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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핵실험 준비설 韓·美 시각차 여전

    북한의 핵 실험설을 놓고 한·미 양국 당국자가 전혀 다른 얘기를 하면서 미묘한 시각차를 계속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북한 핵 실험설을 비중있게 제기한 미 당국자의 언급이 남북 당국간 회담이 10개월만에 재개되는 시점에 맞춰 나오자 우리 정부는 발언 배경 파악에도 주력하고 있다. 스티븐 해들리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워싱턴 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이 핵 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모종의 증거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미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당신이 갖고 있는 최고의 정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들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말하는 어떤 증거를 봤다.”며 “우리는 그에 대해 동맹국들과 의논했다.”고 말했다. 그 증거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美 “핵실험 준비일지 모를 증거 봤다” 그동안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불거졌던 북한 핵 실험설은 미 행정부 관리의 말을 익명으로 인용한 것이었다. 미 행정부 인사가 신분을 드러내며 북한 핵 실험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셈이다. 특히 익명에 의한 핵 실험설이 사실상 근거 없는 것으로 정리되어가는 마당에 미 백악관 주요 인사가 불씨를 다시 지피고 나섬에 따라 미측이 별도의 단서를 확보한 게 아니냐는 전망도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측이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외교부 “새로운 상황 포착된 것 없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날 라디오방송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들리 보좌관의 발언은 하나의 극단적인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현 시점에서 그것을 뒷받침할 설득력이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의 핵 실험설이 제기된 이후 한·미간에 긴밀히 정보 교류를 해오고 있으나 새로운 상황이 포착된 것은 없다.”며 “이 시점에서 왜 그런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방한 중인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면담한 자리에서 “우리는 6자회담을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지만, 그것이 다른 옵션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다른 선택’ 가능성을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북한과 직접 대화” 美의회, 부시 압박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의 핵 폭발 실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미국 의회도 북핵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며 조지 부시 행정부를 상대로 의견 개진에 나섰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북한과의 고위급 직접 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의회 소식통은 민주당 의원들도 대부분 위기를 고조시키는 북한에 대해 비판적이기 때문에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견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팻 로버츠(공화) 상원 정보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CNN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핵 실험을 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행정부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로버츠 의원은 “무엇보다 김정일은 이것(핵)을 국제무대에서 요구를 관철시킬 수 있는 카드로 여긴다.”면서 “이는 그들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고 분석했다. 리처드 루거(공화) 상원 외교위원장도 CBS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정보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변했다. 루거 위원장은 그러나 북한의 핵 실험 준비설과 관련, 러시아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희망적인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상원 외교위의 민주당측 간사인 조지프 바이든 의원은 CBS방송에 출연,“(부시 행정부가)4년 전 북한과 직접 대화를 갖지 않은 것은 실책이었다.”고 비판하고 “6자회담이 다시 활성화되고 중국과 러시아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 미국도 (대화할)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원 국방위의 칼 레빈(민주) 의원도 ABC방송에 출연,“6자회담과 함께 (북한과)직접 대화를 갖는 데는 아무런 손해가 없다.”면서 “(부시)행정부는 공동의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협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는 주어진 조건일 뿐이며 북한과 직접 대화를 갖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상원 정보위의 다이안 페인스타인(민주) 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과 만날 필요는 없지만,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이 나서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awn@seoul.co.kr
  •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마주 달리는 北美…예상되는 4대 시나리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서 지하 핵폭발 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오는 등 위기 상황이 고조되면서 북핵 문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002년 말 북핵 위기가 재현된 이후 미국의 각종 연구소와 전문가들이 제시한 북핵 시나리오를 보면 향후 진행 방향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최선(외교적 해결)부터 최악(전쟁)의 상황을 모두 나열하고 있기 때문에 상반되거나 모순된 예측도 담고 있다. 그러나 시나리오가 제시한 큰 흐름에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 실험이나 북·미간 무력충돌 가능성 등을 짚어볼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북핵 위기 상황도 대부분이 기존의 시나리오 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북한은 핵 실험을 할 것이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아시아정책연구소(NBR)의 특별 연구과제로 발표한 ‘6개의 북핵 시나리오’에서 북한의 핵 실험을 하나의 가정으로 제시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지하 핵 실험에 성공할 경우 ▲한국 정부는 그동안의 대북 유화정책 실패로 국민의 불신에 직면할 것이며 ▲북한 핵 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를 놓고 한·미간에 갈등이 생겨 동맹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또 주변국들은 북한의 비핵화와 정권교체를 위해 봉쇄와 고립정책을 협력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전망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의 동아시아 책임자를 지낸 아서 브라운 위기관리그룹(CRG) 선임 부회장은 북한이 1년 안에 동굴이나 광산 갱도에서 핵 실험을 한 뒤 이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브라운 부회장은 주요 기업 고객들을 상대로 이같은 내용의 북한 핵 시나리오를 브리핑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브라운은 핵 실험장에서 새어 나온 소량의 방사능 낙진이 일본쪽으로 흘러가면 “서울과 도쿄의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한국내 외국계 기업들은 철수나 사업 축소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대북 봉쇄조치를 취할지 아니면 다른 조치를 취할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북한, 서로 선제공격한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6개의 시나리오에서 미국과 북한 모두 상대를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은 북한이 작은 핵 장비를 국제 테러단체에 비밀리에 판매하기로 했다는 신뢰성 높은 정보를 수집하면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에버스타트는 가정했다. 그는 미국이 공격을 개시하기 불과 몇분 전에야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사실을 통보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미군은 핵 장비를 실은 선박과 항구를 파괴하고, 북한은 서울과 주한·주일 미군기지에 보복포격을 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에버스타트는 한국 정부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심지어는 제대로 알리지도 않고 감행된 미국의 대북공격은 한·미 동맹의 종결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지적했다. 또 미·일 동맹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면 미국은 고립무원의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과 테러조직이 ▲미국이나 동맹국에 대량살상 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계획할 때 ▲생물무기 공격을 기도할 때 ▲대량살상 무기가 저장된 지하거점을 공격할 때 선제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최신 미군 문서에서 확인했다고 지난 1일 보도했다. 반면 북한이 선제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적지 않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영변이 미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서울의 용산 미8군 기지에 수백발의 포탄을 집중 투하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미국이 보복을 하면 한반도에서 전면적인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에버스타트는 예측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알려진 김명철(일본 조·미평화센터 소장) 박사는 최근 저서에서 “미군이 선제공격을 독점하는 시기는 이미 지났다.”면서 “김정일은 미국이 대북 선제 핵 공격을 고려하는 징후가 보이면 미 본토에 대해 선제 핵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상과 현상유지 가능성도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미국은 북한에 경제·외교·안보적 혜택이라는 대가를 제공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구히 제거하는 ‘윈·윈’ 방안을 제시했다. 몬테레이 국제연구소의 핵비확산센터는 지난 2003년 발표한 ‘북한의 핵 의도 평가’ 보고서에서 제시한 4개의 시나리오를 통해 북한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정권내 강경파와 온건파의 대립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북한 내부의 문제 때문에 결정적인 대결이나 협상이 이뤄지지 못한 채 만성화된 위기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한편 마르커스 놀란드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저서 ‘김정일 이후의 한반도’에서 북한이 붕괴할 경우 남한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10년간 6000억달러(약 600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dawn@seoul.co.kr
  • [서울광장] 美 바짓가랑이라도 붙들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美 바짓가랑이라도 붙들라/이목희 논설위원

