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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출국적 이해찬 대표와 인사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

    [서울포토] 출국적 이해찬 대표와 인사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2018. 11. 1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 아세안·APEC 정상회의 참석위해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

    [서울포토] 아세안·APEC 정상회의 참석위해 떠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2018. 11. 1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서울포토]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서울포토]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3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국하기 전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2018. 11. 13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문 대통령 오늘부터 아세안·APEC 순방…‘신남방’ 교류 확대 모색

    문 대통령 오늘부터 아세안·APEC 순방…‘신남방’ 교류 확대 모색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EP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다. 문 대통령의 아세안 및 APEC 정상회의 참석은 대통령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출국하는 오르는 문 대통령은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신(新)남방정책을 위한 협력을 이끌어내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지지 기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먼저 이날부터 16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20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제21차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제13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 참석한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 천명 1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성과를 설명하고,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 및 메콩강 유역 국가들인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태국 정상들과 만나는 ‘한·메콩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할 계획이다.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역내 공동 위기대응 체제 강화, 인재 양성, 개개인의 삶의 질 향상 등을 언급하고, EAS에서는 4차 산업혁명 등 글로벌 현안 공동대응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EAS에서는 또 한국·싱가포르·미국·중국·일본·호주·러시아 등 7개국이 참여하는 ‘아세안 스마트시티 전시회’도 개최된다. 특히 오는 14일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알셉·RCEP)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주요국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회담,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한·호주 정상회담 등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 아세안 회의 기간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접견을 조율 중이며, APEC 회의 기간 중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회담도 추진 중이라고 청와대는 밝혔다. 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이며,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17∼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국 정부의 ‘혁신적 포용국가 비전’을 소개·공유하고 오는 18일 저녁 귀국할 예정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사설] 문 대통령 아세안 순방 신남방정책 무르익는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18일까지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해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아세안+3,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각각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와 정상외교를 가지는 등 이들 지역에 공을 들여 왔다. 3개의 정상회의가 연례행사이긴 하지만 지난해 이맘때쯤 인도네시아에서 문 대통령이 천명한 신남방정책의 성과를 확인하고 협력을 확대·강화한다는 점에서 순방의 의미는 깊다. 지난 1년간 신남방정책이 거둔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 우리와 아세안 국가 간 교역액은 지난 10월까지 1321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6% 늘었다. 이 추세라면 사상 최초로 올해 16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신남방정책이 지향하는 교역 규모 2000억 달러는 2020년까지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인프라 건설 수주량도 아세안 국가들이 10월 기준 99억 달러로 중동을 넘어 최대 수주처가 됐다. 뿐만 아니라 이들 국가와 우리의 상호 방문객 수가 올해 처음으로 1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개국과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신남방정책이야말로 한국 경제의 새로운 활력소이자 돌파구임이 확인됐다. 이번 순방에서는 우리가 추진하는 내년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의 지지도 반드시 확보해 신남방정책을 숙성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순방 기간에 중국, 러시아와의 개별 정상회담과 함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도 추진 중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 상태에 빠져 있다. 이런 교착 국면이 장기화하지 않도록 문 대통령은 관련국 지도자들과 심도 있는 해법을 모색했으면 한다. 우리의 한반도 평화구축 노력을 응원해 온 아세안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지도 재확인하기를 바란다.
  • 文대통령, 오늘 출국… 아세안·APEC 전방위 외교전

    북·미 고위급 회담이 미뤄지면서 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3일 출국한다. 문 대통령은 5박 6일간의 순방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얻고 북·미 대화를 추동하고자 전방위 외교전을 펼 계획이다. 우선 13~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17∼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외에도 한·러시아, 한·호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청와대는 12일 순방 기간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의 접견을 조율 중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과의 연쇄 회담에선 북·미 고위급 회담 연기 이후 북한의 기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답방 추진 상황 등에 대한 정보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동초교 다문화교육] 전교생 대부분 中동포인 ‘한국학교’… “우리 한글·역사 가르쳐요”

    [대동초교 다문화교육] 전교생 대부분 中동포인 ‘한국학교’… “우리 한글·역사 가르쳐요”

