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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복터진 김종창 기업은행장/금융기관 CEO상 4개 ‘독차지’

    김종창(金鍾昶) 중소기업은행장에게 상복이 터졌다. 김 행장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제12회 다산금융상의 최고경영자(CEO) 대상을 받았다. 상품 및 서비스개발과 업무 효율화 등으로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서다.김 행장은 지난 연말부터 모두 4개의 굵직한 상을 받으면서 금융기관 CEO상을 ‘싹쓸이’했다.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에서 실시한 ‘제10회 고객만족경영대상’에서 고객서비스 혁신부문 최우수상,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제5회 산업협력대상’ 은탑산업훈장,중소기업청 주관 ‘2002년 중소기업 금융지원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열린 경영’ ‘현장밀착 경영’ ‘고객감동경영’ 등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고객 친화적 경영으로 금융가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김 행장은 2001년 4552억원의 흑자를 올린데 이어 지난해에는 580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박정현기자 jhpark@
  • [공직자 에세이] 이어도, 저 평화의 땅을 찾아

    세계지도 어디를 뒤져봐도 발견할 수 없는 섬.그러나 제주도민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그리움으로 전설처럼 떠도는 섬.제비가 강남 가는 길의 남쪽바다 어디쯤,그곳에 ‘이어도’가 있다. 아무도 이어도를 본 사람은 없다.그곳을 본 사람은 천국 같은 그곳이 너무 좋았던 나머지 돌아오지 않았다. 예의 제주 해안가 사람들은 어머니는 해녀,아버지는 ‘풍선’이라는 돛배로 전복을 따고 고기를 잡으며 살았다.지아비가 망망대해 뱃길을 떠났지만 온다간다 기별이 없을 때 섬에 남은 사람들은 그가 이어도로 갔다고 믿었다.그 곳에서 현세의 모든 고난과 갈등을 벗고 지극히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렇듯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을 뿐 어느 문헌에도 기록되지 않은 이어도는 그러나 ‘이어도 사나’라는 제주해녀의 노래로 막연하나마 실체가 전해지고 있다.“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우리 어멍 날 날적에/어느 바당 미역국 먹엉…/짐녕뒷개 나 가온 섬이여/잠자당도 세한숨 난다/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이어도’는 이청준의소설로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지만 이후 같은 제목 정태춘의 노래로 더 가슴을 울린다. “언제 다시 오마는 허튼 맹세도 없이/봄날 꿈같이 따사로운 저 평화의 땅을 찾아/가는 배여 가는 배여 그 곳이 어디메뇨/강남길로 해남길로 바람에 돛을 맡겨/어둠 속으로 물결 너머로/저기 멀리 떠나가는 배”라는 구절은 언제 들어도 좋다.몇해 전 국립해양조사원은 마라도 서남쪽 150㎞ 지점에 위치한 소코트라초(Socotra Rock)를 해도상에 이어도로 표기한 바 있다. 1488년 바르톨로뮤 디아스가 이끄는 포르투갈 탐험대는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 인도양으로 가는 항로를 발견하게 된다.디아스 일행은 이곳이 아프리카의 끝이라 확신했고,이곳을 돌면 인도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이후 이곳은 희망봉이라 불리며 미지의 대륙 아시아로 가는 유럽인들의 뱃길이 된다. 이어도와 희망봉의 절묘한 조화,그 어울림처럼 제주가 21세기 대한민국의 희망봉으로 떠오르고 있다.38년 도민 숙원을 담아 출범한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이어도의 꿈을 현실로 바꿔 놓기 위해당당히 드넓은 바다를 향해 노를 저어가고 있다.이제 이어도는 그저 막연하게 ‘기다리거나 찾아가는’ 땅이 아니라 도민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 나가는’,탐라 천년의 꿈을 완성시키자는 우리 모두의 의지인 것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는 결코 제주도민만의 이상향을 실현하자는 게 아니다.세계 평화의 섬,동북아 신문명의 중심지로서 한국사회 전체를 이끄는 예인선으로,세계인 누구나 동경하는 신세계로 만들자는 것이다. 계미년 새해가 밝는다.태양이 변함없이 떠오르듯 우리는 이제 한 해를 시작하는 희망의 이야기를 가슴의 빗장을 열고 진솔하게 나누어야 할 것이다.누군가의 말처럼 ‘희망이란 오늘을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다가서는 창(窓)’이기 때문이다.
  • 닷컴업계 희망 NHN의 성공비결 ‘투톱경영’… 올 순익 200억

    ‘닷컴의 부활을 이끄는 쌍두마차.’ 포털·게임업체인 NHN이 침체 수렁에 빠진 닷컴업계에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김범수(金範洙·36)사장과 이해진(李海珍·34)사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NHN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인터넷게임 사이트 ‘한게임’을 운영하는 순수 닷컴업체.올 상반기 인터넷벤처업계 최초로 순이익 100억원을 돌파했다.지난 10월 말에는 코스닥에 등록,공모주 평균경쟁률 505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6일 코스닥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닷컴주’의부활을 이끈 공로를 인정,NHN을 올해 인터넷기업상 대상으로 뽑았다.이 회사의 올 매출은 740억원,영업이익 300억원,당기순이익은 210억원이다.지난해대비 매출액 성장률이 205%,순이익 증가율은 무려 624%나 된다. 성공비결은 뭘까. 회사 관계자들은 “‘투톱시스템’ 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NHN은 철저히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된다.김 사장과 이 사장은 서울대 공대86학번으로 삼성SDS 입사동기.김 사장이 지난 98년 11월 게임사이트 한게임을 설립했고,이 사장이 99년 6월 포털업체 네이버를 만들었다.2000년 7월에는 ‘업계 최고가 되자.’며 의기투합해 양사를 합병했다.이후 NHN은 초고속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김 사장은 “공동대표 기업들의 실패를 거울삼아 역할분담을 확실하게 한다.”면서 “신뢰에 기반을 둔 공동경영이 성장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NHN의 또 다른 투톱시스템은 이익을 양분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46.6%)와 게임(45.3%). 한게임은 편리하고 재미있게 게임을 즐기도록 지원해 돈을 번다.실명회원 1500만명,하루 이용자 900만명(네이버 포함),동시접속자 18만명을 자랑한다.지난해 2월 시작한 유료화도 대성공했다. 김 사장은 “회원 1500만명 중 1%만 유료서비스를 이용해도 수익성이 충분하다.”면서 “유료서비스를 좀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 네티즌의 반발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올해 수익이 급증한 부문은 ‘키워드 광고’.회원수 900만명,하루 페이지뷰 1억 8000만번에 달하는 검색사이트를 기반으로 한다.이용자가 꽃배달이라는 검색어를 네이버에 입력하면 꽃배달 업체의 광고가 나타나는 방식이다.지난해 6월에 시작한 서비스는 올해 본궤도에 올랐다. 김 사장은 “고객의 필요에 따라 광고가 제공돼 효율성이 높다.”면서 “인터넷 검색광고가 생활정보지 광고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NHN의 ‘성공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년에는 검색·게임 포털 기반의 수익모델을 강화하고 일본·중화권에 대한 글로벌 비즈니스도 확대할 계획이다.내년 목표 매출액은 1300억원,영업이익은 500억원으로 올해보다 크게 올려 잡았다. 정은주기자 ejung@
  • 알 카에다 ‘사이버戰’

    9·11테러의 배후세력으로 지목된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최근 인터넷을 통한 선전선동 활동을 눈에 띄게 강화하고 있어 주목된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신년호(1월6일자)는 정보 및 테러리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알 카에다에 연계된 웹 사이트들이 폭력적인 게임과 만화 등을 통해 선전선동 활동을 펼치는 경우가 최근 몇개월새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잡지는 먼저 알 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이 소총으로 조지 W 부시미국 대통령을 난사하는 내용의 인터넷 게임이 이슬람 전사를 동경하는 이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한다.전문가들은 이런 사이트들에 꽃과 나무 같은암호화된 상징들이 자주 등장,테러 명령을 전달하곤 하는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9·11테러 이전보다 훨씬 늘어난 이같은 이슬람 사이트들은 실제적인 테러로 이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모자헤둔 닷넷’(Mo-jahedoon.net)은 케냐 몸바사 연쇄테러에알 카에다 조직원과 동조자를 끌어모으는 데 활용됐다.잡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근거지를 잃고 주모자 다수가 체포돼 절망감에 빠진 알 카에다 조직원들이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모자헤둔닷넷은 몸바사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알 카에다 대변인의 음성 메시지를 실었고 동시에 비슷한 테러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선전해 각국 정보기관을 긴장시켰다. 임병선기자 bsnim@
  • 높기만한 메이저리그 벽

    ‘높고 높은 메이저리그의 벽’ 임창용(삼성)에 이어 ‘재수’한 진필중(두산)마저 미국프로야구 진출이 좌절됐다. 두산은 공개입찰을 통해 미국 진출을 시도한 진필중에 대해 메이저리그 모구단이 연봉 2만 5000달러(약 3000만원)의 치욕적인 액수를 제시해오자 22일 이적협상 불가 방침을 메이저리그에 통보했다. 결국 한국 선수들은 공개입찰을 통해 모두 4차례 미국 진출을 시도했지만 그 때마다 낮은 응찰액(이적료 및 연봉)으로 자존심을 구기며 꿈을 접게 됐다. 지난 98년 3월 이상훈(LG)이 공개입찰을 시도했지만 이적료 60만달러라는 낮은 응찰액이 나와 진출을 포기했고,지난 2월 진필중은 한 팀도 응찰하지 않는 수모를 당했다.며칠 전에는 임창용이 이적료 65만달러를 제시받고 또다시 꿈을 접었다. 일부에선 공개입찰을 통한 미국진출은 이적료가 필요 없는 FA(자유계약)신분이라야 가능하다는 뼈아픈 지적도 있다. 이적료 없이 싼 값에라도 일단 미국에 진출한 뒤 실력으로 인정받으면 된다는 얘기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성공 이후 많은 선수들이태평양을 건넜지만 성공 사례는 드물다.성공은 고사하고 빅리그 진출 자체가 어렵다.돈방석과 명예는 커녕 쓰라린 좌절만 안고 돌아오는 경우가 더 많다. 지금까지 미국무대를 두드린 선수는 줄잡아 20여명.그 가운데 박찬호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을 비롯해 최희섭(시카고 커브스) 김선우(몬트리올 엑스포스) 정도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도.그외 대부분이 퇴짜를 맞고 한국에 돌아왔고,일부는 자신의 꿈을 펴보지도 못한 채 야구를 그만두기도 했다. 최경환(두산) 최창양(삼성) 김재영(대불대) 조진호(SK) 이상훈(LG) 등이 다시 컴백했고,김병일(피츠버그) 서정민(보스턴) 정영진(샌디에이고) 등은 팀에서 방출된 뒤 소리 없이 운동을 그만둔 케이스다. 특히 은퇴한 선수 가운데는 국내에서 뛰었더라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을 수도 있는 유망주들도 많아 아쉬움을 남긴다.미국야구를 향한 무차별적인 동경과 에이전트의 유혹 등이 빚어낸 결과다. 따라서 꿈을 실현하기 위해 빅리그 진출을 시도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만무분별한 진출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준석기자
  • 선택2002/열전 22일 선거운동 결산

