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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홍글씨’ 된 명칭 ‘미혼모’ 이제는 바꿀 때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 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조차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가족까지 외면하는 그들의 현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 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 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형태로 인정해야낙태, 입양 문제도 해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 (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사업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서울시청,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본지와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서울에서 ‘미혼모’ 명칭 사라진다…6일부터 27일까지 새 이름 공모

    서울에서 ‘미혼모’ 명칭 사라진다…6일부터 27일까지 새 이름 공모

    미혼모.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그 이름은 ‘낙인’이다. 지우기 힘든 주홍글씨다.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제과점 주인을 꿈꾸던 ‘17세 미혼모 성은이의 희망 노래’<2010년 9월 29일 자 11면> 보도 이후에도 그랬다.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도 많았지만 악플도 적지 않았다. 누가 이들에게 ‘죄인’의 굴레를 씌웠을까. 서울신문과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가 가정의 달을 맞아 미혼모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꿔 보려고 한다. 그들을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시민단체도 함께 나섰다. 본지는 미혼모에 대한 사회의 인식 전환을 위해 명칭 공모와 함께 홀로서기에 성공한 그녀들의 이야기, 부족한 지원책, 대안 등을 모두 5회에 걸쳐 시리즈로 싣는다. 미혼모에 대한 새 이름 짓기 공모전은 6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http://seoulhanbumo.or.kr)에서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아 온라인(hanbumo@seoul.go.kr)이나 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대상 1명에게는 50만원, 우수상 1명에게는 30만원, 가작 2명에게는 각각 10만원 상당의 상품권이 제공된다. 대상작은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미혼모 관련 단체 등에서 ‘미혼모’를 대체하는 단어로 사용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주홍글씨’ 된 명칭 ‘미혼모’ 이제는 바꿀 때다  ‘대부분 10대 임신으로 교육적 경제적 정도가 낮아 충분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으며 부모로서의 발달과업을 달성할 수 없다.’, ‘신체적인 미숙과 영양 부족으로 유산, 조산, 저체중아 출산 등 고위험 임산부와 고위험 태아 및 신생아가 된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건강길라잡이’ 사이트에 소개된 미혼모의 정의다. 이렇듯 아직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조차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미혼모는 ‘결혼하지 않은 몸으로 아이를 가진 여자’로 기재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결혼제도를 통한 출산만이 합법적인 것으로 규정돼 편견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지나친 고정관념 탓에 제도화된 결혼관계가 아닌 미혼 남녀의 출산이 모두 죄악시 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동료·가족까지 외면하는 그들의 현실  실제 생활에서 그 ‘주홍글씨’는 더 짙다. 김혜림(31·가명)씨도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2008년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에게 아이에 대한 소식을 전했다. 남자친구 역시 “책임지겠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말뿐이었다. 남자친구는 자신의 부모에게도 김씨의 임신과 출산을 알리지 않았다. 김씨는 철저히 혼자가 됐다. 갓난 아이만이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는 직장에 다니면서도 동료들에게 미혼모라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동네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을 직장 동료가 보고 말았다. 당황했지만 그는 친한 동료라 믿고 사실대로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러나 말로는 이해한다던 동료는 점차 변했다. 시선이 달라졌고, 연락도 받지 않았다. 마치 김씨가 ‘죄인’이라도 된 듯이.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친구들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어머니도 없는 그에게는 위안의 손길이 절실했다. 출산하기 바로 몇 달 전 그는 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토로했다. 돌아온 대답은 “낙태해.”였다. 결국 그 친구와도 연락이 끊겼다.  믿었던 동료나 친한 친구 조차도 외면하는 모습을 보고 김씨는 세상에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기로 했다. 그는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하면 그냥 나쁘게만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대신 딸처럼 대해주던 외숙모와 외삼촌도 등을 돌렸다. 외삼촌은 “도와주지 말라.”며 외숙모와 그를 가까이 하지 못하게 했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미혼모들의 현주소다. 무슨 사연이 있든, 어떤 과정을 겪었든 사람들은 미혼모를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사회적 낙인, 생활고, 가족·친구와의 단절까지 삼중고를 떠안고 제 자식을 택한 엄마를 ‘단죄’하려 든다. 취재 과정에 만난 대다수의 미혼모들은 가장 어려운 것이 “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족의 형태로 인정해야낙태, 입양 문제도 해결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조사한 ‘미혼모·부에 대한 한국인의 태도와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모는 3.18점을 기록, 동성애자(3.48점) 다음으로 차별을 받는 집단으로 조사됐다. 이어 외국인 노동자(3.17점), 장애인(3.09점), 미혼부(3.07점), 영세민 (2.88점), 결혼이주자(2.78점), 이혼자(2.71점), 여성(2.50점) 등의 순이었다. 남기철 동덕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사회적 편견은 여성 개인의 시민적, 모성적 권리를 부인하고 낙태와 입양으로 연결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 교수는 “선진국에서는 미혼모·부를 개인적 삶의 선택으로 존중하고, 가족의 형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면 입양, 낙태 문제가 적지 않게 해소될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박근혜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팀장은 “당당하게 아이를 키우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연스레 입양과 낙태 대신 출산을 결정하는 여성이 늘고, 결국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언론과 공공기관, 시민단체가 미혼모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해 함께 나섰다.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와 20여곳의 미혼모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28일 ‘미혼모지원단체협의체’를 발족했다. 구세군 두리홈, 구세군 한아름, 마음자리, 마포클로버, 보아스아동, 청소년 상담 센터, 샤인힐, 서울특별시아동복지센터, 성동구건강가정지원센터, 생명누리의 집, 아름뜰,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열린집, 영락모자원, 착한벗선우랑 심리상담센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해오름빌, 창신모자원, ㈔지혜로운 여성, 동국대학교 사이프 동아리 등이 자리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새 이름을 지어주세요’ 캠페인 사업 준비와 선포식, 향후 계획 등을 논의했다. 이 날 발족식에는 서울시청, 여성가족재단, 한국미혼모가족협회등 총 18개 기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본지와 이 단체들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핵심은 미혼모의 새명칭 공모다. 또 캠페인 공모전과 더불어 다음(daum) 아고라에서 토론과 응원서명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백민경·윤샘이나기자 white@seoul.co.kr ■ 미혼모가 말하는 미혼모… “미혼모는 OO이다” “제가 미혼모라는 걸 아는 순간부터 사람들 눈빛이 변해요. 아이를 대하는 것도 달라지고요. 저희는 변한게 없는데.”  ‘편견 가득한 눈빛과 싸늘한 반응’. 미혼모들이 느끼는 우리사회의 따가운 시선이다. 특히 미혼모를 ‘우리와 다른 사람’으로 보는 편견이 이들을 더 위축되게 만든다.  지난해 홀로 자녀를 출산한 최서원(30·가명)씨. 그녀는 미혼모를 무책임한 여성으로 여기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여러번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최씨는 “주변에서 미혼모라고 하면 언제든 아이를 두고 도망갈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충격을 받았다.”면서 “ ‘살다보면 한번쯤 큰일이 닥칠텐데 그 때 도망가는거 아니냐.’고 되물어올 때 가장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미혼모를 “가장 후회 없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소중한 아이를 지키고 책임지기 위해 세상의 편견에 맞서 아이를 택한 사람이라는 뜻에서다.  미혼모들은 무엇보다 일상 속에서 부딪히는 주변인들의 눈초리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미혼모의 자식이라고 홀대하거나 차별할까봐 가장 두렵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미혼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열린 부모교육에 참석했다가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느꼈다며 울먹였다. 그녀는 “자기소개를 하는데 특이한 내 성씨를 딴 아이의 이름을 함께 말하자 나를 보는 시선이 차가워졌다.”면서 “혹시 내 아이에게 신경을 덜 쓰거나 차별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마음을 졸인다.”고 말했다.  서울 청림동에서 사는 미혼모 박소은(19·가명)씨 역시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부딪히는 장벽이 예상 외로 높다고 말했다. 미혼모라는 이유로 취직이 잘 되지 않아 경제적인 어려움도 크다. 8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박씨는 “대부분 미혼모들은 출산하고 빨리 아이를 맡기고 돈을 벌러 나가는데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도 많은데 우리같은 미혼모들은 더 힘든 상황에서도 꿋꿋이 아이를 낳고 기르니 슈퍼우먼이지요.” 박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사살소식 후 주가 껑충·달러 강세 “알카에다 예측불가… 반짝 호재”

