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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이어·신발 등에 부착/미끄럼방지 특수 고무핀 개발

    ◎한국고무기연,「아이스센서」 특허/도로면의 온도 자동으로 감지/섭씨 영상2도 이하면 굳어져 상온에서는 보통 고무처럼 부드러운 성질을 갖지만 빙판이나 눈길에선 금속에 가까운 상태로 변해 미끄럼을 막아주는 특수 고무합성물질이 나왔다. 한국고무기연(주)이 최근 국제고무전시회에 선보인 「아이스센서」란 이 발명특허품은 얼어붙은 도로면의 온도를 자동으로 감지,섭씨 영상2∼영하5도에서 딱딱하게 굳어짐으로써 일종의 금속스파이크 작용을 하는 제동용 특수고무핀.섭씨 영상3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보통 고무와 같이 연질의 특성을 갖기 때문에 기존의 타이어에 장착해서 겨울철 체인이나 금속스파이크의 대용품으로 사용이 가능하다.아이스센서는 타어어 표면과 일치되게 박힌 특수고무핀이 타이어가 차체의 하중에 의해 눌리게 될 때 튀어나옴으로써 눈길과 빙판에서 스파이크작용을 한다는 원리이다.보통 소형승용차의 터이어1개에 들어가는 아이스센서 고무핀은 1백40개 정도. 지난해 7월 뉴질랜드 와나카 주행실험소가 실시한 성능검사에서 시속 30㎞ 주행시 급브레이크 제동거리가 금속스파이크 타이어의 경우 13m14㎝인데 비해 아이스센서 타이어는 8m5㎝를 기록,제동력이 뛰어나다는 판정을 받았다. 또 기존의 체인이나 금속스파이크와 달리 도로면을 파손하거나 분진을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이스센서 고무핀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다만 아직 양산체제를 갖추지 못해 금속스파이크 보다 가격이 약간 비싸다. 아이스센서는 이밖에 미끄럼 방지를 위한 신발창이나 자전거용 타이어,스키용품등에도 부착돼 시판될 예정이다. 이 회사측은 최근 아이스센서 타이어 34만개를 일본에 수출한데 이어 연말쯤 국내에도 판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552­7611.
  • “연정서의 사회당 역할에 한계”/우리정부­정치권의 시각

    ◎무라야마 「급진」 피할듯… 혼돈수습땐 한일관계 타격 우려도 일본에 자민당과 사회당의 새연립정부가 들어서면서 47년만에 사회당총리가 등장했다. 우리정부와 정치권은 일본의 새정권 출범이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전체적인 분위기는 비록 사회당이 북한과 가깝다 하더라도 자민당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지난 날과 별다른 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정부는 지난 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두나라가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에서 돈독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기 때문에 큰 여파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앞으로 일본정국의 추이에 보다 관심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번 호소카와(세천)정권때 사회당이 보인 태도로 볼때 다시 집권당이 되긴 했지만 그 역할엔 분명히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풀이이다.또 사회당이 지난날처럼 이념이나 이데올로기에 움직이는 정당이 아니고 이제는 다양한 정당 가운데 한 정파로서 움직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일본 전문가는 『일본의 새 정권은 선거관리와 세법개정,정치개혁법의 마무리등에 역점을 둘 일시 동거내각으로서 결코 합쳐질수 없는 연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 무라야마 새총리가 사회당 좌파이긴 하나 당내 조정자로서 신망이 두텁고 노동운동 출신이어서 급좌노선을 걷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때문에 관심은 오히려 앞으로 있을 일본의 정치개편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지에 더 기울여 있는 눈치다.벌써부터 자민당 일부가 탈당을 선언하고 사회당 일각에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수연립이 정권은 잃었지만 막후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의 정계개편 구도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오자와의 구상대로 된다면 일본은 앞으로 총선을 거치면서 자민·사회등 기존정당과 이에 반발해 뛰쳐 나온 연립정당으로 대개편을 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때가 되어야 비로소 일본의 대외정책과 외교노선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 ○…여야 정치권은 기본적으로 일본의 자민·사회당 연립정권이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사회당 총리가 추대됐다 하더라도 한반도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개발과 이에 따른 국제적인 사찰활동,남북정상회담등 주요한 외교이슈가 이어지는 시점이어서 아무래도 친북성향이 강한 사회당 좌파출신의 무라야마총리가 어떤 외교정책을 펼쳐 나갈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인 나웅배국회외무통일위원장은 『일본의 대외정책이 혼돈상태여서 여러가지 어려운 상황이 예견된다』면서 『한일관계에 사회당측의 시각이 가미될 수는 있지만 연립정권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수한한일친선 협회회장은 『사회당의 기본 외교노선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수용』이라면서 『얼마전 무라야마를 만나보니 한반도를 보는 시각이 우리가 흡족하게 생각하지는 못해도 우려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다』고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민주당의 조순승의원은 『무라야마는 사회당내에서도 좌파로 분류되는 친북 인물』이라고 지적하고 『현정권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경제를 제외한 외교·사회·문화등 각 분야의 한일관계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민자당의 박정수의원은 『옛 소련이 붕괴된뒤 일본 사회당의원들과 개별적인 접촉이 있었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한일의원연맹등을 통해 더욱 활발한 교류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본의 한반도정책 큰변화 없다/사회당연정 출범 영향 분석

    ◎이념집단 아닌 과도체제… 모험은 안해/과거사 청산·대북수교엔 적극성 띨듯 일본에서 사회당 총리를 정점으로 한 자민­사회당 연합의 제2연정이 출범함에 따라 앞으로 한일관계에 미칠 영향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단 사회당정권의 등장이 기존 양국관계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지난 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양국간에 다져온 정치·경제·문화등 각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사회당 총리가 탄생했다고 해서 당장 큰 영향을 받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이는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신임 총리가 소속당인 사회당의 의사를 전혀 무시할수는 없겠지만 새 연정내에서 사회당의 의석이 70석밖에 안돼 보수적인 자민당의 입김이 강할 것이 예상되는 데다 일본정치의 성격상 총리가 모든 정책을 좌우할 수가 없기 때문에 기존의 대한반도정책이 크게 바뀌지는 않으리라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견해도 대부분 일치하고 있다.서울대 길승흠교수(정치학)는 『비록 사회당 출신이 총리가 됐지만 제2연정내에서 사회당이 차지하는 의석수가 70석밖에 안돼 어차피 자민당 위주로 정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정책상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특히 대한반도정책에 있어서의 기본적인 골격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국대 김학준교수(국제정치)도 『사회당 정권의 등장은 뜻밖이나 보수적인 자민당과의 연정이라는 구조로 볼 때 급격한 정책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특히 북한핵문제와 관련,지금까지 국제공조체제에 참여해온 일본이 대북제재에 반대해온 사회당 출신 총리가 등장했다고 해서 이러한 입장을 갑자기 철회하는 등의 변화는 생각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이와함께 새 연정이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가 이끄는 신생당의 독주를 막는다는 목표아래 이념과 정치기반이 전혀 다른 정파가 연립한 「일시 동거체제」라는 점에서 기존 정책에서 일탈할 정도의 모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외교안보연구원의 한영구교수는 『새 일본연정은 정계재편 과정에서 등장한 「과도정권」으로기본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만한 여유는 없는 정권』이라면서 『특히 현재 긴장국면을 벗어나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로 대화무드에 들어서고 있는 한반도에 대한 정책을 기본적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대한반도정책과 관련,구체적 사안에 있어서는 역대 보수적인 정권과는 다른 입장을 보일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금처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3단계회담을 통한 북한핵문제의 대화해결이 추진될 경우에는 별문제가 없겠지만 만일 유엔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가 또다시 추진될 경우 제재반대를 주장해온 사회당의 입장으로 볼때 한일관계가 다소 불편해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새 연정은 일제 식민지지배등 과거사 문제나 재일조총련 여학생에 대한 폭행문제등에 있어서는 오히려 과거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또한 북한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온 사회당이 집권함으로써 일본은 더욱 적극적으로 대북수교 교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의원의 TV극 출연/김정열(데스크 시각)

