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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2 북미 정상회담]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 핵폐기 시한·방법 명시 안 해

    [6·12 북미 정상회담]CVID 대신 ‘완전한 비핵화’… 핵폐기 시한·방법 명시 안 해

    트럼프 “김정은 비핵화 확고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 美·IAEA, 핵폐기 검증할 것” 비핵화 되돌릴 수 없는 시점 대북제재 해제하겠다고 밝혀북한과 미국이 합의한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에서 포괄적인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이 제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마치고 서명한 공동성명에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미측이 배수의 진을 쳤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에서 북·미는 ‘완전한 비핵화’(CD)에만 합의했다. 향후 양국 실무협상에서 사찰 대상 시설과 범위, 핵 폐기 절차와 방법, 시한 등이 주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연 기자회견에서 “오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김 위원장은 북한에 돌아가자마자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에서 ‘완전한 비핵화’(CD)만 확인했다는 지적에 대해 “합의문에 아주 강력한 언어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쓰여 있다”면서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뿐 아니라 장거리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폐쇄하기로 약속했다”며 ‘CVID에 대해 양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 검증에는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나설 것”이라면서 “북한이 비핵화를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이르러야 경제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고 분명히 했다. 북·미 두 정상은 이날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는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한 외교가 소식통은 “이번 싱가포르 선언에 담긴 ‘완전한 비핵화’란 단어 자체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미 외교가에서는 70여년 동안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던 북·미가 이번 정상회담만으로 의미 있는 합의를 이루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날 싱가포르 브리핑에서 “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고 강조한 것 역시 실무협상이 꽤 진통을 겪었다는 걸 방증한다. 북한은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이 주도한 대북 고립·압박책의 상징적 표현인 ‘CVID’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에서 ‘완전한’이란 단어 자체에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고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성명에 ‘CVID’ 표현이 나오지 못한 배경이다. 미국은 첫 북·미 정상 간의 만남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실리적 판단을 하지 않았냐는 관측이다. 결국 양국이 차기 정상회담과 추가 실무협상 등을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 등이 다음주부터 북한과 추가 비핵화 실무협의에 나선다”며 곧바로 실무협상 돌입을 예고했다. 또 ‘핵동결-신고-검증-폐기’의 로드맵으로 ‘비핵화’를 시도하다 ‘폐기’까지 가 보지도 못한 채 좌초했던 과거 합의를 ‘실패’로 규정했던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전략적 판단을 갖고 있는지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일부 핵무기 반출, 폐기라는 성의를 보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워싱턴 정상회담 등 세기의 ‘이벤트’가 한 번 더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핵 반출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비핵화 조치 시점은 금방 다가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싱가포르 합의문을 보면 미국 측이 분명히 ‘비핵화’ 부분에서 북한의 진정성을 믿고 ‘통 큰’ 양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이에 북한이 미국의 ‘양보’에 일부 핵무기 반출·폐기라는 성의를 보인다면 북·미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 조야의 우려도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북ㆍ미 70년 적대 청산할 아침이 밝았다

    오늘 역사적인 세기의 담판이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을 놓고 ‘빅딜’ 협상을 벌인다. 한반도는 영구적인 평화를 맞이할 절호를 기회를 얻었다. 두 나라는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지난 70년간 적대관계를 지속해 왔다. 두 정상의 만남은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져온 북·미 관계의 전환점을 가져오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 한반도와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제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축복했다.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를 이룰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1994년 10월 미국 등이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고 북한은 핵동결을 한다는 제네바합의에 이르렀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무산됐다. 2000년에는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미국 워싱턴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 평양을 각각 방문했지만, 2002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대화가 단절돼 오늘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번 싱가포르 담판에 임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트위터에 “싱가포르에 있어서 좋다, 흥분의 분위기!”라는 글을 올렸고, 북ㆍ미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는 “아주 좋다”고 짧게 답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내일 회담이 잘 준비돼 있다”며 “북과의 대화가 매우 빨리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국제질서에 편입시키고, 경제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대담한 결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과 회담의 의제를 ‘비핵화’라고 일제히 보도한 점이 주목된다. 최고 지도자가 평양을 비웠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올 들어 김 위원장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보도는 모두 그가 귀환한 이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주민들이 환영할 상당한 성과를 들고 귀국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려는 두 정상의 의지와 달리 실무협상에서는 정상회담 하루 전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어제 트위터에 “우리는 한반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ㆍ미 양측이 최대 의제인 비핵화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CVID 원칙을 거듭 강하게 압박하려는 일종의 ‘성명’으로 풀이된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어제 싱가포르에서 3차례 걸쳐 합의문 초안을 최종 조율하는 실무회담을 여는 등 막판 줄다리기가 치열했다. 결국 북·미 간 세기의 담판은 두 정상의 ‘톱 다운’ 방식의 결단으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기필코 합의를 끌어내기를 촉구한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수준의 핵폐기를 결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들어간 뒤 “1분 이내”이나 “5초 안에”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김 위원장의 핵폐기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의 불가역적이고 완전한 체제 안전 보장(CVIG)과 경제개발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정상국가가 되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빅딜’이 현실화되려면 방법과 시간표가 들어간 로드맵도 제시돼야 한다. 그것이 북·미 사이에 반복됐던 비핵화 합의와 파기의 전철을 밟지 않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40분간 통화해 회담이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이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도 발언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직결되는 한반도 종전선언도 나오길 기대한다. 평화협정체결과 북ㆍ미 수교 등의 밑그림도 구체화되길 바란다. 두 정상이 통 큰 결단을 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물살을 타고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 ‘해킹’ 코인레일 400억 날렸다

