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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사참배는 나치무덤 헌화 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가 일본측에 과거사 문제에 대한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왔다. 하원 국제관계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공개청문회에서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역사교과서 왜곡 등 과거사 문제가 아시아 주변국과의 관계악화의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일본 정부에 촉구했다. ‘일본의 주변국 관계:백 투 더 퓨처?’란 제목으로 열린 이날 청문회에서 톰 랜토스(민주당) 의원은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 핵심인사의 무덤에 헌화하는 것과 같다.”며 “전범에게 조의를 표하는 것은 도덕적 파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과거사를 정직하게 다루지 못함으로써 자신들도 폐해를 보고 있고, 동북아 다른 핵심국가들로부터 공격받으며 미국의 안보이익도 훼손하고 있다.”면서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라는 역사적 망각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일본 정부가 난징학살을 부인하고 일본의 아시아 국가 침략을 정당화하는 역사교과서를 승인하는 것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헨리 하이드(공화당) 위원장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중요한 동맹임을 상기시킨 뒤 “날로 커지는 북한의 위협이 동북아지역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때에 핵심동맹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미국 이익에도 부합되지 않는다.”며 청문회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공개청문회에서 의원들과 증인들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개발 등 대량살상무기(WMD) 대처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의 긴장완화 및 평화정착을 위해 일본의 건설적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불러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퇴임이 새로운 출발의 계기를 마련할 것을 기대했다. ‘외교적 간섭’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의회가 청문회란 제도를 이용해 논의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이는 과거사 문제 해결에 역행하는 일본에 대해 잇따라 미국 정치권이 외교적 압박을 행사한 것으로 해석된다.하원 국제관계위는 앞서 전날 2차대전 당시 일본의 종군위안부 강제동원 관련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처음 통과시키며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규탄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조지타운대 교수는 한·일 두 나라의 전략적 협조체제 붕괴는 북한이 핵실험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dawn@seoul.co.kr
  • 日 과거사 왜곡에 쐐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가 일본의 종군위안부 동원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가결한 것은 일본의 과거사 왜곡 움직임에 쐐기를 박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최근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빌미로 군사력을 확장하는 것과 함께 ‘과거사 미화’에도 주력해 왔다. 일본의 과거사 미화는 영토 분쟁으로도 이어져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마찰이 날이 갈수록 커져 가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동맹국인 일본과 한국이 과거사 문제로 마찰을 빚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저해가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또 일본의 과거사 미화는 일본과 태평양 전쟁을 벌였던 미국으로서도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이같은 배경에서 미 하원 국제관계위가 일본측이 너무 나가지 못하도록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일본군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미 의회에 제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1년과 2005년에도 위안부 관련 결의안이 제출된 바 있지만 일본측의 로비로 인해 상정조차 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그동안 미국 내 한인사회와 일본군위안부 문제 관련 단체들은 미 의회에서의 종군위안부 결의안 상정 및 통과를 위해 범 한인사회 차원에서 서명작업과 함께 지역구 의원에게 편지 보내기 운동 등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 왔다.dawn@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양국정상 현안별 입장

    |워싱턴 박홍기특파원|14일 낮(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핵 사태를 비롯, 얽히고설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양국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모아졌다. 인식의 공유를 위한 만남인 셈이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 관계가 흔들림 없이 공고하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킴으로써 북핵과 6자회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미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현안을 푸는 데 보다 수월하게 공동의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때문에 참여정부 들어 5차례나 열렸던 정상회담과는 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모양새보다는 좀더 내실을 기하는 쪽에 비중을 뒀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 작통권 노 대통령은 13일 미국 주요 기업인들과의 오찬에서 “한·미 동맹은 부분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지만) 앞으로 기본적인 한·미 관계의 기초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 노 대통령의 입장은 그대로 개진된 듯싶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경주 정상회담의 공동선언에서 한·미 관계가 포괄적·역동적·호혜적인 동맹관계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동맹의 공고화를 갈음했다. 두 정상은 작통권 환수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작통권 환수가 미국의 방위공약 지속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작통권 환수 후에도 한·미 동맹관계는 더욱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될 것임을 강조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말마따나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은 아주 굳건한 상태에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의 한·미 관계 변화는 동맹의 미래지향적 현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 북핵 북핵은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이다. 