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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자회담 타결 이후] 核타결→장관급회담→정상회담?

    ■ 연내 개최설 ‘솔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가 고개를 들고 있다.6자회담이 끝난 지 하루 만인 14일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일정이 확정될 만큼 남북간 접촉은 빠르게 재개되고 있다. 남북 장관급 만남 자체는 앞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가시화하는 데 적잖은 힘을 보탤 가능성이 크다. 실제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의 걸림돌로 ‘북핵문제’를 언급해 왔던 터다. 노 대통령은 당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는 원칙론 아래 “6자회담과 남북정상회담은 순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북핵문제가 정리돼야 남북간 문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강조했었다. 따져보면 남북정상회담의 1차 걸림돌이 제거 단계에 들어간 만큼 추진할 만한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14일 KBS 라디오의 한 시사프로그램에 출연,“대선과 한반도 평화체제 문제를 분리해 남북정상회담을 올해 가동해야 한다.”면서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설’ 자체부터 조심스러워한다. 정치·사회적 민감성과 폭발성 때문이다. 또 예측불가한 북한이라는 상대에 대한 고려도 포함된 듯하다.“6자회담과 북한 비핵화 진전은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지만 충분조건을 만든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송민순 외교부 장관의 13일 스페인 마드리드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윤병세 청와대 안보수석도 14일 K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하는 것인 데다 상대방이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언제 한다, 안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는 게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신중론을 폈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날 ‘개인 의견’을 전제로 “남북정상회담은 이미 정부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필요하다.”면서 “다만 상대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나올 것인가를 생각해보고 서로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의 추진 시점은 녹록지 않다. 남북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는 대선판도를 뿌리째 흔들 만큼 파괴력을 지닌 탓에 국회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이 가만히 있을리 만무하다. 그러나 6자회담 합의문의 이행 수위에 따라 남북관계가 급진전될 수밖에 없는 만큼 남북정상회담 개최설은 좀체로 수그러질 것 같지 않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부시 “핵불능화 이행해야 지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북핵 6자회담 타결과 관련, 기다렸다는 듯 성명을 내고 “북핵 프로그램 대처에 외교를 사용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를 의미한다.”면서 “9·19 공동성명 이행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합의한 행동 조치를 설명하고 “다른 회담 참여국들은 북한에 경제적, 인도적, 에너지 지원을 하는 데 협력키로 했으며 이 지원은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 약속을 이행할 때 제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북핵시설 가동 폐쇄·봉인, 국제사찰관 입북 허용 등 ‘즉각적인’ 행동과 모든 핵프로그램 공개 및 기존의 핵시설 불능화 약속은 북한의 모든 핵프로그램과 시설을 국제감독 아래 포기하는 것을 향한 ‘초기 조치’”라고 규정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특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좋은 출발”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합의가 이야기의 끝은 아니다.‘4번째 쿼터’가 아닌 ‘첫 쿼터(first quarter)’”라면서 “궁극적인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라고 말했다. 이어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모든 프로그램’이란 말 그대로 고농축우라늄(HEU)을 포함한 모든 북한 핵프로그램의 폐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의 타결 후 제기되고 있는 ‘핵폐기 대상이 모호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언급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과 라이스 장관은 또 이번 합의가 “참여국들의 공동약속”임을 강조,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 대사가 “핵 확산국에 나쁜 신호를 주는 잘못된 협상”이라고 비난한 것에 대해 “그가 틀렸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이어 미 강경파의 반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 내에서 이를 분명히 협의했으며, 부시 대통령도 모든 합의내용을 자세히 안다.”고 부연했다. dawn@seoul.co.kr ■ “BDA 합법자금 곧 해제 北위폐 조사는 계속”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문제를 30일 안에 해결해 주기로 약속함에 따라 북한의 막혔던 ‘돈줄’이 풀리고 국제금융 체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 재무부의 대니얼 글레이저 테러금융 및 금융범죄 담당 부차관보는 13일(현지시간) “우리는 BDA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으며, 이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와 논의를 충분히 가졌으므로, 가까운 미래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이날 내셔널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 주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합법적 자금’의 해제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는 “불법활동과 관계없는 계좌도 무한정 동결돼야 한다는 게 우리의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해 합법자금 해제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는 BDA 문제를 “30일내에 해결하겠다.”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합법적 자금의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으나 동결된 50개 계좌 2400만달러 가운데 1100만달러 정도가 합법적인 자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그러나 BDA 문제와 북한의 달러화 위조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강조하며 위폐 문제는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30만건 이상의 문건을 조사한 결과 미 재무부가 2005년 9월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취할 당시 우려했던 북한의 불법활동 가운데 많은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몰리 밀러와이저 재무부 대변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BDA 문제와 관련해 조치를 취할 예정이지만 30일이라고 시한을 못박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밀러와이저 대변인은 또 “북한과의 실무그룹 협의를 통해 BDA 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금융과 관련한 불법 행위에 대해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awn@seoul.co.kr ■ 북·미 核해빙… 日 “속타네” |도쿄 이춘규특파원|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크게 진전될 가능성을 보이자 자국민 납치문제 해결에 집착해온 일본이 궁지에 몰렸다. 일본 정부는 “일본도 합의문에 서명한 이상 응분의 (중유지원) 부담을 해야 한다.”는 일부 여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납치문제 해결 없이는 대북 지원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을 둘러싼 주변 정세는 북한과 미국의 급속한 접근 가능성 등으로 급변하고 있어 일본은 명분 있는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는 기류다. 일본은 왜 이처럼 납치문제에 매달리는가. 일본 정부는 2002년 북·일 정상회담 이후 납치 일본인을 두 차례에 걸쳐 귀국시켰지만, 아직도 일본인 납치자가 북한에 생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모두 끝났다.”며 강경하다. 특히 납치문제는 아베 신조 총리 집권에 일등공신이었다. 현재도 납치 문제는 일본내 최우선 관심사다. 당분간 ‘북한 때리기’ 분위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아베 정권이 여론동향에 신경쓰는 배경이다. 반대로 납치문제는 정권 지지율을 높이는 수단으로 인식돼 7월 참의원선거까지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납치 문제’라는 걸림돌을 제거한 뒤 국제 외교무대에 정상적으로 복귀하고 싶어 하는 아베 정부로서는 적어도 당분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로에 서있는 상황이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일본이 주도했던 대북 포위망은 크게 흔들리고 있고, 미국은 북한에 대해 크게 유연해졌다. 그러면서 북한을 고립시키려던 일본이 자칫 국제외교무대에서 역포위되는 형국으로 급격히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일본은 입장 변화 가능성을 비쳤다. 아베 총리는 14일 국회에서 납치문제 해결 없이 대북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면서도 “6자협의의 틀 안에 납치문제가 확실히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됐다.”며 상황변화에 대비하는 모습을 거듭 보였다. 대북 제재 문제도 변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북한내의 에너지 상황 조사 등 간접협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의 북한 방문을 예외적인 조치로 허용할 방침을 정했다.6자회담 합의 분위기에 편승, 강한 대북제재 원칙을 일부나마 수정할 뜻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taein@seoul.co.kr
