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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 이어 나무까지…중국이 좋아해서 씨가 마르는 ‘자단나무’

    동물 이어 나무까지…중국이 좋아해서 씨가 마르는 ‘자단나무’

    중국이 좋아하면 씨가 마른다는 말이 있다. 산해진미부터 장식품에 이르기까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것들 탓에 희생되는 동물 상당수가 멸종위기에 놓여있다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그 범위가 나무에까지 다다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18일 보도에 다르면 최근 중국 상류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 바로 자단나무로 만든 가구다. 자단나무는 중국을 비롯해 대만과 인도 남부, 중남미 등 아열대에 분포하는 상록나무로, 40m까지 성장하며 붉은색의 매우 단단한 목질을 가지고 있다. 단단함 때문에 가공이 어려운 편이지만, 나뭇결의 아름다움 때문에 가구나 악기 제작 시에 가치가 매우 높은 목재로 평가된다. 재단할 때 나는 장미향 때문에 ‘로즈우드’(rose wood)라 불리기도 한다. 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는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에 가구 제작용으로 사용됐던 자단나무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문제는 수요가 지나치게 급증하다 보니, 자단나무가 몇몇 동물처럼 멸종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자단나무의 수명이 수 백 년에 달하며 1㎝ 성장하는데 몇 년이 걸리는 만큼 매우 천천히 자라는 나무인데, 가구 제조사들이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다 자라지 않은 나무를 잘라 내거나 아예 불법으로 나무를 베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중국의 일부 목재업자들은 중국 내 자단나무의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눈을 돌렸다. 중국 외 기타 국가들에 서식하는 자단나무도 위험에 처해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비정부기구(NGO)인 환경조사국(EIA)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 거래되는 자단나무 목재의 40~50%는 서아프리카에서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AP통신에 따르면 고급 가구용 수요가 엄청난 중국이 사들인 자단나무가 2005년부터 2014년 사이 2000% 증가했다. 자연 보호 관계자들은 AP에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밀반입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인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자단나무 종을 보호수종으로 지정하고 UN도 자단나무의 멸종을 막기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에는 불법 벌목을 중단할 적합한 법적 규제 장치가 없다고 환경보호단체들은 주장했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창업 플러스] “별·하트가 주는 색다른 식감의 특허품… 보성녹차·백년초가 체력을 튼튼하게”

    [창업 플러스] “별·하트가 주는 색다른 식감의 특허품… 보성녹차·백년초가 체력을 튼튼하게”

    “청년의 미래는 도전하는 데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에서 세계적으로 훌륭하고 최고로 우수한 창업가가 나올 수 있길 바랍니다” 문장식(70) 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주) 대표는 나이 70세에 창업에 나선 이유를 ‘청년들에게 미래의 꿈을 향해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하트 모양이 사랑을, 별 모양이 꿈은 이루어진다’ 상징에 착안해 ‘별사랑 특허 떡’을 개발하게 된 것도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꿈과 용기로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래서 이름도 ‘별사랑 떡’이라고 붙였다. 그의 청년 사랑의 마음을 담았다. 그뿐만 아니다. 전남 보성이 고향인 그는 ‘보성 쌀과 녹차, 백년초·천년초’를 주원료로 해 아동·청소년들의 비만, 군인들의 체력과 주부들의 다이어트 등을 개선할 수 있도록 향토 사랑과 국민 사랑도 담았다. 남아도는 식품을 한국인의 먹성에 익숙한 ‘떡’으로 재탄생시켜 국민건강은 물론 농가와 가계소득이 증대되도록 했다. 전국의 3500개 시군구·읍면동에 ‘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 생산 기계를 보급하면 3500개의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된다. 그에 따르면 입지와 투자 규모, 일일 생산량에 따라 월 500만원에서 3000만원 남짓의 소득도 올릴 수 있다. 보성농협과 전국도정협회(RPC)와 협약을 통해 농협 하나로마트에 납품도 계획하고 있다는 문장식 대표. 사랑의 하트와 꿈과 희망의 별이 만나 하나가 된 ‘별사랑 특허 떡’이 대한민국의 꿈도 이루어내길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떡 방앗간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가래떡을 현대인의 정서에 맞고 건강에도 좋게 개선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단순 먹거리에서 더 예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건강에 좀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가래떡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다 보니까 별 모양과 하트 모양에다 가운데 구멍을 뚫은 가래떡을 개발해 특허까지 획득하게 됐습니다. 떡볶이를 조리했을 때 가운데 구멍과 별 모양, 하트 모양의 요철에 양념이 골고루 스며들어 맛남의 식감을 한 단계 높였습니다. 기존의 동그란 가래떡의 퍽퍽한 식감을 개선한 겁니다. →준비 기간에도 소요된 개발비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습니다. -실수를 몇 년을 반복하다가 7년 만에 완성했습니다. 특허비를 포함해 5000만원에서 6000만원 가량이 개발비로 투자된 것 같습니다. 이론적으로 별 모양과 하트 모양에다 가운데 구멍을 뚫는 금형이면 구멍 뚫린 별·하트 가래떡을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쌀가루를 쪄서 막상 ‘구멍 뚫린 별·하트 가래떡’의 생산과정에서는 떡이 밖으로 나오자마자 옆으로 퍼져버려 별·하트 모양을 형성하지 못하고 또 유지가 안 됐습니다. 그렇다 보니 실패도 많았고, 개발비도 예상 밖으로 많이 투자됐습니다. →7년 동안 연구·개발해 오셨다면, 중간에 포기할 마음도 계셨겠습니다. -중간에 포기를 많이 했습니다. 열 번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실패하면 다시 시작하고를 반복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산, 광주, 의정부, 화성 등 전국의 유명하다는 쌀 식품 가공 기계 제작소를 찾아다녔습니다. 대형의 부피 큰 기계가 아닌 소형이다 보니까 아주 우습게 보는 겁니다. 실패가 많았고 기계제작업체를 7~8군데 바꾸게 됐습니다. →모양을 특별히 ‘별과 하트’로 하신 이유가 계신가요. -우리가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눈으로 보는 시감(視感)도 중요하잖습니까. 하트는 사랑 아닙니까. 별은 꿈은 이루어진다고요. 모양도 예쁜 별사랑의 떡을 즐기면 마음까지 즐겁고 상쾌하잖아요.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속담이 있듯이 기분 좋고 맛난 식사로 영양섭취도 더 잘 될 겁니다. 가족들과 연인들, 친구들이 함께 떡국·떡볶이를 먹는다면 ‘별사랑’의 웃음꽃도 피울 수 있겠죠.→‘별·하트 모양’뿐 아니라 특별히 백년초 혹은 천년초와 보성녹차를 주원료로 선택해 국민건강에 도움 되는 떡·떡볶이를 구상하셨습니다. -현대는 단순히 배고픔을 해결하는 시대에서 건강한 100세 시대로 나가고 있잖습니까. 그래서 고심하던 끝에 기왕이면 국민건강의 식생활에 도움 되는 ‘떡국·떡볶이’이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요즘 아동·청소년들은 밀가루로 제조한 라면·국수 등에 익숙해가고 있습니다. 부인들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라나는 성장기의 아동·청소년의 비만, 부인들의 다이어트 관계, 군인들 체력 저하를 개선해 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영양개선에 도움 되고 항암효과도 탁월하다고 알려진 백년초와 천년초, 녹차를 쌀과 함께 주원료로 선택한 이유입니다.→‘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가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을수록 국내 쌀소비로 한층 늘어나겠습니다. -최근 한 언론 보도를 보니까 올 추수가 끝나면 쌀 재고량이 200만톤으로 늘어나고, 그 보관비만도 연간 63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우리나라에 권고한 적정 비축량 72만톤의 3배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쌀 소비 대안으로 떠오르는 식품 가공용 등의 수요를 빠르게 늘리기도 어렵다고 하지요. 그런데 ‘별 사랑 떡국·떡볶이’ 시식에서 호응도를 보니, 이런 분위기라면 국내 쌀 소비에 엄청난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입니다. ‘별사랑 특허 떡’을 군부대와 학교급식에 보급하고, 특히 핵가족과 혼밥족이 늘어나는데 이 사람들이 별사랑 특허 떡국을 주식으로 대체할 수 있게 한다면 쌀소비를 대폭 늘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별사랑 특허 떡국의 대중화로 농가소득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습니다. -쌀 소비는 물론 보성녹차와 백년초, 천년초 재배 농가에도 소득증대 효과를 안겨줄 수 있겠죠. 특히 쌀 80㎏ 한 가마니에 보성녹차 가루 500g이 소요되니까 보성녹차의 경우 품귀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쌀과 보성녹차의 공급은 그렇다고 해도 백년초와 천년초의 소비물량의 공급처는 어떻습니까. -보성에서 백년초와 천년초의 농가 생산량은 적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생산하고 있는 백년초와 천년초가 공급과잉으로 남아돌고 있습니다. 제주도 생산량을 수매하면 문제없다고 봅니다. →기존 가래떡에 비해 ‘별사랑 특허 떡’은 재료비가 높아지는데요.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은 어떻게 보시는가요. -아주 민감한 부분의 질문입니다. 저도 걱정을 했는데요. 전남 보성의 농협 조합장이자 전국의 도정협회(RPC) 회장과 협약을 체결할 예정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빌리면 ‘쌀을 경쟁력 있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성 쌀을 공급해 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존의 가래떡과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나아가 앞서 말씀드린 남아도는 쌀 관리비를 저희 회사에도 쌀 소비량 대비로 저렴한 가격으로 쌀을 공급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회장님께서는 건강식품의 수준을 넘어 쌀과 녹차, 백년초 소비 활성화를 통해 문재인 정부가 공들이고 있는 소득 주도와 일자리 창출에도 관심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고용에 대해 최우선정책을 펴고 있잖습니까. 내가 일개 중소기업 창업자로서 그 출발이 현 정부의 시책에 부합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막상 별사랑 특허 떡국·떡볶이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국의 3500개 되는 시군구·읍면동까지 ‘떡 방앗간·떡볶이 가게’를 개설하면 최소 3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만큼 소득 창출·일자리 창출에 다목적이라고 봅니다. 지금 명예 퇴직자, 초보자들이 창업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경험 없는 사람들인 관계로 실패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저희 ‘별사랑 특허떡’은 말 그대로 특허품이기 때문에 다른 유사형태의 쌀 가공 업종에서 차별성 있는 경쟁력을 갖습니다. 성공 가능성이 높고, 실패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창업비용이라고 할까요. 초기투자비용은 어떻습니까. -입지하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3000만원에서 5000만원을 초기 투자해 하루 400㎏에서 500㎏의 ‘별사랑 떡’을 생산한다면 월 5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가계 소득과 농가 소득은 물론 국민들 건강향상에도 도움을 주면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밑바닥에서부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일석오조 이상의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렇다면 향후 계획과 비전은 무엇인가요. -국내 소비로 우선 시작하지만, 점차 중국과 동남아시아, 인도 등지로 수출할 계획입니다. 기술 수출로 라면 등 밀가루 식품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 떡, 별사랑 떡 가공식품회사’로 성장시킬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인가요. -내 자랑 같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을 보면 너무 연약합니다. 패기가 약해 쉽게 좌절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최근에 어느 누가 말했듯이 70세에 창업해서 세계적인 버거 그룹을 이루었듯이, 한국에도 70세에 늦깎이 창업해서 국민건강과 국민 사랑을 받는 기업인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도전과 희망의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희망을 갖고 도전하면 얼마든지 미래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내가 아닌 누구라도 ‘별과 하트모양의 떡’을 개발할 수 있었겠지만, 내가 도전했기 때문에 내 것이 됐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도 나처럼 도전하면 나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로 세계적인 최고의 훌륭한 창업가가 될 수 있다는 것, 청년의 미래는 도전하는 데 있는 만큼 미래에 대한 꿈을 저버리지 말고 도전하라는 말을 전해 주고 싶습니다.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 대구보건대 뷰티과 동문 초청 밤 행사 가져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뷰티코디네이션과가 지난 11일 인당뮤지엄에서 학과 개설 20주년을 기념해 산학간담회와 동문 초청의 밤 행사를 가졌다. 기념행사에서는 뷰티과 동문생들과 류지원 한국미용학회장, 안영희 미용실원장, 박기민 석미용실총괄이사 등 뷰티관련 산업체 대표 150여명이 참석해 교육적 유대관계를 지향하고 학과의 20주년 성년식을 산학간담회 형식으로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더불어 동문회 주관으로 20년간 학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최경임 교수의 퇴임을 축하하는 뜻 깊은 자리도 마련됐다. 이날 대구보건대 뷰티과는‘어헤즈맨’이미영원장(엘샘)과‘벨스킨’윤은경원장과 산학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 협약으로 양측은 전문 인재 양성과 산학 실습, 취업 연계 등을 위한 유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기념행사에 참석한 남성희 총장은“이 자리에 참석한 여러분들은 20년 성년이 되는 동안 본인들의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었을 뿐 아니라 뷰티관련 산업체 등 각자의 영역에서도 지속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헌신해왔다”며“양적 질적인 학과의 발전은 뷰티산업체 관계자분들과 학과 동문 선배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축사를 전했다. 뷰티코디네이션과 이현주(여·52) 학과장은“지역에서 처음 개설해 명문학과로 그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학의 전폭적인 지원과 우수뷰티 산업체 관계자들의 관심과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1999년도 대구지역 최초로 학과가 개설 된 대구보건대학교 뷰티코디네이션과는 학내기업인 뷰티프라자운영, 최초의 전국동아리경진대회, 졸업작품발표회 등 뷰티관련 학과 발전� ?零伽?遮� 타이틀을 달며 명품 뷰티인력 양성의 선구자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현재까지 25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또한 지금은 호주, 캐나다, 싱가폴, 일본해외 취업에서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까지 K뷰티 교육을 수출하는 글로벌 뷰티교육의 메카로서 거듭 성장하고 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日 항모기동부대, 봉인깨고 나오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日 항모기동부대, 봉인깨고 나오다