    병설유치원도 다문화 자녀 비율 73% 한국어 서툰 학생은 ‘예비학교’ 거쳐야 수준별 일주일 5~10시간 한국어 수업 교사들 학생 지도 언어적 어려움 호소 학운위에 中동포 부모 참여 소통 노력 중국어 교육 추진… “차별·소외감 없어”지난 9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한국말과 중국말을 섞어 대화하고 있었다. 바로 전교생 대부분이 중국동포라고 알려져 유명세를 탄 대동초등학교다.대동초는 겉으로 보기에 다른 국내 초등학교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학생들은 학급별로 나뉘어 수업을 받다가 쉬는 시간에는 요란해졌고, 중국동포와 한국인 학생이 구별되지도 않았다. 서로 한국말로 대화하는 학생에게 출생지를 물었더니 한 명은 한국, 다른 한 명은 중국이라고 답했다. 중국에서 태어나 유치원에 입학할 때쯤 한국으로 넘어온 4학년 A양은 “중국에서 왔다고 말하기 전까지 친구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그런 사실을 알고도 대하는 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누구나 중국동포임을 밝히는 것을 전혀 꺼리지 않았다. 1980년 문을 연 대동초는 4~5년 전부터 중국 출신 학생들이 급격히 늘었다. 2015년에 절반 이하였던 ‘다문화’(국제결혼 및 외국인 부모) 가정은 올해 기준으로 전교생 445명 가운데 318명(71.5%)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부모가 중국 국적을 가진 비율은 95%였다. 중국동포 302명(67.9%), 한국인 127명(28.5%), 동남아 등 기타 다문화 자녀 16명(3.6%)으로, 전교생이 중국동포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었다. 학년별 다문화 자녀의 비율은 1학년 77%, 6학년은 62%로 저학년일수록 높았다. 병설유치원도 다문화 자녀가 7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대동초는 2014년 일찌감치 서울교육청이 지정하는 다문화 중점학교 및 예비학교로 선정돼 한국어 교육과 생활 적응 교육, 문화 교육을 하고 있다.다문화 자녀의 ‘한국학교’ 적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언어다. 학교도 한국어 교육과 관련해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우리말에 서툰 어린이는 한국어 교육을 위한 ‘예비학교’를 거친다. 현재 전체 다문화 아동의 10%가량인 30여명의 학생이 수준에 따라 2개 학급으로 나뉘어 일주일에 5시간에서 10시간씩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유원연 교감은 “예비학급에 소속돼 있어도 학급 적응을 위해 예체능처럼 언어의 제약이 덜한 과목은 원래 학급에서 가르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보통 6개월에서 1년이면 수업을 따라갈 만큼 한국어를 곧잘 하게 된다. 물론 예비학급을 거쳐도 한국어로 이뤄지는 수업을 완벽하게 따라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한국의 문화와 역사와 관련된 배경지식이 부족해서다. 맞벌이가 많은 다문화 가정의 특성상 집에서 따로 공부를 봐 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한 5학년 학생은 “중국에서 공부를 잘하던 친구가 잘 적응하지 못해 돌아간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업 내용을 통역해 주는 이중언어 교사가 수업 중간에 투입된다. 현재 대동초에서는 3명의 교사가 1개 학급에 1주일에 1시간씩 들어간다. 한국어나 기초교육 수준이 다양하다 보니 교사들은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전직 교사는 “수업 내용을 전달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하고 가정통신문도 중국어 번역본을 제공하는 등 업무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학교 관계자는 “선생님이 혼을 냈는데 아이가 갑자기 중국어로 말하거나 반말을 해 당황한 경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학부모와의 소통도 쉽지 않다. 한국어로 말하는 것은 유창해도 글자를 읽지 못하는 부모도 있다. 이럴 땐 오히려 아이들이 교사와 부모 사이에서 통역사로 나선다. 최근에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외국인 부모가 참여하기 시작했다. 최영남 교장은 “학운위에 중국동포 부모들이 일부 참여해 궁금한 점이나 의견을 내놓는다”면서 “이분들을 통해 다문화 가정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부는 어렵지만 다문화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일은 없다는 게 학생과 교사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 2학년 학생은 “부모님이 중국동포여도 한국에서 태어나면 한국어만 한다”면서 “중국 친구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은 없다”고 했다. 차별 없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한국 적응을 돕는 교과 과정이 도입됐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대동초는 중국동포 사이에서 ‘명문 학교’로 떠올랐다. 한 동포 학부모는 “아이가 학교생활에 만족해 부모들도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다문화 학생이 중심에 놓이면서 고학년이 되면 전학을 가는 한국 학생들도 나온다. 학교는 중국어 능력자가 많은 환경을 장점으로 살리고, 한국 학생들도 그런 장점을 누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내년부터 중국어를 1학년부터 교육 과정에 넣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교장은 “중국어를 배우러 외국으로 나가는 시대에 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문화도 이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위기의 주력 산업 - 안 보이는 산업정책] 한국, 올 선박 수주 1위에도…중소조선사 ‘돈맥경화’에 침몰 위기