  •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3일(현지시간) 정오 백악관 프레스룸. 토니 스노 대변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연단에 올라 베이징 6자회담 합의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미국 기자들은 합의 내용이 아니라 “북한이 과연 합의를 지키겠느냐.”는 우려를 질문 대신 쏟아냈다. 미국관계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005년 9·19 성명과 이번 초기 이행조치 합의가 향후 북·미관계를 형성하는 틀을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두 나라 사이의 ‘신뢰’가 전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신뢰성에 대한 미국측의 의구심은 기자들에 국한되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이날 오전 베이징 합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몇차례나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과 경제원조를 받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북한 당국이 지원 분배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믿지 못해 주지도 못하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은 이날 아침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합의가 “큰 돌파구”라고 평가하면서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제네바 합의의 선례를 보면,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가 우선 확보돼야 중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원조를 얻어내는 한편,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합의를 활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도 미국을 불신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적대시 정책’이라는 표현에 응축돼 있다. 북한은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맺은 일련의 합의를 백지화하고, 제재와 인권 압박을 통해 ‘정권교체’를 추구한다는 의구심을 가져 왔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명명한 것 등이 그같은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주장해 왔다. 북한은 특히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적성국교역법 등에 따른 경제 제재를 대표적인 적대시 정책이라고 간주, 이번 회담에서도 우선적인 해제를 요청했던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9·19 공동성명과 이번 합의로 북·미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됐기 때문에 양측간의 신뢰구축조치(Confidence Building Measures)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가장 중요한 신뢰구축 조치는 특히 북한측의 합의 이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 과정에서의 인적 교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다루는 금융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측 핵심 관계자는 “북한 당국자들과 몇차례 만나게 되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dawn@seoul.co.kr ■ ‘북핵 합의’ 美·中·日 전문가 반응 지난 13일 6자회담의 전격 타결로 북한의 핵개발 추진이 일단 ‘중지’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과연 이번 합의가 1950년 이후 한반도를 짓눌러온 냉전의 굴레를 벗어던질 대전환점이 될지, 제네바 핵 합의 전철을 밟는 수준으로 전락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회담 타결의 의미와 정치적 배경, 넘어야 할 과제 등을 짚어 본다. ■ 고든 플레이크 美 맨스필드재단 소장 베이징에서 나온 합의는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담고 있다. 그러나 좀더 냉정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만 갖고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정도의 단계라고 봐야 한다. 영변의 5㎿급 원자로를 동결하는 것은 북한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플루토늄을 추출할 만큼 추출했고, 지금은 원자로의 가동도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계속 가동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엄청난 대가를 지불할 만큼의 성취는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나 이미 개발한 핵무기, 보유 중인 플루토늄이 모두 공개되지 않으면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영변에서 생산한 플루토늄과 HEU 프로그램으로 만든 우라늄이 어디로 갔는지, 북한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닌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번 합의문에 포함된 ‘불능화’라는 개념은 좀 모호하다. 특히 미국 대표단이 워싱턴에 보고했던 합의문 초안에는 ‘영구적인 불능화’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정작 발표된 합의문에는 ‘영구적’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불능화’만 남았다. 그 이유와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돼야 한다. 이번 합의를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제네바 합의는 핵 동결에 대한 포괄적 지원 방안이 담겼었지만 이번 합의는 단기적인 첫 단계일 뿐이다. 향후 북·미관계는 핵 문제의 진전에 달려 있다. 미국이 북한을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핵을 가지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양국 관계의 기본 과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느냐에 대해서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합의를 이룬 것도 ‘전술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본다. 전략적 결정은 내리지 않고 이른바 속도조절만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고, 북핵 문제 해결이 순조롭다면 북·미관계도 잘 진행될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 “北·美 지속적인 대화 최대 관건” 류진즈 中 베이징대 교수 이번 6자회담은 문제해결 측면에서 온전하게 내디딘 한 발자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근거한 분명한 진전이다. 회담의 주체들이 부단히 노력해온 결과다. 그러나 시작일 뿐이다. 앞에는 길고도 험한 길이 놓여 있다. 각국에는 취해야 할 많은 조치가 있고, 국내외적으로 많은 곤경이 닥칠 것이다.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북한과 미국이다. 두 주체가 각자 짊어진 짐을 어떻게 지고 나갈 것인지가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요소다. 만약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빚어지는 마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북한과 미국은 상호 이해를 높여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양국은 그간 최소한의 신뢰가 부족했었다. 이번 회담은 양국간의 상호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 줬다. 북·미 양국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북한과 미국사이의 대화와 이해를 촉진시키는 일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 회담은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남북간 기본관계가 이번 회담으로 더욱 진전되고, 이를 바탕으로 회담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중국은 이미 큰 역할을 해왔지만,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국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막힌 곳을 뚫는 일을 맡을 것이다. 동시에 각각의 단계에서 한국과 중국의 유기적인 협조 역시 중요하다. 중국과 한국은 그간 북핵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같거나 비슷한 시각을 유지해 왔다. 각국은 에너지를 비롯한 인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 “日, 이번 합의로 ‘6者 외톨이’ 될수도” 오코노기 마사오 日 게이오대 교수 이번 6자 회담의 최대 특징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양자 협의를 통해 6자 회담을 견인한 점이다. 과거에는 중국의 중개 역할이 컸지만, 이번엔 미·북 주도로 합의까지 이끌어냈다. 내용면에서 중요한 것은 미·북이 서로가 외교 교섭의 원칙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미국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초기이행조치를 통해 비핵화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부시 정권이 비판을 받게 된다. 또 동결이 아닌 폐쇄와 불능화를 이끌어내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로서의 큰 걸음을 내디뎠고, 북한은 이를 인정했다. 배경은 여러가지다. 미국은 2002∼2003년(영변핵사태) 이후 북한과 직접교섭을 하지 않았는데, 그 정책이 크게 변했다. 집권 말기를 맞은 부시정권의 대전환이다. 이라크 문제로 고전 중인 부시정권으로서는 북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다. 유엔제재도 효과가 없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 다수당이 됐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이 기조수정을 한 것 같다. 이것이 앞으로 계속될지 주목된다. 양국간 수교로까지 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북측은 클린턴 정권 때 남북정상회담을 했듯이 미국과 한국에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정책 실패를 한반도에서 만회하려는 야심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으로서 북·미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일본은 합의가 신속히 이행되면 6자 회담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정권의 선택은 두 가지다. 국제적인 협조를 중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 지원하느냐, 아니면 지금까지의 강경노선을 견지하느냐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없이 테러지원국 해제는 이상한 것으로 본다. 일본 여론은 비판적이다. 아베정권은 압박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7월 참의원선거까지는 강경하게 갈 전망이다. 선거뒤 북·일관계에 유연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국면이 예상 이상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부시 정권 6년은 클린턴 시절과의 차별화를 위해 (대북 강경정책으로) 달렸다. 이번 합의는 94년 제네바 합의 수준 이상이다. 이 또한 클린턴 정권과 (유연화된)차별화다. 비핵화라는 좀 더 높은 단계의 합의로 이끈 것이다. 도쿄 이춘규·워싱턴 이도운·베이징 이지운 특파원 taein@seoul.co.kr
  • 경총 “대졸 초임 日과 비슷, 동결 절실” 노총 “근로시간·물가등 무시한 주장”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기업들의 대졸 초임이 일본과 비슷하다는 통계치를 내놓았다.국민소득이 우리의 두 배인 나라와 거의 같아 기업 경쟁력이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근로시간, 물가상승률 등을 무시한 얘기라고 반박했다. 경총은 14일 ‘임금수준 및 생산성 국제비교’ 자료를 통해 “지난해 우리나라 대졸 초임은 평균 2255만원으로 일본(2384만원)의 94.6%에 이른다.”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는 1만 8337달러이고 일본은 3만 5490달러로 두 배 수준인 데 비춰볼 때 극히 비정상”이라고 밝혔다. 국내 임금은 13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경총 자체 조사결과를, 일본 임금은 노무라종합연구소가 300여개 일본기업에 대해 실시한 조사결과를 인용했다. 경총은 “한국, 일본 모두 정규직으로 공식 채용된 시점을 초임 산정의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대졸 초임을 100%로 봤을 때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은 우리나라가 110.4%로 오히려 일본보다 더 많았다고 경총은 밝혔다.300∼999명 사업장은 96.4%,100∼299명 사업장은 91.5%였다. 그러나 대리는 일본의 79.1%, 과장은 78.9%, 차장은 76.2%, 부장은 75.6%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일본과 격차가 벌어졌다. 경총은 또 우리나라 임금수준은 1997년을 100으로 했을 때 2005년 192.1로 92.1%가 오른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은 1.7%, 타이완은 17.6%, 미국은 22.9%, 영국은 37.3% 상승해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경총은 “대졸 초임 중심으로 우리나라 임금수준이 높은 이유는 하위직급 중심의 노동운동 때문”이라며 “이는 산업 전반에 고임금 현상을 유도하고 있고, 지나친 하후상박(下厚上薄) 구조를 만들어 상위직급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만큼 상당기간 초임 규모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경총이 제시한 대졸 초임액수는 특근비, 수당 등 모든 급여를 합친 것”이라면서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평균 근로시간이 2380시간으로 일본 1816시간의 1.3배 수준이고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 2800시간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대기업 직원이라도 일본의 70%선밖에 못 받는다.”고 반박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핵 이제 시작이다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핵 이제 시작이다

