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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각모(외언내언)

    대학에 관한 상징으로 우리가 아직도 애용하는 것은 사각모다.그것을 그려놓으면 대학을 뜻한다는 것을 웬만한 시정의 사람들도 금방 안다.대학을 졸업할 때면 으레 그것을 쓰고 사진도 찍고 졸업식행사도 하기때문에 그렇게 상징표지로 쓰이는 것이기도 하지만,우리에게 있어 「사각모」는 조금 다른 정서도 있다.우리에게 사각모는 근대문물을 따라 들어온 현대문화의 상징으로 출발하였다. 「장한몽」의 이수일처럼 사각모 쓰고 망토입은 젊은이는 그 시절의 우리의 빛나는 희망이고 동경의 대상이었다.모든 부모는 그런 아들두는 것을 가장 큰 보람으로 여겼고,모든 여성들은 그런 남성을 선망했으며,젊은이들은 입신 출세해서 가문을 빛내기 위해 우선 목표를 사각모로 삼았다. 오늘날의 우리사회가 대학에 대해 지닌 집념은 말하자면 이렇게 시작된 사각모에의 집착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그 이후 우리의 대학지망률은 상향곡선만 그려왔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달라졌다.작년에 비하면 올해는 4만1천명이 『어디로』가버렸다.이런 현상은 정책이「계획」해서 거둔 현상은 아니다.사회라는 유기체가 자생으로 거둔 결과다.오래 집요하게 끌어온 사각모의 입신출세적 권능이 이제는 희석되어가는 징후인것 같다.바로 이때가 어렵다.예측도 못했던 일이 걷잡을 수없이 몰려와 당황스런 국면을 벌일지도 모른다.그런 일을 다각으로 예측해서 대응해야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한국의 교육시장이 뜨겁고 식을 줄 모른다는 사실을 세계의 대학들이 탐지해놓고 호시탐탐 상륙을 노리고 있는 일도 그중의 하나다.일본의 입시산업이 그 축적된 기술과 자본을 준비해 놓고 카운트다운 중이라는 것도 그런 것의 하나다.UR만 타결되면 이런 일들이 일제히 공격하며 몰려올지도 모른다.또다른 걱정거리다.
  • 한국청동거울 변천사 한눈에

    ◎청주박물관,선사∼근대 동경 180점 전시 국립청주박물관이 우리나라 청동거울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한국의 동경」특별전을 20일까지 본관 기획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이 특별전은 선사시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민족이 사용해 온 동경을 한자리에 모아 그 형태및 제작기법의 시대적 변천을 보여주어 우리나라 동경에 대한 공예사적 이해를 도모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전시되고있는 유물은 국보 제14 3호 화순 대곡리출토 청동기시대 동경과 국보 제161호 무령왕릉출토 백제시대 동경등 1백28건 1백80점이다. 예로부터 거울은 사물을 비춰볼수 있는 도구로 고안해 사용했을 뿐 아니라 신령스런 의기로 의미가 확대되어 시대에 따라 여러가지 상징적인 무늬가 담겨지고 형태도 다양해지게 되었다. 우리나라 청동기시대 동경은 뒷면에 기하학적인 집선문을 도안하고 꼭지를 두세개 다는 것이 특징이다.초기에는 삼각형 또는 별모양의 윤곽안에 거친 무늬가 채워지다(다뉴추문경)차츰 정교한 무늬로 발전(다뉴정문경)하게 된다. 삼국시대에는 중국에서수입한 한경과 이를 모방한 거울(방제경)이 주류를 이룬다. 고려시대에는 거울의 수입과 국내제작이 모두 활발히 이루어져 다양한 종류가 나타난다.문양은 하나의 꼭지를 중심으로 주위에 수신 어용 화조 인물 신선 시구등을 새기고 있고 형태도 사각형 직사각형 팔각형 꽃잎모양등으로 다채롭다. 조선시대가 되면서 동경의 크기는 커지나 무늬가 간략해져 제작기술이 단순화된다.
  • “경전철 도입… 교통난 해소를”/교통개발연 세미나서 지적

    ◎건설­운영비 전철의 60∼70%/이동 많은 위성도시에 적합 극심한 대도시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첨단경량전철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교통개발연구원이 1일 한국무역종합전시장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첨단경량전철 국제심포지엄에서 이종호 교통개발연구원 교통계획연구실장은 「한국의 첨단 경량전철도입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중량전철에 비해 건설비가 훨씬 적고 버스보다 수송능력이 월등한 첨단경량전철을 대도시권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실장은 『수도권 및 부산권의 위성도시를 포함하는 지역은 현재뿐만 아니라 장래에도 지하철 또는 전철서비스 대상지역에서 제외되어 있어 서울 및 부산으로의 통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교통수요도 버스용량보다는 많으나 기존 지하철 및 전철보다는 적다』고 지적하고,『이 지역 통행수요의 규모와 특성에 알맞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서 첨단경량전철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실장은 또 『첨단경량전철의 건설비용은 차량의 규모가 작아짐으로써 그에 따른 터널,교량,선로 등 하부구조의 건설비가 기존 도시철도의 평균 60∼70%로 절감되며 운영비도 전체 운영비의 60%를 차지하는 인건비를 차량의 무인자동화 운행으로 30%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실장은 『첨단경량전철은 대규모 초기투자예산에 대한 부담경감,민간자금의 활용 및 효율성,현행법·제도상 측면 등을 감안할 때 민·관공동법인 설립 방식에 의한 합동개발방식이 적합하고 재정자금,금융자금,외자차관 및 공채 등 유리한 자금의 차입과 국민연금,체신보험기금 등 공공기금을 장기저리로 융자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법적·제도적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영국교통연구소 G가드너 과학기술수석연구원,일본동경공업대학 시게루 모리치교수 등 외국의 첨단경량전철 전문가들이 참석해 도시철도 재원조달방안,도시교통에 있어 첨단경량전철의 역할,일본 및 필리핀의 신교통시스템 등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주제발표가 끝난후에는 국내 각계 전문가들과 주제발표자들이 종합토론을 벌였다. 한편이번 심포지엄의 둘째날인 2일에는 프랑스·독일·미국·스위스 등의 첨단경량전철 시스템에 대한 설명회가 개최된다.
  • 한국난류 원천/대마해류연구 본격화

    ◎해양연 이흥재박사팀,「온누리호」타고 1차조사 완료/물흐름·수온·수심·염분 정밀측정/고기떼이동·기후 파악 등에 응용/“경험아닌 과학에 바탕둔 어업으로 전환할때” 국내 난류의 원천을 이루고있는 동중국해 대마난류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됐다. 한국해양연구소 해양물리연구부 이흥재박사(45)팀은 지난16일부터 22일까지 국내 처음으로 해양종합조사선 온누리호를 이용,동중국해의 난류조사를 실시했다. 『지금까지 국내의 해양물리연구는 연안해역에 머물러왔었습니다.이때문에 난류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어업및해양환경에 대한 체계를 세우는데 어려움이 있었지요』 해양물리연구 현황에 대한 이박사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제주도 서쪽 해안에서부터 동중국해상 동경1백29도,북위31도까지 4백여㎞에 달하는 구간에서 대마난류의 형성과 이동경로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대마난류는 구루시오해류의 지류로 우리나라 동해,서해,남해의 해양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이 난류의 연구를 통해 물고기의 이동경로,기후등의 파악은 물론 편리한 선박의 해로를 찾을수 있다는 것이다. 또 상륙작전등의 군사적 목적에도 쓰이게 된다. 예를 들어 난류의 흐름을 타면 배가동력을 이용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어 연료의 손실을 줄일수 있다는 것이다. 『난류의 흐름으로 동해가 서해보다 수온이 높을뿐만아니라 서해에 염분을 공급해 바다로서의 기능을 유지하게 하지요』 이같은 연구에는 물의 온도와 깊이,염분함유상태,물의 속도등에 대한 측정이 필수적이다. 이에따라 연구팀은 수온·수심·염분도를 재는 정밀측정기(CTD)와 물의 층에 따른 물의 흐름변화를 측정하는 초음파유속계(ADCP)등 첨단 장비를사용했다. 특히 동중국해에 처음으로 4개의 인공위성추적부이를 띄워 난류의 흐름경로와 속도를 밝히는 실험도 했다. 인공위성추적부이는 물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노아위성과의 교신을 통해 2시간마다 현재의 위치와 흐름속도를 알려준다. 이박사는 『아직 이곳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수집,분석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이연구를 통해 이제 우리 어업도 경험이 아닌 과학에 의한 어업으로 전환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에는 수산청과 기상청등이 동중국해의 난류등 해양환경에대한 자료를 정기적으로 수집해 어선등에 수시로 통보,어획고를 올리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 “금권선거 단속 시급” 이구동성/윤 선관위장­선대본부장 등 대화록

