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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유정의 영화 in] 지아장커 감독 ‘스틸 라이프’

    인민폐 10위안 안에 그려진 풍경을 카메라는 잠시 보여준다. 지폐 속에는 아름다운 싼샤(三峽)가 그려져 있다.2000년이 넘게 중국의 물길이 되었던 도시, 하지만 그곳은 2년이 채 안돼 물 속에 가라앉고 만다. 그곳이 싼샤댐이 되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아내를 찾아 먼 길을 온 남자 한샨밍과 남편을 찾아 온 여자 쎈 홍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딸을 데리고 자신을 떠나버린 아내를 찾아 그녀의 고향에 온 한샨밍. 그녀가 남긴 단 한장의 주소를 들고왔지만 주소지는 오간 데 없다. 아내의 집은 물 속에 가라앉은 지 오래다. 남편을 찾아 싼샤에 온 쎈 홍은 2년간 소식이 끊겼던 남편이 돈 많은 기업가와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를 기다렸던 2년여의 시간과 결혼생활은 싼샤댐 위에서 산산조각 난다. 영화 속의 현실은 모든 것이 너무 쉽게, 그리고 빨리 변하는 중국의 현재를 보여준다.2000년의 역사도, 아내의 고향도, 결혼생활도 2년의 시간 앞에서 무참히 무너지고 만다. 지아장커의 영화 ‘스틸 라이프’는 매몰돼 가는 삶에 대한 아름답고 아픈 별사라 할 수 있다. 이 아픔은 지아장커의 차분하고 냉정한 시선으로 인해 배가 된다. 윤리적이거나 정치적 관점에서 격분할 수 있을 조국의 사태를 그는 냉정하고 차분하게 조형해 낸다. 영화의 초반 몇 장면들은 이런 점을 충분히 납득하게 한다. 아내를 찾기 위해 배를 탄 한샨밍은 유로화를 달러로, 달러를 인민폐로 바꾸는 야바위꾼들을 만나 돈을 뺏긴다. 배에서 내리자 원하는 곳에 태워다 주겠다며 3위안을 요구하는 건달들이 기다린다. 건달은 가라앉은 주소지로 그를 데려가고 또다시 관공서로 데려다주겠다며 돈을 요구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늦게 자본주의와 조우하게 된 중국의 형편은 이 한 장면 속에 압축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소한 일 모두에 사람들은 대가를 요구한다. 보존보다 개발이, 인정보다 돈이 더 먼저 요구되는 영화속 현실은 오래 전 앓았던 근대화라는 열병을 되돌아보게 한다. 소년은 지폐에 불을 붙여 담뱃불을 붙이는 주윤발을 동경하고 남자들은 좋은 차를 얻게해 줄 여자와의 만남을 바란다. 국가의 숙원사업이었던 싼샤댐 건설은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사람들을 유랑민으로 만든다. 10위안속 풍경화로 전락한 싼샤는 모든 삶이 지폐 속에 잠식된 중국의 현재를 보여준다. 카메라에 담긴 관광엽서 같은 아름다운 풍경 속에 피와 살을 지닌 사람들의 삶은 처참히 무너져 내린다.16살 소녀도 돈을 위해 자신을 팔러 다니고, 남편은 아내를 데려오기 위해 3만 위안을 벌어야만 한다. 사소한 움직임 하나에도 돈이 요구되는 영화속 현실은 비단 중국의 현재라고만 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돈을 이용해 행복을 얻는다. 하지만 그림속 풍경처럼 이미 행복은 돈 속에 갇혀버렸다고 말하는 편이 옳다. 넉넉한 풍경 속에 고단하게 가라앉는 삶, 자본주의 사회의 아이러니가 ‘스틸 라이프’ 안에 담겨 있다. 영화평론가
  • “1년새 3번 피랍…” 대우건설 충격

    지난해 6월과 지난 1월에 이어 또다시 나이지리아 현장에서 근로자 3명이 현지 무장단체에 납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3일 대우건설 임직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1년 사이에 납치 사건이 3차례나 일어났기 때문이다. 다행히 피랍된 직원들은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측은 이날 “현지 오전 11시쯤(한국 시간 오후 7시) 납치된 하익환 본부장이 본인 휴대전화로 나이지리아 사무소 강우신 상무에게 전화해 ‘납치된 대우건설 임·직원 3인 모두 안전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해외사업부 이홍재 상무는 이날 저녁 브리핑을 통해 “무장단체 인원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다수이고, 폭발물과 총기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무장단체의 정체나 피랍자의 이동경로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은 피랍사건이 발생한 현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현장에 남아 있던 다른 대우건설 직원 135명과 필리핀 근로자 60명 등 195명은 인근 에누구 지역 호텔 등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했다. 피랍사건 현장에 있었던 이재현 공무부장은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3일 새벽 1시25분(현지시간)쯤 숙소 인근에서 총성과 폭발물 소리가 들렸고,1시45분쯤 7명(추정)의 무장 괴한이 다이나마이트와 총기를 들고 침입했다.”면서 “우리 캠프에 총기를 난사한 뒤 직원들이 머물고 있는 게스트 하우스와 필리핀 근로자가 있던 숙소에 침입해 납치해 갔다.”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군인과 나이지리아 현지인 등 2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아팜 현장에는 대우건설이 자체 고용한 안전요원 65명 이외에도 현지 군인 및 경찰 20여명이 있었다. 대우건설은 서울역 본사 22층에 박창규 사장을 중심으로 10여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반을 가동했다. 한편 이번에 피랍된 해외사업본부 정태영 상무는 지난해 6월과 지난 1월 피랍사건 당시 비상대책본부에 상주하며 직원들의 석방을 위해 뛰었었다. 이번에는 해외현장 소장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지난달 26일 출국, 리비아 공사 현장을 거쳐 지난 2일 나이지리아 현장에 도착했다가 납치를 당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김승연회장 보복폭행 혐의 수사] 현장조사도 ‘생색내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당초 피해자를 데리고 사건발생 시간대에 맞춰 서울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 등 현장 3곳을 돌아다니며 당시 상황을 재연하고 피해자 진술이 현장 상황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정확한 이동경로 등을 파악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경찰이 오후 7시10분쯤 김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발단이 된 G가라오케에 도착했을 때 취재진 30여명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는 피해자들과 상황을 재연하는 현장 조사를 취소한 채 경찰관 20여명만 평면도와 건물 내부를 비교하고 돌아갔다. 이들은 지하 계단과 입구 구조 등을 확인하고 대조한 뒤 오후 7시40분쯤 김 회장 일행이 피해자들을 만난 장소로 지목된 ‘8번 룸’에 모여서 회의를 가진 뒤 퇴장했다. 같은 시각 청계산 공사현장과 북창동 S클럽에 대기하던 경찰관 각각 10여명도 철수 방침에 따라 돌아갔다. 청계산에 대기하던 경찰은 전화를 받더니 “우리도 시마이(정리)해야겠네.”라며 서둘러 자리를 떴고,S클럽에 있던 경찰도 “오늘 안해!”라며 한마디만을 남긴 채 철수했다. 경찰은 “뚜렷한 물증이 없더라도 피해자들이 일관되고 신빙성 있는 진술, 김 회장이 범행 현장에 있었다는 정황 증거 등이 확인되면 사법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현장조사를 통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려 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 회장 자택 압수수색이 ‘생색내기’였다는 비난을 받았던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중구 장교동 한화그룹 본사 회장 집무실 압수수색에는 극도로 신중을 기했다. 철저하게 압수수색 시간을 비밀에 부친 경찰은 취재진을 따돌리고 지하주차장을 통해 27층 회장 집무실로 올라간 뒤 5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한화측에서 경찰이 원하는 것을 내놓지 않아 시간이 오래 걸렸다. 압수한 문서는 얼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압수물은 김 회장의 일정표와 지시사항이 적혀 있는 서류, 메모 등 서류봉투 1개 분량인 것으로 알려졌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승연회장 ‘보복폭행’ 수사] 예고된 ‘뒷북수사’ 물증없어 암초에

