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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면구긴 이란?…“알고보니 볼거리만 극대화한 공습” [분석]

    체면구긴 이란?…“알고보니 볼거리만 극대화한 공습” [분석]

    이란이 300기가 넘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지만 99%가 요격돼 체면을 구겼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이와 정반대의 분석도 나왔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이란의 공격은 볼거리를 극대화하면서도 사상자는 최소화하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란은 13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스라엘에 170기 이상의 드론, 12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 30기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이중 99%가 공중에서 요격돼 이스라엘에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했다.이에대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이 300기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지만 이중 99%가 이스라엘과 동맹에 의해 국경 밖에서 요격됐다”면서 “이중 살아남는 일부 미사일이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공군기지에 떨어졌으나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란의 대규모 공습 전술이 이스라엘을 상대로는 무용지물이라는 조롱성 해석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CNN은 이번 공격은 이미 실패할 것으로 보이는 작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는 이란 측이 사전에 공격이 시작될 것을 통보했다는 점이다.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4일 “이란은 이웃국가 및 이스라엘 동맹국인 미국에 72시간 전에 공격 개시를 통보했다”면서 “이는 (우리의) 공격을 크게 저지할 수 있을만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CNN은 “이같은 사전 통보는 이스라엘과 동맹국들이 방어를 준비할 시간을 준 것으로 이번 작전은 무시무시한 불꽃놀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는 워싱턴포스트(WP)의 분석과도 비슷하다. WP 역시 이란이 대규모 공격에 대해 사전통보를 하면서 이스라엘이 준비할 시간을 줘 피해가 적었다고 분석했다.그렇다면 왜 이란은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면서 사전통보까지 해주는 ‘친철’을 베푼 것일까? 이는 이란 내외부의 복잡한 상황이 맞물려 있다. 먼저 현재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국민들의 여론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은 부담스러울수 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이란은 지역 내 강대국이라는 지위를 대내외에 보여주면서 ‘종이호랑이’이라는 비아냥을 불식시켜야 했다. 곧 이스라엘에 ‘본때’를 보여줄 필요는 있으나 확전은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 이에대해 CNN은 “이란이 사상자는 최소화하면서 볼거리는 극대화했다”고 분석했으며 WP도 “이번 공격이 최대한 장관으로 보이도록 연출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 이스라엘 뒤통수 친 미국?…“美, 이란의 공격 시점 미리 알고 있었다” 주장 나와

    이스라엘 뒤통수 친 미국?…“美, 이란의 공격 시점 미리 알고 있었다” 주장 나와

    이란이 13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수백 대의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공격 전 주변 국가에 사전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이란은 이웃국가 및 이스라엘 동맹국인 미국에 72시간 전에 공격 개시를 통보했다”면서 “이는 (우리의) 공격을 크게 저지할 수 있을만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란은 카타르와 튀르키예, 스위스 등을 포함한 외교 채널을 통해 미국에 공격 예정일을 통보했으며, 사전 통보에는 대응을 유발하지 않는 방식의 공격이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격 목표물에서 민간인 지역을 피하고 군사시설만 노리며, 특히 미군 시설은 공격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과 주변 국가에 사전 통보를 했다고 주장하는 이란은 13일 오후 11시경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미사일과 드론은 2시간여가 지난 14일 오전 1시 30분경 이스라엘 국토 전역에 도달했다. 이란의 ‘사전 통보’ 주장, 사실일까?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기에 앞서 이스라엘 동맹국인 미국에게 사전 통보를 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미국은 부인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에 “미국이 스위스 중개자를 통해 이란과 접촉한 것은 사실이지만, 72시간 전 사전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면서 “그들(이란)은 통지하지 않았고 ‘이 사람들이 표적이 될테니 대피하라’는 어떤 메시지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이어 “이란의 공격이 이미 진행 중일 때 스위스를 통해 이란 측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 의도는 매우 파괴적이었다”면서 “이란이 공격 실패에 대한 당혹감을 감추기 위해 사전 통지를 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이언돔 등 방공시스템을 이용해 이란의 공격 99%를 막아내면서 이란의 공격이 실패했다는 일부 주장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이 자국 공격의 ‘실패’ 원인을 사전 통보로 돌렸다는 게 미국 측 주장인 셈이다. 이에 반해 이라크, 튀르키예, 요르단 등의 관계자들은 이란이 지난주에 이번 공격에 대한 세부 사항을 포함해 조기 경보를 했다고 밝혔다. 특히 튀르키예 외무부는 미국, 이란 모두와 대화를 나누면서 중개자로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참여하지 않을 것” 엄포 이란의 보복 공습에 따른 중동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르면 15일 이란에 대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국과 서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르면 월요일(15일) 이란의 공격에 신속히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뉴욕타임스는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계획을 철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으나,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이란에 무력 대응을 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NBC에 “이스라엘이 대응할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언제, 어떤 규모로 대응할 것인지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즉각 이란 공습에 대한 보복에 나서야 할지, 이란과의 전쟁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포착] 공중서 ‘쾅’…이스라엘 방공에 요격되는 이란 미사일·드론

    [포착] 공중서 ‘쾅’…이스라엘 방공에 요격되는 이란 미사일·드론

    이란이 13일(현지시간)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스라엘에 대해 300기가 넘는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한 가운데, 이를 요격하는 생생한 영상이 공개됐다. 이스라엘군(IDF) 발표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이란은 170기 이상의 드론, 120기 이상의 탄도미사일, 30기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했으나 이중 99%가 공중에서 요격돼 큰 피해를 입지않았다고 밝혔다. 다음날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란이 300기 이상의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했지만 이중 99%가 이스라엘과 동맹에 의해 국경 밖에서 요격됐다”면서 “이중 살아남는 일부 미사일이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의 공군기지에 떨어졌으나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실제로 이날 IDF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등이 공중에서 요격되는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이란의 각종 미사일과 샤헤드 드론이 날아가는 여러 모습이 보이고 이후 공중에서 격추된다. 전문가들은 IDF가 드론과 순항미사일은 전투기에 의한 공중 요격, 또 탄도미사일은 애로우 시스템으로 요격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스라엘의 방공망은 저고도 요격 체계인 아이언돔을 기본으로, 고고도 미사일 요격 체계인 애로우2·3이 장거리 미사일과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는 드론을 요격한다.이처럼 이란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은 대부분 요격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해외매체들은 이란의 무기가 과거보다 정교해지고 강력해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이란이 이번 공습에 로켓 추진력으로 날아가다 목표물에 떨어져 폭발하는 탄도미사일을 동원하며 군사적 능력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또한 뉴욕타임스(NYT)도 이란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과 드론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친이란 무장세력이 지난 6개월 동안 이스라엘에 맞서 사용한 무기보다 사거리나 비행거리가 길고 정확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현재 이스라엘과 미국 등 동맹국들은 이란의 공격이 멈췄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 국내전선사령부는 주민들에게 더 이상 방공호에 머물 필요가 없다며 대피령을 해제했다.
  • 이스라엘, 버틸 수 있나?…이란 막는데 드는 돈 상상 초월 “하루 1조 8000억원” [핫이슈]

    이스라엘, 버틸 수 있나?…이란 막는데 드는 돈 상상 초월 “하루 1조 8000억원” [핫이슈]

    이란의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을 받은 이스라엘이 방공망을 운영하는데 천문학적 비용을 쏟아 붓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의 1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재정고문을 지낸 람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해당 매체에 “이란의 폭격을 막아낸 아이언돔 등 이스라엘 방공체계는 하룻밤에만 40억~50억 셰켈(약 1조 4700억~1조 8470억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거리 요격에 쓰이는 아이언돔과는 별도로, 탄도탄 요격용 애로우 지대공미사일을 쏠 때마다 드는 비용은 350만 달러(약 48억 5000만 원), 중거리 발사체용 매직 완드의 비용은 100만 달러(약 13억 9000만 원) 등이 소요된다”고 덧붙였다. 아미나흐 예비역 준장은 2023년 이스라엘군에 배정된 예산 규모가 600억 셰켈(약 22조 410억 원)이며, 이란을 방어하는데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13일 발생한 이란의 대규모 공습 등에 대응하기 위해 단 하루만에 국방예산의 약 10분의 1을 소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앞서 이란은 이달 초 시리아 이란 대사관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13일 이스라엘 본토 공격을 감행했다. 300대에 가까운 드론과 미사일이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날아갔으며, 이스라엘을 이중 99%를 격추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빠른 대응으로 이란의 공습에 따른 피해가 경미했으나, 남부 네게브 지역에서 요격된 미사일 파편에 10세 소녀가 다쳐 머리에 중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현재 이스라엘과 미국 등 동맹국들은 이란의 공격이 멈췄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이스라엘 국내전선사령부는 주민들에게 더 이상 방공호에 머물 필요가 없다며 대피령을 해제했다.현재 이란의 공격은 멈췄지만, 전 세계는 제3차 대전 혹은 5차 중동전쟁의 위협에 휩싸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공격 강도와 성공 여부에 따라 이스라엘의 반격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 경우 미국도 참전을 피할 수 없으며 결국 중동 전쟁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이란 공습 이후 전화 통화를 갖고,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특파원 칼럼] 일본의 인태 전략, 한국의 내일