    한반도 상공에 ‘2차 한국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이 살아계신다면 이렇게 말씀할 것 같다. “나의 첫번째 소원은 전쟁방지요, 두번째·세번째 소원도 완전한 전쟁방지다.” 한반도 전쟁 발발을 막는 일은 절대명제다. 비핵화가 중요하지만 수십만, 수백만명의 희생을 감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쟁방지를 최고가치로 확고히 올려놓으면 북한핵을 풀어가는 수순은 비교적 단순해진다. 북핵이 쟁점화된 후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에 이어 노무현 대통령까지 3번의 정권교체가 있었다. 세 정권 모두 민족협력을 앞세웠다.YS는 취임사에서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더 나을 수 없다.”는, 당시로선 엄청난 말을 했다.DJ는 줄곧 대북 포용노선을 견지했다. 노무현 정부는 좌파적이라는 시선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세 정권은 핵에 관해 북한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았다. 북한은 YS정권이 출범하자마자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DJ는 취임 첫해 북한 금창리 지하핵의혹시설 파문을 겪었다. 노 대통령 집권 후 상황은 전쟁 일보직전까지 갔던 YS때보다 심각하다. 북한은 지난 2월 핵무기 보유를 공식선언하고 나섰다. 북한에게 핵은 남한 정권과의 담판거리가 아니다. 미국이 김정일체제 전복을 추구하고 있다는 공포에 남한 정권이 진보든, 보수든 안중에 없다. 따라서 남측의 선택폭은 극히 좁다. 민주적 협의절차를 가진 미국을 우선 설득하는 편이 그래도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지금 북핵을 유엔 안보리로 가져가는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북핵은 안보리에서 해결되지 못한다. 거부권을 가진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하지 않으면 경제제재도 어렵다. 기껏해야 의장성명 정도가 나올 것이다. 수개월 이상을 그러는 동안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게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이라크에서처럼 미국이 유엔틀 밖의 군사행동으로 북핵을 저지할지 선택이 남게 된다. 1994년 북핵위기때도 그랬다. 유엔 제재가 여의치 않자 미국은 영변 핵시설을 제한폭격하는 도상연습까지 했다. 당시 YS정부는 남한을 따돌리는 북한이 미웠다. 그러나 전쟁은 막아야 했다.YS정부의 요청이 받아들여졌다는 설과 미국 스스로 철회했다는 설이 혼재하지만 북폭은 실천되지 않았다. 경수로건설을 지원하고 궁극적으로 북·미수교까지 하자는 제네바협정이 타결됨으로써 위기는 진정됐다. 전쟁방지라는 대전제를 깔면 패키지 딜을 통한 제2의 제네바협정이 지금도 해답이다. 미국이 1994년 협정보다 진전되고, 실천력 있는 대북제안을 내놓고 6자회담을 통해 관련국이 동참할 때 북핵은 풀린다.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라도 ‘대담한 대북 제안’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동북아균형자니, 뭐니 미국의 신경을 건드리는 수사(修辭)보다는 통사정이 효율적일 수 있다.7000만 생명이 달렸는데, 자존심을 뛰어넘어야 한다. 한국과 중국 외교장관은 어제 회담을 갖고 북·미에 대한 양비론의 일단을 표출했다. 미국을 달래도 시원찮을 판에 또 오해를 부르고 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미국에 ‘대담한 제안’을 요구하고, 북한판 마셜플랜을 거론했다. 경제지원, 불가침약속, 북·미수교, 북·일수교 등과 북한의 핵동결 및 폐기를 단계적으로 맞춰나가는 협상안에 반대할 국내 정치세력은 별로 없다. 정부는 대북 온건·강경을 넘나드는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정부의 주된 외교상대는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다.“노력했는데 안 된다.”고 하지 말고, 그야말로 대미 총력외교에 나서야 한다.8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과 새달로 예정된 한·미,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 전쟁위기가 고조되면 다른 국정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만사휴의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라이스 “北核 다음엔 미사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 실험 징후 등으로 북핵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이 북한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외무장관과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이 현재 북핵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어느 시점에서는 미사일 문제도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모든 종류의 확실한 억지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6자복귀 거부땐 결국 안보리 회부 라이스 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북한이 지난 2월10일 ‘핵 보유’ 선언을 한 이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들이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라이스 장관은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과도 회담을 갖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도록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역할해야 한다는 강력한 희망’을 공유하고 중국측에 이를 전달키로 했다고 마치무라 외상이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마치무라 외상은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끝내 거부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를 가능한 선택안 중 하나로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北 核1~2기 보유 가능성”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 정보당국이 최근에 밝힌 공개적인 평가는 북한이 1,2기의 핵무기를 보유했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핵무기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북핵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를 경계했다. dawn@seoul.co.kr
  •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1) ‘통일 베트남’ 의 붉은 별

