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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 풍선과 ‘사랑에 빠진’ 서양 오타쿠男 충격

    어린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동물풍선과 깊은 사랑에 빠진 ‘오타쿠’ 서양남성이 언론에 소개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마크(20)라는 이름의 이 남성은 현재 바람을 넣어 만드는 동물형태의 대형 풍선 15개와 ‘동거’중이다. 마크는 이중 ‘릴라’라 부르는 노란색 용 풍선과 사랑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6년간 한 집에서 살아온 그는 풍선 몫의 저녁식사까지 만들어 함께 식사를 하거나, 잠을 잘 때 머리 맡에 ‘릴라’를 항상 세워놓는 등 중독에 가까운 증상을 보였다. 한시도 이들과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 마크는 공부를 하거나 쇼핑을 나갈 때에도 풍선과 동행한다. 그에게 이러한 ‘증상’이 생긴 것은 14살 무렵. 수영장에서 가지고 노는 동물 모양의 대형 튜브를 접한 뒤 곧장 비슷한 형태의 풍선에 깊이 빠지기 시작했다. 마크는 미국의 한 TV쇼에 출연해 “나는 ‘릴라’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할 생각도 있다.”면서 “릴라와 가벼운 키스를 나누기도 하고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나눈다.”고 말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어 “나는 ‘릴라’를 포함한 이 동물풍선들이 부드러우면서도 껴안고 싶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매우 좋다. 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는 심리학자나 정신과 의사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친구들의 의견에 따라 검진을 받은 결과, 사람들과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그는 여전히 동물 풍선들과 헤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새터민·부인 대행 알바… 절박한 일곱명의 여자들

    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는 ‘손현주’라는 이름 석 자를 신인작가 중 첫손가락에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2009년 문학사상 신인상, 2010년 문학동네 청소년문학상의 심사위원으로 두 차례나 작가와 마주한 인연 덕분이다. 방 교수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이보다 문제적인 등단작은 없을 것”이라며 작가에게 번번이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청소년소설 ‘불량가족 레시피’로 알려진 손현주 작가가 2010년 평사리 문학대상 수상작인 단편 ‘두 시간’을 포함해 총 7편의 단편을 실은 첫 소설집 ‘헤라클레스를 훔치다’(문학동네 펴냄)를 내놓았다. 방 교수의 머릿속에 담긴 잔상처럼 작가는 우리 사회에서 눈여겨보지 않은 소외된 자리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쉬운 연민과 희망으로 포장하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어간다. 각기 다른 시기, 다른 지면을 통해 발표된 작품들이지만 화자가 모두 여성이고, 주인공들이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작가는 한 발을 떼기 위해 턱밑까지 차오르는 진창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네들에게 섣부른 희망을 불어넣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식의 흔한 메시지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표제작 ‘헤라클레스를 훔치다’는 북한에서 귀순한 이소향이라는 여성 새터민이 주인공이다. 남한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생계마저 막막한 주인공은 완벽한 동거를 꿈꾸다 우연히 성인용품 판매점에서 ‘헤라클레스’라는 남성 인형을 훔친다. 달콤했던 시간도 잠시, 밀린 월세 독촉에 그녀의 안락한 보금자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진다. ‘엄마의 알바’는 16세 어린 딸의 시선으로 가족을 다룬다. 깡통주식으로 큰 빚을 지고 집을 나간 아빠와, 아빠를 대신해 생활전선에 뛰어든 엄마의 이야기다. 역할대행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나날이 변해 가던 엄마는 급기야 부인 대행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상대 아저씨를 좋아하게 된다. 상처 입은 엄마를 바라보던 딸은 아빠를 찾아 집으로 데려온다. 극적 화해는 없었지만 가족은 일상적인 아침을 맞는다. ‘콜라 버리기’는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떠나고 홀로 딸과 자폐아인 아들을 키우며 사는 여성 이야기이다. 결혼정보회사에서 일하는 주인공은 재혼을 위해 회사에 등록한 훤칠한 외모의 남자에게 푹 빠진다. 아들의 존재를 숨긴 채 만남을 이어간다. 자폐를 가진 아들과 중국행 비행기를 탄 주인공은 아이를 그곳에 버려둔 채 서울로 돌아온다. 작가는 타인의 시선으로는 도저히 가늠할 수도, 함부로 말할 수도 없는 이들의 절박함에 어떠한 도덕적 잣대도 들이대지 않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영화 보려면 40분 가야 하는 시골 벗어나 넓은 세상 볼 수 있는 시야 키웠더라”