    [특파원 칼럼] 일본의 인태 전략, 한국의 내일

    “일본이 돌아왔다.” 2013년 2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일본의 외교 전략인 ‘인도태평양(인태) 지역 선도자론’을 핵심 요약하고 있다. 그는 “아시아태평양이나 인태 지역이 점점 더 번영할 때 일본은 규칙의 선구적 촉진자로 남아야 한다”며 “무역·투자·지식재산권·노동·환경 규칙까지 망라한다”고 규정했다. ‘글로벌 수호자’라는 일본의 열망을 언급하며 “미국과 한국, 호주 및 기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지역 민주주의 국가들과 더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실제로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임진왜란, 태평양전쟁에 이어 역대 세 번째 팽창 전략에 나선 일본의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 발언이었다. 11년이 지나 미중 전략경쟁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인 2024년 4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는, 이미 아시아에서 없어선 안 될 미국 동맹국의 입지를 확고히 한 일본의 위치를 재확인시켰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에게 당면한 문제는 “국제 갈등 확산, 경제적 상호 의존의 무기화, 국내 정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해서 동맹을 강화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미레야 솔리스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정책연구센터 소장은 지적한다. 일본이 중국의 팽창에 위협을 느끼면서 2007년 아베 총리 시절에 발표한 인태 전략이 17년이 지나 가치를 극대화하게 된 셈이다. 아베 전 총리가 방미했던 2013년은 일본이 무력 행사를 영구포기한 ‘평화헌법 9조’를 무력화한 ‘3대 안보 문서’ 제정을 전후해 한일이 시끄러웠던 시기였다. 그리고 11년 새 인태 지역 환경은 급변했다. 중국의 부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중러 밀착과 신냉전, 대만 해협 긴장,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무력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 중 어느 것도 녹록지 않다. 2022년 12월 우리 정부가 일본에 뒤이어 부랴부랴 발표한 인태 전략은 이런 상황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읽힌다. 다만 인태 지역에서 중국 위협을 명분 삼은 일본의 역할론 부상에 맞서 한국은 얼마나 정교한 전략을 짜고 있는지 의문이다. ‘보통국가화 반대’ 같은 시대 상황에 뒤처진 구호에만 집착할 게 아니라 10년 뒤 전략을 짜는 혜안과 균형추가 필요하다. 아프리카는 물론 솔로몬제도 같은 남태평양 소국까지 영향력을 넓히는 중국,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를 비롯한 인태 지역 소다자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는 일본 옆에서 한국의 인태 전략은 과연 무엇인가. 수위가 더 높아진 북한 핵미사일 위협, 중국에 머리를 맞댄 위치에서의 공급망 전략과 한미 동맹, 한미일 3국 안보 협력을 놓고 한국만의 전략적 가치를 드높일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오늘의 우크라이나가 내일의 동아시아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기시다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처럼 내일의 한반도가 비슷한 상황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재연 워싱턴 특파원
  • HD현대, 美 방산 AI 최고 기업과 무인수상정 개발 나선다

    HD현대, 美 방산 AI 최고 기업과 무인수상정 개발 나선다

    HD현대가 미국 방위산업 인공지능(AI) 분야 최고 기업으로 꼽히는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이하 팔란티어)와 함께 무인수상정(USV) 개발에 나선다. HD현대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팔란티어와 ‘무인수상정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14일 밝혔다. USV는 유인함정을 투입하기 어려운 위험구역 내 감시정찰, 기뢰탐색·제거, 전투 등 각종 임무를 수행하는 미래 해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또 최근에는 실전 배치돼 비대칭전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HD현대와 발란티어는 이번 협약에 따라 오는 2026년까지 정찰용 USV를 개발하고, 이후 전투용 USV로 개발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소프트웨어와 팔란티어의 미션 오토노미(AI 기반 임무 자율화) 기술을 접목한다. HD현대중공업은 USV에 탑재될 첨단 장비와 시스템을 통합하고, 고성능 선체 개발을 맡는다. HD현대와 팔란티어는 자율운항 기술과 첨단 방산 AI를 결합해 기존의 USV와 차별화된 모델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간의 USV는 높은 파도 등 거친 환경에서는 운용하기 힘들고, 유인함정의 임무 수행 능력에 미치지 못했다. 또 HD현대와 발란티어는 한국과 미국 시장의 수요에 대응해 USV 모델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팔란티어는 미국 국방부, 해군, 육군 등을 주요 고객으로 둔 기업이다. 세계 1위 방산기업인 록히드마틴과 미 해군의 통합 전투시스템 현대화 사업에도 참여하기도 했다.주원호 HD현대중공업 부사장은 “무인함정 시장은 첨단 기술이 좌우하는 블루오션”이라며 “양사가 그간 쌓아온 성과와 신뢰를 바탕으로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언 테일러 팔란티어 대표는 “미래 해전에서 AI 역량을 적용해 미국과 동맹국들의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산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이란 48시간 내 이스라엘 공격설…美, 中에 “이란 만류해달라” 요청

    이란 48시간 내 이스라엘 공격설…美, 中에 “이란 만류해달라” 요청

    이스라엘 “이란, 48시간 내 공격 징후”네타냐후 “우리 해치면 우리도 공격”이란, 美에 “가자지구 영구 휴전하면 중동 긴장 완화에 나설 용의 있다”美·英·獨, 이란에 보복공격 만류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또다시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확전 위기가 커지자 미국이 중국과 중동 주변국에 이란의 보복 공격을 만류하도록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앞으로 48시간 내 자국 영토에 대한 이란의 직접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란은 이달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WSJ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앞으로 24~48시간 이내에 자국 남부 또는 북부에 대한 이란의 직접 공격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지도부의 방침을 전해 들은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 공격 계획이 논의되고 있으나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도 미국 정보 보고서들에 따르면 이란의 보복이 수일 내로 이뤄지며 이스라엘의 영토가 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달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을 받아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의 고위 간부 등이 숨지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해왔다.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란의 공격에 직접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통화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영토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남부 공군 기지에서 “누구든 우리를 해치면 우리도 그들을 해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이클 쿠릴라 미 중부군사령관은 이날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란의 공격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미국은 이스라엘 주재 자국 외교관들의 이동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 공지에 따르면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베르셰바 지역 밖에서 미국 정부 직원과 그 가족의 개인 여행이 제한된다. 다만 이란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보복 군사작전을 실제로 실행할 지, 한다면 어떤 방식는 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소식통들을 인용해 이란이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며 서둘러 보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이런 메시지를 이달 7일 오만을 방문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을 통해 전달했다. 오만은 미국과 이란 사이 소통 통로 역할을 해왔다. 소식통들은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이 오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가자지구 영구 휴전을 포함한 요구 사항이 충족되면 긴장 완화에 나설 용의가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란은 또 약 2년간 교착상태였던 이란의 핵 프로그램 협상 재개도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통제된 방식으로 공격할 경우 미국이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요구했으며, 미국은 오만을 통해 전달한 응답에서 이를 거부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로이터에 “체면을 살리는 방식으로 보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이란의 딜레마”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자 미국의 중재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중국과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등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보복 공격하지 않도록 이란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주 중국 외교수장인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포함해 외교장관들과 대화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며칠 동안 유럽 동맹국들, 파트너들과도 관여해왔다”며 확전은 이란과 역내, 그리고 세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이들 국가도 이란에 보내도록 촉구했다고 밝혔다.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주임은 블링컨 장관과 통화에서 “중국은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외교기관의 안전이 침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즉각적인 휴전을 통해 인도주의적 위기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또 “중국은 중동문제 해결과 정세 완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미국이 특히 이런 건설적인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과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도 이날 이란의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을 보복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 과거사 반성 없는 日 기시다 美 의회 연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있다”

