 속에 묻힌 수많은 범죄와 피해의 진실을 인양할 수 없고, 재벌과 한몸이 돼 청년들을 실업난 속에 방치한 폭정을 단죄하지 않고서는 청년과 대학생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없다”면서 “대학생 총궐기를 시작으로 동맹휴업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이날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집회 등이 이어졌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대책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중단과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이어 아베 정권에 군사 대국화의 날개를 달아주게 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미·일의 요구만으로 수용하면 이 정권의 실체가 친일매국정권임을 다시금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민심이 완전히 떠난 이 정권이 안보를 빌미로 협정 체결을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이 정권의 완전한 종말을 앞당기는 주사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소속 500여명도 이날 오후 2시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장애인 예산 쟁취 궐기대회를 하면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장애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피와 함성으로 이룩한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우선순위 없는 장애복지예산 편성을 강력히 거부함과 동시에 범장애계 박근혜 정부 퇴진투쟁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트럼프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김준형 한동대 교수

    [시론] 트럼프발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면/김준형 한동대 교수

    도널드 트럼프가 대다수 예상을 뒤엎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세계에 많은 변화가 몰려오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던 우리 국민은 허탈감에서 벗어나 변화의 방향을 주시해야 할 때다. 트럼프가 기존 한·미 동맹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중심으로 비판적 언급을 해 왔던 것과 현재 우리 국정 공백의 위기 상황이 겹치면서 우리에겐 큰 불안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트럼프가 당선 직후 그간의 분열과 선동을 뒤로하고 자세를 낮추며 통합을 외쳤지만 열어 버린 판도라의 상자는 닫을 수 없을지 모른다. 승리한 ‘화난 백인’은 인종차별과 혐오 폭력을 보이고 있다.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세계적 극우 포퓰리즘의 대대적 선전포고처럼 보인다.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트럼프는 광폭의 통합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정적이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나 마지막까지 비판의 날을 세웠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회동했다. 트럼프가 이들을 만난 것이 엔터테이너의 쇼맨십일지 분열에 대한 치유와 화해의 신호를 보낸 것인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우리가 사는 동북아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북한의 김정은에 이어 트럼프가 합류하며 민주주의 훼손과 안보 장사꾼의 완전체를 이루어 강자들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는 트럼프 내각의 외교안보 라인의 면면을 볼 때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고립주의 성향과 함께 갈등을 불사하는 대결주의가 교차하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란 우려가 많다. 한·미 동맹 중독에 의한 친미 편승으로만 일관한 한국 외교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선거 기간 핵무장 용인론이나 한·미 FTA 재협상 등과 같은 과격한 발언과 달리 한·미 동맹을 중시하겠다고 유화적으로 말했지만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 철저하게 국익을 앞세울 미국에 대해 한·미 동맹의 관성에만 의지한 막연한 희망적 사고로는 한국 외교는 실패가 예정돼 있다. 미국의 제도와 정당정치의 힘이 트럼프의 불예측성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역시 트럼프가 ‘백인 민족주의’를 자극해 필마단기로 대통령직을 거머쥐었다는 핵심을 망각한 안이한 현실 인식이다. 물론 주한 미군 철수나 핵무장은 실현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를 협상 레버리지 삼아 한국으로부터 철저하게 이익을 뽑아 내고자 할 것이며, 방위비 분담이나 통상 압박은 우선적으로 실행할 공약이다.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 준 중하층 백인들의 눈에는 잘사는 한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방위 의존은 징벌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방위비 분담’을 넘어 동북아에서의 미국 이익을 위한 한국의 ‘방위 분담’까지 압박할 수 있다. 또 트럼프의 한반도에 대한 외교는 원칙이나 가치보다 이익과 힘을 앞세우며 매우 거칠어질 것이다. 동맹의 관성만 바라보고 아무런 대미 레버리지가 없는 한국 정부는 이대로 가면 미국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 트럼프가 가져올 변화가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주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정권 교체는 대중 봉쇄를 위한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한·미·일 군사협력, 대북 강경책 등의 일시적 완화 또는 수정을 가져올 수 있다. 국익을 앞세울 경우 북·미 관계는 의외의 빅딜도 가능하다. 문제는 한국이 중심을 잡고 추진해야 빅딜에서 소외되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있다. 외교 비전문가인 트럼프가 학습하기 전에, 그리고 새 정부가 외교 진용을 갖출 때까지 우리에게 일종의 골든타임이 주어져 있다. 여기서 우리 외교의 공간이 열리게 되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결코 쉬운 일도 아니고, 주어진 골든타임은 아주 길지도 않다. 문제는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로 우리 외교가 마비 상태라는 점이다. 미국 대선의 이변으로 한국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불확실성이 커졌다. ‘공범’ 대통령이 내치에서는 손을 떼는 대신 외치만 맡기자는 주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하루빨리 대통령이 퇴진하고 국정 정상화가 이뤄져야 한국 외교가 회복될 수 있다.
  • 트럼프 국방장관에 ‘미친개’ 매티스 유력… 북핵 대응 논의