    삼성의 ‘드림클래스 방학캠프’에 다녀온 장주현(원이중 2년)군의 어머니 심권자(41)씨는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삼 놀랐다. 평소 공부에 열심이고 행동거지도 반듯해 늘 대견했지만, 부모 품을 떠나 고작 3주간 서울생활을 하고 왔는데 부쩍 자라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장군의 꿈은 신학자. 목회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찌감치 꿈을 정했다. 어머니와 평소에도 조근조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장군이 가고 싶은 신학대, 관련 전공 등에 대해 꽤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심씨는 내내 흐뭇했다. “3학년 새학기를 앞두고 있어서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말은 아직 이르지만 확실히 시야가 넓어진 건 분명해요.” 장군의 가족이 사는 곳은 충남 태안 원북 마삼리. 농사가 주민들의 생업인 이곳은 피자집, 치킨집이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할 정도로 외지다. 영화 한편 보려면 시내까지 40분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몇 년 전 인근에 한국전력이 들어와 그나마 수영장, 스포츠센터 등 생활편의 시설이 갖춰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사교육은 언감생심. 돈도 돈이지만 교육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전이 들어서면서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자녀를 대상으로 과외를 하긴 하는데 한 과목당 40만~50만원이에요. 서울 등 대도시보다야 싸겠지만 이곳에서도 고액 과외죠.” 이런 가운데 지난가을 장군이 다니는 학교에서 날아온 공문은 희소식이었다. 원이중학교는 2학년 반이 1개반(30여명)일 정도로 작다. 시골에 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1년에 두 번씩 서울에 올라가 인사동, 낙원동 악기상가 등을 둘러볼 정도로 교육열이 남다른 심씨는 사실 드림클래스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 “대기업이 기름유출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서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기업이 시늉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어요.” 참가 학생 한 명당 들어가는 캠프 비용은 200만원. 심씨는 “만약 우리가 200만원을 들여서 사교육을 시켰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면서 “아이나 학부모에게 여유를 가지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서 참 고마운 일”이라며 웃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자크 로게 “평창 성공적 개최 낙관”

    자크 로게 “평창 성공적 개최 낙관”

    “평창의 준비 상황에 만족한다.” 자크 로게(71)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상황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성공 개최가 낙관적”이라고 밝혔다. 회견에는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구날리 린드베리 평창 조정위원장, 질베르 펠리 IOC 수석국장, 김지영 대한체육회(KOC) 국제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1년여 만에 한국을 찾은 로게 위원장은 “평창의 유치 파일을 꼼꼼히 살펴봤지만 평창을 직접 찾은 건 처음”이라며 “경기장이 콤팩트하게 조성된 것과 크로스컨트리 등 기존 경기장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동계 스포츠의 아시아 허브가 되겠다는 ‘뉴 호라이즌‘ 구상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역대 동계올림픽에 견줘 평창의 규모가 작다는 지적에 대해 “오히려 이동거리가 짧고 콤팩트한 것이 인상적이다. 수치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출전을 위한 IOC의 노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진선 조직위원장은 “특별법과 기본 계획 등이 수립됐다. 6개 신축 시설의 설계 발주와 교통망 본격 착공 등 큰 틀에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아이스하키장 재배치 논란에 대해 김 위원장은 “IOC에 제출한 유치 파일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로게 위원장도 같은 입장임을 밝혔다. 로게 위원장은 회견을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잇달아 만나 평창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로게 위원장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여한 다음, 거꾸로 로게 위원장으로부터 IOC훈장 금장(Olympic Order in Gold)을 수여받았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세금 피하려 위장이혼 ‘체납 부부’ 딱 걸렸네

    수백억원대 재산이 있으면서도 위장 이혼 등 갖은 방법으로 지방세와 국세 등을 내지 않은 체납자 부부가 이례적으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문찬석)는 1일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시가 고발한 홍모(77)씨와 부인 류모(74)씨를 구속했다. 이들 부부는 수백억원이나 되는 재산에도 불구하고 위장이혼 등 갖가지 꼼수로 6년 동안 41억여원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체납 처분을 피하려는 체납자와 배우자가 함께 구속된 것은 처음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검찰과 서울시에 따르면 홍씨는 부인 류씨와 2005년 협의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로 100억원대의 부동산을 처분하면서 부과된 국세 21억원과 지방세 2억 1000만원 등 41억여원의 세금을 현재까지 체납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조사 결과 이들 부부는 서울 강남구의 고급빌라에서 동거하면서 위장이혼을 숨기기 위해 주소를 일곱 차례나 바꿔 가며 허위 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시는 홍씨 부부의 사실혼 관계를 근거로 강남구 빌라의 가재도구 등 동산을 압류하자 이들 부부는 동산압류 무효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시는 2년가량에 걸친 소송 끝에 1심과 2심 모두 “홍씨 부부의 위장이혼이 인정되고 시의 동산압류가 정당하다”는 처분을 받고 나서 홍씨 소유의 공탁금 2억원을 추적해 즉시 압류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언 강물도 깨고 출동! 광진 수난구조대