    과거사 반성 없는 日 기시다 美 의회 연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일본 총리로서는 9년 만에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다. 기시다 총리는 34분간 영어로 연설하며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과 함께 국제질서를 지키겠다고 강조했지만 과거사에 대한 반성 등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중국을 언급하며 “대외적인 태도와 군사 동향은 일본뿐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정에도 전례 없는 최대의 전략적 도전을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을 지적하며 “핵무기 참화가 다시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세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홀로 국제 질서를 유지하며 고독하고 힘들어하는 미국 국민에게 말하고 싶다”며 “미국이 도움 없이 혼자 국제 질서를 지키도록 강요받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와 민주주의, 법의 지배를 지키는 것은 일본의 국익으로 인권이 억압받은 사회를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지 않다”며 “일본은 이미 미국과 어깨동무를 하고 함께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혼자가 아니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라는 것을 넘어 이제 글로벌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미국의 글로벌 파트너이자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한 일본 총리로는 기시다 총리가 다섯 번째다. 기시다 총리 전에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5년 미국을 국빈 방문해 ‘희망의 동맹으로’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무기 공동개발·생산과 양국 군 운용성 향상 등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무기 개발 협의체를 신설해 군수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동참시키는 등 양측 동맹을 우주 산업까지 확장하면서 최고 수준의 밀착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후미오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에서 미 국방부·일 방위성이 공동 주도하는 ‘방위산업 협력·획득·지원 포럼’(DICAS)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DICAS는 양국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무기 공동개발 등을 위한 진전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란 부제목이 붙은 공동성명에는 극초음속 비행체에 대한 저궤도 대응과 민간 차원 인공지능(AI), 우주 협력 등도 담겼다. AI 공동 연구를 위한 카네기멜런대·게이오대 간 협력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자금 지원 등도 포함된다. 미국이 반세기 만에 시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도 할당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국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꾸준히 거론된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 오커스(AUKUS)도 일본과의 협력을 재확인했다. 일본은 AI·자율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필러 2’에 참여하게 된다.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 동맹의 성격을 ‘보호하는 동맹’에서 글로벌 차원 ‘행동하는 동맹’, ‘투사(projection)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 밀착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가 빠르게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핵심 조력자 지위로 올라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평화헌법 아래 ‘전수방위’(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에서 벗어나 전쟁할 권리를 가진 ‘보통국가’ 행보를 한층 가속화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것은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일 동맹은 전체 세계의 등대”라는 표현도 썼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국방 예산 증액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할 결심이 돼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양국은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자국 내 문제만 걱정하던 일본이 유럽, 중동 등 어디서든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로 중대하게 변화하게 됐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돕지 않았다면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상찬을 내놨다. 미국의 움직임에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인태 전략에 동맹의 그물망을 촘촘히 만들면서 비용 역시 분담시키려는 속내가 있다. 11일 열린 사상 첫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담 역시 미국의 전략에 필리핀을 가담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전범국 꼬리표를 떼려는 일본은 군사안보 협력 강화에 올라타 목표를 완성하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등 미국 주도의 주요 대중 견제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이었던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은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 확보, 올해 사상 최대 방위비 예산(70조 9104억원) 등 단계를 착실히 밟아 왔다. 일본 내에서는 미국과의 군사 파트너로 올라선 데 긍정적인 분위기가 높다. 진보 성향 마이니치신문도 전직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년 전엔 함께 싸우는 아시아의 우선 파트너가 호주였다면 지금은 일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통화에서 “한반도나 대만에서 우발 사태가 발생하면 동맹국 간 행동 조율을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던 일본이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라며 “일본 무장과 한미일 3국 협력은 인태 지역의 더 넓은 안보 환경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일 동맹의 변화는 중국이 어떤 (강압적인) 행동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용인 아래 무기를 개발하고 자위대의 교전 범위 확장을 추진하는 행보가 오히려 중국의 반발, 역내 군비 확장 경쟁 등 긴장 고조를 촉발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공동성명에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통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포함, 동중국해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 반대한다”고 명시한 것도 중국엔 거슬리는 지점이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일은 대만과 해양 문제에서 중국을 먹칠·공격하고 내정에 난폭하게 간섭해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배했다”면서 “관련 당사자에 엄정한 교섭(외교 경로를 통한 항의)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북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을 확인하고,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환영한다”며 처음 북일 정상회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용어 클릭] ●보통국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1947년 만들어진 일본 헌법 9조에서 전범국가라는 점을 배경으로 전쟁과 무력행사, 전력 보유를 포기하고 군대를 가지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 때문에 헌법 9조는 ‘평화헌법’으로도 불린다. 일본 강경 보수 세력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다른 나라의 군대와 마찬가지로 교전이 가능하도록 헌법상에 명시하는 등 일본이 ‘보통국가’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위대 영역 확장을 위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개헌 작업을 중요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美 “무기 공동 개발”… 보통국가 다가선 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역내 위협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무기 공동개발·생산과 양국 군 운용성 향상 등 군사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데 합의했다. 무기 개발 협의체를 신설해 군수장비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토대를 마련할 뿐만 아니라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 유일한 외국인으로 일본인 우주비행사를 동참시키는 등 양측 동맹을 우주 산업까지 확장하면서 최고 수준의 밀착을 과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후미오 일본 총리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성명에서 미 국방부·일 방위성이 공동 주도하는 ‘방위산업 협력·획득·지원 포럼’(DICAS) 등 향후 계획을 밝혔다. DICAS는 양국 ‘2+2’ 외교·국방장관 회의에서 무기 공동개발 등을 위한 진전 상황을 보고하게 된다. ‘미래를 위한 글로벌 파트너’란 부제목이 붙은 공동성명에는 극초음속 비행체에 대한 저궤도 대응과 민간 차원 인공지능(AI), 우주 협력 등도 담겼다. AI 공동 연구를 위한 카네기멜런대·게이오대 간 협력과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자금 지원 등도 포함된다. 미국이 반세기 만에 시도하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유인 우주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일본인 우주비행사도 할당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국인이 아닌 사람으로는 처음 달에 발자국을 남기게 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꾸준히 거론된 미국·영국·호주의 3국 동맹 오커스(AUKUS)도 일본과 협력을 모색한다. 일본은 AI·자율시스템 등을 포함하는 첨단 능력에 초점을 맞춘 ‘필러 2’에 참여하게 된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일 동맹의 성격을 ‘보호하는 동맹’에서 글로벌 차원 ‘행동하는 동맹’, ‘투사(projection) 동맹’으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중러 밀착에 대응해 바이든 행정부가 빠르게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에 일본이 핵심 조력자 지위로 올라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평화헌법 아래 ‘전수방위’(공격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에서 벗어나 전쟁할 권리를 가진 ‘보통국가’ 행보가 한층 가속화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방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대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것은 동맹이 구축된 이래 가장 중요한 업그레이드”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일 동맹은 전체 세계의 등대”라는 표현도 썼다.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일본은 반격 능력 확보, 국방 예산 증액을 통해 방위력을 강화할 결심이 돼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면서 “양국은 동맹의 억제 및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급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자국 내 문제만 걱정하던 일본이 유럽, 중동 등 어디서든 완전한 글로벌 파트너로 중대하게 변화하게 됐다”면서 “기시다 총리가 돕지 않았다면 계획이 실현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상찬을 내놨다. 미국의 움직임에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인태 전략을 완성하는 데 동맹의 그물망을 촘촘히 만들면서 비용 역시 분담시키려는 속내가 있다. 11일 열린 사상 첫 미·일·필리핀 3국 정상회의 역시 미국의 전략에 필리핀을 가담시키는 의미를 지닌다. 전범국 꼬리표를 떼려는 일본은 이에 발맞춰 군사안보 협력 강화에 올라타고 있다. 일본은 중국 견제가 목적인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등 미국 주도의 주요 대중 견제 기구에 빠짐없이 참여하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숙원이었던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은 2022년 3대 안보 문서 개정으로 ‘반격 능력’ 확보, 올해 사상 최대 방위비 예산(70조 9104억원) 등 단계를 착실히 밟아 왔다. 일본 내에서는 미국과의 군사 파트너로 올라선 데 긍정 분위기가 높다. 진보 성향 마이니치신문도 전직 미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10년 전엔 함께 싸우는 아시아의 우선적 파트너가 호주였다면 지금은 일본이 됐다”고 평가했다. 앤드루 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통화에서 “한반도나 대만에서 우발 사태가 발생하면 동맹국 간 행동 조율을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던 일본이 역량을 갖추게 된 셈”이라며 “일본 무장과 한미일 3국 협력은 인태 지역의 더 넓은 안보 환경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미일 동맹의 변화는 중국이 어떤 (강압적인) 행동이든 성공할 수 있다고 오판하는 것을 억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일본이 미국의 용인 아래 무기를 개발하고 자위대의 교전 범위 확장을 추진하는 행보가 오히려 중국의 반발, 역내 군비 확장 경쟁 등 긴장 고조를 촉발하리라는 우려도 나온다. 미일 공동성명에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통치를 훼손하려는 행위를 포함, 동중국해에서 힘이나 강압에 의한 중국의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 반대한다”고 명시한 것도 중국엔 거슬리는 지점이다.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GT)는 11일 “미국은 일본과의 양자 동맹을 배타적 소그룹으로 격상시키려는 리더”라면서 “인태 전략으로 지역 패권을 장악하고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양국 정상은 북핵미사일 위협과 관련해 한미일이 더 긴밀히 협력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북일 정상회담 추진에도 공감대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동맹국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기회를 환영한다”며 북일 정상회담에 처음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용어클릭] ●보통국가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패전 후 1947년 만들어진 일본 헌법 9조에서 전범국가라는 점을 배경으로 전쟁과 무력행사, 전력 보유를 포기하고 군대를 가지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이 때문에 헌법 9조는 ‘평화헌법’으로도 불린다. 일본 강경 보수 세력은 헌법 9조를 고쳐 자위대를 다른 나라의 군대와 마찬가지로 교전이 가능하도록 헌법상에 명시하는 등 일본이 ‘보통국가’처럼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자위대 영역 확장을 위한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개헌 작업을 중요한 과제로 꼽기도 했다.
  • 안보·기술 보따리 든 日기시다… 美 찾아 ‘전쟁 가능’ 용인 받나