    지난달 26일, 일본 사세보(佐世保)와 구레(吳) 해군기지에서 3척의 대형 전투함이 출항했다. 일본 서부 해역을 담당하는 제4호위대군 소속 전투함들로 구성된 이 함대는 제4호위대군 사령관 후쿠다 타츠야(福田達也) 해장보(海将補·해군소장)의 지휘 하에 편성된 일명 『ISEAD18』, 즉 인도-남중국해 임무부대(Indo Southeast Asia Deployment)-2018였다. 태평양에 모습을 드러낸 이 함대의 위용은 마치 미니 항모전단을 방불케한다. 공식 발표된 배수량은 2만 7000톤이지만 실제 크기는 미 해군 4만톤 급 강습상륙함 수준인 최신형 헬기항모 카가(かが)를 기함으로 일본 자체 기술로 개발한 미니 이지스 시스템을 탑재한 7,000톤급 최신형 방공구축함 스즈스키(すずつき), 6,000톤급 다목적 구축함 이나즈마(いなづま) 등 3척의 대형함정과 800여 명의 병력이 ISEAD18의 전력이다. ISEAD18이 미니 항모전단으로 불리는 이유는 그 전력 때문이다. 기함인 카가는 일본이 굳이 호위함(護衛艦)이라는 분류명을 붙이고 있지만, 크기나 형상, 설계 등 모든 면에서 사실상 항공모함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군함이다. 길이 248m, 폭 38m가 넘는 비행갑판과 넓은 격납고를 이용해 최대 28대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으며, F-35B 전투기의 경우 별다른 개조 없이도 14대까지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일본 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체 크기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갑판에 내열 처리만 한다면 미 해군의 와스프(Wasp)급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스키점프대 설치 없이도 당장 F-35B 운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일본 방위성은 이 군함을 항공모함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 항모 임무 부여를 위해 여유 출력도 매우 넉넉하게 잡았고, 항공기용 유류고와 탄약고로 사용될 공간도 마련했을뿐만 아니라, 차후 미국 정규 항공모함처럼 사출식 함재기 운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전자기사출기(EMALS) 설치를 위한 예비 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방위성은 초기에는 이 군함의 항모 개조설을 부인했지만, 현재는 집권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방어형 항공모함’이라는 이름으로 항모 개조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카가를 호위하는 호위전력도 막강하다. 방공구축함으로 ISEAD18에 합류한 아키즈키급 구축함 스즈스키는 일본이 자체 개발한 위상배열레이더 FCS-3A를 탑재한 고성능 방공구축함이다. 미국 이지스함의 SPY-1 계열 레이더보다 더 진보한 질화갈륨(GaN) 소재 송수신모듈을 적용, 강력한 탐지 능력을 자랑하며 ESSM 함대공 미사일을 이용해 50km 거리에서부터 10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이 군함에 최대사거리 460km인 미국제 SM-6 함대공 미사일과 최대 100km 이상 사거리를 갖는 자국산 03식 개량형 함대공 미사일 탑재 개량 사업을 진행 중인데, 이렇게되면 사실상 미국의 정규 이지스함에 필적하는 방공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 척의 호위함인 이나즈마 역시 동급 범용 전투함 중에는 탑클래스 수준에 들어가는 전투함이다. 비록 회전식이지만 능동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하고 있으며, 32기의 수직발사관에 쿼드팩 방식의 ESSM 함대공 미사일 최대 128발을 탑재하고 동시에 최대 8개의 표적을 공격할 수 있다. 함수소나와 예인소나, SH-60K 해상작전헬기까지 탑재해 대잠 작전 능력도 우수하다. 일본이 군사작전을 목적으로 전투함으로 구성된 함대를 공해상으로 내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척의 군함을 묶어 군사외교 차원에서 해외 순방을 하거나, 소말리아 일대에서 해적 퇴치 활동을 했던 사례는 있었지만 부대 이름에 해외 전개(Deployment)라는 용어, 즉 특정 지역에 일정 기간 군함을 파견해 군사작전을 펼치는 개념의 파병은 해상자위대 창설 이래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전개 개념의 해외 파병은 군사력의 해외 투사를 금지해온 평화헌법과 전수방위(専守防衛) 원칙에 어긋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의 해외 군사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해외에서도 자위대의 군사작전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이른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11개 관계법령의 제·개정을 강행 처리한 뒤 자위대의 군사력과 해외 작전 능력 강화를 위한 노력에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출항한 ISEAD18 함대의 기함인 카가는 구일본제국 해군 항공모함 이름에서 함명을 따왔다. 카가는 1932년 상하이 사변 당시 중국 상하이 일대에 군 기지·민간 시설 가리지 않고 무차별 폭격을 일삼았던 악명 높은 군함이었으며, 태평양전쟁 시발점이었던 진주만 공습작전의 선봉에 섰던 배이기도 하다. 동행한 스즈즈키 역시 태평양 침략전쟁에서 동남아시아 일대로 침략군을 실어나르던 수송함대를 호위하는 제61구축함전대의 일원으로 활동했던 구일본제국해군 스즈즈키(すずつき)에서 함명을 따 왔으며, 이나즈마는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거치며 한반도와 중국대륙 침략의 선봉에 섰던 이카즈치(いかずち)급 구축함 이나즈마에서 이름을 따왔다. 전후 해상자위대 최초의 해외 임무 전담 함대의 구성 전투함들 모두가 공교롭게도 과거 침략전쟁의 선봉에 섰던 군함들의 이름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것이다. 이들 함대는 사세보와 구레를 출항한지 4일만에 필리핀 서북 해상에서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타격전단(Ronald Reagan Carrier Strike Group)과 합류했다. 이들은 남중국해에서 연합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에 나섰는데, 이는 앞으로의 서태평양 세력구도가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신호탄과 같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오랫동안 평화헌법이라는 봉인에 묶여있던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는 명분하에 미군과 인도-태평양 전역을 휘젓고 다닐 것이다. 이미 해외 전개용 함대를 만들어 각지의 바다를 누비고 있으며, 멀리 중동에는 전후 최초의 해외 전진기지까지 건설해 군사력을 파견해 놓고 있는 상태다. 중국의 군사적 팽창과 위협이 커질수록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 증강을 더욱 노골적으로 지원할 것이며, 이러한 구도 속에서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지역 패권 장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115년전, 세계 최강 패권국이었던 영국과 동맹을 맺고 영국의 지원 하에 군사력을 키워 러시아를 격파한 뒤 아시아 패권을 장악했던 전례가 있다. 냉전 시기에는 소련의 태평양 진출 저지라는 명분으로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얻어 눈부신 경제발전과 세계 2위의 해군력을 건설한 바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일본은 초강대국을 등에업고 지역 패권국으로 부상했던 과거 사례처럼 이제는 미·중 패권경쟁 구도를 이용해 또 한번의 비상(飛上)을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역사의 반복이 일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과거 러시아를 겨냥해 연마됐던 일본의 칼끝이 러시아를 쓰러뜨린 뒤 한반도와 중국, 아시아 전역으로 향했던 것처럼 지금 중국을 겨냥해 커지고 있는 일본의 군사력이 미래 국제 정세 구도 변화에 따라 또다시 한반도로 향할 수도 있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을 키우는 한편, 일본을 제어할 수 있는 초강대국을 우리 편으로 붙잡아두기 위한 지혜로운 외교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현대차, 美 차량공유 시장 진출 시동…모빌리티 서비스 ‘미고’에 전략 투자

