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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동진 사장 “삼성 폴더블폰 품질 문제 극복… ‘마지막 능선’ 넘어”

    고동진 사장 “삼성 폴더블폰 품질 문제 극복… ‘마지막 능선’ 넘어”

    “시장서 제대로 만들었다고 평가 받겠다” 화웨이 이어 이르면 내년 초 선보일 듯 中·인도 시장 중가대폰 라인 강화 계획 “4000㎃H 가장 안전한 배터리될 것”“폴더블폰(접히는 스마트폰)은 세계 최초를 빼앗기고 싶지 않다. 품질과 내구성 문제 때문에 말을 아꼈지만 이제 극복됐고, (개발의) 마지막 능선을 넘고 있다. 시장에 내놨을 때 ‘진짜 잘했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고동진 삼성전자 인터넷모바일(IM) 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출시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 폴더블폰에 대한 자신감을 확연히 드러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디스플레이 등 성능이 상향 평준화돼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휴대전화 교체 주기마저 길어지면서 업계는 폴더블폰 출시를 시장 활력의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중국 업체 화웨이가 오는 11월 접는 스마트폰을 공개하리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은 이르면 내년 초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고 사장은 “갤럭시S나 노트 시리즈에서 획기적인 혁신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소비자들이 가격을 지불하며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혁신·변화”라면서 “삼성전자가 제대로 만들었다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출시된 갤럭시S9의 판매량 부진에 대해서도 그는 “S8은 지난해 4월, S9은 올 1분기에 공개됐다. 출시 시점 때문에 2분기 실적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상반기 전체를 보면 전년 대비 6% 정도 성장했다”며 “(판매 부진 논란은) 연말에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후발 업체들의 압박이 거세진 데 대해서는 이 시장들의 주력인 중가대폰 라인을 강화할 계획을 공개했다. 고 사장은 “중요한 것은 수량 기준이 아니라 매출액”이라면서 “인도에서 지난해 4분기 샤오미가 1등을 했는데, 우리는 매출 기준으로 압도적 1등이고 수량 기준으로도 (다시) 앞섰다”고 했다. 이어 “인도,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플래그십 비중이 굉장히 작은데, 중가대 폰에도 새 기술을 집어넣기로 올해부터 전략을 상당 부분 수정하고 개발 내부 조직도 바꿨다”고 밝혔다. 깜짝 공개된 스마트 스피커 ‘갤럭시홈’의 차별화 지점에 대해 고 사장은 “스피커 음질이 우선”이라면서 “스마트 스피커가 현재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200~300달러씩 돈을 내고 살 때는 사운드 퀄리티(음질)”라고 단언했다. 이 분야 후발 주자로서의 만회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이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를 딛고 4000㎃H로 사상 최대 배터리 용량을 낸 것을 놓고서는 “8가지 항목의 배터리 안전성 검사를 도입하는 등 1년이 지나며 개발자들이 안전성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노트9에 탑재된 배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전한 배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트 시리즈 고객의 충성 포인트가 대화면에서 이제 S펜으로 올겨 갔다”면서 “지지가 확고한 만큼 S펜의 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100만원이 넘는 가격을 내리는 데 대해 “기본 부품이 꽤 많이 드는 데다 최적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선 쉽지 않다”고 부정적 뜻을 내비쳤다. 한편 내년 상반기 선보일 갤럭시S10은 5세대(5G) 이동통신 단말기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3.5㎓, 28㎓ 대역에서 모두 사용하면서 ‘논스탠드얼론’(NSA·4G와 5G 모두 사용 가능한 기술 형태)까지 하려면 내년 3월에 준비가 안 된다”면서 “제한된 지역의 서비스도 상용화라고 할 수 있는 점에서 3~4월을 (출시)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입국장 면세점, 내수 진작 효과… 여행객 추적 관리 어려워

    입국장 면세점, 내수 진작 효과… 여행객 추적 관리 어려워

    외화유출 방지·고용창출 확대 기대 김동연 “빠른 시일 내 결론 내릴 것” 동선 혼란으로 보안·안전 위험성 커“왜 시내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해외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7)씨는 최근 동남아시아로 5박6일 여름휴가를 다녀왔는데 면세점에서 산 물건 때문에 골치를 썩었다. 부모는 물론 장인, 장모와 회사 상사, 동료들에게 주려고 시내 면세점에서 선물을 샀는데 출국 전에 받아서 해외 여행 기간 동안 계속 가방에 넣어 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다른 짐도 많은데 면세품까지 들고 다시 귀국하는 것이 너무 불편했다. 앞으로는 면세품 때문에 벌어지는 이 같은 불편함이 사라질 전망이다.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소비자의 편익 증진과 계속 늘어나고 있는 해외 소비 일부를 내수로 돌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입국장 면세점과 관련해 “오래전부터 검토해 온 사안”이라면서 “여행객 불편 해소, 내수 진작, 일자리 문제와 함께 세관검사나 농산물 검역에 대한 보완점을 잘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해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반대해 왔다. 면세품은 국내로 들여오지 않고 해외에서 쓴다는 전제로 세금을 안 매기고 있는데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하면 소비하는 사람에게 세금을 부과한다는 ‘소비자 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다.집행기관인 관세청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위험·안전 문제 때문이다. 여행객은 비행기에서 내릴 때부터 추적 관리가 이뤄지는데 면세점이 중간에 들어서면 동선에 혼란이 발생해 보안에 구멍이 생길 위험성이 높다. 세관이 위험국가에서 출발한 비행기 등에 실시하는 전수조사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질병관리나 검역 관련 부처도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발국과 해당 비행기를 관리하는 시스템인데 여행객 동선이 흩어지면 관리가 어려워져서다. 예를 들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발생했을 때 국내 접촉자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 현행 600달러(미화 기준)인 여행자 면세한도 상향 없이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면 모든 입국자에 대한 휴대품 검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어 혼란과 불편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고 면세 한도를 높이면 일부 상류층을 위한 ‘쇼핑 잔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과거 정부 부처 간 논의에서도 설치에 따른 ‘득과 실’을 고려할 때 실이 크다는 평가에 따라 백지화됐다. 하지만 관세청도 대통령이 지시하자 중국과 일본 등이 입국장 면세점을 도입한 배경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는 등 재검토에 들어갔다. 입국장 면세점 설치의 명분은 ‘국민 편의’다. 출국장 면세점이나 해외에서 산 제품을 여행 기간 내내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사라진다. 인천공항공사가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열 차례에 걸쳐 1만 9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4%가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찬성했다. 최근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어 해외 소비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해 내수를 진작하고 외화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면세점 직접 고용과 면세품 제조 관련 업체 등에서 고용 창출도 기대된다. 일각에선 국내 소비 전환이나 고용 창출 효과가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면세점에서 많이 팔리는 상품 대부분이 가방 등 외국산 명품이어서 해외 업체들 배만 불려 주는 격이 될 수 있어서다. 입국장 면세점은 규모가 출국장만큼 크지 않은 데다 취급 상품도 제한받을 수 있다. 문 대통령이 “특히 중견·중소기업들에 혜택이 많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함께 검토해 달라”고 주문한 데도 이 같은 배경이 깔려 있다. 입국장 면제점 설치는 이해관계자들의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인천공항공사로서는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호재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미 여객터미널 1층 수하물수취대 등 3곳(706㎡)에 입국장 면세점을 위한 공간을 마련해 놨다. 반면 기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항공사들은 면세품 판매액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입국장 면세점 설치 추진에 반대해 온 이유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쌀딩크’ 박항서, 열악한 아시안게임 훈련장에 쓴소리

