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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남매 금 메치던 날

    ◎전기영의 집/“기어이 해냈구나” 어깨춤 덩실/가수 누나 즉석에서 축가 『기술도 좋은데다 워낙 승부욕이 강해 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는 했지만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따 더없이 기쁘다』 전기영 선수(23·마사회)가 국민들에게 세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순간 충북 청주시 사직1동 전선수의 집에서는 불경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지는 가운데 아버지 전복균씨(53·회사원)와 어머니 김순흠씨(50),큰누나 성옥씨(27·가수),작은누나 선정씨(25·주부) 부부 등 가족·친지가 밤새 숨죽이고 지켜본 경기 관전평을 하느라 시끌법석했다. 아버지 전씨는 『전국 제패와 아시아·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더니 결국 올림픽도 해냈구나.모든 국민의 기대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텐데…』라며 대견해 했다. 현재 가수활동 중인 큰 누나 성옥씨는 작곡가 선생님한테 특별히 부탁해 만들어 불렀다는 자신의 「나의조국 대한민국」 CD를 틀고 소리높여 노래 부르며 남동생 자랑에 침이 마르는 줄 몰랐다. 작은 누나 선정씨 부부는 전선수가 바쁜 와중에도 기내에서 직접 써부쳐온 우편엽서를 내보이며 『계체량을 하러 가던 도중 잠시 집에 전화를 해 컨디션이 좋다고 하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말썽 한번 부리지 않고 제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동생이 자랑스럽다』고 칭찬했다.〈청주=김동진 기자〉 ◎조민선의 집/통쾌한 한판승에 환호·눈시울/밤새 TV 보며 목메 응원 『우리 민선이 최고야』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우리나라에 두번째 금메달을 안겨준 여자유도 66㎏급 조민선 선수(24·쌍용양회)의 집인 서울 송파구 풍납동 쌍용아파트 102동 302호.23일 상오 5시5분쯤 금메달이 확정되자 일순 환호성에 휩싸였다. 밤새 불을 밝히며 TV를 통해 경기 모습을 지켜본 아버지 조영웅씨(56)와 어머니 최도임씨(49) 등 가족과 친척들은 조선수가 시원한 누르기 한판으로 경기를 끝내자 일제히 박수를 치며 눈시울을 붉혔다.이웃집에서도 동시에 함성이 울려퍼졌다. 아버지 조씨는 『1회전부터 민선이가 계속 한판승을 거두는 것을 보고 컨디션이 좋아 금메달을 목에 걸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경기가 계속될 때마다 가슴이 바싹바싹타들어가기는 마찬가지였다』며 기뻐했다. 어머니 최씨는 『민선이가 돌아오면 동네잔치라도 벌여야겠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 중곡4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인 조씨는 철야근무를 하고 22일 상오 9시쯤 퇴근,부인과 함께 평소 다니던 근처 혜원사에 가 딸의 금메달을 기원하며 불공을 드렸다.〈이지운 기자〉
  • 맑은 대기가 뉴스로 되는 세상에(박갑천 칼럼)

    하루이틀 비가 내리다가 갠 날 아침의 서울은 성장한 여인네처럼 환해진다.밝고 맑다.향내가 날 것같은 아름다움이다.신문들이 다투어 그 사진을 1면에 싣는다.날씨를 맡은 방송기자도 신바람나서 거푸거푸 화제에 올린다. 「뉴스란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고전적 뜻매김이 있다.『개가 사람을 문 것은 대단한 뉴스랄 게 없으나 사람이 개를 물었다면 이건 좋은 뉴스거리다』 미국신문계 원로 찰스 데너가 한 말이라고 한다.하지만 이는 뉴스의 의외성이나 이상성을 강조하려는 말일 뿐 개가 사람을 물어도 뉴스로 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의외성·이상성은 상황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기가 그렇다.맑고 밝은 게 정상일 때는 어쩌다 흐려지는 것이 뉴스로 될 수 있다.가령 쿠웨이트사태때 같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는다는 따위.그러나 날이면 날마다 찡그리는 게 「정상」같이 돼버린 상황이었기에 모처럼의 맑은 대기가 뉴스로 된 셈이다.