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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일 TV 하이라이트]

    ●독립영화관(KBS1 밤 1시 10분) 허름한 옥탑방에서 친구와의 동거가 시작된다. 재개발을 앞둔 희망상가의 허름한 옥탑방. 친구 희주의 집에 얹혀살게 된 가영은 얼마 전 번 돈을 펀드로 전부 날렸다. 창문을 열면 진동하는 반찬냄새와 생선냄새 때문에 그녀는 숨 한 번 제대로 쉴 수 없다. 이런 집에서 행복하게 사는 희주가 가영은 마냥 신기하기만 한데…. ●휴먼 서바이벌 도전자(KBS2 밤 11시 5분) 이제 살아남은 도전자는 다섯 명. 김지원, 김성경, 김호진, 임미정, 허홍. 조금도 물러설 수 없는 도전자 5인의 불꽃 튀는 경쟁이 시작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확연히 드러나는 라이벌 구도와 더욱 더 강력해진 미션 앞에 독해진 도전자들. 그 미션의 끝에 그들을 충격과 눈물 속에 빠트린 대사건을 만나본다. ●MBC 스페셜(MBC 밤 11시 20분) 일본 내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일본의 백화점은 잇따라 문을 닫는다. 이러한 백화점 시장의 침몰 상황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백화점이 있다. 일본 도쿄 오타(大田)구 쇠락한 상점가에 위치한 다이신 백화점이다. 30년 넘게 매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단골 할머니들이 매일 가고 싶은 백화점. 그들은 왜 다이신에 열광하는 것일까. ●세대여행(EBS 밤 10시 40분) 며느리와 10년을 같이 산 60대 시어머니. 살림을 못 하는 며느리를 대신에 집안일을 하고 있다. 속에 언짢은 일이 있더라도 내색 한 번 안 한다, 아니 못한다. 그리고 어머니와 합친 지 4년째인 30대 며느리. 별거 아닌 거에 자주 서운함도 느끼고, 자주 부딪히게 된다. 과연 고부 간의 갈등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인지 이야기를 들어 본다. ●금요극장(EBS 밤 12시 5분) 친구의 결혼식에 가던 지아브는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지아브의 어린 시절 단짝친구였던 노이나가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지아브는 어린 시절 즐겨 들었던 음악을 들으며 그 시절로 기억여행을 떠난다. 사춘기 시절 내성적이고 소심한 성격의 지아브는 방과 후 활달한 노이나와 함께 여자아이들의 놀이 했던 시절들이 떠오른다. ●특집 연천사랑콘서트(OBS 밤 11시) 제43회 연천군민의날을 기념하여 연천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OBS연천사랑콘서트’가 시청자들의 안방을 찾아간다. 티아라의 독특한 의상과 귀여운 어깨춤이 관객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아 콘서트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킨다. 그 외에도 유키스, 홍서범, 김범룡, 심신, 김혜연, 강진 등 인기 가수들과 함께한다.
  • [범죄는 흔적을 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

    [범죄는 흔적을 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

     “여기 ○○터널 옆인데요, 썩은내가 아주 진동을 하는데요…. 빨리좀 와주셔야겠는데.”  2004년 8월 7일 오후 7시 경기 군포의 한 지구대 사무실. 온 종일 머리 위를 내리쬐던 여름해가 스스로 열기를 식혀갈 무렵 한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경험 상 차에 치여 죽은 야생동물을 치워 달라는 민원성 전화인 듯 했다. 출동하는 경찰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신고다. 짐승이 심하게 부패했다고 하니 발걸음이 더 무거웠다.  신고자가 말한 장소는 터널을 빠져나와 차가 내리막을 향하는 곳. 경찰은 십중팔구 숲에서 튀어나온 고라니 등이 차에 치여 죽은 것으로 생각했다. 현장 부근에 이르자 악취가 진동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악취가 나는 곳엔 뭔가가 담긴 보자기가 놓여 있었다. 막대기로 조심스레 보자기를 들춰 보던 지구대 직원은 순간 고개를 돌렸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사람이 분명했다. 로드킬이 아닌 살인의 현장이었다.  다음날 아침. 감식반이 확인한 시신은 신장 155㎝의 여성이었다. 나체 상태로 이불과 보자기에 싸여 있던 여성은 이미 신체의 70%가량이 부패한 상태. 겉으로 보기엔 사망한 지 몇 달은 된듯했다. 특히 상체 부분의 부패가 심해 지문 채취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뼈만 앙상한 손과 목에는 플라스틱 구슬로 만든 반지와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10대 소녀들이 즐길 만할 액세서리였지만 두꺼워진 손톱과 발톱, 파마를 한 머리모양이나 매니큐어를 칠한 것 등을 봐서는 청소년은 아닌 듯했다. 나이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그녀의 어금니가 힌트를 남겨 주다  부검의는 시신 오른쪽 두개골이 함몰된 것을 발견했다. 뭔지 모르지만 커다란 둔기에 부딪혀 머리뼈가 깨진 것이 죽음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죽음을 당한 여인이 누군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최종적으로 지문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국과원은 사망자의 치아를 통해 진실을 찾는 법치의학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사망자의 치아가 법의학적으로 유용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의 치과기록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또 치아는 지문처럼 개인마다 간격과 배열상태, 위턱과 아래턱뼈의 교합 상태, 유치(幼齒)의 잔존 여부 등이 다르다. 게다가 치아는 웬만한 화재에도 끄떡없고 잘 썩지도 않는다.  치아 마모도를 검사한 결과 죽은 여성은 29~43세로 밝혀졌다. 여전히 좁은 범위는 아니지만, 덕분에 수사팀은 기존 수백명 실종자 명단을 70명 안팎으로 좁힐 수 있었다. 연구원들을 시신이 남긴 힌트를 또 하나 풀어냈다. 죽은 여인은 숨을 거두기 최소 6개월 전에 왼쪽 윗어금니(뒤에서 3번째)가 빠졌다는 점이었다. 실종자 중 비슷한 경우만 찾는다면 피해자를 찾아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잠깐. 살아있을 때 영구치가 빠지면 인간의 몸은 그 자리에 임시로 골조직을 만들라고 명령한다. 잇몸이 더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자기치료로 의학용어로 ‘치조골 재생’이라고 부른다. 반면 죽은 뒤 부패과정에서 빠진 이는 이런 치조골 재생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 이가 빠진 지 최소 6개월이 지났다는 점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이가 빠지면 바로 옆 이들은 빈자리를 메우려고 한다. 치아가 메워지는 거리와 속도를 계산하면 이가 언제 빠졌는지를 알 수 있다. 경찰은 남은 70여 명의 실종자 중 윗 어금니가 빠진 채 생활했던 여성을 찾아 나섰다. 얼마 후 피해자는 보름 전 사라진 A(당시 36세)씨로 밝혀졌다. 유전자 검사 결과도 일치했다.    불과 보름 사이 70%가 부패한 시신?…범인은 곤충  신원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주변에선 그녀를 지독하게 따라다니던 한 남자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피해자는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B(당시 49세)씨가 죽인 것으로 알라.”는 말을 하고 다녔을 정도였다. 주변 사람들은 A씨가 최근 B씨와의 관계를 청산하려 하자 남자가 스토커로 변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한동안 잠적했다 나타난 B씨는 경찰에서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그의 집 서랍에서 시신을 감쌌던 이불보 끈 등 증거가 나타나자 그는 결국 입을 열었다. 그는 사건 당일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A씨와 다투다 홧김에 B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땅바닥에 수차례 부딪혔다고 말했다. 분을 참지못한 결과가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는 현장에서 1.5㎞가량 떨어진 길가 숲 속에 그녀를 버렸다.  시신 발견시점으로부터 불과 보름 전 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시신 일부가 백골을 드러낼 정도로 부패했을까. 유난히 무더웠던 날씨에 습한 기온이 원인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2004년 7월 인근지역(수원 기준)의 평균습도는 80%에 달했다. 당시 강수량이 400㎜에 이를만큼 많은 비가 왔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낮기온은 최고 35도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시신을 칭칭 감쌌던 이불 때문에 초파리들이 기생했고 이내 시신은 구더기들이 들끓게 됐다.  법의학적 관점에서 시신 주변에서 기생하는 곤충들은 시신의 사망시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시신 옆 곤충의 종류와 주변 온도와 습도 등을 고려해 범행이 발생한 시기를 되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곤충은 때론 시신이 범행 후 옮겨졌는지, 죽기 전 독극물이냐 마약 등을 복용했는지에 대한 힌트도 던져준다. 이 때문에 독일 등 유럽은 법의곤충학 전공자가 범죄현장에 감식요원으로 출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미국의 법의학 드라마 ‘CSI 라스베이거스’ 시리즈의 길 그리섬 반장도 곤충학 전공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법의곤충학은 과학수사 분야 중에서 가장 낙후된 축이다. 시신에 주로 어떤 곤충들이 기생하는지 등에 대한 최소한의 데이터베이스도, 연구자도 없는 상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오늘도 시신 옆 구더기나 초파리는 현장 증거로 여기지기 보다는 오히려 감식을 방해하는 훼방꾼 취급을 받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찌릿찌릿 전기충격기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두려움이 만든 ‘자기 폭력적 자살’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법치의학이 밝힌 사건의 진실
  • ‘남↔여’ 성(性) 바꿔가며 사기 친 中20대 충격