    ‘쌀딩크’ 박항서, 열악한 아시안게임 훈련장에 쓴소리

    23세 이하(U-23) 베트남 남자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박항서 감독이 오는 18일 개막하는 제 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미흡한 준비상태를 지적했다. ‘베트남의 영웅’인 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선수권 대회에서 동남아시아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준우승 신화를 썼다. ‘베트남 히딩크’, 베트남에서 쌀이 많이 나는 것에 빗댄 ‘쌀딩크’, ‘마법사’ 등의 별명을 얻으며 현지에서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대표팀과 함께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성했다. 일본, 파키스탄, 네팔과 함께 조별리그 D조에 속한 박 감독과 베트남 대표팀은 도착하자마자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열악한 훈련 환경 때문이다. ‘테 타오’, ‘베트남넷’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대표팀은 12일(현지시간) 예정된 공식훈련을 부득이 취소해야 했다.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에서 마련해 준 훈련장은 호텔에서 48km 떨어진 거리에 있었다. 도로 사정이 원활하지 않아 차로 달려도 2~3시간은 족히 걸리는 곳이었다.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우려한 박 감독은 결국 훈련 취소를 조직위에 통보했다. 대신 선수들은 호텔 근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몸을 풀어야 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호텔에서 8km 떨어진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의 찌까랑 공장 운동장을 대체 훈련장으로 구했다. 이동거리는 짧아졌지만 운동장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잔디는커녕 바닥조차 평평하지 않았다. 울퉁불퉁하고 딱딱한 흙바닥에서 연습을 하다간 다칠 위험이 컸다. 결국 박 감독은 운동장 입구에 딸린 작은 인조잔디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다. 이날 박 감독은 베트남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미흡한 아시안게임 준비 상태에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훈련장소가 너무 멀고 흙투성이였다. 다행히 삼성전자의 도움으로 좁지만 훈련 공간을 얻었다”며 “어제 훈련을 못한 게 아쉽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조추첨부터 훈련장까지 이번 아시안게임 축구 경기 준비 상태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박 감독은 14일 첫 예선 상대인 파키스탄의 전력분석을 마쳤으며 목표는 승리라고 자신했다. 그는 “파키스탄 대표팀이 지난 7월 바레인 전지훈련에서 현지 프로축구팀과 2경기를 치른 영상을 분석했다“며 ”감독은 4월에 부임한 브라질 사람이고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23세 이상 선수 몇 명은 덴마크 3부 리그에서 뛰고 있다”고 말했다.박 감독은 “우리팀은 사기가 충만하다. 부상자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목표는 매 경기 승리하는 것이다.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 베트남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2위의 베트남으로선 같은 조에 속한 일본(61)이 가장 힘겨운 상대다. 그러나 네팔(161위)과 파키스탄(201위)이 아시아 최하위권의 실력이라 조 2위까지 주어지는 결선 진출 티켓을 노려볼 만하다. 베트남이 조 2위로 결선에 오른다면 E조의 강력한 1위 후보인 한국과 16강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박 감독은 앞서 11일 자카르타 공항에서 만난 한국 취재진에게 “조별리그 통과가 우선이다. 한국과 대결하게 된다면 피할 생각은 없다. 제대로 맞붙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이주민 인권 지키는 작은 실천으로 사회의 편견 없어지길”

    “이주민 인권 지키는 작은 실천으로 사회의 편견 없어지길”