    [김승연회장 ‘보복폭행’ 수사] 예고된 ‘뒷북수사’ 물증없어 암초에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가 ‘예고된’ 암초에 부딪쳤다. 대기업 총수의 폭행 사건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도 초동수사가 부실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경찰이 1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 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지만 김 회장에 대한 조기 사법처리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영장 신청단계에서 노출돼 큰 소득이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설사 김 회장 측이 3월8∼9일 상황을 뒷받침할 증거를 가지고 있었더라도 인멸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셈이다. 경찰 내부에서조차 “어디에서 유출됐는지 모르지만 ‘생색내기’ 이상의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동경로 남는 GPS 장착 안돼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김 회장 자택의 폐쇄회로(CC)TV 화면과 승용차에 탑재된 위성항법장치(GPS) 자료를 확보하려 했다. 하지만 자택 정문과 진입로에 설치된 CCTV는 녹화 기능이 없고 감시 기능만 있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감식한 에쿠스 차량(2000년 10월 출고)도 비행기의 블랙박스처럼 이동경로가 고스란히 남는 ‘모젠시스템’이 장착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김 회장의 사건 당일 행적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달 29일부터 1일 새벽까지 김 회장과 둘째 아들을 잇따라 소환해 밤샘 조사를 하고 피해자들과의 대질신문까지 했지만 이렇다할 소득을 얻지 못했다. “청계산에 가지도 않았고 때린 적도 없다.”는 김 회장 부자와 “청계산과 북창동 S클럽에서 김 회장과 아들에게 직접 맞았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철저하게 평행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물론 앞서 소환된 한화 직원들과 경비 용역업체 관계자들도 김 회장의 폭행 연루를 입증할 만한 배신(?)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당일 김 회장 부자와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 차남의 초등학교 동창생이 진술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신병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선 자택 압수수색과 사건 당일 김 회장 일행의 휴대전화 발신 추적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피해자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경찰이 증거 확보에 실패한 가장 큰 요인은 사건 발생 40여일 만에 언론보도에 등 떼밀려 본격수사에 들어갔다는 데 있다. 경찰은 늦어도(?) 사건 발생 10여일 뒤인 3월20일쯤 ‘김 회장 등 32명(경호원 6명, 폭력배 25명)이 피해자 조○○ 등이 자신의 둘째 아들과 싸움을 하였다는 이유로 3월8일 20시30분쯤 강남구 청담동 ○가라오케에서 피해자 4명을 자신의 경호원, 폭력배 등에게 시켜 강제로 차에 태워 서초구 청계산 주변 창고로 납치한 후 약 20분간 감금하고 집단폭행해 얼굴 등에 상해를 가했다….’는 6하 원칙에 입각한 정제된 첩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서울경찰청 형사과를 거쳐 같은 달 28일에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내사 지시가 떨어졌다. 남대문서로 사건이 이첩된 뒤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남대문서는 같은 달 29일 내사에 착수한 뒤 4월17일 한화 경호과장 진모씨를 조사한 것을 제외하면 S클럽과 주변 업소, 한화 관계자들을 탐문한 것이 전부였다. ●경찰, 증거인멸 자초한 셈 이때는 이미 가회동∼청담동∼청계산∼북창동으로 이어지는 사건 당일 김 회장 측의 동선에 있는 도로 CCTV화면을 확보하기에는 늦었다. 도로에 설치된 CCTV 화면의 보관 기간은 10∼20일이기 때문이다.‘뒷북수사’로 인적이 빈번한 청계산 상가 공사현장의 목격자도 확보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는 북창동 S클럽의 CCTV 화면도 입수하지 못했다. 장희곤 남대문서장은 지난 30일 중간수사 브리핑에서 “S클럽 사장이 (CCTV가) 일체 작동 안 된다고 진술해 더 이상 확인할 필요를 못 느꼈다.”는 미심쩍은 해명을 했다. 결국 광역수사대-서울경찰청 형사과-남대문서로 사건이 표류하는 동안 외압이 개입할 소지와 증거가 인멸될 시간을 경찰이 자초한 셈이다. 재벌총수가 연루된 폭행 첩보를 ‘단순폭행’으로 오판(?)해 초동수사를 사실상 포기한 경찰의 자충수인 셈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해외펀드 이르면 새달부터 비과세

    빠르면 다음달부터 해외펀드의 양도차익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6일 해외펀드 양도차익에 3년간 한시적으로 비과세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법사위원회를 거쳐 이달말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5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설정·판매되는 해외펀드의 양도차익 분배금에 15.4%의 세금을 물렸다. 다만 해외에서 설정돼 국내에서 판매되는 역외펀드에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계속 세금이 부과된다. 재경위는 농·어·임업용 석유류에 대한 부가가치세 일몰기간도 5년간 연장했다. 이에 따라 농어업용 면세유는 2012년 6월까지 100%, 같은해 12월까지는 75% 감면된다. 공연·전시회·운동경기 등에 지출한 문화접대비를 접대비 한도의 10%에서 손비로 인정하는 내용도 조특법 개정안에 포함됐다. 재경위는 또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을 개정, 일정 요건을 갖춘 영세 자영업자에는 세무조사를 면제해 주고 표준세액공제율을 적용하는 성실납세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내년 사업연도부터 적용된다. 육아휴직급여와 산전후휴가급여는 비과세 근로소득으로 인정된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장자제…눈물나게 아름답다

    장자제…눈물나게 아름답다

    사람이 태어나 장자제(張家界)에 가보지 않았다면 백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 중국인들 사이에 이렇게 표현할 만큼 누구나 장자제를 동경한다. 중국 후난성(湖南省) 서북부에 위치한 장자제의 공식 명칭은 ‘무릉원’이다.무릉원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등장한다.대략 이렇다.동진(東晋)의 태원(太元·376~396)때 무릉(武陵)에 사는 한 어부가 배를 타고 가다가 도화림(桃花林) 속에서 길을 잃었다.어부는 배에서 내려 산 속의 동굴을 따라 들어갔는데.마침내 어떤 평화경(平和境)에 이르렀다.그곳은 논밭과 연못이 모두 아름답고.닭 소리와 개 짖는 소리가 한가로우며?남녀가 모두 외계인과 같은 옷을 입고 즐겁게 살고 있었다.그들은 진(秦)나라의 전란을 피하여 그곳까지 온 사람들이었다.수백 년 동안 바깥 세상과의 접촉을 끊고 산다고 했다.어부는 융숭한 대접을 받고 돌아오면서 그곳의 이야기를 절대 입 밖에 내지 말라는 당부를 받았다.하지만 어부는 이 당부를 어기고 돌아오는 도중에 표시를 해 두었으나 다시는 찾을 수가 없었다. 전설이 이러하니 장자제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수려한 산세와 청량한 계곡.그리고 기이한 동굴이 빚어내는 원시의 자연이 영락없이 무릉도원이다.구름에 반쯤 잠긴 기묘한 형상의 수많은 봉우리들.억만년의 침수와 자연붕괴를 견뎌낸 기암괴석과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이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걸려 있는 수려한 산세를 보고 있노라면 세월마저 멈춘 듯하다. 태고의 전설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한 장자제야 말로 꿈 속에서 그리던 말 그대로의 ‘무릉도원’이 아닐까 싶다.아울러 인간의 넋을 송두리째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迷魂臺)에서 내려다보는 위안자제(袁家界)의 풍경은 그 어떤 첨단 장비와 기술로도 감지할 수 없는 선경(仙境)이다. 400~500m 높이의 송곳처럼 솟아 있는 석봉들을 보며 걷다가 잠시 발 아래를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낭떠러지.정신을 잃을 듯한 아찔함에 스릴마저 느껴진다.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을 터?지난주 무릉도원을 다녀왔다. 글 사진 장자제 김경희특파원 saranghe@seoul.co.kr ■ 장자제 가볼만한 곳 ●넋을 빼앗는 미혼대 협곡에서 솟은 바위 봉우리가 인간의 넋을 빼앗을 정도로 아름답다는 미혼대에서 내려다보는 위안자제의 절경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높이 500m에 달하는 뾰족바위 수백 개가 버티고 있는 형상이 마치 하늘에서 맨해튼의 고층빌딩을 보는 것 과 같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아슬아슬하게 절벽에 걸려 있고, 봉우리 아래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협곡이 병풍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무릉원의 하이라이트는 해발 2084m의 천자산(天子山). 무려 3500개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1997년 길이 2㎞의 케이블카가 설치 되면서 누구나 손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붓을 거꾸로 꽂은 어필봉 천자산 정상에서 버스로 5분쯤 이동하면 하룡공원이 나온다. 이곳에서 만나는 어필봉은 바위 봉우리에서 자란 소나무와 어우러져 마치 붓을 거꾸로 꽂아놓은 형상이다. 전쟁에서 진 황제가 천자산을 향해 쓰던 붓을 내던졌다고 해서 ‘어필봉’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또 ‘천대서해’는 황제를 호위하는 천군마마의 기세로 솟은 봉우리가 운무에 휩싸여 마치 바다를 이룬다. ●토가족 소녀와 보봉호수 11㎞ 길이의 황룡동굴과 ‘보봉호수’도 여행의 필수 코스. 동굴 안에서 보트를 타고 유람할 정도로 웅장한 황룡동굴엔 미사일 모양의 석순에 울긋불긋한 조명까지 더해져 환상의 극치를 이룬다. 산정호수인 보봉호는 기이한 봉우리 들에 둘러싸인 반 인공 호수로, 배를 타고 호수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배에서 토가족 소녀가 나와 손을 흔들며 청아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준다. ●천문산 천문산은 장자제 내의 최고봉(1528m)이다. 아흔아홉 굽이를 돌아 통천대로를 지나면 봉우리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 모양새가 독특해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이 터널의 이름은 천문동(天門洞)으로 지난 1999년 세계 곡예비행 대회가 이곳에서 열리면서 유명해졌다. ●황석채 장자제에서 제일 큰 관람대. 해발 1300m로 주위의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황석채에 오르지 않으면 장자제에 오지 않은 것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한나라 대신 장량이 이 곳에서 도를 닦는 중 조난당했을 때 그의 스승인 황석공이 구해줬다고 해서 ‘황석채’로 불린다. ●백장협, 용왕동 높이가 백장이라고 해서 이름 지어진 백장협은 삭계욕 동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동가욕, 왕가욕 등과 함께 3개의 협곡으로 구성됐다. 전설에 의하면 토가족 농민봉기 수령향대군이 백장협에서 관군들과 백번이나 싸웠다고 한다. 용왕동은 장자제시 무릉원관광구 동쪽 17㎞ 되는 곳에 위치해 있다. 석회암 카르스트동굴로서 중국에서 가장 크고 원시적인 동굴 중 하나. 관광에만 약 2시간정도 걸린다. # 장자제는 어떤 곳 ‘장씨의 마을’이라는 뜻의 장자제(張家界)가 역사에 처음 등장한 때는 BC200년 경이었다. 당시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이 토사구팽을 눈치채고 도망쳐서 정착한 곳, 바로 소수 민족인 토가족(土家族)이 살던 장자제다. 장량은 유방의 군사를 피해 황석채의 바위봉우리에서 무려 49일을 버텼다고 전한다. 외부와 격리된 채 살고 있던 토가족의 터전인 장자제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때는 2200년이 흐른, 지금부터 20여년 전이다. 이 지역 출신의 화가가 장자제의 산수를 담은 그림을 발표하면서 장자제는 중국 정부에 의해 본격적인 관광지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1982년에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장자제는 1992년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록되면서 한국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로 부상했다. # 여행정보 장자제는 4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계곡이 널리 분포돼 있다. 고산분지 기후로서 연평균기온이 섭씨 12.8도 이며, 겨울에 혹한이 없고 여름에 무더위가 없어 4계절 관광하기에 좋다. 장자제를 꼼꼼하게 둘러보려면 최소한 4∼5일은 걸리지만 명승지를 중심으로 돌아본다면 이틀이면 충분하다. 인천공항-샤먼(廈門)-(국내선 비행기)-장자제, 인천공항-창사-(버스)-장자제로 가는 방법 등이 있다. 최근 격린여행사(www.greentravel.com)에서 샤먼을 거쳐 장자제를 찾는 여행 상품을 출시했다.02)778-9338 # 여행팁, 가는 길에 골프를 치려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샤먼에 내리면 4개의 골프장을 접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동방골프장이 가장 유명하다. 세계 100대 명문골프클럽에 선정됐다.1994년 4월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아시아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한 곳이다. 바다를 끼고 있으며 샤먼시내가 멀리 보인다. 샤먼공항에서 20여분 정도 거리. 보통 300년 이상된 고목들이 즐비한 환경 친화적인 골프장이다. 난이도는 중급정도.18홀 가운데 11개 홀이 해안가에 위치해 바다와 푸른 잔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 [최태환칼럼] ‘항상 얼마나 불행한지’