    안보·기술 보따리 든 日기시다… 美 찾아 ‘전쟁 가능’ 용인 받나

    평화헌법 체제 종식 ‘보통국가’로역내 긴장 높이는 촉매 될 우려도푸틴, 연내 방중… 양국 밀착 가속사상 첫 美·日·필리핀 정상회담오커스와 협력도… 대중 견제 핵심“마이크로소프트, 日에 4조원 투자”지지율 반전의 기회 될지도 주목 10일(현지시간)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철저히 안보·첨단 기술 분야의 전략적 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두 개의 전쟁이 진행되고 중국과 러시아가 결속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찰’ 역할에 힘이 부친 미국이 최대 동맹국으로서의 일본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역시 이를 이용해 패전 이후 최대 군사력 강화에 나서면서 오히려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유코 여사와 8일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면서 방미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일본 총리가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건 2015년 5월 당시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9년 만이다.양국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는 일본 정부가 육상·해상·항공 자위대를 일원적으로 지휘할 통합작전사령부를 창설하는 것과 맞춰 미국 정부가 주일미군 지휘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위대가 자국 보호 등 국방 범위를 넓힐 경우 미군은 유사시 역내 다른 곳에서 작전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또 양국이 무기 개발·생산 범위까지 넓히면서 1960년 미일 안보조약 체결 이후 64년 만에 안보 협력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일 안보 공조는 필리핀으로도 확대된다. 11일 오후엔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함께 사상 첫 3국 정상회담을 연다. 남중국해 3국 합동 해군 순찰 실시 등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 지역에서 늘어나는 중국의 공세에 대해 워싱턴·도쿄가 모두 필리핀 편에 선다는 분명한 신호를 발신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영국·호주 3국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도 첨단 군사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과의 협력에 나서는 등 외연 확장에 나섰다. 또 다른 중국 견제 장치인 미국·호주·인도·일본의 다자 안보 협의체 ‘쿼드’에 이어 오커스에까지 참여하면서 일본은 미국의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국가가 됐다. 제이컵 스톡스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일본의 자체 군사력 강화, 미일 동맹 견고화, 다양한 안보 파트너십 네트워크 구축 등 세 가지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에는 미국의 대중 견제를 발판 삼아 2차 세계대전 이후 이어진 ‘평화헌법’ 체제를 종식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용인 아래 전쟁 포기, 국가 교전권 불인정 등의 제약을 벗어난 ‘보통국가’ 지위를 대내외에 알릴 수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 외무부는 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중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미일 밀착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번 미일 정상회담이 기시다 총리에게 지지율 반전의 기회가 될지도 지켜보고 있다. 성공적인 미일 관계를 연출해 역대 최저인 내각 지지율을 반등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사히신문은 “총리의 방미가 순조롭게 끝나도 의도대로 국내 정국이 움직일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미국 기업으로부터 대규모 투자 선물도 챙길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에서는 역대 최대인 29억 달러(4조원)를 2년간 투자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왕벚나무 들고 바이든 만나러 간 기시다…최대 안보 협력 나선다

    왕벚나무 들고 바이든 만나러 간 기시다…최대 안보 협력 나선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부인 유코 여사와 함께 8일(현지시간) 전용기편으로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 엔드루스합동기지에 도착,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일본 총리가 국빈으로서 미국을 방문하는 건 2015년 5월 당시 아베 신조 총리에 이어 9년 만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1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일이 1960년 미일안보조약 체결 이래 최대 규모의 동맹 업그레이드를 계획 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중국을 겨냥한 안보·첨단 기술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일본 정부가 육상·해상·항공 자위대를 일원적으로 지휘할 통합작전사령부 창설에 맞춰 미국 정부가 주일미군 지휘 통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공동성명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자위대가 자국 보호 등 국방 범위를 넓힐 경우 미군은 유사시 역내 다른 곳에서 작전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양국이 무기 개발·생산도 함께하기로 했다. 이러한 미일의 안보 협력은 필리핀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11일 오후엔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함께 사상 첫 미국·일본·필리핀 3국 정상회의를 갖는다. 합의 사항으로 중국의 강압 행위 고조에 맞선 남중국해 3국 합동 해군 순찰 실시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지역에서 증가하는 중국의 공세에 대해 워싱턴·도쿄가 모두 필리핀 편에 서리라는 분명한 신호를 중국에 보내게 된다. 미일이 강조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비전 달성을 위해 필리핀까지 가세해 소다자 안보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지만 중국의 반발도 예상된다.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중국 견제가 초점인 미국·영국·호주 3국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가 첨단 군사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일본과 협력할 전망이다. 제이콥 스톡스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이번 미일 정상회담은 동중국해에서의 중국의 회색 지대 전술, 군사적 공세를 일본이 최전선에서 맞는 가운데 열린다”면서 “일본의 자체 군사력 강화, 미일 동맹 심화, 다양한 안보 파트너십 네트워크 구축 등 세 가지 의미를 지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도 중국에 대항하겠다는 근거로 군사력을 강화하는 등 패전 후 ‘보통 국가’가 되겠다는 숙원을 달성하는 상황이다. 이번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일본 정부의 방위력 강화에 대해 미국 정부가 환영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더 이상 혼자의 힘으로 세계의 경찰 노릇을 하기가 어려워 최대 동맹국인 일본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미일 정상회담 후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공식 만찬이 예정돼 있다. 일본 인기 혼성 밴드인 ‘요아소비’가 초청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미길에 미일 우호의 상징으로 왕벚나무 묘목과 지난 1월 1일 지진이 발생한 노토반도의 전통 칠기인 ‘와지마누리’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선물할 계획이다. 이어 11일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로선 9년 만에 미국 상·하원 의회 연설에 나선다. 연설에서 기시다 총리는 일본이 미국과 함께 국제 질서 유지 책무에 나서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과거사 반성은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12일 도요타자동차가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를 방문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오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할 가능성도 있어 공장 방문을 통해 ‘미국의 고용을 일본 기업이 지지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 평화 위해 붙잡았던 손… 포화 속으로 등 떠미는 손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평화 위해 붙잡았던 손… 포화 속으로 등 떠미는 손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

