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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복60-민족대축전 화보] 광복에 바친 生 영원히…

    [광복60-민족대축전 화보] 광복에 바친 生 영원히…

    ■ 北대표단 현충탑 참배 안팎 그들의 얼굴 앞에 포연(砲煙) 대신 향연(香煙)이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14일 ‘8·15 민족대축전’ 북한 대표단이 6·25 전쟁 전사자의 위패가 모셔진 현충탑 앞에서 참배하는 장면은 실감이 나지 않을 만큼 긴 여운을 남겼다. 50여년 전 서로 총부리를 들이댔던 쌍방이 무덤 앞에서 참배의 형식으로 만나는 그림은 전쟁 당시는 물론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일반 국민으로서는 상상키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측 대표단의 표정과 행동엔 약간의 경직됨이 묻어 있었고, 참배 절차와 시간도 최대한 짧게 하는 등 전체적으로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이날 오후 3시쯤 대형버스로 현충원 현충문 앞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 32명은 김기남 당국대표 단장과 안경호 민간대표 단장을 선두로 해 5열 종대로 줄을 맞춰 현충탑으로 향했다. 고경석 현충원장과 송기호 현충과장이 좌우에 서서 대표단을 안내했다. 이때 양옆에 도열한 국군의장대가 “받들어 총”이라는 구령과 함께 거총 자세로 예우를 갖췄지만 대표단은 일체 두리번거리지 않고 정면만을 응시했다. 표정은 엄숙하면서도 굳어 있었다. 대표단은 50m가량을 걸어서 2분여 만에 현충탑에 도착했다. ●행동경직… 참배시간 모두 5분정도 걸려 현충탑 앞에 도열한 대표단은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이라는 집례관의 구호에 따라 약 5초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대표단은 묵념을 끝내자마자 곧바로 오던 길을 되돌아 현충문으로 나왔으며 이때 의장대가 다시 “세워 총”이라는 구령으로 거총 자세를 취하면서 참배는 마무리됐다. 전체 시간은 5분 정도 걸렸다. 김기남 단장은 나오는 길에 고경석 원장에게 현충원의 시설과 규모에 대해 물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현충원을 방문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민족의 화합을 위해 앞으로 일들을 많이 합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경호 단장은 기자들이 몰려들자 “역사적인 장면이니까 취재 경쟁이 심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충원의 공식 참배 절차는 헌화→분향→묵념 등 순으로 진행되지만 북측은 이날 헌화와 분향 절차를 생략했다. 다만 대표단이 도착하기 전 현충원측에서 향을 피워놓아 묵념 당시에는 하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었다. 통일부측은 “우리와 북측은 참배 관행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보수단체 회원 24명 연행 격리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동상 등을 참배할 때 헌화는 하지만 분향은 하지 않는다. 앞서 오후 1시45분쯤 현충원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보수단체 회원 24명이 경찰에 의해 연행돼 강제 격리됐으며, 대표단 버스가 현충원 정문을 통과할 때도 40대 남성이 경찰 저지선을 뚫고 버스에 달려들며 반북구호를 외치다가 연행됐다. 김상연 이효연기자 carlos@seoul.co.kr ■ 헌화·분향 않고 왜 묵념만 14일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묵념만 하고 5분 만에 서둘러 자리를 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단은 현충원의 공식 참배 절차 가운데 헌화와 분향 순서를 생략했다. 이는 북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참배 관행이 자연스럽게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북측은 김일성 동상과 혁명열사릉 등 현충시설을 참배할 때 분향은 안 하지만 꽃다발과 꽃바구니로 헌화도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북측은 5초 정도의 짧은 묵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서둘러 현충탑을 떴고, 내내 경직된 표정을 풀지 않았다. 이와 관련, 북한 당국이 북한내 강경파와 대남관계의 수위 조절을 두루 감안한 것 같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충탑에 헌화할 경우 김일성 동상에 대한 예우와 맞먹는다는 점에서 북한 주민이 받을 충격을 우려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직 남한과의 공조 방침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번에 너무 최고의 예우를 할 경우 나중에 남북관계가 부정적으로 흐를 때 빠져나갈 여지가 없다는 점도 감안했다는 관측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민족대축전 이모저모 14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은 관중석을 가득 메운 5만 인파의 우렁찬 통일 함성으로 진동했다. 함성은 이어 벌어진 통일축구로 절정에 달했다. ●“말복 폭염도 통일열기 못 따라와” 나흘간 계속되는 8·15 민족대축전은 오후 5시10분 남·북·해외 대표단의 민족대행진(상암동 평화공원∼월드컵경기장)으로 막을 열었다. 북한 대표단은 ‘역사적인 북남공동선언 기치 밑에 통일운동을 거족적으로 벌여나가자.’고 적힌 플래카드를 앞세워 행진했다. 성자립 김일성종합대 총장은 “오늘이 말복이라 날씨가 덥고 폭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통일열기는 따라잡지 못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대표단이 경기장에 도착한 오후 6시 각각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가 성화대에 불을 붙였고, 그 순간 한반도기가 게양됐다. 개막식은 백낙청 남측 준비위원회 위원장의 개막선언과 북측 당국 대표단장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남측 당국 대표단장 정동영 통일부장관의 개막연설 순으로 진행됐다. ●세종로서도 축구 보며 남북 동시응원 오후 7시 남북 통일축구 경기 시작에 앞서 일제시대 위안부로 끌려갔던 최갑순씨 등 정신대 할머니 3명과 경기 하남시 대안학교인 ‘꽃피는 학교’ 학생 28명이 ‘고향의 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경기가 열린 상암월드컵경기장 주변은 물론 차량의 통행을 막은 세종로에 모인 시민들까지 남북 양측을 모두 응원하며 통일을 향한 염원을 실어보냈다. 통일연대 등 진보단체는 15일 0시쯤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결의의 밤’ 행사를 가졌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 등의 인사말로 시작된 행사에는 학생 등 1만6000여명(경찰추산)이 참가했다. 이례적으로 한국민주통일연합(재일 한국인 단체) 등 해외인사들도 참석했다. 당초 행사는 연세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세대측과 연세대총학생회의 반대로 장소가 변경됐다. 유영규 이효연 나길회기자 whoami@seoul.co.kr
  • “한국 섬 관광비 내려야”

    ‘서울∼전남 신안 가거도는 22만 6000원, 서울∼상하이 3박4일에 27만원’ 관광회사들이 내놓은 관광비용으로 보자면 국내 섬을 찾을 관광객은 없는 셈이다. 10일 전남 신안군 임자도 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섬 관광자원 개발전략 수립을 위한 한·중·일 국제학술토론회’에서 김정호(68) 진도군 문화원장은 “섬 1965개를 갖고 있는 전남도가 섬으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관광회사가 내놓은 요금은 서울∼해남(땅끝)이 18만 4000원, 서울∼중국 산둥성의 웨이하이(威海), 칭다오(靑島)가 20만원”이고 “같은 국내에서도 고속철도(KTX)가 다니는 서울∼부산∼거제도 해금강이나 외도는 22만 3000원으로 전남 남해안 관광이 경쟁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남 섬이 아름답고 매력적이라 하더라도 접근성이나 숙식비 등에서 부담이 크면 누가 오겠는가.”라며 “섬에 관광호텔 유치보다는 텐트촌이나 펜션, 민박가정의 현대화 등 손쉬운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상관광 절정기인 지난달 국내 여행사들은 대부분 해외여행객 모집 광고에 열을 낸 반면 국내에서는 제주 우도와 마라도, 전남 홍도, 경남 외도 등 일부 섬으로만 제한했다. 또 이 토론회에서 중국사회과학원 관광연구센터장인 장광루이(張廣瑞)는 “지난해 중국의 해외여행객은 2800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42%가 늘었고 2020년에는 1억명에 이를 것”이라며 “내륙이 많은 중국인들이 바다와 섬, 그리고 해상관광을 동경하고 있다는 점을 관광산업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전남 곳곳의 섬의 경관과 문화 등을 이용한 차별화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휴식공간을 만든다면 중국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전남에는 전국의 섬(3170개) 가운데 62%인 1965개, 전국 해안선(1만 2902㎞)의 절반인 6431㎞, 갯벌은 전국(2393㎢)의 44%인 1054㎢가 있다.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월드이슈] 세계화·IT혁명…몰락하는 20세기형 노동운동

