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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웨이 회장의 으름장

    화웨이 회장의 으름장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에릭 쉬(쉬즈쥔·徐直軍) 회장이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이 화웨이를 계속 미국 시장에서 차단하면 세계적으로 뜨거운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5세대 이동통신(5G) 경쟁에서 결코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경고이다. 쉬 회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5G 기술 선두주자인 화웨이로선 미국 소비자에게 5G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가 없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선두주자들의 참여 기회를 막는, 완전 경쟁이 없는 시장”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그들(미국)이 5G에서 세계 1위가 되려는 목표를 정말로 이룰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2012년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와 다른 중국 장비업체 ZTE에 대해 미국 내 통신망 장비 판매를 금지했다. 미국은 중국 장비업체들이 중국 정부에 미국 통신망에 접근할 뒷문을 열어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고, 화웨이 등은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쉬 회장은 5G 시장에서 화웨이를 차단하는 것은 경쟁이 불완전하다는 뜻이며 이는 소비자와 이동통신사들의 비용을 늘리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5G 기술 선두주자들의 참여와 완전한 경쟁이 없으면 이동통신사들은 망 구축을 위한 5G 장비를 사는 데 더 많은 돈을 써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소비자들은 선두주자가 있는 다른 시장들만큼 양질이 아닌 5G 서비스를 받는 데 더 많은 돈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국가안보와 관련된 기술 사안에 대해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 정부가 독일, 일본 등 동맹국의 관리들과 모바일, 인터넷업체들에 화웨이가 생산한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이례적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쉬 회장은 이에 대해 실제 국가안보 우려보다는 정치적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 머리에 맴도는 의문이 있다. 국가 당국인 미국 정부가 왜 기업체인 화웨이를 겨냥하고 있는가? 우리가 5G를 너무 잘해서인가, 아니면 내가 확실히 모르는 이유가 있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5G가 사이버안보 이슈를 일으킨다고 말한다면, 나는 이런 언급들이 전혀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심들에는 어떤 입증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美, 사우디 감싼 채 16兆 무기 수출계약 서명… 의회 ‘반발’

    상원은 예멘전쟁 美지원 중단 결의안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16조원 규모의 무기 수출 계약에 서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직접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언론인 살해 의혹을 진화하고 나섰지만 미 의회는 아랍 동맹군을 주도해 예멘 내전에 참전하고 있는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중단하는 결의안을 내며 트럼프 정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28일(현지시간) “사우디가 록히드마틴의 사드를 150억 달러(약 16조 7900억 원)에 구매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사우디 정부가 지난 26일 서명한 계약 내용에는 총 44대의 사드 발사대와 미사일 관련 장비 수출이 포함됐다. 국무부 관계자는 “2016년 12월부터 이뤄진 사드 수출 논의가 완료됐다. 이란 및 극단주의 단체들의 미사일 위협을 받고있는 사우디와 걸프 지역의 안보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 상원은 같은 날 예멘 내전과 관련한 지원을 중단하는 결의안을 63대37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다음주에는 구체적인 조치를 놓고 최종 표결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가 중단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우디를 군사적으로 지원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는 상당폭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상원 다수이자 집권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의 반란(찬성)표가 예상보다 많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가 사우디 인권 문제를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표결에 앞서 빈살만 왕세자를 적극 옹호했지만 의원들의 표심을 돌리지 못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카슈끄지 피살 사건 조사 결과를 상원에 비공개로 보고한 뒤 기자들에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명령한 것으로 연관 짓는 보고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사우디의 유대를 훼손하는 것은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에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청년들의 통일 인식] 10명 중 5명 “美도 남북통일 원할 것”

    美 협력 대상…중·일·러는 경계 대상 10명 중 4명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20대 젊은층은 미국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인 시각을 가진 반면 중국, 일본, 러시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한미군 지속적 주둔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실(위원장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변 4강국이 남북통일을 얼마나 희망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미국이 남북통일을 원한다고 보는 의견은 53.3%인 반면 원하지 않는다고 보는 의견은 46.7%였다. 이 수치가 중국은 29.8% 대 70.1%, 일본은 26.2% 대 73.9%, 러시아는 36.7%대 63.3%였다. 미국의 경우는 또 한국과의 경쟁보다는 ‘협력 대상’이라는 의견이 65.6%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경계 대상’이라는 의견은 16.3%에 그쳤다. 반면 러시아와 중국, 일본은 ‘협력 대상’이란 의견이 각각 28.9%, 28.4%, 21.0%에 불과했고 대신 ‘경계 대상’이란 의견이 각각 35.6%, 35.0%, 29.2%였다. ‘경쟁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일본 32.1%, 러시아 28.6%, 중국 27%, 미국 16.4%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들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한국을 도울 국가’로 미국(42.2%), 일본(9.6%), 러시아(5.8%), 중국(4.1%) 순으로 꼽았다. 반면 ‘북한을 도울 것이다’란 질문에 대해서는 중국(23.3%), 러시아(12.4%), 일본(2.2%), 미국(0.6%) 순으로 봤다. ‘자국의 이익을 따를 나라’는 일본(69.7%), 러시아(59.4%), 중국(54%), 미국(42.9%) 순이었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이 우세했다. 현 수준이 적당하다는 응답이 40.3%로 가장 많았고 증원해야 한다는 대답은 27.1%였다. 반면 완전히 철수하거나 감축해야 한다는 의견은 32.7%였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한국이 가장 위급할 때 동맹국밖에 없다는 것은 대학생들도 잘 안다”며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외교안보만큼은 보수적 선택을 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작심하고 中말려죽이기...동맹국엔 화웨이 금지령, 中학자 비자도 취소