    ‘해킹’ 코인레일 400억 날렸다

    업체 “3분의 2 동결·회수 조치” 비트코인 폭락 800만원 붕괴국내 7위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레일이 해킹 공격을 받아 지난 10일 4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유출됐다. 국내 거래소 해킹 피해 중 최대 규모다. 또다시 터진 거래소 해킹 사고로 비트코인은 800만원을 밑돌았다. 경찰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코인레일은 지난 10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펀디엑스, 애스톤, 엔퍼 등 가상화폐가 해킹으로 유출됐다고 밝히고 점검에 들어갔다. 펀디엑스, 엔퍼, 애스톤, 트론, 스톰, 덴트, 지브렐 등 가상화폐 9종 약 36억개가 이날 코인레일 지갑에서 빠져나갔다고 알려졌다. 지난 10일 비트코인은 업비트 기준 830만원에서 790만원대로 내려앉았고, 11일 749만원까지 떨어졌다. 11일 오전 4시까지로 예정된 홈페이지 점검이 무기한 연장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졌다. 코인레일은 “전체 코인 보유액의 70%는 안전하게 콜드월릿(인터넷과 분리된 지갑)으로 이동해 보관 중”이라며 “유출이 확인된 3분의2는 각 코인사 및 관련 거래소와 협의를 통해 동결·회수에 준하는 조치가 완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자 피해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해킹된 펀디엑스, 애스톤, 엔퍼 등은 동결 처리됐지만, 70억원 상당이 유출된 덴트의 관계자는 “해킹은 거래소의 문제”라고 밝혀 회수가 어려워졌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코인레일이 지난달 31일 손해배상조항 관련 약관을 삭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인레일은 제20조 4항에서 “회원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최종적으로 보유가 확인된 전자지갑 내 가상화폐나 원화 포인트를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을 삭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민법상 손해배상은 금전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회사의 책임 관련 조항을 지워버린 것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170억원어치의 가상화폐를 해킹당한 거래소 유빗은 당초 언급했던 파산 대신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해 일부 투자자들이 소송을 진행했다. 30억원 상당 보험금도 지급을 거부당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NPT 탈퇴·악의 축·핵 위기… 대결의 북미관계 마침표 찍나

    북한과 미국 정상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첫 회담을 하기까지 양국은 한반도 문제를 두고 65년을 대치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체결 이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면서 한반도에 봄기운이 완연했던 때도 있었지만 대결과 반목을 거듭한 시기가 더 많았다. 제네바 합의, 2007년 9·19 공동성명과 2·13 합의 등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종식할 숱한 합의가 이뤄졌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북한과 미국은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북핵 합의 교본’ 9·19 공동성명 만약 2000년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한반도는 지금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후 북핵 합의의 ‘교본’으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만 양국이 충실히 지켰더라도 한반도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놓고 세기의 담판을 벌이는 북·미가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북한은 1993년 5월 23일 이후 1998년 8월 31일까지 5년간 한 번도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 기간은 북·미 대화의 시기였다. 19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과 미국의 북한 핵시설 폭격 움직임으로 긴장이 고조되며 1차 핵위기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한반도는 풍전등화의 상황이었다. 당시 미국과 한국의 고위 당국자들은 교전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높게 봤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막았다. 1994년 6월 북한을 방문한 카터는 김일성 주석을 만나 위기 국면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했다. 카터가 평양에서 CNN 방송 회견을 할 때만 해도 백악관에서는 한반도에 대규모 증원 전력을 보내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은 카터와 김일성 회담을 명분 삼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했다. 당시 카터는 김일성과의 만남으로 전쟁 직전의 대치 국면이 해소되고 회담 국면이 열린 것을 일종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한반도 전쟁 위기 막은 카터 전 대통령 며칠 뒤 카터의 말은 현실화됐다. 미국이 제시한 핵개발 동결안을 수락한다는 북측의 서면 확인을 받은 미국은 1994년 북한과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핵시설을 동결하는 대신 경수로를 지어 주고 완공 시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내용이었다.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북한에 미국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북핵 문제를 막을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다. 1998년 미국이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북한은 1998년 8월 대포동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렇지만 1년 뒤인 1999년 북·미 미사일 협상이 열리며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1999년 5월 윌리엄 페리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 2000년 10월 북한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방미와 같은 달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도 무르익었다. 불가능해 보이던 북핵 문제 해결과 북·미 적대 관계 청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그러나 성사됐다면 한반도의 운명을 바꿨을 첫 북·미 정상회담은 그해 11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선으로 물거품이 됐다. 클린턴 집권 기간에 제네바 합의와 북·미 정상회담이란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로 북핵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2002년 1월 부시 당시 대통령은 연두 시정연설에서 이란, 이라크와 함께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2002년 7월 미국은 북·미 외무장관 회담에서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의혹을 제기했고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했다. 당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은 방북한 켈리에게 HEU 보유 사실을 시인하는 대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할 테니 불가침 약속과 체제안전 보장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켈리는 거부했다. 평양에서 돌아온 켈리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을 더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美 켈리 방북 이후 제네바 합의 파기 애초 부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제네바 합의를 폐기하고 북한과의 협상을 파기하려고 작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일례로 2001년 3월 미국 워싱턴을 찾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대화를 중단한다”고 잘라 말했다.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했던 모든 외교적 노력이 단번에 내동댕이쳐졌다. 2002년 말부터 2003년까지 북한은 핵실험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이 시기는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북한이 2006년 10월 첫 핵실험을 강행하기 전에도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2003년 8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는 6자회담이란 다자협의체를 구성해 베이징에서 첫 논의를 시작했다. ●BDA 사태로 北 경제 제재 압박 2년 뒤인 2005년 9월에는 제4차 6자회담 2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서 북한은 모든 핵무기와 핵 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복귀하고 1992년 남한과 맺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로 했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은 9·19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한편 방코델타아시아은행(BDA) 문제를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했다. 9·19 공동성명 발표 직전 미 재무부는 북한 지도부 일부가 자금세탁용으로 BDA를 이용했으며 다른 불법 활동에도 연루돼 있다고 발표했다. BDA는 마카오에 본사를 둔 중국은행이다. 미국은 9·19 공동성명으로부터 즉각 거리를 뒀고, 일본은 납북자 문제를 들어 다른 5개국이 약속한 대북 에너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버텼다. 급기야 북한은 2006년 첫 핵실험을 했다. 부시 행정부와 달리 오바마 행정부는 북·미 직접 대화를 모색하려고 했다. 2009년 1월 임기를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은 적대감을 내려놓는 국가에 손을 내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해 8월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고 12월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정일에게 오바마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2010년 1월 북한 외무성은 1953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화를 제안했다. 2011년 4월에는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했다. 그해 7월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 대화를 열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논의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北, 2012년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 명기 2012년 5월 북한은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기하고 이듬해 제3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정전협정 백지화도 선언했다. 2013년 4월 영변 5MW 원자로를 재가동했고 2016년 1월에는 4차 핵실험을 하고서 “첫 수소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북한은 핵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 후 핵무력 완성을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벼랑 끝으로 치닫던 북핵 위기를 막은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대화의 계기를 만들고 4·27 남북 정상회담과 5·26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12일 오전 북·미는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대화 중단과 북한의 핵 보유로 점철된 역사에 비춰 볼 때 양국 정상이 가장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는 이번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레일, 해킹으로 400억 피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레일, 해킹으로 400억 피해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레일이 10일 새벽 해킹 공격을 받아 400억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코인레일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해킹 공격으로 펀디 엑스(NPXS), 애스톤(ATX), 엔퍼(NPER) 등 3종의 가상화폐가 유출됐다고 11일 밝혔다. 해킹으로 유출된 가상화페는 코인레일이 보유한 코인의 30% 수준이다.코인레인은 “현재 전체 코인 보유액의 70%는 콜드월렛에 안전하게 보관중”이라면서 “유출이 확인된 코인의 3분의 2는 각 코인사와 관련 거래소와 협의를 통해 동결·회수했고 3분의 1은 수사기관, 관련 거래소, 코인개발사와 함께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해킹사고로 210억 달러 상당의 펀디엑스, 149억원 상당의 애스톤 등 약 40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유출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9월 개장한 코인레일은 24시간 거래량으로 세계 90위권의 중소거래소로, 한국블록체인협회에 가입하지 않았다. 앞서 야피존이 해킹 사고로 55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유빗이 172억원 상당의 해킹 피해를 본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日·EU 양적완화 축소… 신흥국 연쇄 통화위기 우려

