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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을 배우는 외국인들] 마음을 따라, 인연을 따라

    [한국을 배우는 외국인들] 마음을 따라, 인연을 따라

    마음을 찾아서 ‘마음’이라는 비실체를 알아가는 과정이 ‘수행’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면, ‘업보’라는 것이 있어서 ‘마음을 찾아 나서는 수행’을 평생 짊어져야 한다면, 우리는 어떨까. 한국에서 수행의 길을 걷고 있는 법현 스님의 본명은 루스탐(Rustam)이다. 선하면서도 명민해 보이는 얼굴과 강인한 체격을 지닌 우즈베키스탄의 20대 청년이 속세를 버리고 이국의 땅에서 불경과 불법과 자기 수행으로 7년을 살아 왔다. 그 긴 세월을 단 한 번의 고향 방문도 없이 말이다. 법현 스님이 불교를 처음 만난 것은 우즈베키스탄의 타쉬캔트에 포교당이 생겼을 때였는데, 포교당에서 불교를 1년여 공부하고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한국에 들어오기 전, 그러니까 출가를 하기 전의 루스탐은 목수였다. 도로공사의 일을 하청받아 창문을 만드는 목수였던 그가 속세의 옷을 벗어던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루스탐은 청소년기에 대한 기억이 싸움과 이별(연인과의), 자살에 대한 충동에 휩싸인 시절이었다고 회상한다. 그가 10대와 20대에 겪었을 마음의 황폐함을 짐작할 만하다. 그는 늘상 불운에 휩싸인 자신의 처지가 고달팠다고 한다. 의기충천한 젊은 날들이 그에게는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만 싶었던 시절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불교와의 만남은 운명과도 같아서 그는 불교를 통해, 참선과 수행을 통해, 그리고 포교를 통해 진정한 ‘마음’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7년이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법현 스님이 찾은 ‘마음’은, 아니 찾으려고 애쓰는 ‘마음’은 이제 고단한 삶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법을 배우게 된 것과 불교를 통해 삶의 인연을 되찾게 된 것이다. 한국 불교와의 만남과 한국어 공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법현 스님은 강원도의 최전방 비무장지대 접경의 작은 절 건봉사에서 기거하였다. 오는 이 적고 한적한 한국의 지방에서 불법을 공부하고 수행을 하기에는 적합했지만 한국어가 늘리는 만무한 일이었다. 이후에 해인사로 옮겨 갔을 때 스스로 한국어 책을 사서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하였다. 2007년 동국대 선학과에 입학하기 전 6개월간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운 것이 기관 교육의 전부였다. 놀라웠다. 법현 스님의 한국어 말솜씨는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법현 스님은 자연스러우면서 유연하며 여유 있고 편안하기까지 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그러나 법현 스님은 여전히 한국어에 대한 고민이 많단다. 그것은 작문의 어려움인데, 경전을 번역하고 자신의 깨달음을 적어 후인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욕구가 많아서이다. 입과 귀는 조금 편해졌지만 손은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어떻게 하면 글쓰는 작가들처럼 잘 쓸 수 있느냐고 반문하는 법현 스님의 한국적 너스레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법현 스님이 해인사에서 수년간 수행을 하고 서울 화계사의 외국인선원에 온 지는 몇 해 되지 않는다. 가끔씩 포천의 자인사에서 은사 스님을 뵙고 불법을 행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울생활은 동국대학교 재학생으로서의 삶으로 이어져서 법현 스님의 꿈을 키우는 터전이 되고 있다. 대학생들과 함께 강의를 듣고 한국어로 토론을 하고 불법을 배우는 일이 법현 스님은 마냥 즐겁다. 법현 스님은 그간 지방과 서울의 한국생활을 통해 한국인의 모습이 무척 성실하고 근면하며 민족성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법현 스님에게 새 삶의 터전이었기에 이미 타국이 아닌 것이다. 인연을 따라서 이제 법현 스님의 삶의 인연이 한국이었음을, 한국에서의 수행생활이었음을 알 것 같다. 법현 스님은 속세에 대한 미련은 없단다. 내년쯤 한번 고향을 방문할까 생각하지만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다. 우선 동국대학교를 무사히 졸업해야 하며(지금은 2학년이다), 대학원에 진학할 것이며, 이후에는 러시아연방에서 불교를 포교할 계획이다. 그리고 한국 불교의 역사를 깊이 연구하고 싶고 경전을 러시아어로 번역하고 싶다. 눈빛이 맑고 온유한 법현 스님의 수행 길이 한국에서 넓고 깊게 뻗어 러시아까지 이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글 전해수 문학평론가, 동국대 한국어교육센터강사 월간 <삶과꿈> 2008년 5월호 구독문의:02-319-3791
  • “법은 사람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 수단이죠”

    “법은 사람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 수단이죠”

