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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이 빚은 땅, 생명이 움트다

    신이 빚은 땅, 생명이 움트다

    카파도키아는 튀르키예 중부의 네브셰히르주, 카이세리주 등의 지역을 잇는 이름이다. 그리스어로 아나톨리아(해가 뜨는 곳), 우리 역사책엔 ‘소아시아’로 소개됐던 지역의 일부다. 카파도키아의 봄은 살구꽃이 연다. 현지에선 우리 매화처럼 봄의 전령사 대접을 받는 듯하다. 살구꽃이 피니 외계의 별 같았던 카파도키아가 한층 ‘지구다워’졌다. 1000여년 전 기독교인들이 석굴에 남긴 프레스코화도 사진으로 담았다. 촬영이 엄격히 금지된 곳인데 튀르키예 문화관광부가 특별 허가를 내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접할 수 없었던 고대의 성화들을 좀더 많은 이들에게 보여 주라는 뜻일 터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 탓에 카파도키아의 자랑인 열기구를 타지는 못했지만 이번 여정에선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을 눈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카파도키아는 아주 독특한 풍경을 가졌다. 지구에선 비교 대상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전설적인 영화 ‘스타워즈’의 감독이 이 지역을 돌아보며 영감을 얻었다고 하니 얼마나 ‘외계스러운’ 풍경인지 짐작할 만하다. 그 희한한 땅이 살구꽃 하나로 달라 보인다. 만화 속 스머프들이 살 것 같은 바위 사이에, 척박한 계곡 한편에 살구꽃 한 송이 피어 있으니 그제야 정감 어린 인간의 땅으로 다가온다. 우리 덕수궁 석어당 앞의 살구꽃도 그렇잖은가. 무겁게 침잠해 있던 거무튀튀한 옛 건물도 이른 봄에 살구꽃이 피면 생기를 얻는다. 꽃 한 송이의 힘은 이처럼 세다.카파도키아는 지각 변동과 화산 폭발이 만든 땅이다. 아주 오래전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뭍이 됐고, 그 위로 카이세리의 에르지예스 화산에서 쏟아져 나온 응회암 등이 겹쳐 쌓였다. 이어 비와 바람, 시간이 차별적으로 지면을 조탁하면서 지금과 같은 독특한 모습이 됐다. 이번 카파도키아 여정의 ‘원픽’을 꼽으라면 단연 ‘괴레메 야외 박물관’이다. 이름은 박물관이지만 기독교인들에겐 일종의 성지다. 괴레메는 “너희는 (이곳을) 볼 수 없다”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라고 한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여기엔 복잡한 역사가 얽혔다.카파도키아는 아시리아, 히타이트, 알렉산드로스의 마케도니아 등 숱한 제국이 명멸했던 땅이다. 그들이 누렸던 다양한 문명의 흔적도 흐릿하게 남아 있다. 그중 현재의 모습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이들은 기독교인들이다. 이들이 괴레메에 처음 정착한 때는 4세기쯤(7~11세기라는 견해도 있다)이라고 한다. 로마와 이슬람의 박해를 피하려는 뜻이었으니 당연히 눈에 띄지 않도록 꼭꼭 숨어야 했을 것이다. 그에 딱 맞는 공간이 ‘요정의 굴뚝’이라 불리는 응회암 절벽이다. 괴레메 등 카파도키아 지역에 무수히 많다. 기독교 수도사와 교인들은 이 응회암 절벽을 파 석굴교회와 수도원, 침소, 식당 등을 조성했다. 대표적인 곳이 괴레메 야외 박물관이다.석굴교회는 대개 내부가 고대의 프레스코 성화로 치장돼 있다. ‘당연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이고 그만큼 주의 깊게 돌아봐야 할 공간이다. 아쉬운 건 아름다운 벽화들을 눈으로 보는 것 외에 담아 갈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석굴교회 내부는 촬영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모르는 척 휴대전화로 찍으려 하면 경비원이 득달같이 달려와 제지한다. 심지어 사진 삭제를 요구하기도 한다. 아무리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려도 인터넷에 비슷한 사진들뿐인 건 관계 기관에서 촬영해 배포한 사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달랐다. 튀르키예 문화관광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 내부를 촬영할 수 있었다. 홍보 목적이라기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좀더 많은 이들에게, 편견 없이 아름다운 성화들을 보여 주라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 과정에 사연도 많았다. 특히 서양인들의 반발이 적잖았다. “마이 갓(God), 유어 갓” 운운하며 언쟁을 하는 서양 관광객도 있었다. 경비원이 몇 차례 공손하게 대꾸하다 변화가 없으면 여지없이 ‘모시고’ 석굴 밖으로 나갔다.괴레메 일대엔 무수한 동굴이 있다. 그중 괴레메 박물관 구역에 포함된 건 석굴교회, 수녀원, 식당 등 14곳의 건물(사실은 동굴)이다. 수녀원은 매표소 전에 있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매표소를 지나면 성 바실 교회, 엘말르 교회(오래 전 정문 앞에 사과 과수원이 있었다고 해서 애플 처치로 불린다), 성 바르바라 교회 등의 순서로 이어진다. 뱀 교회(이을란르 교회)도 있다. 뒷산에 살던 늙은 뱀을 처치하는 벽화가 있어 이런 이름을 얻었다. 하이라이트는 ‘다크 처치’ 어둠의 교회 수도원(카란륵 킬리세 마나스트르)이다. 프레스코화가 가장 잘 보존돼 있다. 예수의 탄생과 세례, 최후의 만찬, 죽음, 부활 등의 장면이 생생하게 남아 있다.또 다른 관광 명소인 우츠히사르와 오르타히사르도 형태는 비슷하다. 교회로 쓰이지 않았을 뿐 집과 요새로 이용된 건 마찬가지다. 우츠히사르와 오르타히사르 사이엔 비둘기 계곡이 있다. 고대인들은 계곡에 작은 굴을 뚫어 비둘기를 길렀다. 비둘기는 기독교인의 상징물이었는데, 현실적으로도 요긴했다. 현지 가이드에 따르면 비둘기 알은 괴레메 프레스코화의 안료들이 벽에 잘 달라붙도록 하는 접착제 구실을 했다. 비둘기 집에 쌓인 똥은 비료로 쓰였다. 바닷새들의 구아노에 견줄 수는 없지만 비슷한 기능을 한 듯하다. 그리고 소식을 전하는 전서구로도 활용됐다. 우리에게 ‘스머프 마을’로 잘 알려진 파샤바으도 ‘요정의 굴뚝’이 만든 명소다. 여기 응회암은 버섯을 빼닮았다. 머리 부분은 딱딱한 현무암, 기둥 부위는 연질의 응회암이다. 약 6000만년 전부터 진행된 차별 침식과 풍화로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됐다.지상에 요정의 굴뚝이 있다면 지하엔 ‘요정의 미로’가 있다. 박해자들의 눈에 띄지 않고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지하 도시다. 이런 지하 도시가 수십개라고 한다. 가장 유명한 곳은 카이마크르와 데린쿠유다. 카이마크르는 가장 먼저 생긴, 가장 큰 지하 도시다. 염소, 물소 등의 젖을 굳혀 만드는 특산물 ‘카이막’의 유명 산지다. 데린쿠유는 가장 깊은 지하 도시다. 실제 규모가 20층에 달한다고 한다.초현실적인 풍경은 들녘 곳곳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비둘기 계곡, 러브 밸리 등 수두룩하다. 대부분 계곡을 따라 트레킹 코스가 잘 조성돼 있어 전 세계의 도보꾼들을 불러 모은다. 크즐추쿠르 계곡(로즈 밸리)도 그중 하나다. 저물녘 풍경이 특히 빼어나 현지인들은 이곳을 ‘파노라마 뷰포인트’로 꼽는다. 셀 수 없이 긴 시간이 만든 장밋빛 기암들이 계곡을 따라 도열해 있다. 저물녘 햇살이 비치면 더 붉게 변한다. 저세상 풍경이란 아마 이런 것이 아닐지.
  • 광명시, 중국 랴오청시 교류 재개하고 우호협력 강화

