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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하이라이트]

    ●놀라운 대회 스타킹(SBS 토요일 오후 6시 30분) 2008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공연으로 전 세계 500여 나라에서 러브콜을 받은 유럽대륙의 워터볼 아티스트 아다 오솔라가 함께한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직접 공수한 지름 180㎝의 투명한 반원형 구조물에 물을 가득 채우고 화려한 공연을 펼친다. 또한 워터볼 안에서 자유자재로 헤엄치며, 인어공주의 환생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인다. ●피쉬와 칩스(KBS1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우연한 기회로 경찰이 된 피쉬는 경찰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그동안 칩스에게 당했던 괴로움을 갚아준다. 칩스는 피쉬를 모함하려는 계략을 꾸민다. 하지만 불더 경관은 이에 넘어가지 않는다. 한편 모나는 가족들에게서 벗어나, 머레인에게 공기방울을 받아 육지에 오른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윤희에게 딱 걸린 세광과 말숙은 결국 둘이 사귀었단 사실을 털어놓게 된다. 윤희와 청애의 어색한 관계를 풀어 보려고 귀남과 장수는 함께하는 자리를 만든다. 한편 재용은 이숙이 레스토랑을 떠나 멀어지려 하는 거라 오해하고, 이숙은 재용이 다른 여자와 소개팅하는 모습을 보자 서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2012 프로야구 올스타전(OBS 토요일 오후 6시 20분) 대전 한밭야구장에서 별들의 잔치가 열린다. OBS 김준우 캐스터와 구경백 해설위원의 입담으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SK, 삼성, 두산, 롯데로 구성된 동부올스타는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다. 그리고 한화, 기아, LG, 넥센으로 구성된 서부올스타는 기아의 선동열 감독이 함께한다. ●드라마 스페셜-칼잡이 이발사(KBS2 일요일 밤 11시 45분) 미자는 어머니와 자신을 괴롭히는 남편 명철을 없애려 한다. 그렇게 전직 킬러 출신 이발사 우진을 찾아 가게 된 미자. 하지만 웬일인지 우진과 그 일당은 살인 청부를 완강히 거절한다. 그 대신 갈 곳 없는 미자에게 이발관 보조 일을 맡기면서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는데…. ●늘 푸른 인생(MBC 일요일 오전 6시) 용인 남단의 넓은 평야지대에 위치해 화훼와 벼, 오이가 유명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순지마을을 찾아간다. 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유복자, 35년 만에 아버지를 만난 사연부터 철부지 자식들 때문에 허기진 배를 움켜쥔 엄마와 고생만 하다가 죽은 남편의 안타까운 사연까지. 순지마을 노인들의 구수한 입담을 들어본다. ●동물일기(EBS 일요일 오전 10시 10분) 별무늬 등갑이 매력적인 별거북부터 다 자라면 그 크기가 무려 70㎝에 육박한다는 레오파드거북까지. 무려 5마리나 되는 육지거북을 키우고 있는 일곱 살 민서는 육지거북에 대해서라면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다. 스피드도 귀여움도 상상 그 이상.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육지거북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
  • ‘시신없는 살인사건’ 징역13년 선고

    일용직 중장비 기사로 같이 일했던 친한 동생을 2008년 땅에 파묻어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모(41)씨가 국민참여재판<서울신문 7월 18일자 9면>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최동렬)는 19일 박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와 배심원단은 박씨의 전 동거녀 이모(34)씨의 증언을 결정적 증거로 판단했다. 이 사건은 시신을 끝내 찾지 못해 ‘박씨가 사람을 죽였다고 고백했다.’는 이씨의 증언 등 정황 증거만 있었을 뿐이다. 재판부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고, 매장 장소가 밝혀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씨의 증언에 신빙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매일 만나고 형·동생 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인 피해자가 사라졌는데도 박씨가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점, 박씨가 중국으로 출국하면서도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일부 증인의 믿기 어려운 진술을 배제하더라도 유죄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16일부터 3일 동안 진행된 재판은 18일 오후 10시 30분쯤에야 피고인의 최후 변론이 끝났다. 평의에 들어간 배심원 9명은 격론 끝에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후 재판부와 함께한 양형 토의에서는 배심원 6명이 징역 13년을, 3명이 징역 15~16년을 선택했다. 재판부는 “양형기준에 근접한 다수의견에 따라서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고 공판은 19일 새벽 3시쯤 진행됐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증언뿐인 ‘시신 없는 살인사건’ 배심원 판단은

    “박씨가 제게 ‘나 사실 사람 죽였다’고 고백했습니다.” “전혀 아닙니다. 저 여자의 모함입니다.” 1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최동렬) 심리로 417호 대법정에서 ‘제2의 시신 없는 살인사건’의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일용직 중장비 기사로 같이 일했던 친한 동생을 2008년 땅에 파묻어 죽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모(41)씨가 억울하다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 동안 재판이 진행됐다. 사건은 ‘박씨가 사람을 죽였다.’는 증언만 있을 뿐 시신을 끝내 찾지 못해 정황 증거만 있는 상황이다. 박씨의 전 동거녀인 조선족 이모(34)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2005년 5월부터 3년간 박씨와 동거했으며 지난 2월 중국에서 서울경찰청에 제보한 핵심 증인이다. 이씨는 “어느 날 박씨가 술을 마신 뒤 ‘사람을 죽였으니 중국으로 도망가자’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며칠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피해자 조모(당시 32세)씨의 옷, 휴대전화, 지갑 등을 태우는 자리에 같이 가기도 했다.”면서 “이후에도 ‘꿈에 죽은 조씨가 나온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안 된다’ 등의 협박을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했다는 이씨는 능숙한 한국말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는 박씨에게 폭행을 당한 일이나 돈을 뜯긴 일 등을 진술할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조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점, 이씨가 살인을 저지른 박씨에게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지만 끝까지 중국 공안에 신고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아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반박했다. 또 “사라진 조씨는 죽은 것이 아니라 박씨가 만들어준 위조 여권으로 중국으로 몰래 출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씨의 어머니와 전처가 지난 16일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18일 법정에 선 수사관들은 “박씨가 허위 진술을 해서 3일 동안 시신 발굴 작업을 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팽팽한 공방 속에 유무죄는 배심원들이 박씨의 진술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충남, 노인 9만명 우울증 선별검사

