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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양론/“성과 크다”/“실패 했다”/미­북 핵사찰협상 합의

    ◎긴장 해소… 단계적 해결발판 마련/긍정론/1회사찰에 「팀」훈련 중단 큰 양보/비판론 미·북한간의 핵사찰협상 합의내용에 대한 미국내 평가가 엇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우선 비판적인 시각은 ▲6개월이상 끌어온 협상의 결과가 단 한차례의 사찰이냐 ▲이를 얻는 대가로 팀스피리트훈련중단이라는 「큰 당근」을 주어야했느냐는 질문으로 요약된다. 이에 대응하는 클린턴행정부의 해명이나 긍정론은 ▲우선 고조된 긴장을 줄여 대화로 사태를 풀수있게됐고 ▲다음 단계에서 핵투명성을 완전확보할수 있는 지렛대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반된 시각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의 사설로 표출되고있다. 6일자 워싱턴 포스트가 클린턴행정부의 대북핵협상결과에 대해 얻은것이 무엇이냐며 날카롭게 비판하고 나서자 8일자 뉴욕 타임스는 단계적 해결의 발판을 마련한 외교적 성과라며 미·북합의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핵보유 안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클린턴행정부의 대북핵협상결과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가지고있을지도 모르지만 더이상 못 갖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쪽으로 대북협상전략이 바뀐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작년 11월 클린턴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개발은 허용될수없다』고 말했는데 이번 결과는 『북한이 「핵강국」이 되는 것을 허용할수없다』는 의미를 잘못 말했었음을 인정하는셈이라고 꼬집었다. 포스트지는 『이번 합의가 7개 신고시설에 대한 한차례의 사찰로 알려지고있는데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서명국으로서 반복적인 통상사찰은 물론 의심을 받고있는 핵폐기물저장시설도 당연히 사찰을 받아야한다』고 강조하고 『핵무기보유가 「타협의 대상」이 될수있다고 생각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역설하고있다. 이에 비해 뉴욕 타임스지는 『북한이 아직 미신고 2개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거부하고있지만 7개 신고핵시설 통상사찰이 실시되면 북한핵개발에 대한 긴박한 우려는 해소될것』이라고 진단하고있다.타임스지는 미·북한고위회담의 진전에 따라 한반도에서의 핵확산을 보다 영속적으로 억제할수있는일괄타결협상의 발판이 마련될수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일련의 「당근」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클린턴행정부는 비판적 시각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과 함께 향후 정부의 협상방향을 비교적 분명히 제시하고있다. 대북협상의 주무부처인 국무부의 린 데이비스차관이 「1회 사찰합의」보도에 대해 『북한이 핵안전조치의 계속성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힌데 이어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은 9일 북한의 핵비확산체제로의 진입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레스 애스핀국방장관도 이날 같은 프로의 별도 대담에 나와 북한을 먼저 핵무기확산금지조약에 완전 복귀시킨뒤 추가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미정부의 기본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몇주후에는 퇴임할 애스핀장관은 금년봄에 팀스피리트훈련이 실시될것이냐는 질문에 북한과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면서 『한·미간에는 많은 종류의 군사훈련이 실시되어오고있으며 팀스피리트훈련은 북한이 취소를 요구하고있는 사안으로 협상카드의 하나』라고 말했다. 애스핀장관의 이같은 언급은 IAEA의 영변7개시설에 대한 사찰시작과 동시에 팀스피리트훈련취소발표가 있더라도 어떤 이유로든 통상사찰이 중단되면 팀스피리트훈련취소도 원상복구된다는 의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샘 넌 미상원군사위원장도 같은 프로의 별도대담에서 『북한이 어떤 핵사찰이든 거부하는 것이 용인되어서는 안되며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그 운반수단을 갖도록하는 것은 더더욱 용납될수없다』고 강경론을 폈다. 그는 이어 『만약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개발하여 지하동굴속에 은닉했을 경우 특별사찰을 한다해도 찾아내기가 매우 어려울것』이라면서 『그럴경우 전쟁은 피하되 모든 방법을 강구,그들의 핵보유를 막아야할것』이라고 말했다.
  • 견공의 해(외언내언)

    인간이 가장 먼저 사육한 가축은 개다.그 역사는 1만8천년전 구석기후기까지 거슬러올라간다.개가 인간에 의해 사육되었다는 가장 오랜 기록은 기원전 9500년 페르시아의 베르트동굴 벽화에 나타나고 있다. 고대 이집트왕궁에서는 규방의 번견으로 사육되었고 로마시대엔 투견으로,군용견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개가 인간과 친숙하게 된 것은 주인에 대한 특유의 충직성과 의리 때문이리라. 전북 임실군 오수리에는 의견총이란 무덤이 있다.술취한 주인이 논둑에서 그만 잠이 들었는데 불이 나서 잔디가 타들어가기 시작했다.위기의 순간에 주인을 따라간 개가 온몸에 물을 적셔 주인의 주변에서 뒹굴기를 수십번,주인은 살려냈으나 충견은 타죽었다.개 때문에 목숨을 건진 주인은 개무덤을 만들어주었다는 것. 충직성과 함께 개는 영악하고 지혜롭다.미국에서 한 맹인이 기르는 개가 주인 대신 은행의 현금인출기에서 카드로 돈을 인출하는 모습이 얼마전 TV에 방영된 일이 있다.그런데도 사람들은 개를 비천함과 비속의 상징처럼 여기고 있으니 아이로니컬하다.「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 「개꼬리 3년 두어도 황모(족제비털) 안된다」는 속담들이 그것을 말해준다.「개떡」 「개살구」 「개쑥」같이 「개」가 붙은 낱말도 천격을 나타낸다. 우리 민속에서는 개가 잡귀와 재앙을 물리치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왔다. 또 집안에 상서로운 일을 있게 해주는 「행운의 인도자」로도 여겨왔다. 올해는 갑술년 견공의 해다.영특하기로 이름난 진도개며,지난해 연변에서 들여온 북한의 풍산개,그리고 멸종위기의 순토종인 삽사리등이 우리나라 명견들이다. 『지조 높은 개는/밤을 새워 어둠을 짖는다』고 했다(윤동주의 시 「또다른 고향」) 어둠을 물리치고 상서로움과 충직이 가득찬 새해가 되기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기원해본다.
  • 「빨간코트의 산타」/1931년에 탄생

    ◎설화속 요정서 변신… 코카콜라 광고에 첫 등장 빨간코트와 긴장화에 흰 수염,발그스레한 볼­성탄절 어린이들이 기다리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이다. 이같은 산타의 모습은 1931년 미국의 일러스트레이터 해돈 선드블롬이 코카콜라 광고를 위해 그린 그림에서 처음 탄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드블롬이 택한 산타모델은 루 프렌티스라는 정년퇴직한 세일즈맨으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하고 인자한 이웃 할아버지의 전형이었다.이같은 그에게 선드블롬은 북실거리는 흰 턱수염과 쾌활한 미소,붉은 코트,붉은 장화를 신겨 오늘의 산타를 창조해 낸 것이다. 선드블롬은 35년간 산타를 그려오면서 기존의 요정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콜라를 마시기위해 느닷없이 냉장고 문을 열어젖히는 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했다. 산타클로스 설화는 4세기 당시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때 선물을 나눠주곤 했던 소아시아 프란체스코회의 수사 니콜라스가 그 주인공. 이후 산타는 전설 또는 설화로 발전돼 산타의모습은 늙은 난쟁이,동굴에 사는 거인등으로 나라마다 달랐다. 또 이름도 피어 노엘,크리스 크링글,산 니콜라,파더 크리스마스등 갖가지였으며 선물도 12월6일부터 다음해 1월6일사이에 가져다 준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생각들에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온 계기는 18 23년 12월클레멘트 무어의 「성 니콜라스의 방문」이라는 시가 소식지에 게재되면서 부터.이 시는 나중에 「크리스마스 전야」라는 제목으로 전세계에 알려졌으며 이 시에서 최초로 『통통하게 살이 찐 쾌활한 어른 요정』으로 비춰졌다. 시가 발표된지 1백년이 지나면서 산타가 시에서 그려진 모습과는 달리 다양하게 변화돼 오다 선드블롬이 그린 산타가 오늘날의 이미지로 굳어진것. 코카콜라사는 올 크리스마스를 맞아 산타를 북극곰과 함께 TV광고에 처음으로 등장시킬 예정이다.
  • 올해의 「역사적 변혁」 잊지말자/홍기삼(정경문화포럼)