    광명시, 중국 랴오청시 교류 재개하고 우호협력 강화

    지난 2005년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를 이어온 중국 산둥성 서부의 경제·문화 중심도시 랴오청시의 이장평(李长萍) 당서기 등 대표단이 19일 경기 광명시를 방문했다. 광명시는 그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던 랴오청시와 교류를 재개하고 우호협력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박승원 시장과 이장평 당서기는 이날 오후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우호협력관계 강화 의향서’에 각각 서명했다. 이에 따라 광명시와 랴오청시는 투자와 무역 거래 강화, 인문관광 협력을 비롯해 정기적 상호교류를 통해 장기간 효력이 있는 업무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랴오청시 대표단을 영접한 자리에서 “코로나 펜데믹 이후 공식적인 첫 해외 상호결연도시 대면 교류를 랴오청시와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잠시 멈췄던 교류의 물꼬를 터 결연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두 도시가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당서기는 “박승원 시장의 환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향후 이전보다 교류와 협력의 범위를 확대하고 상호협력관계를 강화해 왕성한 교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지난 2005년 자매결연을 맺은 광명시와 랴오청시는 관내 기업인 교류 등 경제 협력, 청소년 교류, 문화예술 교류, 공무원 상호파견, 의료분야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우호협력 관계를 다져왔다. 랴오청시 관계자가 광명시를 방문한 것은 코로나 펜데믹 이전인 2019년 8월 청소년 교류단 방문 이후 3년여 만이다. 한편, 이장평 당서기 등 10명의 대표단은 이날 의향서 서명에 앞서 광명동굴, 기아자동차 오토랜드 광명공장을 견학했다. 대표단은 포스코그룹, CJ그룹 등을 방문한 뒤 21일 출국한다.
  • 한번도 보고된 적 없는… 물고기가 한라산에 살까

    한번도 보고된 적 없는… 물고기가 한라산에 살까

    한라산국립공원 내 고지대 분화구나 습지에 서식하는 어류에 대한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진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서식현황이 알려지지 않은 한라산국립공원 내 담수어류, 거미류, 연체동물 등 3개 분야에 대한 첫 생물자원조사에 착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달부터 11월까지 7개월간 진행되는 이번 조사에는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와 함께 생물다양성연구소,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한국동굴생물연구소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그동안 담수어류, 연체동물, 거미류 등 3개 분야는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한라산국립공원 자원조사에서 제외돼 왔다. 담수어류와 연체동물은 한라산국립공원의 지리적 위치, 연중 지표수의 보유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처음으로 시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한라산이라는 독특한 화산지대에서 담수어류의 형태적, 서식적 특성을 밝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 시점에서 연체동물 종 현황 및 분포의 기록은 향후 한라산에서의 인간 활동과 기후변화를 추적하는 주요 지시자로 활용될 수 있는 생물자원이다. 거미류는 지난 2016~2019년 실시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조사를 통해 190종이 보고된 바 있다. 고정군 제주도 한라산연구부장은 “지금까지는 존재를 알고 있는 생물자원의 현황 파악에 집중했다면, 이번 조사는 분포 여부 및 현황이 파악되지 않은 분야에 대한 최초의 종합적인 조사”라면서, “한라산에서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종 혹은 고유성을 밝힐 수 있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한라산의 새로운 가치를 꾸준히 발굴하도록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라산국립공원은 지난해에 식물상 등 총 19개 분야에 대한 제4기 자연자원조사를 진행했다.
  • 경기도 외국인 대상 ‘이지투어버스’ 12개코스 운행

    경기도 외국인 대상 ‘이지투어버스’ 12개코스 운행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연말까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지(EG)투어버스’ 운행을 시작한다고 17일 밝혔다. 이지(EG)투어버스는 ‘경기도의 즐거운 탐험(Explore Gyeonggi-do Enjoy G-Shuttle)’, ‘쉬운 경기도 여행(Easy Gyeonggi-Shuttle)’이라는 뜻이다. 이지(EG)투어버스는 경기도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 2017년 운행을 시작했다. 관광업체를 통해 희망 외국인을 모객하고 있으며, 홍대입구와 명동 등 서울을 출발점으로 경기도 권역별 주요 관광지를 운행한다. 도내 동·서·남·북 권역별 총 12개 코스로 운영한다.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는 한국민속촌·수원화성을 포함하고, 정전 70주년을 맞아 비무장지대(DMZ) 관광지를 포함한 코스를 5개 개발했다. 경기 서부권 문화관광협의회 사업과 연계해 서부권 특화 노선 7개도 포함했다. 12개 코스로는 ▲(용인·수원) 한국민속촌,수원화성,남문시장 ▲(포천) 포천아트밸리,농장체험,허브아일랜드 ▲(양평) 양떼목장,로컬푸드직판장,양평두물머리 ▲(파주) DMZ투어(도라전망대),JSA투어 ▲(안산·화성) 대부도 동춘서커스,서해랑케이블카등이 있다,이밖에 ▲(광명) 광명동굴,IKEA·롯데아울렛,도덕산 출렁다리,광명전통시장 ▲(부천) 부천중동사랑시장,부천한옥마을,한국만화박물관,부천아트벙커B39 ▲(시흥·화성) 시흥 프리미엄아울렛,서해랑케이블카,율암온천,그랑꼬또 와이너리 ▲(김포) 김포라베니체,국제조각공원,애기봉평화생태공원 ▲(수원) 봉녕사 템플스테이,남문시장,화성행궁 ▲(평택·광명) 평택 소풍정원,광명동굴 ▲(시흥·화성) 시흥프리미엄아울렛,웨이브파크,전곡항 요트투어도 마련됐다. 모든 노선은 일일투어로 운영되며, 요금은 최소 30달러(약 4만원)부터 최대 160달러(약 21만원)로 판매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경기관광포털 외국어(영·일·중) 페이지의 ‘이지투어버스’ 카테고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용훈 관광과장은 “올해 관광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경기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지(EG)투어버스를 통해 경기 관광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혼자 지하 70m 동굴서 500일 버틴 여성 “가장 힘들었던 건 파리”

    혼자 지하 70m 동굴서 500일 버틴 여성 “가장 힘들었던 건 파리”

    고립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 참여한 여성 산악인이 지하동굴에서 홀로 산 지 500일 만에 바깥세상으로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및 스페인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출신 산악인 베아트리스 플라미니(50)는 극한의 고립이 인간의 신체·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는 실험 차 스페인 남부 그라다다 모트릴 인근에 있는 지하동굴에 들어갔다가 500일 만에 밖으로 나왔다. 그는 2021년 11월 20일 지하 70m 동굴로 들어가면서 헬멧 라이트 등 약간의 빛과 책, 종이와 연필, 뜨개질감만을 챙겼다. 스페인 알메리아·그라나다·무르시아 대학 소속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그를 지속 관찰하면서도 극도의 고립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500일 동안 지정된 장소에 식료품을 놓아줄 뿐 그에게 어떤 대화나 접촉을 시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비상 상황을 대비한 ‘패닉 버튼’이 제공됐지만 플라미니는 이를 누르지 않고 약속한 기간을 채우고 동굴 밖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무사 생환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플라미니는 “나는 나 자신과 아주 잘 지냈다”라면서 “힘든 순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매우 아름다운 순간 또한 있었다”라고 말했다. 동굴에서 한 일들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그는 동굴에서 책 60권을 읽었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뜨개질도 하는 등 계획적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 닥친 그 순간을 사는 것이 비결이었다”라면서 “잡생각 하지 않고 한 가지 행위에 몰두하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덧붙였다. 플라미니는 65일째부터는 시간의 흐름에 대한 감각을 잃었고 동굴 밖으로 나왔을 때 160∼170일 정도 지났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람들이 내려와 ‘이제 동굴을 떠나야 한다’라고 했을 때 밖에 무슨 일이 일어나 그런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500일이 지났다는 얘기를 듣자 ‘벌써? 말도 안 돼. 아직 책을 끝내지 못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실은 (동굴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라고 고백했다. 플라미니가 동굴에서 생활하면서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자신에게 닥친 최대 위기가 동굴에 파리가 들어왔던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미니는 “파리가 들어와서 애벌레를 낳았는데 그냥 내버려 뒀더니 파리가 내 온몸을 뒤덮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한 기자가 플라미니에게 동굴에서 화장실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냐고 묻자 “다섯 번의 배변을 보면 지정된 장소에 옮겨놓았다. 다섯 차례의 배설물을 모으는 것이 최대 한계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마치 신에게 제물을 바치듯 배설물을 가져다 놓으면 외부 사람들은 마치 신처럼 나에게 음식을 내려줬다”라고 밝혀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플라미니는 동굴에서 지내는 동안 샤워도 할 수 없었다면서 기자회견에서 “아직도 샤워를 못 했지만 나는 익스트림스포츠 선수이기 때문에 500일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지 매체들은 플라미니가 세운 기록은 인간이 홀로 동굴에서 보낸 최장 기록인 것으로 보이지만, 기네스 세계기록에 이 같은 종목이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의 500일 동굴 여정은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인간이 되려는 곰도 아니고, 동굴에서 홀로 500일을 지낸 여성