    어제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특히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둘러싸고 회담이 오랫동안 표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타결은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합의의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해서도 안 될 것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주도적 역할이 얼마나 제한적인가 하는 점들을 이번 협상에서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이미 알려진 5개의 북한 핵시설을 동결하고 사용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보상 역시 북한의 합의사항 준수 정도에 따라 상응해서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실무그룹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은 좋게 말해서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폐기하는 것이다. 비핵 실무그룹에서 논의가 되겠지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핵 시설과는 달라서 핵물질이나 핵무기는 검증이나 사찰 자체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진짜 어려운 문제는 뒤로 미루어 놓은 셈이다. 실무그룹들의 협상과정을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확보하는 문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북한이 가장 강하게 요구했던 에너지 지원의 구체적 방안은 우리가 주도하는 실무그룹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지만 실제 협상 과정은 다른 그룹의 협상 진척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5개국들이 균등하게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그 구체적 방법이나 지원의 선후에 따라 부담의 의미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은 북·일 관계정상화 교섭과 밀접하게 연계될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가 논의될 동북아 안보협력 실무그룹은 참여할 국가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북한뿐 아니라 6개국이 모두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반도의 장래를 논의하는 과정에 일본이나 러시아도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는 북한에 대해 에너지와 경제협력만 제공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의 논의 과정에서는 주도적 역할을 못하는 결과도 생길 수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과 미국의 태도이다. 이번 타결과정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은 쪽은 중국이었다. 결렬 직전에 북한을 설득해서 합의를 도출한 것은 중국이었다. 일본과 북한의 양자 협상을 만들어 낸 것도 중국이었다. 이번 합의의 절반은 중국의 작품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에서 중국과 우리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다. 특히 평화체제문제가 그러하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 타결을 위해 과거에 밝혔던 입장을 번복하는 일을 불사했다. 북한의 발목을 잡았다고 큰 소리쳤던 금융제재를 쉽게 풀어 주었고 나쁜 행동에는 어떠한 보상도 없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고농축 우라늄이나 핵무기 문제는 다음 단계의 숙제로 넘기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내년의 대선에서 북핵문제가 자신의 8년 임기 동안 악화되기만 했다는 민주당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었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앞으로 중국이나 미국의 입장이 국내 상황이나 양국관계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를 두고 정부와 국회 사이에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6자회담 타결] ‘9·19성명’ 17개월만에 한반도 비핵화 첫걸음

    |베이징 김미경특파원|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행동 대 행동’조치가 역사적인 첫걸음을 뗐다. 지난 8일 시작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협상 엿새만인 13일 극적인 합의를 이뤄냄에 따라 비핵화 달성을 선언적으로 명시한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후 17개월만에 핵폐기의 실질적인 이행을 시작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핵시설 가동중단 및 폐쇄(shut down)라는 초기이행조치에서 훨씬 더 나아가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를 취하면 중유 100만t에 상당하는 에너지 지원을 제공키로 합의함으로써 핵폐기 최종 단계까지 근접하는 조치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전체 과정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북한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에너지 등 상응조치에 대한 ‘동등분담 원칙’에 합의함에 따라 중유 등 각국 입장에 따른 다양한 에너지를 어떻게 지원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응조치에 성과급제 도입 이번 6자회담 타결의 가장 큰 의미는 ‘말 대 말’수준의 9·19 공동성명을 ‘행동 대 행동’으로 높이는 첫번째 단추를 꿰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3개월만에 재개된 6자회담은 북측의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문제 선(先)해결 주장에 막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나,50여일만에 다시 열린 이번 회담은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회담에서 BDA 문제를 비롯한 핵폐기 초기조치·상응조치 이행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만큼 북·미간 ‘실탄’을 갖고 협상에 나서면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베를린 회담에서도 논의되지 않았던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북측에 전격 제의,‘더 많은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이른바 성과급제를 상응조치에 도입한 것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5개국은 북측이 초기단계인 핵시설 폐쇄를 60일내 이행할 경우 우선 5만t의 중유를 먼저 제공하고, 이어 핵시설 불능화 조치까지 진행하면 불능화 완료시점에 나머지 95만t 상당의 중유 등 에너지를 더 주기로 했다. 특히 핵시설 불능화를 빨리 이행할 경우 그만큼 빨리 대규모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행 속도라는 ‘성과’에 상응조치가 연동되도록 설정됐다. 이같은 인센티브제는 북한이 단순히 핵시설 폐쇄만한 뒤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어떤 에너지도 더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폐쇄 후 봉인을 뜯어 재가동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초기조치 이후 회담국간 추가 조치에 대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독박 안 쓴다?” 북측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 분담에 대해 나머지 참가국들은 회담 첫날부터 신경전을 벌였으나 한국측 입장은 단호했다. 우리 대표단은 전체 에너지 총량을 공평하게 분담, 지원하자는 ‘재원 부담 공평원칙’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일본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공동 분담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나머지 나라들은 평등과 형평의 원칙에 따라 부담을 나누는 조치에 동의, 이같은 내용을 합의문의 부속문서 형태로 담는 데 합의했다. 특히 중유 지원이 부담인 미국·러시아 등을 위해 경유나 발전, 쌀·비료 등 인도적 지원도 중유 기준으로 환산해 모든 나라의 동참을 유도했다. 이른바 지원의 형식을 다원화한 것으로,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워킹그룹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향후 설치될 ‘경제·에너지 지원 워킹그룹’의 의장국을 맡게 됐고, 북측이 60일내 이행할 핵시설 폐쇄 초기조치에 따른 5만t 중유 지원을 전담키로 함에 따라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관계 정상화될까? 합의 내용에는 북·미 관계정상화 워킹그룹이 명시돼 향후 양국간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인지도 관심이다. 북·미는 북측의 초기조치가 이행되는 60일 기한에 맞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적성국 무역법 적용 면제 등에 대한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합의는 그동안 북측이 주장해온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미·북 관계정상화 ▲일·북 관계정상화 ▲경제·에너지 협력 등으로 구성될 5개 워킹그룹의 향후 활동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회담에서 합의된 모든 조치들이 이들 워킹그룹을 통해 구체화돼 이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chaplin7@seoul.co.kr ■ 북핵 용어풀이 동결(freezing), 폐쇄(shut down), 불능화(disabling), 해체(dismantling)…. 13일 북핵 6자회담 타결 과정에서 쟁점이 된 핵심 용어들로 핵시설 폐기의 정도를 나타낸다. 동결<폐쇄<불능화<해체 순으로 강력한 조치를 의미한다. 먼저,‘동결’은 북한 영변에 있는 5㎿ 원자로 등의 가동을 중단한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중단이기 때문에 북한이 언제든 맘만 먹으면 다시 핵시설을 가동할 수 있는 맹점이 있다. 때문에 이번에 북측은 동결을 주장했으나, 북한이 1994년 제네바합의에서 핵시설 동결에 합의해 놓고도 나중에 재가동한 악몽을 갖고 있는 한국과 미국은 처음부터 난색을 표했다. ‘폐쇄’는 핵시설에 대한 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개념이다. 핵시설에 대한 접근과 수리 정도는 허용하는 동결보다 강력한 조치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이 합의를 무시하기로 작심한다면 언제든 문을 뜯어내고 시설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미측이 이번에 ‘불능화’ 카드를 들고 나온 데는, 핵시설 재가동에 대한 유혹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불능화는 핵시설을 가동하지 못하도록 아예 핵심 부품을 뜯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셈으로 부품을 몰래 따로 확보해 놓는다면, 무용(無用)한 약속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항구적인 핵폐기, 즉 핵시설 및 핵프로그램의 완전 해체의 관건은 결국 북측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실현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원론으로 회귀하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측 ‘동등 분담’ 관철…日은 초기지원서 빠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3일 도출된 이번 6자회담 합의문의 난관 가운데 하나는 역시 비용 분담 문제였다. 