    사살소식 후 주가 껑충·달러 강세 “알카에다 예측불가… 반짝 호재”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소식에 세계 주가는 오르고 원자재값은 떨어지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호재이긴 하지만 구심점을 잃은 알카에다의 행동이 예측 불가능이라는 점에서 반짝 호재에 그친다는 전망이 대세다. ●코스피 2228.96… 사상 최고치 2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6.60포인트(1.67%) 오른 2228.9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154.46포인트(1.57%) 상승한 1만 4.20에 마감됐다. 지난 3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1만선 돌파다. 장 초반부터 오름세를 기록하다가 빈라덴 사살 소식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6.15원 내린 1065.34원으로 급락했다. 2008년 8월 25일(1064.1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고 금·면화 등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빈라덴 사살 소식이 세계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미국 소비 심리 개선과 소비 확대→미 경제 회복 가속화→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 등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의 ‘경고’까지 받았던 미 재정적자의 축소 가능성이다. 빈라덴 사살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10년간 벌어지던 미국의 추격전은 끝날 전망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전쟁이 끝나 군비지출이 줄면서 재정 건전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 경제와 증시의 신뢰감을 높여 준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직접 영향보다 美소비심리 개선 긍정” 지난달 말 발표된 4월 미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69.8로 전월보다 개선됐다. 빈라덴 소식 외에도 야외 활동이 많은 드라이빙 시즌에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빌미가 제공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서서히 개선되고 있는 고용시장까지 가세하면 소비 심리 개선의 증폭 효과가 크다. 미국 소비의 증가는 우리나라를 포함, 세계 각국의 수출 증가로 이어진다. 돌발변수는 알카에다의 후속 대응이다. 김중관 동국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알카에다가 점조직이라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의 활동을 벌여 왔다는 점에서 빈라덴 사살이 알카에다의 무력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경하·오달란기자 lark3@seoul.co.kr
  • ‘음주택시’ 봐주는 경찰…승객이 무슨죄?

    ‘음주택시’ 봐주는 경찰…승객이 무슨죄?

    #지난 2월 자정 무렵 서울 녹번동에서 귀가 중이던 회사원 김모(30·여)씨는 갑자기 인도로 달려든 택시에 치였다. 택시 기사 김모(51)씨는 부상당한 김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긴 뒤 “무조건 합의하겠다.”고 했다. 다급하게 사정하는 택시 기사 김모씨에게선 술냄새가 풀풀 났다. 둘은 치료비 등 150만원에 합의했다. #지난달 대치동에서 택시를 잡아탄 회사원 이모(29)씨는 차 안에서 술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느꼈다. 술냄새는 송파구 문정동까지 약 8㎞를 이동하는 동안 이어졌다. 택시 기사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발뺌했지만, 이씨는 기사가 창문을 열어 놓고 달린 점과 혀가 꼬여 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그가 술을 마셨음을 확신했다. 송파구 가락시장 인근 송파대로에서 경찰의 음주 단속이 있었으나, 경찰은 경광봉을 어깨 뒤로 넘기며 ‘통과’ 사인을 보냈다. 택시에서 내린 이씨는 “십년감수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술취한 택시’가 야밤 도심을 질주하고 있다. 그러나 택시에 대한 경찰의 음주 단속은 사실상 무풍지대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 택시 사고는 총 200건 발생했다. 7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고 346명이 다쳤다. 음주 택시 사고는 최근 5년간 연평균 221건 발생해 11명이 사망하고 398명이 부상을 당했다. 매달 20건에 가까운 음주 택시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경찰은 택시에 대한 음주 단속에는 손을 놓고 있다. 지난해 택시, 버스, 화물차 등 사업용 차량에 대한 음주 단속 건수는 9810건으로 비사업용 차량 16만 7600건의 17분의1에 지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결과가 도로에 택시 등 사업용 차량이 주를 이루는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2시까지의 음주 단속 결과라는 점이다. “경찰이 택시나 버스 등에 대해 음주 측정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관행”이라는 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 음주 단속을 하지 말라는 지시는 따로 없고 현장 경찰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면서 “교통량에 따라 통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영업용은 음주 감지(후 하고 부는 것)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택시 영업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서 “승객을 태우고 가는데 설마 술을 먹겠느냐.”고 털어놓았다. 경찰의 이런 음주 단속의 허점을 악용해 술을 마시고 운행을 하는 택시 기사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택시 기사는 “경찰이 단속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택시에 음주 단속을 하면 수두룩하게 적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방화동 신방화역 부근 택시 기사들이 차를 세워 놓고 식사를 하는 기사식당에서는 술잔을 잡은 기사가 적지 않았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낮에도 기사식당 주변에서 음주 단속을 실시하는 등 경찰이 단속을 강화해야 택시 음주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각 대학 글로벌 전형 지원 전략은