    ECB도 테이퍼링 움직임 보여 신흥국 외국인 자금 이탈될 듯 세계가 양적완화 축소, ‘테이퍼링 폭풍’ 앞에 떨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시사한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 등 이번 주 세계경제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 유럽, 일본 등 ‘빅3’가 이런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조정할 것으로 보여 여파가 우려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도 테이퍼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흥 개발도상국 등에는 만만치 않은 악재로 세계경제가 요동칠 수도 있다. 지난 4월 중순 불거진 신흥국 통화 위기는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멕시코, 터키,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쉬지 않고 확산 일로에 있어 우려를 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1.75∼2.00%로 0.25% 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95.8%로 점쳤다. 이 경우 연준은 지난 3월에 이어 올 들어 2차례 금리를 올리게 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서는 높아진 금리를 좇아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가고 현지 통화 가치가 곤두박질치게 된다. 14일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ECB도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에 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오는 9월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이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양적완화를 축소해 나간다는 것이다. ECB는 2015년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해 현재도 매월 300억 유로(약 38조원)의 채권을 사들이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를 부양해 왔다. 15일에는 일본은행(BOJ), 21일에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각각 통화정책 회의를 연다. 두 중앙은행 모두 양적완화를 축소하는 출구정책에는 다소 소극적이고, BOE도 이번에는 금리 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지만 출구전략에 대한 압력은 커지고 있다. 일본과 영국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금리를 올려 출구전략을 확대하면 버티기 어렵다. BOE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에서 0.5%로 올리면서 10년 만의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南, 2년여 만에 개성공단 방문…“일부 기계 불능·벽면 누수”

    南, 2년여 만에 개성공단 방문…“일부 기계 불능·벽면 누수”

