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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항공 취항 1주년 결산] 탑승률 76%… 국내시장 안착

    지난해 6월5일 제주∼김포 노선을 시작으로 운항에 돌입한 제주항공이 취항 1주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지난 1년간 평균 75.9%의 탑승률을 기록, 기존 양대 항공사가 장악했던 국내 항공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1년간 74인승 터보프롭 5대로 제주∼김포, 제주∼김해, 김포∼김해, 김포∼양양 등 4개 노선에 1만 958편(81만 9982석)을 운항했다. 탑승 여객은 61만 5037명으로 75.9%의 탑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제주노선에 전체 운항 편수의 82.5%인 9042편,66만 9108석을 공급해 탑승률 85.8%를 기록, 제주를 거점으로 하는 지역항공사로 자리를 잡았다. 또 기존 양대 항공사 운임의 70%수준인 제주항공이 등장하면서 매년 평균 12.5% 정도 인상됐던 국내 항공 운임이 2004년 이후 동결돼 항공운임 인상 억제에도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늘어나는 적자 운영과 잦은 항공기 고장으로 인한 지연, 결항 등은 앞으로 제주항공이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제주항공은 취항 전인 2005년 경상비 95억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에는 당초 예상 적자 75억원보다 크게 늘어난 14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주말 요금 15% 인상과 150∼200인승 제트여객기를 도입,2008년 부정기편 일본·중국노선 취항,2010년 정기편 동남아시아 취항 등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제주항공에 50억원을 출자한 제주도가 요금인상과 국제선 취항에 제동을 걸고 나서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제주항공의 설립목적이 지속적인 항공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항공 좌석의 원활한 공급이었기 때문에 요금인상은 지금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씨줄날줄] 저가항공 시대/함혜리 논설위원

    선명한 오렌지색 로고가 트레이드 마크인 이지제트는 유럽 저가 항공사의 선두주자다.1995년 그리스 출신의 청년 실업가 스텔리오스 하지-이오아노가 보잉 737기 두대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100여대의 항공기로 유럽내 230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대형 항공사들보다 평균 30% 싼 가격을 제시한다. 노선이나 거리, 예약시기에 따라 최대 80%까지도 할인해 준다. 노하우는 간단하다. 항공사 특유의 허세와 거품을 없애고 이를 원가 절감하는 데 반영해 고객들에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저가 항공사의 효시는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공동 창업자이자 1978∼2001년 CEO였던 허브 켈러허는 저가항공 업계의 신화적 인물이다. 그는 항공산업의 오랜 ‘게임의 법칙’을 파괴하고 새 규칙을 만들었다. 대륙간 장거리 운항이나 시장점유율에 집착하지 않고 국내 단거리 노선을 집중 공략한다. 비행기는 가격협상 우위와 안정적인 정비 품질 등을 고려해 한가지 기종으로 통일한다. 제2공항을 이용해 비행기의 공항 체류시간을 최소화하면서 높은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다. 기내식·음료 제공 등의 서비스는 제거하고 단거리 고객이 요구하는 높은 안전성, 정시 발착, 낮은 요금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켈러허의 전략은 저가 항공사들에 금과옥조가 되고 있다. 항공수요가 중산층 가족 단위 여행객으로 확산되면서 세계적으로 저가 항공사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항공시장의 20%를 저가 항공사들이 차지하고 있고, 중국·동남아에서도 확장세를 보인다. 국내에도 저가 항공사가 속속 문을 열고 있다. 기존 한성항공과 제주항공 외에 군산·부산·인천에 연고를 둔 저가 항공사들이 순차적으로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한항공도 이르면 2∼3년내 계열사를 통해 국내선과 일본·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에 저가항공편을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수요자 입장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안전성이다.‘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있다면 저가 항공사의 성공은 보증수표를 받은 거나 다름없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권부총리 “교육비도 카드납부 검토”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신용카드로 등록금 등의 교육비도 납부할 수 있는지를 관계기관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현재 국세를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서울신문 2007년 5월29일자 1면 보도〉 권 부총리는 이날 간부회의에서 “국세처럼 현재 카드 납부가 이뤄지지 않는 부문에 대한 개선책도 함께 검토하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국세와 마찬가지로 교육비 카드 결제의 경우 가맹점이 없기 때문에 수수료를 누가 부담하느냐가 문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납세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은 좋지만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카드 수수료는 납세자나 등록금을 내는 학부모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권 부총리는 또 일반 상업은행만 해외에 진출해 있는데 금융허브 추진을 위해 국내외 네트워킹이 중요하므로 투자은행의 해외진출 방안도 고려해 볼 것을 당부했다.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활성화와 관련,“박지성 선수가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진출했을 때 한국에서 맨유의 광고효과가 컸다.”면서 “우리 기업들도 국내 프로팀에 동남아시아 선수를 영입하면 동남아 국가에서 해당 기업의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7) 취재기자 방담

