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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틀고 또 틀고… ‘재탕 잔치’

    틀고 또 틀고… ‘재탕 잔치’

    올 극장가엔 때아닌 재개봉 바람이 거세다. 국내 최대의 멀티플렉스 CGV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트랜스포머’를 아이맥스 버전으로 다시 틀었다. 지난 6월 개봉해 역대 외화 최다관객인 740만명을 동원한 영화다. 이번엔 또 ‘디 워’다. 지난 8월 국내 개봉해 84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블록버스터를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다시 상영한다. 재상영에는 긍정적 의미도 없진 않다.“관객에게는 선택권을, 영화시장에는 다양성을, 작은 영화에는 기회를 안겨준다.”는 평가들도 많다. 그러나 불과 몇개월 전에 장기상영으로 ‘대박’난 블록버스터들까지 다시 간판을 거는 배경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다.“꿈보다 해석이 좋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재상영 봇물 터진 올 한해 13일 개관하는 서울 광화문 스폰지하우스는 개관 작품으로 ‘중경삼림’을 선택했다. 이후에는 ‘타락천사’‘화양연화’등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가 차례로 소개된다. 씨네큐브도 ‘세계배낭여행’이라는 주제로 올해 개봉했던 작품 중 27편을 다시 스크린에 쏜다. 이 가운데는 ‘본 얼티메이텀’‘화려한 휴가’등 흥행작과 ‘M’과 ‘숨’등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한 작품들도 섞여 있다. 하이퍼텍 나다도 21일부터 32편의 재개봉 영화들을 선보인다. 올해 국내외 영화제를 휩쓴 ‘밀양’과 ‘기담’등이다. 멀티플렉스극장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월부터 메가박스에서 진행한 ‘로맨틱데이’는 매주 화·수요일 로맨틱 영화를 두 달마다 선정해 재상영했다.CGV는 7월 개봉한 ‘라따뚜이’를 11월 또 극장에 걸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6월 ‘가족의 탄생’‘괴물’ 등 올해 대종상 수상작들을 재상영했다. ●영화 다시보기에 눈뜬 극장과 관객 이렇게 극장들이 기존 개봉작을 다시 트는 이유는 관객이 들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리안 감독의 ‘색, 계’ 개봉에 맞춰 씨네큐브가 마련한 ‘브로크백 마운틴’ 상영관에는 2주간 1800여명이 다녀갔다. 메가박스의 ‘로맨틱데이’에서는 ‘오만과 편견’‘시카고’‘오페라의 유령’ 등 이미 흥행한 영화인데도 매진을 기록할 만큼 호응이 높았다. ‘로맨틱데이’를 기획한 메가박스의 권창선 대리는 이를 “영화 다시보기에 대한 관객의 의식 변화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재상영작은 시기적으로 다른 극장과 차별화되는 ‘새 상품’이고 관객에게 더 많은 관람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폰지의 조성규 대표는 “사회가 산업화될수록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는 경향이 더 커지고 향수의 강도가 세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크린 수가 포화상태라 비슷한 라인업으로 관객을 끌 수 없는 극장에서도 기존의 흥행작은 수익면에서 안정적인 선택이다. ●흥행작 재상영·수직통합 폐해의 우려도 예술영화관의 기획전이나 대형영화관의 기획영화제는 잘 활용하면 약이다. 관객은 다양한 영화 선택권을 누릴 수 있고 거대배급사와 블록버스터의 스크린 점령에 밀린 작은 영화들은 관객에게 선보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올해는 흥행작들이 몇 달 만에 극장에 또 내걸렸다. 연말 예술영화관의 기획전에 상업영화가 껴있고 작품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 극장의 특성이 비슷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흥행작을 재상영하는 경우는 더 문제다. 다양성을 늘리기보다 줄이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상업영화를 다시 보려는 관객 수요도 있지만 멀티플렉스에서 흥행작을 장기로 재상영한다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스크린쿼터 일수를 깎아먹을 수도 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개봉 자체도 못하고 기다리는 영화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미 개봉 특수를 누린 영화들이 재상영되면 형평에 맞지 않다.”며 “이는 관객에게도 선택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CGV의 ‘트랜스포머’나 롯데시네마의 ‘가족의 탄생’처럼 멀티플렉스 극장을 가진 대기업 영화사가 자사가 배급하는 영화를 상영할 경우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정재형 교수는 이에 대해 “대기업이 투자·배급과 상영이라는 수직통합으로 시장을 장악하면 독과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농구대잔치] 동국·단국대 사상 첫 4강

    동국대와 단국대가 1983년 농구대잔치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4강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호근 감독이 이끄는 동국대는 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8강전에서 전반에만 29점을 퍼부은 기승호(38점 14리바운드)를 앞세워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22점)가 버틴 경희대를 101-85로 꺾었다. 단국대도 88-88로 돌입한 연장전에서 김현민(27점)과 김태환(14점)이 각각 4점을 뽑아내 연세대를 96-91로 제치며 파란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동국대와 단국대는 6일 4강에서 격돌하게 돼 한 팀은 사상 처음 결승에 오르게 된다. 나머지 4강 1경기는 중앙대와 상무의 대결로 결정됐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맞춤형 교육통신]