    인간이 되려는 곰도 아니고, 동굴에서 홀로 500일을 지낸 여성

    스페인의 익스트림 스포츠 선수가 동굴에서 홀로 500일을 지내다 밖으로 나왔다. 기네스 월드 레코드 등재를 노리고 한 모험이자 실험이었다. 베아트리스 플라미니(50)란 여성이 화제의 주인공. 그라나다의 해안 마을 몬트릴의 동굴에 처음 들어갔을 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않았으며,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에 갇혀 지내던 때였다. 동굴을 나오자마자 “나는 여전히 2021년 11월 21일(현지시간)에 갇혀 있다. 나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14일 전했다. 땅 속 70m 지점에 있는 동굴에서 그는 운동과 그림 그리기, 양모로 모자를 뜨개질하며 시간을 보냈다. 책 60권을 독파했고 1000리터의 물을 소비했다고 지원팀은 밝혔다. 심리학자, 연구자, 동굴학자 등은 인간이 고립된 환경에서 어떻게 지낼 수 있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했다. 다만 플라미니와 접촉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현지 TVE 방송이 촬영한 화면을 보면 그는 기신기신 동굴 밖으로 올라와 지원팀 팀원들을 껴안았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빼어나고, 깨지기 힘든 것”이라고 말한 뒤 “일년 반 동안 묵언해 혼잣말만 했을 뿐 누구와도 얘기를 나누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취재진은 더 상세한 얘기를 들려달라고 요구했고, 그는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균형감을 잃었다. 오래 갇혀 있었으니까. 샤워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면, 일년 반 동안 물을 만지지 못했다. 잠깐이라도 여러분을 뵙겠다. 여러분 괜찮겠죠?” 그는 두 달 정도 흐르자 시간관념을 잃었다고 나중에 취재진에게 털어놓았다. “날짜를 세는 일을 그만 둬야 하는 시점이 오더라. 나는 지금 160~170일쯤 지난 것으로 생각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파리들이 날아다녀 몸을 가려야 했던 점이며, 자꾸 환청이 들렸던 것이라고 밝혔다. “침묵하면 뇌가 뭔가를 채우더라”란 말도 했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시간관념을 잃고 극심하게 방향 감각을 상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견뎌내는지 파악하려 했다. 그의 지원팀은 동굴에서 가장 오래 견딘 기록이라고 말했지만 기네스 월드 레코드는 자발적으로 동굴에 들어가 생존한 기록 부문이 있는지 확인해주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널리 알려진 대로 동굴에서 가장 오래 견딘 기록으로는 2010년 칠레의 구리 광산 붕괴로 매몰된 688m 깊이의 동굴에서 69일을 버틴 33명의 칠레와 볼리비아 광원들이다.
  • 말하지 못했던… 이름 짓지 못한 역사를 꺼내다

    말하지 못했던… 이름 짓지 못한 역사를 꺼내다

    “길을 걷는다. 길 위에서 4·3이 흔적을 찾는다. 이 길은 그들에게 가시밭길, 죽음의 길이었다. 그 길 위에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길을 걷는 이들의 눈에 4·3은 보이지 않으나 그날은 그 길 위에 있다.” “군인들이 불을 질렀다. 푸른 바다는 핏빛 바다가 되었다. 곤을동은 ‘잃어버린 마을’이 되었다. 북촌리에 총소리가 울렸다. 300여명이 한날 학살되었다. 한라산으로 피신한 동광리 주민들은 총살됐다. 헛묘를 만들었다.” “제주4·3평화기념관, 어두운 동굴 끝에 하얀 비석이 누워있다. 비석은 천장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을 받아 빛난다. 아무런 글자도 새겨지지 않았다. ‘백비’다. 이렇게 적혀 있다. ‘4·3백비, 이름 짓지 못한 역사’. 제주출신 허호준 한겨레 신문기자가 쓴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는 이처럼 여전히 이름을 짓지 못한 역사를 담고 있다. 4·3 생존 희생자, 유족들과 나눈 이야기를 뼈대로 “4·3의 전 과정을 나의 시각에 축약했다”는 그는 “제주 섬 곳곳에 남은 흔적을 따라가 보았다. 처연한 아름다운 땅 성산포 터진목, 무지갯빛 물보라 이는 서귀포 정방폭포는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이고 모슬포 알뜨르비행장 일대는 4·3만이 아닌 일제 침략과 한국전쟁의 상흔이며, 힌림 월령리는 4·3 당시 토벌대의 총에 턱을 크게 다쳐 평생 고통 속에 사신 무명천 할머니, 진아영의 삶터”를 걷고 있었다. 때론 절경의 길은 한때 죽음의 길이었던 그 길을. 그는 “끝나지 않는 역사, 이름 짓지 못한 역사, 정부 보고서가 2003년 10월 확정되고, 같은 달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과한 데 이어 2014년 국가추념일로 지정됐지만, 여전히 4·3은 ‘이름 짓지 못한 역사’로 남아있다”며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4·3 정명에 대해 “부당한 탄압에 맞선 저항의 역사”에 부합한다는 측면에서 제주4·3에 ‘항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定名) 길을 제안했다. 이제야 끝냈다는 표현처럼 큰 짐을 하나 내려놓은 듯, 홀가분한 듯, 책머리에서 기자는 “4·3경험자들의 녹취록을 다시 들여다 보고, 사료를 찾아 처음부터 다시 써야 했다. 쓰면 쓸수록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4·3 자료를 모으는데만 30년이 걸렸다”고 이제는 농담까지 던질 정도로 그 어떤 책무에서 벗어나 시원하다는 듯 웃어 보이는 그는 그 먹먹한 4·3 첫날과 마지막 날의 오랜 시간만큼의 그 역사 앞에 다시 서 있다.
  • 낯선 무대에서 경험하는 공존의 방식… 국립현대무용단 ‘카베에’

    낯선 무대에서 경험하는 공존의 방식… 국립현대무용단 ‘카베에’

    39인의 무용수가 소리를 내자 무대는 마치 동굴이 된 것 같다. 함께 놓인 어두운 공간에서 관객들은 낯선 경험을 거듭하게 되고, 결이 달라진 감각은 극장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다르게 발견하게 한다. 처음엔 이게 뭘까 싶다가도 미지의 영역으로 반복해서 안내하는 무용수들의 소리와 몸짓에 조금씩 적응하고 반응하게 된다. 국립현대무용단이 지난 7~9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 ‘카베에’는 공동(空洞)의 경험을 무대 위에 펼쳐낸 작품이다. ‘카베에’(CAVEAE)는 동굴을 뜻하는 단어 CAVE의 원형인 카베아(CAVEA)의 복수형으로 구멍·동굴·객석과 같이 어둡고 움푹 패인 다수의 공동을 의미하는 단어다. 작품을 만든 황수현 안무가는 ‘감각의 미래’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며 “신체를 기반으로 공연을 만드는 예술가로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카베에’는 이런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작품이다. 새로운 형식의 안무를 통해 몸의 역량을 재발견하고, 39인의 무용수들이 타자를 향해 기꺼이 자신을 드러내게 함으로써 이 시대에 요구되는 ‘함께함의 감각’을 공유하고자 한 것이다.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성이 점점 멀어지고 희미해져 가는 시대에 ‘카베에’의 집단 군무는 곁의 누군가를 더 가까이 들여다보게 한다. 관객들은 다른 몸을 만나 조율하고 적응하고 변형되는 과정을 눈앞에서 보게 되고, 무용수들의 춤을 통해 차이를 이해하고 다양성을 수용해가면서 기꺼이 곁을 내주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각자의 고유성을 지워내지 않으면서도 조화롭게 펼쳐지는 춤은 마치 무질서 속에서도 나름의 질서를 갖추고 돌아가는 사회를 보는 것 같다. 2021년 처음 기획을 시작한 ‘카베에’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환선굴, 성류굴 등 실제 동굴을 조사했다. 무용수들이 몸짓과 소리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동굴 안에서 인간이 모르는 사이 벌어지는 어떤 일을 상상하게 된다. 동굴이 가진 분위기, 음향, 습도 등 표현하기 난해한 감각적 이미지가 어둡고 넓은 공간으로 변신한 해오름극장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황수현 안무가는 “무언가가 통과하고 흘러넘치는 투과성을 지닌 공간으로서 극장을 사유한다”면서 “그곳에서 함께한 경험이 서로 전이되고 퍼져나가 극장 밖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그의 말대로 ‘카베에’는 단순히 공연을 보고 끝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낯선 경험을 통해 몸에 각인된 감각이 오랜 여운을 남기며 함께함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 ‘십자가의 길’ 불참한 교황, 휠체어 움직이며 부활절 성야 미사 집전