    ◎부패 척결·재산공개로 새시대 개막/과거청산방식 「공정성」엔 아쉬움 이 해도 저물고 있다.다사다난이니 격변과 격동이니 하는 정도의 표현으로 1993년을 어물어물 마무리하기에는 너무 벅찬 것으로 생각된다.쉽게 흥분하고 쉽게 망각하는 우리 민족이라 하더라도 이 해를 보내면서 다음과 같은 세가지 사실은 쉽게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첫째 군부통치 삼십수년이 마침내 종결되었다는 사실이다.경제불황,실명제,UR,APEC,IAEA 같은 국내·외 정황이 아무리 급박하다 하더라도 금년에 우리 민족이 체험한 이 어마어마한 역사적 변혁을 망각해선 안된다. 둘째 사회적 모순과 부조리,극에 달한 도덕적 파탄과 전면적인 부패가 산지사방에서 터져나왔다는 점이다.공직자들의 재산공개에서 그런것이 확인되었고,바다 육지 하늘에서 일어난 대형사고에서도 확인되었으며 뇌물에 중독된 공직자들의 의도적 태업에서도 그러한 증상은 곳곳에서 확인되었다.그 결과 전사회 전국토가 위험천만한 사고가능지역이 되고 말았다. 셋째 현정부는 공정성과 정직성을 의심하게하는 여러 증상을 드러냈다는 점이다.예컨대 이원조사건과 그밖에 사건에서 보여준 사법권행사 방식에서는 공정성이 의심되었고 UR대처방식에서는 정부전체의 정직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 해에 일어난 크고 작은 일이 어디 이뿐이겠는가.실로 무수한 일들이 이 좁은 땅 안팎에서 일어났고 많은 일들이 우리들의 마음에 그림자를 남긴채 사라져갔다.그러나 위의 세가지 일은 단순한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그것은 앞으로 상당기간 우리들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일들이며 그만큼 중요한 우리사회 전체의 지속적 문제들이기도 하다.그렇기 때문에 또다른 일들에 밀려 이런것이 은폐되거나,망각해선 안되는 것이다. 6공의 전적인 지원과 엄호아래 탄생한 현정부가 출범할 때만 하더라도 문민정부라는 말은 단지 술수에 능한 정치집단의 순진한 정치적 수사쯤으로 가볍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그것은 정치적 수사 이상의 것임을 서서히 알게하였다.한마디로 그것은 경이였다.충격이었다.그리고 오랫동안 환멸과 절망만을 안겨주던 정치집단에 대해 희망을 갖게 하였다.그 정도가 아니었다.삼십수년간 지속된 한국인들의 터널속의 삶이 그치고 마침내 동굴 밖으로 빠녀나왔다는 느낌을 갖게하였다.청와대주변이 개방되고 음산한 안가가 헐려나가고 부정부패의 관련자들이 투옥되고 재산공개가 이루어지고 청와대가 기업인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 않는다는 공개적 발언이 새 시대를 열어가기 시작했다. 동굴과 병영으로 근성되었던 과거 한국사회는 60만명이 넘는다는 중앙정보부 요원이나 각종 수사기관원들에 의해 제압당한 시대였다.심지어는 강의실에서 강의된 내용이 밀고되거나 교수가 집에서 학생들과 나눈 대화가 밀고되기도 하였다.남산과 서빙고동에 끌려가본 경험은 많은 한국인들이 악몽처럼 아직도 가슴에 묻고 있을 것이며 조정관이라는 자들이 함부로 남의 직장을 제집처럼 드나들거나 상주하며 온갖 위협과 협박을 가하던 그 곤혹스런 경험도 쉽게 잊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다방에서나 택시 안에서 무심코 던진 말때문에 스스로 불안하여 주변을 두리번거렸던 그 무수한 날들에 대한 기억과 귓속말을 하면서도 불안하기만 했던 쓰라린 기억,수치스런 삶의 기억도 함부로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그 모든 것은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병영의 요소를 제거한 현 정부의 업적이다.현 정부는 그런점에서 역사의 대전환을 만들어냈다.그점은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또다른 통치능력에서는 곧 한계를 드러냈다.너무 오랫동안 누적된 것이기는 하지만 총제적 부패구조를 제거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 현재의 판단이다.다른것은 몰라도 사람의 목숨과 관련된 안전문제만은 눈감아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각종 건축물,지하철,교각,교통시설 등등은 말할것도 없고 불량음식물,불량LPG 폭발사고,대형 화재등은 현재 계속되고 있거나 예비된 재앙이다.도대체 썩지않고 멀쩡한게 무엇인지 모르겠다. 또한 과거청산 방식에서 너무 공정하지 못하여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했다.현 정권과 가까운 각계의 사람들은 별 이상한 논리로 구제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추상같이 처벌되었다.게다가 UR협상문제에서 나타난 것처럼 지도자적정직성은 전면적으로 의심할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다.이 모든 것은 현 정권이 물러간 뒤에 객관적으로 분명히 밝혀지겠지만 다가오는 새해에 우리 국민이 당장 겪어야 할 문제이며 또 너무 절박한 과제들이다.인정할것은 인정하고 비판할것은 비판하는 시민일때,마침내 이성적 시민사회로 성장할수 있을 것이다.
  • 위도 주민들의 인간애/박홍기 사회부기자(현장)

    ◎이웃잃은 슬픔딛고 생존자 돌보기 “한마음” 『이럴때 일수록 우리가 마음을 다잡아야지요.숨진 우리 이웃도 이웃이지만 객지사람들을 돌보는데 더 신경써야지요』 흐르는 눈물을 흠칠줄도 모르고 10일 밤늦게까지 실려오는 생존자들을 돌보는 위도주민들의 목소리는 한결 같았다. 성난 파도에 1백여명의 자식과 친지,친구들을 잃은 위도 주민들은 그 누구에게도 맡겨지거나 할당된 몫은 없었지만 「해야할 일」을 스스로 찾아내 이리뛰고 저리뛰었다. 일요일에다 날씨가 나빠 집에 있던 주민들은 이날 상오10시10분쯤 위도앞바다에서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일제히 포구로 뛰쳐나갔다. 동국호·일성호등 40여척의 마을배가 곧바로 검은파도를 맞으며 구조에 나섰고 나머지 주민들은 이들 구조선박이 도착할 때에 대비,재빠르게 각종 장비등을 모아 환자수송등에 대비했다. 구조된 생존자들은 18t급 어선 종국호(선장 이종훈·42)에 실려 파장금포구에 닿았다. 구조선이 들어오자 주민들은 배에 뛰어들어 생존자들을 가까운 「동굴식당」과 집등으로 옮겨 따뜻한 물로 씻겨주고 옷을 갈아 입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위급환자들에 대해서 보건의 유현씨(28)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인공호흡을 실시하고 응급처치를 해나갔다. 생존자는 주민들의 집으로 사체는 구 어민회관으로 옮겨졌다. 『저 놈의 파도는 삽시간에 숱한 생명을 빼앗고도 사그러들줄 몰랐습니다』인명구조작업을 끝내고 돌아올 답진호선장 정갑권씨(48)는 삽시간에 2백여명이 승선한 훼리호를 삼킨 파도를 원망하며 『좀더 많은 사람들을 구해 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한탄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구조된 윤영원씨(39)는 『바다속에서 추위와 힘에 겨워 실신상태였으나 깨어나보니 주민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었다』면서 『살아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고 울먹였다. 밤새 환자들을 돌보고 사체들을 정리한 주민들은 11일 아침이 되자 다시 침몰한 선체인양작업에 참여할 준비에 나섰다.흡사 잘짜여진 각본에 따라 연출되는 민방위훈련 같은 모습이었다.
  • 레닌 묘(외언내언)

    니콜라이 레닌.블라디미르 일리치 율리아노프가 본명이다.지금은 몰락한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의 창건자 레닌은 1924년 1월21일 밤에 세번째 발작으로 숨을 거둔다.그러나 그의 사실상 마지막 공적활동은 22년 3월의 제11차 당대회를 앞둔 중앙위원회에서의 보고였다.결과적으로 유언이나 다름없는 이보고에서 레닌은 사회주의 소련의 사활과 관련된 세가지 중대문제를 제기한다. 첫째는 농민문제였다.『우리 공산주의자는 농민에 대해서 그들을 구원해 낼 사람들임을 증명해야 한다.우리가 그것을 증명하든가 아니면 농민이 우리를 떨쳐내든가 두가지중 하나이다』 두번째 문제는 국가기업과 자본기업의 경합을 재검토하는 일이다.『당신들 공산주의자는 경제적효율면에서 자본가의 성적과 공산주의자의 그것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세번째 문제는 방만하고 비능률투성이의 관료주의였다.과연 레닌은 소련방 향후 70년의 문제점을 일찍이 1922년에 벌써 족집게로 집어냈던 것이다.그는 정치적인 천재요 냉철한 현실주의자였다. 그 레닌은 지금 모스크바 크렘린광장 사열대 바로 밑의 그다지 깊지않은 축축한 지하동굴묘에 검은 양복차림의 유체로 누워있다.지하묘에는 유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감호실과 경비병들의 운동시설등 약 20개의 방이 있다.명실공히 「위대한 지도자」의 권위를 지켜내는 비밀기지인 것이다. 과거 「소련」시대 레닌유체의 정기적인 점검은 매주 월·김요일.관에서 끄집어내 체중과 신장이 측정된다.또 매달 한번씩 유체 일부가 표본채취되고 4년마다 정부조사위원회의 완전한 조사가 행해져 보고서로 작성비치된다. 위대한 사회주의자 레닌의 붉은 광장 묘소경비병이 최근 사라졌다.새 러시아의 개혁옐친이 구소련체제와의 단절을 결단하며 내린 조치라는 평가다.한시대 역사의 뒤안이며 사라져가는 「위대한 이념」의 종장이다.
  • 「이」,레바논 또 공습/지상군­게릴라 총격전 후 보복

    【마르자윤(레바논)로이터 AP 연합】 이스라엘 전폭기들이 26일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지상군과 아랍게릴라들간의 총격전이 발생한지 수시간만에 게릴라들의 은신처를 공습했다고 소식통들이 말했다. 이 소식통들은 2대의 이스라엘 전폭기들이 공습에 나서 헤즈볼라 게릴라들의 근거지로 사용돼온 시돈 남동쪽의 이클림 알 투파 산악지역의 게릴라 근거지들에 모두 8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 소식통들은 이스라엘의 미사일이 게릴라들이 사용해온 지하 통로와 동굴에 명중했으나 게릴라의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히고 그러나 인근 숲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 K­1TV다큐 「사할린의 카레츠키」를 보고(TV주평)