    “헌법재판소 소장님은 소송할 때 어디에 내야 해요?”,“국회의원이 법을 마음대로 고치면 국민이 혼란스럽지 않나요?”,“법률안은 어떻게 만드는 게 가장 좋은 건가요?”,“국회의원이 통과시킨 법을 마지막에 대통령이 마음대로 결정하나요?” 28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재동초등학교 과학실에서 이강국(63) 헌법재판소장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들을 마주했다. 이 학교 6학년 학생 50여명과 ‘우리나라의 법과 헌법재판소’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것. 헌재소장이 초등학교를 찾아 강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사에서 불과 20∼30m 정도 떨어진 곳이지만, 이 소장은 “50년 만에 초등학교에 온 것 같다. 티 없고 구김살 없는 아이들을 보니 유쾌하다.”며 대심판정에서의 근엄한 표정과는 다른, 들뜬 표정을 지었다. 또 사법제도에 대한 어려운 개념들을 쉽게 풀어 내기 위해 칠판에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쉬운 사례와 단어를 생각해 내느라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법은 국민이 뽑은 대표가 만들기 때문에 국민이 직접 만든 것과 똑같다. 서로 맺은 약속이기 때문에 법은 지켜야 하고, 지키지 않으면 많은 손해와 불이익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주제였지만 내내 귀를 기울이던 아이들은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앞다퉈 손을 들며 질문을 쏟아 냈다. 한 학생은 “피해자가 방어하다가 잘못해서 피의자를 죽이면 어떻게 돼요?”라고 물어 이 소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예정된 40분이 지나 점심식사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렸지만 아이들의 호기심은 계속 이어졌다. 이 소장은 하나라도 더 이야기해 주려고 애를 썼다. 기념촬영을 하며 학생들이 스스럼없이 악수를 청하고 껴안자 이 소장은 약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동심과 하나가 됐다. 김현준(13) 군은 “조금 어렵기도 했지만 재미있었다. 이런 자리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이 소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현직 법관들이 어린이들을 찾아가 법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행사를 수십년 전부터 하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앞으로 헌재가 많은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은 인간을 억압하거나 제한하고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안전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게 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자라나는 아이들이 이해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올해부터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 등에 직접 찾아가 현장 강의를 통해 헌법 및 헌법재판 제도, 헌재의 기능과 역할을 알리고 있다. 지난 25일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찾은 김희옥 재판관을 시작으로 이날이 두 번째 행사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김상수 화백 유작전 25일 개막

    고 김상수 화백의 유작전이 25일부터 30일까지 엿새간 안산시 고잔동 단원전시관에서 열린다.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상현전, 안산미술협회 고문을 지낸 김 화백은 50년 가까이 서정적인 색채로 한국의 산들을 화폭에 담아왔다. 대한민국 원로작가전과 한국 구상미술 단체연합전, 한국미술 99전,2000움직이는 미술관 등에 초대를 받은 김 화백은 지난 2월 타계했다. 문의 (031)413-5566,011-9006-4727.
  • 중구 ‘교실 밖 공교육’

    중구 ‘교실 밖 공교육’

    ‘열공 모드로 전환시켜라.’중구가 부담스러운 영어 사교육비 해소를 위해 영어 과외를 직접 지원하거나 아예 원어민 교사를 초·중·고등학교에 배치했다.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직접 학습지도에 나서는 공부방도 마련했다. 한문과 예절 교실도 상설 운영해 옛것에 대한 배움에도 소홀하지 않도록 지원하고 있다. ●“영어는 확실히 책임지겠다.” 22일 중구에 따르면 오는 6월27일까지 공립초등학교 6학년생 1266명 전원을 서울영어마을 풍납캠프에 보낼 예정이다.600여명의 학생들은 이미 다녀 왔다. 구가 참가비(1인당 12만원) 전액을 지원한다. 서울영어마을에서 받는 1주일 과정은 학사 일정에도 반영된다. 학생들은 4박5일간 서울영어마을에 합숙하며 우체국·병원·세탁소 등의 실제 상황에 맞춰 다양한 영어 표현을 배운다. 또 마술·영화·힙합·요리 등을 통해 접하기 영어 표현도 공부한다. ●동국대와 연계 3주 과정의 영어캠프 진행 영어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24개 초·중·고등학교에 원어민 영어교사 26명을 배치했다. 실업계 고등학교에도 원어민 영어교사를 뒀다. 미국 토마스 사립학교의 영어교과서를 멀티미디어 학습 과정으로 구성한 ‘재미(JAMEE)’ 프로그램도 지난해 9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방학 때는 동국대와 연계해 3주 과정의 통학 영어캠프를 진행한다. 서울외대와 연계한 5박6일간의 숙식형 원어민 영어캠프, 광희영어체험센터의 영어캠프 등도 지원한다. 과외와 공부방을 동시에 지원하는 ‘학습지원 공부방’도 인기다. 동국대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중구 멘토링봉사단’단원들이 과외 선생님으로 나선다. 공부방은 영어, 수학, 한자 등 교과목 학습과 함께 연극관람, 문화재 견학, 실내 스포츠 등의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달 17일부터 7월12일까지 신당1동을 비롯해 12개 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주2회에 걸쳐 학습지도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3년간 저소득층 초등학생 770명이 영어, 수학, 한자 등을 공부했다. ●한문·예절 교실 열어 인성 교육도 챙겨 인성 교육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상반기(3∼6월)와 하반기(9∼12월)로 나눠 상설 교실과 방학 특강 등 4차례에 걸쳐 한문·예절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강사는 전직 교사들과 수년간 한문교육을 진행한 자격증 소지자들이다. 소학과 명심보감 등을 교재로 기초 한자뿐 아니라 고전을 통해 예절을 가르치고 있다. 수업은 1회 2시간씩 주1∼2회 진행한다. 수업료는 없다. 정동일 구청장은 “학생들이 중구지역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김달진문학상 詩 신대철-평론 김종회