    방어적 성격 짙었던 유럽 군사동맹순식간 대결 구도로 수천만명 사망러·우크라 전쟁 전면전으로 확대나토 연맹 내부 ‘연루의 공포’ 번져주한미군 철수·감축 우려 겪는 韓베트남 파병 등 美 요구 거절 못 해한미동맹도 양국 손익계산 불가피 1914년에 시작된 제1차 세계대전은 4년 동안 군인과 민간인 2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부상자 수는 2100만명에 달한 대참사였다.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간 이 전쟁은 삼국협상(프랑스·러시아·영국)과 삼국동맹(독일·오스트리아헝가리·이탈리아)이라는 동맹 간 대결로 시작했다. 방어적 성격의 이러한 군사블록은 전쟁 시작 전까지는 30여년간 힘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 시대를 구축하는 것처럼 보였다. 1896년에는 인류 평화의 제전을 목표로 제1회 올림픽이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렸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1899년, 1907년 두 차례 열린 만국평화회의에서는 군비 축소와 평화 유지 방안이 논의됐다. 1901년에는 노벨평화상이 제정됐다. 그러나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을 저격하는 총성이 울려 퍼지자 평화의 이념은 한순간에 뭉개지고 세계전쟁으로 확대되고 말았다. ‘전쟁’(war)이 아닌 ‘대전’(Great War)으로 불리는 제1차 세계대전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참사였다. 유럽 현대사 전문가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크리스토퍼 클라크 교수의 표현을 따르면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동맹들은 ‘몽유병 환자’처럼 전쟁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는 유럽 국가들이 동맹의 의무를 이행하느라 동맹 파트너의 분쟁에 말려들면서 집단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어느 국가도 전쟁을 사전에 적극적으로 계획하지 않았으나, 동맹 간의 적대감과 피해망상이 심해졌고 서로 불신하는 분위기에서 속사포를 쏘듯이 말싸움하다 결국 사상 최악의 참화가 빚어졌다는 것이다. 유럽을 양분한 두 동맹 블록이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눈을 뜨고도 현실을 보지 못하고 전쟁에 참여하는 동맹의 딜레마에 빠져들었다.●‘몽유병자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되던 2014년에 러시아는 흑해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했다.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사태로 촉발된 우크라이나 위기를 제1차 세계대전 전야와 비교한 바 있다. 그는 유럽·미국·러시아가 클라크 교수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묘사한 상황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우리는 또다시 몽유병 환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자기 각료들에게 클라크 교수가 쓴 ‘몽유병자들’을 읽으라고 권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동맹의 무력 사용에 동참하기보다는 외교적 중재를 통한 해결’이라는 독일의 대외정책에 대한 메르켈 전 총리의 의견은 확고했다. 올라프 숄츠 현 독일 총리도 이 책을 인용하며 무책임한 정치인들이 호전적인 말투로 분쟁을 촉발한다고 비판했다. 숄츠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황제로 전쟁에 개입했던 “빌헬름이 절대 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전현직 총리의 이러한 발언은 100년 전 독일이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원하지 않았던 동맹 전쟁에 연루됐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처럼 들린다. ●연루의 두려움 2022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2년이 지났다. 1991년 구소련의 해체 등으로 냉전체제가 종말을 고한 이후 30여년간 이어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진으로 서방에 대한 러시아의 불신과 안보 불안이 커졌다.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을 비롯한 공산 세력의 군사적 팽창을 막으려고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결성한 군사동맹이다. 1991년 이후 30여년 동안 나토는 전선을 동쪽으로 1000㎞ 이상 전진시켜 이제는 러시아 국경과 맞닿게 됐다. 나토가 모스크바 코앞까지 세력을 뻗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기에 이르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면서 원치 않게 다른 나라의 문제에 말려드는 ‘연루의 공포’가 나토 동맹 내부에 확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나토는 지난 70년간 ‘동맹이 공격받으면 함께 싸운다’는 집단방위 체제를 유지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논의되던 2008년에 미국은 이를 지지했으나 프랑스와 독일이 반대하면서 동맹국 간 내부 분열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조지아·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러시아와 갈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2022년부터 전면전으로 확대되자 나토는 군사적으로 다양한 지원을 했으나 전투기와 미사일 지원에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지상군 파견 가능성’ 발언을 다른 나토 동맹국들이 부정하면서 동맹 내 균열도 감지되고 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 밖으로 장기전 양상을 띠자 나토 동맹국 간의 분열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동맹 관계는 국가 간 힘의 논리에 따라 변화하는 유동적인 성격을 지녔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유럽의 국가들은 동맹을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지렛대로 이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일촉즉발의 전쟁이 임박할수록 서로 자국의 안보를 우선시하는 다른 전략적 선택을 하면서 평화 시기에는 보이지 않았던 동맹 균열도 생겨났다. 발칸반도에 세르비아, 알바니아 등 신생 독립국이 생겨나면서 국제질서가 급변했고, 삼국협상과 삼국동맹의 두 블록은 서로 이해관계가 얽힌 주변부의 전쟁에 휩쓸렸다.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세르비아 민족주의 세력에게 암살당하자 경직됐던 동맹 체제는 전면전으로 돌입했다. 오스트리아가 세르비아를 응징하고자 선전포고했고 동맹국 독일은 오스트리아를 지원하려고 전쟁 속으로 뛰어들었다. 세르비아의 후견국 러시아는 발칸반도에 부동항을 확보하려는 야망에 사로잡혀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러자 러시아의 동맹국 프랑스가 전쟁에 동참하고 영국은 삼국협상 동맹국들을 지원하고자 대륙 파병을 결정했다. 발칸반도에서 벌어진 국지적 충돌이 외교적으로 해결되지 못하자 전쟁은 순식간에 세계대전으로 확대됐다. 자신이 원치 않는 전쟁에 참여하는 동맹국 간의 ‘연루’ 때문에 전쟁이 발생한 것이다. ●되살아난 제1차 세계대전의 망령 제1차 세계대전은 단순히 100여년 전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으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금의 국제 정세가 1914년의 모습과 사뭇 유사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에 구소련이 해체되면서 새롭게 탄생했다. 흑해로 진출하려는 러시아와 이를 저지하려는 미국과 유럽 동맹은 신생국 우크라이나를 서로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놓고자 했다. 이는 20세기 초에 새로 독립한 알바니아를 통해 지중해로 진출하려던 러시아 제국을 삼국동맹이 막아섰던 상황과 비슷하다. 20세기 초반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내걸었던 ‘발칸은 발칸 사람들에게’라는 자치권 옹호의 목소리는 ‘우크라이나가 주권 국가로서 안보 동맹을 결정할 자유가 있다’는 오늘날의 미국과 나토 동맹국이 하는 주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제1차 세계대전 직전 10여년간 유럽의 동맹들이 평화를 호소했듯이 나토와 러시아도 2000년대 초반에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보고 있노라면 조정 능력의 부족과 위기 관리의 실패로 세력 충돌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가 전쟁의 블랙홀에 휘말렸던 100여년 전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듯하다.대한민국도 동맹에 연루되는 딜레마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미동맹이 70년이라는 긴 시간 유지되면서 양국은 동맹 유지의 손익 계산을 따져 왔다. 역대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 병력을 감축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방기의 공포’를 겪었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전 전투병 파병, 이라크 파병,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 등 미국측 요구를 들어주어야만 했다. 지난 30년간 중국이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미국과의 전략경쟁이 격화돼 가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는다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결국 한국이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중국과의 분쟁에 연루될 위험성이 점차 높아지게 됐다. 미국이 우리에게 동맹국으로서 대만 문제를 둘러싼 군사작전 참여를 종용한다면 지원 여부와 지원 수위 등을 사전에 검토하는 일이 필요하다. 한미 간 쌍무적·비대칭적·위계적 군사동맹 관계를 고려하면 한국은 상당한 연루의 위험을 떠안게 되기에 사전 대비는 더욱 시급하다. 무엇보다도 동맹의 구속력이라는 사슬에 목을 옭아매고 전쟁의 구렁텅이로 끌려 들어가는 몽유병자가 돼서는 안 될 일이다.
  • 우크라 “한국, 이제 무기 좀 줘” 재차 지원 요청…우리 정부 대답은? [핫이슈]