역설적으로 해법이 보이지 않는 난제다. 지난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북핵 문제에 관심이 집중돼 왔던 터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이 채택됐고, 미국의 금융제재가 들어가자 북한은 ‘벼랑끝 전술’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지난 7일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이 미국까지 가기에는 초라하다.”면서 “무력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핀란드 발언’은 13일 폴슨 재무장관에게 “미국의 법집행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회담에서도 ‘북핵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외교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을 향한 9·19 공동 선언의 조속한 이행 촉구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만들어 가기로 의견을 함께한 점이 주목된다. 로드맵은 앞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포괄적 접근 방안은 새로운 북핵해법인 셈이다. ■ FTA 작통권 환수만큼이나 국내에서 찬반이 갈린 민감한 사안이다. 미상공회의소와 한·미 재계회의는 13일 한·미 FTA 협상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한·미 FTA를 성원하는 노 대통령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폴슨 재무장관도 이날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무역 자유화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면서 “한·미 FTA가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미 FTA 협정은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양국 관계를 한 차원 격상시키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미 FTA 협상은 거센 반대의 여론 속에서도 추진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연말로 다가온 자이툰 부대 파병기한 연장안이 핫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파병에 동맹국으로서 사의를 표시해 주목된다. hkpark@seoul.co.kr
  • [사설] 한·미 정상, 대북공조 끈 놓지 말아야

    14일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공조를 걱정케 하는 소식들이 이어지고 있다. 대북정책에 대한 이견 때문에 회담 후 공동발표문은 없고, 공동회견도 약식으로 가름할 것이라고 한다. 북한 문제는 아예 제쳐놓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만 논의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미국이 북한 설득을 포기했고, 따라서 곧바로 대북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난기류를 틈타 안에서는 이런 회담 뭐하러 하느냐는 반발이 터져 나오고, 밖에서는 두 나라가 곧 ‘우호적 이혼’을 선언할 것이라는 비관적 분석도 제기된다. 그동안 두 나라의 갈등 양상을 볼 때 이런 관측들이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북정책이 그러하듯 한·미 관계 또한 섣부른 비관론이나 책임론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한·미 양국 정상은 대북정책에 대한 인식차가 클수록 이를 좁히려는 노력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모두 상대를 설득하기보다 이해하려는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하다. 우선 미국은 한국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려는 우리 정부의 대화 노력을 평가해야 한다. 미국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제재 확대방침을 공식화한 것은 그런 점에서 유감이다. 양국 공조를 최우선하는 동맹국의 자세라기에는 아쉬움이 크다. 다만 베이징과 뉴욕에서의 간접접촉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보다 전향적인 대화 자세를 보인 점은 다행스럽다. 대북제재 확대와 별개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대화 노력도 계속할 뜻임을 확인시켜 준 대목이다. 두 정상의 대북 인식차가 양국 공조의 틀마저 뒤엎을 이유는 되지 않는다. 차이를 인정하되 좁히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대북제재든, 대화노력이든 그래야 성과를 거둔다. 미국은 한·미 공조가 대북정책의 핵심기반임을 다시금 상기하기 바란다.
  • 퓰너 “한·미 FTA 크리스마스前 타결될 것”

    미국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에드윈 퓰너 회장은 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크리스마스 이전에 성공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퓰너 회장은 이날 세계경제연구원과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초청강연에서 “한국과 미국은 양국의 경제 발전은 물론 강력한 경제동맹을 통해 세계 평화와 안정을 증진시킬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특별한 기회는 짧아 어쩌면 앞으로 12개월의 여유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몇 달간 양국이 내리는 결정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양국관계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미국에게 한·미 FTA는 굉장히 중요하며 미국 경제계는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시애틀에서 열릴 3차 협상을 비롯한 후속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크리스마스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성공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퓰너 회장은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와 관련,“미국은 러시아와의 관계가 변하면서 전략적인 전 세계 미군 재정렬 프로그램에 따라 한국 주둔군을 철수해 다른 곳에 배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상당히 불안정하지만 현 시점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논의를 하는 게 옳은가,아닌가 보다는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이라는)정책의 변화가 한국민을 더욱 안전하게 하고 동맹을 강화하느냐에 (논의의)초점을 맞출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간 동맹관계에 어떤 형태든 균열이 생기면 한반도와 동북아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면서 “대북관계에서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은 통일된 접근을 해야 하므로 최근 한·미정부의 의견차이와 (관계가 좋지않은)한·일관계는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김정일 “中·러 신뢰못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달 평양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전통적인 동맹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발생한 어려움을 자력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들은 26일 김 위원장이 지난달 18∼22일 긴급소집된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동맹국들에 대해 회의론을 드러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는 같은달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김 위원장의 공개적인 비판은 북한이 국제적인 고립 위험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dawn@seoul.co.kr