    [이젠 포스트 BRICs] (17) 취재기자 방담

    서울신문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기획물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를 연재,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칠레 등 신흥국가로 성장하고 있는 8개국을 소개했다. 현장 취재에 나섰던 기자들은 방담을 통해 이제 우리나라도 우리가 최고라는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서로를 인정하고 공생하는 지혜를 익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취재기자들의 방담 내용을 간추린다. -무엇보다 이번 취재는 동남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의 힘이 놀랄 만큼 폭발적으로 늘고 있음을 확인한 계기가 됐습니다. 세계는 이들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에 깜짝 놀라고 있고 어떻게 하면 이들 시장을 더 확보할까, 어떻게 투자하고 이들의 부상에 어떻게 대응할까에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기자 스스로 세계 경제와 지구촌 부의 지도를 역동적으로 재편하고 있는 나라들의 변화에 너무 무지했구나 하는 반성도 했습니다. 이번 기획이 이들의 놀라운 성장과 부상을 확인하고 한국경제 활력의 방안을 궁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취재를 통해 느낀 것은 한국사람들 스스로 좀더 겸손해져야겠다는 것, 그리고 한국에 대한 홍보가 더욱 강화돼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멕시코와 칠레의 경우 한국을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삼성과 LG의 첨단제품을 사면서도 한국이란 나라를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저 LG란 회사, 삼성이란 회사의 물건을 사는 것일 뿐인데도 일부 한국 기업인들은 그들을 한수 아래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대도시는 땅투기하는 한국인들로 넘쳐났습니다. 한국 식당에서 한국인들끼리 즉석에서 거래가 되기도 하더군요. 성공한 한국인은 땅장사 잘한 사람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입니다. 그런 한국인들의 속성을 이용해 “대통령과 친하다, 총리랑 친하다.”면서 한국인에게 접근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습니다. -남아공 한인사회에 나도는 소문중 하나는 움베키 대통령이 한국을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부통령 시절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괄시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한국인들의 남아공 및 아프리카에 대한 태도와 시각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들의 국제사회에서의 매너, 그리고 길게 보고 장기적으로 임하는 자세가 아쉽습니다. ●태국 장관급인사 홀대하다 되레 당해 -우리나라가 겉모습만 따지다가 큰코를 다친 적도 있답니다. 몇 년전 태국 장관급 인사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가 공항에서 쫓겨났답니다. 그 인사가 점퍼에 청바지 차림이었는데, 공항에서 불법노동자라고 판단, 입국이 거부된 것이지요. 그후 태국에서 한국기업이 활동하는 데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베트남은 사정이 좀 다릅니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미국, 일본, 중국보다 훨씬 좋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한국의 경제성장을 매우 부러워하고 아직도 하노이에서는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이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LG, 삼성, 포스코, 오리온제과 등이 다른 외국브랜드를 제치고 한국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선 정부가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동남아 진출시 우리와 불가분 맞부딪치는 일본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일본이 없으면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일본과 엮여 있습니다. 예속이라기보다는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가 강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도 봉제, 원목가공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이제 IT(정보기술)산업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원하고 있지만 우리는 저임금으로 원하는 것만 빼먹으려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분석적인 접근도 배울 점인 것 같습니다. 제트로(JETRO·일본무역진흥공사)에서 얻은 자료가 코트라나 대사관, 인도네시아 정부에서 준 자료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자세했습니다. -태국에서는 외국인 소유주식의 지분·의결권을 50% 미만으로 제한하는 외국인 기업법을 개정할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에 JETRO는 태국에 진출한 일본기업 7000여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대다수 기업들은 외국인 기업법이 개정되면 태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다고 응답했습니다. 결국 설문조사로 태국정부에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한 셈이지요. 반면 우리 기업들은 “외국인 기업법을 개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외에는 별다른 대응 전략이 없더군요. 위기 대처법도 한국과 일본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려는 현지화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상당수 멕시코인들은 ‘빨리 빨리’로 대표되는 한국인의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한국인 주재원으로부터 업무와 관련해 채근을 당하면 돌아서서 “인생을 즐길 줄 모르는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혀를 차곤 한답니다. -베트남은 유교권 국가인 데다가 얼핏 한국과 많이 비슷하기 때문에 쉽게 보는 경향이 있지만 베트남 사람만큼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도 없습니다. 전쟁의 기억 때문인지 동포애, 민족애도 매우 강합니다. 만만하게 봤다가 큰코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게 현지인들의 이야기입니다. -한 나라를 접근할 때 한덩어리로 보면 안 됩니다. 종족이 다양하고 소득수준과 성향도 다릅니다. 기업가들은 우리의 사고방식을 그들에게 주입하려고 하기 보다는 이해를 바탕으로 기반을 다지는 작업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외국진출때 위축도 문제지만 과신도 문제 -현지 진출때 해당국 정보가 너무 없어 지레 위축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잘 안다고 과신하는 것도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컨대 터키는 한국전 참전국가로, 우리나라와는 ‘형제의 나라’라고 불립니다. 그러다보니 터키 사람들의 ‘선호 외국인 1위’도 한국인이지요. 문제는 한국사람들이 이를 악용, 터키와 터키사람들을 은근히 얕잡아보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사업이든, 이민이든, 별다른 준비도 없이 “형제의 나라인데 (터키에) 가면 어떻게 되겠지.”하며 만만하게 보고 덤빈다는 겁니다. 터키의 한인협회장은 “그러다가 쓴맛을 본 사람들이 부지기수”라며 “그래놓고는 터키의 행정절차가 복잡하다느니, 취업 허가증을 잘 안내준다느니 터키 탓만 한다.”고 혀를 찼습니다.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가들은 하나같이 수하르토 군부정치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민주화과정은 부정한 채 “옛날엔 군부만 잘 다루면 쉽게 성공했는데….”라면서 옛 군부세력과 결탁해 노조를 억압한다든지, 시대에 뒤떨어진 행동을 하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기업가들의 생각은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취재대상이 됐던 대부분의 국가들은 양극화 현상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우선 빈부격차가 극심했고 교육기회의 불평등도 심각했습니다. 나라가 좀더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현지의 지식인들이 한목소리로 주장하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기업이 진출할 때 이런 방식으로 현지 사회 공헌도를 높이는 것이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차이를 우리 기준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 등 보편화된 가치 방향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듯합니다. 짧은 시간 안에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이나 의료분야에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진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와주는 한국에 고마워하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에서 고려인협회의 안내를 받아 도서관에 갔더니 ‘한국에서 보내주었다´면서 자랑하듯 책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80년대에나 봤음 직한 책들인 데다 워낙 자료가 빈약해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양극화는 터키에서도 심각한 문제였습니다.CJ의 사료공장이 있는 이네겔을 방문했을 때 건너편 섬유공장의 사장만 해도 자가용 헬기를 두 대나 갖고 있을 만큼 부자들은 돈이 넘쳐납니다. 인구가 7500만명이나 되는 데다 부유층이 이렇듯 확실하다 보니 터키가 매력적인 투자처로 떠오른 거지요. 하지만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빈약해 약점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각국의 빈부격차 해소에 도움주길 -카자흐스탄도 대도시를 조금 벗어나면 아스팔트길이 흙길로 변하고 담이 없는 양철지붕집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빈부격차 현상을 보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20년 가까이 집권 중입니다. 일부에선 부정축재를 많이 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보내고 있는데 현지인에게 ‘왜 대통령을 바꾸지 않느냐?´고 물어보자 “새 사람을 세워서 또 부정한 부를 축적하느니 현재 대통령을 일하게 하는 게 낫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의식이 참 신기했습니다. -맞습니다. 빈부격차보다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 재밌습니다. 태국에선 에어컨 없는 300원짜리 버스에서부터 3000원짜리 지상철, 더 비싼 택시까지 각자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골라 타고 다니는데 이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없었습니다. 태국인들이 분노할 때는 오로지 국왕을 모독할 때뿐이라고 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좀 다릅니다. 수하르토 이후 부정부패와 싸워가며 여러번 정권이 바뀌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인지 공공의 문제에 대해서는 엄격하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돌아서면 낙관적입니다.30평이 넘는 집에 하인이 먹고 자는 방은 2평 남짓했습니다. 한국인 집 주인이 큰 방을 사용하라고 했지만 스스로 거절을 하더랍니다. -종교의 영향도 큰 것 같습니다. 대부분 동남아는 이슬람국가인데 이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지 않고 부자가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주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합니다. 역시 베트남은 좀 다르다는 얘기인데 유교국가인 덕분에 열심히 일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의식이 매우 강합니다. 부모들의 뜨거운 교육열은 마치 우리나라 1960∼70년대를 방불케 합니다. 젊은이들은 회사를 다니면서 야간대학, 어학학원을 다니면서 자기개발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런 부분은 베트남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터키 등 이슬람국 투자의 가장 큰 애로점은 역시 ‘인샬라(신의 뜻대로)’로 모아지더군요. 투자협상을 진행할 때나, 현지 근로자들을 다룰 때나, 뭔가 일이 꼬이거나 벽에 부딪친다 싶으면 어김없이 이 인샬라를 외치는 통에 복장이 터진다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터키에서 만난 한 자영업체 한국인 사장이 이슬람권 적응과정은 곧 인샬라 적응과정이라고 했겠습니까. ●이슬람국가선 ‘인샬라(신의 뜻대로)´가 애로점 -아프리카의 경우 가장 특징적인 것은 검은 자본가, 검은 중산층, 검은 기업 등 블랙파워의 빠른 성장과 확산입니다. 시장확보는 물론 전략자원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도 현지 흑인기업들과 전략적인 제휴관계를 만들어 나갈 때라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합니다. 눈에 띄게 성장한 블랙파워의 부상은 아프리카 지역뿐 아니라 지구촌 차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블랙파워의 부상에 어떻게 편승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미국 같은 큰 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게 아니라 우리와 가까이 있는 동아시아, 그 다음 큰 나라로 확대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우리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으면 합니다. -남아공을 취재하면서 우리 경제, 우리의 생존이 상당 부분 해외에 의존해 있으면서도 이를 절실하게 느끼지 않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특히 자원전쟁시대 아프리카의 중요성과, 그 관문이자 교두보인 남아공의 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국가적인 장기계획이나 대책이 정말 있기나 하는지 반문하게 됐습니다.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가 다른나라를 제치고 올해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시장이 개방되면서 각국이 앞다투어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이미 보이고 있습니다. 현지 기업인들이 베트남을 ‘엘도라도(황금의 나라)’라고 칭송하면서 우르르 몰려오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기회의 땅인 것은 맞지만 시장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열려 있는 만큼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포스트 브릭스(Post Brics) 국가들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한국의 경쟁상대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경계해야 할 대상이기도 합니다. 어느새 급속도로 성장해 한국을 일본과의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처럼 만든 중국의 예에서도 분명히 나타납니다. 해당 국가들이 어떤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발전노력을 기울이는지를 면밀히 분석해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칠레의 경우 핀란드를 모델로 해서 IT 생명공학(BT)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특히 네트워크 연동기술은 이미 상당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들과 경쟁관계가 되든 협력관계가 되든 상대국가들의 발전모델을 우리나라의 이익에 어떻게 접목시킬지에 대한 분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준비된 스타 김아중 하노이의 별로 뜨다[동영상]

    준비된 스타 김아중 하노이의 별로 뜨다[동영상]