    ◎사할린교포문제 진실규명 돋보여 역사의 아픔에 눈감는 것이 자기부정이라면 지나친 논리의 비약일까. KBS­1TV가 지난 11일 방영한 8·15특집 다큐멘터리「사할린의 카레츠키」는 사할린 「억류교포」문제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명제임을 웅변한 뜻깊은 계기물이었다. 연대기적 구성을 취한 이 프로는 우선 국제 역학관계속의 일본의 태도와 위상이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소화사」에 바탕하고 있음을 선명히 제시하는등 비교적 엄정한 역사관에 입각,진실규명에 나선 점이 돋보였다.아울러 다양한 영상자료와 역사적인 비밀문서등을 프로그램속에 용해,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특히 사할린 최대 탄광으로 해방전 악명을 떨쳤던 브이코프 탄광을 비롯 19 18년 차르 황제가 친서한 사할린내 한국인 거주 허용문서,일제시대 강제징용자 도주 수배문서등 「물증」이 낱낱이 밝혀져 치열한 다큐멘터리 정신을 엿보게 했다.또한 기존의 유사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인정적·감성적 접근방식을 탈피,정통 역사다큐멘터리 스타일에 한발 근접했다는점도 평가할만 하다.4만5천 사할린 한인교포의 귀환을 단순한 망향의 차원이 아닌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할 「역사의 인질」문제로 파악한 것도 한층 성숙된 시각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 프로는 지나치게 역사적 사건전달에만 치중,전체적으로 평면적이고 밋밋한 나열식 전개에 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또한 사할린내 한인 분포지역 10곳을 주마간산식으로 「일별」하기 보다는 「악마의 동굴」 브이코프 탄광이나 한인 강제징용자들이 첫발을 내디뎠던 코르사코프 내항등 「화제성」지역에 좀더 카메라의 초점을 맞추는등의 유연한 연출도 아쉬웠다.게다가 현지증언을 담는 과정에서는 인터뷰의 반말투 질문이 적지않아 시청자들을 당혹케 했다. 다큐멘터리의 생명은 집요한 기록정신 못지않게 뚜렷한 비전제시에 있다고 할 수 있다.이 점에서 「사할린의…」는 단지 「주의환기」차원에 머물고 말았다는 생각이다.아무튼 이 프로는 사할린 한인의 질곡의 과거사를 객관적으로 조명하고,「한민족의 대통합」이라는 대의명분을 어떻게 구현해나가야 할것인가를 다시 한번 반추케한 역작이었다.
  • 한빛탑 아래 어우러진 “인류 대잔치”(엑스포 이모저모)

    ◎“한국민속놀이 너무 멋져요” 탄성 연발/땡볕속 도우미들 「성공대회」 각오 대단 ○국경초월 우정과시 ○…6일 엑스포개회식에 이어 한빛탑광장에서 펼쳐진 식후 뒷마당공연 꿈돌이메시지풍선날리기에서 세계각국의 소년소녀들과 우리 어린이들이 다정하게 뛰놀아 엑스포가 세계인의 잔치임을 실감. 이날 10살전후의 각국어린이들 1백여명은 풍선을 들고 2∼3명씩 짝을 지어 뛰어다니자 내외국 관람객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승호군(6)은 인도친구와 짝이 되어 행여 길을 잃을까 행사 내내 손을 꼭 붙잡고 다녀 국경을 뛰어넘는 돈독한 우정을 과시. ○…이날 상오11시에 거행된 정부관 개관식에서 김영삼대통령의 테이프 절단을 도운 정부관 도우미 정현주양(23)은 행사가 끝나고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은 모습. ○…개막식 식전행사가 한창이던 한빛탑 광장에 비키니차림의 금발미녀 3명이 등장해 이채.이들은 미국 수상스키쇼단의 일원으로 행사홍보차 즉석에서 수영복을 입고 포즈를 취한 것. 플로리다에서 온 크리스틴 킴양(25)은 『대전엑스포같은 국제적 행사에 참가해 다채로운 경험을 쌓게돼 기쁘다』며 『처음보는 한국의 민속놀이가 무척 신난다』고 탄성을 연발. ○…엑스포취재단에 불친절·불협조로 일관해온 조직위측이 개회식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에게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는 비표조차 준비하지 않자 프레스센터에서 취재경쟁을 벌이던 기자들이 한때 취재를 보이콧하는 소동을 연출. 이같은 잡음은 조직위측이 취재진들에게 엑스포장 모든곳을 취재할 수 있는 ID카드를 발급해 놓고 일부 행사에는 이 카드로 들어갈 수 없다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인데서 발단. 이처럼 취재진들의 거친 항의에 직면한 조직위측은 뒤늦게 ID카드 소지자에 한해 입장을 허용. ○…엑스포 개회식에 참가하기 위해 6일 상오10시 박람회장에 도착한 재일교포 엑스포 사절단 3명이 본 대회장에 들어가지 못한채 발을 동동굴러 보는이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엑스포조직위의 초청을 받고 이날 개회식에 참가하려던 이정혜(25),김연수(23),도성련양(23)등 세명의 미녀 사절단들은 조직위가 비표를 준비하지못해 헛걸음을 치게되자 『같은 한국사람이라 이해하지만 외국인 같으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뻔 했다』며 씁쓸한 표정. 재일교표 2∼3세인 이들은 지난 3월 일본에서 대전엑스포 사절단으로 선발된뒤 엑스포를 홍보하기 위해 일본 각지를 누볐으나 조직위의 사소한 실수로 이날 시간낭비만 하게된 셈.그러나 이들은 『개회식에 들어가지 못해 아쉽기는 하지만 남은 기간동안 엑스포의 성공을 위해 온 힘을 쏟겠다』며 사절단답게 의젓한 모습을 보이기도. ○대통령경호진 진땀 ○…엑스포 개회식에 참가한 김영삼대통령이 개관식을 위해 정부관앞에 도착하자 대통령을 가까이 보려는 국내외 관람객및 취재진이 한꺼번에 몰려 경호진들이 이를 막느라 진땀. 김대통령이 개관 테이프를 자른뒤 환영인파들에게 손을 흔들자 이들은 대통령 내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보려고 몰려들어 경호진들은 육탄 방어선을 형성. 경호진들은 『이러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협조해 달라』『4m 이상 떨어져달라』며 다가서는 이들을 제지. ○…엑스포 개막일을 하루앞둔 6일 차량 짝·홀수제가 실시된 대전시내는 평소때와 달리 출근길 교통이 원활하게 소통.대전역에서 박람회장까지 보통 30∼40분씩 걸리던 시간도 이날은 20∼30분으로 크게 단축돼 성숙된 시민의식을 표출. 엑스포장내에도 대부분 짝수차만 들어와 짝·홀수제에 대한 참여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홀수차를 몰고 엑스포장에 온 한 시민은 『미처 몰랐다.내일부터 적극 협조하겠다』며 엑스포의 성공을 위해 짝·홀수제에 동참하겠다고 다짐. ○…엑스포개회식장에서부터 정부관뒤 연회장에 이르는 2백여m 길 양쪽에는 78명의 도우미들이 5m 간격으로 뙤약볕 밑에서 2시간여동안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움직이지 않고 도열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더운 날씨에 고생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경미 도우미는 『만약 마음을 약하게 먹었다면 벌써 쓰러졌다』며 『엑스포를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이 정도 어려움은 견뎌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꿋꿋한 자세. ○…엑스포개막을 하루앞둔 6일 하오5시 현재 대전시내 2백여곳에 이르는 호텔·여관등엑스포지정 숙박업소의 객실의 예약이 모두 끝났다.특히 엑스포 행사장 주변인 유성지역 관광호텔을 찾은 외지인들은 방을 구할수 없자 충북 청주 등 대전 인근 지역으로 서둘러 떠나는 모습도 보였다.
  • “덜 알려져 때묻지 않은 피서지”를 알아보면

    ◎“한적한 계곡서 가족휴가를 상쾌히”/양평 소리산/경관 빼어나 “양평의 설악”/영월 서만이강/어디서든 낚시·천렵 가능/교통·편의시설 고려 차·야영장비 갖추도록 장마가 후반에 접어들고 초중고교가 방학에 들어가면서 구체적인 휴가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휴가날짜가 집중되는 7월말에서 8월초에 휴가를 떠나면 휴가지 곳곳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어 피서를 즐기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치이다 돌아오기 십상이다.이럴때일수록 휴가지로 유명한 관광지나 바닷가를 피하고 잘 안 알려진 장소를 택하면 도시생활의 청량제가 될수있는 기분좋은 휴가를 가질수 있다. 이런곳들은 아직 교통이 불편하고 편의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가급적 승용차를 이용하고 야영장비도 갖춰가는 것이 좋다.또한 아직 오염이 덜 된 곳인만큼 환경보호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자연이 때묻지 않은 곳으로 온 가족이 한적하게 쉴수 있는 강과 계곡을 알아본다. ◇가평 물안골계곡=널리 알려진 가평 용추계곡의 상류에 위치해 있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기암괴석이 특이한 용추계곡과는 달리 오밀조밀한 작은 돌들과 맑은 물이 반긴다.가평읍에서 승용차나 일반버스를 이용,용추폭포유원지 주차장에서 하차,오른쪽 산길로 접어들어 2㎞정도 걸으면 된다.숙박은 물안골계곡에서 텐트를 치거나 용추폭포유원지 또는 가평읍내의 숙박업소를 이용할수 있다. ◇양평 소리산계곡=양평읍에서 홍천방면으로 20여㎞쯤 떨어진 왼쪽에 있는 석산리에 위치.높이 1백m가 넘는 수리바위가 장관인 소리산으로부터 흘러내리는 계곡이 한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를 연상시키는 곳이다.길도 포장이 되어있지 않을만큼 오염되지 않은 곳으로 전형적인 시골마을의 정취를 풍기며 빼어난 경관으로 「양평의 설악」으로도 불린다. ◇홍천 명개리계곡=오대산국립공원 북서쪽 입구 부근에 위치.내린천의 원류의 하나인 계방천 맑은물이 흘러내리는 곳이다.주변에 위장병에 특효라는 삼봉약수와 천연림이 잘 조성된 삼봉자연휴양림이 있으며 모래소유원지,칡소 등 풍광 좋은 계곡도 널려있다.홍천에서 국도를 이용해 율전·창촌을 거쳐 닿으며 영동고속도로 속사교차로에서 운두령을 넘어 월둔으로 진입해도 된다. ◇영월 서만이강=한강의 최상류에 해당하는 주천강 지류로 인근 치악산과 감악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아담한 강을 이루는 곳이다.강물이 맑고 깨끗하며 강변 어디에서나 강낚시와 천렵을 하기에 적당하다.주변에 치악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신라 옛절인 법흥사,천주교 베론성지,제사동계곡 등이 있으며 영월의 명승지인 청령포·어라연계곡·고씨동굴 등과 쉽게 닿는다.영동고속도로 원주교차로에서 원주·황둔을 거쳐 섬안으로 진입하면 된다. ◇양양 공수전계곡=양양 남대천의 지류인 갈천에 위치한 계곡.공수전계곡에서 용에 얽힌 전설이 유명한 용소계곡까지 십리에 이르는 골짜기가 비경이다.상류에 미천골자연휴양림과 기묘한 소와 폭포로 선경을 빚어낸 미천골이 있다.홍천군 내면에서 56번국도로 진입하며 양양에서 진입할때는 설악산 오색약수로 가는 도로에 위치한 서면주유소에서 왼쪽길로 꺾어져 들어가면 된다.현재 포장공사가 한창 진행중으로 길이 나쁜곳도 많다.
  • 벼락칠땐 귀금속 휴대 “금물”/장마철 낙뢰피해 예방요령