    ◎“과다한 일당·입당 돈거래” 정면대응/선거법 확대해석 않고 엄격히 적용/선관위 선거일 공고이후 일주일이 지난 현재 선거 초반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언동,관광버스를 이용한 조직적 청중동원이나 유세장 폭력 등의 사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은 새로운 선거풍토정착의 가능성을 밝게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과거의 행정·관권선거가 사라진 대신 금권선거 행태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어 각당은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7일 하오 윤관중앙선관위 위원장주재로 열린 각당 선거대책본부장및 무소속 후보자의 선거사무장 회동에서도 각당은 금권선거에 대한 공방을 벌이며 선관위가 공명선거정착을 위해 금권타락선거 방지에 적극 대처해 줄것을 요청했다. 윤위원장은 이날 회동에서 『앞으로 선거운동원에 대한 과다한 일당지급,입당과 관련한 금품수수행위,유권자에 대한 금품·향응제공,종교·사회단체 등에 대한 금품·이익제공행위 등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밝히고 『정당및 후보자들이 선거법에 정해진 선거운동의 방법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회의에서의 발언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영구민자당선대본부장=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금권선거이다.지금까지 우리당은 이성을 가지고 선거법을 준수해 왔으나 금권을 동원한 선거운동양상은 심각한 상황이다. 선관위는 돈으로 표를 사는 행위를 근절시켜야 한다.이후에도 금권선거가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정면대응하겠다. 유세가 시작된후 전반적인 상황은 차분히 진행되고 있으나 유세가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앞으로는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보인다.선관위가 더욱 철저히 공명선거가 될수 있도록 감시해 달라. ▲한광옥민주당선대본부장=과거 보다는 많이 나아졌으나 여전히 공무원및 관변단체의 선거개입,흑색선전,금품매수행위등이 자행되고 있다. 특히 우리당 자체조사결과 유권자 매수행위가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돼 우려된다.선관위는 금권·관권선거에 대해 강력 대처해 달라. 금품및 선심관광제공등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대처하되 TV·라디오를 통한 후보자토론은 융통성을 발휘,잘 될 수 있도록 조정해 달라. ▲김효영국민당선대본부장=우리당의 정주영후보는 이미 전지구당에 선거법을 준수하라고 지시한바 있다.지금은 금권선거를 해서 선거에 이길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금권선거가 과연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우리당도 금권선거는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선관위는 위법행위에 대해 공정하게 조치해주길 바란다. ▲김동익정무1장관=유세가 시작된후 지금까지 모두 5백8건의 위법사례가 적발됐다.그러나 이는 대부분 연설회와 관련된 것이다.공무원이 선거에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드러나고 있지 않다.선거보도와 관련,언론매체의 편향성은 확실한 경우에 한해 개별조치하겠다. ▲윤관위원장=선거법은 운동경기의 규칙과 같다.선관위는 법을 유추·확대 해석하지 않고 엄격히 해석,공명선거가 정착되도록 하겠다.이번 선거에 대한 공무원의 의지는 확고하다.공무원에 대한 신뢰가 바람직하다.
  • 일 쌀수입금지 정책유지 난망/와타나베 외무

    【동경도쿄 로이터 교도 연합】 쌀개방문제를 둘러싼 일본정부내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외무장관은 25일 일본은 우루과이라운드(UR)의 성공적인 타결을 위해 쌀시장개방문제에 「현실적인 접근」을 취해야할 지 모른다고 밝혔다. 와타나베 외상은 이날 중의원 예결위원회에서 야당의원들의 질문에 『쌀수입금지정책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쌀시장개방문제와 관련해 어려운 결단을 내려야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야자와 기이치(궁택희일)총리가 쌀수입개방문제를 둘러싼 정부내 이견을 해소토록 하라고 지시한지 하룻만인 이날 그는 『자민당은 농민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유익한 방안을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 한·러 정상회담 비난/북한

    【도쿄 AFP 연합】 북한은 22일 관영 조선중앙통신(KCNA)논평을 통해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시 노태우대통령이 북한의 핵개발을 막고 대외 개방을 유도하기 위해 러시아가 압력을 행사해 주고 군사기술의 대북지원도 중단해주도록 요청한 사실과 관련,『어리석고 야비한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날 동경에서 수신된 중앙통신 논평은 노대통령의 그같은 요청이 『남의 도움을 빌려 목적을 달성하려는 속셈을 드러낸것』이라면서 『이는 민족의 염원에 배치되는 어리석고 야비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 김일성 하야운동 전개/북한 전 고위인사 결성 「조민통구국전선」

    【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지난 1월 해외에 망명중인 북한의 전고위인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조선민주통일구국전선」이 최근 우즈베키스탄공화국 수도 타슈켄트에서 제2차 중앙상무위원회를 열어 김일성부자정권의 하야를 촉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과도민주정부를 수립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국전선 상임의장 박갑동씨(73·전남로당 지하총책·일본 동경거주)는 23일 모스크바에서 이같이 밝히고 김부자 세습체제를 청산하고 2천만 북한동포를 해방,구원하자는 취지의 선언문이 지난 16일 열린 중앙상무위원회에서 정식으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이씨가 이날 공개한 선언문은 『그 많던 공산독재자들이 거의 다 몰락한 지금 혼자 남아 있는 김일성의 운명은 자멸이 아니면 루마니아의 전공산당 서기장 니콜라이 차우셰스쿠처럼 피할수 없는 종말에 봉착하고 말것』이라면서 『만일 김일성이 조속한 시일내에 스스로 하야하지 않으면 우리는 김체제를 완전히 쓸어내고 새로운 민주헌법을 제정해 북한동포들과 손을 잡고 과도 민주정부를 수립할 것임을 엄숙히선포한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최근 북한 내부정세와 관련,김정일과 그의 계모 김성애와의 집안싸움으로 북한 민주여성동맹 위원장인 김성애가 현재 감금된 상태에 있으며 금년 3·8부녀절에 방송된 그녀의 연설은 감금상태에서 강제로 녹음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 박홍기기자,「온누리호」 첫 해양탐사 동승 취재기

