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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시각] 이혼이 줄었다고?/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결혼 때 배우자를 천생연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 행복한 결혼을 확신하지 않았던 이가 있을까. 하지만 ‘불행한 결혼보다는 행복한 이혼이 낫다.’는 말이 긍정적 명제로 인정받은지 오래다. 그래서 지난해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발표한 이혼률 47.4%이라는 분석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음에도 결혼제도의 위기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결혼한 2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지적은, 약간 과장한다면 ‘나도 예외가 아니다.’는 불안감을 불러왔고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는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1년만에 이혼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은 ‘2004 혼인·이혼통계 결과’를 통해 2004년 한해 이혼한 부부는 13만 9365쌍으로 이는 2003년보다 2만 7731쌍이 줄었다고 한다.1년만에 무려 16%나 줄었다는 얘기다. 최근 16년간 지속적인 증가추세였고,98년이래 급증세였던 이혼률이 줄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47.4%가 이혼한다는 통계를 접했을 때처럼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라는 희소식을 접하고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단 한 해의 통계만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속단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이혼율이 줄어든 이유로 내세운 것역시 석연치않다. 정부는 ‘이혼율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숙려기간 도입 등)가 점차 고조된 결과로써 이혼 과열양상이 제자리를 찾는 현상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나 하나라도 참아서 이혼률을 낮추자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각성했다? 교통사고와 함께 부끄러운 세계 높은 순위를 차지한 그 이혼률을 낮추기 위해서? 더욱이 3월 2일 도입된 이혼숙려제의 효과가 벌써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무리 ‘냄비현상’이 있다해도 설명이 안된다. 물론 이혼숙려제가 앞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혼에 합의한 사람들에게 법원이 이혼확인을 2주 정도 늦추기만해도 이혼신고를 하지않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사례에 비춰볼 때 협의이혼하려는 사람에게 1주일의 시간 여유는 분명 생각의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도 시행 한달만에, 아직 가정법원에서 한달간의 성과가 수치로 나오지도 않은 제도에 이혼을 줄인 공을 돌리기엔 논리가 딸린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이혼이 줄어든 반면 결혼 20년이상 장·노년층의 이혼은 계속 늘고있다는 것이다. 이제 결혼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요즘 젊은애들은 이혼을 밥먹듯이 한다.”는 잔소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젊은 층의 이혼은 왜 줄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초혼이 줄고, 초혼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동거의 증가가 그 원인이다. 젊은 층의 동거는 이미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이지만 아직 통계를 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혼인·이혼의 정부통계에선 완전히 빠져있다. 결혼이 없으니 이혼이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서류상 정리하는 것도 일종의 사치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나눌 재산도 없다면 이혼도 안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쉽게 낮아진 이혼율을 기뻐할 일만도 아닌 것같다. 말이 나온 김에 짚고 가자. 두 쌍, 혹은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분석이 사실일까. 통계청은 지난해 통용됐던 47.4%의 이혼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적시했다. 결혼연령대는 20∼30대이고 이혼은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고려해, 가중치를 두고 계산한다면 우리 사회의 실제 이혼율은 15.8%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아직은 결혼과 혼인신고를 중시하는 우리의 결혼문화와 동거가 일반화된 서구의 이혼통계를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한다. 우리 사회의 이혼률이 수치만으로 따져 세계수준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혼이 줄어든 것은 일단 다행한 일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가정에서부터 출발, 확산되기를 바란다. ‘결혼은 판단 부족, 이혼은 인내심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대중가요의 한 구절이 귀를 잡는다. 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 16년만에 처음 이혼 감소…1년새 16%

    16년만에 처음 이혼 감소…1년새 16%

    지난해 이혼건수가 16년만에 처음으로, 그것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혼의 폐해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부부관계 청산 여부를 좀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사회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다는 게 이혼 감소의 이유로 분석됐다. 혼인은 8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는 재혼커플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지나친 이혼풍조의 결과라는 점에서 그다지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3만 9365건으로 전년 16만 7096건보다 무려 16.6%가 줄었다. 하루 평균 381쌍,100쌍당 1.16쌍꼴이다. 전년에는 하루 평균 457쌍,100쌍당 1.40쌍이었다. ●결혼 8년만에 증가… 재혼 12% 늘어 이혼건수가 줄어든 것은 1988년의 0.6% 감소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이혼건수는 2001년 12.5%,2002년 7.6%,2003년 15.0%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혼건수 중에서 부부동거 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가 18.3%에 달해 1994년 7.2%의 2.5배로 확대됐다. 이혼 사유로는 성격차이에 따른 갈등이 49.4%로 2000년의 40.1%에 비해 9.3%포인트가 높아졌다. 경제문제도 10.7%에서 14.7%로 올라갔으나 가족간 불화는 21.9%에서 10.0%로, 배우자 부정은 8.1%에서 7.0%로 각각 낮아졌다. 숙명여대 장진경 교수는 이혼 감소와 관련,“이혼자들이 급격히 늘면서 생활고, 자녀양육 등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각종 가정불화 치유프로그램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 등이 이혼율 감소의 결정적 이유”라고 말했다. ●‘황혼이혼’ 18.3%… 10년만에 2배로 지난해 혼인건수는 31만 944건으로 전년의 30만 4932건에 비해 2.0%가 늘어나 96년(9.1%)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초혼은 23만 3129건으로 전년 23만 5622건보다 1.1%가 줄었으나 재혼은 6만 7550건에서 7만 5565건으로 11.9%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과의 혼인도 3만 5447건으로 전년(2만 5658건)보다 38.2%나 늘면서 혼인건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남자가 외국인 여자와 맺은 혼인의 상대방 나라는 중국이 전년보다 38.5% 늘어난 1만 8527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베트남이 75.5% 증가한 2462건으로 뒤를 이었다.2003년 7월 국제결혼 간소화 조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졸려 섹스도 싫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많은 미국인이 너무 졸린 나머지 섹스마저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일부는 잠에 취한 채 자동차를 몰거나 직장 일을 처리하다가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전국수면재단의 리처드 겔룰라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인 1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연례 미국인 수면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무려 75%가 잠을 자는 도중 자주 깨거나 코를 고는 증상 등으로 최소한 1주일에 1번 불면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 같은 조사에서는 62%가 이같은 불면증을 호소했었다. 결혼했거나 동거중인 응답자의 4분의 1은 너무 졸려서 성관계에 지장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들은 너무 피곤해서 섹스를 덜 하고, 섹스에 흥미를 잃는다고 토로했다. 운전자의 60%는 지난해 졸면서 운전한 경험이 있다고 고백했고,4%는 피곤하거나 졸린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켰거나 사고 직전의 위기상황까지 갔다고 말했다. 직장을 다니는 성인 중 약 30%는 지난 3개월 동안 수면 부족과 관련된 문제로 결근을 했거나 실책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 가운데 무려 77%가 배우자의 코 골기 등이 수면에 방해가 되고 있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이같은 경험을 가진 미국인들은 대부분 자신이 수면 문제를 겪고 있다고 생각지 않았으며, 따라서 증상을 무시했다고 재단측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성인의 경우 하루 평균 7∼9시간 잠을 자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지만, 이 조사에서 집계된 미국 성인의 평균 수면시간은 6.9시간이었다. 커피 등 다량의 카페인 섭취와 취침 직전까지 TV를 보는 생활 습관 등이 잠을 부족하게 만드는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이 권고하는 8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은 26%에 불과했고,16%는 6시간 미만 잠을 잔다고 말했다. 응답자의 4분의 1은 수면 부족에 따른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커피나 홍차 같은 카페인 음료를 하루에 4잔이상 마신다고 말했다. dawn@seoul.co.kr
  •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달콤한 인생’ 김지운 감독