뉴스의 감각은 거기서 사람이 개를 문 의외성을 찾았던 것.이게 뉴스가 된다는 현실은 우리를슬프게 하다 못해 절망케 한다. 이와 비슷한 뉴스가치의 경우를 생각해보자.시대가 더 흘러 성도덕이 원시시대같이 무너져버린 사회.거기에도 「성춘향」은 있다.그때 사람이 개를 문 뉴스는 이렇게 전할 듯하다.『성아무개는 진짜처녀래요』 물론 또 있다.『지난해 한국에는 교통사고가 한건도 없었다는군요』『놀부가 동네잔치를 연대요』『문어의 수염깎기경연대회가 열린다 하더라』등등.그래도 그건 뉴스일 뿐 생존과 관계되진 않으니 심각함은 없다.맑고 밝아진 서울의 대기가 어째서 이런 뉴스와 같은 반열에 서야 한다는 것인가. 『…같은 짐승이로되 노루와 사슴이 저잣거리에 나오면 사람이 괴변으로 알 것이요,개나 염소가 산에 있으면 누구나 다 이상하게 여기는 것이니 이는 각각 그 사는 곳이 다르기 때문이다』 매월당 김시습이 친지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서 한 이 개탄은 당시의 조정을 겨냥한 것이었다.앉지 못할 자리에 엉뚱한 사람이 앉아 꺼들먹거린다는 비아냥이었다.이 말을 현실로 갈음해보자면 맑고 밝아야 할 서울의 대기자리에 부옇고 독기서린 매연이 「괴변」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정상」이 「괴변」같이 되기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얼마전 공보처의 「대도시 대기오염에 관한 국민여론조사」결과가 알려졌다.그걸 보면 응답자의 98.1%가 『숨막혀 죽겠다』면서 진티에 떤다.여천공단 주민사정은 우리 모두의 것으로 다가오고 있다.〈칼럼니스트〉
  • 자민련조직책 누가 되나/내일 24곳 발표

    ◎JP,지역구 안맡기로/TK지역 3곳만 확정/충청권 교통정리 고민 김종필 의원이 주도하는 「자유민주연합」이 창당 작업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자민련」은 3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인산빌딩에 새로 마련한 당사에서 현판식을 갖는다.또 이날 지구당 조직책 인선결과를 발표한 뒤 9일쯤 첫번째 지구당 창당대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자민련」은 이달 안으로 예정하고 있는 중앙당 창당에 앞서 정당법이 정한 최소 숫자인 24개 지구당만을 창당하기로 했다.현역의원을 중심으로 당선 가능성이 큰 지역 말고는 JP(김의원의 애칭)의 표현대로 「신진기예」의 영입을 기다려 비워두겠다는 것이다. JP 스스로는 조직책을 맡지 않을 뜻을 밝히고 있다.내년에 있을 제15대 총선에서 그가 고향 부여에서 출마한다면 어느 정도의 득표율을 올리느냐가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현지의 분위기다.그러나 그는 지난달 26일 부여에서의 의정보고회 자리에서 『부여지구당은 참신한 후생에게 맡기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자민련」이 창당할 첫번째 지구당은 서울이나 대구·경북지역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신당의 아성인 대전·충남지역이라면 크게 힘들이지 않아도 성대하게 창당대회를 치를 수 있으나 자칫 「지역당의 동네잔치」로 비쳐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은 노원을의 김용채,도봉갑의 신오철,도봉을의 김규원,구로의 최명헌 전의원과 서대문갑·을을 놓고 저울질하는 김병호 전민자당중앙상무위부의장이 유력하다. 대구는 달성이 구자춘 의원,중구가 유수호 의원으로 결정됐고 경북은 예천의 안택수 민주당대구동을지구당위원장은 확정 단계에 있다. 충청권은 조직책 희망자가 몰려들어 교통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대천·보령의 김용환,청양·홍성의 조부영,서천의 이긍규,금산의 정태영,청주갑의 김진영,충주·중원의 이종근의원과 공주의 정석모,당진의 김현욱 전의원은 확고부동하다.서산·태안은 아나운서 출신인 변웅전부대변인,천안은 이성근 배재대총장으로 좁혀들고 있고 이양희 전정무1차관과 박충순 전의원은 대전을 희망하고 있다. 경기지역에서는 수원 장안의 이병희,성남 수정의 이대엽전의원과 의정부의 김문원 대변인이 이미 내정됐다.이밖에 동두천·양주의 이덕호,구리의 전용원 전의원과 용인의 김학규 전경기도의회의장을 창당 조직책에 포함 시킬 것을 검토하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는 도지사와 지역구 사이에서 고민하던 최각규 전경제부총리가 강릉에서 출마할 결심을 굳혔다.