    ●제5회 영어교육 박람회 이달 6∼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1층 태평양홀에서 열린다. 체험형 이벤트와 공연, 영어 서적 전시회, 소프트웨어, 유학·시험 등 영어교육 관련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조기 영어교육과 어학연수·유학, 교수학습법, 시험, 취업 영어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와 콘퍼런스도 열린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공식 홈페이지(www.englishexpo.co.kr)에서 4일까지 등록하면 무료 입장할 수 있다.●동국대 예비 대학생 사전 교육 이달 말까지 2008학년도 수시2학기 합격생을 대상으로 입학 전 사전교육 프로그램을 연다. 한자의 세계와 기초 컴퓨터 활용, 담론과 미디어, 문화체험, 자연관을 통한 상상력 기르기, 영화 속 문화와 과학 등 6개 강좌다. 모든 강좌는 졸업학점으로 인정되며, 일부는 학부 성적으로도 반영된다.
  • 법대 ‘로스쿨 쓰나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인가신청이 지난 30일 마감됐지만 로스쿨을 유치하려는 대학들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나타난 ‘수업권 침해’ 문제는 여전히 치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법학과의 잦은 휴강과 부실 수업 논란은 겨울방학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숭실대는 로스쿨 인가 보고서를 담당한 교수 10여명이 휴강을 남발하는 바람에 일부 수업이 12월 말까지 늦춰졌다.이에 따라 어학연수 등 학생들의 방학 계획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이 대학 법대생 이모(24)씨는 “12월 초 기말고사가 끝난 뒤 해외 출국을 준비하고 있거나 계절학기 수강 계획을 세운 학생들이 고민에 빠졌다.”면서 “로스쿨 인가신청이 마감되면 정상화될 줄 알았는데 여파가 계속돼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로스쿨 준비기간 동안 법대의 수업 담당 교수가 여러 차례 바뀌는 해프닝도 벌어졌다.숭실대의 경우 상법 전공 교수 2명이 경쟁 대학으로 빠져나가자 궁여지책으로 처음에는 시간 강사로 대체하다가 나중에는 다른 교과목 교수로 바꾸었다.신청 막판에는 새로 임용된 교수로 또다시 교체됐다.법대생 유모(26)씨는 “교수가 자주 바뀌어 수업의 연속성에 큰 차질이 빚어져 등록금이 아까울 정도”라면서 “학기가 끝나가는데 별로 남는 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대학도 이런 문제로 내홍을 겪기는 마찬가지다.서울시립대에서는 로스쿨 인가신청 접수가 가까워질수록 휴강이 더 잦아져 학생들의 반발이 커졌다.일부 교수들이 ‘기말고사 뒤 보강’ 방침을 밝혀 논란은 더욱 커졌다. 법대생 임모(22)씨는 “기말고사가 끝나면 누가 보강에 관심을 갖겠냐.”면서 “학생회 차원에서 전단지를 돌리고 학과장과의 집단 면담을 요청했지만,교수들은 ‘별일 아니다.’라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일부 교수들이 보강 계획조차 마련하지 않아 학생들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이 대학 김모(22·여)씨는 “어떤 교수는 ‘로스쿨은 법대의 가장 중요한 사업인데 너희들도 희생할 건 희생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교수들이 ‘일단 인가신청이 끝나고 보자.’고 말했지만 아직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법대 교수는 “인가 신청이 끝났지만 이제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됐다.”면서 “로스쿨 유치 여부는 대학 존립 차원의 문제여서 기존 학생들의 수업권까지 생각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실천연대 위정희 시민입법국장은 “로스쿨 경쟁이 과열돼 학생들의 수업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면서 “후속대책이 마련돼 법대 학생들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41개대 로스쿨 인가 신청

    41개대 로스쿨 인가 신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둘러싸고 대학들 간 ‘절반의 전쟁’이 시작됐다. 교육인적자원부가 30일 로스쿨 설치 인가 신청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국 5개 권역에서 41개대가 신청했다. 희망 입학 정원은 모두 3960명이다.2009년 로스쿨 정원은 2000명이고 41개 대학 가운데 20개 안팎이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돼 대학과 정원의 경쟁률은 2대1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학교육위원회는 다음주부터 신청 대학 심사에 들어가 내년 1월까지 서면·현지조사 등을 거쳐 설치 인가 여부와 개별 대학의 입학정원 등 심의 결과를 교육부장관에게 낼 예정이다. 교육부가 내년 1월 말 로스쿨 설치 예비 인가 대학을 발표하고, 교원확보율과 교육 여건 등 이행 상황을 확인한 뒤 9월 최종 인가하게 된다. 로스쿨은 2009년 문을 연다. 서울 권역에서는 24개대가 2360명을 신청했다. 고려대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등 6곳이 로스쿨 입학정원 상한선인 150명을 모두 신청했으며, 경희대, 중앙대 등 2곳은 120명, 건국대, 서울시립대, 인하대, 한국외국어대 등 4곳은 100명을 신청했다. 강원대와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서강대, 아주대, 홍익대 등 7곳은 각각 80명, 경기대, 명지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등 5곳은 각각 50∼60명씩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17개대에서 모두 1600명을 신청했다. 대전 권역에서 충남대가 120명을 희망한 것을 비롯, 서남대와 선문대, 청주대, 충북대, 한남대 등 6곳이 470명을 신청했다. 광주 권역에서는 원광대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조선대 등 5곳이 480명을 신청했다. 대구 권역에서는 경북대와 영남대가 270명을, 부산 권역에서는 경상대와 동아대, 부산대, 영산대 등 4곳이 380명을 써 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스릴러는 망한다? 편견을 버려!