    ‘십자가의 길’ 불참한 교황, 휠체어 움직이며 부활절 성야 미사 집전

    프란치스코 교황(86)이지난 7일(현지시간) 저녁 ‘십자가의 길’에 2013년 즉위 이후 처음으로 참석하지 못했다가 다음날 밤 부활절 성야 미사를 집전하며 대중 앞에 다시 섰다. 호흡기 감염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던 교황은 로마 콜로세움 앞 광장에서 열린 ‘십자가의 길’ 예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바티칸 교황청은 갑자기 나빠진 날씨 탓에 교황이 불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프란치스코 교황은 8일 밤 늦게 휠체어를 타고 작은 촛불을 든 수십명의 추기경 및 다른 성직자들과 함께 8000여 신자들이 성 배드로 대성당에 도착했다. 부활절 성야 미사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목숨을 잃었다가 부활하고 선이 악을 이길 수 있다는 기독교 믿음을 반영하듯 동굴 속처럼 어둠에 싸였던 대성당이 갑자기 빛으로 환해지면서 시작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강론을 통해 신자들에게 새로워지라고 독려했다. 그는 “때때로 우리는 반복되는 일상에, 그리고 영리하고 강한 자만이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차갑고 냉혹한 세상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데 지칠 수 있고, 어떤 때는 악의 힘 앞에 무력감을 느끼고 낙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에 만연한 계산과 무관심의 태도, 암적인 부정부패, 불의의 확산, 냉혹한 전쟁 등도 낙담의 원인”이라면서 “하지만 부활절은 우리가 패배감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희망을 가둬놓은 무덤의 돌을 굴리게 동기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절의 힘은 실망과 불신의 모든 돌을 굴려버리라고 여러분에게 요구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부활절 성야 미사에서는 전 세계에서 온 신자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전통에 따라 알바니아와 미국, 나이지리아, 이탈리아, 베네수엘라에서 온 8명의 신자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시간 넘게 진행된 미사 중 때때로 기침을 하기도 했으나 체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9일 낮 수만 명의 신자가 참석하는 성 베드로 광장 부활절 미사를 집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은 지난달 29일 호흡 곤란을 호소한 뒤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호흡기 감염 진단을 받았다가 지난 1일 호전돼 퇴원해 이튿날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미사를 거행했다.
  • 새벽길 우물에 빠진 70대… 소방·경찰 공조로 15시간 만에 구조

    새벽길 우물에 빠진 70대… 소방·경찰 공조로 15시간 만에 구조

    대구 한 과수원에서 사용하지 않는 우물에 빠진 70대 남성이 소방대원과 경찰 덕분에 무사히 구조됐다. 5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5시 11분 “남편이 새벽 1시쯤 운동하러 갔는데 연락이 안된다”는 아내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40여분이 지난 5시 50분쯤에는 A씨의 남편 B씨가 “동굴인데 물이 깊다. 살려달라”며 119에 구조를 요청했다. 당시 A씨는 동굴과 두릅 밭을 언급했으며 “공군 숙소 가기 전‘이라는 통화를 끝으로 전화 연결이 끊겼다. 이후 119 상황실 직원이 B씨 휴대전화로 수차례 통화를 시도해 연결됐지만 연결 상태가 좋지않아 통화는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119측은 대구 동부 경찰서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경찰은 B씨와 119 통화를 분석, 동구 방촌동 일대 우물이 있는 곳을 집중적으로 수색해 4일 밤 8시 20분쯤 B씨를 찾아냈다. 최초 신고 15시간 만이다. 수색에는 소방대원과 경찰 기동대, 형사·실종팀, 드론 2대, 수색견 등이 투입됐다. 발견 당시 B씨의 휴대전화는 꺼져있는 상태였다. A씨가 빠진 우물은 깊이 6m, 지름 2m 크기로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우물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밤길에 우물을 못 보고 빠진 거 같다“며 ”실제로 우물 주변에 잡풀이 무성해서 발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A씨는 발견 당시 추위와 근육통을 호소했으나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소방안전본부는 B씨가 소방대원이 설치한 사다리를 이용해 자력으로 우물을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소방 관계자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B씨는 무사히 퇴원해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 울산시,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 추가 선정

    울산시,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 추가 선정

    울산시가 고향사랑기부금 답례품 16개 품목을 추가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답례품은 ▲돼지고기 등 농식품 1개 ▲국수, 손 막걸리, 알로에, 배 요구르트, 야생차, 꿀 스틱, 장류·청류, 양갱, 차 병, 어간장 등 가공식품 10개 ▲비누, 접시, 머그잔 등 공예품 3개 ▲자수정동굴나라 이용권, 숲속요가명상 체험권 등 이용권·체험권 2개 등이다. 답례품은 공급 협약, 고향사랑e음 등재, 운영 교육 등 과정을 거쳐 기부자에게 공급된다. 이번 답례품을 추가하면서 시는 농축수산물 5개, 가공식품 15개, 공예품 3개, 문화·관광 서비스 7개 등 총 30개 품목을 제공한다. 고향사랑기부금은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타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다. 기부 촉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부자에게는 기부 금액의 30% 이내의 지역특산물 등을 제공할 수 있다.
  • 경북도의회 원자력대책특별위원회, 현지확인 실시

    경북도의회 원자력대책특별위원회, 현지확인 실시

    경북도의회 원자력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최덕규)는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도내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에 대한 안전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지역 원전산업 발전과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경주 월성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대전 소재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을 현장 시찰했다. 3일에는 경주에 있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의 중·저준위 방폐물 현황에 대한 보고와 함께 동굴처분시설(방폐장)에서 방사성폐기물의 처리현황을 시찰했고,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차세대 원자력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할 문무대왕연구소 건축 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상황을 점검했다. 한수원 월성본부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의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 등 추진현황 및 계획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신월성 2호기 등을 방문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등을 점검하며 현장에서 원자력 관련 애로 및 건의사항 등을 청취했다. 4일에는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경북의 원자력 정책을 공유하고 주요 연구시설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연구형원자로’, PRIDE(파이로일관공정시험시설), 소형원자료 종합효과 시험장치 등의 시설들을 둘러보면서 SMR(소형모듈원자로) 관련 등 향후 원자력 정책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최 위원장은 “도내 원자력 발전소의 운영상 안전관리 체계를 상시 점검하고, 지역원전산업 활성화와 원전정책 개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함으로써 경북이 원자력 산업의 중심지이자 미래 먹거리의 핵심으로 발돋움하는데 도의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 시끌벅적 유쾌한 모험, 특수효과도 빛났다[지금, 이 영화]

    시끌벅적 유쾌한 모험, 특수효과도 빛났다[지금, 이 영화]