    배우출신으로 정치에 나서 대통령에까지 오른 인물로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이 있다.그리스의 문화성장관을 지낸 멜리나 메르쿠리 또한 세계인의 기억속에 생생한 여가수 출신이다.「황야의 무법자」로 유명한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 역시 미국 서부 작은 마을 카멜시의 시장을 지낸 인물이다.가까운 일본에도 탤런트 출신 산토(산동소자)등 연예인 출신 정객은 적지 않다. 우리나라도 이대엽,홍성우씨를 뒤이어 최불암,이순재,정주일,강부자씨 등이 현역 국회의원에 적을 두고있다.그러나 같은 연예인 출신이면서도 행동거지에서 국내와 해외 사이에는 크게 다른점이 있다.국내의 경우 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저버린 채 상업광고출연에까지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강의원은 선량이 되기 이전부터 라면 광고모델로 얼굴을 내밀고 있으며 이의원은 정수기 광고에 등장하고 있다.또 최의원은 초코파이 광고모델로 활동중이다.연예인 출신 의원뿐만이 아니다.박찬종의원은 다우 우유모델로 나선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부영의원이 여기에 가세,27권짜리 「한국사」전집을 선전하는 모델로 등장했다. 흡사 유행처럼 번지는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상품광고는 그러나 조만간 사라질 모양이다.방송위원회가 「광고부문에 관한 정비안」을 마련,공익광고를 제외한 공무원의 광고출연을 전면 금지시키고있는 때문이다.그 대상은 대통령에서 국회의원,국·공립대교수,그리고 동사무소직원에까지 이르고있다. 공직자의 공적 신뢰도를 개인적이고 영리적인 차원에서 이용하는것은 부당하다는것이 정비안의 근본취지이다.특히 국회의원등 선출직 공무원의 경우에는 유권자가 위임한 공적 신뢰성을 담보로 하여 사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정당성이 없다고 판단,철퇴를 가하게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으로 방송광고에서 정치광고가 허용될 상황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기도 하다.이렇게 될 경우 정치광고와 상업광고의 경계선을 구분하기가 애매모호해질는지 모른다.마치 대선에서 서적광고로 정치광고를 대신하는 것처럼 악용될 경우도 예상할 수 있다.특히 지자제등 각종 선거가 일상화될 상황에서 상업광고에서 후보예정 공직자들이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이를 고려한다면 공무원의 CF출연은 제동이 불가피할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서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다.연예인출신 국회의원들의 TV드라마 고정 출연이다.드라마에서 특정역을 맡아 극중인물로 출연하는 경우 자신의 주관이 발로될 우려가 없어 별문제될 것이 없다는 일부의 시각이 없지는 않다.그러나 여기에 맞서 이론을 제기하는 견해도 드세다.연예인출신의 경우 시청자들인 일반 국민과 직접 대면관계를 형성,출연 당사자에대한 이미지제고등 간접홍보효과를 계량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사실 지난 92년 인기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버지」역을 맡았던 이순재씨가 14대국회의원선거 출마시 극중 주역에 힘입어 많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어냈던것은 그 한 실례라고 볼 수 있다. 물론 현행법에는 극히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는 국회의원의 겸직이 허용돼있다.따라서 연예인출신 의원이라고해서 법이 보장한 본업에 불이익이나 제약을 받을 이유는 없다.그러나 반드시 법으로만 규율할 수 없는것이 「공인의 삶」이다.법적 규제보다 사회통념적 도덕률에 의해 더 엄격하게 평가되고 규율되는 것이 공직생활이기도 하다.공복으로서의 품위유지와 의정에 전념해야할 국회의원의 경우도 여기서 예외일수 없다.「연예인출신 의원들로해서 한국의 정치문화가 뒷걸음질 치고있다」는 소리를 더이상 듣지않아야겠다.
  • 100년만에 다시 열린 과거시험

    ◎어제 성균관서… 전국 2백10명 응시/장원급제한 1명 어사화쓰고 행진 그동안 닦은 자신의 학문을 시지에 옮기는 시생들의 붓놀림은 분주했다.이윽고 50분의 시험을 종료하는 북소리가 울리고 시관들의 심사를 거쳐 방이 붙었다. 18 94년 갑오경장이후 1백년만에 처음으로 11일 서울 명륜동 성균관에서 재현된 조선시대 알성문과시는 관련문헌등에 따라 복장에서부터 의식에 이르기까지 과거시험과 똑같이 치러졌다. 영예의 장원은 대구에서 한문서당을 운영하는 곽경순씨(53)로 그는 다음과 같이 서울을 노래했다. ­화산진북건왕도(아름다운 산이 북쪽을 눌러 왕도를 세우고)…약사분강귀통일(만약 갈라진 남북이 통일을 이루면)무궁대도탄전도(무궁한 대운이 앞길을 연다)­ 알성시 급제자 12명 전원에게는 합격증서인 홍배·어사화·일산 및 술과 과일이 하사됐다.이어 문무대신들이 참석하는 축하잔치인 은영례,그리고 농악대를 앞세우고 명륜동거리를 행진하는 유가행진으로 절정을 이루었다. 이날 시험에는 전국 2백33개 향교에서 선발된 1백명의 유림과일반지원자등 모두 2백10명이 응시했다.응시자들은 녹명소에 접수를 한 뒤 과장인 명륜당으로 입장했다.각본대로 응시자 3명이 시가 적힌 쪽지를 몰래 숨겨들어가다 수협관(감독관)의 몸수색에 걸려 퇴장당하는 진풍경이 벌어져 분위기를 다소 가볍게 했다. 시생들이 지필묵을 배분받고 과장으로 입장하는 동안 임금을 모신 연(임금이 타는 가마)은 3정승과 한성판윤,그리고 금부도사등 2백여m의 긴 행렬을 이루며 창경궁을 떠나 성균관 하련대(가마에서 내리는 곳)에 도착했다.임금역은 추첨을 통해 뽑힌 시민 강영준씨(65)가,한성판윤역은 이원종서울시장이 직접 맡았다. 시제는 정도6백년을 주제로 하되 운은 도·모·구·부·도.형식은 이들 5개의 운이 1,2,4,6,8행의 맨끝에 들어가되 3,4행과 5,6행은 대구를 이뤄야 하는 칠언율시. 이날 과거장에는 응시자가족과 일반시민등 1천여명이 나와 이를 관심있게 지켜봤고 가훈써주기·전통혼례등 행사를 통해 「온고이지신」의 뜻을 되새겼다.
  • 탈선 한국유학생은 극소수(박강문 귀국리포트:4)

    ◎“건실한 생활… 투철한 애국심” 불인들 칭찬 프랑스 지방의 한 작은 도시에 단기연수하러 온 일단의 한국 여학생들중 일부가 어떻게 몸가짐을 헤프게 했는지 그 후에 온 연수생들은 프랑스 남자들이 거리낌없이 추근대는 통에 곤욕을 치렀다. 한 여학생은 지방대학에서의 6개월 어학 연수를 마친 뒤 파리에 올라와 뭇 남학생들을 상대로 난잡한 생활을 하다가 이를 질책하는 옆방 유학생과 대판 싸운 뒤 딴데 방을 얻어 나갔다. 또 한 여학생은 불어를 배운다고 프랑스 청년과 사귀다가 방탕한 생활에 빠졌다.시선이 따갑자 한국 유학생 사회에 아예 얼굴을 내밀지 않고 있다. 한국 남녀 유학생끼리 동거하는 경우도 있다.『방은 따로 쓴다』고도 하고 『서로 돕고 의지가 되어 편하다』고도 한다.전통적 윤리관으로서는 아직도 받아들이기 어렵다.파리 한인교회 목사가 설교때 『혼전 동거는 죄악』이라고 강조하기도 한다.동거하던 쌍의 절반 정도는 정식 결혼에 이르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왜 여학생들만 예로 드냐고 하겠지만 이성간의 문제에서 주로 여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비난의 표적이 되게 마련인 것은 국외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프랑스 유학생은 여자 수가 많아 90%를 넘는다. 국내의 혼탁한 사회상이 유학생 사회에도 옮겨진 듯 동족에 의한 성폭행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는 소문이 한참 떠돌았다.파리에서 발행되는 어느 한인신문은 쓰던 생활 용구를 팔겠다는 광고를 보고 여학생 혼자 사는 집에 찾아가 몹쓸 짓을 하는 동포 젊은이들이 있다고 개탄하면서 『여학생들은 쓰던 물건 처분할 때 몇푼 건지겠다고 신문에 광고하여 화를 부를 기회를 주지말고 아는 이웃에 선심 쓰도록 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파리에서 듣고 본 이런 이야기를 하면 모든 유학생이 탈선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듯 전달될까 두렵다.실상 이런 경우란 아주 드물다.국내에서 부녀자 납치가 한참 횡행할 때 나라 밖의 유학생들 사이에서 오히려 이를 걱정하는 소리가 높았고 파리가 얼마나 안전한 도시인가가 이야기되곤 했다. 근래 한국 학생의 프랑스 유학이 엄청나게 늘었다.프랑스 주재 한국대사관은 약 2천5백명의 명단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6천여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방학을 이용한 단기연수생을 포함하면 이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대사관에 신고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대사관은 서류 떼러 한번 찾아온 학생들의 명단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프랑스는 불어를 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미국에 비해 유학생 숫자가 아주 적다.실력 없고 돈많은 유학생들이 일으키는 말썽 또한 극히 드물다.마약이나 도박에 탐닉하는 학생들은 없다.한국 학생들을 아는 프랑스인들은 건실한 생활 태도와 유별난 애국심,스승과 연장자를 존경하는 마음을 칭찬한다. 뚜렷한 목표나 수학 능력도 없이 자신 또는 부모의 허영심으로 유학하는 극소수 학생들에게서 문제가 생긴다.부모 감독에서의 해방,이국에서의 외로움,혈기 방장한 젊음.본인의 주관이 뚜렷하게 서 있지 않을 경우 쉽게 흔들린다.성에 개방적인 서양 풍토에 빨리 편입되는 것이 가장 첨단적이기나 한 것처럼 여기는 극도의 가치관 전도에까지도 이른다.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을 파리에 보내놓고 『바빠서』 4년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는 부모를 보았다.아찔한 생각이 들었다.학생보다 부모가 문제다.
  • 바그다드·암만/하트라의 축제(아랍서 지중해까지:2)