    각 대학 글로벌 전형 지원 전략은

    올해 각 대학의 글로벌 전형은 2011학년도 전형의 큰 틀을 유지하고 있지만 통폐합된 것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올해 글로벌 전형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세부 지원 자격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지원 자격이 까다로워진 경우가 많아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 2012학년도 대입 전형의 특징은 통폐합이다. 글로벌 전형도 마찬가지다. 여러 개로 분리돼 있던 외국어 관련 전형이 하나의 전형으로 통합되거나 외국어 관련 전형과 수학·과학 인재를 선발하는 과정을 통합해 하나로 만든 대학도 있다. ●전형 통합했지만 지원 자격은 세분화 고려대(안암)는 지난해 수시1차에서 선발하던 세계 선도 인재, 국제학부 전형과 수시2차에서 선발하던 ‘World KU’전형을 국제 전형으로 통합했다. 전형 방법을 하나로 통일해 서류와 면접 성적을 기준으로 단계별 전형을 실시한다. 다만 통합했지만 지원 자격이 세분화돼 있어 2011학년도와 동일한 자격을 가진 수험생은 지원할 수 있다. 중앙대(서울)도 외국어 우수자를 선발하던 수시1차의 글로벌 리더 전형과 수시2차의 어학 우수자 전형을 통합해 수시2차에서 글로벌 리더 전형을 실시한다. 하나로 합쳐졌지만 3개 유형으로 분리돼 있어 지원 자격은 지난해와 같다. 전형 방법이 오히려 세분화됐다. 동국대(서울)도 수시1차 ‘Worldwide’ 인재 전형과 외국어 우수자 전형을 통합해 수시 2차 전공 재능 우수자(어학 재능) 전형으로 뽑는다. 외국어 우수자 선발과 수학·과학 인재를 선발하는 전형을 합친 경우도 있다. 서강대는 알바트로스 국제화 전형과 글로벌 과학 인재 전형을 통합해 2012학년도에는 수시1차 알바트로스인재 전형으로 신입생을 뽑는다. 다만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의 지원 자격과 전형 방법은 분리돼 있다. 이화여대도 외국어 우수자를 뽑는 이화 글로벌 인재 전형과 수학·과학 분야의 우수 학생을 뽑는 미래 과학자 전형을 이화 글로벌 리더 전형으로 통합했다. 역시 선발 계열에 따라 지원 자격이 세분화되어 있다.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등도 외국어, 수학·과학 분야별 우수 인재를 뽑는 전형을 하나로 통합하고 지원 자격 및 전형 방법을 분리해 지난해와 비슷한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2012학년도에는 여러 전형이 하나의 글로벌 전형으로 통합된 것이 대부분이지만 각 전형에 여러 지원 자격이 혼합돼 있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들은 지원을 희망하는 모집 단위에 맞는 세부 지원 자격과 전형 방법을 꼼꼼히 살펴보고 지원 가능성을 진단해야 한다. ●한양대 등은 토익 성적 인정 안 해 외국어 우수자 선발의 경우 지난해에 비해 지원 자격이 까다로워진 경우가 많다. 동국대 전공 재능 우수자(어학 재능)의 경우 삼수생까지 제한하던 것을 없앴지만 토플 성적은 인터넷 기반 평가(IBT) 성적만을 인정한다. 일본어도 일본어능력시험(JLPT)을 제외하고 일본어능력검정시험(JPT) 성적만을, 중국어는 새 중국어인증시험(HSK) 성적만을 인정해, 반영할 수 있는 어학 성적의 종류가 줄어들었다. 서강대 알바트로스 인재 전형은 지원 가능 기준이 올랐다. 토플(IBT) 기준은 100점 이상에서 105점 이상으로, 텝스는 831점 이상에서 876점으로 높아졌다. HSK(구) 기준은 7급 이상에서 9급 이상으로 올라 지원 자격이 더 까다로워졌다. 서울시립대도 HSK(구)와 JLPT(구) 성적은 제외할 예정이다. 토익 성적도 인정하지 않는다. 한양대도 토익 성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외국어 우수자 전형에 지원하는 학생 대부분은 다른 성적은 좋지 않아도 공인 외국어 점수가 높으니까 합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외국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외국어 성적 외 다른 전형 요소 성적들의 영향력이 높은 편이다. 또 외국어 성적과 학생부, 자기 소개서 등 각종 서류와 면접 등의 성적을 종합하기 때문에 학생부나 면접 점수도 중요하다. 외국어 우수자 전형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학에 따라서는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하는 전형도 있어 수험생들은 꼭 확인해 봐야 한다. 중앙대(서울) 수시2차 글로벌 리더 전형은 유형1과 유형3의 지원 자격이 같다. 하지만 유형1에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는 반면 유형3은 지난해와 달리 언어, 수리(가·나), 외국어, 사회탐구·과학탐구 가운데 외국어 영역을 포함한 2개 영역 2등급 이내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적용한다. 지원 자격이 다른 유형2도 외국어 영역을 포함한 2개 영역 2등급 이내의 최저 학력 기준이 있다. 한양대(서울) 브레인 한양 전형(인문)도 언어, 수리(나), 외국어 등급의 합이 4 이내로 비교적 높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키스방·대화방, 경찰·구청에 신고해 보니

    “성매매 현장을 본 것도 아니고 심증만으로는 단속할 수 없습니다.”(경찰) “퇴폐 의심 업소를 신고하는 것은 맞지만 구청 업무가 끝났기 때문에 평일에 전화하세요.”(다산콜센터)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서울 화곡동 강서경찰서 부근에 있는 A전립선 마사지방으로 손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들어갔다. 기자는 퇴폐 영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직접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심증만으로 단속할 없다며 미적거리다 신고 접수 6분 만에 지구대 경찰 2명이 출동했다. 이들은 건물에 들어갔다가 7분 뒤에 나왔다. 그 업소는 영업을 그대로 계속했다. 잠시 뒤 120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걸어 인근 B키스방을 단속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다산콜센터 측은 “구청 업무가 끝났기 때문에 평일에 신고하세요.”라고 답했다. 강서경찰서와 강서구청 인근 이른바 ‘먹자골목’ 반경 100m 안에는 키스방 2곳, 대화방·유리방 6곳, 성인PC방 4곳 등이 밀집해 있다. 주위엔 아파트 단지와 학교 등이 들어서 있다. 낮에는 등하교하는 학생들로, 저녁엔 외식하러 나온 가족들로 붐비는 곳이다. 이들 업태는 종종 퇴폐영업으로 단속된다. 때문에 이곳의 업소에도 불법영업에 대한 관리와 단속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내 곳곳에서 키스방 등 다양한 신·변종 성매매 업소가 성업하고 있지만, 경찰과 구청의 단속은 겉돌고 있다.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키스방이나 대화방의 종업원 등이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다 종종 경찰에 단속된다. 업소를 차리는 데 제한이 없다. 자유업으로 분류돼 누구나 업소를 할 수 있다. 음란물을 틀어주는 ‘성인PC방’의 경우도 등록할 때 청소년PC방과 구별이 되지 않는다. 성인PC방은 청소년 유해업소로도 지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 때문에 경찰과 구청이 단속에 나섰더라도 성매매 행위 등 직접 증거를 잡지 못해 헛걸음하기가 일쑤다. 업소 대부분은 건물 안팎에 여러 개의 폐쇄회로(CC) TV를 달아 놓고 단속의 손길을 피한다. 다만 키스방 등이 광고전단지를 뿌리거나 간판에 전화번호나 주소를 표시할 경우 청소년보호법과 옥외광고물관리법에 따라 단속할 수 있다. 이 같은 단속의 어려움 때문에 전문가들은 ‘법의 사각지대’를 메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키스방, 대화방 등의 업소를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 출입금지 업소로도 지정하고, 유사 성행위 업소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상업지역이라 해도 근처에 아파트 등 거주지가 있다면 ‘반경 몇m 내에는 퇴폐업소를 차리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킨십과 유사성행위까지 이뤄지는 키스방, 대화방, 허그방 등 업소를 유사성행위업소로 지정해 성매매특별법 등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부고]