    ‘스릴러는 망한다.’는 흥행 공식이 깨지고 있다. 올봄 ‘그 놈 목소리’와 ‘극락도 살인사건’의 흥행에 이어 김윤진 주연의 ‘세븐데이즈’는 지난달 25일까지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렸다. 관객이 드니 작품 편수도 많아졌다. 멜로과 코미디만 통한다던 국내 영화시장에 스릴러가 치받고 올라오는 이유는 뭘까. ● 올겨울 개봉·예정작 20여편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조사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내 흥행영화 4위와 6위는 스릴러물 ‘그 놈 목소리’와 ‘극락도 살인사건’이다. 뒤이어 ‘검은집’‘리턴’‘궁녀’등 주목받는 스릴러도 잇따라 개봉했다. 크리스마스용 로맨틱코미디와 신년 가족영화가 두드러져야 할 연말시즌에도 스릴러의 질주는 계속된다. 내년 1월까지 개봉하거나 개봉 예정인 스럴러 관련 장르는 20여편에 이른다. 한국영화로는 ‘세븐데이즈’‘우리동네’‘웨스트32번가’,27일 개봉하는 ‘가면’에 이어 내년 1월 ‘더 게임’과 ‘무방비도시’가 잇따라 스크린을 공략한다. 외화로는 ‘마이클 클라이튼’‘쏘우4’‘히트맨’‘데스센텐스’등이 있다. 내년 1월에는 팀버튼 감독과 배우 조니뎁의 결합으로 주목받는 ‘스위니토드’와 ‘더 재킷’등도 소개될 예정이다. ● 왜 스릴러인가 관객은 왜 스릴러를 찾을까. 우선 탄탄한 시나리오와 세련된 영상미를 갖춘 웰메이드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는 게 평단의 공통된 목소리다. 관객몰이에는 치밀한 구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미드열풍’도 한몫했다. 영화평론가 김봉석씨는 “젊은 관객들이 ‘CSI’나 ‘프리즌 브레이크’와 같은 미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국내 영화시장을 10여년간 풍미했던 조폭 코미디나 휴먼드라마 장르에 관객들이 식상한 것도 한 요인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의 스릴러들이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짚는다는 데서도 관객들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표창원 경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살인의 추억’처럼 우리주변에서 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허구인 영화에서 실감나게 표현되면서 관객은 공포를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안도감도 느끼며 짜릿한 쾌감을 맛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유영철이나 정남규 등을 연상시키는 여러 유형의 연쇄살인범이 등장하는 것도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스릴러의 인기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유지나 교수는 “개인의 생활이 힘들어지면 음울하고 허구적인 현실인식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스릴러는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준다.”고 풀이했다. 소재 고갈에 봉착한 제작현장에서도 스릴러는 새로운 대안 장르로 부상했다.‘세븐데이즈’를 제작한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의 임충근 프로듀서는 “스릴러는 폭발적인 반응은 아지니만 일정 정도 충성도 높은 관객층이 형성되어 있다.”며 “이는 할리우드 스릴러를 선호하는 관객들이 국내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인정하면서 생긴 효과”라고 설명했다. 톱스타 대신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만으로 시장에 맞설 수 있는 스릴러는 제작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한 작품이 성공하면 연이어 비슷한 작품이 기획되는 충무로의 시스템도 제작 이유 중 하나다. ● 한국형 스릴러의 진화 최근 ‘우리동네’와 ‘가면’은 한국형 스릴러를 표방하고 나섰다. 굳이 이런 마케팅 용어가 아니라도 1999년 ‘텔미썸씽’으로 시위가 당겨진 국내 스릴러는 2003년 ‘살인의 추억´,2004년 ‘범죄의 재구성´ 등을 거치며 형식과 내용 면에서 점차 진화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점도 있다. 영화평론가 강유정씨는 “국내 스릴러는 현대사회의 실체를 보여주는 표현 수위는 높이고 있지만 윤리에 대한 강박 때문에 무리한 설정을 하거나 사건 해결인 결론 부분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심영섭 영화평론가는 “장르적 노하우의 축적과 창의적인 반전·인물 제시 등으로 작품 자체의 역량을 보여주는 게 스릴러의 숙제”라고 말했다. 영화 ‘우리동네’의 정길영 감독은 “아직 시작”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에는 아직 톱스타 중심의 대작 스릴러가 많지만 관객의 눈이 높아지면서 할리우드처럼 작고 신선한 스릴러들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장르 영화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결선투표제 검토할 때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결선투표제 검토할 때

    13대 노태우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평점이 가장 낮다.‘물태우’란 별칭은 그의 리더십이 어땠는가를 상징적으로 말해 준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의 시대, 즉 6공화국부터 우리 경제가 하강곡선을 그렸다고 주장한다. 그를 이렇게 만든 원인은 뭘까. 민주화 요구가 봇물처럼 터진 과도기라는 시대상황을 꼽을 수 있고, 거물 정치인인 3김을 상대해야 하는 현실 정치의 높은 벽도 있었을 게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것은 노태우 당선자의 낮은 득표율에서 찾아야 할 듯싶다. 그의 득표율은 36.6%.14대의 김영삼(42%),15대의 김대중(40.3%) 당선자에 비해 많이 낮다.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최저다. 이것이 그를 정통성 시비에 시달리게 했다.88서울올림픽을 훌륭히 치르고도 경제를 한번 더 도약시킬 계기를 만들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다. 결국 90년의 3당 합당은 이런 것들이 토대를 제공한 셈이다. 12·19대선은 대통령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죄다 보여 주고 있다. 유력 후보·정당 간의 극심한 네거티브 공방, 후보 난립, 마지막 ‘한 방’으로 여기는 후보 단일화 가능성 등등. 이같은 대선구도의 불안정성에다 검찰의 입만 쳐다보는 ‘희한한 선거’가 국민의 무관심과 정치 냉소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결국 낮은 투표율로 이어질 가능성이 무척 높다.2002년의 70.8%를 밑도는 60%대에 머물 것이란 예상이다. 그 다음 관심은 당선자의 득표율. 이대로 가다간 당선자의 득표율이 35∼38%선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다음달 5일 검찰의 BBK 수사발표와 관계없이 이 문제는 이후로도 계속 최대 이슈가 될 것이고, 지지율 1위인 이명박 후보에게 타격을 입히리란 전망이다. 동국대 박명호 교수(정치학)는 “지나치게 의혹·비리 공방으로 전개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면서 “후보 난립에다 정치 혐오증까지 더해 당선자의 득표율이 13대 때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대선이 40% 이상의 득표율로 승패가 갈리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유력 후보들 간의 혼전 양상 끝에 낮은 득표율로 당선자가 결정된다면 대선 이후의 정국 불안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은 정국 불안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범여권은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명박 특검’까지 벼르고 있다. 투표율과 득표율이 모두 낮은 상태에선 누가 당선되더라도 노태우 대통령처럼 정통성 시비에 시달릴 공산이 적지 않다. 문제는 현행 대통령제가 계속되는 한 이런 현상은 언제든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결선투표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본다. 혹여 있을지 모를 정통성 시비를 없애고, 후보 난립구도를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해서도 이 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대선 후 정국 안정에도 보탬이 되고 실종된 정책·인물 선거도 되살아날 것이다. 국민들의 선택 역시 쉬워질 것이다. 범여든, 범야든 아직도 가능성이 열려 있는 후보 단일화도 사실상 결선투표제의 모양새가 아니던가. 물론 막대한 비용이 추가되고 아주 민감한 개헌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기는 하다. 그러나 대선 후의 정국불안이 초래할 국가적 낭비를 생각하면 대(大)를 위해 소(小)를 희생하는 게 나을 것이다. 또 결선투표제는 지금까지 물밑에서 은밀하게 이뤄졌던 타협 문화를 제대로 정착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민주주의에서 타협과 협상은 소중한 가치다. jthan@seoul.co.kr
  • [농구대잔치] 연세대, 상무형님 눌렀다