    [방현석교수의 테마로 읽는 호찌민] (1) ‘통일 베트남’ 의 붉은 별

    ‘Nho Co Bac Ho’, 이 노래를 부를 줄 모르는 사람은 베트남 사람이 아니다. 정확하게 30년 전 1975년 4월30일 사이공 한복판에 자리 잡은 대통령궁. 굳게 닫힌 철문을 부수고 탱크 한 대가 거침없이 돌진해 들어갔다. 거의 동시에 다른 두 대의 탱크가 대통령궁 정면의 담장을 밀어제치며 쇄도했다. 탱크 위로 펄럭이는 깃발에는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NLF)의 황색별이 새겨져 있었다. 곧 이어 대통령궁 앞마당에 게양되어 있던 사이공정권의 깃발이 내려지고 NLF의 깃발이 올라갔다.30년간의 전쟁에 종지부를 찍고 베트남이 ‘독립’과 ‘통일’을 양손에 움켜쥐는 순간이었다. 남베트남 해방전선의 전사들과 베트남 인민군대의 병사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소리 내어 울었다. 이 순간만을 고대하며 신화처럼 싸워온 그들이 마침내 움켜쥔 기적같은 승리였다. “Vietnam Muon Nam(베트남 만세)! HoChiMinh Muon Nam(호찌민 만세)!” 이 환호는 곧 사이공시가지를 메우고 베트남 전역을 진동시켰다. 베트남 만세, 호찌민 만세. 일본과 프랑스, 미국을 차례로 물리치고 최종적인 승리를 쟁취한 감격적인 순간, 베트남인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바로 호찌민이었다. 호찌민은 베트남이 지닌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는 베트남의 남과 북, 전사와 인민을 결속시키는 힘이었다. 승리의 이 기쁜 날 호아저씨 같이 있는 것 같네. 호아저씨 말한 것처럼 휘황한 승리 거두었네. 산천을 되찾기 위한 우리의 30년 투쟁 민주공화국의 30년 항쟁 기어이 성공했네.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베트남 호찌민. - Nho co Bac Ho (박호가 있는 것처럼)가사 전문 이 노래를 부르며 베트남인들은 호찌민을 그리워하고 혁명의 승리를 기뻐했다. 그러나 이 노래를 만든 것이 누구인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찾아낸 이 노래의 임자는 참으로 의외의 인물이었다. 팜 투인. 이 노래를 작사 작곡한 음악가인 그는 프랑스식민 치하에서 위세를 떨친 세도가의 아들이었다. 아버지 팜 꾸인은 프랑스가 세운 식민왕조의 최고위 관직인 상서를 지냈다.1945년 8월 혁명의 과정에서 그의 아버지 팜 꾸인은 혁명세력에 의해 사형을 언도받았다. 호찌민은 그를 죽이지 말라고 명령하고 직접 그를 만나겠다는 뜻을 하달했다. 그러나 호찌민의 명령이 도달했을 때는 이미 그의 사형이 집행된 다음이었다. 아마 호찌민의 명령이 조금 더 빨리 당도했더라면 응오 딘 지엠(사이공정권의 대통령)과 같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아버지가 혁명세력에 의해 죽음을 당했지만 팜 투인은 혁명진영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않고 함께 싸웠다. 그리고 혁명세력이 승리를 거둔 날 호찌민을 기리는 노래를 만들었다. ●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 오늘도 바딘광장에 있는 호찌민의 영묘 앞에는 끝을 찾을 수 없는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베트남에서 모든 것이 변해도 조금도 변하지 않는 풍경이 이것이다. 시장경제 제도의 도입을 근간으로 하는 개혁정책이 본격화된 지난 10여년 동안 베트남의 모습은 엄청나게 변했다. 자전거가 물결을 이루고 있던 하노이의 거리는 이제 오토바이의 차지가 되었다. 사이공의 거리는 이미 오토바이를 밀어내며 자동차가 점령하기 시작했다. 시속 20km를 낼 수 없었던 하노이와 사이공을 잇는 1번국도 위에는 트럭과 버스들이 맹렬하게 질주하고 있다. 평균 시속 60km,80km를 넘나들며 아찔아찔하게 추월을 감행하는 차량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차량의 속도만 변할 리 없다. 베트남 사회 또한 시속 20km에서 시속 60km,80km의 사회로 급변했다. 베트남인들의 삶과 생각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는 이제 돌이키기 어려운 속도로 베트남의 일상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고 있다. 베트남을 상대로 20여년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이고, 그 후로 20년 넘게 경제봉쇄를 감행했던 미국의 대사관이 하노이에 복귀했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베트남에 총을 겨누었던 나라들은 미국보다 더 빨리 손을 내밀어 대사관계를 맺었다. 미국의 제 1동맹국으로 32만 명의 병력을 베트남에 보냈던 한국은 베트남의 주요 교역국가의 하나가 되었다. 베트남에 대한 투자규모에서도 한국은 최상위 순서를 다투고 있다. 한국의 TV드라마는 베트남의 안방을 장악하고 한국 연예인들의 동향은 베트남 잡지에서 빠지지 않는 고정 꼭지가 되어 있다. 베트남의 작가들은 한국문학의 가까운 친구가 되었다.‘보트피플’이 되어 조국을 등졌던 미국의 협력자들도 베트남으로 돌아오고 있다. 승전 30주년을 사흘 앞둔 4월27일, 베트남 국영TV는 놀랍게도 사이공 정권의 총리를 지낸 응웬 까우 끼의 인터뷰까지 내보냈다. 그러는 한편으로 베트남의 사회주의적 정책들은 대폭 후퇴했다. 무상으로 제공되던 교육과 의료서비스 비용의 대부분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항미전쟁의 전 기간 동안 중국 러시아와 함께 베트남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북한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400명이 넘는 ‘탈북자’들이 베트남을 경유해서 한국으로 ‘기획입국’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북한은 ‘초보적인 의리도 모르는 행위’라고 베트남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종전 30주년을 맞은 베트남은 항미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통일을 이룩한 지난날의 영광을 경제발전의 원동력으로 바꾸어나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과거를 닫고 미래로 가자.’ 당과 정부는 한 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여전히 사회주의를 국가성격으로 하고 공산당에 의한 일당지배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베트남의 모든 것은 달라졌다. 달라지지 않는 단 하나는 호찌민에 대한 베트남 인민들의 흠모와 존경이다. 베트남의 모든 것이 달라진 지금도 그의 영묘 앞에 사람들을 줄서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도이머이도 호찌민사상에서 비롯 호찌민의 동지로서 남부혁명을 지도했던 쩐 박 당은 베트남의 개혁노선, 도이머이를 일관되게 옹호해온 원로다. 호찌민 노선에 가장 정통한 이론가이기도 한 그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다. 당과 정부, 어느 쪽의 직책도 맡지 않고 오랫동안 야인으로 살아왔지만 베트남에서 그가 행사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우여곡절 끝에 어렵게 그와 약속을 잡았는데 늦고 말았다. 여성영웅인 따 띠 끼유와의 인터뷰가 길어졌기 때문이었다. 가뜩이나 늦었는데 택시기사가 집을 곧바로 찾지 못했다. 몇 번이나 주소를 되묻는 그에게 메모한 주소를 내밀었다. 우옌 민 호앙거리의 42-65. 다시 차를 돌려 지나온 길을 되짚어가며 번지수를 확인해보지만 찾지 못했다. 기사가 차를 세우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헛수고였다. 쩐 박 당, 내 입에서 그의 이름이 나오자 기사는 반색을 하며 물었다. “쩐 박 당이라고 했어요?” 그렇다고 하자 택시기사는 자신 있게 창문을 내리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시 물었다. “쩐 박 당 선생의 집이 어디예요?” 새로 생긴 넓은 골목을 가리켰다. 곁에 두고 한참 동안 헤맨 것이다. 남베트남민족해방전선의 공동주석을 지낸 쩐 박 당은 여전히 남부베트남에서 가장 신망이 높은 지도자의 한 사람이었다.1968년부터 1973년까지 사이공당서기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사이공에서 쩐 반 저우와 함께 남부혁명가를 대표하고 있는 인물이다. “1945년, 프랑스가 사이공에 돌아왔지요. 그리고 ‘남끼’정부를 세웠어요. 총리, 국회, 군대, 다 갖췄어요. 그런데 없는 것이 단 하나 있었어요. 그 나라에는 국민이 없었지요. 프랑스가 물러간 다음에는 미국이 또 하나의 정부를 세웠지요, 베트남 민주공화국. 대통령을 수없이 갈아치웠지만 미국은 늘 지고 있었어요. 그들이 패배한 가장 큰 요인은 그들에게는 국민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호찌민이 없었지요.” 미국이 가지지 못한 국민을 가진 사람이 호찌민이었다. 쩐 박 당은 호찌민이 단순히 분단된 땅을 통일시킨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베트남인의 모럴과 사상을 통일시킨 사람이 호찌민이었다. 심지어 마을의 분쟁에서도 최종적인 판단의 기준은 그것이 과연 호찌민의 뜻에 부합하는지에 달려 있었다. “베트남이 앞으로 정치제도를 바꿀 수 있고, 체제까지도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호찌민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오늘날 베트남의 변화하는 현실과 호찌민노선과의 관계에 대해서 묻는 나에게 쩐 박 당은 이렇게 되물었다. “10년 전부터 베트남에 왔다니까 아시겠죠. 얼마나 많이 변했습니까?” 10년 전의 베트남과 지금의 베트남은 비교하기조차 어렵다. 빠른 속도로 변해온 한국도 베트남의 최근 10년과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10년 전이면 우리가 도이머이에 들어간 지 7년이 지난 다음이었어요. 그 전에는 더 어려웠어요. 해방 후 10년간 우리는 정말 어려웠어요. 쌀은 터무니없이 모자랐고, 굶주리며 고구마 따위로 겨우겨우 연명했지요.” “전쟁이 끝났는데도 우린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요. 미국의 경제봉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원인이 미국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어요. 우리는 미국을 몰아냈고, 스스로 책임져야 했습니다. 우리는 호찌민사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그 해석에 입각한 첫 번째 실천이 도이머이였던 거예요.” 호찌민은 일찍이 말했다. 혁명을 하고도 인민이 여전히 가난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혁명을 하고도 여전히 불행하다면 그것은 혁명이 아니다. “예전에 우리는 ‘평등’을 너무 순진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가난을 공평하게 나눈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요? 똑같이 나누어야 하는 것은 가난이 아니라 풍요라야 합니다. 나누는 것은 가진 것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비록 맹목적인 평등에 대한 경계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쩐 박 당의 견해는 역편향으로 기우는 것은 아닐까. 질문을 던져보았다. “분배와 생산력의 향상, 현실에서 이 두 가지는 모순과 충돌을 일으키곤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것 하나를 먼저 해결하고 다른 것을 해결해야 하는 선후의 문제는 아니지 않을까요? 두 가지의 문제는 언제나 동시에 검토되어야 할 중요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나이를 실감할 수 없게 명쾌하고 정연하게 논리를 전개하던 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시 입을 연 그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은 일본 통치에서 벗어난 지 60년 되었지요? 그 중에서 3년 동안 전쟁을 했습니다. 우리도 우리 정권 가진 지 60년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30년을 전쟁했습니다. 조선에 비하면 10배의 시간을 전쟁으로 보냈어요. 이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10배의 노력이 필요해요. 호찌민주석이 만들려고 했던 것은 누구나 먹고, 학교 가고, 잘 곳이 있는 나라였습니다. 지금 우리는 호찌민 주석이 가려고 했던 길을 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 호 주석의 뜻에서 벗어나곤 했지만 언제나 우리는 호주석의 길에서 벗어나려는 자들을 제재해왔고, 앞으로도 제재해나갈 겁니다. 지금 우리의 원칙은 간단합니다. 자기의 노동으로 거둔 것을 인정하는 것이지요.” 지금도 베트남을 움직이는 것은 호찌민노선이다. 베트남의 사회주의 혁명을 이끌었던 호찌민의 지도노선이 지금은 베트남의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는 지도노선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호찌민의 어록이 더욱 빈번하게 불려나오게 될 것을 예고하는 쩐 박 당에게 물었다. “호찌민이 베트남을 가두는 또 하나의 도그마가 되지 말라는 보장이 있나요?” “나와 내 친구들은 호찌민을 성인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나와 내 친구들이 원하는 것은 호찌민이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있는 것입니다. 하나의 모럴로서 말입니다. 그는 정치가로서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지금도 우리는 호찌민이 우리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매일매일 확인하게 되지요.”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bang80@jowoo.co.kr ●자료 사진을 협조해주신 주한베트남대사관과 베트남통신사(VNA)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애써주신 베트남통신사 부 주이 흥 서울지국장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카타르 정부, 알카에다 지원”