  • 당선확정 새벽에도 특유의 조깅/차기대통령으로서의 첫날

    ◎부친에 문안전화… 국립묘지도 참배/당직자와 오찬… “다함께 큰일하자” 당부 「김영삼」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그리고 다짐했다. 거산은 제14대 대통령당선이 확정되던 19일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그러나 그 감격은 대통령이 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제14대 대통령당선자 김영삼.그는 이날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다. 김당선자는 전날밤과 이날 새벽 TV를 통해 철야개표상황을 지켜보았다. 『마침내 승리했다.그러나 오늘의 승리는 안정과 발전을 바라는 온 국민의 위대한 승리다.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민족통일을 반드시 성취하여 위대한 한민족시대를 활짝 열어가야 한다』 그는 이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평소보다 10분 이른 새벽 5시10분쯤 조깅복차림으로 거실에 내려왔다. 상도동조깅팀인 민주조기회 회원 30여명은 「위대한 우리의 지도자 김영삼대통령만세」 「우리는 해냈다」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이른 새벽부터 집앞으로 몰려와 북과 꽹과리를 치며 당선을 축하했다. 상도동 일대가 온통 축제분위기였다. 대문을 나선 그는 다정한 이웃과함께 뛰며 지난일을 돌이켰다.짧게는 3당통합이후의 우여곡절과 길게는 「80년의 봄」,유신시대가 떠올랐다. 개표상황을 지켜보느라 비록 잠은 못잤지만 몸에서 땀이 나기 시작하자 기분은 더욱 상쾌해졌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부인 손명순여사에게 『그동안 정말 고생많았다』고 마음에 묻어둔 말을 건넸다.그리고 부친 김홍조옹께 문안전화를 드렸다. 『아버님이십니까.그동안 너무 애쓰시고 걱정 많이 해주셨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 그러자 김옹은 자식이 대견스러운지 떨리는 목소리로 『내가 한일이 뭐있느냐.부디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부친과의 통화중 눈시울이 붉어진 그는 전화를 손여사에게 건네줬으나 손여사 역시 『오늘의 이 영광이 있게 된것은 오로지 아버님 덕입니다.부디 만수무강하십시오』라며 연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상도동 자택을 나선 김당선자는 상오 9시30분쯤 당사에 도착,국민들의 성원에 감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뒤 이어 김종필대표,정원식선대위원장등 당직자들과 함께 국립묘지를참배하며 역사앞에 겸허한 마음을 다졌다. 그리고는 당의 고문과 3역등 이번 대선에서 수고가 많았던 주요당직자들을 여의도 63빌딩으로 초청,오찬을 함께하며 그간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기쁨보다는 역사와 국민에 대한 책임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당선소감을 밝힌뒤 『앞으로 내가 훌륭한 일을 할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많은 사랑과 성원을 보내달라』며 『다같이 큰일을 하자』고 제의했다. 노태우대통령은 이날 김당선자에게 정해창비서실장,김중권정무수석을 통해 화환을 전달하고 김후보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내년 2월25일 청와대의 새 주인이 될 김당선자는 하오에는 20년동안 살아온 상도동자택옆 놀이터에서 동네잔치를 벌이며 당분간 떨어져 생활할수 밖에 없는 이웃들과 함께 웃었다.