    언 강물도 깨고 출동! 광진 수난구조대

    “구조 출동! 구조 출동!”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긴급한 목소리에 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영하 12도의 한파가 몰아친 지난 10일 저녁. 한남대교 남단 아래에서 한 남성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관할인 광진 수난구조대가 사건을 접수하고 즉시 출동했으나 현장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1일 밤 8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서울 자양동 뚝섬유원지에 있는 ‘광진 수난구조대’를 찾아갔다. 수난구조대의 아침은 소방공무원 안전헌장을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장비점검이다. 물에 빠진 사람이 물을 마시게 되면 폐에 물이 차, 최대 4분이면 생명이 위독하게 된다. 시간은 생명과 같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점검으로 긴급출동 준비를 갖춰 놓아야 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수난구조대가 할 일도 많아진다. 강이 얼어붙으면 구조대 주변의 얼음을 깨서 출동로를 확보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재환 광진 수난구조대 소방교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조할 수 있다면 이 정도 추위는 견딜 만하다”고 씩씩하게 대답한다. ‘TV 쏙 서울신문’은 서울시 중랑구에 있는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도 카메라에 담았다. 중랑구는 전국 최초로 ‘레이더 추적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오는 15일부터 24시간 통합 관제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레이더 추적시스템’은 범죄 발생 지점을 관제센터에서 포착해 범인의 이동거리와 시간을 확인하면서 신속하게 범인을 추적할 수 있는 첨단 기법이다. 또 예약시간대별로 CCTV 장소를 설정해 주요 우범지역을 자동으로 감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지난 30일 경기도 오산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도 다녀왔다. 이 오케스트라는 대학 최초로 졸업생과 재학생 80명으로 구성된 상설 관현악단인데 학생들의 취업을 걱정하던 교수와 동문들이 뜻을 모아 지난해 11월 구성했다. 톡톡 SNS에서는 김용준 총리 후보자 낙마와 반대 여론 속에 강행한 특별사면, 나로호 발사 성공 등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전한다. 또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채로 양털부츠를 신고 각자의 장기를 뽐내는 모델 선발대회도 스케치했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비스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비스트’

    이기적인 북쪽 사람들은 남극의 빙하가 녹은 물이 밀려들까 봐 제방을 쌓았다. 제방 바깥의 남쪽 사람들은 ‘욕조 섬’에 모여 무정부적인 가치를 누리며 살아간다. 거대한 폭풍우가 휘몰아친 후 남쪽 땅은 수면 아래에 잠긴다. 흑인 소녀 허쉬파피의 아빠 윙크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모아 욕조 섬 재건에 나선다. 하지만 물에 빠진 생명은 하나씩 죽어 가고 건강이 나빠진 윙크에게 죽음이 성큼 다가온다. 급기야 남극의 얼음에 갇혔던 전설의 맹수 ‘오록스’가 깨어나 허쉬파피와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한다. ‘비스트’의 감독 벤 제틀린은 미국 뉴올리언스와 물의 문화에 매료된 뉴요커다. 지인들과 ‘코트 13’이라는 독립 제작사를 꾸린 그는 단편영화 ‘바다의 영광’(2008)에서 태풍 카트리나의 피해를 당한 루이지애나 주를 그린 바 있다. 참상을 비극으로 그리는 대신 림보와 환상의 세계를 불러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친구의 희곡을 각색한 제틀린의 첫 장편 ‘비스트’는 ‘바다의 영광’의 확장 버전에 해당한다. 29살 감독은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2012년 신인 감독에 등극했고 만장일치의 호평을 얻어낸 ‘비스트’는 올해 아카데미 주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프레스턴 스터지스(1898~1959)의 ‘설리번의 여행’(1941)은 할리우드가 빈곤층을 다루는 방식의 전형이다. 민중의 삶에 관심을 기울이는 듯하나 극 중 영광의 몫은 가난한 자들과 우연히 만난 타자에게로 돌아간다. 반면 할리우드와 멀리 떨어진 제틀린의 작업은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이나 외젠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같은 그림과 연결된다. 돈을 제공하는 귀족의 허상에서 눈을 돌려 역사의 장에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민중을 응시한 두 화가처럼 제틀린은 처참하리만큼 가난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정직하게 진입한다. 남부의 진창을 보는 건 편하지 않다. 달콤한 영화에 길들여진 필자의 육체와 정신이 스크린 앞에서 고통을 느낀 건 당연한 일이다. 세르비아 감독인 에밀 쿠스투리차의 영향을 받았다는 제틀린은 자연스레 극사실적인 이미지와 마법의 이야기를 뒤섞는다. ‘비스트’는 실제로 일어난 자연재해 보고서를 한 편의 신화로 승화시킨 작품이다. 미시시피 삼각주는 익명의 남쪽 지방으로 탈바꿈하고 여섯살 소녀는 운명적으로 전설의 괴물과 맞닥뜨린다. 허쉬파피는 야생의 소녀다. 소녀는 자연의 심장 소리를 듣고 죽는 것들을 보면서 존재의 가치를 깨달으며 먼 바다에 있는 망자의 천국까지 오간다. 마침내 괴물과 마주한 소녀는 자연이 투쟁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생존해야 할 터전임을 깨닫는다. ‘비스트’의 도입부는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 곁에서 힘겹게 버티고 선 집을 비춘다. 그곳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던 허쉬파피가 영웅으로 거듭 태어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며 소녀와 민중이 물결치는 제방을 의연하게 걷는 결말에서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이 저절로 떠오른다. 그것이 아빠가 평소에 허쉬파피를 ‘두목’이라 부른 이유다. 소수 미국 감독만이 버림받은 자들과 동거하는 지금, 그들의 존엄성을 되살린 제틀린은 선배 하모니 코린에 비견될 만하다. 미국 서부의 건조한 신화로부터 남부의 끈끈한 신화를 창조한 ‘비스트’는 필견의 작품이며 당분간 이 낯선 작가의 행보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7일 개봉. 영화평론가
  • 민원계 ‘정여사’들 때문에… 公기관 죽을맛