    충남도가 2년 연속 전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나자 노인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우울증 검사에 나섰다. 통상 노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농어촌이 도시보다 자살률이 다소 높기는 하지만 농어촌 중에서도 충남이 특히 높은 비율을 보이자 자살예방 정책과 사업에 활용하기 위해 서둘러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도는 올해 말까지 일선 시·군과 함께 1억 9200만원을 들여 만 75세(1937년생) 노인과 65세 이상 독거·저소득 노인 9만 3151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선별검사’를 실시한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충남의 65세 이상 노인 30만 7000여명의 30%가 넘는 수치다. 장동화 도 주무관은 “자치단체 단독으로 이처럼 대규모로 노인 우울증을 검사하기는 국내 처음인 것으로 안다.”면서 “만 75세를 선택한 것은 이 나이가 넘어가면 삶의 의욕이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가 우울증 검사에 대대적으로 나선 것은 높은 자살률 때문이다. 충남은 2010년 인구 10만명당 44.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2009년에 이어 전국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했다. 같은 농어촌이지만 32~35명에 그치고 있는 영호남 지역과 비교해도 유난히 높다. 2010년 충남 예산군과 청양군의 자살률은 각각 74.9명과 70.9명으로 전국 평균 31.2명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장 주무관은 “참으면서 속앓이를 잘하고, 자식에게 신세지기 싫어하는 충청도 사람의 기질이 자살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충북지역도 자살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도는 먼저 보건지소·보건진료소 직원을 동원, 대상 노인들의 거주지를 일일이 방문해 생활만족도, 활동 및 흥미, 미래 전망, 정신상태, 행복지수, 우울감 여부 등 15개 우울증 항목을 면접 조사한다. 방문간호사가 마을 경로당을 순회하며 검사하기도 한다. 항목당 1점씩으로 10점이 넘으면 우울증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또 도내 15개 시·군별로 전문 조사원을 선발, 노인 9600명을 골라 우울증 검사도 실시한다. 이 검사는 연령·성별·종교 등 일반사항, 자녀·동거인 등 가족사항, 질병·음주 등 건강사항, 모임·여가·사회활동, 교류 및 친분관계·경험 등 심리사항 등 총 5개 분야 24개 항목으로 자살률이 높은 이유와 우울증 원인 분석자료로 쓰인다. 도는 고위험군 노인에 대해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병행하고, 우울증으로 확진되면 치료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매달 1인당 3만원씩을 지원한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문화마당] 커피전문점에서 길을 잃다/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커피전문점에서 길을 잃다/주원규 소설가

    글쓰기를 업으로 삼는 이들에겐 부득이하게 마감이란 벽에 부딪힐 때가 다반사다. 마감에 쫓겨 원고를 송고해야 하는 일간지나 정기 간행물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때론 프리랜서를 표방하며 자신만의 글쓰기를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마감은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출판사에 보내야 할 원고를 미루고 미루다 마감을 코앞에 두고 만 적이 있었다. 그것도 매우 긴박하게 원고지 매수로 환산해 800장 가까이 되는 분량을 나흘 안에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필자의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건 커피 그리고 커피전문점이었다. 금연 이후 필자에게 커피는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최상의 기호품이었기에 자연스레 커피 음용을 생활화했고, 그러다 보니 과부하가 예상되는 작업을 앞두고 커피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24시간 커피전문점을 임시 집필실로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월요일 오전 6시에 노트북과 원고 뭉치를 잔뜩 챙긴 가방을 둘러메고 홍대에 있는 커피전문점을 찾았을 때만 해도 사실 필자는 일을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이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 사흘, 목요일 오전까지 꼬박 나흘간 그곳에 틀어박힌 필자의 탁자 위에 쌓이는 머그컵만큼이나 필자의 눈에 비친 커피전문점의 풍경은 1인 코피스족, 또는 프리랜서들의 전용 공간으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는 걸 확신하게 되었다. 커피의 미학은 단연 휴식, 잠시 멈춰 서는 여유에 집중되어 있다. 에스프레소의 진한 향기에서 우리는 일상의 정지를 경험하고, 캐러멜 라테의 달콤함에서 여유를 느낀다. 하지만, 커피의 또 다른 미학은 여유와 일이 하나가 되어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여유와 일, 두 개념은 ‘빨리빨리’를 외치는 한국사회에선 썩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그런데 커피는 우리에게 여유와 함께 일의 동거를 허락해 준다. 일을 하면서도 쉼을 느끼고 쉬면서도 일을 지속하는 이 묘한 동거가 많은 프리랜서를 커피전문점으로 찾아오게 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 경우 커피는 여유와 일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한 울타리 안에 가두고 사육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커피는 여유와 일 모두를 풀어준다. 한 마디로 길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때, 길의 상실을 마냥 부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곤란하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 강요해 온 길은 다양성이 압살되고 개성이 거세된 하나의 목표만을 제시해 왔다. 또 그 목표를 성취하고자 가장 빠른 지름길만 찾아다니는 것이 최상의 가치로 인정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 경우 명확하게 제시된 획일적 목표와 그 목표를 위해 내달리는 길은 다양성이 혼재할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선 어딘가 모르게 미심쩍은 미숙함을 체질적으로 품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미숙한 체질로부터 한 걸음 물러나게 하는 것, 여유와 일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또 한편으로 지금까지 우리에게 강요해 온 단선적 편견에서 비롯된 길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찾는 것, 이른바 자발적 길 잃기를 독려하는 곳이 바로 커피 향기를 머금은 커피전문점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하지만, 유감스러운 건 길 잃기를 가능케 하는 커피의 미학을 담아내야 하는 커피전문점이 ‘빨리빨리’의 목표의식에 너무나 충실히 앞장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원하는 커피전문점은 대규모 마케팅과 엄청난 물량공세가 빚어낸 몇몇 상표를 소비하는 장소가 결코 아니다. 이렇듯 팽창에 팽창을 거듭하는 가맹점 커피전문점에서 또 다른 경쟁논리만 남아버린 것 같다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 부디 부탁이니 커피마저도 줄 세우지 마시기를. 진하디 진한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담은 공간만큼은 그냥 내버려 두시기를. 길을 잃는 것을 보면서 그렇게 살지 말라고 다그치지 마시기를 제안한다. 그것이 커피예찬론자 중의 한 명인 필자가 원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2025년쯤엔 우주관리인·아바타 관계 관리자·날씨 관리사 뜬다