    우크라 “한국, 이제 무기 좀 줘” 재차 지원 요청…우리 정부 대답은? [핫이슈]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이어가는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에 대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한국의 무기 지원을 희망한다며 재차 지원을 요청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4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하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 “현재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를 지원할 때라고 보느냐”는 연합뉴스에 질문에 “그렇다. 이제 때가 됐다(it’s time) 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외신 기자들과 온라인 브리핑 자리에서 쿨레바 장관은 북한의 러시아 군사지원을 언급하며 “이 자리를 빌려 한국 정부가 패트리엇을 제공하고 그를 위한 방법을 찾아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기조가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나토 외교장관회의 참석에 앞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인도적 지원을 해 왔고,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우방과 협조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을 다 해나갈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았다. “직접 무기 지원 안 한다” vs “이미 한국에서 포탄 지원” 지난해 4월 영국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지원이나 재정지원 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해 한국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논란이 인 바 있다. 비살상 무기 지원만 고집해 온 한국이 공개적으로 무기를 포함한 군사적 지원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가 쏟아졌으며, 해당 발언이 한미 정상회담 목전에 나온 탓에 논란은 더욱 커졌다.개전 이후 현재까지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이미 한국이 유럽 국가들보다 더 많은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12월 4일 보도에서 “한국 정부는 교전 지역에 대한 무기 지원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미국은 한국 정부를 설득했다”면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한국과 대화를 나눴고, 연초부터 한국에서 포탄이 제공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모든 유럽 국가의 공급량을 합산한 것보다 더 많은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공급한 나라가 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에서 탄약이 얼마나 이송됐는지, 어떤 경로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지원됐는지 등의 자세한 정보는 언급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 한국이 지원한 탄약이 직접 투입됐는지, 미국의 재고를 한국의 탄약이 채운 것인지 등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나토 “우크라 지원 시급” 재확인, 구체적 계획은 아직 한편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는 32개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기조를 재확인했으나,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4일, 이틀 일정의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동맹국들은 (지원의) 긴급성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각 동맹이 이제 본국으로 돌아가 재고를 살펴보고 특히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한 추가적인 (방공) 체계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크라이나 최근 러시아의 잇따른 민간 기반 시설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패트리엇 방공 체계 확보가 시급하다고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이번 회의에서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향후 5년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34조원)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금을 조성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헝가리 등 일부 회원국이 공식 반대를 내놓는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탓에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익명의 나토 당국자는 러시아가 올해 봄 대규모 공습을 준비 중이라는 일각의 분석과 관련해 로이터 통신에 “또 다른 추가적인 대규모 동원 없이는 어떠한 중요 공습 작전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우크라이나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러시아 역시 군수품 부족 사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우크라 “F-16, 이제 우크라전에 부적합…대신 포탄 달라” 요청

    우크라 “F-16, 이제 우크라전에 부적합…대신 포탄 달라” 요청

    올 여름 우크라이나에 배치될 미국제 F-16 전투기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더는 적합하지 않다고 우크라이나군 고위 당국자가 밝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장교는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우리는 무기를 필요한 시기에 종종 얻지 못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교는 또 “모든 무기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며 “F-16은 2023년에 필요했던 것이지 2024년에 더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투기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우크라이나 전쟁의 흐름을 우크라이나 측에 유리하게 바꿀 게임체인저로 여겨져 왔으나, 지금까지 인도가 늦어져 상황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르면 오는 7월부터 F-16 전투기 12대를 첫 번째 인도분으로 받는다. 우크라이나 조종사와 지원 인력이 완벽히 훈련되고 우크라이나에 비행장 등 시설이 구축돼야 이뤄질 수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은 1000㎞에 달하는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탄약 등 무기 부족으로 인한 것인데, 부분적으로는 미 정부의 600억달러(약 80조원) 규모 군사지원 패키지가 의회에서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켰다. 이에 우크라이나에서는 방공용 요격 미사일과 포병 곡사포, 포탄과 같은 재래식 무기에 대한 요구가 늘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외무장관 회의 참석에 앞서 서방 동맹국에 러시아 미사일을 막기 위한 패트리엇 방공 포대의 추가 지원을 요구했다. 지난해 미국과 네덜란드, 독일 등이 각각 10억달러(약 1조원)짜리 패트리엇 포대 몇 대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지만, 일부가 파괴돼 방공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에 F-16 회의론을 꺼내든 해당 장교도 “우리에게는 곡사포와 포탄, 즉 수십만 발의 포탄이나 로켓이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에 400만발의 포탄과 200만기의 드론이 더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 가자지구 구호단체 활동가 사망에 격노한 바이든 美 대통령의 모순