    [위기의 주력 산업 - 안 보이는 산업정책] 한국, 올 선박 수주 1위에도…중소조선사 ‘돈맥경화’에 침몰 위기

    조선 기자재 해외마케팅 대행사업을 하는 K대표는 최근 말레이시아 M조선소에 석유화학제품 운반선(PC선)에 들어가는 약 42가지 기자재 품목에 대한 국내 기자재업체들의 견적서를 제출했다가 좌절했다. 중국과 유럽의 기자재업체들에 밀려 단 한 품목도 선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K대표는 “중국 업체들과 가격 차이가 30% 이내로만 나와도 품질로 승부를 걸어 보겠는데, 가격 차이가 상식을 뛰어넘는 숫자가 나오다 보니 견적서를 들이밀지도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조선업계는 2015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는 최악의 ‘수주 절벽’ 이후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전북 군산시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문을 닫은 뒤 2016년 4월 기준 협력업체 86개 가운데 현재 64개 업체(74%)가 폐업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있는 경남 거제시는 2015년 12월 말 기준 사내·외 협력업체 375곳 중 올해 7월 말까지 260곳만 남았다. 조선업계 전체의 올해 3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 삼성중공업은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현대중공업은 3분기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조선업만 보면 적자폭이 확대됐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업황이 회복되면서 국내 조선업은 바닥을 쳤다는 분위기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10월 누적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2305만CGT 중 1026만CGT(45%)를 수주해 7년 만에 1위에 올랐다. 그동안 6년 연속 수주량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은 10월까지 710만CGT(31%)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이런 추세라면 2012년 중국에 빼앗긴 수주 1위 자리를 올해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글로벌 업황 회복에 발맞춰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111억 달러(135척), 삼성중공업이 49억 달러(41척), 대우조선해양이 46억 달러(38척)를 수주해 내년부터는 조선업이 불황을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 9월 현대상선이 총 20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해 조선 3사와 선박건조 본계약을 체결한 것도 호재다. 중소조선사들은 ‘수주 절벽’ 이후 여전히 줄도산 두려움에 떨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에 그리스에서 선박 7척을 수주했다가 산업은행의 RG(선수금 환급보증)를 받지 못해 취소됐고, 지난 9월 가까스로 탱커 2척의 RG가 발급되면서 단기 유동성 위기에 숨통이 트였다. ‘조선 4.0 연구모임’의 정미경(단국대 초빙교수) 독일정치경제연구소장은 “동남아 국가들의 조선 시장에서 한국 소형 조선의 기술력을 원하는 많은 물량이 있는데 RG가 보증이 안 돼 수주를 못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부산 지역 7개 기자재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업체 대표들은 “제작금융 자금이 5차례로 나눠서 지급되고, 업체들 신용등급이 낮아 RG 발급이 잘 안 된다”고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정부는 지난달 ‘조선사-기자재업체-정부’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기자재 업체에 총 3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키로 했다. 중소조선사의 RG 발급 때 정책금융기관의 RG특례보증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에는 조선업 관련 대책이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4월 발표된 ‘조선산업 발전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기자재업체 등의 단기 애로사항을 풀어 주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신종계 교수는 “중소중견 조선소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보이지 않고 너무 느리게 진행되는 것 같다”면서 “원가를 낮추고 빠르게 명품 중형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스마트 조선소 기술을 개발해 중소·중견 조선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고용 창출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며 시급한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규제도 반가운 소식이다. IMO는 2020년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수주 실적은 현재 현대중공업이 18척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삼성중공업은 10척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친환경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미래선박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다만 선박기술은 완벽한 검증 없이는 시장에서 활용하기 힘들어 정부가 신기술에 대한 실증과 검증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산업부는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개발 지원, 자율운항선박과 수소연료선박에 대한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4000억원을 들여 한국형 스마트야드(K-Yard)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절차도 연내 시작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100여척의 LNG 추진선 건조를 목표로 발주처에 금융·보조금, 세제 혜택 등을 줄 예정이다. 다만 조선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수준까지 가려면 몇 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통상 선박 수주부터 건조까지 2~3년이 걸린다. 산업부 관계자는 “선박을 수주한 뒤 설계에만 평균 10개월이 걸리고, 기자재 납품은 더 늦어져 선박이 실제로 현장에 투입되기까지는 시차가 있다”면서 “지금은 보릿고개를 지나는 시기”라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최태원 SK 회장, 1년만에 베트남 총리와 재회 왜?

    최태원 SK 회장, 1년만에 베트남 총리와 재회 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년만에 다시 베트남을 찾았다.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트남 민관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서다.9일 SK그룹과 베트남 정부 기관지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베트남 하노이 총리공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30분가량 면담하며 베트남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환경문제 해결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 11월 푹 총리와 첫 면담을 가진 지 1년만의 재회다. 당시 베트남의 미래 성장전략과 연계한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후 SK는 지난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Masan)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 7000만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하고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 신규사업 발굴과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최 회장은 1년 만에 재회한 푹 총리에게 “첫 만남 이후 마산그룹 투자를 시작으로 민간기업과의 협력 증진을 추진 중”이라며 “공기업 민영화 참여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협력이 가속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트남 4차 산업혁명 기회를 이용하고 혁신센터를 세우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면서 베트남 투자계획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베트남 맹그로브 숲 복원사업 지원 등을 통해 베트남 맞춤형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베트남 맹그로브 숲은 현재 전체 면적인 44만㏊ 중 30%만이 남아있어 보호 및 복원사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푹 총리는 “이렇게 매년 만나는 해외기업 총수는 최 회장뿐일 정도로 SK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면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정보통신기술(ICT), 에너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의 독보적 역량을 보유한 SK와의 민관협력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푹 총리는 이어 최 회장에게 공기업 민영화 추진 로드맵을 설명하고 민영화 관련 투자, 환경 등 사회문제 해결, 기술발전 등 분야에 SK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印尼서 5만년 전 동굴벽화 발견… 유럽 기원설 흔들

    印尼서 5만년 전 동굴벽화 발견… 유럽 기원설 흔들

    보르네오·술라웨시섬 일대… 최소 4만년 전 손바닥·기하학 문양 등 수천개 구상작품 “佛 라스코보다 빨라… 亞 예술 독자 발전” 고고학자나 고인류학자들에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 중 하나는 인류의 ‘예술 활동’이다. 인류가 지구에 처음 등장한 이후 다른 동물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렵과 채집이라는 ‘생산 활동’을 한 것 이외에 동굴 벽이나 돌, 나무에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새겨 넣는 ‘비생산적 활동’을 한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대신 예술 활동의 시작을 인간의 추상적 사고가 발현한 지점으로 보고 언제부터, 어디서 시작됐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이 고(古)인류 예술 작품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프랑스 쇼베, 라스코 동굴 벽화나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벽화처럼 인류의 가장 오래된 예술 작품들은 유럽 지역에서 주로 발견돼 왔다. 1990년대 이후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지에서도 비슷한 시기나 더 오래된 동굴 벽화들이 발견되고 있다. 그런데 인도네시아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구상 작품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상작품은 추상화와는 달리 사물을 실제와 비슷하게 그리는 미술기법이다. 호주 그리피스대 사회·문화연구센터, 인류진화연구센터, 퀸즐랜드대 지구환경과학부, 호주방사광가속기센터,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 시각예술디자인학부, 국립고고학연구소, 동칼리만탄 문화보존센터 공동연구팀은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과 동칼리만탄 지역 술라웨시섬에 있는 석회암 동굴에서 수천 개에 이르는 벽화 작품을 발견하고 연대 측정을 실시한 결과 5만 2000년 전에서 최소 4만년 전에 그려진 것이라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8일자에 실렸다. 벽화는 손바닥을 벽에 대고 주위에 염료를 뿌려 손을 그린 스텐실 작품과 야생 소를 비롯한 동물 형상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원과 선, 점으로 이뤄진 독특한 기하학적 문양 등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벽화에 대한 방사선연대측정을 실시한 결과 그림들이 그려진 시기가 각기 다르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손바닥 스텐실 작품은 최소 4만년 전에, 그 밖의 그림들은 3만 5000년 전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군다나 손바닥 스텐실 문양 중에서도 5만 1800년 전에 그려진 것이 있는가 하면 3만 7200년 전에 그려진 것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대 측정에 따르면 동굴벽화를 그린 고대인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색을 좀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추상적 도형에서 자신의 손, 야생동물이나 사냥도구, 배 등을 그대로 표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 관계자는 “손바닥 스텐실 문양의 색 변화나 동물 그림에서의 선과 곡선의 형태, 묘사의 정확도 변화 등을 통해 인류의 예술능력이나 인지능력이 서서히 진화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맥심 오버트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동굴예술 발전의 기원과 중심지가 유럽으로만 알려져 왔지만 이번 발견으로 아시아에서도 유럽과 비슷하거나 좀더 빨리 동굴예술 활동이 나타나 독자적으로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특히 인도네시아는 유라시아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으며 오세아니아 지역과 가깝게 있어 보르네오에서 시작된 동굴예술이 술라웨시섬을 거쳐 인근 호주로 쉽게 전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랩’에 3120억… 현대차, 동남아 전기차 장악 나섰다