    ●민응기(동국대 의무부총장·의료원장)정기(장안대 교수)씨 부친상 이진휘(서울기술과학대 교수)씨 장인상 백영은(단국대 교수)씨 시부상 29일 강남세브란스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6시 (02)2019-4003 ●최원진(닥터포유의원 평촌점 원장)희선(지오시스템리서치 상무이사)씨 부친상 전헌수(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이승훈(SK브로드밴드 마케팅기획본부장)구본진(수원지검 안산지청 차장검사)씨 장인상 2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2)3410-6914 ●정동기(나주고 교사)웅기(건설업)만기(사업)씨 부친상 김제대(사업)권영곤(〃)정유영(〃)고영조(대신증권 차장)씨 장인상 29일 광주상무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9시 (062)600-7402 ●정현모(MMK커뮤니케이션스 대표이사)씨 부친상 29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9시 (02)3010-2294 ●송태호(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씨 부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7시 (02)3010-2261 ●전덕생(전 대전교육청 기획관리국장)준생(전 한국은행 검사역)은생(전 충북초 교사)씨 모친상 2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2227-7569 ●김성철(MBN 기자)정선(SK텔레콤 과장)씨 부친상 이천배(한국무역보험공사 감사실 선임검사역)씨 장인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02)3010-2265 ●이태복(사업)씨 모친상 홍순오(충주시 홍보과장)씨 장모상 29일 경북 영주 추모의집, 발인 5월 1일 오전 8시 (054)633-4441 ●김병식(전 경북도 교육위원)씨 별세 진규(진향FND 대표)흥규(성삼아트 〃)민규(고령군청 공무원)씨 부친상 김수연(자영업)이석재(〃)이문재(〃)씨 장인상 29일 경북 고령군 쌍림면 학가리 점필재 선생 종택, 발인 5월 3일 오전 9시 (054)955-0222 ●김태웅(안동시 부시장)씨 모친상 29일 대구의료원, 발인 5월 3일 오전 (053)560-9551 ●류현진(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투수)씨 외조모상 29일 경기 시흥장례식장, 발인 5월 1일 오후 2시 (031)434-8266 ●이천섭(롯데백화점 대구점 홍보실 근무)창섭(르노삼성자동차 근무)씨 부친상 29일 경남 진해연세병원, 발인 5월 1일 오전 055-548-7760, 017-875-0335
  • [4·27 재보선 후폭풍] 李대통령 세가지 고민

    [4·27 재보선 후폭풍] 李대통령 세가지 고민

    “정치하는 사람들도 보면 남의 탓을 한다. 그런 사람 성공하는 것 못 봤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동국대 창업센터에서 국민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실패했을 때 자기 탓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그런 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4·27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당·정·청 전면 쇄신이 예고된 가운데 여권의 ‘구원투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관계,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거취를 포함한 청와대 참모진 개편, 반(反)시장주의로 돌아선 게 아니냐는 오해에서 비롯된 대기업과의 갈등 및 지역 민심 이반 현상 등의 난제를 이 대통령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① 박근혜 관계 5월말~6월초 특사 관련 단독회동 뒤 朴역할 윤곽 재·보선 패배 이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당 대표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박근혜 역할론’이 당내에서 급격히 세를 얻고 있는 것도 이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에서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가 일찌감치 정치 전면에 나서게 되면 청와대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이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현상)은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비대위원장이든, 대표이든 박 전 대표가 다시 당의 실권을 잡는 순간부터 청와대는 사실상 정치 쪽과는 손을 떼고 임기말까지 말 그대로 ‘일하는 정부’에만 몰두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친이(이명박)계 주류의 이탈도 빨라지면서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여권의 대규모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박 전 대표가 대표나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이재오계 등 여권 주류 측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등의 역할론은 답답한 심정에서 그냥 한번 얘기해 볼 수 있겠지만, 실현될 가능성은 낮은 얘기”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다시 대표를 맡는 것도, 당권 경쟁을 거쳐야 하는 만큼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박 전 대표가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는 5월 말이나 6월 초쯤 유럽특사 보고와 관련해 이 대통령과 단독회동을 하게 되면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② 임태희 거취 MB, 유임·교체 언급 없어… 최종선택까지 고민할 듯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지난 28일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고 한다. 평소 같았으면 이 대통령이 즉시 만류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임 실장이 ‘교체’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많다. 경기 성남 분당을 공천에 대한 임 실장의 ‘책임론’도 거론된다. 다만, 3선을 포기하고 청와대에 들어온 임 실장에 대한 신임이 각별하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최종 순간까지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임 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을 바꾼다면 시기는 개각(5월 초)이 끝난 뒤인 5월 말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개편 폭은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총선 출마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5월 중에 (신변을) 정리하라. 자신을 희생할 생각은 하지 않고 좋은 자리가 어디 없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청와대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참모진 개편 때 자신과 임기를 끝까지 할 이른바 ‘순장조’들만 남기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청와대는 이미 총선 출마 예상자들을 ‘출마조’ ‘순장조’로 분류했다. 17대 의원 출신인 김희정 대변인과 이성권 시민사회비서관, 18대 총선에 나왔던 박명환 국민소통비서관, 김연광 정무1비서관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모두 출마조로 분류돼 5월에 거취를 결정할지는 확실치 않다. 수석급 참모 중에서는 3선 의원 출신인 정진석 정무수석이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내년 총선 출마를 희망해서 다음 달 중 정리될 참모는 5명 이내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③ 국정운영 새달초 경제5단체와 회동… 정부 경제정책 직접 설명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 달 3일 경제 5단체장과 오찬 회동을 갖고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 최근 대기업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풀기 위해 마련하는 자리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지난 26일 연기금의 대기업 주주권 행사를 주장하고 최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공유제를 제안했던 것이 청와대의 입장으로 알려지면서 재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쳤던 이 대통령이 반기업적인 정책으로 전환한 게 아닌가 보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러나 “이 대통령은 대기업들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고용창출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우리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있지만, 이는 기업들의 인식전환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면서 “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생각은 친시장·친기업이며, 경제 5단체장과의 만남도 최근 불거진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적으로 확산된 반정부 민심을 달래야 하는 것도 이 대통령의 과제다. 이번 4·27 재·보선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수도권과 강원지역은 물론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선정, 세종시 수정안 추진 등 일련의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충청·영남권 등에서도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 대통령은 정치적 고려는 철저히 배제한 채 국익 차원에서 모든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여러번 강조했지만, 지역민심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역이기주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갈등구조를 근본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시립대 총장 이건 교수