    ◎금목걸이·반지·골프채 위험/큰나무 피해 엎드려야 안전/맞으면 10억v의 전류 통과 벼락을 동반한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지난 주말에도 2명이 목숨을 잃고 3명이 크게 다쳐 벼락 피해예방을 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번개는 구름속에서 분리,축적된 음·양의 전하끼리 또는 구름속의 전하와 지면에 유도되는 전하 사이에서 생기는 불꽃방전이다.이 불꽃이 지상으로 이어지면서 물체나 지점에 충격을 가할 때 이를 벼락이라고 한다. 벼락이 칠때는 10억v 정도의 전압과 5만 암페어의 전류가 흘러 상상을 초월하는 위력을 갖고 있다.전류가 잘 통하지 않는 사람이나 짐승이 맞으면 벼락의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절명케하거나 크게 화상을 입힌다. 천둥번개가 칠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이런 날씨에 외출을 하거나 들판에서 일을 하는 경우이면 피해예방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벼락이 칠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사람의 자세이다.일반적으로 벼락의 피해는 서있을 때가 제일 위험하다.앉아있더라도 골프채,낚싯대 등을 쥐고 있으면 벼락을 끌어 들일 위험이 높다.따라서 들판에서 벼락이 칠때는 물체에서 손을 떼고 낮은 자세로 엎드리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차량운행시는 차를 세우고 차안에 머무는 것이 좋고 전화중이면 바로 끊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넓은 벌판에서 벼락이 치면서 세찬 소나기가 내릴때 큰 나무 아래로 대피하는 것은 금물이다.이때는 움푹 파인 곳이나 동굴로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전기가 잘 통하는 금목걸이나 반지 등 귀금속도 가능하면 잠시 몸에서 떼어 놓아야 한다.
  • 일,돈황유적 복원 앞장/막고굴 벽화 복제품 전시센터 완공 눈앞에

    자기나라 땅도 아닌 중국의 서역 돈황유적보존에 나선 부국 일본의 노력이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의 머나먼 서쪽 변경에 자리한 돈황은 지중해까지 이르는 옛 실크로드의 관문.그 옛날 중앙아시아는 물론 인도·아르메니아·그리스·이탈리아 출신의 담대한 상인 캐러밴들은 끝없는 사막길을 헤치면서 실크로드 곳곳에 점재한 시장들을 섭렵한 뒤 비단길행정을 마감하고 또 새로 시작하곤 했었다. 사막 한가운데에 펼쳐진 돈황문화의 찬란한 보물섬은 시남동쪽 20㎞ 지점에 자리한 막고굴유적이다.무려 4백92개에 달하는 인조석굴군들을 총칭하는 막고굴은 동굴 하나하나가 모두 예술품덩어리라 할 수 있다. 4세기부터 1천년간의 장구한 세월에 걸쳐 다듬어지고 가꾸어진 막고굴에는 2천점이 넘는 불상과 연면적 1만4천평의 벽화가 전해 내려온다.그러나 영상 44도에서 영하 28도 사이를 간단없이 오르내리는 사막기후로 석굴의 벽들은 침식당하고 3만명의 외국여행객을 포함한 연 13만명의 관람객이 내뿜은 호흡의 습기로 천년역사의 벽화는 부식,훼손돼갔다.이때 일본이 등장한 것. 막고굴의 보존을 위해 중국정부가 간간이 손을 쓴 건 당연한 노릇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일본이 외국의 문화재보존에 단순한 관심이상의 실제적 지원에 나선 사실은 의외의 선행이라 할 수 있었다. 지난 88년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당시 일본총리가 중국정부와 협력,돈황유적및 문화재보존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데 이 선언은 중국정부의 요청에 의해서가 아니라 한 일본 지식인의 열성어린 캠페인이 빚어낸 「작품」이었다. 일본 도쿄대학 미술대의 하라야마 이쿠오교수는 83년부터 줄기차게 일본의 돈황유적보존지원을 역설,마침내 이를 정부가 받아들이기에 이르른 것이다.이에따라 일본 해외협력처는 91년 중국의 돈황연구센터와 손을 잡고 「돈황 석굴문화재보존및 전시센터」건립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이 센터의 핵심시설은 막고굴의 4개 석굴벽에 그려진 벽화를 실물크기로 복사한 현대재현품 전시실인데 복제작품은 2명의 중국전문가가 4년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완성시켰다.또 센터는 막고굴의 현상태를 모두 비디오 테이프에 담아 이를 통한 연구가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이 센터건립에 드는 돈은 물론 일본이 전액부담한다.내년 3월 완공예정인 센터의 건축은 현재 일본의 유명한 세케이 니켄사가 주관하고 있는데 회사 건축가들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닌 「예술품」적 문화센터를 막고굴에 선사할 생각이다.
  • 기암절벽·투명한 계곡 절경/경북 청송 주왕산

    ◎신선대 등 전설 깃든 명승 곳곳에/위장병에 좋은 달기약수도 유명/주산지 왕버들도 볼만… 가족 피서지로 적격 산세가 아름답고 기암괴석이 많아 여러가지 전설과 함께 예부터 명산으로 손꼽혀온 경북 청송의 주왕산이 요즘 그 소재지의 이름만큼이나 푸른 아름다움속에서 초여름의 정취를 한껏 자아내고 있다. 태백산맥의 지맥으로 북에는 설악산과 오대산,동쪽에는 경주,서쪽으로는 속리산과 덕유산등의 유명 국립공원들을 두고 있지만 교통의 불편함때문인지 주왕산은 그동안 찾는이들이 많지않아 자연의 마지막 보고처럼 청정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1∼2년사이에 괴산·연풍·문경·안동·진보·경주·포항등 인근의 길들이 새로 뚫리고 비포장 이었던 산길들이 포장도로로 바뀌면서 서울에서도 증평∼괴산∼연풍∼문경∼예천∼풍산∼안동∼진보를 거쳐 5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나들이 코스로 새롭게 단장,이를 아는 도시인들이 주말이면 심심찮게 찾아들고 있다. 일 때문에 몇해전부터 이곳에 내려와 산다는 심재정씨(주왕산 관광호텔 대표)는 『주왕산이 다른 국립공원의 유명한 산처럼 웅장한 맛은 없지만 아기자기한 봉우리들과 바닥이 비칠만큼 투명한 계곡의 맑은 물들이 오히려 고향처럼 편안하게 느껴져 도시에서 찌든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며칠 쉬기엔 너무 좋은곳』이라고 들려준다. 특히 원형 그대로 보존된 안동의 민속촌 하회마을이 가깝고 영덕 해수욕장이 40분 거리에 인접,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기면서 교육적인 관광까지 할 수 있어 가족단위 피서지로 권할만 하다고 말한다. 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곳은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둘러졌다해서 석병산이라 불려진것을 비롯,대둔산과 주방산이란 이름을 거쳐 지금의 주왕산이 되기까지 그때마다 얽힌 재미나는 전설이 너무 많다. 주왕산은 해발 7백20m로 산길을따라 깊숙이,높게 들어 갈수록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이때문에 주왕산을 찾았던 사람들은 하산후 『겉으로만 봐선 잘 모르는 속깊은 남자같은 산』이란 소리를 곧잘 한다. 공원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오른쪽으로 672년(신라 문무왕 12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대전사가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드러난다.이곳을 지나 산새 소리와 계곡을따라 흐르는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잘 닦아진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름답고 신비한 자태의 신선대와 학소대·선녀탕·기암·백련암·향로봉·주왕굴·자하성·아들바위·연화굴·주왕암·3개의폭포·무장굴·망월대등 옛 고승과 문사들의 전설이 깃든 암봉·사찰·동굴·폭포들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펼쳐져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밖에도 청송의 주왕산을 찾는 사람들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달기 약수터.물이 솟아오르는 소리가 마치 닭울음소리 같다하여 달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이 약수터는 그 맛이 설탕을 제거한 사이다 맛 같다. 그래서 물을 마시면 트림이 나고 뱃속이 편안해지는 것이 위장병에 좋다하여 지금까지는 외지에서 청송을 찾는 사람이 있었다면 대개는 이 약수때문 이었다고 한다.달기약수는 하탕·중탕·상탕·천탕등 10여개가 있는데 닭에 찹쌀과 마늘 인삼을 넣고 이 약수를 부어 닭백숙을 만들면 고기가 유난히 연하고 맛있어 어느샌가 전국의 유명 별미중의 하나가 됐다. 또 주왕산 주변에는 물속에서 3백년 가깝게 됐다는 왕버들과 능수버들이 30여그루 이상 자라고 있는 주산지를 비롯,경주 최부자와 함께 한때 우리나라 부자의 쌍벽을 이뤘다는 청송 심부잣집의 99칸짜리 고택등 전통 문화재와 사찰등이 곳곳에 산재,자녀들을 데리고 한번 가볼만 하다. 숙박시설은 관광호텔과 여관들이 있고 민박이 가능해 어려움이 없으며 교통편은 서울·대구·부산부터 청송을 연결하는 직행버스나 안동까지 중앙선 열차를 이용했다 버스로 갈아 탈 수도 있다.
  • 연극계의 무서운아이들 극단 「작은신화」·「한강」

