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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접민주제 폐해 심각…주민자치가 대안” 정당학회 학술대회

    “간접민주제 폐해 심각…주민자치가 대안” 정당학회 학술대회

    2023년 한국정당학회 하계학술대회 주민자치 기획세션이 지난 26일 제주특별자치도 메종 그랜드 호텔에서 열렸다. 28일 한국정당학회에 따르면 이번 기획세션은 ‘국가제도와 주민자치’를 대주제로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제도 속에서 주민자치가 어떻게 작동되어 왔는지에 대해 고찰하고 문제점을 진단하며,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한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심익섭 동국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은 기획세션에서 황도수 건국대 교수가 ‘한국 주민자치 관계 법령에 관한 분석적 고찰’이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했다. 황 교수는 한국 간접민주제의 현실을 지적하며 국가 민주주의가 무너졌으며 국가권력이 국민과 괴리되어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권력으로부터 소외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이러한 국가의 간접민주제 폐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로 ‘공공사무의 단위를 국가가 아니라 지역으로 좁혀서 국민의 민주적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읍면동·통리에서나마 주민자치의 불씨를 살려 국가의 민주주의를 세우겠다는 시도가 민주주의 현실과 주민자치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라고 전했다. 전상직 중앙대 특임교수(한국주민자치학회장)는 ‘사회적 가치와 주민자치’라는 발제를 통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국가-시장-사회가 지역사회를 강점하고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국가-시장-사회의 가치를 소화시켜 공공화하고, 국가가 마을-주민-생활공을 존중해 공공화하는 것이 주민자치의 체계”라고 강조했다. 박경하 중앙대 역사학과 명예교수(향약연구원장)는 ‘조선시대 지방행정과 주민자치’라는 발제에서 “기층민의 조직인 촌계는 외형적 형태는 변해 왔지만 생활공동체로서의 자생적인 필요를 바탕으로 오랜 전통을 유지해 왔다”라며 주민자치로서의 조선시대 촌계의 의의에 대해 설명했다. 박 교수는 “1725년부터 1944년까지는 입암향약으로, 해방 후에는 이동협동조합으로, 1971년부터 현재까지는 새마을회라는 이름 아래 주민자치 조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조성호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갑오․광무개혁기 향회조규의 현대적 의미와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역사적으로 향회, 촌계 등 우리나라 주민자치 조직은 통리 단위이고 외국의 경우에도 통리 단위이므로, 현재 읍면동 주민자치회는 통리 주민자치회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주민대표성 차원에서 읍면동장 및 통리장 임명제를 폐지하고 향회처럼 통리 단위의 주민자치회장을 직선하며, 읍면동장은 통리장 중에서 간선하는 방안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필두 건국대 교수는 ‘해방 후 주민자치와 주민자치 표준조례’ 발제에서 “주민 주도 및 제도적 의미의 자치를 위해 법률과 조례 제정, 재정적 지원과 주민자치 지원 조직이 필요하고 주민자치회는 정치적 의미의 자치로서 지역 주민 스스로의 의사와 책임을 담보해 지역문제를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의 천편일률적인 읍면동 주민자치 구역을 조정해 기관구성의 다양화를 반영하고 추첨제와 추천제를 혼합해 적용해야 한다”라고 진단했다. 제주대 박서현 학술연구교수는 ‘제주도 농촌마을의 공동자원 공동관리에 입각한 주민자치 사례’ 발제를 통해 “제주의 마을이 공동자원을 유지해 온 것에 대한 다양한 가치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주민자치의 관점에서 공동자원을 중심으로 마을을 운영하는 경험을 통해 주민자치가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좌장인 심익섭 동국대 명예교수는 “이번 주민자치 기획세션은 역사 속 국가제도 아래 우리의 주민자치가 어떻게 변화되며 이어져 왔는지 상세히 분석하고 고찰해 향후 지향점을 제시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고 평했다.
  • 서울시의회 시민건강증진연구회, 시민체력증진 위한 조례 제정 박차

    서울시의회 시민건강증진연구회, 시민체력증진 위한 조례 제정 박차

    서울시의회 연구단체 시민건강증진연구회(김길영, 김동욱, 김용호, 김원태, 김춘곤, 서호연, 송경택, 이봉준, 이상욱, 이새날, 이승복, 한신 의원)가 서울 시민 체력증진을 위한 조례 제정에 박차를 가했다. 서울시의회 김길영 의원(국민의힘·강남6)과 시민건강증진연구회가 조례 제정 전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지난 22일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서울시민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수행 방법 및 공공체육시설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1부 주제발표에서는 ▲Yuanlong Liu 웨스턴미시건대학교 학과장의 ‘미국의 사례에서 살펴보는 어린이 건강 및 신체 활동’ ▲이상우 웨스턴미시건대학교 교수의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및 운동방법’ ▲김석규 동국대학교 교수의 ‘서울시 체육 관련 정책 주요 쟁점 및 공공체육시설 문제 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리우 교수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이 점점 손가락만 움직이고 있다. 이 추세로 간다면 60%의 어린이들이 30세가 됐을 때 비만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로 신체활동이 점점 더 부족해지는 상황”이라며 “재미있는 신체활동을 통해 부모가 함께 움직여 운동에 대한 즐거움을 배가시킬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이상우 교수는 “운동은 신체 능력 향상 효과를 줄 뿐 아니라 인지 능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라며 ‘건강하게’ 오래사는 것이 중요해진 시대인만큼 운동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으며, 일주일에 3회, 30분~60분가량 운동할 것을 추천했으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함께할 때 효과가 커지고, 장년층은 유산소, 근력운동에 균형운동을 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석규 교수는 노인인구 증가 추세 현황에 관해 설명하며 노년기 일상 생활체육 참여를 공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체육 시설의 경우 ‘공공성 증대’라는 관리 운영 목표에 우선을 두어 서비스 질을 개선하고, 수익성을 도모하고 책임있는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민간위탁 활성화 등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김동진 팀장은 건강 위험군에 모바일 기기 이용이 효과가 있음을 설명하고 “시설을 직접 방문하는 수고를 덜고도 웨어러블 기계 등을 통해 건강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서울시가 ‘국민체력100’제도 등을 활용하는 등 중앙부처와 함께 적극적으로 시민 건강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울시 체육회 이재구 부회장은 “유아와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습득’”이라며 “스포츠 기술, 방법 등 운동을 어릴 때 배워야 다음에도 운동과 가깝게 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사증후군 예방을 위한 정책은 오래됐지만, 오히려 환자는 늘어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운동해 근육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체육진흥과 이미숙 과장은 “서울시 정책이 ‘접근성 강화’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생활체육’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하고 가족 단위로 활동할 수 있는 사업, 진입 장벽 없는 러닝 크루 운영 등에 관해 설명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김 의원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모든 시민들이 고민해야 할 주제가 됐다. 시민들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해 토론회를 준비하고 조례 제정을 위한 논의를 하게 됐다”라며 “모든 연령대의 시민들이 운동을 ’즐거운 것‘으로 인식하고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공공 차원에서 환경을 마련하고 정책에 반영해 서울시가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토론회에서 거론된 의견들을 수렴해 조례에 반영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 옥재은 서울시의원 “남산 필동일대 산책로 정비 사업 완료”

    옥재은 서울시의원 “남산 필동일대 산책로 정비 사업 완료”

    남산 필동일대 산책로 정비 사업이 완료되어 시민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녹지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서울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옥재은 의원(국민의힘·중구2)의 예산 편성 등 다각적 노력으로 ‘남산 필동일대 산책로 정비사업’ 예산이 확정됨에 따라 동국대 남산학사~북측순환로 부근의 산책로가 깨끗하게 정비돼 안전한 산책 환경을 시민들이 누릴 수 있게 됐다. 옥 의원에 의하면 서울의 경우 세계 대도시와 비교했을 때 부족한 녹지인프라를 가지고 있으며, 1인당 공원면적은 16.2㎥로 싱가포르, 베이징, 뉴욕 등과 유사한 면적이지만, 북한산 및 도시자연공원 등 산지 면적을 제외하면 1인당 공원면적은 5.71㎥로 감소하게 된다. 옥 의원은 서울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산지를 활용한 녹지인프라 개발을 적극 추진해 시민들이 자연환경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옥 의원은 남산 필동일대 산책로 정비를 위한 예산 확정에 노력했으며, 확정된 예산으로 동국대 남산학사~북측순환로 구간에 순환형 산책로를 조성하고 초화류와 관목류 식재, 운동기구 및 파고라를 설치해 자연과 시민이 함께하는 산지 산책 환경을 조성했다. 옥 의원은 “서울은 산지면적의 비율이 높은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산지를 잘 활용한 녹지인프라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옥 의원은 “팍팍한 삶을 이겨내는 시민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주는 아름다운 도시 서울시를 이뤄나가기 위해 서울시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정활동의 포부를 밝혔다.
  • 김길영 서울시의원, ‘서울시민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수행 방법·공공체육시설 활성화 위한 토론회’ 개최