    ‘그랩’에 3120억… 현대차, 동남아 전기차 장악 나섰다

    내년부터 차량 공급…호출 서비스 싱가포르서 스타트, 베트남 등 확대 “지역 전기차 수요 2025년 34만대”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동남아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카헤일링) 기업 ‘그랩’에 역대 최대 규모의 통 큰 투자를 단행하고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EV)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 시장을 선점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공유경제 분야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랩에 현대차가 1억 7500만 달러(약 1990억원), 기아차가 7500만 달러(약 850억원) 등 총 2억 5000만 달러(약 28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 1월 투자액(약 284억원)까지 합치면 그랩에 대한 총투자액은 2억 7500만 달러(약 3120억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한 포럼 행사장에서 만나 향후 협력 방안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협력의 첫 단계로 내년부터 그랩 소속 운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싱가포르에서 시작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최초로 공급한다. 기아차도 자사 전기차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전기차를 차량 호출 서비스에 활용할 경우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 대비 유류비도 현저히 절감할 수 있어 운전자나 승객 모두 이용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이후 전기차 호출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남아 주요 국가들이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과 충전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 실증사업 추진 등 과감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사업성이 밝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동남아시아 전기차 수요가 내년 2400여대 수준에서 2025년엔 34만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냄새 고약한 두리안 2톤 내려라” 여객기 이륙 한 시간 지연

    “냄새 고약한 두리안 2톤 내려라” 여객기 이륙 한 시간 지연

    냄새 고약한 것으로 악명 높은 동남아 과일 두리안의 냄새를 못 견뎌한 승객들이 항의해 인도네시아 여객기에서 2톤 물량을 내리느라고 이륙이 한 시간 남짓 지연됐다. 지난 5일 오전 10시 40분(현지시간) 수마트라섬의 주도인 벵쿨루 공항을 떠나 자카르타로 떠나려던 스리위자야 항공 여객기에서 이런 소동이 벌어졌다. 물론 화물칸에 두리안을 실었지만 냄새는 객실까지 번졌고 승객들은 모두 내리라고 요구했다. 나중에 항공사는 두리안을 화물칸에 실어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레트리 마야 공보 책임자는 “안전 규정에 맞춰 두리안을 포장하고 비행기 내부에 붙박아 운송한 것이어서 위법한 것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두리안은 냄새 때문에 혐오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따라 일부 나라에서는 운송, 호텔, 비행기 이용을 금지하기도 한다. 승객 아미르 지단은 “비행기에 오를 때 벌써 두리안 냄새를 맡았다. 스튜어디스에게 항의했더니 불만 신고서를 작성하라고 하더라”며 어이없어 했다. 승무원들은 이륙하면 곧 냄새가 사라질 것이라며 승객들을 진정시키려 했다. 아미르는 “다른 승객들을 향해 ‘누가 이런 비행기 타고 싶겠냐’고 소리를 질렀더니 모두가 ‘우리도 아냐’라고 대꾸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일부 흥분한 승객은 금방이라도 승무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할 것” 같았다. 벵쿨루 공항은 문제의 여객기에 선적됐던 두리안의 양은 2025㎏이었다며 앞으로는 고객 불편이 없도록 두리안의 포장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 장악 나선 정의선..그랩에 2.5억불 추가 투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동남아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 장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선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카헤일링) 기업 ‘그랩’(Grab)에 역대 최대 규모의 통 큰 투자를 단행하고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EV) 기반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 시장을 선점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로 공유경제 분야를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그랩에 현대차가 1억 7500만 달러(약 1990억원), 기아차가 7500만 달러(약 850억원) 등 총 2억 5000만 달러(약 28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지난 1월 투자액(약 284억원)까지 합치면 그랩에 대한 총 투자액은 2억 7500만 달러(약 3120억원)에 달한다.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투자한 금액 중 역대 최대치다.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일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린 한 포럼 행사장에서 만나 향후 협력방안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 전기차 모델을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협력의 첫 단계로 내년부터 그랩 소속 운전자들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싱가포르에서 시작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모델 200대를 그랩 측에 최초로 공급한다. 기아차도 자사 전기차를 추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전기차를 차량 호출 서비스에 활용할 경우 배출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연기관 차량 대비 유류비도 현저히 절감할 수 있어 운전자나 승객 모두 이용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이후 전기차 호출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남아 주요 국가들이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과 충전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 실증사업 추진 등 과감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사업성이 밝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에선 동남아시아 전기차 수요가 내년 2400여대 수준에서 2025년엔 34만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강제징용 배상’ 대법 판결 후폭풍 현실화되나…“한일 정상회담 보류돼”