    19일 막을 내리는 16대 대선은 과거와 크게 다른 몇가지 특징을 선보였다.우선 지난 30여년간 망국병으로 꼽혀온 지역주의가 다소나마 퇴색했다.대신이 자리를 세대간 대립구도가 차지했다.인터넷과 방송 토론이 활성화되면서대규모 군중유세 대신 미디어·사이버 선거전이 새로운 양태로 자리잡았다. ◆뚜렷해진 세대차 ‘영남당’ ‘호남당’의 개념이 다소 흐려지면서 지역별 몰표가 줄었다.부산·경남지역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선전하고 있다는 관측이 이를 말해준다.정당 분석과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노 후보는 부산·경남에서 30% 안팎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5년 전 15대 대선 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후보는 부산에서 15%,경남에서 11%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무엇보다노 후보가 경남 출신인 점이 핵심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호남에서 절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지역대립구도가 부분적으로 옅어지기는 했지만 바닥에는 여전히 지역주의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세대별로 지지후보가뚜렷하게 갈리는 점은 이번 대선의 최대 특징이다.40대 중반을 기준으로 이회창 후보는 그 이상에서,노 후보는 그 이하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두 후보의 나이가 60대,50대로 갈린 데다 이념적으로도 보수와 진보로 나뉜 점이 세대간 대립구도를 낳은 요인으로 풀이된다.안정을 원하는 보수성향의 중·장년층이 이 후보를,변화를 두려워 않는 진보성향의 청년층이 노 후보를 택하고 있는 셈이다. ◆사라진 청중,집안으로 뛰어든 후보 선거문화가 바뀌었다.대규모 군중집회가 사라졌다.대신 TV와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전이 활발했다. 각 당이 주장하는 선거기간 최대 청중은 노 후보의 경우 지난 14일 부산 남포동 유세 때의 2만명,이 후보는 12일 오후 부산역 광장 유세 때의 3만명이다.92년 대선 때의 ‘100만 집회’는커녕 97년 수십만명이 모인 집회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노 후보 지원유세를 다닌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가 심지어 “무슨 대선이 이래? 국회의원 선거만도 못하네.”라고 푸념했을 정도다.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선거법으로 합동연설회가 금지되면서 후보간 청중동원 경쟁이 사라졌다.TV토론이 늘어나고 아무 때나 인터넷으로 후보들의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유권자들이 거리로 나설 이유도 없어졌다. 사이버 선거전과 미디어 선거전은 이번 대선을 통해 21세기 선거문화의 정형으로 자리잡았다.후보 관련 사이트의 하루 접속건수가 수십만을 넘어서는경우가 보통이고,노사모·창사랑·몽준사랑 등 자발적인 후보 팬클럽이 속출했다.세차례의 공식 TV합동토론을 비롯,방송사별·지역별로 100차례 가까이실시된 TV토론은 선거를 안방으로 끌어들였고,각 후보진영으로 하여금 미디어 선거대책에 최대 역점을 두게 했다. ◆가능성 보인 정책대결,빛바랜 폭로전 이념적으로 차별화된 이·노 두 후보에 민노당 권영길(權永吉)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정책대결이 강조됐다.이·노 두 후보는 특히 대북정책에서 뚜렷한차이를 보이면서 정책대결 전반을 이끌었다.그러나 선거 막판 양측이 ‘공약 표절’ 시비를 무릅쓰고 상대 정책을 베끼면서,결과적으로 대북정책을 제외하고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 못한 점은 정책경쟁의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지적된다.행정수도 이전 공방에 다른 정책들이 묻힌 점도 아쉬운 대목. 무차별 폭로전이나 인신공격,금품살포 등 과거의 혼탁상도 많이 사라졌다.도청 의혹과 부동산 투기설 등 폭로공세가 없진 않았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네거티브 선거전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준비했던 상당수 폭로자료를 폐기처분해야 했다.투표를 앞두고 금권·관권선거 시비에 양측이 열을 올리고 있으나,이 역시 과거와 비교할 정도는아니다.다만 인터넷 상의 흑색선전과 인신비방은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려이에 대한 대책이 과제로 떠올랐다. 청중 동원이 사라지고 조직을 이용한 선거운동 방식이 줄면서 과거 수천억원에 이르던 선거비용도 수백억원대에 그칠 전망이다.5년 전 신문에 심심치않게 등장했던 ‘오리발’ ‘실탄’ 등의 용어도 자취를 감춘 것이 바뀐 선거현실을 반영한다. 한나라당은 공식선거기간 253억 6700여만원의 선거비용을 지출했다고 18일밝혔다.민주당은 같은 기간 298억 7577만여원을 썼다고 발표했다.그러나 여기엔 지원유세 비용과 활동경비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실제 비용은 이보다는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진경호기자 jade@
  • 선택2002 사회·문화·여성 TV토론