    ◎해저지층탐사 등 실험 성공적 수행/압축공기 이용 에어건지진파 발사/시추않고 해저자원 존재유무 확인/“30만㎢ 대륙붕 어딘가에 있을 석유 꼭 찾을것” 「떠다니는 연구소」라 불리는 온누리호가 첫 해저지질구조탐사에 나선지 8일만인 22일 제주항에 무사귀환했다. 한국해양연구소 해저구조연구실 실장 김기영박사(37)팀은 1천4백22t급 온누리호(선장 김대기)에 몸을 싣고 국내기술에 의한 첫 탄성파지질탐사에 나서 성공적인 실험을 마치고 귀환한 것. 첫 탐사실험은 19일 상오6시쯤.동경1백26도 12분,북위30도 17분에서 시작됐다. 진해에서 6백㎞쯤 떨어진 동중국해의 한일공동개발지역가운데 제7소광구. 수평선이외에 무인도도,지나는 상선한척 눈에 띄지 않았다.날씨도 쾌청했다. 『오늘은 한국해양연구의 새로운 발돋움을 하는 날입니다.우리의 기술과 조사선으로 우리의 해저구조를 밝히는 것입니다』 김박사의 말이 끝나자 유해수선임연구원(37)등 8명의 연구원들은 정찰,갑판,기록등 맡은 일 위치로 돌아갔다. 『스트리머(Streamer).에어건(AirGun)투하』 탄성파탐사준비가 끝나자 장비에 대한 최종점검을 다시 했다. 하오7시쯤.『에이건 발사』신호와 함께 「펑」하는 굉음이 온누리호를 움찔하게 했다. 탄성파탐사는 압축된 공기로 해저에 지진파를 발생시켜 지층경계면에서 반사되어 되돌아오는 에너지를 기록한뒤 전산처리로 지층구조를 규명하는 것이다. 따라서 시추를 하지 않고 석유,천연가스등 해저자원의 부존유무를 확인할수 있으며 지구의 지각변동이후 지질구조까지 밝혀낼수 있는 첨단장비다. 16개의 에이건에서 발사된 탄성파가 수심80여m를 통과한뒤 다시 깊이 10㎞의 지층을 뚫고 들어가 되돌아온다. 이어 수면에 3㎞길게 펼쳐진 2천3백여개의 센서가 부착된 스트리머가 반사에너지를 받아 기록실로 보낸다. 에어건이 발사되자 기록실의 연구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컴퓨터의 기록을 살피느라 정신이 없다. 반사에너지의 기록이 제대로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실험은 20일 상오3시까지 계속됐다. 온누리호는 실험지역의 해저층을 빈틈없이 지나가기위해 시속9㎞로 탐사완료까지 60㎞를 이동했다. 그 사이 에어건은 10초간격으로 3천여차례나 발사됐다. 첫 탄성파해저 지질구조탐사는 성공적이었다. 홍종국연구원(29)은 『이날 실험을 위해 1개월이상 준비기간을 가졌다』면서 『출항후에는 다시 기지로 돌아갈수 없어 철저한 장비점검만이 탐사의 성공을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실험에는 서울대 박창업교수(46·지질과학),동력자원부 황의덕씨(40),자원연구소 박근필박사(43),유공 경인에너지등 정부·학계·산업계 등 9명의 이 분야 관련자들이 참관했다. 모두들 실험에 흡족해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해저지질구조및 석유매장유무를 확인하거나 자료수집을 하려고 미국의 웨스턴,프랑스의 CGG등 용역회사들에 해마다 탐사비용으로 20여억원씩을 지불해 오고 있는 실정이었다. 한편 동승한 해양연구소 이흥재박사(45)팀은 지난16일부터 탄성파실험전까지 동중국해 난류의 이동경로를 조사하기 위해 첨단관측장비를 동원,수온·염분·유속등을 측정하였다. 김박사는 국내대륙붕 30만㎦가운데 어디엔가 숨쉬고 있을 석유를 반드시 찾아낼 것』이라면서 『국내만이 아닌 지금의 동중국해는 물론 남극까지 탐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16일 진해 해양연구소 남해기지를 출발,동중국해를 거쳐 제주도를 잇는 7박8일동안의 대양탐사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온누리호는 24일 새로운 연구팀을 싣고 아직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남극의 해양탐사를 위해 다시 출항했다.
  • 국제조형협 서울총회 26일 개막

    ◎27개국서 3백여명 참가 「예술가 지위향상」 주제토의/북한은 불참… 30일부터 대규모 국제전도 미술올림픽이라 일컬어지는 국제조형예술협회(IAA)제13차 정기총회및 대표자회의가 26일부터 12월1일까지 서울 올림픽파크호텔에서 열린다.1954년 창립이래 지난 66년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 이후 동양권에서는 두번째가 되는 이번 행사에 세계27개국의 미술인 3백여명이 참가한다. 한국미술협회(이사장 박광진)가 IAA한국위원회 역할을 맡아 운영하는 이번 총회의 주제는 「예술가 지위에 대한 유네스코 권고안」.즉 예술가의 지위향상을 위해 유네스코권고안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놓고 전세계 미술인들이 자료와 정보,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그러나 이번 총회는 IAA한국위원회측이 예상했던 북한미술인 초청이 수포로 돌아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지난 89년 마드리드총회에서 북한측이 정식회원국으로 가입한데 따라 우리측은 올초부터 꾸준히 그들의 참가를 요청해왔으나 냉담한 반응끝에 불발로 끝나 버렸다. 한편 이번 총회와 함께 행사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대규모 국제전을 오는 30일부터 12월6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개최한다.여기에는 참가국 60개국의 대표작 60점과 국내작가 작품 3백30점이 전시된다. 또 한국을 찾은 각국 미술인들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온양민속박물관·천안아라리오미술관등을 들러보게 함으로써 한국미술의 어제와 오늘을 조망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국제조형예술협회는 유네스코본부에 사무국을 두고있는 세계유일의 비정치적 미술단체로 회원국은 87개국.3년마다 회원국을 순회하며 총회를 열고 임원개선및 세계미술의 당면문제를 토의하고 있다.
  • 고속성장 30년… 「구조조정터널」도 통과/우리경제 위상과 과제