  • “레바논 파병, 유럽의 시험대 될것”

    유엔 결의안 통과를 주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조기 휴전을 이끌어 낸 유럽 국가들이 레바논 현지에 파견할 평화유지군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언제 교전이 재개될지 모를 분쟁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하는 것은 정치·경제적 위험부담이 적지 않은 탓이다. 벌써부터 막대한 인명손실을 부른 1990년대 중반 보스니아 평화유지군의 전철을 되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을 대신해 중동의 국제경찰을 자임하고 나선 유럽국가들에 레바논이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프랑스 2000명 파병키로 가장 난처해진 것은 프랑스다. 레바논 주둔 유엔군 병력을 2000명에서 1만 5000명으로 증원하는 내용의 안보리 결의 1701호의 밑그림을 그렸던 만큼 병력 파견에도 주도적으로 나서라는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기 때문이다. 당초 레바논 주둔군을 200명에서 400명으로 증원하는 데 그쳐 국제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은 프랑스는 24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TV 연설을 통해 파병규모를 20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라크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파병에 대한 프랑스 사회의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상군 증파가 결국 무장세력 헤즈볼라와의 교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과 함께 유럽에서 군비 지출 규모가 가장 큰 프랑스는 이미 1만 3200명의 병력을 세계 각지에 주둔시키고 있다. 레바논 파병이 완료되면 그 규모가 1만 5000명을 넘어서게 된다. 정부의 재정부담이 그만큼 가중되는 셈이다. 프랑스에 대한 현지 정서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1983년 레바논에 주둔하고 있던 프랑스군 58명이 헤즈볼라의 폭탄공격으로 숨진 적도 있다. 사정은 조만간 파병 규모를 발표할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일부에선 벌써부터 레바논이 ‘제2의 보스니아’가 될 것이란 경고도 나온다.보스니아 내전 당시 평화유지군을 파견한 유럽 국가들은 민병대와의 충돌로 막대한 병력 손실을 입었다. 프랑스군에서만 167명의 사망자가 나왔을 정도다. 1994∼95년 보스니아 주둔 유엔평화유지군을 지휘했던 영국의 퇴역장성 마이클 로즈는 “보스니아가 남긴 교훈은 정치적 해결이 이뤄지지 않는 곳에 유엔이 분쟁의 해결사로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면서 “레바논은 보스니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파병 의사를 밝힌 그리스, 핀란드, 폴란드, 스페인의 경우 프랑스만큼 가용할 병력과 장비가 충분치 않다. 지난해 유럽연합 국가 전체의 1년 방위비는 약 2000억달러로 미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들이 상대해야 할 헤즈볼라가 미국뿐 아니라 서방국가 모두에 대해 적대적이란 점도 이들을 머뭇거리게 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을 통제하려는 서방의 기도에 저항한다는 것을 핵심 이념으로 삼고 있다. 이런 까닭에 일부 나라들에서는 처음부터 파병 거부의사를 밝힌 미국과 다른 동맹국들의 판단이 현명했다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EU 25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5일 브뤼셀에서 만나 국가별 파병 여부와 규모를 논의한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발언대] 한반도 통일은 열강들의 책무/정충모 시조시인 캐나다교민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부시 미 대통령, 고이즈미 일본 총리 등의 첨예한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다. 1943년 11월 포츠담선언으로 돌아가 보자.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은 일본의 무조건 항복과 동시에 대한민국을 통일시키자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이해관계로 인해 한반도의 분단을 방조했다. 이른바 한반도가 지정학적인 이해관계로 얽히면서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열강들이 이면에 숨겨놓은 보따리를 풀지 않고서는 6자회담이니 햇볕정책이니 하는 것들이 실효를 거두기가 어렵다. 예컨대 중국은 유구한 역사속에 한반도가 자신들의 속국이었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고 북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일본은 대륙 진출과 영토 확장의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따금 대두되는 독도문제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대한민국과 미국은 상호우방으로 돈독한 유대를 이어왔으나 1970년대 이후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급부상으로 미국경제가 흔들리자 미국이 급기야 우루과이 라운드를 비롯해 슈퍼 301조라는 통상법을 앞세워 무역에 있어서 많은 양보를 요구하면서 마찰이 심해졌다. 미국의 치외법권적 요구는 형평성에 어긋났고 이로 인해 먼 훗날 한국은 IMF를 맞았고, 우방의 기능에 대해서 회의가 일기 시작했다. 미국이 우리에겐 은인의 나라임에는 틀림없지만, 미국이 과연 지정학적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우리를 무조건 도와주었을까는 자문해볼 일이다. 물론 거대한 미국을 상대하기란 개미가 정자나무 건드리기이다. 따라서 비굴해서는 안 되겠지만 동맹국으로서의 유대를 돈독히 유지해야 한다. 그 길만이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사실을 신세대는 명심해야 한다. 지엽적인 문제로 상호간에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된다. 한반도 통일은 분단을 고착시키는 데 일조한 주변 열강들이 결자해지의 자세로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정충모 시조시인 캐나다교민
  • 이시하라 도쿄지사 日핵무장 주장 논란