    “이주민의 인권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그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없애는 나비효과가 되길 바랍니다.”지난 3일 서울 성북구 안암동 고려대에서 만난 이주민 인권을 지원하는 대학 연합 동아리 ‘위드MI’(With Migration) 회원 이현정(21·고려대 국문과), 윤여빈(19·고려대 중문과), 정상운(19·성균관대 사과대)씨는 “거대한 일보다는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고 싶다”고 밝혔다. ●“사회적 낙인 지우는데 정부가 나서야” 이들은 동아리 이름을 ‘위드MI’로 지은 이유에 대해 “인종과 국적이라는 프레임을 넘으면 ‘이주민’도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MI(이주민)=ME(나)’이고, 우리가 이주민과 동등하게 함께(With)한다는 의미를 더해 ‘위드MI’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10년부터 이주 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쳐 주는 활동을 하다가 지난해부터 동아리 이름을 바꾸고 학내외에서 이주민 차별에 관한 다양한 인식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사회가 이주민들에게 가진 편견의 벽은 여전히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이씨는 “이주민이라 하면 보통 동남아 쪽에서 온 이주 노동자나 미디어에 비치는 가정폭력을 당하는 결혼이주여성을 떠올리게 된다”면서 “이주민이라는 범주가 불쌍한 사람들로만 채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씨도 “그들을 배척하고 외면하는 것은 위험한 태도”라면서 “이주민의 가슴에 새겨진 사회적 낙인을 지우는 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탈북민·유학생 등 차별 해소 프로젝트도 ‘위드MI’ 회원들은 지난해 학내에서 벌어지는 유학생에 대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는 ‘북한 이탈주민’도 이주민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보고 그들에 대한 차별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윤씨는 “지난달 탈북민을 알아보는 ‘내 마음속 철조망’이라는 제목의 오픈세미나를 열었고 지금은 이주배경청소년지원재단 주최 공모전에 참여해 탈북 청소년 인식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등 국적에 따른 이주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담아 낸 ‘내 안의 인종주의’ 캠페인을 진행해 최우수상인 여성가족부 장관상을 받았다. ‘위드MI’는 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텀블벅 프로젝트(크라우드펀딩)를 통해 메시지를 담은 상품을 판매하고 이주민 인권 개선을 위한 다양한 영상 제작도 시도하고 있다. 윤씨는 “국내에 이주민과 난민을 돕는 활동가 수가 극히 적은데 더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밭일에 한국말 왜 배워” 욕하고 “빈손으로 온 주제에” 손찌검…나는 ‘코리안 시월드’ 노예였다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흔히 보이던 이런 문구의 현수막은 이제 자취를 감췄지만 베트남 처녀들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았다. 1990년대 중국 동포 여성부터 2000년대 베트남, 캄보디아를 비롯한 동남아까지 한국인은 20여년간 다양한 국가의 여성과 결혼했다. 그러나 충분한 준비 없이 한 결혼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 차별 등 여러 문제를 낳기도 했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엄마, 아내, 며느리로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됐지만 이들에 대한 숨겨진 폭력은 여전하다.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에 왔으나 결국 결혼 생활을 접은 세 여성의 한국살이를 통해 이주여성에 대한 우리 안의 이중 잣대를 돌아본다. 각 사례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의 상담 사례를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한 것이다.●“네 것은 이불 한 장도 없어” 한국 생활 3년째 되던 해 나는 집에서 쫓겨났다. “너 같은 사람은 필요 없다” 시어머니의 마지막 말이었다. 시어머니는 남편이 나를 때리기 시작하자 오히려 내가 못 들어가도록 대문을 걸어 잠갔다. 잘못한 건 남편인데 나에게 겁을 주려고 그랬던 것일까.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가는 여성들이 증가하던 2007년 무렵, 먼저 한국으로 간 사촌언니들을 보며 나도 막연히 한국행을 꿈꿨다.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던 친정 엄마는 “네 인생은 네가 선택하는 것”이라며 내 결정에 찬성하셨다. 고향을 떠나며 나는 더 넓은 세상에서 행복할 수 있다는 확신에 차 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그 확신은 무너졌다. 나는 늘 빈손이었다. 포도 농사를 짓던 남편을 도와 종일 밭일을 해도 내 몫은 없었다. 일당을 받는 남보다 못했다. 시어머니는 “넌 빈손으로 왔잖아”라며 용돈 한 푼 주지 않았다. 그러니 병원을 가거나 아이 물티슈 하나를 사더라도 일일이 허락을 받아야 했다. 너무 답답해 통장을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남편은 “외국인은 못 만든다”고 했다. 1년이 지나서야 그게 거짓말인 줄 알았다. 시댁은 한국어 공부도 반대했다. 아이가 크면 ‘한국어 못하는 엄마’에 대해 실망할 것 같아 수업을 듣고 싶다고 부탁했지만 남편과 시어머니는 “밭일에 무슨 한국어가 필요하냐”, “돈 주고 데려온 네가 무슨 공부냐”고 몰아세웠다. 어학당은 끝내 가지 못했다. 남편에게 나는 아내가 아니라 일꾼이다. 남편은 일이 잘 안 풀리면 나에게 욕설을 했다. 그 욕설은 어느 순간부터 손찌검으로 변했다. 그렇게 참으며 6년을 버틴 결혼, 아니 감옥 생활은 양육권마저 빼앗긴 채 허무하게 끝났다. ●상처만 안고 한국을 떠나다 5년 전에는 한국으로 돌아오는 티켓 없이 베트남행 비행기에 오를 줄 상상도 못했다. 베트남어 기내 방송이 어색하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복잡한 한국의 도심 풍경이 펼쳐질 것 같다. 내 고향은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소수민족 마을이다. 옆 마을과 언어도 풍습도 다른 작은 집성촌이다. 사랑하는 고향이지만 내게 큰 상처를 준 곳이기도 하다. 남성이 원하는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 아내로 삼는 악습 때문이다. 열세 살 되던 2003년 나도 이 악습의 피해자가 됐다. 납치, 강제 혼인, 출산까지 하자 친정 식구들도 나를 받아 주지 않았다. 결국 쫓겨나다시피 고향을 떠났다. 나를 모르는 곳에서 새 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러다 국제결혼을 알게 됐다. 2012년 어느 더운 여름날 한국에 왔다. 중개업자를 통해 만난 남편은 약속과 달리 시부모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 적응에 정신없던 결혼 5개월째, 기억조차 고통스러운 악몽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다. 집에 단둘이 남은 어느 겨울날. 그는 안방으로 커피 심부름을 시켰다. 그러더니 커피를 내려놓는 내 손을 잡아채고 옷 속에 손을 넣었다. 도망가라는 경고처럼 머릿속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도망친다 한들 한국말도 못하는 나를 누가 믿어 줄까. 그는 과도를 들고 나를 협박했다. 그 일이 있고 열흘 후, 그는 거짓말로 나를 유인해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다. 화장실에서 베트남 친구에게 가까스로 전화를 했다. 경찰이 왔고 재판이 시작됐다. 시아버지는 계속 합의된 관계라고 우겼다. 그런데 법정 싸움이 끝나기 전 나에게 또 다른 송사가 닥쳤다. 남편이 혼인 무효 소송을 낸 것이다. 내가 베트남에서 출산한 걸 속였다는 이유였다. 납치로 인한 출산도 혼인 무효에 해당되는지를 두고 법정에서 5년을 다퉜지만 난 결국 소송에서 졌다. ‘사기로 인해 혼인 의사를 표시한 것’에 해당된다는 게 법원 판단이었다. 내가 겪은 인권침해는 고려되지 않았다. 5개월의 결혼 생활, 5년의 법정 싸움이 끝나고 상처만 안은 채 나는 돌아간다. 한국도 고향도 아닌 어딘가에서 새 살이 돋을 거라고 믿으며. ●우리 ‘동포’ 맞나요 동포(同胞). 같은 배에서 태어났다는 뜻이다. 한국 사람들은 중국 동포인 나를 형제, 자매로 생각할까. ‘절반의 한국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인인 듯 한국인 아닌 존재랄까. 가끔은 나 자신도 원래 한국 국적인 사람과 나를 구분한다. 한족 교육을 받고 자란 나는 중국에서 교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우연히 중국에서 남편을 만나 한국으로 왔다. 4년의 독박 육아에 지쳐 갈 때쯤, 한국어 통역을 하며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주변 이주여성들을 돌아보니 식당이나 공장에 다니기도 하고 지인들에게 한국 화장품을 팔며 다들 열심히 살았다. 나도 내 경험을 살려 일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구직은 어려웠다. 사람들은 나를 이중 언어 구사자로 보기보다 ‘외국 며느리’로만 봤다. 그러다 2006년 나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사회적으로 ‘다문화 붐’이 일면서 한국어 수업 등 이주여성 대상 프로그램이 생겼다. “이거다” 싶었다. 남편에게 부탁해 다문화 강사 교육을 받고 2년간 열심히 이주여성들을 도왔다. 그렇게 실력도 인정받고 보람도 느낄 무렵, 남편의 폭력이 시작됐다. 내가 일을 나간 뒤 남편은 일을 그만뒀는데, 실업 기간이 길어지며 스트레스를 받아서인지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생활비와 남편의 대출금까지 감당하기를 몇 달, 결국 6살 딸아이를 안고 집을 나와 쉼터로 향했다. 그때부터 나는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하기 시작했다. 아이와 살 보금자리를 얻기 위해 틈틈이 동대문을 기웃거리며 일거리를 찾아 ‘투잡’을 뛰었다. 그렇게 낮에는 강사로, 밤에는 장사를 하며 버티고 있다. 내 손으로 벌어 아이와 떳떳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 그것이 고된 삶을 버티는 유일한 힘이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관화미심… 연꽃 보고 있자니 마음도 고와진다