    ◎「저항의 역사」 신전을 무대로 재현/로마군 물리친 베드윈족 그려… 제사땐 양을 제물로 우리가 모술의 호텔 현관으로 들어설 때 아가씨 몇명이 나와서 일행들의 가슴에 빨간 장미 한송이씩을 달아주었다.가이드로 나온 사람,호텔 종사원들이 달려나와 박수까지 쳐줬다.우리를 환영한다는 뜻인데 이 장면은 약간 어색했다.환영하는 그들도,꽃을 받은 우리도 우리가 완전한 동지라는 확신은 아직 갖지 못했던 것이다.몇사람의 아랍계 사람을 제외하면 일행은 대부분 미국과 그 추종세력(?)인 서방세계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모술시로 두시간 내겐 그 꽃선물이 「동지가 되어준 것」에 대한 보답이라기 보다 지루한 기차여행을 견디고 모술까지 와준 것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받아들여졌다.바그다드 정거장에서 모술역까지는 꼬박 9시간이 걸렸다.호텔 만수르의 어떤 가이드는 간밤에 모술까지 서너시간이면 갈 수 있다고 말해줬다.서너시간이 9시간으로 늘어난 것이다.이곳 사람들의 시간개념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은 여러곳에서 확인되었다. 바그다드 정거장은 우선 그 구역이 매우 넓고 복잡한 선로와 플랫폼이 질서정연하게 분리되어 있는 점이 특징이었다.시설은 아주 낡았지만 최초의 설계가 매우 치밀했음을 알 수 있었다.이 정거장이야말로 독일제국이 3B 정책의 상징으로 건설한 바그다드 철도의 시발점이 아닌가.비잔티움·베를린으로 이어지는 이 노선에서 모술도 중요한 거점의 하나였다.우리는 독일제국이 식민쟁탈의 수단으로 건설해 놓은 이 고색 창연한 철도를 이용해 모술로 가는 것이다. 넓고 긴 플랫품에는 북쪽에서 귀환하는 많은 군인들과 고향으로 가는 많은 민간인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특히 군복을 느슨하게 입은 젊은 군인들이 아주 많았다.해가 진뒤 스산한 저녁나절에 군인들과 검은 차드르 혹은 흰 수건을 머리에 두른 부녀들이 한데 뒤섞여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마치 피난길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객차 좌석에 앉아있는 부녀자들은 거의 표정이 없었다.군인들도 표정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그들은 골격이 크고 윤곽이 분명해서 희노애락을 드러내기가 한층 쉬울텐데 마치님루드궁전 입구의 돌조각처럼 시종 무표정이다.저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물자궁핍과 낙후된 생활환경에 잔뜩 불만을 품고 있을까? 혹은 유구한 역사가 현재와 혼재되어 그 역사의 숨결을 하루하루 생생하게 느끼며 살고있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는 것일까? 그야 어떻든 그들이 우리 이방인의 시각에서 보면 놀라울만큼 순수하고 순진하다는 것은 분명했다.그점은 그들의 투명하고 매혹적인 눈빛에서 쉽게 읽어낼 수 있었다. 바그다드∼모술간 철도주변은 대부분 이른바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 해당되는 곳이다.밤에는 못봤지만 새벽이 되자 차창 밖으로 크게 자란 옥수수밭과 밀밭,감자밭들이 이어지고 있었다.그러나 농지관리는 산만했고 구획이 정해진 농지보다 버려진 초지가 많은걸 볼 때 경작방법은 아직 원시상태에 머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들에는 천막 가득 모술에는 아시리아제국의 수도였던 니네베성터가 아직 그대로 남아 있다.이 도시 자체가 유적이었다.인구 백만을 헤아리는 북부 최대도시로 알려졌지만 현대도시란 느낌보다 역사의 시간속에 그대로 머물고 있는 고대도시란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우리가 묵은 모술호텔은 이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위에 자리잡고 있었다.호텔에 도착해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우리는 모술 유적관람을 뒤로 미루고 축제가 열리는 하트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모술에서 하트라까지 버스로 다시 두시간 반이 소요되었다.가는 길목에서 이따금 언덕위에 설치된 포대와 군인들을 볼 수 있었다.이 포대는 아마 터키 국경부근에 출몰하는 무장 쿠르드족을 겨냥하고 있을 것이다.양떼나 놀고 있어야 할 한가로운 언덕위에 견고하게 구축된 포대와 병사들,이것은 오늘날 이라크가 처해 있는 복잡한 내외환경을 웅변으로 말해주는 상징물로 보였다. 대상도시 하트라는 AD 1세기쯤 아라비아 반도에서 흘러온 베드윈족들이 건설한 도시로 알려져 있다.유명한 하트라 성도 베드윈의 캐러밴들(대상)이 세운 신전이며 하트라 부근에는 베드윈의 분위기,그 흔적들이 도처에 널려있었다.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보면 검은색 아라비아 의상을 걸치고 쿠트라란 이름의터번을 쓴,말을 탄 용감한 병사들이 많이 등장한다.골격이 뚜렷한 얼굴,멋진 수염,날카로운 눈빛이 이 용맹한 무사들의 공통된 특징이다.하트라에는 이런 복장,용모를 지닌 사람들이 유독 많았다.길가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앉아 있었다.수염을 멋지게 기른 베드윈의 촌장쯤 되어 보이는 남자들이 수십명 천막아래 나란히 앉아 축제를 기다리고 있었다.천막안에도 사담 후세인의 초상화는 한가운데 걸려있었다.한쪽에서는 산채로 양의 목을 베어 큰그릇에 그 피를 쏟아붓고 있다.사람들이 양의 피를 마시려고 주위로 몰려들었다. 축제때면 알라신에게 살아있는 양의 피를 바친다는 베드윈의 관습을 실행하고 있는 중이었다.멀리서 온 극동의 손님에게도 친절하게도 한 양푼의 양의 피를 권한다.우리가 질겁하고 뒤로 물러서자,촌장들은 점잖고 인정스런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이런 천막들 숫자가 하트라성으로 다가갈수록 점점 늘어났다.들에는 흰 천막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축제의 본무대인 신전은 거대하고 웅장한 건축물이다.헬레니즘의영향을 받은 코린트식과 이오니아식의 화려한 원기둥들이 즐비하며 벽면의 조각품에도 그리스나 페르시아의 양식이 도입된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얼핏 보면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많이 닮은 꼴이었다.그리스 신화 속의 괴물인 메두사의 머리가 전면 벽에 크게 부조된 것도 좋은 증거물이었다.무대로 사용되는 신전의 회랑에는 아무런 장식물도 설치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무대가 너무 썰렁하고 보잘것이 없었다.그러나 개막프로인 「사막의 힘」(춤과 노래가 혼합된 무용음악극)이 펼쳐지면서 붉고 푸른색 조명이 비쳐지자,지금까지 그늘진 폐허로만 보였던 그 무대가 갑자기 역사의 현장을 되살린 것 같은 지극히 환상적인 무대로 돌변했다.투구와 갑옷을 입고 방패와 창을 든 고대 로마군의 진격과 거기에 맞서는 베드윈 용사들의 항전­이것은 AD 2∼3세기 로마군이 하트라 성채를 공략했으나 주민의 저항으로 퇴각했던 실제 역사를 재현한것­이같은 극의 전개와 무대배경이 된 하트라 신전의 전면 회랑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저음의 합창 장엄 이 무대는 역사물을 다룬 어떤 오페라 무대보다 더 장엄하고 더 환상적이며 더 실제적이었다.유적현장을 장식없이 그대로 무대로 사용한 착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그러나 주최측이 심혈을 기울인 「사막의 힘」은 구성과 춤동작에서 다소 산만한 느낌을 주었다.볼쇼이의 명품 「스팔타카스」처럼 춤동작이 좀 더 다양하게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졌다면 그 환상적인 무대는 좀 더 빛이 났을 것이다.대형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진 아랍인의 합창­이것은 하트라에서 내가 가장 감동을 받았던 부분이다.정치적 의미를 배제하고 단순히 소리라는 측면에서 그것은 아름답고 장엄한 합창이었다.저녁 어스름에 뒤덮인 하트라의 평원을 찌렁찌렁 울려줬던 아랍 남성들의 저음은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어떤 비원을 담고 있는 듯한 그 노래가락은 군중에게 충분한 호소력을 지니고 있었다.이 합창을 듣고 나는 하트라의 축제가 소기의 목적을 거두고 있음을 확인했다.왜냐하면 거기 모인 군중들­대부분이 차를 가졌거나 차에 편승이 가능한 중류층 이상이며 이들은 지배이데올로기 편에 서있을 가능성이 많지만­의 표정이 노래가 들리는 순간 하나같이 엄숙해졌기 때문이다.그들은 그 순간에 침략자를 상기하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민족이 더욱 뭉쳐야 한다고 다짐한건 아닐까. 하트라 축제의 포스러를 보면 신바빌로니아 왕국의 네부 카드 네자르 2세(BC 605∼562년)와 나란히 사담 후세인의 얼굴이 나와있다.네부 카드 네자르 2세는 바빌론의 재건자이며 특히 예루살렘을 함락하고 유태인을 끌어다가 노예로 부린 장본인이다.이 포스터가 말하는 것은 후세인이 바로 그의 계승자란 사실이다.후세인은 아득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빌려 그의 통치이념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그는 역사의 복원을 외치며 국민에게도 역사와의 동거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었다.
  • 공동상속 주택 지분 양도땐 비과세/새달부터