    우주 쓰레기를 전문적으로 수거하는 ‘우주 관리인’, 개인의 사이버 인간관계를 돕는 ‘아바타 관계 관리자’…. 글로벌 미래연구기관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예측한 2025년의 인기직업들이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최근 출간한 ‘유엔 미래보고서 2025’에서 전문가들의 미래예측 결과를 토대로 경제·경영, 의료·복지, 환경·에너지, 정보기술(IT)·로봇, 문화·예술, 생활·여가 등의 분야별로 54가지 유망 직업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정신질환을 수술로 치료하는 ‘기억수술 전문 외과의’나 죽음을 앞둔 사람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임종 설계사’, 인공비를 내리거나 재해의 강도를 약화시키는 ‘날씨 조절 관리사’ 등을 적극 추천했다. 또 결혼, 동거 등을 돕는 ‘결혼·동거 상담전문가’나 제품, 조직의 복잡함을 해소하도록 돕는 ‘단순화 컨설턴트’ 등 상담 전문직의 앞날도 밝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기업들의 고위 경영진에는 지금의 최고경영자(CEO), 업무최고책임자(COO) 등 외에 ‘최고경험관리자’(CXO)라는 새 직함이 생겨난다. CXO는 제품의 구매부터 사용, 폐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일을 맡는다. 기술의 발전에 따른 유망직업도 있다. 눈에 보이는 현실세계에 정보와 가상현실을 결합하는 ‘증강현실’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를 담당하는 ‘증강현실 전문가’가 각광 받을 것이며, 이른바 ‘공장에서 키워 낸 고기’인 ‘배양육’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배양육 전문가’도 유망직업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지금의 현실과는 확연히 다른 이 유망 직업들은 미래의 생활 변화에 맞는 새로운 직업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환경과는 다른 먼 나라 이야기일 수 있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2012년 한국의 현실에 맞춰 바라본 2025년의 유망 직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세분화’, ‘개인화’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업전문 포털 커리어 박수정 컨설턴트는 미래의 생활상이 ‘개인’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면서 경력개발을 도와주는 ‘커리어 컨설턴트’, ‘환자 전문비서’ 등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유망 직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녹색기술산업, 첨단융합산업, 고부가 서비스산업 등의 관련 업종이 각광 받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직업전문 포털 사람인HR 연정흠 컨설턴트는 “미래에는 자원고갈에 따른 대체에너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태양광, 태양열, 풍력 등을 연계시킨 ‘신재생 하이브리드시스템 개발자’가 유망 직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기업 및 개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미지를 설계해주는 ‘SNS 활용 전문가’, 개인의 여가 생활 방향을 설정해주는 ‘여가 전문가’ 등도 유망 직종으로 꼽았다. 고용부는 2020년에는 취업자의 73,4%가 서비스업에 종사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농림어업과 제조업은 각각 40만 9000명, 14만명씩 취업자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취업자 증가율이 높용 직업으로는 사회복지, 보건, IT기술 등을 꼽았다. 권우현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전망센터장은 “서비스업의 비중이 늘고 제조업이 쇠퇴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면서 “또 한국사회가 점차 고령화하면서 이들을 관리할 복지, 보건관련 직종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규 직업에 못지않게 많은 수의 근로자가 일을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 전문가들은 “단순 서비스업종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시장의 특성상 시간이 지나도 획기적인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IT, 그린에너지 산업이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와 관련된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보조 아르바이트 등의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기술의 시대 인간의 시대] 오른팔엔 바이오컴퓨터… 점심은 영양캡슐… 집에서 화상회의

    2025년 7월 어느 날. 아침 느지막이 눈을 뜬 김민수(가명·34)씨는 오른팔에 이식한 바이오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서울의 날씨를 책임지고 있는 ‘날씨 조절 관리자’인 김씨는 집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인공비를 내리게 했더니 습도가 너무 높아져 김씨는 날씨 조종시스템을 조작했다. 점심식사는 영양 캡슐로 가볍게 해결하기로 했다. 미세조류(물, 이산화탄소, 햇빛을 통해 광합성 성장을 하는 단세포성 미생물) 스피루리나를 주원료로 한 이 캡슐은 입맛이 없어 끼니를 거르더라도 몸에 필요한 필수 영양분을 공급해 준다. 글로벌 미래연구기관 ‘밀레니엄 프로젝트’가 발행한 ‘유엔미래보고서 2025’를 바탕으로 재구성해본 2025년 한국인의 일상이다. 언뜻 황당해보이는 내용도 있지만 변화의 시대에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는 알 수 없는 일. 미래학의 대부 짐 데이토 교수도 “처음 들었을 때 우스꽝스러워야 가치 있는 미래”라고 하지 않았던가.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미래사회가 의식기술, 뇌공학 등과 나노·바이오기술이 합쳐진 융합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에는 융합을 통한 첨단기술의 발전이 완전히 바꿔놓을 인간의 생활상이 담겨있다. 유엔미래포럼측은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따라잡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면서 “여기에 바이오·양자 컴퓨터 등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기술이 융합되면 생활양식에 큰 변화가 오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식주 양상도 변하게 된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물부족 현상에다 급증하는 육류 수요까지 더해져 먹거리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문제는 미세조류와, 배양육(줄기세포를 인공적으로 키워 만든 고기)과 같은 ‘뉴 푸드’(New food)의 등장으로 해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또 일자리가 수시로 바뀌게 되면서 한 곳에 거처를 두지 않고 여러 가구가 한집에 모여서 사는 집단거주의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밀레니엄 프로젝트는 생활상이 바뀌면서 인간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결혼을 통한 전통적인 가족 구성은 동거 형태로 변하고, 직접적인 인간관계보다 사이버 공간을 통해 관계를 맺는 일이 잦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남녀가 각 다른 목적의 파트너를 3명씩 갖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만능처럼 보이는 미래사회에도 위기는 예측된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와 에너지·물 부족 등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엔미래포럼 측은 “빠르면 2035년쯤 석유가 고갈되면 인류가 치명적인 결핍을 맞을 수 있다.”면서 “대체 에너지 개발과 지구 온난화 방지가 현재 인류에게 닥친 숙제”라고 강조했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씨줄날줄] 세 부모/최광숙 논설위원

    “누가 뭐래도 내 아버지는 이모부 손재규씨다.” 배우 출신 손지창씨의 친부는 전 MBC 아나운서 임택근씨다. 하지만 손씨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주위에서 네 성을 찾으라는 말을 많이 했지만 나는 손씨가 좋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생물학적인 아버지보다 미혼모의 아들인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줬던 이모부가 진짜 아버지라는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법적으로 미혼이다. 하지만 첫번째 동거녀인 루아얄과의 사이에 네 자녀를 뒀다. 지금은 세 아이를 둔 두번째 동거녀 트리르바일레와 동거 중이다. 그들은 정식 결혼도, 사실혼 관계도 아닌 ‘시민연대협약’에 의한 파트너 관계다. 사회복지와 세금, 자녀 교육 등에서는 결혼과 같은 혜택과 보호를 받지만 당사자끼리 합의하면 신고만으로 쉽게 갈라설 수 있다. 과거 가족은 ‘한 가구에서 주거를 같이하는 혈연집단’이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전통적인 가족이 아닌 다양한 가족 형태가 출현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개념도 혈연공동체에서, 이제는 유대감을 바탕으로 하는 동거인 개념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케인 부부는 아내가 첫번째 결혼에서 낳은 두 딸과 함께 산다. 그는 법원에 이 딸들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세번째 부모로 등록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지난해 승소했다. 케인은 자신이 세상을 먼저 떠나도 딸들이 다른 아버지를 통해 건강보험과 교육 등의 혜택을 받기를 기대했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혼, 동성결혼, 혼외출산 등이 증가하면서 3명 이상의 부모를 인정하자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주는 현재 법적으로 한 아이의 부모 수를 2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이라 할 수 있는 캘리포니아주 상원은 부모의 수를 2명으로 제한하는 법을 폐지한다는 법안을 지난 5월 통과시켰고, 8월 하원 투표를 앞두고 있다. 워싱턴 DC와 델라웨어주는 최근 세번째 부모를 ‘실질적 부모’ 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한다. ‘실질적 부모’로 등록하면 아이에 대해 부모와 똑같은 권리와 책임을 갖게 된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의 최소 6개주가 세번째 부모의 권한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이를 전통적인 가족·부모 역할의 해체나 위기로만 볼 시기는 지난 것 같다. 가족과 부모의 개념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세상이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특수교육학생 교통비 지급방식 ‘황당’