  • “우리집 최고의 날” 기쁨의 눈물/「금메달사령탑」 정형균감독 가족

    ◎주민들 꽹과리치며 한바탕 축제 ○…『와 금메달이다』 8일 하오 8시 17분쯤 여자 핸드볼팀이 금메달을 따내는 시합종료버저가 울리는 순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호아파트 3동 910호 정형균감독(37)의 집은 기쁨의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이날 집에서 TV를 통해 결승전을 지켜보던 정감독의 부인 유혜주씨(31·서문여중 음악교사),아버지 정태운씨(63)어머지 허봉순씨(59),형 원균씨(42·회사원)등 가족과 친척,이웃주민등 30여명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얼싸안고 만세를 부르며 흥분했다. 이들은 처음 우리팀이 노르웨이팀에 5대2까지 리드당하자 『침착하라』는 말을 연발하며 안타까워 어쩔줄을 몰랐다.그러나 우리팀이 곧 8대7로 전세를 역전시키고 이어 점수차를 벌려나가자 박수를 보내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감독의 부인 유씨는 『남편이 큰 일을 해내 기쁘기 이를 데 없다』면서 『그동안 마음을 졸여 왔는데 이제 마음이 놓인다』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아버지 정씨도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기어이 해냈구나.내생애 최고의 날이다』며크게 기뻐했다. 정감독의 가족들은 정감독이 바르셀로나로 떠나기전에 꼭 금메달을 따야된다는 부담감 때문에 걱정하는 것을 보고 『부담없이 최선을 다하라』고 격려했다고 말했다. 정감독의 어머니 허씨는 그동안 녹번동에 있는 보은사에 매일 나가 4시간씩 불공을 드렸으며 정감독 아버지는 허씨의 불공이 헛되지 않도록 거의 매일 나가던 낚시도 하지않는등 온가족이 금메달을 기원해 왔다. 부인 유씨는 『애들이 아빠를 찾을 때 가장 힘들었다』면서 『그래도 체육인으로서 열심히 한 길을 가는 남편에게 부담을 줄 것 같아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지내왔다』고 털어 놨다. ▷박정림선수집◁ ○…이날 여자핸드볼의 올림픽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서울 영등포구 신길4동 박정림선수(22)의 집에서는 경기를 지켜보던 박선수가족들과 주민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환호성을 지르는등 잔치분위기를 자아냈다. 박선수의 아버지 박광선씨(54)와 어머니 차옥자씨(49)는 『무남독녀로 어렵게 자란 정림이가 선수로 선발된뒤 하루종일 연습에 지쳐 집에 오자마자 깊은 잠에 빠지는 모습을 볼때마다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면서 『바르셀로나로 떠난 뒤에도 집으로 2∼3차례 전화를 걸어 「잘 있으니 아무 걱정말라」고 오히려 위로하는 우리 착한 딸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니 너무나 기쁘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임오경선수집◁ ○…구기종목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데 수훈을 세운 임오경선수(21·한체대)의 정주시 상동230 고향집도 친지들과 이웃들의 축하인사속에 잔치집 분위기. 임선수집에는 아버지 임화수씨(57)와 어머니 조란순씨(54)를 비롯,오빠·언니 이웃들이 몰려와 TV를 지켜보다가 경기가 시작돼 임선수가 첫골을 터뜨리자 『역시 임오경』이라며 환호성. 임선수의 부모들은 이날 오전부터 주위의 성원에 보답키위해 일찌감치 동네잔치를 벌였으며 우승이 확정되자 가족과 친지들이 얼싸안고 웃음꽃을 피우기도. ▷김화숙선수집◁ ○…핸드볼 김화숙선수의 집에는 2백50여명의 이웃주민및 친지들이 몰려 김선수의 선전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날 김선수의 집 안방과 마루 마당등에 설치된 TV앞에는 구미기관단체장,주민들이 지켜보면서 우리선수들이 한골씩 넣을때마다 함성을 지르며 크게 기뻐하기도. 승리가 확정되자 주민들이 꽹과리를 치며 좋아했고 하오 8시20분쯤 이판석경북지사,김정규구미시장등은 김선수의 자택을 방문,아버지 김영희씨와 가족들에게 격려금을 전달했다.