    ◎세계11위 교역국… 1인GNP도 80배로/정확한 현상진단·노사협력이 미래 좌우 세계가 놀라워할 정도의 고속성장을 계속해 왔던 우리경제가 최근 수년동안 주춤거리고 있다.경쟁력상실로 국제수지가 적자이며 국민들도 활기를 잃고 일하기 보다는 소비를 즐기고 있다.성장은 둔화되고 기업들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서울신문창간47주년을 맞아 우리경제의 성장과정과 현재의 위상을 점검하고 재도약을 위한 처방을 알아본다. 30대이상의 세대가 갖는 유년의 회상은 배고픔으로 요약된다.쑥밥이나 보리·나물죽,그것도 안되면 굶었다. 성장환경에 따른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다수,90%이상의 그 세대의 유년은 먹을 것이 없었던 경험을 갖고 있다.이들이 장년이 된 지금 통계청은 한국인이 5가구당 1대꼴로 승용차를 갖고 있다는 통계를 내놓고 있다. 한국의 성공은 그러나 89년이후 전국을 휩쓸었던 과소비열풍과 근로의욕 감퇴,높은 인플레,국제수지악화에서 광채를 잃기 시작한다.한국경제는 계속해 순항할 수 있는가.정부는 현재의 어려움은 구조조정의 여파이며 우리가 근면과 성실함을 되찾는다면 시간은 우리편이라는 입장에 있다.일부 외국언론을 비롯,비관적인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한국이 성장잠재력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한다. 우리의 30년에 걸친 성공담은 시장경제를 시작하는 구공산권국가,오랜 실험에도 저개발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나라들에 동경의 대상으로 남아있다.중국과 러시아가 한국에 실제비중이상의 큰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중의 하나도 개발경험을 배우자는데 있을 것이다. ○승용차 5가구당 1대 해방전해인 44년 한국인 기술자수는 1천6백32명으로 기록돼 있다.총기술자는 8천4백명쯤됐지만 80%가 일본인이었다.남북한의 분단으로 연간 98만8천㎾였던 전력생산량은 남한에 불과 8%만이 남겨졌다.그런속에서 한국경제는 일제로부터 독립해 자립의 길을 시작했었다. 이른바 절대빈곤의 시대.절대빈곤은 70년대까지 계속돼왔다.납작한 초가집,절량농가,우글거리는 실업자,사회상을 묘사하는 이런 단어들은 배고픔이란 말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시대의 실업률통계는 의미가 없다.농촌에는 장정들이몰려있었지만 자체식량을 해결치 못했다. 62년 1차경제개발계획을 시작하면서 정부와 국민은 배고픔을 해소하려는 구체적 노력을 시작한다.그해 1인당 국민소득은 87달러로 나타나 있다.국민소득통계가 시작된 53년은 67달러,55년은 65달러,60년은 79달러다. 60∼70년대 국민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일했다.일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했다.그 시대를 일관했던 정치형태가 어떤 것이었던 정부와 국민이 땀흘려 일한시대이며 그 결과는 「한강의 기적」으로 묘사됐다.배고픔에서 탈출하려는 의지로 충만했으며 농촌에서 입을 해결하지 못한채 빈둥대던 장정들은 산업역군이란 이름으로 새롭게 탈바꿈한다.추석같은 명절에 도시의 공장으로 나간 아들·딸들이 정종병을 안고 고향들길을 걸어오던 풍경은 60년대와 70년대 한국농촌을 묘사할때 뺄 수없는 주요한 구성요소다. ○88년부터 침체 국면에 월남참전,중동특수건설경기에의 참여,수출입국의 구호와 이의 구체화를 통해 70년대 후반들어 마침내 우리경제는 배고픔과의 오랜 싸움을 끝냈다.국민모두의 피와땀으로 일군 「자랑할만한값진 성과」였다.75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5백94달러,80년에는 1천5백92달러로 높아졌다. 91년현재 1인당 국민소득은 6천4백98달러,61년대비 꼭 80배가 늘어났다.교역규모면에서 세계11위가 됐다.정부관리들이 『대단한 나라가 됐다.그런데도 아직 우리국민들은 자신들이 약한나라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불평할만큼 큰 나라로 바뀌어있다. 문제는 우리경제의 성공이 계속될 것이라는 징후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데 있다.한 외국언론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비꼰 적이 있었다.88년이후 확실히 우리경제는 웃음거리였다.국민과 기업 모두가 흔들렸다. 88년이후 근로자임금이 1백7%가 오르는동안 노동생산성은 46%밖에 늘지않았다.과소비확산으로 물가는 4년동안 34·5%가 상승했다.같은 기간동안 민간소비는 매년 10%이상씩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냈다. 높은 임금과 물가상승,낮은 노동생산성은 당연히 수출부진을 가져오게 돼있다.한국제품은 가격과 기술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다.그러나 과소비는 수입을폭발시켰다.당연한 결과로 국제수지는 적자의 늪으로 깊숙이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은 근면과 검소,지난 30년간 한국경제의 성공기반이자 한국인의 주요한 덕목들을 일시에 상실했다.샴페인을 들먹이며 외국언론들이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적 견해들을 내놓은 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었던 것이다. ○최근 수출회복세 보여 한국경제는 지난해말부터 이른바 안정화정책을 통해 물가를 잡고 수입을 억제하며,임금안정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수출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수출은 10월말현재 지난해대비 9·6%,수입은 1·6%증가의 바람직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대신 성장률은 6%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성장잠재력의 기준인 설비투자는 여전히 미동도 하지않는 상태다. 침몰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미래를 낙관적으로 볼만한 징후는 여전히 약하다. 현상의 정확한 진단과 바람직한 정책의 선택은 정부의 책임일 것이다.그러나 그보다 더 큰 역할이 주어진 것은 근로자와 기업이다.이들은 아직 우리경제와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지않고 있다.구조조정의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는 지금 재도약이냐,이대로 주저앉을 것이냐는 기로에 서있다. ◎“질적 내실화로 재도약을”/경제회복위한 전문가 처방/“일관성있는 안정화정책 펴가야”/장승우 기획원경제 기획국장 지난 수년간의 우리경제의 흐름을 돌이켜보면 우리경제의 재도약은 종래와 같은 양적인 팽창보다는 질적 내실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그동안 약화되어 온 경쟁력과 체질을 회복·개선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민주화와 국제화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선진경제질서 발전이라는 미래지향적 과제를 염두에 둘때 더욱 그러하다. 질적 내실화를 통한 재도약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 무엇보다도 일관성있는 안정화노력의 지속을 통하여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안정기조를 굳게 다져야 한다.이로써만 경제체질이 강화되고 재도약을 위한 힘이 축적될 수 있다. 전세계적인 기술경쟁에 대비하여 기술혁신을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에 범국민적인 노력이 경주되어야 한다.또한 경제전반에 걸친 정부의 규제와 간섭을 줄이고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경쟁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정책기조 안정에서 성장위주로”/구석모 한국경제연 부원장 수출감퇴,그리고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와 매일 늘어가는 기업도산은 우리경제가 성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무한한 성장잠재력(우수한 인적자원)을 가진 우리경제를 침몰의 위기로 몰아넣은 주인은 잘못된 정책의 운용과 인식에 있다. 경제를 살리는 길은 정책기조를 성장지지정책으로 전환하는 일이다.1인당 소득 2만불이 넘는 미국에서도 대통령당선자 클린턴은 미국경제를 「성장하는 경제」로 만들겠다고 선언하였다.5천달러수준의 우리경제에서 왜 성장을 지지하는 정책을 부정적으로 백안시하는가? 성장정책의 핵심은 인력,자금,기술등 경제자원을 기업과 산업현장에 몰아주는 일이다.이를 위해 모든 정책수단이 동원되어야 하고 이를 가로 막는 장애물,특히 기업활동에 대한 정부규제와 개입이 철폐되어야 한다.이러한 정책과제가 꾸준히 추진되면 우리경제의 활력과 경쟁력은 되살아 날 것이다. ◎“획기적인 경제체질개선책 필요/곽상경 고려대교수 1인당 GNP가 7천달러를 넘고 인력난과 고임금이 팽배한 우리나라의 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첫째,경제의 체질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생산양식이 노동절약형·자본집약형·기술집약형 그리고 지식집약형으로 바뀌어야 한다.체질개선에 적응하지 못하는 생산자가 도태되어도 감수해야 한다.둘째,개방이 좀더 과감히 실행되어야 한다. 셋째,기술진보가 가속되어야 한다.기술이 급진적으로 향상되기 위해서는 기술투자·기술교육·기술도입·기초과학연구·산학협동 등을 위한 지속적인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넷째,국민의식이 새로워져야 한다.편협한 자기중심의 정체감에서 벗어나 미래지향적이고 창조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개혁과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다섯째,합리적이고 일관된 경제정책이 강력하게 시행되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졸렬한 여론에 좌우되는 정책이 아니라 경제원리에 입각한 정책이라야 한다. ◎“각자 맡은분야 경쟁력을 키워야”/이필곤 삼성물산 부회장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실제로 수출을 하고 있는 기업가라면 우리제품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음을 절감할 것이다.자원이 없고 국내시장이 협소한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발전의 주된 원동력인 수출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국제경쟁에서 밀리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시장개방까지 확대되어 우리의 경제는 더욱 어려워 지고 있다. 우리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해결이 잘 안되는 것은 아마도 다같이 어렵다고 이야기는 하면서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앞장서려고 하지 않은데 있는 것같다.과거 우리경제가 고도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잘 살아보자는 국민의식과 왕성한 기업가 의욕,그리고 근로자의 근면성 때문이었으며 모든 원리에 앞서 경제 원리가 통용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어려움을 해결해야 하는 것은 남이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해야 한다는 자각이 필요하다.정책의 결정도 기업가의 경영도 근로자의 사고도 각자가 맡은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 한­중 항공회담/협정체결 실패