    1교육문제 이회창 노무현 권영길 세 후보는 붕괴된 공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냈다.하지만 대입 제도나 고교 평준화,자립형 사립고 등실천적인 방안에 들어가서는 엇갈린 해법을 제시했다. ◆대입 자율화 민주 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면서 “수능시험을 폐지하고 자격시험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권 후보는 “고교까지는 교양교육,대학에서는 창의적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입학은 쉽게,졸업은 어렵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오는 2007년까지 대입 자율화를 이루려고 한다.”면서 “현행 대입 시험은 일렬로 줄세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 후보는 “한 가지의 능력만 있으면 그 능력으로 인정·평가받고 대학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 “자율화를 단계적으로 하되 대입제도를 자주 바꾸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에게 부담을 준다.”고 밝혔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대입 자율화는 이미 상당 부분 시행되고 있다.”면서“입시제도를 너무 자주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또 “현재의 국·영·수 중심의 본고사와 고교 차등제,기여입학제 등은 모두 이유가있다.”면서 “하지만 수능시험의 보완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교 평준화 이 후보는 “현 정부의 정책 중 교육개혁은 가장 실패한 정책”이라고 전제,“고교 평준화의 틀은 유지하되 현행 하향 평준화를 상향 평준화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후보는 노 후보에게 노·정 단일화에 따른 정책공조와 관련,‘국민통합21측은 고교 평준화 반대,교육부 폐지론을 거론했었다.’면서 교육정책의 방향은 어떻게 설정했느냐고 물었다. 노 후보는 “노·정 단일화와 관련된 교육 정책에 큰 혼선은 없다.”면서“고교 평준화는 현행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 후보는 “교육개혁과 관련해 국민의 정부에서 물론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정책의 방향은 지난 문민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것을 계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우리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빈부에따른 불평등에서 비롯된다.”면서 “고교 평준화를 확대·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고교까지의무상교육을 임기 내에 실시할 뿐만 아니라 단계적으로 대학까지의 무상교육도 이뤄내겠다고 주장했다. ◆자립형 사립고 노 후보는 이 후보에게 “한나라당은 자립형 사립고의 일반화를 주장하는데,이는 공립에 대해서는 평준화 유지,사립고는 평준화를 깨자는 의미가 아니냐.”고 물었다. 권 후보는 “자립형 사립고는 귀족학교”라고 규정한 뒤 “돈 많은 사람을받아들여 비싼 수업료를 받고 입시 위주의 교육을 시켜 명문대에 보내는 학교”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또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귀족학교를 추진,확대하려 한다.”며 비판했다. 이 후보는 “모든 사립고를 일시에 자립형 사립고로 만들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자립형 사립고를 확대해도 고교 평준화는 유지된다.”고반박했다.특히 현재 6개교만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된 만큼 길을 열어준다고모두 자립형 사립고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지방대 육성 권 후보는 “교육의 문제는 대학에서부터 해결할 수 있다.”면서 “서울대등 명문대가 존재하는 한 교육문제는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또 대학의서열화를 폐지하고 평준화할 의향이 없는지 이 후보와 노 후보에게 물었다.권 후보는 “고교 무상교육에 1조 5000억원,대학 무상교육에 10조 5000억원이 소요된다.”면서 “대학의 무상교육은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대학 평준화는 듣기에는 좋지만 찬성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한 뒤 “대학은 경쟁력이 있어야 하며 그래야만 국가 경쟁력을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특정 대학만 키워야 하는 것이 아니라 권역별 초일류대학,특성화대학 방안을 제시했다. 노 후보는 “대학 평준화는 실현가능한 정책이 아니다.”면서 “지방대를분야별로 집중 육성,그 대학이 서울대학을 능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대학에 대한 투자도 GDP의 1% 이상으로 확대해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 후보는 “지방대 육성을 위해 지방대 출신자에게 공직 채용에 있어 인재 지역할당제를 실시할 계획”이라면서 “연구개발 예산이 5조원인데 그 중 1조 1000억원이 대학으로 가는데 이 예산을 2배로 늘려 지방대에 지원하면 지방대도 활성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세영기자 sylee@ 2.의약분업 의약분업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및 책임론을 놓고 세 후보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의약분업 실시를 김대중 정부의 최대 실정(失政)으로 규정하고 비판한 반면,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현행 제도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문제점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반면 민주노동당 권영길후보는 의약분업의 보완과 함께 건강보험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는 “의약분업은 옳은 방향이지만 방법은 졸렬하고 졸속이어서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이 정권이 추진한 개혁 중 가장실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도 “의약분업이 실시된 지 이미 2년이 넘었기 때문에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다음 정권에서 의사·약사·시민단체·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재평가위원회’를 구성,(현행 의약분업을) 철저히 재평가한 뒤 보완점과 개선점을 찾아야 한다.”고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무현 후보는 “의약분업 실시 이후 항생제가 23% 줄고,주사제사용이 47% 줄었다.”며 의약분업의 성과를 부각시켰다.또 이회창 후보를 겨냥,“의약분업은 지난 94·97년 여야가 합의하고,98년 영수회담에서 이 후보가 합의한 것”이라고 역공을 취하면서 “의약분업의 원칙은 반드시 살리면서 부작용을 줄여야 한다.”강조했다. 그러자 이회창 후보는 “노 후보가 항생제 및 주사제 사용이 줄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항생제와 주사제는 오히려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반면 권영길 후보는 “의약분업이 잘못 시행되면서 건강보험료가 올라갔다.”면서 “특히 건강보험상한제를 두면서 서민들은 6.7% 인상됐는데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한 달에 1000만원이 깎였다.”고 지적했다.이어 “의약분업을 보완하면서 건강보험료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행 의약분업의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후보들의 의견은 엇갈렸다.노 후보는 “현재 금지돼 있는 성분명처방,대체조제가 허용돼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그러나 이 후보는 “대체조제는 물론 좋다.”고 전제,“그러나 (약품이) 비슷한 성질·성분인가를 밝히는 데만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이에 노 후보는 “한나라당은 (의약분업의 해결방안으로)임의분업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뭘 시정할지를 명료하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3.사회복지 사회복지 분야 토론에서는 재정파탄 우려를 낳고 있는 국민연금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먼저 이회창 후보가 “국민연금이 2034년이면 적자,2048년이면 파탄나는 것으로 돼 있다.”는 전제 아래 다른 후보들에게 해법 제시를 요구하자 노무현·권영길 후보는 각자의 해법을 제시하며 다른 후보측 정책의 맹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노 후보는 “한나라당측의 대안은 그동안 연금 지급액을 40% 정도로 깎아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발상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이 후보를 공박했다.“연금의 수지를 맞추기 위해 액수를깎는 것은 연금이 아니라 용돈에 불과하다.”며 “재정 상태에 따라 경기가 좋으면 연금을 축적하고 이에 맞춰 조절해가면 된다.”는 논리를 폈다. 권 후보는 기본적으로 민주당과 정책의 맥을 같이한다면서도 현재의 주식투자 등을 통한 연금 운용 방식은 잘못됐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또 국가가 책임지는 연금제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기초연금제 시행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이밖에 “국민연금 수혜자에 일용직 등 비정규직 노동자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엄청난 정책 과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기초연금제는 한나라당도 시행을 주장하는 것이며 현재 재정고갈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보험료를 더 내든지 연금 수령액을 깎든지 둘 중하나를 택해야 하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정치인으로서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강조했다. 이에 노 후보가 “토론에서 상대방을 부정직하다는 식으로 말하면 토론이어려워진다.”며 이 후보에게 예의를 갖춰달라고 요구,토론장에 다소 어색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또 무상 교육·의료를 둘러싼 논란도 뜨거웠다. 이 분야의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다고 자신해온 권 후보는 “무상 교육·의료를 시행하기 위해 바로 민노당이 창당됐다.”며 “이 제도가 시행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제대로 된 나라로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무상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피력했다.즉 “실업계 고교나 만 5세 미만의 영유아에 대해서는 무상교육이 필요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일정한 기준과 범위에따라 무상교육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 후보는 “무상 지원이 현 정부 들어서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며 앞으로도 더욱 넓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다만 현 시점에서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조승진기자 redtrain@ 4.李.盧행정수도 맞공방 ◆이회창 후보-노 후보는 교육투자에 대해 GDP 5%,6%,7% 왔다갔다 한다.어느것이 진짜인가. 만일 6%라고 하면 1%가 6조원이다.수도를 옮기는 데 6조원이든다고하는데 서민교육 투자에 써야 한다. ◆노무현 후보-나는 시종일관 GDP 6%를 말했는데 어디서 무슨 자료를 보고얘기하는지 모르겠다.5%를 7%로 바꾼 것은 경제성장률이다.수도권 인구증가와 과밀화로 인해 10조원 이상의 교통혼잡 비용,10조원이 넘는 환경비용이든다.분당에서 서울로 오는 데 30분 이상 걸리고,국제공항에서 인터내셔널(인터콘티넨털)호텔까지 가는 데 4시간 걸린다.분산을 위해 수도를 이전해야하다. ◆이 후보-GDP 7% 얘기는 국민일보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봤다.수도권 교통문제는 교통문제로서 처리해야 한다.수도권에 교통문제가 있으니 대전으로 옮겨 처리하자고 하는데,그러면 대전에 교통문제를 옮기는 것이다.위에 암이있는데 간으로 옮기는 것이어서 위와 간에 암이 다 걸린다.수도권 문제를 대전으로 옮겨 해결하겠다는 것은 교각살우다. ◆노 후보-나는 확실히 6%다.대전이라고 못박아 얘기한 것이 아니라 충청권이라고 했다.충청권 수도는 커야 50만명으로 시작한다.10년 후 50만 정도 생기는데 무슨 교통혼잡이 옮겨간다는 것인가.수도권인구가 매년 25만명씩 늘어 2010년이면 2500만명이 된다.50만명 빠져나간다고 집값이 폭락한다는 것은 얘기가 안된다. 수도권이 매년 25만명씩 늘어나고,주행속도가 떨어지고,공해는 늘어나 세계에서 가장 과밀화된 도시가 됐다.동경 과밀도가 31%인데,우리는 48%이다.이런 데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수도권 인구가 2010년 2500만명에 육박할 것인데 여기서 30만명 나간다고 어떻게 수도권이 공동화되나.이것은 논리가 아니라 흑색선전 아닌가. ◆이 후보-진정으로 노 후보가 그렇게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그냥 넘기기 위해 항변하는지 모르겠다.청와대,행정부,제1·2종합청사,국회가 옮겨간다고했다.금감원,감사원,선관위도 다 옮겨갈 것이다.그러면 과천의 상권이 어떻게 되겠나. 또 경제가 어떻게 되나.일종의 공동화 현상이 생긴다.대전 중구에 있던 시청이 신도시로 가자 중구가 공동화됐다.전남도청이 광주에서 무안으로 옮겨가니 광주가 공동화된다고 우려한다.실제 일어나는 경기변동과 도시위축을직시해야 한다.숫자를 가지고 20만명,50만명이 나가면 어떻게 되겠느냐,그렇게 말할 것이 아니다. ◆노 후보-경남도청이 80년대 부산에서 창원으로 옮겨갔으나 공동화되지 않았다.상권을 가진 사람이 이해관계를 갖고 손해를 봤다고 얘기한다.서독의본은 행정수도 전체가 베를린으로 이전하는데 지금 조용하다.일본도 지금 행정수도를 지방으로 이전하려고 계획하고 있다.이유가 정경유착을 끊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 후보-본은 일부가 옮겨가고 일부가 남아 있다.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동경의 경우 14년째 옮기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데결국 옮기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고 있다.서울을 옮긴다고 하는데,어렵게 내집을 마련한 사람들,그집이 은행에 잡혀 있는 사람이 많다.은행에서 빼려고할 것이다.택시기사 등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김경운 홍원상기자 kkwoon@ 5.언론 세무조사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 문제에 관해 세 후보는 “원칙적으로는 하는 것이당연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회창 후보는 “비정상적인 세무조사는 언론자유 침해”,노무현후보는“언론자유가 특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부각하려고 애썼다.권 후보는 “탈세의혹이 있으면 당연히 조사해야 하지만,세무조사를 하며 언론개혁을 내세운 것은 잘못”이라고 두 후보의 논리를 싸잡아 공박했다. 이 후보는 “지난 세무조사는 대통령이 언론개혁을 말하자마자 훑어내기 식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면서 “국세청이 발표한 추징액은 엄청났지만,실제기소액은 아주 일부로 축소됐다는 데서 알 수 있듯 세무조사라는 이름으로재갈을 물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후보는 “기업은 또박또박 세금을 내고 조사를 받아야 하며,언론자유는보호받아야 하지만 특권일 수는 없다.”면서 “이 후보가 언론자유 문제를자기 당에 유리한지를 따지며 비호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언론개혁을 하려면 정기간행물법을 개정하여 언론사의 소유를제한하고,제대로 방송법을 만들어 공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라면서 “김대중정부가 의혹을 받는 까닭은 왜 세무조사만 하고 언론개혁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후보는 이날 “정치적 상황에 따라 언론자유 문제를 다르게 설명해서는안된다.”고 한나다당 주장의 허점을 파고드는 데 치중했다.반면 이 후보는“사회가 제대로 되려면 공정한 국권행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국민에 대한 설득에 주력했다. 서동철기자 dcsuh@ 6.여성복지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려면 민간에 맡겨진 현재의 보육제도에 국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데는 후보간 의견이 일치했다.권 후보는 “전체의 90%를 민간이 운영하는 현재의 보육시설을 단계적으로 국가가 인수해 전체 보육시설을 국가가 운영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공보육 시설을 근간으로 수요의 50%를 국가가 책임지고 유치원과 관련 사설학원들을 일원화한유아학교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이 후보는 “최근 여성들의 결혼기피 현상은 보육문제와 관련이 있다.”면서 “보육정책 개선을 국가적 과제로 삼고 5개년 보육개혁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올해 4400억원 규모인 보육예산을 두배로 증액해 영유아 및 장애아 보육을 국공립 시설에서주도하고,만 5세까지의 영·유아에게 무상교육을 실시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보육정책을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주요전략이자 출산장려책으로 활용하겠다.”고 운을 뗀 노 후보는 이 후보가 제시한 보육예산 규모는 턱없이 부족해 실효성이 없다고 반박했다.노 후보는 “보육비의 절반을 국가가 보조하겠으며 이를 위해 1조 3000억원의 추가예산을 확보하겠다.”면서 “보육의 질을 보장하는 ‘품질인증제’도 아울러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보육예산을 늘리는 재원으로 권 후보는 ‘부유세’신설을 다시 한번 주장했다.“이후보가 제시한 보육관련 공약은 지난 97년 대선 때와 똑같으며,민주당도 실천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고 두 후보의 공약을 비판한 권 후보는 “보육관련 예산은 우선적으로 배당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 7.문화개방 세 후보는 영화·출판 등 우리 문화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지켜 나가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하면서도,문화 개방의 폭을 두고서는 견해를 달리했다.또 기존에 주장한 정책과 달라진 부분에는 “말을 바꿨느냐.”고 꼬집는 것을 잊지 않았다. 노무현 후보는 “정부가 만든 양허요청안은 내년 3월30일까지 제출하고,2004년 말까지 협상해야 하는 만큼 품목 변경이 가능하다.”고 말하고 내년 협상에서 국익에 맞게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스크린 쿼터제를 비롯,문화적 요소가 강한 출판·공연부문도 잘 계승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권영길 후보는 “지난번에는 개방에 대해 떼쓰듯 말려서는 안 된다고했는데 말을 바꿔줘서 반갑다.”고 꼬집은 뒤 문화·농업 개방은 절대로 해서 안 된다는 게 자신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프랑스 정부의 문화 계승 노력을 예로 들며 “한국은 왜 스크린 쿼터라는 좋은 제도를 만들어놓고 포기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고유의 독자성을 지켜야 하는 문화에 대해선 일반 시장경제 논리로 따라가서는 안 된다.”면서 이러한 입장은 캐나다·일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고유성과 독자성을 유지해야 하는 문화 부문에는 개방 양허안품목을 조절하고,개방 시기와 관련해서도 속도조절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덧붙였다. 이에 노무현 후보는 “문화 개방과 관련해 한나라당이 적극적 개방을,그 다음이 민주당,다음이 민노당의 순서다.”면서 “민주당이 가장 적절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8.노인복지 세 후보는 앞다퉈 노인에 대한 선심성 공약을 내놓았다. 우리 사회가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노인복지가 시급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토론회에서 보인 후보들의 태도는 신뢰감을주기에 부족하다는 평가다.노인복지정책에 대한 철학의 차이는 물론 최소한의 입장 차이도 없었다.차이가 있었다면 후보들이 노인들에게 한 달에 주겠다고 약속한 돈의 액수차뿐이었다. 세 후보는 한 후보가 “한 달에 얼마를 주겠다.”고 말하면 또 다른 후보는 “나는 한 달에 얼마를 주겠다.”,또 다른 후보는 “나는 그보다 많은 얼마를 주겠다.”는 식이었다. 맨먼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노인들이 보람을 느끼며 소일할 수 있는 50만개 일자리를 마련할 대책을 갖고 있다.”며 “치매,중풍 등 질병에 대한요양병원을 많이 만들고 노인 생활체육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모든 노인들에게 월 10만원의 기초보장금을 보장할 것”이라면서 “노 후보가 말하는 일자리 50만개 창출은 노인을 비정규직화해 재벌의 이익을 키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노 후보는 “숲 안내,유적 등 문화재 안내,노인 돌보기 등 사회적으로 보람을 느끼면서도 소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기초연금제도로 최소한 매달 20만원을 보장하는것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노 후보 역시 말미에 “당장의 대책으로 저소득층 5만원을 10만원으로 올리겠다.”며 노인복지정책 분야 토론을 마쳤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선택2002/권영길후보 ‘몸집 불리기’

