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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주의 책갈피] 진보는 현대인을 야만으로 몰았다

    20세기는 따로 떼어내서 살펴볼 의미가 분명히 있는 기간이다. 최근의 100년간이라는 이유만이 아니다. 이 100년의 기간은 그 이전의 어느 100년보다도 지구와 인류에게 더 많은 변화를 가져온 기간이다.100년 동안 세계 인구가 네 배로 늘어났다. 무슨 더 할 말이 있겠는가. 그리고 20세기는 ‘세계사’라는 말이 확고한 의미를 가지게 된 기간이다. 이처럼 특별한 의미를 가진 20세기였기에 세기가 끝나기도 전부터 20세기를 개관하는 역사서술의 노력이 중요한 결실을 보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에릭 홉스봄의 ‘극단의 시대’(2책, 까치)였고, 또 하나 그 뒤를 따른 것이 이 책이다. 홉스봄보다 2년 늦게(1998) 이 책을 내면서 저자는 홉스봄의 서술이 유럽 중심으로 편향되었다고 지적하며 자신은 “지구 경제적 관점”을 취한다고 주장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이매뉴얼 월러스틴의 ‘세계체제론’에 입각해서 세계를 바라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책 사이의 근본적 차이는 관점의 차이보다 성격의 차이에 있다. 홉스봄 책의 무거운 철학적 깊이는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파고들어간 것이다. 반면 이 책은 철저하게 독자를 위해 쓴 것이다.‘진보와 야만’ 사이의 투쟁을 주요 주제로 한다고 서문에서 밝힌 데서부터 대중성을 추구하는 이 책의 가벼움이 드러난다. 실제 이 책 안에서 진보와 야만은 투쟁이 아니라 동거의 관계다. 진보의 관념이 현대인을 야만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야만’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한 가지는 ‘문명’과 대비하여 인간사회의 발전단계를 묘사하는 것이고, 또 한 가지는 특정한 행동을 사회적으로 지탄하는 말이다. 전자가 학술적 용법이라면, 후자는 정치적 용법이다. 학술적 의미에서 ‘야만’은 상대적인 것이다. 죄수의 얼굴에 먹물을 넣는 것이 근대적 행형제도보다는 야만스러운 것일지 몰라도 마구 죽이거나 노예로 삼는 것보다는 문명된 일이었다. 그런데 폰팅이 말하는 ‘야만’에는 이런 상대성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 인구의 20%가 부의 80%를 장악한 사실을 놓고 이 불평등이 “20세기의 가장 큰 야만성”이라는 것이 그렇다. 불평등이 완화되기를 바라는 저자의 정치적 희망을 토로하는 것이지, 학술적 의미가 없는 말이다. 불평등은 인류 문명의 기본속성이며 추동력이었다. 스완시대학 정치학 교수인 폰팅의 경력 중에 특이한 것이 하나 있다.1985년 영국 국방부 차관보로 근무하다가 공익을 위한 비밀폭로로 기소당한 일이다. 이 경력이 보여주는 정의감이 이 책에도 깔려 있다. 요컨대 세상이 잘못된 것을 개탄하며 그 문제점을 고발하려는 의지에 이 책을 쓴 동기가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균형감각에서는 비관적인 쪽으로 치우친 감이 있다. 이 불균형만 감안한다면 아주 효과적인 서술이다. 생산, 환경, 민족, 전쟁, 독재, 차별 등 20세기의 중요한 주제 20가지를 각각 개관하여 20세기의 전체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적절한 통계자료도 놀랄 만큼 넓은 범위에서 잘 갖춰져 있다. 각각의 주제에 관한 참고자료로 비치해둘 가치가 있다. 실용적 기준에서 높이 평가할 책이다. 그리고 같은 저자의 ‘녹색세계사´(그물코)를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같은 관점을 더 확장하고, 심화한 것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김기협 문학박사·전 계명대 교수
  • [길섶에서] 타인의 삶/황성기 논설위원

    살면서 얼마나 많은 타인을 만날까. 수천? 수만? 스쳐 지나간 사람까지 친다면 수십만, 수백만에 이를까. 숫자를 헤아리기 힘든 게 타인과의 조우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타인이라고 한다면 가족은 가장 가까운 타인일 터. 그러나 자식이나 부모조차 제대로 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타인의 삶’은 도청을 통해 타인을 엿보는 동독 비밀경찰을 다룬 작품이다. 미모의 여배우와 동거하는 극작가의 체포 단서를 잡기 위해 24시간 감시하는 주인공. 도청이 거듭될수록 냉혹함을 버리고 여배우한테 사랑의 감정을 느껴 인간애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렸다. 타인의 삶을 몰래 들여다보면서 자신을 바꿔가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극작가의 반체제 행위를 눈감아준 조직배신의 대가로 비밀경찰의 옷을 벗고 우편검열자로 전락하지만 말이다. 수많은 타인들과 얽혀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 내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타인의 삶이 새삼 소중하게 느껴진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스프린터 톰슨과 재혼

    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 육상 단거리 3관왕 매리언 존스(31·미국)가 카리브해 바베이도스에 올림픽 육상 첫 메달을 안긴 동료 스프린터 오바델레 톰슨(30)과 재혼했다고 AP통신이 8일 전했다. 톰슨의 삼촌이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윌슨스밀스에서 목사로 활동하고 있는 바이버트 타이렐은 지난달 24일 양가 가족만 모인 가운데 두 사람이 “평범하고도 소박하며 가족적인 예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시드니 3관왕을 비롯, 올림픽 육상에서만 5개의 메달을 목에 건 최초의 여자선수인 존스는 투포환 선수 CJ 헌터와의 초혼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 결혼이며, 한 때 육상 100m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팀 몽고메리와 동거하면서 3살 난 아들을 두고 있기도 하다. 톰슨은 시드니올림픽 남자 100m에서 동메달을 조국에 선사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불륜의 대가/육철수 논설위원