    한국과 중국은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에서 항공협정 체결을 위한 제2차 항공회담을 개최해 영공통과,이원권등 대부분의 협정 문안에 합의했으나 관제이양점 설정문제,노선별 취항 항공사의 수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석우 외무부 아주국장과 가덕명 중국 민용항공국 부국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한 이번 회담에서 관제이양점을 동경 1백24도로 하자는 우리측 입장과 동경 1백25도로 해야 한다는 중국측 입장과의 차이,중국측의 1노선 1항공사 취항 고수때문에 이같은 쟁점사항들은 시간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회담을 종결했다.
  • “중립성의문”제기…쟁점화 공세/민주 국민/김복동의원 소동 정가반응

    ◎“경위 알아보려 불러… 중립관무관”/청와대/겉으론 태연… 선거악재될까 우려/민자당 민자당 김복동의원파문에 대해 민자당은 이를 대수롭지 않은 해프닝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나 민주·국민 양당은 이번사건을 정치쟁점화하려고 기도하고 있다. 민자당은 노태우대통령이 김의원을 만나기위해 부른것은 집안내부의 문제이며 정치적 중립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민주·국민당등은 노대통령의 중립의지를 의심케하는 중대사태라며 이를 대선쟁점으로 부각시킬 태세다. ▷정부◁ 청와대의 한 당국자는 김의원이 대구에서 18일 상오1시쯤 서울에 도착해 노대통령을 바로 만나지 못했고 형인 김익동경북대총장,매부인 금진호의원등 가족들과 자신의 거취문제를 심각하게 협의했다고 설명. 이와관련,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노대통령이 다른 사람도 아닌 처남인 김의원으로부터 직접 경위를 들어보려 했다』고 말하고 이로 인한 정치권의 시비우려에 대해 『김의원은 대통령과 친인척이라는 특수한 관계이므로 대통령의 중립성과 관계가 없는 일』이라고 단언. ▷민자당◁ 김의원 사태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초선의원 한사람의 해프닝정도로 치부하며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하고 있으나 이 사건이 「중립파동」을 야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 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영삼총재는 이번 일에 대해 초연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면서 『청와대가 「가족문제」일을 내세워 공연히 차를 되돌아오게 해 긁어 부스럼만 만든것이 아니냐』는 반응. 민자당은 현재 김의원이 탈당하려 했던 배경을 전적으로 개인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이번 「김복동소동」이 사적인 이유에서 경찰등 공적기구가 개입됐다는 점을 중시,국회에서 선거내각의 중립성,진상을 철저히 가려낸다는 방침이다. 특히 『국회의원의 신상문제에 그동안 중립을 표방해온 청와대 경찰등 공적기구가 모두 나선 것은 결정적인 중립성훼손』이라고 단정,예산안의 동의에 앞서 대정부질문을 추진하고 유세내용을 재점검키로 하는등 파상공세를 취할 전망이다. ▷국민당◁ 국민당은 김의원이 민자당탈당의사를 번복했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명백한 외압의 결과이며 김의원은 이미 우리 당의 당원』이라고 주장하며 『이제 중립내각구성이 완전한 허구임이 밝혀졌다』고 총공세. 정주영대표는 이날 『현역 국회의원이 백주에 경찰관도 있는 현장에서 납치된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면서 ▲자체진상조사착수 ▲국회차원의 진상규명활동 ▲대정부항의단편성 ▲검찰수사촉구등을 지시. ▷경위◁ 김의원의 운전기사 이상교씨(34)에 따르면 17일 하오4시20분쯤 김의원과 승용차편으로 서울을 출발,7시40분쯤 동대구톨게이트를 지나자마자 사복차림의 20∼30명 인사들이 차를 에워싼뒤 김의원에게 다가와 『회장님을 모시겠으니 내려달라』면서 김의원을 검은색 그랜저승용차에 태우고 다시 상경했다는 것. 김의원은 이날 하오9시쯤 대구동갑지구당 이령락사무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형님과 함께 탈당문제등 거취를 논의하고 있으니 걱정말고 당원들을 돌려보내라』고 밝혔다는 것. 김의원은 이어 18일 상오 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둘째형인 김익동 경북대총장,매부인 금진호의원등 친·인척과 조찬을 함께하며 거취문제를 논의한 끝에 『요즈음 정치인들의 빈번한 당적변경이 국민들에게 좋지않게 보이는데 저의 처신 역시 그렇게 보일 것이라는 가족들의 충정어린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민자당 잔류의사를 밝히는 보도자료를 배포.
  • 국민입당설 김복동의원/민자당에 잔류할듯

    ◎노 대통령,“가족들의 자중권유에 따라 번의” 민자당을 탈당,국민당에 입당할 움직임을 보였던 김복동의원은 민자당에 계속 잔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의원은 17일 하오의 가족모임에 이어 18일 상오 청와대에서 매부인 노태우대통령등 친·인척들과 조찬을 함께 하며 민자당탈당의사를 번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 청와대에서 3당대표등과 회동한 자리에서 김의원 문제에 대한 정주영국민당대표의 질문에 『김의원은 자중하라는 가족들의 권유에 따르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김의원이 17일 하오 승용차편으로 대구로 내려가다 경찰차량등에 의해 서울로 돌아온 것과 관련,『나를 비롯한 가족들은 김의원이 탈당하려 한다는 소식을 17일 하오 처음 듣고 깜짝 놀랐으며 진상을 알아보기 위해 내가 김의원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노대통령은 『김의원이 상경한 것은 자의였다』고 말하고 『요즘 정치인들이 당적을 너무 바꿔 한심하다는 것이 가족들의 뜻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청와대 조찬모임에는대통령부인 김옥숙여사와 김의원의 매부인 금진호민자의원,형인 김익동경북대총장 등이 동석했다. 김의원은 이날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정치인들의 빈번한 당적변경이 국민들에게 좋지않게 보이는데 나의 처신 역시 그렇게 보일 것이라는 가족들의 충정어린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히고 『새시대 새정치를 염원하는 차원에서 국민당에 가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나 김의원의 보좌관인 강승구씨는 이날 하오 국민당사에서 『이 성명서는 금의원측에서 작성해 김의원의 의훤회관 사무실 팩시밀리를 이용해 배포한 것』이라며 『김의원의 탈당의사번복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 “관권 사라졌으나 금권이 문제”/노 대통령­3당후보 등 대화록