    관화미심… 연꽃 보고 있자니 마음도 고와진다

    짧은 장마가 지나가더니 햇볕의 기세가 맹렬합니다. 한증막에 들어선 듯 숨이 턱턱 막혀 이곳이 한국인지 동남아인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무더위에도 제 일에 열심인 꽃이 있습니다. 계절을 아랑곳하지 않고 꽃잎을 틔우는 일에 열중하는 꽃, 연꽃입니다. 연꽃의 고고한 자태와 고운 색을 보노라면 여름이 연꽃의 계절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경기 양평의 세미원에는 지금 연꽃이 한창입니다. 연과 연 사이를 거닐며 연향에 취해도 보고, 넘실거리는 연꽃 바다에 무시로 감탄도 합니다. 이곳은 정말, 연꽃이 한창입니다.수십 가지 연꽃이 활짝… 19일까지 연꽃문화제 ‘관수세심(觀水洗心) 관화미심(觀花美心)’이라 했다. ‘장자’의 말로 ‘물을 보며 마음을 씻고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라’는 뜻이다. 세미원이라는 이름은 이 문구에서 따왔다. 세미원은 물과 어우러진 연꽃 정원이다. 6월 중순부터 8월까지 홍련과 백련을 포함해 수십 가지 연꽃이 피는 만큼 여름에 찾는 이가 가장 많다. 세미원 연꽃문화제가 열리는 19일까지는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문 여는 시간을 연장한다. 세미원이 처음부터 연밭이었던 건 아니다. 연밭 부지는 15년 전만 해도 상류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고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두른 철망이 오히려 독이 됐다. 철망에 쓰레기가 걸리며 수질은 더욱 악화됐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힘을 합쳐 수질 정화 능력이 뛰어난 연을 심기 시작했다. 여기에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2004년, 세미원이 문을 열었다.백자 청아함 닮은 백련지… 한복 차려입은 듯 홍련지 여기도 연꽃, 저기도 연꽃. 어느 곳을 보아도 연꽃이다. 여름 바람이 일렁이자 연꽃들이 일제히 춤을 춘다. 연꽃의 파도가 밀려온다. 세미원에서 연꽃을 볼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곳. 홍련지, 백련지, 페리기념연못이다. 홍련지의 붉은 연꽃은 끄트머리로 갈수록 색이 붉어진다. 하얀 듯 불그스름하고 불그스름한 듯 하얗다. 안내판에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 같다는 설명이 있다. 말 그대로다. 홍련은 연지 곤지 찍고 분홍빛 한복으로 단장한 여인을 닮았다. 바라볼수록 우아한 자태요, 뜯어볼수록 오묘한 색이다. 5000㎡ 연못에는 움푹 들어간 나무 데크 두 개가 있어 사진을 찍기 좋다. 이른 아침부터 대포 같은 카메라를 든 사람들도 여럿이다. 백련지의 흰 연꽃은 백자의 청아함을 닮았다. 백련지 가운데에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 일심교가 놓여 있다. 돌다리는 두 사람이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폭이 좁다. 딴생각에 빠지지 말고 지금 내딛는 한 발에 집중하라는 의미일 터. 연잎이 워낙 크다 보니 다리를 건널 때 어쩔 수 없이 연잎을 스치게 된다. 바다의 물살을 가르듯 연잎의 바다를 헤치고 나아가는 기분이 근사하다.연꽃 단지 중 유독 사람이 몰린 곳, 세계적인 연꽃 연구가 페리 슬로컴 박사의 이름을 딴 페리기념연못이다. 이곳의 연은 페리 박사가 손수 개발해 세미원에 기증한 것들이란다. ‘미세스 페리 디 슬로컴’, ‘더 퀸’이라는 이름의 연꽃들은 화려한 외양을 뽐낸다. 연보다는 새색시의 부케 같다. 뭉게구름처럼 뽀얀 미색의 꽃잎이 겹겹이다. 그 모습이 어찌나 탐스러운지 카메라를 든 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연못 앞에는 기와지붕을 올린 정자가 있다.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이들의 표정이 평온하다. ‘관화미심’, 연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고와진 탓일 게다. 연꽃만큼 정원의 면면도 어여쁘다. 냇가에 놓은 돌다리 길, 한강 물이 솟아오르는 장독대 분수, 탁족할 수 있는 세족대, 돌 빨래판으로 만든 산책길 세심로, 모네의 그림 ‘수련’을 재현한 사랑의 연못, 나룻배 52척을 연결하고 위에 목판을 얹은 배다리 등 각 구역이 짜임새 있다. 그중 세족대와 세심로는 직접 발을 담그고 걸어 볼 가치가 있다. 더운 날씨에 연꽃을 보겠다고 이리저리 발품을 팔았다면 세족대는 더위를 떨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다. 세족대에는 탁족을 하며 몸과 마음을 씻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발을 씻으며 마음도 가다듬었던 옛 선비들처럼 말이다. ‘관수세심’(觀水洗心)에 걸맞은 공간이다. 세족대 물에 5분만 발 담가도 정수리까지 시원 세족대 물에 발을 담그면 ‘악’ 소리가 난다. 햇볕이 뜨거워도 물은 한겨울 얼음장처럼 차갑다. 5분만 발을 담가도 더워진 정수리까지 시원해진다. 깨끗함은 연꽃의 속성이다.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는다. 오물에서 피어도 향기가 그윽하다. 세심로는 빨래판에 옷을 빨 듯 길을 걸으며 마음의 때를 씻어내라 한다. 빨래판 모양의 길을 걷는다고 때 묻은 마음이 금세 깨끗해지지는 않겠지만, 연꽃과 나란히 걸으며 발걸음 하나하나에 집중해 본다. 어젯밤 든 부정적인 생각, 그 전날 내뱉은 가시 돋친 말을 빨래판 길에 툭툭 털어 본다. 맑은 꽃을 닮고 싶다는 마음을 품어 본다. 세미원의 화두, ‘관수세심 관화미심’을 행하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보고 사진을 남기는 것이 아니던가. 세미원은 한낮보다는 이른 아침에 가는 편이 낫다. 연 꽃봉오리가 아침에 열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적기 때문이다. 햇빛을 가릴 모자나 양산은 필수다. 글 이수린 유니에스 여행작가·사진 장명확 작가
  •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 출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록물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가 10일 출범한다. 연구소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내에 설치된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된 주요 연구자료들은 여러 민간기관과 박물관 등에 흩어져 있었다. 연구소는 앞으로 이 기록물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추가로 연구한 뒤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 계획이다. 일본, 중국, 동남아권 사료에 대해서도 보존 방안을 강구한다. 아울러 미래 세대의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북한을 포함한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초기 활동가 60여명의 구술 기록집을 외국어로 번역·발간해 국제 사회에 전하고, 국·영문 학술지와 학술 심포지엄 등을 통해 국제 공조 사업도 추진한다.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록물은 ‘국가기록물’로 지정해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자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www.hermuseu.go.kr)에서 누구나 손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연구소가 세계에 산재해 있는 군 위안부 관련 사료들을 집대성해 앞으로 세계 전시(戰時)하의 여성 인권 연구의 중심축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출범 “흩어진 관련 사료 집대성”

    일본군 위안부 문제 연구소 출범 “흩어진 관련 사료 집대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기록물을 발굴하고 관련 연구활동을 지원하는 연구소가 10일 정식으로 출범한다.여성가족부는 국내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 연구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연구소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내에 설치하고 이날 오후 3시 현판식을 가진다고 9일 밝혔다.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관련한 주요 연구들은 여러 민간기관과 박물관 등에 흩어져 있었다. 연구소는 이 기록물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추가 연구를 진행한 뒤 데이터베이스(DB)화할 계획이다. 일본, 중국 및 동남아권 사료에 대해서도 조사를 실시해 국내외 산재해 있는 위안부 관련 기록물의 보존 방안도 강구한다. 특히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록물은 ‘국가기록물’로 지정해 관리받을 수 있도록 하고,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자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e-역사관’(www.hermuseu.go.kr)에서 누구나 손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미래세대의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 북한을 포함한 국내·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초기 활동가 60여명의 구술 기록집을 외국어로 번역·발간해 국제사회에 전하고, 국·영문 학술지 발간과 학술심포지엄 개최 등을 통해 국제 공조 활동 사업도 추진한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과거의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연구결과를 총괄·집적하고 후속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연구소가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군 위안부 관련 사료들을 집대성하고, 세계인이 손쉽게 자료에 접근·활용할 수 있도록 다언어로 관련 웹사이트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시진핑의 ‘일대일로’ 빚더미 암초… 美는 돈 줄 죈다