    ◎의욕에 찬 실험무대 호평/창작극 「Mr.매킨도·씨!」「잠적/토템」 공연/Mr.…/첨단과학시대 인간소외 풍자/잠적…/강요된 절망·희망 정면대비 극단 작은신화와 한강의 연극 「Mr.매킨도·씨!」와 「잠적/토템」. 6월 한달동안 서울의 대학로에서 열리는 「사랑의 연극잔치」에서 젊은 극단 작은신화와 한강은 실험성 번뜩이는 이들 작품을 통해 기성연극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있다. 한국연극협회에 가입하지않은 「비제도권」극단인 이들 작은신화나 민족극단체인 한강은 바로 「공동작업」「집단창조」라는 연극 본래의 목적을 철저하게 실천하고 있는 「연극계의 무서운 아이들」이다. 극단 작은신화가 오는 28일까지 바탕골소극장(745­07 45)에서 공연하는 「Mr.매킨도·씨!」는 컴퓨터로 대변되는 최첨단 기계·정보사회에서 더욱 심각해질 인간소외를 풍자한 연극이다.관료주의와 도덕의 타락을 희화화한 이탈리아 극작가 다리오 포의 「대천사는 핀볼게임을 하지 않는다」에서 「현실­꿈­현실」이라는 틀거리와 일인다역의 연기표현방식,현실에대한 포의 작가정신과 사회인식을 수용했다.그러면서 내용은 93년 서울 땅에서 부딪치는 우리의 문제로 완벽하게 재창조했다. 사무자동화에 따라 컴퓨터로 업무처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평범한 직장인 Mr.매킨도.그는 자신도 모르는새 고용주에 의해 컴퓨터시스템 확률개념의 인간반응을 예측하는 모의실험대상으로 선정된다.개인의 의지나 선택과는 상관없이 첨단문명에 의해 조종되길 거부하고 반란하는 그를 현대판 돈키호테로 비유한 이 작품은 미래사회에 대한 매우 시니컬한 시각을 담고있다.1시간40분동안 25회나 정신없이 장면이 전환되는 이 작품은 특히 찰리 채프린의 영화「모던 타임스」를 연상케하는 등장인물들의 무언극이 상당히 인상적이다.소외된 인간의 모습과 도시인의 일상을 최대한 대사를 배제하고 움직임과 소리로 대치시킨 부분은 대사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한편의 연극에 너무 많은 생각을 집어넣으려한 것이 다소 관객을 부담스럽게 만들지만 오랜만에 보는 재미있고 힘찬 연극이다.최첨단 그래픽언어인 매킨도시의 경음에서 제목을 따온 이 작품은 최용훈씨가 연출했다. 오는 13일까지 예술극장 한마당(743­12 66)에서 공연되는 극단 한강의 「잠적/토템」은 「희망과 절망」을 다룬 두편의 창작극이다.「잠적」은 강요된 절망적 상황속에서도 소중한 꿈을 지켜나가는 해고된 여성근로자들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있다.반면 「토템」은 원시인들이 동굴안에서 부대끼며 사는 모습을 우화적으로 그려 꿈을 버린 사람들의 모습이 얼마나 비참한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두 작품 모두 「꿈을 잃어버린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는 인생의 당연한 명제에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 “한반도역사 70만년전 시작”입증(온가족이 함께보는 우리역사:1)

    ◎85년 발굴팀 매일 12시간씩 작업 강행/청동기­신석기­후·중기구석기 고루 분포 1985년 7월25일 저녁무렵 충북 단양군 매포읍 도담리마을 뒷산 「금굴」동굴 안. 연세대 사학과 손보기교수(현 단국대 한국민족학연구소장)는 초조한 마음을 이기지 못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오늘도 저물고 있었다.지난 5월26일 3차 발굴에 들어간지 벌써 두달이 지났고 이제 발굴터도 바닥을 드러내가는 중이었다. 그러나 아침 7시반부터 12시간씩 강행군하는 처지에 오늘이라고 작업량을 늘릴 수는 없었다. 그동안 성과가 없었던 것은 물론 아니었다.3·4m를 판 지점부터 층별로 청동기­신석기­중석기­후기구석기­중기구석기 유물이 차례로 나와 발굴단을 흥분시켰었다. 그러나 손교수는 내심 「진짜 큰물건」을 기대하고 있었다.작업을 끝마치라고 하려는데 누군가 『선생님,주먹도끼가 나왔습니다』라고 외쳤다. 주먹도끼를 받아든 손교수는 잠시 숨을 멈추었다가 내뱉었다. 『휜날주먹도끼로군』 『와』하는 함성이 동굴 안에 메아리쳤다.한국역사의 기원을 70만년전까지로 끌어올린 순간이었다. 이날 발굴된 「휜날주먹도끼」는 세계 고고학계로부터 전기 구석기시대의 대표적 유물로 인정받았으며 함께 출토된 화석등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60만∼70만년전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선사유적 발굴이 활발해지면서 이같은 통설은 차차 무너져온 터였다. 그동안 선사유적은 단양 금굴,공주 석장리유적말고도 남한에서는 충북의 제천 점말동굴과 청원 두루봉동굴,경기 연천 전곡리,제주 빌레못동굴 등지에서,북한에서는 함북 웅기 굴포리와 평남의 상원 검은모루동굴,덕천 승리산동굴등 한반도 전역에서 고루 발굴됐다. 특히 금굴에서 25㎞쯤 떨어진 단양 상시동굴과,승리산동굴·석장리유적지등지에서는 사람의 뼈·이빨·머리털등이 발견돼 한반도가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람이 살기 시작한 곳중의 하나임을 보여줬다. 또 이들 유적지는 한국인의 조상을「외지에서 한반도로 들어온 사람들」이 아니라「처음부터 살았던 원주민」이라고 인정하는 쪽으로 학설이 바뀌어가는 근거가 됐다.
  • 아름다운 바다 그 신비속으로/제주도 해안 유람선관광 인기

    ◎서귀포·성산포 주변섬 일주코스/기암·산호초 등 “절경의 퍼레이드”/해저 잠수선도 1척… 작년 55만명 찾아 제주도 해안과 주변 섬들을 배를 타고 돌아보는 유람선 관광이 갈수록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서귀포시와 남제주군 성산포·모슬포일대 해안변과 해저,주변 섬들이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유람선관광객 증가현상은 단조로운 육상관광보다는 해상이나 해저관광을 통해 스릴과 신비로움을 한껏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 신혼부부에서부터 노인층에 이르기까지 상당수의 관광객들이 유람선타기를 즐기고 있다. 제주도 집계에 따르면 지난 88년 36만여명이던 유람선관광객이 지난해에는 54%나 증가해 55만7천여명을 기록,이같은 사실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바다 멀리서 바라다보이는 한라산 전경,섬마다 특징을 갖춘 기암괴석과 자연동굴들,그리고 사진으로만 보아왔던 각종 산호초와 크고 작은 형형색색의 어종들 모두 유람선관광객들이 즐기는 관광대상물이다. 제주도내 유람선관광의 본거지는 서귀포해안.1백9t급 세일102호등 해상유람선 6척과 대국해저관광(주)소속의 마리아호등 해저관광유람선 1척이 하루평균 1천여명의 관광객을 태워 섬관광에 나서고 있다. 이들 유람선들의 운항코스는 서귀포해안 일대에 실재한 새섬·문섬·섭섬·범섬과 외돌개주변을 한바퀴 도는것. 특히 해저잠수유람선인 마리아호의 경우는 문섬주변을 돌며 수심 35m깊이의 갖가지 식생상태를 보여줌으로써 경탄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남제주군 성산포 일출봉 해안변을 일주하는 1백20t급 유람선 엘리자베스호등 3척의 유람선이나 안덕면 형제도와 대정읍 가파도·마라도·송악산해안일대 관광에 나서고 있는 96t급 송악산1호등 3척의 유람선들도 최근 유람선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적지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13척의 유람선들중 해저유람선인 마리아호만 정원에 합당하는 46억원짜리 보험에 가입했을뿐 나머지 유람선들은 정원이 최저 50명에서 최고 3백69명인데도 유람선에따라 최저 1명분에서 10명분까지의 보험에만 가입함으로써 사고발생시 보상문제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리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마리아호의 경우는 섬 하단부와 너무 근접한 거리에서 운항함으로써 돌출부와 부딪치는 일이 잦아 섬주변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리고 유람선 주차장이 천연기념물 1백95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는 서귀포패류화석층과 너무 인접해있어 차량진동등으로 인한 훼·오손 우려가 많은 것도 흠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들만 보강된다면 제주도 해안변과 주변 섬들을 자원으로한 해상·해저 유람선관광산업은 크게 발전하리라는 것이 도내 관광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도내 유·도선 관련 주무부서인 제주도 어업지도과 고계추과장은 『현재 신고제로 허가되고 있는 유람선업이 앞으로는 자동차와 같은 책임보험제가 도입되면서 면허·신고제 병합형태로 바뀌게 될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유람선당 일정 보험료가 책정돼 사고에 따른 대승객 보상문제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21세기 한국의 문을 여는 “이어령과의 대화” 15·끝