    현대차, 美 차량공유 시장 진출 시동…모빌리티 서비스 ‘미고’에 전략 투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자동차산업에서 현대차는 단순히 자동차를 제조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차와 커넥티드카, 자율주행차 등을 아우르는 진화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이 같은 변화 기조는 최근 현대차가 세계 각국의 모빌리티 서비스에 뛰어드는 흐름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현대차는 11일 미국의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 전기차를 활용한 카셰어링(차량공유)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동남아시아의 우버’라 불리는 ‘그랩’, 호주의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 인도의 카셰어링 업체 ‘레브’ 등에 잇달아 투자했다. 2016년 설립된 미고는 지난해 ‘모빌리티 다중통합’이라는 서비스를 내놓았다. ‘카투고’와 ‘집카’ 등 카셰어링 업체와 ‘우버’, ‘리프트’ 등 카헤일링(차량호출) 업체, ‘라임바이크’ 등 자전거 공유 업체의 서비스를 한데 모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소비자가 자신의 현 위치와 목적지를 앱에 입력해 다양한 모빌리티 업체들의 서비스 가격과 소요 시간 등을 비교하고 선택하도록 하는 중개 플랫폼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미고에 대한 투자는 이용자들이 어떤 서비스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어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를 ‘빌려 타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다임러와 BMW, 폭스바겐 등은 차량공유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GM과 도요타는 각각 리프트와 우버에 투자해 자율주행 기술을 차량공유 플랫폼과 결합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살인 비극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는 침묵하지 말고 하루빨리 나서야”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간병살인 비극 더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는 침묵하지 말고 하루빨리 나서야”