    법적으로 이미 끝난 사건 등에 대해 생떼를 쓰듯 문제를 제기하는 악성, 고질 민원인 때문에 공공기관이 골치를 썩고 있다. 정보공개청구제도를 악용해 막대한 양의 정보를 반복적으로 요구하거나 직업처럼 집회나 농성을 해 행정력이 낭비되는 일도 적지 않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011년 7월 ‘고충 민원 특별조사팀’을 만들어 해결에 나섰지만 현장은 여전히 수많은 ‘정 여사’(개그 프로그램 주인공)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A(63)씨는 사실혼 파기 소송을 낸 뒤 4년째 검사와 판사, 변호사 등을 번갈아 고소하고 있다. 동거녀와의 재산 분할 과정에서 증인으로 나선 아들의 심문조서가 위조됐다고 주장하는 A씨는 판사를 증인심문조서 위조, 검사를 공조, 상대 변호사를 방조 혐의로 각각 고소했다. 모두 기각되자 대검찰청, 윤리특별위원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경찰서와 법원 등에 무더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검사는 “조사 결과 재판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확인시켰지만 A씨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난 무고죄, 명예훼손죄로 몰릴 거다”라면서 소송에 집착하고 있다. B(72·여)씨는 친척들이 유산을 빼돌리려고 자신의 호적을 없앴다며 17년 이상 시위를 해 왔다. 시도 때도 없이 관할 면사무소를 찾아 욕설을 퍼부었고 월 1~2회 서울에 올라와 찜질방을 전전하며 권익위 앞에서 며칠씩 1인 시위에 나섰다. 황당한 것은 B씨의 호적이 멀쩡히 살아 있다는 점이다. 그는 모든 게 조작됐다며 편집증적인 증세를 보이지만 관계 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토지감정평가사의 뇌물 요구를 신고한 뒤 보상금을 달라고 20년간 법적 분쟁을 벌인 민원인도 있다. 그는 1994년 5월부터 40여건의 고충 민원, 부패 신고, 고소, 소송 등을 해 왔다. 군복무 중 부상 후유증으로 간질을 앓게 됐으니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며 5318회에 걸쳐 민원, 행정심판, 소송을 요청한 사람도 있다. 공무원들은 “일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확신하더라도 온라인에 왜곡돼 올라가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서 허투루 대할 수가 없다”면서 “이런 악성 민원인을 만나면 업무가 마비된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권익위 분석에 따르면 이처럼 악성, 고질 민원을 제기하는 이른바 특별 민원인으로 분류된 28명은 5년 동안 총 5734건의 민원을 반복해서 제기했다. 1인당 평균 205건씩의 민원을 낸 셈이다. 처리하는 데 평균 4.8명의 조사관이 투입됐다. 장태동 권익위 고충민원특별조사팀장은 “법, 제도로 해결이 불가능한 경우에도 신뢰할 수 있게끔 처리 과정에 입회시켜 납득시키는 게 열쇠”라고 설명했다. 노성훈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는 “악성 민원이 실정법을 위반하고 공무를 방해할 정도로 심각하다면 엄격하게 법을 집행해 처벌해야 한다”면서 “큰 틀에서는 공공기관 신뢰도가 상승해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반지하 방 아사 직전 10대 세자매… 아무도 몰랐다