    ◎소프트시대/“곰이 사람으로” 신분상승의 비결/미래문명에 대비,우리가 할 일은/서양기술 한국전통 맞게 소프트화/정치·경제·과학 모두 인간 행복위해 존재/문화 등한시하고는 타분야도 발전 못해/곰·호랑이 둘다 욕망은 있었으나/고통 대처하는 이성 능력에서 차이/정보화시대 적응… 한국인의 변신은/불의 욕망­얼음의 이성 조화로 가능 ■황규호문화부장=21세기 한국문화의 문을 여는 이 작업이 일단 아쉬운대로 오늘로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지금까지 총론을 말씀해주셨는데 여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음에 각론으로 다시 독자와 만날수 있게 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어령전문화부장관=대담은 끝나지만 21세기를 향한 작업은 끝이라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언젠가 이 대담을 다시 재개하여 그때는 구체적인 현장검증을 통해 보다 분명한 한국의 내일을 점치고 그 전말을 분석하게 될 것입니다.그동안 과학기술이나 정치 경제적 측면에서 21세기를 논한 글은 많이 있었습니다마는 이번처럼 순수한 문화론적 입장에서 접근해 간것은 흔치 않았던 것같습니다.그래서 힘도 많이 들었구요. ○성취욕망 강한 민족 □지금까지 대담을 통해 밝히신 일관된 의견은 한국인의 품성이나 그 문화는 산업혁명의 문명기에는 어울리지 않았으나 앞으로 올 정보혁명의 시대에는 유리하게 작용하여 그 적응력과 잠재력이 새롭게 평가될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우리가 21세기의 문명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할는지 마무리를 지어 주셨으면 합니다. ■프라토는 한 나라와 그 역사를 움직이는 세가지 힘을 욕망 이성 그리고 기(THYMOS)로 정의하고 있습니다.우선 욕망인데 한국인처럼 신분의 상승지향과 성취욕망이 강한 민족도 드뭅니다.신화시대때부터 그랬던 것같습니다.단군신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곰이 인간이 되는 이야기가 아닙니까.정말 꿈도 크지요(웃음).곰이 사람이 되는 것만해도 대단한데 거기에 또 하느님의 아들과 결혼을 하려고 하지요.물론 둘다 성공을 합니다.이계급 특진입니다(웃음). □그런 욕망과 신분상승의 욕망이 때로는 엉뚱한 범죄나 분수를 모르는 일을 저지르는 일도 있지 않습니까. ■그래요.그래서 이성이라는 것이 있어야 하지요.욕망만 가지고는 역사의 방향을 돌려놓을수 없습니다.호랑이도 인간이 되려는 욕심에서는 곰못지 않았지요.그런데 실패하고 만것은 욕망으로 다스리는 이성이 없었기 때문입니다.곰은 인간이 되고 싶다는 일념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인간 되기 위해서는 동굴의 그 어둠과 갑갑함 그리고 역겨운 음식을 먹고 견디는 고통과의 싸움 그리고 참을성을 보였던 것입니다.그리고 그런 참을성이나 고통에 대처하는 능력은 이성의 힘에서만이 가능해 집니다.욕망은 뜨거운 것이고 이성은 반대로 차갑습니다.불과 얼음을 동시에 가질때 비로소 자기변신이 있게되는 것이지요. □무슨 이야기를 하시려고 하는건지 알것같습니다.요즈음의 한국인은 불의 욕망은 활활타고 있는데 그것을 억제하고 승화시키는 얼음쪽은 거의 녹아 없어진 것이 아닙니까. ■요즈음 아이들에게서 제일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참을성이라고 할 수 있어요.욕망이 생기면 즉시 그 자리에서 당장 풀어야지 기다리거나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서 어떤노력을 해야 할는지를 전혀 생각지 않아요.뉴키즈의 한국공연때 한국의 이른바 신인류(신인류)의 정체가 무엇인지 잘 드러났지요.브레이크 없는 차가 달리는 것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자제력이나 자기를 객관화하는 냉정성은 손톱만큼도 없었습니다.결국 그 때문에 밟히고 쓰러지고 실신하는 광란의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지요.우리 사회의 한 축도요 미래의 모습을 알리는 예고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한국 신인류의 정체 □그러나 이성은 서구문명이 자랑하는 특성이 아닙니까.선생님께서 강조한 미래의 정보사회 탈 산업사회의 인간형은 이성보다는 감성 직관적 창조력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까.근대 산업문명을 주도해온 기능주의 합리주의는 모두 이성의 산물이구요. ■좋은 점을 지적해 주셨습니다.제가 지금까지 강조해 왔던 것은 전근대적인 비합리성으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었지요.근대를 횡단하는 비합리주의,정확하게 말하자면 초합리주의­합리주의를 넘어선 것이지요.지금 서양의 심리학이나 철학에서 이야기하는 이른바 뉴사이엔스니 호른이니 하는 것들 말입니다.­를 지향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바라본 한국적 전통의 새로운 해석이었던 것입니다.그러기 때문에 뉴키즈를 보고 광란하는 비이성적인 태도에 대해서는 깊은 우려를 하면서도 감동을 갈망하는 젊은 세대 21세기를 살아갈 그 아이들의 태도에 대해서 저는 결코 매스컴에서 비판하는 것과는 다른 시각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요즈음의 아이를 깨워서 학교에 보내려면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닙니다.입시를 코앞에 둔 학생들도 일생을 좌우하는 일인데도 새벽잠에서 깨내려면 자명종 두어개가 있어도 안됩니다.그런데 뉴키즈의 표를 구하려고 할 때에는 새벽4시에 일어나 열을 섰습니다.누가 깨우지도 않았는데도 무슨 힘이,대체 무슨 가르침이 그들을 일으켜 세웠을까요.그리고 생각해보세요.과보호로 자란 아이들인데도 밟히고 쓰러지면서도 목숨을 걸고 뉴키즈를 향해서 돌진해 갔어요.이 힘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합니다.그들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한 것은 단순한 물질,단순한 권력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해요.우리는 결핍과 독재의 시대를 살았기 때문에 돈과 권력이 최고의 인생의 목적이요 가치였으나 새롭게 태어나는 그들에게는 그렇지 않아요. □이 대담을 통해서 수없이 되풀이 해서 강조하신 커뮤니커티브한 것의 추구라는 것이지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소프트가치」라는 거지요.요즈음 왜 간질병을 유발하는 컴퓨터 게임으로 세상에 화제가 된 닌텐도라는 회사 아시지요.이 무명회사가 당당히 소니와 같은 전자제조업체를 누르고 세계정상에 오른 신화는 바로 이 신소프트가치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닌텐도는 손으로 만지고 저울로 달 수 있는 그런 하드웨어가 아니라 그것을 움직이는 재미있는 컴퓨터 게임 프로그램을 만들어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사람들은 컴퓨터의 성능만을 개발하여 시장에 내놓을 때 닌텐도는 구식 9비트짜리 컴퓨터를 이용하여 돌아가는 패밀리 컴을 만들어 시장에 내 놓은 것입니다.그런데도 이 패밀리 컴이 세계를 휩쓴 것은 하드웨어의 성능이 아니라 그 하드웨어에서 돌아가는 다양하고 재미있는그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공급에 있었지요. □뉴키즈는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신소프트의 가치」인 셈이군요.그런데 이 소프트 가치를 창조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 것인지요. ■가령 냉장고를 봅시다.냉장고는 얼음을 얼리고 음식을 냉장하는 기능을 갖고 있지요.그러나 그것을 사용하고 부엌의 분위기를 돋구는 것은 하드가 아니라 소프트에 속하는 영역입니다.그런데 더욱 중요한 것은 냉장고의 문화성이라는 그 소프트입니다.원래 냉장고의 원리는 호주의 인쇄공이 발견한 것인데…. ○호주 인쇄공이 발명 □아니 인쇄공이 냉장고를 발견했다지요? ■예 인쇄소에서는 활자의 인쇄잉크를 닦아내기 위해서 에틸(휘발성액체)을 사용하였지요.그때 에틸이 날아갈때 열을 빼앗아가게 되고 그러면 온도가 내려간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지금의 프레온 가스와 같은 효과를 알게 된 것이지요.호주에서는 목축업이 발달해서 소가 남아 돌아 쇠고기 값이 바닥에 떨어질 때에도 본토인 영국에서는 쇠고기가 품귀가 되어 그 값이 하늘로 치솟아 있을 때가 많았던 것입니다.만약 쇠고기를 냉동하여 수출을 할수만 있다면 떼돈을 벌 수가 있는데 그 기술이 없었던 것입니다.그러나 실제로 그 기계를 제조하여 냉동선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은 일종의 호주라는 특수한 문화권에서 비롯된 것이었지요. □결국 서양의 냉장고의 원리는 육식 즉 고기를 냉동할 필요가 있는 문화권에서 생겨난 것이라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의 디자인은 육식을 하는 서양인에 맞도록 고안된 것이고 디자인 된 것입니다.그러나 쇠고기를 냉동하기 보다는 김치를 저장해 두려는 채식위주의 한국에는 맞지 않지요.그런데도 불편없이 많은 사람들이 냉장고는 이런 것이니라 서양사람이 만든 것은 완벽하여 더 고칠 것이 없는 것이니라고 여기고 우리가 사용하기 좋도록 소프트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요즈음에서야 김치저장 전용의 냉장고가 개발되었는데 그런 것이 바로 하드에서 소프트로 이동해가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상품의 경제성에 문화성을 가미하거나 그렇게 전환시키는정신이 미래 문명에 적응하는 우리의 조건이라 할 수 있겠군요. ■첨단 기술개발이라고 합니다마는 사실 우리의 경제력과 기초과학으로 미국이나 일본등과 도저히 경쟁이 안됩니다.우리는 정면대결로 21세기의 기술경쟁을 벌이기 보다 그야말로 순발력 있는 우리문화의 장기를 살려 남이 만들어 놓은 기술을 응용하거나 소프트화하는데 주력하여 그들을 앞지르는 전략을 써야 합니다.마치 소니를 꺾은 닌텐도의 전략과 같은 것을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전략이며 기술이나 자본이 우리를 압도하는 거인들과 싸워서 이기는 두뇌게임인 것입니다. ○두뇌게임서 이겨야 □그러려면 과학기술이나 경제력 그리고 정치 보다도 문화의 힘이 앞서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우리는 문화의 서열이 제일 끝자리가 아닙니까. ■문화주의는 경제와 정치 그리고 과학기술에 힘을 쓰지 말고 문화를 중시하라는 말이 아닙니다.경제나 정치나 과학기술은 결국 인간의 행복,인간의 문화적 가치때문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바로 경제도 과학도 정치도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문화를 등한시하고는 다른 분야의 발전도 어려워지는 세기 그것이 21세기의 소프트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대국적 전략속에 문화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크게 보는 것,멀리 보는 것­이러한 시선의 개혁은 문화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정치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의 임기만큼 그 생명력이 없지요.5년 안팎입니다.경제는 상품의 한 사이클이 길어도 10년을 넘지 못합니다.교육은 적어도 손자때까지 영향을 줄 것이므로 1백년 대계,그러나 문화는 1천년이상을 내려온 한국말처럼 1천년 대계입니다.특히 18세기나 19세기와 달리 20세기의 끝은 1천년을 단위로 한 끝이 아닙니까. □말씀을 듣다보니 다 잡은 고기를 놓친 것 같은 안타까움이 있네요.21세기는 분명 한국인의 것이다,그런데 그 중요한 조건이 하나 빠져 있다.문화전략이랄까 문화의 인식이라고 할까. ■21세기가 문화의 시대라는 것은 오늘날 세계의 분쟁이 경제나 정치이데올로기 보다 주로 민족분규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민족이 다르면 문화도 다르지요.이렇게 문화가 다른 사람들을 억지로 한나라를 만들어 놓았던 19세기 국가주의의 유물에서 생겨난 비극들입니다. 일민족 일국가라는 것은 이 지상에서는 여간해서 찾아보기 힘듭니다.대부분이 다민족 일국가 형태를 이루고 있는 나라가 많은데 그런대로 지금까지 유지해온 것은 양분된 동서 이데올로기의 긴장과 그 역학관계였지요.지금 양극체제가 무너지고 탈이데올로기의 시대로 접어들자 국가의 와해현상이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지요.민족분쟁은 일종의 문화전쟁입니다.경제력도 정치체제도 다 다른데 왜 우리는 이북과 통일을 하려고 이렇게 애씁니까.문화가 같기 때문이 아닙니까.그런데 그 민족의 동질성을 이루는 것이 문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통일은 늘 정치 경제문제에서 맴돌아요.이런 문화만 중시해도 우리는 통일과 21세기의 꿈을 보라색으로 빠꿀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곧 다시 뵙게 되기를 바라면서 작별인사를 드립니다.
  • 한탄강 구석기유적 보호하자/유적발굴 참여 최무장교수 특별기고