    영화감독 박찬욱(공동경비구역 JSA),변영주(밀애)씨,소설가 조세희(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씨 등 문화예술인 166명이 13일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는 등 권 후보의 외연이 점차 확대되고있다.이들은 이날 오전 민노당사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권 후보가 약속하는 정치가 오랫동안 예술이 꿈꿔왔던 유토피아의 실현에 가장 가깝다고 판단,지지를 선언하게 됐다.”고 밝혔다.또 “아무런 창조 없이 5년마다 반복되는 보수양당의 정치구도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세상을 창조하는 사람들의 꿈은 반복적으로 배반당해왔다.”며 “배반당할 대세를 위해서가 아니라,배반당하지 않을 꿈을 위해 권 후보에게 표를 던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이날 선언에는 송경아·공선옥·방현석(이상 소설가),맹문재(시인),임옥상·홍성담(이상 화가),정찬(영화배우),진중권·서동진·이동연(이상 문화평론가),이명인(영화평론가),노래패 꽃다지,윤민석(음악인)씨 등이 동참했다. 한편 권 후보는 이날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클럽초청 기자회견에서 “냉전 시대의 유물인 한·미·일 안보동맹을 폐기하고,대신 동아시아 관련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안보협의체인 ‘평화 라운드(Peace Round)’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브루스 커밍스 교수등 주제발표/동아시아 비전 국제학술회의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가 주최하는 ‘동아시아 공동 체-비전과 전략’국제학술회의가 오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T J 펨펠 교수 등 미국 영국 이탈리아 일본의 저명한 학자들을 초청,동아시아를 중심으로한 공동체 건설의 구상과 전략을 논의하는 행사다. ‘비교의 관점에서 본 동아시아 지역주의’‘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의 실제’‘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의 전략과 정책적 처방’등 3개 회의로 나뉘어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커밍스 교수와 펨펠,폴 에번스(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필립 슈미터(이탈리아 EUI),쓰네카와 게이이치(동경대)교수 등이 나서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역저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현대사’와 ‘한국전쟁의 기원’등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커밍스 교수가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의 역사·경제·안보 영역에 대한 고찰-지역적 레짐의 정당화 모색’이라는연구주제를 발표하는 것을 비롯, 에번스 교수가 ‘동아시아 지역주의-미국 중심의 태평양 질서에 대한 보완인가,대안인가?’를 각각 발표할 예정이어서 동아시아 공동체 형성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게 된다. 심재억기자 jeshim@
  • [열린세상]두 여중생 죽음을 애도하며

    초등학교 시절 하루는 선생님께서 교정에 학생들을 일렬로 세워 놓고 이를없앤다고 온 몸에 디디티를 뿌려주셨다.덩어리 우유도 가끔 배급되었고 또도시락을 못 싸오는 학생들은 매일 교정의 귀퉁이에 있는 학교 소사(당시는그렇게 불렀다) 아저씨의 집에서 끓인 옥수수 죽으로 점심을 대신했다.우리반에 있었던 소사 아저씨의 딸과 내가 당번을 같이 하던 날,옥수수 죽 한 국자를 더 얻어오면서 무척 기뻐했던 그 화창한 겨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데 이런 물품 재료를 싸온 겉봉마다 미국의 성조기와 우리 나라 태극기가 나란히 그려져 있고 그 위에 악수하는 두 손이 그려져 있었다.그 그림 속에서 미국과 한국은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돕는 친구로 묘사되었다.그래서 우리 모두 미국은 우리를 도와주는 친구로 생각했다.그런데 한문을 배우고난 뒤에 그 친구의 이름은 그 모습과 걸맞게도 ‘아름다운 나라'라는 것을알게 되었다. 거기에 덧붙여 영화를 통해 보는 미국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휘황찬란한 샹들리에 아래에서 파티가 열리고,거기에서 아름다운 사랑이 꽃피고,또나쁜 무리들이 언제나 패배하는 정의의 나라였다.그래서 우리에게 미국은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고,그런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언제나 아름다운 사람이고,우리의 친구였다.게다가 우리가 그토록 잘하고 싶은 영어까지 유창하게하다니…. 그런데 어느 날 그런 미국 사람들이 우리를 ‘들쥐'와 같다고 말한 것을 보고 뒤통수를 맞은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고,자궁 속에 콜라병,항문 속에우산이 박혔던 윤금이씨의 모습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노근리 주민 학살 사건과 매향리 주민의 고통에 이어 두 여중생의 죽음은 미국이 ‘아름다운 나라'이고 미국사람들이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우리에게 더욱 믿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더욱이 이들의 죽음과 가해자의 무죄판결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웃으면서 지켜보는 미군은누구인가.시민들의 항의시위 장면을 태연하게 비디오 카메라에 담고 있는 미군의 모습에서 무고한 두 여중생의 죽음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고좌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국에서는 석 달 전에 있었던 9·11사건 일주년 추도식에서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한 엄숙하고 애절한 애도의 물결이 퍼져나갔다.그 1년 전 미국 대통령은 이들의 죽음 앞에서 복수를 선언했고 전쟁을 감행했다. 무고한 희생자에 대해 그토록 애도하였고 가해자에 대해 그렇게 강경한 미국이 아닌가.그런 미국이라면 두 여중생들이 도란거리면서 나누었을 꿈이 좌절되고,사춘기에 매사에 까르륵 튀어나오는 웃음이 사라지고 난 자리에서 그들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그런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최소한의 장치를 해야 한다는 우리 국민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그래도 믿는다. 우리는 6·25 당시 우리를 지켜주었던 유엔군의 주축을 이루었고 그 이후가난한 우리를 도와주었던 미국에 감사한다.그래서 그동안 그들이 우리의 길을 막아도 참아왔고 ‘양공주’라 이름지워졌던 성매매 여성들의 슬픔을 애써 외면하면서 미군 주둔을 위해 해마다 막대한 돈까지 지불해왔다. 그러나 세계 최빈국에서 벗어나고 또 경제위기를 극복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우리가 스스로 자신을 지키지 못해 외국군대에 의존하면서 우리 땅에서 그 군인들로부터 무고하게 유린당하는 무능한 국민이될 수는 없는 것이다. 광화문은 월드컵 거리 응원의 발상지다.월드컵 4강은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기쁨이었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부심을 상기시켰다. 바로 그 월드컵 4강이 있게 한 응원의 발상지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리 스스로에게 묻는다.우리에게 지금 미국은 무엇이고,이 땅에 주둔한미군은 무엇인가.그리고 미국에 묻는다.태극기와 성조기 밑에 그려진 악수의 의미는 무엇이었던가. 김경애 동덕여대 교수 여성학
  • [건강칼럼]운동도 지나치면 독