    美, 작심하고 中말려죽이기...동맹국엔 화웨이 금지령, 中학자 비자도 취소

    미국 정부가 최근 동맹국의 무선·인터넷 제공 업체들에게 중국 화웨이 통신 장비를 쓰지 않도록 설득하고 중국인 학자들에게 발급한 복수 비자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불법 정보수집과 기술 잠식을 차단하는 한편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기술 냉전’의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리들은 최근 화웨이 통신장비가 이미 널리 보급된 동맹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정부 관계자들 및 통신 업계 경영진과 접촉을 시도하며 사이버 보안 위험성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미국은 또 중국산 통신 장비 개발을 기피하는 국가들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의 화웨이 통신 장비에 민감한 이유는 이들 국가에 미군 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민감한 통신을 위한 자체 위성과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하지만 여전히 많은 군수시설에서 민간의 상업용 네트워크를 사용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스마트폰을 많이 생산하는 업체로 휴대전화 기지국이나 인터넷 네트워크 등 현대적 통신을 뒷받침하는 기간시설에 들어가는 부품에서는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작업은 전 세계 무선·인터넷 제공업자들이 신기술인 5G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진행됐다. 앞으로는 각종 산업 현장에서 쓰는 장비, 의료기기, 자율주행차까지 5G 통신망이 활용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화웨이 장비를 활용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을 불능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이번 활동을 디지털로 연결된 세계를 통제하기 위한 미·중 간 보다 광범위한 기술적 냉전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 관리는 거대화된 IT업계가 독재 정권에 이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한 미국 관리는 “우리는 전 세계의 여러 국가와 통신 인프라의 사이버 위협에 함께 대처하고 있다”면서 “사이버 위협이 5G로 이동하면서 이를 주시하고 있다. 5G 네트워크가 사이버 공격에 더 취약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최근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이 미·중 관계를 연구하는 일부 중국인 학자들에게 발급한 10년 기한의 복수비자를 최근 갑작스레 취소했다고 전했다. 복수비자는 유효 기간 내에 여러 번의 출입국을 허가하는 비자로, 미국과 중국은 2014년 사업이나 관광을 위해 방문하는 모든 여권 소지자들에게 최대 10년의 복수비자를 상호 발급하기로 합의했다. 한 중국인 학자는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까다로운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비자 통제도 그중의 하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대중국 강경 정책을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 중국인 학자나 유학생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일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중국 제조 2025’로 상징되는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에는 중국 베이징대학의 저명 신경과학자인 라오이가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초청을 받아 미국에서 열리는 워크숍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비자 발급이 거부당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달 1일 G20 기간 중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사우디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 지시 의혹에 “가능한 일”

    트럼프, 사우디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 지시 의혹에 “가능한 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정부에 비판적인 자국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중앙정보국(CIA) 보고와 관련해 “가능한 일”(possible)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 현장을 방문해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IA의 판단은 아직 ‘시기상조’(premature)라고 지적하면서 19일이나 20일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세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를 방문하기 위해 전용기 편으로 이동하는 동안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전화 통화는 CIA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한 인물이 빈 살만 왕세자라는 결론을 냈다는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국 언론 보도가 잇따른 가운데 이뤄졌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해스펠 국장의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은 CIA에 대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국무부는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최종 결론을 냈다는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또 미국과 사우디의 중요한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건의 진실을 계속해서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빈 살만 왕세자의 카슈끄지 살해 지시 여부와 관련해 “아직 (CIA)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현재로선 그(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와 연관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디에 대해서는 “(미국의) 일자리와 경제 발전 측면에서 진정으로 뛰어난 동맹국”이라면서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우디 정부가 카슈끄지를 살해하고 이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자 “(범죄) 은폐 역사상 최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그는 사우디 왕가에 대한 비판을 최대한 삼가고, 야권의 사우디 무기 판매 중단 주장에도 거듭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미 행정부는 지금까지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연루된 사우디 정부 관리 21명의 비자를 취소했으며, 또한 연루자 17명에 대한 계좌 동결 등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정부와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그의 관심과 사우디를 처벌하라는 의회와 전 세계의 커지는 압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느라 고군분투해 왔다”고 전했다. 미 언론은 CIA 조사 결론을 계기로 앞으로 사우디 정부를 강력히 처벌하라는 의회의 목소리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화당 소속인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카슈끄지 살해 지시와 관련한 모든 것은 빈 살만 왕세자를 지목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는 빈 살만 왕세자가 그의 명령을 수행한 이들을 처형하기 전에 책임을 묻는 신뢰할 만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진핑, 中 지도자 최초로 태평양 도서국 간다

    시진핑, 中 지도자 최초로 태평양 도서국 간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2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기구(APEC)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중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다. 시 주석은 태평양 국가 방문을 통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협력 방안을 강화할 전망이다.●두테르테와 회담… ‘남중국해 갈등’ 의제 15~16일 파푸아뉴기니를 국빈 방문하는 시 주석은 이 기간 피지, 사모아, 바누아투, 미크로네시아, 쿡제도, 통가, 니우에 등 8개 수교 도서국의 정상들을 만날 예정이다. 정저광(鄭澤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3일 “시 주석이 중국의 태평양 군도 국가들에 대한 정책과 섬나라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7~18일 APEC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기조 연설을 하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일정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어 18~21일 브루나이와 필리핀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다. 특히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는 영유권 분쟁 대상인 남중국해 문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은 시 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국방장관이 미군 주둔을 환영한다고 밝히는 등 잇달아 남중국해와 관련한 민감한 발언을 내놓고 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은 13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관련 정상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를 방문해 “필리핀은 지역과 남중국해에서의 안정세력으로서 미군의 주둔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도 지난 11일 “시 주석에게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승소 판결을 언급하며 ‘우리 영토에서 석유를 시추할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고 공개했다. 필리핀 정부는 2016년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PCA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친중 노선을 띠며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던 두테르테 정부가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관련 발언 수위를 높이는 이유로 고도의 협상전략이란 분석과 남중국해 원유 공동탐사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시각이 엇갈리게 나온다. ●트럼프, 수입 자동차 관세폭탄 잠정 보류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수입 자동차의 관세폭탄 부과 방안을 잠정 보류하기로 해 주목된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수입 자동차의 관세 폭탄으로 동맹국들과 갈등이 커지면 대(對)중국 공동전선 구축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고위 통상관리들이 이날 백악관에서 상무부의 자동차 관세 관련 보고서를 논의한 후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문 대통령 “아세안에 각별한 동지애 느낀다”

    문 대통령 “아세안에 각별한 동지애 느낀다”