    |도쿄 이춘규특파원|이시하라 신타로 일본 도쿄도 지사가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일본의 핵무장을 촉구하는 논조의 주장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시하라 지사는 7일 산케이신문에 기고한 ‘일본이여,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와 중국과의 긴장관계로 일본에 대한 위협이 고조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시급한 대비책을 역설했다. 대표적인 극우 논객인 그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일본에 위협이 된다면 우리로서는 보복을 단행할 국가로서의 권리가 있으며 그런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의 공격행위가 있을 경우 동맹국인 미국이 북한에 보복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북한 독재정권이 순식간에 붕괴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중국이 ‘질이 나쁜’ 고도성장에서 ‘질 좋은’ 저성장으로 바뀔 전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늦어도 올림픽 직후 중국의 버블경제가 파탄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럴 경우, 중국 정부가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해 군사적 모험주의를 택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지적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이같은 중국의 위협에 제대로 대비하려면 준비의 시간이 별로 없다며 시급한 대비책을 촉구했다. 지난 1994년 4월 첫 당선된 뒤 재선인 그는 최근 3선에 대한 의욕을 드러낸 바 있다.taein@seoul.co.kr
  • 헤즈볼라 ‘반격’… 이 30명 사상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과 프랑스가 레바논 휴전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합의했지만 이스라엘에 유리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어 레바논과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합의 직후 환영 입장을 나타냈던 이스라엘 역시 이행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명, 레바논 유혈사태의 해결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와의 결의안 합의 사실을 전하면서 안보리 15개 이사국들이 이번 주 초 결의안을 공식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동맹국이며 프랑스는 레바논과 오랫동안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사국들은 이날 회의를 열어 양국이 제안한 결의안 초안을 검토했다. 볼턴 대사는 전투 종식 결의안과 함께 “현상유지를 타파하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정치적 틀”을 규정하는 결의안도 프랑스와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결의안이 양측의 폭력 행위를 근절하도록 요구했지만 만약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다면 이스라엘에 반격할 권리를 허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결의안에는 즉각적인 폭력의 근절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푸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이번 결의안 초안이 적절하지 않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중단하고 모든 이스라엘군을 철수시켜야 휴전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의 하임 라몬 법무장관은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결의안이 채택되더라도 헤즈볼라가 이행할지 의문”이라며 군사작전을 계속할 뜻을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날 전투기로 베이루트 남부를 공습했으며, 레바논 남부의 항구도시 티레에는 해군 특공대를 투입, 이스라엘에의 미사일 공격을 지휘한 헤즈볼라 지도자 3명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6일 이스라엘 북부 마을을 15분 이상 로켓으로 공격해 10명이 죽고,20명이 다쳐 교전 이후 이스라엘 최대의 인명 피해를 낳았다.dawn@seoul.co.kr
  • [시론] 한·미동맹도 웰빙이 필요하다/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

    [시론] 한·미동맹도 웰빙이 필요하다/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

    전략적 유연성, 평택기지 조성, 전시 작전통제권 한국군 단독행사…. 이 단어들이 이제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은 것들이 됐다.2003년부터 시작된 한·미간 동맹 조정 과정에서 각종 쟁점들이 다양한 논란을 양산해 왔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오랫동안 지속돼 온 동맹의 결속이 흔들리고 있으며, 이는 각종 안보 현안들에 대한 한·미간의 이견으로부터 비롯됐다고 지적한다. 반면 현재의 동맹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공고하며, 동맹관계에 대한 우려는 상황에 대한 확대 해석이나 기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 역시 만만치 않다. 또 다른 측에서는 차제에 우리의 ‘주권’을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동맹을 재편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제 머리를 좀 식히고 다음과 같은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구해 보자. 우리가 모든 현안에 대해 미국과 동일한 입장과 정책을 취한다고 해서 냉전체제와 ‘편승’(bandwagon)을 바탕으로 했던 과거 형태의 동맹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까?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것이 우리에게 바람직한 것일까? 동맹의 조정 과정에서 아무런 이견이나 불편한 상황이 조성되지 않는 것이 반드시 최선일까? 변화하는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거의 시각에 고착돼 기계적이고 관성적으로 ‘주권’만을 강조하는 것이 과연 우리의 이익에 부합할까? 1990년대 후반 이후 가시화돼 온 미국의 새로운 세계전략과 군사력 운용정책을 감안할 때, 동맹관계 내에서 부담없는 ‘편승’이 가능한 시대는 이미 지나버렸다. 또한 꾸준히 신장돼 온 국력과 국제적 위상을 감안할 때 이제는 한국도 ‘안보’에 못지않게 국가적 자존심을 중요한 덕목으로 추구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이러한 전환의 시대에 미래에도 그 생명력을 그대로 유지·강화할 수 있는 동맹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한·미도 외형적인 힘이나 결속 이상의 내적인 건실함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근래 들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있는 ‘웰빙’이 한·미 동맹 조정에도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의 기초체력을 높이는 웰빙을 위해서는 상호 가치의 공감대와 호혜적인 거래관계, 그리고 신뢰가 필수적이다. 한·미가 미래 어떤 목표와 대의를 위해 어떤 형태의 협력을 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공통의 비전을 명시적으로 제시해 나가야 하며, 이러한 협력관계 속에서 우리 역시 동맹국인 미국과 무엇을 주고받을 것인지에 대한 거래의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이는 물론 쉽지 않은 작업이며, 필연적으로 많은 이견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이견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러한 이견을 어떻게 조정하고 수렴해 나가는 것인가의 여부이며, 이에는 한·미가 큰 방향에서는 항상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상호간의 신뢰가 필수적이다. 어떤 면에서 한·미 동맹은 세계적인 탈냉전과 남북한 관계의 변화가 시작된 1990년대에 이미 그 변화를 모색했어야 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한·미 관계의 각종 편린들은 오랫동안 변화를 유보해 왔던 노후한 동맹의 전환과정에서는 오히려 불가피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미에 중요한 것은 이견이 없는 관계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견의 원만한 조정을 통해 상호간의 이해와 공감대를 넓히는 노력이다. 각종 사안에 대한 일희일비보다는 큰 틀을 생각하는 거시적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차두현 한국국방연구원 국방현안팀장