    예부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로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해 매사에서 지나침을 경계하여 왔다.중용지덕을 숭상하던 낡은 봉건적 사상이라고 힐책할수도 있겠으나 필자 의견으로는 오늘날에도 좌우명으로 삼을 만큼 좋은 권고라고 생각된다. 건강관리나 병 치료에서 과유불급이란 좌우명보다 더 적합한 경우도 드물것이다.얼마전 모든 매스컴이 마라톤대회에서 완주를 시도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4∼5명의 선수들에 대해 부산하게 보도하는 것을 들었다. ‘체력은 국력' 또는 ‘튼튼한 체력에 튼튼한 정신'하며 떠들썩하던 주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기분이었다.운동으로 심신을 단련함은 좋은 일이며 누구에게나 추천되어 마땅하다. 그러나 운동은 하는 사람의 조건에 따라 그 정도를 맞추어야 한다.나이,운동경험,몸과 마음의 이상 여부,갖고 있는 병의 내용 들에 따라 알맞은 종류를 정하고 양을 결정해야 운동이 주는 혜택을 즐길 수 있다. 중년이 지나서,하지 않던 운동을 시작하려면 전문의에게 한번쯤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신체 내부에 벌써 이상이 생겨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병을 가진 사람은 전문가의 적절한 처방에 맞추어 운동을 해야겠다.기분에휘말려 무모하게 운동을 시도한다면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 운동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아니다.아직도 많은 이들이 운동은 많이 할수록,힘든 것을 할수록 더 좋은 것으로 오해한다. 이와 같은 무모한 시도가 돌이킬 수 없는 신체 손상을 일으킬 수 있고 준비안된 마라톤 선수처럼 불행한 결과를 당하는 것이다. 과유불급의 예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우리는 종종 몸에 좋다는 것은 무엇이나 닥치는 대로 구해먹는 이들을 본다.비타민도 대여섯가지,녹즙,양파,버섯,건강식품,내용도 모르는 중국산 ‘보약’등이 그것들이다. 몇주전 고혈압 치료를 받던 D씨가 오랜만에 필자의 클리닉으로 돌아왔다.전보다 수척해 보였고 얼굴색이 많이 검어져 있었다.고혈압약을 복용치 않고도 고혈압을 근치시켜 준다는 말을 믿고 중국에서 가져온 수십가지 약을 복용해 왔다고 했다. 그런데 점점 기운이 빠지고 몸이 무거워지더니 입맛이 떨어지고 헛구역질이 나서 하는 수없이 병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진찰하여 보니 황달기가 있었고 혈액검사 결과 심한 간염 증세가 드러났다.알지도 못하는 독술 때문에간세포가 파괴되고 간이 쪼그라드는 병이 생긴 것이다. D씨는 곧 입원해 간 전문의 치료를 받고 있으나 병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있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건강관리나 병의 치료에서 지나침은 모자람과같거나,때로는 모자람보다도 못하다.세상일이나 질병이나 모두 욕심이 아니라 지혜로 헤쳐가야 할 일이다.
  • 토요영화

    ◆더 길티(MBC 오후11시10분) 유능한 변호사 크레인(빌 풀먼)에게 새로 들어온 여비서 소피(가브리엘 앤워)의 유혹이 다가온다.하지만 마지막 순간에는거부하는 소피.크레인은 그녀를 강제로 범한 뒤 해고한다.이제 사고무친의가난한 여자가,법을 잘 아는 남자에게 벌이는 복수가 시작되는데….결과는뻔할 것 같지만 다양한 인물이 가세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레바논 출신앤서니 윌러 감독의 지난해 할리우드 진출 첫 작품. ◆로즈(EBS 오후10시) 열정적으로 살았지만 술·마약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비운의 록스타 재니스 조플린.베트 미들러가 그녀로 분해 혼신을 다한 연기를 펼친다.로즈라는 애칭으로 불린 재니스 조플린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지만,정작 남자친구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친구도 없다.우연히 만난 남자에게 사랑을 느끼지만 성격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스케줄에 쫓기고 남자에게도 버림받으면서 다시 마약에 손을 댄 조플린.결국 무대 위에서 쓰러진다.마크 라이들 감독의 1979년작. ◆동경용호투(KBS2 오후10시50분) 홍콩갱단 흥힝파 조직원인 남(정이건)은리아(서기)의 청혼을 뿌리친다.죽은 옛 애인을 여전히 못 잊어서다. 한편 중간보스인 산지는 아시아 장악을 목표로,일본 야마다파의 두목 딸과정략결혼한다.이어 그가 산루엔파까지 장악하려고 시도해 갱단 사이에 주도권 다툼이 시작되고,남 역시 휘말리는데….‘고혹자’시리즈부터 ‘풍운’‘중화영웅’‘극속전설’로 이어지는 유위강 감독―정이건 주연 콤비의 2000년 작.이소룡·성룡·주윤발을 배출하며 홍콩 액션영화의 산실 노릇을 해온골든 하베스트사의 창립 30주년 기념작이다. 김소연기자 purple@
  • 현대백화점 이병규사장 - “내부직원부터 감동시켜라”

    “방랑자의 삶을 살았던 내 인생에 대해 자주 얘기했죠…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아 다녔어요…내가 즐겨 부르던 노래는 풍차 돌아가는 소리처럼 멀리서 메아리치고 있어요.난 아무래도 비운의 병사일 수밖에 없나 봐요….” 깊은 사색과 고뇌가 담긴 딥퍼플의 ‘Soldier of Fortune’의 한 소절이다.이 노래는 이병규(李丙圭·49) 현대백화점 사장의 애창곡이다.이 노래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면 ‘풍운아’라는 느낌이 전해진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한국능률협회컨설팅으로부터 제10회 ‘고객만족경영 대상’을 받았다.2년째 수상의 영광이다.이사장에게는 개인부문 최고 영예인‘최고경영자상’이 돌아왔다. “고객만족,고객행복,고객가족화.현대백화점이 추구하는 경영이념은 고객감동입니다.공격경영도 중요하지만 고객 한분 한분의 만족을 이끌어내는 감동경영이 더 큰 목표라고 해도 좋지요.” 그는 ‘21세기 신생활문화 창조기업’을 경영비전으로 설정했다.그리고 상품과 서비스,쇼핑환경의 차별화,고품격화에 역량을 쏟고 있다. 고객의 요구와 트렌드를반영한 상품개발을 위해 상품개발·브랜드정보 통합DB인 SMS를 도입했다.고객접점에 근무하는 협력사 사원에게 직접 서비스교육도 실시한다. “고객감동 도표에서는 화살표가 한 곳으로 흐릅니다.내부직원의 감동이 협력사 직원의 감동으로,결국 고객 감동으로 연결되지요.” 직원들을 감동시키지 못하면 고객감동도 없다는 것이다.그래서 주기적으로직원들과 대화를 갖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고객만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더라도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은있는 법.“고객만족은 고객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지난해에는 온·오프라인 고객의견 수렴시스템을 마련했다.고객 의견이접수되면 처리담당자에게 자동으로 메일이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전송,더욱 신속하게 고객의 지적을 처리토록 했다. CEO의 성적표는 역시 경영실적이 말해준다.취임 첫해인 지난 99년 매출액 2조 200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3조 61억원,올해는 4조원을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고객만족을 위한그의 욕심은 끝이 없다.매주 토·일요일엔 반드시 매장 2∼3곳을 찾는다.직접 소비가 이뤄지는 현장을 알아야 더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할인점 등 다른 업태에는 눈을 돌리지 않을 겁니다.백화점에 역량을 쏟아 고품격·고감도의 상품과 서비스,매장환경을 제공하겠습니다.” 서울 미사리나 청평을 찾아 생음악을 들으며 스트레스를 푼다는 그는 온화한 모습이지만 경영일선에서 대하면 ‘유통업계의 풍운아’를 연상시킨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현대건설 명예회장 비서실장 ▲통일국민당 특보▲14대 대선 관련 비자금조성 혐의로 수배 ▲문화일보 수석 부사장 ▲아산사회복지사업재단 사무처장·서울중앙병원 부원장 최여경기자 kid@
  • “2강구도 北이슈 영향력 클것”/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

    “유권자들이 웬만한 북한 이슈에 무덤덤해진 것도 사실입니다.그러나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후보와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후보간 2강 대결인데다지지율차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있을 수 있는’ 북풍(北風)의 위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나라정책연구원 김광동(金光東)원장은 “특히 이번 선거가 보수와 진보를상징하는 두 후보로 압축된 선거이기 때문에 북한 변수가 갖는 영향력은 더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김 원장은 “무당파나,북한 이슈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소신파 유권자가 있긴 하지만,북풍은 2∼3%의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치고,바람의 영향 이른바,스윙(swing) 효과까지 감안하면 5∼6%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과거에 비해선 북풍이 우리 선거전에 영향을 덜 끼치게 됐다면서 김대중(金大中)정권의 포용정책과 남북교류·협력 사업의 활성화로 국민들의 대북 의식이 유연해졌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노근리 사건과 주한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 및 가해자 무죄 판결등으로 사회에 확산된 반미의식도 북풍 영향력에 대한 상쇄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했다. “북풍의 1차적인 개념은 북한이 남한의 선거에 대한 의도적 개입과,그 결과인데 지난 96년 4월 총선을 며칠 앞두고 발생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의 무력 시위 사건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김 원장은 북한군의 시위가 김영삼(金泳三) 정권 당시 선거전 주 이슈였던장학로 사건을 뒤엎고 여당을 승리로 이끈 ‘공신’이었다는 게 야당측 주장이었다면서 그 사건을 계기로 그간 있었던 여러사건들을 북풍과 연계해 복기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밖에 집권세력이 북한의 위협을 과장하거나 발표 시기를 선거에 유리하게 조정해 국민들의 ‘안보 의식’을 자극하는 경우와,북측에 호의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남북 관계의 진전을 과시,정권 연장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북풍 개념에 속한다고 분류했다. “북측이 이번 선거에서 남북 긴장·대결 국면을 조성해 체제를 강화하는쪽으로 나설지,아니면 향후 반대 급부를 많이 줄 후보를 지원하는 식의 전략을 쓸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김 원장은 미국과의 핵 대립국면에 있는 북한이 남북 관계에 가속도를 내현 정권을 유리하게 할지, 긴장국면으로 몰고 가서 체제 강화를 도모하면서차기 정권을 대미 협상 지렛대로 삼을지 고민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정기자
  • “세계 최대 습지 파괴” 새만금 사업중단 촉구

    세계 각국의 NGO(비정부기구)들이 새만금 간척사업을 세계 최대규모의 습지 파괴사례로 지목,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제8차 람사회의에 참가한 환경운동연합은 18일 “본회의에 앞서 열린 ‘세계 NGO 습지회의’에서 50여개국 150여명의 참가자들이 새만금 사업의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18일 개막되는 람사회의는 세계 각국의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1971년 이란의 람사에서 체결된 국제협약에 따라 3년마다 열리는 정부·비정부기구 회의체다.우리나라는 97년 7월 101번째로 가입했다. NGO습지회의에서 참가단체들은 “람사협약이 체결된지 30년이 지났지만 당사국들조차 협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뒤 새만금 사업을 ‘지속가능하지 않은 농업에 의한 세계 최대규모의 습지 파괴사례’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운동연합은 “각국 NGO들이 새만금 개펄을 한국의 한 개펄이 아닌 시베리아에서 중국,일본을 거쳐 호주로 이어지는 철새 이동경로의 요충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고,경제·문화·환경적 가치가 세계 어느 개펄보다 뛰어난 곳으로 지목했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세계 NGO들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에게 보내는 결의문에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과 지속가능한 농업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문 채택에는 환경운동연합과 새만금 개펄 생명평화연대 등 국내 NGO들의 끈질긴 노력이 뒷받침됐다.이들은 회의기간 동안 새만금 개펄의 가치와 간척사업의 파괴성,한국의 개펄살리기운동을 알리는 영상물을 상영해 참가자들의 관심을 일깨웠다.새만금 생명학회는 전 지구적 생태계 차원에서 새만금 사업의 비합리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한국측 참가자들은 오는 20일 현지 대회장에서 3보를 걷고 한번 절하는 ‘3보1배’ 종교의식을 통해 우리 정부의 새만금사업 강행에 항의하는 한편 21일 독일,일본,호주 대표단과 함께 새만금 개펄의 가치와 간척사업의 파괴성에 관한 국제토론회를 갖는다. 이세영기자 sylee@
  • 일요영화/ 암흑가의 두사람 外

