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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3)나그네살이

    *러시안 '보르시치 수프' 서양 해장국으로 으뜸. 로마에 내린 것은 초저녁이었는데 나는 유럽에서 어느결에 서울역에내린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그것도 십여년 전의 잡다한 활기가 느껴지던 서울역이나 영등포 역 말이다. 우선 출찰구를 나오자마자 인파를 거슬러 올라오는 청소년과 아주머니의 한 무리들과 어깨를 부딪치게 된다.그들은 맞춤한 상대와 눈을맞추며 말을 걸어온다.판지오네,즉 여관 가자는 얘기고 체인지 달러는 달러 바꾸자는 소리다.구내의 이곳 저곳에서는 한 젊은이가 길을떠나고 온 가족이 배웅을 나와서 떠들썩하다.양친 부모는 물론이고조부모에 어린 아기들까지 총동원 되어 있다. 로마는 도시 전체가 관광지인 셈이고 헐리우드 영화의 세트 장으로활용된 적이 많아서 낯익은 곳이기도 하다.미국과 일본 관광객이 일년 내내 들끓는다.그래서 미국인과 아시아인들을 노리는 치기배나 사기꾼들이 많기로도 유명해서 누가 이태리 여행을 간다면 너 나 없이조심하라고 충고를 하면서 이태리 도둑들의 갖가지 수법을 전수해주기도 한다.내가 콜로세움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 소매치기들은한국에서도 흔히 보던 식구파 형식의 치기배들이었다.우리말로는 ‘회사’라고도 하는데 사장이 있고 일꾼이 있으며 망보기와 바람잡이등이 모두 한 팀이다.내가 내릴 정류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버스 손잡이를 붙들고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거리를 살피면서 가는데 무심코옆을 넘겨다 보니 일꾼이 한창 앞 사람의 가방 지퍼를 열고 뒤지는참이다.옆에 섰던 다른 사내가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애교있게 눈을끔쩍 해보이고는 신문지로 슬그머니 내 얼굴을 가린다.그들이 노리는것은 어린 남매를 데리고 나선 미국인 관광객 부부였다. 나는 그들이 회사원들이라는 걸 대번에 눈치챘다.바람잡이가 내게 영어로 물었다.너 어디 가니? 콜로세움에 간다.아 그래? 바로 다음 정거장이 그곳이야.나는 그에게 고맙다고 대꾸하고 얼른 내렸는데 살펴보니 두 정거장쯤 먼저 내린 셈이었다. 워낙에 내 행색이 초라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인상이 자신들과 다름없어서 그랬던지 나는 이태리에서 한번도 치기배나 도둑이 찍자를 붙는일을 당한 적이 없다.친구들은 그래서 내가 그 고장에 맞는 모양이라고 농담을 했다.자기네 친구들은 건드리지 않으니 그 녀석들 의리 있다고도 우스개 소리를 한다. 언론학자 이영희 교수 부부를 파리에서 만났는데 그분들도 이태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하도 주의를 많이 들어서 잔뜩 긴장을 했더란다.몇번이나 자질구레한 고비를 넘으면서 그래도 크게 당하지는 않고서 무사히 이태리를 떠나는 기차를 탔다.귀중품이 들어있던 손가방은 이선생이 몸소 지니기로 했다.먼저 가죽 줄을 목에 걸고 그 줄을 양 손으로 꼭 쥐고는 가방을 무릎에 올려 놓은 채로 안쪽 자리에 앉았다. 두 양주가 이렇게 긴장을 늦추지 않고 국경을 넘을 때까지 기차여행을 했는데 드디어 국경을 넘어서자 아,이젠 살았다 하고는 그만 잠이설핏 들어버렸다.얼마나 잤을까,눈을 떠보니 기차는 여전히 남프랑스해변을 달리고 있는데 가방이 간 데가 없었다. 두 손에는 가죽 줄만꼭 쥐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감쪽같이 줄을 끊고 가방만 가져간 모양이다.이 교수의 말씀이 걸작이었다.국경을 넘었어도그 기차가 여전히 이태리 기차라는사실을 잊었지 뭔가. 로마의 식당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 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외식을 나오는 곳을 찾아 가는 게 훨씬 싸고 맛있는 로마식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먼저 전채로 파스타 한 접시를 먹는다.로마의 명물이 카르보나라 파스타니까 그걸 시킨다.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는 돼지 목살 고기와 달걀로 조리한다.돼지 기름에 목살을 마늘과 더불어 볶고 잘 저은 달걀을 섞어서 검은 후추와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 넣으면 소스가 준비된 것이다.삶은 스파게티를 이들과 버무리면 되는 것이다.입가심으로 앤쵸비 샐러드를 먹어본다. 양파를 얇게 초생달 모양으로 썰어서 우리네 멸치젓 같은 앤쵸비를 다져 넣어서 소금 후추 식초를 넣고 버무려 고소한 올리브유로마감한다.주요리로는 양고기를 먹어 보자.양고기를 마늘과 함께 소금후추를 쳐서 볶는다. 로즈마리 잎과,앤쵸비 두어 마리, 마늘을 함께찧어서 레몬즙을 짜서 적당히 뿌리고 준비된 양고기 위에 소스를 뿌린다. 여기에다 해산물이 풍부한 나폴리와 시실리 요리얘기까지 가면 이건숫제 유럽에는 이태리 요리밖에 없는 것 같이 될지도 모르겠다. 파리에서 먹은 거위 간이나 생굴 캐비어 등속의 전채는 독특하고 돼지가 찾아낸다는 송로 버섯이나 달팽이 요리도 그 소스가 섬세하다. 양파 수프와 콘소메 그리고 어패류를 끓인 부이야베스도 맛이 좋다. 양고기 필레나 와인으로 양념한 오리와 거위,그리고 후식의 각종 과일 셔벳이 또한 인상적이다.앞에서도 나왔지만 어느 나라나 대도시에는 국제적인 여러 나라의 음식들이 모여있기 마련인데 파리의 아랍과북아프리카 음식이며 베트남을 중심으로한 동남아 요리도 맛있는 것이 많다. 특히 생각나는 것이 북아프리카의 쿠수쿠스라는 음식이다.쿠수쿠스를먹으면서 나는 그게 좁쌀밥인 줄 알고 있었는데 덜 갈린 통밀의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다.양파 버섯 옥수수 완두콩 등을 볶아서 닭국물 육수에 찐 쿠수쿠스를 소금 후추 마늘로 양념하여 버무린 음식인데 꼬치 구이 양고기와 곁들여 먹는다.아랍 아프리카권 뿐만 아니라 케밥처럼 터키를 비롯한 회교권 사람들이 모두 즐겨 먹는다. 파리 외곽으로 나가면 몇 군데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베트남 쌀국수와 양념한 돼지갈비를 먹을 수가 있다.나는 이제껏그렇게 맛있는 돼지갈비를 먹어보지 못했다. 그뿐이랴.체코가 변하고나서 어두운 프라하 역에 내려 요기할 곳을찾다가 우연히 작은 술집에서 빵과 먹던 뜨거운 수프 생각이 난다.더구나 밖에는 겨울비가 축축히 내리고 카프카의 음울하게 큰 눈이 생각나는 그런 밤이었다.굴라시 수프가 그것이다.원래는 헝가리 음식이지만 겨울철에는 서구의 모든 도시에서 러시안 수프와 함께 인기가있다.소의 뼈를 오래 우려내어 양파,월계수 잎,마늘로 맛을 내고 고기 감자 당근 샐러리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넣어 걸죽하고 뭉근하게끓인 국이다. 그러니까 다시 베를린의 장벽 넘어 동독쪽 알렉산더 광장 건너편에있던 오래된 러시안 레스토랑이 생각난다.보르시치 수프는 뉴욕에서도 싸고 맛있는 유명한 집이 있었지만 속풀이 서양 해장국으로는 으뜸이다.따뜻한 수프 위에 스메타나라는 샤워 크림을 살짝 얹어 주는게 특징이다. 그리스 식당 파르테논의 양고기 생선 양파 등 야채의 꼬치구이인 스브라키,또는 감자와 돼지고기와 가지를 구운 무사카,고기와 야채로터키 식의 얇게 구운 빵 속을 채운 기로스가 생각난다.뉴욕에서 기로스를 주문했더니 웨이터가 구태여 자이로스라고 고쳐 말하던 것도 생각이 나고.우리네 소주 같은 우조를 마시다가 고기는 싫고 속이 굴풋하면 입가심을 위해서 딥을 바른 마른 빵을 먹는다. 나는 요즈음도 손쉽게 만들어 먹곤 하는데 요플레를 사다가 오이를거칠게 갈아 넣고 다진 마늘,파슬리,올리브 기름을 섞어서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는 맨 프라이팬에 잠깐 구워낸 바게트 빵에다 발라 먹는다. 황석영
  • 보즈워스 美대사, “한국, 시장중심 경제시스템 구축을”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7일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서울 리츠 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위기 극복과 그 이후’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한국은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하고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 축소를 통해 시장 중심의 투명한 경제시스템을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보즈워스 대사의 강연요지. ■빠른 경제위기 극복 3년전 이맘때,나는 주한 미국대사직을 맡아 한국에 왔다.당시는 동남아시아 전역을 휩쓸었던 외환위기가 한국에도영향을 미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그 후 대대적 경제개혁을 단행,국가 전반에 걸친 개혁과 구조조정을 거쳐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결국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회복을 이룩했고 99년에는 두자릿수의 경제성장률과 함께 전문가들은 올해도 8∼9%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실업률도 가장 높았던 8.6%에서 4% 수준으로 떨어졌고 경상수지는 지난 3년간 지속적인 흑자를 기록했다. IMF의 지휘하에 단행된 경제개혁 프로그램을통해 이제 한국 경제는상당히 개방되어 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과거의 불투명한 중앙관리식 체제를 통한 자원의 분배에서 벗어나 투명한 시장경제체제하에서 자원을 분배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시장도 더욱 유연해졌다.전체 노동시장중 40∼50%의 근로자들이 2∼3년 단위의 계약직으로 고용되고 있다.상당한 변화라고할 수 있다.평생직장과 연공서열제의 개념이 사라진 것이다. ■살 길은 지속적인 구조조정뿐 그러나 경제위기 발생 이전의 모든문제점이 해결됐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개선해야 할 일이 여전히 많다. 하지만 99년과 올해 초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한국 사회에는이제 위기는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기 시작했다.그 결과 구조조정과규제개혁의 속도가 늦춰지고 있다. 국제경제상황도 바뀌었다.유가가 급등한 대신 반도체 가격은 하락하고 있다.한국의 주력 수출시장의 경제성장률,특히 미국 시장의 경제성장률이 서서히 둔화되고 있다.따라서 현 경제상황에 안주하거나 추가 개혁의 고삐를 늦추어서는 안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다른 나라의 경험을 토대로 볼 때,경제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자금의 유출입이 일시에 중단되거나 빠져나갈 수 있는 치열한 세계 경제 상황과 한 기업의 시장성이 결코 보장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유일한 생존 방법은 지속적인 개혁과 구조조정일 뿐이다. 결국 한국 정부는 한국 경제를 자율화하여 시장세력으로 하여금 승자와 패자를 가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 경제 미래는 낙관 한국 경제의 앞날을 낙관적으로 전망한다. 한국은 세계 12번째 경제대국이다. 이제 한국은 강력한 경제성장의 잠재 능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다른세계 경제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금융 시스템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성공과실패를 명확히 가리는 시장경제체제가 확립된다면 한국은 세계 경제의 주역을 맡게 될 것이라 믿는다. 정리 홍원상기자 wshong@
  • 웅비1호 첫 출하 의미·전망