    ‘쓰리’‘장화, 홍련’ 등 한동안 공포영화의 늪에 빠져 있던 김지운(41) 감독이 이번엔 누아르에 도전했다. 하지만 장르는 달라도 그가 그려내는 세계는 매번 비슷하다.“사소한 일로 어긋나는 관계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소통이 부재한 인간 관계를 다룬다는 점에서 장르는 달라도 제 영화를 관통하는 세계관은 같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선승의 격언이 영화 ‘달콤한 인생’을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라는.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그 짧은 문구로부터 출발해, 자기가 흔들렸는데 다른 대상을 탓하는 인간의 슬픈 운명을 누아르 장르로 그려냈다. 선우를 파멸로 이르게 한 선택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불완전한 욕망을 지닌 인간은 어느 순간 윤리적인 선택보다 미학적이고 인상적인 선택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을 합리화시킬 무언가를 찾는다.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달콤한 꿈은 언젠간 대가를 치른다. ‘달콤한 인생’은 화려한 삶에서 비극으로 치닫는 삶의 아이러니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 같아 선택한 제목이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동명 영화와는 관계가 없다. 하지만 비극적인 분위기만이 영화를 지배하는 건 아니다.“유머는 내 영화의 밑바탕이자 힘”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번 영화에도 곳곳에 웃음을 묻어놓았다. 특히 밀매조직 접선책으로 출연한 오달수의 러시아어 연기는 압권이다.“러시아어를 시켰는데 한국말처럼 하더라고요.” 그렇지만 인물의 진정성에 흠이 갈까봐 많은 장면을 걷어냈다. 장르 영화의 문법을 배반하면서 관객과 퍼즐게임을 벌일 때 짜릿한 묘미를 느낀다는 그에게 여전히 장르란 매력적인 밑그림이다.“당분간은 장르 안에서 비주얼의 서사를 섬세히 짜넣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장르적 재미와 이를 뛰어넘는 독창적 예술성이 절묘하게 동거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능력, 그것이 바로 김지운 감독의 힘이 아닐까.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국민연금 새달부터 더 받는다

    오는 4월부터 국민연금 지급액과 가족수당이 각각 3.6% 오른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소비자 물가 변동률을 반영, 연금액의 실질가치를 유지토록 돼있는 국민연금법 규정에 따라 국민연금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같이 국민연금 지급액을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인상조치는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3.6%)을 감안한 것으로 기존 연금 수급자 147만명이 해당된다. 이에 따라 매월 36만원을 받는 연금 수급자의 경우 앞으로 37만 2960원이 지급되고 배우자가 있을 경우는 38만 8850원, 배우자와 자녀 1명이 있으면 39만 9440원이 주어진다. 가족수당은 동거하는 배우자나 18세 미만 자녀, 또는 장애등급이 2급 이상인 자녀,60세 이상 부모, 장애등급 2급 이상인 부모가 있을 경우 연금 수급자 전원에게 주어진다. 인상액은 내년 3월 지급분까지 적용된다. 복지부는 또 다음달부터 신규로 연금 수급자로 편입되는 18만명에 대해 최초 연금액 결정시 기준이 되는 A값(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 소득월액)을 141만 2428원에서 149만 7798원으로 6% 인상했다. 최초 연금수급액은 A값에다 가입자 개인의 소득을 현재가치로 재평가한 값을 더하는 등의 방식으로 결정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가입기간 동안 소득 변동률과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서 지급되기 때문에 연금에 장기 가입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기고] 학교 폭력,교사·학부모 관심에 달렸다/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최근 일진회가 알려지면서 학교내 폭력 문제가 다시 한 번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교육부에서는 폭력신고 건수를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신고를 많이 하는 학교와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발상을 하고 있지만, 이것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교사가 인센티브를 목적으로 폭력학생을 신고한다는 왜곡된 생각을 심어주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럽다.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기대응이 중요하다. 이것은 화재의 조짐을 감지하여 즉시 대처할 때 곧바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학교 폭력을 단순히 또래 아이들의 거친 놀이문화쯤으로 간과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이것이 폭력서클 활동으로 변질되어 있음을 발견할 때에는 때늦은 후회밖에 할 수 없다. 다른 아이들을 대상으로 금품갈취를 일삼고 폭력행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과격한 행동을 보일 때쯤이면, 교사나 학부모의 통제가 별다른 효과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반항심과 부작용을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심각한 단계에 도달하기까지 교사와 학부모는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아이들의 이러한 이상행동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일까. 이들의 행동이 아무리 주도면밀하다 해도 그것 하나 눈치 채지 못할 리는 만무하다. 교사에게 생활지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학부모 역시도 자녀 지도에 책임을 져야 한다. 교사가 교외생활까지 지도하는 것이 이미 불가능하다는 현실임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 교사는 교실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들의 행동거지를 통해 이들의 심리적 상태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아이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이들이 보이는 부자연스러운 행동과 쫓기는 듯한 얼굴 표정, 긴장감, 언어구사 등을 통하여 충분히 이상행동을 알아차릴 수 있다. 교사는 아이들이 자신의 고통스러운 부분을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행동과 표정으로 전달하는 비언어적인 메시지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지니고 있어야 마땅하다. 교과 내용만 잘 가르치는 것이 훌륭한 교사가 아니다. 아이들의 심리상태를 파악하여 학습능률과 효과를 증진시키고, 아이들의 생활을 지도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이다. 교사들은 다년간의 교육현장에서 얻어지는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간에 벌어지는 부정적인 일들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얻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의 문제에 적극 개입해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은 필수적이며, 이것은 교사에게 주어진 책임이라 할 것이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아이들에게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한발 다가서는 열정을 갖고 교사로서의 사명을 기억한다면,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아이들의 고통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수업시간 중에 이상행동의 조짐을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할 수 있다. 교사가 헌신적인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선다면, 아이들이 이상행동을 보이는 초기에 개입하여 서로에게 더 큰 상처를 남기지 않고 교사의 권위를 발휘할 수 있는 충분한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치닫게 되므로 결국 초기대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러므로 교사들은 교사의 권위를 교실 밖에서 찾으려고 발버둥칠 것이 아니라, 교실 내에서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는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을 통해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러할 때 교사의 위상은 자연히 세워지는 것이다. 교사의 권위를 내세우는 데 겸손하며, 지금도 어느 교단에서 아이들을 부둥켜안고 참교육을 실천하고 있을 선생님들을 떠올리면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최원호 한국교육상담연구원장·명예논설위원
  • 이승만의 이상한 ‘반공과 반일’

    이승만의 이상한 ‘반공과 반일’