    친구들과 좋아하는 캐릭터를 하나씩 골라 모험을 떠난다. 도끼를 든 늑대, 방패로 무장한 해골 등을 물리치고 나아간다. 마침내 동굴에서 보스인 거대한 용과 대면할 때의 그 재미란. 29일 개봉하는 ‘던전 앤 드래곤: 도적들의 명예’는 1970~80년대생이 오락실에서 즐겼던 동명의 유명 게임을 실사화한 영화다.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이 함께 모험을 떠난다는 설정만 두고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입혔다. 명예로운 기사였지만 도적이 돼 버린 에드긴(크리스 파인 분)은 부활의 서판을 얻고자 홀가(미셸 로드리게스)와 코린의 성에 잠입한다. 그러나 포지(휴 그랜트)와 소피나(데이지 헤드)의 배신으로 실패한 채 감옥에 갇힌다. 기발한 방법으로 탈옥에 성공한 이들은 팀을 꾸리고 포지와 소피나에게 맞선다. 리더 에드긴은 전략 담당이지만 입만 살았다. 홀가는 괴력의 소유자지만 앞뒤 안 재고 저돌적이다. 실력이 뛰어나지만 재미라곤 하나도 없는 젠크(레게장 페이지), 소질 없는 마법사지만 우직한 사이먼(저스티스 스미스), 변신에 능하지만 아픔을 가진 도릭(소피아 릴리스)까지. 어딘가 하나씩 부족한 이들이 모이면서 점차 진정한 팀이 돼 간다. 장난스럽게 말을 내뱉고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묻어난다. 이상한 캐릭터들이 티키타카를 벌이면서 우주를 함께 모험하는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오갤) 시리즈가 떠오르는 부분이다. 실제 ‘가오갤’과 ‘어벤져스’ 제작진이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 속 배경은 변신과 마법 등이 존재하는 고대 도시국가 네버윈터다. 특수효과가 얼마나 화려한지가 관건인데, 안심하고 즐겨도 좋다. 깊은 동굴에서 깨어난 거대하고 통통한 붉은 용 템버샤우드를 비롯해 돌을 뿜어 대는 용 라코르, 올빼미 머리와 깃털을 가진 곰 아울베어 등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 여기에 로크논, 디스플레이서 비스트, 미믹 등 독특한 괴물들의 등장이 이어진다. 부활의 서판, 분리의 투구, 마법봉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마법 아이템 역시 영화의 재미를 더한다. 액션의 질감이 나쁘지 않다. 가급적 거대한 화면으로 보길 권한다. 다만 예측이 가능한 줄거리는 단점일 수 있겠다. 무언가 깊은 의미를 찾으려 하지 말고 머리 비우고 즐거운 여정을 따라가길 권한다. 신나는 이야기는 후속편에도 이어질 테니. 134분. 12세 관람가.
  • 한국 냉동굴 캐나다 간다… 위생당국 평가 통과

    한국 냉동굴 캐나다 간다… 위생당국 평가 통과

    한국 냉동굴이 캐나다 위생당국의 평가를 통과함에 따라 안정적으로 수출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해양수산부는 캐나다 위생당국이 실시한 한국패류위생계획 동등성 평가 결과 적합 판정을 받아 한국이 앞으로도 냉동굴을 캐나다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고 27일 밝혔다. 한국패류위생계획은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 외국으로 수출되는 패류의 안전성을 보장하고 수입국에서 요구하는 위생관리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수립된 수출용 패류에 대한 종합 계획이다. 앞서 캐나다는 2019년 자국 식품안전 통합법령이 시행됨에 따라 한국이 냉동굴을 계속 수출하려면 패류 위생관리 체계가 자국과 동등한 수준임을 입증해야 한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 이후 캐나다는 2020년 3월~2021년 12월 한국패류위생계획에 대한 사전 서면자료를 검토하고, 2022년 4월~5월 지정 해역 위생 관리, 냉동굴 가공 시설, 실험실 운영 현황 전반에 대해 담당자 인터뷰를 실시했다. 캐나다는 올해 3월 한국패류위생계획이 적정하게 운영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캐나다로 냉동굴을 지속 수출하기에 적합하다는 최종 의견을 한국 측에 공식적으로 전달했다. 이번 동등성 평가는 한국 냉동굴 위생관리체계가 캐나다 위생당국에 의해 최초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것으로, 캐나다 굴 수출량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해수부는 설명했다. 권순욱 해수부 어촌양식정책관은 “식품 소비의 첫번째 기준이 ‘안전’이 되는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 굴의 안전성이 외국에서도 인정받은 것은 고무적인 결과”라며 “앞으로도 생산 해역, 양식장, 가공 공장까지 빈틈없는 위생관리를 통해 누구나 안심하고 맛있게 드실 수 있는 수산물을 생산하고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경북 영양 AWP풍력발전단지 예정지서 멸종위기 1급 ‘붉은 박쥐’ 발견

    경북 영양 AWP풍력발전단지 예정지서 멸종위기 1급 ‘붉은 박쥐’ 발견

    경북 영양군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예정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붉은 박쥐가 발견돼 보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21일 국립생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9월 13∼15일 사흘간 경북 영양군 영양읍 무창리 산1번지 인근에서 실시한 ‘생태·자연도 등급 재평가를 위한 2차 현지 조사’에서 붉은 박쥐를 발견했다. 천연기념물 제452호인 붉은 박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관심 대상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500마리 정도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양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겨울철 동굴에서 동면하며 6∼7월 한두마리의 새끼를 낳는 붉은 박쥐의 서식에 가장 큰 위협은 산림 개발이다. 최근 캐나다 캘거리대학 연구에 따르면 풍력발전기 회전 날개 인근에서 발생하는 높은 음압이 박쥐의 폐를 터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3일 환경부가 최종 협의를 완료한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에는 붉은 박쥐 서식 자체가 누락돼 있어 추가 조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8월 10∼11일 이틀간 진행한 1차 조사에는 멸종 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삵과 하늘다람쥐도 발견됐다. 두더지, 오소리, 청설모, 두더지 등 1차 현지 조사에서는 4목 6과 9종·2차 현지 조사 때는 5목 7과 7종의 포유류가 확인됐다. 서식지 판단기준 C에 의거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의 서식지로 판단됐다. 이번 현지 조사는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사업자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사업자 측은 일대 식생 보전 가치가 미흡하고,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영양군에 생태·자연도 등급 수정 및 보완 신청을 하기 위해 현지 조사를 요청했다. 이은주 의원실 관계자는 “식생 등급을 낮춰 풍력발전 단지 사업 추진을 용이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라며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의신청과 달리 멸종위기 야생생물까지 확인된 만큼 서식 환경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공동조사단이 추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군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최종 협의 이후 환경부로부터 통보해 온 바가 전혀 없다”라며 “환경부에서 국립생태원 현지 조사 결과에 따라 인허가 절차를 중단시키면 그에 따라 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영양군 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한 AWP영양풍력발전단지 사업은 지난 1월 군관리계획(전기공급설비) 결정 변경 고시 단계를 마쳤다. 오는 4월 사업자가 영양군에 실시계획 인가 신청을 앞두고 있다.
  • 고우림, 신혼집 식기 공개 “‘♥김연아’ 요리 잘해”

    고우림, 신혼집 식기 공개 “‘♥김연아’ 요리 잘해”

    ‘전참시’에서 고우림이 김연아도 반한 요리 실력을 공개한다. 18일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측은 ‘동굴 셰프 고우림 표 우마카세 OPEN 우림이 기똥차게 잘 구웠네♥’라는 제목의 선공개 영상을 공개했다. 연습을 마친 포레스텔라 멤버들은 저녁 식사를 준비했다. 고우림은 고생한 멤버들을 위해 신혼집에서 식기들과 식재료들을 챙겨오며 제대로 된 대접을 준비했다. 홍현희는 “(김연아가) 식기 챙겨가니까 뭐라 안 하셨냐”고 물었고 고우림은 “당연히 챙겨가라고 했다”고 밝혔다. 고우림은 로즈마리를 뿌리고 래스팅까지 하며 제대로 스테이크를 구웠다. 홍현희는 “이렇게 한다는 건 집에서도 이렇게 하신다는 얘기죠?”라고 물었고 고우림은 “그렇죠”라고 답했다. 멤버들이 고기를 먹을 동안 고우림은 다음 요리를 준비했다. ‘우마카세’의 다음 메뉴는 마늘볶음밥. 고우림은 “이 레시피는 집에 있는 와이프 분이 해주셨는데 너무 맛있어서 알려달라 했다. (김연아가)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고 김연아의 레시피라고 밝혔다. 조민규는 “결혼하고 집들이를 갔는데 연아씨가 김치볶음밥을 해주셨다. 너무 맛있어서 더 해달라 했다”고 말했고 고우림은 “요리를 잘한다”고 팔불출 면모를 보였다. 고우림의 요리를 비롯한 포레스텔라의 일상은 오는 18일 오후 11시 10분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쉿! 너만 알아… 챗GPT도 놓친 ‘별들의 섬’