    친아버지의 여자 친구에게 맡겨진 10대 세 자매가 영양실조에 의한 골다공증으로 대퇴부가 골절되는 등 심각한 상태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29일 고양시 덕양구에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 월세방에서 살고 있는 세 자매가 부모와 이웃의 돌봄을 받지 못해 건강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발견돼 친부와 친부의 여자 친구를 상대로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와 시 아동보호센터에 따르면 지난 19일 모 공장 관계자 A씨에 의해 발견된 세 자매 가운데 둘째(18)는 뼈에 심각한 염증이 발견돼 8시간에 걸친 큰 수술을 받았으며, 막내(15)는 대퇴부가 골절돼 1년 이상 휠체어 생활을 해야 한다. 두 자매는 극심한 영양실조에 의한 골다공증으로 병을 얻었다. 발견 당시 둘째와 셋째는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고양경찰서와 지역 아동보호센터 관계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첫째(19)가 취직을 하겠다며 공장에 찾아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집에 가 봤더니 동생들 상태와 집안 살림살이가 말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들 자매의 친아버지 K(47)씨는 지방 음식점에서 일하느라 5~6년간 자매를 직접 돌보지 못하고, 한때 동거를 했던 Y(49·여)씨에게 매달 80만원을 송금하면서 대신 돌보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Y씨는 2년 전부터 세 자매의 집을 방문하지 않은 채 월세 23만원과 생활비 15만원 등 매달 38만원만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첫째(19)는 고등학교 진학을 못 했으며, 둘째는 중학교 2학년 중퇴, 막내는 초등학교만 졸업했다. 이들은 방세 등을 빼고 남은 돈으로 쌀과 김치만 구입해 끼니를 때웠으며, 최근 2년간 난방용 가스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웃과 지역 통·반장, 동 주민센터는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 지역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자매가 집 밖에 거의 나오지 않고 이웃과 왕래가 없어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을 모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둘째와 막내는 정신적 충격도 커 인근 병원에서 외부와의 접근이 차단된 채 입원 치료 중이며, 첫째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돌보고 있다. 경찰은 이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해 K씨와 Y씨가 아동복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드러나면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올 봄 다큐 키워드도 ‘힐링’… 지상파 다큐멘터리 4社4色