    서울시는 29일 이건 서울시립대 도시화학과 교수를 제7대 서울시립대 총장으로 임명했다. 이 총장은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동국대 교수를 거쳐 2001년 9월부터 시립대 교수로 재직해 왔다.
  • 야권 구도 변화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4·27 재·보선의 최대 승자가 되면서 야권에 메가톤급 지각 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반면, 야권은 정국 주도력과 장·단기 정치 일정 전반에 걸쳐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손대표 박근혜 맞설 주자 ‘급부상’ ‘분당발’ 승전보는 시사점이 크다. 수도권과 중산층의 표심이 움직였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승패에까지 원심력을 구사할 수 있는 요인이다. 김윤철 경희대 교수는 “여당의 심장부에서 민심 이반이 일어났다는 것은 여권에 대한 강력한 불신임 선고나 마찬가지다. 내년 격변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전문가들이 분당을 승부를 ‘미래 지향형’ 선거라고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야권의 자축연이 성대할 수밖에 없다. 차기 대권 구도가 여야 양강 구도로 짜여졌다. 그동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독주체제에 맞서 잠재적 파트너로만 분류됐던 야권도 이제 명실상부한 주자를 갖게 됐다. 대권 경쟁에서 해볼 만하다는 결기가 모아지고 있다. 손 대표의 승리는 ‘개혁 대 보수’의 대결로 치닫던 정치권을 ‘이명박 대 반이명박’ 구도로 이끌면서 야권이 총결집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지 기반의 변화가 동력이 됐다. 민주당은 기존 호남권과 386 세력이 자산이었지만 손 대표의 승리로 중산층과 수도권 민심을 보태게 됐다. 손 대표 당선 직후 당내에서는 수도권 중산층이 보수 세력의 한계를 인정하고 민주당의 변화 요구를 수용, 새 지지층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로 넘쳐났다. 손 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민주당이 분당에서 이긴다는 걸 예감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분당 유권자들이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적극 지지해 줬다.”고 밝혔다. 반면 당내 노선싸움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기존 진보·개혁 기치와 중도 노선이 충돌하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당내 노선싸움 격화 전망도 손 대표의 당내 장악력이 굳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당 리더라는 지위만 빼면 ‘불안정한’ 우월적 입지에 머물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승리로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등 당내 예비주자들을 제압하면서 독주 체제를 형성하게 됐다. 한 재선 의원은 “대표 취임 6개월 동안 견제 속 착근 상태였지만 이번 승리로 확실한 구심이 됐다.”고 말했다. 5% 안팎에 머물렀던 지지율도 가파르게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세력의 연대는 통상 리더들의 정치적 결단을 통해 속도를 내게 마련이다. 김종욱 동국대 교수는 “손 대표가 야권 내 맏형으로서 통합을 진두지휘할 수 있는 물리적 토대와 명분,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야권 차기 주자들의 명암도 엇갈린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의 추락으로 친노 대표주자를 놓고 경쟁했던 김두관 경남지사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몸집이 커졌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최문순 후보자의 당선과 함께 부활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문화재위원장 이인규씨

    이인규(75) 서울대 명예교수가 26일 임기 2년의 문화재위원장으로 뽑혔다. 부위원장에는 김리나 홍익대 명예교수,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가 선출됐다. 이 신임 위원장은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 한국생물다양성협의회장 등을 지낸 식물학자로 대한민국과학기술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학술상 등을 받았다.
  • 한민족학회 27~28일 ‘한국 역사학 연구의 반성과 제언’ 학술대회

    한민족학회 27~28일 ‘한국 역사학 연구의 반성과 제언’ 학술대회

    한민족학회가 27~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에서 ‘근대 100년 한국 역사학 연구의 반성과 제언’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한민족학회는 식민사학 타파에 앞장섰던 고 손보기 연세대 사학과 교수가 1987년 창립한 학회다. 2006년 들어 윤명철 동국대 사학과 교수가 다시 만들었다. 두 인물만 봐도 알 수 있듯, 이들은 주류 사학계의 실증사학을 비판하는 입장에 서 있다. 과녁은 우리 역사를 밝히는데 왜 중국, 일본이 펴낸 관찬(官撰) 사료만 참조하는 문헌 사학에 머물고 있는가 하는 지점이다. 윤 교수가 “일본을 통해 도입된 근대 역사학은 문자 중심의, 그것도 지배계급의 관찬 사료, 그중에서도 우리와 경쟁했던 중국, 일본의 사료만을 중심으로 삼았다.”고 비판하는 데서 이를 알 수 있다. 역사라는 것이 옛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데에 목표가 있다면 정치 경제사에 대한 문헌 사료만 뒤적일 게 아니라 “지리학, 기후학, 지형학, 생태학, 생물학, 천체물리학 등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이를 ‘신(新)사학’이라 불렀다. 때문에 첫날인 27일 과학, 정치학, 신화학, 민속학 등 다른 인접 학문을 끌어들인다. 이튿날인 28일에는 중국뿐 아니라 몽골, 거란, 여진 등 주변 민족들이 남긴 기록도 함께 봐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거란사 전공자인 김위현 명지대 교수, 몽골 연구자인 박원길 몽골학회장 등이 나선다. 유행하는 말을 붙이자면 ‘통섭’이랄 수 있는데, 한마디로 역사학에 더 많은 상상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우선 이태진 국사편찬위원장은 ‘학제 간 학회(SIS)와 새로운 역사 연구 전망’이라는 찬조 강연을 통해 서구 학계가 제기하고 있는 ‘외계 충격설’을 상세히 소개한다. 서구 학자들이 조직한 SIS는 1997년 학술대회에서 기원전 3500년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크고 작은 운석들이 지구를 덮쳤다는 결과를 제출했다. 바로 이즈음, 그러니까 하늘에서 뭔가 중대한 변고가 발생했을 때에 신이라는 관념이 전 세계적으로 출현했고 뒤이어 신화가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 가령 “그리스 신화는 거인족 티탄의 카오스 신화 뒤에야 제우스의 12신을 등장”시켰고, 단군신화 역시 “단군의 할아버지 환인을 천둥번개신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불교의 법화경에도 수많은 천신(天神)들이 등장해 “꽃비를 뿌리고 수백, 수천의 악기와 큰 북을 울렸다고 묘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신화 자체가 외계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인류의 선언이라는 얘기다. 이 위원장이 17세기 조선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의 변화를 소빙하기(小氷河期)로 설명하려는 이유다. 김헌선 경기대 국문과 교수는 그래서 신화학의 복권을 요구한다. 역사학의 입장에서 신화학은 허풍쯤에 불과하지만 신화학이 보기에 역사학은 풍부한 이야기들을 다 잘라내 버려 ‘메말라 비틀어진 뼈다귀’다. 김 교수는 “일본의 실증주의는 부분을 전체에서 떼어내고 부분에 대한 증명이 전체인 것처럼 해서 스스로 지리멸렬했다.”고 주장한다. 토론자로는 고대 별자리 연구를 통해 역사 천문학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김일권 한국학중앙연구원 민속학과 교수가 나선다. 장장식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도 비슷한 입장이다. 민속학을 상상력의 보고로 보기보다 미천한 연구쯤으로 취급해 버린다는 것이다. 가령, 고구려 유민 20만명 가운데 10만명이 남방으로 이주해 지금의 먀오족이 됐다는 주장에 대해 사학계가 단 한마디의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장 연구관은 “기록에 의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전히 차가운 시선만 보낼 뿐 해석과 논리에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준거가 오류인지 굳이 말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민·관합동 美국제곡물회사 통해 식량자주율 50%까지 올릴 것”