    서울신문이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연재를 시작한 건 간병 스트레스로 인한 가족 간 살인과 자살이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비극 중 상당수는 ‘노노(老老) 간병’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노인 인구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은 지난해 고령 사회(65세 인구 비율 14% 이상)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만성 질환자도 늘었다. 보건복지부의 ‘2017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만성 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노인이 89.5%에 달했다. 노인 인구는 앞으로도 급속도로 증가해 2026년이면 초고령 사회(65세 인구 비율 20% 이상)에 진입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복지 시스템의 발전은 더디기만 하다. 노-노 간병 외에도 장애를 지녔거나 병에 걸린 환자의 가족들이 간병의 굴레 속에 고통받고 있다. 서울신문은 문제의 해법을 찾고자 전문가 5명을 본사로 초청, 해법을 모색해 봤다. 차흥봉(76)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정형선(58)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신영석(57)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효영(41) 성북미르사랑데이케어센터장, 이성희(59) ‘마을살림 가족지원협회’ 대표가 참석했다. 유영규 탐사기획부장이 좌담을 진행했다.→‘간병살인’이나 ‘간병자살’이 일어나는 원인은. -차흥봉 전 장관(이하 차 전 장관) 거시적으로 보면 ‘인구학적 변화’와 ‘가족 부양 체계의 변화’ 때문이다. 사람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1980년 전체 인구의 3.9%에 불과했던 노인(65세 이상)은 지난해 14%로 급증했다. 당연히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도 늘었다. 또 1980년에는 약 85%의 노인이 자식과 함께 살았는데, 지금은 따로 사는 등 가족 부양 체계가 급변했다. 이런 이유로 노노 간병이 증가하고, 간병 고통에 시달리는 노인도 늘었다. -정형선 교수(이하 정 교수) 노인 인구 비중이 28%에 이르는 일본은 지역별로 고령 환자에 대한 간병 계획을 짜고,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등 아픈 환자와 가족간병인을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반면 우리는 간병 부담을 대부분 환자 가족들에게만 떠넘긴다. 가족들의 고통이 훨씬 심할 수밖에 없다. -신영석 연구위원(이하 신 연구위원) 최근 정부가 치매 의료비 90%를 건강보험으로 보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치매 국가책임제’를 들고 나오는 등 간병의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제도를 만들기 전 세밀한 실태 파악이 우선이다. 서울신문 탐사보도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간병 실태를 드러내고자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성희 대표(이하 이 대표) 현장에서 가족간병인을 만나면 간병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적 고통을 겪는 경우가 매우 많다. 사회가 이들을 위해 하루빨리 나서야 할 때다. 미국은 만성 질환자들을 관찰하다 힘겨운 간병으로 보호자가 먼저 사망하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 이를 계기로 가족간병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서울신문 보도를 계기로 우리도 이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서울신문 설문조사 결과 가족간병인의 정신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었다. 이유는. -차 전 장관 서울신문의 분석처럼 간병 기간과 하루 간병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울감이 상승한다. 치매 등 만성 질환자를 종일 돌보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 돌봄은 끝이 없지만 환자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고 여기서 오는 절망감도 우울증의 한 원인이 된다. -신 연구위원 가족이 환자들을 종일 돌본다는 건 경제적 능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만일 간병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면 간병인을 고용했을 것이다. 결국 경제력이 낮을수록 간병 시간이 길어지고 우울감도 높아진다. -이 대표 경제력과 별개로 꼭 가족이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인식도 간병인에게 족쇄가 된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주간보호시설로 모시는 게 ‘현대판 고려장’이라고 생각하는 인식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무리해서 종일 환자를 돌보다 우울증을 앓는다. 이런 가족들을 설득해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도록 하면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환자들은 시설에서 전문적인 케어를 받고, 가족들은 그 시간만큼 간병 부담이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능하다면 지역사회의 돌봄 제도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 -박효영 센터장(이하 박 센터장) 간병인이 사회적으로 고립된 경우도 위험하다. 우리나라는 특히 치매를 부끄러운 질병으로 여기고 환자와 가족들이 스스로 외부와의 교류를 단절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우울감이 증폭된다. 일본이나 네덜란드에는 ‘치매안심마을’이 있다. 치매를 노화의 한 과정으로 여기고 간병인들이 자연스럽게 사회의 도움을 받으며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정 교수 결국은 간병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사회에서 적절하게 풀어 주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간병 시간을 줄여 주는 요양시설과 요양보호사 등 간병 인력이 상당히 부족하다.→‘간병살인’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는 대책은. -정 교수 일본은 가족을 돌보다 폭행할 경우, 케어매니저(돌봄 전문가)가 곧바로 둘을 분리시킨다. 매뉴얼에 따라 환자를 쇼트스테이(단기보호시설)에 보내거나, 심각한 경우 보호자에게 요양시설 입소 등을 제안한다. 이런 제도를 도입하면 간병 스트레스가 극단적으로 분출되는 걸 사전에 막을 수 있다. -이 대표 결국 폭력이 불행의 시작이다. 폭력이 습관화되고 극단적 사태로 치닫기 전 ‘고리’를 끊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의 케어매니저 시스템도 사실 지역사회에서 환자가 있는 가정을 살피고 돌봄에 참여하는 시스템이 잘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도 이런 시스템을 갖추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 -차 전 장관 간병인에게 휴식을 주는 ‘레스핏 케어’가 필요하다. 레스핏 케어는 간병인들이 돌봄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 환자를 전문시설에 보내거나 간병인을 투입하는 제도다. 영국 등에 잘 구축돼 있다. 신체적·정서적으로 한계에 몰린 간병인들의 극단적인 행동을 예방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점점 단기 또는 주야간 보호시설이 늘고 있다. 이런 시설을 활용하면 충분히 제도 운용이 가능하다. -박 센터장 간병인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도 늘어나야 한다. 간병의 어려움이나 고민을 다른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직접 간병을 해 보지 않으면 그 고통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소소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지 프로그램이나 자조모임을 진행하면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안타까운 것은 사회적 지원과 홍보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 대표 남성간병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남성간병인의 수치를 집계하는 데 우리나라는 없다. 그만큼 간병은 남자가 하는 일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하고, 드러내서 말하길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간병의 어려움, 갈등을 털어놓는다거나 정보를 얻을 기회가 여성보다 적다. 실제 서울신문이 분석한 판결문을 보면 남성이 간병살인의 가해자인 경우가 약 74%다. 남성을 위한 간병교육 프로그램과 자조모임 등이 필요하다. -정 교수 나아가 우리 사회가 품위 있는 죽음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 왔다고 생각한다. 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 간병자살 사건의 상당수가 노노 간병에서 발생했다. 환자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간병인마저 병에 걸렸을 때 간병살인 비극이 다수 발생했다. 환자들에게 괴로운 삶을 강요하기보다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걸 생각해 봐야 한다. 어쩌면 죽음에 다다른 개인의 선택을 사회가 막으면서도 대안을 주지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개인에게 선택의 출구를 열어 주는 것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경제적 어려움이 간병살인의 기폭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원인과 해결책은. -정 교수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원을 활용해 저소득층 간병 비용을 줄여 주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국가 재정상 한계가 있다. 치매 환자가 있는 경우 가족의 경제활동에 제동이 걸려 생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정부도 ‘치매국가책임제’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치매안심센터 설치 등 인프라 구축에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치매환자 1인당 연간 2000만원 정도의 돌봄 비용이 소요된다고 한다. 전국 치매환자가 70만명에 달하니 14조원이 필요하단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한 해 편성되는 치매환자 관련 정부 예산은 모두 합쳐도 3000억원 정도다. -차 전 장관 경제적이나 정신적으로 극단에 몰려 자살이나 범죄 위험군에 있는 환자의 가정만 지원 대상으로 하면 재정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다만 제도를 새롭게 만드는 게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가 갑작스럽게 생계 곤란이나 위기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게 생계·의료·주거지원 등을 해 주는 긴급복지지원제도 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 제도로 위태로운 환자의 가정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다. -이 대표 저소득층의 경우 특히 경제적·육체적·정신적 고통이 복합된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간병하는 것만도 벅차 복지 서비스를 직접 찾아 나서기에 어려움이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이 대표적이다. 실제 이들에게 찾아가는 서비스가 중요하다. 지역 단위의 사회복지사 등이 방문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도심권50+센터’는 건강 코디네이터 60여명을 생활고를 겪는 치매 가정에 파견하고 있다. 치매 가정의 다양한 어려움을 돌보고 환자들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인지교육을 실시한다. 이런 제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신 연구위원 이른바 ‘간병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면 좋겠다. 평소에 아픈 사람을 돌봐 마일리지를 쌓고, 훗날 본인이 병들면 그만큼 간병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이다. 경제적 부담 없이 간병을 받을 수 있고, 가족도 간병 부담을 덜 수 있다. 마일리지가 남는다면 현금으로 돌려받으면 된다. -정 교수 현재 경로당 등에서 제한적으로 ‘노노 케어 마일리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이 제도를 신 연구위원의 말처럼 더 많은 사람에게 적용하면 좋겠다. 저소득층에게 특히 도움 될 것이다.→주요 선진국들은 가족간병 해법으로 ‘커뮤니티 케어’를 거론한다.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집과 지역사회가 환자를 돌보는 개념이다. 이에 대한 생각은. -이 대표 앞서 이야기 한 해외 제도 대부분이 커뮤니티 케어에 기반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를 직접 찾아 복지 시스템과 연결해 주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어 가능하다. 결국 해답은 커뮤니티 케어가 가능한 토양을 만드는 것이다. -차 전 장관 일본의 커뮤니티 케어 제도를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2005년부터 시·군·구에 주민을 위한 약 4300개의 ‘지역포괄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이 센터의 케어매니저들은 도움이 필요한 환자와 가족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단기보호시설이나 간병인, 요양원 등 환자 상태에 맞는 돌봄 제도를 지원한다. -정 교수 환자들이 집이나 지역사회에 머물면서 의료·복지 서비스를 제대로 누리려면 주간보호, 단기보호, 방문요양·간호 서비스 등 복지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이런 지원 체계를 제대로 갖추는 게 필수 조건이다. -차 전 장관 일본의 지역포괄지원센터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은 민간단체가 운영한다. 우리도 전국에 많은 복지기관과 시설, 인력이 있지만 제각각이라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지역포괄지원센터처럼 제도를 통일하고 산재한 민간단체에 가족간병 지원 역할을 맡겨야 한다. 또 일본과 마찬가지로 일정 경력을 갖춘 간호사와 사회복지사 등을 국가자격시험을 통해 케어매니저로 흡수해야 한다. 체계적인 요양서비스를 계획하고 관리하는 케어매니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환자들에게 효율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박 센터장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닌 한 환자와 가족이 완전히 분리돼 지내는 건 환자의 증상 개선에도 좋지 않다. 주간보호센터에 치매 환자를 보내면서 돌봄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이렇게 가족이 관심을 두면 환자의 심리 상태가 안정되고 증세가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가족과 사회 모두 돌봄에 참여하는 커뮤니티 케어가 환자들에게도 이상적이다. -신 연구위원 하지만 현재 정부가 하겠다는 커뮤니티 케어의 목적이 불분명해 보인다. 유럽이 커뮤니티 케어를 시작한 건 의료서비스를 지역사회로 일부 옮겨 재정 부담을 덜려는 목적이었다. 반면 일본은 환자를 보살피는 복지적인 측면에서 커뮤니티 케어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 적합한 방향과 발전상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요양보호시설과 요양보호사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정 교수 요양원 등 요양시설의 경우 의사가 상근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의 서비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된 것처럼 요양시설 서비스가 엉망인 경우가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환자들이 그곳에 있기를 거부하고,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도 괴롭다. 그래서 요양원에 입소할 수 있는 만성 질환자가 2~3배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요양병원에 장기로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 대표 복지부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노인요양시설은 2016년 기준 3137개로 전년 대비 202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다. 문제는 앞서 말한 것처럼 가족들이 믿고 맡길 곳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직장까지 그만두고 간병을 하는 경우도 많다. 시설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 교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은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중간시스템인 개호노인보건시설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엔 입원 환자 100명당 의사 1명, 간호사 2명을 둔다. 만성 질환자임에도 어쩔 수 없이 요양병원에 머물렀거나 요양원에서 질 낮은 서비스를 받던 환자들을 개호노인보건시설이 흡수한다. 치매나 뇌졸중 등으로 치료가 필요하면서도 집에서 돌보기 어려워 요양이 필요한 환자들이 의료·복지 서비스를 복합적으로 받을 수 있다. -신 연구위원 우리나라도 개노인보건시설과 유사한 시설로 보훈시설이 있다. 전국 5개의 보훈병원 인근에 보훈시설이 있다. 병원에서 급성기 치료가 끝나면 시설로 이동시켜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요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모델을 확대해봄 직하다. -이 대표 요양보호사도 질은 낮고 숫자는 부족하다.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자는 150만명이 넘지만 실제 활동하는 사람은 30만~35만명 수준이다. 만성 질환자들을 돌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게다가 활동한 지 1년 된 요양보호사나 10년 된 사람이나 제공하는 서비스 질이 큰 차이가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처우는 열악하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 처우 개선과 함께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 요양보호사 자격증은 직무교육만 받으면 손쉽게 취득할 수 있다. 진입 장벽을 높여 전문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환자 보호자들도 전문성이 없는 요양보호사에게 가족을 맡기는 것을 불안해한다. -차 전 장관 교육과 함께 시험을 치르도록 자격증 제도를 손질하면 좋겠다. 일본은 동남아시아 등에서 1만명의 간병 인력을 데려오겠다고 하지만, 그러면 서비스 질이 낮아질 수 있다. 우리는 현행 제도를 발전시키는 쪽으로 고민하는 것이 좋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군수산업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의 군수산업