    ‘강제징용 배상’ 대법 판결 후폭풍 현실화되나…“한일 정상회담 보류돼”

    日대응조치 발동시 우리도 맞대응 불가피…“한일관계, 일촉즉발 상황” ‘일제 강제 징용자 배상하라’라는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일본 측의 반발로 한일 관계 개선에 먹구름을 더하고 있다. 일본이 강경한 자국 분위기에 힘입어 국제적으로 여론전을 펼치자 한국 정부도 한밤중에 공식 반박에 나서면서 양국이 여론 공방에 들어갔다. 청와대도 7일 “일본 정부의 과도한 비난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올해는 한일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자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이지만 양국 관계는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 특히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나오기 이전에 위안부 소녀상 갈등, 최근의 욱일기 논란 등으로 한일 간의 통화 스와프가 2015년 중단된 이후 재개되지 않고 있다. 정부 차원의 한일 관계는 “일촉즉발 상황”이라고 연합뉴스가 이날 일본 도쿄발로 보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달 중순에 잇따라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각각 싱가포르와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지만 한일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연합뉴스가 교도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그동안 제3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서 통상적으로 가졌던 한일 정상회담은 이번에 조율조차 하지 않았다.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징용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해도 의미가 없다”며 한국 측에서도 일본 측에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타진하지 않았고, 일본 측도 한국 측에 회담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일 정부간의 외교 경색은 대법원의 이번 선고를 앞두고 예상했던 대로 일본이 몰아가고 있다. 일본 외교의 키를 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불 난데 기름을 퍼붓고 있다. 고노 외무상은 “한국 정부가 책임지고 징용피해자에게 보상해야 한다”(3일),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4일),“어떤 나라도 한국 정부와 일하기 어려울 것”(5일), “폭거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6일)이라는 등 공세를 높였다. 더우기 일본 정부는 이번 판결 이전부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방침을 흘리면서 우리나라를 압박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우리 정부의 조선업계에 대한 공적자금 지원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우리 외교부가 전날 밤늦게 일본의 대응을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우리 외교부는 “최근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문제의 근원은 도외시한 채, 우리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계속 행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금번 사안을 정치적으로 과도하게 부각하는 것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일본 정부가 명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같은 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일본 정부가 (대법원 판결에) 강경하게 대응을 계속하면 우리 정부도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아베 총리를 정점으로 강경 일색이어서 양국간 대치는 접점을 쉽게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본 측이 우리 판결에 관해 대응조치라는 이름으로 보복조치를 발표하면 정의용 정책실장 등의 언급대로 우리도 맞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어 징용판결을 둘러싼 양국의 관계는 일촉즉발의 위험한 상황이라고 연합뉴스가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징용 피해자들에게 일본 기업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이 배상하지 않고 한국 정부가 배상한다면 미봉책이고, 대법원의 판결을 한국 행정부가 짓밟는 격이 된다. 이럴 경우 ‘사법주권’도 일본 벽을 넘지 못하면서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시론] 카카오는 택시의 친구다/이태희 벅시 대표

    [시론] 카카오는 택시의 친구다/이태희 벅시 대표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는 택시의 친구다. 카카오와 관계는 없지만, 스마트폰 앱을 통한 새로운 교통서비스를 하는 동종업계 입장에서 택시와 카카오가 상생할 수 있는 제언을 하고 싶어 글을 쓴다.지난달 25일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 등 택시 4단체가 모인 카풀저지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는 2차 집회를 이달 말 다시 열기로 했다고 한다. 택시 4단체는 “자가용의 카풀 영업을 정부가 허용한다면 택시 산업은 죽고, 택시 기사들을 실업자로 만들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버스, 화물 업계와 연대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다고 한다. 버스와 화물 업계에서도 카풀과 유사한 사례가 나올 수 있으니 미리부터 공동 대응하자는 제안이었다고 한다. 카카오가 더이상 새로운 교통서비스를 내놓을 수 없도록 기존 교통업계가 힘을 합쳐 막자는 것이다. 물 없이 고구마를 먹은 듯 목이 메고 가슴 답답해지는 소식이었다. 지난 1일 열린 여당의 ‘카풀제 대응 태스크포스(FT)’의 첫 회의에서도 카풀은 성토 대상이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카풀 서비스 도입에 관해 부정적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상당히 많다”며 “택시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우려되고 반발도 거세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고 한다. 전현희 TF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공유경제 서비스의 도입은 필요하지만, 택시 산업의 발전, 지원책, 보호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방향”이라고 밝혔다. 글 제목을 ‘카카오는 택시의 친구’라고 잡은 이유는 전 위원장 말씀대로 택시 산업을 발전시키고 지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벅시(BUXI)나 카카오 같은 스마트 교통 기업이기 때문이다. 근거는 이렇다. 2016년 기준 8조 2000억원에 달하는 한국의 택시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다. 같은 시기 일본의 택시시장은 18조원, 미국은 20조원이다. 택시 숫자를 봐도 미국은 34만대, 일본은 27만대 규모인데, 한국은 26만대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보면 미국은 한국의 약 16배, 일본은 한국의 약 5배라는 점을 감안하고 이 수치를 보면 ‘세계 최대’라는 말이 이해될 것이다. 한국 택시가 이렇게 숫자가 많고, 매출이 큰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택시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택시 산업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이 중요하다. 관점을 바꾸면 보이는 세상이 달라진다. 택시를 지원하고 보호하려고만 보면 택시는 사양 산업을 벗어나기 힘들다. 택시를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택시를 성장 산업으로 만들 방법을 고민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연간 8조원 시장이니 잘만 만들면 20조~30조원 시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거기에 함께할 수 있는 것이 기술과 데이터를 가진 새로운 교통 기업이다.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이 2017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디디추싱에 가입한 택시는 하루 평균 20회 운행 중 14회를 디디추싱을 통해 승객 예약을 받고, 덕분에 기사 수입도 하루 평균 350~400위안에서 420~480위안으로 20% 정도 올랐다. 동남아판 우버인 그랩을 통해서도 택시가 같이 성장하고 있다는 데이터는 많다. 카카오가 최근 내놓은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는 중요한 변화가 기록돼 있다. 밤이면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지던 서울 종로 1가부터 4가에서 발생한 택시 호출 건수를 보니 지난해 7~8월에는 밤 11시부터 12시 사이 전체 호출의 28%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22%로 줄었다. 서울 서초동과 여의도동의 추세도 다르지 않았다. 반면 미술관으로 향하는 택시 호출은 같은 기간 234%나 늘었다. 영화관 호출도 118% 늘었고, 헬스클럽(159%), 테니스장(159%), 체육관(138%) 호출도 같이 늘었다. 주 52시간제의 영향으로, 밤이 회식과 접대의 시간에서 자기 계발과 건강관리의 시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택시 수요는 고스란히 이런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시대 변화에 맞고, 고객 취향에 맞는 택시 서비스를 만들려면 이렇게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는 능력을 가진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는 새로운 택시 서비스가 나오지 않을까. 참고로 벅시도 공항 서비스에 택시와 함께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이제 필요한 것은 대결이 아닌 대화와 협력이지 않을까.
  • [월드 Zoom in] “민심 잡자”… 동남아 최저임금 인상 붐