    자유자재로 성(性)을 바꿔가며 사기를 치고 금품을 갈취해 온 중국의 한 20대 젊은이가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고 양자만보 등 현지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사건이 처음 발생한 것은 3년 전인 2009년 2월. 60대 천(陳)씨는 인터넷 채팅방에서 ‘장리’라는 대화명의 여성을 만났다. 자신을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라고 소개한 장리는 천씨에게 어려운 가정환경 등을 호소하며 접근했다. 인터넷상에서 자주 만남을 가져 온 두 사람은 오프라인에서 만나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장리가 임신했다고 주장하자 천씨는 낙태수술비용을 건넸다. 장리는 그 후에도 수술후유증을 호소하는 등 천씨로부터 약 90만 위안을 받은 뒤 자취를 감췄다. 자신이 크게 속았다는 것을 느낀 천씨는 지난해 2월 경찰에 이를 신고했지만 장리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지난 5월, 경찰에 이와 비슷한 사건이 접수됐다. 20대 여성 A씨는 역시 채팅방에서 ‘장창’이라는 대화명의 남성을 만났다. 급속도로 가까워진 두 사람은 오프라인에서 만났고, 가정환경이 부유한 A씨의 집에서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외출했다 돌아온 A씨는 노트북 등 고가의 물건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고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 동거남 장창에게 연락이 되지 않는 점 등을 미뤄 그가 범인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지난 6월 한 PC방에서 장창을 검거했는데, 놀랍게도 그는 남자가 아닌 여자였으며, 첫 번째 ‘장리 사건’의 가해자와 동일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결과 본명이 한홍(女·21)인 그녀는 가난한 농사꾼의 딸로 태어났다. 가족들은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남장을 즐겼으며, 행동거지와 생김새 또한 가족들도 놀랄 만큼 남자와 비슷했다. 현지 경찰은 “한 사람이 남자와 여자를 오고가며 사기를 치는 사건은 흔치 않다.”면서 “또 다른 피해자가 없는지 조사중”이라고 설명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0)전래동화로 본 동물들의 잘못된 상식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 (20)전래동화로 본 동물들의 잘못된 상식

    추석 연휴에 보름달을 보고 있노라면 달의 표면에 토끼 귀 한쌍 같은 무늬가 보인다. 저걸 갖고 옛날 사람들이 달에 토끼가 산다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상한 점은 나는 아무리 봐도 분명히 한 마리뿐인데, 전래 동화에서는 두 마리가 마주 보고 떡방아를 찧는 걸로 나온다는 점이다. 한 마리만 있으면 외로울 거라고 생각한 조상들의 배려일까.(참고로 야생 산토끼는 실제로 혼자 산다.) 동화책 속의 동물 이야기에는 작가의 개인적 생각이 많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생물을 다루다 보니 이야기가 입에서 입을 거치면서 사실에 기반한 것처럼 둔갑되기도 한다. 이것은 종종 동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손해를 보는 동물이 이솝우화 속의 베짱이다. 곤충학자의 관점에서 베짱이의 음악은 겨울이 되기 전에 자손을 남기기 위한 처절한 노동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솝우화 속에서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극치로 묘사된다. 베짱이의 수명은 6개월 정도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평균 수명이 짧아서 겨울을 못 넘긴다. 당연히 죽기 전에 짝 찾을 마음이 다급하다. 높은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하는 수컷의 목소리는 종족 번식을 위한 절박한 세레나데다.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미운 오리새끼의 사례도 과학과 동떨어져 있다. 오리과에 속하는 어미새들은 둥지 주변에서 알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모두 끌어오는 습성이 있다. 심지어 공이나 백열전구를 자기 알로 착각하기도 한다. 오리나 고니 등은 한번 동거가 이루어지면 평생 자기 부모, 자식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뻐꾸기의 탁란(托卵)이 가능하고 개가 고양이를 키우는 것 또한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운 오리새끼가 동화의 스토리처럼 가족들로부터 구박을 받았을 리는 없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자기 정체성을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전래 동화가 다들 비과학적인 건 아니다. 흥부전 원본을 읽다 보면 조상의 지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중에서 흥부가 다친 새끼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는 장면을 살펴보자. “…칠산 조기 껍질 벗겨 두 다리를 돌돌 말고 오색 당사로 찬찬 감아 제 집에 넣었더니 십여일 지난 후에 양각이 완고하여 비거비래(飛去飛來) 노는 거동 보기가 장히 좋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수의사인 내 눈에는 우리나라 전래 의학의 응급처치법과 골절 치료법이 상세히 보인다. 잘 마른 조기 껍질이나 명주실은 탄력성이 있으면서 상처와 친화되는 좋은 재료다. 특히 제비 다리 정도의 가는 다리에는 부목으로 아주 제격이다. 서민들의 상식이 이 정도라면 당시 우리 의학이 상당한 수준에 있었던 게 아닌가 여겨지는 대목이다. 최종욱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enat@hanmail.net
  •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20]달토끼에 대한 명상

    어른들을 위한 동물원 이야기[20]달토끼에 대한 명상

     추석 연휴에 보름달을 보고 있노라면 달의 표면에 토끼 귀 한쌍 같은 무늬가 보인다. 저걸 갖고 옛날 사람들이 달에 토끼가 산다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상한 점은 나는 아무리 봐도 분명히 한 마리뿐인데, 전래 동화에서는 두 마리가 마주 보고 떡방아를 찧는 걸로 나온다는 점이다. 한 마리만 있으면 외로울 거라고 생각한 조상들의 배려일까.(참고로 야생 산토끼는 실제로 혼자 산다.)  동화책 속의 동물 이야기에는 작가의 개인적 생각이 많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생물을 다루다 보니 이야기가 입에서 입을 거치면서 사실에 기반한 것처럼 둔갑되기도 한다. 이것은 종종 동물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나 편견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손해를 보는 동물이 이솝우화 속의 베짱이다. 곤충학자의 관점에서 베짱이의 음악은 겨울이 되기 전에 자손을 남기기 위한 처절한 노동의 산물이다. 하지만 이솝우화 속에서는 게으름과 나태함의 극치로 묘사된다. 베짱이의 수명은 6개월 정도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평균 수명이 짧아서 겨울을 못 넘긴다. 당연히 죽기 전에 짝 찾을 마음이 다급하다. 높은 울음소리로 암컷을 유인하는 수컷의 목소리는 종족 번식을 위한 절박한 세레나데다.  안데르센 동화에 나오는 미운 오리새끼의 사례도 과학과 동떨어져 있다. 오리과에 속하는 어미새들은 둥지 주변에서 알과 비슷하게 생긴 것을 모두 끌어오는 습성이 있다. 심지어 공이나 백열전구를 자기 알로 착각하기도 한다. 오리나 고니 등은 한번 동거가 이루어지면 평생 자기 부모, 자식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뻐꾸기의 탁란(托卵)이 가능하고 개가 고양이를 키우는 것 또한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운 오리새끼가 동화의 스토리처럼 가족들로부터 구박을 받았을 리는 없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자기 정체성을 고민할 이유도 없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전래 동화가 다들 비과학적인 건 아니다. 흥부전 원본을 읽다 보면 조상의 지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중에서 흥부가 다친 새끼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는 장면을 살펴보자.  “?칠산 조기 껍질 벗겨 두 다리를 돌돌 말고 오색 당사로 찬찬 감아 제 집에 넣었더니 십여일 지난 후에 양각이 완고하여 비거비래(飛去飛來) 노는 거동 보기가 장히 좋다.”  일반인이 보기에는 어떨지 몰라도 수의사인 내 눈에는 우리나라 전래 의학의 응급처치법과 골절 치료법이 상세히 보인다. 잘 마른 조기 껍질이나 명주실은 탄력성이 있으면서 상처와 친화되는 좋은 재료다. 특히 제비 다리 정도의 가는 다리에는 부목으로 아주 제격이다. 서민들의 상식이 이 정도라면 당시 우리 의학이 상당한 수준에 있었던 게 아닌가 여겨지는 대목이다. 최종욱 광주 우치동물원 수의사 lovenat@hanmail.net
  •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 누명 벗겨준 거짓말탐지기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0) 누명 벗겨준 거짓말탐지기