    “아세안과 한국은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식민지 시대와 권위주의 체제를 극복하고 눈부신 성장을 이뤘습니다. 아주 각별한 동지애를 느낍니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선택(Suntec) 회의장에서 열린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밝힌 뒤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하고자 한다. 아세안 정상들을 대한민국에 초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아세안 정상들은 적극적인 지지와 환영을 표하고, 한-아세안 간 협력 수준이 획기적으로 격상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앞서 2009년 제주도와 2014년 부산에서 각각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과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아세안(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은 비회원국과의 특별정상회의를 10년마다 개최하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지금껏 한국과 함께 일본(2003·2013년), 중국(2006·2016년)이 두 차례 특별정상회의를 가졌지만, 우리나라만 5년 간격으로 3차례의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려는데 대해 아세안이 호응한 것은 문 대통령이 추진해온 신(新)남방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화답이라는 게 청와대의 해석이다. 내년 열리는 3차 특별정상회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국내에서 개최되는 다자 정상회의 가운데 최대 규모로, 신남방정책의 ‘랜드마크’ 외교행사 성격이 될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2019년은 아주 뜻깊은 해로,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이며 한국에게도 아주 중요한 해이다. 3·1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아세안 정상들과 함께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아세안 관계가 한 차원 더 높아질 것”이라며 “아세안의 하나 된 힘으로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이 앞당겨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비동맹국가의 전통이 깊은 아세안의 10개 회원국은 북한과도 모두 수교관계를 맺고 있다. 향후 북·미 비핵화 대화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북한이 참석해 동아시아의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큰 그림’도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아세안의 무한한 잠재력과 하나 된 힘을 믿으며, ‘사람 중심의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를 아세안과 함께 만들겠다는 확고한 비전을 갖고 있다”며 “지난 19차 회의에서 천명한 신(新)남방정책은 아세안과 함께 번영하겠다는 한국의 강력한 의지표명”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美우선주의, 1차대전 혼란과 닮았다”… ‘공공의 적’ 된 트럼프

    “美우선주의, 1차대전 혼란과 닮았다”… ‘공공의 적’ 된 트럼프

    “오늘날의 국제 정세는 1차 세계대전 이후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의 전간기(1918~1939년)와 유사하다.”1차대전 종전 100주년을 맞은 11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현재를 ‘불안정한 평화의 시기’로 규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자국우선주의와 일방적 대외정책 기조를 버리고 세계평화를 위한 미국의 전통적 역할로 회귀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실명이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집권 후 굳어진 미 보호무역·고립주의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평화포럼 연설을 통해 ”현 정세는 1차대전 전후의 20세기 혼란기와 비슷한 점이 있으며 (2차대전 직전인) 1930년대와 닮은 점이 있어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포럼 연설에서 “1차대전은 고립주의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보여주며, 편협한 국가주의자들의 관점이 힘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다자적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파리 개선문 앞에서 주최한 기념식에서 “배타적 민족주의는 애국심과 정확히 반대되는 것”이라며 “전쟁의 흔적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고 오래된 악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평화포럼에는 불참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1차대전은 1914년 7월 세르비아 민족주의자가 오스트리아 황태자를 암살함으로써 우발적으로 촉발됐지만 본질은 서구 열강 간 제국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가 충돌해 인류 최초의 총력전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보호무역을 강화하고 동맹국들에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며 갈등을 일으키는 등 세계의 ‘균형자’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 1차대전 후 1920년대의 미국이 국제연맹에 가입하지 않는 등 고립주의로 회귀하고 유럽을 휩쓴 파시즘 광풍을 제어하지 못해 2차대전 참화로 이어졌듯 현 시점에서도 포퓰리즘과 편협한 민족주의, 고립주의를 방치할 경우 또다시 국가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날 바티칸에서 “1차대전은 여전히 세계 여러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피의 분쟁을 끝내기 위해 모든 적법한 수단을 추구하라는 모두를 향한 엄중한 경고”라고 말했다. 1·2차대전 당시 연합국으로 싸웠던 미국·프랑스·러시아는 트럼프 정부의 이란 핵합의 및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반면 전범국으로 낙인찍힌 독일은 1차대전 종전 100주년을 맞이해서도 사죄를 표현하며 인접 국가들과 우호를 다지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날 1차대전 당시 적국인 영국을 찾아 1·2차대전 전몰장병을 기리는 런던의 세노파트 기념비에 헌화했다. 그는 지난 9일에는 베를린에서 유대인 학살의 시발점이 된 1938년 ‘크리스탈나흐트’ 사건(나치의 유대인 상점·주택 공격)에 대해 반성하며 증오 등 민주주의의 적과 맞서 싸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In&Out] 중·일 관계 개선, 기로에 선 한·일

    [글로벌 In&Out] 중·일 관계 개선, 기로에 선 한·일

    지난 10월에는 당초 기대했던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 기미를 보이더니 월말에 큰 일 두 가지가 날아들었다. 하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에 따른 중·일 관계 개선 움직임이며, 다른 하나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이다. 전자는 한국과는 직접 관계없는 중·일 문제인데 반해 후자는 한·일 간 첨예한 문제다. 얼핏 보면 두 가지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바람직한 미·중 관계에 대한 한·일의 괴리다. 미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고 남북에 가장 영향력을 지닌 대국이다. 따라서 한·중 관계를 잘 유지해 중국을 ‘내 편’으로 삼는 게 한국에 중요하다. 한국에는 대미, 대중은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니라 둘 다 사활적으로 소중하다. 일본은 대조적이다. 냉전 종식으로 중국이 대국화함에 따라 일본이 단독으로 중국에 대응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대미동맹 강화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양호한 미·중 관계에 이익을 찾는 한국과 미·중의 긴장관계에서 이익을 찾는 일본이라는 괴리가 두드러진다. 중·일이 관계개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정권을 사이에 두고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상황에 직면한 중·일의 구도가 낳은 산물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대일 관계를 어느 정도 좋은 수준으로 관리해 두자는 생각이다. 일본도 중국의 의도를 받아들이고, 외교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중·일 관계를 관리하려 한다. 이런 국면에서 미·중 관계를 둘러싼 한·일 입장이 일견 접근한 듯 보인다. 일본도 ‘미·일 대 중국’이라는 도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미 관계와 대중 관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양호한 미·중 관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일본을 한국은 믿음직스럽게 생각한다. 거꾸로 비슷한 성향을 지닌 한국을 일본은 신뢰할 수 있는 동지로 본다. 한·일이 협력해 북한 문제, 나아가 동북아 질서 형성에 미·중이 협력하는 형태를 연출하려는 구도가 형성될지도 모른다. 한·일 각자가 미·중 관계를 스스로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나아가 한·일이 협력하더라도 미·중 개선이 가능할지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협력하지 않는 때보다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중·일 접근을 보는 한국 속내는 단순하지 않다. 머리 너머로 과도한 중·일 접근이 이뤄져 ‘한국 패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경계한다. 특히 한·일, 한·중 관계가 좋지 않을 때 중·일 접근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경계심을 갖는다. 한·일, 한·중은 좋지 않다. 중·일이 질서 형성을 주도하게 되면 한국이 소외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 있어서 그토록 대립하던 중·일이 급속도로 접근하는 것은 뭔가 경계심을 갖고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일 접근이 어느 정도인지, 그것이 한국에 이용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경계해야 할 것인지 한국은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일 관계의 기초가 된 1965년 청구권협정을 뒤집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일 견해가 두 동강 난 셈이다. 이 문제는 다음 기회에 언급하겠지만, 일본에서는 50년 이상 지속되었던 약속을 지금 와서 틀어버리는 한국, 반일을 그만 두지 못하는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일본 사회에 스며들 수 있다. 한·일에 중요한 것은 격동하는 한반도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상호협력에 이번 판결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미국, ‘이란 원유 제재’ 한국 포함 8개국 예외…원유 도입 감축은 불가피