    쉿! 너만 알아… 챗GPT도 놓친 ‘별들의 섬’

    다녀오고 나서도 대놓고 자랑을 못 하는 여행지들이 몇 곳 있다. 사이판도 그중 하나다. 주변에 사이판을 간다고 입소문을 내도 대략 “어이쿠 그러시냐”며 심드렁한 반응들이다. 한데 가 보고서야 알았다. 왜 대한민국 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을 진행했는지 말이다. 아름다운 데다 안전하고 깨끗하다. 한국의 ‘관광 영토’라 해도 좋을 만큼 우리 기업들의 진출도 눈부시다. 편의를 중시하는 가족, 젊은 연인들이 유독 많이 찾는 이유다. 물론 다소 느슨하긴 하다. 왁자한 시장, 이글이글 불타는 현지 음식 등을 기억하는 여행자에게 사이판은 다소 심심하게 비칠 수 있다. 하지만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를 즐기는 요즘 추세에 비춰 보면 느슨한 것도 꽤 강력한 매력이 된다. 그래서 이젠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네, 저 사이판 다녀왔습니다.”사이판은 산호섬이다. 섬은 섬인데 방파제가 없다. 산호초가 방파제 역할을 해서다. 산호초 밖은 심해다. 지구 행성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가 저 산호초 너머에 있다. 이 거대한 바다를 막아 주는 게 산호섬의 수중 절벽이다. 그래서 사이판에선 파도가 두 번 친다. 수중 절벽에서 파고가 한 차례 확 꺾인 뒤 잔잔한 물결이 돼 해안으로 밀려온다. 먼바다의 파도가 해변과 곧장 만나는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비릿한 바다내음마저 없는 낙원이번 여정에선 종전의 여행 앱 대신 ‘글로벌 스타’로 떠오른 챗GPT의 도움을 받아 보기로 했다. 사이판이란 이름의 유래부터 물었다. 챗GPT는 이에 대해 흥미로운 가설을 제시했다. 첫째는 사이판 선주민인 차모로족 전설이다. 사이판 이웃 섬에 사이나라는 아름다운 차모로 여인이 살았다. 그의 미모에 끌린 스페인 선원들이 격렬하게 구애했지만 사이나는 강하고 용감한 남자를 기다리고 있다며 거절했다. 우리의 성춘향처럼 말이다. 이성을 잃은 스페인 선원들은 사이나를 보쌈할 음모를 꾸몄다. 사이나는 황급히 사이판으로 도피했다. 그리고 거기서 피앙세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훗날 스페인 선원들은 이 섬에 ‘아름다운 소녀의 장소’란 의미의 ‘사이판’이란 이름을 지어 줬다. 두 번째가 좀더 그럴듯하다. 역시 선주민인 캐롤리니안 말로 ‘섬’을 뜻하는 ‘사팡’이란 단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스페인 등 이 섬을 처음 찾은 외지인들이 ‘사팡’을 ‘사이판’이라 알아들었고 그대로 이름으로 굳어졌단다. 고려에서 비롯됐다는 우리나라 이름 코리아처럼 말이다.이번엔 “사이판의 명소들을 알려 달라”고 했다.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는 북마리아나 관광청에서 제시한 것과 일치했다. 순위를 두지는 않았지만 가장 먼저 꼽은 곳은 마나가하섬이었다. 단연 사이판의 ‘원픽’으로 꼽히는 곳. 미국령인 사이판은 남북으로 길다. 21㎞쯤 된다. 동서 폭은 9㎞ 남짓이다. 울릉도의 두 배가 채 못 된다. 그 작은 사이판 서쪽에 조롱박처럼 매달린 섬이 마나가하다. 산호초가 둘러싼 마나가하의 바다는 바닥이 그대로 비칠 정도로 맑다. 산호초 사이로 크고 작은 열대어들이 헤엄치고 야자수를 스치는 바람은 청량하다. 끈적한 습기, 바다 특유의 비릿한 내음도 없다. 천국 안의 고갱이 같은 천국이랄까.사이판 북쪽의 그로토는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다. 스쿠버다이버뿐 아니라 스노클링 초보도 우르르 몰려든다. 바닷가 절벽에 둥근 암벽이 파여 있고, 그 아래 동굴이 여러 개 있다. 동굴은 모두 바다와 통해 있다. 동굴 너머에선 햇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볕을 받은 동굴 주변은 늘 그림 같은 형광색 빛깔이다. 프로급의 프리 다이빙 실력을 갖춘 이들은 여기서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수중사진을 찍는다. 카메라 버튼을 누를 힘만 있다면 누구나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단 스노클링 초보는 어림없다. 위험한 아름다움에 이끌려 턱도 없는 시도는 하지 마시길.만세절벽과 자살절벽도 섬 북쪽에 있다. 1944년 태평양 전쟁 와중에 미군에 패퇴해 섬 끝까지 몰린 일본인들이 항복을 거부하고 떨어져 죽었다는 곳이다. 바다 쪽의 만세절벽에선 부녀자와 노인들이, 안쪽 자살절벽에선 일본군이 뛰어내렸단다. 이 장면에 충격을 받아 미국이 원폭 투하를 결정했다는 관점도 있다. 전쟁을 끝내려면 지상군이 일본 본토에 상륙해야 한다. 한데 죽음으로 패배를 부정하려는 이들이 끝까지 맞서면 미군의 피해도 막대할 터다. 이런 이유로 전쟁지휘부가 원폭 투하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사이판 중심지인 가라판 시내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를 찾으면 당시의 상세한 전황을 알 수 있다. 산호 완충지대가 없는 만세절벽엔 쉼 없이 파도가 몰아친다. 바다의 침식 기세로 볼 때 머지않은 후대에 만세절벽도 무너지고 말 것이다. 역사의 무대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지만 대신 우리는 아름다운 친구를 얻게 될 테다. 환초(環礁)다. 그때쯤이면 사이판은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의 파라다이스가 돼 있을 것이다.●챗GPT의 감수성이 발견 못한 ‘별빛’ 챗GPT가 미처 꼽지 못한 것이 별빛투어다. 역시 녀석은 정서적인 면에 취약한 듯하다. 별 관찰 최적지인 만세절벽은 낮보다 밤에 몇 배 더 붐빈다. 멀리 수평선 바로 위에 뜬 별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우리보다 미세먼지와 광해 등이 적기 때문이다. 북반구에선 보기 어려운 노인성(老人星·카노푸스)도 뜬다니 한번 찾아보시길. 우리 선조들이 세 번 보면 무병장수한다고 믿었다는 별이다. 사이판 남부로 내려오면 태평양 전쟁의 실체가 좀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티니안섬이 늘 눈에 들어와서다. 미군의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하기 위해 죽음의 날개를 폈던 섬. 