평등과 형평에 기초한 ‘동등 분담’이 관철된 것은 다행이지만, 일본이 초기 지원에 빠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대표단은 회담 초기 중국측의 합의문 초안에 이에 대한 언급이 없자,“동등 분담 원칙을 명시한 수정안을 내겠다.”며 각국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각국 대표단이 “참아 달라. 그러면 판이 깨질 수 있다.”고 만류했다. 이에 한국측은 “재원 부담이 공평하게 분담되지 않으면 합의한 뒤에도 일이 안될 수 있다. 총량이 얼마고 각자의 부담이 얼마인지가 정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책임한 회담이 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안 작성과정에서도 분담 준비가 안된 일본과 러시아는 이를 피해가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분담 내용은 별도의 ‘합의 의사록’ 형식으로 채택됐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 등을 둘러싼 자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분담 참여를 주저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참여에 문을 열어놓았으며 일본이 끝까지 참여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난관은 뜻밖에 과거 남북간에 오간 협력사업 내용이었다.2005년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을 때 오간 200만㎾ 대북 전력지원 논의가 불거진 것이다. 북한이 이를 요구했고 몇몇 나라들이 이를 문서에 넣자고 주장, 한국을 당황케 했다. 이에 한국대표단은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거론됐던 이른바 ‘중대 제안’은 비핵화 완료 이후 북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옵션으로 제시된 것인데, 어떻게 핵 폐기 초기단계에서 줄 수 있겠느냐.”고 설득했다. 전체적인 과정에서 “한국의 안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얻어 북한과의 대화에서 무게를 가질 수 있었고, 다시 이를 토대로 한·미·중, 한·미·러, 한·미·일 등의 3자회동과 각종 양자회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고 한 회담 관계자는 그간 6자 테이블의 전체 모습을 스케치했다. jj@seoul.co.kr
  • 日언론 6자회담 단독보도 왜 많나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신문이나 방송들은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크고 작은 단독 보도를 많이 했다. 이전에도 6자회담 등 북한 관련 다자회담이 열릴 즈음 회담의 전체 흐름에 영향을 주는 단독보도가 많았다. 예를 들면 아사히신문은 지난 12일 ‘미국, 북한 동결계좌 1100만달러 해제 한·일에 전달’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니혼게이자이 등도 ‘북한이 초기이행 조치의 반대 급부로 전력 200만㎾ 상당의 중유 200만t 요구’를 전했다. 일본 언론들이 6자 회담 관련 뉴스를 신속하게 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독자·시청자들은 북한 관련 뉴스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도쿄 외교소식통의 분석이다. 일본 국내에서는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를 인정한 뒤에 북한 때리기가 과열되면서 북한에 대한 뉴스나 특집은 최고로 인기있는 주제로 자리잡았다. 따라서 일본 언론은 북한 취재에는 대대적인 인해전술을 전개한다. 일본의 유력 일간지인 요미우리·아시히신문은 기자 인력만 3000여명으로 우리나라의 비교적 큰 신문보다 10배 정도나 많다. 반박의 소지는 있지만 일본 정부의 교묘한 ‘언론 플레이’도 일본 언론의 빠른 보도에 일조하고 있다고 도쿄의 다른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미국 등을 통해 확보한 북한의 요구사항 등의 정보를 언론에 흘려 북한의 의도에 ‘물타기’를 시도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6자 회담 때도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지난달 베를린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단독회담 때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동결계좌 일부 해제 방침에 대해 합의했고,6자회담에서 요구했던 것 등 북한 요구사항들을 일본 언론이 앞서 보도했다. 이런 일본 언론 보도는 북한의 요구 수준을 낮추게 하는 역할을 했고, 일본이 자국민 납치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더 끌게 하는 역할을 충분히 했다는 평이다. 일본 정부는 주한미군 재편 등 국익에 관련된 사안은 언론보도를 이용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이나 한국 등 관계국 등도 스스로 발설하기 어려운 내용을 일본 정부나 언론에 흘려 일본 언론의 단독보도가 가능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등은 핵동결 대신 취해질 에너지 지원 등에서 일본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보를 제공하는 분위기다. 일본의 과점적인 언론시장 환경도 주목된다. 일본은 중앙지가 요미우리·아사히·니혼게이자이·마이니치·산케이 등 불과 5개지에 불과하다. 기자클럽 운영이 폐쇄적이란 지적도 받는다. 특히 요미우리·아사히·니혼게이자이 등 3대 신문의 우월적 지위는 다른 신문들이 “용인한다.”는 것이 일본 중견 언론인의 증언이다. 따라서 정부가 주요 3대 신문을 이용한 언론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taein@seoul.co.kr
  • [6자회담 타결] 한국 부담 ‘중유 20만t’ 620억원 달할 듯

    [6자회담 타결] 한국 부담 ‘중유 20만t’ 620억원 달할 듯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핵 6자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 규모가 정해지면서 한국이 부담할 비용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2005년 우리가 제안한 대북 송전 200만㎾와 9·19 공동성명에 적시된 경수로 제공 등도 추후 논의될 가능성이 커 전체 부담 규모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북핵 폐기 절차가 진행되면 정부의 대북 에너지 지원은 ‘중유 제공(핵시설 불능화 완료까지)→200만㎾ 대북 송전(경수로 건설 전까지)→경수로 지원’ 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지원이라면 향후 10년간 한국은 북한 핵폐기에 최대 11조원가량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에 따라 ‘퍼주기 논란’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이 지원할 중유 규모는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를 이행할 때까지 지원될 전체 100만t을 5개국이 분담할 경우 20만t 규모가 된다. 현재 중유의 국제시세는 t당 300달러로,20만t의 가격은 약 6000만달러다. 수송비 등 10%의 추가 비용을 합하면 중유 20만t을 북한으로 보내려면 6600만달러(620억원) 안팎의 돈이 든다. 정부는 이 비용을 남북협력기금에서 가져다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대북 직접 송전 200만㎾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005년 5월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제안한 것으로,9·19 공동성명에도 적시돼 있다. 대북 송전이 이뤄질 경우 비용은 우선 경기도 양주에서 평양까지 200㎞ 구간에 송전시설을 하고 변전소 등 변환시설을 건설하는 데 총 1조 5000억∼1조 70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전력을 생산, 보내는 비용을 포함한 운영비도 엄청나 총 8조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통일부는 예상했다. 경수로는 핵시설 불능화 이후 불거질 수밖에 없는 문제로,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신포 금호지구에 건설하다 중단한 경수로를 재활용한다면 35억달러가 추가로 필요하며 별개의 새로운 경수로를 지을 때에는 50억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이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균등 부담 원칙을 적용하면 7억달러(신포 경수로 재활용시)에서 10억달러(새 경수로 건설시)의 비용을 한국이 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chaplin7@seoul.co.kr ■ 중앙통신, 6자회담 보도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3일 6자회담 결과를 보도하면서 중유 100만t 지원 대가로 핵시설 불능화 대신 ‘핵시설 가동 임시중지’를 언급,6자회담 합의문 내용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앙통신은 이날 오후 10시 “회담에서 각측은 조선(북한)의 핵시설 가동 임시 중지와 관련해 중유 100만t에 해당한 경제, 에네르기(에너지) 지원을 제공하기로 하였다.”며 6자회담의 내용을 간략하게 전했다. 핵시설 가동 임시중지는 동결·폐쇄 수준으로 합의문에 명기된 핵시설 불능화와는 크게 다르다. 중앙통신은 또 “조선과 미국은 현안 문제들을 해결하고 완전한 외교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쌍무회담을 시작하기로 하였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각측은 앞으로 6차 6자회담을 진행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의 보도와 관련,6자 회담의 합의문 전문이 아닌 북·미 관계 정상화문제 등 극히 일부만을 짧게 소개했다는 점 등으로 미뤄 6자회담의 합의문에 적시된 ‘핵시설의 불능화’를 부정한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한편 6자회담 북한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날 6자회담 폐막 직후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과의 합동 면담이 끝나자 곧바로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직행했다. 승용차에 탄 김 부상은 이날 오후 7시25분쯤(현지시간) 북한대사관 입구에서 회담 타결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chaplin7@seoul.co.kr ■ 각국·주요 언론 반응 |베이징 이지운·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세계의 주요 언론들은 13일 오후 6자회담 결과가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6자회담 잠정 타결’이라는 내용을 인터넷판 톱기사로 다루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자회담 타결이 이라크전과 이란 문제로 고전하는 부시 대통령에게 보기 드문 외교정책의 성공사례가 될 것이며 동시에 국방부와 딕 체니 부통령실의 견제에 시달려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승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03년부터 파행을 보여온 6자회담에 돌파구가 열렸다.”고 평했다. 반면 영국 BBC방송은 “매우 길고 느릴 것으로 예상되는 과정의 첫걸음일 뿐이라면서 (일정의) 추가 지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CNN방송은 “미국의 대표적 ‘네오콘’인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아주 나쁜 합의’로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매체들도 6자 회담이 타결 소식을 중요 뉴스로 보도했다. 유력 경제일간인 비즈니스데이는 ‘북한이 핵무장 해제를 위한 조치들에 합의했다.’며 1면 머리기사로 배치했다. 각국에서 나온 평가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 핵문제 타결과 관련,“획기적인 이번 합의는 북한과 한반도의 비핵화를 향한 매우 중요한 첫 조치”라고 환영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북한이 합의 사항들을 준수하지 않으면 그들이 원하는 혜택들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초기 지원에 빠진 일본도 북핵문제가 해결의 길로 접어든 점을 평가했다. 동시에 이번 회담에서 납치문제의 중요성을 각국에 인식시킨 점과 10개월 만의 북·일 수석대표 회담이 이뤄져 양국 대화의 물꼬를 튼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러시아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핵 폐기에 따른 전력·에너지 공급으로 북한의 경제적 자립조건을 제공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입장이 관철된 것으로 평가했다. 의장국인 중국은 “각국이 중요한 사명을 다했다.”고 논평했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총리는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의 첫 결과 보고에 “기분 좋다.”고 말했다고 6자회담 중국 공식 홈페이지는 전했다. jj@seoul.co.kr