    [최태환칼럼] ‘항상 얼마나 불행한지’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치밀하다.‘공동경비구역 JSA’‘올드보이’‘친절한 금자씨’ 모두 구도가 탄탄하다. 화면 구성과 스토리 짜임새에 빈틈이 없다. 삽입 음악도 마찬가지다. 절묘한 선곡으로 완성도를 높였다.‘친절한 금자씨’엔 바로크 음악이 삽입됐다. 정교한 클래식의 차입이다. 비발디의 칸타타다. 성악곡 ‘항상 얼마나 불행한지’가 애잔하다. 어두운 분위기 속에 긴장감과 극적효과가 한층 더 살아났다.‘음악적 폭력의 미학’을 화면에서 완성했다는 평을 받았다. 관객은 빨려들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올드보이 경연이 점입가경이다.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는 원로에 대한 러브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소속 의원 줄세우기 경쟁에 이은 중진·원로의 영입 다툼이다. 두 진영이 ‘친절한 금자씨’에서 클래식 차입의 아이디어를 얻었을까. 캠프의 짜임새를 높이는 일환으로 올드보이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일까. 하지만 당에서조차 탐탁잖게 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어떤 이는 “선거가 좋긴 좋은 모양”이라고 비아냥댄다. 빛바랜 사진들이다. 한나라당의 선거 시계가 5년전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물론 올드보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일이 아니다. 나이만 탓할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병이라도 신선하게 다가오는 인물이어야 감동이 있다. 선거전에 뛰어드는 게 적당한지 의심가는 인물이 적지 않다. 지난 대선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은 이도 있다. 지방선거에서 공천헌금을 받아 정계은퇴까지 선언했던 이도 포함됐다. 두 캠프 입장에서 보면 이해 못할 바 아니다. 당내 경선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영입경쟁은 이미지만 흐릴 뿐이다. 한나라당은 정부 인사나 사면때마다 토를 달았다. 사법처리 경력이 있는 친노무현 인사들의 발탁이나 사면을 끊임없이 비판했다. 하지만 지금 한나라당 행태를 보면 의구심이 든다. 집권하면 더 할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유권자들과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정파를 떠나 과거지향의 행태로는 선거에서 승리를 담보하기 어렵다. 지난 대선 궤적을 보면 극명하다. 지난 선거는 감성과 스피드가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비주류의 노무현은 극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됐다. 하지만 시대정신, 어젠다를 선점했다. 개혁과 기득권 타파의 기치였다. 감성이다. 인터넷을 통해 전광석화같이 세몰이를 했다. 스피드다. 감성과 스피드가 맞물려 돌아갔다. 노사모와 노란 저금통이 상징이었다. 한나라당은 어어 하다 당했다. 감성, 스피드 둘 다 따라잡지 못했다. 전전 대선때 DJ는 스스로 나서, 약점이었던 올드보이 이미지를 벗는 데 진력했다. 새로운 피를 받아들였다. 정동영과 임종석, 김민석씨 등 젊은 그룹을 전위로 내세웠다. 올드 패션의 이미지와 약점을 탈색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음은 물론이다. 그러잖아도 수구·보수 이미지의 한나라당이다. 새삼 올드보이 이미지를 덧칠하고 있다. 선거에서 유권자를 끌어들일 감성을 창출할 수 있을까.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이 ‘새로운 정치’를 들고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범여권내 다른 주자들도 기성정치의 부정적 이미지 탈색에 몰두하고 있다. 선거에서 불리할까봐 촛불시위를 차단하고, 인터넷 포털선거 운동을 제한하려 선거법개정에 전전긍긍하는 한나라당 모습이 안쓰럽다. 친절한 금자씨의 ‘항상 얼마나 불행한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yunjae@seoul.co.kr
  • 아내 10명이상 거느린 50대 엽기남 日서 화제

    지난해 10명 이상의 20대 여성들과 집단생활 강요로 체포됐던 일본인 남성 A씨(59)가 또 다수의 여성들과 동거해 왔다고 4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전했다. A씨는 2006년 1월 20대 여성들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해오며 동거 생활을 강요한 혐의로 체포된 후 집행유예로 풀려났었다.당시 조사를 맡은 경시청 히가시야마토 경찰서 따르면 그는 꿈속에서 지시 받은 주문으로 여성들을 현혹하고 협박했다고 한다. 경찰이 주문의 내용에 대해 추궁하자 A씨는 “스키토키메키토”라며 무의미한 주문을 늘어놓았다.또 “주문을 발설한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경찰에 황당한 요청을 했다.한 때 이 주문은 일본 남성들 사이에서 화제의 말로 떠올랐다. 체포되었을 당시 A씨는 재판에서 “여성들에게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도록 설득했다.”며 “그러나 아무리 설득해도 돌아가지 않았다.더 이상 식구 수를 늘리지 않겠다.”고 호소했다.그러나 동경 지검 하치오지 지부는 B씨에게 “자신의 성욕을 채우기 위해 여성들을 착취 한 것에 불과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그렇다면 A씨가 복역하는 동안 집단생활을 같이한 여성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경시청의 조사에 의하면 그녀들은 아기를 가진 한명을 제외하고 평상시처럼 일을 하면서 지내왔다.A씨와 ‘일처다부제’ 공동생활을 공모한 혐의로 체포된 그의 전 아내 H(27)씨는 석방 후에 바로 A씨의 집으로 돌아왔다.그녀는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는 이 생활이 좋다.”며 “돌아온 나를 전 부인들이 환영해줘서 감격했다.”고 말했다. A씨의 3번째 전 아내(27)는 “서로 서로 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고 6번째 전 아내(25)는 “스스로가 원해 같이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또 9번째 전 아내(25)는 “집을 나온 후 갈 곳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따뜻하게 대해줬다.”며 동거 생활의 좋은 점을 토로했다.마지막으로 그녀들은 “서로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서로의 자식들을 양자로 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한 이웃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외출하는 그녀들에 대해 “기분이 나쁘다.”,“찜찜하다.” 는 반응.그러나 경시청 히가시야마토 경찰서는 “집단생활 자체가 범죄는 아니다.”며 현재까지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A씨는 예전처럼 컨디션이 안 좋다는 이유로 여성들이 벌어온 수입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디지털콘텐츠팀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동경대 여대생 깜짝 ‘속옷모델’ 데뷔