    자폐증을 앓는 중학생 딸과 매일 등하교 길을 함께하는 학부모 최모(47·여)씨는 최근 학교로부터 교통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이씨의 딸이 다니는 학교와 집 사이의 통학 거리가 1.97㎞로, 지원 기준인 2㎞에 30m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통학 거리를 재는 방법이 실제 이동거리가 아닌 직선거리라는 말을 듣고 최씨는 또 한번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우리 아이가 슈퍼맨이라서 지붕 위나 차도로 날아다닐 수도 없고, 길도 없는 직선상으로 어떻게 다니라고 그렇게 측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각 시도교육청이 관내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에게 지원하는 교통비 지급 방식이 비현실적인 통학 거리 산정 방식을 적용해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수교육 대상자 통학비 지원사업은 현행 ‘특수교육법’에 따라 자가 부담으로 통학하는 특수교육 대상자 및 동행하는 보호자에 대해 버스 이용료를 기준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현행법은 ‘교육감은 각급 학교장이 통학 지원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통학차량을 제공하거나 특수교육 대상자 및 보호자에게 통학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통학버스가 따로 없는 일반학교 특수학급에 다니는 학생들이 주요 수혜 대상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통학 거리가 2㎞ 이상인 특수교육 대상 중·고교생에게 하루 2000원, 집과 학교를 두 번씩 왕복해야 하는 보호자에게는 4000원씩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교통비 지원의 기준인 통학 거리 측정 방법이 비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특수교육 대상자의 보호자가 학교 측에 교통비를 신청하면 담당 교사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지도를 이용해 출발지와 도착지의 직선거리를 측정,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실제 이동거리보다 훨씬 짧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서 교통비를 지원받은 특수교육 학생들은 전체 대상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전국의 특수학교 학생(2만 4580명) 중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1만 5836명을 제외한 8744명 가운데 교통비를 지원받은 학생은 51.7%인 4524명(학부모 포함)에 그쳤다. 일반학교 특수학급 등에 다니는 특수교육 대상자 5만 5773명 가운데 교통비를 지원받은 학생은 47.6%인 2만 6557명에 불과했다. 여기에는 보호자까지 포함돼 실제 지원받은 학생은 이에 크게 못 미친다. 이와 관련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특수교육 학생들의 통학 편의를 위해 도입된 제도인 만큼 실제 통학 거리를 기준으로 지원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보험금 타려… 노숙인 살해뒤 ‘본인 사망’ 위장

    서울경찰청은 노숙인 여성을 살해한 뒤 자신이 죽은 것처럼 사망 신고를 한 뒤 34억여원의 보험금을 타내려 한 무속인 안모(44·여)씨와 친언니(47), 안씨의 동거남 김모(41)씨, 보험설계사 최모(42·여)씨 등 4명을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안씨의 범행을 도운 남동생과 지인 2명,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 등 4명을 사기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기도 평택 원룸 건축에 투자했다가 실패, 수억원의 빚을 진 안씨는 지난해 11월 S사와 D사에 모두 34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12월 30일 영등포역 일대에서 자신과 나이와 인상 등이 비슷한 노숙인을 발견, 강서구 화곡동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안씨는 한약에 미리 준비한 10일분의 수면제를 타서 먹게 했다.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위장한 것이다. 안씨는 친언니 등을 시켜 병원에서 자신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노숙인의 시신을 화장, 임진강 인근에 뿌린 뒤 사망진단서를 근거로 보험사 2곳에 보험금 34억원을 신청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女노숙인, 무당이 건넨 한약 먹고 갑자기

    女노숙인, 무당이 건넨 한약 먹고 갑자기

    서울경찰청은 노숙인 여성을 살해한 뒤 자신이 죽은 것처럼 사망신고, 34억여 원의 보험금을 타내려 한 무속인 안모(44·여)씨와 친언니(47), 안씨의 동거남 김모(41)씨, 보험설계사 최모(42·여)씨 등 4명을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안씨의 범행을 도운 남동생과 지인 2명,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의사 등 4명을 사기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기도 평택에 원룸 건축에 투자했다가 실패, 수억 원의 빚을 진 안씨는 지난해 11월 S사와 D사에 모두 34억원의 생명보험에 가입한 뒤 12월 30일 영등포역 일대에서 자신과 나이와 인상 등이 비슷한 발견, 강서구 화곡동 집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안씨는 한약에 미리 준비한 10일분의 수면제를 타서 먹게 했다.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위장한 것이다. 안씨는 친언니 등을 시켜 병원에서 자신의 사망진단서를 발급받았다. 노숙인의 시신을 화장, 임진강 인근에 뿌린 뒤 사망진단서를 근거로 보험사 2곳에 보험금 34억원을 신청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프로야구] “10구단 재논의”