    미국, ‘이란 원유 제재’ 한국 포함 8개국 예외…원유 도입 감축은 불가피

    이란 핵 합의 탈퇴에 따른 미국의 대 이란 제재 복원과 관련, 한국은 이란과 원유 거래를 포함한 교역을 당분간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5일(현지시간) 에너지 및 금융 분야에서 이란 제재를 복원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해 ‘예외’를 인정한다고 외교 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통보했다. 이는 이란과 제재 대상 품목을 교역하는 제3자에 대해 미국 정부가 부과하는 제재(세컨더리보이콧) 적용을 예외적으로 면제하는 것이며, 이란산 원유수입의 상당한 감축이 예외 인정의 전제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번에 예외를 인정받은 한국 등 일부 국가들은 우선 향후 180일간 예외인정 분야에서 이란과의 거래가 가능하고, 180일 후에는 그 예외 조치를 연장할 수 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다만 외교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 감축 수준 등 구체적 내용은 한미 간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결정으로 우리 기업들이 이란산 원유수입을 지속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필수적인 콘덴세이트(초경질유)의 수급이 당분간 가능하게 됐다. 작년 한국이 수입한 콘덴세이트(하루 평균 57만 배럴) 중 약 53%가 이란산일 정도로 이 품목의 대이란 의존도는 막대한 상황이다. 또 그간 한국-이란 교역에 활용해온 원화 사용 교역결제시스템(원화결제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비(非)제재 품목을 이란에 계속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란과의 외환 거래를 피하기 위해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2010년 10월 도입한 원화결제시스템은 이란중앙은행(CBI)이 IBK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해 양국 간 무역대금을 원화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정유업체 등 이란으로부터 수입하는 우리 기업은 CBI 원화 계좌에 원화로 수입대금을 입금하고 대이란 수출기업은 CBI 원화 계좌에서 원화로 수출대금을 수령하는 식이다. 정부는 미국의 이란핵합의(JCPOA) 탈퇴에 따른 대 이란 제재 복원 결정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이 가시화하면서 이란과 거래하는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자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을 중심으로 제재 예외 인정을 받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한국 정부는 이란산 콘덴세이트 수입 물량 유지와 원유 수입과 연계된 원화결제시스템에 대한 예외 인정을 받고자 미국과 지난 6월부터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해 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각급에서 한국에 대한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미국 측에 발신해왔다. 우리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이란산 콘덴세이트의 대체재를 찾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수입을 전면 중단하면 한국 석유화학계가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다른 나라에 의도하지 않은 이익을 준다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 미국 측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미국은 특히 이번 한국에 대한 예외 인정 결정을 이란의 가용 자금원 차단이라는 역사상 최고의 압박 기조 속에서도 굳건한 한미 동맹 정신에 기초해 양국 간 실질 협력을 강화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동맹국과의 특수 관계와 한국이 처한 교역 상황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미국 측이 최대의 유연성을 발휘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교부는 “우리 정부는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안정되고 평화로운 중동 지역을 위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노력에 계속해서 동참해 나가는 한편, 그 과정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파급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 앞으로도 유관 국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8일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할 때 대 이란 제재 복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예기간 90일이 지나는 8월 7일부터 1차로 이란과의 귀금속, 철강, 소프트웨어 등 거래를 금지한 데 이어 유예기간 180일이 경과하는 이달 5일부터는 이란산 석유·석유제품·석유화학제품의 거래를 금지하고 이란중앙은행을 포함해 제재 대상이 된 이란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금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미국, 이란 원유 제재에 8개국 예외 인정…한국은?

    미국, 이란 원유 제재에 8개국 예외 인정…한국은?

    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간) 이란산 원유수입 금지 조치와 관련해서 8개국을 예외로 인정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면제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차 대이란 제재가 시행되는 5일 세부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8개국에 대한 ‘일시적 면제’ 방침을 알린 뒤 “이들 나라의 경우 원유 수입을 상당히 감축하고, 다른 영역에서도 협력을 보여주는 한편 ‘이란산 원유수입 제로(0)화’를 위한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개 국가는 합의 사항의 일환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게 될 것이며 나머지 6개 국가는 상당히 감축된 수준에서 수입할 것”이라며 “면제는 일시적”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8개국에 대한 예외국 인정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이 포함될지도 주목된다. 앞서 한 행정부 고위 관리가 예외를 인정받는 8개국에 일본과 인도, 중국 등이 포함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미국과 아직 구체적 조건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알렸다. 한국은 이란 원유 제재 복원 조치가 이뤄져도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필수적인 이란산 콘덴세이트(초경질유)의 수입과 한국-이란 결제시스템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강조했다. 특히 이란산 원유수입과 연계된 원화결제계좌를 통해 기업들이 대이란 수출 대금을 받는다. 사실상 이란산 원유수입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수입량의 상당한 감축을 전제로 한 예외국 인정을 요구해왔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폼페이오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한국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예외국 지위를 획득할 수 있도록 미국 측이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지난달 31일 “석유에 의존하는 우방과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8월 7일 복원한 1단계 제재에 이어 11월 5일에는 2단계 제재를 시행한다. 1단계는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에 대한 제재(세컨더리 보이콧)다. 2단계는 이란의 석유제품과 항만 운영·에너지·선박·조선, 이란중앙은행과의 거래 등을 제재하는 조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中·터키 등 원유수입 중단 요구 거센 반발 “인도는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 美와 합의”오는 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이란 원유 전면 금수 조치를 앞두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원유 공급의 급감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등 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기업 등에 대한 예외 없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강행을 예고했고, 이란은 ‘미국의 제재 위협이 두렵지 않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고 반기를 들면서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로’(0) 전략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31일 “이란산 원유수입 상위 5개국 중 중국과 인도, 터키 등 3개국이 미국의 이란 원유 수입 전면 중단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면서 “강경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도 이란산 석유 수입의 일부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된 기류를 반영하듯 대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이란에 원유 수출 제재와 함께 최대의 압박을 가하기를 원하지만 석유에 의존하는 우방과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지리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일부 나라 등 여러 국가가 이란 원유 수입을 즉각 ‘0’으로까지 가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주축인 강경파와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가 급등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을 잡으려는 국무부의 비둘기파가 이란 원유의 전면 금수 조치를 두고 첨예하게 부딪쳤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터키의 반대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볼턴 보좌관 등 강경파가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CNBC는 투자은행과 국제에너지기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이란산 원유 하루 평균 판매량은 170만~190만 배럴로 분석했다. 이는 올 6월 270만 배럴보다 80만 배럴 정도가 감소한 규모지만, 아예 ‘0’으로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목표와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은 미국의 대이란 2차 제재가 발효되더라도 계속 수입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45만여 배럴을 수입했고, 인도는 60여만 배럴을 사들였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현실을 감안해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내년에 원유 증산에 나설 때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국의 제한적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 등은 1일 “인도가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기로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제한적이나마 5일 이후에도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3분의1 정도 줄일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한 달에 125만t(하루 평균 약 29만 배럴)을 계속 수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망명한 反이란 단체 지도자 등 3명, 이란 정보기관 덴마크서 암살 시도”