    김길영 서울시의원, ‘서울시민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수행 방법·공공체육시설 활성화 위한 토론회’ 개최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윈회 김길영 의원(국민의힘·강남 6)이 주관하는 ‘서울시민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수행 방법 및 공공체육시설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가 22일 오후 1시 서울시의회 제2대회의실에서 개최된다. 토론회는 1부 주제발표, 2부 패널 토론으로 나눠 1부에서는 ▲ Yuanlong Liu 웨스턴미시건대학교 학과장의 ‘미국의 사례에서 살펴보는 어린이 건강 및 신체 활동’▲이상우 웨스턴미시건대학교 교수의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및 운동방법’ ▲김석규 동국대학교 교수의 ‘서울시 체육 관련 정책 주요 쟁점 및 공공체육시설 문제 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뤄질 예정이다. 2부에서는 김 의원을 좌장으로 김동진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디지털헬스케어팀장, 이재구 서울시체육회 부회장, 이미숙 서울시 관광체육국 체육진흥과 과장이 참여해 서울시민의 생애주기별 건강증진 방법과 공공체육시설의 활성화를 위한 심도 있는 토론이 이어질 예정이다.토론회를 주관하는 김 의원은 “건강은 모든 시민에게 중요한 가치이며, 이를 위한 노력의 방법도 구체화 되고 정밀해지고 있으며, 공공의 체육시설 활성화를 위한 역할이 요구되고 있어 시민들이 더욱 쉽고 빠르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바로 지금이 서울시민의 나이, 성별, 직업, 주거 등의 생애주기에 맞는 건강증진 방법과 공공의 체육시설 활성화를 위한 방법을 고민할 시점”이라며 “현재 전문가와 시민들로부터 요구되고 있는 다양한 의견들이 토론회를 통해 정책에 반영되고 입법화되어 서울시가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 “칼잡이·최초 타이틀 스토리보다 금융웰빙 성과로 평가받고 싶어”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칼잡이·최초 타이틀 스토리보다 금융웰빙 성과로 평가받고 싶어”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금융감독원 최초의 내부 출신 여성 부원장’, ‘김미영 잡는 김미영’, ‘고졸 신화’…. 숱한 수식어는 그를 만나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인터뷰를 망설이기도 했다. 실상이 ‘화려한 포장’에 못 미치는 경우를 종종 봐 왔기 때문이다. 당사자에게는 미안한 얘기이지만 주변 탐문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금융감독 권역에서 남녀를 떠나 손에 꼽히는 ‘칼잡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술 잘하고 화통하다는 사족도 어김없이 따라 나왔다. 금융사 잘못을 잡아내던 칼잡이가 그 금융사에서 소비자들을 어떻게 지켜낼지도 궁금해졌다. 지난달 임기 3년의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수장(부원장급)으로 승진한 김미영(56) 처장을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만났다.-일찍부터 금융소비자보호처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외부 하마평도 많아 발표가 나기까지 두 달가량 걸렸다. 내정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조직이 드디어 나를 보고 웃어 주는구나 싶었다(웃음). 모든 월급쟁이는 조직을 짝사랑하지 않나. 금감원 사람들이라고 별다를 게 없다. 내 짝사랑이 보상받은 것도 좋았지만 (내부 발탁으로) 롤모델이 될 수 있겠다 싶어 더 좋았고 더 부담스러웠다. 조직에 자생적 롤모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다.”(전임 김은경 처장도 여성이지만 한국외국어대 교수 출신으로 외부 영입 사례다. 금감원 내부 출신으로는 이성남 전 국회의원이 최초의 여성 부원장보를 지냈다. 하지만 이 전 의원도 씨티은행에서 사실상 ‘경력 채용’된 경우다. 금감원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부원장보, 부원장까지 지낸 이는 김 처장이 처음이다.) -금융감독, 검사, 소비자 보호 업무까지 두루 경험했다. ‘김미영 금소처’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데. “많은 사람이 감독 업무와 소비자 보호를 떼어 놓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닷물이 밀려오면 바가지로 퍼내나 양동이로 퍼내나 한계가 있다. 물이 들어오는 입구를 틀어막아야 한다. 금감원 내 감독조사 부서와 금소처가 따로 가는 게 아니라 같이 가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금융사 검사나 감독 때 소비자 보호 체계도 들여다볼 생각이다.” -체계는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지 않나. 상품 판매만 하더라도 소비자 설명이 의무로 돼 있지만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키는 목적보다 ‘설명했다’ 식의 금융사 면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게 현실인데. “맞는 얘기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부통제기준 등 체계 자체보다는 그 틀이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되는지를 꼼꼼히 손 볼 작정이다. 근본적으로는 금융사들이 소비자를 민원 경계대상이 아닌 수익의 동반자로 여기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실 감독기관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최접점인 금융사의 몫이 크다. 얼마 전 은행, 보험, 증권사 최고고객책임자(CCO)를 한자리에서 만난 것도, 그 자리에서 (CCO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백이 돼 주겠노라고 약속한 것도 그래서다.” -김미영 팀장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김미영 팀장입니다’로 시작하는 보이스피싱 문자에 수만 명이 낚여 400억원 넘는 피해를 봤다. 재작년 필리핀에서 잡힐 때까지 9년 동안이나 악명을 떨쳤다. 잡고 보니 그는 50대 전직 남자 경찰이었다.) “워낙 흔한 이름이라 초등학교 때는 ‘김미영4’로 불렸다. 2012년 팀장으로 승진했을 때는 이름과 직급까지 (보이스피싱범과) 같다 보니 오해도 많이 받았다. 제가 보낸 이메일을 금융사들이 스팸 처리하기도 했다. 주로 맡은 업무가 금융사 검사와 불법금융 단속이어서 꽤 오랫동안 ‘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이름을 날렸다. 개인적으로는 달갑지 않은 유명세였지만 덕분에 보이스피싱 경각심이 높아져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김미영 팀장에 가려져 있지만 실상은 ‘여성 칼잡이 1호’로 더 유명하다.(금감원이 은행 검사역에 여자를 임명한 것은 2001년이 처음이다. 세 명을 발령냈는데 그중 한 명이 김 처장이다. 금감원 ‘중수부’로 불리는 기획검사국에서 최초의 여성 검사반장도 지냈다.) “시중은행에 처음 검사 나갔을 때 뜨악해하던 시선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어떤 은행은 남자 검사역의 보조로 오해하기도 했다. 되돌아 보면 오히려 약이 된 시간이었다. 똑같은 지적을 해도 남자 검사역이 하면 순순히 수긍하던 은행들이 제가 하면 반론을 제기했다. 그 반론에 반론, 또 반론까지 계산하고 준비하다 보니 실력이 좀더 탄탄해진 측면도 있었다(웃음).” -좌절했던 적은 없나. “왜 없겠나. 2006년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1년 연수를 갔을 때 승진심사에서 물을 먹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연수와 승진은 무관했는데 갑자기 이중특혜는 안 된다고 하더라. 너무 속상해 사표 쓸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후배들이 ‘이미 선배는 우리 마음속의 팀장님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거에 훅 낚여 여기까지 왔다(웃음). 그런데 이 연수 경험 덕분에 나중에 부국장을 건너뛰고 국장(자금세탁방지실장)으로 승진 발탁됐으니 인생이 참 묘하다. 아, 미국 연수 때 받은 질문도 잊을 수 없다.” -뭔가. “연수 첫날 ‘너희 나라에도 여자가 있었니?’라고 묻더라. 그때 이미 OCC는 임직원의 절반이 여자라 (한국서) 처음 온 여자 검사역이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내가 검사역이 되니까 시중은행에도 검사 업무에 여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여성 부원장 발탁으로)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성 검사반장 시절,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차명계좌도 조사했는데. “누가 봐도 세 사람이 한날한시에 같은 지점에서 통장을 만들었으니 수상한 게 확실했다. 하지만 정황증거만으로는 차명을 입증하기 힘들었다. 검사통으로 살면서 입증 증거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 준 계기라 기억에 남는다.” -금융 인생 출발은 한국은행이다. 서울여상에서 전교 1, 2등을 다퉜다던데 왜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나. “위가 오빠이고 아래가 남동생인데 자식 셋을 모두 대학에 보내는 게 버겁다고 생각한 부모님이 한은을 권유하셨다.” -1985년 한은에 입행했는데 바로 이듬해 동국대(영어영문학과) 야간에 들어갔다. “막상 취직하고 보니 단순한 업무가 많았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한은에 다니면서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하던 해(1990년)에 외국계 은행 채용시험에도 합격했는데 마침 그때 한은에서 직종(일반 종합직) 전환 시험이 있었다. 그 시험에도 붙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한은에) 눌러앉았다.”(직종 전환 뒤 한은 은행감독원에서 일하던 그는 은감원이 1999년 금감원으로 통합 분리되면서 ‘적’을 옮겼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기도 할 것 같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가끔씩 ‘능력은 처지는데 여성 할당으로 됐다는 건가?’ 하는 삐딱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한다(웃음). 남들보다 잘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김미영은 없다는 압박감도 부담스럽다. 최초니, 고졸 신화니 이런 개인적 스토리보다 내가 무엇을 했느냐로 평가받고 싶다. 그래서 지금의 금소처 일이 정말 중요하다.” -소비자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전적으로 공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명시했듯이 금융웰빙이 중요한 시대다. 단순히 돈을 잘 버는 재테크 문제가 아니다. 기대수명과 자산수명을 계산할 줄 알고 저축과 투자의 차이를 알아야 하며 생애주기에 맞춰 금융자산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정보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소비자에게는 있다. 반대로 받을 의무도 있다. 높은 소비자 의식이야말로 좋은 금융사를 만들어 내는 최고의 유인책이다. 죽어라 노력해 다른 금융사와 차별되는 상품, 차원 다른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소비자가 알아 주지 않으면 어떤 금융사가 그 노력을 계속하겠는가. 금융사와 소비자라는 두 바퀴가 제대로 맞물려야 금융웰빙은 비로소 가능해진다.”
  • “너네 나라에도 여자가 있었네…그 말 지금도 잊을 수 없다” 女검사역 1호 김미영 금감원 금소처장