    |하노이(베트남) 박상숙특파원|“성형수술을 많이 받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정말이냐?” “영화가 성형을 소재로 한 것이라 그런 오해를 많이 받는다. 하지만 ‘미녀는 괴로워’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이뤘을 때 과연 행복한가라고 묻는 영화다.” “한국에서 대단한 스타라고 들었다. 스타의 기준은 뭔가? 그리고 출연료는 얼마나 받나?” “스타는 대중으로부터 어느 정도 신뢰를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출연료 질문은 처음 받는데…밝힐 순 없지만 비싸지는 않다.(웃음)” 서울신문과 베트남문화공보부가 공동 개최한 한국영화축제 ‘다이내믹 코리아 필름 페스티벌’(3일까지)의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영화배우 김아중. 그녀는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재치있게 응수했다.‘환상적인 여배우’란 뜻의 ‘판타스틱 액트리스’란 영화제 공식 닉네임에 걸맞은 답변을 내놓아 좌중을 흐뭇하게 했다. 자신이 주연을 맡은 ‘미녀는 괴로워’는 국내에서 700만명 가까이 동원할 정도로 흥행대박을 터뜨렸고 그 여파는 지금 국경을 넘어 퍼져 나가고 있다. 홍콩, 싱가포르 등 중화권에서의 성공적인 관객몰이에 이어 영화제 개막작으로 ‘미녀는 괴로워’가 선정되면서 동남아시아권도 ‘접수’할 태세다. 그래서일까. 이런 당혹스러운 질문조차도 뜨거운 관심으로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가 생겨난 듯해 보인다. 얼마전 해외 첫 프로모션이 진행된 홍콩에서의 설렘은 처음 방문한 하노이에서도 계속됐다.“외국 관객과 영화를 통해 소통하는 느낌은 남달라요. 그들이 우리와 똑같은 지점에서 울고 웃을 때 객석에 앉아 있으면 전율이 느껴집니다.” “진정한 ‘동남아중’으로 거듭나고 있죠.(웃음)”‘동남아중’은 요즘 그녀의 행보를 보고 네티즌들이 붙여준 별명. 아중(亞中)이란 이름에 예지력이 있나 보다. 데뷔 3년차에 ‘동남아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붕붕 떠다니는 기분을 한번 느끼고 싶을 정도로 너무 덤덤하다.”는 거짓말 같은 말을 한다.“주변의 시선은 많이 달라졌죠. 하지만 저는 ‘미녀’ 전이나 후나 똑같아요. 이만큼 사랑을 받으니 오히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옆에 앉은 매니저가 “변하지 않는 게 매력”이라고 거든다. 김아중은 처음 보면 오해를 하게 만든다. 수려한 외모에 빼어난 노래와 춤실력까지 갖춰 연예계 입문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기는 것.“오∼그런 거 좋아요. 뭔가 준비됐다는 느낌을 주는 거.(웃음)” 본인은 정작 반색한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 때문에 까칠할 것 같고, 다가오면 찔릴 것 같아 보이는 게 콤플렉스”라고 털어 놓았다. “‘밀양’을 보면서 위로나 위안이 되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배우는 경험도 공부도 많이 필요한 직업이다. 그녀는 코언 형제, 마이클 만, 리들리 스콧 등 유명 감독의 작품을 연대기별로 섭렵하고 있다. 또 올해 입학한 고려대 언론대학원에서 지적인 자극을 얻고 인생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매우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과 앉아서 토론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는, 그 순간이 너무 뿌듯하고 좋아요.” 새로운 한류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는 그녀는 앞으로 외국어 공부에도 매진할 생각이라고 했다. 사뭇 학구적이다. 알고 보니 그녀는 글쓰기를 즐긴단다.“배우가 안됐으면 지금쯤 어디선가 처박혀서 글을 쓰고 신춘문예도 기웃거리고 있지 않을까요.” 글쓰는 것만큼 시나리오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그녀에게 건네진 대본은 현재 약 20여편. 다양한 장르가 쏟아져 들어와 놀랍고 행복하다고 했다. 짧은 이력이지만 그녀가 얻은 것은 바로 무한한 잠재력이다.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났기에 한계점을 두고 싶지 않다. “언제나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도그빌’과 ‘물랭루즈’를 오가는 니콜 키드먼처럼 자유로워지고 싶어요.” alex@seoul.co.kr ■ 베트남 ‘다이내믹 코리아 필름 페스티벌’의 히로인 김아중 김아중을 명실상부한 스타덤에 오르게 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2006, 김용화 감독)’는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성형 미인으로 거듭나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룬 일종의 풍자 영화다. 뛰어난 가창력에도 불구하고 단지 외모 때문에 멸시받던 한 여성이 목숨을 건 성형수술을 통해 주목받는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광경은 현대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통렬한 풍자로 읽힌다. 스즈키 유미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다. 영화는 특히 러브홀릭 베이시스트 이재학이 맡은 음악과 사운드가 돋보인다. 김아중 자신이 직접 주제곡과 OST 수록곡들을 불러 노래 실력 또한 만만치 않은 배우임을 입증했다. 국내 개봉 당시 주말 첫주 전국 473개 스크린에서 92만명을 동원하며 흥행 1위에 오르는 등 상업적인 성공도 함께 거두었다.
  • 홉 장관 “양국 사람들 마음여는 계기 되길”

    |하노이(베트남)박상숙특파원|올해로 수교 15주년이 되는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다. 외세의 침략에 시달렸고 분단의 아픔을 겪었다. 이 같은 비슷한 경험은 정서적 공감대를 만들어 냈다. 그래서인지 베트남의 한류 물결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거세다. 지난해에는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처음으로 한국문화원이 베트남 하노이시에 문을 열었다. “문화는 한 사회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특히 한국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한국의 전통, 현대적인 변화 등 모든 측면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인들은 그 거울을 통해 베트남 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느끼는 한국인들을 봅니다.” 베트남 문화공보부 레 조안 홉 장관은 지난 30일 서울신문 노진환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한류의 장점에 대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서울신문과 베트남 문화공보부가 수교 15주년을 맞아 공동으로 주최한 한국영화축제 ‘다이내믹 코리아 필름 페스티벌’은 3일까지 이어진다. ‘미녀는 괴로워’‘싸이보그지만 괜찮아’‘괴물’ 등 최신 화제작 7편이 선보이는 이번 영화축제는 베트남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5000장에 달하는 개막식 입장권은 순식간에 동났다. 영화배우 김아중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는 30개가 넘는 언론 매체가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번 영화제는 양국 정부가 참여한 국가적인 행사로 베트남 최대 규모 행사장인 하노이 국가컨벤션센터에서 처음 열리는 것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베트남은 동남아에, 한국은 동북아에 위치해 있지만 국민성이나 정서, 사고방식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협력과 교류는 사람간의 만남이 기초입니다. 이번 영화축제는 양국 사람들이 더욱 쉽게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문화교류는 물론 경제협력에 대한 잠재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홉 장관은 이어 “앞으로 한국에서 정기적으로 베트남 문화주간이나 영화제, 미술 전시회 등을 마련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한·베트남 합작 영화도 추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베트남 언론계 교류도 제안했다.“그동안 ‘도이모이’정책을 통해 발전한 베트남의 ‘현재’를 더욱 자세히 보여주고 싶습니다. 문화 격차를 줄이는 데 언론이 채널이 됐으면 합니다.” 그는 끝으로 이번 한국영화축제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alex@seoul.co.kr
  • 100년 용광로 대체…‘新철기시대’ 열다

    100년 용광로 대체…‘新철기시대’ 열다

    맨주먹으로, 초라하게 출발한 포스코가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 준공을 통해 세계 철강 역사에 ‘큰 일’을 냈다. 파이넥스 설비는 100여년의 철강 역사를 지닌 선진 철강사들에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경지나 다름없다. 파이넥스 공법 개발을 총괄한 이후근 파이넥스 연구개발 추진반장은 30일 “다른 경쟁사들이 만약 (기술)제로상태에서 포스코를 쫓아오려면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설비를 앞으로 건설되는 일관제철소에 놓을 방침이다. 인도와 베트남 제철소에 우선적으로 들어간다.2010년부터는 포항제철소 용광로를 파이넥스로 대체할 계획이다. 다른 철강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파이넥스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224건, 해외 20여개국에 58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외부인들의 파이넥스 설비 견학과 출입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파이넥스의 강점은 친환경적이라는 데 있다. 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바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용광로 공법에서 볼 수 있는 소결(철광석을 덩어리로 뭉치는 것) 과정과 코크스 공정이 생략돼 환경유해물질이 덜 나온다. 환경오염물질인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발생량은 용광로 공법의 각각 3%,1%에 불과하다. 비산먼지도 용광로 공법의 28%로 낮출 수 있다. 온난화 등 환경오염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공법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설비투자비도 용광로에 비해 훨씬 적게 들어간다. 용광로 대비 80% 수준이다.. 원료비 역시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파이넥스에서 사용하는 원료는 지름 8㎜ 이하의 가루형태 분(粉)철광석과 유연탄이다. 분철광석은 전세계 철광석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덩어리 형태의 철광석보다 20% 이상 싸다. 일반 유연탄도 용광로에서 사용하는 코크스용 고급 유연탄보다 20% 이상 싸다. 제조원가를 용광로의 8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원가경쟁력은 기업경쟁력으로 이어진다. 특히 아연과 같은 불순물이 많은 철광석의 경우 소결광 제조가 어렵다. 노(爐)벽에 달라붙는 경향도 있다. 용광로 공법에서는 사용이 제한적이지만 파이넥스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성분이 많은 철광석을 보유한 인도나 베트남 등의 일관제철소 설비로는 파이넥스가 제격이다. 포스코는 이번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의 준공으로 지난해 3000만t인 조강 생산능력을 내년에는 3400만t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이 정도의 생산량이라면 포스코는 세계 4위의 철강회사에서 2위로 부상하게 된다. 국내에서 공급부족이 심각한 슬래브 및 열연제품의 공급량도 늘릴 수 있다. 10년내 중국과 인도 등 동남아 지역에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한 생산기지를 확대하면 포스코는 총 조강생산량이 4200만t으로 늘어 세계 1위업체인 아르셀로 미탈과도 경쟁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가 세계 철강업계에 나돌던 ‘피인수 합병 가능성’에서 벗어나 세계 대표적인 철강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비교 우위를 차지해 세계 최고까지 넘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용광로 공법이 구(舊)철기시대였다면 파이넥스는 신(新)철기시대를 연 것”이라며 “기술 도입기업에서 기술 선도기업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포항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中 안후이성을 가다] (하) 자동차회사 치루이 르포