    가자지구 구호단체 활동가 사망에 격노한 바이든 美 대통령의 모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사흘 전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이 이스라엘군(IDF) 피격에 숨진 참사에 대해 “분노와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말’이 이들을 죽인 이스라엘에게 미국의 무기를 계속 제공하는 ‘행동’과 모순된다고 꼬집었다. NYT는 3일(현지시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분노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실질적 절연, 즉, 무기 원조 제한 조치로 이어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면서 “최소한, 실제로 나타난 바이든의 대응은 분노에 찬 공개 발언으로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외원조법(FAA)상 미국산 무기를 해외 국가에 판매하기 위한 조건은 통상 미국 의회가 부과하는 최대 구매 한도를 비롯해 미국 대통령과 국무·국방 장관이 전제조건을 명시한 ‘리히법’ 등 특정 기준이 있다. 예를 들어, 바이든 행정부는 2023년 12월 미국산 돌격소총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있는 극단주의 이스라엘 정착민 손에 들어가 유혈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선적을 금지했다. 또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무기를 러시아에 사용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이 제시한 기준을 실제로 준수했는지 여부와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F35전투기 등 더 강력한 무기를 지원할지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은 치열하게 논쟁해왔다. 지난달 10일 이슬람 금식성월 라마단이 시작되기 전, 이스라엘 정부는 미국·이집트·카타르가 중재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인질교환·휴전 협상이 결렬되면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 최남단 이집트 접경 도시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 작전을 실행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라파 공격은 레드라인(Red line)을 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이스라엘이 작전을 실행에 옮겼을 때 바이든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WCK 직원 7명이 숨진 뒤 “이스라엘이 구호 요원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도 이스라엘에 어떤 제재를 가할 것인지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미국이 이스라엘을 겉으로 비판하면서도 실제로는 전폭 지원하려는 모습을 보인 사례는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미국 내 유대인 최고 국가의전서열의 정치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자진 사임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이 새 국가 지도자를 정하기 위한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의회 연설을 했을 때도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제한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친바이든’ 성향으로 오랫동안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에 조건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한 크리스 반 홀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번이 대통령이 진로를 바꾸는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요구를 무시했는데도 우리는 2000 파운드 분량(약 907㎏)의 폭탄을 이스라엘에 보냈다”고 꼬집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 정책은 초당적일 뿐만 아니라 모든 동맹국을 통틀어 가장 예외적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상호방위지원협정(1952), 일반정보보안협정(1982), 상호군수지원협정(1991), 주둔군지위협정(1994)을 맺었다. 이 조약은 일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맺은 상호방위조약과도 다른 성격을 지닌다. 나토 회원국이 아닌 이스라엘은 미국의 최첨단 군사 무기 플랫폼과 최신 기술에 관한 특권적 접근 권한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대외원조법에 명시된 ‘리히법’은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은 외국 군대가 ‘중대한 인권 침해’(GVHR)에 연루되어 있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는 경우 지원을 중단하도록 한다. GVHR에는 고문, 강간, 살인, 의문사 등을 포함해 전쟁범죄 등 반인권적 행위에 들어간다. 제네바협약상 금지되는 비무장민간인, 의료기관, 구호단체 등을 공격 행위도 포함된다. 국무부는 1961년, 국방부는 1998년에 각각 리히법을 명문화했다. 일부 법학자와 비평가들은 미국이 다른 중동 국가들과 달리 이스라엘에 대해서는 리히법의 적용을 미뤄왔다고 지적해왔다. 이스라엘은 자국 방어의 목적으로만 미국산 무기를 쓰기로 합의했지만, 이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국제개발처는 1946년부터 2023년까지 이스라엘에 원조한 군사·경제 지원 액수는 약 3000억 달러(약 350조 3760억원)로 추산한다. 같은 기간 한국 원조 규모(950억 달러)의 3배가 넘는다. 매년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외군사원조자금(Foreign Military Fund·FMF)를 통해 33억 달러를 지급하고, 이 금액만 해도 이스라엘 전체 국방 예산의 약 16%를 차지한다. FMF 중 7억 5000만 달러를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국내 방산 업체 무기를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 FMF를 통한 무기 구매를 할 때도 예외적 특권을 누린다. 이스라엘은 무기 구매 비용을 전액 선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미국 은행 계좌에 FMF가 예치돼 있으면 다년간 구매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미국 국민 세금인 이 돈은 계좌에 고스란히 남아 있고, 이자는 미국이 아닌 이스라엘 정부가 갖는다는 뜻이다. FMF 외에도 이스라엘은 아치형 단거리 미사일 방공망인 아이언 돔, 중·장거리 미사일 방공망 플랫폼 애로우 II·III과, ‘데이비즈 슬링’(David’s sling)과 같은 미사일 방공망 체계에 대한 미 방산업체와의 공동 연구개발(R&D)비 명목으로 5억 달러를 지원받는다. 이는 미 정부가 중동 역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이스라엘 방어 능력의 상대적 우위 유지를 뜻하는 ‘질적 군사 우위’(QME)를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원래 ‘이스라엘의 QME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미국과 이스라엘 간 ‘불문율’이었지만, 역대 행정부와 의회 등 미 정부 공식 문서에 명문화됐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이 독자 개발했지만, 2014년부터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군수 계약업체인 레이시온(Raytheon)은 미 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이스라엘 아이언 돔을 위한 타미르 요격 미사일을 제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이스라엘은 또한 정부 간 해외군사판매(FMS)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직접상거래(DCS) 프로세스를 통해 미국 무기 제조업체로부터 직접 미국 무기를 구매하기 위해서 FMF를 쓸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지나친 원조는 양국 간 외교 관계를 왜곡시킨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본격적인 대량 원조가 시작된 1970년대 냉전 시대와 달리, 2024년 현재의 이스라엘은 1인당 국민 소득이 세계 14위에 이를 정도로 부유해 자체 안보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제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는 중동 역내 서방 안보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미국의 일부 방산업체들만 배 불려 오히려 이스라엘 자체 방위산업 기반을 약화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인 마틴 인디크 미국 의회 조사국(CFR) 특별 연구원은 지난해 6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의 이스라엘 원조 금액 감축을 요구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이러한 의존이 없었다면 훨씬 더 건강했을 것”이라며 “75세의 이스라엘이 스스로 두 발로 설 때가 됐다”고 썼다. 존 쿡 CFR 선임연구원도 2020년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합의된 경로가 필요한 때”라고 비판했다. NYT는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요구할 수 있는 건 무기 제한 조치만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미국은 이스라엘 방위군의 호위를 받거나 인근 이스라엘 군부대가 원조 제공자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유지하도록 주장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 쿤스 상원 의원과 코네티컷의 리처드 블루 멘탈 상원의원은 지난 2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 군 지휘부에 가자지구 내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는 단체의 안전한 식량·의약품 운송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을 묻는 백악관 취재진 질의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어제 바이든 대통령의 성명에서 그의 좌절감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 측과 비공개 화상 회의를 가졌다”면서 “라파에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150만명을 대피시킬 종합적인 계획을 세울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라파의 현재 모습과 아직 그곳에 남아있는 하마스 대대에 대한 그들의 작전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이 그렇게 말하지 않았지만, 미 정부 관리들은 NYT에 “미국은 여전히 이스라엘이 신뢰할 만한 포괄적 난민 대피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는 걸 우려하고 있다”면서 “대피 계획을 수립하는 데는 최소 수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아직 라파 공격을 시작하지 않은 것은 이스라엘군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미국의 압력 때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가자지구에서 기근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가장 성공적 기획 중 하나였던 WCK 호송대에 대한 공격은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은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의 정재계 인사의 단골 식당을 운영해온 스페인계 미국인 유명 셰프이자 WCK를 2010년 창립한 호세 안드레스를 개인적으로 알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안드레스 셰프의 NYT 기고문 ‘이스라엘은 그 자신이 이 전쟁에서 벌인 방식보다 나은 국가다’가 게재되기 직전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WCK는 가자지구로 통하는 육로가 전면 봉쇄되고 구호 단체들이 식량 구호 활동을 잇달아 중단하자 가자지구 내로 식량을 해상 운송하던 국제구호단체다. 유엔은 지난달 20일 7월 중순까지 가자지구 인구 절반 이상인 111만명이 굶주리고, 30만명이 집단 사망하는 재앙·기근 위기에 처할 것으로 전망했다. 안드레스는 NYT 통화에서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는 것은 민간인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차단하는 것, 이스라엘 방위군과 함께 움직이던 구호 활동가들을 죽이는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숨진 7명의 구호 활동은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는 것이 보편적 인권에 부합한다는 단순한 믿음에서 비롯된 행위였다”면서 “우리는 좋고 싫음, 빈부, 신념, 종교를 묻지 않고 오직 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식사가 필요한지만을 생각했다”고 썼다. 이어 “지중해와 중동 지역 사람들은 민족과 종교에 구애받지 않고, 음식을 인류애와 환대에 대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생각한다. 다시 말해,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공동의 희망으로 평가하는 문화를 공유한다. 기독교인들이 부활절 달걀을 만들고, 무슬림인들은 이프타르 저녁 식사에서 달걀을 먹고, 유월절 접시 위에 달걀을 올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봄에 다시 태어나는 생명과 희망의 상징인 달걀은 종교와 문화를 뛰어넘은 것이다. 나는 지난 유월절 만찬에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으로 떠돌던 이스라엘인들이 한때 노예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는 계명을 들었다. 하지만 이방인을 먹이는 것은 나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강함을 뜻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보낸 가장 어두운 시기에 진정한 힘이 무엇인지 기억해야 한다”고 썼다. 일부 비평가들은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구호 단체 요원들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원초적 분노가 그 이전에 발생한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의 죽음과 인도주의적 재앙 위기가 아니라 ‘7명의 구호단체 노동자의 죽음’에 국한됐던 점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DC 아랍센터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프로그램 책임자인 유세프 무나예르는 “바이든 대통령이 개전 이래 가장 강하게 분노의 표현을 한 건 눈에 띄지만, 서방 구호 활동가들에 대해서만 이렇게까지 나갔다는 점도 눈에 띈다”며 “물론 이번 참사는 분노할만한 참사다. 하지만 이 참사에 앞서 가자전쟁 내내 되풀이됐던 비슷한 종류의 참사에 대해서는 백악관은 분노하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무나예르는 “정치 인생 내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을 비통한 사람들의 마음에 연민하는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고, 이는 정치인으로서 위대한 자질이다”라면서도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정작 그러한 연민의 뜻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 ‘구호단체 오폭’ 인정했지만, 우방국도 등돌린 네타냐후

    ‘구호단체 오폭’ 인정했지만, 우방국도 등돌린 네타냐후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직원 7명이 이스라엘군(IDF)의 공격으로 사망하면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미국 국적자뿐만 아니라 호주, 영국, 폴란드, 팔레스타인인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되자 가자전쟁 이후 이스라엘을 지원해 온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일제히 비난을 쏟아 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2일(현지시간) “전날 우리 군이 의도치 않게 가자지구에서 비무장 시민의 목숨을 빼앗는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며 오폭이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기관이 진상 규명에 나설 것임을 약속했다. 전날 WCK 직원 7명은 키프로스섬에서 싣고 온 100t 분량의 식량을 가자지구 중심부 데이르 알발라 식량 창고로 옮긴 뒤 단체 로고가 새겨진 장갑차 두 대와 방탄 성능이 없는 흰색 승합차를 나눠 타고 이동하려다 IDF 공습을 받아 숨졌다. 영국인이 3명이었고 미국·캐나다 복수 국적자와 호주인, 폴란드인, 팔레스타인인이 각 1명이었다. 개전 이후 구호단체 공격 사실을 일관되게 부인해 온 이스라엘이 이례적으로 책임을 인정한 건 이스라엘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인 미국인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영국은 12년 만에 이스라엘 대사를 초치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전화해 진상 조사를 요구했다. 미 백악관은 이스라엘의 고의성을 부정했지만 “구호단체의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이 ‘낙진’(fallout)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계 미국인 유명 셰프 안드레스가 2010년 창립한 WCK는 가자지구 내 육로가 전면 봉쇄된 이후 해상 운송에 나선 단체다. 당시는 가자지구 북부에서 구호트럭이 강습당하고 IDF가 구호트럭에 몰린 민간인을 공격해 112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하던 시점이었다. 유엔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습으로 구호 활동가 최소 19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날 WCK와 연계된 중동 지역 난민 구호단체 아네라, 미국 의료 구호단체 ‘프로젝트 호프’도 구호를 잠정 중단했다. 이스라엘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닷새째 이어졌다.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들이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데다 이번 구호단체 차량 오폭 참사까지 벌어지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외에서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 “IS의 다음 테러 목표는 미국, 6개월 내 공격 가능성 有”…최악의 참사, 막을 수 있을까?

    “IS의 다음 테러 목표는 미국, 6개월 내 공격 가능성 有”…최악의 참사, 막을 수 있을까?