    [월드이슈] 세계화·IT혁명…몰락하는 20세기형 노동운동

    노조는 쇠퇴하는가.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 노조들이 급격한 조합원 감소와 내부 불화 등으로 추락하고 있다. 여전히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는 브라질 등 제3세계 노조도 ‘성장 우선 정책’이란 대세 속에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정보화 진전 등 산업구조의 변화와 세계화, 시장주의를 앞세운 ‘신 자유주의’의 거센 격랑 속에 격변의 문턱에 있는 세계 주요 국가 노조들의 변신을 살펴본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의 노동조합 퇴조 현상은 미국노동자연맹(AFL)-산업노동자회의(CIO)의 분열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노동단체라는 AFL-CIO는 산하 노조의 잇따른 탈퇴로 통합 50년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140만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식품상업노조가 지난달 29일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서비스노조국제연맹(조합원 180만명)과 전미트럭운전자조합(조합원 140만명)도 이탈을 발표했다. 이로써 조합원 규모가 가장 큰 3개 산하 노조가 모두 이탈했고 호텔레스토랑노조(조합원 45만명)의 탈퇴도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AFL-CIO는 1935년 대공장 숙련 노동자 중심의 AFL에서 탈퇴한 자동차, 철강 등 당시로서는 신산업 노동자들이 결성한 CIO가 1955년 AFL과 다시 통합하면서 이뤄진 단체다.AFL-CIO는 70년대까지 미국 정치·경제·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AFL-CIO는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를 지지했으나 당선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렇다면 AFL-CIO의 퇴조 원인은 무엇일까? 미국 언론들은 존 스와니 위원장의 3선 도전과 그에 반대하는 서비스노조국제연맹 앤드루 스턴 위원장 간의 갈등을 우선적인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노조 지도부가 전체 노동자의 권익 향상보다는 정치적 영향력 확대에 골몰하고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일부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등 기득권화·노동귀족화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의 노조 퇴조는 지도부 내부의 갈등을 넘어선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을 안고 있다. 주미 대사관의 전운배 노동관은 ▲산업구조의 변화 ▲새로운 경영기법의 등장 ▲보수적인 공화당의 장기 집권 등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우선 AFL-CIO가 결성돼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의 중추산업은 중후장대형 제조업이나 광산업 등이었다. 그러나 20세기 후반부터 산업의 중심이 서비스, 정보통신 등 새로운 분야로 넘어가고 여성·외국인 근로자도 늘어나면서 노조에 대한 관심이 덜한 계층이 산업의 주요 분야를 차지하게 됐다. 이와 함께 20세기 말부터 갖가지 신경영 기법이 등장하면서 경영진이 노조를 관리하는 방법도 매우 전략적이고 세련돼졌다고 할 수 있다. 근로자의 고충을 미리 해결해 노조에 대한 관심을 저하시킨다거나, 아예 회사를 노조운동이 활발하지 않은 남부 지역으로 옮겨가는 상황이 나타났다. 또 지난 80년대 이후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조지 W 부시 등 공화당 출신의 대통령이 계속 당선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업 경쟁력 강화와 분배 대신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펴온 것도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은 우리나라의 중앙노동위원회에 해당하는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판정 기능)와 연방중재화해국(FMCS·중재 기능)에 대부분 보수적인 인사들을 임명했다. 미국의 진보진영에서는 이들이 노조 설립을 제한하는 등 노동운동을 제약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dawn@seoul.co.kr ■ “분배보다 성장” 실용주의 확산 제 3세계의 노조도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세계화의 거센 파고 속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경제발전 제일주의 정책’을 채택하면서 변신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이다. 제 3세계 노조들은 아직 미국, 유럽국가들처럼 조합원이 급감하고 영향력이 추락하는 상황은 아니다. 극심한 빈부격차, 저개발, 대중주의적인 정치유산 등으로 노동조합의 영향력은 건재하다. 그러나 국제 경쟁의 격화 속에 노동자의 권익 향상과 노조활동의 보호보다는 경제발전의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성장 정책에 각국 정부들이 집중하면서 노조운동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지나치게 경직된 노동관련 법안들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이들 정부의 시각이다. 노동자와 빈곤층을 위한 ‘복지위주 정책’이 친기업적인 ‘시장자유주의’로 방향을 바꾸고 있는 것도 맥을 같이한다. 좌파 정권이란 든든한 배경을 가진 브라질이나, 좌파적인 경제정책의 보호막 속에 있던 인도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 복지확대보다 긴축재정, 수출신장, 경제성장 기반구축에 중점을 두는 ‘좌파 실용주의’란 대세 속에 경제발전과 효율성이 더욱 강조되는 까닭이다. 외국 투자유치를 확대하고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경직된 노동관계법을 고쳐 고용과 해고를 손쉽게 해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 나가자는 자세다. 파업권, 단체행동권, 정부의 개입 등 노동권을 일정부분 제약하더라도 기업부담을 줄이고 기업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2002년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을 권좌에 올려놓고 첫 좌파정권을 탄생시킨 집권 노동자당(PT)은 금속 노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PT는 현재 하원에서 전체 의석(553석)의 17.7%(91석)를 차지하는 제1당이기도 하다. 그러나 PT는 기존 노동법을 개정, 노동자의 파업권을 제한하고 정부 개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또 복수노조를 전면 허용하고 기업이 부담하는 조합세를 기부금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룰라 정부는 2006년 전면적인 노동개혁을 추진할 계획이다. 히카르도 베르조니 브라질 노동부 장관은 “의회 논의와 수렴을 통해 개혁안을 연내에 마무리할 것”이라면서 노조의 반대를 일축하고 있다. 평균 14시간에 노조 1개씩 늘어나는 노조 난립이 자칫 노동자 해이와 비효율을 만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룰라 정부의 노동법 개혁안에 깔려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5월1일 상파울루시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행사에 불참하고 인근 상 베르나르도 도 캄포시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공장을 찾아가 근로자들을 격려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한편 신흥 잠재 경제강국인 ‘브릭스’(BRICs)의 일원인 인도도 경제발전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을 목표로 하는 개혁드라이브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임금 양보해 일자리 지키자” |파리 함혜리특파원|독일 하노버에 있는 폴크스바겐자동차 생산공장의 근로자들은 지난해보다 시간당 9% 정도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 노사가 지난 연말 임금상승 없는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한 탓이다. 지멘스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이체 텔레콤 등도 주당 근로시간을 임금보전 없이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독일 근로자연합에 따르면 중간규모의 기업 50여개도 이같은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독일 최대 노조조직인 금속노조(IG메탈)가 지난 1984년부터 견지해온 근로시간 감축 노선을 ‘폐기 처분’한 이같은 노사협상은 산별노조의 전통이 강한 서유럽 국가 노조의 힘과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독일기업의 노조가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가로 급여 삭감을 받아들인 것은 노조 권력의 약화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최근 몇년간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노조가입 비율이 떨어지는 등 노동운동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의 정형우 노무관은 유럽의 노조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세계화에 따른 경쟁 심화를 꼽았다. 정 노무관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기업이 탄력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산별교섭보다는 개별 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노사협상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주 35시간 근로제를 폐지하면서 연간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180시간에서 220시간으로 늘리되 기업별로 노사합의 아래 그 이상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도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럽연합(EU) 확대로 새로 회원국이 된 동유럽 국가들이나 중국과 비교해 유럽국가는 노동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많은 기업들이 공장의 해외이전을 계획 중이다. 노조는 공장이전으로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는 사측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편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노동운동의 쟁점은 임금협상에서 일자리 문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노사관계는 투쟁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도높은 노동시장 개혁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의 집권 슈뢰더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동권 축소를 골자로 한 ‘어젠다 2010’을 수립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기업주에게 고용·해고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 고용계약서’ 도입 등을 포함한 고용촉진법령을 승인했다. 이같은 정부의 개혁정책이 노동계의 반발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은 “노조의 힘이 더 약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성 노조는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는 셈이다. lotus@seoul.co.kr
  • “임금 양보해 일자리 지키자”