    [中 안후이성을 가다] (하) 자동차회사 치루이 르포

    중국 안후이(安徽)성 우후(蕪湖)시 경제개발구 창춘(長春)로 8호는 ‘금단(禁斷)’ 구역이다. 치루이(奇瑞·영어이름 Chery) 자동차 공장 때문이다. 이곳은 그간 외신기자뿐 아니라 중국 언론의 기자들에게도 접근이 거의 허용되지 않았다.‘비밀의 성’ 치루이 공장이 성 정부 차원의 행사와 설립 10주년 등이 맞물리면서 극히 일부나마 최근 개방됐다. ●회사 설립 10년만에 외국언론 공개 |우후(蕪湖·중국 안후이성) 이지운특파원|“우리는 도요타를 숭배(崇拜)한다.” 중국 치루이(奇瑞) 자동차의 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 겸 회장 비서실장은 지난 16일 치루이 공장을 방문한 40여명에 가까운 외신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회사 설립 10년만에 외신에 개방한 첫 자리에서다. 어떤 기업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장린(張林) 국제담당 주임도 “도요타식 생산제도는 우리의 학습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치루이 공장 곳곳은 또 다른 관계로 설정된 도요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립라인 벽면.‘경쟁자’와의 작업 비교 현황도가 걸려 있다. 차가 생산라인에서 바로 출고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완성차 직하율’이 ‘라이벌은 95%, 우리는 10%’로 돼 있다.‘도장(塗裝) 손상률’은 0.0518% 대 20%. 직원들은 “경쟁자는 도요타”라고 답한다. 창립 10년을 맞은 치루이는 숭배의 대상 도요타를 라이벌로 전환하고 있었다. ●중국 내 월간 판매량 1위 ‘우뚝´ 치루이는 지난 3월 자국 내 월간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상하이(上海) 폴크스바겐과 상하이 GM을 제친 것이다. 중국은 흥분했다.‘중국 자주(自主) 브랜드의 쾌거’ ‘치루이가 선두를 탈환하다.’ 등의 제목이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과 포털 사이트를 장식했다.2001년 판매고 2만 8000여대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래 7년만이다. 지난해 이미 30만대 넘게 생산·판매하면서 베이징 현대를 밀어내고 중국 내 전체 자동차 업계 랭킹 4위로 올라섰었다. ●올 세계 58개국에 10만대 판매 목표 치루이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세계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세계 58개국에 차량을 수출하고 있다. 수량은 아직 많지 않다. 지난해 5만 1000대를 팔았고, 올해 10만대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동남아, 중동·아프리카, 남미,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등이 우선 공략 대상이다. 치루이는 러시아, 인도네시아, 이란, 이집트 등에 조립 생산라인을 갖추고 지난해 엔진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치루이는 최근 이탈리아 피아트와도 엔진 분야에 협력 협정을 맺었다. 많은 루머가 있었지만 진이보 부사장은 이날 이같은 사실을 공식 시인했다. 치루이의 1차 경쟁력은 물론 가격에서 나온다. 외국계 메이커 제품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이다. 높은 국내 시장 점유율의 주요 배경이다. 치루이 등의 선전은 중국 시장 내에서 가격인하 경쟁을 촉발, 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연초 GM과 폴크스바겐 등 중국 현지의 주요 외국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고 나섰다. QQ3는 배기량 800㏄ 모델이 3만위안(약 360만원)대다. 싼 가격에 힘입어 그간 30만대 이상 팔았다.1600cc급 소형차 ‘치윈(旗雲)’은 6만 6000위안(약 800만원) 가량이다. 동종 배기량의 외국 브랜드 차량보다 2만 5000위안(약 300만 원) 가까이 싸다.1800㏄급 중형차 ‘이스타(Eastar)’는 8만 위안(약 960만원)대에 팔린다. ●치루이 1차 경쟁력은 싼값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도 여기에 있다. 해외 언론들은 “중국차가 싼 가격으로 세계 각국의 차들을 밀어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중동·아프리카, 남미 시장 등에서의 성적일 뿐이다. 그러나 왕진산(王金山) 안후이성 성장은 “일본에는 도요타가, 한국에는 현대차가 있듯이 치루이를 중국의 대표 브랜드로 키우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치루이는 중국 중부지역의 6개 낙후된 성(省)을 지원하는 국가 프로젝트 ‘중부굴기(中部起) 계획’의 중점 지원대상이다.2004년 이후 공산당 최고지도자들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6명이 치루이 공장을 앞다퉈 방문했을 만큼 국민적 관심과 지지도가 높다. 중국 내 자동차 판매량은 2006년 705만대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뛰어올랐다. 자동차 대국을 향하는 중국의 꿈에 치루이가 있다. jj@seoul.co.kr ■ “日 생산시스템·獨 기술관리 벤치마킹” 진이보 치루이 판매담당 부사장 |우후 이지운특파원|치루이(奇瑞) 자동차의 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중국 시장을 정확히 읽어냈고, 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했기에 치루이의 모든 모델이 중국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표브랜드인 QQ3가 GM대우 마티즈의 ‘짝퉁’이라는 지적이 있다.(한국기자) -그 얘기는 이미 몇년 전에 끝난 일이다.(GM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이 화해로 종결됐음) 아무도 더 이상 문제삼지 않는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얘기다. ▶치루이가 현대·기아차의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신차 핵심기술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있다.(한국기자) -(상기된 표정으로)반문하겠다. 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나. (“한국 검찰이다.”) 추측이길 바란다. 우리는 결코 돈 주고 기술을 빼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치루이의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생산관리, 독일의 기술관리, 미국의 마케팅 기법 등이다. ▶한국과의 기술격차는. -(웃음) 형식계통, 차량몸체 제조 등 기본적인 기술은 주요 메이커들간에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신소재, 환경보호기술, 전자기술 등 부문선 격차가 있으나 격차를 좁혀가고 있고, 이미 따라잡은 것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 계획은. -유럽과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수준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 여러 방면에서 준비가 필요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남미 시장 등에서 활동폭을 넓히고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할 것이다. jj@seoul.co.kr ■ ‘짝퉁’·디자인 도용 오명 치루이 |우후 이지운특파원|중국의 대표적 자동차 회사인 치루이(奇瑞)는 ‘신비주의’로 유명하다. 국영 신화사 등 극히 일부 매체를 제외하고는 중국 언론들조차 치루이 공장을 방문하지 못했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임금이 어느 정도 되느냐.’ ‘하루 몇 시간 근무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극비”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공장 직원들은 심지어 촬영 공개 장소에서도 외신기자들의 카메라를 막아서느라 바빴다. 관계자 인터뷰는 당초 10분 미만으로 제한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인터뷰 도중 외신기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서야 40분 가까이 진행됐다. 관계자들은 “공개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양해를 구했다. 중국 최대 제조업체이자 ‘국민차’ 생산기지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신비주의는 오히려 치루이에 많은 질문을 던지게 했다.‘가격 말고 어떤 경쟁력이 있는가.’도 그 가운데 하나다. 과거 한국 자동차들의 미주 시장 진출 때 제기됐던 의문들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한국 자동차 업계의 한 주요 인사는 “80년대 한국의 스텔라 수준”이라며 치루이의 기술력을 혹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치루이는 이른바 ‘짝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표 브랜드인 QQ는 과거 대우의 마티즈를 쏙 빼닮았다. 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전·현직 직원들에게 신차 핵심기술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원지검 형사4부는 지난 10일 현대·기아차의 차체 조립기술 등 자동차 핵심 기술을 중국의 자동차 회사에 팔아넘긴 혐의로 기아차 전·현직 직원 등 9명을 기소했다. 이 회사는 치루이로 알려졌다.‘디자인 도용’에 ‘핵심 기술 도용’까지 가격 외에 치루이의 경쟁력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지만 치루이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QQ가 마티즈와 비슷한 것은 과거 대우차의 연구진 일부가 치루이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은 “연간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R&D)에 쓰고, 직원 2만명 가운데 연구개발인력이 3000명에 달하는 등 치루이의 성과는 ‘투자’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QQ의 성공이 중국 자동차 업계에 ‘베끼기’라는 나쁜 관행을 자리잡게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텐마(天馬)자동차의 SUV카 ‘잉슝’(英雄)은 기아자동차 ‘쏘렌토’의 외관을, 황하이(黃海)자동차의 ‘치셩’(旗勝)은 현대자동차의 신형 ‘산타페’를 닮았다는 평이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유명 자동차의 내·외관을 닮은 차들도 많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jj@seoul.co.kr
  • 韓·아세안 FTA 1일 발효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 9개국간에 체결된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오는 6월1일부터 베트남, 미얀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을 시작으로 발효된다. 30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아세안 회원국 중 브루나이와 필리핀, 캄보디아, 라오스 등 4개국은 국내 절차가 끝나지 않아 협정 발효시점이 늦어지게 됐다. 그러나 이들 4개국과의 협정도 한두 달안에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아세안 FTA의 발효는 우리나라가 거대 경제권과 맺은 첫 FTA다. 한국과 아세안과의 교역규모는 지난 2005년 535억달러로 우리의 총교역규모중 9.8%를 차지한다. 아세안은 중국·유럽연합(EU),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의 5대 교역 상대국이다. 더욱이 아세안 회원국별로 의류, 시계, 신발 등 100개 품목에 대해 역외가공에 의한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를 인정받아 개성공단 진출업체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협정 발효에 따라 우리나라는 협정 체결국에 대해 전체 5224개 품목중 90.8%인 4742개 일반품목의 관세를 2010년초까지 철폐하며 이중 70%는 발효 즉시 관세를 폐지한다. 그러나 쌀, 쇠고기, 냉동어류 등 200개 초민감품목은 양허제외나 장기간 부분적으로 관세를 낮추게 된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르포] ‘짝퉁’ 오명 중국자동차 치루이공장을 가다