    반공과 반일의 이상하게 얽힌 관계를 드러내는 두가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이 문제되자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장기를 찢고 불태우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묘한 것은 그들 가운데 일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가보안법 수호를 위해 인공기를 불태우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동시에 역사교과서 왜곡을 분석한 시민단체는 ‘일본 우익이 반공을 강조해서 한국 우익의 지지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어찌보면 앞뒤가 잘 안 맞는 반공과 반일의 희한한 동거의 원형은 이승만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때에 한국 현대사 연구에 천착해온 성균관대 서중석 교수가 ‘이승만의 정치이데올로기’를 통해 이승만의 머리 속을 낱낱이 해부했다. 서 교수는 이승만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담론 자체가 빈약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정통성과 정체성’이라는 정치적 편싸움의 소재로만 이용됐기 때문이다. 물론 해방 이후 50년대까지의 정국이 워낙 역동적이어서 이승만을 ‘주변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측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서 교수는 이승만의 ‘일민(一民)주의’ 사상을 집중 분석했다. 일민주의를 통해 반공주의와 반일운동을 어떻게 결합했는지 추적했다.‘하나의 백성’이라는 일민주의와 파시즘의 유사성문제, 반공주의를 내걸면서 자유당 내에 우익 민족주의자들을 청산한 뒤 다시 반일운동으로 대중을 동원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 교수는 ‘반공·반일’ 외에 ‘유교적 심성’ 문제까지 거론해 이승만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시도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서울에도 집성촌 10여곳 있다

    특별시에 집성촌?서울 양원리등 10여곳 수십 가구씩 오순도순 유영규(42·대구시 남구 대명동)씨는 어려서 자신보다 나이는 적지만 항렬이 높아 아저씨뻘 되는 아이에게 ‘꿀밤’을 먹였다가 집안 어른들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다. 이어 눈을 피해 이 아이를 또 혼냈다가 들통이 나는 바람에 더 큰 야단을 맞기도 했다. 유씨로서는 어린 마음에 억울한 일이 줄을 이었다. 시골지역의 집성촌(集姓村)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서울특별시에 아직도 ‘아랫집은 사촌 형님, 윗집은 숙부, 옆집은 조카, 앞집은 당숙’ 하는 식으로 친인척끼리 옹기종기 모여 살아가는 마을이 10여곳 있다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러한 집성촌들은 그린벨트로 묶이고, 세태의 변화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다. 서울 중랑구 망우1동 259 일대에는 서울이라고는 얼른 떠올려지지 않는 ‘양원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곳에는 동래 정씨들이 38가구나 모여 산다. ●조선 태조가 하사한 땅 이 마을 정수선(71·새마을금고 운영)씨는 “조상님들이 조선시대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으로 정한 1394년보다도 3년 전에 이곳에 터를 잡아 살기 시작했으니 벌써 610년을 넘겼다.”고 말했다. 정씨 말대로 이성계가 고려 말 역성혁명에 성공하자마자 일등공신인 정구(鄭)에게 이 일대의 토지를 하사한 인연으로 지금까지 24대째를 내려오고 있다. 마을 이름도 태조와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태조가 자신이 묻힐 무덤자리를 보러 가는 길에 고개를 넘으면서 모든 근심을 잊었다고 해서 망우(忘憂), 고갯마루에서 쉬다가 마신 우물물의 맛이 너무 좋았다고 해 양원리(養源里)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아무래도 개발제한이 풀리면 집성촌 유지가 어렵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마을사람들이 내놓는 대답은 ‘천만에’였다. ●사라져가는 집성촌 정씨는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는 바람에 건물을 못 짓고, 땅값이 주변의 10분의1밖에 안되는 등 불이익(?)에 따른 불만도 불만이지만, 무엇보다 건물을 짓지 못하는 불편 때문에 후손들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고 허탈해했다. 개발이 늦어져 오래 모여 살아오기도 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세월에 떠밀려 사라질 위기에 놓인 사실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정수선씨는 또한 “집을 팔고 이사하는 바람에 다른 성씨가 10가구 들어와 집성촌이라는 명맥은 이어가지만 이미 순수혈통 마을에서는 약간 벗어난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어 “한 핏줄끼리 옹기종기 모여 산다는 자부심도 있긴 하지만….”이라며 씁쓸해했다. 정씨는 슬하에 7남매를 뒀다. 막내아들 민섭(28)씨를 빼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집성촌에서 나와 사실상 ‘타향 살이’를 하고 있다. 민섭씨 또한 아버지의 마을금고 사업을 도와주려고 머무는 것이니 ‘동거’는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여기는 눈치다. ●“죄다 믿음이 간다오” 정씨의 집 앞에는 7촌 조카, 그리고 바로 옆에는 6촌 동생이 살고 있어 “이곳이 과연 집성촌이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러나 마을사람들에 따르면 망우동이 서울로 편입되기 전인 경기도 양주군 구리면(九里面)일때는 집성촌이 10개나 있었다. 현재 구리시로 한 단계 뛰어오른 구리면은 망우·상봉·중화·묵·신내·교문·토평·갈매·수택리 등 9개 마을로 이뤄졌는데, 바꿔 말하면 한 마을에 두 가지 성씨의 집성촌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이 마을에서 북부간선도로를 가로질러 자동차로 10분쯤 가면 구릉산 아래로 신내1동 산6 일대에 경주 임(林)씨 30여가구가 모여 사는 능말(큰 능이 있다고 해서 붙은 능마을의 준말)이 나타난다. 임씨 집성촌이 처음으로 들어선 것은 선조 36년인 1603년쯤이라는 기록이 전해진다.400년 남짓한 전통으로 정씨네 집안에는 ‘한끗발’ 뒤지지만 결코 녹록하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대부분 직장인들인 양원 마을과는 달리 전체의 절반인 15가구가 아직도 이 지역의 특산물인 ‘먹골배’를 생산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종친회 총무 임현만(59)씨는 “하루 온종일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살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조상들의 묘를 지키며 오랫동안 ‘모여 사는 정’에 익숙해져 좀처럼 외지로 나가기가 힘들었다.”고 귀띔했다. 함께 사는 임씨의 아들 준성(29)씨도 “아무래도 집안 어르신들과 가까이 지내다 보니 예의범절이 절로 몸에 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예의 범절 저절로 배워요” 강동구 강일동 ‘벌말’ 청송 심(沈)씨네는 50여가구가 모여 사는 서울에서 가장 큰 집성촌이다.410여년 전인 조선시대 선조 25년(1592년) 임진왜란 중에 충청도 예산에서 피란온 선조들의 후손이다. 벌말이란 벌판에 마을이 섰다고 할 정도로 너른 땅을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어 지명에는 평촌(坪村)이 있다. 벌말에서는 나이는 어려도 항렬이 높은 이에게 존칭을 써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함부로 호칭하다가 혼이 나는 일도 적지 않다. 서로 새해인사를 하는 경우 나이는 자녀뻘이지만 항렬이 높은 이에게 머리를 숙여야 한다. 강동구의회 의장을 지낸 25대손 심재풍(69)씨는 “10대 할아버지께서 정착한 이래, 마을 규범 때문에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성씨가 같아서인지 금방 화목을 되찾는다.”며 마을 자랑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이어 “최근 다른 성씨들이 마을로 들어오고 10촌 이상 촌수가 벌어지면서, 명절이면 친척들이 모두 모여 집집이 옮겨다니며 차례를 지내는 데만 하루 종일 걸리는 옛 풍습이 사라져 아쉽다.”고 말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무슨 사연·어떤 자랑거리 있나 서울 시내엔 10여가구가 모여 작은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지역이 모두 6곳이 있다. 도봉구 방학4동 ‘원당마을’에는 파평 윤(尹)씨, 강서구 외발산동 ‘광명마을’에는 경주 최(崔)씨, 강동구 강일동 ‘가래여울’(한강으로 흘러드는 두 여울이 갈라져 흐르는 곳이란 뜻)에는 남평 문(文)씨 집안이 있다. 또 창녕 조(曺)씨들이 대대로 일군 서초구 염곡동 ‘염통골’(마을 생김새가 염통 모양)과 경주 김씨의 내곡동 ‘능안마을’에다 아예 성씨를 따 ‘홍씨 마을’이라고 부르는 남양 홍씨 집성촌이 있다. 집성촌 속에는 깊은 역사만큼이나 자랑거리도 수두룩하다. 먼저 도봉구 방학동 원당마을에 있는 서울시의 보물덩어리가 된 830살짜리 은행나무가 손꼽힌다. 서울시 지정 보호수 1호다. 높이가 24m, 둘레는 9.6m나 된다. 관악구 신림동 산112의1에 있는 굴참나무(천연기념물 271호·수령 1010년)와 종로구 삼청동 106 총리공관 등나무(천연기념물 254호·수령 920년)에 이어 ‘수령’이 서울에서 세 번째다. 원당마을 은행나무는 옛날부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나라의 큰 변고를 알리는 등 신통을 지녔다고 전해지고 있다. 예컨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이 나무에 까닭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나 소방차가 출동, 진화했다고 한다. 마을사람들은 해마다 2월 중순이면 이곳에 30여명씩 모여 떡과 술을 놓고 나라의 안녕을 비는 ‘행목대신제’(杏木大神祭)를 올리고 있다. 은행나무 옆에는 조선시대 비운의 임금인 연산군(1476∼1506년)의 묘가 있다. 이 무덤이 중종반정 이후 연산군의 유배지였던 강화도에서 옮겨오면서 파평 윤씨들이 뒤따라와 정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록으로 찾아볼 수 없어 언뜻 이해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원당마을 윤주현(71)씨는 “정치적으로 억울하게 죽은 연산군의 경우 3족이 멸문지화를 당했고, 연산군이 어머니 폐비 윤비(尹妃)에 대한 효성이 지극해 외척들이 돌봐야 한다고 여겨 이 곳으로 온 게 아니냐는 추측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곳엔 또 마을과 역사를 함께 해온 ‘원당천’이라는 우물이 있다. 태조가 물맛을 본 뒤 칭찬했다는 망우동 양원마을 우물과 비슷한 사례다. 피란민이 숨어들었을 정도로 외진 곳이어서 자연부락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다. 청송 심씨들의 마을에도 흥미 넘치는 일화가 전해 내려온다. 심재익(67)씨는 “옛날 한 백성이 산에서 도적을 만났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 화를 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바로 앞 바위의 모양이 호랑이와 똑같이 생겨 그 사건 이후에 그 바위가 마을을 지켜주는 산신령이라고 믿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해마다 음력 7월 초하루에서 사흘 사이에 길일(吉日)을 가려 ‘큰말(벌말의 딴 이름으로, 큰 마을이란 뜻) 산신제’를 지낸다. 앞산 꼭대기에 올라 집집마다 추렴한 쌀로 떡과 술을 빚고 소머리를 제단에 올린다. 서울시내에서 행하는 유일한 산신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14세 ‘일진회’ 소녀의 증언