  • 美-유럽 ‘레바논 해법’ 갈등 증폭

    ‘레바논 사태’를 놓고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간의 틈이 벌어지고 있다. 해법에 대한 이견이 외교적 충돌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불거졌다가 지난해 겨우 봉합됐던 미국과 독·프랑스 사이의 외교적 갈등이 다시 재연될 상황이다. 프랑스, 독일 등 대부분의 유럽연합(EU)국가들은 이스라엘군의 철수 등 조기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EU 순번제 의장국 핀란드의 에르키 투오미오야 외무장관도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 미국에 압력을 가했다. 반면 미국은 이스라엘 편을 들면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에 더 관심을 쏟고 있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헤즈볼라에 비판적이던 사우디와 이집트 등 온건한 아랍국에서조차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헤즈볼라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유럽국가들의 움직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의 오른팔로 알려진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이날 이스라엘과의 성전(聖戰)을 위해 레바논에 참전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알자지라 방송을 통해 발표하는 등 레바논사태가 국지전에서 세계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8일 프랑스가 유엔의 조기 휴전 결의안 채택 등을 압박했지만 미국은 시리아와 이란의 개입을 경고하는데 여념이 없다고 꼬집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27일 의회위원회 보고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로마회의에서 결론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 이스라엘에 잘못된 신호를 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다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도 이스라엘의 유엔초소 공격을 계기로 미국 태도를 비난하며 안보리 역할에 부정적인 영향을 경고하는 등 미국과 맞서고 있다. 국제사회의 여론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등을 돌리고 레바논 사태의 조기휴전을 요구하자 다급해진 미국 편의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는 28일 조지 부시 대통령과의 회동을 위해 워싱턴으로 날아갔다. 블레어 총리는 이스라엘의 조기철수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히라는 국내외적 압력에 시달려 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기고] ‘반환기지 오염’ 협상 냉정하게/최종철 국방대 교수·정치학 박사

    지난 13∼14일 제9차 한·미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반환받은 15개 기지(미합의 3개 기지는 안전관리 목적상 열쇠만 수령)와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쉽게 말하면, 지난 50년간 주한미군에 국가안보를 ‘전세비용’으로 지불받고 우리가 빌려준 집(기지)을 얼마나 깨끗하게 돌려 받느냐가 쟁점이다. 국가안보를 전셋값으로 받은 우리가 떠나는 세입자인 동맹에 어느 정도의 청소를 요구하는 게 적절할까. 이와 관련한 전·월세 계약서인 한·미행정협정의 ‘특별양해각서’는 ‘인간 건강에 대한 공지의 급박하고 실질적인 위험(KISE)’ 제거가 청소의 기준라고 명시했다. 또 ‘합의의사록’은 ‘미측은 우리 환경법령 및 기준을 존중한다.’고 청소 기준을 적었다. 문제는 양 계약서에 대한 한·미간 관점과 해석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50년전 세를 줄 때의 수준으로 청소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것이 최상의 이익일까, 아니면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지자체들이 토지(기지)를 매입해 지역발전을 위해 활용하고, 그럼으로써 반환되는 토지들을 국토균형 발전에 기여토록 사용하는 게 더 합리적일까. 정부는 기지 반환 협상이 18개월을 끄는 사이에 매달 40만달러씩 총 720만달러의 기회비용을 지불했다. 또 미국이 치유의 책임을 나몰라라 하는 몰염치의 행태를 보이는 게 아니라, 동맹국 한국의 요구에 납득할 수준의 양보를 한 측면도 있다. 미국은 ‘인간 건강에 대한 실질적 위험’을 제거하는 반환기지 치유 원칙에 추가해 8개항, 즉 유류저장탱크 및 연료 제거, 위험물질 및 쓰레기 처리장 제거, 난방·온수 시스템과 냉방 시스템 치유, 불발탄 제거, 사격장 오염 토지 제거 등을 이행했거나 앞으로 이행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미국이 일본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며, 독일에도 치유 비용을 시설물 잔여가치 보상액에서 상계키로 한 것과 크게 대비된다. 미국과의 반환기지 환경오염문제 협상에서 우리는 중국인의 상술처럼 냉정하게 계산해야 한다. 국가간의 협상에서는 오로지 국가이익 극대화를 위해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것이지, 협상 후에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 미국이 최대한으로 비용을 지출하도록 요구하고 설득하며 때로 압박할 필요도 있다. 그렇게 해서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상대와 여건에 따라 상호 호혜와 호양의 자세로 실질적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기지 사용 대가로 받은 국가안보 보장 혜택과 환경 치유 비용을 비교해 보고, 동맹을 유지할 필요성이 우리에게 더 절실하다는 점 등을 냉철히 따져 보는 여유로움을 갖고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기지 치유 비용이 천문학적이라고 과장해 국민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보다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우리의 병력과 장비를 이용하는 아량도 보여야 한다. 반환기지 오염 문제가 한·미간 협상 의제의 전부가 아니다. 평택지구 기지 이전 비용,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무기도입 협상 등 양국간에 많은 협상들이 있다. 한 협상에서 다소의 불만이 있을 경우 다른 협상에서 보전하는 거시적 협상 전략이 요구된다. 최종철 국방대 교수·정치학 박사
  • “자이툰부대 구호활동 현지인에 큰 감동”