    [르포] ‘짝퉁’ 오명 중국자동차 치루이공장을 가다

    중국의 대표적 자동차 회사인 치루이(奇瑞)는 ‘신비주의’로 유명하다.국영 신화사 등 극히 일부 매체를 제외하고는 중국 언론들조차 치루이 공장을 방문하지 못했었다.현장서 만난 직원들은 ‘임금이 어느 정도 되느냐.’ ‘하루 몇시간 근무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극비”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공장 직원들은 심지어 촬영 공개 장소에서도 외신기자들의 카메라를 막아서느라 바빴다.관계자 인터뷰는 당초 10분 미만으로 제한할 방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인터뷰 도중 외신기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서야 40분 가까이 진행됐다.관계자들은 “공개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양해를 구했다.중국 최대 제조업체이자 ‘국민차’ 생산기지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신비주의는 오히려 치루이에 많은 질문을 던지게 했다.‘가격 말고 어떤 경쟁력이 있는가.’도 그 가운데 하나다.과거 한국 자동차들의 미주 시장 진출 때 제기됐던 의문들이기도 하다.이에 대해 한국 자동차 업계의 한 주요 인사는 “80년대 한국의 스텔라 수준”이라며 치루이의 기술력을 혹평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치루이는 이른바 ‘짝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대표 브랜드인 QQ는 과거 대우의 마티즈를 쏙 빼닮았다.최근에는 현대·기아차의 전·현직 직원들에게 신차 핵심기술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수원지검 형사4부는 지난 10일 현대기아차의 차체 조립기술 등 자동차 핵심 기술을 중국의 자동차 회사에 팔아넘긴 혐의로 기아차 전현직 직원 등 9명을 기소했다.이 회사는 치루이로 알려졌다.‘디자인 도용’에 ‘핵심 기술 도용’까지 가격외 치루이의 경쟁력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지만 치루이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QQ가 마티즈와 비슷한 것은 과거 대우차의 연구진 일부가 치루이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은 “연간 매출액의 10%를 연구개발(R&D)에 쓰고,직원 2만명 가운데 연구개발인력이 3000명에 달하는 등 치루이의 성과는 ‘투자’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QQ의 성공이 중국 자동차 업계에 ‘베끼기’라는 나쁜 관행을 자리잡게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텐마(天馬)자동차의 SUV카 ‘잉슝’(英雄)은 기아자동차 ‘쏘렌토’의 외관을,황하이(黃海)자동차의 ‘치셩’(旗勝)은 현대자동차의 신형 ‘산타페’를 닮았다는 평이다.미국,일본,유럽 등 전 세계 유명 자동차의 내·외관을 닮은 차들도 많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지훈 특파원 jj@seoul.co.kr   진이보 판매담당 부사장 인터뷰 치루이(奇瑞) 자동차의 진이보(金*波) 판매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중국 시장을 정확히 읽어냈고,시장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했기에 치루이의 모든 모델이 중국 소비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다음은 일문일답. 대표브랜드인 QQ3가 GM대우 마티즈의 ‘짝퉁’이라는 지적이 있다.(한국기자) -“그 얘기는 이미 몇년 전에 끝난 일이다.(GM이 제기한 ‘저작권’ 소송이 화해로 종결됐음) 아무도 더이상 문제삼지 않는다.아무런 의미가 없는 얘기다.” 치루이가 현대·기아차의 전·현직 직원들로부터 신차 핵심기술을 사들였다는 의혹이 있다.(한국기자) -(상기된 표정으로)반문하겠다.어디서 그런 얘기를 들었나? (“한국 검찰이다.”) 추측이길 바란다.우리는 결코 기술을 돈 주고 빼내는 일을 하지 않는다.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치루이의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생산관리,독일의 기술관리,미국의 마케팅 기법 등이다. 한국과의 기술격차는? -(웃음) 형식계통,차량몸체 제조 등 기본적인 기술은 주요 메이커들간에 큰 차이가 없다.다만 신소재,환경보호기술,전자기술 등 부문에선 격차가 있으나 격차를 좁혀가고 있고,이미 따라잡은 것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주식시장 상장 계획은. =준비를 하고 있다.그러나 주주들이 아직 시간표를 주지 않고 있다.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 계획은. =유럽과 미국은 거대한 시장이지만 수준과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이다.여러 방면에서 준비가 필요하다.중국과 동남아시아,남미 시장 등에서 활동폭을 넓히고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할 것이다.  
  • 일본방송 “태국서 한류열풍, 日流 압도” 보도

    일본방송 “태국서 한류열풍, 日流 압도” 보도

    동남아시아의 ‘한류(韓流) 바람’에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일본의 도쿄방송 TBS뉴스는 27일 “일본에서 일어난 한류붐이 지금은 동남아시아에 상륙해 그 인기가 식지않고 있다.”며 태국에서의 한류붐을 집중 조명했다. 태국에서는 여전히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으나 드라마나 음악에서는 한국이 일본을 압도 하고 있다는 것. 방송은 “태국에서 올해 방영된 일본 드라마는 2편인데 반해 한국 드라마는 이미 10편 이상 방영됐다.”며 한국 드라마의 인기를 전했다. 이어 태국인 여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보다 한국 드라마를 더 좋아한다. 한국 드라마가 더 감동적이기 때문”이라고 인기 원인을 설명하기도 했다. 방송은 또 “아시아에서 한국이미지가 전자제품과 자동차의 판매로 좋아지고 있다.”며 “이외에 드라마나 음악과 같은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은 더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 TBS JNN뉴스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 고급 두뇌들 고국 등진다

    日 고급 두뇌들 고국 등진다

    ‘요즘 일본 최고의 수출품은 비디오게임들도 아니고, 친환경 자동차들도 아닌 엔지니어들이다.’뉴욕타임스는 24일(현지시간) 일본의 전자업체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수천명의 기술인력과 다른 산업의 전문가들이 일본 고급 두뇌를 필요로 하는 타이완과 중국, 한국 기업에서 일하기 위해 떠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적지 않은 일본의 기술자들이 다른 아시아 기업으로부터 일자리를 제의받고 있으며, 또 다른 사람들은 보다 좋은 해외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 스스로 나섰다. 지난 몇년간 얼마나 많은 일본의 기술인력들이 해외로 나갔는지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고 있다. 그렇지만 해외취업 전문업체인 파소나 글로벌에 아시아 국가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등록한 사람 수는 올해 3월 현재 4930명으로 5년 전인 2002년의 2637명에 비해 거의 배로 늘었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면서 기업들이 종신고용 개념을 버리며 종업원·기술자를 외면하자,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일본의 근로자들도 보다 공격적으로 일자리를 찾기에 나선 것이다. 일본의 기술인력 유입에 가장 적극 나선 곳은 타이완. 타이완의 기업들은 전자산업 등의 선진기술자 2500여명을 수년간 유치했다. 이를 통해 소니 같은 일본의 선두 업체들을 따라잡고 급성장하는 중국에 우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계속 해왔다. 타이완의 큰 회사들은 10억원 가까운 상금을 매년 내걸어 일본 기술자들의 기술개발경쟁을 유도하고, 일본인 직원 자녀들을 위한 일본어학교도 개설했다. 회사 주변에 일본의 대중 술집인 이자카야나 가라오케 바, 마사지클럽 등을 일본 기술자들에게 친숙한 ‘도쿄 타운’ 등의 상호로 세워 이용하도록 배려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중국 및 싱가포르 같은 동남아 국가들이 일본의 기술을 빼내기 위해, 유출되는 일본의 기술두뇌 확보에 적극 나섰다. 특히 중국은 전자산업은 물론 자동차 분야 등의 일본 고급두뇌 유입에 적극적이다. 기술인력 유출이 늘어나자 아시아 경쟁국가에 첨단기술 유출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정부차원에서 두뇌유출을 막을 수단이 없다며 난감해하면서 기업들에 인력 유출 방지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기술자들은 떼지어 일본을 등지고 있다.2년전부터 타이완 반도체 업체에서 일하는 오카모토 다쓰오(51)는 “타이완 기업에 합류한 건 높은 위험과 함께 높은 보수를 주는 결단이었다.”며 “일본에 머물면 위험은 높으면서도 보수는 적었을 것”이라고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기업들의 느려터진 의사결정 구조를 우려했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일요영화]