    [‘일진회’ 꿈이 없는 아이들] 14세 ‘일진회’ 소녀의 증언

    “입학식을 하고 며칠 지나니 일진회 소속 초등학교 선배가 저를 불렀어요. 선배들이 ‘맞장’을 뜨라고 했는데, 저보다 키가 10㎝ 정도 큰 애를 넘어뜨리니까 캡틴을 시켜주더군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일진회’에 들어있던 정혜영(14·가명)양은 중학교 입학 직후 가졌던 신고식을 이렇게 회상했다. 초등학교 선배가 신입생 10여명을 공원으로 불러모은 뒤 ‘서열다툼’을 시켰던 것이다. 서울신문 취재팀은 10일 일진회 활동을 하다 지난해 학교를 중퇴한 정양을 만나 생생한 실태를 들어봤다. 정양은 일진회 가입 조건을 “남자는 싸움, 여자는 외모와 싸움”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진회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일진회가 ‘선택’하지 않으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서 “일진회 아이들은 자신이 일진회라고 떠벌리지 않지만, 자청해서 들어온 아이들은 떠들고 다니기 때문에 오래 활동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아이들은 일진회와는 말도 잘 섞지(나누지) 않기 때문에 일진회 역시 그들을 무시한다.”면서 “대들면 방과 후 다른 곳으로 불러내 집단으로 때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초 정양은 말로만 듣던 ‘1일 록카페’에 참가, 공개 성행위인 ‘섹스머신’과 ‘노예팅’을 목격했다. 정양은 공개 성행위에 대해 “‘1일 록카페’에선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낫다.”면서 “3학년 일진회 남자선배가 성행위를 요구하자, 싫지만 보복이 두려워 억지로 응하는 친구도 봤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정양은 “섹스머신을 직접 보면서 일진회에 부정적인 느낌을 받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일진회 조직은 피라미드식으로 움직인다. 선배가 유흥비 마련을 지시하면 후배는 일반 학생을 상대로 돈을 뜯는다. 정양은 “선배가 후배들에게 ‘언제까지 얼마를 모아 오라.’고 지시하면 후배들은 학교 친구나 다른 아이들에게 돈을 빼앗아 갖다 바친다.”면서 “보통 1만∼10만원 규모이며, 생일파티 등 행사가 있을 때는 10만원씩 갖고 오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서 ‘1000원만 빌려줘.’라는 식으로 얘기하면 그 친구는 싫어도 무서워서 주게 된다.”면서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강탈이라는 것을 알지만 말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부모와 다투다 가출, 고등학교 남자선배와 동거하던 정양은 원조교제를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정양은 끝없이 추락하는 자신의 모습에 회의를 느끼고 지난해 여름 일진회 탈퇴를 선언하고 학교를 그만뒀다. 정양은 “탈퇴할 때 선배와 친구들에게 집단린치를 당했지만, 함께 지내던 일진회 친구들과 관계를 끊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고 울먹였다. 그는 “서울보다 부산, 광주 등 지방학교의 일진회는 위계질서도 훨씬 뚜렷하고 폭행도 심하다.”고 말했다. 일진회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 나와 고입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정양은 “일진회 학생들은 모두 꿈이 없다.”면서 “그들을 챙기거나 받아주는 곳도 없지 않으냐.”고 사회와 학교의 무관심에 원망의 눈초리를 보냈다. 홍희경 유지혜기자 saloo@seoul.co.kr
  • 40여년전 파리 ‘68세대’의 자화상