    |파리 함혜리특파원|독일 하노버에 있는 폴크스바겐자동차 생산공장의 근로자들은 지난해보다 시간당 9% 정도 낮은 보수를 받고 있다. 노사가 지난 연말 임금상승 없는 근로시간 연장에 합의한 탓이다. 지멘스와 다임러크라이슬러, 도이체 텔레콤 등도 주당 근로시간을 임금보전 없이 35시간에서 40시간으로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독일 근로자연합에 따르면 중간규모의 기업 50여개도 이같은 노사협약을 체결했다. 독일 최대 노조조직인 금속노조(IG메탈)가 지난 1984년부터 견지해온 근로시간 감축 노선을 ‘폐기 처분’한 이같은 노사협상은 산별노조의 전통이 강한 서유럽 국가 노조의 힘과 영향력이 예전에 비해 현격하게 줄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독일기업의 노조가 일자리를 보장하는 대가로 급여 삭감을 받아들인 것은 노조 권력의 약화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최근 몇년간 거의 모든 유럽 국가들에서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노조가입 비율이 떨어지는 등 노동운동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의 정형우 노무관은 유럽의 노조세력이 약화되고 있는 결정적인 원인으로 세계화에 따른 경쟁 심화를 꼽았다. 정 노무관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기업이 탄력적으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산별교섭보다는 개별 기업의 특수성을 감안한 노사협상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프랑스가 주 35시간 근로제를 폐지하면서 연간 연장근로시간 한도를 180시간에서 220시간으로 늘리되 기업별로 노사합의 아래 그 이상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높은 실업률도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유럽연합(EU) 확대로 새로 회원국이 된 동유럽 국가들이나 중국과 비교해 유럽국가는 노동경쟁력이 크게 떨어져 많은 기업들이 공장의 해외이전을 계획 중이다. 노조는 공장이전으로 일자리를 잃는 것보다는 사측의 제의를 받아들이는 편을 택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노동운동의 쟁점은 임금협상에서 일자리 문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노사관계는 투쟁보다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각국 정부는 일자리 창출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도높은 노동시장 개혁정책을 추진 중이다. 독일의 집권 슈뢰더 정부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동권 축소를 골자로 한 ‘어젠다 2010’을 수립했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기업주에게 고용·해고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 고용계약서’ 도입 등을 포함한 고용촉진법령을 승인했다. 이같은 정부의 개혁정책이 노동계의 반발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대다수 여론은 “노조의 힘이 더 약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강성 노조는 갈수록 설 땅을 잃고 있는 셈이다.lotus@seoul.co.kr
  • [사설] 홍보처의 계급역전 인사실험

    국정홍보처가 초유의 인사실험에 들어갔다. 조직을 팀제로 개편하면서 일부 팀에 5급 사무관을 팀장으로,4급 서기관을 팀원으로 배치했다. 그동안 행정자치부 등 몇몇 부처에서 팀제를 도입했지만 공직 계급을 역전시켜 한 팀에 근무토록 하지는 않았다. 연공서열을 실질적으로 깨려면 국정홍보처와 같이 인사를 하는 게 옳다고 본다. 팀제가 바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공직사회보다 먼저 팀제를 도입한 기업에서 의욕적으로 실시한 팀제가 유명무실해진 사례가 많다. 피라미드 구조의 부서와 인사체계를 유지하면서 명칭만 팀으로 바꿔서는 성과를 거둘 수 없다. 운동경기로 보자면 팀장은 지시만 하는 감독이 아니다. 앞장서 현장에서 뛰는 주장이어야 한다. 아이디어가 고갈된 상급자는 하급자가 팀장을 맡아 새 바람을 불어넣도록 한발 물러서줘야 조직이 살아난다. 팀원으로 발령난 4급들은 기분 나빠하지 말고 새로운 발전의 계기로 삼는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팀제가 자리잡으려면 역시 인사의 공정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서울시직장협의회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시공무원 64.8%가 국·과장급 통합팀제에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업무능력보다는 인맥이 중시되는 등 승진제도가 불공정하다는 답변이 53.8%에 달했다. 공연히 조직을 흔드는 게 아니고, 공정한 평가에 의해 팀장·팀원 교류가 이뤄진다는 믿음을 구성원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리고 혁신아이디어가 시급한 부서부터 계급역전을 시도하는 등 운영의 묘를 기할 필요가 있다.
  • 오존주의보 5년만에 최다

    오존주의보 5년만에 최다

    올 들어 서울에서 오존주의보 발령이 늘어 어린이와 노인들의 건강관리에 주의가 요망된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4일 “5∼7월 시내 전역에서 발령된 오존주의보는 4일에 걸쳐 모두 16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었다.”고 밝혔다.2000년 이후 최대치다. ●평년 두배 이상 발령 서울에서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날은 5월29일과 6월24일,7월22·23일이다. 지난해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날은 5일이었지만 오존주의보가 내려진 횟수는 9회에 그쳤다. 주의보는 4개 권역(북동, 북서, 남동, 남서)으로 나눠 한다. 주의보가 많다는 것은 오존이 시 전역에 걸쳐 심각한 상태라는 뜻이다. 이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0년 22회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2003년 2회에 비해 8배, 지난해 9회에 비해 거의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폭염 가뭄’오존 발생 늘려 지상 오존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가 햇빛과 반응해 발생한다. 올 들어 오존주의보 발령이 잦아진 것은 더운 날과 대기상에 엷은 안개가 낀 날이 증가한 탓이다. 가뭄도 한몫했다. 오존은 온도 25도 이상, 초당 풍속 2.5m미만, 습도 60% 미만일 때 잘 발생한다. 이처럼 지표면에서 발생하는 오존은 인체에 해롭다. 오존의 농도가 높아지면 노약자나 어린이처럼 예민한 경우 목이 따끔거리는 증상과 기침, 가슴이 답답한 느낌을 준다. 천식 환자들은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주의보 수도권 집중 오존주의보는 광역자치단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발령하고, 환경부에서 총괄한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각 자치구에 1대씩 관측기구를 운영 중이다. 발령은 3단계로 이뤄진다. 대기 중 0.12 이상은 주의보,0.3 이상은 경보,0.5 이상은 중대경보가 내려진다. 주의보가 발령되면 호흡기질환자와 노약자, 어린이는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경보는 실외 운동경기와 자동차 운행 제한, 중대경보는 실외 경기 금지와 학교 휴교 및 자동차 통행 금지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오존 노출도는 수도권일수록 심해 올 6월까지 70회의 주의보 가운데 54회나 집중됐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작년 2885만명이 ‘세계로 세계로’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中 작년 2885만명이 ‘세계로 세계로’