    한국형 항공기 웅비1호의 출하는 항공기를 독자 기술로 설계·양산하는 나라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점을 감안할 때 대한민국 항공사에 남을 쾌거로 평가된다. ◆개발에서 출하까지= 개발명 ‘KT-1’은 88년 처음 시작해 개발이완료된 98년까지 11년동안 모두 1,047억원의 개발비와 수백명의 연구인력이 투입된 범국민적인 개발사업이었다.순수한 국내 생산·조립으로 품목 대비 80.9%,가격기준 60.4% 등 높은 국산화율을 확보하고 있다. 개발 초기 단계서부터 해외시장 수출을 염두에 둔 웅비1호는 인도네시아,터키 등 동남아 및 중동국가를 주시장으로 9,000억원 이상의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미국의 T-6A,스위스의 PC9 등 동급 유사훈련기와 비교할 때 성능과 가격 모두에서 경쟁력이 있다.98년 한 영국항공잡지는 성능과 안전성에서 동급 최고라고 평했다. 기체는 F-5E,조종석 내부는 F-16을 모델로 제작됐다.명목상으로는조종사들의 훈련용 초등 훈련기이지만 무기발사체계를 장착하면 사실상 F-16급 전투기인 셈이다. ◆시험비행=조종사들 천신만고 끝에개발한 웅비1호는 지난 95년 11월 실험시제 1호기가 예행연습 중 조종사 탈출용 사출좌석이 예기치않게 튕겨나가 추락하는 등 아찔한 시행착오를 숱하게 겪었다. 웅비1호의 시험비행에 성공한 공군 52시험비행전대 소속 281대대장박병구(44·朴丙九.공사 28기) 중령은 “성능의 우수함에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박 중령을 포함,13명으로 구성된 ‘하늘의 드림팀’은 1,600여회 이상 창공을 가르며 시험 비행을 계속해왔다. 노주석기자 joo@
  • 전문가들이 본 경제위기론

    경제위기론이 제기되면서 지나친 불안심리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위기론은 사전에 위기요인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대비를세워 위기 극복의 동인(動因)으로 작용할 수 있다.하지만 ‘과장된위기론’으로 사회적인 불안심리가 지나치게 커지면 투자와 소비를위축시켜 진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경제학자들은 이같은 위기론이 위기를 불러온다는 ‘합리적 기대가설’을 경계하고 있다.경제적 난국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금융·기업구조조정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연세대 하성근(河成根)교수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국경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위기론으로 소비·투자심리가 지나치게 얼어붙게 만드는 일은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금융연구소의 정기영(鄭琪榮)소장은 “미국경제의 불안,동남아외환위기,고유가 등의 외부적인 요인에다 국내의 거시지표도 좋지 않다”며 “살아남는 길은 시장이 신뢰할 수준의 충분한 구조조정밖에없다”고 말했다.정소장은 위기론으로 금융기관이 돈줄을 줄이면 소비가 감소해 위기가 다가오는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론이 진짜 위기로 실현(實顯)되는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이진순(李鎭淳)원장은 “위기론의 근거가 별로 없다”며 “퇴출기업이 드러나면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지만 우리가 감내할 수준”이라고 말했다.이원장은 “12월이 되면 97년에 발행한 기업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 많은 기업들이 또다시 도산할 것”이라며 “하지만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신용경색이 풀리면 내년 하반기에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의 오문석(吳文碩)박사는 “위기론은 1년에 2∼3차례나오고 있으며 이번에는 유가폭등과 신용경색 등에다 경제주체들이내수부진을 느끼면서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그는 “경제위기론은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하지만 내수침체를 가져와 경기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심리위축은 경제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위기론을 펴는 학자들 가운데는 위기상황이 국민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는 이들도 있다.고려대 장하성(張夏成)교수는 “위기로 가고 있으며,실상은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외환위기로 치달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박정현기자
  • [세계화와 블록화] (2)아시아, 세계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21세기 주인공” 아시아가 뭉친다.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문명사 대전환이 대서양을 중심으로 일어났다면 21세기 대전환의 중심은 아시아·태평양이다”.60년대 말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부상,그리고 80년대 말 냉전종식에 따른 새 국제질서가 형성되면서 아시아의 경제적 역동성과 무한한 잠재력은 미래학자들의 화두였다.아시아 지역은 과연 21세기 세계무대의 중심에설 것인가. 아시아가 주목받는 것은 세계화라는 커다란 흐름 속에서 아시아의지역연합체들이 다른 지역과는 달리 가장 역동적인 기능을 하고 있기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일찍부터 미국과 유럽 등 강대국들의 헤게모니를 배제,아시아 역내 정치·경제 통합과 역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많은 조직체들을 결성했다.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아시아·유럽정상회담(ASEM),아시안 지역안보포럼(ARF),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등, 이 조직체들은 생성 배경과 목적,변천과정 등은 서로 다르지만 세계의 이목을 아시아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그 좋은예가 지난 7월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동아시아 안보의 사각 국가 북한이 미국 등 22개국 대표들이 지켜보는가운데 ARF에 공식 가입하며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ARF는 바로 ASEAN의 파생 조직체다.98년엔 ASEAN에 이어 동북아 중심 3국인 한국과 중국 일본이 참여하는 ‘아세안 +3’이 생겨났다.미국과 유럽 등그동안 세계질서를 주도해온 강대국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존재. 앞서 89년엔 아시아를 중심으로 미국·캐나다 경제권을 하나로 묶은APEC이 출범했다.이어 미국을 배제하고 유럽 15개국과 ASEAN 10개국,한-중-일 3개국이 구성한 ASEM 창설.학자들은 아시아의 세계무대 중심 데뷔 가능성에 대한 답을 이들 다양한 기구들의 역동성에서 찾는다. 공산세력 팽창에 대한 협력 강화를 목적으로 태어난 ASEAN은 70년대를 거치면서 강대국의 동남아지역 헤게모니 쟁탈전을 견제,중립을 보장받고 역내국가의 경제적 고충을 해결한다는 목표를 추가했다.80년대 보호무역주의 기승과 유럽경제공동체(EC),북미자유무역지대협정(NAFTA)등 지역경제블럭화는 ASEAN이 경제협력체 성격을 강하게 띠게된 배경.92년 싱가포르선언을 통해 아시아자유무역협정(AFTA)을 발효,2002년까지 역내 거래상품의 관세 철폐에 합의했다. 그러나 협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고 회원국간 이해관계 차이는 한계로 지적됐다.이에 지속적인 영향력 증대를 노리는 일본이 지난 5월ASEAN 경제발전기금을 출연키로 했다. 또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강대국 중심 무역협상 등에 대비,동아시아 공동대응전략 마련을촉구하며 내놓은 동아시아 경제협의회(EAEC)구상도 APEC의 틀 안에포함시키기로 하는 등 끝없는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역내 통화안정을 위한 아시아통화기금(AMF)창설 방안도 집중 논의중이다. 한편 아세안 국가들은 해외의존형 수출주도형이라는 공통된 취약한구조에 따른 문제점을 APEC과의 중첩연결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APEC은 포괄적이며 개방적인 형태의 경제블록.회원국 총인구 21억명으로전세계의 38%를 차지한다.APEC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EC나 NAFTA가 갖고있는 배타적 결속력은 없다.또 참여국들이지역적으로 너무분산돼 있고 이질성이 크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APEC은 역내 교역 증대와 투자 확대를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점차 이 지역 정치·군사적 협력의 기반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런 점에서 ASEAN과 함께 아시아의 세계무대 도약의 잠재적 발판으로 인정받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아시아도약 무엇이 가로막나. 아시아가 세계무대의 중심으로 데뷔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이 지역에만연한 정치적 후진성과 사회불안을 뛰어넘어야 한다. 경제발전 정도와 정치적 민주화 수준이 엇비슷한 유럽연합(EU) 15개국이 단일통화유로를 출범시키고 제도 통합을 통한 하나의 유럽 건설을 향해 나가는 모습과 달리 이 두가지는 아시아의 도약을 가로막는 요소가 되고있다. ASEAN 10개 회원국 가운데 정정 불안 상태를 지속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인도네시아다.태국과 함께 97년 아시아 경제위기의 진원지이기도 한 인도네시아는 민족·종교 분쟁의 화약고라 할만하다.지난해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분리독립한 동티모르는 아직도 치안부재 상황이계속되고 있다. 히말라야산맥의 접경지역 카슈미르를 둘러싼 인도와파키스탄의 50년에 걸친 분쟁과 핵개발 경쟁도 아시아 평화에 큰 위협 요소다.북한이 지난 7월27일 아태지역의 유일한 안보협의체인 ARF에 가입한 뒤 파키스탄은 적극적인 가입 의사를 표명해 왔으나 회원국들의 입장은 부정적.‘가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핵능력까지 보유하고 있는 파키스탄이 가입할 경우 인도와의 대립으로 실효성있는회의를 진행할 수가 없고 논의 핵심이 서남아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없다는 시각이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해 페르베즈 무샤라프 장군의 군사 쿠데타까지일어났다. 세계 인구 2위의 인도 역시 국내적으로는 북동부 지역 반군의 총파업과 폭탄테러에 시달리고 있다.말레이시아는 마하티르 모하메드 총리의 20년 장기집권 속에 겉으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안와르 이브라힘 전 부총리의 해임 이후 거세진 민주화 운동으로 정치적 불안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스리랑카도 타밀 반군인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의 테러와 교전이끊이질 않고 있다. 김수정기자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11)진영 단감