    철학가 소크라테스는 외도를 하다가 아내(크산티페)에게 들키는 바람에 평생을 쥐여살았다고 한다. 허구한 날 크산티페의 잔소리에 시달리던 그는 지성미 넘치는 옛 애인 소라레테에게 마음이 이끌려 남몰래 자주 만났다. 그런데 어느날 한적한 산기슭에서 그만 선을 넘고 말았다. 그날 밤 집으로 돌아와 잠옷을 갈아 입는데, 성기에 마른 나뭇잎이 붙어 있는 게 아닌가.‘아이쿠나!’ 싶었지만 때는 늦었다. 그의 행동거지를 유심히 살피던 크산티페가 그걸 본 것이다. 아내는 노발대발하면서 그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결국 그 놈의 야속한 물증, 나뭇잎 한 닢 때문에 소라레테와의 육체적·정신적 관계를 실토했으며 죽을 때까지 불륜의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고 한다. 성인(聖人) 반열의 소크라테스조차 자유롭지 못했던 불륜이고 보면, 장삼이사 갑남을녀야 일상의 고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인지 일부일처제의 정신과 도덕에 위배되는 불륜은 세월이 흘러도 달라진 건 없다. 인간사회가 지속되는 한, 이성(異性)을 향한 본능을 도덕과 윤리, 법과 관습으로 막는다고 막아지는 일은 아닌 듯하다. 행동규제를 일탈하는 불륜에는 으레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본인이 윤리적·법적 대가를 치러야 함은 논외로 쳐도 불륜 상대에게 물질적 대가도 흡족하게 줘야 한다. 연령·정력 불균형의 혼외남녀가 몰래 만나려면 돈많은 자가 상대에게 뭉칫돈이나 아파트쯤은 사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아버지(사망)가 불륜의 대가로 내연녀에게 사준 아파트를 상속권자인 아들이 돌려달라고 했다가 망신을 당한 판결이 나와 화제다. 아버지는 아파트를 주면서 못내 아까웠던지, 아들 이름으로 근저당을 설정해 놓았다고 한다. 그러나 법원은 “(아버지가)불륜관계를 지속하는 대가로 사준 아파트”라며 “불법의 원인에 의한 증여는 돌려 받을 수 없고 근저당권도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불법 증여이긴 하나, 아파트를 ‘꽃값’으로 준 것이니 넘보지 말라는 얘기다. 재산을 주체 못해서 바람을 피우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불륜을 실컷 즐기는 대가로 준 아파트에 ‘딱지’를 붙여놓아 자식까지 창피 주고 떠난 그 아버지의 심술이 참 고약하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자진신고땐 방문취업 비자 발급

    방문동거(F-1-4)비자나 비전문취업(E-9)비자를 갖고 불법체류 중인 동포 가운데 일정 요건을 갖춘 동포가 방문취업제 혜택을 받게 됐다. 법무부는 합법적으로 입국했다가 허용업종이 아닌 업종에 취업했거나 체류기간 연장을 하지 않아 불법체류자가 된 동포들을 선별적으로 구제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국내에 체류한 지 3년이 안된 동포들 가운데, 불법체류 기간이 1년 미만이면서 자진신고한 동포와 불법체류 기간이 3개월 미만이면서 단속에 적발된 동포가 구제 대상이다.이들은 범칙금을 내고 방문취업(H-2)비자를 발급받게 된다. 법무부는 혜택을 받게 될 동포가 45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구제 대상이 되는 불법체류 동포들은 즉시 법무부에 신고해 새 비자를 받아야 한다. 한편 방문취업제 시행 첫날인 이날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자격을 신청하거나 문의하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 양천구 신정6동 출입국관리사무소에는 중국동포를 비롯한 해외 동포들이 업무 시작 전부터 몰려 들었다. 오후 3시 현재 준비한 대기번호표 3000장이 모두 뿌려지고도 많은 사람들이 번호표를 받지 못해 발길을 돌릴 만큼 인산인해를 이뤘다. ‘불법 체류자’로 전락할 위기에서 안정적인 신분과 취업의 자유를 얻게 된 동포들은 제도 시행을 반겼다. 중국 지린(吉林)성에 살다가 1년전에 F-1-4비자로 들어온 박윤오(47)씨는 “한국말이 서툴러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는데 시간적 여유가 생긴 만큼 더 노력해 직장도 구하고 돈도 벌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역시 지린성 출신인 김성근(52)씨는 “재입국이 가능할지 몰라 춘절에도 중국에 가지 못했다.”면서 “이제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포들 중에는 방문취업제의 조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해당 여부를 전혀 모르는 이들이 많았다. 옌볜(延邊)출신인 김수남(58)씨는 상담을 받으려고 왔다가 발길을 돌렸다.1년이 넘게 불법체류를 한 김씨는 “한국에 다시 들어오려면 중국으로 돌아간 뒤 H-2비자를 새로 받아야 한다. 대사관 사정에 따라 4개월이 넘게 걸릴 수도 있다는데, 한국에서 다진 기반을 모두 날릴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동포들에 대한 차가운 시선과 체류자 관리 및 지원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경화(45·여)씨는 “직업소개소를 통해 직장을 구하다 보니 걸핏하면 사기를 당하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친절하게 해외 동포들을 맞아 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사무소 측은 이날 몰려든 인파 가운데 체류기간이 2개월 이상 남아 있어 변경 신청 대상자가 아닌 사람도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지하 1층에서 설명회를 열어 신청 접수 방법과 대상자를 일러 줬다.임일영 홍희경 류지영기자 argus@seoul.co.kr
  • 佛대선 D-50… 판세 ‘안개속’

    佛대선 D-50… 판세 ‘안개속’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대선이 50일 남았다.‘정치는 생물체’라는 말처럼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한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중도우파인 집권 대중운동연합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가 한때 10%대 안팎으로 사회당 세골렌 루아얄 후보를 따돌리는가 싶더니 어느새 오차범위 내로 추격당했다. 또 중도파 프랑스민주동맹의 프랑수아 바이루 후보는 19%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지지율 부침에 따라 후보들도 전략 수정에 부심한다. ●누구도 장담 못해? 불과 20여일 전만 해도 사르코지가 승기를 잡는 듯했다. 연말까지 사르코지와 박빙의 지지율을 보였던 루아얄 후보는 잇따른 실언으로 처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루아얄이 회심의 ‘대선 100대 공약’을 발표한 뒤에도 9∼10%로 더 벌어졌다.‘이대로 가는 게 아닌가.’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달 19일 TV 질의·응답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루아얄의 반격이 시작됐다. 이틀 뒤 여론조사에서 1%포인트 차이로 역전했다. 언론은 “최저임금 인상, 연금 개혁, 보건 정책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서 잘 대응했다.”고 호평했다. 그 사이 큰 변수가 생겼다. 중도파인 바이루 후보의 돌풍이 거세게 몰아쳤다.2002년 대선 1차투표에서 6.84%의 득표율로 4위를 차지한 바이루는 애초 군소 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제3의 길’을 내세워 차분하게 중도우파와 사회당에 실증난 유권자를 파고든 전략이 주효하면서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했다. 급기야 지난달 27일 조사에서는 19%의 지지율로 루아얄을 6.5%포인트 차이로 바짝 추격했다. 만약 바이루가 다음달 22일 치를 1차 투표만 통과하면 ‘엘리제궁 입성’이 가시권에 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력 후보인 사르코지나 루아얄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할 경우 그 지지층이 바이루 후보에게 몰리면서 본선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그가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경우 사르코지나 루아얄을 모두 따돌리고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1일 발표된 BVA 여론조사에서는 사르코지와 루아얄에 각각 8%,10%포인트 차이로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부족한 2% 이렇게…” 선거 국면이 이렇게 요동치다 보니 후보 진영도 대선전략을 수정하는 등 승기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르코지는 ‘연성화 전략’을 선택했다. 강경한 개혁 이미지가 감점 요인이라고 판단한 듯 “나는 변했다.”라는 말도 공개석상에서 할 정도다. 실제 지난달 28일 외교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긴밀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되 복종과 우정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나친 친미 성향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20일 스트라스부르 연설에서는 “당선되면 유로존에서의 금융자본의 도덕성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신자유주의를 맹종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루아얄측은 ‘캠프 강화, 중도파 공격’으로 내공을 다지고 있다. 사회당 경선에서 패배, 불편한 관계였던 로랑 파비위스 전 총리와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재무장관 등 당내 계파 보스에게 ‘SOS’를 보내 캠프에 합류시켰다. 출마를 선언했다가 불출마로 돌아선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도 합류하면서 무게가 실렸다. 동시에 바이루 돌풍 잠재우기도 병행하고 있다. 루아얄의 동거 파트너인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는 1일 “이번 대선이 1969년처럼 우파와 우파의 대결이 돼서는 안 된다.”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뒤 “루아얄이 본선투표에 오르도록 좌파 지지층이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바이루 후보는 사회당 지지표 ‘이삭줍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25년 동안 좌우파 내전에 실증난 프랑스인은 이제 진실에 목말라 있다.”고 주장하면서 좌우 성향의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최근에는 세골렌의 ‘소프 사회주의’(일일 연속극처럼 가벼운 사회주의)에 실망한 사회당 지지층을 겨냥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또 “대통령에 당선되면 사회당 총리를 임명하겠다.”고 제안했다.UDF당수 시절 이례적으로 정부의 정책에 각을 많이 세운 것도 사회당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vielee@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통합논술교실 지상중계] (8) 주제별 강의 및 첨삭 Ⅳ