    중국에 해외여행 바람이 거세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고 고도성장에 힘입은 신흥 중산층이 광범위하게 형성되면서 세계 관광업계의 큰손으로 등장했다. 올 상반기 중국인들의 1인당 해외쇼핑 금액은 987달러(약 100만원)로 세계 1위를 차지, 세계 관광업계의 VIP(귀빈)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인근의 충원먼(崇文門) 둥자오민강(東郊民港) 거리에는 중국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중국여행사(中國旅行社) 5층짜리 본관이 자리잡고 있다. 1층 로비의 비자신청 창구에는 해외여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왼쪽 모퉁이를 돌아서면 홍콩·마카오·동남아·유럽 등 지역별 사무실마다 문의자들이 적지 않다. 유럽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회사원 정안(鄭安·27)은 “지난해 홍콩 여행이 너무 좋아 1년간 저축한 돈을 모두 털어 유럽여행을 계획 중”이라며 “TV나 책으로 접한 고풍스러운 유럽의 저택들을 직접 본다는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떨린다.”고 밝게 웃는다. ●중산층 확대로 해외여행 붐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 역시 마찬가지다.35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우두 공항의 출국 대합실에는 짧은 반바지 차림의 여대생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다. 일본계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마오판(毛范·25)은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면 친구들 사이에서 대화에 끼지 못할 정도”라며 “복잡한 일상을 떠나 이국적인 분위기를 맘껏 즐기는 해외여행은 젊은이들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은 1980년대 초 해외 친척 방문이 허용되면서 기지개를 켰다. 이후 중국의 개혁·개방 폭이 넓어지면서 그동안 눌려왔던 해외로의 꿈을 폭발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중국의 해외 여행자는 1억 1000만명이다. 특히 해외여행 규제가 대폭 완화된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43%가 늘어난 2885만명이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중국은 지난해 아시아 관광객 수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 등 세계 70여개국으로 여행 대상국도 다양해지고 있다. 세계 여행업계는 2015년 전후로 중국의 해외 관광객 수가 연간 1억명을 돌파, 세계 최대의 관광대국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신자 유혹하는 해외여행 “애인과 함께 카리브해 백사장을 거니는 낭만적인 여행에 독신자들을 초대합니다.” 최근 급증하는 독신자들을 대상으로 관광과 ‘배우자 찾기’를 겸하는 이색 여행상품들도 속출하고 있다.26∼30세의 남녀 화이트 칼라들이 주요 대상이며 비용은 5000∼1만위안(약 130만원)선이다. 디스코장과 노래방, 수상배구 등 여행 프로그램도 ‘짝짓기’에 적합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동남아 독신자 여행 상품을 고른 옌팅(嚴·29·여)은 “대학교 졸업 이후 바쁜 회사 생활로 데이트할 시간이 없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근사한 남자를 만나 동화속의 공주가 되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독신자 여행상품은 춘제(春節·설)와 노동절, 국경절 등 중국의 대표적 연휴 기간에도 성행하고 있다. ‘효도 관광’도 강세다. 북경신보(北京晨報)는 지난해 전체 해외관광객 가운에 56세 이상이 29%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평생 자식들 때문에 희생한 부모들을 위해 자식들이 돈을 모아 해외여행을 보내드리는 것이다.3000∼5000위안 안팎의 비교적 저렴한 동남아 여행 상품이 인기다. ●쇼핑가 싹쓸이하는 중국 여행객 세계 2위의 외환 보유국인 중국은 넘쳐나는 달러를 바탕으로 해외 여행업계에서 큰손으로 통한다.AC닐슨과 세계면세협회(TFWA)가 올 상반기 해외여행을 다녀온 베이징,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여행시 쇼핑규모가 1인당 평균 987달러(약 98만 7000원)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상하이 시민의 경우 유럽여행 시 1인당 1781달러어치를 쇼핑했다. 중국인의 1인당 해외여행 경비는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이지만, 여행 총경비의 3분의 1가량을 물건 구입에 소비하는 ‘쇼핑광’으로 조사됐다. 루이뷔통 가방을 비롯한 명품 제품들이 중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중국의 수입관세 등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명품 가격은 중국 국내에 비해 30%가량 저렴하다. 홍콩·유럽을 여행하는 중국인 대부분이 쇼핑에 혈안이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같은 사실을 간파한 유럽의 유통업체는 여행 패키지에 쇼핑몰을 포함시키는 등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특수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럽 관광업계 ‘중국 특수 잡기´ 칭녠(靑年)여행사 가오즈젠(高志堅)이사는 “과거 유럽은 중국 여행객들을 시끄럽고 예의 없다는 이유로 경원시하던 콧대높은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인 유치를 위해 관련업체 종사자들 사이에서 중국어 학습 열풍이 불고 있다.”며 변화된 분위기를 전했다. 이탈리아 여행업체인 아르피(RP)투어는 지난해 가을부터 베이징 사무소를 열고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10여개의 중국 여행업체와 제휴한 RP투어의 마우로 피치니 사장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이탈리아의 패션과 음식·문화 등을 경험할 수 있는 패키지를 개발하고 있다.”고 공략법을 소개했다. 2003년 전체 중국인 관광객의 6.7%를 차지했던 유럽의 경우 비자 수속이 미국에 비해 간편해지자 크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유럽지역의 대형 여행업체들은 중국에 직원을 파견해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oilman@seoul.co.kr ■ 신흥 중산층이 해외여행붐 주도 |베이징 오일만특파원| 중국의 해외 관광붐을 주도하는 계층은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으로 형성된 신흥 중산층들이다. 중산층의 수는 대략 13억 인구의 10% 안팎으로 월 소득은 5000위안(75만원)∼2만위안(260만원)선으로 추정된다. 중산층 가운데 여행업체들이 군침을 흘리는 집단은 화이트 칼라로 불리는 ‘샤오쯔(小資·소자본 계층)’ 집단이다.20∼30대의 청장년층인 이들은 외자기업과 정보기술(IT)산업, 국영·민간기업 임직원, 은행·보험 등 금융업 종사자는 물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주류를 이룬다. 중국 인구의 5%선인 7000만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커피와 팝송을 즐기는 샤오쯔들은 명품을 선호하고 영어 회화는 이들의 ‘신분증’에 해당한다. 미국과 유럽 문화를 동경하는 서구 지향적 취향을 갖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톈진(天津), 충칭(重慶), 난징(南京), 시안(西安) 등 중국 대도시 인구의 15∼20%에 해당된다. 중국 푸단(復旦)대 궈딩핑(郭定平·정치학) 교수는 “직접적인 정치 참여 기회가 없는 이들은 정치보다 돈과 여가를 즐기면서 해외 여행 등에서 분출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oilman@seoul.co.kr ■ “여행사 2배 급증 고가 상품도 불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은 이제 단체 관광에서 보다 자유로운 개인·소규모 여행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여행사 가운데 하나인 중국여행사 둔지둥(頓繼東) 총경리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젊은층들이 해외 여행을 주도하면서 아프리카 오지 탐험 등의 테마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요즘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럽여행의 경비는 1인당 9500위안(약 120만원)∼1만 8000위안(230만원)으로 고가이지만 부유층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영국과 프랑스에 집중돼 있지만 점차 이탈리아와 스페인, 북유럽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이번 여름방학 중에는 부유층 자녀들의 영어권 어학 연수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둔 총경리는 “비자가 까다로운 미국 대신 유럽과 호주, 캐나다 등의 어학 연수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고급 호텔에 묵으면서 승마나 사교춤까지 배우는 ‘귀족 어학연수’ 상품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그는 한국 관광과 관련,“지난해 전체 고객의 8% 정도를 차지했지만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며 “보다 다양한 관광 상품개발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둔 총경리는 “중국인들은 특히 상대적으로 위락시설이 많고 이색적인 제주도를 선호하고 있는데 동남아나 유럽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고 강조했다. 현재 중국에서 해외관광 영업 허가를 받은 여행사는 700여개로 1∼2년 사이에 두배 이상 급증했다. 둔 총경리는 “해외여행 전체 매출 규모는 3년전인 2002년보다 무려 10배가 성장했지만 과당 경쟁으로 인한 경영 압박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oilma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쌍용화재 경영진 ‘생존게임’ 재연

    두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 이어 보험업계도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다. 1,2대 주주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 쌍용화재로 최근 경영진들이 물고 물리는 ‘생존게임’이 재연되고 있다.1대 주주인 세청화학 컨소시엄측(세청화학 등 지분율 약 24%)과 2대 주주인 대유투자자문 컨소시엄측((현대금속 등 지분율 약 20%)이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쌍용화재는 지난달 4일 지배구조 단일화를 구축하는 ‘고강도 경영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공동경영에서 어느 한 쪽이 완전히 손을 떼는 쪽으로 정리, 단일 지배구조로 전환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양측은 단일화를 한다는 총론에는 합의했지만 정작 ‘누구로…’라는 부분에서는 사사건건 대립하며 기선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27일 세청측은 대유컨소시엄의 지분매입 계약금 21억원을 들고 협상자리에 나타났지만 대유측의 불참으로 결렬됐다. 지난 1일에는 대유측이 세청의 매입 계약금 10억원을 가지고 나타났지만 “계약금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이유로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세청측은 대유측이 주식 대부분을 G화재에 저당잡혀 있어 매입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대유측은 세청측이 고의로 매각 협상을 지연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분 매각협상이 지지부진해지고 협상과정에서 양측의 감정싸움이 격해지자 세청화학의 대주주인 이창복 회장측이 지난달 29일 칼을 먼저 들었다. 대유측의 김종직 총괄부사장(등기이사)을 면직조치한 것이다. 이에 중국 휴가에서 돌아온 대유측의 조성린 사장 직무대행이 1일 오전 세청화학측의 조훈증 고문과 김도원 전무를 해임했다. 그러자 이날 오후에는 이 회장이 조 대행에게 업무권한 철회를 통보하는 등 양측의 사활을 건 싸움이 극에 달했다. 대유측은 조 사장 직무대행의 부재를 틈타 세청측의 ‘인사폭거’라고 주장하고 있고, 세청측은 이 회장이 조 사장이 휴가를 떠나기 전에 “앞으로 인사를 직접 결정하겠다.”고 통보한 뒤여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지리산 반달곰 복원 중간점검