    “대체 둘 다 어딜 간 거야. 휴대전화는 꺼놓고…” 2002년 7월 초의 어느 날.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감동이 온 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그해 여름이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집주인 A(당시 37세)씨의 여동생은 걱정과 답답함에 미칠 지경이 돼 가고 있었다. 언니에게 골백번 전화를 해도 당최 응답이 없었다. 평일 가게 문도 열지 않은 채 이틀째 잠적 중인 언니 걱정에 오늘 하루만 세 번이나 아파트를 찾아갔다. 자주 신는 구두와 가방이 눈에 띄지 않는 걸로 봐서는 외출한 것 같기도 했지만 이렇게 연락을 완전히 끊은 적은 없었던 A씨였다. 건넌방에 세 들어 사는 직장 여성 B(당시 26세)씨도 보이지 않았다. 만약 언니에게 무슨 탈이 났다면 B씨는 알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역시 연락이 되지 않으니 바짝바짝 가슴이 타 들어갔다. 마냥 기다려서 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가족들은 집안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결국 그날 밤 A씨는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자기 방 침대 밑에서 속옷만 걸친 채 숨져 있었다. B씨도 자기 방 침대 밑에서 같은 자세로 절명해 있었다. 두 시신 옆에는 지갑, 휴대전화, 구두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한집에서 여성 두 명이 동시에 살해된 것이었다. ●“면식범 소행이다” 확신했지만… 경찰 감식반은 혀를 내둘렀다. 범인은 시신 발견 시간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구두와 지갑까지 숨겨 놓을 정도로 치밀했다. 두 사람 모두 끈으로 목이 졸려 숨졌다는 것 외에는 단서가 없었다. 현장은 청소라도 한 듯이 깨끗했다. 창이나 현관문에도 강제로 뜯거나 연 자국이 보이지 않았다. 시신도 깨끗했다. 손톱 밑에 남았을 법한 범인의 혈흔이나 살갗, 털, 보풀 같은 미세 증거물도 없었다. 정액 반응 역시 없었다. 경찰은 면식범의 소행에 수사의 방향을 맞췄다. 피해자가 아무리 힘 없는 여성이라고 해도 면식범이 아니라면 흔적 없이 들어와 두 명을 살해하고 감쪽같이 사라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판단한 두 사람의 사망시점은 하루 전 오전 1~6시였다. 이 대목에서 경찰의 사망시점(사후 경과시간) 추론 방법을 살펴보자. 여기에는 통상 직장체온을 바탕으로 한 ‘헨스게 계산도표’와 사후 강직도 등이 이용된다. 사후 경과시간을 구하는 공식은 [(37도-직장체온)÷0.83×보정계수]이다. 보정계수는 계절에 따라 겨울에는 0.7, 봄·가을에는 1.0, 여름에는 1.4를 적용한다. 이를테면 어떤 사망자의 발견 당시 직장체온이 27도이고 계절이 가을이었다면 그 사람은 약 12시간 전에 사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로 두 남자를 꼽았다. 첫 번째는 B씨의 약혼남 C씨. 그에게 최근 다른 여자가 생겨 B씨와 말다툼이 잦았고, B씨로부터 3000만원가량 돈도 빌린 상태라는 주변 진술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당일 알리바이도 분명치 않았다. 두 번째는 A씨의 헤어진 동거남 D씨였다. 그는 “시신이 발견되기 전날 밤 회식을 마치고 자신의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고 했지만 차가 주차된 곳은 숨진 A씨의 아파트 앞이었다. ●유력한 용의자의 유일한 우군은 기계였다 하지만 물증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사건 발생 5일이 흘렀을 때 제3의 인물이 등장했다. 사건 현장에서 사라진 두 장의 현금카드에서 총 380만원이 인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장 폐쇄회로(CC)TV에는 긴 얼굴에 주걱턱을 한 20대 후반 남자가 두 차례에 걸쳐 현금을 빼내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수배전단을 만들었지만, 여전히 기존 용의자 두 명에 대한 의심의 끈도 놓지 않았다. CCTV 속 남자는 그저 공범에 불과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를 통해 진실을 가리기로 했다. “A씨를 살해한 후 침대 밑에 감춰두었습니까.” “세들어 사는 B씨도 당신이 살해했습니까.” 범인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구체적인 상황을 묘사한 후 검사관은 두 사람의 호흡과 심장박동, 피부 전류반응, 심혈관 반응 등을 측정했다. 3시간의 조사 후 검사기에 나온 반응은 의외였다. 탐지기는 유력한 용의자 두 명 모두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었다. 여기서 잠깐. 거짓말 탐지의 역사는 조선시대 생쌀에서부터 시작된다. 거짓을 말하면 침이 마르는 현상에서 착안해 조상들은 용의자의 입안에 생쌀을 넣어 상태를 확인하곤 했다. 언뜻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이 방법에 적잖은 무고한 사람들이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렸을 법도 하다. 과학의 틀을 갖추고 수사에 거짓말 탐지기가 적극적으로 이용된 것은 1980년대 이후다. 1981년 발생한 ‘이윤상군 유괴사건’에서 거짓말 탐지기는 범인 주영형에게 쇠고랑을 채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요즘은 뇌파(p300) 변화를 측정해 범인의 기억을 추적하는 뇌지문 탐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실제 뇌파 탐지기 기술은 2009년 부산 여중생 성폭행 살인범 김길태로부터 자백을 얻어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근 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술은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사람의 반응을 입체영상을 통해 잡아내는 것이다. 인간의 머리는 항상 미세하게 움직이는데 그것이 인간의 심리나 정서에 관련돼 있다는 원리다. ‘바이브라(Vibra) 이미지’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진폭과 진동수를 측정해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면 얼굴만 보고도 거짓을 말하는지, 진실을 말하는지 알 수 있다. 사건의 실마리는 엉뚱한 곳에서 풀렸다. 인천 부평경찰서의 강력계 형사가 수배전단을 보고 직접 전화를 걸어왔다. 자기들이 부녀자 강도 살인 혐의로 검거한 김모(29)씨의 얼굴이 전단 속 얼굴과 같다고 했다. 직접 대조해 보니 CCTV 속 남자와 일치했다. 범인은 모든 것을 순순히 털어놨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돈암동 누나 집에 가던 중에 기름이 떨어져 무작정 아무 집이나 털기로 했죠. 마침 그 집 사람들이 문을 열어 놓고 자더라고요.” 그는 잠자던 두 여자를 목 졸라 살해한 뒤 느긋하게 증거들을 지워갔다. 여성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는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판결을 받았다. 형 집행은 이뤄지지 않은 채 9년째 복역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테마로 본 공직사회] (18) 고개 드는 부처 재개편론