    지난달 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공연장에서 발생한 대형 테러로 140명 이상이 희생된 가운데, 해당 테러의 배후임을 자처한 이슬람국가(IS)의 분파가 미국에서 추가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USA투데이 등 현지 언론의 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중부사령부에서 복무하다 은퇴한 전 육군 장군 마크 콴톡은 해당 매체에 “미국은 여전히 ‘이슬람국가-호라산’(이하 ISIS-K)의 가장 첫 번째 목표물”이라고 강조했다. 모스크바 테러의 실제 배후로 알려진 ISIS-K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로, 최근 들어 매우 급격하게 세력을 확장하는 무장조직이다. 잔혹한 방식의 테러를 저지르기로 악명이 높은 ISIS-K는 러시아와 많은 서방국가에 대한 증오를 드러내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당국자는 뉴욕포스트에 “(ISIS-K의) 미국 공격 가능성은 확실히 있다. 그들은 분명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면서 “그들은 이민자들 틈에 섞여 미국 국경을 넘고 미국 당에서 테러를 저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월 미국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 땅을 밟은 이민자의 수는 최소 25만 6000명 이상이며 이중 감시망을 피해 도주한 이민자의 규모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익명의 미 당국자는 “최근들어 미 연방수사국(FBI) 테러 감시 명단에 오른 용의자들이 국경에서 많이 체포됐다”면서 “지난해에만 총 169명의 테러 용의자가 남부 국경에서 검거됐고,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해당 국경에서 체포된 테러 관련 용의자의 수는 69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ISIS-K가 적극적으로 대원들을 모집하는 가운데, 매년 수백 명의 사람이 (불법으로) 국경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우리는 미국에 있을 ISIS-K의 공격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ISIS-K는 서구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일명 ‘외로운 늑대들’)이 스스로 테러를 일으키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ISIS-K, 탈레반 억압 벗어난 듯” ISIS-K가 러시아를 넘어 미국까지 노릴 수 있다는 예측의 배경에는 탈레반이 꼽힌다. 미군 고위 관리들은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탈레반이 ISIS-K를 압박해왔으나, 최근 탈레반의 힘이 약해진 것이 ISIS-K 세력 강화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마이클 에릭 쿠릴라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ISIS-K는 경고 없이 6개월 안에 미국과 서방 동맹국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유럽 안보 기관들은 ISIS-K의 역량이 아직 유럽과 미국을 공격할 만큼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으나, 그 위협에는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 기반 비정부 조직인 대(對)극단주의프로젝트(CEP)의 에드먼드 피튼 브라운은 “내가 틀렸길 바라지만, 파리올림픽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면서 “ISIS-K의 세력 확장,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한 극단주의 세력의 분노, 유럽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지하디스트의 석방 등이 합쳐져 ‘완전한 폭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러시아 보안당국과 유엔 전문가 등은 ISIS-K 규모를 4000~6000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현 지도자는 2020년 권력을 잡은 사나울라 가파리로 파악된다.
  •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 식물기구 전락한 WTO [뉴스 분석]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 식물기구 전락한 WTO [뉴스 분석]

    미중(G2) 무역전쟁을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가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되면서 수조~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활용한 각국 첨단전략산업 육성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출 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과거 ‘자유무역’ 관점에선 명백한 반칙에 해당하지만 무역 분쟁을 조정해야 할 세계무역기구(WTO) 기능은 4년 넘게 고장이 났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된 WTO 위상 추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실상 형해화한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가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제조기업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총 25억 유로(약 3조 7000억원)를 긴급 투입하는 대책을 내놓은 데서 보듯 각국 정부는 반도체·전기차 등 전략산업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이전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선진국만 보조금을 감당할 실탄이 있다는 점에서 ‘부익부’ 전략으로도 불린다.#선진국의 ‘부익부’ 전략각국 전략산업에 보조금 퍼주기자국기업 챙기기 보호무역 강화 미국은 2022년 반도체지원법 시행으로 5년간 527억 달러(71조원) 투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직접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195억 달러(26조 2700억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60억 달러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자국 기업 챙기기를 노골화하며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나선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가 10%대로 후퇴한 일본은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30억 달러(4조원) 이상 보조금을 주고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유치했다. 일본은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약 35조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반도체 기업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지급한 보조금만 1600억 위안(29조 7000억원)에 달했다. 2014년부터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3429억 위안(63조 6000억원)을 조성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도 본격화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2009년부터 ‘보조금 특혜’를 앞세워 EU에 전기차를 ‘덤핑 수출’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EU도 남 탓할 처지는 아니다. 독일은 2016년부터 8년간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했고 프랑스도 올해부터 EU에서 생산한 차량에 보조금 우대 혜택을 준다. EU는 수입차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EU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다른 국가의 보조금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면서 자국의 보조금은 괜찮다는 ‘내로남불식’ 경쟁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G2무역전쟁 시작美 고율 관세·IRA 등 대중 압박다자주의 추구 WTO 유명무실 각국의 이러한 경쟁적 보조금 정책은 ‘자유무역’의 종말을 뜻한다. 시발점은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무역 갈등이 본격화했다. 그는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등 다자 간 협정에도 회의적 모습을 보였다. 당은 다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용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며 대중국 견제를 이어 갔다. G2의 무역 갈등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WTO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자국 우선주의 논리가 강화되면서 WTO의 분쟁 절차 회부 건수는 2018년 38건, 2019년 20건, 2020년 5건, 2021년 9건, 2022년 8건, 2023년 6건으로 급감했다. WTO는 공정 무역을 방해하는 보조금을 ‘금지보조금’으로 규정하는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상대 교역국의 보조금 효과로 수입·수출에 피해를 입을 국가는 WTO에 제소할 수 있다. #망가진 신자유주의 유물美, 2019년 상소위원 선임 거부WTO 분쟁 조정 기능 마비상태 하지만 미국이 2019년 12월 WTO 상소기구의 상소위원 선임을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분쟁 조정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중국이 최근 “IRA의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은 WTO 규칙을 위반한다”며 미국을 WTO에 제소한 건도 정상적인 절차 진행이 어렵다. 분쟁 조정 기능을 상실한 WTO를 향해선 ‘망가진 신자유주의의 유물’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WTO 개혁을 통해 자유무역과 진정한 다자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보조금 살포로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은 터라 시 주석의 주장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31일 “미국을 WTO에 제소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 (중국이) 찔러 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의롭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흠집을 내려는 것인데 실효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총무역액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다. #11월 美 대선에 쏠린 눈트럼프 재집권 땐 보호무역 강화동맹국 협력보다 양자 협상 전망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추세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더 강화될 전망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중국에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한 걸로 봐서 장벽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바이든 정부와 달리 동맹국 간 협력이 덜 강조되고 양자 협상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조태열, 나토 외교장관회의 참석…美대선·북러 밀착 견제 등 과제 놓인 나토

    조태열, 나토 외교장관회의 참석…美대선·북러 밀착 견제 등 과제 놓인 나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가 이번 주 열려 오는 7월 열리는 정상회의를 본격 준비한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파트너국 세션에 참석한다. 1일 나토와 외교부에 따르면 나토 32개국 외교 장관이 오는 3~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본부에 모인다. 지난달 회원국이 된 스웨덴에 참석하는 첫 장관급 회의다. 조 장관은 아시아·태평양 파트너국(AP4·한국·일본·뉴질랜드·호주)의 일원으로 4일 열리는 동맹국·파트너국 세션에 참석한다. 한국이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지난 2022년부터 이번이 세 번째다. 외교부는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는 나토 동맹국을 비롯해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국,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EU) 등이 참석한다”며 “우크라이나 상황과 신흥 안보 위협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장관의 회의 참석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고 초국경적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주요 참석국 외교 장관과 양자 면담도 갖는다. 특히 미국, 일본과 3국 정상회의에 관한 논의를 할지 주목된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 정부가 오는 7월 한미일 정상회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나토 외교장관회의도 오는 7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 준비를 위한 성격을 갖지만 올해는 특히 나토에도 많은 과제가 놓여 있어 안보 협력 강화 방안을 두고 심도 있는 논의들이 이뤄질 전망이다. 나토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유럽 군사력의 핵심인 핀란드와 스웨덴이 합류하며 보다 몸집을 키웠지만 3년째 이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오는 11월 미국 대선 등을 두고 결속 필요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지난달 대통령 선거를 통해 5선을 확정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의 밀착을 노골적으로 강화하며 국제사회에 안보 위협을 더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을 위한 결의안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북 제재 감시망도 무력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나토를 향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미국과 유럽 국가 간 첨예한 갈등도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 나토 외교장관회의와 정상회의는 나토의 집단방위 체제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동맹국은 물론 파트너국과의 연대와 결속을 더욱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외교장관회의에서는 나토 창설 75주년 기념일(4월 4일)에 맞춰 4일 기념식도 별도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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