    올 봄 다큐 키워드도 ‘힐링’… 지상파 다큐멘터리 4社4色

    올해도 수준 높은 다큐멘터리를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드라마와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서 다큐멘터리는 인간의 갈등을 치유하거나 가장 원초적인 ‘오감’을 자극하면서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시사성이 강한 정통 다큐멘터리부터 자연·환경물, 문명·역사물까지 소재는 물론 3차원(3D) 다큐까지 형식도 다양하다. KBS의 폭력 없는 학교 연중기획 ‘이제 네가 말할 차례’, MBC 창사 51주년 특집 ‘생존’, SBS 신년기획 ‘학교의 눈물’은 각각 심야 시간대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좋은 출발세를 보였다. 올봄 지상파 방송 다큐의 화두는 ‘치유’다. 지난해 집단 따돌림과 잇따른 자살로 학교 폭력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방송사들은 올해에도 앞다퉈 학교 폭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 13일 SBS가 첫 방영한 3부작 ‘학교의 눈물’은 ‘일진과 빵셔틀’ ‘소나기 학교’ ‘질풍노도를 넘어’ 등을 통해 학교폭력이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는 비극임을 되새기고 있다. 제작진은 가해·피해 학생 14명을 ‘소나기 학교’라 이름 붙인 시골학교에 합숙하며 문제의 근원을 살피고 치유책을 모색하는 이색적인 접근법을 시도했다. KBS는 지난 23일 내보낸 ‘이제 네가 말할 차례’에서 2011년 12월 대구에서 일어난 ‘대구중학생 자살사건’의 피해자 고(故) 권승민군의 어머니 임지영(경북 금호여중 교사)씨를 출연시켰다. 임씨는 “어떤 경우라도 자살을 선택하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최한결 KBS미디어 PD는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해 ‘용기를 내달라’는 메시지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작할 계획이다. EBS도 다음 달 방송예정인 6부작 특집 ‘학교 폭력’(가제)을 통해 학생 간 폭력을 다각도로 해부한다. 교육 현장의 ‘진실 은폐’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다큐는 인류와 환경, 자본주의에 대한 밀착 탐구로 혹독한 생존 현장에서 인간이 한없이 작은 존재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장기 불황에 고통받는 서민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 16일 MBC가 첫 방송한 5부작 ‘생존’은 영하 40도 혹한의 땅 알래스카에서 살아가는 고래 사냥꾼 이누피아트족과 북극곰의 아슬아슬한 동거 현장, 아름답지만 혹독한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서 살아가는 힘바족과 산족(부시맨)의 삶을 다뤘다. ‘북극의 눈물’(2008년) ‘남극의 눈물’(2011년) 등 ‘지구의 눈물’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12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최삼규 MBC 교양제작국 부국장은 “‘생존’은 자연이 아닌 휴먼 다큐”라고 강조했다. 지상파 4개사의 다큐는 각기 다른 색깔을 띠고 있다. KBS는 ‘누들로드’ ‘슈퍼피쉬’ 등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정통 다큐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도 글로벌기획 ‘색, 네 가지 욕망’(4부작), ‘요리인류’(8부작) 등 색과 음식을 소재로 차별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15억원이 투입된 ‘요리인류’는 음식에 담긴 인류의 창의성과 문명을 다룬다. 여기에다 스테디셀러라 할 수 있는 교육 문제를 다룬 ‘공부하는 인간-호모아카데미쿠스’(4부작)를 3월에 내보낸다. 2년여에 걸쳐 취재한 각 문화권이 만들어낸 최고의 공부법을 소개한다. 이어 9월쯤 3부작 ‘조선왕조의궤-8일간의 축제’를 통해 정조대왕 당시의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복원한다. MBC는 자연을 거울삼아 인간의 내면 세계를 파헤치는 게 강점이다. 올해에는 ‘남극의 눈물’을 연출했던 김진만 PD를 내세워 스토리텔링 기법을 활용한 3D 곤충다큐 ‘곤충 삼국지’를 선보인다. 또 ‘공룡의 땅‘의 이동희 PD가 ‘공룡의 땅2’를 준비했다. 음식과 건강을 연계한 특집다큐 ‘슈퍼푸드’도 방영할 계획이다. 최삼규 부국장은 “그동안 ‘지구의 눈물’시리즈가 지구 곳곳의 생태를 화면에 담아 시청자 스스로 주변을 되돌아보도록 했듯이 이번 다큐들도 비슷한 형식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SBS는 2010년 선보인 4부작 ‘출세만세’ 이후 ‘짝’ ‘만사소통’ 등으로 다큐에 형식 파괴의 바람을 몰고왔다. ‘짝’은 다큐와 예능의 벽을 허물며 교양프로그램으로 정규 편성돼 롱런 중이다. 박기홍 제작본부 CP는 “특별한 철학을 강요하기보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돌아보고 거리를 좁히려 했다”면서 “최근에는 양극화 심화와 이에 따른 학교폭력 빈발이란 소재에 주목해 스토리텔링과 그림 삽입 등의 기법을 덧붙여 세상에 화두를 던졌다”고 말했다. SBS는 올해에도 빈부격차, 남북문제 등을 다룬 다양한 다큐를 준비 중이다. 부자를 둘러싼 다양한 시각을 정면으로 다룬 ‘과연 좋은 부자란 누구인가’를 방송한다. 지난해 말 방영한 자본주의의 본질을 파헤친 4부작 ‘최후의 제국’의 후속 격이다. EBS는 ‘교육’과 ‘다큐’가 방송의 양대 축을 이룰 만큼 다양한 소재와 3D 다큐로 무장했다. EBS의 다큐는 매년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최대 다큐멘터리 박람회 MIPDOC에서 일본 NHK에 이어 아시아권 상위에 랭크된다. 올해 첫 테이프는 28일 방영되는 3D 다큐인 3부작 ‘위대한 바빌론’이 끊는다. 18억 9000만원이 투입된 ‘위대한 바빌론’은 기원전 5~6세기에 실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경 속 바벨탑을 복원했다. 기원전 6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바벨탑 비석’을 토대로 다큐 최초로 바벨탑의 실재를 증명한다. 제작진은 이라크 정부의 협조를 얻어 총성이 가시지 않은 유적지에서 20여일간 체류하며 촬영을 마쳤다. 김유열 편성기획 부장은 “앞으로 ‘위대한 로마’, ‘위대한 마야’를 방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기초생활비 타려고… 시신과 3개월 동거