코럴오션리조트의 시그니처 골프 코스인 7번홀에서도, 전지형차량(ATV)을 타고 아름다운 남부 해안을 돌아볼 때도, 티니안섬은 늘 눈에 밟혔다. 당시 일본인 못지않게 한국인도 많은 사상자를 냈다. 잊혀선 안 될 역사다.가라판 투어는 여행이라기보다 어슬렁대는 것에 가깝다. 사통팔달의 번다함은 없고, 이 집 저 집 기웃대다 노천 바에서 맥주 한 잔 들이켜는 게 전부다. 술집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치안 등 불안 요소가 별로 없다는 뜻이다. 현지 술꾼들이 킬킬대며 웃는 게 우리 일행을 보고 시덥지 않은 농담이나 던지는 게 분명하다. 그건 뭐 우리도 마찬가지다. 속으로 대낮부터 술추렴이냐며 낄낄댔으니 말이다. 시장이나 마트에 가서 귀국 선물을 살 수도 있다. 이렇게 어슬렁대다 보면 오후 한때가 금세 지난다.절대 강자 미국의 영토라지만 섬은 섬이다. 우리처럼 터부도 있고 행운에 대한 믿음도 있다. ‘굿 럭’을 가져다주는 건 세 가지다. 킹피셔란 새를 보거나 바다거북을 만났을 때, 그리고 (시늉에 불과하지만) 래더비치의 거북바위에 먹이를 줬을 때다. 킹피셔는 ATV를 타고 남부 해안을 돌다 만났다. 우리 물총새, 청호반새와 비슷하다. 크기는 좀더 큰 편. ‘굿 럭’을 가져다준다는 새가 혹시 이 녀석은 아닐까? 그래서 ‘마리아나 킹피셔’를 검색했더니, 빙고! 사이판 여정 내내 환상에 가까운 날씨(사실 현지인들에겐 평범한 하루 중 하나였을 뿐이다)를 가져다준 것도 이 녀석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바다거북을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마나가하섬 방문 때 흔히 볼 수 있다. 배가 지나가면 녀석은 머리만 내밀고 빼꼼히 쳐다본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번개처럼 물속으로 머리를 숨긴다. 그래도 녀석이 어쩌지 못하는 게 있다. 커다란 등짝이다. 바다 위에 노란 부유물 같은 게 보이면 십중팔구 바다거북이다. 단 머리를 보고 찾으려 하면 못 볼 확률이 99%다. 산호 이야기를 조금만 더 이어 가자. 사이판의 숨가쁜 역사와 적잖이 얽혀 있는 듯해서다. 남태평양의 산호섬들에 견줘 사이판은 산호의 개체수가 다소 적다. 태평양 전쟁의 상처에서 덜 회복된 것으로 여겨진다. 가라판 시내에 “산호가 우리의 미래”(Coral is our future)라는 벽화와 글씨가 그려진 것도 이를 의식한 조치로 읽힌다. 산호는 해양생태계의 번성에 필수다. 작은 물고기들의 은신처가 되고, 이들을 노리는 포식자들을 불러 모은다. 개중엔 산호를 먹고 모래 똥을 싸는 녀석도 있다. 파랑비늘돔이다. ‘샌드 메이킹 머신’이라 불리는 녀석인데 어렸을 때는 거무튀튀한 암컷(앵무고기)이었다가 성장한 뒤 무리 중 가장 체격이 좋은 개체가 에메랄드빛 수컷으로 성전환한다. 파랑비늘돔은 미세조류를 섭취하기 위해 산호를 긁어 들이켠 뒤 입자 고운 ‘모래’로 배출한다. 죽은 산호도 마찬가지다. 우리 해양수산부 누리집에 따르면 파랑비늘돔 한 개체가 1년에 배출하는 ‘모래’ 양이 무려 90㎏을 상회한다고 한다.한데 사이판 근해에선 이 녀석을 볼 수 없었다. 산호와 파랑비늘돔 개체가 늘면 지체됐던 섬의 진화도 빠르게 이어지겠지. 그리고 천국 같은 본연의 물 속 풍경도 갖게 될 터다. 챗GPT가 여러모로 요긴한 건 분명한데 가끔 상식 밖의 대답을 내놓는 경우가 있다. 가장 황당했던 건 사이판 최고의 숙소를 물었을 때다. 챗GPT는 오래된 다국적 자본의 리조트 이름만 주르륵 내놨다. 이런 뚱딴지가 없다. 현지인과 한국인 모두가 최고의 숙소로 꼽는 곳은 미크로네시아 리조트법인(MRI)이다. 순수 한국 자본의 기업이다. 사이판 북부의 켄싱턴호텔, 올 인클루시브 리조트로 이름난 PIC사이판, 최고의 골프 코스를 보유한 코럴오션리조트 등으로 이뤄졌다. 이 3곳의 리조트가 보유하고 있는 객실 수가 북마리아나 전체의 4분의1이 넘는다. 이는 북마리아나 관광청의 글로리아 카바나 부위원장이 확인해 준 수치다. 현지인들이 MRI에 ‘엄지 척’ 하는 것엔 정서적인 이유도 섞인 듯하다. 팬데믹 기간 내내 MRI 직원들은 주민들과 같이 굶고 같이 격리됐다. 문을 닫아건 다국적 자본의 리조트들과 달랐다. 그러니 이들을 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MRI와 같을 리 없다. ‘만인의 연인’인 배우 김태희, 일왕 등도 켄싱턴호텔에 묵었다는데 챗GPT가 관련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것도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혹시 은근히 ‘관광 영토’를 주장하는 한국을 경계하는 건가? 그렇다면 챗GPT는 정말 놀라운 녀석이다. 한데 그보다는 서양인들에게 익숙한 검색 사이트에서만 정보를 수집한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닐까 싶다. 그게 맞다면 녀석은 좀더 공부가 필요하다.요즘도 켄싱턴호텔 직원들은 주기적으로 백사장에 모여 ‘체’로 해변의 모래를 고른다고 한다. ‘체’는 이른바 ‘노가다’ 일을 해 본 사람만 아는 건설 현장의 도구다. 콘크리트 배합 등에 필요한 고운 모래를 거를 때 주로 쓴다. 이 일을 도맡아야 할 파랑비늘돔이 적으니 리조트 직원들이 대신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 여행수첩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에서 상영하는 태평양전쟁 기록영화는 꼭 보길 권한다. 실제 일본인 여성이 만세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주 충격적이다. -사이판도 몰디브처럼 리조트가 사실상 하나의 여행 목적지를 형성하고 있다. 사이판을 대표하는 MRI는 ‘사이판 플렉스’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다. 산하 세 개 호텔·리조트의 식음업장, 놀이시설, 나이트 풀파티 등 부대시설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자유 이용권이다. ‘호캉스족’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켄싱턴호텔엔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키즈룸이 있다. 인기가 좋아 다른 숙소보다 예약이 빨리 마감된다. -마나가하섬 입도료는 왕복 뱃삯과 환경세를 포함해 1인 50달러다. 그로토는 입장료가 없지만 개별 스노클링은 제한된다. 현지 여행사 스노클링 상품은 55달러 정도다.
  • “바다·산림·동굴 등 천혜의 자원… 1000만 관광도시 삼척시대로”