    김달진문학상 詩 신대철-평론 김종회

    서울신문사와 김달진문학상 운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9회 김달진 문학상 수상자로 시 부문에 신대철(63) 국민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 부문에 김종회(53) 경희대 국문과 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수상작은 시집 ‘바이칼 키스’(문학과지성사 펴냄)와 평론집 ‘디아스포라를 넘어서’(민음사 펴냄). 월하(月下) 김달진 시인의 청정무구한 시세계를 기리기 위해 1990년 제정된 김달진 문학상은 등단 10년 이상의 시인과 평론가를 대상으로 전년도 4월부터 당해 연도 3월까지 발표한 신작 시와 평론집 가운데 수상작을 선정한다. 올해 심사는 정진규 시인, 김인환 고려대 국문과 교수, 김명인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조정권 시인, 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이상 시부문),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 김선학 동국대 국문과 교수, 이숭원 서울여대 국문과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 최동호 고려대 국문과 교수(이상 평론부문)가 맡았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2000만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진다. 시상식은 오는 9월 둘째주 경남 진해 김달진문학관에서 열린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김달진 문학상] 김달진의 생애와 작품세계

    [김달진 문학상] 김달진의 생애와 작품세계

    월하(月下) 김달진 시인은 생전 평생을 한결같이 세속에서 벗어나 세상을 관조하며 인간이 지향해야 할 숭고한 정신 세계를 추구한 시인이요 한학자다. 세속의 명리를 깃털보다 가볍게 여긴 시인의 삶은 천민자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 사표(師表)가 되기에 충분하다. 1907년 2월 경남 창원군 웅동(현 진해시 소사동)에서 태어난 월하는 항일 민족 기독학교인 계광보통학교를 졸업했다.1926년 서울 경신중학 재학중 일본인 영어교사 추방운동을 주도하다 퇴학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다. ●인간이 지향해야 할 숭고한 정신세계 추구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모교 계광보통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1929년 순수 문예지 ‘문예공론’에 시 ‘잡영수곡(雜詠數曲)’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시인은 ‘시원’‘시인부락’‘죽순’의 동인으로 참여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당시 ‘유점사를 찾는 길에’‘나의 뜰’‘샘물’ 등을 잇달아 발표했다. 그러나 항일교육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계광보통학교가 폐교되자 민족 현실에 절망한 시인은 1934년 금강산 유점사에 들어가 수도생활에 매진했다. 시인은 1936년 동국대학교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에 입학, 불경 연구의 길을 걸었다. 불교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1940년 시집 ‘청시(靑枾)’를 발표했다. 유점사로 돌아간 시인은 1941년 ‘불령선인’이라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일제 경찰을 때려 눕히고 중국 용정으로 건너갔다. 이곳에서 소설가 안수길을 만나 그가 발간하던 잡지 ‘싹’에 ‘향수’ 등 시를 게재하기도 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서울로 돌아온 그는 이듬해 서울을 떠나 창원 남면중학교 교장, 해군사관학교 교관 등을 거쳐 1973년 동국대학교 역경원 역경위원을 지냈다. 이 기간에 ‘한국선시’‘법구경’‘금강삼매경론’ 등 불교서적도 번역했고 ‘장자’‘한산시’ 등 동양고전을 우리말로 옮겼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시작 활동은 뜸해져 문단에서 서서히 잊혀졌다. 역경 작업에 몰두하던 시인은 1967년 ‘임의 모습’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재개한 이후 ‘벌레’‘속삭임’‘낙엽’‘포만’ 등을 발표했다.1983년 불교정신문화원에 의해 한국고승석덕(碩德)으로 추대된 시인은 시전집 ‘올빼미의 노래’와 장편 서사시집 ‘큰 연꽃 한 송이 피기까지’ 등을 펴냈다.1989년 6월 ‘한국 한시’(전 3권)의 완간을 앞두고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김달진 시인은 일제시대부터 제도권 문단의 편입을 거부하고 고고한 삶을 살았다. 그런 삶이 시 속에도 오롯이 녹아들어 그만의 순수한 시적 영토를 지켰다. 시인은 그 어떤 이데올로기나 관념에도 편벽되지 않고 자연 본연의 모습을 질박한 언어로 담아냈다.“여기 한 자연아(自然兒)가/그대로 와서/그대로 살다가/자연으로 돌아갔다./ 물은 푸르라/해는 빛나라/자연 그대로./이승의 나뭇가지에서 우는 새여./빛나는 바람을 노래하라.”(‘비명(碑銘)’) ●동양고전·한시·불교서적 번역에도 힘써 시인의 시어는 평이하다. 하지만 청아한 정신주의적 세계관을 표방하는 시인의 도저한 시적 상상력은 끝간 데가 없다. 시인의 작품은 물질만능주의에 휘둘리는 이 시대에 인간 본연의 순정한 본성을 일깨워 주는 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시인의 작품은 자연에 대한 관조와 종교적 초월의 경계 속에서 태어난다. 그것은 곧 우리 시사(詩史)에 면면히 이어져온 순수 서정시와 동양적 미학을 접목,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려는 몸짓이다. 노장사상과 불교사상으로 대표되는 동양적 사유의 전개, 그것이 바로 월하 시의 요체다. 김달진문학상 운영위원인 오세영(서울대 명예교수) 시인은 “월하의 시세계는 서구의 이미지스트적 감각과 한국의 토속적인 자연, 동양사상의 합일로 요약된다.”면서 “시인의 작품들이 은둔생활에 가까운 생활로 대부분 묻혀 있는 만큼 그의 문학사적 위치를 제대로 찾아주려면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폴리페서들 교수직 잇단 사임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폴리페서(정치참여 교수)가 속속 교수직을 사임하고 있다. 10년째 교수직을 휴직한 통합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15일 중앙대에 사직서를 냈다. 재선에 성공한 같은 당 김종률 의원도 조만간 단국대에 사직서를 내기로 했다. 한나라당 이군현 의원은 당선 직후 중앙대 교육대학원 교수직을 사임했다.한나라당 유일호(한국개발연구원 교수) 당선자는 “휴직할지, 사직할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조전혁(인천대)·자유선진당 비례대표 박선영(동국대) 당선자는 각각 “교육개혁을 위해 정치권에 들어왔다.”,“직능대표 성격인 비례대표는 문제되지 않는다.”라며 사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한편 서울대 현직 교수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연수(39·여) 체육교육과 교수에 대해 이 대학 사범대가 이날 공천·선거기간 중 강의·연구 의무 불이행 등을 이유로 대학본부에 징계안을 올리기로 했다. 대학본부는 조만간 징계위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선진당 사무총장 박상돈, 대변인 김창수·박선영