  • “해남에 경사났네”온동네 축제/땀쥔 5분드라마 지켜본 안한봉선수집

    ◎TV앞 주민들 “이겼다” 환호성/“게잡으며 키운 유복자” 어머니 울먹 『한봉아,해냈구나』『한봉이 만세! 만세!』 31일 0시25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7㎏급 결승전에서 해남 「부사리」(숫송아지)안한봉(23·삼성생명)이 90,91년 세계선수권대회 연속우승자인 독일의 리파트 일디츠를 꺾고 대망의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전남 해남군 해남읍 부호리 안선수의 고향마을 이웃사람들과 친지들은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부르며 장한 쾌거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결승전이 시작되자마자 안한봉이 1점을 먼저 따낸 뒤 1대1,2대2로 점수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다 순식간에 역습을 당해 2대5로 뒤지자 TV앞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탄식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1분을 남겨놓고 4대5로 바짝 추격하고 종료 25초전에 드디어 5대5 타이를 이루자 가족·친지들은 방안이 떠나갈 듯한 환호성을 질렀다. 드디어 5분경기가 끝나고 다시 3분안에 점수를 먼저 따내는 쪽이 승자가 되는 연장전. 보는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나 2대5에서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더욱 투지가 불타오른 안한봉이 번개같이 잽싼 몸놀림으로 상대의 중심을 잃게하고 이어 바닥에 넘어뜨리자 사람들은 방바닥을 박차고 일어나 『만세』『이겼다』고 환호했다. 안선수의 홀어머니 김정심씨(59)는 눈물을 글썽이며 덩실덩실 춤을 췄다. 김씨는 곧이어 감격에 겨워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한채 『장하다.내아들아.네가 기어코 해냈구나.고천바우(고천암)개펄에 나가 낙지잡고 조개파서 어렵게 너를 키웠더니 결국 네가 이렇게 큰일을 해냈구나』하며 세계정상에 우뚝선 자식을 유복자로 키워낸 지난 시절의 절절한 한을 눈물로 녹여냈다. 김씨는 또 『유복자로 키운 아들이 나라의 대표로 올림픽에 나가는데도 품팔이를 해 모은 10만원밖에 쥐어주지 못해 가슴 아팠다』면서 출발뒤부터 이런저런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었는데 이제는 두다리 뻗고 편히 잘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안선수의 집에는 30일 낮부터 백종철 해남군수를 비롯,각계 인사들이 찾아와 가족의 노고를 치하했으며 밤새 축하전화와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해남 고향마을에서는 아침해가 떠오를 때까지 동네잔치가 벌어졌다.