    중동의 산유국인 카타르 정부가 테러공격을 예방하기 위해 국제적인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에 거액을 지원해 왔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카타르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1년에 수백만 파운드를 알 카에다의 지도자들에게 지원해 왔는데 이는 알 카에다가 한달에 50만파운드(약 9억 5000만원) 정도인 운용비를 충당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카타르는 일부 테러용의자들의 피난처를 제공하기도 했다. 미 연방 검찰은 최근 마이애미에서 키파흐 자요우시라는 테러 용의자를 검거했는데 그는 그동안 카타르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카타르와 알 카에다의 ‘거래’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이전부터라고 신문은 전했다. 카타르는 미국의 동맹국이었고 이라크 공격을 준비하던 미 중부군사령부가 수도 도하에 위치, 테러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카타르 정부 관계자는 “사회·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편이 낫다.”면서 “이렇게 하는 국가는 카타르 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알 카에다가 중동국가들로부터 자금을 받은 첫 테러단체는 아니며, 이미 70∼80년대부터 팔레스타인의 악명높은 테러 지도자 아부 니달의 테러단체가 중동국들의 돈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로 카타르는 다른 중동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대테러경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신문은 “너무 안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알 카에다는 사우디아라비아와도 한때 모종의 거래관계를 맺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해가 맞지 않자 파기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열린세상] 동북아 균형자 역할론과 미국/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의 중장기 대외정책 비전으로 제시한 동북아 균형자론은 동북아 안보구도와 관련국들의 동북아 전략 및 정책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변화는 바로 한국의 안보전략을 제약하는 여건으로 환류될 것이므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먼저 중국과 북한은 한·미동맹과 한·일 협력관계의 이완으로 이를 반기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우호협력자로 여기다가, 과거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고 우경화 추진과 재무장을 견제하는 세력으로 보게 되었다. 이는 정부가 이미 예상했던 바일 것이다. 문제는, 동북아 지역 밖에 있지만 사실상 동북아의 안정자 및 균형자 역할을 수행해온 미국의 반응에 있다. 참여정부의 기본 취지는 일본의 우경·재무장을 견제하고 중·일 대립을 적극 중재한다는 것이지만, 현재 미국이 일본의 재무장을 권장하여 중국의 팽창을 공동 봉쇄한다는 정책을 펴고 있으므로 균형자론이 자칫 반미노선으로 여겨질 수 있다. 정부는 한·미동맹 유지를 병행한다고 하지만 미국 측에서 보면 한·미동맹은 북한의 남침 억제와 중국 견제로 기능할 수 있을 뿐이다. 미국은 순수한 한·일 갈등에서는 중립을 취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일본을 견제하고자 중국과 연합할 경우 한·미동맹을 고려해 중립을 지키기보다는 일본 편을 들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현재 한국과 중국은 북핵문제 해결 등 주요 안보 현안에서 유사한 전략을 갖고 있지만 통일문제에 대한 이해는 상이하며, 중국은 한국을 보호할 의지나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동북아 안보를 주도해 온 미국이 우방이므로 우리가 원하는 한 계속 동맹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 낙관한다면 오산이다. 미국은 상수가 아니라 주요 독립변수이고, 미국의 외교적 수사와 실제 정책에는 큰 차이가 있다. 미국에도 한·미동맹이 유용하므로 일정 한도에서는 관망하겠지만 한국이 미국의 사활적인 이익 수호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할 경우, 예측 불가능한 차원의 전략적 공세를 가해올 수 있다. 미국은 우리가 1997년 IMF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미 동맹국 보호보다는 자국 이익 극대화에 전력을 기울였다. 북핵문제를 보아도 물론 북한이 정권유지 전략과 모험주의로 한민족 전체를 위험에 내몬 책임이 크지만, 미국 역시 국익을 위해 동북아 평화를 경시하여 왔다. 부시 행정부는 남북경협 활성화와 고이즈미 방북으로 동북아에 화해 질서가 무르익어 가는 상황에서 으뜸패로 북핵문제를 들고 나와 동북아에 대한 통제력을 재구축했다. 또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의 양자대화를 거부하고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여 북한의 핵보유를 자초하고도 문제 해결에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적대정책의 포기만 선언해주면 북한을 협상의 틀 속에서 압박할 수 있고, 조건부 체제보장을 해준 뒤 약속 불이행시 당당히 제재할 수도 있는데, 우라늄 고농축 프로그램에 대한 증거도 공개하지 않은 채 북한만 나무란다. 이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이 대화를 통한 화해와 통합보다는 미사일 방어계획 추진의 명분을 얻기 위한 긴장 유지나 군사적 우위에 입각한 자국의 패권 유지를 우선시함을 보여준다. 더구나 부시 행정부는 그릇된 명분을 내세워 이라크를 군사 공격하였고 그 결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우리의 머리 위에서 전세계를 대상으로 전략을 구상하며 우리를 압도할 수 있는 다양하고 강력한 정책 수단을 전개해 왔다. 특히 미국은 매년 1조달러의 막대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난국 돌파를 위해 특단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형편이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는 미국에 대한 심리적 의존은 탈피하되 미국을 무서운 국가로 간주하여 신중히 대해야 한다. 지혜와 끈기로 미국을 설득하여 한·미 우호관계를 기반으로 한 국가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균형자론이 미·중 대립이 아니라 중·일 갈등의 중재를 겨냥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동북아 어느 국가도 오해하지 않도록 명분을 보다 명확히 내세워야 한다. ‘균형자’라는 용어보다는 ‘평화 중재자’등 매력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부의 대미 설득 역량에 새로운 국가전략의 성패가 달려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신연숙칼럼] ‘망언’의 자유 제한

    [신연숙칼럼] ‘망언’의 자유 제한

    한승조, 지만원 등의 일제관련 망언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와 함께 반박 글을 쏟아냈다. 그러나 “백범 김구는 빈라덴, 일본경찰을 이유없이 죽인 살인범” “일본 대사관에서 집회를 하는 할머니 가운데 80%는 가짜” “전쟁 중에 여성을 성적 위안물로 이용하는 것은 일본만이 아니며, 그것도 일시적이고 예외적 현상이었다.”는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이 나올 때마다 일일이 반박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짜증스러운 일이다. 정말 이런 망언이 나오지 못하게 하는 수는 없을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가 방안을 내놓았다.‘일제찬양 행위자 처벌 특별법’을 제정하여 망언을 처벌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한나라당 원희룡의원도 ‘일제침략행위 왜곡 및 옹호방지법안’제정 구상을 밝혔다. 친일진상규명법에 따라 진상규명위가 친일범죄, 또는 친일 반민족 행위로 규정한 행위를 옹호·찬양하는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별도 법률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러한 제안은 아직까지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반응을 보인 곳은 오히려 반대의사를 표명한 쪽이다. 표현의 자유 침해가 우려되고 폐기돼야 할 국가보안법의 찬양죄 조항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런 법을 제정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전쟁범죄 청산에 철저했다고 알려져 있는 프랑스조차 게소법(Gayssot Law)을 제정해 전범 부인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것을 보면, 친일청산이 되지 못한 우리의 경우 그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망언이 되풀이된다면, 미래세대 역사의 눈은 흐려지고 말지 않겠는가. 프랑스의 게소법은 뉘른베르크 국제 전범재판이 정의한 반인도범죄를 부인하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한다. 독일과 동맹국이 자행한 잔혹행위와 잔혹행위 혐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공개적 발언, 출판, 방송, 인터넷 유포, 판매자까지 처벌 대상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던 극우 정치인 르펜은 1987년 “가스실은 2차대전 역사에서 극히 사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가 120만프랑(20만달러)의 벌금형을 받았다. 르펜은 10년후 독일에서 열린 한 출판기념회에서 ‘사소한’부분에 대한 설명을 요구받고 “1000여 페이지의 2차대전에 관한 책에서 가스실은 15줄 정도 된다는 뜻”이라고 망언을 되풀이했다가 투옥과 함께 법원 판결문의 12개 신문 게재비용 20만프랑(5만달러)을 부담하라는 명령을 받기도 한다. 르펜은 이후 스스로 ‘망언’은 다시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이밖에 수정주의 홀로코스트 사학자 포리송, 철학자 가로디, 국제법 교수 골니시 등 많은 사람들이 “유태인 학살은 거대한 정치적 사기” “독일군은 보호자”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진짜인가”등의 발언을 했다가 처벌되었다. 게소법은 언론의 자유와 인권침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대자들은 이 법을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소했지만 유엔인권위원회는 인권규약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위스, 스페인 등도 게소법과 유사한 ‘홀로코스트 부인법’을 제정했다. 언론·표현의 자유는 기본권적 자유지만 무제한의 자유는 아니다. 우리 헌법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고,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했을 경우 피해자는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했다. 망언 제한법은 일제 피해자나 순국선열의 명예와 권리 구제를 현행법보다 좀더 확장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프랑스처럼 국내에도 일제 식민지를 미화하는 ‘수정주의 사관’이 고개를 들고 있는 요즈음이다. 민족사관을 자학사관이라고 비판하는 이까지 생겼다. 식민 피해자들의 고통을 줄여주고 미래세대에 진실을 바로 알리기 위해 무엇을 할지를 깊이 생각할 때라고 본다.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옴부즈맨칼럼] ‘한·미 동맹’ 관계와 언론/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요즘 언론의 보도내용을 지켜보면 광복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외교안보정책의 기본틀이었던 ‘한·미 동맹’ 관계가 정말 변하고 있는지, 그리고 일부 언론의 지적처럼 그로 인한 어떤 부정적인 문제점이 현재 진행 중인지 불안스러울 정도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터키를 공식방문 중인 17일 “한·미 동맹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언론의 보도를 보는 국민들은 여전히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측의 방위비 분담금 삭감에 따른 주한미군 군무원 1000명 해고 발언’,‘미국의 전시 예비물자(WRSA-K) 프로그램 중단 방침 공개’,‘자이툰부대 병력 조정 갈등’,‘주한 미 육군항공대 철수’,‘작전계획 5029 작성 중단’ 등과 같은 사안에 관한 한·미간의 입장 차이가 양국을 갈등관계로 몰아넣고 있다는 기사가 잇따라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WRSA-K는 한반도에서 미군의 전쟁억제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한반도 유사시 탄약 필수 소요분의 60%를 차지하며 한국군의 탄약만으로는 10일 정도밖에 버틸 수 없다는 기사는 국민들의 안보 불안감을 촉발시키기에 충분하다. 그뿐만 아니라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에 관한 언론의 논조를 살펴보면 언론이 국가정책의 내용 및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는커녕 사회 구성원간의 갈등만 유발하는 감정적 접근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부분의 국내 언론은 ‘동북아 균형자론’은 전통적인 ‘한·미 동맹’ 틀의 변화를 전제로 하고 있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전하고 있다. 필자의 경우 정치학을 전공한 학자가 아니어서 정책의 옳고 그름을 논의할 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언론은 여론형성과정에서 편견적인 입장을 배제하고 국민들이 정책구현의 현실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도록 의제를 설정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즉, 참여정부가 제기한 ‘동북아 균형자’ 역할이 전통적인 ‘한·미 동맹’ 관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오해를 줄 수 있는 이른바 ‘남방 3각’ 혹은 ‘북방 3각’과 같은 이분법적 사고에 입각한 보도태도를 지양하고 정책이 추진되는 배경을 심층적으로 탐사하는 접근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한·미 동맹’ 관계가 외교안보정책의 기본틀이라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인식한다면 언론은 참여정부가 추구하는 한국의 ‘동북아 균형자론’과 전통적인 한·미 동맹이 서로 상충하는 개념인지 여부를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을 제일의 임무로 삼아야 한다. 즉,‘동북아 균형자론’은 곧 한·미 동맹의 균열이라는 편견을 배제하고, 이 사안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논의될 수 있는 ‘공론의 마당’(公論場)을 제공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미국과 협조해야만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하면 언론의 ‘공론의 마당’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아울러 우리가 과연 동북아 지역에서 그 어떤 패권국가의 등장도 막을 수 있는 수준의 국력을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국력수준 진단결과에 따라 정책의 실효성 판단은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의 발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의 경우 4월 들어 ‘한·미 동맹’과 관련,11건(스트레이트 3건, 칼럼 5건, 기획 1건, 사설 2건)의 기사를 게재했다. 전문가 칼럼은 기존 동맹국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으며,‘균형자’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을 담은 내용의 칼럼도 함께 보도함으로써 독자에게 시각의 다양성을 제공했다. 특히 한반도 외교·안보 개념의 변화를 도표로 제시한 기획기사(4월15일,‘동북아 균형자론 그 이상과 현실은’)는 매우 시의적절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독자의 정확한 현실인식에 도움을 주는 기획탐사보도가 1건에 그쳤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 정책의 추진배경에 관한 심층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차별화된 자세를 통해 의제설정 기능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대정부 질문] 동북아균형자 vs 왕따