    시진핑의 ‘일대일로’ 빚더미 암초… 美는 돈 줄 죈다

    78개 참여국 대부분이 저개발 국가 파키스탄 등 8개국은 ‘빚의 덫’ 빠져 프로젝트 진행 中 국영기업도 빚 심각 美 “ IMF, 中에 구원투수 되면 안 돼” ‘일대일로’ 참여국 자금지원 차단 검토중동과 동아시아가 만나는 지정학적 요지인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에는 연간 6만여대의 통과 선박 중 한 척도 정박하지 않고 있다. 빚더미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함반토타 항구는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야심 차게 실행하고 있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 사업으로 마힌다 라자팍사 스리랑카 전 대통령의 고향에 세워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항구를 건설하느라 지게 된 부채를 갚다가 결국 지난해 12월 중국에 99년 동안의 운영권을 내주게 됐다. 중국 정부는 국제공항을 포함한 60㎢에 이르는 항구 주변의 땅도 소유하게 돼 함반토타는 영국 식민지였던 ‘제2의 홍콩’과 같은 운명이 됐다. 중국은 현재 78개 국가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국유 은행을 통해 자본을 해당국에 빌려주고, 자국 국유기업을 통해 사회간접자본(SOC)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일대일로 참여국도 부채가 많은 저개발국가들인 데다 프로젝트 진행으로 중국 국영기업들도 부채를 떠안게 된다는 점이다.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부작용으로 중국의 부채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비판론자들의 지적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보도했다. 대표적인 일대일로 참여국인 파키스탄은 620억 달러의 채무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채무의 상당 부분은 일대일로 참여에 따른 인프라 건설 비용이다. 78개 국가 가운데 동아프리카의 지부티,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동남아시아의 라오스와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몽골, 발칸반도의 몬테네그로, 파키스탄 등 8개국이 ‘빚의 덫’에 빠진 나라로 지목된다. 미국도 경계의 날을 세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최대 출자국인 미국은 일대일로 참여국가들에 대한 IMF 자금 지원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MF 자금으로 중국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은 이날 미국 상원의원 16명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일대일로 참여로 채무위기에 몰린 국가들이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하면 어떻게 대응할지 질의했다고 보도했다. 스리랑카는 이미 IMF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파키스탄도 재정난 타개를 위해 조만간 구제금융을 요청할 예정이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IMF의 행동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므누신 재무장관도 지난 4월 IMF 춘계회의에서 “많은 국가들이 중국 등 투명도가 떨어지는 신흥국가의 국가펀드를 통해 상환하기 어려운 규모의 돈을 빌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일대일로로 인한 자국 기업 부채 규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를 챙기며 신규 투자 감축 등 고삐를 죄는 이유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월드 Zoom in] 로힝야족 난민 논란 귀환 압박하는 유엔…꿈쩍도 않는 미얀마

    [월드 Zoom in] 로힝야족 난민 논란 귀환 압박하는 유엔…꿈쩍도 않는 미얀마

    “그들은 마을로 들어와 총을 쏘고, 저항하는 사람들을 죽였다. 학살당한 사람들이 집 기둥마다 매달렸다. 그들은 우리를 내쫓았다.”미얀마군에 의해 고향에서 강제로 쫓겨났던 무슬림 로힝야족 열한 살 소년 몬주루 알리. 최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참상을 전한 알리도 고향과 국경을 맞댄 방글라데시 난민촌에서 생활한 지 거의 1년이 돼 간다. ●방글라, 유엔에 ‘로힝야 해결 촉구’ 서한 미얀마에서 쫓겨난 100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의 귀환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난해 8월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이 1년을 맞으면서,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뜨겁다. BBC는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70만명에 가까운 로힝야족이 미얀마에서 쫓겨났다고 전했다. 포문은 로힝야족의 뿌리이자 난민들이 모여 있는 방글라데시가 열었다. 마수드 빈 모멘 주유엔 방글라데시 대사는 7일(현지시간) 안보리에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미얀마 정부가 이들의 귀환을 위한 안전하고도 지속 가능한 필요조건을 전혀 마련하지 않고 있다”면서 “안보리가 ‘로힝야 위기’를 해결할 국제사회의 단호하고도 화합된 공동 노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달라”고 요구했다. 안보리 의장인 캐런 피어스 주유엔 영국대사도 오는 28일 열리는 안보리 정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보리, 28일 정례회의서 집중 논의 그러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미얀마는 꿈쩍 않고 있다. 미얀마는 로힝야족을 ‘외국에서 들어온 불법 이민자’로 본다. 영국 식민지 정부가 노동력 확충 정책의 일환으로 동벵갈(방글라데시)에 살고 있던 로힝야족을 미얀마 서북부 라가인주로 유입시켜 불씨를 만들었다는 입장이다. 과거사 문제와 민족 갈등도 도사리고 있다. 로힝야족이 영국 편을 들며 미얀마의 식민통치를 도우면서 독립운동을 하던 미얀마인들과의 적대적 관계가 심화됐다. 미얀마 정부는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주지 않아, 그들은 70년 가까이 불법 체류자로 남아 왔다. ●미얀마 정부 구체적 귀환조치 없어 지난해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추방’ 과정에서 살인, 성폭행 등이 광범위하게 저질러졌다고 유엔은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도 지난 7월 방글라데시의 난민촌을 시찰한 뒤 “상상할 수 없는 잔혹 행위에 대한 증언을 들었다”면서 “인종 청소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미얀마군은 분리주의자들의 파괴 활동을 막기 위한 군사작전으로 주장하고 있다. 첫 문민정부를 이끌고 있는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도 군부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라 잔혹 행위를 막지 못했다. 유엔은 로힝야족의 “안전하고 존엄한 귀환”을 추진하고 있고 미얀마 정부는 “그들의 귀환을 막지 않겠다”고 밝히지만 구두선(口頭禪)일 뿐이다. 공포에 질린 로힝야족은 여전히 동남아 여러 곳의 난민 수용소에서 힘든 삶을 버티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너도 인간이니’ 웰메이드 드라마의 힘, 글로벌 시장에도 통했다

    ‘너도 인간이니’ 웰메이드 드라마의 힘, 글로벌 시장에도 통했다

    7일 최종회를 앞두고 있는 ‘너도 인간이니’가 웰메이드 드라마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이미 첫 방송 전,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방송 영상물 견본시 ‘MIPTV 2018’에서 메인 배너를 장식하며 글로벌 미디어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너도 인간이니’. 이후 일본, 대만, 베트남, 태국, 몽골, 필리핀 및 동남아 전역에 수출되며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입증했다. 특히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드라마피버를 통해 미주, 유럽, 중동, 인도 등 150개국에 동시 전송되고 있는 ‘너도 인간이니’는 6월 첫 서비스 이래 현재까지 드라마피버의 조회 수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서비스 시청자평가 역시 5점 중 4.8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드라마 관계자는 “‘너도 인간이니’의 미주지역 포맷 수출도 협의 중에 있다. 해외 리메이크 버전의 ‘너도 인간이니’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해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편 지난 6일 방송된 ‘너도 인간이니’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서강준)에게 최악의 위기가 찾아왔다. 엄마 오로라(김성령)가 그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게 된 것. 게다가 “엄마”를 외치며 굳어버린 남신Ⅲ를 몰래 지켜보던 서종길(유오성) 이사는 음흉한 미소와 함께 “로봇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살인 로봇이에요”라고 신고해 최종회를 앞두고 긴장감을 폭발시켰다. 과연 남신Ⅲ는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그의 마지막 이야기가 펼쳐질 ‘너도 인간이니’는 이날(7일) 오후 KBS2 최종회가 방송된다. 사진=KBS2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폭염으로부터 갓난 새끼 지키는 왜가리의 ‘모성애’

    폭염으로부터 갓난 새끼 지키는 왜가리의 ‘모성애’