    자유선진당은 16일 박상돈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김창수·박선영 당선자를 신임 공동대변인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박 의원은 지난 1월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해 선진당에 합류, 원내대표를 지내오다 이번 총선에서 충남 천안을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다. 공동대변인에 임명된 김 당선자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대전 대덕구청장을 거쳐 이 지역에 출마, 당선됐다.MBC 기자 출신인 박 당선자는 동국대 법학과 교수를 지내다 비례대표 3번을 배정받아 원내에 진출했다. 한편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선진당의 강삼재 최고위원과 신은경 대변인은 이날 당을 탈당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4)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64)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

    1960년, 백제의 옛 땅인 충남 연기 출신의 동국대 학생 이재옥씨는 고향의 작은 절에서 부처님이 새겨진 돌을 탁본하여 불교미술을 강의하던 황수영 교수에게 리포트로 제출했습니다. 당시까지 우리 미술사학계에 전혀 보고되지 않았던 불비상(佛碑像)이 분명했지요. 황 교수는 곧바로 학생들을 이끌고 연기 전의면으로 내려가 차령산맥 기슭 비암사(碑岩寺)의 삼층석탑 위에서 사방에 부처와 보살이 새겨진 불비상 3점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렇게 발견된 계유명 전씨(癸酉銘全氏) 아미타불 삼존석상은 당장에 국보 제106호로 기축명(己丑銘) 아미타여래 제(諸)불보살석상과 미륵보살 반가사유석상은 보물 제367호와 제368호로 각각 지정되었습니다. ●신라시대 만들어진 백제 불비상 이뿐만이 아닙니다. 추가 조사를 벌인 결과 조치원 서광암(瑞光庵)에서는 계유명 삼존천불비상이 발견되어 국보가 되었지요. 또 연기 서면 월하리의 연화사(蓮花寺)에서는 무인명(戊寅銘)석불비상과 칠존석불상을, 이웃한 공주 정안면에서는 납석제 삼존불비상을 찾아내어 모두 보물로 지정했습니다. 이렇듯 백제 부흥운동이 활발하게 벌어진 것으로 알려진 연기 일대에서는 한반도의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7점의 불비상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불비상을 역사학계에서 크게 주목한 것은 신라의 삼국통일 과정에서 점령지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움직임을 짐작케 해 주는 명문(銘文)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계유명 전씨 아미타불 삼존석상이지요. 명문은 마멸되어 전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대략 다음과 같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계유년 4월○일에 공경되이 발원하여…국왕, 대신, 칠세부모, 모든 중생을 위하여 절을 짓는다.…계유년 5월15일 한 마음으로 아미타불상과 관음·대세지보살상을 조성한다.’ 그러고는 발원한 사람의 이름을 나열했는데, 전씨를 비롯하여 달솔(達率) 신차원, 진무 대사(大舍), 목○ 대사(大舍), 상차 내말(乃末) 등이 보이지요. 문제는 달솔이 백제의 관직인 반면 대사나 내말은 신라의 관직이라는 데 있습니다. 학계는 ‘계유년’을 일반적으로 신라 문무왕 13년(673년)으로 봅니다.671년 신라가 당나라 장수 유인원(劉仁願)을 오늘날의 부여인 사비에서 몰아내자 당나라의 웅진도독이었던 의자왕의 아들 융(隆)도 당나라로 건너갈 수밖에 없었지요. 이후 신라는 사비에 소부리주를 설치하고 실질적인 삼국통일의 기초를 다지게 됩니다. 신라는 백제의 옛 땅에 살던 사람들이 당나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당면과제였는데,673년 백제 인사들에게 신라의 관직을 준 것도 유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취한 조치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계유명 삼존석상에 나타난 ‘대사’나 ‘내말’은 불만스럽지만 회유책에 순응해가기 시작한 사람들인 반면 ‘달솔’ 신차원만은 백제에 의리를 지키고 신라 벼슬을 받지 않은 사람으로 볼 수 있겠지요. ‘국왕, 대신’이라는 표현에는 학자들 사이에도 논란이 없지 않습니다. 새로운 지배자인 신라의 국왕, 대신인지, 그동안 충성을 바친 백제의 국왕, 대신인지, 아니면 불사(佛事)에서 관행적으로 사용한 국왕, 대신인지 분명히 드러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점령군 통치로 핍박받은 중생의 넋 달랜 듯 하지만 이 불비상은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좌우에 협시하고 있는 삼존불입니다. 아미타불은 서방정토의 구세주로 인식되면서 죽음과 마주칠 수밖에 없는 중생에게 위안을 주고, 관세음보살은 세상 사람들의 고통에 자비를 베푸는 존재이지요. 백제가 멸망하고, 부흥운동을 벌이는 과정에서 죽거나 핍박받은 중생의 명복을 빌고자 절을 짓고, 불비상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이 불비상은 미술사에서도 독특한 존재입니다. 아미타삼존불과 광배, 그 양쪽의 인왕상과 사이사이에 보이는 나한상, 옆면의 주악천인상에 이르는 모든 조각에는 작은 원이 구슬처럼 연결된 연주무늬 장식이 화려하고, 보살의 가슴에는 일종의 목걸이인 영락(瓔珞)이 늘어뜨려지는 등 백제시대 불교조각에서 흔히 보이는 수나라(581∼619년) 양식의 특색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명문이 없었다면 이 불비상은 백제시대 것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었겠지요.‘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지만 백제의 옛 땅에서, 백제의 미의식을 담아놓은 불교조각’이라는 성격만큼이나 이 불비상에는 점령군의 통치 아래 살아가야 했던 패망국 사람들의 복잡한 심사가 담겨 있는 듯합니다. dcsuh@seoul.co.kr
  • ‘한반도 평화통일’ 강연회