  • “병관이도 해냈다” 온동네잔치/금메달 따던날… 진안 고향마을 표정

    ◎가족·이웃 TV앞서 “만세” 환호/“뒷바라지도 못했는데…” 어머니 울먹 『전병관 만세!』장하다 전병관 드디어 해냈구나!』 역도 56㎏급에 출전한 「작은 거인」전병관이 한국에 2번째 금메달을 번쩍 들어 올리는 순간 전북 진안군 마령면 강정리 원강정마을 전선수의 고향 주민과 친지들은 「와」하는 환호성과 함께 서로 얼싸 안으며 장한 쾌거의 기쁨을 나눴다. 이날 일찍 저녁을 끝내고 전선수의 쾌거 기쁨을 함께 나누기위해 전선수집에 모여 TV생중계를 통해 전선수의 역투모습을 숨죽여가며 순간순간 지켜 보았던 30여명의 친지·마을주민들은 우승이 확정되자 모두 두손을 치켜들고 「전병관만세」합창소리와 함께 전선수의 어머니 박옥수씨(49)를 얼싸안았다.독실한 원불교신자인 박씨는 전선수가 서울을 떠나 바르셀로나를 향하는 날부터 매일 집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원불교 마령교당에 나가 전선수의 무운을 기원했고 자정엔 뒷마당에 정한수를 떠놓고 아들의 장한 소식을 빌었다. 『장하다 내아들아.장하다…』 농사일에 쫓겨 제대로 뒷바라지를 못해 몹시 가슴졸이며 안타까워했다는 박씨는 『병관이가 드디어 큰일을 해내 온국민이 보내준 성원에 보답해줘 무어라고 말할수 없이 기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날 전선수의 아버지 전덕권씨(50·농업)는 TV방송관계로 상경,집을 비웠으나 이웃 주민과 친지들이 많이 찾아와 함께했다. 특히 밤을 지새며 멀리서 전선수의 금메달순간을 지켜본 친척들의 축하전화가 우승직후 박씨에게 쇄도했다. 이 마을출신인 마령면장 이석원씨(59)는 『이마을 뒷산인 마이산줄기의 광대봉(일명 투구봉)이 투구모양으로 생겨 장수가 날 것이라는 옛말이 전해내려왔다』며 『병관이가 세계를 들어올린,우리마을이 낳은 장사가 됐다』고 기뻐했다. 쾌거 소식을 듣고 달려온 전병관의 마령중시절 체육교사 정인영씨(40·현이리고 체육교사)는 『승부욕과 힘이 남달리 강해 이번대회에서 병관이가 금메달을 꼭 딸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금메달이 확정된 뒤 이집 앞마당에 멍석을 깔아놓고 동동주와 수박으로 축하잔치를 벌인 마을 주민들은 『바쁜 훈련속에서도 병관이가 가끔 고향을 찾게 되면 할아버지 산소부터 찾는등 효심이 남달랐다』며 전선수에 대한 칭찬과 에피소드로 한여름밤을 새웠다.금메달소식이 전해지자 강상원전북도지사와 신진하진안군수가 전선수의 집을 직접 방문,금일봉을 전달하기도.
  • 국민문화제(문화로 본 일본 일본인:8)

    ◎지역문화 전국에 알리는 축제마당/매년 한현선정,주민발표무대 마련/올해는 이시가와서 「전통…」 주제로 열려 문화개념을 좁게 한정할 경우 우리는 이른바 예술문화에만 관심을 두게 된다.물론 예술활동은 문화 혹은 인간적 가치지향의 정수라고 해도 좋을 만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그러나 아무리 예술작품이 중차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해도 그 가치가 많은 사람들에게 향유되지 않는다면 그 존재의의는 반감된다. 향유라고 했지만 그것이 단순히 수동적인 상태에만 머문다면 그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다.전문적인 예술가가 아니라도 스스로 예술적인 감각을 몸에 익히는 정도가 되어야 진정으로 예술을 사랑한다는 의미가 살아 날 수 있다. 원래 아마추어라는 말의 뜻이 그러하다.최근의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는 「문화향수권의 신장」이라는 표현에는 그와 같은 상태에 대한 지향이 숨겨져 있다. 일본의 문화정책에서는 그와 같은 지향은 「국민문화제」라는 행사를 통해 상징되고 있다. 금년으로 일곱번째를 맞는 이 행사는 매년 지역(현)을 돌아가면서 전국 각지에서 국민 일반이 행하고 있는 각종 문화활동을 전국적인 규모로 경연·교류·발표함으로써 문화활동에의 참가기운을 높이고 새로운 예술문화의 창조를 촉진함을 목표로 삼고 있다.그것은 또한 전국을 향한 지역문화의 발신마당으로서의 구실도 겸한다고 할 수 있다.1992년은 이시가와현(석천현)이 주최할 예정인데,필자가 참석해본 1991년 지바현(천엽현)의 경우를 들어 그 면모를 잠시 살펴보도록 한다. 금년의 주제는 『전통과 창조』이지만 작년의 경우에는 『꽃피우자 미래』를 내세우면서 11월16일부터 25일까지 10일간 지바현내 16개 지역에서 분산 개최되었다.지바시의 마쿠하리(막장)메쎄 이벤트 홀에서 개최된 개회식 오프닝 페스티벌에는 황태자와 신임 문부성대신도 참석하여 인사하는 등 이 행사의 비중을 높여주었다.모두 33개 사업을 참관한 관객수는 1백만명을 넘겨 최다의 기록을 남겼다고 한다.주최측은 전국은 물론 해외 16개국에서도 뛰어난 기량의 참가자가 다수 있었다고 자평하지만,필자가 보기에는 대체로 앞에서 말한 의미의 아마추어 수준이었다.