    빨갛게 물든 단감을 깎으며 늦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보자.온 가족이 과수원에서 단감을 따보며 수확의 기쁨을 느껴보고,또 서구식 입맛에 길들여진 자녀들에게 신토불이의 멋과 맛도 일깨워주자. 오는 3∼10일 8일간 국내 최대 단감 집산지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에서는 제16회 진영단감제가 열린다.국내단감의 원조인 ‘진영단감’의 깊은 맛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물론 땀흘려 일한 농민들과 함께 풍년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 마련한 잔치판이다. 일본,태국,싱가포르 등 동남아는 물론 멀리 캐나다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는 진영단감은 당도가 높고 육질이 부드럽고 색깔 또한 곱다. 진영단감의 당도는 다른 지역산 단감 14∼14.5도보다 높은 15.5도.진영단감과 타지역산 단감은 꼭지를 떼어낸 뒤 드러나는 속살만 비교해도 쉽게 구별된다.진영단감은 속살의 색이 노랗지만 다른 지역산은희고 옅다. 김해시와 진영단감제전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행사에서는 잘생기고,맛이 좋은 단감을 고르는 품평회를 비롯해 많이 먹기,예쁘게깎기,사진촬영대회 등과 ‘전국민속 소싸움대회’가 함께 열려 관광객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특히 청소년들이 예술적 창의력을발휘하고,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전국 청소년 백일장과 댄싱경연대회도 열린다. 특히 농업경영인연합회가 공설운동장에 마련하는 특설매장에서는 행사기간 내내 저렴한 가격으로 단감을 구입할 수 있다.시중에서 10㎏짜리 상자당 1만3,000원∼1만4,000원에 거래되는 ‘진짜 진영단감’을 20% 정도 싸게 살 수 있다. 진영단감의 역사는 192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진영역장이던일본인 요코자와가 우리나라 여성과 결혼,단감나무를 들여다 집 정원에 심은 것이 효시다.이후 일본인 식물학자 요시다·사토·히카미 등 세사람이 진영지역의 토질과 기후,산세 등이 단감 재배의 적지라고판단,진영읍 신용리에 100그루를 심은 것을 계기로 전국 제일의 주산지가 됐다. 2,700가구의 재배농가에서 2,000㏊의 과수원에서 연간 2만3,000t정도를 수확한다.문의 단감제전위원회 (055)342-2587. 김해 이정규기자 jeong@
  • 금융개혁 차질 우려 ‘조직’ 유지

    금융감독 체제에 관한 정부입장이 ‘금융감독원의 내부 수술’을 전제로 ‘기존의 기업·금융개혁 업무는 금감원이 지속한다’는 것으로매듭지어졌다. 이는 금융감독 체제 개편도 중요하지만 금융·기업구조조정의 연내 마무리가 더욱 시급한 과제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는 여론의 ‘몰매’를 일단 넘긴 셈이 됐다.하지만 ‘정현준 게이트’를 겪으면서 도덕성이추락할 대로 추락한 금감원이 연말까지 금융·기업에 개혁의 칼날을들이대면서 구조조정 목소리를 얼마나 높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급선무= 금감원이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에휘말리면서 금융·기업 구조조정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금감원이‘동방비리’에 매달리면서 업무공백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부실기업 판정작업과 은행 경영평가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퇴출기업판정때 채권은행간 이견을 조율하기로 한 신용위험평가협의회는 한차례도 열리지 못했다.채권은행들의 기업 자체평가도 미뤄지고 있으며부실기업 판정 지연으로 은행경영평가 작업도 늦어지고 있다. 정부는 10월중 은행 합병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공언해 왔지만 아직구체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진념(陳稔)재경부장관은 30일기자간담회에서 “이달중 합병을 확정하기가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말했다. 이런 탓에 금감원 개편보다는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진장관은 “앞으로 1∼4주가 구조조정의 고비”라고말했다.정부가 구조조정에 우선순위를 두는 데는 동남아의 통화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아시아에서 더이상 전망이 없으나,한국에 대해서는 관망상태’라는 게 외국인 투자가들의 인식이다.금감원의 문제가 한국의 위기를불러오지는 않지만 구조조정의 차질은 대외신인도,나아가 경제위기와직결된다는 얘기다. ■조직개편은= 연말까지 마련될 금감원 조직개편 방안은 감독기능의분산에 집중될 전망이다.금감원의 기능 조정은 예금보험공사의 위상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금감원을 견제할 기관은 예금보험공사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금감원과예금보험공사가 금융기관을 교차 감독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금감원 직원들을 공무원 수준에 준하는 책임과 의무를준다는 차원에서 금융감독청으로 만드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개편은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정부가 ‘동방비리’의 원인을 금감원의 집중된 감독기능에서 찾지 않고,개인 비리 차원으로 몰고갔다는 점에서 그렇다. 박정현기자 jhpark@
  • [김경신의 증시 진단] 저점매수-고점매도의 단기투자 바람직

    주식시장이 혼조양상을 보이며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본격적인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을 앞두고 발생한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스캔들이 주식시장 발목을 잡고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주변여건은 유로화를 비롯한 동남아·중남미 국가의 통화약세가 새로운 악재로 불거진 가운데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기조,국제유가의 강세가 여전히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증시 내부적으로도 외국인의 매도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가운데 고객예탁금은 연중 최저수준인 7조 1,000억원선으로 줄어들어거래량 감소세와 더불어 수급구조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증시안정책의 하나인 연기금전용펀드가 투입됨에 따라 수요에는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차트상으로는 거래소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장·단기 이동선과 역배열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500∼550의 지수대 안에서 등락하고 있다.코스닥시장은 지수가 75∼85에서 박스권을형성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거래소보다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주고있다. 따라서 장세반전의 뚜렷한 계기가 없는 한 이러한 박스권내에서 당분간 지수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지지선 부근에서 매입하고 저항성부근에서 매도하는 저점매수,고점매도의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대형주의 경우 지수반등시 개별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낙폭과대를 이용한 단기차익위주의 매매가 유효해보인다. 중·소형개별주들은 지수가 안정을 보이면 상대적으로 대형주보다는거래가 활발한 재료보유주나 차트유망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는게 필요하다. ◆알림 11월부터는 증시진단 필자가 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으로 바뀝니다. 리젠트증권 이사
  • 군산 기계·車 수출기지로 육성