    지리산 반달곰 복원 중간점검

    지리산 골짝과 등마루에 곰 발자국이 갈수록 무성하게 찍히고 있다.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으로 방사된 반달가슴곰(1급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329호)들의 족적이다. 연말쯤이면 지리산 반달곰이 20여마리를 웃돌게 된다.“산에서 곰이 사라진 지 오래”라는 말은, 적어도 지리산에선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올해 5년째 접어든 복원사업이 거둔 성과다. 그러나 걱정스러운 물음도 동시에 던져지고 있다. 복원사업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곰은 곰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며 공존하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복원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간간이 제기돼 온 이런 물음은 요즘 더욱 진지해졌다. 몇 가지 사례 때문이다. #1 연해주 반달곰 ‘칠선’이의 실패 10개월 전 연해주산 6마리에 이어 북한산 8마리도 지난달 지리산에 방사돼 야생에 적응 중이다.14마리 모두 생후 20개월 안팎. 아직은 어린 티를 벗지 못했는데, 전문가들은 “이때부터 4살 정도까지 호기심이 물오르고 활동력도 왕성해져 사람과 마찰로 이런저런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한다. 아닌 게 아니라 보름 전, 그만 우려했던 사고가 터지고 말았다. 지리산 탐방객 등에 따르면 칠선(암컷)이는 장난기가 그득했다. 탐방로 계단을 내려가는 등산객의 배낭을 뒤에서 붙잡고 놔주지 않는 바람에 배낭 실밥이 뜯어지기도 했고, 등산객의 모자를 뒤에서 갑자기 낚아채 도망가는 일도 벌어졌다. 대피소 근처에 둔 잔반통의 나사를 돌려 뚜껑을 연 뒤 그 속의 음식물을 먹어 치우는 영리함도 보였다. 어린 반달곰의 앙증맞은 행동으로 여겨선 곤란하다. 복원사업의 관점에서 보면 틀림없는 실패작이다.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 야성을 상실한 증거이기도 하다. 결국 칠선이는 마취총을 맞고 회수돼 계류장에 갇힘으로써 야생의 삶을 중도 마감하게 됐다. 한상훈 반달곰관리팀장은 “언젠가 칠선이가 나무에서 떨어져 골절상을 입은 적이 있는데 한 달 정도 치료받는 과정에서 사람 냄새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칠선이뿐 아니라 또 다른 반달곰도 최근 대피소 인근을 배회하며 쓰레기 더미를 뒤진 흔적이 포착됐다. 반달곰팀은 현재 대피소 근처에 잠복하거나 무인 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사실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 팀장은 “(반달곰이 사람 근처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려면)등산객들의 탐방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면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은 물론 음식을 먹은 흔적조차 남기지 말고, 곰들에게 귀엽다고 과자를 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2 일본 반달곰,2년 넘도록 종적 못찾아 지리산 노고단 아래 문수사란 절에서 기르던 반달곰 4마리 가운데 2마리가 지난 2003년 7월 자취를 감추었다. 사찰 측은 “반달곰이 도망쳤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산중에 풀린 경위에 대해선 여러 의혹이 분분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 곰은 만 2년이 지나도록 행적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탈출한 곰이 일본아종이라는 점이다. 지리산 동부지역에서 서식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야생 반달곰이나 최근 방사된 연해주산·북한산 반달곰과는 교배가 되면 안 되는 종이다. 그럴 경우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탈출한 곰의 생사여부 등 사실관계의 확인이 요구되고 있지만 당국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환경부 김홍주 사무관은 이에 대해 “그동안 (문수사 곰을 봤다는)신고가 일절 없었던 점 등에 비춰 지리산에 살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야생곰과의 교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정하기엔 이른 감이 있다. 일본 반달곰을 봤다는 신고가 없었던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관계자는 “일반 등산객이나 탐방객, 주민 등이 곰을 목격하더라도 일본 반달곰인지, 연해주 혹은 북한산 반달곰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면서 “이들 반달곰의 한 쪽 귀에 달린 인식표가 한결같이 노란색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달곰이 실제로 지리산에 풀린 것은 맞는지, 생사여부는 어떤지 등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 사실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3 지리산은 ‘위험지대’? 지리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에겐 ‘위험한 곳’으로 바뀌게 된다. 우선 내년 이맘때쯤 탐방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반달곰은 100㎏가량의 육중한 체구를 갖춘 녀석들이다. 귀여운 반달곰의 이미지는 온데간데없어지게 된다. 지리산 등산을 하려면, 최악의 경우 곰의 공격(?)으로부터 목숨을 부지하는 방법만큼은 필수적으로 알아둬야 할지도 모른다. 반달곰을 당국이 일일이 관리해 주도록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올해부터 2008년까지 해마다 6마리씩 24마리를 추가로 들여와 방사할 계획인데, 숫자가 많아지면서 인위적 관리는 갈수록 힘들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특히 방사 후 1∼2년까지는 반달곰의 이동경로 파악 시스템을 운용할 계획이지만 그 이후부터는 수컷 곰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주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반달곰을 방사하면서 귀에 매단 위치추적용 발신기 배터리의 수명이 끝나더라도 이를 교체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한상훈 팀장은 “암컷은 새끼를 배기 때문에 앞으로도 집중 추적해 배터리를 교환할 예정이지만, 수컷은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리산의 주인은 사람이 아닌 반달곰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사람의 안전에 대한 정교한 대책 마련이 필요함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반달곰과 맞닥뜨리면 일본의 산간지방 에서는 때때로 곰이 주민들을 습격하기도 한다. 우리도 전혀 남의 일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됐다. 지리산 깊은 숲속에서 반달곰과 맞닥뜨릴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일단 반달곰과 마주치면 시선을 피하지 말고 곰의 움직임을 살펴보면서 천천히 떨어져야 한다. 당황한 나머지 곰에게 등을 보이며 도망가는 것은 절대 금물. 이럴 경우 곰은 자기보다 약한 상대로 판단해 공격해 온다. 산속에서 곰보다 빨리 달릴 수 있다는 생각도 오산이다. 곰은 영리하기도 하지만 민첩하기 이를 데 없다.100m를 7초에 주파할 정도다. 심지어 차를 타고 있더라도 산속에선 제 속도가 나오지 않으니 안심할 수 없다. 반달곰은 금속성 소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방울소리를 내거나 호각을 크게 불며 자리를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대로 반달곰이 접근해 오면 손을 크게 휘두르거나 높은 바위에 올라가는 것이 좋다. 집요하게 접근할 경우 우산이나 배낭 등으로 적극 방어를 해야 한다. 그래도 공격을 멈추지 않아 급박한 위험에 빠질 경우엔 최후의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신체의 급소를 보호하는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다. 반달곰관리팀은 이런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단독산행을 피하고 지정된 탐방로 이용 ▲곰에게 먹이를 주거나, 비디오 촬영 금지 등을 당부하고 있다.
  • ‘살신성인’ 전우애 영원히…

    ‘살신성인’ 전우애 영원히…

    임진강에서 전술훈련 중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장병 4명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29일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사단장(葬)으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윤광웅 국방장관, 이상희 합참의장, 김장수 육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와 손학규 경기지사, 김명자ㆍ황진하·고조흥 의원 등 1000여명이 참석, 동료를 구하려다 순직한 장병들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고인들의 유해는 영결식 이후 성남시립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황중선(육사 32기) 사단장은 추도사에서 “수마와의 사투에서 전우를 살려내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숭고한 희생정신은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살아 숨쉴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고인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려 1계급 진급을 각각 추서했다. 한편 앞서 지난 26일 오전 10시50분쯤 경기도 파주시 전진교 인근 장깨 도하훈련장에서 전술훈련 중이던 JSA 경비대대 소속 안학동 병장이 발을 헛디디며 임진강 급류에 휩쓸리자, 소대장 박승규 중위와 강지원 병장, 김희철 상병 등 동료 3명이 그를 구하기 위해 강물에 잇따라 뛰어들었다가 함께 변을 당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박찬욱 감독 ‘친절한 금자씨’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박찬욱 감독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제작 모호필름)가 8월31일부터 9월10일까지 열리는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박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는 ‘공동경비구역 JSA’(베를린·2001년),‘올드보이’(칸·2004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이다.
  • 비용 급증한 공공사업 원점서 타당성 재검토