    덴마크 정부가 30일(현지시간) 자국에 거주하는 이란 민간인 3명을 이란 정보기관이 암살하려 했다며 이란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한다고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오는 5일부터 발효될 미국의 대(對)이란 2차 제재를 앞두고 유럽연합(EU) 차원의 제재도 촉구했다. 덴마크 보안정보국의 핀 볼치 안데르센 국장은 이날 “이란 정보기관이 덴마크에 거주 중인 이란 반(反)체제 단체인 ‘알아흐와즈 해방 아랍투쟁운동’(ASMLA) 지도자 1명과 활동가 2명을 암살하려 해 이를 저지했다”면서 “덴마크 영토에서 이를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덴마크 수사당국은 이와 관련해 이란 정보기관의 사주를 받은 이란계 노르웨이인을 지난 21일 스웨덴에서 체포해 덴마크로 이송했다. 안데르스 사무엘센 덴마크 외무장관은 “이란 주재 우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할 예정이며 가능한 (이란) 제재에 대해 EU 동맹국과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덴마크 외무부는 자국 주재 이란 대사도 초치해 강력 항의했다. 이란의 암살 시도는 지난달 23일 이란 서남부에서 ASMLA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가 발생해 24명이 사망한 뒤 덴마크 정부에 자국 출신 망명자들을 추방하라고 요구한 직후 이뤄졌다. 이란 외무부는 “중대한 시기에 유럽과 이란과의 관계를 해치려는 음모”라며 항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국의 원유 제재 앞둔 이란, 민간기업에 판매 시작

    미국의 원유 제재 앞둔 이란, 민간기업에 판매 시작

    오는 11월 4일 미국의 원유 제재 발효를 앞둔 이란이 28일(현지시간) 민간기업에 원유 판매를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는 기존에 국가 단위로만 거래됐던 원유 판매를 민간 기업에 개방한 것이다. 민간 기업은 그동안 석유제품 수출용 원유만 구입 가능했다.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 등 원자재 시장에 공급되는 원유 100만 배럴 가운데 28만 배럴이 배럴당 74.85달러에 판매됐다고 이란 원유 전문매체 샤나통신은 전했다. 이날 판매된 원유의 양은 전날보다 3만 5000 배럴 증가했다. 다만 구매자의 인적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란의 민간시장 개방은 미국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이란의 주요 원유 거래처인 한국과 일본이 수입을 중단한 상황에서 원유 수출량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뒤 이란 경제의 최대 자금줄인 원유 수입을 차단해 이란을 옥죄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 중국, 인도 등에 11월 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하며,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란 정부의 고위 인사는 미국이 제재를 복원해도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수출량이 1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은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절대 모두 막지 못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이 해상에서 다른 선적의 유조선으로 원유를 옮겨싣거나 다른 걸프 산유국의 원유와 섞어 원산지를 불분명하게 하는 수법으로 수출량을 유지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트럼프 “러와의 중거리 핵조약 파기”… 신냉전 심화되나

    볼턴, 22~23일 푸틴에 파기 방침 전달 러 “협박으로 양보 끌어내려는 것”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냉전 시대 옛 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무기 폐기 협정(INF) 파기를 공식화했다. 이는 핵 전력 증강을 포기하지 않은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도 견제하겠다는 의도지만, 미국과 러시아·중국의 핵군비 경쟁이 심화되고 신(新)냉전 구도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1·6 중간선거 지원유세차 찾은 네바다주 엘코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INF를 지키려 했지만 러시아가 합의를 위반해 왔기 때문에 이를 파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와 중국이 새로운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2~23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INF 파기 방침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양국이 사거리가 500∼5500㎞인 핵탄두 장착용 중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도록 했다. 사거리 5500㎞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미국과 소련이 서로를 직접 겨냥한 무기지만, 사거리가 비교적 짧은 중거리 탄도 미사일(IRBM)은 동맹국에 전진배치해 놓아야 제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ICBM보다 냉전을 촉진시킨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미국이 2000년대 들어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러시아가 MD를 뚫을 수 있는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006년 실전배치하면서 사실상 INF는 사문화됐다는 평가다. 미국은 지난 2월 러시아가 SSC8 순항미사일을 극비리에 실전배치한 것도 INF 위반이라며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INF 탈퇴를 결심한 또 하나의 배경에는 중국이 있다. 중국은 INF 조인국이 아니어서 제약 없이 중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중국이 중거리 핵무기를 증강하는 상황에서 INF가 미국의 신무기 개발을 제약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조약 파기를 고려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차관은 21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INF를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협박을 통해 러시아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시도를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러시아가 F22 ‘대항마’로 내놓은 수호이57 기대 이하?…美 동북아 제공권 독점 지속되나