    전북 군산이 오는 2003년 기계·자동차 분야의 수출전략기지로 새로 태어난다. 산업자원부는 지난 6일 지정된 군산자유무역지역을 향후 기계집단화 단지로 특화시켜 중국·동남아시장에 대한 자본재 및 부품 공급기지로 키우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산자부는 2003년 1월부터 가동할 수 있도록 2002년말까지 모든 기반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중국과 동남아로 진출하려는 세계적인 기계·자동차 업체들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100여개의 외국인투자기업을 유치하면 2만여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40억달러의 수출,7,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해져 낙후지역 산업발전을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9만여평에 조성되는 군산 자유무역지역은 33만평의 공장용지와 1만2,000평의 물류용지,1만평의 지원시설용지,4만평의 공원녹지로 구성된다.자유로운 생산·무역활동을 위한 물류·금융·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체들이 입주하게 된다. 군산지역은 최신 설비를 갖춘 대우자동차 군산공장을 비롯,전체 산업의 60% 이상이 조립금속 업종으로 이뤄져있어 지금도 상당부분이기계분야에 집중돼있다. 2001년 서해안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2003년 군산항이 자유무역항으로 지정되면 물류체계가 대폭 개선되면서 군산자유무역항과 익산 자유무역지역을 연결하는 광역 자유무역지역 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혜리기자
  • [세계화의 블록화](1)지역블록화, 세계화의 디딤돌인가 걸림돌인가

    *‘국경없는 경제' 신국제질서 가속. 생산체제의 다원화와 국경없는 지구촌으로 표현되는 세계화의 진전속에서도 역내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지역 블록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뒤섞여 무역전쟁이 치열히 전개되는가 하면 유럽과 아시아,아시아와 미주 등 블록간 연계를 통한 신국제질서의 주도권 싸움도 활발하다.20∼21일 열린 3차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계기로 세계화와 지역 블록화의 함수관계 및 현황을 시리즈로 살펴본다. 지구촌 곳곳이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여 있다.이웃간 벽은 계속 허물어지는데도 지역단위의 울타리는 건재하다. 유럽은 자기들만의 결속을 튼튼히 하며 하나의 유럽을 완성했다.미국과 캐나다는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을 끌어들여 배타적인 생산체제를 구축했고 동남아시아는 단일상권을 만들었다.일본도 ‘엔화 블록’을 쌓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남미와 아프리카가 독자 목소리를 내지만 정치·경제적 후진성 때문에 블록의 역할은 못하고 있다. 지구촌의 편가름은 확연하다.물방울이 뭉치듯 이웃끼리 연합체를 형성,공동의 이익을 추구한다.그러나 냉전체제에서처럼 동서로 나눠 총부리를 들이대지는 않는다.오히려 경제적 이윤을 위해 블록간 연대하거나 블록을 묶으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유럽과 아시아는 반상회를 열듯 2년마다 모임을 갖고 있다(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미국과 유럽도 대서양을 마주보고 ‘공동주택’의 건설을 구상한다(범대서양 경제협의체).아시아와 북미는 태평양을 가로질러 10여년째 손을 맞잡고 있다(아·태 경제협력체-APEC).미국과 유럽연합(EU)은 남미와 동구권까지 그들의 영역을 넓히려 한다(미주자유무역지대 창설과 유럽연합의 확대). 그렇다면 지역 블록화는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디딤돌인가,아니면지구촌을 쪼개는 걸림돌인가.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무역 자유화를 바란다는 것은 분명하다.물건을 값싸고 자유롭게 사고 팔도록 국경을 없애고 세금도 낮추자는 생각에 공감한다.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일반협정) 체제의 뒤를 이어 출범한 것도 이같은 세계화의 연장선상에있다. 그러나 내 물건만 더 싸게 팔아야 한다는 지역 이기주의 때문에 무역분쟁은 끊이지 않는다.미국은 ‘슈퍼 301조’라는 괴물을 부활시켜 역외국의 값싼 제품에 무차별적 제재를 가하려 한다.법적인 구속력을 갖춘 WTO가 규정 위반이라고 경고해도 미국은 ‘힘의 논리’로 밀어붙인다. 유럽과 아시아가 미국을 따돌리고 서울에서 3번째 ASEM을 열었다.그러나 회원국간 구속력이 없는데다 관심 분야마저 달라 일과성 ‘통합 반상회’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고급 빌라’에 사는 유럽으로선 ‘재래주택’이나 ‘신도시’에사는 아시아가 소란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마치 이웃이 자녀들을 마구 때리거나 부부싸움을 한다든가 쓰레기를 함부로 버려 ‘잘사는 마을’의 교육환경이나 쾌적함이 망쳐지지 않기를 요구하는것과 같다.외교적 표현으론 인권탄압,지역분쟁,환경오염 등의 문제다. 아시아에서의 ‘평화와 안정’은 공감하지만 아시아의 일차적 관심은 경제회복이다.행상을 해서라도 유럽에 더 많은 물건을 팔고 유럽의 앞선 기술을 배우고 싶지만유럽은 인색하다. 89년 창설된 아·태경제협력체(APEC)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다양한모임이라는 측면에서 블록을 통합할 대안으로 관심을 모았다.유럽연합이나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가 역외국에 배타적인 것과 달리 APEC은 일체의 차별성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APEC이 경제협의체임에도 아시아에서 일본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중국 대 일본의 대립은 APEC을 정치적 실험장에 머물게 한다. 미국 중심의 NAFTA는 역외국에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아시아가 값싼 노동력으로 파고들지만 미국은 벽을 높이며 제재를 가하고 있다. 오히려 북·남미를 하나로 묶어 미주 전체를 배타적 블록으로 키우려 한다. 그럼에도 지역 블록화는 역내 시장을이웃간으로 넓혀 국경의 의미를 없앤다는 측면에서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블록간 통합을 위해선정치·경제·문화적으로 블록의 평준화가 이뤄져야 한다.유럽이 통합을 이룬데는 역사·문화적 배경이 같을 뿐 아니라 경제력에서도 큰격차가 없기 때문이다.북미처럼 수직적 생산체제를 갖추거나 아프리카,중동,남아시아와 같이 민족·종교적 갈등을 겪는 지역에서의 블록화는 세계화에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백문일기자 mip@. *블록화의 사각지대. 아프리카나 중동 등에도 지역 블록이 있을까.대답은 ‘예스’지만유럽이나 아시아,북미 만큼 활발하지는 못하다.회원국간 빈부 격차가 큰데다 쿠테타 등 정정불안으로 결속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서쪽의 해지는 나라’란 뜻의 마그레브연맹(AMU)이 결성된 것은 89년.모로코의 마라케시에서 북아프리카 5개 아랍국이 모여 정치·경제·사회·문화 분야의 협력체를 결의했다.모로코,알제리,튀니지,리비아,모리타니 등으로 회교 원리주의의 발흥에 공동대처키로 했다.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다른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공동방위조치 규정도 마련했다.그러나 경제적 불균형과 테러국으로 지정된 리바아와 다른 회원국간 알력으로 93년 이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서부 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는 75년 라고스협정에서 기인한다.나이지리아,감비아,가나,말리,세네갈 등 15개국 대표가 모여 90년지역경제통합체 창설에 합의했다. 그러나 경제력 차이로 인한 공동정책의 부재,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의 내전,역내의 또다른 블록 형성 등은 ECOWAS를 유명무실하게 했다. 80년 출범한 남부아프리카 개발공동체(SADC)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대한 경제의존도 축소를 기본목표로 삼은 점에서 특이하다.아직은 수자원 및 전력,도로망,통신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주력하는 단계다. 81년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카타르,바레인등 걸프만 연안 6개국은 경제통합을 기치로 걸프만 협력협의회(GCC)를 결성했다. 백문일기자. *‘지역블록’ 왜 생겼나. 92년 1월 싱가포르에선 4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담이열렸다.의제는 역내 무역활성화와 관세인하를 바탕으로 한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의 창설.그동안 반공(反共)을 기치로 정치적 연대를 추구해 온 ASEAN이 경제통합 쪽으로 방향을 틀며 블록을 형성했다. 한달 뒤 네델란드 마스트리히트에선 유럽공동체(EC) 12개 회원국이모였다.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추진해 온 유럽통합이 60년대 프랑스드골 대통령의 ‘국가 중심의 유럽’으로 좌초될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마스트리히트조약으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조약은 경제·화폐통합을 넘어 외교·사법 분야의 협력조항까지 신설해 명실상부한 ‘하나의 유럽’을 그려냈다. 같은해 8월 미국은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으로 시작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에 멕시코를 포함시켰다.미국과 캐나다의 자본·기술에 멕시코의 노동력을 접목,세계 최대의 단일시장을 이뤘다.역내에서는 관세를 낮추면서 역외국에는 배타적 관세를 적용,보호무역주의의 성격을 띄었다. 유럽,아시아,북미가 한결같이 92년에 지역 블록화를 추진한 이유는무엇일까.89년 동구권에 불어닥친 민주화의 열풍은 90년대 국제사회에 새로운 질서를 요구했으며 그 결과 동서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자본주의와 국익을 우선으로 한 실용적 외교노선이 주류를 이뤘다.이는 문화·역사적 배경이 같은 지역에서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블록화형성의 주요한 계기가 됐다. 특히 당시 세계 경제는 1947년에 맺어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 따라 각종 수출입 장벽을 낮추는 무역교섭이 한창이었다.이른바 ‘우루과이 라운드’로 86년 남미 우루과이에 모여 관세인하,농산물 보조금 철폐,지적 재산권 보호 등을 놓고 다자간 협상을 벌였다. 미국,유럽공동체,일본을 위시한 아시아 개도국이 주축을 이뤘으나주도권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쥐고 있었고 개도국은 농업부문을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세계 자유무역의 확산을 목표로 했으나 밑바탕에는 선진국의 값싼 농산물과 경쟁력이 앞선 서비스 상품을개도국에 팔려는 일종의 무역전쟁이었다.개도국들은 자국 농민들의거센 반발에도 불구,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 모임인 ‘케언즈 그룹’의 압력에 무방비 상태였다. 그 결과 2년 뒤 협상은 케언즈 그룹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 개도국은 농업부문에서 빗장을 열었다.그러나 개도국들은 협상 과정에서 경제통합체를 창설,향후 선진국의 무역개방 압력에 대비하며 지역 블록화를 선도했다. ASEAN이 먼저 깃발을 들었고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미국에 대한 경제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통합의 끈을 한층 조였다.미국은 멕시코를 NAFTA에 끌어들여 유럽과 아시아의 블록화에 맞서 결국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북미,유럽연합,일본을 위시한 아시아로 삼분됐다. 백문일기자
  • 강서구 동남아시장 개척단 내일부터 10일간 3개국에