    ◎“선거 규제조치 완화 필요” 이구동성/“시장 등 위·중간부분까진 중립 완벽” 노태우대통령은 18일상오 김영삼민자당총재 김대중민주당대표 정주영국민당대표등 3당대표와 박준규국회의장 김덕주대법원장 현승종국무총리 등 3부요인,조규광헌법재판소장 등을 청와대로 초치,공명선거실천방안 등에 대해 1시간동안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김학준 청와대대변인이 발표한 이날 회동에서의 대화내용이다. ▲노대통령=날씨가 추워지는데 국민들은 대선열기 때문에 추위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선거가 과열돼서는 안되겠습니다.(현총리에게)중립내각을 이끄시며 공명선거를 관리하느라 고생이 많으신데 소감을 말씀해 주십시오. ▲현총리=저는 정치를 전혀 모릅니다.그런데 지내놓고 보니 그것이 오히려 편합니다.정치를 모르니 직선적으로 말할수 있어 편합니다. ▲노대통령=(정대표에게)고령이신데 참 건강하십니다.새벽3시에 일어나신다지요.대기업총수로 활동하시다 정계에 투신해 정치인의 꽃인 대통령후보까지 되셨는데 어떻습니까. ○말단사람들이 문제▲정대표=어려움은 대동소이한 것 같습니다.그런데 9·18결단을 해 주셔서 아주 편안합니다.윗부분일수록 중립이 완벽하며 중간부분도 완벽합니다.지사·시장·군수·구청장도 완벽합니다.그러나 말단에 가서는 흐려지고 있습니다.말단사람들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노대통령=지난번에도 정대표께서 그런 건의를 하셔서 총리에게 검토하라고 지시도 했고 총리와 머리를 맞대고 검토하기도 했습니다.그런데 총리와 내각의 의견은 이제와서 일선을 모두 바꿔 버리면 행정상 여러가지 혼란이 발생하므로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정대표=김복동의원 문제를 꺼내야겠습니다.송구스럽지만 김의원 문제는 국민의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노대통령=의혹이 있을 게 무엇이 있습니까.내가 불렀습니다.어제 하오 라디오에서 김의원이 탈당한다는 뉴스가 나왔다는 보고를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온 가족이 놀랐습니다.가족들도 전화로 사실확인을 해왔습니다.오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래서 진상이 무엇인지 알아보라고 했습니다.가족들이김의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어디 있는지 찾아보라고 했습니다.비행장에 누가 나가보라고 했더니 비행장에도 없다고 했습니다.가족들은 경찰에 의뢰해서라도 사람을 찾아야 한다고 얘기했습니다.그래서 내가 찾아보라고 한 것입니다.가족들의 뜻은 이러했습니다.요새 정치인들이 당적을 너무 빈번하게 바꿔 한심하다는 것이었습니다.그런데 우리 식구가운데서도 그런 사람이 나왔다니 알아봐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남들은 그렇다해도 김의원이 가족도 모르게 이럴 수가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김의원은 어려운 형님(김익동경북대총장)의 간곡한 부탁도 있고해서 자의로 올라왔습니다.가족들이 김의원을 만나 자중하라고 권하니 따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민주대표=가족문제는 가족끼리 해결했어야지요.왜 경찰이 나섰느냐는 것입니다. ▲노대통령=가족들이 어디서 찾습니까.그래서 가족들이 경찰에 의뢰한 것입니다. ○총리의 경고에 뜨끔 ▲김민주대표=대통령선거법의 여러 규제조항을 완화해 주어야겠습니다.과거에는 선관위가 위법과 처벌대상이라고 했는데 요새는 총리가 나서서 위법이니 처벌하라고 강조하니 매일 가슴이 뜨끔뜨끔합니다.묶지만 말고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왜 이제와서 고치나 ▲노대통령=묶기는 누가 묶었습니까.이번 대선법은 얼마전 3당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것인데 그때 고치지 왜 지금와서 묶지말라고 합니까.(김민주대표 웃음) ▲현총리=대선법의 규제조항 완화취지에 찬성합니다.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에게 선거운동의 여유를 더 주는게 민주화시대취지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흑색선전 중점 단속 ▲김민자총재=(정대표,박국회의장이 동감을 표시하자)오늘 하오 국회의장실에 3당 정책위의장이 모여 검토하도록 합시다.그러나 너무 급하게 졸속으로 고쳐서는 안됩니다.전문가를 불러 의견도 들어봅시다.20일이 대선공고일이니 내일까지 매듭을 지읍시다(이에 3당대표 합의).중립내각 출범이후 관권선거는 사라져 다행이나 금권선거풍조가 보통 상황이 아닙니다.철저히 단속해야 합니다.또 흑색선전도 난무하므로 이것도 단속해야겠습니다. ▲정대표=증거를 잡기어려워 골탕먹이는 것이 흑색선전입니다.이를 가장 엄격히 단속해 주시기 바랍니다.
  • 클린턴 내년 6월 방한/미대사관 관리/G7 동경회담전후 아주순방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당선자는 내년 6월 도쿄에서 개최되는 서방선진7개국(G­7)정상회담을 전후해 한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한 미대사관의 고위관리가 17일 밝혔다.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이날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에 따른 한미관계 변화가능성을 언급하는 가운데 이같이 말했다. 이 관리는 『클린턴 대통령당선자의 도쿄 G­7 정상회담 참석은 첫 아시아방문이라는 점에서 회담후 곧바로 귀국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국은 일본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방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그러나 클린턴의 방한시기가 G­7 정상회담 이전 또는 이후가 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관리는 이어 한국이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항공부품등 첨단군사장비를 구입하려 한다는 미언론의 보도에 대해 『러시아와 유사한 북한의 무기체계를 연구하기 위해 견본으로 약간의 무기를 구입할 수는 있다』며 『한국은 그러나 러시아로부터 군사장비를 구입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미·북한 관계개선 전망에 대해 언급,『북한이 남북상호사찰수용과 한국전 실종미군 및 사망자의 유해송환 등 신뢰구축에 성의를 표시한다면 미국은 미·베트남 관계개선방식처럼 미·북한간 전신전화 개통 등의 관계개선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 원광대 「동북아고대문화…」 학술회의서 새 학설

    ◎“고구려­만주혼강 토착세력이 세워”/청동·철기문화 수용후인 1C쯤 출현/부여인건국설 고고학근거 발견안돼 고구려의 기원문제가 새로운 각도로 제기되고 있다.이는 고구려 건국지역인 중국동북3성 일대에 대한 고고학적 학술성과의 공개와 함께 이 지역이 개방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이 문제는 한·중·일·러시아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된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김삼용)가 최근 개최한 국제학술회의에서도 심도있게 다뤄졌다. 마한·백제문화연구소의 이번 국제학술회의 주제는 「동북아고대문화원류와 전개」.모두 22개 발제 가운데 고구려와 관련한 발제는 3개나 됐다.특히 이송래교수(미노스웨스트크리스천대)의 「고고학적으로 본 고구려건국 이전의 환인­집안지구의 문화사회성격」이 주목을 끌었다.그는 이 발제를 통해 지금까지 상식적으로 알려진 문헌사의 한계를 뛰어넘어 고구려왕조의 주체세력이 누구였는가를 고고학적 성과를 토대로 새롭게 규명했다. 이교수는 먼저 고구려의 기원을 부여와 연관시켜온 학설에 부정적 견해를 제시하고 나섰다.그 이유는 이를 고고학적으로 뒷받침할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따라서 광개토대왕비문이나 「삼국사기」가 기술한 고구려 건국 내용속에는 몇가지의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이를테면 부여의 한 왕자에 의해 고구려라는 왕조가 세워질수 없다는 것이다. 왕국은 물론 국가단계의 사회는 결코 진공상태에서 갑자기 출현할수 없다는 것이 이교수의 지론.한 국가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사회적 정치적 힘이 뒤따라야 한다는 이교수는 특히 고구려와 부여의 민족을 서로 연결시킬수 있는 고고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다.무덤형태만 보아도 부여는 돌널무덤(석관묘)이 주류를 이루는데 비해 고구려에서는 전혀 다른 돌묻이무덤(적석총)을 축조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고구려를 형성한 주체세력은 누구인가.이교수는 혼강유역에서 신석기문화를 지켜온 사람들로 보았다.이 지역의 신석기문화를 BC3세기께까지로 편년하면서 비록 신석기문화이긴 했지만 정체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신석기시대 전시기에 걸친 문화혁신을 통해 BC3세기께에 접어들면 이미 상당한 힘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또 오늘날 중국 길림성 환인시와 집안시를 구심점으로한 이들은 청동기문화를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환인과 집안의 청동기문화를 단동과 연관시켰다.특히 거미줄모양을 새긴 청동거울(동경)과 청동투겁창(동모)은 두지역 출토품이 일치할뿐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다르다는 이교수는 이지역 출토품인 연나라의 화폐 명도전 역시 단동을 통해 수용된 철기문화로 풀이했다.이러한 문화수용의 압력은 북중국에서 요동으로 진출한 연나라 세력에서 비롯됐다는 것으로 그 시기는 대개 연나라 소왕대(311∼279BC)로 잡았다. 환인·집안지역의 청동기·철기문화는 자연발생적 문화가 아닌 이른바 2차적 문명형성이기는 하나 대단한 사회역량이 축적되어 결과적으로 지역간의 교역,집약농경,인구증가를 가져왔다는 것이 이교수의 견해.이를 입증하는 유적과 유물로 환인·집안지역에서 각종 석기와 함께 발굴된 성읍성격의 토성지와 초기돌묻이무덤,각종 철제농기구들을 꼽았다. 이교수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1세기께에 출현한 것이 고구려이고,그 이전 환인·집안지역에서 신석기문화 전통을 간직한 가운데 청동기·철기문화를 수용한 세력이 바로 선고구려라고 주장했다.결론적으로 고구려는 2차 국가형성의 고전적 표본이라는 것이다.
  • 화가 박고석씨(이세기의 인물탐구)