    ◆암흑가의 두사람(KBS1 오후11시20분) 조세 지오바니 감독의 1973년작.알랭 들롱과 장 가방 콤비의 전형적인 프랑스 누아르.“그건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아니지.”라는 유명한 대사를 통해 영화는 살면서 맞닥뜨리는 예기치 않은 사건들을 ‘삶의 소관’이라 부르며 자조한다.10년만에 출소한 은행강도지노는 이제 손을 털고 싶지만 ‘삶의 소관’은 그를 내버려두지 않는다.어느날 아내가 교통사고로 죽고,옛 친구들이 경찰서를 털다가 잡혀가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한다. ◆공동경비구역 JSA(SBS 오후10시50분) 박찬욱 감독,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주연.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둘러싼 휴먼 드라마.최단 기간(15일) 서울관객 100만 돌파,통일부 공식 반출승인 후 북한에 간최초의 한국영화,사상 최고가 해외 수출(일본 200만달러) 등 다양한 기록을 보유한 2000년산 화제작.JSA 북측 초소에서 북한병사(신하균)가 살해되자 북한은 남한의 기습 테러를,남한은 북한의 납치를 각각 주장한다.중립국 감독위원회에서는 수사를 위해 한국계 스위스인 소피(이영애)를 파견한다.소피는 남북한 당국의 비협조와 중립국위의 미온적인 태도에 부딪히는데…. ◆책상서랍 속의 동화(MBC 밤12시30분) 중국 산간 벽지의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한 다큐멘터리식 영화.배우는 모두 현지에서 캐스팅한 아마추어들로,실제 캐릭터와 이름 그대로 출연했다.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가오 선생이 병든 노모를 돌보느라 학교를 잠시 떠나야 하자,촌장은 13살짜리 웨이를 대리교사로 임명한다.가오 선생은 웨이에게 ‘단 한명의 이탈자도 없게 하라.’고 신신당부한다.며칠 후 말썽꾸러기 장휘거가 돈을 벌려고 도시로 떠나자,웨이는 장휘거를 찾아나설 것을 결심한다. 채수범기자 lokavid@
  •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한국마라톤 버팀목 이셨습니다”