    ◎이전공장 임대후 처분해도 50%감세/국세청,양도세 개선안 마련 앞으로 5년이상 가동한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면서 옛 공장을 2년내에 임대한 뒤 처분해도 양도소득세를 50% 감면받는다.같은 가구의 가구원이 주택을 공동상속 받은뒤 상속받은 지분을 같이 사는 공동상속인에 넘기면 양도세를 내지 않는다. 국세청은 26일 양도소득세 예규를 이같이 개선,다음달부터 적용키로 했다. 그동안은 개인이 5년이상 가동한 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긴 뒤 옛 공장을 계속 가동하거나 사용하지 않고 2년내에 처분하면,양도세 50%를 감면했으나 앞으로는 이 기간내에 임대한 뒤 양도해도 같은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그동안 같은 가구원이 주택을 공동상속한 뒤 동거하는 다른 상속인에게 지분을 넘겨도 1가구가 여러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양도세를 물렸으나 앞으로는 대가를 받고 양도하면 과세하지 않기로 했다. 국세청은 토지 등이 수용되는 경우,보상금에 합의하지 않고 이의신청이나 소송으로 당초와 다른 보상금을 받으면 바뀐 보상금의 확정일이나 소유권이전 등기일 중 빠른 날을 양도일로 간주하기로 했다.
  • 도피성 유학 병폐(인성위기 신세대:상)

    ◎그들의 충격적 행태 긴급 점검/“공부는 뒷전”… 마약·도박 탐닉/문화·환경적응 못하고 탈선 예사/“도덕성 없다”… 교민들,접촉 기피 한약상부부 피살사건은 미국유학중이던 23세의 아들이 재산상속을 목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일부 부유층 자녀들이 무작정 유학길에 올라 현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치와 낭비로 방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있는 가운데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지 하고자 하는 일부 신세대의 비뚤어진 의식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성위기 신세대」란 주제로 방황하는 해외유학파,잘못된 자녀교육,이상보다는 쾌락이 좋다등 3회에 걸쳐 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탈선 실태와 원인을 점검한다. 무분별한 해외유학이 청소년들을 망치고 있다. 해외유학 문호가 개방되면서 일부 부유층 자녀들의 「도피성 해외유학」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최근에는 대학진학에 실패한 학생은 물론 성적이 부진한 고교 재학생까지도 미리 미국등 해외에 유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뒤 가리지 않고 무작정 유학을 떠난 청소년들 가운데에는 언어장벽때문에 학업에 흥미를 잃거나 갑작스런 문화·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학업은 뒷전으로 하고 도박과 약물에 탐닉,신세를 망치는 일이 허다하며 일부 여자유학생들의 경우는 외국인과 동거생활까지 하는등 탈선의 길을 걸어 「유학 만능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한약협회 서울시지부장 박순태씨(48)부부 살해범인 박씨의 장남 한상씨(23)는 그 대표적 경우다. 한상씨는 지방에 있는 W대학 토목과를 휴학,군복무를 마친뒤 『지방에서 학교다니기가 힘들다』며 복학을 하지 않고 집에서 빈둥거리며 놀았고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 박씨는 『차라리 미국 유학이나 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상씨가 지난해 유학준비과정으로 어학연수를 받기 위해 들어간 로스앤젤레스의 프레즈노 퍼시픽컬리지 부설 어학원은 미국 현지에서도 거의 무명에 가까운 교육기관이었다. 한상씨는 유학간지 불과 1년도 안돼 친구들과 도박에 빠졌고 나중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포커도박을 하다 거액을 날리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아로 전락했다. 그가 경찰에서 『미국사회는 도박이 자유스럽고 나와 같은 입장의 한국 유학생들은 한꺼번에 보내오는 생활비등 목돈을 만질 기회가 많아 항상 도박의 유혹이 있었다』고 말한 사실은 유학생들이 얼마나 도박에 손대기 쉬운 환경에 처해 있는가를 말해준다. 실제로 도박으로 유명한 뉴저지주의 애틀랜틱시티에서는 지난해 국내 모재벌의 회장 아들이 도박으로 수만달러를 날리고 서둘러 귀국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을 정도이다. 게다가 뉴욕의 경우 맨해튼 42번가의 지하철역이나 고속버스역등을 중심으로 포르노나 마약,마리화나에 빠져 「젊어서 놀만큼 놀아보자」는 식으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는 유학생들이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1년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지난해 돌아온 이경희씨(24·여·연세대졸)는 『대다수 유학생들이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학업에 열중하고 있는 반면 일부 몰지각한 유학생들이 외국의 자유분방한 겉모습에 빠져 고급승용차를 몰고 다니며 도박과 마약에까지 손을 대는등 방탕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아 가슴아프다』면서 『특히 여자유학생들가운데 일부는 외로움때문에 외국인과 동거까지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경의 B대학에 재학중인 1백30여명의 한국유학생가운데 약 40명이 6시간이나 시험을 거부하며 연좌농성을 벌여 중국학생들을 놀라게 한 일이나 천진에서 한국학생들끼리 패싸움을 벌여 4명의 학생이 중상을 입은 사건등은 해외유학의 문제점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1월21일 서울 신사동에서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유흥가를 돌아다니던 해외유학중인 재벌2세들이 자기차 앞으로 끼어들었다는 이유로 프라이드를 몰고가던 청년을 벽돌과 각목으로 집단구타한 사건도 「엉터리 유학생」들의 비뚤어진 행태를 드러낸 경우였다. 지난해 미국 시카고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진학을 준비중인 강재원씨(27)는 『최근 유학생들이 윤리와 도덕성을 내팽개쳐버리고 도박과 향락에 빠져드는 경우가 흔히 있어현지 교민들이 이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현상마저 있다』면서 『충분한 준비없는 도피성유학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러한 유학생들의 탈선행위는 단순히 특정 학생이나 학부모들의 잘못된 인식때문이지만 「돈만 있으면 교육은 저절로 된다」는 식의 그릇된 교육풍조가 어느새 우리 사회전반에 물들어 있다는 증거』라면서 『해외유학제도를 면밀히 재검토하여 개선책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동거 동서부부,여행떠나 화면해/한약상부부 피살 현장 스케치

    ◎동료,“한달전에 든 도둑과 연관 있을것”/주인잃은 한약방은 여직원 1명이 지켜 ○…숨진 박순태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고려한약유통공사측 직원들은 당초 박씨 부부가 단순화재로 숨진 것으로 알았다가 이날 하오 몰려간 취재진들에 의해 뒤늦게 흉기로 잔인하게 살해된 사실을 전해듣고 서둘러 사무실문을 굳게 닫고 출입을 막는등 당황해하는 모습. 또 박씨가 운영하는 근처 덕양한약방에도 여직원 1명만이 이날 상오부터 사무실을 지키다 하오 5시쯤 일찌감치 셔터문을 내리는 모습. 한편 덕양한약방내 박씨의 사무실입구에는 박씨가 지난 10일 대한한약협회 서울시지부장으로 당선된 것을 축하하는 화환이 그대로 놓여 있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박씨부부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경찰병원 영안실에는 비보를 전해듣고 달려온 이웃 주민과 경동시장 한약상들의 모임인 충우회 회원등 70∼80명이 모여 이들 부부의 갑작스런 죽음을 애통해 하는 모습. 충우회의 한 회원은 『숨진 박씨가 한달전에 도둑이 들어 집을 개조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 사건이 이와 연관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나름대로 추측. ○…숨진 박씨의 형 순령씨(50)는 『동생이 착하게 살아왔고 독실한 기독교신자로 남들로부터 원한을 살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며 『흉기로 수십군데씩이나 찔려 처참하게 숨졌다는 시체부검결과가 믿기지 않는다』고 허탈한 표정. ○…박씨부부와 같은 교회에 다니는 한 여집사는 『박씨부부가 화재로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상오 8시쯤 급히 112범죄신고로 연락을 취해 수사를 의뢰했으나 신고장소가 불분명하다는등 늑장을 부리다 1시간여만에 뒤늦게 출동했다』며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 ○…박씨부부와 함께 살고 있는 동서 이관수씨(39)부부는 때마침 18일 석가탄신일을 맞아 수안보로 여행을 떠나 화를 면했다. 이씨는 경찰병원에 마련된 박씨부부의 빈소에서 소리없이 흐느끼며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부답. ◎박순태씨 누구/한약회사 운영… 독실한 기독교신자 숨진 박씨는 30여년동안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덕양한약방을 운영해왔으며 지난 12일대한한약협회 서울시 지부장에 당선됐다. 충남 천안이 고향인 그는 한약업계에서는 지도급인사로 한약사들이 주주로 참여해 92년 설립한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1140 대산빌딩 A동 206호에 한약재 수입및 가공업체인 고려한약유통공사의 대표이사직도 맡아 3년째 운영해왔다. 이 유통공사는 전국 2천5백여명의 한약업사 가운데 1백40여명이 주주로 참가하고 있으며 주로 중국 한약재를 도매수입해 국내에 유통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박씨는 서울 성동구 구의동에 4층짜리 빌딩과 충남 천안의 시가50억원 상당의 1만여평 과수원,동대문구 제기동 한약방등 85억원대에 이르는 재산가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대한예수교 장로회 반석교회 장로로 일하는등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박씨는 부인 조순희씨 사이에 제천한의과대학에 재학중인 맏아들 원상씨(24),미국 유학중 최근 귀국한 둘째 한상씨,큰형 양자로 입적한 막내 영상씨등 3남을 두고 있다. 박씨의 이달 일정표에는 지난 3일과 11일,17일에 「한약재수급조절위」「수협사무실」이라고 적혀 있었다.
  • 「기타소득」 2백만원 넘으면 신고해야/종합신고세 신고요령