    ◎전곡리 일대 벽골공장 난립,유적층 파괴 한반도에 언제부터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였을까.북한의 구석기 시대 고고학자들은 적어도 50만년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대동강가의 검은 모루 동굴유적이 그 대표적인 곳이다.그러나 필자는 북한고고학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이유는 한반도에 최초의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시기가 기원전 10만년 전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좋은 예가 연천군에 있는 한탄강가의 퇴적층에서 찾을 수 있다.1979년부터 한탕강가의 전곡리유적이 발굴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서 학자들은 적어도 30만∼50만년 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해왔다.그리고 10여년이 지난 금일에 이르러서 전곡리유적의 연대는 적어도 13만∼20만년전이라고 주장되고 있다.필자도 전곡리 발굴에 참가하였고 그 발굴보고서에 약10만년 전후로 보았고 지금도 그 생각에 조금도 변화가 없다. 전곡리유적은 한탄강가의 퇴적층에 있다.이 유적은 야외유적이며,유물의 산포지역이 약20만평이 된다.전곡리유적의 퇴적층은 현무암반 위에 있으며 이 퇴적층의 2∼3개 층내에서는 시기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음이 확인되었다.북한 두만강가의 굴포유적이 야외유적이고 금강가의 석장리유적도 야외유적으로 한반도 후기구석기시대의 대표적 예가 되고 있다. 동굴유적으로 유명한 곳은 상기한 상원 검은모루이지만 그들이 편집한 「조선유적유물도감」상의 타제석기는 석기로 볼 수 없다.물론 이 유적 내에서 다량의 동물화석이 출토되어 당시의 환경을 설명하여 주지만 실지로 인간행위의 산물인 석기는 인정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물론 인류생활의 척도에 있어서 동굴유적과 야외유적 중 어느 유적이 그 문화상의 척도가 될 수 있는가 하는 표준은 아직 설정되지 않았지만 동굴유적의 절대년대 평가의 폭이 너무 큰 반면에 야외유적의 절대연대 폭은 거의 없는(폭이 크지 않는)실정이다.따라서 한반도 구석기유적의 표준이 될 수 있는 한탄강가의 점토퇴적층을 하루 속히 원형대로 보존시켜 한반도 구석기시대 문화의 산교육장으로 연구되어야 된다고 본다. 이유는 전곡리유적에서 서북방향으로 2.5㎞ 지점인 한탄강가의 남계리유적을 필자가 89년과 92년12월에 2차에 걸쳐서 발굴을 실시하였다.작년 발굴에서는 중기구석기시대 대표적 층위(맨 아래 4층),후기구석기시대 초의 층위(3층)와 후기구석기시대 말(2층,맨 위층)등의 문화가 뚜렷하게 확인되었고 그 부근의 토층 단면에서는 마지막 빙하기 초에 사태(사태,solifluxion)에 의한 다각토(다각토,polygonsoil)의 현상이 발견되어 구석기문화에 대한 연구 뿐만 아니라 홍적세지질(제4기 지질)에 대한 산 교육장이 될 수 있는 중요한 현장도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한탄강가의 점토 퇴적층은 벽돌공장들에 의해서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에 와 있다.한반도 인류문화사연구의 표준지역이라고 볼 수 있는 이 강가에 위치한 벽돌공장(금강요업,부광요업,삼경요업 등)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행정적 재제가 시급하다.또한 이 부근의 피혁공장과 염직공장의 폐수로 인해서 한탄강물은 완전히 죽어있다.이 강물과 합류되는 임진강가에도 정화시설이 없는 소·돼지 사육장에 의해서 죽어가고있다.내무부,경기도,연천군 당국은 한탄강가의 점토퇴적층과 한탄강물을 살려서 우리 인류사에 대한 표준지역을 살려야 할 것이며,또한 문화부와 건설부 당국도 이 지역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건설중지를 병행해야 할 것을 촉구한다.부언할 것은 이 지역에 전곡리∼남계리∼금파리(파주)등의 구석기시대유적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 줄 것도 간곡히 부탁한다.
  • 「독립운동가 위한 교향곡」 국내 초연

    ◎중국교포 김정평씨 3일 KBS향 지휘,자작곡 연주/열사들의 험난했던 투쟁과 투쟁과 조국에 대한 사랑담아 중국 교포작곡가 김정평이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한 열사들을 위해 쓴 「교향곡 제1번」이 국내 초연된다. 현재 중국전영락단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정평은 3일 하오 7시30분 KBS홀에서 KBS교향악단을 지휘해 자작자연한다.이 연주회는 KBS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것.기념 연주회에는 김정평과 함께 오트마 마가가 지휘자로 나서는 3일의 KBS교향악단에 이어 4일에는 이상규가 지휘하는 KBS국악관현악단이 출연한다. 김정평은 1929년 중국에서 출생했다.부친 김철남은 황해도 출신으로 일찍이 조국 독립을 위해 중국에 망명해 상해 임시정부에서 백범 김구선생의 부관으로 활약한 독립운동가이다. 김정평은 어릴때부터 바이올린에 재능을 보였다.그는 당초 남경중앙대학 문학과에 입학했으나 뒤에 음악과로 옮겨 작곡을 전공했다.19 50년 중국가극원의 지휘자 겸 전속작곡가로 활약하다가 1979년 중국전영락단의 예술지도겸 상임지휘자로 임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현재는 이와 함께 중앙민족학원 음악과 교수와 중국음악가협회 교향악애호자학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김정평은 1990년에는 북경 아리랑교향악단을 설립,조선 민족 교향악 작품을 널리 알려 중국사회에 우리 민족음악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그는 조선민족의 정서를 담은 여러 편의 작품을 작곡했다.교향시「장백산의 봄」과 「불사조」,관현악곡「가을의 노래」「고향생각」「천지의 사랑」 「그리움」 등은 높은 평판을 얻었고 일부는 여러 차례 상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연주될 「교향곡 제1번」은 1990년 완성된 곡으로 진지한 정서로 독립운동가의 험난한 투쟁과 조국에 그리움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전곡은 3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제1악장 「고난과 역정」은 고난의 역사와 독립운동가의 희망을 힘차게 보여준다.제2악장은 「자장가(요람곡)」로 어머니의 조국의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근심,희망과 아픔을 암시한다.제3악장은 「분기」로 전민족의 조국 광복을 위한 꺾이지 않는 투쟁의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한편 김정평의 작품이 후반부에 연주될 3일 공연의 전반부에는 오트마 마가의 지휘로 멘델스존의 「핑갈의 동굴」서곡에 이어 김혜정의 협연으로 역시 멘델스존의 「피아노협주곡 제1번」이 연주된다.공연문의 781­1571.
  • 건축가 공일곤씨(이세기의 인물탐구:17)