    현 정부 들어 통폐합된 부처와 산하기관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작은 정부를 표방하며 기구 개편을 해왔다. 하지만 통폐합으로 문패를 바꿔 달아 오히려 불편하고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신속한 정책결정과 원활한 대국민 서비스를 위해 통폐합과 함께 이름을 바꿨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MB) 정부 출범과 함께 통폐합되거나 분산 재배치된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의 재개편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겉으로는 한 지붕 아래서 생활하고 있지만 ‘박힌 돌’과 ‘굴러온 돌’로 나뉘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공직사회의 속내를 들여다봤다. 4일 정부 부처와 산하기관, 업계 등에 따르면 재개편 요구가 일고 있는 곳은 국토해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5~6곳에 이른다. 이미 통합이 이뤄진 정부 산하기관에서도 승진이나 급여 문제, 노동조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사라진 부처 직원들 “아 옛날이여!” 정부 조직의 개편 요구는 MB 정부 초기 통합 또는 분산 배치로 역할이 줄어든 과거 부처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부처가 사라진 뒤 관련 분야 예산이 줄고, 정책 순위에서도 밀린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국토해양부의 경우 4대강 살리기 사업 등 수자원과 주택·교통분야 우선으로 예산이 편성되고 해양 분야는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상 추락에 따라 무엇보다 정보통신 업계의 불만이 크다. 업계는 방송통신위가 종편사업 선정에 매달리다 세계적인 정보통신 흐름마저 놓쳤다고 비난한다. 방송통신 융합 시대에 걸맞은 부처를 만든다는 당초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뤘지만, 기술력에서는 시대 변화를 뒤쫓는 것에 급급하다는 것이다. 그 예로 스마트폰 열풍을 꼽는다. 스마트폰의 성패는 하드웨어(지식경제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인데 이 분야를 맡은 방통위는 방송통신 쪽에만 매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도 세계의 발 빠른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과거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이미지도 쇠퇴했다는 평가다. 동영상 콘텐츠가 스마트 모바일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것에 반론은 없다. 다만 동영상 콘텐츠를 실어나를 수 있는 통신망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업그레이드할지 연구개발(R&D) 주무 부처인 지식경제부와 방통위는 전체 그림을 보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이런 이유로 정보통신부 기능을 재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노무현 정권 때는 가장 잘나가던 부처가 정보통신부였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초기 ‘세계 정보통신기술은 독자적인 산업이 아니라, 모든 산업이 융합해야 한다’는 정책 목표를 내세워 정보통신부를 해체한 뒤 4개 부처에 분산 배치했다. 정보통신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은 지식경제부, 콘텐츠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 정부의 정보통신기술 담당은 행정안전부가 맡도록 했다. 이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신설해 통신망 정책을 맡겼다. ●과학기술부 분산… 과학정책 뒷걸음 2008년 2월 과학기술부를 흡수해 출범한 교육과학기술부가 복잡한 교육 현안에 발목이 잡혀 기초과학 분야 등의 정책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 많다. 당초 교육과 과학기술을 합쳐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명분은 허울뿐 오히려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책이 후퇴했다는 평가다. 전문 기술인력들도 국가과학기술위나 원자력위원회 등 독립기관 출범으로 또 한번 자리를 옮겼다. 과학자들은 “합병 초기에는 과학을 배려하겠다는 소리라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잊혀져 가고 있다.”면서 “말로는 과학입국, 기초과학 육성 등을 외치고 있지만 애초부터 ‘잘못된 동거’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거 과학기술부의 기술고시 출신들은 상대적으로 초라해져 가는 자신들의 위치에 불만을 토로한다. 과거에는 기술고시 출신들이 우대받고 실·국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통폐합 이후 이와 같은 ‘배려’가 줄어들고, 행정직들의 들러리로 전락해 버렸다고 푸념한다. 사회부처 기술고시 출신 한 국장은 “가장 미래 지향적이어야 할 과학기술 분야를 가장 보수적인 교육행정에 붙인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다.”며 “과학 선진국들과 경쟁력을 갖추려면 독자적인 부처로 독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기부 해체 후 끊임없이 푸대접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급기야 올해 3월 과학기술 정책과 예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를 출범시켰다. 그렇지만 과학기술 단체들은 “국과위로는 국가 과학기술 전반을 관장하는 컨트롤 타워가 될 수 없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하루빨리 과학기술부를 부활·독립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심성 논리 접근땐 부작용” 이 밖에 공무원 조직인 금융위원회와 민간 특수법인인 금융감독원으로 분리된 금융감독기관 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감독권이 분산된 데 따른 비효율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금감원 개혁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단일 기구로 통합하는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행정개혁시민연합 서영복 사무총장은 “부처나 기관 통합에서 조직이나 기구 등의 물리적 결합은 쉽지만, 고유 문화적인 측면인 화학적 결합까지는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부처 통폐합의 부작용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선심성 정치 논리 차원의 접근은 정권 말기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두 얼굴의 사나이 수배…낮엔 교수, 밤엔 갱두목

    두 얼굴의 사나이 수배…낮엔 교수, 밤엔 갱두목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교수가 막후에서 마약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갱단 두목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일 미국 일간지 뉴욕 데일리 뉴스가 현지 언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카운티 경찰은 캘리포니아주립 샌버나디노 대학 운동생리학 교수 스티븐 킨제이(43)가 지역 갱단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지명 수배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오토바이를 타고 마약을 팔던 일당을 체포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킨제이가 두목이라는 사실을 포착해냈고 그의 집을 급습해 수만 달러 어치의 히로뽕과 현금, 소총, 권총, 방탄복, 그리고 오토바이를 탈 때 입는 가죽 조끼 등을 찾아냈다. 경찰이 들이닥칠 때 집에 없었던 킨제이는 도주했으며 현재 총으로 무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말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즈는 경찰 측이 그가 ‘악마들의 사도’로 불리는 갱단의 두목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킨제이의 정체가 밝혀지자 대학과 가족, 이웃들은 경악하며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아버지 행크 킨제이는 “내 아들이 그럴 리 없다.”면서 “독실한 기독교인에다 박사이고, 담배도 술도 입에 대지 않는데다 딸에게도 아주 다정한 아빠”라고 말했다. 이웃들도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웃은 “그는 아주 조용하고 점잖은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 웨인 대학을 졸업하고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오하이오주 톨리도 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킨제이는 10년 전부터 샌버나디노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해왔다. 이혼한 처 사이에 15살 난 딸도 있다. 한편 경찰은 킨제이를 놓쳤지만, 동거녀 할리 로빈슨(33)을 붙잡았다. 2005년 캘리포니아주립 샌버나디노 대학을 졸업한 로빈슨은 히로뽕 제조와 판매를 맡은 동업자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샌버나디노 대학 앨버트 카니그 총장은 “사실이라면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면서 “대학당국은 경찰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뉴욕 데일리 뉴스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타이거 우즈 전 부인, 한술 더 뜨는 바람둥이 만났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 헤어진 전 부인 엘린 노르데그렌이 ‘국제적 플레이보이’와 사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호사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30일(현지 시간) 엘린이 미국의 억만 장자 투자가인 마이클 딩맨의 아들인 제이미 딩맨과 사귀고 있다면서 그를 “전세계를 무대로 여자들을 꼬시는 ‘국제적 플레이보이’”로 소개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특히 미국 잡지 ‘OK!(오케이)’를 인용한 기사를 통해 “제이미는 (바람피는 차원에서) 대단한 선수(우즈)를 능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월 미국의 연예 전문 사이트인 TMZ는 지난 7월 딩맨이 부인했지만, 그가 우즈의 외도 상대 여성 중의 한명이었던 레이첼 우치텔과 동거한 적이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뉴욕 포스트도 엘린이 딩맨과 사귀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딩맨이 모델 겸 배우 브리짓 모이내한과 스웨덴의 마들렌 공주 등과 염문을 뿌린 적이 있다고 그의 여성 편력을 소개했다. 엘린 노르데그렌은 타이거 우즈의 섹스 스캔들이 불거진 후 지난해 공식 이혼하면서 1억1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 위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길섶에서] 지하철 벽보/박대출 논설위원

    지하철에 온통 CCTV다. 곳곳을 감시한다. 사람도 있다. 지하철 경찰대다. 숙련된 감각이 무기다. 눈빛이 묘하고, 행동거지가 의심되면 어김없다. 범죄는 발 붙일 틈이 없어 보인다. 희망사항일 뿐이다. 사각지대는 늘 존재한다. 그래서 벽보가 등장했다. 지하철 경찰대가 붙였다. 성폭력 예방 요령을 보자. 항목이 다섯 가지다. 마지막이 “계단을 오를 때 핸드백이나 가방으로 뒤를 가린다.”로 돼 있다. 소매치기 예방 요령도 있다. 첫째 항목이 눈에 들어온다. “핸드백이나 가방은 앞으로 한다.” 갑자기 헷갈린다. 계단에선 성폭력을 막아야 하나, 소매치기를 막아야 하나. 핸드백, 가방의 위치가 달라진다. 전자라면 뒤다. 후자라면 앞이다. 둘 다 막을 수 있나. 쉴새없이 앞뒤로 왔다갔다 해야 하나. 경찰은 정답을 알까. 지하철에도 스마트폰 열풍이다. 다들 한눈 팔 겨를이 없다. 옆 승객이 성폭력을 당하는지, 소매치기를 당하는지 알 리가 없다. 열 사람이 한 도둑을 못 막는다고 했다. 도리가 없다. 본인이 조심할 수밖에. 박대출 논설위원 dcpark@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창의적 사회와 그 적들/박상숙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창의적 사회와 그 적들/박상숙 산업부 차장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의 국어 시험지를 보고 크게 놀랐다. 신통찮은 점수 때문만은 아니었다. 눈을 의심케 하는 문제 하나. ‘철수는 이번 시험에서 100점을 맞아 어른들로부터 칭찬을 받았습니다. 철수는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요?’ 찡그리고, 화내고, 울고, 웃는 각양각색의 표정을 지닌 어린 아이의 얼굴 그림이 1번부터 8번까지 나와 있었다. 아이가 고른 답은 살짝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의 4번. 선생님의 동그라미는 함박웃음이 표시된 8번의 몫이었다. 답이 딱 떨어진다는 수학 시험에서도 종종 정답 시비가 이는 판에 사람의 감정을 단 한 가지로 규정하다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리는 선수는 뭐고, 칭찬에 겸연쩍게 낯을 붉히는 이들은 다 뭐란 말인가. 요즘 ‘창의력’ 또는 ‘크리에이티브’라는 말이 요란하다. 아이폰·아이패드로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지각변동을 가져온 애플의 영향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창의적 인재 육성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구글과 휼렛패커드 같은 IT 공룡들도 애플의 뒤를 따라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미래를 찾을 채비를 하면서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민간기업이나 정부 할 것 없이 앞다퉈 거대한 청사진들을 제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한 위원회를 발족하고, 아카데미를 세우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것 역시 ‘하드웨어’에만 치중하는 느낌이다. 창의력의 원천인 학교와 기업의 문화를 작동시키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소홀하기 때문이다. 교실과 사무실에서 획일적인 학습과 하향식 문화가 여전히 횡행한다면, 대한민국에서 스티브 잡스를 기대한다는 것은 자갈밭에서 싹이 트기를 바라는 셈이다. 무엇보다 창의력을 가로 막는 것은 일류 대학을 졸업한 인재에 대한 환상이다. 일본의 국사(國士)로 일컬어지는 사카이야 다이치는 일류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인재는 ‘시험치기의 명수’에 불과하다고 단언했다. 기술 개발, 경영 쇄신, 신규 시장 개척 등은 해보기 전까지 정답이 있는지 없는지 알 수가 없다. 때문에 답이 보이는 문제풀이에만 능숙한 사원들로는 한 단계 높은 도약을 절대 이룰 수가 없다는 것이다. 권위주의 문화도 창의력의 ‘적’이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귀국한 친구의 아이가 선생님으로부터 처음 들은 말은 “말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미국에 있을 때 확실한 의사 표현으로 칭찬을 받았던 행동거지가 한국에서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일일이 토를 다는 버릇없는 태도가 돼버린 것이다. 기업이라고 다를까. 더구나 기업 운영의 주체가 오너 일색인 한국의 현실에 비춰볼 때 다른 주장을 내는 독창적인 구성원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LG전자의 전 연구원이 구본준 회장에게 띄운 이메일만 봐도 우리 기업 문화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그는 “제일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자유로운 토론문화의 부재”라며 “톱 매니지먼트(최고경영자 및 최고기술책임자)나 연구소장의 코멘트가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면 진위나 이유에 대한 논의 없이 바로 그에 맞게 의사결정이 난다.”고 꼬집었다. ‘남다른 구성원’이 되라고 요구하면서 정작 우리 사회는 창조성을 거부하거나 배제하는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보인다. 창조력은 소수의 사람들에게서 제기되어 마침내 다수파에게 변혁을 요구하는 성격을 띤다. 따라서 다수추종적 성격이 강한 우리 사회에서는 창조성이 단합을 깨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이제 바텀 업(bottom-up·상향식) 문화는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수조건이다. 윗사람과 힘센 자가 좀 더 여유롭게 아랫사람을 대하고 그에게 귀를 기울여 주는 일이 막대한 사재를 출연하는 것만큼이나 시급하다. 장유유서(長幼有序)는 분명 미덕이지만 창의적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시대에는 수평적인 소통과 토론에 그 자리를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alex@seoul.co.kr
  • [新 베트남 기행] (하) 끝없는 남진정책이 낳은 사회상