    ◎동거가족 자산소득 있으면 합산제출/두채이상 주택 임대료도 신고 대상에 지난해 종합소득·퇴직소득·양도소득·산림소득이 있으면 이달 말까지 관할 세무서에 종합소득세를 확정 신고한 뒤,납부해야 가산세를 물지 않는다.의사·변호사·연예인 등 자유직업 소득자를 비롯한 약 1백만명이 신고대상이다.종소세 신고절차를 알아본다. ▷신고대상자◁ 종합소득(사업·부동산·이자·배당·근로·기타소득) 등이 있는 사람이다.상장사의 대주주(지분 1%이상)와 비상장사의 모든 주주는 배당소득을 신고해야 한다.동거가족 가운데 자산소득(부동산·이자·배당소득)이 있으면 가족 중 주소득자의 소득에 자산소득을 합산해야 한다.주소득자는 자산소득 이외의 종합소득이 가장 많은 가구원이다. 집을 세채이상 갖고,임대수입이 있거나,전용면적 25.7평(단독주택은 35평)이상인 아파트를 두채이상 임대하고 있어도 신고해야 한다.한채이더라도 기준시가로 5억원이상인 고급주택(아파트는 전용면적 50평,단독주택은 80평이상)을 임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상금·강연료 등 기타 소득이 2백만원(필요경비를 제외한금액)을 넘어도 신고해야 한다.기타 소득이 2백만원 이하이면 납세자가 신고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모든 기타 소득은 소득금액의 25%를 원천징수하므로,기타 소득 이외의 소득에서 각종 공제를 뺀 과표가 1천5백만원 이하이면 신고하는 게 낫다.이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돼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고 제외 납세자◁ 근로소득이나 퇴직소득만 있는 납세자로,연말정산을 마친 사람은 신고할 필요가 없다.분리과세되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이자소득만 있어도 신고할 필요가 없다.상장사의 소액주주도 마찬가지다.기타 소득에 포함되는 복권 당첨금도 25%의 원천징수로 분리과세 됐으므로 신고할 필요가 없다. ▷우편신고◁ 부동산소득과 사업소득만 있는 20여만명의 무기장 사업자는 우편으로 신고할 수 있다.세무서는 이런 사업자들에게 전산으로 계산한 소득세 과세표준 확정신고 및 자진납부 계산서를 미리 보내며,사업자는 신고서 내용에 이의가 없을 경우 서명 날인해 우송하면된다.변경할 내용이 있으면,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표 등본을 비롯한 서류를 내면 된다. ▷신고시혜택◁ 소득공제를 받는다.기초공제(본인) 60만원,배우자공제 54만원,부녀자 가구주공제 54만원이다.부양가족 공제와 장애자 공제·경로우대 공제도 1인당 48만원씩 받는다.기부금 특별공제(부동산소득이나 사업소득자는 제외)를 받을 수도 있다.그러나 신고를 하더라도 보험료·의료비·교육비·맞벌이부부 특별 공제 등 근로자만 받는 공제 혜택은 없다. 연간 수입금액이 3억원 미만인 일기장 의무자와 간이장부 의무자가 장부를 쓰고 이에 따라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10%를 공제받는다.신고하지 않으면 신고,납부해야 하는 세금에 20%의 가산세가 붙는다.소득공제와 세액공제도 못 받는다. ▷소득세 계산방법◁ 장부를 쓰는 기장 사업자는 총 수입금액에 필요경비를 뺀 것을,무기장 사업자는 총수입에 종목별 표준소득률을 곱한 만큼을 소득으로 본다.소득에서 각종 공제를 하면 과세표준이 나오며,여기에 세율을 곱하면 산출세액이다.산출세액에 세액공제를 한 것이 결정세액으로,여기서 이미 낸 세금을 빼면 내야 할 세액이 나온다. 종합소득세와 관련된 상담전화는 관할세무서 해당국번의 2100번이다.
  • 92년 5만7천쌍 이혼… 20년전의 4.7배

    ◎세계가정의 날 맞아 알아본 국내현황/15% 1년만에 헤어져… 재혼율 8.9%/평균가족수 3.7명… 34%가 아파트 희망 산업화의 진전에 따라 전통적인 결혼관과 가족형태가 해체되면서 우리나라 부부들의 이혼율도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이혼하기까지의 평균 동거기간도 다른 나라들보다 짧다.빨리 끓고,빨리 식는 「냄비 현상」이 결혼생활에서도 나타나는 셈이다. 15일은 유엔(국제연합)이 올해 처음으로 제정한 「세계 가정의 날」.통계청이 이날에 맞춰 발표한 「우리나라의 가정 현황」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이혼하는 부부는 72년 1만2천쌍에서 92년에는 5만7천쌍으로 4.7배가 됐다.평균 21쌍의 부부가 탄생할 때 다른 쪽에서 1쌍의 파경부부가 생겼으나,요즘은 7쌍 대 1쌍으로 좁혀졌다. 1천명을 기준으로 한 이혼율도 0.37에서 1.31%로 높아졌다.아직은 미국 4.73%,영국 2.28%,프랑스 1.67% 일본 1.37%보다 낮다.그러나 전통적 윤리관의 쇠퇴와 핵가족화의 가속화 등으로 조만간 선진국 수준에 접근할 전망이다. 이혼부부의 평균 동거기간은 91년 8.4년으로 미국 9.1년(88년),일본 10.8년(91년),영국 11.6년(90년),프랑스 13.4년(88년),네덜란드 11.1년(90년)보다 훨씬 짧다.「냄비 사랑」이라 불러도 될 듯하다. 이혼까지의 동거기간(91년)을 보면 결혼 4년까지가 36.4%로 가장 많고 5∼9년 27.7%,10∼14년,20.2%,15년 이상 15.7%의 순이다.1년만에 갈라선 부부도 15%였고 20년을 넘게 살다 이혼한 부부도 6.3%나 된다.특히 10년이 넘은 부부의 이혼이 날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혼이 늘어나자 재혼 비율도 72년 5.9%에서 91년에는 8.9%로 높아졌다.이 중 양쪽 모두 재혼도 2.4%에서 3.7%로 늘었다.서구의 결혼 풍속을 닮아가는 것이다.72년에 남 26.7세,여 22.6세이던 초혼 연령도 91년에는 28.1세와 24.9세로 높아졌다. 가임 연령층(15∼49세)인 기혼 부인의 평균 출생아 수는 70년 3.7명에서 90년 2.1명으로,가구당 평균 가족수도 75년 5명에서 90년 3.7명으로 각각 줄었다.가족 형태가 전통적인 대가족제가 무너지고 소가족,핵가족화한 것이다. 20년 동안의 가구 증가율(98.9%)이 인구증가율(38%)을 훨씬 웃도는 것도 이를 반증한다.혼자 사는 가구도 85년 66만1천에서 90년 1백2만2천으로 55%가 늘어,개인주의화 추세를 반영했다.그만큼 주택난도 가중됐다. 가족관의 변모와 사회의 개인주의화 경향은 선호하는 주택유형의 변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79년 6.5%에 불과하던 아파트는 92년 34.2%로 거의 6배가 된 반면,단독주택은 92.5%에서 63.3%로 줄었다. 자녀수가 줄었음에도 가계지출에서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년 7%에서 92년 9.7%로 오히려 증가했다.
  • 수준높은 금속산업(백제를 다시 본다:13)