    정부는 공공투자사업 진행 중 전체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사업에 대해서는 타당성을 원점에서 재검토, 문제가 심각할 경우 사업을 중단시키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현재 추진 중인 대규모 공공투자사업 가운데 사업비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사업 등 10개 사업에 대해 사업비 타당성 재검증을 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재검증 중인 사업에는 광주첨단산업단지 진입도로 건설, 헌법재판소 도서관 신축, 울산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신축, 청소년 스페이스캠프 조성 등이다. 또 총사업비가 이전단계 대비 20% 이상 증가한 화명∼양산간 광역도로, 문의∼대전간 국가지원지방도, 감천다목적댐, 성남∼여주 복선전철, 동경문화원 신축사업 등도 조사 중이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어서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인데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새로 포함되는 바람에 조사를 거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조성사업도 포함돼 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서울이야기] (16) 바람길 이용한 대기환경 개선

    [서울이야기] (16) 바람길 이용한 대기환경 개선

    10년 전쯤 운명적인 사랑을 주제로 하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돼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또 다른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돼 시민들이 열병을 앓고 있다. 이제는 꽤 친숙한 용어로 자리 잡은 열대야(熱帶夜·야간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의 밤)이지만, 이는 지난 40년 동안에 걸친 도시개발의 후유증 가운데 하나이다. 열대야는 한낮에 강한 열을 받은 콘크리트 빌딩과 아스팔트 도로에서 밤에도 계속 복사열이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초속 3m 미만의 약한 바람이 불면서 뜨거운 공기가 대기 중에 정체되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도시개발의 이상증후군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은 온실효과에 의한 기후변화 현상과 유사한 열섬효과에 의해 이미 오래 전부터 평균 온도가 상승하여 왔다. 지금과 같은 고밀 개발수요가 지속된다면, 도시기후의 변화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서울 대기오염의 주된 오염원인 자동차의 지속 증가로 오염물질 배출은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강변과 산 주변의 고층 아파트군, 인공물(아스팔트, 콘크리트 등)로 뒤덮인 지표환경은 도시대기의 원활한 순환을 가로막아 스모그(smog), 시정장애(視程障碍)현상을 발생시키고, 도심을 외곽 녹지대보다 쉽게 더워지게 함으로써 도시열섬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그 만큼 도시개발 과정에 환경요소를 배려하는 노력이 미흡했기 때문이다. 결국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후조건을 고려한 도시계획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 ●서울의 바람길과 대기환경 서울은 북한산, 인왕산, 도봉산, 우면산, 불암산 등 크고 작은 26개의 산이 도시 외곽을 둘러싸고 있다. 많은 구릉과 산악이 산재해 토지의 기복이 심한 전형적인 분지형 도시이다. 이러한 지형은 대기오염물질의 확산이 용이하지 못한 특성이 있다. 그리고 서울은 경제활동의 주축이 되는 대지와 도로의 점유율이 47.0%를 차지하는 고밀 개발 대도시 형태로서, 오염물질의 배출량이 적정 환경용량을 초과해 대기환경 개선의 이중고를 안고 있다. 더욱이 고밀 개발은 오염물질의 대기 정체를 유발해 대기환경이 악화되는 간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여건을 극복하고, 대기오염을 개선하는 하나의 방법이 바로 바람길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까지 서울에서 바람길을 고려한 도시계획은 아직까지 초보단계이다.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 도심에 바람길을 확보한 사례가 처음이며, 이를 시작으로 왕십리 뉴타운 개발사업과 같은 대규모 도시계획사업에 앞으로 체계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다만 최근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대상사업의 심의과정에서 고층건물 신축사업에 의한 바람길 영향을 평가하는 정도이다. 향후 서울의 바람길 지도가 만들어지면 자연지형·건물배치 및 개발현황 등을 고려한 환경친화적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거나, 바람길 조성에 의한 대기오염 확산으로 대기오염에 의한 시민건강 피해를 예방할 수 있게 되어, 도시계획은 과거에 비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뀌어질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주거·상업지는 가능한 한 대규모 주택단지나 고층화보다는 주변지역의 여건이나 바람 흐름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되게 된다. 원활한 바람 통로를 만들기 위해 토지이용계획 수립과정에서 건축물의 배치, 층수, 건물의 간격 등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바람길을 활용한 도시계획 독일 슈투트가르트시가 대표적인 사례 도시이다. 슈투트가르트시는 북동쪽을 제외하고 3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에 위치해 있다. 초당 평균 풍속이 0.8∼3.1m로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바람 흐름이 느리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만 하더라도 독일에서 번창하던 공업도시로서 경제적 번영을 누렸으나, 공장 굴뚝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으로 시민의 건강이 위협받곤 했다. 이런 까닭에 슈투트가르트시는 2차세계 대전이후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면서 바람길을 도시 및 건축계획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도시 외곽 산지에서 생성돼 도심으로 불어오는 찬 공기 흐름을 자연스럽게 도심 반대방향으로 불어갈 수 있게 바람길을 열어 놓고 있다. 청정지역으로부터 막힘없이 불어오는 찬 공기는 과밀 개발지역인 도심을 시원하게 할 뿐 아니라, 대기환경이 악화된 지역의 공기를 청정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찬 공기가 대기오염물질과 혼합돼 주거지역으로 이동될 수 있으므로, 지역개발 계획을 추진할 경우 찬 공기 흐름을 파악하고, 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이 찬 공기의 적절한 활용은 슈투트가르트시 도시개발 수준의 결정과 쾌적한 생활공간 조성의 기본 전제가 되고 있다. ●환경도시 도쿄 만들기 ‘열섬 도시 도쿄는 지구온난화의 선두에 있다(Heat Island Tokyo Is in Global Warming’s Vanguard)´ 이는 2002년 여름 ‘뉴욕 타임스’의 헤드라인 기사이다. 현재 도쿄의 연평균 기온은 과거 100년간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지구 평균 약 0.6도)의 5배에 해당하는 약 3도 정도 상승했다고 한다. 열대야 관측일수는 1975년 15일 전후였으나,2000년 이후 최근에는 30일을 초과하고, 일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인 한여름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크게 앞지르는 도쿄의 여름철 열 환경은 시민의 불쾌감을 높이며, 건강이상 증후군을 낳고, 집중 호우의 발생빈도 증가에도 영향을 미쳐, 시민의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러한 도시열섬 현상은 지표면 피복의 인공화(건물 및 도로포장), 녹지·수면의 감소, 인공배열(에너지 소비)의 증가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또한 도시화에 의한 빌딩 증가, 중·고층화 등과 같은 도시구조가 열섬현상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쿄는 녹화 추진, 수환경 보전, 순환형 도시조성 등과 관련된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 좀처럼 열섬현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열섬현상은 포장도로 및 건축물 증대에 의한 열의 흡수, 에어컨·자동차 등에서의 인공배열 증대, 빌딩위주의 도시구조 문제 등 각종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열섬대책은 지구온난화 대책, 자동차 교통대책 등과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환경 부하가 적은 도시조성 차원에서 그 중요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 도쿄시는 바다에 면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하여, 하절기에는 도쿄만에서 도심으로 해풍이 불어와 따뜻한 대기가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에 도쿄시는 바람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해풍 및 하천의 바람을 도심부로 효과적으로 유입시켜 도시의 온도를 낮추는 바람길의 확보 및 이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도쿄만 및 하천, 대규모 녹지에 의해 차가워진 공기를 효과적으로 내륙풍과 연결하기 위해 가로의 복원을 확대하고 가로수 등에 의한 녹화를 꾀하며, 바람통로의 확보 등 대기 흐름을 고려한 도시계획을 검토·추진할 예정이다. ●서울의 바람길, 어떻게 만들고 활용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도시에서 바람길의 하류에 해당하는 지역은 대기오염물질의 이동경로에 있기 때문에 그다지 양호한 주거지역이라고 할 수 없다. 바람의 흐름이 정체되는 지역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이용 가능한 토지가 부족한 도시에서 주거지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에, 비록 풍하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주거지 선택에서 무조건 배제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참고할 사항은 주거지를 선택함에 있어 공공시설 접근도, 학군, 프라이버시 보호, 전망, 소음, 대기오염 등 많은 선택요인이 있으나, 향후 쾌적한 주거생활공간이 더욱 중요시 됨에 따라 바람의 순환이 어느 정도 확보되고 있는가를 면밀히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본인식은 이제부터라도 바람·온도·습도와 같은 도시기후 인자는 도시계획과정에서 사전에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기후요소를 고려한 도시계획은 결과적으로 더욱 안락한 도시환경 창출, 에너지 소비 절약, 대기오염 개선 등과 같은 장점을 가져다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독일·호주 등 선진 외국의 경우 이미 도시 기후의 변화 조건을 고려한 도시계획 절차 및 단지설계 지침 등이 도입·추진되고 있음이 단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이 도시환경의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도시계획 수요가 첨예한 관심사항으로 대두됨에 따라, 종래의 도시계획과정의 혁신이 필요함을 대변하게 된다. 이는 최근 들어 논의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기본전제 조건으로서 ‘바람길을 고려한 도시계획의 도입과 활용’이 관심을 갖게 되는 연유이다. 서울시민의 삶의 질 향상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적 서울시 도시계획의 추진을 위해서는 먼저 주거·상업지는 가능한 한 대규모 주택단지나 고층화보다는 주변지역의 여건이나 대기의 흐름을 고려한 토지이용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역간 대기온도차 등을 이용해 녹지와 물, 오픈 스페이스의 네트워크를 추진함으로써 산이나 바다로부터 신선한 공기가 흐르는 길을 만들어, 도심에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이도록 하는 ‘바람길 도입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향후 서울시 도시 기후를 보전하고 쾌적한 도시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자연기후 순환시스템을 면밀히 살펴볼 것을 제안한다.
  • [기고]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박재영 환경운동가