    [新 베트남 기행] (하) 끝없는 남진정책이 낳은 사회상

    여정의 첫 기착지인 수도 하노이의 날씨는 무덥고 습했다. 중부의 고도 후에의 햇살은 모든 것을 숨 막힐 듯한 무시간의 정적 속으로 몰아넣는 강렬한 것이었다. 그러나 옛 월남의 수도 호찌민의 밤은 예상 밖으로 서늘했다. 상하의 나라 베트남의 날씨는 이렇게 지역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동안을 따라 북쪽에서 남쪽까지 장장 1750㎞에 걸쳐 길게 뻗쳐 있는 나라이니 이와 같은 기후 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기후 차이가 서로 다른 물리적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은 또한 역사적으로 독특한 지역 문화와 전통을 일구어 낸 중요한 변인으로 작용했다. 10세기 경, 천년에 걸친 중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했을 때 베트남의 영토는 홍하(紅河) 델타를 중심으로 한 북부에 국한되어 있었다. 중부에는 문화 전통이 다른 참파 왕국이 약 천년 동안 존속해 왔고, 남부는 앙코르와트에 수도를 두었던 캄보디아에 속해 있었다. 독립 왕조를 세운 이후 베트남은 남쪽으로 영토를 넓혀 나가는 남진 정책에 힘을 쏟았다. 그리하여 15세기 무렵 중부를 병합하고 이어 300년 뒤인 18세기에는 마침내 남쪽 기름진 메콩 강 델타를 영토에 편입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북·중·남부를 포괄하는 베트남 최초의 통일 왕조인 응우옌 왕조의 가장 큰 과제는 지방 분권화의 줄기찬 요구를 다독거리는 것이었다. “남북은 일가”라는 명제는 호찌민의 정치적 구호이기에 앞서 19세기 응우옌 왕조가 통치 이념으로 이미 강조했던 것이다. 응우옌 왕족의 건국이 1802년이고, 왕국이 프랑스의 식민 지배하에 들어가는 것이 1859년이니, 전통시대 베트남의 통일된 역사는 실제로 반세기에 불과했다. 정치적 통일을 이룬 오늘의 베트남을 말하면서 사회문화적 혼종성(hybridity)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치적으로는 ‘일가’를 이루었지만 북·중·남부 지역은 여전히 독자적인 지역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노이에서 중부 후에와 호이안을 거쳐 남부의 호찌민까지 종주하는 이번 여정에서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베트남은 중국의 영향을 받은 유교문화가, 참파 왕국과 푸난(扶南)왕국이 있었던 중남부는 인도의 영향이 짙은 불교문화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진다. 특히 남방문화에는 힌두교의 색채도 가미되어 에로틱한 힌두교의 비슈누와 가네슈의 신상도 호찌민의 역사박물관에서는 찾아볼 수 있었다. 이렇게 혼재하는 서로 다른 문화 전통에 식민지 시대에 유입된 프랑스 문화가 뒤섞이면서 베트남은 한층 다채로운 하이브리드 문화를 창출해 냈다. 베트남의 건축물에서도 이 점을 엿볼 수 있었다.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에서는 폭이 좁고 긴 세장형의 토지 위에 3~4층으로 쌓아올린 튜브 하우스 스타일의 집들이 많이 눈에 띄지만 중부의 후에나 남부의 호찌민에는 그런 양식의 집은 그렇게 많지 않고 오히려 주황색 오지기와를 얹은 유럽풍의 집들이 종종 눈에 띈다. 중부의 고도 후에에 자리한 응우옌 왕조의 황궁 태화전은 중국의 자금성을 모방한 것이지만, 궁성의 외곽에는 유럽의 성채를 모방한 해자가 설치되어 있다. 후에를 가로지르는 향강(香江)의 북안에 산재해 있는 왕릉에서도 토착 양식과 외래 양식이 동거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응우옌 왕조의 2대 황제였던 민망 황제의 장중한 왕릉의 경우 건물은 중국식이지만 내정의 정원은 서양식이었다. 이 기묘한 절충과 조화는 마지막 황제 바오 다이가 선황제를 기려 건설한 화려한 카이 딩 왕릉에서는 독특한 예술미로 표출된다. 묘소로 오르는 109개의 계단 양편을 장식하고 있는 거대한 용의 형상에 압도된 관람객의 눈앞에 펼쳐지는 왕릉의 내부는 서양의 성당에서나 볼 수 있는 형형색색의 타일, 유리 및 녹색의 옥으로 장식된 화려한 벽면, 그 사이사이를 수놓고 있는 다양한 주제의 벽화, 그리고 거대한 천장화로 한 편의 만화경을 이루고 있다. 이런 독특한 혼성 양식의 건축물이 보존되어 있는 후에는 199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후에에서 다낭을 거쳐 호이안에 이르는 해안에는 백사장이 줄곧 이어진다. 넘실대는 짙푸른 바다와 고운 모래사장과 야자수 그늘이 피곤한 여행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해안을 따라 곳곳에 현대식 시설을 갖춘 리조트, 콘도, 호텔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특히 다낭의 해변에 건설되고 있는 휴양단지는 엄청난 규모여서 사회주의 체제 속으로 밀고 들어오는 자본주의의 거센 물결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념과 실용주의의 이와 같은 절충 또한 하이브리드 문화의 한 단면이다. 글 사진 신문수 서울대 교수·미국문학
  • 한현정 사기결혼 반박 “헤어지려하니 감금 폭행, 도망나왔다”

    한현정 사기결혼 반박 “헤어지려하니 감금 폭행, 도망나왔다”

    클레오 전 멤버 한현정이 한 중국인의 사기결혼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한현정(28 · 본명 배현정)의 전 소속사 스타메이드 엔터테인먼트측은 26일 “중국에서 남자친구를 만난 건 사실이지만 너무 집착이 심하고 성격이 안 맞아 헤어지려고하자 남자친구가 여권을 빼앗고 감금 폭행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발표, 중국 언론의 사기결혼 보도를 정면 반박했다. 한현정 측은 이어“지금은 몰래 도망나와 있으며 계속 연락은 취하고 있다”며 “돌아오면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말해주겠다고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현재 한현정은 귀국을 준비 중이며 귀국 후 전 소속사와 상의해 법적 대응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광저우 지역신문 광저우일보(广州日报)는 26일 한국 아이돌 그룹 클레오 출신 한현정에게 사기 결혼을 당해 재산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30대 재력가 샤오우(小武)씨의 사연을 보도해 논란을 불렀다. 보도에 따르면 샤오우는 2009년 마카오에서 한현정을 처음 만나 사귀기 시작했으며 그해 12월 한씨가 부모님과 다퉜다며 홀로 중국 광저우의 샤오우를 찾아와 두 사람은 3개월간 동거한 뒤 2010년 3월 26일 광저우에서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했다. 이 신문은 이후 한씨는 한국 소속사가 계약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거나 남동생이 결혼한다는 등 다양한 이유를 내세우며 샤오우의 재산 명의를 자신 앞으로 돌려놓고 일부 재산을 매각하도록 했고, 샤오우의 재산이 바닥나자 올 7월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고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 ‘클레오’ 한현정 ‘中부호와 사기결혼’ 진위 논란