    남북문화교류협회 중앙회(회장 이배영)는 15일 오후 2시30분 연세대 동문회관 대회의장에서 2008년도 정기총회 및 제105차 통일정책 강연회를 개최한다. 정용길 동국대 교수가 ‘한반도 평화통일, 어디까지 왔나?-독일통일의 예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다.
  • [부고]

    오기형(연세대 명예교수)씨 별세 김현자(헌정회 부회장·전 국회의원)씨 상부 오준호(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강호(한국건설안전기술원 본부장)씨 부친상 9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92-3499 이규이(전 제주도 도지사)씨 상배 형우(동국대 행정학과 교수)씨 모친상 김기욱(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박인춘(대한약사회 재무이사)차종범(차세대로봇전략기술지원 단장)이해룡(한국전자통신연구원 팀장)씨 빙모상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295 오석태(방송인)씨 상배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2)3410-6905 기춘(재외동포재단 사업이사)씨 빙부상 9일 광주 금호장례식장, 발인 11일 오전 9시 (062)227-4381 이윤영(LG생활건강 상무)무영(아셈약국 약사)씨 모친상 10일 순천향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7시 (02)798-1421 김혜향(운악석유 대표)씨 별세 차성환(장보고골프앤리조트 회장)씨 상배 1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010-2631 이혜원(미국 Jefferson의대 교수)혜성(이화여대 명예교수)씨 모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02)3410-6990 손용선(전 공무원·시인)씨 별세 지원(한국얀센 과장)씨 부친상 한규희(중앙일보 어문연구소 부장)김영민(삼성물산 과장)김성진(하나웰코리아)씨 빙부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410-6903 김도현(동국대 법대 교수·새사회연대 정책위원)씨 빙부상 10일 샘안양병원, 발인 12일 오전 9시 019-9143-5919 장경은(삼성건설 전략홍보팀 과장)나은(프리랜서)씨 부친상 1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2일 오전 8시 (02)3410-6908 박종찬(사업)씨 모친상 김희태(중국우리은행 법인장)김수운(한중문화협회 제주지회장)씨 빙모상 10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2일 (02)590-2660 진교용(대우증권 산본지점 차장)씨 부친상 10일 순천향대병원, 발인 12일 오후 1시30분 (02)792-1634 유치삼(전 서울시 동부건설사업소 서기관)씨 별세 진호(한진해운 IT기획팀 차장)씨 부친상 박재홍(현대건설 제철사업단 차장)배범준(삼정회계법인 기업금융부 이사)씨 빙부상 9일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 12일 오전 6시 (031)787-1508
  • [4·9 총선 이후] ‘386’ 줄퇴장 숨은이유?

    [4·9 총선 이후] ‘386’ 줄퇴장 숨은이유?

    ‘386’이 퇴장했다.4·9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출신 ‘386’의원들은 유권자들에게 끝내 외면당했다. 통합민주당의 한 ‘386’의원은 “거대한 장벽에 가로막힌 느낌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과연 잘못을 수정할 수는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토로했다. ‘386’가운데 수도권에서 살아 남은 의원은 연세대 학생회장 출신 송영길(인천 계양갑)후보와 동국대 학생회장을 지낸 최재성(경기 남양주갑)후보 정도다. 전남대 삼민투위원장을 지낸 강기정 후보는 광주 북갑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386의 핵심이라고 할 전대협 간부 출신들은 대부분 낙선했다.386의 대표주자로 꼽히던 임종석(서울 성동을)후보와 오영식(서울 강북갑)후보는 나란히 낙마했다. 전대협 의장 출신인 둘은 3선 고지를 노리고 있었다. 전대협 1기 의장인 이인영(서울 구로갑)후보도 막판까지 난전을 벌인 끝에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서울 서대문갑의 우상호 후보, 수원 권선의 이기우 후보, 경기 성남 수정의 김태년 후보도 끝내 국회 생환에 실패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87년 민주화 이후 쌓아온 소중한 인적 자원들이 한방에 사라지고 말았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386의원들이 국민의 기대와는 다른 모습으로 비춰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의 혼돈과 혼선의 책임을 모두 이들에게 짊어지우는 건 가혹해 보인다.”고도 평가했다. 아직 정치권에서 이들이 수행할 역할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386의 퇴장은 당내 역학관계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손학규 대표의 최대 지지기반이 바로 수도권 386의원들이었다. 종로에서 탈락한 손 대표는 당분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민주당계의 약진도 예상했다. 그는 “당내 계파 수장들이 모두 낙마한 상태에서 구 민주당의 좌장 박상천 대표의 발언권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의회의 급격한 보수화도 예상된다.386의원들은 국가보안법 폐지 등 각종 진보정책 추진을 주도해 왔다. 그러나 18대 국회에선 예전과 같은 응집력과 추진력을 기대하기는 힘들어졌다. 이른바 친노 그룹은 그나마 생환율이 높다. 노무현 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강원 태백·정선·영월·평창)후보와 전남 순천의 서갑원 후보, 청와대 참모 출신 백원우(경기 시흥갑)후보는 국회 생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청와대 대변인 출신 김만수(부천 소사)후보는 낙선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국 연극의 산실, 대학로 ‘연극투어’ 현장