  • [6자 타결 이후 북·미관계] 美, 北 경제제재 해제·인적교류 ‘물꼬’

    [6자 타결 이후 북·미관계] 美, 北 경제제재 해제·인적교류 ‘물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베이징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조치가 합의됨에 따라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 우선 미국은 이번 베이징 합의문에 따라 60일 이내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및 적성국교역법 등에 따른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미 국무부는 해마다 발표하는 국가별 테러 보고서에서 북한을 이란, 쿠바 등과 함께 테러 지원국에 포함시켜왔다. 북한은 지금까지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 1987년 KAL기 폭파 사건 이후 북한이 테러에 가담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2005년과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명기, 납치를 테러의 일부로 본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논의할 별도의 실무그룹이 구성됨에 따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시킬 요건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유엔 대북 제재 재검토 문제도 제기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는 적성국교역법을 비롯한 수십개의 각종 법규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해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에 따라 대북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94년에 해제됐던 제재 조치들도 대부분 복원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대북 경제 제재의 해제를 다시 추진하게 되면 유엔 제재의 재검토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같은 법적인 조치와 함께 북한과의 인적 교류의 확대도 추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이 이미 지난해 초청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또 6자회담 합의의 이행 상황에 따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미 정부의 고위 인사가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6자회담의 타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방북을 타진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은 이미 방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수교를 비롯한 미·북간의 관계 정상화 문제는 이번 합의에 따라 구성될 실무그룹에서 다루게 된다. 미·북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수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문제도 함께 논의된다. 그러나 그같은 과정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전제되는 것이며, 아직은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미국내 강경파 반발 무마 과제로 또 미국내에는 북한과의 협상을 달가워하지 않는 강경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 정부 안팎에는 힐 차관보를 코너를 밀어내려는 세력이 아직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내의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13일 CNN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가 이란 등 핵 개발국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번 6자회담의 합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볼턴 전 대사는 정부를 떠난 개인의 입장에서 발언한 것”이라면서 “미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라 대북 협상 정책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경수로 문제는 논의 안돼…중유도 참가국 ‘균등 분담’ |베이징 김미경특파원|13일 타결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의 시작은 1994년 북·미간 맺은 제네바 합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듯했으나 뚜껑을 연 결과, 제네바 합의에서 훨씬 진일보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가 북·미간 신뢰가 깨지면서 결국 파기된 사례를 남긴 만큼, 이번 6자회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것인지는 모든 회담국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제네바 합의와 이번 6자회담의 가장 큰 공통점은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로 중유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동결한 뒤 8∼9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핵폐기 단계까지 매년 50만t의 중유를 제공했으며, 핵폐기가 이뤄지면 200만㎾의 경수로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시설 동결 대가로 중유를 받은 뒤 시간을 끌며 구체적 핵폐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북·미간 신뢰가 깨져 경수로 제공도 불발로 돌아갔다. 이번 6자회담은 이같은 제네바 합의의 실패를 교훈삼아 단순 동결·폐쇄 이후 조속한 시일 내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로 돌입할 수 있도록 ‘당근’을 던졌다는 것에서 차별화가 된다. 동결 이후 매년 일정한 양의 중유 등 에너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북측이 폐쇄 후 비핵화 조치를 더 많이 취할 경우, 이에 따라 추가적 지원을 함으로써 마지막 폐기 조치까지 가는 동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 때 가장 큰 조건이었던 경수로는 논의하지 않음으로써 핵시설의 불능화를 넘어 해체 등 완전한 폐기 과정으로 갈 경우 다시 논의될 수 있는 불씨를 남겼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 이후 경수로 등 장기적인 에너지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제네바 합의는 미국이 전적으로 중유를 제공했으나, 이번에는 북한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중유 등 각자 맞는 에너지를 균등하게 부담함으로써 참가국들간 이익의 균형점을 최대 반영하도록 했다. chaplin7@seoul.co.kr ■ 실무회담 재개등 대화 복원 가능성 베이징에서 날아든 엿새만의 ‘낭보’에 남북관계 전문가들도 한껏 고무됐다. 이들은 회담의 성과가 지난해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냉각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실무회담 재개 등 대화채널의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부분 식량·비료 지원 재개를 시작으로 남측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의견이었지만 회담국면에서 ‘칼자루’를 쥐기 위해서는 북측이 나서 대화를 요청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6자간 합의로 남북간 대화의 장은 일단 마련됐다.”면서 “우선 인도적 지원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이 대화에 임할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자급’ 이상의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정동영 통일부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측 입장에서도 남북관계에서 챙길 수 있는 실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남측이 제안하면 대화채널은 어렵잖게 복원될 것”이라면서 “우선 지난해 7월 이후 중단된 장관급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실무회담이란 한계 때문에 정치·군사적 신뢰구축이나 평화체제 이행을 위한 심도깊은 논의는 오가기 어렵다.”며 특사교환 등 한 단계 격상된 대화 채널을 주문했다. 이준규 평화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적십자 회담이나 장성·장관급 등 실무회담부터 차근차근 복구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섣불리 특사교환 등에 나섰다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적 지원 재개와 관련해서는 “주변국들까지 나서 에너지 지원을 약속한 마당에 우리가 식량과 비료지원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뉴라이트’ 진영에 속하는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남쪽이 나서 대화를 서두르면 북한은 또다시 잇속만 챙기고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쉬운 쪽에서 손을 벌리길 기다리는 게 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盧대통령 “합의사항 이행 결실위해 최선”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마드리드 현지에서 6자회담의 타결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이번에 합의된 사항들에 대해 신속하고 원만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토록 하자.”고 지시했다고 수행중인 송민순 외교부장관이 밝혔다. 또 “정부는 앞으로 북핵 폐기 과정이 가속화되고 한반도에 평화정착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 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최대한 역점을 두고 미국 및 중국 등 관계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왔다.”고 평가한 뒤,“이러한 협력을 위한 노력을 더욱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베이징 현지에서 우리가 중심적 위치에서 좋은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련국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중심 역할을 한 대표단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격려했다. 송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6자회담 타결과 남북정상회담 개최요건의 성숙 여부에 대해 “6자회담과 북한 비핵화 진전은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지만 충분조건을 만든다고 보기에는 빠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특히 6자회담 타결에 따른 대북 쌀·비료 지원에 대해 “합의문에 경제·에너지, 인도적 측면에서 지원을 시행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한 맥락에서 별도로 남북관계 차원에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한나라 ‘빅3’ 반응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는 6자회담 타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미묘한’ 견해의 차이를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선(先) 북핵 폐기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신중했다. 반면 최근 햇볕정책 계승론을 표방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적극적으로 환영의사를 밝혔다. 