    ●천녀유혼(MBC 밤 12시30분)‘하얀 소복 긴 소매가 창공을 가른다. 시리고도 아름다운 슬픔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다.’ 이 장면 하나만으로도 ‘천녀유혼’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건 그만큼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기 때문이다. 1987년작 ‘천녀유혼(女幽魂)’은 귀신과 인간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그렸다. 청샤오둥 감독의 화려한 연출, 장궈룽(張國榮)·왕쭈셴(王祖賢)이라는 매력적인 출연진, 저승과 이승을 오가는 가슴 저린 스토리로 명실상부 ‘홍콩 무협영화의 대표작´으로 자리잡았다. 귀신이 와이어를 이용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첨단 SFX 장면은 이후 수많은 영화에서 차용하기도 했다. ‘천녀유혼’은 중국 청나라 때 포송령의 ‘요제지이’라는 소설집에 실린 ‘섭소천’ 설화를 영화화한 것이다. 후진취안(胡金銓)·리한샹 감독에 이어 청샤오둥 감독의 손에 의해 거작으로 탄생했다. 때는 명나라. 순진한 서생 영채신(장궈룽 분)은 세금을 걷는 수금원으로 생계를 잇는다. 갑작스레 비가 내리자 숙박할 곳을 찾다 들어간 난약사라는 절에서 그는 하후형과 연적하라는 두 검객을 만난다. 그런데 난약사는 다름아닌 섭소천(왕쭈셴 분)이라는 귀신이 머무는 절. 섭소천은 간신들의 모함으로 일가족이 떼죽음을 당한 대가집의 딸로, 나무귀신이 그녀의 시신을 차지하는 바람에 환생하지 못하고 있다. 연적하는 귀신이 나오는 절이니 당장 떠나라고 충고하지만, 영채신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영채신은 아름다운 가야금 소리에 이끌려 섭소천을 만난다. 자신의 아름다움에 반해 있는 채신을 유혹하여 처치하려던 소천, 하지만 선량하고 순박하기 그지없는 그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홍콩 개봉 이후 ‘천녀유혼’은 동남아시아·한국·일본 등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큰 성공은 1990,1991년에 속편과 3편을 낳기에 이르렀다. 제17회 파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제4회 도쿄 국제판타스틱영화제 베스트 대상, 제12회 홍콩영화제 금상 등을 받았다. 상영 시간 88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수치여사 가택연금 1년 연장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이 다시 연장됐다. 미얀마 군사정부는 25일 국제사회의 압력과 호소 속에서도 수치 여사의 가택연금을 1년 더 연장했다고 현지 경찰소식통을 인용해 BBC가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이날 오후 가택연금 연장 사실을 알리기 위해 정부 관리들이 탄 차량이 수치 여사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노벨상 수상자로 올해 61세인 수치 여사는 지난 17년 가운데 11년 7개월을 연금 상태에 있었다. 현재 진행 중인 가택연금은 지난 2003년 5월 시작돼 27일 종료될 예정이었다. 군사정부는 철권통치 속에서도 수치 여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그치지 않는 등 그녀의 지지세가 위축되지 않자 가택 연금 연장 가능성을 시사해 왔었다. 이에 앞서 수치 여사의 연금 종료 시한을 앞두고 미국, 유럽연합(EU), 유엔, 아세안 등은 한 목소리로 연금 해제를 촉구했다. 지난주 김대중, 빌 클린턴, 지미 카터 등 한·미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59명의 정치 지도자들이 수치 여사의 석방을 위해 미얀마 군사 지도자 탄 쉐에게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의장국인 필리핀의 에르린다 바실리오 외무차관, 루이즈 아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등도 해제를 요구했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기고] 소비자 주도의 자율안전관리 필요/전대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부장

    소비자에게는 안전할 권리, 알 권리, 선택할 권리 등 8대 권리가 있다. 특히 ‘안전할 권리’는 생명·신체상의 위해를 받지 않고 안전한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 욕구이며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동남아로부터 저가·불량제품이 대량 보급되고 기술의 발달과 웰빙 등 소비자의 요구 증대에 따라 다양한 신종제품이 출시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증가해 국민의 안전을 확보해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안전이 확보되고 더불어 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안전관리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이러한 정책의 핵심은 소비자와 사업자가 참여하는 시장메커니즘을 활용해 조악한 제품이 시장에서 배제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생활 주변의 위해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공산품과 전기용품, 승강기, 어린이 놀이시설 등 4개 제품의 안전관련 법률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공산품의 경우 안전관리제도를 혁신적으로 개편해 지난 3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해정도에 따라 안전인증, 자율안전 확인, 안전·품질표시 대상 공산품 등으로 분류하여 안전관리 방법을 차등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자율 안전관리제도를 채택하는 국제적인 추세에 발맞춰 위해성이 큰 품목에 대해서는 안전인증제도를 적용해 관리를 강화하고, 단순히 위해우려가 있다고 분류된 품목에 대해서는 기업의 자율성을 인정하는 자율안전확인제도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관리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신제품의 경우 소비자 안전이 우려되는 품목에 대해서는 안전성 조사 후 리콜을 권고하고, 또 이를 언론에 공표하여 피해 확산을 예방하는 신속조치제도를 도입하였다. 이와 함께 247개 제품에 대해서는 안전인증을 받게 되어 있는 전기용품의 경우 위해발생 우려 정도에 따라 사업자가 자율 관리하도록 하되, 정부의 사후관리는 더 강화되도록 관련 법령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단속 공무원의 수를 늘리고 예산을 더 많이 투입한다고 해서 신제품 출현에 따른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 주도의 규제형 사후 안전관리에서 소비자와 사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사전 예방적 자율안전관리제도로의 전환이 필요하고 시급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달부터 안전관리 패러다임을 민간참여의 자율안전관리 체계로 전환해 정부의 관여는 최소화하면서 기업과 소비자·정부간 역할 분담과 상호 협력을 통해 소비자의 안전을 보장토록 하는 내용의 자율안전관리제도를 본격 시행하게 되었다. 이는 ‘사전 예시적 자율안전관리시스템’이라고 불리는데, 그 내용은 정부는 안전관리대상품목 및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은 자율적으로 안전기준에 적합한 제품을 공급하고, 소비자로 이뤄진 ‘제품안전감시단’은 공산품 및 전기용품의 안전기준에 적합한지를 점검하도록 하는 것이다. 자율안전관리시스템이 조기 정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품안전감시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달 이미 ‘소비자 제품안전감시단 발대식’을 열고 제품안전 모니터링 활동을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향후 소비자 입장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모니터링 활동이 이루어지고, 기업의 자율적인 시정활동이 펼쳐지도록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달러 시대에 대비해 안전기준을 잘 지키는 기업이 성공하고 소비자가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안전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대천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책부장
  • 北 국방백서 ARF에 첫 제출

    북한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사상 처음으로 국방백서를 제출했다.2·13 6자회담 합의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국방백서를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한 것이어서 그 의도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일부에서는 북한이 국제 사회에 대한 협력 의사를 명확히 내비친 징후로 풀이하고 있다. 동남아국가연합(ARF) 의장국으로 오는 8월 ARF 총회를 주최하는 필리핀 에를린다 바실료 외무차관은 18일 “북한이 ARF 가입 이후 처음으로 국방백서를 제출했다.”면서 “ARF 회원국들에 북한이 협조하고 동참하려는 선의의 행위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날 ARF의 27개 회원국들이 매년 자발적으로 국방백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각국의 국방백서에는 안보 전망과 위협 요인이 적시돼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아세안과 한·중·일, 지역 안보에 관련된 27개국들이 참가하는 ARF에 2000년에 가입했다. 그러나 단 한 차례도 국방백서를 제출하지 않았었다. 북한의 국방백서를 읽은 ARF 관계자는 “특별히 놀랄 만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으며 북한이 공개할 만한 선을 벗어나지 않았거나 이미 언론에 알려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ARF에 대해 “동아시아지역의 안보와 평화를 증진시키고 6자회담에서 논의되고 있는 문제들을 논의할 수 있는 중요한 포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젠 포스트 BRICs] (12) 태국(하)