    다음 세 제시문을 읽고 각 제시문에 나타난 특징적인 ‘자아’의 모습을 서술하고,(나)의 관점에서 (다)의 관점을,(다)의 관점에서 (나)의 관점을 비판하는 논의를 전개하라. <2007 서강대 수시 1차 논술문제, 공통문항3:40%,1200∼1400자> <가> 원시인에게는 낯익은 것과 낯선 것,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 삶과 죽음, 혼령과 신체 등을 엄격히 분리하는 도식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영혼이나 몸이나 모두 분명한 경계선을 가진 어떤 특정한 영역으로 보이지 않았다. 원시인은 자기 자신과 자기 주변에서 낯선 다른 힘의 세계를 경험했다. 괴상하게 생긴 바위나 사람의 발길이 닿아본 적이 없는 대초원의 삭막함 등 예외적이고 놀라운 것은 모두 그와 같은 힘의 현존을 뜻할 수 있었다. 영혼 자체도 그런 힘으로 경험되었다. 호흡도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신비스러운 힘의 존재를 보게 한다. 상처받은 몸에서 나오는 검붉은 피, 머리카락, 아무런 표정이 없는 가면의 신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뻣뻣한 시체 등을 모두 낯선 힘의 현존으로 여겼다.(…중략…) ☞서울시교육청 논술강의 녹취록(8회) 바로가기 원시사회 속에서 인간은 자기 홀로 있는 것만으로는 아직 ‘완성된 존재’가 아니었다. 인간은 그가 살고 있는 사회 구조와 뗄 수 없고, 비로소 그 안에서 자기 자신이 된다. 만일 사회의 구성원 중 한 사람이 죽을 때, 애곡하는 것은 그의 죽음을 슬퍼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죽음으로 사회 구조가 혼란을 받게 된 것을 슬퍼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사실 ‘나’라는 말은 어떤 관계(가령 가족 관계)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단지 ‘나―아버지’,‘나―삼촌’ 등의 형식으로만 나타난다. 개인은 친족 관계와 집단 관계에서 비로소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므로 한 인격은 여기저기 확산되고, 보다 넓은 관계의 장에서 그가 담당해야 하는 역할과 떨어질 수 없다. 이 관계가 없이, 곧 개인으로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의 행동거지는 사회적·신화적 공간 안에서 결정된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내부 세계와 외부 세계, 몸과 영혼을 그렇게 엄격하게 구별해 놓을 수 없다. (반 퍼슨,‘몸·영혼·정신’) <나> 나는 오직 진리 탐구에 전념하려고 하므로, 조금이라도 의심할 수 있는 것은 모두 전적으로 거짓된 것으로 던져 버리고, 이렇게 한 후에도 전혀 의심할 수 없는 것이 내 신념 속에 남아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우리 감각은 종종 우리를 기만하므로, 감각이 우리 마음속에 그리는 대로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가정했다. 그리고 아주 단순한 기하학적 문제에 있어서조차 추리를 잘못하여 오류 추리를 범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전에 증명으로 인정했던 모든 근거를 거짓된 것으로 던져 버렸다. 끝으로, 우리가 깨어 있을 때에 갖고 있는 모든 생각은 잠들어 있을 때에도 그대로 나타날 수 있고, 이때 참된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정신 속에 들어온 것 중에서 내 꿈의 환영보다 더 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동안에도,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반드시 어떤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이 진리는 아주 확고하고 확실한 것이고, 회의론자들이 제기하는 가당치 않은 억측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것임을 주목하고서, 이것을 내가 찾고 있던 철학의 제1원리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 다음에, 내가 무엇인지를 주의 깊게 고찰했으며, 이때 다음과 같은 것을 알게 되었다. 즉, 나는 신체를 갖고 있지 않으며, 세계도 없으며, 내가 있는 장소도 없다고 상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는 없고, 오히려 반대로 내가 다른 것의 진리성을 의심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주 명백하고 확실하게 귀결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그때까지 상상했던 나머지 다른 것들이 설령 참이라고 하더라도, 내가 단지 생각하는 것만 중단한다면, 내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믿게 할 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음을 알았다. 이로부터 나는 하나의 실체이고, 그 본질 혹은 본성은 오직 생각하는 것이며, 존재하기 위해 하등의 장소도 필요 없고, 어떠한 물질적 사물에도 의존하지 않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나, 즉 나를 나이게끔 해 주는 정신은 물체와는 전적으로 다른 것이며, 심지어 물체보다 더 쉽게 인식되고, 설령 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정신은 스스로 중단 없이 존재하는 것이다. (르네 데카르트,‘방법서설’) <다> 접속의 시대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몰고 온다. 바다의 신이자 변화무쌍한 모습을 가졌던 그리스 신화의 프로테우스처럼 새로운 ‘프로테우스’ 세대의 젊은이들은 전자 상거래와 사이버스페이스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에 아무런 거부감이 없으며 그 속에서 펼쳐지는 사교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들은 문화경제를 구성하는 수많은 시뮬레이션 세계에 척척 적응한다. 그들에게 익숙한 세계는 이념적 세계가 아니라 연극적 세계이다. 그들의 의식은 노동 정신보다는 유희 정신에 기울어 있다. 그들에게 접속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재산도 중요하지만 연결된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21세기의 인간은 관심을 공유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의 접속점이라는 의식으로 살아갈 것이고, 다윈이 말한 적자생존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세계에서 자율적으로 살아가는 주체라고 스스로를 생각할 것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개인적 자유의 의미는 소유권이라든지 남들의 간섭에서 벗어나는 능력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 대신 상호 관계의 그물에 포함될 수 있는 권리로서의 의미가 점점 부각될 것이다. 그들은 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첫 번째 세대이다. 인쇄기가 지난 수백 년 동안 인간의 의식을 바꾸어놓았던 것처럼 컴퓨터는 앞으로 두 세기 동안 인간의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심리학자와 사회학자들은 이른바 ‘닷컴’ 세대에 속하는 젊은이들의 정신 발달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에 벌써 주목하고 있다. 컴퓨터 화면 앞에서 자라면서 많은 시간을 채팅과 전자오락에 쏟아 붓는, 아직은 소수이지만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젊은이들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다중 인격자’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들의 의식은, 특정한 시간에 자신이 몸담았던 가상 세계나 네트워크와 어울리기 위해 이용했던 짧은 토막의 파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 닷컴 세대가 현실을 수시로 바꿀 수 있는 한낱 이야기들에 불과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한다. 주위 세계에 적응하고 주변 사람을 이해하려면 일관된 참조의 틀이 있어야 하는데 이 틀을 형성하는 데 필요한 끈끈한 인간관계의 경험과 참을성 있는 주의력이 이들에게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것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 접하는 현실 세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정신없이 바뀌는데, 이런 현실을 제대로 수용하려면 사람의 의식도 협소한 굴레에서 벗어나 좀더 발랄하고 유연하고 심지어는 찰나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제러미 리프킨,‘소유의 종말’) 논제는 세 가지다. 제시문을 이해하고, 하나의 제시문을 기반으로 다른 제시문을 비판하는 능력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나),(다)의 관점에서 서로를 비판하는 부분에서는 객관적 입장에서 치우치지 않게 논의를 전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럼 제시문을 분석해 보자.(가)를 보면 원시 사회에서 인간들은 자신들과 외부 세계를 분리된 것으로 파악하지 않았다.(나)는 데카르트가 유명한 명제,‘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데카르트는 ‘나’라는 실체는 오직 생각한다는 것 자체이며,‘나’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물질적 사물이나 장소도 필요 없다고 본다. 단지 생각만 할 수 있다면 ‘정신은 스스로 중단 없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태도는 ‘나’와 외부를 구분하는 태도이며,‘자아’의 절대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다)는 ‘접속의 시대’에 새로운 자아 정체성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다. 러프킨은 가상 공간의 세계에 적응하는 이들을 새로운 인간 유형이라고 표현한다. 논제는 자아에 대한 것이므로, 우선 서론에서는 자아 혹은 정체성에 대한 논의의 중요성과 의미 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역사적으로 자아에 대한 연구가 끊이지 않았음을 간단히 예를 들어 설명하는 방식도 좋고, 현대 소설의 주된 주제로서의 자아 정체성에 대한 논의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본론에서는 세 제시문에서 서술하는 자아의 특징을 요약 서술하면서 그것들을 어떤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지 언급하는 것이 좋다. 여러분들의 답안을 보니 제시문 파악이 안 된 경우도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문항의 요구에 따르지 않고 한 쪽에 치우치는 것이다. 많은 학생들이 내용 면에서 (다)의 입장에 치우쳐 있다. 왜 그럴까.(나)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대부분 러프킨의 자아에 친밀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다시 말해 데카르트의 자아는 이해가 잘 안 돼 별로 좋아하지 않게 되고 쉽게 비판하기도 어렵다. 반면 러프킨의 자아는 이해가 잘 되기 때문에 비판하기보다 오히려 옹호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답안을 작성하게 되는 이유는 1차적으로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배경 지식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서 여러분이 배워야 할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제시문 독해를 위한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깊은 사고의 과정을 거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폭 넓은 배경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사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정독하는 독서가 가장 좋지만 고3이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수능 언어 영역을 풀 때 나오는 비문학 지문을 정독해 봐라. 단순히 문제 푸는데 그치지 말고 비문학 지문을 읽을 때마다 이 지문이 논술 문제의 제시문이 될 수도 있다는 태도로 읽도록 해라. 그럼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광원 서울 정의여고 국어교사 정리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다음주에는 ‘수리논리적 사고 및 표현’ 강의가 이어집니다.
  • 伊 프로디 내각 총사퇴… 정국 혼미