    ◎“주도술의 진수” 실납법 응용 향노제조/마한의 우수한 청동·철문화 계승 발전/6세기 삼국중 가장 뛰어난 기술선봬/칠지도·금동용봉향로는 당시 기술의 결정체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재 지난해 부여능산리에서 발굴된 김동용봉봉래산향로라는 긴 이름의 백제향로를 보존처리하고 있다.갑자기 우리 앞에 나타난 향로는 미처 깨닫지 못한 백제 금속문화의 진수다.긴 시간을 뛰어 넘어서 다시 보여준 백제 금속기술의 결정체이기도 하다.역사학자들은 백제가 수도를 공주에서 부여로 옮긴 마지막 사비시대(AD538∼660년)에 이 향로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향로가 나온 건물지에 대해서는 왕릉들의 제사를 집행하던 곳이라는 의견과 왕릉에 넣을 부장품을 만들고 기타 제물들과 기구등을 수리하는 공방지라는 의견으로 엇갈린다.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왕릉과 관련짓고 있다는 점이다.이 향로가 왕릉과 관련된 성스런 행사에 쓰인 성스런 기물이라는 데는 의견의 일치를 본 셈이다.왕릉과 관련한 기물은 국가적인 힘을 모아 제작했을 것이고 백제 금속산업의 실력을 한데 모은 것으로도 짐작할수 있다. 백제 금속기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관리국은 지난 1971년 여름,공주 송산리에서 무령왕의 무덤을 발굴했다.동방의 투탕카멘 왕 무덤이랄수 있는 유적이다.출토된 유물 가운데 뛰어난 금속제품들을 살펴보면 우선 왕의 위엄을 보이는 금동용봉손잡이 큰칼,왕권의 지혜와 힘을 상징하는 사람과 동물이 조각된 사신경(청동거울),3가지 금속으로 구성 제작된 등탁은잔이 있다. ○과학적 이론 바탕 등탁은잔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면 받침은 구리 합금이며,잔과 뚜껑은 은으로 만들고 손잡이는 연봉 모양이지만 꽃받침은 금이다.그리고 표면은 받침에서 뚜껑까지 역동하는 용과 겹겹이 핀 연꽃,봉래산과 그 위를 나는 봉황새등 무늬들을 새겼다.향로와 미술적모티브가 같다고 볼수 있다.기술적으로 말하자면 백제의 높은 금속기술 수준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금속산업 입장으로 견주어보자.채광 제련 용범 합금 주물 분야는 독립적 설비와 분업적 전문기술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다.이 요소들은 과학적 이론과 경험의 토대에서 실력이 나온다.이러한 요소는 지금도 국력이다.무령왕릉의 제품보다 1세기 늦은 백제향로는 이같은 과학의 힘으로 완성한 것이다.늦은 만큼 더 발달된 터전에서 생산한 것이라고 판단하면 우연히 중국제품이 부여 땅에서 출토된 것이라고 볼수는 없다.필자는 무령왕이 왕의 통치권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영면의 잠자리를 샀노라는 매지권까지 부장한 점도 긍지에 찬 백제문화의 기세를 우러러 볼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보다 앞서 백제가 건국하여 세를 확장한 제1시기 한성시대(4세기초∼475년)에는 칠지도가 있다.일곱개의 가지가 벋은 철검(길이 83.9㎝)은 백제왕이 369년(태화 4년)에 일본의 왜왕에게 내린 칼로 영구히 잘 보존하라는 뜻이 담긴 글귀가 상감 기법으로 새겨져 있다.이 칼은 일본 천이시에 있는 이소노가미신사에 보존되어 있다.지금도 원형에 가깝게 보존되고 있다는 것도 역시 쇠를 다루는 기술이 뛰어났다는 증거이다. 백제인의 조상은 역사가 기록하고 있는대로 청동기 문화를 크게발달시킨 예맥이라 부르는 고구려와 같은 부여족이다.고고학적으로 고찰하면 이 종족은 중국 황하강 북부의 오르도스 지역에서 요령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요령식 동검문화(BC8세기)를 크게 융성시키고,계속하여 우리나라로 남하하면서 드디어 독창적인 한국식 동검문화(BC4∼3세기)를 꽃피운다.여기에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과 철기문화를 받아 들이면서 고대국가를 발전시킨다.절정의 한국식 동검문화는 마한소국들의 문화이며 이 지역은 백제가 세를 모아 터를 잡은 오늘날의 경기·충청 지방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명한 부여 송국리 청동기 유적과 대전·공주지방 일대에서 출토된 청동기(동경 동령 동검 동과 방패형동기등)는 종류별로 지정 문화재급이다.이들 청동기가 이 지역에서 직접 만들어졌다는 것은 용범의 출토로 고고학적으로 증명됐다. ○「아연­청동기」 특징 청동기는 대체로 쌍합법으로 주조가 가능하나 팔주령같이 구조가 복잡하거나 기하학적 무늬를 현미경적 작업으로 새긴 다뉴세문경은 소위 실납법이라는 주물기술로만 가능하다.특히 제조기법이 신비의 수수께끼로 알려진 이 세문경은 지금도 필자를 비롯한 많은 전문 과학자들이 실험고고학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992년7월 「한국의 청동기문화」특별전을 열면서 낸 도록에 청동기의 합금 조성비율을 각 유물별로 명시했다.이 분석치를 대표치 비율로 구하면 구리(Cu) 대 주석(Sn) 대 아연(Zn)=7.6대1.6대0.8이다.우리의 주석청동기가 중국과 다르게 「아연­청동기」라는 독특한 특성을 갖는다는 것을 보여준다.이 비율은 금속학적 견지에서 보면 최고 강도와 주조성의 완전한 효율을 터득한 상태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진행중인 백제향로의 분석비율은 앞으로 확실한 값이 나오겠지만 1차로 7.8대1.6대0.3으로 나왔다.그리고 표면은 금을 수은(Hg)에 녹여 도금했으며 두께는 10∼20마이크로m 정도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여기서 우리는 청동기시대와 백제시대라는 시대적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청동기는 역시 「아연­청동기」인 점을 알수 있다.이 점은 고고학이나 과학사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따라서 백제의 금동용봉봉래산향로는 전통적 과학기술 바탕위에서 실납법 제조로 결론지을수 있다.그리고 표면 금치장 방법도 6세기초의 백제는 금박덧씌움법을 무령왕릉의 머리받침과 다리받침목에서 보여주고 있으나,구리합금재 향로는 수은 아말감법에 의한 손도금으로 처리했다.이로써 우리는 백제가 금치장의 여러 기술을 터득하고 있었다는 점도 알수 있게 됐다. 백제의 금속산업은 삼국중 가장 뛰어났으며 동북아시아 주변국가들에게도 기술적 영향을 주었다고 볼수 있다.이 분야의 연구는 자료의 부족으로 미진했으나 향로의 출현이 백제과학의 실상을 밝히는데 커다란 전환점이 될 것이다.따라서 백제향로의 보존처리가 완료된후 많은 과학자들의 분야별 연구를 기대해 본다. ◎도금술 전래/BC1세기 서아시아서 유입 추정/사비시대땐 높은 기술의 아말감 수은법 사용 금에 대한 인류의 욕망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나타나고 있다.황금빛으로 비유되는 찬란한 광택은 인간으로하여금 금을 더욱선호하게 만들었다.금은 귀금속이기 때문에 금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더욱 부추겼다.그래서 연금술과 함께 도금술까지도 발전시켰다. 지난해 연말 충남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금동용봉봉래산향로 역시 금을 선호한 고대인들의 욕망을 도금을 통해 대체한 사비시대 백제유물이라 할 수 있다.1천4백여년을 땅속에 묻혀있었음에도 황금광택을 발산하는 까닭은 고도의 도금술에서 찾아진다.최근 문화재연구소에 의해 이루어진 삼국시대 금동유물 도금분석에서 고대도금술의 신비가 어느정도 밝혀진 바 있다. 한반도에서 시작된 도금의 역사는 명확치 않다.다만 BC1세기쯤 서아시아,서역,중국을 거쳐 유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현재까지 나타난 가장 오래된 도금유물로는 AD3세기쯤 원삼국시대 널무덤 출토품인 금박유리구슬이 있다.그리고 고구려,백제,신라및 가야 고분 등에서는 말갖춤,신발,관장식,관모,불상등의 도금유물이 출토되었다. 최초의 도금을 기술한 역사기록은 「삼국유사」진흥왕 34년(AD573년)의 황용사 장육상 조성과 관계된 내용.여섯팔 길이나 되는 거대한 불상을 도금하는데 금 1만1백98푼을 썼다고 적었다.백제의 도금관련기록은 없지만 지금까지 출토된 금동유물 가운데 익산 미륵사 절터에서 나온 금동소탑등 3점의 도금제품에 대한 도금분석이 시도되었다.그 결과 「아말감수은법」도금제품으로 가려졌다. 아말감수은법의 도금은 금이 수은속에서 녹으면 수은처럼 액체가 되기때문에 이를 청동제품에 칠하는 방법이다.수은에 용해된 금물을 칠한 뒤에는 수은의 비등점인 3백75도까지 열을 가한다.이 때 수은은 증발해버리고 금피막만 남게되는데,몇차례 같은 방법을 되풀이해야 완벽한 도금이 된다. 부여 능산리 출토 금동용봉봉래산향로 제작시기와 거의 같은 때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부여 부소산성출토 금동맞새금장식품도 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도금분석이 이루어졌다.결과는 역시 아말감수은법의 도금으로 상당한 기술수준임을 보여주었다.능산리 출토 금동향로의 1차 도금분석에서 역시 아말감수은법에 의한 고도의 도금기술이 구명되었다.그러나 연금술은 물론 산지구명등의 숙제를 안고있다.
  • 사회복지정책 주요내용