    러시아가 F22 ‘대항마’로 내놓은 수호이57 기대 이하?…美 동북아 제공권 독점 지속되나

    러시아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 F35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수호이(Su)57 전투기를 내년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지만 성능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텔스 전투기 군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동북아 하늘은 당분간 미국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방부는 최근 “5세대 스텔스 전투기로 개발중인 Su57이 내년 하반기내로 러시아 공군에 인도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미국 외교안보전문매체 디플로맷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디플로맷은 러시아 언론을 인용해 러시아 공군이 러시아 국영 통합항공기 제작사인 UAC와 Su57 12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독자적인 스텔스 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해 20여년간 고군분투한 끝에 첫 주문을 한 것이다. 앞서 알렉세이 크리보루츠코 러시아 국방차관은 지난 7월 “마지막 시험 단계에 있는 Su57 구매 계약을 체결할 모든 준비가 갖춰졌다”면서 “Su57 전투기가 시리아내에서의 시험 등을 거쳐 그 성능을 충분히 입증했다”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Su57, 한때 미국 스텔스기 견제할 ‘게임체인저’로 여겨져 Su57에는 적의 방공망 밖인 260㎞ 거리에서 구축함 같은 대형 함정이나 지상 표적을 타격하는 Kh35UE 공대함 순항미사일, Kh38ME 공대지 미사일(최대 사거리 40㎞), T77ME 공대공 미사일(최대 사거리 200㎞) 등의 미사일 12기와 30㎜ 기관포 등이 장착된 것으로 파악되며 핵무기도 탑재할 수 있다. 이에따라 미국의 적성국들로부터 Su57이 미국 F22나 F35가 장악한 제공권을 빼았아 올 ‘게임 체인저’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왔다. 특히 Su57의 가격이 1대당 4000만 달러(약 453억원)로 F35의 절반 이하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비용 대비 성능이 탁월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최근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터키 정부도 미국제 F35 대신 Su57 구입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러시아 국방부는 향후 총 20여대의 Su57을 주문할 계획이다. 도입 수량이 총 20여대라면 다른 기종과 비교해 현저히 적은 수치다. 러시아 군이 2009년 4세대 전투기인 Su35를 처음 주문했을 때는 48대를 구매했고, 그후 50대를 더 구입했다. 실제로 2010년 Su57의 시제기가 첫 비행한 직후 러시아 군은 2020년까지 Su57 60대를 구매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방차관을 맡았던 유리 보리소프 부총리는 2015년 “러시아군 조종사들이 Su35의 성능에 만족했기 때문에 Su57보다 더욱 저렴한 Su35 전투기를 더 구매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Su57 구매를 줄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옹색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스텔스기보다 적군 레이더에 포착되기 쉬운 Su57 러시아 정부가 Su57 도입 수량을 줄이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Su57 자체의 기술적 능력이 생각처럼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스텔스 전투기는 레이더에 자신의 존재를 들키지 않도록 작은 크기로 포착돼 가까운 거리에 접근해야만 적군이 이를 항공기로 인식할 수 있다. 적기를 먼저 발견해 공대공 미사일로 공격한다는 점에서 미래전에서 제공권을 뺏기지 않으려면 갖춰야 할 필수 전력이다. 레이더에 잡히는 표적이 레이더상에 얼마나 크게 나타나는지를 보여 주는 레이더반사면적(RCS)을 비교하면 4세대 전투기인 한국 F15K 전투기의 RCS가 10㎡ 수준인 반면 F22는 0.0001㎡ 수준으로 작은 곤충 크기, F35는 0.001㎡ 수준으로 큰 곤충 크기와 맞먹는다. 실상 레이더상에서 탐지가 불가능한 셈이다. 반면 미국 군사전문 매체 아메리칸 밀리터리 뉴스는 전문가를 인용해 “러시아 Su57의 RCS는 0.3~0.5㎡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그만큼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이 높다는 점에서 공중전을 벌이게 되면 사실상 F22, F35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전투기 주변에 플라스마를 뿜어 레이더파를 상쇄시키는 방법으로 스텔스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 기술 자체의 신뢰성도 베일에 싸여있다. 미국의 공중전 전문가인 저스틴 브롱크는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경제 사정이 악화되면서 러시아 정부도 Su57이 F22의 대항마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도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독자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젠(J)20을 배치하기 시작했지만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스텔스 기술 수준이 떨어지고 당초 장착하고자 한 차세대 엔진의 결함 문제 때문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美, 세계 최강 F22 日 순환배치... 제공권 확고 미국은 일본, 괌 등에 배치한 F22와 F35를 활용해 북한은 물론 남중국해까지 제공권을 장악하는 것은 물론 동맹인 한국·일본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2007년부터 일본 오키나와에 F22 10여대를 순환 배치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이보다 한 단계 아래인 스텔스 전투기 F35A(공군용) 12대를 오키나와에 배치했다. 지난 1월에는 F35B(해병대용) 16대를 일본 야마구치에 배치했다. 일본은 당초 미국으로부터 F22를 도입할 계획이었지만 미 의회가 동맹국에도 F22의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에 F35A를 도입했다. 일본 항공자위대는 지난 1월 아오모리현에 첫 F35A를 배치했고 2020년대 초반까지 모두 4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일본은 공군용인 F35A 이외에 해병대용인 F35B도 20대가량 도입해 2026년부터 운용할 예정이다. 한국은 2014년 7조 3400억원 규모의 차기 전투기(FX) 기종으로 F35A를 선정했고, 2021년까지 미국으로부터 총 40대의 F35A를 인도받게 된다. 지난 3월 28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록히드마틴 공장에서 한국으로 인도되는 1호기가 출고됐지만 올해는 미국에서 조종사와 정비사의 교육 훈련을 실시하고 본격적인 국내 도입은 내년 3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압박 거세자 “카슈끄지 사망” 첫 인정…신난 푸틴은 “미국 책임”