    추진단 “판문점 선언 이행 첫 조치” 교류협력협의사무소·숙소 지하 침수 등 “개·보수 필요한 곳 적지 않게 발견”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8일 개성공단을 방문하면서 공단 폐쇄 2년 4개월 만에 남측 당국자의 개성공단 방문이 실현됐다. 정부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개성공단 재개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향후 북한의 비핵화 이후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공단 가동 재개 여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추진단 14명은 이날 경의선 육로로 오전 9시 30분쯤 개성공단 내 남북교류협력협의소에 도착해 오후 4시 30분까지 점검을 마치고 남측으로 귀환했다. 추진단이 점검한 곳은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KT 통신센터,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와 직원 숙소 등이다. 점검 결과 시설 대부분은 외관상 양호했으나 일부 건물에선 개·보수가 필요한 부분이 발견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와 숙소는 지하층이 침수됐고 일부 기계 장비 불능, 벽면 누수, 유리 파손 등 개·보수가 필요한 곳이 적지 않게 발견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점검 결과를 토대로 관계기관과 전문가 협의를 거쳐 추가 점검 여부를 판단하고 개·보수에 착수키로 했다. 남북은 이달 중 개·보수 공사 기간에 사용할 임시 연락사무소를 열 계획이다. 남북 당국자가 상주하는 공동연락사무소가 문을 열면 민간 교류 협력을 논의하는 남북 간 상시 대화채널이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의 비핵화와 대북 제재 해제 논의가 이뤄진다면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비롯한 남북 경협 관련 논의도 이뤄질 수 있다. 이날 추진단을 안내한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과 원용희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장 등 5명의 북측 인사들도 시설 점검에 적극 협조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북측 기관이다. 황 부장은 지난 1월 남북 고위급회담 등에 대표단으로 참석했었다. 천 차관은 이날 방북 전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는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 번째 조치이면서 지속 가능한 남북 관계 발전을 위한 중요하고 의미 있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개성공단 설비 점검 계획을 묻자 “기본적으로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관련된 시설 등을 점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현재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을 이야기하긴 이르지만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성공단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 남북 교류협력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무력도발’로 규정하고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북측은 입주기업의 설비, 물자, 제품 등 모든 자산을 동결하고 개성공단 폐쇄로 맞대응했다. 특히 남북 사이의 군 통신과 판문점 연락 채널까지 폐쇄하면서 남북 관계는 오랜 냉각기를 가져야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미·일·중 전문가 전망] “中 ‘역할론’은 한반도 영향력 의지… 미군·사드 철수 주장할 듯”

    [미·일·중 전문가 전망] “中 ‘역할론’은 한반도 영향력 의지… 미군·사드 철수 주장할 듯”

    “중국은 북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주한미군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철수를 주장할 것이다.”문일현(60) 중국 정법대 교수는 공산당이 절대 드러내지 않는 속내를 읽어 내는 중국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문 교수는 7일 중국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역할론’을 부각시키는 건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봤다. →북·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전망하나. -북한의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이 큰 틀에서 합의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주장해 온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완전한 비핵화’(CVID)에 북한이 동의하고, 미국은 불가침조약이나 수교와 같은 구속력 있는 형태로 북한의 체제 안전을 보장한다고 약속하는 방식이다. 미국은 어떤 경우든 검증과 사찰은 반드시 명기할 것이다. 핵탄두 등을 비핵화 초기에 반출하는 것과 같은 구체적 비핵화 방식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추후 협의한다는 선에서 합의할 수도 있다. 문제는 비핵화 시한을 언제까지로 설정하느냐다.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해법 가능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면담 후 비핵화 과정을 ‘프로세스’라고 규정한 건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역진이 불가능하도록 ‘신고→동결→사찰·검증→폐기’라는 절차를 단계별로 진행하지 않고 동시에 진행하거나 최후 단계인 폐기를 먼저 이행하는 방식을 취할 수도 있다. →중국은 북·미 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원한다고 보나. -중국이 추구하는 한반도 3대 원칙은 평화안정 유지, 비핵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이다. 이번 회담은 이 원칙과 잘 맞는다. 다만 북한이 정말로 핵을 포기할 것인지, 비핵화 이행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인지 등은 중국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중국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중국의 최대 우려는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상실이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을 용인한다거나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및 평화체제 구축에서 중국의 참여를 거론하지 않는 경우 등이 해당한다. 미국 내 일각에서는 북·미 사이에 불가침조약과 수교가 이뤄지면 굳이 평화협정을 별도로 맺을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 제기도 있다. 이럴 경우 중국은 한반도 안전보장에서 제외돼 영향력을 상실하는 반면 미국은 남북한 모두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국을 배제하려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무엇인가.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부터 최종 목적지인 평화협정 체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중국의 참여가 보장되는 것이다.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조건은.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주한미군 문제다. 한반도에 무력 대치 상황이 종식되고 평화협정 체제가 들어선 마당에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하면 중국을 겨냥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또 사드는 북핵 방어를 이유로 한국에 반입됐기 때문에 비핵화 협상이 타결되면 당연히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이나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같은 이유로 조정을 요구할 것이다. →북한 비핵화에 따른 중국의 대북 지원은. -중국은 대북 제재가 해제되면 대규모 경제원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북·미 회담이 성공하면 일차적으로 유엔 제재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원조를 시작할 것이다. 북한을 중국 영향권 내에 묶어 두려면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문일현 교수는 누구 중국 정법대 객좌교수로, 베이징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해외전문위원과 정법대 평화발전연구중심 부주임직을 맡고 있다. 중국 광시자치구 동싱시 외사고문이기도 하다. 일간지 베이징특파원이던 1997년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사망 소식을 특종 보도했다.
  • 38노스 “북, 지난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용 시설물 파괴했다”

    38노스 “북, 지난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용 시설물 파괴했다”

    북한이 지난달 중순쯤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된 일부 시설물을 파괴한 것으로 파악됐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와 함께 북한이 핵·미사일 동결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6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지난달 둘째주(6~12일)부터 평안북도 구성시 북쪽 이하리에 있는 미사일 시험장 내 시설물에 대한 파괴작업을 시작해 같은달 19일쯤 완료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이를 통해 육상 시설인 ‘테스트 스탠드’(시험대)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테스트 스탠드는 미사일 사출시험을 하는 동안 미사일을 고정하는 장치다. 이 시험장에서는 고체연료형 미사일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으며, 지난해 2월에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KN-15)가 발사된 바 있다.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동식 ICBM 시험도 이하리에서 이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하리 탄도미사일 시설물 파괴에 대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계획 중단에 대한 진지함을 알리기 위한 작은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 더 큰 조치가 뒤따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열의 경고…‘신흥국 6월 위기설’ 현실화되나