    저마다 인생에서 전환기가 되는 순간을 맞닥뜨리는 것처럼 인류 공통의 역사에도 그런 시기가 있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전세계적으로 격렬하게 충돌했던 1960년대가 바로 그런 시대였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몽상가들(The Dreamers·25일 개봉)’은 그 시대를 통과해온 노장 예술가가 동시대인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절박함을 잃어버린 요즘 젊은 관객들에게 선사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1968년 봄, 프랑스 파리. 혁명의 기운이 열병처럼 번지기 시작한 그곳에서 미국인 유학생 매튜(마이클 피트)는 쌍둥이 남매 이자벨(에바 그린)과 테오(루이스 가렐)를 만난다.‘영화광’이라는 공통분모를 지닌 이들은 이자벨의 부모가 여행을 간 사이 같은 아파트에서 동거하며 기묘한 삼각관계에 빠진다. 영화는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스무살 세 청춘남녀가 벌이는 자유분방한 성적 유희를 대담한 시선으로 그려낸다.‘혁명을 생각할 때면 섹스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68혁명’의 슬로건처럼 이들의 과감한 성적 팬터지는 당대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동시에 감성이 앞서는 이자벨, 말로는 혁명을 외치면서도 행동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테오, 순수함과 냉철한 이성을 함께 지닌 매튜 등 저마다 뚜렷한 개성의 주인공들을 통해 40여년전 유토피아를 꿈꿨던 ‘몽상가들’의 다양한 면모를 환기시킨다. 원작은 길버트 아데어의 소설 ‘성스럽도록 순수한 그들’. 이탈리아 태생이지만 파리에서 청춘을 보낸 베르톨루치 감독은 아찔한 현기증이 일 정도로 혼란스러우면서도 자유와 희망의 기운이 만연했던 당시의 미묘한 공기를 거장다운 솜씨로 스크린에 복원해냈다. 도어즈, 제니스 조플린 등 반항의 상징인 록가수의 음악과 프랑소와 트뤼포, 장 뤽 고다르 같은 누벨바그 감독들에 대한 영상 오마주는 기성 세대에겐 아련한 향수를, 그리고 젊은 세대에게는 질투섞인 동경심을 불러일으킨다. 전신 누드와 파격적인 섹스신이 자주 등장함에도 질퍽하거나 천박하게 느껴지지 않는 건 베르톨루치 감독 특유의 에로티시즘이 갖는 힘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자벨과 테오는 마침내 집 밖으로 뛰어나와 시위대에 합류한다. 이때 엔딩곡으로 흐르는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 ‘난 후회하지 않아’는 그 시대를 살아낸 모든 68세대들의 자부심에 찬 고백처럼 들린다.18세 관람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진의 섹스&시티]e런! 번개팅

    메신저도 없고 화상채팅 개념도 없던 시절, 인터넷 보급이 막 시작된 때를 생각해 봅니다. 그때는 채팅이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트렌드라서 너도나도 채팅 방에서 이성을 만나려고 했고 마음이 내키면 즉석에서 번개팅도 이뤄지곤 했습니다. 요즘은 채팅을 해도 자신이 직접 메신저에 등록한 사람이 아니면 굳이 이야기하지 않죠. 주변에 모르는 사람과 직접 만나서 번개팅을 했다는 사람도 거의 없을 겁니다. 인터넷 커뮤니티 활동을 하면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채팅방을 만들어 ‘혹시나 나와 마음이 맞는 사람이 들어오지는 않을까.’하는 기대를 처음부터 버리게 되는 거죠.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면 채팅보다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순회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설득력있게 들립니다. 포털 사이트의 검색창에 번개팅이라고 쳐보면 즉석만남, 성인채팅과 계약동거를 알선해 준다는 수십 개의 성인 채팅사이트가 뜹니다. 조건을 내놓고 남자를 만나는 꽃뱀, 그들에게서 성을 사는 남자들의 전용 놀이터가 이들 성인 사이트고요. 번개팅이라는 말이 조건만남이라는 뜻으로 변질된 것도 이런 성인 사이트가 횡행하면서부터라고 해요. 예전엔 영화 ‘접속’의 줄거리처럼 인터넷에서 새로운 사람을 알게 돼 사귀는 사이가 돼 버린 케이스도 주변에 종종 있었죠. 그 때는 사람들의 행동방식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나 한결같이 진실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요즘은 실생활에서 조용하고 개성없는 사람이 온라인의 연예인으로 활동하는 경우도 많아 얼짱각도로 찍은 조작된 사진만 보고서는 그 사람의 진가를 절대로 파악할 수 없게 됐죠. 또한 섹스를 위해서 채팅으로 낯선 사람을 만나는 것은 자신을 범죄에 노출시키는 것과 같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하고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재연씨는 남자친구가 있었지만 가끔은 채팅으로 낯선 사람과 만나서 섹스를 하는 것을 즐겼죠. 채팅으로 섹스 파트너를 찾는 것은 그녀에게는 답답한 일상에서의 탈출이었고 쳇바퀴 같은 그녀의 생활에 대한 일종의 반항이었고요. 한번은 낯선 남자와의 섹스를 끝내고 일어나려고 하는 순간, 봉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그 남자는 그녀가 나가려고 하자 완력으로 다시 옷을 벗기려고 했죠. 기겁한 그녀는 기지를 발휘해 겨우 그곳을 빠져 나왔습니다.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해서 그일 이후 한동안 대인기피증을 겪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그녀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이용해서 ‘파리의 탱고’를 찍는 마음으로 낯선 남자들을 만났겠지만 결국은 자신을 범죄에 노출시키는 꼴밖에 되지 않았죠. 그리고 번개팅을 지원하는 성인 사이트는 성매매를 성사시키는 장이 되었습니다. 한때 친구도 사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채팅 공간이 불과 몇년 만에 성을 팔고 범죄의 온상이 돼 버린 현실이 씁쓸합니다.
  • 새벽 아파트서 4시간 인질극

    새벽 서울의 한 고층아파트에서 7명을 인질로 잡고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한 40대 남자가 4시간여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15층짜리 이 아파트 한개동에는 30가구가 입주해 있었다. 28일 오전 4시25분쯤 서울 은평구 불광동 H아파트 14층 A(41·여)씨의 집에 A씨의 내연남 김모(44)씨가 베란다 창문을 깨고 침입했다. 김씨는 5갤런짜리 시너 1통을 몸에 묶은 채 15층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왔다. 집안에는 A씨와 A씨의 부모, 여동생 부부, 조카 2명 등 7명이 있었다. 김씨는 현관과 거실에 시너를 뿌리고 “경찰이 들어오면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면서 오전 4시30분쯤 불을 붙였지만, 가족들이 젖은 이불로 꺼 다행히 불이 번지지 않았다. 신고를 받자 경찰은 경찰 특공대 30명과 형사 50명, 소방관 30여명을 배치하고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하며 김씨를 설득했다. 김씨가 투항할 의사를 보이지 않자 경찰은 4시간이 지난 오전 8시30분쯤에야 현관문을 뜯고 집 안으로 들어가 불을 붙이려던 김씨를 붙잡았다. 김씨는 2002년부터 A씨와 동거를 해 왔으나 불화 끝에 이달 초 별거에 들어갔다. 김씨는 A씨를 수시로 찾아와 만나려 했으나 계속 거절당한데다,A씨가 자신을 폭력 혐의로 고소하자 취하를 요구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나흘 전에도 가스총으로 A씨를 위협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전두환·김대중경장 한솥밥