    12일 국회 본회의 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 뜨거운 설전이 오갔다. 과연 한국이 ‘동북아 균형자’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쇄도했다. 독도영유권 갈등 등으로 일본 정부와 갈등하고, 북핵위기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난항을 겪으며, 한·미동맹이 이상 징후를 보이는 상황에서 ‘균형자론’으로 주변 4강 사이에서의 ‘왕따’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은 “‘균형자론’에 국민들이 한계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지적하자 이해찬 총리는 “평가가 사실에 가깝다고 본다.”면서도 “한국인의 역할이 다자간 협상에서 상황에 따라 많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한국의 태도가 6자회담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리라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특히 일본 극우단체 관계자의 잇단 망언에 대한 대책을 묻는 한나라당 고 의원의 질문에 “서양에서는 개가 짖으면 계속 짖도록 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억지주장엔 ‘무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개가 계속 짖으면 시끄러워져서 동네 사람들이 다 싫어하게 되기 때문”이라는 취지였다. 열린우리당 김명자 의원은 “균형자론의 확신이 크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이 총리는 “균형자론은 단독으로 의사결정권을 갖는다는 것이 아니라, 한·미동맹을 토대로 다자간 안보협력체제로 바꿔 역할을 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김 의원은 “일본과의 독도영유권 문제 갈등이 탄력성을 결여한 외교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해 이 총리로부터 “일련의 대응을 탄력적이며 지속적으로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한·중군사교류를 한·일교류만큼 올리겠다는 국방부장관의 말은 정치적으로 예민한 부분을 건드리는 것”이라며 “외교안보정책이 정해지면 따르겠다는 국방부의 기조와 다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계동 의원은 “동북아 균형자론과 한·미동맹 강화는 양립할 수 없는 개념”이라며 “이는 수사에 불과하고 오히려 동맹국에 오해만 불러일으켜 국익에 손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균형자론이 구체적이지 못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외교정책의 중대한 기조변화라면 국민적 토론을 통해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현 정부 외교정책은 ‘안개정책’‘솜사탕 외교정책’”이라면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균형자론은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생존은 우리가 확보해야 한다는 것으로, 생존과 평화·안전을 담보하자는 21세기 전략적 비전”이라고 반박했다. 정 장관은 “한국의 힘과 위상이 10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다르다.”고 강조했다. 문소영 박지연 김준석기자 symun@seoul.co.kr
  • [사설] 전시 비축탄약 폐기 대비책 있나

    주한미군이 전시에 대비해 탄약·물자를 비축하는 프로그램을 내년말로 폐지할 뜻을 밝혔다. 한국 정부에 지난해 5월 이미 공식통보했다는 것이다. 전시예비물자 프로그램 폐지 이후 우리의 대책이 걱정되는 동시에 이같은 결정이 나온 배경과 언론에 알려진 과정이 석연치 않아 보인다. 주한미군 전시예비물자는 한반도 유사시 탄약 소요량의 60%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그 가치는 5조원 상당이다. 앞으로 한·미협상에 따라 새 관리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있고, 무상으로 이들 물자를 넘겨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한국이 이를 구입하거나,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전시대비물자 유지를 위해 국방예산이 몇조원 늘어나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한·미간 원활한 협의 끝에 나온 결과라면 덜 우려스럽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일방통보에 가깝다. 참여정부 출범 후 양국 관계가 껄끄러워지고 있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특히 미국측이 예비물자관리 폐지방침 서한을 보낸 사실을 한국 정부는 언론에 알리지 않았는데 주한미군이 전격 공개해버렸다. 한국 정부가 안보상 중요사항을 감추고 있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고,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이를 공개한 미국측의 행동도 동맹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최근 한·미간 동북아 균형자론과 방위비분담금 삭감을 둘러싼 마찰이 심상치 않다. 정부는 말만 앞세워 미국을 자극한 측면이 없는지 되돌아보고 대미 외교안보 대화채널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미국도 감정적 대응으로는 한반도에서 자국 이익에 충실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 [열린세상] ‘균형자’ 역할 중국도 기대안해/정종욱 아주대 교수·前 주중대사