    프로야구 10구단 창단이 새 국면을 맞았다. 창단 유보를 줄기차게 고수했던 구단들이 창단 논의를 재개하는 쪽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구단 대표들은 1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6차 이사회를 열고 10구단 창단과 관련한 재논의 시점과 일정 등 구체적인 방안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위임하기로 했다. 지난달 임시 이사회에서 아마추어 야구의 여건 미성숙과 프로야구의 열악한 인프라 등을 내세워 10구단 창단 논의를 당분간 유보하기로 한 이사회가 불과 한 달도 안 돼 창단 논의를 재개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일구회 등 전 야구인들은 물론 팬들의 항의까지 빗발치는 등 급속도로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10구단 창단과 관련해 진전된 제안이 있었다.”면서 “당장이라도 올스타전 보이콧을 선언한 선수협 측과 만나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전된 내용이나 선수협과의 협의 일정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어 “리그는 물론 올스타전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데 모두가 공감했다.”고 덧붙여 지난달 유보 결정보다 전향적인 내용이 담겨 있음을 내비쳤다. 이사회에는 넥센 대표를 제외한 모든 이사가 참석했고 10구단 창단에 반대했던 삼성·롯데·한화 등 일부 구단은 이날 진전된 내용에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협은 몇 시간 뒤 서울 마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사회의 진전된 제안을 받았다.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불만인 것도 있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드는 부분도 있다.”며 “오는 13일 선수들과 협의해 올스타전 보이콧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선수협은 10구단 창단이 무산될 위기에 놓이자 21일로 예정된 올스타전 거부를 선언했다. 이사회의 제안이 여론을 일시적으로 무마하기 위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한편 이사회는 이날 NC 등 9개 팀이 참가하는 내년 정규리그 일정을 팀당 128경기, 모두 576경기로 확정했다. 홀수 구단 운영에 따라 일부 구단이 경기수를 늘릴 것을 주장했으나 이동거리 증가와 월요일 경기로 인한 경기력 저하 등이 우려된다는 현장 의견을 수렴해 기존안 대로 처리했다. 또 실행위원회에서 상정한 신인지명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는 연고지역 신인 우선지명 방식인 1차 지명제도를 부활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대중음악 ●슈퍼 버라이어티 리믹스 콘서트-청춘나이트 8월 11~1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김건모, 구준엽, 그룹 쿨, R.ef, DJ DOC 등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한 스타들이 총출동해 공연을 꾸민다. 7만 7000~9만 9000원. (02)3143-5156. ●인피니트 콘서트-그 해 여름 8월 8~12일 서울 광장동 악스 코리아.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가 소규모 공연장에서 관객과의 거리감은 좁히고 라이브의 강점은 최대한 살린 ‘신개념 감성 콘서트’를 선보인다. 9만 9000원. 1544-1555. 국악·클래식 ●이주용 피아노 독주회 1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피아니스트 이주용 리사이틀. 브로톤스의 ‘쇼스타코비치의 죽음에 대한 애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2번, 쇼팽의 환상곡 등 연주. 2만원. (02)581-5404. ●이주연의 소리놀이 2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 해금·타악기·전자밴드 연주와 그림자극 ‘별주부전’으로 꾸며 아이들에게 국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2만~3만원. (02)515-9227. 연극·뮤지컬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8월 28일부터 10월 7일까지.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 파리혁명 당시 파리와 런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처절하고 숭고한 사랑 이야기. 5만~12만원. 1577-3363. ●연극 ‘허탕’ 9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남자 수감자 2명이 지내던 감옥에 임신을 한 미인 여성이 입감되면서 3명의 예기치 않은 동거가 시작된다. 3만 5000원. (02)747-5885. 미술·전시 ●‘김종영 그 절대를 향한’ 특별전 26일까지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 한국 현대 조각의 선구자 우성 김종영 서거 30주년을 맞아 조각, 회화, 소묘, 서예 등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전시다. (02)3217-6484. ●‘맵핑 더 리얼리티즈’전 8월 19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의 하나로 1970년대 모노크롬 회화와 실험미술을, 1980년대 민중미술의 대표작들을 다 함께 선보인다.(02)2124-8800.
  • [프로야구] 연고지 1차 지명제 부활할 듯

    프로야구 연고지역 신인 우선 지명제도가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구단 단장들로 구성된 실행위원회를 열고 연고지 신인에 대한 1차 지명제도를 부활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행위는 의결권이 없어 오는 10일 열릴 예정인 이사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다. 단장들이 이 제도를 부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우선 지명제도를 폐지하고 대신 시행해온 전면 드래프트 제도가 여러 부작용을 낳은 데 따른 것이다. 구단끼리의 전력 평준화를 위해 연고 지명제를 폐지했으나 연고지역 중·고교에 대한 용품 등 구단의 지원이 크게 줄었고 우수 아마추어 자원이 해외로 줄지어 빠져나갔다. 때문에 일선 아마추어팀 감독들은 줄곧 연고선수 우선지명 제도의 부활을 요구해 왔다. 다만 광역 연고 분배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9개 구단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내년 정규시즌 일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관심이 집중된 것은 월요일 경기 편성 여부. 9개 구단 체제에서 현행 팀당 128경기를 치르는 것은 물론, 경기수를 늘리는 것과도 연관된다. 하지만 팀마다 이견이 컸다. 월요일 경기를 치를 경우 무려 14연전에 나서야 하는 팀이 발생할 수 있고 KIA·롯데 등은 그렇지 않아도 이동거리가 멀었던 구단들은 큰 부담을 안게 되기 때문. 따라서 여러 구단이 현장의 얘기를 더 듣기로 했다. 한편 최근 프로야구선수협회의 올스타전 보이콧 결의와 관련해서는 뚜렷한 대책 없이 “파행 만은 피해야 한다. 서로 협의해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는 원칙적인 결론에 그쳤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걔들이 가수? 응, 개가수!

    걔들이 가수? 응, 개가수!

    신조어 ‘개가수’. 개그맨과 가수를 겸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런 신조어가 나온 데에는 최근 들어 인기 개그맨들이 가수 못지않은 실력으로 음원을 발매, 대중의 인기를 크게 얻게 된 데 있다. 개그맨 유세윤과 뮤지로 구성된 그룹 ‘UV’(위),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의 대세남 정형돈과 가수 데프콘이 만든 ‘형돈이와 대준이’(가운데), KBS 2TV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의 신보라, 박성광, 정태호로 구성된 ‘용감한 녀석들’(아래) 등이 대표적인 개가수. UV의 경우 2010년부터 꾸준히 10장의 싱글 앨범 등을 냈고, 특히 ‘쿨하지 못해 미안해’, ‘이태원 프리덤’ 등은 프로 가수들 못지않은 완성도 높은 곡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태원 프리덤’의 인기로 UV는 2011년 서울 용산구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MBC 파업사태로 ‘무도’가 결방되면서 ‘무도’의 대세남 정형돈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팬들에게 ‘형돈이와 대준이’는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였다. ‘형돈이와 대준이’는 싱글앨범 ‘껭스타랩 볼륨1’과 ‘올림픽대로’를 내자마자 핫이슈로 떠올랐다. 1980년대 복고풍의 의상과 다소 껄렁껄렁한 행동거지를 특색으로 내세운 ‘형돈이와 대준이’의 앨범에는 특히 ‘MC 날유’ 유재석이 피처링 작업에 참여해 더욱 화제가 됐다. 개콘에서 노래하는 용감한 래퍼로 콩트를 이어간 ‘용감한 녀석들’도 실제로 음원을 발매하며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용감한 녀석들’은 이미 두 개의 싱글앨범을 낸 상태이며 특히 ‘I 돈 Care’의 경우 개콘의 수장, 서수민 PD가 피처링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개가수’의 출현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개그맨 겸 가수의 계보를 정리해 보자면 1960년대에 ‘시골 영감 처음 타는 기차놀이로’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서울구경’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코미디언 서영춘, 넓게는 1980년대 장두석과 이봉원 콤비의 ‘시커먼스’의 패러디 음악은 물론,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발매된 심형래의 영구 캐럴, 최양락의 네로 크리스마스, 김미화 김한국의 쓰리랑 부부 캐럴 등이 인기를 끈 바 있다. 개그 소재의 가사말과 개그맨의 이미지를 활용해 가수 활동을 한 개그맨들과 달리 1990년대 박명수와 이휘재는 프로 가수들의 음반을 표방한 정규 앨범을 수차례 냈다. ‘개가수’들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에 발매된 개그맨들의 음반 수준은 거의 프로 가수들의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음악의 퀄리티가 높다.”면서 “게다가 개그맨들의 가수 활동에는 그들의 캐릭터가 살아 있어서 캐릭터가 전하는 스토리가 음악 안에 녹아 있어 대중에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중들 시선이 다양해지고 달라졌다는 것도 큰 역할을 했다. 과거처럼 음악에 엄밀한 잣대를 적용해 가수의 전유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누구나 음악을 할 수 있다고 대중이 인식하게 됐다. 가창력과 음반의 작품성만 보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퍼포먼스 측면도 중요하게 여기게 되면서 ‘개가수’들이 더욱 주목받게 됐다.”면서 “현재 가요시장의 소비속도가 굉장히 빨라진 데다 무한도전이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음원이 발매되면 음원차트를 거의 휩쓸면서 ‘개가수’들의 노래가 이미 대중들에게 검증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개가수’들의 활동이 가요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도 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개가수’들의 노래는 현실적이고 일상성을 지닌 가사들이 대중에 어필하며 인기를 끈다. 음악의 다양성은 인정돼야 하지만 이들의 음악에는 프로 가수들보다 음악적 진정성이 결여된 부분도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의 가수 활동으로 프로 가수가 되려고 수년간 준비해온 인지도 없는 신인가수들의 진입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음원 사이트들도 개그맨 가수들의 음원이 상업적으로 돈이 되다 보니 그들의 음원 위주로 내거는 경향이 있다.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건 Inside] (38) 한밤중 응급실 참사…그녀는 왜 사실혼 남편을 찔렀나