    ◎96년 11만가구 거택보호자 3만∼6만원 지원/2천년까지 보육시설 2천3백곳 신설·확충 보사부가 6월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정책심의위원회가 12일 제시한 사회복지정책방향은 21세기에 대비,「사회복지」와 「경제성장」간의 상호보완및 상승작용을 촉진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위원회는 그동안 정부의 정책기조가 경제성장에 치중한 나머지 경제발전수준에 비해 복지지출규모가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판단을 내리고 국민소득수준에 걸맞는 복지체계를 구축해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위원회가 제시한 주요부문에 대한 개선방향을 요약,소개한다. ◇사회복지체계=복지행정조직의 핵심단위인 시·군·구와 읍·면·동의 각종 보건및 복지담당기구와 인력을 통합,종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구로 개편한다.일선기관 시범사업을 5개지역에서 2년동안 실시,그 평가결과를 토대로 단계적으로 시·군·구에 확대한다. ◇민간복지전달체계확립=사회복지자원봉사자를 발굴,육성하며 자원봉사자관리를 체계화한다.기업및 종교재단의 사회복지참여를 적극유도하며 종교시설을 사회복지시설로 적극활용한다. ◇공적부조=호적상 부양의무자가 있으나 사실상 부양받지 못하고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기초생계를 연차적으로 보장,2000년까지 완전보장한다.이를 위해 95년부터 32만여명의 거택보호자에게 연 5만원수준의 피복비를 지원하고 96년부터 11만8천가구의 무주택 거택보호자에게 월 3만∼6만원의 주거비를 차등으로 지원한다.실업계 고교가 없는 지역의 저소득층 인문고교생에게만 학비를 지원하고 있는 것을 96년부터 98년까지 모든 인문고교생으로 확대한다.가구당 생업자금융자한도액을 현행 7백만원에서 2000년대는 1천6백만원까지 증액한다. ◇노인복지=노인의 복지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인복지시책을 마련한다.치매등 만성질환노인의 증가에 대비,노인요양시설을 확충하고 노인동거가구 또는 노인단독가구에 대한 주거지원방안을 강구한다.자원봉사자활용외에 유급가정봉사원제도의 도입으로 중산층 노인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한다.맞벌이부부 가정의 노인을 낮동안 보호하는 「노인주간보호시설」을 현재의 6개소에서 2000년에는 60개소로 확충하고 부양가족의 단기출타 또는 와병시 노인을 보호하는 「노인단기보호시설」을 늘린다. ◇장애인복지=선천성 신진대사이상자에 대한 무료검사 확대등 의학적 예방대책을 강화하고 재활서비스기능을 높이기 위해 재활공학등 관련산업의 기반을 조성한다.소득보장강화차원에서 장애인고용촉진기금등을 활용,장애인고용사업을 활성화시키는 한편 이동및 통신수단 관련비용감면으로 사회활동참여를 유도한다. ◇아동복지=맞벌이부부의 보육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2000년까지 2천3백개소의 공공보육시설을 늘려 읍·면·동당 1개소씩 설치하며 민간이 보육사업에 적극참여할 수 있도록 설치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하고 세제혜택폭을 넓힌다. ◇사회복지예산=이같은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예산이 15%수준의 일반회계 예산증가율보다 높은 20%씩 2000년까지 매년 증가해야 하며 2000년에는 국민총생산(GNP)대비 사회보장예산규모는 현재의 0.9%에서 1.5%이상으로 늘어나야 될 것으로 분석된다.
  • 불 미테랑 집권 13년… 향후 거취 관심

    ◎이례적 TV대담… 대선 앞두고 여론 저울질/EU창설 기여·외교력바탕 국익제고 평가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10일 취임 13주년을 맞아 TV방송과 대담을 가졌다. 취임기념일이면 파리시내 팡테옹에 있는 프랑스 좌파의 시조인 장 조레스의 묘역을 찾아 사회당의 상징인 붉은 장미를 바치는 정도가 고작이었기 때문에 이날 방송대담은 이례적인 것이다. 미테랑대통령은 최근 작은 파문을 일으킨 핵실험금지 발언을 하면서 후임자도 이 원칙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말했다.현재로서는 내년 대통령선거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추는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93년 3월 좌파가 대패한 총선결과가 미테랑 장기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 만큼 그의 3선 출마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통령선거는 5월중순에 있다.정치 일정상 취임14주년 기념 대담이나 기자회견은 사실상 불가능하다.이번에 대담을 이례적으로 가진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미테랑은 민주국가 지도자치고는 드물게 장기 집권을 누리고 있다.숱하게 열린서방선진 7개국 정상회담에서 딴 우방국 정상은 번번이 바뀌어도 그는 줄곧 좌장의 자리에 있었다.국제정치와 외교의 「거목」인 셈이다. 집권 13년동안 그는 이런 외교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프랑스의 위신과 국익을 최대한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대표적인 예가 우루과이 라운드의 농업분야등 협상에서 프랑스의 이익을 실속있게 지킨 것이다. 그는 유럽통합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고 실제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미테랑대통령은 1차 사회당 단독집권기에 기업의 경쟁력강화 정책으로 대미수출을 크게 늘렸고 앙드레 말로를 문화장관에 앉혀 문화의 르네상스를 이뤘다.이 시기에 「프랑스식 사회주의 구현」을 내세웠지만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혼합형태 정책을 펴 좌파의 이미지는 퇴색했다. 또 사형제도의 폐지와 이민자의 적극적인 수용은 인권과 생산력을 신장시킨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에 치안불안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86년 우파 각료들에 둘러싸이는 동거정부를 감수해야 했고 그뒤 88년 54%의 국민 지지로 대통령에 재선돼 동거정부를 종식시켰으나 지난해 총선에서 좌파가 참패함으로써 또다시 동거정부를 구성해야만 했다. 이제 미테랑의 임기가 얼마남지 않은데다 벌써 대통령후보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어 우파내각과의 불협화음이 약간씩 감지되고 있다.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마찰이 심해질 것이 예상된다. 1년후 프랑스는 좌파체제를 계속 수용할지,우파로 갈아치울지 「미테랑 이후」를 결정해야 한다.
  • 「흑백동거」 과도연립체제 불가피/남아공 총선이후 정국전망

    ◎국민당 약진… 만델라 권력배분 나설듯/흑인 욕구·극우파 이해 충돌땐 “험로” 최초의 흑인대통령 탄생이라는 기대속에 진행되고 있는 남아공 전인종총선 중간개표에서 예상대로 넬슨 만델라의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큰 표차로 선두를 고수하고 있어 3백42년만의 흑인정권시대 개막이 확실시되고 있다. 개표가 38%가량 진행된 2일 하오 현재 ANC는 5백24만여표를 얻어 60.4%의 득표율을 기록,2백20만여표로 25.2%의 득표율에 머무르고 있는 국민당을 3백만표 이상 앞지르고 있다. 이밖에 줄루족의 인카타자유당(IFP)과 극우보수 백인세력인 자유전선(FF),전통적인 백인의 자유민주당,범아프리카회의등이 그 뒤를 쫓고 있으나 대부분 내각참여에 필요한 득표율 5%를 넘지못할 것으로 보여 ANC의 집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오는 6일의 공식 개표결과 발표를 남겨두고 있지만 ANC는 사실상 승리가 확정된 것으로 판단,기존 백인정부와 정권이양 협상에 들어가는등 5년간의 과도정권을 이끌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개표과정을 볼때 ANC의 집권에는 몇가지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총선에서 ANC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는 달리 백인인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 현대통령의 국민당이 수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득표율을 나타냈다는 사실이다. ANC는 예상대로 9개주 가운데 7개주에서 52∼80%에 이르는 득표율을 보였으나 백인거주지역인 웨스트 케이프 지역에서는 국민당이 60%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ANC를 크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줄루족의 거점인 콰줄주 나탈지역에서는 망고수투 부텔레지가 이끄는 IFP가 55% 가까운 지지를 얻어 ANC와 국민당을 크게 앞섬으로써 나름대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지기반을 갖추게 됐다. 이에따라 ANC는 일정기간 국민당과 동거정부를 구성,권력공유를 통한 인종·계층간 화해와 국민 대단합을 적극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총선 기간중 데 클레르크 대통령이 『총선결과에 따라 부통령직을 맡을 준비가 돼있다』고 말한데서 이같은 가능성은 충분히 감지된바 있었다. 또한 새정부가 제3세력으로 등장한 IFP를 제도권정당으로 묶기위해 일정 지분을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선거승리로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2명의 부통령중 1명을 야당에서 지명하게 돼있는 과도헌법의 규정에 따라 뜻밖의 권력연립이 이루어질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편 총선이후 전망과 관련,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NC와 국민당의 균열이나 IFP가 폭력투쟁으로 돌아설 가능성에 대한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는 ANC의 집권이 사실상 국민당의 양해에 따라 이뤄졌다는 점에서 새정부가 백인 기득권층의 이해와 정치·경제적 노하우를 포용하지 않을수 없으며 이것이 뿌리깊은 흑인사회의 피해의식과 충돌할 경우 국정운영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다는 것이다. IFP문제에 있어서도 총선전 만델라와 데 클레르크,부텔레지등 3인이 합의한 ▲콰줄루 자치권 확대 ▲줄루족 부족왕의 상징적 지위 보장 ▲총선후 개헌논의등 3개항이 원만히 이행되지 못할 경우 IFP가 또다시 폭력투쟁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탄생할 만델라 정권은 가난과 불평등을 일거에 해결해주기 바라는 흑인사회의 염원을 해결하기에 앞서 치열하게 전개될 정파간 줄다리기를 극복하고 남아공 민주주의의 초석이 될 2년후의 최종헌법 제정에 주력해야 할 상황이다.
  • 잇따른 악재 “잔인한 4월”/국면전환 시동거는 민자