    강서구는 관내 중소기업체의 판로확대를 위해 26일부터 9박10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및 말레이시아,태국 등 3개국에 해외시장개척단을파견한다. 이번 방문단에는 ㈜청풍,㈜큐빅테크 등 11개 업체가 참가하며 이들은 현지 업체들과 기술협력 및 합작투자 등을 논의하고 상품 판로개척 상담을 벌이게 된다. 구에서는 노현송(盧顯松)구청장을 비롯해 재정경제국장,지역경제과장 등 공무원 5명이 동행한다. 강서구는 지난 95년부터 남미와 동유럽,중동,동남아 등에 해외시장개척단을 파견,매년 500만∼1,60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관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임창용기자
  • 위기의 해외건설/ (중)무너지는 공든탑

    [두바이(아랍에미리트연합) 김성곤특파원] 요즘 중동·동남아 등 해외건설 시장에서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 업체들이 입찰 컨소시엄 파트너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시공 경험과 기술을 갖춘 업체와 함께 참여해야 수주 후 공사진행이 쉬운데 마땅한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과거 이들의 시공파트너 자리는 한국 건설업체의 몫이었다. 그러나 우리 건설업체들은 지금 이 자리에서 밀려났다.능력을 갖추었지만 입찰심사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신인도가 크게 추락해감점대상이고,회사의 전망 또한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기술·경험 선진국 수준 한국의 토목·건축 시공 경쟁력은 선진국수준이다.플랜트도 후발 개도국보다 5∼10년 앞선다고 자부한다. 해외건설협회 손문덕(孫文德) 실장은 “개도국은 플랜트 분야에서우리와 경쟁상대가 못된다”며 “이 부문은 우리의 우위가 5년 이상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그동안 해외에서 쌓은 40년 노하우 덕분이다. 이처럼 한국이 경쟁력을 지닌 플랜트가 해외시장에는 널려 있다.중동의 경우 발전소나 석유정제시설 등이 지은지 20년이 지나 개보수나설비 확장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두바이 자밸알리 발전소 및 담수화공장 개보수 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김선태(金善泰) 소장은 “중동지역에서 플랜트 개보수나 설비 확장을 위한 공사발주가 크게 늘고 있다”며 “시공능력 등을 따지면 우리 업체의 수주 전망은 매우 밝은편”이라고 말했다. ■수주해놓고 계약못해 현대건설은 지난 8월 10억달러 규모의 태국방콕신공항 건설공사 입찰참여 요청을 받고도 은행의 입찰보증을 못받는 바람에 수주전에 뛰어들지도 못했다. 공사를 따놓고도 계약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쿠웨이트 ‘코크 캘시네이션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이 지난 9월 1억600만 달러에 수주했지만 이 공사는 현재 공사수행보증서(Performance Bond)를 발급받지못해 계약을 못하고 있다.계약시기를 두 차례나 연장,11월초 계약 테이블에 앉기로 했지만 그 때까지 보증을 받을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현대건설이 지난 9월 일본 미쓰이 상사로 부터 4,400만달러에 도급받은 필리핀 ‘바탕가스발전소공사’ 역시 수행보증을 못받아 정식계약을 못하고 있다.수행보증을 받지 못하면 이 공사수주는 무산될 수도 있다. 극동건설도 지난 8월 5,0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하노이 시내 배수로공사에 입찰하려 했으나 입찰보증을 받지 못해 포기했다. 해외건설 관계자들은 이같이 놓친 공사가 최근 수십건에 달한다고안타까워하고 있다.40여년간 쌓아온 한국 건설업체의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 김경신의 증시 진단/ 주변여건 개선… 서서히 안정 찾을듯

    주식시장이 증시안정책의 발표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다.거래소시장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500선을,코스닥시장은 코스닥지수 75선을 지지선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현재 증시주변여건은 미국시장의 급등락에 따른 불안감,국제유가의강세,동남아국가의 통화 및 주식시장불안 등 해외요인뿐 아니라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내년도 국내경기,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의 불투명성 등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더구나 고객예탁금이 연중 최저인 7조2,000억원선까지 줄어 시중자금의 증시유입 기대감을 무산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난주의 증시안정대책 발표로 증시하락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고 외국인들도 순매도 일변도에서 순매수로 전환하고 있어 추가급락 가능성은 약해 보인다. 차트상으로는 아직 거래량 증가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주가와장ㆍ단기 이동평균선이 역배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중ㆍ장기적 측면에서는 시장기조 자체가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그러나단기적으로는 그동안 반등다운 반등없이 주가가 내리막길을 급하게내려왔기 때문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증시주변여건이 조금만 안정되면 한차례 강한 상승세도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전략으로 거래소시장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550선을 넘어서면 620선까지,못넘어서면 500선까지의 등락을 예상한 매매전략을구사하고 코스닥시장의 경우는 코스닥지수 75∼85와 85∼95의 박스권시세에 대비하는게 필요해 보인다. 즉 지수가 박스권을 상향이탈하면 한단계 더 추가상승이 가능해 보이므로 지수관련주들인 대형주의 매매가 바람직해 보이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지수관련성이 적은 개별종목들의 매매가 바람직해 보인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
  • [오늘의 눈] 多者협력 외교시대

    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를 지켜보면서 가장 부러웠던 점은 유럽연합(EU) 15개국 정상들의 자연스런 만남이었다. 회의장에서 인사를 나누고 환담하는 그들은 분명 아시아 정상들과는 달랐다.유럽인들의 개방된 자세와 특유의 인사법 덕분도 있겠지만그보다는 자주 만나기 때문에 그렇다는 느낌이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친근한 장면을 보였던 것도 이들과 구면이기 때문이다. 돈(유로화)과 사람,서비스가 자유롭게 오가는 EU의 정상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빈번히 접촉한다.예를 들면 시라크 대통령이아침 런던으로 날아가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다우닝가 10번지(총리 관저)에서 환담한 뒤 점심에는 베를린에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고 오는 길에 이탈리아에 들르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하다.양자(兩者)간의 만남도 잦지만 이미 한지붕이 된 EU라는 단일 권역에서 다자(多者)로 만나는 일은 더욱 잦다. 그와 비교하면 아시아는 피부색만 비슷할 뿐 다자간 만남은 거의 없다.동남아국가연합(ASEAN) 등의 다자 협의체는 있으나 EU의 통합이나 결속에는 10분의 1도 못미친다. ASEM 개막 하루 전인 19일 아시아 10개국이 따로 정상회의를 가졌다.특별한 의제가 있는 것도 아닌 이 회의의 목적은 본회의에서 첫 대면하는 정상들의 서먹서먹한 기분을 없애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얼굴 익히기’였던 셈이다. 우리만 보더라도 외교는 양자 회담에 전력을 쏟아왔다.냉전 구도와남북관계의 특수성상 미국이나 일본,중국,러시아 등과의 양자 관계에 치우칠 수밖에 없었던 점은 충분히 이해된다.3공때 박정희(朴正熙)대통령 초기 집권시절 5년간 한 차례도 외국에 나가지 않았던 때와비교하면 지금 우리의 외교는 초 고속성장을 이뤘다. 김 대통령은 한해 4차례 이상 외국에 나간다.갈수록 누구를 부르거나 누구를 찾아가거나 할 시간은 적어지고 다자 구도 속에서 풀어야할 일들은 많아진다.그런 점에서 걸음마를 시작한 ASEM은 21세기 우리 외교가 지향해야 할 다자협력의 한 표본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황 성 기 정치팀 차장]marry01@
  • 제3차 ASEM 의장 서명서 전문(1)