    지난 6일 중국 선박중공업그룹(CSIC)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 조선소는 한껏 들떠 있었다. 선박중공업이 지난해 5월 태국 왕립 해군이 주문한 디젤엔진 추진 잠수함인 S26T 건조식을 갖고 본격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 잠수함은 2005~2006년에 취역한 중국 해군의 위안(元)급 039B형에 해당한다. 배수량 2600t인 S26T는 최대 속도가 18노트이며 물 속에서 20일 연속 작전을 전개할 수 있다. 대당 가격은 4억 1100만 달러(약 4640억원)이며 인도 예정 시기는 2023년이다. 중국은 앞서 방글라데시에 두 척의 밍(明)급 잠수함을 수출했고, 파키스탄에 오는 2028년까지 8척의 위안급 잠수함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중국 군수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방 현대화에 총력을 펼치고 있는데 힘입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무기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게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상위 30대 군수기업(매출액 기준)에 중국 군수기업 8곳이 포함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IISS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30대 군수기업에 진입한 중국 군수기업은 선박중공업그룹(세계 14위)을 비롯해 중국병기장비그룹(CSGC·5위), 중국항공공업그룹(AVIC·7위),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9위),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11위), 중국전자과기그룹(CETC·15위), 중국항천그룹(CASC·18위), 중국선박공업그룹(CSSC·22위) 등 8곳이다. 중국 군수기업은 모두 국가가 소유하고 있고 수출은 산하 전문 자회사가 맡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3~2017년 중국의 무기 수출 규모는 이전 5년간보다 38% 증가했다. 세계 무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7%를 점유해 미국(34%) 러시아(22%) 프랑스(6.7%) 독일(5.8%)에 이어 5위에 올랐다.중국 최대 군수업체인 병기장비그룹은 2016년 기준 22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소총과 탄약, 수류탄, 대테러 장비 등 경무기를 제조하는 병기장비의 매출은 미 보잉사(295억 달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군수업체 미국 록히드마틴(매출액 408억 달러)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투기와 폭격기, 헬리콥터, 여객기, 수송기 등을 제조하는 항공공업그룹(209억 달러)과 전차를 비롯해 로켓탱크, 유도탄, 미사일 등 중무기를 만드는 병기공업그룹(132억 달러)도 10위 안에 진입했다. 항공공업의 경우 2010~2017년 사이 매출이 무려 93%나 급성장했다. 특히 병기공업그룹은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연구시설에서 F-22, F-35 등 미국 스텔스 전투기를 무력화시키는 ‘테라헤르츠 방사선’ 생성기를 시험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T-레이’로 불리는 테라헤르츠 방사선은 우편물에 숨겨진 폭발물, 마약을 찾거나 수백m 떨어진 군중 속에 감춰진 무기를 찾는 데 이용된다. 스텔스 전투기는 특수 도료를 표면에 칠해 적의 레이더파를 흡수하는데 T-레이는 이 특수 도료를 투과해 전투기 금속 표면에 반사되는 성질을 이용해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해낸다. 중국 우주탐사계획을 추진하는 중국항천그룹(69억 달러)은 우주로켓과 액체 및 고체연료 등 우주동력기술, 인공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을 담당한다. 항천과공그룹(98억 달러)은 방공망과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 이동발사대, 미사일 엔진 등을 제조한다. 항천과공 산하 공기동력기술연구원(CAAA)이 개발한 극초음속 비행체(무기) ‘싱쿵(星空)-2호’가 지난달 3일 첫시험 비행에 성공했다. 중국 서북부의 한 시험장에서 발사된 싱쿵 2호는 고도 3만m 상공에서 400여초 간 마하 5.5의 속도로 날다가 최고 마하 6의 속도에 도달했다. 발사된지 10분 뒤 공중에서 분리돼 예정 낙하지에 안착했다. 싱쿵-2호는 날개가 아니라 비행 중 발생하는 충격파를 양력(揚力)으로 사용하는 ‘웨이브 라이더’라는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미국이 가장 먼저 선보인 이 기술을 중국이 따라잡기에 성공한 것이다. 마이클 그리핀 미 국방부 차관은 지난 3월 “중국은 10년간 미국보다 20배나 많은 극초음속 비행체를 시험했다”며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체계를 실전 배치하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은 큰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미국이 긴장하는 것은 미사일 방어시스템(MD)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까닭이다. 극초음속 비행체는 최대 속도 마하 5 이상, 곧 음속보다 최소 5배 이상 빠르다. 초당 1.7㎞ 이상 주파하는 엄청난 속도 때문에 적이 발사 사실을 알아도 대처할 시간이 없다. 특히 현재의 탄도미사일보다 낮거나 높은 고도로 날아가고 원격 조종으로 수시로 궤도를 바꿀 수도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예측 불허의 궤도로 날아오기 때문에 타격 당하기 전까지는 진짜 타깃이 어디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같은 기존 MD체계로는 방어할 길이 없는 셈이다. 선박공업그룹(48억 달러)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하고 선박중공업(98억 달러)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정, 항공모함 등을 건조한다. 전자과기그룹(84억 달러)은 군용 데이터시스템과 데이터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를 담당한다. 지난해 6월 119대의 무인기를 동원한 ’드론 스웜’(인공지능 기술로 소형 드론들을 떼지어 비행시키는 기술)을 선보인 전자과기그룹은 세계 최대 규모의 스웜 비행으로 종전 미국 기록을 깼다. 군사적으로 ‘드론 스웜’ 기술은 무인기들을 대거 띄워 올려 항공모함이나 전투기를 벌?처럼 ‘공격’한다. 중국은 상대가 반격하기 어려운 이 전술을 미국의 첨단무기에 대항하는 비대칭 작전수단으로 집중 연구 중이다. 이에 미국은 통상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중국제조 2025’(첨단산업 육성책)에 이어 군수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전략인 ‘군민융합(軍民融合·군산복합체)정책을 타깃으로 삼았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달 1일 ’수출통제 대상‘에 등 중국 기업과 연구소 44곳을 추가한 것은 미국이 중국제조 2025 못지 않게 군민융합정책에 대한위기감을 반영한다. 중국 군수기업들이 막대한 자본력과 규모에 더해 민간의 첨단기술로 무장하면 미국의 경쟁력 우위가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한몫했다. 이번에 수출통제 대상에 추가된 기관은 중국 최대의 미사일시스템 개발 기업인 항천과공그룹 산하 연구소, 통신시스템 제조업체인 위안둥(元東)통신(HBFEC),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전자과기그룹 산하 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수출통제 대상에 오르면 거래금지 제재를 당했던 통신설비업체 중싱(中興)통신(ZTE)처럼 핵물질과 통신 장비, 레이저, 센서 등 민수·군수용으로 모두 쓰이는 핵심 부품을 미 기업에서 구매할 수 없다. 군사 무기·장비를 개발하는 중국 기업과 연구소들이 미국의 첨단기술, 부품을 확보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은 그동안 민간기술을 도입, 민간·군사기술의 접목함으로써 군수산업 역량을 높이는 ’군민산업융합정책‘을 통해 록히드마틴과 같은 군산복합체를 만드는 구상을 추진해왔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주임을 맡는 당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 및 기술발전의 요체가 군산복합체에 있다고 파악하고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얘기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사진과 함께 보는 중국개혁 개방 40년 맞는 2018년 중국의 오늘<3> 달라진 농촌

    사진과 함께 보는 중국개혁 개방 40년 맞는 2018년 중국의 오늘<3> 달라진 농촌

    광시성 헝시엔(橫縣)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모리화(자스민) 차의 80%, 전세계 모리화 차의 60%의 산지였다. 광시장족자치구의 성도인 난닝에서 동남쪽으로 잘 닦여진 고속도로로 100㎞ 가량, 1시간 반쯤 달리니 자스민의 메카인 헝시엔이 나왔다. 달려도, 달려도 차 밭이 이어지는 광활한 자스민 차밭을 보유하고 있는 헝시엔은 자스민 차의 다양한 품종개발은 물론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한 차 생산을 넘어서 자스민 차를 원료로 한 향수, 오일, 건강보조식품, 의약품을 생산하는 등 달라진 농촌 모습을 보여줬다. 고부가가치를 향한 중국 농촌의 변모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셈이다. 황둥리 부현장은 지난 8월 29일 이곳을 찾은 기자에게 “인구 120만명의 헝시엔은 광시성의 110개 현급 자치단체가운데 3번째로 잘사는 곳”이라고 소개했다.헝시엔에서는 이를 넘어서 인터넷과 모바일 등 소셜서비스네트워크(SNS)를 활용한 창업과 농촌 생산증대 노력이 확산되고 있었다. 헝시엔 시내에 위치한 전자상거래창업센터는 지역 농민과 젊은이들에게 전자상거래를 활용해 농산물과 관련 상품을 중국 전역은 물론 동남아시아국가 등 주변 국가들과 거래할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해 교육하고 있었다. 기자를 안내한 중국 외교부 직원은 “SNS의 활용과 전산 교육을 농촌 개발 및 편벽한 지역의 빈곤 퇴치 수단으로 활용해 온 시진핑 정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책 실현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헝시엔의 경우 전자상거래와 SNS 등을 통해 지역 상품을 알리고, 거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올해 마흔인 정펑신 헝시엔 현장(시장)은 “기업을 운영하는 절박한 마음으로 일한다”면서 “한국 화장품 회사 및 연구소와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자스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에 대한 의지는 강렬해 보였다. 정 시장은 그러면서 “농촌이 잘 사는 방법은 고부가가치의 실현”이라며 “농민들에게 이런 생각을 불어넣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헝시엔은 자스민전시관을 설치하고, 국가현대농업산업원, 차 박물관 등도 설립해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한편, 헝시엔의 자스민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애니멀 픽!] ‘이게 나야?’…거울 속 자신의 얼굴 본 원숭이 반응

    [애니멀 픽!] ‘이게 나야?’…거울 속 자신의 얼굴 본 원숭이 반응

    깨진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한 원숭이의 표정이 담긴 사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화제가 된 사진은 프레르나 제인(56)이라는 사진작가가 인도 뉴델리에서 포착한 것으로, 사진 속 원숭이는 길거리에 버려진 깨진 거울을 들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고 있다. 사진작가는 “이 히말라야원숭이(Rhesus Macaque)는 깨진 거울을 우연히 발견한 뒤 이를 손에 들고 한 참을 가지고 놀았다. 그러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봤다”면서 “처음에는 거울에 비친 얼굴이 무엇인지 잘 몰라 혼란스러워 하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사진 속 히말라야 원숭이는 붉은털원숭이, 레서스원숭이라고도 불리며 긴꼬리원숭이과에 속한다. 몸길이가 50~60㎝ 정도며 의학과 행동학 연구에도 많이 이용된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지역과 아프가니스탄, 중국 남부, 인도에까지 고루 분포한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항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베트남, 3·4위전 바레인과 격돌