    전두환·김대중경장 한솥밥

    전직 대통령들과 한자 이름까지 똑같은 경찰관들이 한 경찰서에 나란히 근무해 화제다. 전남 강진 경찰서 ‘전두환 경장, 김대중 경장’이 그 주인공이다. 28일 전남 강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2월)실시된 인사에서 성전지구대에서 근무하던 전두환(사진왼쪽·32·全斗煥) 경장이 경찰서 생활안전계로 자리를 옮겼다. 이 경찰서 수사과 강력팀에는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김대중(사진오른쪽·38) 경장이 올해로 8년째 근무중이다. 전 경장의 이번 전보 발령으로 공교롭게도 두 전직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직원이 동거하게 됐다. 최근 옮겨온 전두환 경장은 지난 2000년 청와대 101경비단 근무를 시작으로 경찰에 입문했다. 호남대 의상디자인학과를 졸업했으나 운동을 워낙 좋아해 태권도 3단, 합기도 2단, 특공무술 1단 등을 경찰에 발을 내딛기 이전에 따냈다. 전 경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현직시절에 청와대에서 근무했는데 이름 때문에 에피소드가 많았다.”며 “당시 상사나 동료들로부터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청와대 경비 근무를 맡았더라면 혜택(?)을 많이 봤을 거라는 농담을 자주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광주에서 첫 경찰 생활을 시작한 뒤 강진서에서만 10년째 근무중인 김대중(金大中) 경장은 웃는 모습이 김 전 대통령과 많이 닮았다. 그는 “이름 때문에 동료들로부터 농담을 자주 듣는다.”며 “전두환 경장까지 경찰서로 들어왔으니 앞으로 선후배로서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 경찰서에는 지난 1998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이름이 같은 김영삼 순경이 근무한 적도 있어 강진경찰서는 대통령 이름과 인연이 깊은 곳으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의회] 상임위 탐방(9)·끝-교통위원회

    [의회] 상임위 탐방(9)·끝-교통위원회

    지하철·시내버스 등 서울시의 대중교통행정을 감시하는 곳은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가 맡는다. 이대일 위원장을 비롯해 최재익·신영선·이동거·이임주·이종은·이한기·조성대·진두생·최홍우·한봉수·허만섭·문진국·손석기 등 14명의 의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편작업 때 불거진 문제점을 시민의 편에서 개선사항을 찾아내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회기 사무감사에서는 중앙버스전용차로제 실시에 따른 교통정체 발생구간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토록 지적하고 민간위탁사업에 대한 경영합리화 방안 등 51건을 시정조치토록 요구했다. 두 지하철공사에 대해서는 지하터널 토목공사의 하자로 인한 누수, 침하현상 등이 발견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시스템을 구축할 것 등 103건에 대해 개선을 요구했다. 예산안 심사에서는 버스업계의 선행적 자구노력이 필요한 버스재정지원 100억원 등 3건에 대한 259억 700만원을 삭감하고 주택가 공동주차장 건설지원비 70억원 등 12건에 대한 259억원을 증액 편성했다. 올해는 합리적인 교통수요 관리를 위해 도심지 내 승용차 통행량을 줄이는 정책에 대해 집행부와 긴밀히 협의해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택시요금체계 개선사업과 콜서비스 기반조성 및 이용확대, 택시업체의 서비스 평가사업 등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적극 앞장설 방침이다. 이대일 위원장은 “소속 의원들이 지역구 활동을 통해 시민의 의견을 직접 파악하고, 각종 민원, 진정, 청원사항 등을 철저히 분석해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세상에 이런일이]돌려줘 8년 세월

    아들이 바람난 사실을 감춘 시어머니도 며느리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춘천지법 가사단독 최성배 판사는 16일 A모(38·여)씨가 남편 김모(41)씨와 시어머니(62)를 상대로 낸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남편은 3000만원, 시어머니는 1000만원의 위자료를 각각 지급하라.”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1989년 결혼해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시부모를 모시고 살던 김씨 부부가 떨어져 살게 된 것은 96년. 갑작스레 집을 나간 남편 김씨는 1∼2년에 한번씩 “돈 많이 벌어 들어갈 테니 열심히 살라.”는 전화만 할 뿐 이후 한번도 집을 찾지 않았다. 며느리는 낮엔 화장품 영업사원으로, 밤엔 식당 주방보조로 일하며 시부모를 모시고 살아왔다. 이렇게 인고의 시간을 보내기 8년. 그때마다 시어머니는 “조금만 더 참으면 돌아올 거다.”라는 등의 말로 며느리를 위로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해 3월 ‘남편이 다른 여자와 동거해 살고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미 1999년 아들의 가출이유를 알았던 시어머니가 자신을 감쪽같이 속여 왔다는 점이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아들의 동거 사실을 알면서도 아들을 설득하거나 며느리에게 이 사실을 알려 새로운 선택을 할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시어머니의 잘못”이라면서 “아들의 동거사실을 철저히 숨긴 채 혼인을 지속토록한 시어머니에게도 혼인파탄의 책임이 있다.”라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 @seoul.co.kr
  • 매운맛 열풍… 전국이 ‘얼얼’

    매운맛 열풍… 전국이 ‘얼얼’