    “민·관합동 美국제곡물회사 통해 식량자주율 50%까지 올릴 것”

    국제곡물회사를 미국 시카고에 설립해 국제곡물전쟁에 나서는 하영제 농수산물유통공사(aT) 사장의 다짐은 자못 비장했다. 25일 오전 10시 30분부터 1시간 이상 서울 양재동 사옥 사장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하 사장은 이 회사를 통해 식량무기 시대에 식량자주율과 물가안정기능을 동시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메이저와의 싸움에 난관도 많을 것이라면서 일각에서 ‘장밋빛 환상’이라 부르는 시각도 인정했다. 곡창지대의 국가들은 외국인의 곡물시장진입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4대 곡물 메이저가 담합해 우리나라의 진입을 막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모두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오히려 그는 4대 메이저 중 하나와 손을 잡고 다른 메이저와 경쟁할 수준까지 회사를 키우겠다는 ‘전략적 제휴 청사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관합동 국제곡물회사가 설립된다. 올해 콩 5만t, 옥수수 5만t으로 시작해 세계 곳곳의 곡창지대에 진출한다고 들었다. 국제곡물회사의 필요성과 청사진을 말해 달라. -지난해 초부터 전문회계법인과 함께 내부 연구를 해 왔고 이미 직원 2명을 미국 시카고 현지로 파견해서 법인 창립 작업을 준비해 왔다. 사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29위다. 또 바이오에너지 수요 확대로 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투기자본의 곡물시장 개입으로 국제곡물가격 변동성도 커졌다. 또 국제곡물시장의 유통단계는 메이저곡물사들이 80~90%를 점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수입 곡물의 70%를 이들에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결국 우리나라는 식량안보의 위협을 겪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항하기 위해 국제곡물유통망을 확보하는 국제곡물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2015년까지 옥수수·밀·콩 등 400만t을 들여오게 된다. 이 경우 우리나라 식량자주율은 50%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 단기적인 일정은 오늘(25일) 민간 기업 3사와 국제곡물회사 설립 협약을 체결하고 29일 미국 시카고 현지로 이동해 현판식을 열게 된다. 물론 처음에는 규모면에서 국제곡물사와 우리 법인은 상대가 안 된다. 곡물메이저 중 한곳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다른 메이저들과 경쟁하는 구도로 가게 될 것이다. ●곡물수입 독과점 구조 변할 것 →누구나 필요성을 공감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처음에 참여키로 한 민간업체 중 한곳이 빠지는 등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는 곳도 있다. 메이저 곡물회사들의 견제가 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우려는 당연히 알고 있다. 지금까지는 곡물메이저가 가격을 10% 올리면 국내유통회사도 10% 올려 팔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업계가 아니라 그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서민이다. aT는 유통구조 개혁을 통해 좀 더 유통비용을 줄여 민간업체들이 서민에게 곡물관련 식품을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 만일 우리 국제곡물회사가 직접 수입하는 곡물 가격보다 경쟁을 위해 곡물메이저가 더 저렴하게 공급한다면 국내 유통업체는 그들의 물건을 사면 된다. 또 우리가 직접 수입한 것이 더 싸다면 이것을 구입하면 된다. 단, 서민에게 그만큼 저렴하게 공급해야 할 것이다. 현재 곡물 수입의 독과점적 구조가 변하는 셈이다. →aT가 산지 엘리베이터(EL)를 산다고 발표했는데 인수가격이 크게 뛰지는 않겠는가. 전문인력은 충분히 갖추었나. 전문인력만 수백명이 진출한 일본의 경우와 비교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산지 EL 10개를 지닌 중견기업을 인수하려 하는데 사실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따라서 인수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는 안 하는 게 좋겠다. 다만 우리가 콩, 옥수수 등을 사오는 지역은 미국의 중·서부에 걸쳐 형성된 세계 제1의 옥수수 재배지역인 콘벨트(Corn Belt)다. 산지 EL은 농가에서 곡물을 사서 건조하고 저장하는 장치이지만 안정적으로 곡물을 구매할 수 있는 주변 농가와의 인맥도 의미한다. 여기서 모인 곡물은 강변 EL을 통해 미시시피 강을 따라 운반된다. 이 장치는 수량이 많아 언제나 임대할 수 있다. 문제는 수출항구에 설치된 수출 EL이다. 절반가량을 메이저사들이 가지고 있어 우선 이 중 한개에 지분참여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일본처럼 농장 자체를 확보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미 외국인이 농장을 살 수 없도록 곡창지대를 갖고 있는 나라들의 법들이 많이 바뀌었다. 30년을 추진해 온 일본과 단순 비교는 힘들다. →국제곡물회사를 통해 식량확보 이외에 물가안정 기능은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보는가. -올해는 콩과 옥수수를 각 5만t씩 들여오는데 우리나라가 연간 곡물을 1400만t씩 수입하니 적은 비중이다. 하지만 2015년에는 이 시스템으로 400만t(전체 수입량의 30%)을 들여오게 되고 전문회계법인은 5% 정도 가격 인하효과를 예측하고 있다. 국제곡물회사 자체의 손익분기점은 법인을 세우고 3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겠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우리 농산물 수출이 힘들다는데. -우려와 달리 일본 지진 이전보다 오히려 일본으로 농산물 수출 물량이 늘었다. 일본 지진이 나기 전인 지난 3월 11일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수출 물량이 22.2% 늘었다가 일본 지진 이후 17.5%까지 줄었다. 하지만 4월19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9%가 증가했다. 화훼류나 파프리카 수출은 줄었지만 라면, 생수, 비스킷 등이 3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4월 19일 기준으로 전 세계 수출물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 증가한 19억 1700만 달러(약 2조 1000억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다변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지난 2월에 다녀온 중동의 경우 우리나라 담배, 버섯, 음료, 껌 등이 인기였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많은 농가들이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우려하고 있는데. -식량과 사료에 쓰이는 곡물은 이미 다 열려있다. 새삼스럽게 영향을 줄 것은 없다. 11년 전인가 쇠고기 시장이 열리면서 자살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보면 한우가 업그레이드되고 구제역이라는 복병을 만나 그렇지 지금은 캐나다, 브라질 소가 들어와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한·중·일 FTA가 체결되면 동양 3국이 경제적으로는 긴밀하게 결합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중국에서 양질의 원료를 구입해 최상의 농산물을 중국 최고 부유층과 일본에 팔면 된다. 미국, 유럽은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아시아 수출을 위해 물류 비용면에서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FTA 체결돼도 영향 없어 →aT가 물가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농협은 전국 조직망이 있어 가격이 폭락할 때 공급을 늘리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반면 aT는 이상기후 등으로 농작물 피해를 본 상황에서 당장 동일한 작목을 재배 못할 때 도시의 거대한 소비층을 보호하기 위해 국제유통망을 통해 공급을 늘릴 수 있다. 또 향후 지자체와 협력해 지방 도매시장(34개)의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추가할 말이 있다면. -올해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회사명이 한국농수산식품공사로 바뀐다. 국제곡물회사를 통한 식량안보시스템 구축, 한식의 세계화 등 업무를 본격 수행해 공사가 재탄생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프로필 ▲1954년 경남 남해 ▲경남고, 서울대 농과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동국대 행정학 박사 ▲행시 23회 ▲청와대 행정관, 내무부 민간협력·교부세 과장, 경남 진주 부시장, 경남 남해 군수 ▲산림청장, 농림수산식품부 2차관
  • 배우 김인문씨 빈소, 이준익 감독-정진영 등 애통한 발걸음 조문