    [월드 Zoom in] “민심 잡자”… 동남아 최저임금 인상 붐

    미얀마도 2020년 총선 앞두고 33%↑ 외국인 투자 급감·생산거점 위협 우려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민심을 잡겠다는 게 이들 정부의 복안이지만 급격한 인상 탓에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고 생산 거점으로서의 입지마저 흔들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봉제 및 신발 산업에 적용되는 2018년도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1.1% 오른 월 170달러(약 19만 4000원)로 책정했다. 2012년보다 3배 가까이 치솟았다. 훈센 총리는 2023년 250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훈센 총리의 취약한 정권 정통성이 최저임금 인상 배경의 주요인이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훈센 총리는 지난 7월 야당을 해체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린 뒤 치른 총선에서 임기를 5년 더 연장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인해 정권의 정통성이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훈센 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민심을 얻겠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달 28일 “캄보디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동남아에서 가장 발전한 말레이시아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며 “낮은 인건비가 주축인 캄보디아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도 올해 5월부터 최저임금을 하루 3달러 수준으로 33% 인상했다. 2015년 9월 노동자 최저임금을 처음으로 일급 3600짜트(약 2600원)로 결정했던 미얀마는 3년여 만에 최저임금을 4800짜트(약 3500원)로 인상했다. 밋 소 미얀마 의류제조협회 회장은 “550개의 의류공장 중 10곳이 고비용으로 인해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미얀마도 캄보디아와 마찬가지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이 오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닛케이가 설명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오스도 올해 최저임금을 22% 올린 월 130달러로 확정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상승했다. 국민 불만을 해소하고 노동자들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말레이시아는 내년 1월 최저 임금을 올린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정부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증가가 자국 노동자 급여에 하방 압력을 준다고 판단해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정부 공약대로라면 최저임금은 앞으로 5년 내 43%가 더 오른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는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의 40%가 올해 영업이익이 악화된 이유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하나의 중국’ 부정하는 대만인… 독립국가 명문화엔 반대

    조심스런 태도는 여전… 85%가 “현상 유지” 대만 국민의 68.2%는 “대만과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었다. 또 68.6%는 차이잉원 정부가 중국의 압박에 관계없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생존 공간 확보’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지지했다. 이런 입장은 대만정치대 선거연구센터가 정부 산하 대륙위원회의 위탁을 받아 지난 8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돼 있다. 이 조사에서 ‘대만 자결권’과 관련, 응답자의 82.9%는 “대만의 미래와 양안관계는 대만인 스스로가 결정한다”고 답했다. 이는 과거와 달리 “자신을 중국인으로 생각하지 않는 대만인”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 준다. 1949년 국공 내전에서 패배한 국민당의 장제스를 따라 대만으로 갔던 외성인(外省人) 세대가 사라지고 대만 섬에서 태어나고 자란 ‘대만 토종’의 내성인들이 늘면서 이런 경향도 커졌다. 1989년 대만의 계엄령이 풀리고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자유를 만끽하면서 자란 세대들이 대만의 주축을 이루면서 정체성의 변화가 생긴 셈이다. 그러나 응답자의 85.8%는 “넓은 의미에서의 현상 유지”를 원하는 등 조심스런 태도였다. 대만이 중국과 전혀 별개의 나라임을 공식 선언하거나 헌법 등을 고쳐 이를 명문화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의미다. 1947년 공포된 중화민국(대만) 헌법에는 대만의 영토 규정을 “고유 강역으로 한다”는 모호한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 대만 독립론자들은 이를 “대만 섬과 그 부속 도서”라고 명확하게 고치고, “중국과 별개의 나라임을 세계에 선언하자”는 입장이다. 한편 중국의 대만에 대한 관광객 제한으로 2015년 418만명을 넘었던 대만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은 2016년 351만명, 2017년 273만명으로 급격하게 줄고 있다. 대만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41%에 달하며, 동남아(18.5%)·미국(11.7%)이 뒤를 이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서른세살 엄마는 왜 사우디에서 참수됐나...분노에 빠진 인도네시아