    |파리 이종수특파원|로마노 프로디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중도좌파 연정 내각이 21일(현지시간) 전격 총사퇴했다. 프로디 총리는 이날 상원에 상정한 아프가니스탄 파병연장 동의안 등 외교정책이 부결되자 총사퇴안을 제출했고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투표 결과 과반수 160표에 2표 모자라는 158표를 얻는 데 그쳤는데, 이는 연정 내 4∼6표가 이탈했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야당인 중도우파 연합이 사퇴를 요구하자 프로디 총리는 정면돌파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로써 지난해 4월 총선 승리후 출범한 연정은 9개월만에 좌초됐다. 그의 사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기독교민주당, 이탈리아 공산당 등 연정에 참가한 9개 정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이 다양해 불협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정은 이날 부결된 아프간 파병 연장동의안을 비롯, 비첸차 미군기지 확장 동의안, 동거 커플 합법화 법안, 미국 CIA의 이집트 성직자 납치사건 처리 등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특히 지난 1일 비첸차 지역 미군기지 확장 동의안 표결에서는 연정의 녹색당, 재건공산당, 이탈리아공산당 등 좌파 상원의원 6명이 기권하기도 했다. 유럽 언론은 이탈리아 정국이 당분간 혼미를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포스트 프로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여러 정당 대표들과의 협의한 뒤 프로디 총리를 다시 지명할 가능성이다. 연정 참여 정당들은 총사퇴 발표 후 가진 첫 모임에서 프로디 총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로디 총리도 “연정 정당이 지지할 경우 총리직을 다시 맡을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가정에 힘을 실어준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야당 우파연합이 조기 총선을 추진해 내각이 새로 구성되는 경우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즉각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이탈리아가 그 동안 추진해온 개혁법안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승리해 두번째 총리로 취임한 프로디 총리는 지난해 12월16일 2007년도 예산안에 대한 상원 표결에서 자신의 신임과 연계하는 승부수를 던져 난국을 돌파하기도 했다.vielee@seoul.co.kr
  • ‘엄마 시신과 동거’ 송군 대학생 된다

    2003년 말 어머니 시신 곁을 떠나지 않고 6개월간 혼자 지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송모(19·당시 중학교 3년·2003년 12월6일 서울신문 보도)군이 다음달 대학생이 된다. 당시 경기도 이천의 주택가 한 셋방에서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송군은 당뇨 합병증으로 어머니가 숨지자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고 시신과 한집에 살다 뒤늦게 가정방문 교사에게 발견됐다. 이후 송군은 정신적 고통과 극도의 절망감 등으로 학교생활 등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주위의 도움으로 새 보금자리도 마련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해 여느 수험생처럼 대입을 준비했다. 송군이 새 삶에 적응하는 데는 아버지 역할을 자처한 예광교회 최성운(51) 목사와 당시 전도사로 최근까지 송군과 같은 아파트에서 살아온 손지웅(32) 목사 부부의 도움이 컸다. 특히 최 목사는 주말마다 송군을 불러 밥을 챙겨주고 하룻밤을 같이 보내는 등 자식 이상의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주변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송군은 학교 성적이 급상승해 재학중 학급에서 1,2등을 다퉜고 지난해 수시전형을 통해 한 4년제 대학 지방캠퍼스 사회과학부에 4년 장학생으로 당당히 합격했다.송군은 “사회복지학을 전공해 도와 주신 것을 어려운 아이들에게 돌려줄 생각”이라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하루 3시간 자며 ‘영화’ 배웠어요”