    농구대잔치 첫날 파란이 거푸 일어났다. 연세대가 2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자 1부 예선 B조 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26점)이 버틴 상무를 117-109로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다. 연세대는 박형철, 이정현(이상 24점)이 고르게 패기를 과시했고, 전주고 졸업 예정인 센터 김승원(19점)은 101-101로 돌입한 연장전에만 8점을 뽑아내며 프로 형님들을 무너뜨렸다. 앞서 A조 한양대는 2학년 송창용(35점·3점슛 4개 6리바운드) 등 주전이 고르게 활약해 ‘아르헨티나 특급’ 김민수(22점 8리바운드)가 분전한 경희대를 99-77로 제압했다.B조 동국대도 정재홍(24점)과 이민재(20점)를 앞세워 강호 고려대를 83-73으로 따돌렸다. 한편 대학농구 ‘지존’으로 디펜딩챔피언인 중앙대는 A조 경기에서 윤호영(26점 7리바운드)과 오세근(13점 5리바운드)이 활약하며 단국대를 97-75로 누르고 지난해 11월 이후 31연승을 달렸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본격 선거전 돌입] 鄭후보, 1200만원 특혜성 강의료 구설수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이어 이번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특혜성 강의료’ 논란에 휩싸였다. 정 후보는 지난 1998년 2학기부터 99년까지 동국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교수로 매달 50만원을 받았고 2000년부터는 연구비 명목으로 30만원을 받아 1200만여원을 강의료로 받았다. 하지만 정 후보는 겸임교수로 있는 동안 단 한 차례 특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15대 국회의원과 새천년민주당 대변인, 통일부장관 등 책임있는 자리에 있었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선대위 지원실장인 박영선 의원은 “후보가 정확한 수업 횟수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복수의 수업을 했다.”면서 “최소한 분기당 한번의 수업을 했다.”고 해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부고]

    ●강한인(전 상공부 상역국장)씨 별세 형태(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장)씨 부친상 김관주(칸워크홀딩 회장)씨 빙부상 26일 안양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31)384-4634●김재동(YTN 홍보심의팀 부장)씨 형님상 25일 고대안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031)411-8699●박성석(전 성보화학 전무이사)씨 별세 석원(동국대 일산병원 이비인후과장)혜원(분당우리교회 전도사)씨 부친상 안재원(삼성서울병원 의학센터)씨 시부상 김광혁(대한주택공사 치과원장)양성식(쿨팩토리 미주사업)씨 빙부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30분 (02)3410-6930●박용오(전 조치원 전의중 교감)씨 별세 찬호(대전시 보건환경연구소)진호(삼성생명 과장)현호(마므래건축사무소 소장)씨 부친상 김윤동(국민은행 충청동지역본부장)양재수(우리캐피탈)씨 빙부상 25일 대전을지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42)471-1680●황종철(전 중앙산기 대표)종식(쉰들러엘리베이터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이사장)씨 모친상 박세한(은혜와진리의교회 장로)김원식(한국가스공사 부장)씨 빙모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010-2294●한성현(유진골프 대표)동현(세이프코리아 〃)씨 모친상 윤종성(경진사 대표)손지호(사법연수원 교수)씨 빙모상 25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30분 (02)590-2540●김철(전 대한궁도협회 이사)씨 별세 경준(삼성물산 상무이사)재준(신원 사업부장)효준(한양대 구리병원)씨 부친상 김종기(청소년폭력예방재단 이사장)임호승(사업)모진범(구로경찰서 경사)씨 빙부상 24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6시 (02)3410-6915●염호상(세계일보 산업팀장)씨 빙부상 25일 일본 오키나와현 북두촌 자흥간 자택, 발인 27일 오전 11시 81-098-041-2331●최연수(전 백현초등학교 교감)씨 별세 보근(유영제약 해외사업부장)씨 부친상 전주영(롯데호텔 과장)씨 빙부상 2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7일 오전 7시30분 (02)3410-6912●오해섭(삼광목장 대표)주섭(해태음료 〃)헌식(부영 소장)씨 부친상 26일 순천 성가롤로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61)720-2296●장성수(현대증권 채권팀 차장)성양(자영업)씨 부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010-2295●김성근(변호사)경규(증권선물거래소 과장)씨 모친상 황진국(우신산업 대표)유상호(하나팜 상무)씨 빙모상 26일 전남 보성군 벌교 삼성병원, 발인 28일 오전 (061)859-5023●김호영(사업)호철(군의문사진상규명의원회 상임위원)씨 부친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02)3010-2231●서영택(태강산업 사장)영욱(SK C&C 과장)씨 부친상 박성택(산하 대표)한병희(삼성전자 부장)씨 빙부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3010-2265
  • 당나라서 지장보살로 추앙받은 신라 김교각 스님 1000여년만에 불상되어 돌아오다