    [이젠 포스트 BRICs] (12) 태국(하)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지난달 25일 오전 8시 태국 방콕 카셋삿 국립대학 인문대 201호 강의실. “여기가 어디예요?” “청량리예요.” “집이 멀어요?” “여기서 30분 걸려요.” 태국 대학생 38명이 여름방학 교양강좌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가 그려진 한국어 교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강사 유진희(태국어학과 대학원생)씨가 읽는 문장을 어설픈 발음으로 흉내냈다. 방콕 대학들이 최근 한국어학과나 한국어 교양 강좌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어 배우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게다가 한국어를 잘하면 월급도 1.5배 오른다. 건축과 3학년 수씨니(20)는 “그룹 ‘동방신기’와 TV 오락프로그램 ‘X맨’을 좋아한다. 한국 문화를 더 많이, 깊이 이해하고 싶어 한국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팔미(20)는 “영어나 일본어를 잘하는 태국인은 많지만, 한국어에 능숙한 사람은 별로 없다. 한국어를 익히면 그만큼 좋은 회사에 입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한류는 태국 생활 곳곳에 침투해 있다. 태국 지상파 TV(5개 채널)에서는 매주 한국 드라마 2∼3편을 방영한다.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부터 올해 ‘주몽’까지 100편이 넘는다.TV광고에서는 한국 연예인들이 한국어로 상품을 구입하라고 유혹한다.FM라디오 97.5에서는 아시아 음악을 24시간 트는데 대부분 한국 노래다. 한국 드라마·음악 열풍은 출판 영화 DVD 휴대전화 벨소리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기드라마를 소설로 각색하고, 드라마 주요 장면을 캡처해 만화로 만든다. 한국 연예인만 다룬 잡지도 10여개나 생겼다. 영화관에서는 매주 한국 영화가 상영되고,DVD판매점에는 한국 드라마·영화 코너가 있다. 휴대전화 벨소리·통화연결음 시장도 한국 음악이 점령했다. 한국유학생 유진희씨는 “지하철이나 지상철(일명 BTS)에서 휴대전화가 울리면 절반은 한국 노래”라고 말했다. 크리륵크라이 지라파엣 상업장관은 “지난해 드라마 ‘대장금’이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태국인의 관심이 높아졌다.”면서 “한국 기업이 태국에 진출하기에 더없이 좋은 때”라고 강조했다. 한류만큼이나 빠르게 한국기업도 성장하고 있다. 대표주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삼성전자는 1989년 생산 법인을,1992년 판매 법인을 세우며 태국에 진출했다. 그러나 태국을 동남아시아의 소비 중심지라 판단, 집중 공략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목표는 프리미엄 시장으로 정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력을 갖춘 LCD TV와 PDP TV로 승부수를 던졌다. 이상훈 차장은 “태국 경제가 꾸준히 성장해 프리미엄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태국인들이 유행에 민감한 터라 전자제품 구입 주기도 3∼5년으로 비교적 짧다.”고 설명했다. 결과는 대성공. 시장점유율 조사기관인 GFK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LCD TV와 PDP TV, 양문형 냉장고(SBS)는 지난해 점유율 34%,30%,40%로 1위에 올랐다.LCD TV의 경우 2005년에 시장점유율 12%로 4위에 그쳤지만 1년 만에 껑충 뛰어올라 ‘부동의 1위’ 소니를 제쳤다. 지난해 매출액은 9억 6000만 달러. 태국 영자신문 내셔널뉴스의 아몽완 기자는 “소니·샤프 등 일본 전자제품에 식상해하던 태국 소비자를 삼성이 효율적으로 공략했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백색 가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세탁기(23%) 전자레인지(30%) 모니터(20%) 에어컨(18%) 등에서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게다가 생산제품을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을 비롯해 중남미 호주까지 수출하고 있다. 태국이 한국, 중국에 이은 제3의 생산기지로 자리한 것이다.LG전자의 지난해 매출액은 5억 3000만 달러. 이외에도 91년에 진출한 삼성전기가 현지화를 성공적으로 이뤄 2004년 5월 태국 최고기업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다. 우선 태국의 주요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에서는 한국 업체가 일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2005년 태국에서 자동차 70만 3000대가 팔렸는데 그중 한국 자동차는 서너대에 불과했다. 현대자동차는 판매법인은커녕 대리점도 하나 없다. 최근 태국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나돌지만 현대자동차는 “지금 할 이야기 없다.”며 답변을 꺼렸다. 한국계 은행이 방콕에 없다는 것도 태국 진출의 걸림돌이다. 산업은행 등이 방콕지점을 개설하려고 백방으로 애쓰고 있지만, 태국 금융당국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계 은행의 신규 지점 설립에 반기를 들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때 한국 금융회사들이 한꺼번에 철수해 배신감을 느낀 태국 정부가 한국 금융회사의 태국 재진출을 거부하는 것으로 현지에서는 분석했다. 당시 떠나지 않은 일본·미국·프랑스·싱가포르·네덜란드 등 11개국 17개 외국계 은행이 활동하고 있다. 노승환 삼성전기 태국 법인장은 “태국은 내수 시장(인구 6400만명)이 탄탄한 데다 주변에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 미개척 시장까지 아우르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진출을 강력히 권했다. ejung@seoul.co.kr ■현지 한국기업 법인장들의 생존전략 ●삼성전기 노승환 태국법인장 태국 문화와 정책, 언어를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철저한 현지 조사도 필요하다. 일본이 성공한 것은 태국 문화를 먼저 배우고 태국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태국 고고학자의 50%가 일본인일 정도다. 한국식 사고방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말고, 한국과 태국의 장점이 어우러지도록 독려해야 한다. 삼성전기는 매년 1000개 교육 강좌를 운영한다. 우수한 현지 인력은 한국으로 보내 1년간 연수시킨다. 앞으로는 고급 인력을 활용한 기술 집약적 산업 중심으로 진출해야 성공할 수 있다. 주변 국가와 비교할 때 태국이 더 이상 인건비에서 경쟁력을 지니지 못하고 있어서다. ●LG전자 성낙길 태국법인장 태국인은 자긍심이 높은 민족이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했고 앙코르와트에 버금가는 수많은 문화 유산을 지녔다.‘살아있는 부처’라 불리는 푸미폰 국왕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민족이다. 한국 기업은 태국의 고유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 후진국 국민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실패의 지름길이다. 태국에 진출하려면 가장 먼저 태국인을 존경해야 한다. 현지인의 역량을 무시한다면 태국에서 성공할 방법이 없다. 특히 태국은 아시아의 랜드마크다. 태국에 발을 들여놓고 주변 다른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략 시장이기에 신기술, 고품질로 승부해야 한다. ●대우인터내셔널 남철순 방콕지사장 일부 태국 바이어는 일본에 의존하기 싫어한다. 일본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져 태국이 종속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다. 한국 기업이 바로 이 부분을 공략해야 한다.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90%를 웃돈다. 일본보다 일본 자동차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곳이 태국이라고도 말한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진출을 망설이는 듯하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시작해야 한다. 태국인들도 일본 자동차에 싫증을 내기 시작했다. 미국 GM이 진출한 것도 그런 이유다. 당장 보이는 손해보다 미래에 얻을 이익을 위해 투자해야 한다. 한국 자동차가 진출해야 크고 작은 협력업체도 태국에 발을 내디딜 수 있다. 이대로 포기하면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등도 일본에 내주게 된다. ■일 무역진흥기구 방콕무역관장 인터뷰 |방콕(태국) 정은주특파원|“지금이 태국에 진출할 때라고 일본 기업에 권하기 어렵습니다.” 가토 요이치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 방콕무역관장은 “일본 기업들이 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길 망설인다.”고 말했다. 일본의 태국 투자가 2005년 42억 6614만 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30억 3729만 달러로 28%나 줄었다. 또 지난 1월 JETRO가 국가별 투자위험 순위를 분석한 결과 태국은 말레이시아의 뒤를 이어 6위를 차지했다. 정치안정, 외환정책, 사회문제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태국과 120년간 수교를 맺어온 일본은 1960년대부터 태국에 진출했다. 현재 교민 30만명(한국 2만 5000명)과 기업 7000여개(한국 200개)가 이곳에서 활동한다. 그러나 지난해 쿠데타로 들어선 태국 과도정부가 외환규제책과 외국인 기업법 개정안을 잇따라 내놓자 일본 기업들이 주춤하고 있다. 가토 방콕무역관장은 “일본과 태국은 오랜 교류 역사를 통해 좋은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이어왔다.97년 외환위기 때도 유럽이나 미국 기업은 철수했지만, 우리는 남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 기업들이 ‘태국에서 사업을 확대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한다.”고 전했다. 최근 체결한 일본·태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투자 상황은 나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jung@seoul.co.kr
  •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그 날 그 함성 다시 듣다