    박항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 베트남, 3·4위전 바레인과 격돌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남자축구 3~4위전객관적 전력에선 한 수 앞서 ··· 사상 최고 성적 기대“결승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멈췄지만 3~4위전에서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박항서 매직’을 앞세워 역대 처음으로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태극전사의 벽에 막혀 진한 아쉬움을 남긴 베트남 ‘박항서호’가 이제 역대 첫 아시안게임 메달 확보를 향한 마지막 도전을 이어간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은 9월 1일 오후 5시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3~4위전을 펼친다. 3~4위전은 연장전 없이 전·후반 90분만 치러진 뒤 승부가 나지 않으면 곧바로 승부차기에 돌입, 동메달의 주인공을 결정한다. 그만큼 어느 때보다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박항서 감독은 3~4위전을 앞두고 베트남 언론과 인터뷰에서 “반드시 90분 안에 승부를 내겠다”라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해 9월 베트남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총괄하는 사령탑을 맡은 박 감독은 부임 4개월 만에 U-23 대표팀을 이끌고 참가한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역대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켰다. 당시 결승 진출은 베트남 축구 역사상 AFC 주관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박 감독은 그 여세를 몰아 출전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축구 사상 처음으로 준결승까지 오르면서 ‘국민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결승 문턱에서 ‘아시아 맹주’ 한국을 만나 이번 대회 첫 패배의 좌절을 맛봤지만 전력 차가 큰 한국을 상대로 프리킥 득점까지 하며 선전을 펼쳤다. 비록 베트남 국민의 염원하던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박항서 감독의 ‘뜨거운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동메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에서 앞서 아시안게임에서는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상대는 중동의 복병 UAE다. 당초 아시안게임 조추첨 과정에서 누락됐고, 재추첨 과정을 통해 한국과 같은 E조에 편성됐지만 갑작스럽게 이라크가 출전을 포기하면서 다시 C조로 옮겨지는 우여곡절 끝에 이번 대회에 나선 팀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베트남이 앞선다는 평가다. 조별리그부터 허술한 뒷문을 노출하며 6경기 동안 8득점에 8실점했다. 6경기에서 9골을 넣고 3골만 내준 베트남의 예봉이 더 강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UAE는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 차례 은메달(2010년)을 따고 2014년 인천대회 8강까지 진출한 저력이 있다. 베트남은 이번 대회 나란히 2골씩 터트린 ‘와일드카드’ 공격수 응우옌 꽁 푸엉과 21살의 공격수 응우옌 꽝 하이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K리그에서 뛰었던 르엉 쑤언 쯔엉도 익숙한 얼굴이다.아시안게임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 베트남과 한국 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콩고는 에볼라, 중국은 돼지열병…세계 전염병 공포는 인간이 자초했나

    콩고는 에볼라, 중국은 돼지열병…세계 전염병 공포는 인간이 자초했나

    아프리카 전역을 공포에 몰아넣은 에볼라 바이러스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또 다시 창궐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22일까지 확인된 에볼라 환자 103명 가운데 61명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이번 에볼라 발병은 1976년 에볼라가 민주콩고에서 처음 발생한 이래 10번째이며, 민주콩고 정부가 지난달 24일 9번째 에볼라 사태가 종식됐다고 선언한지 불과 1주일만에 재발한 것이다. 민주콩고 정부는 해결책으로 미국에서 임상 실험 단계에 있어 승인을 받지 못한 신약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중국은 같은 시기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아직 돼지에게만 발병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나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제대로 된 백신이 없어 살처분해야 한다. 중국 농업농촌부는 24일 저장성 원저우시 러칭시의 양돈장 3곳에서 돼지 430마리가 이 병에 감염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19일에는 장쑤성 롄원강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견돼 22일까지 돼지 1만 4500마리가 살처분됐다. 세계 곳곳에서 전염병 발병은 연례행사처럼 되고 있다. 2015년에는 임신부가 걸리면 태아에게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가 세계 84개국으로 퍼져 2016년 2월 WHO가 국제적인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에볼라 이외에도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조류독감 등 세계적으로 대륙을 넘나드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바이러스 대공황’이 닥칠 것이라는 공포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세계 인구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인구 밀도가 높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전염병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인간이 자초한 신종 바이러스 글로벌 위협으로 부상 과거에 보이지 않던 새로운 바이러스가 최근 자주 출현하는 것은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다. 라누 딜런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기고를 통해 “도시화는 물론 해외 여행 활성화 등으로 전염병이 과거보다 더욱 빈발하고 있다”면서 “WHO의 위상이 약화되고 미국의 과학연구 투자, 유엔의 해외 원조 규모가 축소되면서 전염병에 대한 취약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은 동물로부터 유래한다. 원래 바이러스는 숙주 세포 안에서만 증식할 수 있으며 숙주가 죽으면 바이러스도 생존할 수 없다. 숙주를 죽일 만큼 독성이 강한 바이러스는 숙주와 공멸하기 때문에 널리 퍼지기 쉽지 않다. 바이러스의 유행이 계속되려면 숙주 집단 크기가 어느 정도 규모를 넘어야 한다. 특히 동물에서 인간에게 전염되는 이른바 ‘스필오버’ 현상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도로와 철도, 항로의 발달로 그동안 인간과 접촉이 없었던 숲속 야생동물이 일반 가축을 통해서, 또는 직접 인간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플루,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이 모두 그런 사례다. 특히 사스와 메르스의 전염원으로 꼽히는 박쥐는 수백만 마리가 한 동굴에 서식하며, 포유동물 가운데 유일하게 비행할 수 있어 짧은 기간에 바이러스를 광범위한 지역에 퍼뜨릴 수 있다. 조류와 조류 간 감염을 일으키던 조류독감도 계속 진화해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늘어난 육고기 소비에 맞춰 공장형 축산이 많아진 것도 조류독감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 에볼라가 가장 창궐했던 2014년 초에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해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인접국으로 확산됐다. 당시 2만 8616명이 감염되고, 이 중 1만 1310명이 사망해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줬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해당국 정부들의 늑장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일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1900년대 초부터 동 아프리카에서 야생 멧돼지 간에 순환하다가 사육돼지로 확산됐고 1921년 케냐의 사육 돼지에서 최초 발견됐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유입된 경로는 과거 열처리 하지 않은 돼지고기 잔반을 돼지에 급여했기 때문에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 감염된 동물이 건강한 동물과 접촉할 때도 발생한다. 돼지가 죽은 후에도 혈액과 조직에 바이러스가 존속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지구온난화도 전염병 확산의 주범 지구온난화도 전염병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카바이러스의 경우 1947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지난해 브라질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고 이후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으로 퍼지고 있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카바이러스의 전염 매개체인 ‘이집트 숲모기’의 서식지가 그만큼 확산됐고 인류 운송 수단의 발전으로 대륙을 넘나들게 된 것이다. 이집트숲모기는 동북아시아에 서식하지는 않지만 사촌뻘인 흰줄숲모기는 한국과 일본 등에도 나타나 언제든 지카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북극이나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에서 이상 기후 현상으로 얼음이 녹으면서 다양한 신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는 2015년 3만년전 지층에서 몰리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 바이러스는 아메바에 기생하는 데 증식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인후편도염을 유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인류가 전염병에 대처할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1976년 처음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이 40여년이 지난 최근에야 개발 완료를 앞두게 된 것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 치료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캐나다 연구팀이 이미 2004년 동물실험에서 에볼라 백신의 효과를 입증했지만 대형 제약회사들은 시장성이 없다며 개발에 소극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 순수 혈통 아니다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 순수 혈통 아니다

    유골 화석, 빅데이터로 DNA 게놈 분석 혈연 관계·집단적 이동 등 고대사 파악 네안데르탈-데니소바인 혼혈 자녀 존재 유전자 1.7% 현 인류와 일치…교류 시사‘고고학자’라는 단어를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페도라 모자를 눌러쓰고 낡은 크로스백을 맨 채 유적을 찾아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세계 전역을 종횡무진 누비는 영화 속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를 떠올린다. 19~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고고학자들은 보물 사냥꾼인 인디아나 존스까지는 아니지만 유물을 찾기 위해 먼지를 뒤집어쓰고 몸을 움직이는 현장 작업자 같은 분위기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근 많은 고고학자들은 현장 작업도 하고 있지만 인공위성이나 컴퓨터 프로그램, 각종 실험기구에 둘러싸여 있는 과학자의 모습에 더 가깝다. 실제로 고고학계에서는 발굴된 유물의 DNA 분석을 통해 과거를 추적하는 ‘DNA 고고학’이라는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DNA 고고학은 유적지에서 발굴되는 유기체의 DNA를 분석해 과거 유전적 특징을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혈연, 민족 간 유연관계, 집단이나 문화의 이동에 대한 고고학적 정보를 자연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분야다.DNA 고고학은 고고유전학(Archaeogenetics)이나 고유전학(Paleogenetics)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엄격하게 구분하자면 고고유전학은 고고학적 해석을 위해 분자유전학적 기술을 접목시킨 것이고 고유전학은 유전학적 입장에서 생물의 진화와 과거 생물의 특징에 대한 연구다. DNA 고고학에서는 빅데이터 처리나 시뮬레이션 같은 첨단 과학기술도 자주 활용된다. 오래된 고대인의 뼈나 유품에서 미량의 DNA 조각을 채취해 분석할 경우 방대한 게놈 정보가 나온다. 방대한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고인류의 복잡한 관계망을 파악할 수 있게 해 주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처리기술은 고고학에 새로운 장을 열어 줬다. 실제로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3일자에 실린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인류사연구소, 캐나다 토론토대, 러시아 국립과학아카데미 고고학 및 민족지학연구소, 국립노보시비르스크대, 영국 옥스퍼드대 국제공동연구팀의 연구결과만 봐도 DNA 고고학 연구가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작고 길쭉한 돌맹이처럼 보이는 크기 1~2㎝의 뼛조각들에서 DNA를 추출해 유전자 시퀀스를 분석했다. 그 결과 ‘데니소바 11’로 이름 붙여진 뼛조각의 주인은 네안데르탈인 엄마와 데니소바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사망 시 나이는 13살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현생 인류는 호모사피엔스 1종만 존재하고 있지만 5만~6만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 시베리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에 살았던 데니소바인 등 최소 3종의 인류(호미닌)가 함께 공존했다. 그러다 네안데르탈인은 5만년 전부터, 데니소바인은 4만년 전부터 서서히 사라져 멸종하게 됐다. 이 때문에 고인류학계에서는 각 인류 종간 분리시기와 교배 여부는 인류 진화를 설명하기 위한 중요한 연구 주제였다.2016년에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연구진은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산맥 동굴에서 발굴한 네안데르탈인 화석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교배가 최소 10만년 전에 이뤄졌다는 사실을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사이에 교배가 있었다면 네안데르탈인과 동시대를 살았던 데니소바인과의 교배도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은 약 39만년 전 유전적으로 분리돼 다른 종이 됐다. 연구팀은 엄마 네안데르탈인 유전자를 분석해 러시아 데니소바 동굴 부근으로 이동한 초기 네안데르탈인보다 서유럽에 살고 있었던 후기 네안데르탈인 유전자와 더 가깝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데니소바 11의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한 결과 이 혼혈소녀는 현생인류와 1.7% 정도의 유전적 일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데니소바 11이 태어나기 이전 데니소바인,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조상 간 교류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스반테 파에보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박사는 “이번 단일 게놈분석만으로도 현생인류의 친척들 간 교류가 생각보다 더 잦았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며 “현생인류는 호모사피엔스의 단일 순수혈통이 아니라 인류의 다양한 친척종들과 교배해 유전자가 섞여 있는 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극서지역 콘크리트 개발