    “너네 나라에도 여자가 있었네…그 말 지금도 잊을 수 없다” 女검사역 1호 김미영 금감원 금소처장

    ‘금융감독원 최초의 내부 출신 여성 부원장’ ‘김미영 잡는 김미영’ ‘고졸 신화’…. 숱한 수식어는 그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인터뷰를 망설이게도 만들었다. 실상이 ‘화려한 포장’에 못미치는 경우를 종종 봐 왔기 때문이다. 당사자에게는 미안한 얘기이지만 주변 탐문에 들어갔다. 우리나라 금융감독 권역에서 남녀를 떠나 손에 꼽히는 ‘칼잡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술 잘 하고 화통하다는 사족도 어김없이 따라 나왔다. 금융사 허물을 베어내던 칼잡이가 그 금융사에게서 소비자들을 어떻게 지켜낼 지도 궁금해졌다. 지난달 임기 3년의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수장(부원장급)으로 승진한 김미영(56) 처장을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만났다.  -일찍부터 금소처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외부 하마평도 많아 발표가 나기까지 두 달가량 걸렸다. 내정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조직이 드디어 나를 보고 웃어주는구나 싶었다(웃음). 모든 월급쟁이는 조직을 짝사랑하지 않나. 금감원 사람들이라고 별다를 게 없다. 내 짝사랑이 보상받은 것도 좋았지만 (내부 발탁으로) 롤모델이 될 수 있겠다 싶어 더 좋았고 더 부담스러웠다. 조직에 자생적 롤모델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큰 차이다.”(전임 김은경 금소처장도 여성이지만 한국외대 교수 출신으로 외부 영입 사례다. 금감원 내부 출신으로는 이성남 전 국회의원이 최초의 여성 부원장보를 지냈다. 하지만 이 전 의원도 시티은행에서 사실상 ‘경력 채용’된 경우다. 금감원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부원장보, 부원장까지 지낸 이는 김 처장이 처음이다.)  -금융감독, 검사, 소비자 보호 업무까지 두루 경험했다. ‘김미영 금소처’에 대한 기대가 남다른데. “많은 사람이 감독 업무와 소비자 보호를 떼어놓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닷물이 밀려오면 바가지로 퍼내나 양동이로 퍼내나 한계가 있다. 물이 들어오는 입구를 틀어막아야 한다. 근본적인 민원 감축을 위해서는 (금감원 내) 감독조사 부서와 금소처가 따로 가는 게 아니라 같이 가야 한다는 얘기다. 앞으로는 금융사 검사나 감독 때 소비자 보호 체계도 들여다볼 생각이다.”  -체계는 어느 정도 만들어져 있지 않나. 상품 판매만 하더라도 소비자 설명이 의무로 돼있지만 제대로 알리고 이해시키는 목적보다 ‘설명했다’ 식의 금융사 면책 수단으로 활용되는 게 현실인데. “맞는 얘기다. 그래서 앞으로는 내부통제기준 등 체계 자체보다는 그 틀이 얼마나 실효적으로 작동되는 지를 꼼꼼히 들여다 보고 개선할 작정이다. 근본적으로는 금융사들이 소비자를 민원 경계대상이 아닌 수익의 동반자로 여기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솔직히 감독기관이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접점인 금융사의 몫이 크다. 얼마 전 은행, 보험, 증권사 최고고객책임자(CCO)를 한자리에서 만난 것도, 그 자리에서 (CCO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든든한 백이 돼주겠노라고 약속한 것도 그래서다.”  -김미영 팀장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김미영 팀장입니다’로 시작하는 보이스피싱 문자에 수만명이 낚여 400억원 넘는 피해를 봤다. 재작년 필리핀에서 잡힐 때까지 9년 동안이나 악명을 떨쳤다. 잡고 보니 그는 50대 전직 남자 경찰이었다.) “워낙 흔한 이름이라 초등학교 때는 ‘김미영4’로 불렸다. 2012년 팀장으로 승진했을 때는 이름과 직급까지 (보이스피싱범과) 같다 보니 오해도 많이 받았다. 제가 보낸 이메일을 금융사들이 스팸 처리하기도 했다. 주로 맡은 업무가 금융사 검사와 불법금융 단속이어서 꽤 오랫동안 ‘김미영 잡는 김미영’으로 이름을 날렸다. 개인적으로는 달갑지 않은 유명세였지만 덕분에 보이스피싱 경각심이 높아져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이젠 검거됐으니 ‘김미영 잡은 김미영’이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는 팁을 알려준다면. “내 주머니를 노리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예전에는 휴대폰 액정이 깨졌으니 돈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지금은 단순히 앱을 깔라거나 통장 사진을 찍어보내라고 한다. 어떤 분은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면서도 통장 잔고가 얼마 안 돼 사본을 넘겼다가 비대면 대출에 당하기도 했다. 아무리 사소해도 금융 정보를 넘긴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자각해야 한다. 그럼에도 갈수록 사기 수법이 진화하고 있어 누구든지 당할 수 있다. 그러니 일단 피해를 봤으면 자책하거나 쉬쉬하지 말고 신속하게 신고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김미영 팀장에 가려져 있지만 실상은 ‘여성 칼잡이 1호’로 더 유명하다.(금감원이 은행 검사역에 여성을 임명한 것은 2001년이 처음이다. 세 명을 발령냈는데 그 중 한 명이 김 처장이다. 금감원 ‘중수부’로 불리는 기획검사국에서 최초의 여성 검사반장도 지냈다.) “시중은행에 처음 검사 나갔을 때 뜨악해 하던 시선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어떤 은행은 남자 검사역의 보조로 오해하기도 했다. 되돌아 보면 오히려 약이 된 시간이었다. 똑같은 지적을 해도 남자 검사역이 하면 순순히 수긍하던 은행들이 제가 하면 반론을 제기했다. 그 반론에 반론, 또 반론까지 계산하고 준비하다 보니 실력이 좀더 탄탄해진 측면도 있었다(웃음).” -기억에 남는 일화는. “한번은 시중은행 영업점에 (검사를)나갔는데 은행 업무 시작 전에 시재(현금) 점검하는 과정을 살펴봐야 했다. 객장에 앉아서 지켜 보는데 유독 한 직원만 탈의실로 가는 게 보였다. 수상해서 파보니 실명제 위반 혐의가 드러났다. 나중에 그 직원이 볼멘 소리로 ‘검사역인줄 알았으면 탈의실로 절대 안 갔을 거다. 진상고객인 줄만 알았다’고 털어놓더라.”  -좌절했던 적은 없나. “왜 없겠나. 2006년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1년 연수를 갔을 때 승진심사에서 물을 먹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연수와 승진은 무관했는데 갑자기 이중특혜는 안 된다고 하더라. 너무 속상해 사표 쓸 생각까지 했다. 그런데 후배들이 ‘이미 선배는 우리 마음 속의 팀장님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그거에 훅 낚여 여기까지 왔다(웃음). 그런데 이 연수경험 덕분에 나중에 부국장을 건너뛰고 국장(자금세탁방지실장)으로 승진 발탁됐으니 인생이 참 묘하다. 아, 미국 연수 때 받은 질문도 잊을 수 없다.” -뭔가. “연수 첫 날 ‘너네 나라에도 여자가 있었니?’라고 묻더라. 그때 이미 OCC는 임직원의 절반이 여자라 (한국서) 처음 온 여자 검사역이 신기했던 모양이었다. 내가 검사역이 되니까 시중은행에도 검사 업무에 여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선한 영향력이다. 이런 분위기가 더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성 검사반장 시절,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차명계좌도 조사했는데. “당시만 해도 통장을 빌려준 사람은 처벌하는 규정이 없었다. 누가 봐도 세 사람이 한날한시에 같은 지점에서 통장을 만들었으니 수상한 게 확실했다. 하지만 정황증거만으로는 차명을 입증하기 힘들었다. 검사통으로 살면서 입증 증거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 준 계기라 기억에 남는다.” -금융인생 출발은 한국은행이다. 서울여상에서 전교 1, 2등을 다퉜다던데 왜 대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나. “위가 오빠이고 아래가 남동생인데 자식 셋을 모두 대학에 보내는 게 버겁다고 생각한 부모님이 한은을 권유하셨다. 나중에 들어 보니 등록금 부담 때문이 아니라 여자가 다니기엔 한은이 최고의 직장이라고 생각해 그러셨다고 하더라(웃음).” -1985년 한은에 입행했는데 바로 이듬해 동국대(영어영문학과) 야간에 들어갔다. “막상 취직하고 보니 단순한 업무 처리가 많았다.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한은에 다니면서 대학을 졸업했다. 졸업하던 해(1990년)에 외국계 은행 채용시험에도 합격했는데 마침 그때 한은에서 직종(일반 종합직) 전환 시험이 있었다. 그 시험에도 붙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그냥 (한은에) 눌러앉았다.”(직종 전환 뒤 한은 은행감독원에서 일하던 그는 은감원이 1999년 금감원으로 통합 분리되면서 ‘적’을 옮겼다.)  -‘최초’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기도 할 것 같다.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가끔씩 ‘능력은 처지는데 여성 할당으로 됐다는 건가?’ 하는 삐딱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한다(웃음). 남들보다 잘 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김미영은 없다는 압박감도 솔직히 크다. 최초니, 고졸 신화니 이런 개인적 스토리보다 내가 무엇을 했느냐로 평가받고 싶다. 그래서 지금의 금소처 일이 정말 중요하다.”  -소비자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전적으로 공감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명시했듯이 금융웰빙이 중요한 시대다. 단순히 돈을 잘 버는 재테크 문제가 아니다. 기대수명과 자산수명을 계산할 줄 알고 저축과 투자의 차이를 알아야 하며 생애주기에 맞춰 금융자산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정보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소비자에게는 있다. 반대로 받을 의무도 있다. 높은 소비자 수준이야말로 좋은 금융사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유인책이다. 죽어라 노력해 다른 금융사와 차별되는 상품, 차원 다른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소비자가 알아주지 않으면 어떤 금융사가 그 노력을 계속 하겠는가. 금융사와 소비자라는 두 바퀴가 제대로 맞물려야 금융웰빙은 비로소 가능해진다.” -전임 금소처장이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됐다. 성급한 질문이기는 하지만 정치권에서 영입 제안이 온다면. “(손사래를 치며)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 위태로운 가계·기업… 은행 연체율 1년 새 2배