미국을 방문중인 박 전 대표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초청 강연에서 6자회담과 관련,“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북핵은 동결이 아니라 완전 폐기돼야 하며,6자회담 당사국들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환영할 만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합의는 우리의 목표를 향한 초보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전 시장은 “최종 목표는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나아가 북한을 자발적으로 국제사회에 개방시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손 전 지사는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포용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6자회담 결과에서 분명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꽉막힌 北·日관계’ 돌파구 찾을까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과 일본은 일본인 납치문제로 인해 관계가 꽉 막혀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북한에 납치돼 살아있는 일본인을 추가로 인도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북한은 납치문제는 끝났다고 맞서 있다. 북한과 일본의 이런 입장 때문에 지난해 4월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도쿄에서 개최된 국제학술회의에서 일본측 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난 뒤 10개월간 서로를 완벽하게 외면했었다. 그러나 12일 오후 김계관 부상과 사사에 국장이 베이징(北京)에서 1시간가량 양국 수석대표 회담을 가지면서 긴 외면에 종지부를 찍었다. 별 진전은 없었다지만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이 적지 않다. 특히 앞으로 북·일 양국은 이번 6자회담 합의로 설치되는 5개의 작업부회(워킹그룹) 가운데 하나인 ‘북·일관계 정상화 작업부회’라는 공식무대를 통해 이견을 좁혀갈 장(場)을 마련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6자 회담이 일부 진전됐다고 평가한 점도 주목된다. 다만 당장은 돌파구가 마련될 징후는 없다.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를 지렛대로 집권했지만 지지율이 약세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론을 의식, 납치 문제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도 완강하다. 납치문제는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사이에 합의된 ‘평양선언’으로 이미 완전히 해결된 문제라고 반박한다. 납치문제 후속 제기는 일본의 억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도, 일본도 서로 외면만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은 국내 정치적으로는 납치문제가 유용하지만 외교 측면에서는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북한도 일본과 돌파구를 마련, 국교정상화 등을 통해 경제적 숨통을 트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전 부총재가 “이라크에서 실패한 미국이 외교적 업적을 남기기 위해 반드시 북·미 관계의 타개를 시도할 것이다. 일본도 미국의 요청으로 북한과의 국교수립에 나서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taein@seoul.co.kr
  • 6자회담 사실상 타결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핵 관련 6자회담 5일째인 12일 오후 회담 당사국 수석대표들은 연쇄 양자·다자협의에 이어 의장국인 중국 주재로 베이징의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수석대표회의를 갖고, 합의문 내용을 조율하는 등 쟁점 현안을 최종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50일여일 만에 재개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이날 수석대표회의 결과를 토대로 오후 10시(현지시간)쯤부터 사실상 합의문안 조율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작업은 중국측이 회담 첫날인 8일 제시한 합의문서 초안을 토대로 쟁점이 됐던 문구를 수석대표들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안은 의장성명보다 격이 높은 공동성명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조율된 문안에 회담국들이 최종 합의할 경우 중국측은 13일 오전 전체회의를 소집, 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각국 수석대표들은 오전부터 잇단 양자협의를 갖고 회담의 핵심 쟁점인 핵폐기 초기조치와 이에 따른 상응조치의 내용 및 이행시기 등을 조율했다. 당초 북한측과 나머지 5개국간 상응조치 규모의 간극이 어느 정도 좁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과 한국이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 최종 합의문 조율작업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미 등은 북측이 초기이행조치 수준을 높일 경우 더 많은 에너지 등 상응조치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5개국은 에너지 지원 분담과 관련, 중유뿐 아니라 각국이 처한 사정에 따라 다른 형태의 에너지 지원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북측의 비핵화 조치가 단순 동결에 그쳐서는 안 되며, 미·북간 결과지향적 대화가 이뤄져야 하며, 대북 상응조치가 단순한 에너지 지원이 되면 안 된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특히 대북 에너지 지원을 우리나라가 떠맡는 단순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북간 관계정상화 논의와 관련, 북측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등 미측의 대북 적대정책 철폐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chaplin7@seoul.co.kr
  • 對北 에너지 분담방법 최대 난제로

    對北 에너지 분담방법 최대 난제로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은 무리한 것을 요구하면 안 되고, 다른 5개국은 상응조치를 취하는 데 인색하거나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 북한이 연간 중유 50만t 이상의 상응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11일,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회담 첫날 강조했던 상응조치에 대해 참가국이 취할 입장을 단호한 어조로 되풀이했다. 그만큼 북한의 요구조건이 만만찮을 뿐만 아니라 다른 5개국의 입장 조율도 쉽지 않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다. 회담의 핵심 쟁점은 북한이 취할 초기이행조치의 폭과 속도, 범위에 따른 대북 에너지 제공 규모 등에 대한 5개국의 입장차를 얼마나 좁힐지 여부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핵폐기의 어느 단계까지 나갈 때 그에 상응하는 에너지 제공의 규모와 시기, 방법, 나머지 5자의 분담비율 문제 등이다. 북한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1994년 제네바 합의 때보다 더 많은 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초기조치의 이행대가로 전력 200만㎾ 수준의 에너지를 요구한다는 보도가 나왔으며, 연간 50만t 이상의 중유와 전력 200만㎾를 함께 희망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측의 증량 요구는 핵폐기 초기조치의 내용이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단순한 ‘동결’이 아니라 ‘폐쇄’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동결=50만t’이었지만 이번엔 ‘폐쇄=50만t 이상’이 돼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을 비롯, 다른 5개국이 북측의 증량 요구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더욱이 규모를 조율, 합의한다 해도 시기와 분담문제가 남는다. 제공시기는 영변 핵시설 등의 폐쇄를 60일 내 마무리짓는다고 할 때 북한은 중유 제공도 이 기간에 맞춰줄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기간에 재원 마련과 구매, 용선, 수송을 완료하기는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일본은 납치자 문제에 진전이 없다면 대북 지원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북 채권을 보유한 러시아의 참여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에너지·경제 지원 워킹그룹’이 구성될 경우, 한국이 주도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우리측 천 수석대표는 이날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과의 오찬협의 후 “러시아가 대북 상응조치로서의 에너지 지원에 가장 적극적이고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의 동참을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양자회담에서 에너지·경제 지원뿐 아니라 ‘조(북)·미 관계 워킹그룹’ 구성을 통해 테러지원국 삭제 및 적성국 교역법 적용 철폐를 우선적으로 논의키로 했으며,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지 않겠다는 공약도 미국과 한국측에 요구했다고 조선신보가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회담 쟁점인 에너지 지원문제에 대해 소식통을 인용,“산수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며 “조선(북)의 목적은 에너지 지원을 통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전환 의지를 가려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측이 이날 베를린 회담의 합의내용을 공개한 것은 5개국간 대체에너지 제공문제로 회담이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등을 압박하고, 에너지 지원 외에 다른 요구사항도 상응조치로서 합의문에 담으려는 의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chaplin7@seoul.co.kr
  • [사설] 북핵 폐기의 첫 관문 반드시 열어야

    베이징 6자회담이 대북지원 규모를 둘러싼 이견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북한의 영변 원자로 폐쇄(shutdown)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이라는 큰 틀의 합의는 이뤘으나 상응한 에너지 지원을 놓고 북한과 나머지 참가국들이 논란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목표했던 6자회담 공동성명 대신 의장성명 정도의 합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핵 폐기의 초기이행조치의 틀만 합의하고 일정 등 구체적 실천 프로그램은 실무그룹으로 넘기는 선에서 절충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평화적 북핵 해결을 위한 실질적 논의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의 성과는 작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당초 목표가 북핵 폐기의 실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었음을 감안할 때 의장성명 수준의 합의에 그친다면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은 북핵 폐기의 원칙을 되뇔 때가 아니다. 목표대로 북핵 폐기의 구체적 실천에 나서야 할 시점인 것이다. 회담에서 북한은 5MW급 영변 원자로 동결 대가로 50만t 이상의 중유에다 200만㎾의 전력 제공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유 50만t만 해도 영변 원자로로 얻을 에너지의 수십배이고, 비용도 1억 5000만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북한의 요구가 지나치다고 할 수 있다. 몇몇 참가국들이 이에 반발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북핵 폐기의 대장정이 경제지원 문제에 가로막혀선 안 된다는 점이다. 북한은 턱 없는 요구로 빈 손으로 돌아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참가국들도 북핵 폐기의 문턱에서 마냥 주판알만 튕기려 해선 안 될 것이다. 결코 넘지 못할 벽이 아니라고 본다. 구체적 이행절차를 실무그룹에 넘겨 시간을 허비할 것이 아니라 이번 회담에서 보다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하도록 각 국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길 당부한다.