    “하루 3시간 자며 ‘영화’ 배웠어요”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갑니다. 감사합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부설 교육기관인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첫 외국인 졸업생인 재중동포 강춘(34)씨. 영화아카데미 아시아 장학프로그램의 첫 수혜자로 같은 재중동포 방예림(27)씨와 함께 지난해 영화연출 전공으로 영화아카데미에 입학했다.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는 졸업작품 ‘뽕짝’을 내놓으며 14일 영화아카데미 졸업장을 품에 안았다. 그는 “첫 수업부터 무척 당황했습니다.‘영화와 미술’이라는 과목이었는데 담당교수님이 사투리를 쓰시더라고요. 무슨 말인지 몰라 수업내용의 30%도 소화하지 못했습니다. 앞이 깜깜했죠.”라며 “교수님이 서울 말씨를 써도 50%밖에 이해할 수 없더라.”라며 힘들었던 1년을 되뇌었다. 그는 1년 내내 영화아카데미와 하숙집을 오가는 생활만을 했다며 웃었다.“주말에 늦잠은 꿈도 못 꿨어요. 서울 생활하면서 평균 3시간밖에 못 잤습니다. 영화아카데미와 하숙집을 오가는 것이 전부여서 지금도 서울 지리에는 어두워요. 그렇게 생활하니까 몸무게가 6㎏ 줄더라고요.”라며 “힘들었지만 영화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정성일 교수님 수업은 다시 한번 더 듣고 싶을 만큼 좋았다.”고 한다. 강씨의 1년간 고된 서울 생활은 졸업작품 ‘뽕짝’으로 결실을 이뤘다. 한국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중국 옌볜 사람들의 이야기로 어쩌면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동거를 선택하는 옌볜인들의 삶을 잔잔하게 그려냈다. “성적(性的)인 문제가 소재입니다. 그렇지만 윤리적인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어요. 이는 영화를 보고 관객이 평가할 몫으로 남겨뒀어요.”라고 자신의 영화에 대해 자신있게 말하는 그는 이젠 어엿한 ‘감독’이란 이름표를 달았다. 그는 옌볜으로 다시 돌아가 방송국 PD로 일하게 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르노삼성 영업이익·매출·판매대수 신기록”

    “RSM의 저력은 이제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르노삼성차(RSM)의 장 마리 위르티제(56) 사장은 15일 “품질로 보답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국내외에서 16만 408대를 팔았다. 매출로 따지면 2조 5800억원. 사상 최대다. 영업이익도 2000억원을 넘었다. 역시 사상 최대다. 판매대수·매출·영업이익 ‘트리플 신기록’이다. 올해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7.4% 더 늘어난 17만 2300대를 팔 계획이다. 올해 나올 신차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목표다. 위르티제 사장은 “오는 4월 H45가 일반인에게 공개되면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H45는 르노삼성차가 최초로 선보이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프로젝트 이름이다.4월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다. 출시는 연말로 예정돼 있다. 수출과 내수를 통해 연간 7만대를 판매하겠다는 게 위르티제 사장의 ‘야심’이다.2009년까지 신차 2종을 더 추가, 생산규모도 25만대로 늘릴 작정이다. 삼성과의 ‘동거’에 대해 물었다.“삼성카드가 여전히 르노삼성차의 대주주(19%)이고 브랜드 사용 계약기간도 많이 남아있는 만큼 양측(프랑스 르노그룹+삼성그룹)의 좋은 관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당분간 삼성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겠다는 얘기다. 유럽지역 인기모델인 ‘메간’ 등 르노차를 들여올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없다.”고 답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철도시설公 “부이사장 언제 뽑나”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부이사장 인선 지연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달 공모에 들어갔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후임자를 뽑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임기가 끝난 정수일 부이사장이 계속 출근해 공백을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재공모가 불가피하지만 인선 작업이 ‘올스톱’된 상태다. 공단 관계자는 13일 “일정이 잡힌 게 없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어색한 동거(?)는 다음달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1일로 임기가 끝난 감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최고위직 3명 가운데 2명이 이렇다 보니 공단 위상이 말이 아니라는 한탄이 나오고 있다. 난맥상은 공모 당시 예견됐다. 지난달 3일 부이사장과 건설·시설·기술본부장 등 상임이사 3명을 공모한 결과 내부 인사가 대거 지원했다. 자칫 ‘내부잔치’의 면죄부로 비쳐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임원선임위원회는 6명이 지원한 부이사장 후보로 내부 인사 2명을 선정해 상임이사 후보들과 함께 추천했다. 설왕설래 속에 지난 1일 상임이사는 임명됐다. 전원 내부 승진의 모양새다. 그러나 부이사장은 빠졌다.‘부적격’ 판정이 내려졌다는 후문이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금호타이어, 초고속 ‘X-스피드’ 판매

    금호타이어가 시속 360㎞까지 주행이 가능한 초고속 주행 전용 타이어 ‘ECSTA KU19 X-스피드’를 개발, 시판에 들어갔다.이같은 고속 주행이 가능한 타이어는 현재 독일 컨티넨탈사의 제품뿐이다. 경쟁사 제품보다 제동거리가 1m 이상 짧아졌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개당 200달러(약 19만원).
  • 노대통령 “정치엘리트들 대중에 고발할것”

    노무현 대통령은 9일 “앞으로 야당이 개헌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낮 개헌문제와 관련해 한국헌법학회와 한국공법학회, 한국정치학회 회장단 16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한나라당이 개헌해서 손해나는 것이 무엇인가. 한나라당이 말을 바꿨다고 비판할 사람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개헌 제안에 대해 정치엘리트 등에서 반대 동맹과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되어 있다.”면서 “지금 정치 엘리트를 일반 국민대중에게 고발하는 형태의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그렇게 호소해 나갈 작정”이라도 했다. 또 “지금 정치현실을 보면 다양한 의견도 있고 거기에 따른 치열한 경쟁도 있는데 다만 공론은 통용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진단했다. 노 대통령은 “책임지지 않는 권력이 다수를 형성하는 여소야대 정치구조는 적합하지 않다.”고 전제,“대통령제를 계속하려면 프랑스식 동거정부를 수용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당적 통제가 워낙 강해서 대통령과 야당의 대화와 타협이 어렵다.”며 “프랑스식 동거정부가 가능한 정치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특히 언론을 겨냥,“비정상적인 게임의 술수들을 끊임없이 보도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정치의 본질이 편을 갈라서 경쟁하고 싸우는 것, 말하자면 빗나간 권력투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쉽게 용납해서 거기(정치)에 간섭을 하지 않는 현상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개헌에 대한 보도 행태를 비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함혜리의 8년 체험 ‘프렌치 리포트’] (16) 국가 경쟁력 까먹는 관료집단