    위태로운 가계·기업… 은행 연체율 1년 새 2배

    은행 신규 연체율이 1년 만에 2배 넘게 늘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신규 연체율(잠정) 평균이 0.09%로 지난해 같은 기간(0.04%)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신규 연체율이란 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기준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얼마만큼의 새로운 부실이 발생했는지를 보여 주는 지표다. 지난해 7월까지 5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4%로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8월 0.05%로 오른 뒤 11월 0.06%, 12월 0.07%, 올해 1월 0.08%, 2월 0.09%로 점차 상승했다. 은행들이 관리에 나서면서 지난 3월 0.07%로 소폭 하락했지만, 4월 0.08%, 5월 0.09%로 다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계와 기업의 은행 연체율이 모조리 악화됐다. 지난달 가계 신규 연체율은 0.08%로 1년 전(0.04%)의 2배로 높아졌다. 기업 신규 연체율도 0.11%로 전년 같은 달(0.05%)의 2배가 넘었다. 최근 뚜렷한 연체율 상승은 기준금리 상승의 누적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은 2021년 8월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해 지난 1월까지 역사상 가장 빠른 금리 인상(3% 포인트)을 단행했다. 이후 3연속 금리 동결로 일단 인상 기조를 멈췄지만, 금리 인하 시점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높은 수준의 금리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도 연체율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17.5%가 한계기업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으로 이자 비용이 영업이익보다 많은 기업을 뜻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가 높은 상태가 유지되면서 연체율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전제하에 중장기적 계획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심미경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연구활동 제도 개선 연구’ 최초 제안

    심미경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 연구활동 제도 개선 연구’ 최초 제안

    서울시의회 심미경 의원(국민의힘·동대문2)은 지난 14일 ‘서울시의회 의원의 연구 활동 제도 실효성 제고 방안’ 연구용역(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지난 2022년부터 서울시의회 의원 정책개발 연구용역 심의위원장으로 선출되어 의원연구단체에서 제안하는 연구용역 심의를 맡고 있다. 이번 연구용역은 서울시의회 의원연구단체 ‘서울혁신포럼’을 통해 심 의원을 비롯한 최호정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규남 의원, 김혜영 의원, 김혜지 의원, 이효원 의원이 제안했으며, 경쟁입찰을 통해 수행업체로 선정된 한국행정학회 배귀희 교수(숭실대학교)가 책임연구원을 맡아 5개월간 과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서울시의회는 의원의 정책 역량 강화 및 입법활동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활동 제도를 두고 있으나, 해당 제도들이 각각 별도의 규정에 근거해 개별적으로 운영되다 보니, 연구활동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의원들의 낮은 활용도 및 유사 중복연구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심 의원은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각각의 연구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고, 서울시의회 연구용역의 두 축인 의원 정책개발 연구용역과 입법정책 연구용역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착수보고회에는 책임연구원이 직접 연구방법 및 기대효과 등을 보고 후 참석자들의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으며 과제를 제안한 심 의원을 비롯해 김혜영 의원, 이효원 의원과, 연구용역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정지웅 의원, 허훈 의원, 구미경 의원, 심익섭 동국대 명예교수, 한지영 박사 등 15명이 참석했다. 끝으로 심 의원은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모든 의원님이 연구 활동 제도를 실효성 있게 활용해 의정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노무현 후원회장’ 이기명 노무현재단 고문 별세

    ‘노무현 후원회장’ 이기명 노무현재단 고문 별세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이기명 노무현재단 고문이 5일 오전 10시33분쯤 서울 강서구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87세. 서울 종로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국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61년 KBS PD로 입사했다. 이후 1962년 문화공보부 현상모집에 연속방송극 ‘평화스런 날의 작별’이 당선되며 드라마 작가로 데뷔했다. 라디오 드라마 ‘김삿갓 방랑기’를 집필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를 지냈다. 1989∼2003년 노무현후원회장을 맡았고,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대통령후보 언론문화 고문, 2005년 국민참여연대 상임고문을 역임했다. 20대 대선에서는 당시 후보자였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특별고문을 맡았다. 저서로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위하여’가 있다. 유족으로는 이진호·정호·인호씨가 있다.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7일 오전 10시.
  • 김용호 서울시의회 정책위원장, 연구과제 발표 워크숍 개최