    요즈음 우리 언론에는 국가안보에 관한 험악한 말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북아 중심론에서 시작해서 탈진영 균형외교론에 이르기까지 모두 따지고 보면 국가안보의 기본구도를 바꾸겠다는 엄청난 함의를 지닌 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와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국민들이 낡은 생각에 매달려 새로운 시대상황에 맞는 안보구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몰라 그런 것이 아니다. 국민이 불안해 하는 것은 정부가 새로운 안보구도의 분명한 청사진도 없이 지금의 구도를 흔들어 대는 게 아닌지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언론보도에서 추정할 수 있는 새로운 안보구도의 핵심은 중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며칠 전 중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국방장관도 한·중간의 안보협력을 적어도 한·일 수준으로 격상시킬 것이라고 했다. 안보협의를 정례화해서 국방장관 회담은 매년 열고 실무자 회담은 1년에 두 차례 개최한다고 한다. 문제는 과연 한·중간의 군사협력의 목적과 한계가 무엇이며 한·미동맹과 한·중 군사협력은 어디까지 같이 갈 수 있을 것인지가 논의의 초점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 ‘호불위적 동당풍험(互不爲敵 同當風險)’이란 말이 있다. 서로를 적으로 보지 않고 위험을 같이했다는 뜻으로, 대외관계에서 전략적 동맹국가와 경제적 협력상대를 구분할 때 흔히 사용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북한은 중국의 동맹국가이지만 한국은 경제적 협력상대에 지나지 않는다. 북·중관계는 경제분야에서는 한·중관계에 비교가 되지도 않을 정도로 중요성이 낮지만 안보분야에서는 반대로 한·중관계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중요성을 갖는다. 과거 한때 우리가 한·미동맹을 사활적 관계라고 표기한 적이 있었지만 북·중관계야말로 사활적 관계라 할 수 있다. 북한은 언제나 중국의 한반도 정책에 있어 최우선 고려 대상이었고 이런 사정은 세월이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과 북한은 오래 전부터 위험을 같이해왔다.1930년대 중국공산당 당원으로서 만주에서 항일 게릴라 운동을 벌였던 김일성은 2차대전 이후 국공내전이 벌어졌을 때 북한을 중국 해방군의 후방기지로 제공했고 한국전쟁에서는 중국이 북한을 구해 주었다. 한·중 수교로 관계가 소원해지기 전에 김일성은 39번이나 중국을 방문했다. 한·중 수교를 하면서도 중국정부는 북한의 이해를 구하고 설득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단계적·점진적으로 관계를 개선해 나갔고 매번 북한의 양해를 구했다. 북한의 반대가 심할 때에는 한국과의 협상속도를 늦추기도 했고 정상이 직접 나서 북한을 설득하기도 했다. 한·중 수교 이후에도 북·중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지극한 정성을 쏟았다. 물론 필요하면 유엔동시가입 때처럼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언제나 북한의 입장에서 북한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을 경우에 한했다. 중국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한·중관계가 북·중관계를 대치하는 것이 아니다. 한·미관계보다 한·중관계를 중시하거나 한국이 동북아에서 전략적 균형자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중국에는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더 중요한 국가이다. 미·일동맹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의존할 정도로 약하거나 어리석지도 않다. 한국이 미·중 협력관계에 방해가 되는 상황은 수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중국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는 미국이 북한이나 타이완에 대해 강경 대응을 할 경우 이를 견제해주는 보조적 역할이다. 한·중 국방장관회담에서 중국이 미국의 전략적 신축성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바로 이런 중국의 입장을 시사해준다. 한·중협력의 강화는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나와 상대의 능력과 전략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냉철한 외교정책을 수립해서 추진해 나가는 일이다. 그러지 않으면 새 친구는 물론 옛 동지마저 잃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前 주중대사
  • 라이스, 日은 ‘품고’ 中은 ‘죄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취임 후 첫 아시아 6개국 순방을 통해 조지 부시 2기 행정부의 동북아 정책을 어느정도 선보였다. 아시아 동맹의 핵심인 일본에는 국제무대에서의 역할과 행동반경 확대에 힘을 실어주면서 중국에 대해선 전과 달리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구하는 공세적인 자세를 취했다. 라이스 장관은 19일 도쿄 조치(上智)대 연설에서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지지 등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한 일본의 역할 증대를 강조했다. ●‘자유의 확대’에 예외없다 반면 중국에는 “국제적 책무에 기꺼이 부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옥죄었다. 중국의 ‘화평굴기(和平掘起·평화롭게 일어섬)’를 환영하지만 그 지위에 걸맞은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고 다그쳤다.20일 시작된 중국 방문에 앞서 우회적으로 압박한 셈이다. 또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핵을 용인하지 않기로 합의한 만큼 중국은 북핵문제에특별한 책임이 있다.”고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중국이 6자회담을 통해 지역내 위상을 강화하려 할 뿐 북핵 저지를 위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미국내 불만스러운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라이스 장관은 한술 더 떠 그동안 자제하던 중국의 민주화 문제까지 거론했다.“중국은 세계화에 부응하고 그 과실을 거두려면 궁극적으로 의회 민주주의 체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른바 ‘자유의 확대’를 주문한 것이다. 부시 2기 외교정책의 기본 원칙을 중국에도 예외 없이 적용하겠다는 심중으로 읽혀진다. 그동안 전세계적인 대테러 공조, 북핵 문제 및 6자회담 재개 등에서 중국의 전략적인 협조를 필요로 했던 만큼 자극적인 언행과 직설적인 비판을 자제해 왔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라이스 장관은 20일 베이징에 도착, 인민대회당에서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예방하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와 회담한 자리에서 “타이완 문제가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중국측이 북한 설득 노력을 강화해 줄 것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타이완 문제는 내정이며 타이완 분리세력이야말로 동아시아 평화·안정에 위협세력”이라고 맞받아치면서 “미국이 타이완 독립·분열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런 까닭에 라이스의 중국 방문은 팽팽한 긴장속에서 진행됐다. ●일본과의 공동보조 강화 라이스 장관은 자유와 민주주의의 확산을 아시아에서 실현하기 위해 대외원조 1,2위 규모인 미국과 일본이 정부개발원조(ODA)를 전략적으로 제공,‘대(對)테러전쟁’의 유력한 무기로 활용하자는 내용의 ‘전략적 개발동맹’도 제의했다. 19일자 워싱턴포스트는 라이스 장관의 아시아순방은 미국이 일본을 중국의 지역적 영향력에 대한 견제 국가로써, 다시 말해 ‘대항마’로써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글러스 페이스 국방차관은 18일 안보위협에 공동 대처를 위해 1급 비밀로 분류되는 전략회의에 동맹국 관계자들을 초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들은 일본·영국이 초청 대상이라고 전했다. 물론 ‘긴급한 안보 위협’이 발생할 경우 미국 방어를 위해 ‘적’에 대한 일방적인 선제공격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미군은 서울과 비무장지대에서 나와 기본적으로 해상과 공중이라는 두 중심축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한반도의 억지력 및 방위력을 제공하는 책임을 점차 한국측에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동북아 긴장 파고] 日 영토분쟁 노골화…‘국가주의’ 확산