    [함혜리의 8년 체험 ‘프렌치 리포트’] (16) 국가 경쟁력 까먹는 관료집단

    프랑스는 200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2조 1250억달러로 미국·일본·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다. 핵무기도 보유하고 있고, 문화유산도 엄청나다. 국민들의 절반이 고등교육을 받을 정도로 교육수준도 높다.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2.5배나 되는 국토는 어디 한 곳 버릴 데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비옥하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국가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프랑스는 지난해 61개 국가 중 35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다섯 계단 하락한 것이다.1996년에 비해서는 열다섯 계단이나 떨어졌다. 프랑스의 국가경쟁력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에서 상당부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경쟁력 하락은 90년대 중반 대부분 유럽국가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였다. 지난 10년간 영국·스위스·덴마크·룩셈부르크·아일랜드 등은 개방화,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세계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경쟁력을 회복했지만 유독 프랑스만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IMD의 스테판 가렐리 교수는 프랑스의 국가경쟁력 하락에 대해 “국가 주도의 경제활동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개혁이나 변화가 제때에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국가의 모든 업무를 중앙에 집결시키는,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실시하는 나라다. 프랑스 중앙집권제의 역사는 17세기 루이 14세 시대부터 시작됐다.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콜베르는 왕이 임명하는 관료들을 지방에 파견해 세금을 거둬들이고 행정을 담당하도록 했으며, 그 전통은 지금도 도(道)와 도지사의 제도로 유지되고 있다. 중앙집권제는 대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방편으로 여겨지며 더욱 강화됐다. ●관료적이고 무책임한 공무원들 프랑스에서는 모든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데 국가가 개입한다. 기간산업은 대부분 국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강한 국가’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잘 훈련되고, 능력있고, 충직한 공직자들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프랑스에는 국가, 지방, 군(軍), 교육, 의료·복지 등에 모두 500만명의 공무원이 있다. 군 공무원을 제외한 중앙·지방·의료 및 복지 공무원의 100명당 비율은 8.1%나 된다. 프랑스가 공무원에 쏟아붓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40%가 된다. 이들은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장에 각종 혜택을 누린다. 평균 월급도 민간 기업보다 많이 받는다. 그런 만큼 행정이 잘 돌아가느냐 하면 아니다. 참으로 더디게 돌아간다. 무책임하고 관료주의 색채가 강한 탓이다. 프랑스에서 관공서에 가면 분통이 터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모든 일은 ‘원칙대로’ 해야 하고, 자기 업무가 아니면 ‘내가 알 바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기 권리 주장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일을 하다가도 시간이 되면 칼같이 일어선다. 우체국이나 기차역에서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도 시간이 됐다고 창구를 닫아버리기 일쑤다. 기차를 놓치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는다. 서비스 정신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잘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6개(CFDT,CGT,FO,FSU, 솔리대르,Unsa)나 되는 노조가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80%가 노조에 가입해 있다. ●공기업 민영화 10년간 추진 프랑스는 2차 대전 종전 후 도산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소생시키기 위해 자동차·화학·통신 등 주요기업들의 국영화를 추진했다. 여기에 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 후 금융, 에너지, 철강, 전자, 화학, 통신, 우주·항공을 포함한 공공사업 분야를 국유화하면서 1983년 당시 프랑스의 국영기업은 3275개에 이르렀다. 이들 공기업은 경제활동 인구의 9%에 해당하는 190만명을 고용했다. 제조업 총 매출의 31%, 고용의 23%, 국가 수출의 30%, 기업 투자의 50%가 공공부문에서 이뤄졌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국영기업들이 경쟁에 약한 것은 당연하다. 내 돈이 아니니 아끼지 않아도 되고, 적자가 나더라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운영하다보니 경쟁력은 취약해졌다. 대부분 국영기업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적자투성이가 됐다. 이런 부담은 고스란히 재정부담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1986년 총선으로 첫 동거정부를 구성한 우파는 부채상환과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영기업에 대한 민영화작업을 서둘렀다. 지난 10년간 민영화 작업을 추진한 결과 공기업은 현재 1512개 업체로 줄었고 고용인원도 111만 8000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는 재정적자를 GDP대비 3%범위 내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유럽연합(EU)의 성장안정협약을 3년 연속 위반했다. 우파정부는 국가재정 확충과 부채상환을 위해 에너지, 보험, 금융, 방위산업 등 국영으로 남아 있는 주요 공기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민영화를 추진 중이다. 프랑스텔레콤과 국철(SNCF), 전기 및 가스(EDF·GDF), 로켓엔진 생산업체인 스넥마, 프랑스 공항공사 등이 주식공개를 마쳤거나 추진 중이다. 민영화 작업과 동시에 공무원 수 감축에도 나섰다. 드 빌팽 총리는 올해 1만 5000명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감원된 공무원 수(5300명)의 3배나 되는 숫자다. 인구분포에 따라 교사직 5000개를 없애고, 각 부처별로 재정부 3000명, 국방부 4400명, 교통부 1300명이 각각 감원될 예정이다. 향후 5년 내에 총 8만∼10만명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저항체질이 강한 프랑스인들이 가만 있을리 없다. 자신들의 ‘철밥통’이 깨질 위기에 처한 프랑스 공무원들은 7일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를 가졌다. 교사들과 철도원, 우체국 직원, 전기·가스 공사 직원 등 수만명이 거리에 나서 감원반대와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프랑스가 2차 대전 이후 국가재건에 성공하고 유럽의 열강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강력한 국가의 리더십과 잘 훈련되고 능력있는 공무원들의 역할이 컸다. 공기업은 프랑스 발전의 추진동력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의 무한경쟁 속에서 지나치게 비대한 공무원 집단과 공기업은 프랑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07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업(YTN 오후 1시30분) 민주노총이 새 위원장을 뽑았다. 노동현장에서, 길거리에서 민주노총은 파업과 시위를 주도해 왔다. 이번에 선출된 이석행 위원장은 온건파라고 하는데 그래서 기대도 있고 우려도 있다. 