    김용호 서울시의회 정책위원장, 연구과제 발표 워크숍 개최

    서울특별시의회 김용호 정책위원장(국민의힘, 용산1)은 제19기 정책위원회 정책연구 발표를 위한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회 정책위원회는 서울시의 중요한 정책 사안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담당하는 위원회로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효과적인 정책 입안 및 결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워크숍은 위원회 분야별 전문가의 통섭 이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통찰력을 제공하고, 정책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먼저, 제1소위에서는 ▲김혁 위원(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의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지능형 정부로의 발전방안’ ▲박명호 위원(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의회-시민 인식괴리의 확인과 대안방안’, 제2소위에서는 ▲한공식 위원(전 국회 입법차장)의 ‘서울지하철 노후화에 따른 시스템 개량 필요성’ ▲오충현 위원의 ‘보호지역확충을 위한 OECM 대책’, ▲이계수 위원의 ‘교사의 정서·학습코칭 역량제고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 등 3개 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제3소위에서는 ▲석재왕 위원(건국대 안보재난관리학과 교수)이 ‘재난위험 요소 발굴 및 평가 개선방안’ 에 관해 연구발표를 진행했으며, 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김용호 정책위원장은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도시 구현 위한 건설자재 활용방안’을 통해 안전한 서울 조성 방안 강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향후 ‘시정 현안과 접목한 정책발굴을 위한 포럼 개최방안’에 관해 논의를 이어감으로써 명실상부하게 정책연구위원회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정책연구 활동을 펼쳐나갈 것을 다짐했다. 김 정책위원장은 “연구발표를 개최함에 있어서 정책위원들의 열정적인 참여에 대해 감사한다. 이런 연구들이 앞으로 보다 실질적인 연구성과 실현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연구발표에 대하여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정책위원회의 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정책위원장은 “앞으로 30명의 정책위원 및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현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코로나19 극복이후 소상공인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 및 저출산 고령화 극복 방안,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건설자재 활용방안 등 다양한 주제로 대포럼회를 개최해 효과적인 정책방안을 적극적으로 수립하겠다”고 피력했다.
  • 여성·청소년 위한다던 자치경찰…피해 많은 디지털성범죄엔 정작 손 못대

    여성·청소년 위한다던 자치경찰…피해 많은 디지털성범죄엔 정작 손 못대

    여성과 아동·청소년에게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자치경찰이 정작 이들의 피해가 많은 디지털성범죄 사무에는 손을 떼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법적 근거가 없기 떄문이란 설명인데, 전문가들은 제도를 정비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지자체간 담당사무를 더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짚었다. 2일 경기남·북부자치경찰위원회(이하 자치경찰)에 따르면 자치경찰은 현행법상 사무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디지털성범죄 관련 치안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디지털성범죄 수사는 국가경찰이 담당하지만, 피해자 보호 지원 등 업무는 법률 근거가 없어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모두 담당하지 않는다. 2021년 3월 전국 최초로 수원 장안구에 문을 연 경기도 디지털성범죄피해자원스톱지원센터(이하 센터)를 계기로 경기도가 센터 개소 당시 피해자 지원 업무를 자치경찰 측에 요청했으나 자치경찰이 담당업무가 아니라며 지원을 거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가 자치경찰에 지원을 요청했던 업무는 피해자가 수사기관을 방문할 때 고소장 작성 안내, 피해자 보호를 위한 동행 등이다.자치경찰은 국가경찰과 지방자치단체 사이에서 업무경계가 뚜렷해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21년 7월 처음 출범했다. 경기 자치경찰 홈페이지에는 출범 목적에 ‘일선 경찰과 지자체 간 책임소재가 불명확한 영역의 업무수행 주체를 명확히 해 국가의 치안역량 향상, 대국민 치안 만족도를 제고한다’고 명시돼 있다. 자치경찰은 오는 7월 18일 ‘스토킹방지법(스토킹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현재 직접 하지는 않으나 스토킹방지법이 시행되면 관련 기관들과 논의를 거쳐 업무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이나 보호 또는 아동·청소년 보호 업무는 자치경찰의 역할과 더 가까울 수 있다”며 “제도를 더 명확히 고쳐 자치경찰이 할 수 있는 치안 서비스를 주민에게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제자유구역 지정 사활… ‘제2의 송도·판교’ 체질 바꾸는 고양

    경제자유구역 지정 사활… ‘제2의 송도·판교’ 체질 바꾸는 고양

    이동환 경기 고양특례시장은 지난해 12월 환경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을 상대로 공모한 ‘지역맞춤형 통합하천사업’에 도전해 창릉천 정비사업비로 32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당시 이 시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공모에도 참여해 480억원대 강매제2배수펌프장 건설공사 사업비도 받게 됐다. 국토교통부의 탄소공간지도기반 계획지원 기술개발 수요기관 공모에도 참여해 210억원 규모 사업대상지로 선정되는 등 지난해 7월 1일 취임 후 지금까지 약 4500억원에 달하는 국가지원사업비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서울신문은 지난달 31일 이 시장으로부터 인구 108만 고양특례시정을 이끌어 온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주요 시정 성과, 향후 계획에 관해 들었다.이 시장은 창릉천 복원사업비 획득과 더불어 경기북부 최초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후보지로 선정된 것을 가장 중요한 성과로 꼽았다. JDS지구 등 개발압력이 높은 약 2500만㎡(800만평)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후보지가 된 뒤 연구용역을 거쳐 산업통상자원부 심사를 받는다.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다. 경제자유구역 유치는 이 시장의 ‘1호 공약’이다. 자족도시 실현을 위한 필수 과제이며 바이오 정밀의료 클러스터 조성 등 다른 공약들을 이행하기 위한 선결 과제이다. 고양시는 시 전체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에 해당돼 산업단지와 기업 유치가 어렵다. 전체 면적의 42.3%는 개발제한구역, 37.3%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돼 개발도 어렵다. 아파트만 즐비한 고양시를 국제적인 자족도시로 성장시키기 위한 돌파구가 경제자유구역 유치이다. 고양시는 기업과 일자리가 부족해 서울로 통근하고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란 오명을 받아 왔다. 대기업·대학 등 인구집중 유발시설을 제한받는 과밀억제권역이지만 오히려 수도권 주택난 해소를 위해 아파트만 지어지고 있다. 그 결과 고양시는 인구만 많고 성장은 저조한 빈곤 상태가 됐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의 불편함으로 돌아왔다.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양시는 일산테크노밸리·방송영상밸리·영상문화단지·IP융복합콘텐츠 클러스터·CJ라이브시티 등 여러 국가 공모사업을 쟁취해 공사 중이다. 이 시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도시의 구조와 체질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려면 내년 말 발표 예정인 경제자유구역 유치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수도권에 가해지는 중첩 규제를 피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기업과 국내 복귀기업은 물론 핵심 전략산업에 세금을 깎아 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 국내외 유망 기업을 유치하면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보로 이어져 판교, 송도처럼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젊은 인재들이 고양시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 이 시장은 경제자유구역으로 낙점받기 위해 5대 추진전략을 세웠다. 글로벌 K혁신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것으로 ▲스마트 모빌리티 ▲바이오 ▲컬처 ▲마이스 ▲반도체 등이다.K스마트모빌리티는 친환경 모빌리티·도심항공교통(UAM)·드론을 특화해 동북아 모빌리티 산업의 혁신 거점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드론앵커센터·드론비행장·한국항공대 등 고양시만의 산업기반을 바탕으로 드론 실증도시 구축을 위한 중장기적인 발전계획을 수립한다. K바이오는 국립암센터·일산동국대병원·차병원·일산병원·명지병원·일산백병원 등 6개 대형병원을 기반으로 바이오·정밀의료 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고양시는 최근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진흥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지정될 고양 경제자유구역에 ‘롱제비티 혁신 허브’를 조성해 장수를 위한 기술 연구개발과 제품 생산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지는 생명공학 협력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K컬처는 고양시에 있는 여러 방송영상 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일본 오사카에서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1위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전문기업인 AEG그룹과 CJ라이브시티 3자 간 업무협약을 맺었다. 장차 합작법인 한국사무소를 설치해 케이팝을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다.K마이스 전략은 대한민국 전시 산업의 대표시설인 킨텍스 제1·2·3 전시장과 고양관광특구·고양일산테크노밸리·고양방송영상밸리를 연계해 국제 비즈니스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다. K반도체는 새로운 시스템 반도체 협력지구 조성을 골자로 한다. 국내 기업과 경제인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연구소·대학들과 협력해 고양시를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미래 혁신기술을 집약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창의적인 인재들이 몰려드는 경제특례시를 만드는 것이다.
  • “숨쉬듯 썼지만… 詩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제31회 공초문학상]

    “숨쉬듯 썼지만… 詩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 [제31회 공초문학상]