    한국 연극의 산실, 대학로 ‘연극투어’ 현장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무대에 먼저 올라가서 무대 뒤를 구경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무대 위. 마이크를 잡은 연극배우 오지혜씨의 코믹한 멘트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들은 배우가 아니다. 아빠·엄마의 손을 잡은 초등학생, 친구·연인과 함께 온 20대, 대학생 딸을 둔 엄마이다. 그동안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봤지만 지금은 무대 위에서 객석을 보고 있다. ●연극의 속살을 맛보다 지난달 30일 올해 처음 열린 ‘대학로연극투어’ 참가자 30명은 무대·음악·조명감독을 차례로 만났다. 무대감독은 1981년 개관한 극장의 역사와 ‘하늘’(김환기 작)을 수놓은 대형무대커튼을 10년에 한번씩 세탁한다는 ‘비밀’을 소개했다. 음악감독은 뮤지컬 노래와 다양한 음향 효과를 들려 주었다. 조명감독은 직접 조명을 비춰 주며 설명을 이어갔다.“이런 연한 황색빛은 보통 바닷가의 노을 분위기를 연출하고, 배우 뒤에서 빛을 쏘면 서광이 비추거나 비장한 장면이 되는 겁니다. 옆에서 조명이 비추니까 콧날이 오똑해 보이죠?얼굴의 윤곽선을 강조할 때나 달밤의 은은함을 표현하기도 하죠.” 엄마와 함께 투어에 참가한 경환(11·신목초 4)이는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를 보면서 무대설치방법이 궁금했는데 알게 돼 신난다.”며 흥미로워했다. ●연극도 보고, 대학로도 즐기고 극장을 벗어난 참가자들은 대형 세트가 들어가는 현장을 보고, 대학로를 산책한 뒤 동숭동 서울연극협회 연습실을 찾았다. 연습실 바닥에는 동선(動線)을 표시한 테이프가 붙어 있었다. 진행을 맡은 배우 오씨가 “무대에서는 바닥에 붙어 있는 야광테이프를 보고 이동을 하게 됩니다. 그보다 더 먼저 배우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더 많은 땀을 흘리는 곳이 이곳입니다.”고 설명하자 참가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참가자들은 서울연극센터를 방문해 다과를 즐기고, 극단 미추의 ‘남사당의 하늘’(윤대성 작·손진책 연출) 공연을 관람한 뒤 투어를 마무리했다.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와 동행한 임주희(41·강남구 대치동)씨는 “자치구에서 어린이 공연을 많이 열고 있지만 대부분 인기캐릭터를 내세운 유아용이라 아이가 지루해 한다.”면서 “이런 투어가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치켜 세웠다. 대학생 문아미(23)씨는 “이제 연극을 볼 때 연출자의 의도나 조명의 의미, 배우들의 노력까지 느끼고, 공연을 더 즐기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동국대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중인 이수재(46·양천구 신정동)씨는 “연극 관람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기회가 많이 생기면 장기적으로는 연극 관람객이 증가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달 초에 신청 접수 대학로연극투어는 서울문화재단이 한국 연극 100년을 기념해 한국연극100주년기념사업단과 함께 마련한 특별 프로그램. 김현자 서울문화팀장은 “연극·공연의 메카인 대학로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무대 구경과 전문가 설명 등을 들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학로연극투어는 매월 초 서울연극센터 홈페이지(www.e-stc.or.kr)에서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 중 30명을 선정한다.4·6월은 매월 마지막 일요일에,5월은 매주 토·일요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1인당 5000원. 글 사진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총선 D-4] 대학가에 ‘총선’이 없다