    ◎“대야대응 당당하게” 원칙 확인 민자당은 현재의 정국상황을 위기로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이다. 한마디로 할일은 많은데 각종 악재들에 발목이 잡혀 소모성 정쟁만 확산되고 있다는 위기감이다. 가까이는 이회창전국무총리의 경질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고 이영덕신임총리내정자의 임명동의도 지연되고 있다.또 민주당이 국회에 내놓은 국무위원 전원에 대한 해임건의안도 실효성 없는 정치공세인줄은 뻔히 알지만 다른 사안들과 맞물려 골치 아픈 존재임에 틀림 없다.일일이 대응하는 자체가 문제를 키워놓는 부작용마저 있다. 따라서 민자당은 현안들의 조속한 해결과 더불어 장기적인 정국안정을 이룩할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골몰하고 있다. 민자당의 고민은 현상황의 타개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이 있기까지 야당에 끌려만 다니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서는 수동적인 처지에서 탈피하자는데 있다.야당과의 협상에서 번번이 문제만 키워놓고 결과적으로 야당의 화살이 직접 청와대를 겨냥하게 하는데 대한 부담도 크다.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하나도 협상을 통해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집권당이 어떻게 새정부의 개혁을 뒷받침 할수 있겠느냐 하는 우려도 있다.이 부분에 대해 민자당의 한 고위당직자는 『청와대에서는 여의도 쪽을 쳐다보기도 싫을 것』이라고 자조적인 발언을 하기도 한다. 민자당은 현재의 국면타개방안을 1회용 대증요법 보다는 장기적인 정국운영주도권 확보에 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김영삼대통령도 여러차례 강조했듯 모든 정치적 현안에 대해 「당당하게」 대처하는 방향이다. 민자당이 단기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정국돌파방안은 총리인준안,국무위원해임건의안,국정조사안등의 원만한 처리이며 장기적인 대책은 개혁분위기의 회복및 정치안정이다. 지금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국정조사계획서의 쟁점에 대해 조건부 수표추적까지 대폭 양보한 것도 빨리 당당하게 현안을 극복하자는 뜻이다.한때 위헌논쟁으로 확산시켜 본회의 불참까지 검토했던 국무위원해임건의안에 대한 대처도 참석해서 부결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이는 야당의 정치공세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당당하게 대처해 불씨를 완전히 꺼뜨리자는데 있는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민자당은 이같은 현안들에 대한 수습이 끝나면 정부의 절대명제인 국제경쟁력강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안정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치안정방안으로는 개혁분위기의 회복과 화합분위기의 조성,그리고 민심수습이 필요한 것으로 민자당은 생각하고 있다.당 정세분석위를 중심으로 과거에 대한 일부 화해,흐트러진 민심수습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또 지난 1년동안 사정중심의 개혁을 해온 만큼 지금부터는 정치개혁입법을 정착시키는등 제도적인 개혁의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민자당의 책임과 역할에 대한 활로의 모색은 이러한 장단기대책과 함께 체질개선 쪽에도 모아지고 있다.최근 여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개혁분위기 확산을 위한 핵심당직자 물갈이론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혼소송/여성에 유리한 판결 잇따라

    ◎불륜배우자에 “재산분할 권리”/동거중 헤어져도 “위자료 지급” 최근 여성의 「성희롱」에 대해 손해배상판결이 내려진데 이어 이혼소송등에서도 여성들에게 유리한 판결이 잇따라 「여권시대」를 실감케 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22일 이모씨가 남편 유모씨를 상대로 낸 이혼및 재산분할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 3천만원과 함께 4억원의 재산을 분할,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남편 유씨의 재산 가운데 상당부분은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지만 결혼생활동안 자녀양육등 가사에만 전념한 이씨 역시 재산의 4분의1을 분할받을 권리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법원은 이에앞서 서모씨(여)가 동거하다 헤어진 정모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도 위자료 5백만원과 재산의 3분의1을 분할,지급하도록 했다. 서씨가 정씨와 살면서 파출부로 일해서 번 돈을 생활비에 보태는 한편 가사노동에 종사한 무형의 노력이 재산형성에 뒷받침이 되었다는 해석이다. 특히 불륜관계가 드러나 이혼당한 유모씨(여)의 경우 법원이 내연의남자에게 『손해보상및 생활대책비조로 5천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사건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은 판결문에서 『불륜관계를 청산하는 대가로 돈을 주기로 하는 것은 위법이나 그동안 입은 정신적·물질적 손해를 배상키로 하는 약정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다』고 원고승소이유를 설명했다. 더구나 『원고가 남편과 이혼한 뒤 위자료도 받지 못해 생활대책이 없는 만큼 원고가 요구한 5천만원은 과다하지 않은 액수』라며 1심에서 인정한 2천만원 보다 3천만원을 보태 전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유씨는 불륜관계때문에 위자료도 받지못하고 이혼당하자 90년 불륜관계를 청산키로 하면서 내연의 남자로부터 5천만원을 받기로 약정했으나 이를 지급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 이에앞서 대법원은 아내의 불륜과 관련된 판결에서 『부정을 저질러 이혼당한 여자에게도 재산을 분할 받을 권리가 있다』고 판시했었다.
  • 정치색 짙은 공무원 한직으로 쫓아/이 총리,직업관료 우대 인사

    ◎1년간 차관보이상 2백48명 교체 내년 5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대통령 후보중의 한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에두아르 발라뒤르 프랑스총리의 인사권은 끝이 없다. 발라뒤르총리는 지난해 4월2일 취임이후 지난 2월16일까지 1년동안에 장관급부터 차관보급이상 고위직 공무원 2백48명을 인사조치했다. 미셀 로카르 전총리가 88년5월부터 89년2월까지 재임하면서 비슷한 기간동안에 모두 1백45명의 차관보급 이상을 교체한데 비하면 1.7배에 해당된다. 우파인 발라뒤르총리의 인사 스타일은 철저히 정치성을 배제하면서 직업관료(테크노크라트)를 중점적으로 기용하고 있다는 점이다.다시말해 기존의 사회당등 좌파성향의 공무원을 한직에 앉혔다. 로카르 전총리는 순수행정관료를 44명 바꾼데 비해 발라뒤르 총리는 배가 넘는 90명을 교체했고 공기업의 사장은 43명을 새로운 인물로 채웠다. 발라뒤르 총리가 고위직 치안공무원 15명과 문화 예술관련 공무원 6명을 새로 임명한 것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로카르 전총리때는 각각 절반수준인 8명과 3명을 바꿨을 따름이다. 경찰청장·형사총감·미국의 연방수사국(FBI)에 해당하는 정보국(DST)·범죄수사국등 치안 관련 고위 요직의 수장을 테크노크라트로 채웠다. 발라뒤르 총리의 이같은 인사권 행사를 놓고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적 행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러나 20일자 르 몽드지가 프랑스여론조사협회(SOFRES)와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한데 따르면 87년 좌우 동거 당시 우파의 지지율이 20%로 좌파의 36%에 비해 크게 열세였던데 비해 올해 4월 현재 우파의 지지율은 32%(좌파 23%)로 역전됐다.
  • 7월부터 아내도 세대주 될수 있다/절차밟아 신고땐 인정

    ◎주택조합참여 등 지위향상 기대/내부무,주민등록법 개정키로 오는 7월부터 부부중 아내도 세대주가 될수 있다. 내무부는 18일 그동안 부부동거시 무조건 남편으로 하도록 돼있는 세대주를 관련 절차를 밟아 신고를 하면 아내도 세대주가 될수 있도록 주민등록법 시행령을 개정해 7월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독립세대주 신고를 한 여성이 결혼후에는 세대주 자격을 자동상실,주택조합원 참여에 있어서 남편보다 독립 세대주가된 기간이 길어 유리하더라도 이를 포기하고 남편의 세대주 기간에 따라야 했던 그동안의 모순이 개선된다. 또 아내의 세대주 자격 인정으로 인해 각종 법적주체로서의 권리 확보가 보다 유리해져 여성의 지위향상에도 크게 이비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주민등록증 분실신고시 관할 파출소의 확인을 거쳐야만했던 것을 곧바로 동사무소에서 할수있도록 했으며 주민등록증 신규발급 신청도 발급 통지서 수령후 일반인은 30일이내,학생은 방학기간중에 해야하던 것을 일반인과 학생 구분없이 발급통지서 수령후 1백80일이내에만 하면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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