    1.제3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가 2000년 10월 20∼21일간 서울에서 개최되었다.이 회의에는 아시아 10개국 정상들과 EU 이사회 의장을겸하고 있는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15개국 정상들,그리고 EU집행의원회 위원장이 참석하였다.외무장관들과 EU 집행위원회 위원,그리고 여타 장관들이 정상들을 수행하였으며,대한민국 대통령이 금번 회의를 주재하였다. 2.정상들은 1996년 3월 1∼2일간 방콕에서 개최된 제1차 아시아ㆍ유럽 정상회의가 양 지역간 정치,경제,문화,기타 영역에서의 협력구축을 목표로 한 ‘보다 큰성장을 위한 아시아ㆍ유럽간 새롭고 포괄적인 동반자관계’를 형성하였고,1998년 4월 3∼4일간 런던에서 개최된 2차 아시아·유럽 정상회의에서는 아시아 경제·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함으로써 이러한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시켜 왔음을 회고하였다. 정상들은 제3차 정상회의의 성과를 평가하고 새천년 ASEM의 전반적인 발전 방향을 규정짓는 좋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ASEM 발전에 있어 역사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인식하였다.또한,정상들은 아시아ㆍ유럽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공약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2002년 코펜하겐에서 개최될 제4차 ASEM에서 재회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를 확인하였다. 3.정상들은 방콕 및 런던 정상회의에서 합의되고 아시아ㆍ유럽 협력체제에 규정되어 있는 원칙들에 기반하여,지난 제2차 정상회의 이래이루어진 ASEM 프로세스내에서의 진전을 만족스럽게 평가하였다.정상들은 1999년에 개최된 제2차 외무,경제,재무장관회의에서의 협의결과를 평가하였으며,1999년 과학기술 장관회의의 개최를 환영하였다. 4.정상들은 금융·경제 위기를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에게서 경제회복을 나타내는 명백한 현상들이 시현되고 있음을 특히 만족스럽게 주목 하였으며, 관련 국가들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한 지속적 개혁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정상들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는데 아시아와 유럽이 함께 노력해 나가는데 있어 ASEM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음을인정하였다. 정상들은 아시아의 회복된 경제적 역동성과 유럽 경제력의 지속적 증대가 상승작용을 하여양 지역의 번영과 안정을 증진시키고, 나아가 상호의존성이 점증되어가고 있는 세계속에서 국제사회 전체의 이익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데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였다. 이와 관련하여,정상들은 유가의 불안정성에 관한 우려를 표명함과동시에 원유,그 밖의 연료들에 대한 안정적 에너지 수급 확보가 ASEM 회원국은 물론 전세계의 장기적 경제성장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에 동의하였다. 5.정상들은 1999년 4월 하노이에서 개최된 ASEM 외무장관 특별회의에서 캄보디아가 동남아 국가연합(ASEAN)의 새로운 회원국으로 가입한 것을 환영하였으며(‘ASEAN+10’),동남아시아의 모든 10개국 국가들을 포용하는 ASEAN의 목표가 이룩되었다는데 주목하였다.정상들은또한 1999년 11월 마닐라에서 ASEAN+3 정상회의가 개최됨으로써 동아시아 협력에 있어 커다란 진전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동 정상회의에서 ASEAN 국가들과 중국,일본,한국은 정기적 회합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동아시아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하였다.이와 관련하여,정상들은 2000년 7월 방콕에서 개최된ASEAN+3 외무장관 창립회의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환영하였다.정상들은 나아가 동아시아 금융ㆍ경제 협력의 강화를 위하여 2000년 7월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ASEAN+3 재무장관회의와 2000년 10월 치앙마이에서 개최된 ASEAN+3 경제장관회의에서의 진전을 환영하였다. 정상들은 또한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ARF)이 지역,정치,안보 문제에 대한 협력과 대화의 중요한 장으로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음에주목하였으며,북한이 2000년 7월 ARF에 가입한 것이 ARF를 더욱 강화하고 역내 평화ㆍ안보의 대의를 진전시키는데 기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환영하였다. 6.정상들은 유로화의 도입을 환영하였으며,유로화의 도입이 국제통화제도에 있어 환율의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임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구주연합 정부간 회의에서 이루어진 구주연합 확대 및 구주연합의 제도강화를 위한 진전사항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유럽안보ㆍ방위정책 등과 같이 공동외교안보정책의 맥락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안보협력 분야에서의 발전에 주목하였다. 7.정상들은방콕과 런던 정상회의에서 확립된 정치대화 이행을 위한 기본원칙에 기반하여,제1·2차 ASEM 외무장관회의와 장기적인 고위관리회의가 지역 및 범세계적인 공동 관심사에 관한 유용한 협의의장이 되었으며,회원국간 상호 인식과 이해의 증진에 기여하였음을 주목하였다. 8.정상들은 모든 국가들에게 있어 안전한 국제 환경을 추구하며,또한 국제적 평화와 안정 및 번영,그리고 국제법 존중에 기여할 목적으로 아시아ㆍ유럽간 협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그들의 약속을 재확인하였다.이러한 견지에서 정상들은 공동관심사인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협의를 가졌다. 정상들은 2000년 6월 평양에서 개최된 최초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였으며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의 기반을 제공한 동 회담의 의의를 인정하였다.이러한 과정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한반도에서의최근 진전상황에 관한 별도 선언이 발표되었다. 정상들은 동티모르의 안정회복을 향한 진전을 환영하였고,이와 긴밀한 관련을 맺고있는 국가들과의 협력하에 이행과정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한 동티모르 잠정 행정기구(UNTAET)에 의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장려하였다.정상들은 동티모르에서의 재건과 건국 과정이 전체 국제사회로부터 적극적이며 지속적인 지원을 받아야 한다는데 의견을같이 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서티모르지역에서의 동티모르 난민문제관련,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을 포괄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해 취해진 중요한 조치들과 그 시급성을 인식하였다.이러한 조치들은 모든 티모르인들의 화해와 평화,그리고 조화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야 한다. 정상들은 남동부 유럽국가들간의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였으며,이러한 맥락에서 안정협약(Stability Pact)을 환영하고 동 협약의 목적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코소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1244호의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정상들은 중동지역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였다.그들은 폭력종식을 위한 조치에 대해 합의에 도달한 샴 엘 세이크에서의 정상회담결과를 환영하였다.그들은 당사자들이 지체없이 동 조치를 실질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요구하였다. 정상들은 금년 9월 6∼8일 유엔본부에서 천년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었음을 환영하였다.정상들은 특히 세계정상들이 유엔헌장의목적과 원칙준수에 대한 공약을 새로이 하였음을 환영하였으며,천년정상회의 선언에 명시된 21세기 국제 사회의 핵심 목표를 재확인하였다.이러한 맥락에서,정상들은 안보리를 포함한 유엔체제의 대표성,투명성,효과성을 증진시키고 강화시키고자 하는 목표하에서 유엔개혁에 대한 그들의 결의를 표명하였다.정상들은 또한 개발 협력분야에 있어서 유엔과 그 밖의 관련 기구간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하였으며,유엔의 임무를 이행하기 위한 충분한 재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유엔의 보다 건전한 재정을 확보하는 데 대한 중요성을 확인하였다. 정상들은 비엔나 세계인권회의에서 표명된 인권의 보편성,불가분성및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면서 발전권을 포함한 모든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보호하고 증진시키는데 그들의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였다. 전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무력 갈등에 대해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정상들은 이러한 갈등의 효과적 예방을 위해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의거하여 함께 노력해 나가는데 동의하였다.정상들은또한 범세계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고 대량파괴무기관련 군비 통제,군축,비확산에 관한 지역적,범세계적 조치들을강화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나아가 정상들은 기존의 국제 군비통제와 군축 협약의 완전성과 유효성을 유지하고 이 분야에있어 ASEM내 대화와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고자 하는 그들의 결의를표명하였다.정상들은 핵무기 비확산 평가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환영하였으며,동 회의에서 컨센서스로 채택된 최종 문서가 완전히 이행될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정상들은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의 조기발효,합의된 실무 프로그램에 따라 5년 이내 체결을 목표로 무기용핵분열물질 생산금지 조약 관련 군축회의에 관한 협상의 즉각 개시,생물무기 금지협약 강화 조치에 대한 특별그룹 협상의 조기 종결 등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였다.정상들은 나아가 화학무기금지협약 이행에 있어서화학무기금지기구가 이룩한 진전을 주목하고 보편성을적극적으로 증진시킬 필요성을 강조하였다.정상들은 대인지뢰의 무차별적인 사용에 의한 인명피해문제를 다루어 나가고 지뢰 제거훈련,폭발되지 않은 폭발물의 제거,희생자 재활관련 국제적인 지원을 후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평가하였다.정상들은 또한 소형무기와 경무기 문제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2001년 「소형무기와 경무기의모든 측면에 있어서의 불법적 거래에 관한유엔 회의」가 성공적으로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는데 합의하였다. 정상들은 급변하는 세계가 전체 국제사회에 대한 엄청난 도전을 의미한다는데에 공감하였다.이와 관련하여,정상들은 평등한 동반자관계,상호 존중 및 호혜의 기반을 둔 다자대화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증진시키고 아시아ㆍ유럽의 상호의존성 증가와 국제환경의 변화속에서 새로운 국제 정치ㆍ경제질서를 형성하는데 있어 ASEM이 건설적 역할을수행해야 한다는데 대한 결의를 표명하였다. 9.방콕과 런던 정상회의 결과와 ‘2000년 아시아ㆍ유럽 협력체제’에 기초하여,정상들은 글로벌 시대에서의 이민관리,돈세탁을 포함한국제 범죄,이민자 밀매와 착취,특히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한 여성과 불법마약 퇴치,여성과 아동의 복지,지역보건의료의 개선,HIV·AIDS에 대한 대처,전염병 및 기생충 질병의 퇴치,식량안보와 공급 등 범세계적인 공동 관심사안에 대처해 나가기로 확약하였다.이와 관련하여 정상들은 2000년 말까지 국제조직 범죄에 대한 UN 협약과 관련의정서의 채택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정상들은 천연자원의 고갈과 특히 에너지와 환경문제등이 전 ASEM회원국들에 있어 공동 과제임을 인식하고 2000년 11월 UN기후변화협약에 관한 제6차 당사국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확고히 하였으며 교토의정서의 조기발효를 위하여 함께 노력하는 등 전 지구적 환경문제에 대한 그들의 결의를 재확인하였다.이러한 맥락에서 정상들은 ASEM회원국들간 협력증진과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점증되고 있음을 강조하였다.정상들은 1999년 3월 태국에 공식 개소한 아시아ㆍ유럽 환경기술센터에 의해 이루어진 진전을 만족스럽게 주목하였으며 환경분야에 있어서 협력 증진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동 센터의 노력을 지지하였다. 10.정상들은 양 지역간의 동반자관계 강화에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요소로 ASEM 회원국간의 경제적 유대관계를 증진해 나갈 것을 약속하였다.정상들은 특히 제2차 ASEM 정상회의시 합의된 ASEM 무역-투자서약(ASEM Trade and Investment Pledge)이 아시아 위기를 안정시키고이 지역에서의 새로운 성장을 위한 확고한 기초를 제공하는데 있어서 실질적으로 공헌하였음에 주목하였다.정상들은 또한 1999년 10월 베를린에서 개최된 제2차 ASEM 경제장관 회의와 무역-투자고위관리자회의의 성과에 만족을 표명하였다. 정상들은 양 지역간 무역-투자흐름을 증진시키기 위한 노력을 더욱강화하기로 결정하였으며,무역원활화 행동계획(TFAP)과 관련한 진전사항-특히 TFAP 종합 평가보고서에 반영된 제2차 ASEM정상회의 이후의 구체적 목표달성현황-,전자상거래의 새로운 우선분야에의 추가,그리고 ASEM 회원국에 의해 집단적으로 규명된 주요 무역장벽들의극복을 위한 개별 회원국의 조치 현황을 자발적으로 매년 보고할 것에 합의한 데 대하여 만족을 표명하였다.정상들은 또한 투자촉진행동계획(IPAP)을 이해하기 위해 SOMTI가 취한 긍정적인 조치들에 주목하였는바,이에는 회원국의 투자 제도 및 기회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화상정보교환(VIE) 웹사이트의 확장 및 경제장관들이 회원국에 대한 비의무적 벤치마크로써 승인한 외국인 직접 투자유치(FDI) 증진을 위한최적방안 목록의 취합 등이 포함되었다.정상들은 경제장관들이 이러한 제도적 장치와 차후 개발될 추가적장치를 개방적이고 투명성있게아시아-유럽 양지역간 무역-투자 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행해나갈 것을 경제장관들에 지시하였다.이러한 목적에서,정상들은 TFAP의 부속조항인 work programme:2000-2002 년간 TFAP 성과사업 및 목표를 승인하였다.
  • 외국인 증시 대이탈 “杞憂”