    어미 왜가리가 한낮 30도를 넘는 불볕더위로부터 갓 부화한 새끼를 지키려고 몸과 날개로 그늘을 만드는 애틋한 모성애가 포착됐다. 올여름 울산지역에서는 30도 이상의 날이 30일, 35도 이상도 8일이나 되는 등 연일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동물들까지 이런 이색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7일 울산시에 따르면 남구 태화강철새공원에 설치된 ‘철새관찰 CC(폐쇄회로)TV’에 지난달 31일부터 힘겨운 여름 나기를 하는 왜가리 가족의 모습이 찍혔다. 어미 왜가리는 지난달 31일 이후 매일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한낮 어린 새끼를 보호하려고 날개를 펼쳐 그늘을 만든다. 어미는 아침에 해가 뜬 이후 날개를 펼쳐 새끼들에게 내리쬐는 햇살 가려주기를 시작으로 한낮을 지나 해가 질 때쯤까지 해의 방향에 맞춰 위치를 바꿔가며 햇빛을 가려주고 있다. 온종일 새끼를 보호하다 햇빛이 약해지면 비로소 먹이활동을 위해 둥지를 비우고 먹이터로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이 어미 왜가리는 지난 3월 말이나 4월 초 다른 왜가리, 백로와 함께 울산으로 날아와 남구 태화강철새공원(면적 12만 5000㎡) 대나무숲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짝짓기를 해서 최근 알을 부화했다. 높이 10m 안팎의 왕죽으로 조성된 대나무숲에는 7000~8000여마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울산 태화강철새공원에는 매년 3월 말에서 4월 초 6000~7000여마리의 백로와 왜가리가 날아와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여름을 보낸 뒤 10월 동남아시아지역으로 날아간다. 왜가리는 이곳에 둥지를 틀 짝짓기, 산란, 포란(알을 품는 것), 새끼 키우기를 한다. 새끼가 다 커서 날아다닐 정도가 되는 10월에는 따뜻한 동남아로 이동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폭염 속에 왜가리의 남다른 모성애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김성수 경북대 조류생태연구소 박사는 “모성애가 강한 왜가리가 폭염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려고 날개로 그늘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모습은 쉽게 관찰되지 않는데, 올해는 더위가 너무 심해 철새관찰 CCTV에 모습이 잡힌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넷플릭스·텐센트 등 400여 기업 서울 집결…아시아 최대 애니·웹툰마켓 개최

    넷플릭스·텐센트 등 400여 기업 서울 집결…아시아 최대 애니·웹툰마켓 개최

    디즈니, 넷플릭스, 카툰 네트워크, 텐센트, 유쿠를 비롯해 전 세계 콘텐츠 산업을 주도하는 전 세계 400여 개 기업이 서울에 집결한다. 서울산업진흥원(SBA)은 21일~2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애니메이션·웹툰 B2B 마켓 ‘국제콘텐츠마켓 SPP(Seoul Promotion Plan) 2018’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18회째를 맞는 SPP는 1:1 비즈니스 매칭을 비롯해 콘텐츠 분야 주요 연사들이 참여하는 국제 컨퍼런스, 신규 유망 콘텐츠 발굴을 위한 경쟁부문 등으로 진행된다. 작년의 경우 국내외 320여 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총 2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 상담이 이뤄졌다. 이번 행사에는 디즈니, 카툰네트워크, 터너 같은 전통의 빅바이어 외에도 넷플릭스, 아이치이, 텐센트 등 굴지의 뉴미디어 플랫폼과 중국의 UCC 플랫폼인 비리비리(BiliBili) 같은 신흥 바이어 다수가 일찌감치 참가를 확정지으며 국내 콘텐츠 업계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또한 콰이칸, 네오바자르 등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주름잡는 굴지의 웹툰 플랫폼 또한 ‘웹툰 종주국’ 한국의 우수한 원작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SPP를 다시 찾는다. 1:1 비즈니스 매칭에 참여하고 싶은 업체는 SPP 공식 홈페이지 비즈매칭 시스템 등록을 통해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다. 올해 SPP에서는 콘텐츠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정보와 통찰을 제공하는 컨퍼런스가 다수 진행된다. 이 중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가 진행하는 ‘넷플릭스, 한국의 이야기를 전 세계로’ 세션이다. 넷플릭스의 가족 & 어린이 콘텐츠 담당자가 직접 연사로 참여하여 넷플릭스가 바라보는 콘텐츠 전략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2018년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TV 비디오 시청 플랫폼으로, 국제 가입자수 1억 3천만명을 보유한 넷플릭스는 최근 한국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수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 관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기 애니메이션 ‘릭앤모티’와 ‘로봇치킨’ 등의 프로듀서이기도 한 터너사의 부사장 올리 그린(Ollie Green)이 ‘청소년과 성인을 위한 애니메이션 작품 기획 전략’을, 국제적인 애니메이션 전문지 AWN(Animation World Network)의 편집장 댄 사토(Dan Sarto)가 ‘글로벌 장편 애니메이션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며 TV 시리즈와 어린이용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웹툰 플랫폼 저스툰의 박동훈 분사장이 연사로 참여해 ‘저스툰의 비전과 전략’을 나눈다. 저스툰이 최근 NHN엔터테인먼트 산하 웹툰 플랫폼 코미코의 한국 서비스 운영을 맡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해당 세션에서는 급물살을 타는 웹툰 시장 재편에 대한 통찰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규 유망 콘텐츠를 발굴하는 경쟁부문, 애니메이션 컴피티션과 웹툰 어워드 또한 본선 진출작을 공개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22일 양일간 DDP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본선은 공개 피칭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의 애니메이션 컴피티션은 ‘어드벤처타임’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채널 카툰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통해 ‘카툰’s 모스트 아티스트’ 상을 신설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부문의 수상작에는 카툰 네트워크의 글로벌 디렉터가 직접 진행하는 단계별 멘토링 특전이 제공돼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는 스튜디오들에게 문을 열어줄 예정이다. 각 경쟁부문은 대상, 최고기획상, 최고창의상의 세 부문의 수상작을 뽑으며, 선발된 작품에는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 아세안에 ‘남중국해 정기 합동군사훈련’ 제안

    동남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미국과의 경쟁 고삐를 죄고 있는 중국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에 “남중국해에서 정기적으로 합동군사훈련을 하자”고 제안했다. 남중국해의 80~90% 영유권을 주장하며,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들과 분쟁하고 있는 중국이 군사훈련을 함께하며 긴장을 줄이자고 아세안에 손을 내민 것이다. 6일 AFP통신,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은 역외국가인 미국 등을 뺀 아세안과 중국 양자만 공동 군사훈련을 하자고 강조했다. 미국을 ‘역외국’으로 구분해, 남중국해에서 배제하고 싶어 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아사히신문이 입수한 COC 초안에 따르면 중국은 아세안 회원국에 정기적인 합동군사훈련을 제의하면서, 관계국 간 사전 합의 없이는 “(관계국이) 역외국가와 공동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미국이 아세안 회원국과 연대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을 저지하려는 계산이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 및 주변국가들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고, 이해 당사국 간 협의와 조정 필요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누구나 거부하기 어려운 긴장완화를 위한 합동군사훈련이란 카드를 내밀면서, 미국 배제 조건까지 붙인 것은 해양 패권 확보라는 목표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많다. 중국과 아세안 해군은 오는 10월 중국 해역에서 첫 합동 해상 실전훈련도 계획하고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막 오른 여름배구… 여자부 독립 가능성 시험 무대로