    ‘전국이 불바다?’ 매운맛 열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혀가 얼얼한 불닭을 시작으로 불삼겹, 불오징어, 불오뎅, 불냉면 등 음식메뉴에 온통 ‘불’자를 앞세우고 있다. 맵다는 뜻의 ‘불’자만 붙으면 아무 음식이나 잘 팔리니 너도나도 ‘불’자를 넣어 메뉴를 만들어 내고 있다. ●불닭요리가 매운 맛 주도 ‘불닭’으로 불리는 불닭요리는 지난해부터 맹위를 떨쳐 불황속 ‘대박음식’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불닭체인점인 ‘홍초불닭’,‘신촌불닭’,‘원조불닭’ 등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3∼4개에 머물던 체인점 수가 불과 2년여 만에 40여개로 늘어났다. 붉은 고추를 상징하는 붉을 ‘홍(紅)’과 매울 ‘신(辛’),‘불’자로 구성된 이들 체인점의 명칭은 맛만큼이나 자극적이다. 홍초와 신촌·원조불닭은 그나마 나은 편.‘열불닭’이라고 이름을 붙인 체인점이 있는가 하면,‘불타는 삼국지’도 있다. 화자가 들어가는 ‘화개장터’, 홍콩영화제목을 본딴 ‘닭불지존’, 불닭을 한자어로 그럴 듯하게 표기한 ‘화라계(活火鷄)’도 있다. 여기다 ‘앞차기불닭’과 ‘꼬장불닭’까지 점입가경이다. 한 업소 종업원은 “일부 매운맛 초심자들은 불닭을 시켜놓고 매운맛에 화들짝 놀라 젓가락을 집어던지며 화를 내기도 한다.”면서 “그러나 이런 손님들이 몇번 더 먹어보고 오히려 단골이 된다.”고 말했다. ●매운맛 열풍 모든 음식으로 불닭전문점들은 고추장소스를 이용해 불닭발과 불쭈꾸미, 불오징어를 만들어 메뉴를 다양화시키고 있다. 삼겹살집들은 고추장소스에 숙성시킨 ‘불삼겹’이란 메뉴를 내놓았다. 매운 양념에 돼지삼겹살과 오징어를 함께 재운 ‘오삼불고기’도 나왔다. 오뎅전문점들은 ‘불오뎅’을, 떡볶이집들은 ‘불떡볶이’를 만들어 승부를 걸고 있다. 냉면도 ‘불냉면’이 탄생, 매운맛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족발집도 매운소스에 족발을 삶거나, 기존 족발을 매운소스에 곁들여 먹는 ‘불족발’을 선보였다. 라면은 ‘빨개떡라면’으로, 닭날개요리인 버팔로윙은 ‘불날개’로 창씨개명(?)했다. 빨간 양념으로 구워낸 ‘불꽃게구이’는 신촌일대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소시지는 ‘불소시지’로 이름을 바꾸고 매운맛과 동거에 들어갔다. 매운맛이 유행하면서 불닭 고추장소스를 직접 만드는 비법을 알려주는 요리학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스샘플만 가지고 가면 똑같은 소스제조기법을 알려주는 곳도 있다. 매운맛 열풍에 고추만 살맛났다. 국내 고추 소비량은 한해 18만t가량. 인스턴트 음식과 식생활 변화로 1인당 소비가 줄어 한동안 걱정거리였지만 이제는 오히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운맛 열풍놓고 해석 제각각 농협중앙회 식품연구소 최경근(43)팀장은 “속이 상하면 독한 소주를 삼키듯 불황속에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매운맛 열풍을 반영하듯 고추장 소비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휘(45) 중앙대학교 심리학과교수는 “매운맛도 음식의 다양화에 포함시킨다면 불황보다는 호황에 걸맞는다고 본다.”며 “그렇다면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식생활수준은 과거에 비해 나아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운맛에 항암작용이 있다는 연구보고 때문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대와 영남대 등 일부대학 교수들은 고추의 매운 성분인 캡사이신이 암발생을 억제한다는 논문을 줄줄이 발표했다. 이는 자극적인 음식이 위점막을 손상시켜 결과적으로 위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일반적 통설을 뒤집은 것이다. 특히 캡사이신이 많이 들어 있는 고추는 체내의 불필요한 지방을 분해시키는 데 작용한다고 해 매운 음식이 다이어트식품으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 고추 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책꽂이]

    ●앙코르와트·월남가다 상, 하(도올 김용옥 지음, 통나무 펴냄) 지난해 여름 7박8일간 크메르제국 유적지와 호찌민의 베트남을 돌아보고 쓴 여행기. 아시아적 가치의 재발견이란 관점에서 접근, 문화유적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각권 9800원. ●모형속을 걷다(이일훈 지음, 솔 펴냄) 건축가 이일훈씨의 건축과 삶 이야기.‘불편하게 살자, 밖에서 살자, 늘려 살자’란 ‘채 나눔’의 건축설계 방법론을 통해 현대의 주거방식과 삶의 방식을 담담히 풀어냈다.9500원. ●춘추공양전, 춘추곡량전(남기현 해역, 자유문고 펴냄) 춘추좌전과 함께 춘추삼전(春秋三傳)으로 불리는 두 책이다. 춘추는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 사서(史書)이며, 춘추삼전은 춘추를 풀이한 해석서로, 해석자 이름에 따라 춘추좌전, 춘추공양전, 춘추곡량전이 됐다. 각권 2만원. ●쥐들(로버트 설리번 지음, 문은실 옮김, 생각의 나무 펴냄) 뉴욕 골목골목 읍습한 곳에서 인간과 함께 동거하는 쥐들의 생태를 추적한 책. 인간이 버린 쓰레기를 양식삼아 살아가는 쥐들의 모습과 인간과의 관계를 흥미롭게 펼쳐나간다.1만 5000원. ●거짓말쟁이, 연인, 그리고 영웅(스티븐 쿼츠·티렌스 세지노브스키 지음, 최장욱 옮김, 소소 펴냄) 인간의 모든 행동과 여러 능력들을 생물학과 문화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보는 ‘문화생물학’을 집대성한 책. 일상에서 접하는 사건들을 실마리로 삼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2만 8000원. ●피델 카스트로(알브레흐트 하게만 지음, 박상화 옮김, 지식경영사 펴냄) 현존하는 국가 지도자중 최장 집권기록을 세우고 있는 쿠바평의회 의장의 일대기.30대에 혁명에 나서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군복과 군화를 벗지 않는 그의 생애를 밀도있게 담았다.1만 2000원.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고바야시 요리코·구치키 유리코 지음, 최재혁 옮김, 돌베개 펴냄) ‘진주 귀고리 소녀’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삶과 예술을 담았다.32점의 작품이 화가의 삶과 격동하는 네덜란드의 시대상황과 맞물려 입체적으로 묘사돼 있다.1만 3000원. ●중국통(황의봉 지음, 미래의창 펴냄)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을 지낸 저자(현 동아일보 출판국 부국장)가 김준엽 사회과학원 이사장, 정종욱 아주대 교수 등 10개 분야별 국내 최고 중국통과의 심층대담을 통해 중국이란 거대한 실체를 들여다본다.1만 3000원.
  • 이성아 첫 소설집 ‘절정’