    신라 왕족 출신으로 당나라에 건너가 지장보살로 추앙받아온 김교각(696∼794) 스님의 입상(入像) 봉안 법회가 23일 서울 강남 봉은사(주지 명진스님)에서 열렸다. 한·중수교 15주년을 맞아 중국 정부가 제작해 기증한 3m 높이의 이 입상은 지난 20일 중국 구화산 육신보전에서 점안법회를 봉행한 뒤 중국 종교사무국 예샤오원 국장이 이운단을 이끌고 한국으로 모셔왔다. 이 조각상은 봉은사 법회 후 김교각 스님의 고향인 경주에 있는 동국대 캠퍼스에 봉안된다.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은 이날 법어를 통해 “일천년 전 신라왕손께서 붉은 비단옷을 버리고 황해 건너 안후이성 구화산에 도착해 기운 누더기가 열근 무게 되도록 정진하더니 지장(地藏) 대성위(大聖位)에 올랐다.”면서 “근역(槿域)과 중화(中華)의 불이(不二)를 육신불(肉身佛)로 시현(示現)한 이래 양국민의 전통 우의는 빈주불이(賓主不二)로 법류(法流)와 함께 면면(綿綿)하였다.”고 밝혔다. 신라 성덕왕 19년(720년) 중국으로 건너간 김교각 스님은 구화산에서 75년간 수행했다. 생전에 스님의 교화활동이 지장보살과 흡사하다고 해서 중국인들로부터 ‘신라 김교각 중국 지장왕’으로 불리고 있다.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이 구원을 받을 때까지 자신은 부처가 되지 않겠다며 중생제도에 나섰던 보살이다. 김교각 스님이 입적한 뒤 3년이 되는 해에 유해가 담긴 항아리를 열어보니 생전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어 신도들이 등신불로 만들어 육신보전이라 불리는 탑에 봉안했다. 봉은사에서 봉안법회를 가진 입상은 등신불이 아니라 따로 제작한 지장보살상이다. 이날 법회에는 이용희·이상득 국회부의장, 닝쿠푸이 주한중국대사,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정산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정 정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자승 스님 등 4000여명이 참석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토의종군(土衣從軍)/이목희 논설위원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장인 황태연 동국대 교수가 몇년전 ‘사상체질과 리더십’이란 책을 펴냈다. 그에 따르면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은 비장이 크고 신장이 작은 소양인이다. 외향적이고 도전적이며, 여론 통찰력과 정치감각이 뛰어난 특성이 있다고 했다. 또 측근을 유달리 챙기고 자주 격앙하는 것을 소양인 정치가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소양인은 기존 틀을 깨는 혁명에 적격이다. 정치권의 비주류이던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꿰차는 데 이재오 의원만한 동지가 없었다. 문제는 경선에서 승리한 다음부터였다. 소양인 이재오를 계속 앞세워 혁명을 할 건가, 아니면 당내 기존 주류세력과 타협할 건가. 이재오 의원의 측근들은 오래전부터 한나라당 개혁을 거론했다. 공안검사 출신으로 대변되는 한나라당 주류를 걷어내고 기업인이 주축이 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으로 한나라당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이명박 후보는 기업인을 대표하고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가 민주화 세력으로 동반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선 직후 이명박 캠프가 당 개혁의 기치를 높게 올렸더라면 상황은 달라졌다고 본다. 당선 확률은 떨어지더라도 정치다운 정치판이 벌어질 여지가 있었다.BBK 의혹에 끌려가지 않고, 개혁 논쟁의 중심에 우뚝 설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이명박 캠프는 쉬운 길을 택했다. 기존 당 세력과 타협키로 했다. 그랬다면 열 잘 받는 소양인 이재오를 뒤로 물리고 박근혜 전 대표의 마음을 확실히 잡는 게 전략상 옳았다.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가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를 불렀고, 박 전 대표의 힘을 키웠다. 이재오 의원이 뒤늦게 토의종군(土衣從軍)을 선언했다. 최고위원 직을 던지는 백의종군을 넘어 옷에 흙을 묻히며 바닥으로 기겠다는 뜻이다. 그는 외국으로, 지방으로 다니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에 대한 이명박 후보의 신임이 여전하다. 그 역시 흥분 잘하는 소양인 체질을 쉽게 버리지도 못한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이 의원의 실언을 주시하고 있다. 공세의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몸과 혀가 뜨거운 이재오 의원의 마음고생이 대단할 듯싶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신정아씨 개인회생 절차 폐지

    법원이 신정아(35)씨에 대한 개인회생 절차를 폐지했다. 이에 따라 신씨는 당초 개인 회생 절차에 의해 빚을 수입 소득에 따라 수년에 걸쳐 나누어 갚고, 일부 빚을 탕감받을 수 있었던 혜택을 잃게 돼 채권자들로부터 빚독촉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개인회생9단독 재판부는 지난 16일 신씨에 대한 개인회생 절차를 폐지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신씨가 개인회생 절차를 이용하면서 재산과 장래소득의 원천(휴직이긴 했지만 교수로 임용된 사실 자체를 법원에 고지하는 않은 점)인 직업에 대해 사실대로 진술하지 않아 신씨의 교수 임용 과정과 소득 관계, 금융자산 등에 대한 사실 조회를 통해 이같은 판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2005년 9월 법원에 1억 400만원의 채무를 갚으려고 개인회생을 신청했고 같은 해 11월 법원에서 받아들여져 변제 계획안대로 갚아 왔다. 하지만 최근 신씨가 재산 1억 1570만원과 월수입 111만원을 감췄고 고액의 연봉과 기업 후원금 등을 빼돌려 호화스런 생활을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자 법원은 신씨의 재산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성곡미술문화재단과 동국대, 삼성증권에 사실조회서를 보내 신씨의 재산을 확인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수리‘가’ 가산점·논술 올 대입 당락 가를듯