    한국군 해외파병 역사상 처음으로 사단급 부대인 이라크 자이툰부대(사단장 황중선 소장)에 여성 정훈공보참모가 파병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영희(44) 중령은 아르빌 현지인들과 동맹국, 내·외신 등을 대상으로 자이툰부대의 평화재건 활동 홍보업무를 맡고 있다. 박 중령은 23일 “상대적으로 여성의 역할이 적은 이슬람사회에 와서 막상 부딪혀 보니까 나름대로 여성 인력 활용에 대한 의지도 큰 것으로 보이고 여성 참모인 저의 역할이 현지인들에게 일종의 호기심과 기대를 유발하는 것 같다.”면서 “현지 이슬람사회가 여성의 존재와 역할에 대해 눈을 뜨는 데 기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자이툰 장병들이 의료지원 등을 통해 현지 주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살이 떨리는 감동을 느끼고 있다.”며 한 달여간의 파병생활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자신을 비롯해 모두 39명의 여군이 자이툰부대에서 아르빌 여성들과 아이들의 가슴속을 파고들고 있다면서 “그동안 집안에만 머물던 현지 여성들이 사회참여의 길로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1986년 여성 정훈장교 1기로 임관한 박 중령은 이라크 파병 전에 전방 사단이나 군단으로 옮겨 다니면서도 늘 ‘여성 정훈공보참모 1호’ 또는 ‘최초’라는 별칭을 얻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 정치권, 햇볕정책까지 비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 내에서 한국의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의회 소식통은 19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무기 개발 야욕을 버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가 계속 김정일 정권을 옹호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측에서도 있었다.”면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비난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한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비판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국제테러 및 비확산 소위원회 위원장인 에드 로이스 의원은 18일 열린 한미의원외교협의회에서 “한국 정부가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물려받은 대북 포용정책을 고수하고 있지만 북한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면서 “한국의 대북정책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스 의원실 관계자는 “로이스 의원은 동맹국 정부의 정책에 비판을 자제하고 있지만 극단적으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난하는 의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의원들은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한 불만을 입법 과정에도 반영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외교협의회와 자유무역협정(FTA)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중인 한나라당의 박진 의원은 “리처드 루거 상원 외교위원장이 현재 추진중인 북한관계법에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된 문안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루거 위원장이 지난 5월 공개한 북한관계법 초안에는 한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언급은 포함되지 않았다. 미 의회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햇볕정책에 대한 비판이 개성공단과 한·미 FTA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5월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10명의 의회 보좌관 및 전문위원을 모두 만나본 결과 9명이 한국 정부의 개성공단 사업에 반대했다고 전했다.이 소식통은 “현재 의회 내에서는 개성공단을 FTA에 포함시키는 것이 절대로 불가하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면서 “일부에서는 대북 포용정책을 계속 주장하는 한국에 FTA라는 선물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이 지상군 레바논 진격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군 투입을 시사한 지 하루 만에 병력 일부가 국경을 넘어 레바논 영내로 진입했다.19일 하루 동안 레바논 전역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5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AFP통신은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터널과 무기를 찾기 위해 일부 병력이 레바논에 들어가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댄 질러먼 유엔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그러나 이번 작전이 전날 언급한 대규모 지상군 작전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못박았다.그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의 몇몇 전초기지를 파괴하기 위해 계획된 매우 국지적인 작전이지 전면적인 침공이나 점령을 위한 작전이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제 여론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자 미국과 이스라엘의 사전교감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간) 영국과 유럽연합(EU)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헤즈볼라에 최대한의 타격을 주기 위해 이스라엘이 일주일간 공격을 연장하는 것을 미국 정부가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전투기는 이날 침공 후 처음으로 레바논군 막사를 폭격, 사병과 장교 등 11명이 사망했다.남부 국경 지역의 아이타로운 마을에선 일가족 9명이 숨졌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최소 310명에 달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 사망자는 군인 12명 등 모두 25명이다. 이스라엘의 채널 2TV는 텔아비브 북부 도로에서 이스라엘 병사 1명이 또다시 납치됐다는 목격담을 전했다. 침공 장기화로 민간인 희생이 늘면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 전략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뉴욕타임스는 “레바논의 민간인 피해가 계속되면 미국의 아랍 동맹국과 유럽국가들도 침묵을 지킬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열린세상] 오일과 미사일/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기나 시기 선택을 ‘오일 방정식’에 넣어 풀어 보면 제법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야기는 간단하다. 동북아 구도를 넘어 남미 베네수엘라와 중동 이란의 이해관계를 변수에 포함시켜 보는 것이다. 우선 왜 했느냐에 대해 풀어 보자. 만일 “관심은 끌면서 매는 덜 맞는 방법”으로 인식했다면 그건 말이 된다. 이 대목에서 생각나는 것은 최근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는 곧 북한에 있을 것이고 조만간 이란에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다. 북한으로서는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끌어들임으로써 실보다 득이 많다는 계산을 했을 수 있다. 