    문학을 쓸 수 없게 된 시기도 있어당시 한국엔 금서였던 온갖 서적닥치는 대로 읽었더니 눈이 뜨여시는 어차피 내 처음이자 마지막노마드한 내 인생, 공초와 닮아그 어느 상보다 수상 소식 반가워 도착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에 도착했어 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 더 많았지만 아무 것도 아니면 어때 지는 것도 괜찮아 지는 법을 알았잖아 슬픈 것도 아름다워 내던지는 것도 그윽해 하늘이 보내 준 순간의 열매들 아무렇게나 매달린 이파리들의 자유 벌레 먹어 땅에 나뒹구는 떫고 이지러진 이대로 눈물나게 좋아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 여기 도착했어“공초 오상순 선생은 자유와 고독, 허무 등으로 잘 알려졌지만 저는 다른 면을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명여고 시절 시집을 내면서 문단에 뛰어들어 60년 가까이 시를 써 온 시인은 한국의 웬만한 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현대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육사시문학상, 청마문학상, 목월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비롯해 스웨덴 하뤼 마르틴손 재단이 수여하는 시카다상까지. 그런데도 “어느 상보다 공초문학상이 더없이 반갑다”고 했다. 문정희 시인은 구상 시인이 극찬한 공초의 ‘아시아의 마지막 밤 풍경’ 시를 들고 “공초는 당시 한국이 아닌, 아시아를 생각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나도 굉장히 노마드한 사람”이라고 웃었다. 현존 시인 중 그만큼 시력이 긴 이가 드물다.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광주 서석초교로 홀로 공부 길에 올랐다. 이승만 전 대통령 83세 기념 전국 어린이 글 모집에 당선돼 화제가 됐다. ‘천재가 나왔다’는 찬사를 받은 뒤 전남여중을 거쳐 서울 진명여고에 입학했다. 나혜석과 노천명의 모교였던 진명여고는 당시 글 쓰는 인재들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그 속에서 전국 문학 백일장에 나가 상이란 상은 다 휩쓸었고, 여고생 최초로 백일장 기념집을 내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어렸을 적부터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고 한 그의 말마따나 문학은 그에게 숨쉬는 일과도 같았다. 그렇지만 시는 그리 만만하지 않았다고 한다. “감각과 재치 그리고 콘테스트(경쟁)를 통해 시를 썼던 겁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등단까지는 어찌해서 나아갔지만, 더는 쓸 수 없게 된 때가 왔어요. 문학이 더이상 문학이 아니었던 불행한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과감하게 뉴욕으로 향했다. 30대 초반 뉴욕대 대학원에 들어갔는데, 영어를 못해 그야말로 죽을 만큼 고생을 했단다. 영화가 위로가 됐다. 타르콥스키, 구로사와 아키라 그리고 동유럽 명화를 눈이 빠지도록 봤다. ‘시인은 기존의 것들에 대한 부정을 기반으로, 역사와 사회에 대한 투시력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 당시 한국에서는 금서였던 온갖 사회과학 서적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눈이 뜨이고 머리가 깨였다. 1982년부터 1984년까지. 지금의 시인을 있게 한 토양을 그렇게 북돋았다. “제 시집은 지금까지 11개 국어로 모두 14권이 외국어로 번역됐습니다. 한국 시인으로선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그 시절에 얻었던 사고의 개방성과 보편성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문장이 쉽고 번역도 다른 시들에 비해 쉽다. 주제는 다양하다. 그의 시에는 온갖 영화가 등장하고, 전 세계 수십개국을 돌며 머물렀던 장소, 그가 만나는 사람들이 소재로 등장한다.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응’과 어머니의 헌신을 기린 ‘찬밥’이 같은 시인의 시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미 정상에 오른 시인은 그런데도 여전히 “쓰는 존재의 삶에 완성이란 없다. 그저 끝까지 그냥 갈 뿐”이라고 단언한다. 공초문학상 선정작이 실린 시집 ‘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민음사)에 수록된 시들에 이런 시선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봄부터 가을까지 내가 한 일은/ 그동안 쓴 시들을 고치고 주무르다가/ 망가뜨린 일이다/ 시는 고칠수록 시로부터 도망쳤다/ 등 푸른 물고기떼 배 뒤집고 죽어 가듯이/ 생명이 빠져나갔다’(망각을 위하여) ‘시인의 장례식은 없어요/ 시인이 죽고 난 후/ 시인의 시가 사라질 때/ 그때 시인은 죽는다고 해요/ 시인은 장례식 없이 망각으로 사라지거나/ 책 속에 살아 있어요’(시인의 장례식) 공초문학상 당선작인 ‘도착’은 어쩌면 시인의 인생일 수 있겠다. “여기 도착했어”라고 외치지만, 사실은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에 다다른 느낌. 그럼에도 그는 방황하지 않는다. 어차피 시는 그에게 처음부터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시집의 머리글에 수록한 제목 없는 글은 이렇게 적혔다. “미완성으로 완성이다/ 10대 때부터 어린 시인/ 아직도 어린 시인/ 그것 참 황홀하다” ■문정희 시인은 ▲1947년 전남 보성 출생 ▲1966년 진명여고 졸업 ▲1970년 동국대 국어국문학 학사 ▲1969년 월간문학 시 ‘불면’, ‘하늘’ 당선으로 등단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 ▲1975년 현대문학상 ▲1996년 문학사상사 소월시문학상 ▲2000년 동국문학상 ▲2004년 정지용문학상 ▲2005년 동국대 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석좌교수 ▲2007년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2010년 시카다상 ▲2013년 육사시문학상 ▲2014년 제40대 한국시인협회장 ▲2015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문학 부문 ▲2015년 목월문학상 ▲2022년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 “예술교육 석·박사 필요” vs “한예종이 인재 독점”[생각나눔]

    “예술교육 석·박사 필요” vs “한예종이 인재 독점”[생각나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석·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하는 ‘한예종 설치법’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되자 전국 예술대 학생과 교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예종 측은 전문화된 예술 교육을 위해 석·박사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사립 예술대들은 지나친 특혜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무산됐던 석·박사 과정 신설 재추진 전국예술대학총학생연합(예총련)과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예교련)은 30일 국회 본관 앞에서 ‘한예종 설치법안 규탄대회’를 열고 한예종 특별법 폐지를 요구했다. 집회에는 수도권 소재 예술대 학생과 교수 1000여명이 모였다. 예총련은 “영상으로 참여한 지역 학생 등 전국 73개 대학 219개 학과 대표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한예종에 다른 대학처럼 석·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법’ 3건(김윤덕·박정·이채익 의원 대표발의)이 계류돼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문화예술법안 소위원회는 이날 법안에 대해 추가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불거지며 회의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예종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예술학교인 ‘각종학교’로 석·박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하다. 석사 과정에 해당하는 예술전문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석사 학위는 받을 수 없고 박사 과정에 진학할 때만 석사 학위에 준하는 학력으로 인정된다. ●“국내외 인재 유치할 학위 시스템” ‘한예종 설치법’은 한예종의 숙원 사업이다. 1999년과 2005년에도 입법을 추진했다 무산됐지만 지난해 김대진 한예종 총장이 개교 30주년을 맞아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한예종은 학생들이 학위 취득을 위해 해외 유학을 떠나고 유학생 유치도 어렵기 때문에 석·박사 학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현재 예술전문사 수료자가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없는 불이익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예종 관계자는 “미국 줄리아드 같은 해외의 유명 실기 중심 음악 대학들도 석·박사 학위를 준다”며 “실기와 이론 융합 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예술 교육 수직계열화 우려” 반발 하지만 한예종이 대학원을 만들면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지방 예술대는 학생 모집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예교련과 한국예술교육학회는 성명에서 “문화부 소속기관인 한예종에 교육부 인정 석·박사 학위 과정을 신설하는 것은 유아 대상 영재교육원부터 박사과정까지 수직계열화해 독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준희(동국대 연극영화과 교수) 예교련 사무국장은 “한예종은 올해만 국비 950억원을 지원받고 학생 선발과 입학정원에서도 여러 혜택을 받고 있다”며 “교육부 규제와 감사는 받지 않으면서 특혜를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예종은 예술영재교육과 전문예술인 양성을 위해 1993년 음악원을 시작으로 개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발레리나 박세은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계 스타와 배우 이선균, 김고은 등이 이곳 출신이다.
  • 한예종에 석·박사 과정 만든다? “유학생 유치” vs “지나친 특혜”