출연자 총수는 9백50개단체,2만2천6백명으로서 그중에는 유학생을 포함한 외국인이 연인원 3백72명으로 집계되어 있다.또한 주최사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개 사업에서 작품등의 공모를 행해 5만1천건의 응모가 있었는데,문예대회,국제영화제,동물일러스트레이션대회등에 38개국에서 3천4백건의 응모가 있었다고 한다.또한 국민문화제로서는 처음으로 미술의 전 부문을 동일장에 전시하는 시도도 이루어졌다. 이중에는 전문가의 작품도 있었지만,대두분이 역시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참여기회의 확대는 행사내용중 이른바 생활문화라는 영역에서 두드러진다.생활문화종합페어,전통공예페스티벌,「수시」페스티벌이라든지,인형극 페스티벌,플라워컬처 페스티벌등이 그 예이다.이와 같은 행사에는 관객은 물론 주최하는 단체나 개인 역시 아마추어적 기질을 숨기지 않고 있는데,예컨대 출연자를 일반공모한 사교댄스대무도회 댄스타임부문에서는 2천명을 넘는 애호가가 참가하여 회장을 메웠다. 보기 나름으로는 질적 수준이라는 점에서 회의를가질 수도 있고,따라서 전문가들이 참가하기 거북해진다는 문제가 없지 않다. 그러나 잘만 운영된다면 전문가와 애호가의 만남이 이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로도 여겨진다.실제로 이 행사에 출연·출품한 단체나 개인의 배후,또는 조직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협력했을 뿐 아니라 본격적인 신작 오페라·교향시·창작무용도 시도된 바 있다. 전국적,국제적이라고 하지만 다분히 동네잔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 의의가 손상될 것은 없다고 본다. 이 국민문화제의 심벌마크는 「문화란 인간의 지혜이고 질서있는 생활과의 결합이다」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물론 그때의 질서란 강요되거나 규격화된 것이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말에 「난장」이 의미하는 창조적 카오스가 허용되는 마당이어야 할 것이다.필자로서는 일본의 국민문화제는 대통령상이 지상목표처럼 된 우리의 경연대회식 문화제보다는 지역사회의 문화적 역량이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결집되는 한 한마당잔치가 바람직하다는 평소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 「선거바람몰이」 중지하라/권기진 정치부장(데스크시각)

    정말 왜 이러는지 안타깝다. 지난 8일 기초지방의회의원 선거전이 시작되자마자 꼴불견들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공명선거 실시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전국 곳곳에선 각종 불법·탈법·타락선거양태가 속출,「공명선거」에 적신호를 울린다. 현행 지방의회의원선거법은 정당개입을 기본적으로 막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각당은 여러가지 형태로 간여하고 있다. 후보들은 그들대로 호별방문을 하고 금품을 돌리는 등 불법·타락선거운동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곳곳서 불법·타락 속출 여기에다 평민당 등 일부 야당은 선관위가 불법으로 유권해석한 수서규탄 순회집회를 강행할 태세다. 또 한편에선 일부 재야와 종교단체들이 수서규탄을 빌미로 이번 선거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러한 와중에서 선거관리를 책임진 중앙선관위는 「후보자는 특정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할 수 없다」고 했다가 하루만에 이 유권해석을 뒤엎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 모두들 중심을 어디에다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오는 26일의 시·군·구 기초의회선거는 우리들이 30년만에 치르는 매우 중요한 선거다. 의회민주주의제도의 가장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지자제실시의 첫 관문이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이번 선거는 의회민주주의를 이루는 벽돌을 쌓는 기초공사다. 