    트럼프, 압박 거세자 “카슈끄지 사망” 첫 인정…신난 푸틴은 “미국 책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망 가능성을 결국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카슈끄지 살해 의혹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미국산 무기 구매의 큰 손인 사우디 배후론에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지만, 끔찍한 살해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되고 국제사회의 반(反) 사우디 여론이 확산되자 압박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간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몬태나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카슈끄지가 죽었다고 믿는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확실히 그런 것 같다. 매우 슬프다”고 답변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대단한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가 죽었다고 인정할 것”이라며 “모든 면에서 보이는 증거가 그렇게(카슈끄지가 죽은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카슈끄지 사망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사우디에 대해서는 “우리는 아주 강력한 성명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발언은 이번 사태 대응을 위해 사우디와 터키를 방문하고 귀국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백악관을 찾아 귀국 보고를 한 이후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우리는 세 가지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곧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세 가지 조사 결과는 이해관계국인 터키와 사우디, 미국의 조사를 의미한다. 사우디 지도자들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어떻게 하겠나’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엄혹할 것이다. 내 말은 그것이 나쁜 일이라는 뜻. 하지만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카슈끄지의 행방이 묘연해진 이후 줄곧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카슈끄지 죽음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는 사우디의 주장에 무게를 둬 왔다. 그는 지난 16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속단할 일이 아니다”라며 “(사우디의) 결백함이 입증되기 전까지 유죄라는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우디에 특사로 파견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우디에 며칠의 말미를 더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요 언론이 카슈끄지 사태를 다루며 파장이 커지고, 왕세자 측근의 사우디 영사관 입장 사실이 터키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등 사우디 왕실과의 연관성이 계속 드러나자 트럼프 대통령도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카슈끄지 암살 배후로 강한 의심을 받고 있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정보기관 출처의 보고서를 통해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로부터 살해된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인정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이와 관련,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측근인 아흐메드 아시리 장군을 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국제사회의 반(反)사우디 정서도 심화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주요 인사를 비롯해 영국과 프랑스, 네덜란드 인사들은 사우디에서 열린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행사에 불참했고,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결국 이 행사 불참을 선언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이날 콜로라도 타맥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사우디가 제공한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겠다”면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처럼 무고한 사람이 폭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CNBC가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사우디 규탄 성명을 낸다고 하더라도 제재 등 실제적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사우디는 매우 좋은 동맹국이었고, 미국에서 많은 것을 수입했다”고 강조했다.사우디와 미국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자 러시아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소치에서 열린 국제 전문가 모임 발다이 국제회의 클럽에 참석해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카슈끄지 살해 의혹과 관련해 “실종된 언론인(카슈끄지)은 미국에서 살곤 했다. 러시아에 살지 않았다”면서 “이와 관련해 미국에는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카슈끄지 실종 사건으로 사우디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악화되면서 이란이 정치적, 경제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외교정책 핵심인 사우디아라비아는 11월 이란 원유 제재 조치가 취해질 때 시장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카슈끄지 사태로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소원해진다면 이란 제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이란의 경제적, 정치적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20(끝)

    “고종 빼돌려 을사늑약 체결 막아라” 20(끝)

    서울신문은 대한제국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찾았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대거 등장합니다. 작가가 직접 조선과 일본에 머물려 취재해 쓴 이들 소설에는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대한제국이 배경인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먼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 <마지막회(20회)>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과 소녀, 그리고 내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작은 드라마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 실패한 뒤 소녀와 나는 요트를 타고 상하이로 건너왔다. 그 뒤 나는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가 뉴욕 브루클린에 터를 잡았다. 우리가 모험을 펼쳤던 조선은 어떻게 됐냐고? 베델과 민영환 대감이 황제를 데리고 궁으로 돌아간 지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11월 17일. 마침내 하세가와(당시 조선주둔 일본군 사령관으로 훗날 조선의 2대 총독이 되는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군대를 소집해 경운궁을 에워쌌다. 조선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서였다. 이토(이토 히로부미)가 궁에 직접 들어가 겁쟁이 황제(고종)에게 “조선은 일본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호통을 쳤다. 결국 일본은 이날 강제로 조약(을사늑약)을 체결했다. 그 일 뒤로 2년이 지난 1907년 7월. 우리가 구하려 했던 조선의 늙은 왕은 일본에게 왕위마저 빼앗겼다. 이후 궁에 갇혀 사실상 옥살이를 시작했다. 이에 격분한 조선의 애국자들이 의병대를 꾸려 서울 곳곳에서 봉기를 일으켰지만 안타깝게도 일제에 의해 잔혹하게 처단됐다. 조선 역사에 큰 죄를 지은 황제는 지금(이 소설을 출간하는 1912년 12월)도 궁에서 살고 있다. 민 대감은? 조선 왕이 일본의 총검 앞에서 외교권을 포기하는 조약(을사늑약)에 서명한 다음날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적어도 언론을 통한 ‘공식적인’ 경로로는 그렇게 알려졌다. 하지만 저 너머에 있는 진실을 과연 누가 알겠나... (번역자주:이 부분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하나는 민영환이 일본인들에게 의해 타살된 뒤 자살로 위장 처리됐을 것이라는 설정이고, 다른 하나는 그가 죽지 않고 해외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나섰을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아마도 작가가 이 소설을 시리즈로 쓰려고 ‘열린 결말’의 형태로 남겨둔 것으로 보입니다.)가장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운 건 나의 오랜 벗 베델이었다. 영국은 동맹국인 일본의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그를 재판정에 세웠다. 영국의 벗인 일본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반역을 선동했다는 혐의다. 결국 베델은 영국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상하이에 있는 영국 감옥에서 복역했다. (번역자주:실제로 베델은 1908년 6월 서울 주재 영국총영사관에서 재판을 받고 3주간 금고형(6개월 근신 포함) 선고를 받았습니다. 당시 조선에는 영국인을 구금할 시설이 없어 중국 상하이에 있던 영사관 내 감옥으로 보내졌습니다. 인천과 상하이 간 정기 배편이 없었기에 영국 군함 ‘클리오’호가 베델 한 사람을 데리러 인천에 오는 진풍경이 벌어졌습니다.) 그는 감옥살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온 뒤에도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영자지)를 발간하며 일본인들을 괴롭혔다. 하지만 이 저항은 오래 가지 못했다. 조선에서 몸과 마음의 병을 얻었고 얼마 안 가 그곳에서 생을 마쳤다. 내가 아는 한 베델은 지금도 그 유령의 땅(조선)에 묻혀 있다. (번역자주:베델은 평소에도 몸을 돌보지 않던 성격이었던데다 일제의 압박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독주와 담배로 달랜 것이 원인이 돼 1909년 5월 1일 37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토 히로부미는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듯 주도면밀하게 조선 병합 작업을 진행하다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한 조선인(안중근)의 총에 맞아 숨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생전에 그토록 원하던 바람이 이뤄졌다.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된 것이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 독자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곽병찬 칼럼] ‘동맹론’ 표방한 ‘속국론’을 경계한다