    수리‘가’ 가산점·논술 올 대입 당락 가를듯

    수능 등급제가 첫 적용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난이도가 비슷했다. 언어와 수리 ‘나’형은 지난해에 비해 조금 어려웠고, 수리 ‘가’형은 비슷하거나 쉬웠다. 외국어(영어)는 지난해처럼 평이했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성봉 한국교원대 교수는 15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등급 공백 현상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쉬운 문제와 어려운 문제를 골고루 배치, 변별력을 갖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역별 고난이도 1∼4문제” 1∼9급 사이의 등급을 고르게 분포시키기 위해 언어·수리·외국어 영역별로 변별력이 높은 문항이 1∼4개씩 포함됐다. 탐구 영역에서도 변별력을 높인 문항이 한두 개씩 나왔다. 이에 따라 상위권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이 문항을 맞혔는지 여부가 1·2등급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전체적으로는 평이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쉬운 문제에서 실수를 했는지 여부도 중요해졌다.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이남렬 교육연구사는 “전반적으로 상·중·하위권에 상관없이 변별력을 갖춘 문제가 다양하게 고루 출제된 것이 올 수능의 특징”이라면서 “꼭 맞혀야 할 쉬운 문제를 틀리지 않았는지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수능 성적을 영역·과목별 9등급으로만 표시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 대학별로 수리 ‘가’형에 주는 가산점과 논술·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언어·수리 ‘나’ 약간 어려워 수리 ‘가’형의 가산점 비율은 정시모집 일반전형을 기준으로 5∼10% 수준이다. 가천의과학대가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7%를 주는 것을 비롯해 가톨릭대, 동국대, 한양대 등 상당수 대학이 가산점을 주고 있다. 김영일교육컨설팅 김영일 원장은 “수능 등급제에서는 한 등급 안에서도 수만명의 동점자가 생기기 때문에 난이도 변화에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앞으로 전략을 잘 세워 대학별고사에 전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도 “등급제로 수능의 변별력이 약해져 대학별 고사와 내신성적 등 다른 전형 요소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수능 응시자는 재학생 44만 6597명, 졸업생 13만 8337명 등 58만 4934명이며,3만 4511명이 시험을 보지 않아 결시율은 5.91%였다.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 신청은 15∼1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접수하며, 최종 정답은 28일 발표한다. 성적은 다음달 12일 수험생에게 개별 통지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종교플러스] ‘저출산 고령사회 불교의 역할’ 세미나

    조계종 불교여성개발원은 27일 오후 3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저출산 고령사회 불교계의 역할 모델’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혜숙 동국대 불교대학원 교수, 윤남진 NGO리서치연구소 부소장이 발제자로 나선다.(02)722-2101.
  • 申·卞의 ‘법정 변주곡’

    申·卞의 ‘법정 변주곡’

    12일 오후 2시 서울 서부지방법원 406호. 지난 7월 학력위조 파문 이후 처음으로 만난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씨가 한 달여 만에 나란히 법정에 섰다. 그러나 두 사람은 법정에서 한 차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김명섭(형사 1단독) 판사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법정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참회한다는 말은 되풀이했지만 자신들의 혐의는 부인했다. 재판에는 신씨의 변호인 박종록 변호사, 변씨의 변호인 김재호 변호사가 참석하고, 검찰 측에서는 문찬석 서부지검 부부장과 권정훈 검사가 참석했다. 재판은 검찰의 기소요지 설명, 변호사 의견 발표, 재판부의 향후 재판 계획 공표 순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기소한 공동혐의 세 가지, 변씨의 단독혐의 한 가지, 신씨의 단독 혐의 다섯 가지를 그대로 기소했다. ●신씨 변호인,“불쌍한 여인에게 돌 던지기보다 우리 사회 같이 반성해야” 신씨는 법정에서 “잘못된 판단에 대해 앞으로 깊이 참회하며 살겠다.”고 진술을 시작했다. 변씨는 “대통령을 비롯해 직장 동료들에게 엄청난 누를 끼쳐 몸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매일 영등포구치소에서 반성과 참회를 하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신씨는 자신의 혐의를 묻는 판사의 질문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부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했는데 할 말이 없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변씨는 “변호인과 얘기해 답하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일부 시인할 수 없는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모두 진술에서 “본 사건은 신씨가 학력 등을 앞세워 신분 상승을 하고픈 조급한 욕심이 만든 사건”이라면서 “불쌍한 여인에게 돌을 던지기보다는 우리 사회 모두가 아파해야 할 비극”이라고 밝혔다. 또 “그림 한 점의 횡령까지 밝히려는 검찰의 수사 의지는 대단하지만 직권남용, 뇌물수수,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는 세간의 관심에 무리한 기소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변-신, 성곡미술관 기업체 후원 관련 혐의 부인 김 변호사는 재판부에 아직 검찰로부터 수사 기록을 넘겨받지 못해 추후 검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요청을 했다. 이에 대해 김 판사는 검찰의 수사 기록이 1만쪽이 넘는 관계로 사건을 ▲성곡미술관의 기업체 후원금 관련 사건 ▲신씨의 학력 위조와 관련해 동국대 조교수 임용,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정, 대학 강사 임용 경위 및 과정과 관련한 사건 ▲변씨의 흥덕사·보광사 특별교부세 지원 사건 ▲신씨의 조형물 리베이트 횡령 및 기획예산처 납품 미술품 1점 횡령 사건 등 네 부분으로 나눠 각각 심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재판장은 이중 성곡미술관의 기업체 후원금 관련 사건에 대해 12월3일 심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변호사는 “신씨가 학예실장으로 근무한 2004년 4월∼2007년 7월까지 성곡미술관을 후원한 10개의 기업 중에 변씨가 전화통화로 외압을 행사한 곳은 1∼2곳에 불과하다.”면서 “나머지는 순수한 신씨의 노력의 산물인데 검찰의 기소가 과하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 역시 “흥덕사 특별교부세 지원 등 검찰의 수사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곡미술관 기업후원금 관련 직권남용 등의 혐의는 부인한다.”고 말해 12월 열리는 첫 심리부터 검찰과 변호인 측의 팽팽한 접전을 예고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12개 법대생, 로스쿨 헌소 제기