    인천의 한 40대 남성이 죽은 노동 동료의 기초생활보조비를 노리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시신과 석 달 가까이 함께 지내 온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인천 계양경찰서에 따르면 일용직 근로자 김모(64)씨가 지난 16일 오후 3시 30분쯤 인천 계양구의 한 단독주택 셋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집에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 김씨의 시신이 이불에 싸인 채 심하게 부패된 것을 발견했다. 김씨와 함께 살아온 조모(48)씨는 경찰에서 “김씨가 지난해 10월 21일 폐암과 식도암으로 숨졌다”고 진술했다. 부검 결과 조씨의 진술과 일치했다. 김씨와 조씨는 5년 전 노동일을 하면서 알게 돼 지난해 6월부터 이 집에서 방을 2개 세내 같이 지내 왔다. 조씨는 경찰에서 김씨의 사망 사실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살 길이 막막해 함께 죽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조씨가 김씨의 기초생활보조비를 계속 타내려고 시신을 방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씨가 지난해 11∼12월 김씨 계좌로 입금된 기초생활보조비 87만원을 받아 챙긴 사실을 확인했다. 조씨는 김씨가 숨지기 전에도 거동이 불편한 김씨를 대신해 은행에서 기초생활보조비를 대신 인출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는 지난 한파에도 방에 난방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씨가 옆방에 방치해 둔 김씨 시신이 부패할 것을 우려해 난방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조씨를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재채기 때도 휴지로 가려야… 감염자 노력도 중요

    재채기 때도 휴지로 가려야… 감염자 노력도 중요

    건강한 사람이라면 인플루엔자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 설령 감염되더라도 아예 증상이 발현되지 않고 지나가거나 비교적 가볍게 앓기 때문이다. 문제는 고위험군이다. 고위험군 해당자는 인플루엔자에 노출되지 않는 게 최선이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만성 폐·심장·간·신장질환자와 집단시설 수용자, 신경·근육 및 혈액·종양질환자, 당뇨 환자와 면역억제제 복용자, 임신부 등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했다. 또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6개월~18세 소아·청소년과 65세 이상 노인 및 동거인, 50~64세 인구 중 건강 취약자, 생후 6~59개월의 영유아와 축산 관계자 및 의료인 등도 고위험군으로 정해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들 고위험군은 백신 접종과 함께 인플루엔자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일상적인 예방 수칙만 잘 지켜도 인플루엔자에 노출되지 않고 건강하게 유행기를 넘길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수칙은 백신 접종. 특히 노약자와 만성질환자, 영유아, 임신부 등 접종 권장 대상자는 유행에 앞서 빠짐없이 접종을 받는 게 좋다. 얼핏 사소해 보이지만 자주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는 등 개인 위생수칙도 중요하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손수건이나 휴지 등으로 입을 가려야 한다. 물론 발열·기침·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외출을 안 하는 게 좋고, 불가피하다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김우주 교수는 “인플루엔자는 예방도 중요하지만 감염자가 이를 전파시키지 않으려는 노력도 중요한만큼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이런 점을 스스로 실천하는 성숙함을 보여야 한다”면서 “이런 주의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고열이 나거나 호흡기 및 전신 증상 등 인플루엔자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지체없이 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 @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2. 의술로 인술 실천하는 김희수 건양대 총장 (상)

    [명사가 걸어온 길] 2. 의술로 인술 실천하는 김희수 건양대 총장 (상)