    동경대 여대생 깜짝 ‘속옷모델’ 데뷔

    일본의 명문 도쿄대와 가쿠슈인대(学習院大) 여대생 7명이 속옷 모델로 나서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고 22일 일본의 스포츠 호치가 전했다.  이날 일본의 한 속옷 브랜드의 주최로 열린 패션쇼에 참가한 여대생들은 수영복과 속옷의 느낌을 동시에 살린 의상을 입고 등장,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특히 도쿄대학 공학부에 재학중인 카토 에미씨(20)는 등이 훤하게 드러나고 속옷이 비치는 대담한 의상을 입어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에미씨는 “흰 속옷보다는 검은색이 더 나을 것 같아 선택했다.”며 다소 멋쩍은 얼굴로 의상에 대해 설명했다. 또 가쿠슈인대의 이케다 미호씨(20)도 “귀여운 속옷을 몸에 걸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한편 패션쇼가 열리기 전 42명의 여성 모델이 속옷차림으로 도쿄 시내를 걸어 다녀 남성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디지털콘텐츠팀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
  •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조기숙 교수 “대선용 통합신당은 정당정치 역행”

    [신연숙 대기자의 금요 초대석] 조기숙 교수 “대선용 통합신당은 정당정치 역행”

    “이번 대선은 사상 최초로 정책·이념 대결을 벌이는 정상적 정치구도 선거가 될 것이다.”“한나라당 대선후보 지지율은 허상이다. 국민은 토론과정을 거치며 결국 집합적으로 이성적 선택을 할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홍보수석을 지냈던 정치논객 조기숙(48)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입을 열었다.2002년초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바닥을 길 때 노 후보의 당선을 예견하여 선거 참여에까지 이르렀던 그다. 그새 ‘참여정부 사람’이란 입장이 더해졌지만, 그는 이번 선거에도 학자로서 정치논평가 역할을 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종이신문과는 거리를 둬 온 그를 다그쳐 이대 교수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범여권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을 ▶현재 논의가 한창인 범여권 통합과 대선후보 선정은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봅니까. “대선용 통합신당 창당은 반대합니다. 정당은 투표의 준거틀이 되는데 그걸 선거 때마다 새로 만드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정당정치 발전에도 역행합니다. 오히려 녹색당 창당 같은 정당 분화가 옳은 방향이지요. 그러나 후보단일화는 필요합니다. 우리 헌법은 결선투표를 허용 안합니다. 국민은 이를 요구할 권리가 있어요. 결선투표에 준하는 게 후보단일화입니다. 그를 위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범여권 진보진영 세력들이 참여하는 국민경선은 찬성합니다.” ▶노 대통령을 밟고서는 대권을 잡을 수 없다고 했는데 근거는 뭔가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집권은 개인보다는 시대정신의 승리라고 봅니다. 시대정신으로 대변되는 세력이 누구냐 하면 긴장보다는 평화를 택했고, 특권과 정경유착의 정치보다는 투명한 민주정치를 택한 시민세력입니다. 저는 우리 사회에 서구에서 부르주아혁명을 가져왔던 시민계급 세력이 분명하게 존재한다고 봅니다. 광주민주항쟁 때부터 배태되기 시작한 이들은 정치적 식견이 풍부하고 중산층이라 공익을 위해서 자기돈 내고 자발적 결사체를 형성할 만큼 사회적 자본도 갖추고 있어요. 노 대통령이 어떤 상황에서도 20% 지지율은 유지했던 기반이 되는 세력이지요. 이들이 특정 대통령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비토 세력이 되는 데는 힘이 있거든요.“ ▶여권에서 국민경선을 한다면 후보군 중 누가 가장 좋겠습니까. “경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가려질 테지만 누가되든 상관없다고 봅니다.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면 진보진영을 대표하게 될 것이고, 이번 선거는 세력 간의 싸움이 되지 인물싸움이 되진 않을 거거든요. 그러나 나름대로 경쟁력을 가진 히든카드는 있는데 아직은 발설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 ▶대략의 범주라도 제시해주시죠. “크게 보면 지금까지 진보는 민주화 진영인데 이게 반독재란 목표를 제외하면 통일성이 없습니다. 분열 요인을 태생적으로 내포하고 있는 거죠. 그런 점에서 상당히 진보적이면서, 온건진보와 보수진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죠. 중도적인 후보는 안 될 것으로 봅니다. 고건 씨가 무너지는 걸 봐도 ‘중도’는 허상이죠. 역사적으로 봐도 이번 대선은 정당의 재연합이 이뤄질 수 있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정당들도 양극화된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번대선은 사상 처음 정책·이념 대결될 것 ▶정당이 어떻게 재편된다는 건가요. “정당의 순환사이클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국 이후엔 민주 대 반민주 구도로 여촌야도 현상이 있었죠.1987년 대선 때 민주주의가 성취되면서 그 구조가 깨지고 지역정당 구도가 등장합니다. 지역정당 구도도 노무현 대통령 집권으로 어느정도 깨지고 ‘새정치 낡은정치’구도가 되었죠. 그런데 ‘새정치’가 노 대통령 때 빠르게 성취돼버립니다. 새로운 정당 재연합이 일어날 조건이 된 것이죠. 과거 정치구도가 민주 대 반민주, 지역정당, 새정치 낡은정치 같은 비정상적인 구도였다면 새로운 정당재편은 정상적인 정치구도가 처음으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정치 본연의 의제가 중심 쟁점이 되는 정당 구도죠.” ▶국민경선으로 선출된 후보는 경쟁력이 있을까요. 이명박, 박근혜씨가 상당히 앞서가는데요. “굉장히 있을 거라고 봅니다. 이명박씨는 참 유능한 서울시장이었다고 봐요. 업무추진력도 있고 목표지향적이죠. 박근혜씨는 정치인의 자기절제가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가를 보여준 탁월한 정치인이죠. 그러나 대통령은 시대정신과 맞아야하는데 이분들은 역사를 되돌리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벌써 성장 문제같은 핵심 공약들을 건드렸는데, 지금 양극화 문제가 성장이 부진해서 오는 것이 아니거든요. 이회창씨가 패배한 것도, 고건씨가 중도하차한 것도 대통령에게 필요한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성장정책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것 같은데요. “경제가 어렵다 해서 지금은 동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TV토론에 들어갔을 때 50%의 추인을 받기는 어려울 거라고 봐요. 이번 선거는 거대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 갖고 제대로 한번 경쟁해보는 정치선거가 될 겁니다. 교육, 복지, 부동산 분야에서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차별적 대결을 벌일 거고, 공개토론 과정에서 학습이 된 국민들은 집합적으로 다수가 시대정신에 맞는 사람을 선택할 겁니다.” ▶노 대통령은 개헌 철회로 모양새만 구긴 꼴이 아닙니까. “노 대통령의 특징은 결과지향적이 아니라 과정지향적이라는 겁니다. 이점 이명박씨와 크게 구별되는데, 그래서 손해도 많이 봅니다. 그러나 미래를 보는 사람은 첫삽을 뜨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개헌은 국민적 어젠다가 됐고, 국회약속도 받았으니 과정상 의미가 있고 성공했다고 봅니다.” ●노대통령 정책은 시장 친화적인 진보 ▶한·미 FTA로 진보세력으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는데, 노 대통령은 진보를 포기한 건가요. “진보와 좌파를 같게 보는데 구분할 필요가 있어요. 좌파는 일률적 복지를 주장하고, 시장주의적 진보는 시장의 역할을 존중하되 약자에게 차등적 배려를 하자고 합니다. 저는 국민소득 2만달러 수준에서 좌파 집권은 시기상조라고 봅니다. 노 대통령이 맘 속으로는 유럽의 좌파를 동경할지 몰라도 정책은 시장 친화적 진보정책을 써왔기 때문에 좌파로부터 신자유주의자 비난을 받는 거지요. 진보세력이 다양한 분화를 하겠지만, 좌파가 현실적인 타협을 추구한다면 한나라당보다는 진보진영과 협조해야지요.” ▶3불정책 옹호자로서 최근 격화되는 논란을 어떻게 보십니까. “3불정책은 자동차 운전에서 신호등과 같은 최소한의 제한에 불과합니다. 지식기반시대를 맞아 이를 뛰어넘는 획기적 대책이 필요한데도, 교육부는 이는커녕 끊임없이 신호를 위반하는 서울대에 범칙금조차 물리지 않고 있어요. 오죽하면 산업시대 본고사로 돌아가자는 여론이 나오겠어요. 대선에서 핫이슈가 될 거로 보고 책을 쓰고 있습니다.” ▶고부군수 조병갑이 4대조로 알려졌는데 이를 과거사 문제와 대비하는 것은 어떻게 봅니까.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사안을 갖고 특정인을 공격하는 반지성적 야만적 행태예요. 어떤 인권단체도 문제제기가 없었다는 점에서 슬픔을 느낍니다. 과거사규명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시키자는 거고 동학농민은 특별법으로 명예가 이미 회복됐습니다. 교과서에도 나오는 역사적 사실을 다시 들출 이유가 없었죠.” 그럼에도 조교수는 노 정부 참여에 대해서 후회는 없다고 했다. 민주화운동 시절 역할이 다르다 느껴 유학길을 택했지만, 현장에 동참하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가졌는데 그 짐을 덜었기 때문이다. 정치논평은 계속할 생각이다. 노 대통령 때처럼 뜻하지 않게 선거 참여를 할 수도 있지만,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정무직 진출은 않겠다고 미리 다짐하고 있다고 했다. yshin@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그는 누구 1959년 경기도 안성 출생. 이화여대 정치학과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정치학 석사·박사. 이대 국제대학원 교수.2002년 정치논평가로 활동 중 당시 노무현 후보의 승리를 예측, 언론의 관심을 모았고 이후 선거과정에 참여했다.2005년 2월부터 1년간 대통령 비서실 홍보수석을 지냈다. 노 후보에 대한 부당한 언론 공격에 침묵할 수 없어 선거에 뛰어들었고 청와대 시절엔 아름다운 장미꽃을 위해 정원사가 된 심정으로 온몸으로 맞섰다고 한다.‘16대총선과 낙선운동’‘한국은 시민혁명중’‘마법에 걸린 나라’등 저서. 상당히 진보적이면서, 온건진보와 보수진보를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죠.
  • ‘화성 연쇄실종’ 공개수사 100일… 범죄전문가와 현장을 가다