    [동북아 긴장 파고] 日 영토분쟁 노골화…‘국가주의’ 확산

    동북아의 긴장 파고(波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독도 문제와 역사교과서 왜곡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심각한 대립과 중국의 반국가분열법 통과에 따른 미·일, 타이완과 중국간의 갈등이 1차적인 원인이다. 여기에다 이 지역의 주요 현안으로 빼놓을 수 없는 북한 핵문제를 비롯해 중·일, 러·일간 영토분쟁도 긴장 국면을 고조시킬 조짐이다. 특히 동북아 긴장의 한복판에는 패전 60주년을 맞은 일본의 국가주의 개념 확산이 자리잡고 있다. ■ 패전 60주년 심상찮은 日행보 |도쿄 이춘규특파원|올해로 패전 60주년을 맞은 일본이 “60년이나 참아 왔다.”는 인상을 주면서 패전국에서 ‘보통국가’로 가겠다는 의지를 노골화하고 있다. 망설이거나 눈치를 보던 이전과는 완연히 다르다. 국제사회에서 일본은 다시 ‘동북아시아의 갈등 요인’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한국과는 독도문제를 놓고, 중국·타이완과는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 러시아와는 북방 4개섬을 둘러싸고 영토 분쟁을 노골화하고 있다. 시마네현 의회가 예정대로 16일 본회의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안을 가결하는 것이나 대중국 경계태세 강화를 위해 센카쿠열도에서 가까운 이시가키지마나 미야코지마에 중대(200명) 규모의 자위대 병력을 주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스미타 노부요시(澄田信義) 시마네현 지사는 15일 “귀속 100주년을 맞아 매우 의의있는 일로 찬성의 뜻을 표명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조례안 찬성의 뜻을 밝혔다. 북한과는 납치피해자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계속 빚고 있으며 2차대전 승전국으로 그동안 일본을 무장해제시키고, 전쟁을 포기하는 평화헌법을 보유케 했던 미국과도 쇠고기수입 재개 문제를 놓고 양보없는 일전을 벌이는 등 기세가 등등하다. 역사교과서 왜곡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이를 두고 도쿄 외교소식통은 “19세기 말 홋카이도·오키나와 등을 복속시키고 버려져 있던 섬들에 대해 영유권 선언을 잇달아 하던 해양팽창주의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할 정도다. 일본의 이같은 공세적 외교정책은 지금까지 일본을 중국과 러시아 견제 카드로 활용한 미국의 강력한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중국의 반국가분열법에 미국과 함께 우려를 표시하고, 영토분쟁도 미국의 묵인과 방조로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내 일각에서는 “미국과도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됐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어 미국과의 쇠고기 분쟁이 향후 일본의 대미 외교에서 중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막강한 경제력을 앞세워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노력을 집중하는 등 공세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 오는 25일 개막될 아이치 만국박람회를 ‘만박 외교를 통한 상임이사국 진출 분위기 조성’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taein@seoul.co.kr ■ 美 “6자회담 北 빼버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차츰 높여가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10일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불참을 선언한 이후 미국은 눈에 띄게 북한을 고립화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미 정부와 워싱턴의 싱크탱크 일각에서 제안했던 북한을 제외한 ‘6-1’, 즉 5자회담을 점차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지난 11일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 한국과 일본의 학자, 러시아의 국제기구 파견관이 참석한 5개국의 ‘6자회담 토론회’가 열렸다. 이어 16일부터 상하이에서는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민·관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반도 관련 합동 세미나가 개최된다. 특히 상하이 5자회의에는 미국의 조지프 디트러니 국무부 대북담당특사, 중국의 닝푸쿠이(寧賦魁) 외교부 한반도 문제 담당대사, 일본의 6자회담 참가 멤버인 사이키 아키타카(齊木昭隆)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 한국의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과 조태용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 등이 참가해 사실상 정부 차원의 5자회담에 손색이 없을 정도다. 미국의 향후 북핵 관련 정책은 14일부터 시작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아시아 순방이 끝나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백악관은 14일에도 북한이 핵 야망을 완전히 포기하고 국제사회와 더 나은 관계를 가지라고 촉구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가 (지난 6자회담에서) 내놓은 제안은 만일 북한이 핵 야망을 포기하고 핵무기를 종식하겠다는 약속을 한다면 국제사회와 더 나은 관계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중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복귀시키기 위해 하는 노력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중국은 노력을 계속해 왔다.”고 평가하면서 “중국이 북한을 대화로 복귀시키기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중국측의 ‘분발’을 거듭 촉구했다. dawn@seoul.co.kr ■ 中·타이완 긴장 고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반국가분열법 통과를 계기로 중국의 인민해방군은 결연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조국 통일을 위해선 전쟁도 불사한다.’는 강경 분위기가 중국 군부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총후근부 부부장인 왕타이펑(王大風) 중장은 전인대 회기 중에 열린 군대표 분임 토의에서 “타이완 분리주의자들의 독립을 저지하기 위해선 군의 현대화를 통한 전쟁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회의에 참석한 총후근부 부부장인 쑤수옌(蘇書巖) 중장이나 북해함대 정치위원 위창치(於常啓) 소장 등도 ‘분리독립 세력’을 향한 투쟁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중국 군부는 갈수록 압박해 오는 미·일 군사동맹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을 돌파하고 타이완 독립저지를 쟁취하기 위해 군비증강에 나서고 있다. 당·정·군을 장악한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최근 “국가주권과 영토 보전은 국가발전보다 우위의 개념”이라며 군사투쟁 준비를 독려하고 나섰다. 타이완도 이에 맞서 군사훈련 강화 등 정·경·군이 일체가 된 총력 대응체제에 나서고 있다. 오는 4월 미국, 일본, 싱가포르 군사고문 100여명이 참석하는 ‘한광(漢光) 21’ 군사훈련을 준비하고 있어 반국가분열법을 둘러싼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인민해방군의 국방 목표도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방어전략에서 덩샤오핑(鄧小平)을 거쳐 후진타오 시대로 넘어오면서 부국강병 정책으로 전환 중이다. 이 때문에 아시아 주변국들은 중국이 경제력과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패권주의의 길로 들어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군부 내에서 눈에 띄게 ‘군 혁명화’가 강조되고 일반주민들에게 중화사상(中華思想) 고취를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자체 개발한 핵무기를 비롯, 유럽권을 사정거리로 둔 80∼100기의 미사일과 3400대의 전투기, 잠수함 63척, 탱크 1만 4000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 문회보는 최근 중국의 군비강화와 관련,“중국은 ‘2단계 3도약 전략’을 통해 2050년까지 최강의 군대로 변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1단계로 2020년까지 경제력과 과학기술을 토대로 ‘군 기계화’를 완성하고 2단계인 2050년까지 첨단 군사장비를 갖춘 ‘군 정보화’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oilman@seoul.co.kr ■ 美·日 “中 반분열법 반대” 러·파키스탄 “中내부 문제” 중국의 타이완 무력 개입을 명문화한 반국가분열법 통과에 대해 국제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미국과 유럽은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러시아와 파키스탄 등은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일본은 미국과 같은 입장이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반국가분열법 통과는 불행한 일”이라면서 “우리는 평화적이 아닌 방식으로 타이완의 미래를 결정하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0∼21일 마지막 순방국인 중국을 방문, 북한 핵 문제와 아울러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EU)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원칙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EU는 14일 “양측간 어떠한 무력 사용도 반대한다.”면서 “대화에 기반한 접근 방안만이 타이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외무부를 통해 “타이완 문제는 중국 내부의 문제이며 새 법(반국가분열법)은 중국이 (타이완과의)통일을 위해 평화적인 접근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며 중국을 지지했다. 파키스탄과 벨로루시도 같은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호주는 중국과의 경제적 협력과, 미국과의 군사 동맹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14일 전쟁이 날 경우 미국을 지원해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전쟁은 아직까지 가정일 뿐이며 개입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일본 교과서 왜곡 파장] 악화일로 치닫는 韓·日관계

    [일본 교과서 왜곡 파장] 악화일로 치닫는 韓·日관계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지난달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의 날’지정 조례안 상정에 이어 주한일본 대사의 독도 영유권 주장 망언, 일본 언론사 경비행기의 독도상공 진입시도, 일본 해경 초계기의 독도 근접 비행 등으로 국민 감정이 폭발 직전 상태다. 여기에 왜곡 교과서 문제까지 더해졌다. 정부는 지금까지는 냉정을 지키겠다는 자세였다. 일단 지난 11∼13일로 예정됐던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방일 일정만 미뤄놓은 상태다. 그러나 ‘미온 대처’라는 비난 속에 정부도 마냥 차분함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양국 관계는 우선 오는 16일 ‘다케시마의 날’ 제정 여부가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국민 감정상 정부는 대사소환이라는 강경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반기문 외교장관은 최근 “영토문제는 한·일관계 보다 상위개념”이라고 강조해 놓았다. 이 문제를 잘 넘기더라도 2차로 교과서 문제가 남는다. 다음달 초 일본 문부성의 검정 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다. 정부는 뜻한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정책적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예컨대 각종 규제로 묶어 놓은 일반인의 독도 방문을 완전 개방하는 것을 포함, 좀 더 강경한 방안들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그간 나름대로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에 ‘경고’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교과서 문제는 공식적으로 수정을 요구하면 일본내 보수세력의 반발을 일으켜, 일본 정부의 발을 묶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비공식적으로 협조를 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두가지 당면 과제가 최상의 시나리오로 해결되더라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외교소식통은 11일 “향후 4∼5개월간은 일본 내에서 군국주의적 우익과 반대 진영간의 상당한 캠페인전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 정치인의 망발 등 추가 악재의 돌출은 양국 정부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킬 수밖에 없다. ‘한·일 우정의 해’는 사실상의 파탄을 맞을 수도 있다.180여건의 영화·스포츠·공연 청소년 및 지역·학술 교류 행사가 제대로 치러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행사가 열리더라도 참여 열기 부족으로 취지를 살리기 힘들어진다. 또한 정부로서는 많지도 않은 대일(對日) ‘지렛대’를 써야 하는 데다, 북핵 문제 등에서 3차 6자회담에서처럼 일본의 협조를 구하기 어려워지는 현실적 손실도 감수해야 한다. 한 일본 전문가는 “최근 일본의 지식인 역시 한국과 점차 거리감을 느끼는 등 양국이 멀어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자 영자지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에는 ‘일본 국민은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3·1절 연설에 대해 “동맹국인 한국이 북한·중국과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섭섭함을 토로하는 일본 학자의 글이 실리기도 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열린세상] 조건부 체제보장으로 북핵 해결을/홍현익 美 듀크대 초빙교수·세종연구소 연구위원