    서른세살 엄마는 왜 사우디에서 참수됐나...분노에 빠진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여성 투티 투르실라와티(33)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주 타이프에서 사형당했다.그녀의 죄목은 고용주 살인. 머나먼 사우디 땅에 가정부로 취업한 투티는 2010년 5월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고용주를 둔기로 살해한 혐의로 이듬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우디 정부는 사형 선고 7년 만에 투티의 참수형을 집행했다. 하지만 그녀의 가족에게도, 하물며 인도네시아 외교 당국에도 사형 집행을 알리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인도네시아 일간 콤파스 등은 지난 1일 사우디 정부의 일방적인 사형 집행을 전했다. 투티가 사형당한 지 사흘 만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국민들은 분노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해 투티의 사형 집행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는 이유를 따져 물었다. 사우디가 가족이나 해당국에 통보없이 사형을 집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투티를 포함해 사우디 정부는 지난 3년동안 자국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4명을 사형시키면서 단 1차례도 통보하지 않았다. 더구나 투티가 사형을 당하기 일주일 전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이 인도네시아 정부 측과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권리 문제를 협의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권 단체인 ‘마이그런트 케어’는 “사우디가 인권 원칙을 철저히 무시했다”며 투티의 사형을 살인으로 칭했다. 현재 사우디에서는 투티와 같은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 18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집행만 기다리고 있다.투티의 경우 정당방위 가능성도 살펴봐야 할 문제였다. 그녀가 살해하게 된 데는 자신을 성폭행하려는 고용주에게 저항하는 과정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투티의 모친은 “누구도 딸을 보호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의 몸을 지키기 위해 저항한 것이었다”이라고 눈물을 터트렸다.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지부는 “사우디가 한 아이의 어머니인 투티를 참수하고 인도네시아와의 외교적 관계마저 망가트렸다”고 강력 비판했다. 중동에서 동남아시아 가정부들이 수난을 당한 건 투티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월에는 필리핀 가정부를 살해하고 아파트 냉장고에 1년 넘게 보관해 온 쿠웨이트 부부가 적발돼 큰 충격을 줬다. 두달 뒤 쿠웨이트 법원이 궐석재판을 통해 이들 부부에게 사형을 선고했지만 필리핀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고용 학대 문제가 불거지며 외교 갈등으로 치달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당시 “필리핀인은 누구의 노예도 아니다”라고 역정을 냈다. 현재 쿠웨이트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는 25만여명에 달한다. 필리핀 정부는 쿠웨이트에서 숨진 필리핀인이 2016년 82명에서 지난해 12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일부는 자살하거나 살해됐고 그 과정에서 고용주에 의한 성폭행이나 각종 학대 의혹도 불거졌다. 지난 7월에는 팔로워만 230만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스타인 쿠웨이트인 손도스 알카탄이 온라인 영상을 통해 “필리핀 가정부들이 매주 하루를 쉰다는 건 나쁘다”고 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쿠웨이트는 앞서 5월부터 필리핀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조치로 매주 하루의 휴일을 보장토록 하고 고용주가 이들의 여권을 압수하지 못하도록 했다. 알카단의 비판은 정부 조치를 바라보는 일부 쿠웨이트인들의 이기적이고 최소한의 분별조차 없는 동남아시아 가정부에 대한 인식을 드러낸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출신의 이주노동자는 21개 중동 국가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이주노동자들이 폭언·폭행, 임금 미지불이나 노동 착취, 성폭력 등의 위협에 노출돼 있거나 피해를 입고 있다. 사우디에서도 지난 4월 여성 고용주가 필리핀 가정부에게 강제로 표백제를 먹게 해 중태에 빠트린 사건도 있다. 중동에서의 이주노동자 고용 학대 문제는 ‘카팔라’(kafala) 시스템과 연관돼 있다. 중동 국가들은 이주노동자의 거주 비자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고용주가 인적 보증을 하도록 한다. 일부 고용주들은 이 제도를 악용해 자신들의 동의가 없는 이주노동자들의 이직이나 출국을 제한시킨다. 이 때문에 카팔라는 현대판 ‘노예노동’ 수단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황성기의 시시콜콜]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기업은 중국인 피해자와 화해 응했다