우선 6자회담의 틀에서 반미 트라이앵글에 자신들의 문제를 올림으로써 미국의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란 판단을 했을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역시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미국의 압박을 분산시키고 연대세력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손해 볼 게 없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실제로 북한과 베네수엘라, 이란 간의 삼각관계는 최근 빠르게 가까워지는 형국이다. 베네수엘라는 올 4월 북한에 첫 상주 대사를 파견했다.1974년 수교 이래 32년 만의 발전인 셈이다.2005년 9월에는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했으며 11월에는 북한 경제대표단이 베네수엘라를 방문해 무역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북한이 이란에 사정거리 약 2500㎞의 BM-25 이동미사일 18기를 공급했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흘러나온다. 독일 슈피겔지는 북한이 핵개발을 지속한다면 이란이 무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는 내용을 보도하기도 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매를 덜 맞는 방법 중에 차베스 대통령이 가져 올 오일 지원이라는 선물 꾸러미를 생각했을 것이다. 이미 쿠바를 비롯해 중남미 국가들에 오일 지원이라는 카드로 위상을 높여온 차베스 대통령의 스타일로 보아 실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7월25일로 예정된 차베스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목적이 최신형 수호이 전투기 도입이고 이것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면 극적인 효과를 더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발사 자제를 권고한 중국으로서도 미국과의 협력문제로 난감해진 문제를 베네수엘라가 악역을 맡아 준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추어 극적인 효과는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전후하여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닥쳐올 경제 제재의 막힌 숨통을 덜어 줄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점 역시 고려했을 수 있다. 북한에 대한 서방세계의 압박이 가시화되어 가는 시점에서 차베스 대통령의 방북이 실현될지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그러나 6자회담이라는 틀 속에서 동북아에 머물러 있던 북한 문제를 남미와 중동으로 이어지는 트라이앵글의 하나로 끌어내려는 의도는 쉽게 읽을 수 있다.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란과 파키스탄을 상하이 협력기구(SCO) 옵서버 국가로 받아 들였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아예 반미 연대의 강화라는 사실을 가장 강한 매개 고리로 강조하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에너지협력이나 군사협력 강화를 통한 동맹강화의 차원일 수 있다. 그러나 외견상 아무 관련성이 없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문제도 따지고 들면 물고 물리는 인과관계를 발견할 수 있다. 이란의 재래시장인 바자레에서 시장 상인들에게 어느 나라가 가장 믿음직한 동맹국이냐고 물었더니 상당수가 ‘베네수엘라’라는 대답을 했다. 오일과 반미감정의 결합이 가져다 준 결과다.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 문제는 향후 전개 과정에 따라 남미와 중동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시화시킬 공산이 크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오일과 미사일이다.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사설] 안보 위협엔 단호하게 대처해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남북관계에도 심각한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북한에 발사중지와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해 왔다. 악화되는 국민의 대북 정서를 달래면서 대화의 끈도 놓지 않았다. 강경 일변도의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평화적 해결을 주문했고, 중국에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됐다. 북한의 무력시위 속내가 어디에 있든, 이는 분명 우리의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도발행위다. 따라서 우리는 남북관계도 중요하나, 안보위협에 대해서만은 정부가 단호하게 대처해 줄 것을 요구한다. 그에 앞서 미사일 발사가 결국 감행된 이면에는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있지 않았느냐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는 지난달 중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에 대해 “인공위성일 가능성이 있다.”느니,“미사일을 쏘지는 않을 것”이라는 둥 다소 안이한 판단을 보였다. 물론 미·일처럼 대북 정보 부풀리기를 따라 했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동맹국과 호흡을 맞추지 못하고 엇박자를 내는 듯한 모습은 국민을 적잖이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해서다. 정부가 이제서야 “한·미 양국이 미사일 발사에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긴밀한 공조를 밝힌 점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정부는 미국과 공동 대응을 통해 무력수단을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려는 북한의 저의가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인식을 분명히 심어줘야 할 것이다. 다만, 미·일이 이 사태를 빌미로 대북 군사적 압박을 지나치게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외교적 노력을 다해주길 바란다. 아울러 민간차원의 남북경협과 교류는 유지하되, 쌀과 비료 등 정부차원의 대북 지원은 미사일 문제와 반드시 연계하는 전략이 바람직할 것이다.
  • 국제사회 군비경쟁 방산업체 ‘어부지리’

    “‘불량국가’들이 미사일을 쏘면 미국 방산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북한 미사일 발사시험, 이란 핵개발 위기고조, 이라크 전쟁지속 등 국제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사회의 군비수요와 예산이 가파르게 늘고 있는 까닭이다. 1998년 8월 북한 미사일의 첫 발사 이후 미 국방부는 미사일 방어 비용을 연간 100억달러대로 늘렸다. 이후 북한의 미사일 추가발사 위협은 요격시스템 장치 등 미국과 일본의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을 가속화시켜왔다고 최근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일본 외무성은 지난달 23일 “미국과 일본이 탄도미사일 공동 방어분야 협력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협정문에 서명했다.”며 요격 미사일 공동생산 계획을 확인했다.●‘불량국가’, 매출 증가 일등공신 천문학적 예산이 들어가는 MD체제 구축을 조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행정부가 강력한 반대 여론속에서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북한 등 소위 불량국가에 의한 미사일이 본토 및 동맹국들을 위협하고 있다.”는 나름의 구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은 알래스카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요격미사일 추가 배치 등을 위한 예산 신설 등 올해 78억달러였던 국방부 미사일방어국(MDA) 예산을 2007년 93억달러로 증액하는 등 계속 늘리기로 했다.