    [사건 Inside] (38) 한밤중 응급실 참사…그녀는 왜 사실혼 남편을 찔렀나

     지난 7일 밤 10시 30분쯤 경기도 일산의 한 공원. 산책을 즐기고 있던 주민들에게 갑자기 어디선가 찢어지는 고성이 들려왔다. 여름 밤의 여유를 방해받은 사람들은 일제히 눈살을 찌푸렸다.  큰소리는 부부로 보이는 2명의 남녀로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 옆에는 다른 젊은 남자가 유치원생쯤 돼 보이는 여자아이와 서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지나던 사람들이 그들의 다툼에 끼어들거나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생길 계제는 아니었다.  30여분이 지났을까, 공원에 외마디 비명소리가 울려퍼졌다. 잠시 후 공원 인근의 한 병원 응급실에 아까 여자와 싸우던 남자(41)가 목에 피를 흘리며 뛰어들어왔다. 남자의 왼쪽 목에는 날카로운 물건에 베인 상처가 나 있었다. 위중한 상태는 아니었다. 의료진은 상처부위를 지혈하고 응급처치를 했다.  얼마 후 아까 남자 앞에서 맞고함을 치던 여자(29)가 벌겋게 상기된 얼굴을 한채 응급실로 달려왔다. 누워있는 남자를 향해 달려간 여자는 들고 있던 흉기를 무자비하게 남자에게 휘둘렀다. 사방으로 피가 튀었다. 함께 온 다섯살짜리 딸이 “하지 말라.”며 울부짖었지만 여자는 이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였다.  응급실은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변했다. 의료진이나 환자 누구도 손 쓸 겨를이 없었다. 남자는 그대로 절명했다.    ● 딸까지 낳아가며 6년을 살았는데…사실혼 부부의 비극  인쇄업을 하던 남자와 여자는 딸 하나를 둔 사실혼 관계의 동거인이었다. 12살 띠동갑 남녀는 2006년 처음 만나 한 살림을 차렸고 일주일에 2~3일 정도를 함께 지냈다.  “이제 우리 그만 만나자. 더는 힘들다.”  어느날 남자의 한마디가 파국을 불렀다. 혼인신고만 안했을 뿐 남편과 다름없었던 사람의 이별 요구였다. 매달리고 애걸했지만 남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곧이어 남자는 여자에게 다달이 건네던 생활비도 끊어버렸다. 직업이 없이 기초수급대상자 지원금 월 50만원과 남자의 지원으로 생활해 오던 여자는 생활 자체에 위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여자는 남자에게 만남을 요구했다. 살인이 일어난 바로 그날이었다. 여자는 이 자리에 남동생과 딸을 데려갔다. 혈육을 보면 남자가 마음을 돌릴 것으로 생각했던 것일까. 그러면서 흉기도 준비했다.  공원에서 두 사람의 다툼이 시작되자 동생은 조카를 데리고 자리를 피했다. 그 사이 여자가 흉기를 휘두르고 남자가 병원 응급실로 도망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여자의 1차 공격이 있은 후 동생은 흉기를 빼앗고 그를 편의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이미 누나는 감정의 통제선을 넘어선 상태였고, 동생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응급실로 달려갔다.  ● 의문투성이 살인사건, 범행 동기를 풀 열쇠는…  여자는 마침 다른 사건 때문에 병원을 찾은 경찰에 바로 체포됐다. 경찰에서 여자는 “헤어지자고 말한 게 화가 나 일을 저질렀다.”고만 말하고 굳게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말 한마디 때문에 6년동안 남편으로 여겨온 사람을 응급실까지 쫓아가 무참하게 살해할 수 있었을까.  여자는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각종 진술을 종합해 볼때 사건의 핵심은 어린 딸의 문제였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숨진 남자의 유족은 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을뿐 아니라 그것이 사실이 될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고 싶어했다. 유족은 “두 사람의 관계가 정말로 어떤 것이었는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는데 아이가 친딸인지 어떻게 장담하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조사를 해본 결과 아이는 그들의 친딸이 맞다.”면서 “딸의 성도 남자의 성에서 따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딸의 호적이 여자의 아버지, 즉 아이의 외할아버지 쪽에 등록돼 있었다는 것이다. 딸의 존재를 숨겼던 남자, 딸에게 법적인 아빠를 만들어주려는 여자. 두 사람이 끊임없이 이 문제로 충돌해왔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추측이다.  살인 혐의로 구속된 여자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나와서도 범행을 시인한 것 외에는 아무런 진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졸지에 부모를 모두 잃은 아이는 현재 여자의 가족이 데리고 있다. 충격에 빠진 남자의 가족은 아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딸에게 정상적인 가정을 만들어주려던 빗나간 모정은 아이에게 끔찍한 기억만을 남긴 채 최악의 결과로 마무리됐다.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윤제문 “캐릭터가 재밌어요, 단독주연도 맘에 들고요 으흐흐허허”

    윤제문 “캐릭터가 재밌어요, 단독주연도 맘에 들고요 으흐흐허허”