    트럼프 국방장관에 ‘미친개’ 매티스 유력… 북핵 대응 논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유력시되는 제임스 매티스(66) 전 중부군사령관은 풍부한 전쟁 경험과 직설적인 화법으로 ‘미친개’(mad dog)라는 별명이 붙은 명장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배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매티스를 만난 뒤 이튿날 트위터에 “국방장관으로 검토되는 제임스 매티스 장군은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진정한 장군 중의 장군”이라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트럼프 당선자와 매티스 전 사령관은 국가 안보에 관한 계획을 놓고 매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며 “그 대화 내용에는 이슬람국가(IS)와 중동, 북한, 중국, 나토, 그리고 세계의 다른 분쟁지대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매티스는 이란과 러시아 등 미국의 잠재적 적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는 ‘매파’로 분류된다. 오바마 정부는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군사령관인 매티스가 이란과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며 2013년 그를 전역시켰다. 그는 오바마 정부의 이란 핵합의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도 나토를 부수려 한다며 경고한 바 있다. 매티스는 한편으로는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을 미국에 더부살이하는 사람으로 비하하는 건 미친 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티스는 현역 시절 병사들과 함께 참호에 직접 들어가 전투를 지휘하고 ‘해병대원은 패배라는 단어를 말할 줄 모른다’ 등의 구호로 병사들의 사기를 고취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마린코즈타임스는 매티스를 “이 시대의 가장 존경받는 해병대원”이라고 평가했다. 매티스는 하지만 2003년 제1해병사단장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을 때 진격 속도가 늦다는 이유로 예하 제1전투연대단의 조 다우니 단장(대령)을 전격 해임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2005년 공개토론회에서는 “아프간에서 여성을 학대하는 남자들을 쏘는 게 너무나 재밌다”고 발언해 질타를 받자 사과했다. 매티스는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9년 19세로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제대 후 센트럴워싱턴대의 학군단(ROTC)을 거쳐 1972년 해병대 소위로 임관했다. 그는 제1차 걸프전, 아프간 침공, 이라크 전쟁에 참전하며 주로 중동에서 군 경력을 쌓았다.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에 오를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매티스가 상원의 인준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트럼프는 인준을 담당하는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을 설득해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게 한다는 방침이다. 매케인 역시 매티스를 지지하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단독]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국 방미단 가장 먼저 만난 플린…시작은 편지 한 장의 인연