    ■서윤복 추모사 당신은 진정한 한국 마라톤의 든든한 버팀목이셨습니다. 선생님. 저는 지난 1947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저 머나먼 미국땅으로 향하기 전 선생님께서는 항상 ‘민족혼’을 강조하셨습니다.‘나는 태극기를 달고 뛰지 못했지만 너희들은 이제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으니 마음껏 달려 세계를 제패하라.’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쩌렁쩌렁하게 울립니다.우리는 선생님의 피 맺힌 그 말씀을 가슴에 묻었습니다.그리고 보스턴 하늘에 선생님께서 그토록 원하시던 태극기를 휘날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눈시울을 붉히며 하시던 그 말씀의 힘으로 저는 미국땅 보스턴에서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선생님과 함께한 지난 시절이 눈에 잡힐 듯 아른거립니다.춥고 배고픈 시절,한국마라톤을 살리려고 몸부림치셨던 선생님의 모습이 시간이 갈수록 뚜렷해집니다. 선수들의 끼니를 위해,비행기표를 사기 위해 서울시내 골목골목을 기웃거리던 때가 그립습니다.비록 많은 기부금을 모으진 못했지만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그 일을 그만두지 않으셨습니다. 사람들의 무관심에 낙담해 청진동 어귀 선술집에서 잔을 기울이던 선생님이 생각납니다.막걸리로 지친 목을 축이시며 껄껄껄 웃으시던 선생님의 웃음소리가 귓가에 쟁쟁합니다. 선생님은 그 막걸리 잔에 선생님의 인생을 담으셨습니다.몇 잔의 막걸리로 시름을 달래신 선생님은 다시 모금을 위해 지친 다리를 끌고 목적없는 길을 떠나시곤 하셨습니다.저는 선생님의 뒷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그토록 좋아하시던 술 한 잔 더 대접해 드리지 못한 게 이제는 큰 후회로 남습니다.지금 그 시절을 생각하며 홀로 앉아 막걸리로 목을 축여보지만 선생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희뿌연 액체만이 눈앞을 어지럽힙니다. 선생님. 한국 마라톤은 선생님의 든든한 가슴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선생님께서 걱정하셨던 만큼 이제는 혼자서도 세계를 호령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선생님. 이제는 편안히 눈을 감으십시오.우리 모두는 맥박이 뛰는 한 선생님을 기억할 것입니다.그리고하늘나라에서도 한국 마라톤을 지켜봐 주시고 후배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황영조가 본 손기정옹/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 “친할아버지나 다름없었는데….” 한국 마라톤의 ‘대부’ 손기정옹의 사망 소식을 접한 황영조(32·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 감독)는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92바르셀로나 마라톤 우승으로 손옹 이후 56년 만에 올림픽 마라톤 월계관을 되찾아온 황영조는 선배이자 정신적 지주인 손옹의 죽음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듯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전국체전 관계로 제주에 머물던 황영조는 지난 14일 손옹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산소마스크에 의지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황영조는 눈시울을 붉혔다.그게 손옹의 살아생전 뵙는 마지막 순간이 될 줄은 몰랐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저에게 항상 예전과 지금의 마라톤에 대해 많은 말씀을 해주신 인간적이고 외로운신 분”이라면서 “단순한 마라토너가 아닌 우리역사 그 자체이며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나에게 많은영향을 끼치신 분”이라고 말했다. 황영조는 올림픽마라톤 금메달리스트라는 공통분모 외에도 손옹과 각별한 인연이 많았다. 36년 8월9일과 92년 8월9일.56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같은 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황영조가 한국 마라톤 영웅의 바톤을 넘겨받은 바르셀로나 몬주익 경기장은 원래 36년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지어진 경기장이어서 감격은 더했다. 특히 손옹은 바로셀로나올림픽 주경기장에서 1위로 골인한 황영조를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이후 황영조는 손옹을 친할아버지처럼 따랐고 손옹도 황영조에게 애틋한 정을 주었다. 손옹이 98년 ‘황영조 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황영조에게 힘을 실어 줬고 황영조 역시 99년 ‘손기정의 생애’라는 논문으로 고려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올 1월 창단된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팀에서 황영조가 감독,손옹이 고문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손옹의 병원출입이 부쩍 잦아지면서 황영조는 늘 마음이 편치않았다.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한 손옹은 주위의 도움으로 통원치료를 받았고 최근에는자주 병원입원실을 드나들었다. 황영조는 “할아버지는 마라토너로서뿐 아니라 사회인으로서도 귀감이 되는 분이었다.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곽영완기자 kwyoung@ ■이봉주가 본 손기정옹/ “항상 든든한 후원자” “그분을 볼 때마다 항상 든든한 후원자를 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손기정옹의 사망소식을 전해 들은 ‘보스턴의 영웅’ 이봉주(32·삼성전자)는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이봉주는 “돌아가시기 이틀전 위독하시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았다.”면서 “그게 마지막 대면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이어 “지난해 찾아뵜을 때 내 손을 꼭 잡아주며 ‘잘한다.’고 하신 선생님의 목소리가 아직 귓가에 생생하다.”고 말하는 이봉주는 아직 손옹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닮고 싶은 마라토너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봉주는 늘 입버릇처럼 “손기정 선생님처럼 되고 싶다.”고 말해왔다.그만큼 이봉주에게 손옹의 존재는 든든한 바람막이였으며 정신적 지주역할을 했다.이봉주는 손옹의불굴의 정신력을 가장 높이 샀다.그는 “어릴 때부터 선생님을 동경하며 꿈을 키워왔다.”면서 “선생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자주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죄스러워했다.2년 가까이 선생님을 못뵌 것이 죄송스러워 지난 12일에도 병원을 찾았지만 길이 엇갈려 만나지 못했다.특히 이봉주는 지난해 4월 보스턴 우승 직후 곧바로 손옹을 찾아뵙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당시 손옹이 불편한 몸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경기를 입원실에서 밤잠을 설치며 지켜봤다는 소식을 듣고는 한동안 눈시울을 붉혔다. 이봉주는 “선생님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기고 가셨다.”면서 “우리 후배들은 그분의 뜻을 이어 한국마라톤을 다시 세계 정상에 올려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과 마라톤 역사/ 한국 마라톤의 ‘시작과 끝' 한국마라톤은 손기정의 올림픽 제패 뒤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육상은 불모지였지만 마라톤만은 한민족의 끈기를 말해 주듯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손기정의 베를린올림픽 금메달로 한국마라톤은 처음으로 세계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이 대회에서 손기정이 세계신기록을 세우면서 우승,지난해 2월 작고한 남승룡도 동메달을 따내자 세계는 일제 치하의 약소국 코리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손기정의 우승을 시발로 한국마라톤은 황금기를 맞았다.베를린의 두 영웅 손기정·남승룡이 코칭스태프를 맡은 47년 보스턴마라톤에서 한국은 우승을 일궈냈다.서윤복이 세계기록(2시간25분39초)을 세우며 우승,마라톤 한국의 기개를 다시 한 번 세계에 펼쳤다.한국마라톤의 역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3년 뒤인 50년 함기용이 또 보스턴마라톤을 제패,명실상부한 마라톤 강국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러나 이후 한국 마라톤은 긴 침체에 빠졌다.한국전쟁 뒤 국민들은 먹고살기에 바쁜 나머지 다른 곳에 신경 쓸 틈이 없었다.이런 와중에 세계 마라톤은 무서운 속도로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그러나 한국마라톤은 긴 잠에서 깨어날 줄 몰랐다. 40여년이 흐른 뒤 한국마라톤은 거대한 용틀임을 재개했다.지난 92년 바로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월계관을 쓰면서 재도약의 전주곡을 울렸다.그뒤 한국마라톤은 세계와의 격차를 무서운 속도로 줄이기 시작했다.4년 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이봉주는 은메달을 따냈다.2회 연속 올림픽 메달 획득은 세계를 놀라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한민족은 여자마라톤에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보였다.북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정성옥은 지난 99년 세비야 국제육상대회에서 세계 철녀들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다.한민족 여자마라톤이 세계로의 질주를 시작한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 ■손기정 어록 “일장기 달고 우승 울고싶었다” ◆비극의 시대였다.절망만이 가득하던 그 시대에 내가 택한 것이 마라톤이었다.희망을 향한 탈출구라도 좋았고,끝내는 파멸로 향한 길이라도 좋았다.한시라도 달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다.나는 마치 공기를 숨쉬듯 눈덮인 언덕,얼어붙은 자갈길을 뛰고 달렸다.(자서전 ‘나의 조국 나의 마라톤’ 중에서) ◆나 오늘 천당 갔다 온 기분이야.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2000년 8월9일 양정고에서 열린 ‘베를린마라톤 제패 64돌’ 축하행사에서) ◆왜정 때는 아무리 잘 뛰어도 제대로 칭찬 한 번 못받았지.그래서 일장기말소 사건도 나온 것이고….마라톤을 하면서 힘들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모든 것이 한국 마라톤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니 결코 포기하지 말고 뛰어 주길 바라요.(97년 동아마라톤에 앞서) ◆마침내 우승은했으나 웬일인지 울고만 싶소.(1936년 베를린마라톤 우승 직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아파도 세계를 제패한 다리만은 자를 수 없다(2001년 1월 서울삼성병원 입원 치료중 의료진의 발가락 절단 진단을 듣고) ◆눈을 감기 전에 보고싶은 게 두 가지가 있다.첫번째는 살아 생전 고향(신의주)땅을 밟아보는 것이고 두번째는 황영조가 마라톤을 다시 하는 것이었는데 그중 하나는 이뤘다.(1998년 3월 ‘황영조후원회’ 회장을 맡으며) ◆오늘 내 국적을 찾아준 것이나 마찬가지다.내가 노래를 잘 한다면 운동장 한복판에 나가서 우렁차게 악을 쓰고 싶다.(1992년 8월 9일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황영조가 우승한 직후) ◆코스도 모르고 뛰었던 마라톤 데뷔전. 1932년 3월 동아일보가 주최하는 경영(경성∼영등포)마라톤대회 전날 코스답사를 하다가 길을 잃었다.광화문에서 반환점인 영등포까지 차비도 아낄 겸 걸어서 갔다 오기로 하고 나섰다가 해가 저물어 전차를 타고 그냥 돌아온 것.다음 날 서울역을 지나 삼각지까지는 선두를 달렸으나 이리저리 갈래를 뻗은 삼각지에서 어느쪽이 코스인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 변용환에게 추월당했고 이후 그의 꽁무니만 쫓아 다녔다.
  • 정치/ 한나라·민주 대선공약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측이 12월 대선을 앞두고 공약을 마련했습니다.대한매일은 이들 공약의 주요 내용을 비교·소개한 뒤 적절한 시기에 본지 명예논설위원 및 자문위원 등의 자문을 통해 이들의 문제점을 정밀분석할 예정입니다.이와 함께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권영길(權永吉) 민노당 후보측도 공약을 종합발표하면 추후 정리할 예정입니다. ■현역복무 2개월 단축 한나라당은 12일 제왕적 대통령 시대의 청산과 일체의 정치보복 금지 및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깨끗한 정부건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통령선거공약을 발표했다.한나라당은 특히 집권하면 군복무 기간을 2개월 이상 단축하겠다고 약속했다.부문별 공약을 간추린다. ◆정치·외교·군 국무총리가 헌법과 법률에 보장된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책임총리제)하도록 하겠다.국회가 특정사안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를 요청할 수 있고,감사원은 그 결과보고를 의무화하는 감사지정 제도를 도입하겠다.대통령과 당의 대표권은 분리한다. 권력형 비리를 막을 공약으로는 ▲대통령 직계 존비속의 재산등록 고지거부권 폐지 ▲부패방지위원회 산하 ‘대통령 친인척 비리 감찰기구’ 설치 ▲대통령 친인척 공직임명 제한 등을 제시했다.특히 특별검사제와 관련,국회에 ‘권력형 비리조사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국정조사권과 특별검사 임명요청권을 부여할 계획을 밝혔다. 검사의 항변권을 보장하는 등 검사동일체 원칙을 제한한다.외부인사가 참여하는 ‘검찰인사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이다.또 신속한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관을 늘릴 계획이라는 공약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군사안보분야에선 북파공작원 국가보상 현실화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대북관계에선 북한이 안보를 위협하는 한 ‘주적(主敵)개념’을 명확히 하고,북한이 군사적 긴장완화와 위협제거에 협력할 경우에만 경협 합의서를 실천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경제·금융·농어업 정부예산 중 연구개발예산 비중을 6% 이상 높여 과학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고,대통령 직속 과학기술정책 특보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또 과학기술자 노후보장을 위한 별도의 연금제 도입,일정기간 이후 기업규제를 폐지시키는‘규제일몰제’도 공약에 포함됐다. 국민들의 세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초·중·고교 및 재수생 자녀의 학원수강료에 대해 소득공제혜택을 주고 납세자가 국세청에 세금시정 요구를 할 수 있는 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또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 대기업을 보증하지 못하도록 금지시키고,중소기업의 법인세율을 현행 최저 12%에서 인하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예산의 10% 이상을 농어업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쌀값 보전직불제도입 ▲농어민 자녀 학비지원 고등학교까지 학대 ▲환경축산 직접직불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농어촌 토지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농어촌 주택 구입시 1가구 2주택에 따른 중과세를 경감시키고 인구 1만∼3만명 규모로 거점별 친환경적 농촌도시를 건설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했다. 또 국민주택기금을 서민용 임대주택 건설부문에 우선 지원하고,집권 5년동안 주택 230만호를 건설해주택보급률을 1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교육·문화·복지 국민들이 고액과외 등 사교육비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학교교육을 강화한다.국민 기초학력 보장제도를 도입해 공부하는 학교를 만든다.유아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충한다. 고교평준화정책을 점진적으로 개선한다.학교교육의 다양성을 신장하고 선(先)지원,후(後) 추첨체를 확대한다.특성화고(자동차고·조리고·애니메이션고 등)를 육성하고,특수목적고(과학고·외국어고·예술고 등)의 설립취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수능시험에서 선택과목의 수를 확대하고 복수 응시기회를 제공하는 등 학생의 선택의 기회를 늘린다.교육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7%선까지 확보하겠다.교사정년을 단계적으로 환원하고,교사잡무 부담을 대폭 덜어준다. 교사연수 안식년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만 5세아에 대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모든 학교에 전자도서관을 설치한다. 문화예산을 정부예산의 1.5% 수준으로 확충한다.문화재청을 문화유산청으로 개편하는 등 문화재행정을 강화한다.한국영화의 실질적인 자생력이 확보될때까지 스크린쿼터제를 유지한다.국정홍보처와 신문고시제를 폐지한다.대통령직속의 ‘의약분업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의약분업을 종합 평가,개선·보완하겠다.저소득가정에 대한 아동수당제를 도입한다.발병이 잦은 위암·대장암·간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 등 6대 암에 대해 전국민 건강검진제도를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정리 오석영기자 palbati@ ■보육료50% 국가지원 ‘당당한 대한민국 떳떳한 노무현(盧武鉉)’이라고 명명된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의 대선 공약은 ▲바로 선 대한민국(정치) ▲부강한 대한민국(경제) ▲살기 좋은 대한민국(사회·문화) ▲당당한 대한민국(통일·외교·국방) 등 4대 비전으로 이뤄져 있다.또 20대 기본정책과 150대 핵심과제로 구성돼 있다. ◆바로 선 대한민국 효율적이고 투명한 ‘좋은 정부’를 만들겠다는 원칙이 바탕이다.이를 위해 당정 분리,원내중심의 정책정당화 및 선거공영제 확대,국회의원 선거구제의 중대선거구제로 전환,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등을 도입키로 했다. 부정부패를 근절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임기 내 개헌을 시작으로,‘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설치,특별검사제도의 한시적 상설화,국가정보원장·금융감독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 등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특히 부정부패 사범에 대해선 공소시효를 연장하고 사면·복권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지방의 균형 발전을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청와대·국회·중앙행정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고,신행정 수도를 충청권에 건설하는 것을비롯,‘인재지방할당제’를 공공부문에도 도입한다. 특권과 차별이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가차별시정위원회’를 설치하고 ‘사회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학벌·여성·장애인·비정규직·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도 시정키로 했다. ◆부강한 대한민국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고 동북아 중심국가로 나가겠다는 내용이 골자다.북방 특수,250만개 신규 일자리 창출,경제의 효율성 강화 등 ‘신(新)성장 전략’을 통해 평균 7%의 경제성장을 달성할 것을 약속했다. 동북아중심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방안으로 ‘동북아 평화 및 경제협력체’ ‘동북아 에너지 협력기구’를 창설하고,‘동북아 개발은행’ ‘동북아 철도공사’를 설립키로 했다.특히 인천국제공항,부산항,광양항을 동북아 물류의 거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공정한 경쟁질서의 확립을 위해선 재벌 계열사간 상호출자·채무보증을 금지하고,증권분야에 집단소송제를 조기 도입하기로 했다. 과학기술 5대 강국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이공계 대학생 3명 중 1명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기초과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전체 R&D 투자의 25%로 늘리기로 했다. ◆살기 좋은 대한민국 빈부격차를 해소,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고 약속했다.과세표준 3000만원이하의 근로소득자의 소득 공제 폭을 확대하는 등 근로자의 조세부담을 줄이고,임기 안에 국민임대주택 50만호를 건설할 방침이다. 특히 중산·서민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필수 예방접종의 무상 실시 확대,임산부와 영·유아의 무료 건강진단,5대 암·만성질환에 대한 국가 관리등 ‘평생건강관리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아울러 암·난치병 등 중증 질환에 대한 진료비 총액 상한제도를 도입,서민층의 부담을 줄일 것을 다짐했다. 지방대의 재정 지원을 크게 늘리고 학생선발 방식과 시기,정원 등을 대학에 위임하는 입시제도 개선안을 내놓았다.채권을 발행해 등록금 부담도 줄인다는 복안이다.유아교육을 공교육화하고 실업계·농어촌 고교에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여성 정책으로는 보육료의 50%를 국가가 지원해 여성의 사회참여 기반을 마련하고 여성관리직 임용목표제를 도입,여성정책의 기틀을 다질 방침이다.여성 의원의 비율을 지역구 30%,비례대표 50%로 늘리고,여성 일자리 50만개 창출,호주제 폐지 방침도 밝혔다.노인예산 1%를 확충하고 ‘고령사회대책기본법’을 제정,노인문제를 제도적으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농업 예산을 10%확보하고,농어민 부채 경감,농어촌특별세 기한 연장,직접지불제 확대,농업진흥지역 외 농지 소유 상한제 폐지 등의 대책도 마련했다. ◆당당한 대한민국 노 후보는 강한 안보와 자주 외교를 바탕으로 평화와 번영의 신(新)한반도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이를 위해 신뢰우선과 국민합의,포괄적 안보,장기적 투자로서의 경제협력,남북주도의 경제협력 등 ‘대북 5대 원칙’을 제시했다.사망했을 때 장지(葬地)를 고향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평화시(市) 건설,금강산과 개성공단의 남북공동경제구역화 등의 방안도 마련했다.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대북지원·경협을 일괄타결하는 한반도 갈등 해결 방안도 포함됐다. 김재천 홍원상기자 patrick@
  • 부음/ 한국추상화 선구자 유영국 화백