  • 北 ‘BDA 일체 함구’ 속셈은

    |도쿄 이춘규·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이 지난해 12월 제5차 2단계 6자회담을 공전시킨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문제를 이번 3단계 회담에서는 거론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회동 이후 BDA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임에 따라 북측이 이번에는 핵폐기 초기이행에 대한 상응조치 요구에 주력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상응조치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 북측이 BDA 문제를 다시 걸고 넘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말 북·미간 금융실무회담을 통해 금융제재 일부를 해제할 수 있다는 결과를 도출, 일본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해제 시기에 대해서도 “그다지 머지 않은 시기”라고 밝혀, 북한의 핵시설 동결 등 진행 정도를 고려해 최종 판단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선임자문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미 재무부가 이미 BDA 관련 조사를 끝내고 최종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이며, 마카오 금융당국도 이미 일부 북한의 합법적 계좌를 푼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짐작된다.”고 밝혔다. 애셔 전 자문관은 “미국이 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 중 불법행위와 관련된 자금과 불법행위 관련 가능성이 낮은 일부 자금을 구별한 것 같다.”며 “그러나 북한 정부 관리들은 BDA를 불법 자금의 돈세탁 창구로 이용한 것이 분명하며, 부시 행정부가 한반도 안정을 이유로 BDA 제재를 풀려는 것은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우리측 천영우 수석대표는 8일 “BDA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번 회담에서 BDA는 이슈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금융제재 문제가)분명히 정리된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많은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chaplin7@seoul.co.kr
  • 北지원 ‘5개국 역할분담’도 변수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미간 핵폐기 초기이행조치·상응조치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8일 개막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초기조치에 대해 토의할 준비가 돼있지만 해결해야 할 대치점이 많기 때문에 회담 전망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심스러운 낙관이 가능할 뿐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위기를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나눠 지원할 대북 상응조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북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 ‘핵 동결·사찰-에너지 지원·제재 해제’와 ‘핵 해체-경수로 제공’이라는 2단계 핵폐기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핵시설 동결의 대가로 경수로 제공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경수로 완공 전까지 중유 등 대체에너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체에너지 등 에너지·경제 지원을 5개국이 어떻게 나눠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당사국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어떤 에너지가 언제까지 얼마나 필요하다는 것을 밝힌 적이 없고, 나머지 5개국도 어떤 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지원하자고 협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베를린합의때 중유는 미국이 단독으로 제공했고, 경수로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90%를 지원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중국·러시아 등의 동참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매달리고 있어 동참 여부가 불투명하며, 러시아는 부채 탕감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중유의 경우, 미국이 단독 지원을 거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외교협회 개리 새모어 부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내 중유 제공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있어 이번에는 남한이 중유 지원의 일부 혹은 전부를 책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chaplin7@seoul.co.kr
  • 초기이행조치 합의 수준 ‘동결’ ‘폐쇄’ 따라서 결정

    |베이징 김미경특파원|이번 6자회담에서 북측에 제시된 핵폐기 초기이행조치는 크게 영변 원자로 등 핵시설 폐쇄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감시 수용으로 알려진다. IAEA 사찰단 감시는 핵시설 폐쇄 이후 당연히 뒤따르는 조치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회담국들의 입장이지만, 핵시설 폐기의 첫번째 단계로 북한은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때처럼 가동중단(cease)이나 동결(freeze) 수준에서 협상할 것으로 알려진 반면, 다른 5개국은 일시적인 조치가 아닌 폐쇄(shut down)를 요구하고 있어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동결은 제네바 합의때 10년 후 폐기를 염두에 뒀지만 폐쇄는 합의 이후 수개월 내 폐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전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초기이행조치로 폐쇄가 합의될 경우, 동결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고 빠른 시일내 핵시설을 완전 해체(dismantle)하는 폐기로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북측은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주요 핵시설인 영변 원자로 등을 수개월 내 폐쇄할 경우 핵폐기 전체 로드맵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불리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상응조치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존 입장대로 동결부터 주장할 것이라는 게 북측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동결이냐 폐쇄냐’를 둘러싼 샅바 싸움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초기이행조치 합의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chaplin7@seoul.co.kr
  • “보유 외환 해외주식 투자”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8일 한은의 외환보유액 중 일부를 선진국의 우량주식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콜금리를 현 수준인 4.50%에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외환보유액을 해외IB(투자은행)를 통해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유동성 높은 자산이란 측면에서 선진국의 우량주식도 외환보유액 운용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외환보유액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수익률을 높인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어떤 통화로, 어떤 지역에 투자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식 투자로 원금 손실을 볼 우려가 있기 때문에 외환보유액의 주식운용을 놓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콩,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만 보유 외환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현재 한은의 외환보유액은 2400억달러로, 한은은 지난 2005년 한국투자공사(KIC)와 위탁계약을 맺고 170억달러를 투자키로 약정했다. 이 총재는 해외주식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주식 투자 여부는 외환보유액의 상대적인 크기와 그 나라 경제규모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면서 현 수준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은이 KIC를 통하지 않고 메릴린치, 씨티은행, 얼라이언스캐피털 등 30여개의 외국계 자산운용사들과 접촉하고 있는 점에 대해 “KIC는 여러 수탁기관 가운데 특별한 성격을 지닌 수탁기관의 하나일 뿐”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 총재는 “KIC의 첫 출발은 한은의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운용하는 것이지만, 앞으로 그러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은과 KIC와의 특별한 관계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이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지금은 어느 한쪽에 크게 중점을 두기보다 물가와 경기, 금융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균형잡힌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일부에서 한 측면만을 보고 콜금리를 내린다 올린다 하는 경향이 있지만,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경제에서 일어난 여러 현상”이라고 전제한 뒤 “금리인상은 기존 대출자의 이자부담을 커지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새로운 대출자의 수요를 줄여서 가계부채의 누증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준율 인상을 통한 통화정책에 대한 학계의 비판에 대해서는 “지준율을 통화정책으로 빈번하게 사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對北 상응조치 주저말아야”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한 핵문제를 논의하는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8일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핵폐기 로드맵을 담은 ‘9·19 공동성명’의 초기단계 이행조치와 이에 상응하는 보상조치의 내용을 구체화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지난해 12월 제5차 2단계 6자회담 이후 북·미간 베를린 양자회동 등을 통해 이번 회담에서는 합의문을 만들어낼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것이 안팎의 예측이다. 7일 오후 베이징에 도착한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기자들과 만나 “이번이 매우 중요한 회기이며, 성공 여부는 6자 모두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의미의 성공은 9·19 공동성명을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며, 이행을 시작할 때가 아니라 이행을 마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그것은 이번 주에 이룰 수 없겠지만 (이번 회담에서)좋은 첫 출발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그는 6일 일본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핵폐기를 향한 초기조치에 합의한다면 향후 3개월내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베이징에 도착, 기자들과 만나 “이번 회담에서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은 합리적 상응조치를 취함에 있어 인색하거나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도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하고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한·미·중 수석대표들이 각각 양자협의를 갖고 회담 전략 조율에 나선 가운데 북한을 제외한 나머지 5개국들은 북핵폐기 초기이행조치와 관련, 플루토늄 추가 생산을 막기 위한 영변 5MW 등 핵시설 폐쇄와 그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 감시 수용 등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폐쇄 대상으로는 1994년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에서 동결됐던 영변 5MW 원자로와 핵연료봉 공장, 방사화학 실험실과 함께 현재 공사 중인 50MW 및 200MW 원자로 등 5개 시설 등이 거론된다.북한에 대한 상응조치로는 대북 서면안전보장을 비롯, 북·미 관계 정상화, 경제·에너지 지원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에너지 지원과 관련, 북한이 중유 등 대체에너지를 요구할 경우 나머지 5개국이 향후 지원방식을 협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chaplin7@seoul.co.kr