    ◎가식과 물질 탐하지 않는 「산의 화가」/웅대한 산의 정기 힘찬 붓놀림으로 표출/세상잡사에 초연… 「자유 예술인」으로 살아.과묵함 속에서도 친구들 위하는 따뜻한 마음 가득 그가 한 문장으로 길게 말하는 것을 들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시인 고은씨는 『그와 함께 있으면 나 자신은 왠지 혼자서 돌아가는 음반(음반)같을 때가 있다.그는 그 음반의 소리를 들을 뿐』이라고 했을 정도다.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나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언제나 말없이 자유스럽게 움직이는 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산의 화가」박고석씨다. 그는 60년대에 접어들면서 줄곧 「산」에만 집착해 왔다. 도봉·북악 백양산에서 설악·치악·한라산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명산은 그의 발길이 닿지 않은 데가 없다. 그의 산은 질풍같고 어느 때는 성난파도와도 같다. 안료가 범벅이된 힘찬 붓자국이 선명하게 지나간 화면을 바라보노라면 싱싱하게 살아있는 산의 정기가 꿈틀거리듯 압도해 온다. ○60년대후 산에만 집착 순간의 감동을 놓칠세라 그 웅대장려함을 작가는 단숨에 끌어안는 식으로 캔버스에 담아낸다. 봉우리와 봉우리,구릉과 구릉 사이로 때론 황금빛,때론 벚꽃빛 구름이 여울져 흐르고 하늘은 지중해의 사파이어로 산의 배경을 이루어 놓고 있다. 특히 그가 애착하는 설악의 용틀림같은 산맥은 마치 베토벤의 장엄미사곡을 듣는 듯한 비장감마저 던져준다. 60년대 후반까지 박고석씨 화실은 지금의 안국동 백상기념관 자리인 공간사랑 건물안에 있었다. 가죽바닥처럼 매끄럽고 긴 복도를 지나면 왼쪽 코너에 화실이 있었고 그곳에는 시인 김수영·구상·고은씨와 고은씨를 따라 소설가 최인훈씨,그리고 첼리스트 전봉초씨가 드나들곤 했다. 그들이 오면 박고석씨는 『어?』큰 눈을 껌벅한다.「왔느냐 반갑다」는 뜻이다. 그리고 술병을 잡아 들어보이며 커피잔에 술을 따라 건넨다. 모두들 가난했던 시절,그 화실에는 술과 함께 중국집에서 시켜온 군만두와 땅콩 부스러기가 널려있곤 했다. 그후 70년에 들어서자 그는 원남동 창경원 돌담길에 위치한 인수빌딩 4층으로 화실을 옮겼다. 먼저 화실보다 넓고 환한데다 창경원이 뜨락처럼 내려다보이는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그의 부인 김순자씨는 미국으로 의상공부를 하러 떠나고 정릉집은 4남매에 맡겨둔 채 그는 노상 이화실에서 기거하는 듯했다. 화가는 화가대로,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마치 소설을 쓰기위해 일부러 설정해놓은 가족구성 처럼 그 가족은 저마다 외롭고 썰렁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중에 안 얘기지만 김순자씨는 아이들과 남편과 먹고살기 위해 돈을 벌러 미국행을 했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의상 공부를 끝내고 워싱턴에 드레스숍을 열게되자 그는 자녀들을 하나씩 데려다 그곳에서 공부시켰다. 그때도 박고석씨는 도무지 말이 없어 왜 부인이 미국에 갔는지 왜 아이들이 이따금 보이지 않는지 아무도 몰랐고 이런것을 물으면 그는 그냥 씩 웃을 뿐이었다. 박고석씨는 생활이나 자녀학비에 관심없이 삽화료만 생겨도 조선일보뒤 아리스다방으로 달려가 친구들에게 술사는 것으로 낙을 삼았다.집에선 굶어도 그의 화실엔 친구들을 위한 술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번은 딸아이 은령의 중학교등록금을 내야 한다니까 『걔가 벌써 그렇게 됐냐?』하는 식이다. 김순자씨는 그런 남편을 원망해본적이 없다.『남편은 예술가이니 당연히 그런 일은 모른다』고 생각한다. 자녀들도 학비 한번 제대로 주지않은 아버지를 섭섭해 하기는커녕 『아버지는 화가이고 자유인·자연인』이라고 존경한다.지금 훌륭하게 자란 4남매의 효도는 넘칠듯 극진하기만하다. ○74년,20년만에 개인전 박고석씨는 74년,20년만에 몇번이나 망설이고 미뤘던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모처럼 연 개인전에서 그는 대자연의 황홀한 절경속에서 끓어 오르는 작가의 격정을 담은 「산 시리즈」를 선보였다. 사람들은 산처럼 듬직한 화가의 산그림에 매혹되어 그때부터 그를 「산의 화가」라 불렀다. 그는 어린시절 모란봉과 대동강이 있는,자연조건이 아름다운 평양에서 나고 자랐다. 본명은 박요섭.성경에 나오는 요셉이 그의 이름이었으나 중학교 시절 심산의 낡은돌(고석)이란 예명을 스스로 지어 가졌다. 평양교계의 인물인 박종은목사와 김승은여사의 아들 4형제중 막내.숭실중을졸업하던해 아버지가 큰형을 데리고 상해로 망명하자 비뚤어진 사춘기를 보냈고 35년 도쿄에 유학,니혼대 예술학부 미술과를 나와 동경 팔척화랑서 첫 개인전을 여는등 44년까지 도쿄에 머물렀다. 해방과 함께 중학동창인 전봉초(첼리스트) 서종일(성악)과 함께 월남,그이후 망명떠난 아버지와 큰형,어머니와 두형 등과는 영원한 이산가족이 되었다. ○부친망명으로 생이별 6·25의 와중에서 친구소개로 만난 김순자씨와 결혼.김순자씨는 건축가 김수근씨(86년작고)의 친 누님이기도 하다. 결혼후 부산피난시절의 고물시계장수 이야기는 51년 제작한 「범일동 풍경」에 잘 나타나 있다. 「헌 석유궤짝위에 헌 고물시계 몇개를 나란히 펴놓고 팔았으나 엿장수도 거들떠보지 않았다」(신동아 70년 6월호)는 수필이 그것이다. 박고석씨는 이른바 예사로운 성격은 아니다.그의 과묵으로 인해 그가 무엇을 얼마만큼 생각하고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지는 또박또박 설명할 수가 없다. 단지 격식을 싫어하고 쓸데없는 치장을 역겨워한다.집도 비바람만 들이치지 않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그 넓은 터에 지은 정릉집은 그야말로 이리저리 판자를 얽어맨 바라크에 불과했다. 다만 책만은 산더미처럼 쌓여 그가 한때 동서양의 명작을 난독(난독) 섭렵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80년 4자녀의 유학을 마치자 김순자씨는 16년간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왔다. 그리고 정릉집과 원남동 화실을 정리하여 83년 명륜동4가 대학로 건너편에 처음으로 아틀리에가 있는 살림집을 장만했다. 김수근씨가 매형을 위해 직접 설계 감리한 독특한 건조물이었으나 이때도 그는 디자인과 장식을 생략하라,살림집과 아틀리에가 독립되도록 현관을 따로 내라,「내집 가지고 건축연습하지 말라」고 처남을 나무랐다. 그해 그는 갑작스러운 순환기계통의 이상으로 보행이 부자유스러운 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산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서의 산이란 평생의 과제로 선택할만한 경이의 대상이었다. 산은 말없이 그곳에 엎드려 있으나 한순간도 그에게 같은 감동을 준적이 없었다.사계는 물론 어제와 오늘,아침과 저녁이 다른 변화불측은 화가의 마음을 단단히 사로잡아 놓아주지 않는다. 최근의 그의 산은 적묵(적묵)의 기법과 처절하리만치 깊고 짙은 임리의 설채로 소나기가 지나간후의 씩씩한 젊음을 살려내고 있다. 그는 90년 고희를 넘긴 화업기념으로 현대화랑에서 역시 「산의 시대」 개인전을 벌였고 개인전이후 강원도 설악동에 작업실을 마련해서 그곳에 머무르다가 부부가 손을 잡고 두어달에 한번정도 서울에 올라온다. 그리고 동숭동 난다랑에 나타나 커피를 마시거나 「맛있는 점심」을 찾는 만년의 행복을 누리기도 한다. ○설악동에 작업실 마련 그의 걸음걸이는 불편하고 말씨는 어눌하나 설악동에선 거의 하루도 빼지않고 울산바위밑에 화구를 펼쳐놓고 산과 바다를 바라보면서 산에 대한 용솟음치는 열정을 정온으로 다스리고 있다.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 도다.너의 생명이 무엇이냐,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사라지는 안개인것을­. 한때 분노로 원망했던 부친이 들려준 이 성경 한구절이 어쩌면 평생동안 그를 지배했기 때문에 그는 뭇형식과 가식과 물질을 탐하지 않고 산처럼묵묵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그는 이제 표현주의와 야수파적 미학이 돋보이는 도정을 지나 관조적 여운이 감도는 소박한 화경(화경)에 이르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단 한점,그를 버리고 간 부친과 두고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도원의 산을 기도로써 그려내려 하고 있다. □연보 ▲1917년 평양에서 출생.목사인 박종은씨와 김승은씨의 아들 4형제중 막내 ▲숭덕소학교·숭실중 졸업 ▲35년 도일 ▲39년 니혼대 예술학부 미술과 졸업 ▲40∼42년 일본서 격조전 창립동인전 연구회출품 ▲43년 도쿄 팔척화랑서 개인전 ▲45년 월남 ▲48년 대광고 미술교사 ▲51년 부산서 현대한국회화전 ▲52년 이봉상 손응성 한묵 이중섭과 구조전 창립동인전 ▲〃 (부산)휘가로다방서 개인전 ▲53년 홍대 미대 교수 ▲〃 손응성 이봉상 이응로 이정규와 5인전 ▲55년 중앙대 미대(미술학과장) ▲52∼62년 유영국 황염수 이규상 한묵 천종자와 모던아트전(연6회 출품) ▲60년 국전 추천작가 ▲65년 세종대 미대교수 ▲67∼76년 구상전 출품 ▲69년 국전운영 자문위원 ▲74년 개인전 공간개인전 ▲83년 개인전(현대화랑) ▲89년 한국미술협회고문 ▲90년 화집 발간및 개인전(현대화랑) 한국문화예술상 대통령상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
  • 서울시청사 96년 착공/2천년 개청