    [단독] [World 특파원 블로그] 한국 방미단 가장 먼저 만난 플린…시작은 편지 한 장의 인연

    지난 18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쯤 미국 뉴욕 한 호텔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57)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아들과 함께 모습을 나타냈다. 플린 전 국장이 70여분간 회동한 사람들은 트럼프 측 인사들과 만나 한·미 관계 등을 협의하기 위해 방미한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등 한국 정부 대표단 5명이었다. 회동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 정권인수위는 플린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플린은 이미 전날 자신의 내정 소식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린이 미국의 한반도 특히 대북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뒤 처음 만난 외국 정부 당국자는 한국 정부 대표단이 된 셈이다. 20일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이 발 빠르게 플린과 만난 것에 대해 다른 나라 외교가에서 부러워하는 시각이 있다”며 “한·미 동맹 관계를 잘 보여준 상황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부 대표단은 당초 트럼프의 최측근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과도 만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세션스도 18일 법무장관으로 지명되면서 우리 측에 만나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플린은 오히려 대표단과 예정된 시간보다 먼저 만나 한·미 동맹과 북핵 대응 등에 대해 오랫동안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숨은 ‘공신’이 있었다. 플린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 온 주미 한국대사관 신경수 국방무관(육군소장)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신 무관은 “정부 대표단의 방미를 계기로 트럼프의 측근인 플린을 자연스럽게 접촉했는데 만나기 전날 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됐더라”며 “아일랜드계인 플린이 2년 전 한국어로 만들어준 기도문을 가지고 갔더니 반가워하며 친필 사인을 해 줘 깊은 우정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신 무관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플린은 미군에서 강직하고 고집이 세다는 평가를 받지만 안보보좌관으로 적격이라고 본다”며 “그동안 한국 측과 많은 일을 했기 때문에 한·미 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해 잘 알고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플린은 조 차장 등에게 “한·미 동맹은 필수적(vital) 동맹이며, 북핵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트럼프 당선자 측에 인맥이 없어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플린처럼 트럼프 정부에서 활동하게 될 인사들을 서둘러 파악해 각계각층의 인력을 총동원해 접촉선을 늘려야 할 것이다. 한 소식통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트럼프를 만나고 간 뒤 ‘소리 없는 외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미 정상회담도 조속한 시일 내에 열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피의자 대통령 시대] “靑 범죄 부인에 국민분노 커져”… 주말 ‘300만 촛불’ 타오르나

    [피의자 대통령 시대] “靑 범죄 부인에 국민분노 커져”… 주말 ‘300만 촛불’ 타오르나

    경찰 측 “율곡로까지 행진 허용” 맞불 집회 열려 충돌 배제 못 해 오는 26일 열릴 5차 촛불집회의 열기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검찰이 박근혜 대통령을 헌정 사상 처음으로 피의자로 규정한 데다가 박 대통령 측이 검찰 수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 촛불의 세기를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주최 측(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광화문 등 서울 도심의 200만명을 비롯, 전국에서 약 300만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 것으로 내다봤다. 경찰은 우선 경복궁 앞 율곡로까지 행진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주최 측이 청와대로의 행진 의지를 이전보다 강도 높게 다지고 있는 데다 보수단체와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그 어느 때보다 집회 대응 방안에 부심하고 있다. 21일 퇴진행동 관계자는 “범죄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는데 청와대가 이를 부인하면서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며 “오는 26일 서울 집중 촛불집회에는 역대 최대인 300만명의 시민이 광화문에 모일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5차 집회도 시민자유발언, 정부 비판 영상 상영, 문화제 공연 등 본 집회를 열고 이후 청와대로 행진한 계획이다. 비폭력·평화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서는 더 강한 압박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요구도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 방향으로 좀더 행진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고심하고 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문화계 일부가 촛불집회 때마다 진행하고 있는 1박2일 천막 농성을 ‘광화문 광장 점거 시위’로 확대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26일 촛불집회에 앞서 대학생들의 ‘동맹휴업’도 25일 펼쳐질 전망이다. 전국 110여개 총학생회와 학생단체로 구성된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는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대학생 총궐기 선포식’을 열고 오는 25일 동맹휴업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다. 학생들은 25일 1차 동맹휴업을 통해 학교별로 집회를 가진 뒤 오후 6시 30분쯤 광화문광장에 모여 대학생 총궐기 행사를 진행한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경찰은 경복궁 앞 율곡로까지 행진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율곡로 북쪽 구간 행진을 시간제한 없이 허용하면 은평구 방면에 사는 시민들이 거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교통이 혼잡해진다”며 “적은 인원의 행진이라면 (청와대 입구) 신교동 로터리까지 갔다가 집회 시작할 때 합류하는 것은 허용한 전례가 있지만,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대규모 인원에게 율곡로 북쪽을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주최 측과 경찰 모두 평화 집회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단체들이 매주 서울역광장에서 맞불집회를 여는 데다가 평화집회만으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 낼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기 때문이다. 이 청장은 “사전에 폭력을 계획하고 기도하는 일이 없겠지만 ‘너무 평화집회만 하면 무르다’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많은 인원이 몰리는 만큼 안전관리에도 주안점을 둬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는 계단 등 집회 장소와 인접한 역사에 안전관리 인력을 더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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