    정부의 외교적 노력으로 미국이 대북 강경 태도를 완화했지만 북한이 핵 보유 및 6자회담 참가 조건 미비를 선언함으로써 한반도 안보정세에 새로운 난기류가 조성되었다. 북핵문제의 직접 피해자로서 한국은 북한 및 미국과 각각 특수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북·미 갈등을 외교적으로 풀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이제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우리는 어떠한 정세 판단 하에 어떤 정책을 펴야 할 것인가? 먼저 북한의 지도부는 1인 독재체제를 고수해 왔고 국민을 기아상태에 내몰 정도로 국가운영에 실패해 왔다는 점에서 체제 유지 명분을 제대로 주장하기 어렵다. 더구나 자기보다 100배 이상 강한 초강대국과 정면 대결을 서슴지 않겠다며 역사에 전례없는 무모함을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 무장이 협상용 발언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정당방위 수단을 갖게 되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이 그토록 수호해야 한다고 주창해 온 한민족의 안전과 평화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우리와 약속하였고 우리가 지키고 있는 한반도비핵화 약속을 명백하게 어긴 것이다. 이렇게 북한의 책임은 크다. 이 시대 유일 초강대국이자 우리의 동맹국인 미국의 부시 행정부 역시 오류를 범했고 이를 지속하고 있다. 부시 정권은 그간 한국·중국·러시아 정부의 요청이나 국제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양자 대화나 협상보다는 대북 압박과 강경책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그 결과는 참담하다. 북한의 핵 보유를 초래하고도 적절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고농축우라늄계획에 대해서도 증거를 밝히지 않고 의혹만 제기하면서 6자회담의 진전을 막아 왔다. 법정에서 검사가 피고의 죄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피고에게 자백하라고 압박하는 격이다. 더구나 검사 미국은 적법한 재판을 거치지 않고 피고 이라크에 중형을 직접 집행했으나 아직도 이라크의 죄를 입증하지 못한 상태이다. 더구나 부시행정부는 악화된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느긋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핵 보유는 일본의 핵 무장을 유발하여 미·일동맹의 약화를 초래할 것이고 한국 역시 핵 개발의 유혹을 받게 될 것이며 미국은 이를 막을 명분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다. 동북아 정세 악화는 물론이고 북한이 이를 테러집단에 수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도 미국이 북한을 회담장으로 유인할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은 초강대국의 책임있는 자세로 보기 어렵다. 미국이 대응책으로 강구중인 대북 경제제재는 북한 정권보다는 주민에게 더 피해를 입힐 것이다. 만일 무력제재가 실현되어 북한이 사생결단의 각오로 저항할 경우도, 북한이 붕괴하는 동시에 한국·일본·중국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고 미국 역시 막대한 전략적 손실을 볼 것이다. 이처럼 대북 무력제재는 사실상 시행할 수 없는 대안이다. 따라서 정부는 우선 북한이 회담에 돌아와 협상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이라는 것을 자각하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대북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그러나 북핵문제를 자신의 생존과 직결시키고 있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굴복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없으므로 미국이 관용을 베풀어 방법과 절차에서는 양보하되 내용에서는 핵 폐기를 얻어내는 형태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서구가 1975년 헬싱키협정으로 소련이 갈구하던 유럽의 국경선 현상 유지를 인정해 주면서 인권조항을 삽입시켜 중장기적으로 소련의 해체를 유도했던 교훈을 되새길 시점이다. 즉 미국이 북한의 체제보장을 약속하는 양보를 먼저 행하되 이를 북한의 핵 폐기와 긴밀하게 연결시킴으로써 북한이 그 과정에서 위반할 경우 한국·중국·러시아·일본의 지지 하에 북한을 강력히 제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 형태로 북핵문제는 6자간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우리의 우방 미국은 존경받는 초강대국의 명성을, 그리고 한반도는 평화와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홍현익 美 듀크대 초빙교수·세종연구소 연구위원
  • 美 최대 관심은 ‘중동평화’

    美 최대 관심은 ‘중동평화’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대외정책의 관심은 압도적으로 중동 지역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핵보유 문제를 안고 있는 북한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라크, 중국, 이란 등에 이어 미국의 다섯번째 관심 대상국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신문이 올 1,2월 두달 동안 미 국무부가 실시한 31차례의 정례 브리핑을 분석한 결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 문제가 30차례나 거론돼 미국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1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사망한 뒤 마무드 아바스 내각이 출범, 협상 의지를 밝히고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도 가자지구에서의 철수를 본격 추진하는 등 일련의 평화 정착 과정이 진행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팔협상 30회 언급… 중동국가 압도적 두번째로 브리핑에서 많이 거론된 나라는 이라크로 총선과 계속되는 테러 및 안정화 문제들이 23회에 걸쳐 언급됐다. 특히 이라크는 반군의 저항이 끊이지 않아 미군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국내정치와도 연계되기 때문에 브리핑에 단골로 오르고 있다. 또 이란이 네번째, 시리아·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레바논이 각각 7·8·9·12번째를 차지하는 등 국무부 브리핑에서 중동국가가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해 조지 부시 대통령 2기 행정부의 ‘중동 민주화’ 정책이 적극 추진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또 개별 나라와는 별개로 중동지역 전체로도 세번이나 브리핑에서 거론됐다. ●이란과 북한의 우선순위는? 부시 대통령이 이른바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이라크와 이란, 북한 모두 국무부 브리핑에서 자주 거론되는 국가들이다. 특히 이라크가 훨씬 많고, 이란과 북한은 주제에 오른 횟수가 비슷하지만 이란이 약간 많은 것은 미국 대외정책의 우선순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세번째로 많이 등장한 국가는 중국.16번 가운데 6번은 타이완과의 이른바 ‘양안 관계’가 도마에 올랐다. ●“핵 개발하는 한국이 싫다?” 북한 문제가 13차례 브리핑에서 거론된 데 비해 한국 관련 현안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워싱턴 방문 당시를 포함해 2번 등장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우방국은 국무부 브리핑에 자주 오르내리지 않았다. 영국이 3번, 일본과 폴란드가 2번씩 거론됐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는 별도 국가로는 질의 대상이 되지 않았고 유럽연합이나 유럽,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의 주제 아래 거론됐다. 북핵 문제가 자주 국무부 브리핑과 언론을 장식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미국인들은 북한이 아닌 남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미국 언론사에 “동맹국인 한국이 왜 핵 개발을 해서 말썽을 부리느냐.”는 식의 항의가 들어온다고 전했다. ●두달 동안 58개국 거론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는 사실을 반영하듯 지난 두달간 국무부 브리핑에서는 무려 58개국이 등장했다. 여기에 유엔과 유럽연합, 나토 등 국제기구와 유럽·중동 등 지역, 쓰나미 등 자연재해, 환경, 테러리즘 등이 브리핑 주제로 추가됐다. ●최우선 현안은 역시 이라크 국무부가 브리핑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언급한 ‘핫 이슈’를 별도 분석한 결과로는 이라크가 6차례로 가장 많았다. 선거와 테러 등 굵직한 뉴스가 계속 생산됐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많았던 핫 이슈는 북핵 문제였다. 북한이 지난달 10일 핵무기 보유와 6자회담 무기한 중단을 선언하면서 최우선 현안으로 세차례 등장했다. 세번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었으며 이집트와 우크라이나도 각각 두번씩 최우선 현안으로 거론됐다. 두달 동안 최우선 현안으로 언급된 국가도 18개국에 이른다. 국무부 브리핑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낮 12시쯤(현지시간) 실시되며 이곳에서 국무부 대변인들이 주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을 설명한다. 보통 40분 정도 이어지는 브리핑에서 적게는 3∼4개국, 많게는 10개국이 질의 대상으로 등장한다. dawn@seoul.co.kr
  • 부시 “우방과 대북조치 논의”

    |베이징 오일만·워싱턴 이도운특파원| 19일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공산당 왕자루이(王家瑞) 대외연락부장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친서 대신 구두 메시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왕 부장 일행은 19일부터 3박 4일동안 북한을 방문하며 김정일 위원장과의 면담때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후 주석의 구두 메시지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북·중간 전통적인 우호협력의 증진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원칙적 희망이 피력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과 관련, 북핵문제 해결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우방 및 동맹국들과 다음 대북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oilman@seoul.co.kr
  • [北 核보유 공식선언 파장] WP “北 판돈 올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 선언이 새로울 게 없으며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인 해결책을 추구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 언론들은 북한의 진의가 분명치 않지만 부시 행정부 내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한 강온 논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예전에 들었던 수사적인 표현으로 우리는 6자회담을 추구할 것”이라며 “북한의 최근 행동은 그들만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방장관 회담에 참석 중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했는지는 확실히 모른다.”며 “북한의 성명이 사실이라면 북한 정권의 속성과 확산의 관점에서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 볼턴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은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이 핵을 만들 능력에 다가서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이 대북정책을 재고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평화적인 외교적 해결책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유럽을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의 성명이 나오기 4시간 전에도 미 행정부 관료들은 6자회담 복귀를 기대하는 브리핑을 했다며 올 봄 6자회담 재개를 점쳤던 분석가들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결국 북한의 핵 보유국 개념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도박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이 위기 때마다 생각지 못한 문턱들을 넘었으며 이번에도 다시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서 ‘판돈’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러나 미국이나 동맹국이 극단적인 행동에 나설 것 같지는 않으며, 성명도 핵무기 자체보다는 핵개발 논쟁에서 새로운 우위를 점하려는 외교적 작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행정부 관리들이 의원들에게 3월 초 회담 재개를 브리핑했던 것과 상황이 다르게 진행됨에 따라 대북 접근법에 관한 논쟁이 재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부시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과의 쌍무적인 안전보장이나 즉각적인 대북지원에 나서든가 유엔 안보리에 상정, 제재를 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협상이나 외교적 압박이 실패할 경우 부시 대통령은 북핵 프로그램을 어떻게 저지할지 훨씬 어려운 국면에 봉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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