    중국의 한 남성이 한국의 여자 연예인과 사기 결혼으로 재산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기사가 게재돼 진위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저우 지역신문 광저우일보(广州日报)의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재력가로 알려진 광저우에 사는 30대 샤오우(小武)씨는 3년 전인 2009년 마카오에서 한국 아이돌 그룹 클레오 출신 한현정(28 · 본명 배현정)을 처음 만났다. 한씨는 당시 보디가드 2명과 함께 이 곳을 찾았다 샤오우의 옆자리에 앉게 됐고, 두 사람은 통역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나누다 급속도로 친해졌다. 당시 샤오우는 한씨가 한국에서 꽤 유명한 연예인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한씨와 친분을 쌓으려 고용한 통역사 또한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한씨는 친구와 함께 샤오우가 활동하는 광저우시를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두 사람의 감정은 점차 깊어져갔다. 그러던 2009년 9월, 한씨를 찾아 서울에 온 샤오우는 그제야 그녀가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활동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함께 서울 관광에 나선 한씨는 샤오우에게 “한국에서 알아주는 4대 명문집안의 딸이며, 부모님은 의사이고 나는 매우 유명한 연예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2월,한씨는 부모님과 다퉜다며 홀로 중국 광저우의 샤오우를 찾아왔고 두 사람은 3개월간 동거한 뒤 2010년 3월 26일 광저우에서 정식으로 혼인신고를 했다. 결혼하자마자 한씨는 집이 좁다며 샤오우가 소유하고 있던 별장을 팔게 했다. 또 한국 소속사와 계약 소송에 걸렸다거나 남동생이 결혼한다는 이유 등으로 거액의 돈을 빌리기도 했다. 이후 한씨는 다양한 이유로 샤오우의 재산 명의를 자신 앞으로 돌려놓거나 재산 일부를 매각하도록 했고, 샤오우의 전 재산이 바닥나자 올 7월 집을 나와 돌아가지 않았다. 8월 초 경 샤오우는 한씨를 찾아 한국에 왔을 때, 그녀가 명문집안의 딸이 아니며 거짓으로 자신의 신분을 위장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샤오우는 “한씨의 거짓결혼과 채무관계 등을 이유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사실증명이 어려운 부분이 많아 진척이 없는 상태”라며 “성격도 좋고 예쁜 가수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한국에서도 그저그런 연예인일 뿐이었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광저우일보는 “현재 샤오우가 한국주재 중국대사관 등에도 수사에 도움을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한현정이 실제로 이 남성과 결혼했는지, 재산을 빼돌렸는 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이 중국인의 일방적 주장만 중국 언론에 보도된 상태다. 한편 한현정의 전 소속사인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한현정의 중국인 남자친구가 여권을 훔쳐가 감추고, 감금폭행해 도망쳤다”고 중국언론 보도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스타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한현정의 부탁을 받아 반박자료를 내게됐다”며 “남자친구를 잘못 만나 고생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현정은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프리뷰] 25일 개봉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영화프리뷰] 25일 개봉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의 1913년 프랑스 파리.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매드 미켈슨·오른쪽)와 안무가 바츨라프 니진스키가 합작한 발레 ‘봄의 제전’이 초연된다. 시대를 훌쩍 앞서간 전위적인 음악과 안무 탓일까. 관객들은 뛰쳐나가고 야유를 퍼붓는다. 하지만 남다른 맵시의 한 여인이 무대를 뚫어져라 응시한다.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시킨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안나 무글라리스·왼쪽)이었다. 러시아 혁명으로 귀국하지 못한 채 병든 아내와 4명의 자식들을 힘겹게 부양하던 스트라빈스키에게 샤넬은 후원자를 자청한다. 둘은 처음 본 순간 끌렸다. 그리고 1920~21년 파리 교외 저택에서 샤넬과 스트라빈스키 가족의 야릇한 동거가 시작된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얀 쿠넹 감독의 ‘샤넬과 스트라빈스키’는 ‘코코’라는 별명으로 더 친숙한 20세기 여성 패션 혁명가 가브리엘 샤넬(1883~1971)을 다룬 수많은 작품 가운데 하나다. 크리스 그린하그의 소설 ‘코코&이고르’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고, 시나리오 작업도 함께했다. 이전 샤넬 영화와 다른 점은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1882~1971)와의 짧은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 지금껏 샤넬을 언급한 책이나 영화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대목이다. 그럴 법도 하다. 샤넬에게는 27세에 만난 첫사랑 아서 카펠을 비롯해 결혼설이 나돌았던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공작, 2차 대전 당시 사랑에 빠졌던 13세 연하의 독일군 장교 한스 귄터 폰 딩클라게 등 드라마틱한 연인들이 있었기 때문. 2009년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폐막작 ‘샤넬과 스트라빈스키’의 초반부는 더없이 강렬하다. 원초적이고 강렬한 리듬으로 유럽 현대음악의 새 경계를 연 ‘봄의 제전’ 초연을 훌륭하게 재현했다. 1000명이 넘는 엑스트라와 25명의 무용수, 70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동원됐다고 한다. 현대 음악 팬이라면 이 장면만으로도 본전 생각은 나지 않을 터. 인상적인 도입부 이후 영화는 두 천재의 도발적인 사랑을 그린다. 삐딱하게 보자면 고전적인 불륜 드라마일 수 있다. 스트라빈스키의 아내, 아이들과 함께 사는 집에서 둘은 거침없는 사랑을 나눈다. 하지만 쿠넹은 두 사람의 사랑이 ‘샤넬 No.5’와 ‘불의 제전’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말한다. 둘의 사랑이 그랬을지언정 ‘준비 없이 내린 비’처럼 영화의 결말은 뜬금없다. 조금은 당황스럽다. 그래도 배우들의 연기만은 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하다. 특히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뮤즈’로 불리는 여배우 무글라리스는 코코의 현신 같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앤 폰테인 감독의 ‘코코 샤넬’ 주인공 오드리 토투가 귀여운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반면, 무글라리스는 패션과 사랑 앞에 누구보다 당당했던 샤넬을 고스란히 되살렸다. 샤넬룩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이기적인’ 몸매는 물론 열정과 스산함이 교차하는 묘한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김정일, 내일 울란우데서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북·러 모스크바 선언 10주년을 맞아 이뤄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10년 전보다 이동거리는 절반 이하로, 방문 일정은 3분의1로 크게 줄었다. 2001년 7~8월 방러 당시에는 24일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로 이어지는 1만 8000㎞의 대장정을 소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산과 하바롭스크를 거쳐 오는 23일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70세의 고령인 데다, 2008년 뇌졸중 발병으로 인한 건강문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0일 낮 12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전 10시) 하산역에 도착한 김 국방위원장은 트레이드마크인 인민복을 입고 옅은 미소를 띠며 환영 나온 러시아 관리들을 반겼다. 극동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인 빅토르 이샤예프와 세르게이 다르킨 연해주 주지사 등이 열차 안으로 들어가 김 국방위원장을 영접하고 연해주 주도인 블라디보스토크의 풍경이 그려진 옛 소련 시절 그림을 선물했다. 이후 김 국방위원장은 곧바로 북상, 21일 오전 4시 하바롭스크역으로 들어가 30분간 머물다 떠났다. 현지 경찰은 “열차에서 내리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바롭스크를 떠난 지 6시간 만인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 국방위원장은 아무르주 노보브레이스크 마을의 부레야 역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열차에서 내리자 현지 여성들은 환대의 뜻을 담은 ‘소금과 빵’을 건넸다. 역사에서 5분간 환영을 받은 김 국방위원장은 특별열차에 싣고 온 방탄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부레야 역에서 80㎞ 떨어진 수력발전소를 찾았다. 당초 김 국방위원장이 이곳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에너지 협력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 국방위원장은 오후 4시 다시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고 정상회담이 예정된 울란우데로 향했다. 2001년 방러 당시 김 국방위원장은 러시아 전역을 열차로 돌아본 뒤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친선 강화를 골자로 하는 북·러 모스크바선언을 채택했다. 2002년 8월 20~24일에도 푸틴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 극동지역을 방문, 현지에서 진행 중인 경제정책을 학습했다. 이타르타스통신은 김정일이 국방위원장으로 임명되기 전인 19 57년과 1959년에 아버지인 김일성 전 국가주석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김 국방위원장의 특별열차는 17량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첫째 객차에는 집무실, 둘째 객차에는 침실, 셋째 객차에는 통신실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열차는 하산역에서 러시아 측 수행원을 태운 4개의 차량이 추가되면서 21량으로 늘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의처증 남편, 아내 몰래 헤어드라이어 꺼내더니…