    [황성기의 시시콜콜]강제징용 배상 소송, 일본 기업은 중국인 피해자와 화해 응했다

    중·일 전쟁 와중에 진주만 공격으로 태평양 전쟁까지 벌인 일본이 극심한 노동력 부족을 겪자 강제징용이란 수를 써 해외 노동자를 끌어들인다. 조선 뿐 아니라 중국, 필리핀, 미야마 등 동남아시아까지 징용의 마수를 뻗친 것이다. 전쟁에 승리한 연합국과 패전국 일본이 1951년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제4조 a항은 “일본은 전쟁 중 생긴 손해 및 고통에 대해 연합국에 배상해야 한다”면서도 같은 조 b항에서는 “별도로 정한 게 없으면 연합국 전체는 배상청구권을 포기한다”고 정했다. 일본을 소련과 중국 등 공산권의 방파제로 활용하려는 속셈을 갖고 있던 미국은 일본 부흥을 앞당기기 위해 청구권 포기라는 카드를 쓴 것이다.하지만 청구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나라가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였다. 일본 정부는 조약 체결에 참여했던 필리핀과는 56년, 베트남과는 59년, 조약 체결국이 아니었던 미얀마와는 55년, 인도네시아와는 58년 배상협정을 맺고 전후처리를 했다. 일본은 한국 등과는 경제협력과 청구권 포기를 맞바꾸는 형태로 전후처리를 했다. 14년을 끈 한·일 기본조약의 부속 협정 중 하나인 한·일 청구권협정도 그 배경에 조속한 전후처리를 바랐던 미국이 있었던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중국과 일본이 1972년 국교를 정상화할 때 낸 공동성명 5항은 ‘중국은 양국 국민의 우호를 위해 일본에 대한 전쟁배상의 청구를 포기한다’고 돼 있다. 그래서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낼 때마다 일본 법원은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와 중·일 공동성명 5항은 물론 시효 소멸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 청구를 줄줄이 기각한다. 하지만 일본 법원은 “상고인(피고 기업)은 중국인 노동자들을 강제노동에 종사시켜 이익을 취한 사정을 감안해 피해자에 대한 구제 노력을 할 것을 기대한다”고 주문에 첨부했다. 즉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와 피고인 일본 기업에 화해를 제안한 것이다.대표적인 게 하나오카(花岡) 소송이다. 아키타 현 하나오카 광산에서 강제노동을 했던 중국인들이 1995년 도쿄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지만, 1997년 청구가 기각된다. 하지만 2000년 도쿄고등법원에서 화해가 이뤄져 피고인 가시마 건설은 5억엔을 ‘하나오카 평화우호기금’에 출연한다. 이 돈을 피해자의 위령과 추도, 유족에 대한 생활지원 등의 경비로 충당하고 있다. 피고 가시마 건설이 처음부터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었다. 끝까지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고, 사죄도 할 수 없다고 버텼으며 처음에는 1억엔 이하로 소송을 무마하려 했다. 1944년 히로시마 야스노 발전소 건설에 투입됐던 중국인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98년 제기한 2억 7500만엔의 배상청구소송은 2007년 일본의 최고재판소(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기각되지만 2년 뒤 화해가 성립된다. 피고인 니시마쓰 건설은 360명에 대한 강제연행을 인정, 사죄하고 보상금 지불을 위해 2억 5000만엔을 기금에 출연했다. 최근의 일로는 미쓰비시 머티리얼(구 미쓰비시 광업)의 화해가 주목된다. 이 기업은 전시에 중국인 강제징용자 3765명을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이 소송을 제기했는데 앞의 사례와 같은 절차를 거쳐 화해에 이르렀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2016년 6월 1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이들 피해자들과 화해 조인식을 가졌는데 “인권이 침해된 역사적 사실을 솔직하고 성실히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한다”는 사죄문도 발표했다. 피해자들에게는 1인당 10만 위안(한화 1630만원)씩도 지불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지난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에서 1억원 배상의 책임을 지게 된 신일철주금(구 일본제철)의 향후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신일철주금의 임원은 2012년 5월 대법원에서 같은 취지의 판결이 있은 직후 열린 주주총회에서 한국 판결을 수용할 뜻을 밝혔다고 한다. 연합뉴스는 10월31일 보도에서 “‘일본제철 전 진용공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에 따르면 2016년 6월 26일 개최한 신일철주금 주주총회에서 이 회사의 사쿠마 상무가 한국 대법원의 판결과 관련해 ‘법률은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며 배상금을 지불할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문제는 마이니치 신문의 11월 1일자 보도이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가 조만간 이번 재판과 비슷한 소송이 제기돼 있는 자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배상과 화해에 응하지 않도록 요구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정부가 기업 활동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마이니치 신문 보도가 사실이라면 한국 대법원 판결은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되어 버리는 셈이어서 한·일의 긴장관계를 보다 증폭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필리핀서 성매매 알선한 뒤 경찰에 ‘누설’, 석방 대가로 수천만원 뜯어낸 ‘어글리 코리안’

    필리핀서 성매매 알선한 뒤 경찰에 ‘누설’, 석방 대가로 수천만원 뜯어낸 ‘어글리 코리안’

    성매매 알선 후 미리 포섭해 둔 경찰에게 누설“경찰에게 석방을 부탁하겠다”며 수천만원 갈취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인을 필리핀으로 유인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이미 포섭해 놓은 경찰에게 잡히게 한 뒤 “경찰에게 석방해 달라 부탁하겠다”며 수천만원을 뜯어낸 한국인 남성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2대는 필리핀 현지인들과 공모해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런 범행을 저지르고 금품을 챙긴 피의자 조모(53)씨와 정모(48)씨를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 지난달 25일 국내로 송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황제골프 패키지 투어 관련 인터넷 카페 운영자로 2015년 2월 필리핀에 입국한 한국인 4명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미리 섭외해 놓은 필리핀 경찰관에게 정보를 넘겨 한국인들을 현지 경찰서에 구금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조씨는 합의, 사건 무마, 석방 명목으로 협박해 피해자 4명으로부터 2612만원을 받아 챙겼다. 같은 해 4월에도 또 다른 한국인 1명으로부터 동일 수법으로 2000만원을 뜯어내는 등 총 4612만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도 2016년 6월 필리핀 현지 경찰들과 범행을 사전이 모의하고 인터넷 카페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인 2명을 필리핀으로 유인했다. 이후 이들이 묵는 숙소에 필리핀 여성을 보내 성매매를 하게 한 뒤, 다음날 공범인 필리핀 현지인을 보내 미성년자와 성매매한 혐의로 피해자를 체포하고 사건 해결 명목으로 5200만원을 뜯어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와 정씨는 유사 전과가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필리핀에서 강도 미수 혐의로 현지 수용소에 수감된 전력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동남아 황제골프 투어 등 성매매 관광은 불법”이라면서 “현지에서 또 다른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주의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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