    ‘화성 연쇄실종’ 공개수사 100일… 범죄전문가와 현장을 가다

    “초저녁부터 거리에는 인적이 끊겨요. 상당수 점포에는 무인 경비시스템을 달았죠. 하루빨리 범인이 검거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연초까지 4명의 부녀자가 잇따라 실종된 경기 화성시 비봉면 일대는 16일 스산함이 감돌았다.‘화성부녀자 연쇄실종 사건’의 경찰 공개수사가 오는 19일로 100일을 맞지만 이렇다 할 단서조차 파악되지 않는 등 수사가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슈퍼마켓등 저녁 9시면 문닫아 지난해 12월24일 새벽 실종된 노래방 도우미 박모(37·여)씨의 휴대전화 연락이 끊긴 비봉톨게이트 인근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30·여)씨는 “실종사건 이후 날이 어두워지면 너무 불안해 두달 전 사설 경비시스템을 달았다.”면서 “가로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밤만 되면 무서워 밖에도 못 나간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비봉면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김모(38·여)씨는 “한동안 밤에 물건 사러 나오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면서 “지금은 주민들이 ‘설마 여기서 사라졌을까.’라며 애써 위안한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12월13일 첫 번째 실종자인 노래방 도우미 배모(46·여)씨가 실종된 경기 군포시 산본1동 먹자골목 일대 주민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배씨가 일하던 S노래방 옆 건물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유모(38·여)씨는 “오후 9시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불안해서 다시는 밖으로 나오지 않고 아이들도 밖으로 나다니지 못하게 한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1월9일 경기 군포경찰서에 수사본부(본부장 박학근 경무관)를 차린 뒤 매일 5∼10개 중대를 동원, 실종자 수색 및 범인 검거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16일까지 567개 중대 연인원 5만여명이 수색작업에 동원됐지만 183점의 유류물(여성신발 82점, 휴대전화 27점 등)만 발견했을 뿐이다. 이마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지만 피해 여성들의 것으로 확인된 유류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발견 유류물·제보 피해자와 관련 없어 경찰은 강력사건 최고인 5000만원의 보상금을 내걸고 주민제보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날까지 들어온 84개의 제보 역시 대부분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종 여성들의 통화 내역 3만여건을 분석하고 동선을 중심으로 방범 및 교통 폐쇄회로(CC)TV와 교통정보 수집장치(AVI)에 등장한 용의차량 4000여대를 집중 수사했지만 역시 소득이 없었다. 군포서 고위관계자도 “실종됐다는 사실만 알 뿐 현장이 없어 단서를 발견할 수 없는 상태라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군포서 강력3팀 관계자는 “수사 초기 50일가량 집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여기저기 헤집고 다녔지만 요즘은 단서가 없어 그나마 일요일은 쉰다.”고 답답해했다. 한편 경찰은 수색작업의 범위를 경기 용인, 안성, 시흥 등 인접 13개 경찰서로 확대하고, 당진 등 충남 5개 경찰서와 인천 남동경찰서에 공조수사를 의뢰했다. 화성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흑꼬리도요 1만205㎞ 새중 최장비행 ‘이유는 짝찾기’

    가장 먼 거리를 나는 새는? 장거리를 이동하는 대표적인 철새 흑꼬리 도요(black-tailed godwit)가 뉴질랜드에서 북한까지 1만 205㎞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날아 장거리 비행의 1인자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2일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뉴질랜드 생태학 연구팀이 ‘E7’으로 명명한 암컷 흑꼬리 도요가 지난달 17일 뉴질랜드의 코로만델 반도를 출발, 일주일 뒤 북한의 압록강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새는 2㎞ 고도를 유지하며 시속 56㎞의 속도로 단 한 차례도 쉬지 않은 채 비행을 해왔다. 연구팀은 흑꼬리 도요의 몸에 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경로를 추적했다. 큰뒷부리 도요 등 도요새류 10마리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진행했다. 이 중 1마리는 뉴질랜드에서 한국과 중국 사이의 황해까지 1만여㎞를 비행한 것이 확인됐다. 흑꼬리 도요와 같은 도요새류가 장거리를 비행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으나 추적장치를 이용해 흑꼬리 도요가 철새 가운데 최장거리를 이동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흑꼬리 도요가 바다 건너 멀리 날아가는 이유에 대해 “짝을 찾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흑꼬리 도요는 몇 주간 북한의 개펄에 머물면서 휴식을 취한 뒤 최종 목적지인 알래스카로 다시 이동, 그 곳에서 알을 낳게 된다. 연구를 주관한 필 배틀리 뉴질랜드 매시대 교수는 모든 도요새가 한반도까지 쉬지 않고 비행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 가운데 3마리는 파푸아뉴기니와 필리핀, 미크로네시아를 중간 기착지로 삼았다고 전했다. 도요새는 뉴질랜드에서 여름을 보내면서 몸집이 불어 나지만 비행을 한 번 하고 나면 몸무게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도요새는 몸길이가 38.5㎝ 가량에 등은 갈색이고 배 아래쪽은 흰색을 띠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인사]