    롯데건설이 극서(極暑)지역용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국토교통부의 기술촉진사업 과제로 수행한 극서지역용 초유지 콘크리트를 공동으로 개발해 동남아시아에 최적화된 콘크리트 기술을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온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콘크리트가 서서히 굳지 않고 쉽게 굳어버려 강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서 경화 안정제를 섞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공법은 콘크리트 타설 이후 거푸집이 잘 떨어지지 않거나 콘크리트 압송배관을 막아 시공 효율 및 품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콘크리트는 굳지 않는 성질을 장시간 유지해 압축강도를 극대화하면서 최상의 콘크리트 품질 상태를 생산 직후 3시간 이상 확보했다. 양생 시간(필요한 압축강도에 도달해 거푸집을 제거할 수 있는 시간)을 단축해 공사기간 및 공사비용 절감도 가능하다. 롯데건설은 섭씨 35도 날씨에서 이 콘크리트를 사용해 우수한 시공성을 입증하고 국내 특허 등록은 물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도 국제 특허를 출원했다. 롯데건설은 극한(極寒)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콘크리트도 개발하고 있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LNG 운반선 잇단 수주… 기지개 켜는 조선업계

    삼성重 또 4척 낭보…조선 빅3 주가 ↑ 올해 전 세계 발주량 사실상 싹쓸이 해양플랜트 부문은 일감 바닥 ‘암운’ 국내 조선업계가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잇달아 수주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는 일감이 바닥난 데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업계는 잇단 수주 낭보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9.22%, 5.59%, 9% 급등했다. 최근 한 달간 추이를 봐도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로,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3거래일간 12.14%나 뛰어올랐다. 이는 최근 국내 조선업계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잇달아 수주한 데다 선가가 오르고 있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랙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세부 선종별 가격은 전주보다 0.4~0.6% 상승했다. 지난 6개월간 1억 8000만 달러에 머물렀던 LNG 운반선은 지난주 1억 8100만 달러로 0.6% 올랐다. 지난 3년간 극심한 수주절벽을 겪었던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LNG 운반선에서 수주 낭보를 전해 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7일과 20일 각각 유럽과 북미 지역 선주사로부터 LNG선 총 4척을 수주했다. 수주액은 약 7억 3500만 달러(약 8384억원)에 달한다. 올해 들어 국내 조선 빅3의 LNG 운반선 수주량은 현대중공업 13척, 대우조선해양 12척, 삼성중공업 9척 등으로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을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다. LNG 운반선에서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의 전체 선박 발주량 중 한국이 42%를 수주해 중국(33%)과 일본(10%)을 따돌리고 1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선가 상승이 더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수익성 개선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수주에는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6월 삼성중공업이 2조 8000억원 규모의 코랄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를 수주한 것이 마지막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일 나스르 원유생산설비의 마지막 물량을 인도한 뒤 일감이 완전히 끊겼고 대우조선해양도 2014년 이후 수주가 없는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 오일 메이저 셰브론이 발주한 20억 달러(약 2조 2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로즈뱅크 프로젝트’ 수주를 두고 싱가포르의 셈코프마린과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셈코프마린은 저임금 인력을 앞세운 저가 수주 전략을 펴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저가 공세는 국내 업계가 경쟁하기조차 힘든 수준”이라면서 “로즈뱅크 프로젝트가 셈코프마린에 넘어갈 경우 국내 조선업계의 해양플랜트 사업은 회복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아시아 최대 ‘국제콘텐츠마켓 SPP 2O18’, 21~23일 개최

    서울시와 SBA(서울산업진흥원)가 개최하는 아시아 최대 애니메이션ㆍ웹툰 전문 B2B 마켓인 국제콘텐츠마켓 SPP(Seoul Promotion Plan)이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다. 제18회를 맞이하는 국제콘텐츠마켓 SPP는 국내외 웹툰⋅애니메이션 및 관련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에게 콘텐츠 판매 및 구매, 공동제작, 투자유치 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이다. 작년의 경우 국내외 320여 개 업체가 참가한 가운데 총 2억8,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계약 상담이 이뤄졌으며, 올해는 국내외 400여개 기업이 참가를 확정지었다. 올해 행사에는 넷플릭스, 터너, 텐센트, CJ ENM, 디즈니, 유쿠 등 영향력 있는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비즈매칭과 컨퍼런스 등에 직접 참여할 예정으로, 국내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이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국제적인 트렌드를 읽어낼 수 있는 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PP에서는 비즈매칭, 컨퍼런스, 경쟁부문 피칭(애니메이션 컴피티션, 웹툰 어워드) 그리고 사업설명회 ‘이그나이트’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비즈매칭 행사는 초청바이어와 SPP 참가사의 1:1 비즈니스 상담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디즈니, 카툰네트워크, 터너 같은 거대 미디어사, 넷플릭스, 유쿠와 같은 세계 최고의 뉴미디어 플랫폼과 여러 신흥 바이어가 고루 참가하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콰이칸, 네오바자르 등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주름잡는 굴지의 웹툰 플랫폼 또한 ‘웹툰 종주국’ 한국의 우수한 원작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SPP를 다시 찾는다. 신규 유망 콘텐츠를 발굴하는 경쟁부문, 애니메이션 컴피티션과 웹툰 어워드 또한 본선 진출작을 공개하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22일 양일간 DDP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본선은 공개 피칭 형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올해 애니메이션 컴피티션에 신설된 ‘카툰’s 모스트 아티스트’ 상은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어드벤처타임’, ‘파워퍼프걸’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채널, 카툰 네트워크와의 협력을 통해 신설된 이 상의 수상작에는 카툰 네트워크의 글로벌 디렉터가 직접 진행하는 단계별 멘토링 특전이 제공되어, 해외시장 진출을 꿈꾸는 스튜디오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 경쟁부문은 대상, 최고기획상, 최고창의상의 세 부문의 수상작을 뽑으며, 선발된 작품에는 트로피와 상금이 수여된다. 애니메이션 컴피티션은 기획 중이거나 제작 중인 신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중 우수한 작품 20편을 선정해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피칭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며, 웹툰 어워드는 연재중이거나 연재가 완료된 작품 중 우수한 작품 10편을 선정해 웹툰 IP활용에 관심 있는 제작사. 바이어 및 투자자에게 프로모션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경쟁피칭 프로그램인 애니메이션 컴피티션과 웹툰어워드를 통해 엄선된 30편은 각각 21일 결선심사를 통해 대상, 최고기획상, 최고창의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기회 확대를 위한 우수 콘텐츠 홍보와 각 참가사 별 사업방향 및 신규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이그나이트도 진행된다. 투자사만이 참여가능하며 국내 최대 미디어 기업인 CJ E&M, 중국 플랫폼사 텐센트, IIE STAR, 제작사인 콤마스튜디오, 스튜디오게일 등이 연사자로 나선다. 올해의 세션에는 넷플릭스, 터너, 니켈로디언, 저스툰 등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유수 콘텐츠 기업의 전문가들이 연사로 참여해 콘텐츠 산업 별 트렌디한 주제를 다룬다.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및 키즈&패밀리 콘텐츠 부문 디렉터 아람 야쿠비안이 진행하는 ‘넷플릭스, 한국의 이야기를 전 세계로’세션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아울러 콘텐츠 중심도시 서울이 되기 위한 서울애니메이션 센터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콘텐츠 환경 변화에 따른 최신이슈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스포트라이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디즈니 채널 부사장, 레인메이커 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을 역임한 폰다 스나이더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잡지사 AWN의 편집장인 단 사토 그리고 KT미래사업개발단장인 고윤전과 서울의 콘텐츠 전략에 대해 심도 있게 토론하는 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올해의 세션과 스포트라이트는 콘텐츠 사업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SPP홈페이지 내 온오프믹스 바로가기 링크 또는 온오프믹스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SPP 2018은 위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한 웹툰과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물론 다양한 비즈니스 협력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저명한 연사 라인업과 트렌디한 주제의 컨퍼런스 통해 실질적인 정보와 통찰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보경 SBA 서울애니메이션센터장은 “올해 SPP에서는 한층 강화된 바이어 라인업과 다양한 컨퍼런스, 그리고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이그나이트 행사 등이 다채롭게 준비되어 있어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의 진정한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SPP는 국내 애니메이션과 웹툰 콘텐츠를 위한 최고의 해외 진출지로서의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현대차,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 공략 잰걸음