    이주열의 경고…‘신흥국 6월 위기설’ 현실화되나

    이달 중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13년 불거졌던 ‘긴축 발작’(테이퍼 탠트럼)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선진국이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양적완화 축소가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과 자금 유출을 불러오는 현상을 뜻한다. 이 총재는 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BOK 국제콘퍼런스’ 개회사에서 “2013년 테이퍼 탠트럼 당시 미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신호가 신흥시장국에서의 급격한 자본 유출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했다”며 “앞으로 선진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도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일부 신흥국 금융 불안의 원인이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3년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해 ‘긴축 발작’이라는 명칭이 생겼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분위기가 당시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연준은 오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지난 3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빠져나면서 통화 가치 급락과 금융 불안이 나타나는 나라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신흥국 6월 위기설’의 단초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아르헨티나와 터키, 인도네시아 등 부채 규모가 크고 경제 상황이 불안한 나라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지난달 24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의결문에서 향후 고려 요인으로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를 1순위로 꼽기도 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18년 전 처럼 ‘트럼프-김영철’ 북·미 공동코뮤니케 낼까?

    18년 전 처럼 ‘트럼프-김영철’ 북·미 공동코뮤니케 낼까?

    1일(현지시간)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회동에서 18년 전인 2000년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 때처럼 ‘북·미 공동코뮤니케’와 같은 의미 있는 성과물이 나올지 주목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사로 미국을 방문한 군부 실력자 조명록은 2000년 10월 워싱턴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빌 클린턴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미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는 ‘북·미 공동 코뮤니케’를 발표했다. 공동발표문에는 “북·미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조치를 취하고,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4자회담 등 여러 방도를 인정한다’는 획기적 합의가 담겼다. 이와 함께 적대관계 청산, 상호 불신 해소와 신뢰 구축, 자주권에 대한 상호 존중과 내정불간섭 원칙, 경제교류 협력, 미사일 문제 해결 등이 포함됐다. 이 합의는 이후 북·미 관계 개선의 이정표가 됐다. 조명록의 방미 일정이 끝난 지 불과 열흘 만에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을 방문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성사됐다면 북·미 정상의 첫 만남으로 기록됐을 회담이었다. 북·미 정상회담을 시작하기도 전에 조명록이 클린턴과 이런 합의를 낼 수 있었던 것은 북·미 간 사전 협의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롯해 양국관계를 가로막았던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된 뒤였기 때문이다. 1994년 북·미는 북핵 시설 동결과 대북 경수로 지원을 맞바꾸는 제네바 합의를 체결했다. 1999년에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과 유사한 미국의 대북정책 로드맵 ‘페리 프로세스’가 나왔다. 그해 9월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 미사일 협상에선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모라토리엄)’와 ‘대북 경제제재 해제’에 합의했다. 북·미간 최대 현안인 핵·미사일 문제의 해결 가닥이 잡히면서 북·미 관계 개선의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관계개선의 피날레를 장식할 북·미 정상회담을 열려면 이미 공감을 이룬 문제에도 확실한 도장을 찍어둘 필요가 있었다. 북·미 공동 코뮤니케는 북·미 정상회담의 확실한 성공을 위해 양측이 만들어낸 일종의 ‘징검다리’였다. 그러나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만남에선 북·미 공동코뮤니케와 같은 합의문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18년 전 북·미 공동코뮤니케가 발표될 당시는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 올브라이트 장관이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뒤에야 북·미는 정상회담에 전격 합의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김영철이 들고 갔고, 북·미 정상회담이 조만간 이뤄지는 상황에서 굳이 코뮤니케를 발표할 필요는 없다”면서 “북·미 정상회담 때 합의문을 내면서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간적 여유도 없다. 미국의 갑작스런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뒤늦게 실무협의가 진행돼 공동코뮤니케를 발표할 만큼 완벽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담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제 김 위원장의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언급했다. 뉴욕 회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나 핵심 사안에 대한 논의는 미처 매듭짓지 못해 이에 대한 김 위원장의 결심을 요구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전현준 우석대 초빙교수는 “합의문을 내기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접 의견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도 “북·미 정상회담이 얼마 안 남았는데, 코뮤니케를 발표해버리면 북·미 정상회담의 의미가 축소된다”고 지적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길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굳이 북·미 합의 내용의 윤곽을 먼저 밝혀 김빠지는 상황을 만들진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미국의 이란 때리기 가속화

    이란 핵합의를 공식 폐기한 미국이 ‘이란 때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30일(현지시간) 심각한 인권 탄압과 검열을 자행한 이란의 반관 단체와 교도소 등 기관 3곳과 이란인 6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이란은 테러리즘을 수출하고 전 세계에 불안정을 조성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자국민들의 권리 역시 일상적으로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란 정권은 국민들에게 속하는 국가적 자원을 대대적이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검열 기관을 지원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사용했다”고 비난했다. 지난 24일 이란혁명수비대와 연계된 이란 항공사들에 수출이 금지된 미국산 제품을 조달한 개인과 기업 9개를 제재한지 불과 1주일 만에 나온 추가 조치다.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 기업·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불법 무장한 반관 보수단체인 ‘안사르에 헤즈볼라’와 이 단체의 지도부 중 3명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재무부는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이 단체가 복장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산(酸)으로 공격하고 학생 시위대에 폭력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정치범 수용과 반인권적 처우로 악명 높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 역시 제재 대상이다. 이곳에서는 성폭행과 물리적 폭력, 전기충격 등이 자행됐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비밀 대화가 가능한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차단하는 등 검열 행위에 관여한 이란 정부 관료 2명과 이란 정부와 연계된 소프트웨어 업체인 ‘하니스타 프로그래밍 그룹’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 업체가 텔레그램을 대체하도록 개발해 배포한 앱은 정부가 사용자의 단말기를 감시하고 추적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재 대상 개인 중에는 이란국영방송(IRIB)과 연계된 사람도 포함됐다. 므누신 장관은 “재무부는 이란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진행 중인 인권 유린, 검열, 그리고 다른 비열한 행위들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팩트 체크] 기본급 162만원 10% 올라도 올 월급과 비슷