이석행 위원장에게 노사정 불참이유와 코오롱, 대림건설 등의 대형 노조 탈퇴 등 민주노총의 현안과 활동방향을 들어본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주부들은 과연 전기밥솥과 압력밥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을까? 조리시간을 3분의1로 줄이고 영양 파괴를 최소화시켜주는 장점을 지닌 압력솥. 게다가 전기밥솥을 이용할 때보다 전기를 60∼70%나 절약할 수 있다. 압력솥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관리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잘 살아보세(SBS 오후 6시50분) 월수입이 곧 식비로 쓰이는 화목한 영등포 5남매네.11년 동안 임신과 출산을 반복한 아내는 5남매를 돌보다 가계 운영은 뒷전이다. 부부의 천하태평으로 수입은 늘지 않고 빚은 불어나고 아이는 다섯인데 사교육비는 제로다. 미래 계획도 없고, 현재 계획도 없는 마음만 부자인 아빠를 위해 제작팀이 나섰다.   ●거침없이 하이킥(MBC 오후 8시20분) 해미는 식구들에게 다 같이 양평으로 놀러가자고 제안한다. 민용은 빠지려고 해보지만 순재가 무조건 가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할 수 없이 같이 가기로 한다. 해미는 그런 민용의 모습을 보며 고소해한다. 한편 윤호는 학원에서 찬성이 한 여학생을 괴롭히는 모습을 보고 구해준다.   ●달자의 봄(KBS2 오후 9시55분) 강태봉은 집을 나가 일주일째 돌아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다른 여자와 함께 지내는 것 같아 점점 신경이 쓰이는데, 할머니 이끝순이 달자와 태봉의 동거 사실을 눈치채고 무섭게 추궁한다. 한편 달자에게 내려진 징계가 풀려 마침내 MD팀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상상도 못한 시련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환경스페셜(KBS1 오후 10시) 늪이라고 하면 더럽고 질척한 죽음의 땅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죽어 있는 듯 조용한 습지에는, 놀라운 생명이 약동하고 있다. 습지는 각종 수생식물과 곤충, 어류, 철새들이 살아가는 터전이며,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는 젖줄이다. 푸릇푸릇한 봄내음 풍기는 동화 속 그림 같은 우포늪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본다.
  • [06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교통사고를 당해 뒷다리를 절단했던 강아지 찰리가 자폐아동 전문치료견이 됐다. 외부에 반응이 없던 아이들이 찰리를 만나고, 하루가 지나면 찰리를 만지고 쓰다듬는다. 아이들이 동물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편안해지고 사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병원은 찰리의 성공으로 치료견을 늘릴 계획이다.   ●사이언스 매거진N(EBS 오후 10시5분) 호주에서 시작한 프리허그가 한국에도 상륙해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FREE HUGS’라는 피켓을 들고 길거리에 오가는 사람들을 안아주겠다고 당당히 나선 사람들. 낯선 이들끼리 안아준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닐 것 같다. 포옹과 신체접촉의 과학적 분석 ‘뉴스N사이언스’에서 알아본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50분) 여섯살짜리 아이가 엄마를 때린다. 거침없는 폭력과 욕설 그리고 물건에 대한 심한 집착을 보이는 아이.‘적대적 반항장애’ 진단이 내려진 오늘의 주인공 진찬희. 아이가 이런 행동을 보이는 원인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난생 처음 예절교육을 받으러 서당에 간 찬희는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나쁜여자 착한여자(MBC 오후 7시45분) 경선은 세영에게 통장과 장부책 등을 주며 이제부터 살림을 맡으라고 한다. 세영은 집문서까지 세영의 명의로 해주겠다는 말에 놀란다. 경선은 세영이 자신에게는 친딸 이상이라 건우보다 더 믿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소영은 태현을 데리고 서경의 양평 별장을 찾아가 사진을 찍는데….   ●놀라운 아시아(KBS2 오후 8시55분) 야생늑대와의 19년에 걸친 동거.28살 캄보디아 야생소녀 프니엥. 그녀의 모습은 그저 간단한 의사표시만 할 수 있을 뿐 인간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가족과 떨어져 정글에 버려진 19년의 공백 기간. 과연,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좌충우돌 인간세계 적응기. 캄보디아 현지로 찾아가본다.   ●하늘만큼 땅만큼(KBS1 오후 8시25분) 퇴근 후 따로 만난 상현과 은주는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두 사람은 해결점에 합의하고, 집에 다정한 모습으로 들어와 혜경을 안심시킨다. 은하는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않아 무영을 당황하게 만든다. 집에 바래다주는 내내 학원을 옮기지 말라고 떼를 써 무영을 진땀나게 한다.
  • 주민 500명이 깜깜 암흑속 두려움에 떤 까닭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나요? 공복이 우리가 낸 전기값을 떼먹은 탓에 며칠 동안 암흑 속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생고생을 하게 만들다니!” 중국 대륙에 한 공무원이 전기값을 떼먹는 바람에 전기공급소측이 전기를 끊어버려 정전이 돼 수백명의 주민들이 며칠 동안 암흑 천지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고생을 하는 일이 발생,빈축을 사고 있다. 중국 남부 광시장쭈(廣西壯族)자치구 난닝(南寧)시 스징(沙井)진 둥러(同樂)촌 딩추포(定秋坡) 주민들은 자신들이 낸 전기값을 수금 공무원이 떼먹어 전기를 끊어지는 바람에 며칠 동안 암흑세계 속에서 생고생을 하는 일이 일어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북경일보(北京日報) 인터넷신문 첸룽왕(天龍網)이 4일 보도했다. 첸룽망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전기요금 수금을 책임지고 있는 공무원 황즈위(黃志宇)조장(組長·팀장)이 주민들이 낸 전기요금으로 도박하다가 하룻밤에 다 날려 전기값을 떼먹는 바람에 생긴 순전히 ‘인재(人災)’였다. 지난해 12월말 딩추포 주민들은 전기요금 독촉장을 받고 깜짝 놀랐다.만약 1월말까지 전기요금을 내지 않으면 전기를 끊어버리겠다고….전기요금을 낸지가 언젠데 독촉장이 날아오다니.독촉장을 받아든 주민들은 한데 모여 한동안 우두망찰했다. 정신을 되찾은 주민들은 득달같이 전기요금 수금원 황씨를 찾아가 우리가 낸 전기요금을 어떻게 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황씨는 주민들이 낸 전기요금을 재미삼아 벌인 노름판에서 모두 날려버렸다며 며칠내 돈을 마련해 모두 납부할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딩추포 주민들은 “돈을 내겠지.”하고 그의 말을 믿고 그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오후 전기공급소측은 여러 차례 독촉장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딩추포 주민들이 전기요금을 내지 않았다는데 분개,무지막지하게 전기를 끊어버렸다.주민들에게 끊겠다는 사전 통고도 없이…. 막상 정전이 되자 암흑 천지로 변하자 가장 타격을 입은 곳은 이 촌에 입주해 있던 3개 공장이었다.생산 중단이라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 3개 공장 사장들은 긴급 회동,우선 12월분 전기요금을 다시 내고 공장을 가동하려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딩추포 주민들이 이미 전기요금을 냈는데 왜 또 전기 요금을 내야 하느냐며 돈 내는 것을 거부하는 바람에 전기공급 중단이 지속됐다.이 바람에 전기요금 납부가 지연돼 딩추포 마을의 500명 주민들은 3일 동안 불빛 하나 없는 암흑 천지 속에서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황 팀장은 “주민들의 전기 요금 7000위안(약 84만원)을 받아가지고 재미삼아 벌인 노름판에 끼어들었다가 모두 잃어버렸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다.”며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주민들은 너무나 어이가 없어 아무 말도 못하고 유구무언이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김형기의 영화, 99가지 모놀로그]술을 마셔봐도…