    경제여건 악화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최악의 경우라도 유출규모는 20억달러 미만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외국인 증권투자 성향과 투자자금의 일시유출 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들의 투자행태를 모니터링한결과,일반의 인식과 달리 장기투자 성향을 보였다. 이른바 주식을 사고 파는 주식매매회전율의 경우 지난 6월 이후 증권거래소 전체 투자자들은 평균 23%를 기록한 데 반해 외국인투자자들은 평균 7.0%를 기록했다. 비교적 단기투자 성향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투자자들의주식매매회전율은 지난달 31.0%로 전체 투자자의 수준(40.3%)을 밑돌았다. 한은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일시에 매도할 경우 급격한 주가하락과환율급등을 유발하기 때문에 단기간내의 주식매도가 현실적으로 쉽지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따라서 일각의 외국인자금 대이탈에 대한우려는 지나친 기우라는 지적이다. ◆외국인 투자자금 얼마나 빠져나갔나 올 1월부터 8월까지 모두 119억7,000만달러가 순유입됐으나 지난달 처음으로 9억3,000만달러 순유출로 반전했다.이달 들어서도 16일 현재 1억8,000만달러가 빠져나가11억1,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왜 빠지나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가 시발점이 됐다.여기에 국내금융시장 불안과 반도체 현물시장 가격 하락,유가급등,미국증시 불안등이 겹치면서 순유출로 돌아섰다고 한은은 풀이했다. 외국인자금 이탈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만,싱가포르,태국 등 주요 동남아국가에서도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일시유출 가능성 희박 한은은 주식매매회전율을 놓고 볼 때 외국인들이 일시에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외국인 증권자금의 일시유출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97년 8월 외환위기 직후에는 전체 시가평가잔액의 10.7%인 19억4,000만달러가 빠졌으며 지난해 대우사태때는 전체 잔액의 6. 8%인 28억4,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주가하락은 시가평가잔액의 감소를 가져와 외국인투자자들이 돈을뺄 수 있는 규모도 자연히줄어들게 된다.지난달말 외국인증권자금의시가평가잔액은 538억4,000만달러였으나 보름새에 462억 6,0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한은은 “이렇듯 과거 사례 등을 감안해볼 때 외국인증권투자금의 일시유출 가능규모는 97년과 99년 수준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 추세대로라면 20억달러선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미현기자 hyun@
  • ASEM 용어풀이

    이번 ASEM 회의에서 자주 눈에 띄는 용어들에 대해 알아본다. ◇ASEM(Asia Europe Meeting) 아시아·유럽 회의.한·중·일 3국,동남아국가연합(ASEAN)7국,유럽연합(EU)15개 회원국의 정상들과 EU집행위원장이 모여 2년에 한번씩 개최하는 정상회의.지난 94년 고촉동(吳作棟) 싱가포르 총리가 프랑스 방문 때 설립을 공식 제안,96년 방콕에서 첫 회의를 가졌다. ◇AECF(Asia Europe Cooperation Framework) 아시아·유럽협력 체제의 줄인 말로 ASEM의 중·장기적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기구.제1차 ASEM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미래에 대한 공동 비전의 모색,정치대화 증진,경제협력 강화 및 여타 분야에서의 협력증진을 통한 아시아·유럽간 협력강화가 목표다. ◇SOM(Senior Official Meeting) 2년에 한번 개최되는 외무장관회의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외교부 차관보급 이상으로 구성되는고위관리회의.ASEM의 후속조치 사업추진 평가 및 주요 현안을 놓고회원국간 이견을 조율하고 합의를 도출한다. 주현진기자 jhj@
  • [외언내언] 유럽알기