    [팩트 체크] 기본급 162만원 10% 올라도 올 월급과 비슷

    혜택 못받는 저임금 노동자 상여금 없으면 ‘인상’ 지난 28일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수당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30일 개정안에 반발해 최저임금위원회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한국노총에 이어 양대 노총이 모두 빠지면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는 파행 위기에 놓였다. 노동계 전면 보이콧 사태를 불러온 이번 개정안의 쟁점을 짚어 봤다.→산입 범위 확대로 노동자가 피해를 입게 되나. -그렇다. 일부는 분명 피해를 입는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대폭 올라도 그 인상폭만큼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거나 동결될 수 있어서다. 고용노동부 시뮬레이션을 보면 월 기본급 162만원, 정기상여금 46만원, 복리후생비 30만원을 받는 노동자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0%(월 173만원) 오르더라도 실제 월급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정기상여금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의 25% 초과분인 3만원과 복리후생비 중 최저임금의 7% 초과분인 18만원이 최저임금에 산입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임금이 삭감될 수도 있나. -아니다. 최저임금법에는 사용자가 최저임금을 이유로 임금 수준을 종전보다 낮춰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상여금과 복리후생수당이 기준을 넘지 않으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월급도 오르나. -그렇다. 하지만 해마다 그 기준이 낮아지고, 2024년에는 모든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수당이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당장 내년에는 상여금 가운데 월 최저임금의 25%를 넘는 금액, 복리후생수당은 월 최저임금의 7%를 넘는 금액만 최저임금에 포함된다. 정기상여금은 2020년에는 월 최저임금의 20%, 2021년 15%, 2022년 10%, 2023년 5%가 넘는 금액이, 복리후생수당은 2020년 월 최저임금의 5%, 2021년 3%, 2022년 2%, 2023년 1%가 넘는 금액이 산입 범위에 포함된다.→저임금 노동자(연봉 2500만원 이하)는 예외이지 않나. -아니다. 임금 체계에 따라 일부 저임금 노동자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 다만 그 규모를 놓고 정부와 노동계 의견이 엇갈린다. 상여금이나 복리후생수당이 없거나 기준 금액보다 적은 노동자는 최저임금 인상만큼 임금도 오른다. →분기별, 반기별로 지급되는 상여금도 최저임금에 포함되나. -그렇다. 지급 주기를 월 단위로 변경하면 포함된다. 이는 노동계가 극심하게 반발하는 사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여금 총액 변동이 없다면 지급 주기를 월 단위로 바꿀 수 있다. 또 지급 주기를 바꿀 때 노동조합이나 노동자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 근로기준법에는 임금, 노동시간 등이 규정된 취업 규칙을 바꿀 때 과반수 노조나 과반수 노동자의 동의를 받도록 돼 있지만, 정부는 총액 변동 없이 지급 주기만 바꾸는 것은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라고 판단한다. 노동계는 위법성이 있는 특례조항이라고 주장한다. 또 사용자가 형식적인 의견 청취만으로 일방적인 ‘상여금 쪼개기’를 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렇게 되면 쪼갠 상여금이 최저임금으로 계산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의원급 병원 근무 간호조무사 10명 중 4명 급여 최저임금 이하”

    “의원급 병원 근무 간호조무사 10명 중 4명 급여 최저임금 이하”

    올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도 수당·복리비·근로시간 등 줄여 61.8%가 임금 내리거나 동결올해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도 의원급 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10명 가운데 4명은 최저임금 이하 급여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은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 삭감 등으로 인해 오히려 지난해보다 임금이 낮아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의원급 간호조무사 최저임금 실태조사’를 30일 발표했다. 노무법인 ‘상상’이 지난 4월 27일부터 5월 6일까지 의원급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49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모바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현재 최저임금 이하를 지급받는 간호조무사는 40.1%에 달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임금이 오른 경우는 38.2%에 불과했다. 61.8%는 동결되거나 인하됐다. 경력이나 근속연수가 늘어도 보상은 미흡했다. 현재 직장에서의 경력이 5년 이내 간호조무사의 절반은 최저임금 이하를 받았다. 3~5년 이내 경력을 가진 간호조무사의 50.4%, 5~10년 경력을 가진 간호조무사의 38.5%는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다. 사업장의 근로자 수별 최저임금 지급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최저임금은 받지 못하는 간호조무사 비율은 4인 이하 사업장이 41.4%로 가장 높았으며, 5~10인 미만 사업장이 37.2%로 가장 낮았다. 사업장 내부에서 임금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있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38.7%에 달했다. 이 가운데 복리후생비나 각종 수당, 상여금 등을 삭감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 휴게 시간이나 근로시간을 단축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4%였다. 직접적인 임금 삭감 사례에는 상여금 삭감이 11.5%, 식대 등 복리후생비 삭감 11.4%, 휴식시간 증가 10.0%, 수당 삭감 근로계약서 체결 9.5%, 고정 시간외수당 삭감 5.9% 등이었다. 윤 의원은 “간호조무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이긴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이후 노동계에서 우려했던 각종수당과 상여금 삭감 등 편법 사례가 사업장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면서 “사용자들이 최저임금법을 악용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또 발칵 뒤집은 트럼프…불확실한 CVID에 극단적 출구전략