    한예종에 석·박사 과정 만든다? “유학생 유치” vs “지나친 특혜”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 석·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하는 ‘한예종 설치법’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본격화되자 전국 예술대 학생과 교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예종 측은 전문화된 예술 교육을 위해 석·박사 과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사립 예술대들은 지나친 특혜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예술대학총학생연합(예총련)과 전국예술대학교수연합(예교련)은 30일 국회 본관 앞에서 ‘한예종 설치법안 규탄대회’를 열고 한예종 특별법 폐지를 요구했다. 집회에는 수도권 소재 예술대 학생과 교수 1000여명이 모였다. 예총련은 “영상으로 참여한 지역 학생 등 전국 73개 대학 219개 학과 대표들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한예종에 다른 대학처럼 석·박사 학위 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설치법’ 3건(김윤덕·박정·이채익 의원 대표발의)이 계류돼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문화예술법안 소위원회는 이날 법안에 대해 추가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불거지며 회의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한예종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예술학교인 ‘각종학교’로 석·박사 학위 수여가 불가능하다. 석사 과정에 해당하는 예술전문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석사학위는 받을 수 없고, 박사 과정에 진학할 때만 석사 학위에 준하는 학력으로 인정된다. ‘한예종 설치법’은 한예종의 숙원 사업이다. 1999년과 2005년에도 입법을 추진했다 무산됐지만 지난해 김대진 한예종 총장이 개교 30주년을 맞아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한예종은 학생들이 학위 취득을 위해 해외 유학을 떠나고 유학생 유치도 어렵기 때문에 석·박사 학위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현재 예술전문사 수료자가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없는 불이익도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예종 관계자는 “미국 줄리아드 같은 해외의 유명 실기중심 음악 대학들도 석·박사 학위를 준다”며 “실기와 이론 융합 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한예종이 대학원을 만들면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지방 예술대는 학생 모집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예교련과 한국예술교육학회는 성명에서 “문화부 소속기관인 한예종에 교육부 인정 석·박사 학위 과정을 신설하는 것은 유아 대상 영재교육원부터 박사과정까지 수직계열화해 독점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준희 예교련 사무국장(동국대 연극영화과 교수)은 “한예종은 올해만 국비 950억원을 지원받고 학생 선발과 입학정원에서도 여러 혜택을 받고 있다”며 “교육부 규제와 감사는 받지 않으면서 특혜를 늘리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예종은 예술영재교육과 전문예술인 양성을 위해 1993년 음악원을 시작으로 개교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발레리나 박세은 등 세계적인 문화예술계 스타와 배우 이선균, 김고은 등이 이곳 출신이다.
  • 대입 궁금증 풀어요

    대입 궁금증 풀어요

    서울 강남구가 오는 31일 구민회관에서 학생과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2024학년도 대학 입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구는 지역 22개 고등학교와 연합해 2010년부터 매년 입시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변화하는 입시제도에 따른 대학별 신입생 모집, 전형 방법 등 최신 정보를 제공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로부터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상반기에는 총 3회에 걸쳐 입시설명회를 준비했다. 1회차는 31일 구민회관에서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진행된다. 서울시립대와 한국에너지공과대(켄텍)의 입학사정관이 참여하고, 현대고 진학상담 교사가 고려대 입학처 제공 자료를 안내할 예정이다. 또 학생과 학부모가 궁금해하는 사항에 대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2회차는 다음달 2일 구민회관에서 열리며 동국대, 경희대, 성균관대의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 3회차는 16일 현대고에서 열리며 이화여대, 한양대, 서강대, 중앙대의 입학사정관이 참여한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교육 1번지’ 강남 다운 교육 환경 조성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 비대면의 역설… 명의 도용 대포폰·신용카드로 나도 모르게 ‘빚더미’

    비대면의 역설… 명의 도용 대포폰·신용카드로 나도 모르게 ‘빚더미’

    급전 대출 위해 금융정보 넘기자택배로 유심칩 받아 대포폰 개통76%가 본인 확인 허술한 ‘알뜰폰’한 달 ‘3개 회선 제한’… 실효성 의문‘100% 비대면 영업’ 인터넷銀서보이스피싱 피해액 1년새 135%↑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명의로 알뜰폰을 개통하고 그 번호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서 7000만원이나 긁었더라고요.” 최근 A씨는 본인의 신분증으로 휴대전화가 개통돼 여러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에 이용된 사실을 알게 됐다. 발급 후 수차례에 걸쳐 7000만원에 이르는 카드 승인이 발생했고,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A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22일 서울신문이 대법원 판결문 열람 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대출’과 ‘대포폰’이 관련된 판결은 590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사기, 대부업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과 관련이 있다. B씨는 ‘월변(월 단위 변제) 20만원부터 가능’이라는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급전이 필요했던 그는 연락을 취했고 “회선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 주겠다. 담보는 원금을 완납하면 바로 해지한다”는 제안을 받았다. 담보는 대포폰에 쓰이는 선불 유심칩이었다. B씨는 업자가 요구하는 대로 주민등록증 사진과 범용인증서의 일련번호, 비밀번호를 전송했다. 그렇게 B씨의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는 9개에 달했다. C씨는 도용한 신분증으로 다섯 차례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이후 피해자 신분증과 범용인증서 등을 활용해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했고, 피해자 명의로 7회에 걸쳐 4개의 금융사에서 온라인 대출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을 받아 4595만원을 챙겼다. 피해자 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1451억원, 피해자 수는 1만 2816명에 달한다. 이러한 피해 액수 가운데 금융사 등으로부터 환급받은 액수는 379억원으로 환급률은 26.1% 수준이다. 환급률은 2020년 48.5%, 2021년 35.9%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 떼인 돈 받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가족이나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는 경우가 전체 피해 금액의 78.6%를 차지했다. 피해자의 휴대폰에 악성 앱을 심어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금융결제를 일으키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고금리로 서민들의 고충이 깊어진 틈을 타 급전을 마련해 주겠다며 어둠의 손을 내민 대출 빙자형은 21.4%를 차지했다. 대출 서류로 신분증과 범용인증서 등을 요구하고, 그 신분증과 인증수단을 활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한다. 이 휴대전화로 금융사에 본인 인증을 한 뒤 신용카드 결제를 하거나 대출을 내면 당사자는 빚더미에 앉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인 명의 휴대전화가 있으면 못하는 게 없는 세상이다. 금융사는 본인 인증을 스마트폰 인증에 대부분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의 엄단 의지에도 보이스피싱이 활개를 치는 것은 이 같은 비대면 금융과 통신의 활성화 때문이란 분석이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통신사 대리점을 찾지 않고도 택배로 유심칩을 받아 스마트폰을 개통할 수 있다. 실제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021년 129억원에서 지난해 304억원으로 135% 뛰었다.금융권은 알뜰폰이 보이스피싱의 길을 터줬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포폰 5만 3104대 가운데 4만 596대, 전체의 76%가 알뜰폰으로 개통됐다. 통신업자까지 한통속이 돼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국무조정실과 금융당국, 경찰청 등이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전담팀을 꾸려 단속한 결과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1만 6431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통신업자 등이 2896명을 차지했다. 개통이 완료된 대포폰은 보통 2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대출 빙자 광고에서 제시하는 최소 금액과도 일치한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이 대포폰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며 알뜰폰 사업자를 포함한 전체 통신업자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한 사람이 총 3개 회선만 개통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러나 이 기준은 30일 이내에서만 적용돼 한 달여가 지나면 다시 3개 회선을 개통할 수 있다. ‘안 걸리면 그만’인 셈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비대면이 주는 편의성과 안전성이 상충하는 것”이라면서 “대포폰을 차명 개통하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본인 확인과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비대면의 역습…개통하지 않은 폰·발급받지 않은 카드로 빚더미