    프랑스영화 홍보기관인 ‘유니프랑스’가 프랑스영화 감상소감을 유럽인들에게 물었다.‘비교적 활동적’인 영국인은 “내면적이고,지적이지만 지루하다”고 평가했다.‘상대적으로 차갑고 미남,미녀도 적은’독일,노르웨이 등 중·북유럽인들은 “아름답고 코믹하며,감동적”이라고 말했다.따뜻한 남부적 기질이 강한 스페인,이탈리아인들은프랑스영화의 지루함과 복잡함을 불평했다. 기업문화도 나라마다 다르다.독일기업 종업원들은 의사결정에 많이참여한다.프랑스기업에서는 엘리트주의가 강하다.영국기업은 규칙을중시하지만 대놓고 칭찬과 비판을 하길 꺼린다. 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30여개 이상의 독립국가가있는 유럽은 국가별 또는 지역별로 독특한 문화와 풍습을 갖고 있다. 그저 공통점이라면 전통존중과 문화적 깊이라고나 할까.서유럽은 물론이고 공산치하에 있었던 체코 프라하나 헝가리 부다페스트도 문화재를 잘 보존해 아름답다. 국내 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유럽은 미국과 틀리다.유럽을 단일시장이라고 하지만 각국의 관습에많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실제 우리의 유럽지식은 한심하다.첫 해외여행은 유럽으로 나가고 싶어하지만 유럽사정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박사학위는 미국에 편중되어 있다.환란후 영국,프랑스와 독일에 나가있던 국내기업 지점은 대부분 없어지거나 단일 ‘유럽본부’로 통합됐다.언론사 특파원들도 유럽에서 대부분 철수,미국과 일본 편중구조를 유지하고 있다.유럽이 어떻게돌아가는지는 겨우 미국 통신사와 신문을 통해서 아는 실정이다.지식과 정보의 미국편식(偏食)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이그나시오 라모데 주필은 ‘미국의 세계독재’를 우려했다.“미국은 지난 10년간 노벨 물리학상 26개 중 19개,의학상 24개 중 17개를 휩쓸었다.미국의 할리우드 작품은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으며 미국은 사이버 최강국이다.미국경제의딸꾹질에 세계가 전율한다”고 지적했다.‘상징의 지배자’로까지 등장한 미국을 경계한 말이다. 물론 과거 유럽의 식민지였던 동남아 국가들로서는 유럽이나 미국모두 초록동색(草綠同色)으로 보이겠지만 우리로서는 서구 문화의 다양한 섭취를 위해서도 유럽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또 지난해 외국인의 대한(對韓) 투자 중 유럽연합(EU)이 40%에 달하는 등 경제관계상 유럽을 꼭 알아야 할 때이다.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기간 중 열리는 각종 행사가 유럽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프랑스박람회 2000’,서울유럽영화제,유럽문화학술대회를 기웃거려 보고 유럽국가 정상들의 연설도 들어볼만하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
  • 아시아 10개국 정상회의 의미

    한국,중국,일본 3개국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 7개국 등 아시아 10개국 정상이 모인 19일의 아시아 정상회의는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됐다. ◆무수정 통과 먼저=회의에서는 20,21일 아셈(ASEM)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아시아·유럽 협력체제(AECF) 2000’,‘한반도 평화에 관한서울선언’,‘의장성명’ 등을 검토,모든 정상들이 만족감을 표시하고 수정없이 승인했다. 정상들은 또 유럽이 아시아 지역보다 국가 통합과정이 앞서 있는데주목하고 내달 ‘아세안+3’회의 등을 통해 이 지역 국가의 결속을공고히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본격적인 회의에 앞서 정상들의 관심은 의장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쏠렸으며 9개국 정상과 정상 대행들은 김대통령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수상을 치하했다. 한편 회의에서 정상들은 한반도 정세를 본격 논의하지는 않았으나 몇몇 정상들이 ‘한반도 평화에 관한 서울선언’ 지지 의사는 언급했다. ◆회의의 의미=이번 회의는 유럽 정상들까지 포함한 전체 회의를 열기 전 동아시아 국가들끼리 공동현안을 조율한다는 의미가 크다. 오래 전부터 단단한 결속력을 보여온 유럽연합(EU)과 달리 동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ASEAN+3(한·중·일)’가 발족,역내 협력방안을 본격 논의하기 시작한 것도 3년 남짓에 불과하다.때문에 이번 회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제분야를 중심으로 공통현안에 대한 협력방안을 구체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 등 비(非)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아·태 경제협력체(APEC)와는 달리,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대응전략등에 대해서도 활발한 의견개진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회의는 다음 달 24·25일 싱가포르에서 열리게 될 ‘ASEAN+3’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과제를 구체화한다는 의미도 크다. 동아시아국가의 협력방안은 상당부분 진전돼있는 상태다. 지난해 11월 마닐라에서 모인 정상들은 동아시아 협력에 관한 공동성명을 낸 뒤 최근에는 역내 국가들의 경제장관회의를 거쳐,무역투자자율화 및 기술이전,정보기술산업(IT)·전자상거래강화,중소기업 및협력산업 육성지원이라는 3가지 협력방안에 합의한 바 있다. 김성수기자 sskim@
  • 아셈/ 눈길 끄는 화제 3題

    *쓸쓸한 '나홀로 정상들' . ‘나홀로 정상들의 잠 못 이루는 서울의 밤’ 브루나이,일본,싱가포르,태국 등 부인을 동방하지 않은 정상은 모두17명.이들의 ‘나홀로 입국’에는 무슨 사연이 있을까. 누구보다 궁금한 쪽은 프랑스 쟈크 시라크 대통령이다. 국빈방문 자격의 경우는 부부동반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라크 대통령의 부인은 시어머니 간병 때문에 하는 수 없이동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격이 호탕하기로 소문난 핀란드의 타르야 할로넨 대통령. 홍일점 정상인 까닭에 그녀에게도 말못할 ‘아픔’이 있었다. 보좌관 출신인 연하의 남편은 다른 정상 부인들과 함께 하는 게 불편해 이번 ASEM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도 나홀로 방문 케이스.체류일정이 짧아 안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부인 치에코 여사의 그림자 내조가 유명한 만큼 관심 거리가 되고 있다. ASEM의 경우 실무방문(Working Visit)성격인 만큼 원래 부부동반이필수는 아니다. 그러나 부부동반으로 참석한 국가가 9개나 되는 데다 부부동반 행사로 열리는 20일 대통령내외주최 공식만찬에서는 ‘나홀로 정상’이더욱 쓸쓸해 보일 것 같다. 주현진기자 jhj@. *小國이라 깔보지 마라. “소국(小國)이라고 얕보지 마라.큰코 다친다” ASEM 서울회의에 참석한 정상들 가운데 누구보다 ‘배짱 편한’ 사람은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54)이 아닌가 싶다. 인구가 32만명에 불과해 이번 회의 참가국 중 최소국으로 기록되고있지만,알고보면 ‘알짜’ 석유 부국(富國).제주도 3배 넓이의 땅덩이에 매장된 석유량이 동남아 3위다. 다음달에는 APEC(아·태경제협력체) 정상회의도 이곳에서 열린다. 볼키아 국왕의 ‘실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연평균 25억 달러의 수출액을 올리는 석유 및 천연가스가 모두 그의개인소유다. 해마다 세계적 경제전문지들이 선정하는 지구촌 갑부명단에서 1,2위를 놓치지 않는 건 그 덕분이다.볼키아 국왕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없는 1급 재산목록이 ‘롤스로이스 컬렉션’.세계적 명차 롤스로이스 170대와 비행기 편대를 만들어도 될만큼 많은 개인 비행기를소유하고 있다. 세습왕정제 국가인 만큼 국왕의 재량도 거의 무한대급이다. 국방장관에 재무장관까지 겸하고 있는데다 외무장관과 장관대행에는친동생들을 포진시켜 놓았다.모하메드 볼키아 외무장관은 이번에 함께 방한해 그림자 수행을 하고 있다. 황수정기자 sjh@. *프랑스 “수행원 수 우리가 1등”. 이번 아셈(ASEM) 기간 한국을 찾은 국가 가운데 가장 많은 방문단을파견한 나라는 프랑스다. 19일까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을 비롯 모두 4대의 비행기를 나눠타고160여명의 수행원과 취재진이 한국을 찾았다. 정·재계 인사들과 함께 문화계 인사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다음으로 많은 수행원을 파견한 나라는 중국이 150여명, 일본이 110여명정도다. 프랑스가 이토록 많은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우선 다른 국가 정상들은 ASEM 참가를 목적으로 방한한 것에 비해 프랑스 시라크 대통령은국빈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 17일부터 열리고 있는 ‘프랑스-코레 2000’ 전시회를 참관하려는 인사들도 많다. 서울 무역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 행사에는 프랑스 업체 150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시라크 대통령은 오는 21일 중국을 방문하기 때문에 중국과의 교류에관심이 있는 인사들도 이번 방한길에 함께 했다는 분석이다. 외교통상부 이종국(李鍾國) 서구과장은 “프랑스는 정상 방문시 문화 등 전반적인 부분까지 총체적으로 홍보하는 전통이 있다”면서 “아시아권에 프랑스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 판단해 프랑스에서 대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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