    막 오른 여름배구… 여자부 독립 가능성 시험 무대로

    AG 등 일정 영향… 첫 남녀 분리 개최 태국·베트남 초청해 작은 국제경기로 저변 확대·올스타전 흥행몰이도 기대 인삼공사, GS칼텍스와 접전 끝 3-2 역전 IBK기업은행, 태국 EST 3-0 완파‘여자 배구가 독립할 수 있을까. 나아가 한류 콘텐츠가 될 수 있을까.’ 배구 팬들을 위한 ‘여름 선물’ 한국배구연맹(KOVO) 여자부 컵대회가 5일 충남 보령종합체육관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컵대회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 연속으로 출전하는 여자 배구 대표팀의 스케줄 때문에 최초로 남녀부 대회를 따로 열었다. 남자부 대회는 다음달 9일 충북 제천에서 열린다. 여자 배구는 최근 급상승한 인기에 힘입어 남자부와의 분리 운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그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이다. 이날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 개막 경기가 열린 체육관에는 폭염 속에도 1900여명의 배구팬들이 몰려 여자 배구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인삼공사는 지난해 챔피언 GS칼텍스를 풀 세트 접전 끝에 세트 스코어 3-2로 눌렀다. 지난 시즌 후 한국도로공사를 떠나 자유계약선수(FA)로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이적생’ 최은지가 팀 내 최다인 23득점을 올려 맹활약했다. IBK기업은행은 초청팀 태국 EST를 3-0으로 완파했다.모두 15개 대회를 치르는 컵대회는 4개 팀씩 A, B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1, 2위 팀끼리 크로스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이번 대회에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각 팀의 에이스와 외국인 선수는 출전하지 않지만, 태국 리그 연합팀과 베트남의 베틴뱅크가 참가해 작은 국제 경기로 치러진다. 컵 대회에 해외 팀을 초청한 건 2009년 대회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여자부에는 중국·일본·태국 팀이, 남자부에는 중국·일본·이란 팀이 참여했다. KOVO는 동남아 국가와의 교류를 통해 아시아 배구의 저변을 넓혀 가자는 의미에서 여자 배구 열기가 뜨거운 태국과 베트남 팀을 초청했다. KOVO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그동안 꾸준히 논의해 온 아시아쿼터제와 관련해 태국, 베트남 선수들의 실력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베트남 선수들은 기본 실력이 탄탄하면서도 일본, 중국 선수보다 연봉이 낮아 향후 아시아쿼터제가 실시된다면 KOVO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선수들로 거듭날 가능성이 크다. 2년 연속 흥행 대박을 터뜨린 한-태 올스타전 ‘슈퍼매치’의 열기를 이어 가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국과 태국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올스타 교류전을 통해 선수들의 친목 도모와 양국의 배구 발전을 위해 힘써 왔다. 특히 지난 4월 8일 경기 화성에서 열린 슈퍼매치는 만원 관중과 케이블TV 대박 기준인 1%를 넘기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쌍끌이 대박을 터뜨려 ‘스포츠 한류 콘텐츠’로서 여자 배구의 가치를 확인했다. 이번 컵대회도 성공적으로 개최된다면 여자부 리그 분리 운영은 한발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포럼 덕분에… 세계적 명소로 떠오르는 중국의 작은 시골마을

    [특파원 생생 리포트] 포럼 덕분에… 세계적 명소로 떠오르는 중국의 작은 시골마을

    중국 서남부 구이저우성은 소수민족 비율이 높고 소득은 낮지만 올 상반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 10.0%를 보이며 29개 성 가운데 경제발전 1위를 기록했다. 구이저우성 판저우시 퉈러 마을에는 1400그루 이상의 은행나무가 있는데 이 숲이 지역발전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300~1500년 이상 된 은행나무는 판저우에 단풍이 드는 가을이면 ‘황금 판저우’란 명성을 안겼다. 판저우는 은행나무와 소수민족 마을, 작은 폭포와 계곡 등이 어우러진 퉈러 마을에서 2년 전부터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 포럼을 열고 있다. 2016년 11월 처음 성공적으로 개최된 퉈러 포럼에는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아시아 국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다음해에는 구이저우성 상무부, 에너지국 등과 함께 열어 포럼의 규모를 확대했다. 포럼에는 아세안에서 500여명 이상의 각국 공무원과 외교관, 기업 대표 등이 참석했고 중국에서도 600여명의 공무원이 참여했다. 판저우는 말레이시아,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등과 자매도시 협약을 맺어 관광산업 규모를 확대했다. 퉈러 포럼 덕에 판저우는 중국의 떠오르는 명소가 됐고 태국, 싱가포르, 네팔, 일본, 우크라이나, 캐나다 등에서 단체관광이 밀려들었다. 올해 퉈러 포럼은 11월 8~11일 열릴 예정으로 주제는 ‘해상 실크 로드로 통합, 국제 생산 협력 확대’다. 포럼을 통해 세계적 도시가 된 대표적인 사례는 스위스 다보스로, 특히 하이난 보아오 포럼은 ‘동양의 다보스’를 표방하고 있으며, 퉈러 포럼의 야심도 중국판 다보스다. 매년 4월 열리는 보아오 포럼 덕에 작은 어촌 마을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포함해 세계 정상과 기업가들이 몰려 아시아의 발전을 토론한다. 세계 인터넷 대회가 열리는 저장성 우전도 작은 시골 마을이다. 퉈러 마을처럼 오래된 은행나무와 남송시대 저택이 남아 있는 아름다운 지역으로, 지난해 12월 열린 제4회 행사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전 세계 유명 정보기술(IT) 인사들이 모두 모였다. 판저우 아세안센터의 주솨이는 “국제 포럼을 여는 중국의 모든 도시는 스위스 다보스처럼 세계적인 명소로 발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ARF서 미·중은 남중국해로 충돌, 북·일은 짧은 접촉 신경전

    ARF서 미·중은 남중국해로 충돌, 북·일은 짧은 접촉 신경전

    ▲ 중국의 왕의 외교부장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서 남중국해 관련 미국을 비난하는 연설하고 있는 왕의 중국 외교부장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국제회의에서 또 으르렁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두 나라는 지난 4일 면전에서 갈등의 책임을 떠넘기면서 상대방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관련 회의에서 중국을 지목하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발언을 했다.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등 모두 18개국이 참여한 ‘아세안+3’, EAS 외교장관회의 등에서는 남중국해와 북핵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폼페이오 장관 발언 당시 회의장에 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도 곧바로 “남중국해 지역 정세를 어지럽히는 것은 미국”이라며 곧바로 반박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왕 부장은 더 나아가 “미국은 군사훈련을 하고, 정찰을 한다. 미국이 이쪽 질서를 어지럽히는 나라다”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남중국해 관련 발언을 하고서는 곧바로 회의장을 빠져나갔으며,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하던 미 대표단 고위관계자만 회의장에 남아 왕 부장의 발언을 들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남중국해 등의 안전보장 분야 협력 지원을 위해 새로 3억 달러(약 3384억원)를 출연할 방침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확충 등을 지원할 목적으로 1억 1300만 달러의 기금을 마련하고 이를 차차 확대하겠다고 언명했다. 미국은 경제뿐만 아니라 안전보장 면에서도 대두하는 중국을 견제해 역내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가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금 지원 대상으로 동남아 등에서 해양안보 강화, 인도지원과 평화유지 구축, 국경을 넘어선 범죄에 대한 대책 등을 거론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문제뿐 아니라 무역전쟁 등에 대해서도 서로 대립각을 세우며 노골적으로 견제를 가했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 수입제품에 고율의 추가관세를 부과하는데 대해 무역 보호주의라며 비판하고 이번 국제회의를 계기로 서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중국은 특히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세안 회원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미국을 ‘역외국’으로 구분해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등을 염두에 두고 협상을 가속하려면 ‘외부의 방해를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못박기도 했다. 왕 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역외국 주로 미국이 남중국해 군사화의 최대 추진자”라고 성토하며 ‘항행의 자유’ 작전 일환으로 남중국해에 군함과 군용기를 파견하는 미국을 지목해 질타했다. 반면 중국은 아세안과의 양자 외무장관 회의에서 남중국해에서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규칙(COC)’의 초안에 일단 합의했다. 앞으로 협상으로 타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에 왕 부장은 “중대한 진전이다. 중국과 아세안 각국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지킬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유화 자세를 연출했다. 왕 부장은 특히 “외부(미국)의 교란이 없는 경우 이는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미국에 대한 겨냥을 잊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발간하는 환구시보는 4일자 사설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에 오기 전 인도·태평양 지역에 1억 13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한 발언과 관련, “부단히 확대하는 중국의 영향력에 맞대응하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은 이 같은 구상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제창한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항하는 것으로 간주하면서 발끈한 것이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미국과 아세안 간 외교장관회의에서도 대북 제재 이행과 남중국해 질서 준수를 통해 함께 역내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자고 말했다. 양측이 지난 40년간 이어진 전략적 협력관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안보와 관련해 우리는 아세안이 남중국해 내 법의 규칙을 지지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를 엄격히 이행하며 역내 평화와 안정 증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싱가포르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던 북한과 일본 외교수장도 만남의 수준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전날 싱가포르에서 일본 기자들에게 “우리들도 양자 회담의 횟수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만남을) 넣지 않고 있다”고 불쾌감을 표했다. 고노 외무상과 리 외무상이 지난 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 만찬 중 잠깐 만남을 가진 데 대해 북한 대표단 관계자가 “7개국과 회담을 했고 일본과는 접촉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양측은 지난 3일 저녁 만찬장 밖의 대기실에서 선 채로 악수를 나누고 잠깐 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는 고노 외무상이 리 외무상에게 말을 걸면서 시작됐다. 당시 대기실에는 다른 나라의 외교장관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은 4일 두 외교수장이 만난 자리에서 고노 외무상이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총리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북·일 정상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싱가포르서 미·일 “대북 제재” VS 중 “종전선언”