    비대면의 역습…개통하지 않은 폰·발급받지 않은 카드로 빚더미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명의로 알뜰폰을 개통하고 그 번호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서 7000만원이나 긁었더라고요.” 최근 A씨는 본인의 신분증으로 휴대전화가 개통돼 여러 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에 이용된 사실을 알게 됐다. 발급 후 수차례에 걸쳐 7000만원에 이르는 카드 승인이 발생했고,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A씨는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22일 서울신문이 대법원 판결문 열람시스템을 통해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대출’과 ‘대포폰’이 관련된 판결은 590건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사기, 대부업법,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과 관련이 있다. B씨는 ‘월변(월 단위 변제) 20만원부터 가능’이라는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급전이 필요했던 그는 연락을 취했고 “회선담보를 잡고 대출을 해 주겠다. 담보는 원금을 완납하면 바로 해지한다”는 제안을 받았다. 담보는 대포폰에 쓰이는 선불 유심칩이었다. B씨는 업자가 요구하는 대로 주민등록증 사진과 범용인증서의 일련번호, 비밀번호를 전송했다. 그렇게 B씨의 명의로 개통된 휴대전화는 9개에 달했다. C씨는 도용한 신분증으로 다섯 차례 휴대전화를 개통했다. 이후 피해자 신분증과 범용인증서 등을 활용해 금융사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했고, 피해자 명의로 7회에 걸쳐 4개의 금융사에서 온라인 대출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을 받아 4595만원을 챙겼다. C씨는 징역 10개월에 처해졌다. 피해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1451억원, 피해자 수는 1만 2816명에 달한다. 이러한 피해 액수 가운데 금융사 등으로부터 환급받은 액수는 379억원으로 환급률은 26.1% 수준이다. 환급률은 2020년 48.5%, 2021년 35.9%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보이스피싱 수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는데 떼인 돈 받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가족이나 지인,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는 경우가 전체 피해 금액의 78.6%를 차지했다. 피해자의 휴대폰에 악성 앱을 심어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금융결제를 일으키는 수법이 대표적이다. 고금리로 서민들의 고충이 깊어진 틈을 타 급전을 마련해 주겠다며 어둠의 손을 내민 대출 빙자형은 21.4%를 차지했다. 대출 서류로 신분증과 범용인증서 등을 요구하고, 그 신분증과 인증수단을 활용해 휴대전화를 개통한다. 이 휴대전화로 금융사에 본인인증을 한 뒤 신용카드 결제를 하거나 대출을 내면 당사자는 빚더미에 앉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인 명의 휴대전화가 있으면 못하는 게 없는 세상이다. 금융사는 본인인증을 스마트폰 인증에 대부분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의 엄단 의지에도 보이스피싱이 활개를 치는 것은 이 같은 비대면 금융과 통신의 활성화 때문이란 분석이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대출을 받을 수 있고 통신사 대리점을 찾지 않고도 택배로 유심칩을 받아 스마트폰을 개통할 수 있다. 실제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021년 129억원에서 지난해 304억원으로 135% 뛰었다. 금융권은 알뜰폰이 보이스피싱의 길을 터줬다고 입을 모은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포폰 5만 3104대 가운데 4만 596대, 전체의 76%가 알뜰폰으로 개통됐다. 통신업자까지 한통속이 돼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국무조정실과 금융당국, 경찰청 등이 보이스피싱 대응 범정부 전담팀을 꾸려 단속한 결과 보이스피싱과 관련해 1만 6431명이 검거됐다. 이 가운데 통신업자 등이 2896명을 차지했다. 개통이 완료된 대포폰은 보통 20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대출 빙자 광고에서 제시하는 최소 금액과도 일치한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이 대포폰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겠다며 알뜰폰 사업자를 포함한 전체 통신업자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한 사람이 총 3개 회선만 개통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그러나 이 기준은 30일 이내에서만 적용돼 한 달여가 지나면 다시 3개 회선을 개통할 수 있다. ‘안 걸리면 그만’인 셈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비대면이 주는 편의성과 안전성이 상충하는 것”이라면서 “대포폰을 차명 개통하는 일이 없도록 엄격한 본인 확인과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말 서울 도심서 연등행렬, 종로 광화문 등 교통통제

    주말 서울 도심서 연등행렬, 종로 광화문 등 교통통제

    서울시는 ‘2023 연등회’ 개최에 따라 20일 오후 1시부터 21일 오전 3시까지 시내 주요 도로에서 단계별로 교통을 통제한다고 19일 밝혔다. 연등회는 지난 2020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20일 차량 통제 구간과 시간은 ▲종로1가 사거리∼흥인지문 오후 1시∼다음 날 오전 3시 ▲세종대로 사거리∼종로1가 사거리 오후 6시∼다음 날 오전 1시 ▲안국사거리∼종로1가 사거리 오후 6시∼다음 날 오전 1시 ▲동국대∼흥인지문 오후 6시∼8시 30분 등이다. 양방향 전 차로가 전면 통제된다. 21일에는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안국사거리∼종로1가 사거리 구간의 양방향 전 차로 통행이 금지된다. 시는 약 5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등행렬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종로 중앙버스전용차로 관련 시설물을 점검하고 종로 중앙버스정류소를 옮긴다.연등행렬 구간인 종로1가 사거리부터 흥인지문까지 총 10개의 중앙버스정류소가 도로변으로 이동한다. 세종대로 사거리∼흥인지문 사거리 중앙버스정류소는 종로 거리에서 대규모 문화행사가 열릴 수 있게 모두 이동형으로 제작됐다. 당일 인원의 밀집 상황과 역사 내 혼잡도에 따라 1호선 종각역은 무정차 통과할 수 있다. 역사 무정차 통과 여부는 서울교통공사가 별도로 공지한다. 종로를 지나는 버스 노선은 우회 운행하고 구간 내의 시내버스 정류장도 폐쇄된다. 종로로 이동하려는 시민은 인근 정류장에서 하차해 걷거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한다. 시는 시내버스 이용 시 버스정류소와 차내에 부착된 우회운행 안내문을 참고해 우회경로를 사전에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연등회는 전통등 전시회(광화문광장 일대), 어울림마당(동국대), 연등행렬(종로 일대), 회향한마당(종각사거리) 등 서울 시내 주요 거점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로 진행된다. 주 행사인 연등행렬은 20일 오후 6∼9시 동국대를 시작으로 흥인지문, 종로 일대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어진다. 시민들은 종로 전 구간에 설치된 관람석에서 연등행렬을 감상할 수 있다.
  • 끝나지 않는 스토킹… 접근금지 명령에도 변호인 통해 ‘변칙 접촉’

    끝나지 않는 스토킹… 접근금지 명령에도 변호인 통해 ‘변칙 접촉’

    서울 용산구에 사는 이보람(30·가명)씨는 지난달 초 전 연인 박모(32)씨를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처음부터 고소할 생각은 아니었다. 박씨가 헤어진 후 연락도 없이 두 차례 집을 찾아왔을 때는 타일러 돌려보냈고 수십 차례의 전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쪽지에도 응답하지 않고 확고한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늦은 밤 박씨가 세 번째로 집을 찾아와 문을 두드리자 자신은 물론 같이 사는 여동생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경찰을 찾았다. 경찰의 잠정조치 신청으로 박씨에겐 서면 경고와 함께 이씨와 이씨 주거지로부터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씨는 안도감을 가졌으나 이는 착각이었다. 박씨가 선임한 변호인이 연락하기 시작했다. ‘박씨가 미안하다는 뜻을 밝힌다. 용서해 달라. 고소를 취하해 주길 원한다’는 취지의 연락이었다고 한다. 이씨는 14일 “더는 대화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면서 “박씨 소식을 듣는 게 힘들어 고소했는데 계속 연락이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021년 10월 스토킹 처벌법 시행으로 재발 우려가 있는 가해자에게는 잠정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제3자 또는 변호인을 통한 ‘꼼수 접촉’을 막을 수 없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토킹 처벌법을 보면 서면경고(1호), 접근금지(2·3호), 유치장·구치소 유치(4호)로 구성된 잠정조치는 ‘스토킹 행위자’를 대상으로 한다. 경찰 관계자는 “잠정조치 처분은 개인에게 내려지는 것으로 변호인 접촉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선) 변호사를 다시 스토킹 혐의로 고소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스토킹 처벌법 시행 이후 관련 신고가 크게 늘면서 잠정조치 건수 역시 크게 늘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조치 건수(법원 결정 기준)는 5896건으로 집계됐다. 올 1~3월에도 1723건의 잠정조치가 내려졌다. 스토킹 처벌법은 스토킹 행위자에게 변호인이 있으면 변호인에게 해당 잠정조치를 한 사실을 통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변호인이 피해자를 접촉하는 것에 대해선 따로 규정이 없다. 경찰도 지난해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20대 여성 역무원이 살해된 사건 이후 유치장 유치 등 잠정조치를 적극 활용하도록 했지만 잠정조치를 무력화하는 이러한 시도에 대한 대처 방안은 찾아볼 수 없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잠정조치 자체가 무력한 상황으로 변호사의 연락은 본인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법조계가 아직 스토킹 범죄의 본질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토킹 범죄는 가해자의 존재 자체가 두려운 범죄이기에 가해자의 존재를 상기시켜 주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스토킹 범죄 신고가 많아지면서 대형 로펌을 찾는 가해자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토킹 범죄 피해자는 국선변호인이 지원되지 않아 가해자가 선임한 변호사를 피해자가 직접 대응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장애인 학대와 아동학대, 성폭력 범죄에 국한해 지원하는 피해자 국선변호인을 스토킹 범죄까지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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