    서울지역 법과대 학생들이 8일 헌법재판소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참여 대학은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숭실대, 한양대 등 12개대 법과대 학생회로 모두 42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로스쿨이 변호사 자격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부 4년과 로스쿨 3년에 드는 비용만 최소 2억원 이상으로 평등권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또 사법시험이 최소 7∼8년 동안 존속하고 합격 정원도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의 신뢰보호 이익을 침해하는 점도 헌법소원의 취지로 제시했다. 인가 기준과 관련해서는 교육부장관에게 구체적으로 위임하지 못해 포괄위임 금지 원칙을 위반한 점을 문제점으로 들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법 폐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정치적 야합에 의해 국민적 합의 없이 졸속 통과된 로스쿨법은 사법개혁을 이뤄낼 수 없고, 사회 양극화를 확산시키며, 대학교육을 황폐화시키고, 사법시험의 폐해를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의 법률 대리인인 최규호 변호사는 “학생들은 로스쿨법의 가장 직접적인, 운명이 좌우되는 당사자이며, 수억원에 달하는 등록금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가장 직접적인 당사자”라면서 “그럼에도 이들의 의견이 입법 과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중구 전국 첫 ‘효도 특구’ 됐다

    중구 전국 첫 ‘효도 특구’ 됐다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효도 특구’가 탄생한다. 중구는 8일 예관동 구청광장에서 사단법인 한국효도회와 함께 효도 특구를 선포하고 ‘효 헌장탑’제막식을 갖는다. 7일 중구에 따르면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동일 중구청장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6m×3.8m 규모의 화강석·마천석으로 만들어진 헌장탑을 제막한다. 효 헌장탑은 최남진(동서울대학 디자인학부 교수)작가의 작품으로 ‘효’를 형상화한 조형물이다. 최 작가는 한국미술협회, 서울조각회 회원이다. 효 헌장탑 앞면에는 ‘효 헌장 문안’이, 뒷면에는 ‘효 헌장탑 건립 취지와 위원 명단’이 담겨 있다. 제작 비용은 주민 성금으로 충당했다. ●‘효 실천 운동’전개 중구는 효행을 장려하고 효 의식 확산을 위해 조직 체계를 갖추고 시범 사업에 나선다. 우선 한국효도회와 동(洞) 주민자치위원장, 주민대표 등 143명으로 구성된 ‘효(孝) 실천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추진위에는 김종필ㆍ이수성 전 국무총리와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박성범 의원, 오영교 동국대학교 총장, 장경순 전 대한민국헌정회장, 임방현 헌정회 부회장 등이 고문으로 참여한다. 효 실천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신당4동을 ‘효 실천 시범동’으로 지정했다. 이와 함께 청소년 인성교실을 운영하고 효행 교육과 ‘효 백일장’ 행사 등을 연다. 독거노인 지원 의사가 있는 개인과 독거노인을 연결하는 ‘수양자녀’ 사업을 벌이고,‘효의 달’과 ‘효의 날’도 지정한다. 매월 월급날에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 있도록 ‘효도통장 드리기 운동’도 펼친다. 아울러 ‘효 헌장 및 효도특구 선언문’을 채택하고 청소년에 대한 인성과 효행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효 운동 확산을 위한 인센티브도 마련했다. 효행 표창은 물론 ‘효행 카드’ 발급,‘효 문패’ 달아드리기 등을 실시한다. 정동일 구청장은 “정부가 지난 8월 공포한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효행법)이 내년 8월부터 시행되면 효 가정에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는 효 선도하는 노인천국 이처럼 효 운동을 추진하는 배경은 최근 급속한 핵가족화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부모에 대한 공경과 효 의식, 경로효친 사상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높은 노인 인구도 효 운동에 나서게 했다. 중구의 노인 인구 비율은 서울시 전체(8.0%)보다 3.2%포인트 높은 11.2%.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구 관계자는 “내년에 효행법이 시행됨에 따라 ‘효 선도 구’로 알려진 중구가 효 확산을 위해 나섰다.”면서 “효행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지원하는 분위기 조성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첫 결실…현대家 숙원해결