    귀향 13년. 도시생활을 접고 고향 여주로 돌아온 지도 벌써 13년의 세월이 흐르고 있다. 갑작스러운 선친의 별세로 효자는 아니지만 홀로 계신 어머님을 모시기 위해 모든 생활을 접고 졸지에 귀향길에 올랐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런 것을 세월이 유수와 같다고 하는가 보다. 13년 전의 복잡다난했던, 그렇지만 온몸으로 삶의 가치를 한껏 추구하던 시절이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를 위한, 민초들의 주인됨을 위해 열정적으로 살았던 날들의 아스라한 기억들이 작은 파편이 되어 오늘의 삶을 지배하고 있지만, 오늘의 삶이 과거의 헌신성을 따라갈 수는 없는 모양이다. 나이 40대 중반의 삶은 불혹의 중간 지점에 머물러 지난 날들의 아쉬웠지만 소중했던 기억들을 삶의 저편으로 자꾸만 밀어내고 있는 형상이다. 때로는 살아있음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갖지 못하게 하고, 오늘을 살아감이 과거의 치열했던 삶의 가치를 진정으로 반영시키고 있지 못하다는 진한 아쉬움이 오늘의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텃밭에서 뜯어온 상추로 쌈을 싸먹고, 뒷밭에 심은 마늘종으로 장아찌를 담가먹는 전원생활이 그리 편치만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동경해 마지않는 전원생활이지만, 전원생활을 영위할 기본적인 조건들을 갖추지 못하였기에 마냥 즐거움을 느낄 수 없을 것이리라. 텃밭의 한 귀퉁이에 심은 방울토마토가 주렁주렁 열려서 가지를 늘어뜨리지만, 자연의 섭리로 다가올 뿐 그것이 즐거움으로 느껴지지 않음은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이며, 현재의 삶이 진정으로 가치있는 삶의 한 전형으로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마당에 잔디를 심고, 잔디밭 주변에 꽃들을 심고, 군데군데 단풍나무와 소나무를 심어 전원생활의 묘미를 느끼려고 오늘도 무진 애를 쓴다. 쏟아지는 햇살을 온몸으로 저항하듯이 받아 쬐며, 구슬땀을 흘리는 자신이 농부의 심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현실의 자신을 학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 이제는 현실에 적응해야만 한다는 절박감이 느껴진다. 언제까지 허공에서 발을 허우적거리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70대 노인이 골프장에 일용노동자로 아침 일찍 출근하면 적막강산이 되어버리는 농촌마을에서 한없는 고독을 씹는 일은 이제 중지되어야 마땅하다. 요즘 필자는 환경홍보교육을 하느라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강의를 다닌다. 환경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하기 위해서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도 하다. 나태했던 과거의 생활을 반성한다는 의미에서도 필자에게는 절실히 필요했다. 환경교육의 말미에 필자는 학생들에게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말을 큰 소리로 따라하게 한다. 그렇다. 미천한 인간이지만, 때로는 공기중에 묻어다니는 미진만도 못한 인간일지도 모르지만,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는 확신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야 함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내가 오늘 만나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하며, 나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또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내가 숨쉬고 있는 이 순간이 가장 소중하고 어쩌면 가장 가치있는 순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살아가는 날들의 소중함을 때때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살아가는 날들의 아름다움을 확인하기 위해서 오늘도 가쁜 숨을 몰아쉬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재영 환경운동가
  • JSA장병 시신 4구 인양

    26일 오전 전술훈련도중 임진강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소속 장병 4명이 하루 만에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은 27일 오전 9시40분쯤 사고지점 하류 50m 임진강 중간지점에서 강지원(21) 병장의 시신을 인양한 데 이어 오후 3시25분쯤 인근에서 박승규(26) 중위의 시신을 발견했다. 또 오후 3시35분쯤에는 안학동(23) 병장의 시신을 인양했고 오후 6시25분쯤 김희철(20) 일병의 시신도 찾아냈다. 장병 4명의 시신은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겨졌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JSA장병 살신성인 전우애

    JSA장병 살신성인 전우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소속 장병들이 급류에 휩쓸린 동료 병사를 구하려고 강물에 뛰어들었으나, 구조에 실패한 채 4명이 실종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육군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50분쯤 경기도 파주시 전진교 옆 장깨 도하훈련장 부근에서 전술훈련 중이던 JSA 경비대대 민정중대 2소대 소대장 박승규(육사 59기) 중위와 안학동(23)·강지원(21) 병장, 김희철 (20) 일병 등 4명이 강물에 빠져 실종됐다. 소대원 등 28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전진교 부근에서 강변을 따라 적 포탄 투하 등의 상황을 가정한 소대 전술훈련을 실시했으며, 이 과정에서 안 병장이 발을 헛딛는 바람에 급류에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1차로 사고를 목격한 중대장 변국도(육사 55기) 대위와 김 일병을 비롯한 병사 2명이 차례로 강에 뛰어들었다. 이들이 안 병장 구조에 실패하자 부근에 있던 소대장 박 중위와 강 병장 등이 다시 구조대열에 합류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수심이 4∼6m로 깊은 데다 최근 내린 비로 유속마저 빨라 이들 4명은 결국 실종됐다. 육군 관계자는 “JSA 대대 장병들은 선발된 최우수 자원들로 단결력과 전투력이 매우 뛰어나 한국군을 대표할 만하다.”며 “위기에 처한 동료 부대원을 구하려고 살신성인의 투혼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한편 육군은 사고 직후 공병여단 도하단의 구명정 2척과 특전사 스쿠버다이버 요원 6개 팀과 항작사 소속 CH-47 헬기 1대 등을 현장에 긴급 투입, 실종 장병 수색 작전을 벌이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사설] ‘형제의 난’ 부른 두산 폐쇄경영