    ◎현위치에 30층 인텔리전트빌딩 신축/내년 예산에 설계비 10억 배정 서울시청사가 현부지에 새로 건립된다. 서울시는 16일 서울 6백년기념사업의 하나로 지은지 60여년이 넘은 낡은 시청사를 허물고 첨단의 인텔리전트 빌딩을 신청사로 짓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93년도 예산안에 건축 기본설계비 10억원을 확보했다.서울시는 또 도시계획·교통·환경·건축분야의 전문가들로 시청사신축을 위한 위원회를 구성,본격적인 심의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시청사의 착공시기는 서소문 대법원청사가 서초동으로 이전되는 96년쯤으로 정하고 공사기간동안 대법원 청사에서 임시로 업무를 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신청사는 오는 2000년을 전후해 개청될 예정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현재 4∼5군데로 흩어져 있는 본부·각국 사무실등을 통합,30층정도 규모로 지어 지하에는 민원인들의 차량을 수용할 수 있는 4,5층짜리 주차장을 만들고 그 위에는 녹지공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새로 짓게될 시청의 모델로 모든 업무가 전산화돼 중앙전산실에 통합되는 34층짜리 쌍둥이빌딩 동경도청을 꼽았다. 이와함께 서대문구 합동에 있는 상수도사업본부는 신청사에 들어오지 않고 뚝섬에 새청사를 지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청은 지난 26년에 지어져 낡고 좁은데다 현재 옛 법원청사·옛 미문화원·옛 체육회관 등에 사무실이 나뉘어져 있어 업무처리가 더딘 실정이다.
  • “한일정상 「간이회담」 정례화를”/일 유력지 사설

    ◎「과거」 인식속 건설적 관계정립 바람직 ○ 요미우리(독매)·도쿄(동경)·산케이(산경)신문등 일본의 유력 언론들은 10일 일제히 사설을 통해 한일정상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하고앞으로도 양국 정상간의 격식 없는 대화가 지속되기를 당부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한이 경도회담에 담은 의미」라는 제하의 사설을 통해 『일한 양국이 지리적·역사적·지정학적 관계와 가치관의 공유를 고려한다면 이번과 같은 정상간의 의사소통 스타일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하다』고 전제하고 『양국 지도자가 누가 되든 이같은 형식을 꼭 일상화 시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이번회담에서 과거문제가 부각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일본측이 과거 역사문제에 대해 반성을 잊어서는 안되고 똑바로 처리해야 되겠지만,언제까지 이 문제만을 돌출시켜 양국 관계에 족쇄를 채우는 것도 건설적이지 못하다』고 제언했다. 이 신문은 특히 『양국 정상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정에 있어서 미국의 존재가 불가결하다는 인식을 거듭 확인한 것은 클린턴 차기 정권에대한 시의적절한 메시지』라면서 『이런 인식은 동남아 국가들도 공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쿄신문은 한일간에 처음 시도된 이번의 「격식 없는 회담」을 앞으로도 유지하도록 간곡히 요망하면서 일본정부로서도 『이를 계기로 각국과 관계에서 격식을 가리지 않는 외교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이어 『클린턴씨의 승리와 시기가 맞아떨어진 이번 회담을 통해 한일 정상은 동북아시의 안정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주도적인 역할을 다하기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는 크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산케이(산경)신문은 『경도 회담의 성과는 앞으로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 노태우대통령으로부터 차기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승계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으며,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동북아시아 안정을 목표로한 「긴밀한 협력」에서의 일치는 양국 관계에서 하나의 전진』이라고 밝히고 『동북아에서 최대긴장요인인 북한에대해 고립감을 완화시켜 국제사회에 맞아들이는 것이 주변국및 미국등의 공통된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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