    할리우드 키드는 아니었다. 배우를 꿈꾼 적도 없었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다. 전투 방위 시절 동기와 함께 문성근·강신일이 주연한 연극 ‘칠수와 만수’를 본 게 연기에 대한 ‘첫 경험’이었다. 감동했지만, 한걸음에 극단에 들어간 건 또 아니다. 제대하고도 한참 시간이 흐른 스물다섯 살(1995년)에 산울림 소극장 연출부로 들어갔다. 1996년 연희단거리패의 젊은 연극인 훈련과정인 우리극연구소 3기로 몸담았고,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이라는 이탈리아 번역극으로 데뷔했다. 당시 관객은 딱 3명뿐이었다. 17년 세월이 흘렀다. 최근 1~2년 동안 충무로(영화)와 여의도(방송)에서 몇 손 안에 꼽힐 만큼 바쁜 몸이 됐다. 드라마 ‘마이더스’(2011) ‘뿌리깊은 나무’(2011) ‘더 킹 투하츠’(2012), 영화 ‘평양성’(2010) ‘퀵’(2011) 등에서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강렬한 눈빛만큼이나 짙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윤제문(42)의 얘기다. 그런데 12일 개봉하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 윤제문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조폭 중간보스, 비밀조직의 수장, 재벌 2세를 연기했던 그가 마포구청 7급 10호봉 공무원 한대희 역을 맡았다. 눈에 가득 찬 독기는 사라졌다. ‘삼성전자 임원도 부럽지 않다’며 삶과 직업에 200% 만족하는 남자다.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다. 그러던 그가 본의 아니게 인디밴드 멤버들과 동거를 시작하면서 숨겨진 음악 본능(?)을 드러낸다는 게 영화의 얼개다. 구자홍 감독이 그에게 시나리오를 건넨 건 지난해 2월. 당시 그는 ‘마이더스’와 연극 ‘아트’ 공연까지 겹쳐 눈코 뜰 새 없었다. 5~6년 전 둘 다 친분이 있던 어어부프로젝트(장영규·백현진) 등 인디 뮤지션과의 술자리에서 안면을 텄다. 마포구민이란 인연까지 겹쳐 형, 동생으로 지냈다(2004년 구 감독의 데뷔작 ‘마지막 늑대’ 오디션에서 윤제문은 물을 먹었다. 하지만, 구 감독은 그런 기억은 없다고 주장했다). 밤 11시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락했다. “캐릭터가 재밌었다. 단독주연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으흐흐허허.” 옆에 앉은 구 감독이 거들었다. “지금껏 안 해봤던 역할을 연기하는 신선함,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감독으로서도 다른 감독이 뽑아내지 못한 윤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즐거움이 컸다. 창작의 원동력이 됐다.” 한 달 반 동안 20회 차로 끝낼 만큼 빡빡한 일정 탓에 육체적 고통은 어느 때보다 컸다. “드라마는 이미 하고 있었고, 연극은 약속했던 거라 안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딱 하루 영화 촬영을 펑크냈다.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고 어느 작품에도 피해를 안 줬다. 물론, 다시는 그렇게 스케줄을 잡지 않아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아흐흐흐.”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인디밴드 멤버로 나오는 20대 초반의 연기경력이 일천한 후배들. 부담과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을 법하다. “부담과 책임감은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정말 신났다. 놀 듯이 즐겼다. 다른 작품에선 감독이 연기 지시를 하면 ‘네~’ 한마디로 끝내는 게 내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왠지 욕심이 났다. 현장에서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감독과 조율했다.” 구 감독은 “내가 만든 콘티가 뭉개지는 건데 결과적으로 윤 배우의 아이디어로 영화의 명장면들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연을 많이 하다 보니 항상 원톱에게 양보만 하던 사람이다. 그를 두고 ‘신 스틸러’(주연 못지않은 주목을 받는 조연)라고들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딱 자기 몫을 해낼 뿐이지 저 놈(주연)보다 튀어야지란 생각을 하는 친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선 거다. 다른 배우들의 애드립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윤제문은 인디밴드 ‘삼삼은구’의 땜질용 베이시스트로 투입돼 한껏 리듬감 넘치는 운지(運指)를 뽐낸다. 영화에서는 리더 겸 기타리스트 성준이 속성으로 윤제문에게 베이스 기타 과외를 하는데, 실은 윤제문이 그 장면의 연기지도를 했다고 한다. 고교 시절 통기타와 클래식 기타를 섭렵한 것은 물론, 수년 전 어어부밴드의 장영규에게 베이스기타 과외를 4~5번 받기도 했단다. 그는 “음악에 매력을 느끼는데 재능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면서도 “기타도 더 잘 치고 싶고, 배워보고도 싶다. 그런데 마음만 있다.”고 웃었다. 한때 그에게는 건달(혹은 조폭) 전문배우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우아한 세계’가 끝날 무렵 조폭 전문배우란 말을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더라. 듣기 싫더라. 그 이후론 건달 역으로 나오는 시나리오는 모두 거절했다.” 하지만, 더는 윤제문에게 꼬리표가 남아있지 않다. “괴물 같은 배우”(임필성 감독) “송강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구자홍 감독) 같은 평가에 대해 고개를 저을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연극판에서 영화판으로 넘어온 많은 배우가 코믹, 감초 혹은 조폭 이미지가 고착되면서 만년 조연에 머무는 것과 달리 그는 스스로 껍질을 깨고 원톱이 어색하지 않은 단계에 올라섰다. 17년차 배우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그는 “삶의 수단일 수도, 목적일 수도 있겠다. 백수 시절 돈도 벌고 재미도 있는 일을 찾아다녔는데 제대로 찾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성폭행 피해자, 범인 용서하고 결혼까지 했는데…

    성폭행을 당한 여자는 범인을 용서하고 남편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범인은 덕분에 기소가 취소되고 풀려났다. 그러나 범인은 자신을 용서하고 평생의 반려자로 삼은 성폭행피해자를 살해했다. 이 같이 끔찍한 일을 저지른 아르헨티나 남자에게 최고형이 선고됐다. 현지 언론은 26일(현지시각) “성폭행 피해자였던 부인을 칼로 무참히 찔러 살해한 마르셀로 토마셀리(26)에게 최고형인 종신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다. 비극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자는 당시 17살이었던 카를라 피게로아와 사귀다 아기를 갖게 했다. 여자는 건강한 남자아기를 낳았다. 그러나 이후 두 사람은 결별했다. 본격적인 비극이 시작된 건 이때부터다. 헤어진 후에도 카를라를 쫓아다니던 토마셀리는 2011년 4월 그를 성폭행했다. 여자는 동거했던 남자가 강제로 성폭행을 했다며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남자는 바로 경찰에 검거됐다. 그러나 여자는 철장에 갇힌 남자를 용서하기로 하고 고소를 취하했다. 토마셀리에게 카를라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되자고 제안했다. 두 사람은 법정혼인을 하고 정식 부부가 됐다. 그러나 신혼생활은 얼마가지 못했다. 남자는 지난해 12월 집에서 여자를 칼로 난자해 살해했다. 또 다시 수갑을 찬 남자는 바로 재판에 회부됐다. 사건이 터지자 아르헨티나 사회는 경악했다. 아르헨티나 의회는 성폭행 피해자가 범인을 용서하고 그와 혼인하면 범인을 석방토록 한 형법 규정을 부랴부랴 폐지했다. 남자는 법정에서 “범행에 사용한 칼 등 증거가 있어 죄를 인정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해 한몸에 비판을 받았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이번엔 개 뜯어먹는 ‘인간 좀비’ 등장에 美 경악