    남북정상회담 첫 결실…현대家 숙원해결

    백두산·개성 관광 길이 뚫린 것은 남북정상회담의 첫 결실이자 현대가(家)의 숙원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현대의 대북사업권 독점적 지위를 둘러싼 잡음에도 쐐기를 박았다. 현정은(52) 현대그룹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 일해온 지난 4년 동안 힘든 상황이 많았고 잘 안돼서 속상할 때도 많았는데 이번 방북으로 쉽게 모든 게 해결돼 기쁘게 생각한다.”는 말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냈다. ●양측 총리회담에 긍정적 영향줄 듯 백두산 직항로 개설은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때 합의한 사안이다. 이번에 현 회장이 백두산을 직접 둘러보고 후속 절차를 마무리지었다. 오는 14∼16일로 예정된 남북 총리회담과 조선협력단지 건설에 관한 민관 실사단의 방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대측은 백두산 세부 항로나 국적기 취항 문제에 대해서는 “당국이 결정할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다만 동해 항로가 시간적으로 짧게 걸릴 것이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중국식 특구 모델과 쿠바식 관광개방 모델을 결합한 경제성장을 노린다면 남북은 경제협력 분야에서 정상회담 합의내용을 조속히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정은 회장, 7대 경협분야 독점권 재확인 현 회장은 이번 방북 보따리로 그룹 회장으로서의 능력과 현대가 며느리로서의 공을 한꺼번에 인정받았다. 현 회장은 2003년 남편인 정몽헌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등지면서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시댁과의 경영권 분쟁과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과의 갈등 등으로 적지 않은 시련을 겪었다. 이 틈을 타 롯데관광 등 끊임없이 대북사업을 넘보는 세력이 등장했다. 현 회장은 2005년에 이어 이번에 김정일 위원장을 다시 한번 면담함으로써 그간의 ‘흔들리던 위상’에 쐐기를 박았다. 백두산-금강산-개성 등 관광사업쪽에서 얻을 것은 거의 다 얻어냈다. 나아가 지난 2000년 북측에서 보장받은 7대 경협 분야의 현대 독점권을 재확인하는 기대 밖의 성과도 거뒀다. 시아버지(고 정주영 명예회장)와 남편의 숙원에 완결점을 찍은 것이다. 현대는 앞으로 북측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여 이익 창출이 기대된다. 현 회장 모녀에 대한 김 위원장의 각별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현 회장의 맏딸인 정지이 현대유&아이 전무는 이번에도 방북 길에 동행해 후계자 지위를 확실히 했다. 현 회장은 ‘현대아산과 북측과의 대북사업 독점적 지위에 대한 잡음이 끝난 것인가.’라는 질문에,“그렇다.”고 확답했다. ●관광 대가 조율 등이 변수 당장 변수는 북한에 지불해야 할 관광대가다. 개성 관광이 지금껏 헛돈 것도 이를 둘러싼 이견 때문이었다. 금강산의 경우, 현대아산은 1인당 35달러의 입장료를 북한에 내고 있다. 개성관광은 조계종이 영통사에 50달러를 내고 들어간 전례가 있어 이 선에서 거론된다. 백두산은 금강산과 개성 입장료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숙박시설 등 인프라 시설도 관건이다. 개성은 서울에서 1시간 반이면 도착해 당일 관광이 가능하다. 만월대, 선죽교, 고려왕릉, 박연폭포 등이 관광코스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입북 절차 완화·관광비용 보완 등 과제로 여행업계는 침체된 국내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백두산이나 개성 관광은 금강산 관광만큼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어 성공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까다로운 입북 절차와 부담스러운 관광 비용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고구려,전쟁의 나라/글항아리 펴냄

    고구려인들은 명분과 윤리를 무기로 내투(內鬪)에 몰두하던 ‘문화인’ 조선 선비들과는 달랐다. 같은 날에 태어난 두 명의 인물이 선악의 경쟁을 하는 ‘태왕사신기’를 보면 변화하는 세계를 뒤로한 채 내투에 매달리던 조선을 보는 느낌이 든다. 환상에 사로잡혀 밖의 현실로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곧 패배자의 모습이다. 척박한 숲속에서 사냥을 하고 살았던 초기 고구려인들에게 ‘박애’를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양심이나 도덕·윤리에서 자유롭고, 목적을 수행하는 데서는 합리성과 현실적 유용성에 대한 판단만으로 행동하는 이런 것이 냉혹한 고구려인들의 본질이었다. 고구려에 찾아온 망명객 가운데 적의 손에 넘겨지지 않거나 살아남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언제나 그렇게 되었다. 그들은 정치에서 진실이란 윤리도덕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유용성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고구려, 전쟁의 나라’(글항아리 펴냄)에서 나는 고대 한국인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다가서고 싶었다. 고구려는 파죽지세의 강자가 아니었다. 열악한 환경과 강적들의 틈바구니에서 일진일퇴하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었던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먹고 살기 위한 약탈 전쟁을 수행하고, 중국의 흡수공작에 말려들 위험에 처한 주변 약소민족들을 이간질해야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전쟁을 다룬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전쟁이 힘을 소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힘을 배가시키는지 고민하는 고구려인들을 그려내고자 했다. 주변의 유목민이 양과 말을 길렀다면 고구려인들은 그들을 ‘인간가축’화하여 자신의 기병으로 부렸다. 당이 멸망한 후 고구려의 휘하에 있었던 거란족과 말갈족(여진)이 각각 요나라(907∼1125)와 금나라(1115∼1234)를 세워 북방초원과 북중국 전체를 지배했다. 주인이 없어지자 사나워진 ‘가축’들이 번갈아가며 아시아 최대 군사강국을 세웠다. 이는 고구려가 그들을 휘하에 두고 얼마나 지능적으로 단속했는지를 여실히 말해준다. 고구려인들은 정복하고 제압한 외부인들에게 “어디 출신이야?”라고 물어본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잘할 수 있어?”라고 물었다. 자신과 다른 문화를 가진 자들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용하면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 올 수 있을까를 생각했다. 그들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현실에 유리되는 편견을 가질 수도 없었고 편가르기를 지속할 여유도 없었다. 그것이 고구려라는 국가를 700살까지 장수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구려는 수와 당의 집요한 외침을 막아내다가 결국 과로사했다. 연개소문 이후의 권력을 둘러싼 다툼은 초기 고구려의 역동성과 일체성을 허물어뜨렸다. 환상을 가지고 고구려가 위대하다고 주장만 한다면 그것은 자위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한 걸음 물러나 치열하게 살아간 그들의 인간적 욕망과 순수한 삶의 의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환상에 가려졌던 많은 이야기들이 살아서 걸어 나온다. 서영교 동국대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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