    배우 김인문씨 빈소, 이준익 감독-정진영 등 애통한 발걸음 조문

     원로배우 김인문(본명 김인륜)씨의 빈소에 연예계 선후배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암투병을 해온 김인문씨는 25일 오후 6시30분쯤 경기도 일산의 동국대병원에서 별세했으며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이준익 감독과 배우 정진영은 투병 중에도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찍는 등 마지막까지 연기혼을 불사른 선배의 가는 길에 조의를 표했다. 윤종신, 박경림, 정종철 등은 트위터를 통해 고인에 대한 존경과 애도의 마음을 표시했다.  1994년 처음 뇌경색으로 쓰러진 고인은 2005년 8월 3번째 뇌경색으로 쓰러진 이후에도 영화 ‘무사안일’(2006년) ‘극락도 살인사건’(2007년) ‘독짓는 늙은이’(2011년)에 출연하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다. 발인은 28일 오전 8시.  고인은 동국대 농업학과를 졸업, 1967년 영화 ‘맨발의 영광’으로 데뷔했다. 68년 TBC 특채 탤런트로 방송에 입문해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 출연하면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었다. 고인의 유작 영화인 ‘독짓는 늙은이’는 개봉에 앞서 26~27일 빈소에서 먼저 상영된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포천, 수원과 FA컵 32강 대결

    참 얄궂은 운명의 장난이다. 챌린저스리그(옛 K3리그) 팀으로는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FA컵 본선(32강) 무대에 진출한 포천시민축구단(이하 포천)이 ‘디펜딩 챔피언’ 프로축구 K리그의 수원을 첫 상대로 맞았다. 포천은 2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축구협회(FA)컵 3라운드(32강) 대진 추첨 결과 지난해 FA컵 우승팀인 수원과 16강 진출을 다투게 됐다. 윤성효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부산을 꺾고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1, 2라운드에서 대학의 강호 고려대와 동국대를 연파하며 기적을 연출했던 포천 입장에서는 최악의 대진인 셈. 그래도 축구는 끝나 봐야 안다. 2라운드 최우수 선수로 선정된 포천의 이후선은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기량을 입증받겠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만 연습하는 힘든 여건이지만 최소한 열심히 뛰었다는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수 연봉, 구단 여건 등 모든 면에서 한국 축구의 양 극단에 서 있는 두팀의 맞대결은 다음 달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부고]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탤런트 김인문씨

    [부고]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탤런트 김인문씨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등 80여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우 김인문 씨가 25일 오후 6시 34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72세. 손녀딸인 김은경씨는 “할아버지께서 지난해 4월 말 방광암 판정을 받으시고 투병하셨다.”면서 “며칠 전부터 병세가 악화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오늘 저녁 눈을 감으셨다.”고 말했다. 고인은 2005년 8월 뇌경색으로 쓰러졌으나 재활에 성공했다. 당시 병원에서 앞으로 걷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정까지 받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일어났다. 이후 2007년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에, 2008년에는 연극 ‘날개 없는 천사들’에 출연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영화 ‘독 짓는 늙은이’의 주인공 송노인 역을 맡아 투병 중에도 촬영을 마쳤다. 동국대 농대를 졸업하고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1968년 김수용 감독의 ‘맨발의 영광’으로 데뷔했다. 처음에는 문전박대를 당하였으나 김 감독에게 70여일을 매달린 끝에 배우가 됐다. 1968년 TBC 특채탤런트로 방송에 입문했다. 이후 ‘형’ ‘가시나무 꽃’ 등의 드라마와 ‘저 하늘에도 슬픔이’ ‘달마야 놀자’ ‘바람난 가족’ 등의 영화에서 인간미가 물씬 풍기는 구수한 연기를 펼쳤다. 특히 1990년부터 2007년까지 방송된 장수 드라마인 KBS의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 정감 넘치는 멋쟁이 아버지 ‘백구두 신사’를 연기해 사랑을 받았다. 뇌경색을 극복한 후에는 장애 배우들을 육성하는 데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2009년 1월 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를 설립, 장애 배우들을 훈련시켰다. 그가 연출을 맡아 무대에 올린 ‘날개 없는 천사’에는 다운증후군, 뇌성마비 환자가 배우로 출연했다. 유가족은 부인 박영란씨와 필주(씨네크루 대표 )·헌주(삼화 F&B 이사)씨 등 두 아들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8일이다. (02)2227-750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0만 화이트 해커 양성’… 소리없는 메아리?

    지난달 발생한 ‘3·4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사태에 이어 현대캐피탈, 농협 등의 금융권 보안 사고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해킹을 막을 수 있는 전문 인력인 ‘화이트 해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이트 해커란 코드 분석 등 해킹 기술을 악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블랙 해커’들과 달리 해킹 기술을 연구해 ‘방패’를 만드는 보안 전문가를 말한다. 현재 국내에 화이트 해커 그룹은 10여개로 500여명 정도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 해커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보안 전문가를 체계적으로 키우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보니 화이트 해커의 중요성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화이트 해커에 대한 사회적 처우는 무척 열악한 실정이다. 현재 국내에 정보 보호 관련 학과가 개설된 곳은 포항공대, 아주대, 상명대, 동국대 등 10여곳에 불과하다. 일부 보안 기관들이 해킹 방어 대회 등에서 입상한 화이트 해커들을 전문 인력으로 채용하기도 하지만 그 수가 많지 않다. 해킹 툴을 직접 만들 만큼 상당한 실력이 있더라도 직장 경력이나 석사 이상 학력 등 ‘스펙’이 없으면 취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어렵게 일반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보안 회사 대부분이 영세해 연봉이 낮은 데다 대기업에 들어가더라도 보안업무를 비핵심 사업으로 간주해 일반 직원들보다 급여를 적게 지급하기도 한다. 한 보안업계 전문가는 “선진국의 경우 해커의 처우가 좋고 수입도 보장돼 화이트 해커로 살아갈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열악한 근무 환경과 검은돈의 유혹 때문에 어둠의 길로 쉽게 들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역사교과서 일본 왜곡이 문제라고? 그럼 한국은 자유로울까