    [총선 D-4] 대학가에 ‘총선’이 없다

    #1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 4일 대전 카이스트 부재자투표소. 대학원생 권모(27)씨는 투표소에 들어서며 자신 말고는 아무도 투표하러 온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2004년 총선 때는 삼삼오오 모여 누굴 찍을지 의논하며 투표했었다.“이번 총선엔 정당이 너무 많이 분화됐고 정치권의 태도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 같아요.” #2 지난 2일 서울 국민대 한 교양수업 강의실. 학생 100여명이 모인 수업에서 교수가 “투표할 후보자를 정한 사람은 손 들어 보라.”고 했다. 대부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고, 겨우 20명 정도만 손을 들었다. 그것도 나이 많은 복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이 대학 최병진(수학과 4년) 총학생회장은 “부재자투표소 설치는 꿈도 못 꿨다.”면서 “대부분 취업 준비에 지쳐 있고, 정책도 없는 선거에 투표해 봤자 바뀌는 게 없어 염증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일 학과전체 벚꽃놀이 #3 동국대 경주캠퍼스의 한 강의실. 여학생들이 ‘4월9일-수업 없는 날’이라는 문구가 적힌 다이어리를 펴놓고 여행 갈 궁리에 빠져 있다. 이들은 9일 투표장으로 가는 대신 학과 전체가 벚꽃놀이를 갈 예정이다. 서강대 경제학과 등도 8∼9일 모꼬지(MT)를 간다. 사상 최저 투표율이 우려되는 18대 총선에 대학도 선거 무풍지대에 빠졌다. 취업난과 ‘1000만원 등록금’에 지친 데다 ‘낙선운동’이 거셌던 2000년 16대 총선,‘탄핵 심판론’이 뜨거웠던 2004년 17대 총선과 달리 젊은 가슴을 달굴 이슈가 없기 때문이다. ●부재자투표소 전국 세 곳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8대 총선에서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된 대학교는 카이스트, 대구대, 익산 원광대 등 세 곳뿐이다. 그나마 세 곳 모두 부재자투표소 설치 기준인 투표인단 2000명에 모두 미달했다. 카이스트는 1718명으로 신청 대학 중 가장 많은 인원이라는 점, 원광대는 외진 곳에 있다는 특성, 대구대는 사회복지학과 소속 장애인 학생이 많다는 점 등의 예외 기준이 고려됐다. 17대 총선 때는 17곳의 대학교에 부재자투표소가 설치됐다. 이 가운데 세 곳을 빼고는 모두 2000명이 넘었고 이 세 곳도 1900명 이상은 됐다. 반면 이번 총선의 대학 부재자 신고인수는 16개 신청대학 평균이 637.9명에 불과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부재자투표소를 마련하려면 총학생회가 나서 줘야 하는데, 최근 총학생회는 비운동권이 대부분이라 정치 이슈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 등 개인문제 더 절박”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이내영 교수는 “학생들이 정당 내 파벌싸움에 질린 데다 취업이 어려워져 사회문제보다는 개인문제를 더 절박하게 여기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이지현 팀장은 “정당들이 이슈가 될 만한 쟁점을 만들지 않은 데다 선거법이 인터넷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등을 철저히 통제해 젊은층의 관심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광주 남기창 서울 김정은기자 kcnam@seoul.co.kr
  • [총선D-6] “당선 선물하고 싶었는데”

    “꼭 당선이라는 선물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진보신당 심상정 상임공동대표가 2일 부친상을 당했다. 경기 고양 덕양갑 후보로 출마해 이날 아침 유세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부친 고(故)심명택씨의 부음을 접한 것이다. 심 후보는 모든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빈소가 마련된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으로 달려갔다. 두 달 전 폐암 진단을 받고 내내 위독했지만, 딸의 선거에 방해가 될까 병원으로 찾아오지도 말고 당선되는 데 주력하라던 아버지였다. 심 후보는 4일 발인 때까진 빈소를 지키며 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편하게 보내드리겠다고 한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알몸 스시’ 방송 물의 이유 있었군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민간 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출범이 늦어지면서 방송심의 기능이 사실상 중단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케이블TV를 중심으로 선정적인 프로그램과 편법 광고가 난무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31일 방송계에 따르면 여야가 9일 치러지는 총선 준비에 몰입하면서 방통위 심의위원 선임이 지연되고 있다. 방통위 설립법에 따르면 방통위 심의위원은 모두 9명으로 대통령이 3명을, 국회의장이 원내 교섭단체 대표와 협의해 3명을, 소관 상임위에서 협의해 3명을 추천하도록 돼 있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이미 백미숙 서울대 교수, 이윤덕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연구위원(이상 통합민주당 추천), 김규칠 동국대 겸임교수(한나라당 추천)를 방통심의위원으로 추천한 바 있다. 대통령 몫 추천인사도 확정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회의장 추천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 위원 선임과 상임위원 호선(위원장, 부위원장 포함 3인) 등도 함께 미뤄지고 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여야가 총선 준비에 몰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장 추천이 9일 이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심의에 구멍이 뚫리자 이를 틈타 선정적·폭력적인 장면을 여과없이 방송하거나 간접광고 규정·방송광고시간 규정 등을 위반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 ETN은 지난달 25일 ‘백만장자의 쇼핑백’에서 거의 나체인 여성의 몸 위에 초밥을 놓고 시식하는 일명 ‘네이키드 스시’(알몸 초밥)를 방송해 선정성 논란을 일으켰지만, 아직 구체적인 제재를 받지 않은 상태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방송심의가 없는 틈을 타 일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스캔들 마케팅’으로 채널 인지도를 높이려하는 것 같다.”면서 “심사보류된 안건들은 조직이 정상화되는 대로 한꺼번에 처리될 것”이라고 말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개성 경협사무소 南직원 철수 파문] 전문가 분석