    또 발칵 뒤집은 트럼프…불확실한 CVID에 극단적 출구전략

    美 반대여론·강경파 영향인 듯 트럼프 “마음 바뀌면 연락달라” 벼랑끝 전술…北양보 노릴 수도 “美 일정 부분 책임 회피 어려워”24일(한국시간)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다음달 12일로 계획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갑자기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 세계가 발칵 뒤집혔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에 우리 정부도 크게 당혹스러워하며 진의 파악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며 핵 동결의 첫걸음을 뗀 날이어서 충격은 더 컸다.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국내의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발을 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타고난 협상가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양보를 얻어 내기 위해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에서 “언젠가 나는 당신(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만약 너무나도 중요한 이 정상회담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바뀐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보내 달라”고 말해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가 있다면 만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무엇이 되든 우리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관해 다음주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시기를 앞당긴 것이다. 특히 곧 북·미 고위급회담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제3국 회동이 점쳐지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조지프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미라 리카르델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 등 미 고위급 대표단이 이번 주말 싱가포르에서 북한 관리들과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23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그 결정(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달려 있다”면서 “6월 12일로 예정된 그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데 매우 희망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경고의 목소리도 감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건에 맞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며 회담 재고려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하겠다”고 반박했다.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리비아식 비핵화’를 운운한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맹비난하며 회담 개최 합의 번복 가능성을 처음 거론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회담 취소’라는 강수를 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 내 반대 여론과 백악관 내 강경파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중국을 등에 업고 과도하게 비핵화 국면을 주도하려 했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다시 북을 최대한 압박하고 군사 옵션까지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기 싸움과 서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상호 비난전이 있을 건 예상됐는데, 백악관의 전격적인 선택에 대해선 조금 상황을 지켜봐야 될 거 같다”며 “혹시 대북 압박 수단이라면 적절치 않아 보이고 미국 역시 일정 부분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비핵화 로드맵 제1원칙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마저 합의할 가능성이 적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출구 전략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면서 비핵화의 첫 조치를 한 날,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취소를 표명했다는 점은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측이 충격 상태에서 극도의 비난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데 더이상 대화는 없다고 선언해 버릴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간에 경쟁적인 기 싸움이 사그라들지 않고 높아지는 순간에서 신중하게 열기를 식힌 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며 “현 국면에서는 조금 더 상황을 냉정하게 볼 수 있는 시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완전한 비핵화’ 문 열다…北, 풍계리 갱도 3개 폭파

    ‘완전한 비핵화’ 문 열다…北, 풍계리 갱도 3개 폭파

    북한이 판문점 선언에서 명시한 ‘완전한 비핵화’의 첫 발걸음으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북부핵시험장)을 폭파해 폐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핵실험장 폐기를 언급한 지 34일 만이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히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 대화의 입구’로 언급했던 핵동결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와 달리 미국의 보상 조치가 없는 선제적 폐기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의 청신호인 셈이다. 북한은 24일 오전 11시에 풍계리 핵실험장의 4개 갱도 중 2번 갱도 및 관측소를 폭파했다. 오후 2시 17분에는 4번 갱도와 단야장을, 2시 45분에는 생활건물 본부 등 5개의 건물을, 4시 2분에는 3번 갱도 및 관측소를 각각 폭파했다. 4시 17분에 군 건물인 막사 2개동을 폭파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이날 폐기 행사를 마쳤다.  1번 갱도는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때 방사능에 오염돼 이미 폐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2∼6차 핵실험은 2번 갱도에서 이뤄졌다. 3번과 4번 갱도는 향후 핵실험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곳에서 2006년 10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6번의 핵실험을 했고 2개월 후인 11월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폭파가 순차적으로 진행된 것은 이미 6차례 핵실험으로 약해진 지반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측이 시각적 효과를 노렸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NN, 중앙(CC)TV, APTN 등 5개국(한국, 미국, 중국, 영국, 러시아) 30명의 기자가 현장을 참관했다. 이들은 이날 풍계리를 출발해 25일 아침 6~7시 정도에 원산 갈마초대소 프레스센터에 도착한 뒤 세부 현장 취재 결과를 전 세계에 타전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첫 방미길에서 “핵동결은 대화의 입구이고 그 대화의 출구는 완전한 핵폐기와 함께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풍계리 핵시설 폐기로 비핵화 대화의 입구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로서 비핵화가 시작됐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한 뒤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첫 번째 조치임을 평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근 리비아식 모델 등 비핵화 방법론을 두고 북·미 간에 신경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도 북한이 해당 조치를 예정대로 진행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무엇보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긍정적 여건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풍계리 외교부 공동취재단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베네수엘라, 美 금융제재에 반발…美외교관 2명 출국 명령

    최근 대선에서 연임에 성공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과 이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 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 이뤄진 미국의 금융 제재에 강력 반발하면서 자국 주재 미 외교관을 추방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카라카스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당선증 수여 행사에서 “토드 로빈슨 미 대사 직무대행과 선임 외교관인 브라이언 나랑호가 군사적인 음모에 연루돼 48시간 내 출국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그간 군사, 경제, 정치 문제에 개입해 왔으며 조만간 증거를 제시하겠다”며 “미국은 음모나 제재로 베네수엘라를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도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정당한 투표권을 행사한 베네수엘라 국민을 처벌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이뤄진 미국의 공격과 적대 행위를 다시 한번 비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마두로 대통령은 주요 야당의 선거 보이콧 속에 치러진 대선에서 68%를 득표해 6년 임기의 재선에 성공했지만,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는 이를 ‘엉터리 선거’로 규정하고 비난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국유재산과 국채 매각을 어렵게 만드는 조치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금융 제재를 추가로 단행했다. 베네수엘라 고위층 7인에 대해 역내 자산을 동결하고 무기 수출을 금지한 유럽연합(EU)도 추가 제재 검토에 나섰다. 미국은 외교관 추방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외교 채널을 통해 베네수엘라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추방이 확인된다면 미국은 적절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미의 대표 반(反)미 지도자였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인 마두로 대통령은 그동안 국내 친미 우파 보수세력이 석유 이권을 노린 미국과 결탁해 경제위기에 처했다며 차베스 정권을 이어받아 미국의 개입을 물리치고 반미 포퓰리즘 정책으로 경제를 회생시키겠다고 주장해 왔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트럼프, 판 깨진 않을 것… 북·미회담 성공 기준 낮출 수도”