    두산그룹이 창업 109년 만에 형제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최악의 위기국면에 처했다. 특히 차남인 박용오 전 그룹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그룹회장과 박용만 ㈜두산 부회장을 17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리고 분식회계를 한 혐의로 검찰에 진정함에 따라 그룹 경영 치부가 검찰 수사의 도마에 오르게 됐다. 국내 최고(最古) 기업이자 돈독한 우의를 바탕으로 한 ‘형제 경영’으로 재계의 부러움을 샀던 두산이 한순간 진흙탕 싸움에 빠져든 것은 국가경제 측면에서도 불행이다. 양측의 주장을 보면 박 전 회장은 동생들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고도 반성하기는커녕 형을 회장직에서 축출하고 모함하는 작태를 벌였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박 회장 등은 박 전 회장이 능력도 모자라는 아들에게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지원하다 여의치 않자 ‘공동소유·공동경영’이라는 선친의 유훈을 어기고 계열사 분리를 요구하더니 모함 투서질까지 했다고 주장한다. 검찰이 조만간 사건을 배당해 본격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어서 양측 주장의 진위 여부는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점 의혹없는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 우리는 두산의 이번 사태 역시 쥐꼬리만한 지분을 소유한 총수 일가의 계열사 순환출자를 통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그러다 보니 평화시에는 ‘형제 경영’이지만 분쟁시에는 그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아킬레스건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두산은 가족회의를 통해 이사회 결정사항을 시달하는 등 비정상적인 지배구조를 시장논리에 맞게 정상화시켜야 한다. 시장논리의 전도사이자 재계의 ‘쓴소리’로 자처해온 박 회장은 자신이 내뱉었던 말을 바로 이 순간 실행에 옮겨야 한다.
  • CJ·쇼박스 ‘8월 전쟁’

    가뜩이나 찜통더위인 요 며칠, 충무로는 거대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의 신경전으로 수은주가 확 치솟았다. CJ엔터테인먼트는 박찬욱·이영애의 빅카드를 앞세운 ‘친절한 금자씨’(29일 개봉)로, 쇼박스는 총제작비 88억원을 밀어넣은 블록버스터 휴먼드라마 ‘웰컴 투 동막골’(8월4일 개봉)로 관객몰이 작전에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상반기 국산 대작들이 줄줄이 참패해온 터에 모처럼 충무로의 숨통을 틔운 역할자로 조명을 받겠다는 속내들이다. 최근 두 작품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경쟁상황은 CJ와 오리온그룹의 자존심 대결로 비쳐지기에도 충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친절한 금자씨’의 크레디트에는 CJ그룹의 이미경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총괄 부회장이 투자자 자격으로 이름을 걸었다. 그가 CJ의 영화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막후 실력자란 건 공공연한 사실. 하지만 투자자로 실명거론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CJ엔터테인먼트측은 “이 부회장은 ‘공동경비구역 JSA’때부터 박찬욱 감독과는 이해관계가 돈독했고, 또 이번 작품이 해외시장에서 주목받을 것이 확실해 해외마케팅 전략상 이름을 노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15세 관람등급을 기대했으나 18세 등급을 받은 영화를 CJ측은 단 한번의 일반시사도 없이 끝까지 신비주의 마케팅 전략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복안이다. 쇼박스의 ‘…동막골’은 이와는 딴판이다.88억원의 제작비 회수 전략의 포인트는 대대적 입소문 전법. 국내 영화사상 유례없는 ‘10만명 일반시사’ 작전에 들어갔다. 감독과 배우로는 ‘…금자씨’의 티켓파워를 당할 수 없는 만큼 ‘융단폭격식’ 입소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계산이다. 쇼박스측은 “‘영화의 힘’만으로도 충분히 8월 극장가의 기선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10만명 시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CJ의 후발주자로 영화계에 뛰어든 쇼박스는 올들어 눈에 띄게 커진 보폭을 자랑한다. 상반기 최고의 흥행작 ‘말아톤’을 배출한 자신감을 밑천삼아 ‘…동막골’에도 과감히 ‘베팅’해 보겠다는 기세. 기자시사회 전날인 지난 18일 이화경 사장(오리온그룹 엔터테인먼트 부문 총괄 CEO)을 위시한 그룹 임직원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할 정도였다. 금자씨를 만날까? 동막골로 갈까?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는 관객들 몫이다.“어느 쪽 성적표가 좋든, 두 영화가 소강상태에 빠진 충무로를 기사회생시키는 전기가 돼야 한다.”는 기대만큼은 한결같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아빠 학창시절 그방엔…] 접대 여주인, 손님과 엉뚱한 짓하다 식당홀에 있던 남편에 들켜 철창행

    남편이 식당의 홀에 있는 데도 내실에 들어가 식당 여주인과 정을 통하던 경찰 간부가 쇠고랑. 청주지검 영동지청은 13일 충북 영동경찰서 경무과장 김모경장(46)과 권모여인(33. 영동읍)을 간통혐의로 구속했다. 김경감은 지난 11일 00시45분쯤 서울에서 온 손님 k씨와 함께 권여인이 경영하는 식당에서 애교가 넘친 권여인의 접대를 받으며 술을 마시다가 k씨가 화장실에 간 사이 몹쓸 짓을 하다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권여인의 남편 최모씨에게 불륜의 현장을 들키게 된 것. 검찰에 즉시 고소하여 끌어가게 한 최씨는“여자의 마음,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한탄.(충청일보) 선데이 서울 1982년 8월 29일자
  • [업그레이드 서울 서울 서울] 통계로 본 서울 100년사

    [업그레이드 서울 서울 서울] 통계로 본 서울 100년사

    통계로 모든 세상사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편 중 하나이다. 다양한 통계자료를 이용해 서울의 모습을 바라봤다. ●서울의 위치와 기후 서울은 동쪽으로 강동구 상일동 산12, 서쪽으로 강서구 오곡동 654, 남단으로 서초구 원지동 산 4의62, 북단으로 도봉구 도봉동 산 29의1을 경계로 하며 총면적 605.4㎢이다. 북위 37도25∼41분, 동경 126도45분∼127도11분에 위치하고 있다. 평균기온(2003년 기준)은 12.8도, 강수량은 2012㎜를 기록하고 있다.1년 365일 가운데 93일이 맑았고 126일이 흐렸다. 비가 내린 날은 128일이었다. 서울은 경기·인천으로 이어지는 거대도시(Megalopolis)의 중심지이다.2003년 1027만여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서울이지만 지금으로부터 90년전인 1915년만 하더라도 인구가 24만여명에 지나지 않았다. 1915년 일제에 의해 공식통계가 발표된 이후 서울의 인구는 꾸준히 증가했다.1942년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했고 1959년 200만명을 넘어섰다.60년대부터 90년대까지는 3∼5년꼴로 100만명씩 증가해 1992년 1096만여명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이후 서울의 인구는 조금씩 줄었으나 대체로 1000만명선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의 인구는 대체로 1000만명선을 유지하다 2020년 무렵부터는 고령화·출산기피 등 때문에 인구가 줄어 990만명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가족화와 만혼·독신경향 등의 영향으로 55년 6.07명이었던 가구당 인구수도 해마다 감소해 2003년에는 2.77명에 그쳤다. ●서울의 경제·산업 서울은 우리나라의 경제중심지로서의 기능을 맡아왔다.2003년 기준으로 서울의 지역내 총생산(GRDP)은 175조 23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의 24%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지역내 총생산이 처음 조사된 1985년의 21조 9440억원보다 8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서울의 지역내 총생산은 91년 처음 50조원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IMF사태가 벌어진 직후 감소세를 보였었다. 하지만 99년 다시 증가세를 회복, 지금에 이른다. 서울에는 모두 73만 5000여개의 사업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도·소매업(31.2%)과 숙박·음식점업(16.6%)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해 3차산업인 서비스업이 서울의 주산업으로 조사됐다. ●깊어지는 지역간 격차 거대도시로 성장한 서울의 이면에는 소득격차로 인한 지역격차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2004 서울서베이에 따르면 특히 강남·서초구 등이 포함된 서울의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은 월소득 400만원 이상 가구의 비율이 20.1%로 서울 전체평균(11.8%)의 두배에 달했다. 주택 중 아파트비율도 동남권은 51.8%로 서울 평균 38.5%보다 높아 주거환경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동남권 주민들의 교육환경만족도·주거환경만족도 등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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