    ‘렌털+공유’ 서비스… 車판매 확대 노려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모빌리티(이동성) 시장에서 보폭을 넓혀 가고 있다. 네덜란드, 동남아시아 등에 이어 이번엔 인도 2위의 차량공유(카셰어링) 업체 ‘레브’에 투자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자동차 제조회사의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차량공유, 정보기술(IT)과 융합된 배송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삼고 이를 통해 차량 판매까지 늘린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레브와 상호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인도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하는 첫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20일 밝혔다. 2015년 인도에서 차량공유 사업을 시작한 레브는 현재 인도의 11개 대도시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른 공유경제 업체들보다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예컨대 레브는 고객 요청 장소로 차량을 배송해 주고, 공유차량에 전방추돌 경고 장치를 탑재해 안전사고를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레브는 인도 최초로 렌털과 차량공유가 결합된 형태인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도 선보였다. 서브스크립션은 월정액 요금을 내면 차종을 마음대로 바꿔 탈 수 있고, 이용 기간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자동차를 소유하는 제3의 방식이다. 인도의 차량 호출 시장은 2016년 9억 달러에서 2020년 20억 달러로 성장하고, 차량공유 시장은 현재 1만 5000대 규모에서 2022년 15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레브의 카셰어링 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을 구상하고,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차는 인도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모빌리티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앞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라스트 마일 배송서비스 업체 메쉬코리아와 협업 중이다. 또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업체 그랩, 중국의 라스트 마일 운송수단 배터리 공유업체 임모터, 호주의 P2P(개인 간 거래) 카셰어링 업체 카넥스트도어 등에 투자했다.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장 부사장은 “앞으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들을 공유경제와 결합한 혁신적인 모빌리티 서비스도 개발해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외국인 관광객 제주서 직접 운전하며 여행 즐겨

    렌터카를 직접 운전해 제주여행에 나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17일 제주관광공사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인 롯데렌터카의 임대현황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외국인이 임대한 렌터카는 416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2%(783대), 2016년보다는 29.8%(954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렌터카를 임대하는 외국인의 70%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홍콩에서 온 관광객이었으며, 나머지 30%는 미국, 일본, 독일, 러시아 등의 관광객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국제운전면허증으로 국내에서 운전을 할수 있는 제네바 및 비엔나 협약국에 포함되지 않아 국내에서 렌터카를 임대할 수 없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6월부터 지역 렌터카 업계와 공동으로 전기차를 활용해 싱가포르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렌터카를 활용한 자가운전 여행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중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개별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전기차 등을 활용한 자가운전 여행객과 장기체류형 고부가가치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렌터카 업계와 협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4년 제주도는 중국인 개? 관광객 유치를 위해 중국인 관광객에게 렌터카 운전을 허용하는 제주특별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교통사고 발생 우려 등의 부정적인 여론으로 무산됐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한진해운 파산으로 부산항 국적선사 비중 35% 불과

    한진해운 파산으로 급격히 줄어든 국적 선사들의 부산항 물동량 비중이 올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예전의 수준을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17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항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20피트짜리 기준 1060만 8000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019만 6000여개)보다 41만 2000여개 늘었다. 우리나라의 수출입화물은 510만 1000여개,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다른 나라의 환적화물은 550만 6000여개이다. 국적 선사는 수출입 202만 7000여개, 환적 170만 5000여개 등 총 373만 3000여개의 컨테이너를 부산항에서 처리했다. 전체 물동량에서 차지한 비중은 35.1%였다. 지난해 상반기의 33.8%에 비하면 1.3%포인트 높아졌지만, 한진해운이 버티고 있던 2015년의 40.3%, 2016년의 41.9%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이다. 외국 선사들은 올해 상반기 687만 4000여개를 처리해 전체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8%에 달했다. 외국 선사들의 비중은 2015년 59.6%, 2016년 58.0%에서 한진해운이 파산해 사라진 2017년에는 66.1%까지 높아졌다가 올해 소폭 줄었다. 국적 선사의 비중이 늘어난 것은 현대상선과 SM상선이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물량을 크게 늘린 데다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중소선사들도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환적화물을 부산항으로 많이 유치한 덕분이다. 하지만, 현대상선과 SM상선이 사라진 한진해운의 물량을 모두 되찾기에는 선대 규모 등이 많이 못 미쳐 국적 선사들이 예전과 같은 위상을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한진해운은 2016년 9월 법정관리에 들어가 영업을 중단하기 전에 한해 180만개 가량의 컨테이너를 부산항에서 처리했다. 항만업계는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적 선사들의 선복량이 대폭 늘어나고 한진해운 파산으로 상실한 네트워크를 대부분 복원하기 전에는 부산항의 주도권을 외국 선사들이 쥐는 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금요칼럼] 시원한 풍차 소리를 들으며/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시원한 풍차 소리를 들으며/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사람마다 좋아하는 나라가 있다. 나는 네덜란드를 으뜸으로 친다. 그곳에 가면 수백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큰 풍차 바퀴들이 아우성을 치며 잘도 돌아간다. 강가에 늘어선 풍차의 행렬을 바라보노라면 네덜란드를 향한 나의 사랑은 더욱 깊어진다.벌써 여러 번 그곳을 찾아갔다. 유럽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에 402명). 땅도 좁고 자연조건도 순조롭지 않다. 네덜란드라는 이름이 말하듯 워낙 “저지”라서, 본래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었다. 암스테르담도, 스키폴 공항도 실은 해수면 아래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사람들은 댐을 쌓고 풍차를 돌려 바닷물을 뺐다. 무려 국토 4분의1을 바다에서 건져낸 것이다. 유럽에는 한 가지 흥미로운 속담이 있다. “신은 만물을 창조하셨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그 나라 사람들이 창조했다.” 쓸모없는 땅덩어리처럼 보여, 서양 중세의 가장 탐욕스런 성직자며 귀족들조차 이 나라를 외면했다. 덕분에 네덜란드는 용감한 평민의 나라가 됐다. 억센 평민들이 운하를 건설하고, 질척한 갯벌에 수백만 개의 나무기둥을 박아 도시의 토대를 만들었다. 그들의 이마에서 흐른 구슬땀이 한 뼘 한 뼘의 땅덩어리가 됐다. 네덜란드는 어떠한 악조건에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인간 의지의 상징이요, 평민의 위대함이 아닌가. 17세기는 네덜란드의 시대였다. 그때 그들은 험한 파도를 이기고 동남아시아에 이르렀다. 유럽의 부자와 귀족들을 매혹시킨 향신료 무역의 최강자가 그들이었다. 네덜란드인들은 일본과도 수백 년 동안 교역했다. 1858년 일본이 미국과의 통상을 결정한 배경에는 네덜란드 정부의 진지한 충고가 있었다고 한다. 일본은 네덜란드 덕을 톡톡히 본 셈이지만, 우리는 그들과의 인연이 너무 엷었다. 현대 서구의 경제학자들은 네덜란드야말로 자본주의의 원산지라고 주장한다. 17세기 거기에서는 보험업, 운송업은 물론 증권시장도 고속으로 성장했다. 1637년에는 ‘튤립 파동’이란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튤립 알뿌리 한 개가 요즘 화폐로 환산해 1억 5000만원도 넘었다. 엄청난 투기의 거품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자 적잖은 수의 상인과 시민이 파산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마시라. 네덜란드를 좋아하는 진정한 이유는 그깟 자본주의 때문이 아니다. 자유와 관용 때문이다. 이 두 가지야말로 네덜란드의 매력이다. 서양 중세를 지배한 교회의 권위를 그 뿌리에서부터 뒤흔든 이는 철학자 스피노자였다. 그로 말하면 종교적 박해를 피해 이베리아반도를 떠나 암스테르담에 정착한 유대인 공동체 출신이었다. 그 무리에서도 이단자로 치부되던 스피노자는 고난에 가득한 실천적 삶을 통해 관용과 자유의 가치를 역사에 아로새겼다. 내가 좋아하는 나라, 네덜란드는 지금도 지구상에서 가장 관용적이고 자유로운 곳이다. 동성 간의 결혼도 가장 먼저 허용한 나라, 카페에서는 마리화나도 거리낌 없이 사서 피울 수 있는 곳, 연명치료의 허울에서 벗어나 안락사를 인간의 당연한 권리로 인정하는 곳이 바로 네덜란드이다. 여전히 네덜란드는 세계를 향해 열려 있다. 그곳 사람들은 영어도, 불어도, 독일어도 잘한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좁은 자기네 땅 안에서 복작거리며 심하게 다투지 않는다.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쑥쑥 뻗어 가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나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다. 독일처럼 명품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하는 나라. 삼성과 현대처럼 거대한 재벌기업도 존재하지 않는 나라. 그래도 네덜란드인의 평균소득은 유럽의 최강국인 독일을 크게 앞선다. 2018년 현재 네덜란드 평균소득은 5만 5185유로로 독일 5만 841유로를 넘었다. 네덜란드를 생각하면 나는 항상 기분이 밝아진다. 불가능 따위는 결코 그곳에 없다.
  • 김정남 암살여성 2명 재판 연장… 유죄 가능성 무게

    김정남 암살여성 2명 재판 연장… 유죄 가능성 무게

    말레이시아 사법 당국이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동남아시아 여성 2명에 대한 재판을 연장하고 이들에게 변론에 나설 것을 명령했다. 이는 새로운 반증이 제시되지 않으면 사실상 유죄가 확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AP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오른쪽·26)와 베트남인 도안티흐엉(왼쪽·30)에 대해 “피고인들은 북한인 용의자 4명과 함께 잘 짜인 계획하에 살해했다고 추론할 수 있으며 검찰이 제기한 혐의가 일단 입증됐다고 판단되는 만큼 피고인들에게 자기 변론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암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를 입증할 만한 확고한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시티와 도안은 지난해 2월 13일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에게 VX를 건네준 북한인 4명은 범행 직후 북한으로 도주했다. 피고인들은 몰래카메라를 찍는다는 말에 속아 살해 도구로 이용됐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들이 범행 당시 웃지 않았다는 점과 VX를 바르고 난 직후 곧바로 손을 씻었다는 점에서 자신들이 독극물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1~2개월 뒤 최종 변론을 들은 뒤 형량을 결정할 전망이나 현재로서는 검찰 측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으로 평가된다. 말레이시아 형법은 고의적 살인의 경우 예외 없이 사형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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