    [곽병찬 칼럼] ‘동맹론’ 표방한 ‘속국론’을 경계한다

    지난 13일 워싱턴에서 열린 주미대사관 국정감사에서 송영길 의원과 김무성 의원 사이에 벌어진 입씨름이다. “한·미의 견해가 다르면 설득하고 바로잡는 자주적 자세를 견지해야 진정한 의미의 한·미 동맹이 가능하다.”(송영길) “문재인 대통령의 과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 섞인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 (9·19 평양선언 군사분야 합의는) 미국의 신뢰도 잃었다.”(김무성)여러 매체는 이 입씨름을 한결같이 ‘자주론과 동맹론의 충돌’이라는 제목 아래 주요하게 보도했다. 참여정부 시절 외교안보 라인에서 맞서던 두 부류의 당국자들에게 주어졌던 명칭을 그대로 붙인 것이다. 당시 ‘동맹파’는 정부 수립 이래 변함없이 지켜 왔던 미국 중심, 미국 주도의 외교안보 정책을 주장하던 부류였고, ‘자주파’는 ‘미국 추종’에서 벗어나 동북아에서 균형자 역할을 강조했던 부류였다. 송영길, 김무성 의원의 입장은 모두 한·미 동맹의 기조 위에 있다. 김 의원이 전통적 방식대로 ‘미국에 맞춰 가자’는 것이었다면 송 의원은 ‘차이가 있으면 설득해 좁혀 가자’는 것만 다를 뿐이었다. 송 의원의 주장은 참여정부 시절 이른바 자주파와는 결이 다르다. 지난 7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독일의 러시아 가스 수입을 두고 “독일이 러시아의 포로가 됐다”고 빈정거렸다. 그러자 메르켈 총리는 “우리에게는 자주적이고 독립적인 정책 결정권이 있다”고 대꾸했다. 둘 다 나토 동맹국이다. 건강한 동맹이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한다. 일방의 관점과 형편에 따라 가치와 방향과 속도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 주권 국가로서 상호 안보이익을 최대화하는 지점을 찾아 나가는 관계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은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 10년을 제외하고 정부 수립 이래 ‘미국 중심’, ‘미국 주도’의 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이 박탈당한 대한제국과 일본의 관계에 비교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정상적 동맹이라고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른바 ‘동맹파’의 속내를 잘 드러낸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지난 5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을 때 수구 정치권과 언론이 내세운 것이었다. “미국과 한 몸이 돼야 한다.” “문 대통령이 운전자석을 유지하면서 비핵화와 평화를 달성하려면 미국과 강력한 한 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미·북 중간에 서서 어설픈 중재 역할을 하는 것은 자칫 일을 그르칠 수 있다. … 지금은 한·미가 한 몸이 되어… 빠른 시일 내 핵폐기를 결심하도록 해야 할 때다.” 여기서 ‘한 몸’이란 대등한 결합이 아니다. 겨우살이가 참나무에 붙어 살듯 하라는 것이다. 그건 결합이 아니라 기생이다. 한 몸이 되라고 목청을 높인 바로 다음날 믿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복원했다. ‘겨우살이 동맹파’에게는 된서리였다. 하지만 ‘건강한 동맹’이 지향할 자세가 무엇인지 잘 보여 주는 교훈이었다. 당시 북·미 정상회담과 함께 북·미 협상이 중단됐다면 한반도의 정세는 6개월 전의 ‘전쟁 위기’로 돌아갔을 것이다. 사실 이들에게는 ‘겨우살이 혹은 예속적 동맹론’이란 표현도 아깝다. 지난 8월 유엔사(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맡고 있다)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공동선언에 따라 실시하려던 남북의 경의선 북측 구간 점검을 막았다.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강경화 외무부 장관에게 따졌다. 미 재무부는 우리 7개 시중은행에 대해 우리 정부를 거치지 않은 직접 대북 사업 계획 여부를 추궁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나의 승인 없이는 대한민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자리에서 ‘승인’이란 말을 세 번이나 강조했으며, 그때마다 대한민국 주권은 여지없이 뭉개졌다. 그때마다 김무성 의원으로 통칭되는 ‘동맹론자’들은 미국의 그릇된 태도를 비판하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입장에서 한국 정부를 몰아세웠다. ‘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가.’ ‘왜 미국의 지침에 따르지 않는가.’ 김 의원은 대한민국의 주권을 앞장서 수호해야 할 헌법기구인데도 말이다. 구한말 송병준은 ‘한일합방론’을 주장하며 활개 치고 다녔다. 고종 앞에서 대놓고 협박하기도 했다. 110년 뒤 이 나라에서 다시 그 꼴을 본다. 예속론자가 동맹파를 자처하고, 속국론이 동맹론의 껍데기를 두르고 있다. kbc@seoul.co.kr
  • 참모진 엑소더스…트럼프 “매티스는 민주당원”

    참모진 엑소더스…트럼프 “매티스는 민주당원”

    볼턴 취임 후 ‘매티스 패싱’ 분위기 법무 세션스도 차기 교체 대상 거론“그(매티스 장관)는 떠날지도 모른다. 언젠가 모두 떠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워싱턴이다.” 역대 최고의 참모진 교체율을 기록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내 ‘엑소더스’(대탈출)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대사가 지난 9일 전격 사임 의사를 밝힌 가운데 다음 순서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CBS방송 시사 프로인 ‘60분’에서 ‘매티스 장관이 내각을 떠나느냐’는 질문에 “만약 진실을 알고 싶다면, 나는 그(매티스 장관)가 일종의 민주당원이라 생각한다”고 밝혀 그의 경질설에 불을 지폈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백악관을) 떠날 것”이라고 말해 조만간 추가적인 참모진 교체가 있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온라인매체 복스는 “이날 인터뷰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말 무지하고 부정직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면서 “특히 가장 중요한 대목은 그가 (4성 장군 출신인) 매티스 장관보다 자신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해 더 많이 안다며 매티스 장관을 ‘민주당원’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매티스 장관의 교체 가능성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 ‘미친 개’라 부르며 강성 이미지를 부각시킨 매티스 장관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 각종 사안에서 마찰을 빚게 되자 ‘순한 개’로 강등시켰다는 논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강경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취임한 이후 주요 안보 현안 논의에서 ‘매티스 패싱’ 분위기가 짙어졌다. NYT는 서구 동맹국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매티스 장관을 경질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큰 정치적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전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지휘권을 포기해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의 눈밖에 난 세션스 법무장관도 차기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AP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17개월 동안 백악관 최고위급 참모 61%가 자리를 떠나 1981년 이래 역대 최고의 이직률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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