    의처증 남편, 아내 몰래 헤어드라이어 꺼내더니…

    “거기 119, 119죠? 저, 저희…어머니가 목을 매셨는데….” 2006년 5월 25일 새벽 4시 경기 시흥시 신천동의 한 아파트. 119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새벽의 정적을 갈랐다. 사망자는 당시 56세의 주부 A씨. 그는 머리까지 이불을 뒤집어 쓴 채 안방에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었다. 목을 맨 시신을 처음 발견해 바닥에 것은 남편 B씨(56)였다. “1시간쯤 전에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작은 방문에 목을 매 죽어 있더라고요. 손자들 놀라고 달아 놓은 그네용 철봉에 끈을 묶었더군요. 목 뒤 가운데에 매듭이 있었고 두 발이 공중에 5㎝ 정도 떠 있었어요.” 급히 줄을 끊어 안방에 눕혔는데 한밤에 시신과 함께 있자니 무서운 생각이 들어 이불을 덮어 놓고 분가한 아들에게 급히 연락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차분하게 상황을 증언했다. 아내의 자살 동기를 묻는 경찰에게 남편은 “나한테 맞은 게 분해서 자살한 것 같다.”고 했다. 남편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사건발생 몇시간 전인 5월 24일 오후 10시쯤 부부싸움을 했다. 남편은 이 과정에서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워 온 플라스틱 막대기로 부인을 때렸다. 자기는 화가 나서 집을 나갔다가 새벽 3시쯤 돌아와 보니 아내가 숨져 있었다고 했다. 집안에는 길이 50㎝ 남짓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부인이 목을 맨 낡은 나일론 끈이 놓여 있었다. 남편은 나일론 끈은 집에서 보던 게 아니라고 했다. A씨의 목 주변에는 끈 자국이 뚜렷했다. 턱 아래부터 시작된 자국은 목덜미와 턱을 따라 비스듬히 위로 올라가 있었다. 부인의 얼굴에는 심한 울혈이, 양 눈꺼풀은 많은 일혈점이 보였다. 전형적인 질식사의 흔적이었다. 얼굴, 목, 팔 등에서는 붉은색을 띤 타원형의 크고 작은 상처가 발견됐다. 남편 진술대로라면 부부싸움 때 막대기로 맞은 상처였다. 모두 18곳. 하지만 사인으로 보기에는 상처가 너무 작았다. 검안의는 일단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1차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것은 나중에 있을 대반전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보조장치에 불과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녀는 타살된 것이었고 범인은 남편이었다.   ■ 완전의사에선 없어야 할 울혈과 일혈점 억울한 죽음이 자살로 묻혀버릴 뻔한 것을 막아준 사람은 부검의였다. 그는 시신의 상태와 정황이 어딘지 모르게 아귀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특히 시신 속 일혈점과 울혈에 주목했다. “목격자(남편)는 목을 맨 부인의 발이 허공에 5㎝ 떠 있었다고 했죠. 매듭은 목 뒤에 걸려 있었고…. 근데 이상해요. 이렇게 교수형 당하는 사람처럼 죽으면 질식사와 달리 울혈이나 일혈점이 나타나지 않는 법이거든요.” 법의학에서는 A씨처럼 정확하게 목을 매 죽는 것을 ‘전형적· 완전 의사(縊死)’라고 말한다.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막히는 데다 몸 전체가 공중에 떠 하중이 온전히 목에 걸려 시신의 얼굴 부위가 창백하게 변한다. 피가 쏠리지 않으니 당연히 일혈점도 울혈도 나타나지 않는다. 부검의는 몸에 남은 상처도 의심스럽다고 했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막대기에 맞아서 생긴 상처는 절대로 아닙니다. 오히려 화상이나 탕상(湯傷·물이나 증기에 데인 상처)에 가까워요.” 수사진의 시선은 남편을 향했다. 지금까지 그가 해온 진술이 모두 거짓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그를 다그치려면 뭔가 물증이 있어야 했다. 수사진은 아파트 인근을 이잡듯이 뒤졌고, 그 노력은 이내 결실을 맺었다. 아파트에서 좀 떨어진 공터에서 집에 있던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끈의 나머지 부분을 발견한 것. 집에서 나온 막대기나 나일론끈과 절단면도 정확히 일치했다. “가만있자, 남편은 막대기를 이곳 공터가 아닌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주웠다고 하지 않았나. 게다가 여기서 목 맬 때 쓴 나일론끈까지 발견되고….” 일반적으로 목을 매는 사람들은 집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자살을 결심한 아내가 한밤 중 칠흑같이 어두운 공터까지 와서 어렵사리 끈을 찾았다는 얘기다. 이게 말이 되는가. 형사와 남편의 피말리는 두뇌게임이 이어졌다. 조사 8시간째. 심리적인 불안감을 내비치는 남편 앞에 경찰이 그동안 감춰두었던 증거를 내밀었다. 공터에서 발견한 플라스틱 막대기와 나일론 끈이었다. “모두 공터에서 찾은 겁니다. 왜 거짓말을 하셨습니까.” “…” “부인을 살해한 건 당신이죠.” 남편은 고개를 떨궜다.   ■ 전기도 흔적을 남긴다 사건은 엽기적이었다. 불행의 씨앗은 아내의 외도에 대한 남편의 망상증이었다. 남편은 증세가 차츰 심해지더니 급기야 ‘아내가 밥에 독을 타 나를 죽이려 한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됐다. 결국 남편은 아내가 자기를 죽이기 전에 먼저 죽이기로 결심했다. 범행은 치밀하게 준비됐다. 그는 헤어드라이어 끝을 잘라 빼낸 전선과 나무막대기 등으로 간이 전기충격기를 만들었다. 과거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배운 지식을 총동원했다. 범행에 쓸 나일론끈과 플라스틱 막대기도 준비했다. 막대기는 전기충격 때문에 아내 몸에 생길 상처를 맞아서 생긴 것처럼 위장하기 위한 도구였다. 그날 밤 남편은 TV를 보는 아내 뒤로 다가가 모두 9차례 전기충격을 가했다. 아내가 기절하자 나일론 끈에 그녀의 목을 매달았다. 15분 후 아내가 죽은 것을 확인한 그는 살인의 흔적을 지운 뒤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신의 결백을 확인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뒤늦게 밝혀진 것이지만 부인의 몸에 남은 상처는 전류반(電流斑)이었다. 데인 상처와도 비슷한 이 자국은 최초 전기가 몸에 들어오고 나온 곳에 각각 흔적을 남긴다. 피부 가장자리가 올라와 있어 마치 분화구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전류의 세기가 약하거나 몸에 물기가 있다면 반점처음 작은 자국만을 남긴다. 특히 남편은 상처를 닦아냄으로써 경찰의 감식을 한층 어렵게 했다. 이렇게 흔적이 약할 때는 피부에 철 등 금속성분이 묻어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감전된 피부에는 순간적으로 금속 성분이 녹아서 늘어붙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전도체와 맞닿은 부위는 마치 도금을 한 것처럼 변하기도 한다. 그렇게 전기도 흔적을 남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 [‘잘 나가는’ 자치구 정책 2제] 강서, 저소득층 ‘법률 홈닥터’

    #열두살짜리 딸과 힘겹게 살아가는 이기자(가명)씨는 최근 강서구 ‘법률 홈닥터’의 문을 두드렸다. 이혼과 동거 등 아픈 과거때문에 주민등록에 딸을 동거인으로 올려놓고 지냈으나 사춘기인 딸이 이 사실을 알고 방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씨는 법률 홈닥터의 도움을 받아 돈을 들지 않고 복잡한 사실관계를 정리했다. 가족관계등록부도 정정해 마음고생을 덜 수 있었다. 강서구는 이처럼 법을 몰라 고통받는 저소득층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법률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4월 법무부와 함께 시작한 ‘법률 홈닥터’ 사업을 12월까지 연장 운영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사업은 변호사를 찾을 경우 많은 비용과 함께 스스로 사실관계를 직접 찾아 나서야 하는 어려움을 씻어주는 덕분에 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청 주민생활지원과에서 법무부 파견 송강현 법무관이 주민들에게 직접 법률상담과 법률 문서작성 등에 대해 무료 법률 서비스로 제공한다. 넉달 남짓한 기간이지만 지금까지 도움을 받은 주민이 241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필요한 경우에는 지역 내 복지시설이나 가정을 직접 방문해 법률문제를 진단, 해결해 주는 ‘찾아가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장애인 시설과 외국인근로자센터, 노인복지센터를 찾아가 자칫 함정에 빠져 큰 걱정을 끼칠 수 있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 예방 및 장애인 장기 요양보험제도, 다문화가정의 국적 문제, 상속, 유언 등 법률 문제에 대해 강의한다. 노현송 구청장은 “그동안 비용문제 등으로 변호사를 찾기 어려웠던 취약계층과 서민들에게 맞춤형 무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사업으로, 많은 주민들이 찾아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주민생활지원과(2600-6631)로 문의하면 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로커보어( locavore) /최광숙 논설위원