    한국적 추상화의 선구자인 서양화가이자 예술원 회원인 유영국(劉永國·사진) 화백이 11일 오후 9시 숙환으로 별세했다.87세. 한국 모더니즘의 1세대인 그는 1916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나 38년 일본 동경문화학원 유화과를 졸업했다.그해 제1회 일본 자유미술전 최고상을 받은이래 최근까지 60여년 일관되게 기하학적 추상 회화를 추구했다.주요 모티브인 ‘산’을 통해 그는 엄격한 기하학적 구성과 강렬한 색채의 조화를 통해 예술세계를 구축해나갔다.국전 초대작가,현대작가 초대전,상파울루 비엔날레,일본 동경국제 미전,한국현대회화 동경전 등에 출품했다.1979년부터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한데다 한국미술협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예술원상,보관문화훈장 등도 받았다. 유족으로 부인 김기순(金己順),장남 진(進·한국과학기술원 교수),차남 건(建·건축가),장녀 이지(里知·서울대 미대교수),차녀 자야(慈也·공예가),자부 김명희(金明喜·한양대 사범대 교수) 김혜정(金惠貞·명지대 건축대 교수) 등이 있다.빈소는 서울삼성의료원,발인은 14일 오전 10시.(02)3410-6914
  • 복지40~80/ 대한은퇴자協 주명룡회장 “한국의 조기퇴직 재고돼야”

    “인생에 은퇴란 없습니다.귀하의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내시렵니까?” 대한은퇴자협회(KARP) 주명룡(56·朱明龍) 회장이 던지는 질문이다. 다소 엉뚱한 듯 하지만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온 대한민국 40∼50대들에게 은퇴 이후의 삶은 ‘준비 없이 맞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주 회장은 또 ‘은퇴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부지불식간에 은퇴를 강요당하는 한국 사회의 그릇된 인식을 바꾸고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래서 ‘당신은 이시대의 영원한 주인공’이라고 적힌 깃발을 흔들며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장노년층 ‘기 살리기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런 활동을 하는 대한은퇴자협회는 어떤 단체이며 이 단체를 만든 주 회장은 어떤 인물일까.명칭만으로는 노인관련 복지단체인지 실직이나 고용문제를 다루는 노동단체인지 선뜻 판단이 서지 않는다.‘은퇴’라는 개념 조차 아리송하다. 지난 1월 재미교포 주 회장이 이 단체 창설을위해 21년만에 한국에 건너오자 사람들은 ‘정치하러 왔다.’고 수군덕거렸다.‘그 유명한’ 뉴욕 한인회장 출신인 탓이다.대부분의 사람들은 주 회장이 한국에서 정치를 하기 위해‘외곽단체’를 설립한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KARP는 창립 1년도 채 안된 신생 시민단체로는 기대하기 어려운 활발한 활동을 벌였고 언론과 정부,경쟁 시민단체들로부터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주 회장을 서울 공덕동 사무실에서 만나 한국 사회에서의 은퇴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들어봤다.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역(逆) 이민’을 오게 된 뒷면도 한번 들여다 봤다. ■대한은퇴자협회는 어떤 단체이며 무슨 일을 합니까. KARP는 미국은퇴자협회(AARP)를 모델로 1996년 미국에서 창립,5년동안 미주 한인사회에 봉사해왔다.UN에 등록된 비영리,비정당 비정부기구로 국내 시민단체중 유엔 비정부기구(NGO)에 등록된 단체는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외환위기 이후 불어닥친 강제 구조조정의 와중에서 갈수록 왜소해져가는 한국 장노년층의 실상을 보고 이들의은퇴 이후 문제를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 한국 진출을 결심했다. KARP는 은퇴문화의 형성,자원봉사정신 고취,가족의 가치 재조명,기부문화의 정착,서로 돕는 삶의 여유를 취지로 한다.은퇴사회 정착을 위한 사회복지적 차원의 제도개선이 주요 목표이다. 회원서비스로는 정기 및 비정기 간행물제공,포럼 및 세미나,캠페인,건강 및 의료정보제공,보험,은퇴이후 재정서비스 등이 있다.상근 직원 6명과 비상근전문위원 30명이 일을 돕고 있다.전문위원들은 전직 대기업 CEO에서부터 우체국장 출신까지 다양하다.현재 회원은 3만3000여명이다. ■한국에 진출하게된 이유와 활동경과는. 창립이후 세계대회 2회 참가,코리아 걷기대회,장노년층의 경제활동 활성화를 위한 노동관련 법령개선 제안서 제출,연령차별 금지법 신규 제정과 고령자 고용촉진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가두캠페인 및 퍼포먼스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해왔다. 은퇴문화 불모지 한국에서 생긴지 1년도 안된 단체가 벌인 행사라곤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때문에 나의 귀국에 대한 의구심이 많이 풀어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영구 귀국절차를 밟고 있고 집사람도 미국 사업체를 정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다.나고 자란 고향땅에 돌아오는데 무슨 이유나 목적이 있어야 하나.81년 미국에 이민가기 전까지 나는 대한항공 국제선 사무장이었다.78년 소련영공에서 격추당해 무르만스크에 비상착륙했던 KAL 902편을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그때 나도 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사실은 98년 외환위기 직후 들어오고 싶었다.한국인 최초의 미국 본토 맥도널드 프랜차이즈 운영자로서 얻은 경험과 뉴욕 한인회장으로 쌓은 관록을 한국의 은퇴문화 정착에 쓰고 싶었던 것이다.나는 50대 후반에 제3의 인생을 다시 시작했다.성냥불을 켜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 ■은퇴의 개념은 무엇이며 은퇴문화란 무엇인가. 81년 미국으로 이민가지 않고 사고없이 근무했다면 지난해 정년퇴직했을 나이다.함께 근무하던 동료들 대부분이 이미 퇴직했다. 한국 장노년층의 경제적 수명은 선진국보다 최소 10년에서 최고 15년까지 짧다.이것은 국가적 사회적 가정적 개인적 손실이다. 한국에서 나이먹은 사람은 경제적 빈곤,건강,역할상실,소외감 등 4중고를 겪고 있다.이들을 위한 복지대책은 그 어느 곳에도 없고 구호대책만 존재할 뿐이다.고쳐져야 한다. 은퇴란 지금까지 해오던 첫번째 일에 대해 선을 그은 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영어에서 ‘은퇴하다.’란 의미인 ‘리타이어’(retire)는 타이어(tire)를 다시(re) 갈아 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매우 긍정적인 개념이다.은퇴란 자의에 의한 것이어야 한다.한국처럼 조기퇴직,명예퇴직같은 강제성이 개입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정년제 환원’운동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렇다.한국의 조기 정년문제는 재고돼야 한다.고령화사회 진입과 맞물려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된다.98년 외환위기 이후 4년 가까이 줄어든 정년을 환원시키겠다는 운동이다. 미국의 경우 78년 당시 66세이던 정년을 70세로 늘렸고 86년에는 정년제를 아예 폐지했다.현재 55세 정도인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기업과 정부,수혜자 3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제시하려고 한다. 노주석기자 joo@ ■美 은퇴자협회는 미국은퇴자협회(AARP)의 좌우명은 ‘봉사하되 봉사받지 않는다.’이다.AARP는 50세 이상 연령층의 권익을 옹호하는 비영리,비정부,비정당 단체인 동시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막강한 단체로 손꼽힌다. 65세이상 노인에게 무료의료혜택을 주도록 한 ‘메디케어’를 법제화했고 기업의 정년제를 폐지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노인채용을 꺼리는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노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정치인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는 무시무시한 압력 단체이다. 50세 이상의 남여라면 누구나 은퇴여부와 무관하게 가입할 수 있으며 현재는 3500만명 이상의 회원을 자랑한다.미국 전 국민의 13%가,50세 이상 미국인의 52%가 회원이다. 회원의 평균연령은 66세.절반이상이 여성이며 완전히 은퇴한 회원은 절반에 못미친다.회원의 3분의1 이상이 풀타임 또는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이 단체는 1947년 전국 은퇴교사협회를 효시로 펠시 앤드루스 박사가 창립했다.현재 미국 워싱턴DC에 전국 본부가 있으며 각주에 지부를 두고 있다. 회원 및 자원봉사자,대중에게 행정지원 및 기술자문을 제공하는 1800여명의 유급직원을 두고 있으며 연간 예산이 6억달러에 이른다. 테스 캔자회장(74)은 KARP창립기념 기조강연을 통해 “미국에서는 은퇴자들이 ‘수동적’에서 ‘능동적’으로,‘받는 자’에서 ‘주는 자’로 변했다.”면서 “은퇴란 말의 의미는 중요하지 않으며 은퇴는 오히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이다.”라고 강조했다. 캔자회장은 또 은퇴의 고통을 겪고 있는 한국의 중장년층에게 “긍정적인 생각이 은퇴 후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첫번째 요소”라고 강조하면서 “젊어서 못하는 것을 나이들어서 한다는 여유를 갖고 자원봉사,사회개혁 캠페인에 적극 참여하라.”고 조언했다. 노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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