  • [시론] ‘북핵 해결’ 누가 막는가/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시론] ‘북핵 해결’ 누가 막는가/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관련국들간의 물밑접촉이 활발하다. 북한과 미국간의 기싸움도 여전하다.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린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계좌 동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북·미간 금융실무회담이 합의없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6자회담에 대한 낙관적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베를린회담 이후 북·미간에 양자협상을 통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8일 재개되는 6자회담에서는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푸는 일정한 성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초기이행조치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넘어야 할 난관들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고, 상황은 언제든지 반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9·19공동성명에 합의하고도 오히려 상황이 악화돼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극단적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경험을 되새겨야 한다. 특히 경계해야 할 대상은 미국과 북한의 강경파들이다. 이들은 호시탐탐 사태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어렵게 합의한 9·19공동성명도 부시 행정부내 강경파들이 위폐문제 등을 내세워 판을 뒤엎어 버린 바 있다. 미국 강경파들이 BDA문제를 움켜쥐고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상황 진전을 방해해 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15개월이 지나도록 아직 조사결과도 발표하지 않고 있고, 위폐 제조의 구체적인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강경파들의 입김이 여전히 미치고 있는 재무부와 협상파들이 포진하고 있는 국무부간에 BDA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을 통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자, 이들이 또 유엔개발계획(UNDP) 자금이 북한핵 개발에 전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다된 밥에 초치기’를 거듭하고 있다. 슈퍼노트가 북한이 만든 게 아니라 미국 CIA가 워싱턴DC 근교에서 만든 것이라는 독일 유력지인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의 얼마전 보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BDA문제로 발목을 잡고 있는 강경파들을 견제하기 위해 협상파들이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 군부를 중심으로 한 북한의 강경파들 역시 북한핵 문제의 해결을 막는 걸림돌이다. 이들은 핵무장만이 북한의 살길이라고 믿고 있다. 미국과 협상을 통해 얻은 게 무엇이냐는 것이 이들의 항변이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부시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재로서는 협상파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시는 지난 1월23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악의 축’ 등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북한을 비난하던 예전에 비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이 핵실험 이후에도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언급하고 있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는 대외적으로는 협상의지에 대한 표현이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핵무장을 주장하고 있는 강경파들에 대한 설득용이기도 하다.6자회담에서 북한핵문제 협상은 지루한 과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해법은 너무나 단순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게 하는 길은 북한이 핵무기가 없어도 생존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북한의 ‘평화적 생존’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다른 도리가 없다. 안타까운 것은 몰락한 네오콘을 비롯해 미국 강경파들의 주장에 동조하면서 여전히 그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우리사회의 일부 보수언론과 보수세력들이다. 이철기 동국대 국제관계학과 교수
  • 日紙 “北, 핵동결 대가 중유 50만t 요구” 보도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8일 재개하는 북핵 6자회담에서 핵폐기 초기이행조치에 대한 상응조치와 관련,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4일 북한과 중유 등 에너지 제공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차기 6자회담에서는 경수로 지원 및 중유 등 에너지 제공이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지만 북측이 요구할 경우 언제든지 협상의 쟁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영우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의 만찬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베를린 회동 등에서 중유 등 에너지 제공에 대해 북한과 협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힐 차관보는 그러나 “9·19 공동성명에 북한에 대한 에너지·경제 지원 조항이 들어 있다.”고 언급, 북측이 협상 테이블에서 이를 요구할 경우 논의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북한이 차기 6자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동결의 대가로 1994년 제네바회담에서 북·미 양국이 합의했던 연간 50만t 이상의 중유나 이에 상응하는 대체에너지 공급을 요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측 천 수석대표는 힐 차관보와의 회동 이후 “초기이행조치에 대해 한·미간 완전한 입장일치를 봤으며, 북한에 제공할 상응조치에 대해서도 전혀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이어 “(일본 언론보도에 나온)에너지 지원 요구에 대해서는 북측 김계관 대표로부터도 들은 바가 없다.”며 “9·19 공동성명에 에너지 지원이 있는 만큼 초기이행조치 단계에 따라 논의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 관계자는 “북·미간 중유 등 에너지 지원을 논의했다는 말은 양측 수석대표들로부터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기조치 협상단계에서 경수로는 논의될 자리가 없지만 중유는 북한이 요구하고 5개국이 합의하면 수개월 내에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어떤 단계에서 어떤 에너지를 줄 것인지는 차기 회담에서 실제 논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chaplin7@seoul.co.kr
  • 美, 대북정책 강→온 전략수정?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과연 변했을까? 지난해 10월9일 북한의 핵 실험 이후, 그리고 지난해 11월2일 치러진 의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이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변화가 온 것으로 관측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해 11월18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지난달 베를린에서 미·북간 ‘양자회담’이 열렸고,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에 동결된 북한 자금이 곧 풀린다는 관측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또 존 네그로폰테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북한의 핵 ‘동결’을 목표로 제시하는 등 부시 행정부에서 과거와는 달라진 ‘신호’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와 함께 존 볼턴 전 유엔대사,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 등 대북 강경파가 미 정부를 떠나기도 했다. ●잇단 긍정적 신호에 전문가들 ‘큰 의미´ 부시 행정부 초기까지 대북 협상특사를 맡았던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지난달 31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베를린 회담을 가진 점 등을 들어 “미국이 달라진 협상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데릭 미첼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31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거론하는 것은 대북 정책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측에서는 미국의 달라진 신호들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대북 정책이 변화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이 없다. 그러나 미묘하게 달라진 점들이 발견된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1일(현지시간) 대북 정책이 변했다는 관측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힐 차관보가 6자회담을 책임지고 있으며, 미 정부의 대북정책에도 가장 핵심적인 인물(Point Person)”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백악관이 미 정부내의 대표적인 대북 협상파인 힐 차관보의 역할을 강조한 점으로 미뤄볼 때 현재 대북정책의 흐름이 협상 쪽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일부선 “희망사항일 뿐… 단정 이르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로 인식하고 북한 정권을 적대시하는 기본 정책을 바꿨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고든 플레이크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1일 “미국의 대북정책이 바뀐 것으로 믿고 싶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지만 실제로 변했는가는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플레이크 소장은 특히 전날 만난 백악관 인사가 “대북 정책은 여전히 같은 페이지에 있다.(변화가 없다는 의미)”고 말했다고 전했다. 플레이크 소장은 강경파의 퇴진과 관련해서도 “2003년이나 2004년쯤이었으면 의미가 있겠지만, 일단 북한이 핵 실험을 감행한 이후에는 미 정부내에 강경이냐 온건이냐의 구분에 의미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냈던 데이비드 스트로브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 교수도 “대북 정책 결정자는 부시 대통령”이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갑자기 바뀌었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재단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도 “베를린에서 정확하게 어떤 말들이 오고갔는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미국이 변했는지, 북한이 변했는지는 6자회담 결과를 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dawn@seoul.co.kr
  • 지난해 10월 핵실험이후 中, 대북투자 ‘0’

    지난해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중국이 대북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동결조치 후 전세계 10여개국 20여개 은행과 거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2일 “북한 외자유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의 대북투자가 핵실험 이후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 되고 있다.”며 “일부 중국기업들이 광업분야를 중심으로 대북 소액투자를 논의하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북투자는 최근 몇년새 급속도로 늘어나 2003년 100만달러 수준에서 2005년 1억달러 규모에 이르렀고, 지난해 1∼9월에도 전년 수준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10월 이후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실험에 따른 미국의 금융제재와 유엔의 대북제재로 북한은 외자유치뿐 아니라 대외 금융거래와 교역, 원자재·설비 도입 등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의 BDA 금융제재 조치 이후 북한은 서방권을 비롯한 전세계 10여개국 20여개 은행과 거래가 끊겨 러시아 등과 무역대금 결제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대외교역도 급감, 지난해 10∼11월 북·일 교역액(790만달러)은 전년 동기보다 75%나 줄었다. 또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이중용도물자 거래가 금지돼 일반 원자재나 설비를 외국에서 도입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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