    알코올의 기운을 빌려 하루의 시름을 턴다. 댄디즘을 앓는 아는 누이 한 분은 해운대 바닷가로 난 아파트 창가로 깊은 담배연기를 뿜으며 손 내밀면 잡힐 곳에서 단 몇 분의 여유로움으로 고단한 일상을 다독인다며 담배예찬론을 늘어놓고, 정갈한 발라드를 노래하는 가수 친구는 클럽의 일렉트로닉한 선율에 몸을 맡긴 채 신바람 춤사위로 스스로의 이미지에 갇힌 자아를 발산한다. 술이 달고 쓰고는 그날의 기분에 따른다. 담배 연기가 자욱한 공간에서의 토론은 매캐하되 진짜 ‘일’하는 기분이 들고, 음악의 기운에 몸을 싣는 건 행복하거나 무언가를 잊기 위함이다. 저마다의 이유와 기준이 다른 만큼, 저마다의 이유와 기준이 있는 음주가무에 관한 영화이야기. ‘라스베이거스를 떠나며(Leaving Las Vegas,1995년)’에서의 ‘벤’은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이며 얼마 남지 않은 생을 보내기 위해 라스베이거스로 온다. 그는 거리의 여자 ‘세라’를 만나게 되고 연민의 정을 느낀 두 사람은 서로의 삶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동거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라스베이거스에 온 후 처음으로 행복을 느끼지만 서로를 사랑하게 되면서 처음의 약속을 어기게 된다. 귀걸이를 선물하면서도 모욕을 주고 집안에 창녀를 불러들이는 벤의 모습에 세라는 깊은 절망에 빠진다. 결국 벤은 집을 나가고 세라는 대학생들에게 심한 폭행을 당한다. 상처가 아물기 전에 벤의 연락을 받은 세라는 그와 마지막 사랑을 나눈다. 짙은 담배 연기와 눅눅한 감정의 상태로 기억되는 영화지만, 그들이 나눈 진짜사랑과 술기운을 빌려 토해낸 현학적 인생론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 된다. ‘스텝 업(Step Up,2006년)’은 현재 가장 핫이슈가 되고 있는 ‘비보잉’과 ‘힙합’을 영화에 차용하고 있지만 기존 로맨스 영화에서 느낄 수 있었던 변주 이상의 의미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지는 못하다.‘폭발할 듯 열정적인 젊은이들의 사랑을 에너지 넘치는 춤과 음악으로 담아내고 싶었다.’는 제작진의 의도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는 기존의 틀을 과감히 떨쳐낸 색다른 방식으로 사랑과 청춘을 담아보려 애쓰지만 비약이 심한 스토리와 스테레오타입의 캐릭터는 애써 집중하려는 춤과 음악적 재미마저 반감시켜버리고 만다. 하지만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만나는 음악과 춤만으로도 태생적 제몫은 하고 있다. 술도, 담배도, 춤도 아프고 힘들고 괴롭고 외로운 마음과 상황을 잠시나마 덜어내고 잊게 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수단과 구실이 되거나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된다. 즐겁고 행복해서 마시는 술은 약이 되고, 고단함에 털어 넣는 술 한 잔은 독으로 쌓인다. 시름이나 고민이든 아니면 습관적이든 피워 무는 담배 역시 넘치면 병이 된다. 춤도 좋지만 클럽에 ‘습관성출입중독증’도 넘치면 곤란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담배를 태우는 행위가 범죄로 몰리고, 대한민국의 음주문화는 노상 국내외 언론에 된서리를 맞는다. 클럽은 집중단속대상이며 누구는 언론에서의 유난한 흡연결사반대를 음모론이라고도 했다. 소주 당기는 말이군. 오늘은 한 잔 술이다. 세상을 안주삼고 한숨을 대신해 담배연기. 그리고 춤을 추며 다시 웃을 여유를 찾겠다. 이것을 막는 자들은 이것이 주는 여유와 필요를 모른다. 시나리오 작가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14)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로 바뀐 이후 섬 전체는 개발이 가속화되어 민속촌이 아니고선 옛 모습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제주시에서 남서쪽 직선거리로 15㎞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수암 마을. 제주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음에도 해안 일주도로에서 멀리 있는 까닭에 개발이 늦어졌다. 돌로 담을 쌓고, 초가를 짓고, 돌하르방을 만들었던 제주사람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원래 물이 용출되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마을 이름이 유수암(流水岩). 마을로 들어서자 샘물이 나오는 공동빨래터에서 동네아낙들이 방망이질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집에 거의 세탁기가 있어 빨래하는 모습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닌데 마치 잃어버린 시간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신기한 광경을 보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러대는 기자에게 아흔의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카랑카랑한 강위원 할머니의 말이 떨어진다. “늙은이 찍엉 뭣에 쿠꽝?” 며느리를 집에 들여도 시어머니랑 각자 살림을 할 정도로 생활력이 강한 제주의 여인네들. 허벅(제주방언. 물을 길어 나르는 동이)에 지고온 빨랫감을 물에 헹군 뒤 양손에 잡고 쥐어짜는 손아귀에선 억센 섬여인의 힘이 느껴진다. 예로부터 빨래터는 방망이를 두드리며 삶의 고단함을 해소하는 곳이자 옹기종기 모여 이웃간의 정을 나누며 동네의 이 소문 저 소문을 전하던 곳이다. 한동안 이방인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녀들만의 진짜 사투리 대화로 시끌벅적하다. 마을 정중앙을 흐르는 유수암천에서 내려오는 첫물은 받아서 음용으로 쓴다. 그리고 흘러 내려온 다음 물은 몸을 씻는 데 사용하고 세 번째는 빨래를 하는 데 사용하는데 물쓰는 일을 마치 곡식 아끼듯 한단다. 집과 밭의 둘레에 나지막이 둘러쳐진 전통 돌담은 거친 제주바람을 꿋꿋이 이겨내며 주민들과 수십년 동안 정겨운 동거를 해오고 있다. 돌을 다루는 장인 정신과 돌을 이용하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는 듯 느껴졌다. 대부분의 마을 농가는 감귤을 재배한다. 최근 들어서는 귤값이 폭락해 귤농사를 접고 감자를 재배하거나 목축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단다. 조랑말은 제주의 중산간 지역에서 반야생 상태로 서식하며 긴 세월 동안 제주 환경에 적응하여 온 작은 말이다. 자그마한 체격으로 환경에 대한 강한 적응력과 지구력을 갖고 있어 흔히 제주민에 비유되기도 한다. 마을에는 외지인들도 들어와 산다. 전직 은행 간부 출신인 문주용(60)씨는 새삶의 터전을 관광 마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펜션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유채도 같이 재배하고 있다. 기존의 유채에 있던 독성을 없앤 개량 유채품종을 키워 마을 전체가 노란 유채물결로 덮이는 꿈을 꾼단다. 원래 제주도에는 한라산 주변에 주택들이 발달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4·3사건 이후 마을 전체를 중산간 마을 아래로 이주시키는 바람에 위로는 마을이 거의 없다. 유수암리는 해발 300m 정도의 중산간 마을로서 섬 전체가 개발로 인해 점차 원형을 잃어 가고 있지만 아직도 제주도 특유의 풍물과 마을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과 돌이 한데 어우러져 ‘제주의 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유수암 마을. 그곳에선 유구한 ‘탐라 역사’의 숨결과 향기가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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