    ◎변화와 결미감있는 건물 설계/실내에까지 소용돌이모양의 곡선시도/60년대말이래 현대주택의 새 방향 제시/89년 중앙대 안성캠퍼스 도서관설계로 특별상 수상 「훌륭한 건축가와 그렇지못한 건축가는 어떻게 구별되어지는가.평범한 건축가는 작은 유혹에도 쉽게 넘어가지만 훌륭한 건축가는 어떤 유혹에도 결코 빠지지않는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이다.「건축가 공일곤은 물론 후자에 속한다」이는 그를 아끼던 건축가 김수근씨의 말이다.그는 또 『공일곤은 건축가보다 예술가로 부르는 편이 그를 표현하는데 적절하다』고 했다.『시나 음락이 건축과 무관하지않은 차원에서라면 그의 건축작업은 시나 음악을 추구하는 과정과 조금도 다를바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공일곤은 어떤 건축에서도 이미 주어진 룰이나 공식에 집착하지 않으려든다. 예를들어 방 둘 또는 방 셋과 부엌 국적불명(?)의 거실 욕실의 수평적 구성은 그에게는 단조롭고 지루하기만 하다.반드시 네모진 공간속에 모든 것이 일정하게 담겨야한다는 타성은 역시 배제돼야한다고 우긴다. 벌집(봉소)과도 같은 6각형의 연속,또는 달팽이같은 나선형의 외부를 내부에까지 끌어들여 음악에서의 변화화음과 쾌미감을 살리고 싶어한다.이른바 평면상에 있어서의 소용돌이모양 나선모양의 곡선시도는 얼마든지 가능하며 현관에 들어서면 둥그렇게 말려올라간 복도.복도끝에 설정된 방,원시동굴을 연상시키는 비밀스런 방속에서 인간은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을 얼마든지 누릴 권리가 있다는 논리다. 아무리 기능이 뛰어나다해도 과학적인 해결방법만으로는 건축은 영원히 미완성으로 남을 뿐이다.또 반드시 값비싼 재질이 좋은 건축을 이루는것은 아니라고 말한다.그래서 그는 60년대말이래 국민주택건설안에 참여하면서도 벽돌의 천연성으로 「빚어만드는 건축」 「살고싶은 집」 「삶을 생각하게 하는 공간」을 시도하여 현대주택에서의 새 방향을 제시한바 있다. ○나의집을 짓는 자세로 그리고 그것이 어떤 건물이든 그는 반드시 「나의 집」을 짓는다는 자세로 이에 임하고 있다.그러나 그가 「내집」이라고 생각하는데서 온 착각은 걸핏하면 건축주나 집주인과 트러블을 만들기 십상이었다. 건축주의 개성과 의도하는 바를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그 기능이 위배되지않는한 건축가로서의 시각과 의지를 최대한 반영시키려는 그의 고집과 열정을 지켜본 김수근씨는 어느날 또다시 그에게 물었다. 『자네 유산받은거 있나』라고.어리둥절한채로 『그런것 없다』고 하자 『그렇다면 건축 집어치우게』했다. 처음에는 선배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했다.김수근씨로서는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않고 순수하게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후배의 모습에서 그 옛날 자신이 추구했던 이상과 희구를 되살렸다.그것을 깨닫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실망과 시행착오와 아픔을 겪었던가.이제 공일곤도 건축주의 간섭을 받다보면 평생을 통해 자신의 작품은 한 작품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자신의 작품을 갖는다는 꿈은 영원한 꿈에 불과하게 될지도 모른다.그는 이로인해 한동안 건축설계에 대한 의욕상실에 빠지는듯 했다. 그러나 한 넝마주이로인해 건축가가 해야할 또하나의 몫이 무엇인가를 그는다시 깨달았다. 20년전 그의 사무실로 찾아온 한 노인이 자신이 평생동안 모은 돈이라면서 15평짜리 집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 ○시적감수성 배어있어 그는 집 한칸을 갖기위해 그 나이까지 헌종이와 헌 물건들을 주우러다닌 것이다.과연 인간의 꿈은 무엇인가.그는 오랜 꿈속에서 깨어나 이 세상에서 가장 보람있고 의미있는 값진 집을 지을수 있었다. 지나치게 자신의 작품(?)「에 집착한 나머지 인간의 꿈을 이루어주는 건축가로서의 또하나의 역할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지금도 그 집은 장위동에 있다. 그에게선 여전히 숨가쁘게 돌아가는 건축의 현장감,현대라는 현실감,첨단적이면서도 합리적으로 세련된 속도감 같은것은 찾아볼수 없다.다만 지난 89년 중앙대 안성캠퍼스 도서관 건축으로 제1회 건축가협회가 주는 특별상을 수상했을 때 심사위원장이던 서울대 이광로교수는 『그는 자신이 만들려는 건축의 모습과 내용에 몰두하는 동안에도 그가 목표로하는 것을 이루어가는 장인정신을 지니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건축은 인간의 모든 것이 담기는 삶의공간외에도 인간이기때문에 인간이 보다 존중돼야함을 건축의 품위로서 회복시켜주고 있다』고 경의를 표했다. 실제로 그가 설계한 수많은 주택과 아파트와 기업체 건물등을 보면 그것이 아무리 도시의 빌딩군속에 섞여있다해도 그가 광적으로 사랑해마지않는 음악에서의 시적·정적 감수성이 건물전체에 온화하게 배어있음을 쉽사리 발견할수 있다.네모진 것이 있으면 둥근것을 창출하고 둥근 캐노피(천개)와 굽어진 공간,굴곡과 원추 그리고 벽을 굴리거나 꺾기도 한다.이는 네모진 공간으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려는 그의 끈질긴 일면이라 할수 있다. 브람스의 포스터앞에 선 앤서니 파킨스처럼 그는 언제보아도 뭔가 망설이는듯 나서지 않으려는 듯 언제나 소극적인 자세다.단지 음악이야기에서는 두 눈을 반짝거리면서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건물 주변경관도 염두 그는 그것이 하이페츠의 연주인지 토스카니니의 지휘인지를 귀신처럼 가려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멘델스존의 할아버지는 유명한 철학자인 모제스 멘델스존,아버지는 은행가,어머니는피아니스트,그의 「핑갈의 동굴」은 바그너가 「일류 풍경화가로 극찬한 명곡」등 음악가와 음악에 얽힌 모든 에피소드를 백과사전처럼 꿰뚫고 있다. 그는 건축가로는 미국의 프랭크 로이드라이트를 존경한다.공간적인 유동성.대지의 수평선에 동화된듯한 피츠버그 폭포의 폴링워터(Fallingwater낙수장)는 그가 가장 좋아하고 부러워하는 작품의 하나다. 공일곤의 건축지망은 너무나 소박한 동기에서 출발된다. 그는 평북 벽동에서 자랐다.강계 바로옆 수풍댐과 가까운 그의 고향은 사방이 녹음으로 우거진 자연풍광으로 인해 어떤 명화에도 비길수없는 목가적 전원풍경을 이루고 있었다.담장도 없이 그대로 드넓은 벌판과 푸른 산자락,푸르고 드높은 하늘은 하나의 완벽하게 조화된 공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집을 지을때라 그는 그 건축물이 놓일 주변경관을 받드시 염두에 두는 버릇이 생겼다.모처럼 그의 작품성이 잘 표현된 것이 있다면 바로 중앙대 안성캠퍼스의 도서관이라 할 수 있다. 안성캠퍼스의 상징이 될수있는 모뉴먼트의 이미지를 심어달라는 건축주의 요구에따라 가장 원시적인 것이 좀더 강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 착안,사방 어디서 보아도 피라미드 초기의 마스타바(석실분묘)를 연상시키는 신선한 선을 구사해냈다. 그것은 마치 대서양의 거센 파도가 넘나드는 헤브리디스섬의 동굴을 멘델스존이 음악으로 그렸듯이 피라미드의 네모진 평면정점의 둥근 천창을 바라보노라면 그는 이를 건축으로 이룩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게한다. 이상해교수(성균관대)의 말대로 「작품에는 천재이나 세상돌아가는 일에 무신경」한 그는 과연 유행이나 형태의 유희추구에는 도무지 관심을 두지않는다.일상생활에서도 자녀들에게 자상한 아버지가 되지 못한다.20년전의 넥타이를 한결같이 매고있고 맞춤복따위는 절대로 입지않는 고지식한 성격탓에 지금까지 부인 정수자씨(50)가 의상실을 경영하면서 살림을 꾸리고 2남2녀를 공부시켰다.그리고 「나의 작품」의 집념에 매달린 부군을 위해 7년전에 이사해온 사당동집을 팔아 S부인 남편의 꿈을 이루게해줄 계획이다. 『그가 음악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음악을만든 사람의 주관과는 관계없이 그것을 자기방식대로 마음껏 즐길수 있기 때문』임을 부인은 너무도 깊이 이해하기도 한다. ○포기않는 끈질긴 집념 예술중에서 일반대중의 이상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건축이라면 어쩌면 공일곤은 그가 아무리 부인한다해도 그 수많은 건축작업속에서 그 자신의 모습을 다양하게 시도해온 선택된 작가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시골의 촌부로 있으면서 부엉이가 드나드는 집을 지을 꿈이나 꾸면서 살것을 공연히 거대한 기계같은 도시에서 하나의 부속품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스스로가 생각해도 한심하기만 하다』고,이만하면 왜 김수근씨가 일찍이 「공일곤은 건축가보다는 시나 음악에 가까운 예술가로 부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는지 이해할만하다. 그는 결국 그의 건축이 어떤 미술품이나 음악작품,한편의 명시 못지않게,아니면 그보다 더 높고 찬란한 차원에서 하나의 예술성으로 빛날수 있음을 믿고 이를 추구해가는 바로 그 예술가의 한사람인 것이다. □연보▲1937년1월 평북 벽동출생 공병순씨와 문석진여사(83)의 2남2녀중 차남 ▲6·25때 월남 ▲56연 서울고 졸업 ▲56연 대법원청사 및 공관 현상설계당선 ▲60연 서울대 공대 건축과 졸업 ▲60연 국회의사당 현상설계응모 ▲61∼69연 김수근 건축연구소 근무 ▲63연 자유센터 설계담당 ▲67연 정동 MBC(문화방송) 설계담당(6천5백평) ▲68연 여의도 개발참여 ▲69∼75년 중앙대 건축과 강사 ▲69∼현재 향 건축연구소 운영 ▲71연 천호동 맹인재활센터,남산KBS(국립중앙방송) 증축설계 ▲73연 남산 퍼시픽호텔,건풍제약,범양식품 대구·신탄진 코카콜라 공장,범양식품 포항,범양냉방 안양공장설계 ▲74∼80연 한은 마산·강릉·수원기숙사,모라도본사,중소기업은 부산·청주·마포·목포·영등포지점,신탁은 부산기숙사·체육관 종각지점,중앙대 안성캠퍼스교사·기숙사·학생식당·교수회관,새한전자주식회사 본사 ▲81∼90연 신탁은서울기숙사·체육관,한은 제주공관,제주·대구기숙사,방지거병원,새한미디어,효성그룹연수원,실내체육관,동양나일론,한국기술개발연수원 동양폴리에스터 연구소및 아파트 미리내수녀원,일진다이아몬드,한국카드콤본사,서울대 신소재 공동연구소 ▲91∼ 청암빌딩,덕산금속,동양폴리에스터 구미 사원아파트,새한미디어 충주교육장 등 그외 건물과 주택다수. 제1회 건축가협회 특별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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