    역사교과서 일본 왜곡이 문제라고? 그럼 한국은 자유로울까

    독도 문제 등을 포함한 일본 교과서가 파문을 일으켰다. 역사 왜곡뿐 아니라 검인정제 뒤에 숨어 사실상 이를 조장하는 일본 문부성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그렇다면 한국의 역사 교과서와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까. 우리 교육부도 ‘좌편향’ 등의 이유를 들어 2008년 역사 교과서를 강제로 수정토록 했다.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학자들이 반발하면서 관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일본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역사와 교육학회’ 23일 학술대회 ‘역사와 교육학회’는 오는 23일 오후 1시 서울 동숭동 흥사단 대강당에서 ‘2009 개정 한국사 교과서 내용 분석과 비판’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학술대회 좌장을 맡아 종합토론을 진행하는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학과 교수는 “국정 대신 검인정 교과서를 도입한 취지는 역사가 단편적 사실만 나열해 외울 게 많은 암기과목이라는 오해를 넘어서자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집필자나 출판사 모두 학생 스스로가 다양한 해석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본문과 그림, 사진, 도표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사실을 완전히 잘못 적었다든지, 교과서 구성이나 전개방식이 학생들의 학습 욕구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하다는 식의 비판이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으나 해석이 조금 다를 수 있는 부분이나 본문 대신 사진 또는 표로 처리한 부분 같은 것을 들어 왜곡이라고 비판하는 것은 도저히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술대회는 이런 풍토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한 교수는 덧붙였다. 지금의 중·고등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는 ‘2009 교육과정’이 급조됐다는 성토도 나왔다. 남한호 경북대 강사는 “노무현 정부 때 마련된 2007 교육과정은 중학교 때는 전근대사, 고등학교 때는 근현대사를 각각 배우도록 했다.”면서 “이전 ‘한국 근·현대사’가 선택과목이어서 근·현대사도 모르고 졸업한다는 문제점을 보완했고, 한국사와 세계사를 통합해 자민족 중심적이라고 비판받던 기존 ‘국사’ 과목의 한계도 벗어나려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선택과목에서 부랴부랴 필수로? 그런데 2009 교육과정은 중학교까지만 ‘역사’를 필수과목으로 하고 고등학교 ‘역사’는 ‘한국사’로 바꿔 선택과목으로 놔뒀다. 남 강사는 “역사 교과 축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면서 “올해 들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사태가 벌어지자 교육부가 부랴부랴 한국사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겠다고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교과서 내용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임종명 전남대 사학과 교수는 “국가 정통성에 집착한 나머지 개정 교과서가 너무 돌발적인 사건으로만 채워져 있다.”고 비판했다. 예컨대 한국전쟁은 북한군의 기습 남침으로만, 4·19 혁명은 3·15 부정 선거 여파로만, ‘한강의 기적’은 박정희 정권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만 기술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다소 생뚱맞다.”면서 “그러다 보니 소단원으로 들어가면 설명의 정합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이 기습 남침 때문에 툭 불거졌다면 그 이전 남북 관계는 원만했다는 얘기인지, 3·15 부정선거가 문제라면 그 이전 이승만 정권의 통치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 일관된 흐름을 타고 움직이는 서술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이인수 박사 묘역참배 불발… ‘4·19 화해’ 없었다

    이인수 박사 묘역참배 불발… ‘4·19 화해’ 없었다

    ‘화해’는 여전히 먼 곳에 있었다. 4·19 유족에게 사죄의 뜻을 밝힌 이승만 전 대통령 양자 이인수(80) 박사의 4·19 묘지 참배는 관련 단체 회원들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4·19의 연장 선상에 있었고, ‘미완의 혁명’인 4·19의 시각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독재의 화신일 뿐이었다. 이날 그가 관련 단체 회원들의 항의에 막혀 참배도 못 한 채 이 전 대통령이 거주했던 이화장에서 주목하는 이 없는 성명서를 낭독해야 했던 풍경에 이런 정서가 고스란히 배어났다. 19일 오전 9시 서울 수유동 국립 4·19민주묘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4·19혁명희생자유족회, 4·19혁명유공자회 등 4·19 관련 단체 회원 70여명은 행사 전부터 다목적 광장에 모여 이 박사와 건국대통령이승만박사 기념사업회의 참배를 비판했다. 4·19 당시 오른손에 총상을 입은 김진태(72)씨는 “51년이 지난 지금 새삼스럽게 사과한다니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념사업회 측의 이승만 동상 건립 계획에 대한 강도 높은 성토도 이어졌다. 동국대 재학 시절 4·19를 겪은 박희부(73) 전 국회의원은 “유족들에게 사죄한다면서 이승만 동상을 세우겠다는 것은 유족들에 대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 박사와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을 태운 노란색 버스가 오전 9시 모습을 드러냈다. 4·19 관련 단체 회원들은 묘지 정문으로 달려가 차량을 막아 세웠다. “어딜 들어와, 나가!” “여긴 성지야. 뭘 잘했다고 여길 와?” 등의 고성이 터져 나왔다. 10분간의 실랑이 끝에 차량은 묘지 밖 삼거리까지 밀려났다. 그 사이 이 박사와 김일주 기념사업회 사무총장이 차에서 내렸지만 곧 4·19 관련 단체 회원들에게 에워싸였다.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져 김 사무총장이 넘어지기까지 했다. 이 박사는 정문 앞 도로에 서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이 전 대통령의 건국정신인 자유민주주의 정신과 4·19혁명의 민주주의 정신은 한뿌리”라면서 “(유족들 중에는) 나를 반대하는 입장도 있겠지만 나에게 사죄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변했다. 결국 이 박사 일행은 참배를 포기한 채 9시 15분쯤 묘역을 떠났다. 이 박사는 오전 11시 서울 이화동 이화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검은 정장과 검은 넥타이 차림의 이 박사는 기자들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했다. 그는 “더 늦기 전에 역사의 잘못을 사죄하고 화해하겠다는 뜻을 유족들과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모두가 하나 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이 이 전 대통령의 뜻이며 4·19 때 숨진 영령들의 숭고한 뜻”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을 ‘독재자’로 바라보는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 전 대통령의 공로를 아는 국민들도 많다. 역사적 진실을 알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굳건히 확립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4·19 관련 단체들에 어떤 화해의 노력을 했느냐는 질문에 기념사업회 김 사무총장은 “워낙 강경한 입장이어서 대화 시도조차 어렵다.”면서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박민영, ‘도서관 여신’ 등극…A+ 맞을 기세

    박민영, ‘도서관 여신’ 등극…A+ 맞을 기세

    배우 박민영이 ‘도서관 여신’으로 등극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박민영이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사진 속 박민영은 긴 웨이브 머리를 늘어뜨린 채 흰 티셔츠에 검정 재킷을 입고 지적이면서도 청순한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 사진은 박민영이 지난 7일 재학 중인 동국대학교 홍보 책자 촬영을 위해 도서관을 방문할 당시 한 학생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알려졌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실제 공부하는 모습이었으면 더 화제였을 텐데”, “저런 학생 있으면 도서관 매일 매일 가겠다.”, “옆자리에서 같이 공부하고 싶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박민영은 오는 5월 방송하는 SBS 새 수목극 ‘시티헌터’에서 배우 이민호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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