    싱가포르서 미·일 “대북 제재” VS 중 “종전선언”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연쇄 회담과 관련해 싱가포르에 집결한 주요국 외교장관들은 3일 양자 회담을 통해 각국의 입장을 명확히 드러냈다. 미국과 일본은 대북 제재 유지를 강조했고, 중국은 종전선언을 적극 지지했다. 특히 중국은 대북 제재에 대해서도 북한의 비핵화에 따라 변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대치되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 연내 종전선언과 함께 북·미 간 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중재적 입장이고, 북한은 이날 공개 발언을 삼갔다. 이날 오후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종전선언은) 일종의 정치적 선언이어서 비핵화를 견인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고 유용한 역할을 평가한다”며 “어제 한국 기자의 질문에 설명한 바 있다. 공개적으로 중국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종전선언 이슈는 우리 시대 흐름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고 한반도 두 나라(남북)를 포함해 모든 국가 국민의 열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담에서 대북 제재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왕이 부장은 역시 전날에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당연히 새롭게 다시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아세안 국가들과 양자 회담을 갖고 이들 국가의 엄격한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과 아세안 국가들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제재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을 차단하려하는 의도로 보인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전날 한·일 양자 외교장관회담에서 “선박을 통한 불법 환적 문제(북 석탄 반입)가 있는데 안보리(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확실히 이행하기 위해 한·미·일이 특히 노력해야 한다”며 대북제재 유지를 강조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포함해 7개국과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은 각국과 조기 종전선언, 대북 제재완화, 경협 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같은 회담에서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단 3개국과 양자 회담을 한 것을 감안하면 외교 범위가 크게 확장된 것이다. 다만, 리 외무상은 공식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이날 저녁에 각국 외교장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갈라 디너’에서 북·미 외교장관이 접촉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불참하면서 이뤄지지 않았다. 따라서 4일 예정된 한·미 장관회담에 이어 남북 및 북·미 장관회담이 성사될지가 관건이다. 한·미 모두 북에 양자 장관회담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판문점 선언에 따라 연내에 종전선언이 진행돼야 하며, 우선 북·미가 접촉해 비핵화 문제와 관련한 최근의 교착상태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폼페이오 북한 비핵화까지 갈길 남아

    폼페이오 북한 비핵화까지 갈길 남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3일 북한이 비핵화 약속 이행과 아직은 거리가 먼 채로 여러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위해 이날 말레이시아를 거쳐 싱가포르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무기 제거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은 비핵화를 약속했고 세계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내에서 그(김 위원장)가 그렇게 하길 요구했다”며 “그들(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 하나 또는 둘 다를 위반하고 있다. 우리가 바라는 궁극적인 결과를 달성하기까지 가야 할 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ARF 참석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의무’를 상기시키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 가운데 나왔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동남아 순방을 수행 중인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전날 말레이시아행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국제사회에 대북 제재 준수를 촉구’하는 것이 이번 ARF의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관리는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북) 제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무를 상기하는 데 이번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리는 또 “북한이 제재를 우회할 우려를 하고 있다”며 “이번 다자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국가는 유엔 회원국이며,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 사례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다.하지만 최근 외신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등이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석유 정제제품을 밀수출하고 있다는 등의 보도가 잇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일 기사에서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제재에도 북한 근로자들의 입국과 신규 고용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본격적인 ARF 일정을 앞두고 이날 싱가포르에서는 각각 북·중,중·미 외교수장들의 접촉이 이뤄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미국이 6·12 북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중국은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가 매우 소중하다고 내내 믿어왔다”며 “그것은 한반도의 비핵화의 실현하는 것이자 평화 메커니즘을 마련하는 것으로,분명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와 별도로 폼페이오 장관과도 회담한 뒤,“그에게 ‘건설적인 접촉을 계속 유지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에 올바른 유일한 선택지는 협력”이라며 “그것이 국제사회의 기대”라고 말했다.이어 “반대는 이중의 손실만을 가져올 수 있고,전 세계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개발을 해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北, 남북외교장관 회담 제안에 ‘무응답’... 왜?

    北, 남북외교장관 회담 제안에 ‘무응답’... 왜?

    북한이 남북 외교장관 회담을 피하며 몸값을 높이는 이유는 뭘까. 외교부는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계기 남북외교장관 회담을 열자고 제의했으나, 북한은 3일(현지시간) 까지도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ARF 외교장관 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동과 관련해서는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리 외무상은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을 만날 의사가 있는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안했다. 외교부는 북한이 오랜 침묵을 깨고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과 6월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시작한 만큼, 솔직하고 의미 있는 대화로 관계 진전에 나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성의 있는 행동을 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가해지는 강도 높은 대북제재가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도 지지부진한 북한과의 비핵화 회담을 위해 양자회담 용의가 있으나, 아직 북한으로부터 이와 관련된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반면 북한은 정부와 미국의 회담 제안에는 외면하면서 협조 관계를 맺어온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5~6개국에는 먼저 양자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맹인 중국과도 장관급 회담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북한의 태도를 두고 여러 해석이 제기된다. 우선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 대화 채널이 외무성이 아닌 당 통일전선부이다. 지금까지 남북 대화는 북한의 김영철 당부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정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서훈 국가정보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카운트 파트로 마주 앉았다. 미국과의 대화에도 리 외무상 보다는 김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을 상대했다.북한이 대화 채널을 바꾸지 않은 이상, 여전히 김 부위원장을 필두로 하는 북한의 협상팀이 남한과 미국을 상대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 부위원장 보다 역할이 낮은 리 외무상이 나서서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대화 채널의 초점을 흐리는 행위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더해 남북 간 대화와 달리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분위기에서 보조를 맞춰야 하는 외교부와 남북 대화를 한다고 해도 북한으로서는 실익이 없다는 것도 한계로 거론된다. 또 비핵화 방식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화 제안을 덥석 받아 물지 않는 북한 특유의 방식도 이유로 꼽힌다. 다만 북한이 끝까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다 막판에 가서 선심 쓰듯 만나 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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