    “바다·산림·동굴 등 천혜의 자원… 1000만 관광도시 삼척시대로”

    시정 최우선 과제로 가속도 낼 것국비·민자 유치 재정 부담 최소화수소에너지도시 건설 역량 집중수소특화단지 부지 매입 본격화동해선 포항~삼척 내년 개통 예정내국인 면세점 유치 특별법 추진이중삼중 산림 규제 해제도 노력민생현장은 시장과 ‘동네한바퀴’ “‘1000만 관광도시’로 속도감 있게 나아가겠습니다.” 박상수 강원 삼척시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침체된 지역경제 살리기는 시정의 최우선 가치이자 과제이고 그 중심에는 관광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바다와 산림, 동굴 등 삼척이 가진 천혜의 자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해양내륙관광도시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수소에너지 도시 건설을 시정 운영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삼고 있다. 수소산업이 전 세계적으로 미래 먹거리인 데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외에 교육, 복지, 문화, 교통 등의 분야에서도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관광 활성화에 역점을 두는 이유는. “시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없애는 것은 지자체장의 최우선 책무이자 역할이다. 삼척에서는 그 해법을 관광에서 찾을 수 있다. 무한한 관광자원이 있어서다. 이를 활용해 대규모 관광지를 대폭 확충하면 관광객이 늘어 지역 상권이 살아나고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다. 1000만 관광시대는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이다. 특히 국비와 민자 유치로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며 1000만 관광시대를 열겠다.” -수소에너지 도시 건설을 위한 올해 계획은. “수소에너지 도시를 만들기 위해 ‘H2DREAM! 삼척’을 새로운 시정 비전으로 내걸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산업을 육성하며 기업을 유치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청년 일자리를 꾸준히 창출하겠다. 지난해 7월 수소 특화도시 실증사업이 착공돼 수소 타운하우스 건설이 진행되고 있고, 올해는 수소특화산업단지 조성이 부지 매입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특화산업단지에는 앵커기업과 협력기업을 위한 임대형 공장이 지어지고 액화수소 신뢰성 평가센터도 구축된다. 강원테크노파크, 강원대, 한국에너지마이스터고와 협력해 양성할 ‘수소 인재’가 일자리를 갖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광역교통망 확충은 시민들의 오래 숙원이다. “고속철도나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인프라는 지방과 지역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접근성이 향상되면 사회적 비용과 물류비용이 절감돼 산업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구감소 위기 극복과 기업, 공공기관 유치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동해선 철도 포항~삼척 구간은 2024년 개통 예정이고 삼척~강릉 고속화 철도는 2021년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돼 현재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이 진행 중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부산까지 3시간, 서울까지 2시간 이내에 닿을 수 있다. 제천~삼척 동서고속도로 영월~삼척 구간도 다행히 지난해 2월 국가계획에 중점 추진사업으로 선정돼 사업 추진이 가시화됐다. 물론 착공까지는 예비타당성 조사와 실시설계 등의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지만 인접 시군이 회원으로 있는 동서고속도로 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 -폐광지역 대체산업 육성도 현안인데. “내국인 면세점 유치로 폐광지인 도계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국회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삼척 현안사업으로 내국인 면세점 설치를 건의했고, 이와 관련된 법안이 국회 소관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는 2025년 이전에 면세점을 유치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 폐광지 주민들과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취임 뒤 가진 첫 조직개편에서 자원개발과를 부시장 직속인 ‘폐광지역사업단’으로 격상했고 사무실도 본청에서 도계읍으로 이전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주민들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밀착형 업무추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중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시대를 대비한 전략은. “우선 내국인 면세점 설치를 위한 특례를 강원특별자치도 특별법에 반영하겠다. 지역개발계획의 승인, 개발구역의 지정 및 각종 인허가에 대한 정부 권한이 강원특별자치도로 위임 또는 이양될 수 있도록 강원도와 협력하겠다. 산림 규제를 푸는 데도 각별히 신경 쓰겠다. 삼척 총면적의 88%가 산지관리법, 백두대간보호법 등의 적용을 받고 있다. 현재 이중삼중 규제로 행정 절차가 지연되고 관리 비용은 늘어나고 있다.” -‘현장 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과 함께하는 동네한바퀴’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미리 짜인 주제나 형식, 인원 없이 마을을 돌며 만나는 시민들과 즉석에서 간담회를 갖는 식이어서 민생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으며, 초심도 잃지 않고 있다. 올해는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더 많은 시민을 찾아뵐 것이다. ‘세일즈맨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했고 지난 7개월 동안 정말 쉼 없이 달려 왔다. 기업 유치를 위해 부산, 창원 등에 소재한 4개 기업을 찾았고 액화수소 제품 생산 국내 선두기업인 정우이앤이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국비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여러 부처를 다녀 수소에너지와 관광 분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43억원의 국비를 확보하는 성과를 냈다. 현장을 발로 뛰는 행정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것이다.”
  • 해송·연산호 접촉은 금지… 문섬·범섬 낚시·스쿠버 활동 일부 허용

    해송·연산호 접촉은 금지… 문섬·범섬 낚시·스쿠버 활동 일부 허용

    천연기념물 421호로 지정된 서귀포시 문섬·범섬에서 낚시와 스쿠버다이빙 등 레저활동이 일부 허용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문화재청의 국가지정문화재(천연기념물, 명승) 출입 제한 고시를 완화한 ‘천연기념물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 운영 및 관리 지침’을 2일 고시했다. 이에 따라 문섬·범섬을 출입하는 선주와 스쿠버다이빙 강사는 해양생태계 환경 유지 의무 교육을 연 2회 이수해야 하고 미이수시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또 스쿠버 다이버 수중 활동 시 해송 및 연산호 등 법정 보호종에 대한 접촉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2000년 7월 18일부터 문섬·범섬이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예외적으로 제주도의 허가를 받은 스쿠버다이빙 업체와 낚시업체의 레저행위는 가능했다. 그런데 문화재청이 지난해 초 국가지정문화재 공개 제한 연장과 더불어 레저행위를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삭제해 문섬·범섬에서 레저활동이 막혔다. 이에 도는 종전의 어로 활동과 레저활동 이용자에 대한 문섬·범섬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로 보고, 문섬·범섬 운영 및 관리 지침을 별도로 마련해 문화재청과 협의 후 고시하게 됐다. 앞서 문화재청은 문섬·범섬 보호를 위해 2021년 12월 8일 고시를 통해 출입이 제한되는 공개 제한지역을 섬 지역(19만 412㎡)에서 해역부(919만 6,822㎡)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문섬·범섬 일대 해역은 어로 행위, 갯바위 낚시 및 스쿠버 행위 등을 위한 출입이 제한돼 왔다. 고영만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지침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문섬·범섬 일대 출입이 다시 제한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지침을 준수하면서 문섬·범섬 보호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문섬과 범섬은 서귀포 주변에 있는 5개의 무인도에 포함되는 섬들로 서귀포 해안에서 남쪽으로 1.3㎞ 정도 떨어져 있다. 특히 제주도의 기반 암석인 현무암이 아닌 조면암으로 구성되어 있는게 특징이다. 섬 전체에는 암석이 규칙적으로 갈라진 주상절리가 수직으로 발달하였고, 파도 침식에 의해 생긴 절벽과 동굴이 발달되어 경관이 아름답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문섬에는 땅에서 자라는 식물 118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제주도에만 자생하는 보리밥나무와 큰보리장나무의 군락이 있으며, 흑비둘기의 서식처인 후박나무도 자라고 있다. 범섬에는 총 142종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몇년간 제주 서귀포시 문섬 일대 바닷속 암반과 산호 군락이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 드론으로 본 우크라 ‘유령도시’…바흐무트 지켜야 하는 이유 [포착]

    드론으로 본 우크라 ‘유령도시’…바흐무트 지켜야 하는 이유 [포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4일로 1년을 맞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가 폐허로 변해버린 모습이 공개됐다. AP 통신은 전날 소금·석고 광산 도시인 바흐무트가 러시아의 포격으로 유령 도시로 변한 모습이 담긴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현재 가장 오랜 기간 전투가 치러지고 있는 곳으로, 우크라이나인 입장에서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AP는 전했다.지난 13일 촬영된 영상에서 사람들의 모습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드론이 거리와 가게, 공원 등을 살펴보지만, 더는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한다. 지하실은 물론 방어를 위한 거점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존을 위해 애쓴다. 바흐무트 인구수는 전쟁 전 8만 명이 넘었다. 그러나 이 중 수천 명은 끝까지 대피를 거부했거나 나중에 마음을 바꿨어도 잦은 포격 속에 대피하지 못하고 있다. 도로 위 타이어 자국과 눈 덮인 길에 남은 발자국,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동차 한 대가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은 사람들이 아직 도시에 남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준다.불에 탄 가게 앞 까맣게 그을린 외벽에는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라는 글이 스프레이로 쓰여 있다. 그 옆에는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인 발레리 잘루즈니가 승리를 위한 브이(V) 제스처로 두 손가락을 들고 있는 모습도 그려져 있다. 이는 이곳에 사람들이 있거나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드론 영상은 바흐무트의 피해 규모도 뚜렷하게 보여준다. 줄지어 선 아파트 건물 대다수가 파괴됐고 일부는 외벽만 서 있다. 드론이 동굴 탐험가처럼 틈새로 들어가 보지만, 멀쩡한 곳은 거의 없다.또 다른 5층 건물에는 포격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드론은 한때 거실 주방이었던 공간으로 들어가는 데 싱크대에는 거름망이, 건조대에는 접시가 여전히 있어 누군가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천으로 덮은 탁자 위에 쌓인 먼지는 사람들이 오래전에 사라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폐허처럼 변한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 여전히 지켜야 할 가치가 큰 곳이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의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AP와의 인터뷰에서 바흐무트 전투를 지난해 마리우폴 방어전에 비유했다.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요새화된 시가지를 기반으로 2개월 넘게 마리우폴을 지켜냈고, 이 때문에 많은 러시아 군인들이 마리우폴 공격에 묶여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또 “바흐무트는 전쟁의 지표이자 요새이기도 하다. 이 도시는 우리 군의 불굴의 의지를 대변하게 됐고, 이곳을 지켜냄으로써 많은 러시아군 사상자들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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