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이 “북한 (핵개발 및 미사일발사준비 등)상황이 MD연구와 배치 필요성을 증대시킨다.”고 지난달 상원 청문회에서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요격미사일 시험 일정과 첨단 레이더망, 자료 자동 전송망 구축을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미사일과 핵 시설에 대한 폭격 등을 위한 공중급유기 증편 필요성도 정당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군비경쟁 도미노 우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라 가뜩이나 중국과 일본간의 관계악화로 불붙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군비경쟁 도미노 현상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다.2001년 뉴욕 9·11테러 이후 미국의 군비수요와 지출도 크게 늘었지만 ‘테러와 전쟁의 전지구화’로 미국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한 무기 구매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군 무기구매업무 책임자인 제프리 콜러 중장이 지난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의 무기 수출은 지난해 106억달러보다 늘어난 130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보여준다. 이런 추세속에서 뉴욕 월가의 금융전문가들은 고객들에게 미 방산업체에 대한 투자를 권하는 등 록히드 마틴, 노스롭 그루먼, 보잉 등 초대형 방위산업체들은 밀려드는 수요와 연구비 지원으로 이례적인 호황을 맞고 있다.●방산업체 주식은 블루칩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2001년 매출액 115억달러를 기록했던 미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2004년 매출액은 355억달러로 급증하는 등 방위산업체들의 호황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방산업체들의 호황은 미국에 그치지 않고 프랑스, 러시아, 중국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전년도보다 20%가 많은 60억달러의 무기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소련 해체 이후 최고치이다. 프랑스도 급유기와 정찰기, 미사일 수출에 힘입어 지난 2004년 무기수출액은 전년도보다 60%나 늘어난 71억 2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지난달 6일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를 인용, 중국의 연간 무기 수출액은 10억달러를 넘어 세계 10대 무기 수출국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데스크시각] 눈여겨볼 일본 개헌/황성기 문화부장

    북한발 위협은 일본이 스스로는 풀기 어려운 빗장을 대신 따주는 역할을 해 왔다.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북한에서는 광명성1호라고 주장)이 그랬고,2004년의 북핵사태도 마찬가지다. 미사일 요격시스템을 갖추자고 하더니 선제공격론을 제기하는가 하면 대북 제재법안도 정비했다. 지금의 2차 미사일 위기도 일본의 군사무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일본이 보통국가의 전제조건으로 꼽는 군대를 왜 가져야 하는지를 설득할 살아있는 교과서로서 ‘북풍’은 일본 우파들에게는 돈으로 사기 힘든 최적의 재료로 활용됐다. 보통국가가 되려면 필수적인 헌법 개정만 해도 그렇다. 미사일 발사나 일본인 납치 시인 같은 북한의 위협이 피부로 느껴지면서 헌법을 고치는 데 완강하던 일본인들이 2004년 아사히신문 여론조사를 고비로 개헌지지가 호헌지지를 앞선다. 잠시 관심을 월드컵에 쏟았지만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 민주당이 이달 초 헌법개정의 절차를 담은 국민투표법안 심의에 들어간 것은 이제라도 눈여겨볼 일이다. 개헌에 필요한 절차가 국회에서 다루어지기는 처음이다. 양당은 이미 헌법 개정초안을 내놓았다. 개헌의 초점은 9조이다. 미 군정이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갖지 않는다는 헌법초안을 일본측에 넘긴 것은 1946년 2월이다.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패전국에 강요한 헌법 9조는 전쟁의 참화에 휘말려 고통을 겪은 일본인 70%가 찬성할 만큼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 정치가들에게 수치스럽게 여겨진 9조가 지난 60년간 일본을 평화의 나라로 지켜준 것은 역설적이다. 일본의 우익이나 보수주의자들은 ‘헤이와보케(평화불감증)’라고 9조를 지닌 스스로를 비웃는다. 그렇지만 일본에 유린당한 경험을 갖는 아시아 국가들에 9조의 존재 의미는 크다. ‘평화헌법’이라는 별명까지 갖게 된 일본 헌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은 헌법의 탄생과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전쟁기억이 있는 세대들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한 개헌이 국가적 의제로 부상하기는 어려웠다. 조용히 개헌 작업을 해온 자민당이 신 헌법초안을 내놓은 것은 창당 50주년인 지난해이다. 한편으로는 자위대를 이라크에 파병할 정도에 이르기까지 야금야금 헌법의 해석을 넓히는 ‘해석개헌’을 통해 9조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개헌론자들은 현실과 헌법의 모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자민당의 신 헌법초안 중 9조를 보면 자위대는 군대와 같은 자위군으로 승격된다.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방어를 위한 방어개념인 ‘전수방위’원칙을 폐기하고 동맹국의 전쟁에도 가담하는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도 가능하다. 일본 내부로부터의 개헌 욕구는 미국이라는 외부로부터의 개헌 압력을 등에 업고 탄력을 받고 있다. 자위대와 주일미군의 일체화를 추진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은 일본과 해외에서 함께 전투하지 못하도록 막는 9조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9조를 강요했던 미국의 변신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해가 일치한 부시 미 대통령과 고이즈미 일본 총리는 굳게 손을 잡았다. 9조의 개정이 당장 일본의 군국주의 회귀를 의미하지는 않더라도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지역의 역학구도에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미국과 함께 개입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이 지역의 긴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일본의 개헌이 3∼4년 안에 힘들 것이라고 낙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런 낙관은 쏘아붙여주고 싶다. 아시아를 무시하는 일본, 미국에만 매달리는 일본이 미국의 세계전략과 자국의 동북아전략의 융합에 따라선 한세기 전처럼 폭주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역사적 사건을 명확히 인식하는 데는 대략 60년쯤 걸린다고 한다.‘전후 60년’을 인식한 결과가 9조의 재확인이 아닌 개정으로 모아지고 있는 일본의 모습은 그래서 걱정스럽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들의 퇴장과 더불어 군대가 돌아온다고 하지 않던가. 황성기 문화부장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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