    WP “트럼프 회담 성공 위해 몰두” NYT “즉각적 비핵화 합의 어려워” 中언론 “북·미, 절충안 제시해야” 日 “연기 가능성 언급으로 北 압박” 주요 외신과 해외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북핵 문제의 ‘일괄타결’ 원칙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를 남겨둔 데 대해 “회담을 그르치지는 않겠다는 협상 의지를 보여 준 것”으로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회담 취소가 아닌 ‘연기’에 방점을 뒀다고 평가하며 북·미 회담 성공을 위해 그만큼 깊이 몰두해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고문은 로이터통신에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보다 정상회담을 더 원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치 않는다”면서 “연기 의사를 언급한 것은 똑똑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지난 3월 과감하게 합의한 회담이 위험에 처했다는 의미”라고 좌초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의 북·미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일괄타결이 좋을 것”이라면서도 “나는 완전히 확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언급된 ‘트럼프식 모델’에 따라 큰 틀에서 일괄타결의 형식을 취하되 최소한의 단계로 나눠 초기의 과감한 핵폐기 이행에 따른 부분적 보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북한의 강경 반응을 볼 때 북·미 회담에서 북한의 즉각적 비핵화 합의에 이르긴 어려울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회담 결과를 성공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준을 재정의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성공 기준을 낮춰 다음달 12일 싱가포르 북·미 회담이 계획대로 열려도 ‘북한 비핵화가 궁극적 목표’라는 선언 이상의 합의가 도출되긴 힘들다는 의미이지만, 그럼에도 애매하게나마 비핵화 합의를 이루는 게 낫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동결 의사를 재확인하고 핵무기를 해외에 수출하지 않겠다는 약속만 해도 향후 추가 협상의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벨평화상 등 성과에 집착해 북·미 회담에 대한 기대치를 낮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주한미군 감축이나 평화협정 체결을 섣불리 약속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켈시 데이븐포트 미 군축협회 비확산정책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제재 완화나 주한미군 재배치를 성급히 결정한다면 북한의 핵폐기를 계속 유도할 지렛대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선의와 진정성을 보여 주며 절충안을 찾아 정상회담을 좋은 상태에서 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노가미 고타로 일본 관방 부장관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북한으로부터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울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경기 논란 속 기준금리 ‘7월 인상’도 신중론

    경기 논란 속 기준금리 ‘7월 인상’도 신중론

    경제지표 악화·가계부채 변수 새달 美 인상 땐 역전폭↑ ‘부담’경기침체 논란 속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다. 당초 시장·전문가들이 예상했던 7월 인상설이 더 늦춰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형국이다. 현재의 경제 진단과 한·미 금리 역전 여부, 그리고 가계부채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24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행 1.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채권 관련 종사자 100명 가운데 93%가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달 초만 해도 5월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했고 7월 금리 인상을 점치는 분위기가 짙었지만 최근 들어 서서히 바뀌는 형국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과 ‘4월 고용동향’ 보고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전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2% 감소로 26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70.3%)은 전월 대비 1.8% 포인트 하락하면서 2009년 3월(69.9%) 이후 가장 낮았다. 거기다 3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10만명대에 그치는 등 일자리 상황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침체 초기 국면”이라고 주장한 것 역시 경제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당초 7월 금리 인상설은 미국 변수에 기인한 측면이 컸다. 내달 12~13일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변수다. 연준은 지난 3월 연방기금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데다 이번에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미 간 금리 역전 폭이 커지고 자본 유출의 우려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지표와 경기침체 논란은 고스란히 금리 인상을 부담스럽게 하는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지난 17일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미·중 간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고용상황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변수는 가계부채 문제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 가중평균 실질금리(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지표)는 연 2.38%였다. 2.54%를 기록한 2015년 3분기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실질금리가 오르면 가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금리를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린다. 특히 취약계층에 충격이 집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각에선 기준금리 인상이 7월 이후로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더 거세지고 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시진핑, 김정은에 비핵화 합의 때 경제 지원 약속”

    “시진핑, 김정은에 비핵화 합의 때 경제 지원 약속”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를 하면 단계적 경제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는 보도가 나왔다.22일 일본 도쿄신문은 북·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지난 7~8일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을 때 이러한 약속을 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 16일 북미정상회담 개최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강경한 태도로 나온 배경에는 중국 측의 지원 약속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를 완료했을 때 미국이 정말로 제재를 해제하고 경제 지원을 해줄지 믿을 수 없다고 말하며 비핵화 합의 시 중국이 독자적인 경제 지원을 해줄 것을 시진핑 주석에게 요청했다. 이에 시진핑 주석은 비핵화와 관련해 포괄적인 합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동결 결정과 함께 전략의 중심을 경제 건설로 이동시키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중국이 경제 협력을 확대해 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8일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과 미국이 서로 단계적으로 행동하길 바란다’고 얘기하며 북한이 주장하는 ‘단계적-동시적 조치’에 미국이 응해줄 것을 요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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