    ■ 공무원연금관리공단 ◇1급 승진 △정보지원실장 石仁聲◇2급 승진△대전지부 연금급여팀장 鄭知道◇2급 전보△경영정보팀장 金成宇△혁신인사부장 李相周△고객만족경영팀장 홍승동■ 농협CA투신운용 △대표이사 회장 송진환△대표이사 사장 니콜라 소바쥬■ 동부생명 ◇상무 선임△마케팅지원실장 尹春成△AM사업부장 具本喆■ 대한화재 △임원(이사대우) 선임 安永九 金東優 任秀鎭 潘錫奎■ 한국인삼공사 ◇국장급 승진△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 尹汝康△원료국장 직무대행 安相玟◇부장급 승진△전남 지점장 李在根△중부원료 사업소장 金浩奎◇국장급 전보△마케팅국장 李生宰△경영관리국장 吳銖泳◇부장급 전보△인사부장 金萬會△영업1부장 金成玉△경영조정부장 張敬燮△해외기획부장 安重喆△해외영업부장 尹三容△서울동부 지점장 姜海聲△인천 지점장 金相培△대구 지점장 劉昌鎬△남부원료 사업소장 金時東■ 대신증권 ◇이사대우 승진△준법감시인 남시준△신탁연금본부 배활△명동지점 장철원△반포지점 이병주△대치동지점 하창용△목동지점 남해붕△영업부 이준우△부천지점 강성호△분당지점 김정식△울산남지점 한양현△광양지점 이관철◇부서장 승진△감사실 김성태 △인사부 이득원△차세대시스템부 최명재△기업분석부 문정업△채권부 안경환△법인영업부 박천원△WM기획부 정재중△Retail기획부 권용범△리서치지원부 함성식△주식부 김상익△PI부 박형규◇지점장 승진△남대문 이장희△신촌 조용현△상계동 김원군△역삼동 박현철△일산 이병민△염창동 정기동△주엽 김완수△평촌 조우진△북인천 김태현△진주 서용만△동래 위호열△여천 김영수△청담 강동근△논현역 양은희◇부부장 승진△법인영업부 손귀연△기업연금부 이영철◇부서장 전근△Business기획부 이창화△전산시스템부 양창현△전산업무부 서동수△국제부 조주연△M&A금융부 김홍남△SF부 유광조△파생상품영업부 배영훈△자금부 김주녕△파생상품운용부 전성대△법인자산영업부 민영기△수도권법인사업부 박찬일△Wholesale기획부 오홍진△기업연금부 윤원철△신탁부 윤옥엽△WM지원부 노승범△고객지원부 한태욱△동부법인사업부 정칠근△서부법인사업부 김경근◇지점장 전근△서대문 박형근△중앙청 김창욱△전자랜드 우희락△마포 이홍만△창동 신병준△하계동 육철한△홍제동 박성희△장안동 안연희△구리 김상조△영동 이지열△무역센터 신인식△영등포 신경우△방배동 신경식△시흥동 이현식△보라매 방연주△관악 박진규△송탄 이상봉△인천 류광일△원주 박병화△오산 김창빈△안산 이홍윤△부전동 유석종△창원 안순정△남천동 이정화△광주 고중석◇사무소장 전근△동경사무소 이현수■ 대신투자신탁운용 ◇이사대우 승진△해외사업본부 노요섭△투자전략본부 나민호◇부서장 승진△마케팅부 육헌수◇과장 승진△마케팅부 정영락■ 대신경제연구소 ◇과장 승진△기획관리부 박혜신■ 한국금융지주 ◇상무보 승진△경영지원실 丁世英■ 한국투자증권 ◇승진(상무)△신사업추진본부장 尹聖一△중부지역본부장 吳泰均△영남지역본부장 金鎭泰△부동산금융담당 金成換◇상무보△기업연금담당 金東建△목동지점 金炳喆△광주지점 朴源玉△업무지원부 徐光烈△eBusiness기획부 申熙撤△청주지점 梁承鎬△국제투자부(홍콩현지법인) 吳敬熙 △인사부 李炳喆◇전보◇전무△경영기획본부장 李康行△RM·Compliance본부장 吳宇澤△개발금융·연금본부장 李鍾建◇상무△영업추진본부장 鄭鉉喆△국제〃 李愿宰△자산운용〃 孫碩佑△경영지원〃 吳尙勳△강서지역〃 沈承鎭△강북지역〃 崔鍾三△강남지역〃 朴德夏△영업부장 文晨好◇상무보△개발금융담당 陰智鉉■ 한국투자신탁운용 ◇전보△총괄부사장 鄭燦亨◇승진△마케팅1본부 상무보 李成敎
  • ‘비폭력 평화정신’ 함석헌 사상가 반열에

    ‘한국의 간디’ 함석헌(1901∼1989)의 철학과 사상을 연구한 논문집 ‘씨알 생명 평화(씨알사상연구회 지음, 한길사 펴냄)’가 발간됐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민족의 큰 스승인 함석헌의 철학이 다산 정약용에 이은 20세기의 한국철학으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함석헌은 1901년 평안북도 용천의 독실한 개신교 장로교회 집안에서 장남으로 태어났다.16살에 평양고등보통학교에 다니다 3·1운동에 가담한 연유로 더 이상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오산학교로 편입한다. 함석헌이 평생동안 진리의 화두로 삼았던 ‘씨알(원래 알의 ㅏ는 아래아 ㆍ다)’사상은 이때 오산학교에서 싹텄다.일본의 동경고등사범학교에서 독창적인 민족사관을 형성하고, 이후 오산학교에서 10년간 역사 교사생활을 하게 된다.1938년 중일전쟁 이후 일제탄압이 노골화되면서 학교에서 추방당한 함석헌은 공산주의 운동에 가담했다는 죄목 등으로 일제시대에 모두 4번 감옥을 가게 된다. 47년 공산주의자들의 회유 정책을 피해 가족을 뒤로 하고 월남한 함석헌은 이후 수염을 깎지 않았다. 전쟁 중에도 성서 공부 모임을 계속했던 그는 56년 진보 월간지 ‘사상계’에 ‘한국기독교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등을 발표하면서 큰 호응을 얻는다. 제3공화국이 들어서면서 반독재 민주화 투쟁에 적극 참여해 70년 일흔살의 나이로 ‘씨알의 소리’를 창간한다. 진보적 기독교 지식인과 재야운동을 펼친 그는 76년 ‘민주구국선언’사건으로 옥고를 치렀으며,85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된다.87년 암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하던 중 89년 일흔여덟의 나이로 소천했다. 함석헌은 신앙과 교육을 비롯해 농사를 생의 지표로 삼았다. 씨알사상은 그가 농사꾼의 한 사람으로서 터득한 지혜 및 경험과 무관하지 않으리라고 김명수 경성대 신학대학장은 판단했다. 스스로 ‘한국의 간디’라 불리는 것을 그리 싫어하지 않았던 함석헌은 24∼25년 로망 롤랭의 간디전을 읽은 이후 평생 간디가 간 길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그가 간디를 사랑하고 존경한 이유는 “조직적인 악에는 조직적인 사랑으로 대항할 것과 그렇게 하면 반드시 이기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간디를 씨알 중의 씨알로 삼았던 함석헌은 ‘씨알의 소리’ 겉장에 “씨알은 자기 교육의 기구이자 어떤 종교, 어떤 정치 세력과도 관계가 없다.”며 “스스로 역사의 주체인 것을 믿고, 그 자람과 활동을 방해하는 모든 악과 싸우는 것을 제 사명으로 안다.”고 천명했다. 종교는 정치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함석헌은 이를 평생 화두로 삼았다. 종교인이면서도 정치악을 외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치는 나에게는 성가신 일입니다. 내가 정치를 털어버릴 수 있다면 기뻐 춤출 것입니다.”라고 간디봉사회 앞에서 연설했다. 일부 기독교는 ‘거대한 이기주의 집단’으로 비쳐지고 있는 한국의 종교 현실에서 함석헌의 겸손하고 진실을 추구했던 사상은 ‘큰 모순의 바위에 큰 쇠망치를 내린 것’과 같을 것이다.656쪽.2만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화-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울림

    방혜자| 저도 도불전渡佛展을 열어 항공 요금을 마련해서 파리로 떠났는데, 처음 3년간은 부모님의 도움과 적은 장학금을 받아서 생활했습니다. 그 후에는 나라의 형편이 어려울 때였고 부모님께도 죄송해서 그림이 세 점 팔리는 것을 계기로 그 반액을 부모님께 보내 드리고 독립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한때는 다락방에 살면서 애들도 돌봐 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겨우 빵 한 쪽에 계란 한 알, 채소죽 같은 걸로 요기를 하며 생활했어요. 캔버스가 없으면 치마를 찢어서 사용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소품이라도 하나 팔리면 당장 먹을 거보단 물감과 캔버스 같은 재료를 잔뜩 사들이곤 했어요. 물감이 떨어지는 것은 더 견디기 힘들었으니까요. 이인호| 네, 선생님 말씀처럼 당시는 유학길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었지요. 우리나라는 몹시 가난하고 힘이 약했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 문화적 차이도 컸어요. 제 경우는 첫해 웰슬리 대학의 기숙사비와 등록금이 합해서 1,900불이었는데, 당시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갖고 나갈 수 있는 돈이 50불이었어요. 그리고 한 달에 송금할 수 있는 한도가 140불이었고요. 국민당 연간 소득이 100불이 못 되는 시점이었으니 딸의 유학을 위해 집에서 돈을 송금한다는 것은 어차피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당시 편도 비행기 값이 600불이었으니 지금 집 한 채 값 정도 되었을 거예요. 제트기도 아니고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일본, 하와이, LA, 시카고를 거쳐 뉴욕으로 가는 먼 길을 통해 보스턴으로 갔지요. 며칠을 날아가도 구름만 보일 뿐 끝이 없을 듯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어머니께서 어린 딸을 보내셨을까, 참 큰 용기가 필요하셨겠다 생각을 합니다. 방혜자| 저도 대학을 나오자마자 1961년 봄에 비행기를 타고 사흘 동안이나 걸려서 동경, 홍콩, 싱가포르, 뉴델리, 이스탄불, 로마 등을 경유하여 파리에 도착했어요. 아버지께서는 교육열이 남달리 대단하셨습니다. 제가 유학을 가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쾌히 승낙을 하시고 우리나라의 심오한 자연을 보고 가야 된다고 하시면서 저를 설악산에 데리고 가셨습니다. 일주일 동안 그렇게도 아름다운 산, 바위, 돌, 폭포를 보여 주시고 “이제 비행기를 타도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친구 분들이 저렇게 몸이 약한 애를 어떻게 외국유학을 보내느냐고 하실 때마다 “얘 속에는 영감 셋이 들어 앉아 있어서 걱정이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웃음) <대화-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울림>
  • [인사]