    이혼율 55% 시대. 현실에 눈밝은 이 땅의 작가라면 결혼제도의 모순은 어떤 시각으로든 한번쯤 깊이 고민했을 법한 글감이다.1998년 ‘작가’지에 단편 ‘미오의 나라’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성아(45)는 그런 점에서 볼 때 누구보다 시대의 현실에 민감한 작가다. 첫 단편을 발표하고 6년의 침묵을 거친 그가 창작집 ‘절정’(이룸 펴냄)을 내놓았다. 사회적 존재로서 여성의 좌표와 결혼제도를 탐색하는 펜끝이 더없이 날렵하다. 모두 9편의 단편으로 엮인 책은 여자들의 이야기로 넘쳐난다. 그 이야기들은 언제나 사회적 문제로 치환돼 소설 이상의 의미를 남긴다. 결혼제도의 모순을 고민한 많은 소설들이 가정의 울타리 언저리에서 얘기를 접었다 폈다 한 것과는 사뭇 다르다. 번번이 결혼을 사회적 문제와 병치시키기 때문이다. 80년대 운동권의 기억이 여전히 소설의 주요소재가 되는 대목은 특히 흥미롭다. 여자는 대학시절 운동권에서 만난 남자를 잊지 못하다 결국 남편의 외도를 계기로 이혼하고(‘삿포로 공산당’), 머리깎고 절로 들어간 여자에게도 운동권에 함께 몸담았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상처가 있다(‘눈꽃’). 일상과 내면으로 침잠하는 여성적 글쓰기 경향과는 저만치 거리가 있다. 화석화된 결혼제도에 대한 의문을 푸는 사이사이로 한국(인)과 일본(인)의 관계가 의미심장한 소재로 끼어들기도 한다. 한국인 여자와 일본 남자 기자와의 모호한 만남을 그린 ‘가릉빈가 우는 저녁’, 정부나 법률의 개입이 싫어 남자와의 동거를 택한 일본인 여자가 나오는 ‘미오의 나라’ 등에서다. 다분히 직설화법의 페미니즘 소설로도 읽힐 만하다. 소설가 송기원은 “작가가 필생으로 추구하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여성적 조건으로부터의 자유인지도 모른다.”고 이성아의 작품세계를 평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말아톤 장르/예매율 드라마/25.36%(전체) 감독/배우는 정윤철/조승우·김미숙 어떤 줄거리 마라톤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는 자폐아 초원의 이야기 이래서 좋아 감동과 웃음이 교차하는 순수 무공해영화 이래서 별로 … 홈피 반응은 “조승우의 백만불짜리 연기” ●에비에이터(18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27.07%(15세) 감독/배우는 마틴 스코시즈/디캐프리오·케이트 베킨세일 어떤 줄거리 비행기, 영화, 여배우를 사랑했던 백만장자 하워드 휴즈의 일대기 이래서 좋아 레오나르도의 눈부신 연기 이래서 별로 3시간의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 ●제니, 주노(18일 개봉) 장르/예매율 코미디/1.62%(15세) 감독/배우는 김호준/김혜성·박민지 어떤 줄거리 15세 최연소 엄마·아빠의 아기 지키기 이래서 좋아 어른들의 맘을 울리는 순수한 아이들의 힘 이래서 별로 현실은 증발하고 예쁘게 포장한 팬터지만 남은… 홈피 반응은 “15세 미만이 보면 부러워할 만한 영화” ●그때 그사람들 장르/예매율 드라마/2.77%(15세) 감독/배우는 임상수/백윤식·한석규·김윤아 어떤 줄거리 1979년 10월 26일, 그 때 그 날 무슨 일이? 이래서 좋아 권력층을 조롱하고 비꼬는 독특한 시선 이래서 별로 ‘죽음과 유머’의 동거가 불편할 수도 홈피 반응은 “사람에 따라 평이 달라지는 영화” ●레드 아이(18일 개봉) 장르/예매율 공포/2.82%(12세) 감독/배우는 김영빈/장신영·송일국 어떤 줄거리 여수행 마지막 열차 안,15년전 사고 열차의 풍경이 겹치는데… 이래서 좋아 수채화 같은 느낌의 공포를 슬픔으로 승화 이래서 별로 후반부로 갈수록 허술한 내러티브 홈피 반응은 “공포보다 감동에 비중이…” ●파송송 계란탁(18일 개봉) 장르/예매율 드라마/12.38%(15세) 감독/배우는 오상훈/임창정·이인성 어떤 줄거리 철없는 아빠와 조숙한 아들이 펼치는 로드무비 이래서 좋아 임창정표 휴먼 코믹드라마의 힘 이래서 별로 익숙한 주제와 뻔한 스토리 홈피 반응은 … ●콘스탄틴 장르/예매율 액션·판타지/15.66%(15세) 감독/배우는 프랜시스 로렌스/키아누 리브스·레일첼 와이즈 어떤 줄거리 ‘매트릭스’의 네오, 지상의 악마를 물리치는 퇴마사로 돌아오다. 이래서 좋아 현란한 특수효과와 사운드 이래서 별로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와 캐릭터 홈피 반응은 “그냥 눈으로 즐기기에 딱 좋네∼” ●공공의적2 장르/예매율 드라마/9.88%(15세) 감독/배우는 강우석/설경구·정준호 어떤 줄거리 온갖 비리 저지르는 사학재단 이사장 잡는 검사 이래서 좋아 ‘공공의 적’다운 ‘나쁜 놈’ 등장 이래서 별로 ‘말’이 너무 많아 늘어지는 러닝타임 홈피 반응은 “중반까지는 정말 좋았는데…”
  • 부활하는 기업 단독대표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영위하는 사업이 다양해지면서 공동대표이사 체제가 각광받고 있지만 역으로 공동대표에서 단독대표로 전환한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대표이사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동반 책임 부담을 덜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지배주주가 확실해지면서 ‘어정쩡한’ 동거를 청산한 케이스도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인 합작기업인 LG필립스LCD(LPL)는 오는 3월23일 정기주총에서 현행 공동대표이사 체제에서 공동대표 또는 단독대표를 둘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키로 했다. 1999년 LG전자와 네덜란드 필립스사의 합작으로 출범한 LPL은 50대 50의 지분과 함께 CEO,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공동대표이사로 두기로 합의, 지금까지 구본준 부회장과 론 위라하디락사 사장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해 왔다. 애초 두 회사는 CEO와 CFO를 번갈아가며 맡기로 했지만 필립스측이 계속 LG가 CEO를 맡아주기를 원해 구 부회장이 CEO를 연임하고 있다. 그동안 별탈 없이 유지돼 온 공동대표체제는 지난해 7월 회사의 한·미동시 상장을 계기로 전환을 맞게 됐다. 미국 증권당국의 불공정공시 등에 관한 처벌이 워낙 엄격해 자칫 작은 실수로 대표이사 2명이 동시에 처벌받을 수 있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일각에서는 LPL의 투자규모가 수십조원대로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LG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현실과 연결시키는 시각도 있다. LPL 관계자는 “당장 단독대표체제로 바꾸는 것은 아니며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2명의 대표가 동시에 물러날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을 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1,2대 주주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우리홈쇼핑은 경방이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2대주주였던 아이비전을 대표했던 이통형 부사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회사측은 정대종 대표가 경영을 전담하면서 경영권이 안정돼 홈쇼핑을 그룹의 미래 주력사업으로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방송재허가 심사과정에서 ‘위기’를 맞았던 SBS도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명분으로 윤세영 회장·송도균 사장·안국정 부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윤 회장과 송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안국정 사장 단독대표체제로 전환했다. SBS의 모기업인 태영은 공동대표였던 변탁 부회장이 MBC측에 향응과 명품가방을 전달한 사건과 관련해 대표이사를 사임함에 따라 박종용 사장이 단독으로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됐다. 삼성캐피털을 합병하면서 유석렬·박근희 공동대표 체제가 됐던 삼성카드도 최근 박 사장이 삼성전자 중국본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유 사장 단독체제로 바뀌었다. 반면 대표급 인사의 외부수혈이나 합작, 사업다각화 등의 이유로 공동대표체제로 전환하는 기업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세아홀딩스는 15일 투자 및 자회사 관리를 담당할 이순형 신임대표를 선임하면서 공동대표로 전환했고 보령제약은 영업·마케팅을 전담할 김광호씨를 신임대표로 영입, 김상린·김광호 쌍두마차로 개편했다. 비트컴퓨터도 지난달 조현정·전진옥 공동대표 체제로 새출발했고 지상파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예비사업자 컨소시엄인 K-DMB도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대표이사로 영입하면서 박경수·조순용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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