    남북 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이 27일 개성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에 상주하는 남측 당국자들의 철수를 요구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새 대북 정책에 대한 낮은 차원의 경고성 메시지로 분석했다. 그러나 당장 남북관계가 급경색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북한의 이번 조치를 ‘새 정부 길들이기’로 보고 “남측 정부의 실용주의 대북정책은 이익이 되는 것은 하고 안 되는 것은 안 하겠다는 것이 골자인데, 남측이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 영역이라도 남측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대 최종철 교수는 “이번 조치는 탐색전 정도의 수준이며 앞으로 북한의 대응 강도는 점점 높아질 것”이라면서 “최소한 1∼2년은 이런 일이 반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 교수는 그러나 “당장 4월에 비료를 받아야 하는 등 절실한 경제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에 북한이 쉽게 남북관계를 끊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신안보연구실장은 2006년 미사일 실험 직후 남측 인사를 철수시켰던 전례와는 배경이 다르다고 분석했다. 조 실장은 “당시는 미사일 발사로 강경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남·북, 북·미 간에 새로운 긴장요인이 발생하지 않았고 대북정책 변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한 후 “최대 변수는 북·미간의 핵 신고 여부이며 여하에 따라서는 쉽게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또 “우리 정부가 한·미 공조를 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비핵화가 진전이 안 되면 우리도 남북관계를 복구하지 않을 것”으로 전제한 뒤 “북한이 우리를 길들인다면 우리도 북쪽을 길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이런 식으로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출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북쪽에 보다 긍정적으로 이끌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학술플러스] ‘탈근대 대안사회의 구상’ 발표회

    ▲미래사회와종교성연구원(이사장 서영훈)은 ‘탈근대 대안사회의 구상’을 주제로 탈근대 연구발표회를 마련한다.20여 회에 걸친 장기 기획이다. 유·불·선 전통사상뿐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와 시민사회론, 생태운동, 소수자운동, 대안경제운동, 신과학과 뉴에이지까지 폭넓게 다룬다. 연구발표는 격월로 진행될 예정으로,28일 동국대 영상센터에서 열리는 첫 행사에서는 홍승표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가 ‘동양사상과 탈현대 대안사회의 모색’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02)396-2220
  • [총선D-16] 선진당 비례대표 1·2번 이영애·조순형씨

    자유선진당은 22일 4·9 총선에 나설 18명의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그동안 선진당 비례대표 1번으로 유력시돼 왔던 이영애 최고위원은 무난히 1번을 받았다. 뒤를 이어 총선 선대위원장에 내정된 조순형 의원이 2번에 배치됐다. 당선 안정권으로 예상되는 비례대표 3∼5번에는 박선영 동국대 교수,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명예회장, 박원경 전 국민중심당 최고위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에 비해 핵심 당직자들은 비례대표 후번을 받아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회창 총재의 측근인 이흥주 정무특보가 7번, 이용재 인재영입위원장이 10번, 이혜연 공보특보가 11번을 받아 당선을 확신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내각인선·공천 파동으로 지지율 추락”

    “내각인선·공천 파동으로 지지율 추락”

    이명박 정부가 25일로 출범 한 달을 맞는다.530만표 차라는 압도적 승리 속에 국민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출범한 이 대통령은 ‘머슴론’을 앞세워 공직사회에 일하는 분위기를 불러일으키는 등 사회 각 부문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내각인선 파동과 한나라당 공천 파문 등을 거치면서 70%대의 국정 지지율은 취임 한달새 50%대로 주저앉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만기친람(萬機親覽)형 리더십’으로 평가하고 “당장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성과주의적 조급증에서부터 벗어날 것을 주문한다. 지난 한 달 이 대통령이 선보인 리더십은 무엇이고, 전문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점검한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 현장을 중시하는 자세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의욕과잉 탓에 너무 서두르는 인상이다. 국가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주도적으로 통제하려는 리더십은 우려스럽다. 이같은 스타일은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정치적으로는 ‘100전 100패’다. 폭넓은 상황 판단과 함께 쟁점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박명호 동국대 교수 한마디로 만기친람 리더십이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이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워낙 부지런해서 그렇겠지만 대통령이 그런 자리인지는 의문이다. 대선 압승의 우월감과 정권 초반에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이 겹쳐진 결과로 해석된다. 대통령은 국정 전반의 방향에 집중하고 세세한 부분은 부처장관 등에게 맡겨야 한다. ●김종배 시사평론가 불도저 리더십이다. 정권 초반 공직사회를 틀어잡는 데는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대신 자신의 구상을 실천하는 데만 치중했다. 한마디로 소통부재 현상을 보인 것이다.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증이 국정 운영의 경직성을 초래했고, 소통을 차단했다. 성과지상주의를 지양해야 한다. 한나라당이 거수기에 그치고 이 대통령이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계속한다면 하반기 정국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 현장감독형 리더십이다. 이 대통령의 자신감과 추진력은 평가할 만하다.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믿음을 갖게 한다. 그러나 큰 틀에서 움직이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한다는 느낌을 준다. 대통령은 역경을 딛고 성취해 낸 인물들을 내각과 청와대 참모로 많이 중용했다. 그러나 이들은 많은 경우 운도 따랐음을 알아야 한다. 이를 간과한다면 새 정부는 서민의 고통에 둔감해 질 것이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 이 대통령이 밀가루 같은 작은 문제에 집착한 나머지 큰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거나, 아니면 좀 더 참고 기다리자는 믿음을 심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다음달 미국 방문에서도 무슨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적은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이것만은 반드시 가져오겠다.”고 목표를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자원외교를 강조하는 것도 좋지만 기대심리만 부풀려서는 안 될 것이다. 정리 진경호 이영표기자 jad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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