    ■ 국무조정실 ◇과장 전보 △교육문화심의관실 문화정책과장 朴鎭浩△대통령비서실 尹順姬 ■ 교육인적자원부 ◇기술서기관 △울산국립대건설추진단 시설팀장 이연생△전남대 최인봉 ■ 노동부 ◇전보 △광주지방노동청익산지청장 朴榮圭 ■ 환경부 ◇과장급 전보 △장관실 비서관 琴翰承△대기보전국 생활공해과장 朴美子◇과장급 승진△국무조정실 파견 洪正燮△인천광역시 〃 潘務綠△울산광역시 〃 姜昌元△지속가능발전위원회 〃 鄭恩海 ■ 기획예산처 ◇고위공무원단 전보△기획예산처 전입 류호영 ◇과장급 전보△복지재정과장 한명진△민자사업관리팀장 김완섭 ■ 국가보훈처 ◇부이사관 전보 △감사담당관 金雨燮◇서기관 전보△혁신기획관 閔炳元△보훈보상국 보상급여과장 洪仁杓△〃 단체협력〃 金周瑢△복지의료국 복지지원〃 鄭夏泰△제대군인국 제대군인정책〃 庾周鳳△〃 제대군인지원〃 李起鎔△서울북부보훈지청장 愼泫縡△춘천〃 鄭鍾基△강릉〃 申明澈△목포〃 宋榮朝△전주〃 金大一 ■ 한국일보 △이사 鄭驥上(부사장 겸직) 申雨轍△고문 張明秀 ■ 파이낸셜뉴스 △편집국장 朴炯俊 ■ 현대증권 ◇승진 (부장)△개포지점 李起東△광화문〃 李宰衡△부산〃 劉相旭△부평〃 金慶漢△대구서〃 朴慶鎬△분당〃 李碩東△동경〃 徐長源△인사팀 趙盛大△동래〃 金善經△잠실〃 金舜謙△동소문〃 柳漢默△종로〃 朴郁相△둔산〃 尹汝元△법인영업1팀 崔寅燮△금융상품법인2팀 韓 錫△Structured Finance팀 林仁赫△리스크관리팀 盧泰一 ◇전보△인재개발팀장 金載奉 ■ 미래에셋증권 ◇승진 (부장)△CMA. 영업추진본부 兪昶濬△마케팅〃 辛承鎬.曺盛植△IB 1〃 奇承俊.申政穆△IB 2〃 金泰均△SF〃 全泰昱△금융상품영업〃 朴禎大△자산운용〃 金善昱.申官杓△채권영업〃 宋昌燮.李昶勳△장외파생운용〃 張旭濟.金性河.李民宇△법인.RM〃 金起豪△국제〃 金大旭△리스크관리〃 金鍾喆△금융상품영업〃 柳憲周△법인영업〃 秋旻昊△IT개발〃 朴明九△서울 고객지원센터 孫啓文△인천지점 楊文燮△목동역〃 姜孝植△보라매〃 李哲虎△구의〃 金熙源△해운대〃 朴漢基△남천동〃 金承顯△도곡〃 李成雨△청량〃 李秉天△신촌〃 姜秉洲△광주〃 李榮△리서치센터 李恩永△도곡렉슬점 黃仁日 ■ 동부증권 ◇임원승진 (상무)△제1지역본부장 李潤夏 ◇이동 및 보임 (부문장/본부장)△Wholesale부문장 姜京勳△제2지역본부장 許炳文△제3〃 겸 대구지점장 趙壽濟 (지점장)△영업부 金鉉國△을지로 李炳成△잠실 韓正會△분당 金昌洙△방배 張右在△종로 李七炯△청담 李瀞 (부서장)△영업개발팀장 鄭燦參 ■ 신흥증권 (승진)△이사대우 白鍾權 許埇 鄭寧春△부장 林熙鎭 徐近榮 ■ LG카드 ◇신임△천안지점장 홍인표△부천채권〃 지규석△직원복지팀장 진미경△신용기획〃 김호동△체크카드〃 김관섭△그룹영업〃 김정배△영남신용관리센타장 유구종 ◇전보△전략기획팀장 이종명△시너지추진〃 김대영△금융기획〃 신중완△노사협력〃 성충기△전략지원〃 최인선△카드론〃 장지순△영업기획〃 박창훈△고객개발〃 김영호△전략영업〃 김용훈△사고방지〃 황민철△영업관리〃 임주혁△조직활성화〃 이병호△생활영업〃 박경래△리스크관리〃 이일선△영남영업지원〃 김영일△인천지점장 안경원△안양채권〃 최낙주△인천채권〃 이철희△부산〃 이상관△수원〃 이재세△포항〃 강부식△청주〃 김형배△창원〃 오상률△소비자보호센타장 도승찬 ■ 동양그룹 ◇신규 선임△한일합섬 상무 남기흥△동양레저 상무보 백용기△동양종합금융증권 상무보 김웅락 이윤△동양투자신탁운용 상무보 이강일 ◇승진△동양종합금융증권 상무 백승엽 김윤희△동양시스템즈 이사대우 황국현△동양종합금융증권 이사대우 권광호 김대혁 정연재 정하윤 윤성희 김성우 정진우△동양선물 이사대우 김수곤 ■ 수협◇부장 전보△기획관리부장 白善基△회원경영지원부장 徐基桓△공제보험부장 金興燮△조합금융RM실장 金鍾洙△홍보실장 蔣斗時△조합감사실장 鄭萬和△감사실장 한명섭△연수원장 宋基春△연수원교수 金重培△비서실장 金榮台 ■ 한국농촌공사◇임원 발령△부사장 겸 농지은행이사 金相根△생산자원이사 柳在軒△기획관리이사 劉正鎬 ■ 대한화재◇이사 대우△경영지원본부 담당 安永九△개인영업지원팀 담당 金東優△신채널영업본부 담당 任秀鎭△방카·연금영업본부 담당 潘錫奎
  • [Metro] “시장 한번 더 하는게 목표”

    “서울시장을 한 뒤 대통령에 도전할 생각이 있나요. 시장 일과 대통령 일은 어떻게 다른가요.”(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대학원생) “상당히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제 정치적 미래에 대해 말하기 힘들지만 저의 유일한 목표는 서울시장을 한 번 더 하는 것입니다.”(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지도자로 성장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대학원생들과 만나 서울시 현안에서 장래 희망에 이르기까지 20여분간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오 시장은 대권도전 의사를 묻는 한 학생의 질문에 “유일한 목표가 한 번 더 서울시장을 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서울은 복지, 환경, 문화부터 외교, 국방까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에 서울시장은 웬만한 국가경영만큼 힘들다.”며 서울시장으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오 시장은 서울이 경쟁도시인 도쿄, 상하이, 홍콩 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각 도시가 각자 분야에서 낫거나 뒤지는 면이 있다.”며 “서울시는 금융과 문화, 예술 등의 진흥에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18개국 출신 62명으로 구성된 방문단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역사, 정치, 경제 등을 살펴보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5일 서울을 찾았다. 방문단은 둘째 날인 26일 우리나라의 분단 상황을 체험하기 위해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했다. 이어 김구 기념관,SK텔레콤을 둘러본 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들은 이어 한류스타 ‘비’ 등을 만난 뒤 28일 다음 방문 국가인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다.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79년 ‘난쏘공’·86년 ‘칠수와 만수’ 다시 무대로