    국내외 석학들이 18·19일 이틀 동안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한다. 전남대 등에서 열리는 ‘5·18 민중항쟁 27주년 기념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 시카고대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광주항쟁과 한·미관계’, 일본 도쿄대 와다 하루키 전 교수가 ‘동아시아와 두개의 코리아, 과거 현재 미래’,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한국민주주의와 광주항쟁 세 가지 의의’, 서울대 윤영관 교수가 ‘21세기 세계 정치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발표를 한다. 이들은 ‘한국전쟁론’ 등에서 ‘수정주의’ 시각을 보여온 진보 학자로, 미리 배포한 원고에서 5·18과 당시의 국제정세 등에 대해 다양한 담론을 제시했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미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안보와 안정을 얻기 위해 전두환 등 독재 세력을 지원하고 5·18 당시 한국군 유혈 진압을 용인했다.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어떤 심각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다. 이는 카터 행정부의 비밀해제 문서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980년 5월22일 ‘중대한 백악관 회의’에서 국가안보 보좌관 브레진스키는 독재자(전두환)들에 대한 ‘단기적 지원, 정치적 발전을 위한 장기적 압력’을 암시했다. 당시 정책심리위원회는 ‘한국인들이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병력동원이 필요할 경우 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어 광주시민의 진압에 대해 많은 희생이 따른다면 다시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많은 희생이 발생했을 때, 브레진스키는 또다시 독재자에 대한 인내와 북한의 도발 우려를 조언했다. 그리고 수일 만에 항공모함 미드웨이호가 한국해역으로 출항했다. 카터·홀부르크·브레진스키에서 시작해 1981년 취임한 레이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두환이 창조한 ‘새시대’를 ‘환대’하기에 이르기까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 엘리트들이 전두환의 권력 찬탈을 후원했다. 전두환을 지지했던 유력한 미국인들은 나중에 그들의 수고 대가로 후한 보상을 받기도 했다. 스칼라피노 교수, 스피로 에그뉴 전 부통령, 리처드 홀브루크, 알렉산더 헤이그 등 당시 저명 교수와 관료들이 대우와 현대 등 한국 거대 기업의 고문으로 위촉돼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것이 그 예이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의 대한국 정책은 일부 정치 엘리트들이 좌지우지한다며 북한을 견제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한국인들의 의지는 존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항쟁은 인권과 정치적 권리를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하며, 싸우지 않으면 결코 얻지 못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하며 “미국 지도자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원해 줄 것이라 믿어서는 안 되며 여러분 스스로 민주주의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전 교수 1894∼1975년 80년 동안 한·중·일과 동남아 지역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사람들은 갈기갈기 찢기고 갈라졌다. 남북한이 대립하고 일본과 주변국가들이 지금까지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가해자는 사죄하고 희생자의 비애와 아픔이 치유돼야 한다. 손해도 보상돼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움이 극복되고 용서가 이뤄져야 한다.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이다. 유럽공동체와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이 지역에서 구축되는 것이 꿈이다. 동북아 공동체 창설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과 대립은 동아시아 지역공동체 실현에 걸림돌이다. 다행히 한국은 민주혁명 진전의 결과로 대북정책의 결정적인 전환을 맞게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포용정책을 취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했다. 이 정책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앞으로 남북한이 함께 지역 평화와 협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 광주항쟁은 한국 민주화의 원천이다.‘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하나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항쟁의 결과는 곧바로 민주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군부권위주의의 해체와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가져오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또 민주화 이행으로부터 공고화를 포함하는 전체 민주화 시기를 통해 지속적인 영향력을 갖는 이념과 거대 담론을 창출했다. 구질서에 대한 총체적 안티테제로서, 대안적 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갈등은 ‘민주대 반민주’로 집약된다. 광주항쟁은 그 핵심 구성 요소이자 가치로서 민족·민주·민중이란 세개의 언어를 창출했다. 광주항쟁이 창출한 이들 세개의 중심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항쟁 과정에서 그렇게 인식되고 스스로 자각된 ‘민중’이다. 민중은 한국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적인 시민민중 또는 민중시민의 출현을 의미한다. 한국사회에서도 프랑스혁명을 주도한 시민처럼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실행하려는 주체가 등장한 것이다. 이점에서 1980년대 민주화는 그 이전 4·19나 광복 직후 상황과 구분된다. 압도적인 보수 헤게모니가 관철됐던 1980년대 말 이래 민주화가 진전된 것은 광주항쟁을 경험한 호남이라는 민주주의 지지 기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 후 대선과 총선 등에서 보수세력을 견제하고 민주화세력을 이끈 동력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지역당 구조를 ‘망국병’으로 규정하고 부정적 요소를 갖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결집된 투표성향은 그들이 광주항쟁을 경험하고 민주화 선봉에 섰다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다. 편견과 차별을 철폐하겠다는 민중적 욕구의 표현이다. 민족·민주·민중 3개의 중심적 거대담론은 민주화운동의 탈동원화와 일상화 과정 속에서 현저하게 쇠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중이 정당을 매개로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보통사람의 사회경제적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광주항쟁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는 민중이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이를 통해 정치적 민주화를 경제적 민주화로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윤영관 서울대 교수 21세기 초 세계정치 구조는 미국의 패권적 지위 유지와 중국의 상대적 권력상승을 특징으로 한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중국과의 우호 증진을 꾀하고 있다. 한편으론 일본·호주·인도 등과 동맹강화를 통한 대 중국 견제전선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이라크전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동북아·동남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조용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자원을 무기로 강대국의 영향력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는 북핵 개발로 위기가 진행 중이다. 이 위기가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지속 여부가 달려 있다. 강대국의 이해가 달려 있는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평화정착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들은 자기비하의식을 버려야 한다. 즉, 한국을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로 바라보는 무기력한 의식부터 버리지 않고서는 결코 우리 문제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도해 나가지 못한다.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강대국들에 비해 아직도 작은 나라이다. 그러나 아예 처음부터 포기해버린다면 능력 범위 안에서 해낼 수 있는 것도 해내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우리의 적은 주변 국가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패배의식이다. 한국의 상대적 국력 상승을 고려한다면 지금은 새우가 아니라 돌고래 정도는 됐다. 돌고래는 다른 고래들보다 덩치는 작지만 영민한 머리를 갖고 있다. 돌고래처럼 현명하고 영민하게 처신하는 방법을 익히고 미래를 도모한다면 험한 파도가 밀려오는 세계정치의 대양에서도 나름대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며 활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인승 자전거로 10년간 88개국 일주

    2인승 자전거로 10년간 88개국 일주

    |도쿄 박홍기특파원|10년전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시작한 일본인 부부 우쓰노미야 가즈나리(39)와 도모코(40)가 88개국의 대장정을 타이완에서 마무리한다. 이들이 일주한 거리는 8만 1301㎞나 된다. 이들의 세계일주 여행 경로와 자세한 일정은 부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www.pedalian.net/tandem)에 소개돼 있다. 교사 출신인 우쓰노미야는 회사원이었던 부인과 함께 지난 1997년 6월 앞뒤로 앉는 2인승 자전거를 타고 북미를 첫 출발지로 삼았다. 북미를 누빈데 이어 뉴질랜드·호주·남미·유럽·중동·동남아시아를 거쳐 지난 5일 필리핀에서 타이완에 도착했다. 국가를 이동할 땐 자전거를 분해, 배나 항공기의 화물로 수송했다. 도모코는 “엄청나게 힘든 여행이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고 보람있었다. 많은 사람을 만났고 아름다운 곳도 많이 가봤다. 남편과 길 위에 있을 때 행복했고 모든 어려움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 부부는 하루에 10달러로 생활했다. 미국을 여행하는 6개월 동안 호텔에 묵은 건 단 한번뿐이었다. 아침과 점심은 빵으로 때우고 저녁에는 통조림만 먹기도 했다. 특히 티베트의 해발 5000m 고원에서는 지독한 감기에 걸렸는가 하면 나미비아 사막의 숨막히는 열기도 견뎌냈다. 슬로베니아에서는 영하 15도의 혹한 속에 텐트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10년간의 여행 동안 4차례 일본으로 돌아와 2∼3개월간 휴식을 취했다. 도모코는 “여행을 통해 일본에서와 같은 바쁜 일상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여행은 스트레스에 찬 도쿄 생활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었다.”고 말했다. 타이완을 마지막 코스로 삼은 이유는 다름아닌 1999년 뉴질랜드에서 만난 타이완 모험가이자 교사 부부인 린쑨칭와 치앙산칭의 초청 때문이다. 현재 린과 치앙 등 현지 10여명의 사이클리스트와 타이완 중부와 남부를 여행하고 있다. 타이완 여행이 끝나면 다음달 5일 기륭항에서 배편으로 일본으로 돌아간다. hkpark@seoul.co.kr
  • 30년‘맞수’ 끝없는 1위 경쟁

    30년‘맞수’ 끝없는 1위 경쟁

    한진해운이 16일로 창립 30주년을 맞는다.‘맞수’ 현대상선은 지난해 서른살 잔칫상을 받았다. 연배가 비슷한 데다 엎치락뒤치락 순위 싸움까지, 해운업계 두 강자(强者)의 라이벌 열전이 흥미롭다. ●1년 터울…서른 잔칫상 1977년 ‘정석호’가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뱃길을 떠났다. 한진해운의 시작이다. 그로부터 10년 뒤. 한진은 경영난에 빠진 ‘대한선주’를 삼켰다. 한진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된 전환점이다. 출범 당시, 단 1척에 불과했던 배는 이제 200여척으로 불어났다. 매출은 600배(100억원→6조원), 자산은 150배(390억원→6조원) 불었다. 세계 서열도 8위(컨테이너 선복량 기준)로 껑충 뛰었다. 이를 바라보는 현대상선은 축하하는 마음과 착잡함이 교차한다. 그룹이 자금난에 몰리면서 현대상선은 2003년 자동차운반선 사업을 팔았다.1조원짜리 알짜 사업이었지만 살기 위해 선택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었다. 90년대 이후 줄곧 지켜왔던 업계 1위 자리를 한진에 내주는 순간이었다. 한진으로서는 15년 가까이 현대의 뒤통수만 봐야 했던 한(恨)을 푼 순간이기도 했다. 이때의 역전이 지금껏 지켜져 1위 한진,2위 현대다. 두 회사의 매출액 차이는 1조여원이다. ●한진, 광고전 vs 현대, 해외조직 강화 기싸움도 은근히 팽팽하다. 한진은 얼마 전 창립 30주년 기념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현대는 해외 영업조직을 강화한다. 유럽이나 동남아쪽 지사 한 곳을 법인으로 승격시킬 계획이다. 최근 몇년간 해운경기가 곤두박질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던 두 회사다. 해운경기의 조기 회복세 앞에서는 나란히 희색이다. 현대상선측은 15일 “당초 올 연말에나 (해운경기가)바닥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지난 연말에 이미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감이 늘면서 주가도 두 회사 모두 3만원대로 급등했다. 지난 연말과 비교하면 모두 50% 가까이 뛰었다. 주가 차이는 8000원 안팎이다. ●두 여성 총수의 ‘아름다운 경쟁’ 과거 뱃사람들은 여자를 터부시했다. 공교롭게도 그런 해운 회사가 실질 총수를 여자로 둔 점마저 똑같다. 한진은 조수호 회장이 지난해 세상을 떠나면서 부인인 최은영(44) 부회장이, 현대는 고(故)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52) 회장이 최대 개인주주로 올라섰다. 조용히 회사를 장악해 가는 과정도 닮았다. 최 부회장은 지난 3월 등기이사 직함을 달았다. 서울 여의도 사옥 11층에 개인 사무실이 있다. 한달에 한번 정도 들른다. 전문경영인(한진 박정원·현대 노정익 사장)을 신뢰하는 스타일은 현 회장과 비슷하다. 업계 관계자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신문기사에 어느 회사 이름이 먼저 나오느냐를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만큼 두 회사의 경쟁의식이 강했다.”면서 “그런 선의의 경쟁심이 국내 해운업계의 경쟁력을 끌어올리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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