    ‘로커보어’가 되고자 한 적이 있다. 몇년 전 미국 뉴욕에서 살 때다. 로커보어란 ‘지역’(local)과 ‘먹다’(vore)의 합성어로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재배·사육된 먹거리를 즐기는 이들을 말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공부하던 컬럼비아대학 정문 앞 거리에 장이 선다는 얘기를 듣고 한번 가본 것이 계기가 됐다. 뉴욕 인근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각종 과일과 채소가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마트에 나온 인물 반반한 농산물이 아니었다. 벌레 먹거나 모양이 일그러진 사과, 당근들이 오히려 농약을 치지 않은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임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맨해튼 도심 유니언 스퀘어에는 일주일에 몇번 그린 마켓이라는 장이 선다. 야채와 과일은 기본이고, 농부들이 직접 구운 빵과 쿠키·꿀·잼·치즈·와인 등 없는 것이 없다. 농가에서 기른 예쁜 꽃과 화분들도 있다. 이런 장터는 분명 뉴요커들과 로커보어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 먼 거리에서 온 유기농 제품보다 근거리 식품을 더 선호하는 게 그들이다. 로커보어는 우리의 ‘신토불이’(身土不二)와 일본의,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지산지소’(地山地消)와 비슷하다. 그러나 지금 미국과 유럽의 대도시에서 유행하는 로커보어가 사전에 정식 등장한 것은 그리 먼 일이 아니다. 2007년 옥스퍼드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로커보어’라는 말을 등록하면서부터다. ‘로컬 푸드’(local food)를 먹는 것 외에 이 같은 소비 운동과 트렌드도 로커보어를 뜻한다. 로커보어는 단순히 신선한 식품을 먹자는 취지를 넘어 환경운동과도 직결된다. 즉, 식품의 이동거리가 짧을수록 수송용 연료 사용이 줄어들어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과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농산물이 생산지에서 각 가정의 식탁까지 옮겨지는 거리를 말하는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과 환경의 함수를 보여주는 환경지표인 셈이다. 2007년 우리나라 1인당 푸드 마일리지는 512㎞로 일본과 비슷하지만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2~6배나 된다고 한다. 그만큼 수입식품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최근 뉴욕 도심 속 양봉이 증가한다는 외신 기사가 나왔다. “도심에 벌통 하나가 생기면 5만개의 꽃가루를 불러들인다.”며 점차 지구촌에서 사라지는 꿀벌을 살려 보겠다는 로커보어들의 호응 덕분이란다. 집에서 야채를 직접 길러 먹는 것도 로커보어다. 부지런만 하면 로커보어의 길이 멀지 않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손,살인자를 가리키다

    2006년 10월 11일 오후 3시 인천 강화도의 한 선착장. 주변을 거닐던 관광객이 바다쪽 석축에 걸린 작은 물체를 발견했다. “저게 뭐지? 일반적인 바다 쓰레기 같지는 않은데?.” 왠지 서늘한 느낌이 들었다. 가까이 다가간 그는 자기도 모르게 ‘악~’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잘려진 사람의 손이었다. 바다를 떠돌다 뭍을 만나니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는 심정이었을까, 조류에 떠밀려온 가련한 조각 시신은 축대에 기대어 제발 자기를 보아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 40대 중반 여성?남편 그리고 내연남 상식적인 얘기지만 바다나 강에서 발견된 시신은 신원을 파악하기가 육지에서 나온 시신보다 훨씬 어렵다. 가장 보편적인 방법인 지문감식도 안되는 경우가 많다. 물 속에서 불거나 부패하는 과정에서 형체가 훼손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망자의 손을 수습해 아이스박스에 넣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냈다. 우선 규명해야 할 것은 자살이냐, 타살이냐 여부. 손목 절단이 흉기 등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람은 토막살해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시신이 온전한 상태로 떠돌다 선박 스크루 등에 의한 절단된 것이라면 타살 외에 자살이나 사고사일 수 있다. 부검 결과, 타살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국과원은 “손목 절단면의 전반적인 모양새가 칼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능숙하게 한 일로 보이며 피해자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망자는 누구인가. 물 속에서 부패된 손은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지문이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익사체나 부패가 진행 중인 사체는 주사기로 시신의 손에 실리콘을 주입해 지문을 떠내지만 이 경우는 훼손 정도가 심해 그마저도 불가능했다. 조사반은 고온처리법에 희망을 걸어 보기로 했다. 뜨거운 물을 통해 피부를 팽창시켜 숨어 있던 지문을 도드라지게 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이 기술은 한국의 지문감식 수준을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았다. 실제로 이 방법은 2004년 동남아 지진해일 참사 때 큰 위력을 발휘했다. 9일 만에 경찰은 지문 채취에 성공했다. 중지에서는 활모양의 궁상문(弓狀紋)이, 약지에서는 말굽모양의 제상문(蹄狀紋)이 확인됐다. 피해자는 당시 44세의 여성 A씨였다. 약 1개월 전 남편 K(당시 47세)씨에 의해 가출 신고가 돼 있었다. 인테리어업을 하는 K씨는 “아내가 9월 15일 직장에 출근한 후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내연남과 살기 위해 집을 나간 것으로 생각된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A씨의 통화기록을 조회하자 실제로 한 남자가 등장했다. 그는 A씨와 결혼을 하기 위해 이미 이혼해 있는 상태였다. 남편 진술의 신빙성에 무게가 더해졌다. 경찰은 내연남에 대한 집중 수사에 나섰다. 하지만 모든 면에서 그는 분명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다. 의심할만한 대목이 하나도 없었다. 결국 수사의 초점은 다시 남편을 향했다.   ■ 아내와의 엽기적인 마지막 눈인사 “그놈과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죠. 걱정도 안 돼요.” 남편 K씨가 퉁명스럽게 내뱉은 말에는 부인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다. 경찰은 우선 K씨의 아파트 CCTV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가출 이후 거의 500시간에 육박하는 녹화분을 샅샅이 뒤졌다. 지루한 녹화화면과의 전쟁. 전체 분량을 절반쯤 확인했을 때 화면에 남편 K씨와 아내 A씨의 모습이 등장했다. 10월 2일 오전 10시 10분. 그들이 살던 아파트로 올라가는 모습이었다. “남편 K씨 진술대로라면 가출신고 후 부인과는 만나는 난 일은 없었어야 하는 것 아니야? 아무래도 K씨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 같아.” 경찰들은 이쯤에서 용의자가 누구인지 80%쯤 확신하게 됐다. 다시 몇시간 정도 녹화분을 더 돌리자 등에 뭔가를 짊어지고 혼자서 내려오는 남편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큰 이불보따리였다. 남편은 그걸 자기 승합차에 실었다. 얼마 후에는 검은 비닐봉지와 아내의 핸드백을 갖고 돌아다니는 모습도 포착됐다. 나머지 녹화분에서는 어디에도 부인 A씨가 집을 나오는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이 남편의 통화내역을 확인한 결과 범행 이틀 뒤인 4일 남편은 경기도 김포 등지를 배회하고 있었다. 김포는 시신의 손목이 발견된 강화도와 가까운 곳이었다. 경찰은 그가 아내를 살해하고 이틀 뒤 시신을 버린 것으로 판단한고 남편을 체포했다. 처음에 완강히 범행을 부인하던 K씨는 계속된 추궁과 증거 제시에 결국 모든 것을 실토했다. 바람 난 아내와 이혼을 협의하다 홧김에 목졸라 살해했고 인테리어 가게에서 쓰는 톱과 칼로 집 화장실에서 시신을 토막 낸 뒤 강화대교 밑 바다와 김포대교 밑 강물에 버렸다고 했다. 그는 가출해 내연남과 보름 이상 여행을 떠난 뒤 스스럼 없이 이혼을 요구하는 아내가 죽이고 싶었다고 했다. 경찰은 나머지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경악을 금치 못했다. K씨가 죽은 아내의 머리를 자기 인테리어점 지하 보일러실에 보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이 발견했을 때 A씨의 눈은 청테이프로 가려져 있었다. “아내가 눈을 뜨고 죽었는데 그 눈과 마주치는 것이 너무 무섭더군요.” 불행한 부부의 마지막 눈맞춤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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