    79년 ‘난쏘공’·86년 ‘칠수와 만수’ 다시 무대로

    요즘 연극계에서 유행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는 ‘명품 연극’이다. 해외 극작가가 쓴 유명 극본에 이름 있는 배우가 한 명쯤 출연하고, 명망 있는 연출가와 뭉치면 명품 연극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1970∼80년대 질곡의 근·현대사를 한국인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무대에 올려 20∼30년이 지나도 재공연되는 연극은 정말 제대로 된 명품 연극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27년 만에 사회개혁을 쏘다 지난 1일 막을 올렸으나 주연 배우의 부상으로 잠시 중단됐던 연극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이 27일부터 다시 공연이 재개돼 4월29일까지 서울 게릴라 극장에서 공연된다. ‘난쏘공’은 한국 문학사 최초로 200쇄를 돌파하고,100만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조세희씨 원작 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다.1979년 5월 일주일간 연극회관 세실극장에서 첫 공연한 이래 관객들의 호응으로 같은 해 국립극장에서 2차공연까지 했다. 그러나 당시 중앙정보부 문화담당 무관의 협박으로 이후 다시 무대에 오르지는 못했다. 당시 상연 포기각서를 써줬던 연출자 채윤일씨는 재공연에 대해 “27년 전의 ‘난쏘공’이 용광로처럼 뜨거웠다면, 이번에는 우리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는지 담담히 보여주려 한다.”면서 “연극으로 사회개혁을 할 수는 없지만, 연극의 사회적 기능은 언제나 유효하다.”고 말했다. 키 117㎝, 몸무게 32㎏으로 다섯 식구를 부양하는 김불이는 달나라를 동경하며 달을 향해 쇠공을 쏘아올린다. 어느날 기어이 달로 가버린 아버지가 떠난 이유를 큰아들은 점점 깨닫게 된다. 극중 주인공인 난장이의 큰아들 역을 연기했던 신현서(35)씨. 그가 지난 13일 자기 몸짓보다 큰 숟가락을 끌다가 지친 아버지를 데리고 도망치는 장면을 리얼하게 연기하다 그만 허리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14∼24일 중단된 공연에 대해서는 연장을 검토 중이다. 새로 큰아들을 연기할 이종현(25)씨는 지난해 ‘로미오를 사랑한 줄리엣의 하녀’에 출연했으며, 원작에서 묘사된 극중 인물과 흡사한 이미지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은 기대주들 이번에도 지난 1986년 초연된 연극 ‘칠수와 만수’는 당시 서울에서만 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90∼92년에 전국적으로 10만명 이상이 관람한 인기 작품이다.88년 안성기, 박중훈, 배종옥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그동안 문성근, 강신일, 안석환, 유오성 등 걸출한 배우들이 칠수와 만수를 연기했다. 이번에는 박정환, 진선규, 전병욱, 김문성이 연기한다. 그동안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공연계의 젊은 기대주들이다. 기지촌 출신 칠수와 가난한 집안에서 자란 만수는 고층빌딩에 매달려 광고판을 그리다 동반자살로 오해받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오는 30일부터 7월29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20∼30년이 지난 연극을 다시 올리는 두 극단의 공통적인 변은 ‘시대는 변해도 사람들의 인생은 비슷한 모습으로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난쏘공’의 원작자 조세희씨는 “(아파트값이 치솟아 사회문제가 되는 등의) 지금 상황은 처음 이 소설을 쓰던 때와 똑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1) 감산사 두 불상의 가치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1) 감산사 두 불상의 가치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경주 감산사터 석조아미타여래입상과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드물게 한국의 미술사와 문학사를 두루 풍요롭게 하는 걸작입니다. 미륵보살입상은 목과 허리를 엇갈린 방향으로 살짝 구부린 삼곡(三曲) 자세가 매력적이고, 온몸을 휘감고 있는 장신구도 우아합니다. 불상의 시원인 간다라와 마투라를 아우르는 4∼5세기 인도의 굽타 양식이 중국을 건너뛰어 들어온 뒤 통일신라 특유의 미의식과 결합한 사례라는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아미타여래는 살집 있는 몸매에 키는 작달막하고, 조각도 상대적으로 평면적입니다.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석괴(石塊)의 제한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어 재미있습니다. 주어진 재료가 그렇게 조각할 수 밖에 없도록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때론 미술사에서도 거창한 해석보다 단순한 상상력이 필요할 때가 있겠지요. 두 불상이 후하게 대접받는 데는 명문도 한몫을 했습니다. 아미타여래의 광배 뒷면에 21행 391자, 미륵보살에도 비슷한 자리에 22행 381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집사성 시랑을 지낸 김지성이 719년 어머니를 위해 미륵보살을 조성했고, 아미타여래는 아버지를 위해 만들려 했지만 이듬해 김지성이 죽자 두 사람의 명복을 함께 빌고자 세웠다는 내용입니다. 제작연대를 알 수 있는 통일신라의 가장 이른 석불로, 반세기쯤 지나 모습을 드러내는 석굴암이 어떤 ‘조형적 트레이닝’을 거쳐서 완벽해질 수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명문의 문학적 가치에 주목한 사람은 국문학자인 조동일 전 서울대 교수입니다. 자신의 유명한 ‘한국문학통사’에서 “이 명문은 전성기에 이른 신라 한문학의 정수”라면서 “두 조각이 미술사에서 획기적인 의의를 가지듯, 명문 또한 문학사에서 커다란 위치를 차지하는 명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불상을 조성한 과정을 설명하는 데서 출발했지만,6두품으로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신분적 제약을 물리치고 자유로움을 동경하는 ‘문학’으로 획기적 발전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명문은 부모의 명복을 빌고자 불상을 봉안한다는 것이 요지이지만, 자기가 보탠 말이 더 많습니다. 공식화된 순서에 따라 정해진 사연을 적는 글을 이용해 자신의 심정을 술회하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조 교수는 최근 펴낸 ‘의식각성의 현장’에서 이 불상이 미술과 문학을 함께 존중해 창작한 신라인의 식견을 깨닫게 만든다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미술은 미술이고, 문학은 문학이어서 다른 쪽의 사정은 알지 못하는 요즘 세태를 바로잡게 한다는 것이지요. 그는 “조각의 아름다움을 해설하고 감탄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명문은 더욱 무시된다.”고 안타까워합니다. 유식이 극도에 이른 시대의 무식을 입증하는 단적인 사례라는 것입니다.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중앙박물관에서 감산사 아미타여래와 미륵보살을 만나면 꼭 뒤로 돌아가 명문이 있는지를 확인해야겠네요. dcsuh@seoul.co.kr
  • 불법 트롤어선 남해 ‘싹쓸이’

    우리나라 서·남해안 어장이 불법 조업으로 멍들고 있다. 서해안에는 중국 어선들이 몰려 싹쓸이 조업을 하고 있으며, 남해안에는 대형 트롤어선과 중·대형 기선저인망어선들의 월경조업으로 연안 어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해경이 단속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21일 경남도에 따르면 대형 트롤어선과 중·대형 기선저인망어선이 연안을 침범, 불법 조업을 일삼고 있다. 수산업법상 대형 트롤어선과 중·대형 기선저인망어선 등은 근해어업으로 분류돼 있으며, 수산자원보호령에 규정된 동경 128도를 기준으로 동쪽 해역에서의 조업은 위법이다. 경남과 전남·부산지역 어민 1000여명은 20일 경남 사천시 수협냉동창고 앞 광장에서 ‘멸치잡이 어업인 생계대책 쟁취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에 대형 트롤어선과 중·대형 기선저인망어선의 불법조업 단속을 촉구했다. ●고기 씨를 말리는 불법조업 대형 어선들은 주로 통영시 홍도와 남해군 세존도 부근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일삼는다. 이 해역은 넙치와 가자미등 저서어류의 서식지이며, 남해안 특산물인 멸치 산란장이다. 이 어선들은 야간이나 기상악화를 틈타 배 이름을 가린 채 코가 작은 그물로 바다 밑을 어 어린고기까지 닥치는 대로 남획하고 있다. 요즘은 산란장을 찾아 회유하는 멸치떼를 싹쓸이해 사료용이나 젓갈용으로 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대 해양과학대 장충식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대형 어선의 멸치 어획량은 연간 4만 7000여t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생산량 26만 5000t의 18%이다. ●“무서워서 단속못한다.” 대형 어선의 불법조업에 당국은 사실상 단속을 못하고 있다. 어업 지도선이 불법조업 현장을 적발해도 배가 워낙 큰 데다 파도가 높아 자칫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해 애써 외면하는 실정이다. 올들어 단속실적은 해경이 3척을 적발, 입건했을 뿐 어업지도선은 단 한 척도 단속하지 못했다. 도 관계자는 “대형 어선의 불법조업을 뻔히 알면서도 단속할 수 없다.”며 “100t이 넘는 배가 단속선을 향해 돌진해 오면 피하기 일쑤”라고 털어놨다.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도 자국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을 침범한 트롤어선은 단속을 못하고 있다. ●예견된 불법조업 이들 대형 어선의 월경조업은 예견된 일이다. 전문가들은 “한·일어업협정으로 어장이 축소된 만큼 감척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안이한 대책을 지적했다. 이들 어선의 조업구역은 제주도 남방 및 동중국해와 일본 오키군도, 센카쿠열도부근 해역이다. 한·일어업협정으로 대부분 시장을 잃었다. 게다가 정부의 감척사업조차 미흡해 결국 연안 침범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해양수산부는 감척사업을 다시 추진하기 위해 최근 용역을 발주했다. 국내에 등록된 대형트롤어선은 59척이고, 중·대형 기선저인망어선은 외끌이가 97척이며 쌍끌이는 110척에 달한다. 이들 규모는 보통 100∼130t규모이다. 대형기선저인망수협 관계자는 이에대해 “그물에 멸치가 혼획될 뿐”이라며 “일부 어선을 제외한 나머지는 조업구역을 지키고 있다.”고 해명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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