이 기초벽돌을 하나씩 하나씩 튼튼하게 쌓아야 훌륭하고 건실한 민주전당의 완공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바로 이러한 이유때문에 이번 선거에 깊은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이같이 의미심장한 선거인데도 그 의미를 앞장서 살려야 할 정당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여·야당은 정당개입금지의 법정신을 어겨가며 자기당 소속이나 지지인사들을 대거 당선시키기 위해 온통 난리다. 여당은 겉으로는 중앙당 차원의 불개입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후보조정에 손을 쓰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야당들은 평민당이 「지방자치대책위원」 임명장 수여같은 편법으로 당원확보에 나서는 등 개입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평민당은 수서사건규탄을 빌미로 선관위가 위법해석한 장외순회집회를 강행할 계획이어서 선거법을 정면으로 위배할 태세다. 이러한 정당간여로 흥겨워져야할 동네잔치가 난장판이 되지않을까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서」와 연계 말아야 결론부터 말해 여·야당은 지금 당장 이번 선거개입에서 손을 떼야 한다. 더욱 평민당과 민주당 등 야권은 장외집회를 중지해야할 것이다. 야당의 장외투쟁이야말로 혼란보다 안정이 더욱 희구되는 이 시점에서 여론의 지지를 얻기가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야당은 비록 장외투쟁의 초점을 수서문제에 맞추고 있지만 속셈은 선거에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임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특히 수서문제에 관한 한 일부 소속의원이 연루돼 있어 큰소리치기가 부끄러운 평민당이 순회규탄집회를 고집하는 데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들은,장외집회를 강행하려는 것이 수서문제로 발목을 잡힌 것을 만회하려는 정치적 술수가 아니냐는 시각도 없지 않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수서문제와 지자제선거를 연계해서는 안된다. 그것때문에 민주주의의 기초를 쌓는 지자제선거를 망치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수서사건은 현재 재판에 계류중이므로 그 결과를 지켜보거나 설혹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국회에서 따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선거에 참여치 않겠다고 공언했다가 며칠만에 이를 번복하고 장외집회를 통해 혼란을 부채질하며 선거과열을 유도해서는 유권자의 지지를 받을 수가 없다는 사실을 평민당은 확실하게 깨달아야 할 것이다. 평민당이 11일 총재단회의에서 지난 9일의 보라매집회를 평가하면서 이를 좋지 않게 보는 여론 등을 감안해 수서규탄대회를 대폭 축소하거나 당원단합대회로 교체하는 문제를 검토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평민당은 지금 이눈치 저눈치 보고 당전략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일수록 입지가 어렵게 될 뿐이다. 과감하게 장외투쟁방향을 전환할 용의가 있으면 하루라도 빨리 실천해야 한다. 유권자들은 어느 정당이 이번 선거판에 악수를 놓고 있는지 눈이 뚫어지게 감시하고 있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선거에서 승리할 수가 없지 않은가. 그렇지 않아도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꾼을 발붙이지 못하게 하고 참된 일꾼을 뽑아 선거혁명을 이룩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참된일꾼 뽑게 도울 때 우리들은 흔히 공개석상에선 공명선거를 외치면서도 사석에선 지연·혈연·학연에 약해지는 허점이 없지 않다. 과거 우리들은 이러한 약점때문에 추잡한 정치꾼들이 국회에 들어오도록 해 결국 정치권이 불신받도록 하지 않았는가. 우리 모두 이번 선거에서만은 지연·혈연·학연에 미련두지 말고,돈안쓰고 깨끗하고 일만 하는 봉사꾼들이 지방의회에서 일할수 있도록 밀어주어야 한다. 뒤늦었지만 여야가 11일 기초지방의회선거를 공명하게 치르기 위해 「공명선거추진협의회」를 구성키로 합의한 것은 잘한 일이다. 이번만은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진실로 「공명선거」가 되기위한 지름길을 찾는데 지혜를 모아야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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