    이번엔 개 뜯어먹는 ‘인간 좀비’ 등장에 美 경악

    이번엔 개를 뜯어먹은 ‘좀비’가 나타났다. 최근 연이어 마약에 취해 좀비처럼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나는 미국에서 이번에는 개를 죽여 먹은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주 와코의 한 가정집에서 큰 소란이 일어났다. 신종 마약인 K-2에 취한 남성이 미친 듯 난동을 피기 시작한 것. 이 남성은 집 밖으로 나와 이웃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곧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 남성은 이 지역 주민인 마이클 테론 다이엘로 밝혀졌으며 특히 동거인의 애완견을 공격해 죽이고는 살점을 뜯어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웃주민들이 제압에 나서자 다니엘은 개처럼 웅크리고 짖으며 동네주민을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경찰은 “출동 당시 다니엘은 현관 앞에 앉아 개의 사체를 무릎에 올려놓은 상태였다.” 면서 “입주위와 옷에는 핏자국이 남아있었다.”고 밝혔다. 다니엘은 체포직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풀려났으나 지난 25일 동물학대 혐의로 다시 체포돼 구금됐다.  인터넷뉴스팀 
  • 다시 돌아온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3인 3색의 돈키호테, 관객을 사로잡다

    다시 돌아온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3인 3색의 돈키호테, 관객을 사로잡다

    ‘미쳐 돌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 라만차의 기사 돈키호테의 식지 않는 꿈과 열정, 희망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가 관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2005년 초연되고 나서 뮤지컬계 스타 조승우, 정성화, 류정한 등이 주연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고 화려한 무대 장치, 탄탄한 극본, 울림 있는 뮤지컬 넘버 등이 작품에 잘 녹아들어 관객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맨 오브 라만차’가 2012년, 다시 관객을 만나고자 세상에 나왔다. 한국 관객들에게 익숙한 작품이지만 뮤지컬,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황정민, 뮤지컬계 ‘꿀성대’이자 ‘미친 가창력’의 소유자 홍광호, 뮤지컬 배우로 살아가며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 역을 맡아 연기하는 게 평생의 꿈이었다는 서범석이라는 세 명의 배우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무대 위에서 보여 주는 배우의 연기력은 관객이 느끼는 감동과 몰입의 정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돈키호테 역에 캐스팅된 이들 세 명이 각각 출연한 공연을 통해 ‘맨 오브 라만차’의 세계를 파헤쳐 봤다. ●황정민, 70대 할아버지 ‘완벽한 재현’ 황정민의 돈키호테는 다른 2명의 돈키호테와 비교해 등장부터 달랐다. 스페인 지하 감옥에서의 첫 장면부터 다소 겁에 질린 듯한 표정으로 계단에 굴러 떨어지듯 몸을 던지는 연기는 3인 중 가장 실감났다. 작가 ‘세르반테스’ 역과 극중극에서 자신이 기사라고 착각하는 노인 ‘돈키호테’, 1인 2역을 연기하는 황정민은 두 역할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각각의 역할에 몰입했다. 특히 황정민이 연기하는 돈키호테는 70대 노인 그 자체였다. 인심 좋은 할아버지의 표정과 엉거주춤한 행동거지, 특유의 온화한 미소로 순수한 돈키호테 기사를 가장 완벽하게 재현해 냈다. 안정적인 연기에 비해 아쉬운 건 가창력. 함께 캐스팅된 배우 홍광호와 서범석의 노래 실력이 뛰어난지라 상대적으로 황정민의 가창력이 떨어졌다. ●꿈 이룬 서범석, 노래·연기 안정감 평생의 꿈이었다는 ‘맨 오브 라만차’의 돈키호테 역을 꿰차서일까. 무대 위의 서범석은 2시간 넘는 공연 내내 행복해 보였다. 다른 두 캐스트의 배우와 비교했을 때 서범석의 돈키호테는 패기가 넘쳤다. 노래와 연기 모두 안정감을 갖췄고, 돈키호테와 세르반테스 역할에 잘 녹아든 모습이었다. 무대에서 서범석이란 배우는 사라지고 돈키호테와 세르반테스만 우뚝 돋보였다. 1인 2역인데도 배역별 특색을 잘 살려 2명의 다른 배우가 무대 위에서 각기 연기한 느낌이 들었다. 가창력도 안정감이 느껴졌다. 특히 1막 마지막 장면인 ‘이룰 수 없는 꿈’ 장면은 서범석의 연기력이 가장 출중했다. ●홍광호, 능청스러운 연기·탁월한 가창력 몇 주 전 같은 극장에서 공연된 ‘닥터 지바고’에서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배우 홍광호가 맞나 싶을 정도다. 몇 주 사이 무대 위에서 보여 주는 홍광호의 연기는 나날이 달라진다는 ‘일취월장’ 그 자체였다. 홍광호의 돈키호테는 귀엽고 발랄했으며 생기가 넘쳤다. 어찌 보면 그의 돈키호테는 다소 철없는 어린아이 같았다. 가창력은 같은 역에 캐스팅된 다른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단연 넘버원이었다. ‘맨 오브 라만차’의 대표곡 ‘이룰 수 없는 꿈’과 ‘둘시네아’를 부르는 홍광호는 노래마저 연기하듯 완급을 조절하며 감동을 전한다. 31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늙은 기사로 변신한 홍광호의 연기는 능청스럽다. 오히려 세르반테스를 연기할 때보다 돈키호테를 연기할 때 더욱 자연스러워 보였다. ●웃음과 감동의 조화 ‘명불허전’ 이름값을 하는 뮤지컬이었다. 세 명의 돈키호테 배우를 비롯해 알돈자 역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조정은과 이혜경, 그리고 여관 주인과 도지사 역을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낸 서영주, 영원한 귀염둥이 산초 이훈진 및 ‘훈남’ 산초을 탄생시킨 이창용, 뛰어난 하모니를 이끌어내는 앙상블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가 맛깔난다.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연출력도 눈에 띈다. 4명의 배우가 벌이는 체스 장면, 돈키호테의 기억이 되돌아오는 장면 등에선 웃음과 감동이 매번 끊이지 않았다. 스페인 지하감옥이 해바라기 밭과 성당으로 바뀌는 무대 전환도 관객의 눈을 즐겁게 만든다. ‘맨 오브 라만차’는 10월 7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공연된다. 6만~13만원. (02)411-5080~5.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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