    1950년 세브란스 의대(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자그마한 안과 개원의로 시작해 예순셋에 건양대학교를 설립하고, 일흔셋에 800병상 규모의 건양대 병원을 일군 사람. 3년 대학 총장 임기를 두 번이나 채우고도 모자라 임기를 4년으로 늘려 12년째 총장직을 지키는 사람. 사람들은 그를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에 견줘 결코 포기하거나 쓰러지지 않는다는 뜻에서 ‘부도옹’(不倒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그는 한사코 손사래를 쳤다. “부도옹은 무슨…. 난 그처럼 대단하지 않아. 그는 천하의 경륜을 논했지만 난 고작 대학 하나잖아. 그렇지만 듣고보니 그럴 법도 하네” 김희수. 올해 여든다섯이지만 “꿈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그에게서 물리적인 나이를 읽기란 쉽지 않다. 주변에서는 이런 그를 두고 “너무 오래 거머쥐고 있는 게 아니냐”거나 “이제는 자리 내려놓을 때도 됐다”고들 말하기도 하지만 그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다 이유가 있어. 나는 지금도 더 일하고 싶어. 열정도, 건강도 문제가 없거든. 나도 알지. 내게 주어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세월 거꾸로 사는 사람 없잖우. 그래서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해. ‘그러니 내게 시간을 조금만 더 달라고….’” 김 총장에게 스스로의 삶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정색하고 말문을 열었다. “뭐 내세울 게 있어야지. 그렇지만 내가 헤쳐온 삶이 젊은이들에게 도전의 의미를 되새기거나 용기를 부추기는 자극은 될거야. 결코 쉬운 삶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한 번도 내가 이뤄야 할 것들을 잊어본 적이 없거든. 뭔가 성취하려는 젊은이들에게 그걸 말하고 싶어. 목표를 갖고 살라는 거지” 그가 삶의 지표로 삼아온 원칙 같은 게 궁금했다. “좌우명이라는 게 너무 평범해서 실망할거야. 살아온 날들을 돌이켜보면 ‘기본에 충실하자’는 말처럼 함축적으로 내 삶을 표현한 말이 없어. ‘정직’은 사람의 기본이고, ‘노력’은 성공의 기본이며, ‘치료’는 병원, ‘교육’은 학교의 기본이잖우. 이런 기본만 지키면 뭐든 다 돼. 공자도 그랬잖아 ‘군자무본 본립이도생’(君子務本 本立而道生·군자의 본연은 근본을 닦는 것이며, 근본이 바로 서야 도가 생긴다)이라고.”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그의 성장기는 그 시절의 대부분이 그랬듯 가난과의 동거였다. “가난했지.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셨는데, 30∼40마지기 정도였으니 중농쯤 되나 그랬어. 농사뿐이 아니야. 소, 돼지는 물론 양봉에 누에까지 쳤어. 한 방의 반은 누에 잠틀이었는데, 까만 누에 똥 속에서 먹고 자고 했지, 뭐. 내 형제가 3남 4녀였는데, 형들 꼼짝 못하는 엄한 아버지 밑에서도 막내라 사랑 좀 받고 자랐어요.” 그렇지만 성장기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그는 주저없이 형을 꼽았다. “아, 나완 나이가 열여덟살이나 차이가 나니 형이 아니라 아버지 같았어. 나만 그런 게 아니라 그땐 다 그랬지. 가난하지, 애들은 생기는 족족 많이 났지, 그래서 젖먹이 동생을 손 위 형이나 누나가 맡아서들 키우던 그런 시절이었잖우.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아남았나 싶지만, 그때는 다들 그러니 그게 궁핍하다거나 이상하다고 여기지도 않고 살았지. 그러려니 하고.” 평생 애써 일군 부를 악다귀처럼 그러쥐지 않고 대학 설립에 쏟아부은 데서 보듯 그는 청년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1950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도미, 뉴욕 프랜시스 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마친 그는 일리노이주립대 안과대학원과 시카고 안과병원에서 수련을 마치고 1959년에 귀국했다. 전쟁으로 피폐하고 가난한 나라의 유학생이 미국에서 겪은 경험은 충격이었다. 전쟁과 분단으로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살던 때, 그의 눈에 비친 미국이라는 나라는 온갖 물산이 넘치고, 큰 집에 차량이 즐비한 도로, 자유분방한 사람들의 표정이 어우러진 유토피아였다. 그런 미국을 보면서 도미 후 처음 형님한테 쓴 편지에 이렇게 적었다. ‘하느님이 계신데, 세상이 왜 이렇게 불공평한가.’ 그런 미국을 보면서 그가 가슴에 새긴 것은 ‘잘사는 나라, 건강한 국민’이었다. 이미 결혼해 고국에 처자식을 두고 홀로 이국으로 떠나온 그에게 ‘남다른 노력’은 숙명이었다. 그런 노력을 인정받아 대학원을 학비 부담없이 다닐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육영 의지를 키우는 자극제가 됐다. “생각해 봐. 전쟁통에 피죽 먹기도 어려운 때잖어. 우리 마누라가 조그만 미장원을 해서 번 돈으로 유학와서 공부하는 내가 한눈을 팔 수가 없지. 그땐 공부밖에 할 게 없었어.” 이로부터 3년 뒤인 1962년 서울에서 그의 꿈의 모태인 김안과를 개원했다. 당시 미국의 선진 의료를 체험한 그는 국내에서 안과 분야의 독보적 의사로 인정받았고, 돈도 많이 벌었다. “돈 엄청 벌었지. 진료비를 전부 현금으로 받던 시절인데, 병원이 자리를 잡은 뒤에는 하루 3000명까지 환자를 봤어. 일과를 마치고 나면 자루에 가득한 돈을 셀 수가 없는거야. 그래서 은행원에게 정산을 맡기기도 했는데, 매일 500만원씩 그러모았지. 요샛돈으로 치면 그게 얼마야.” 그러나 그는 결코 돈의 미혹에 빠지지 않았다. 그렇게 벌었지만 많은 돈을 번다는 것이 그가 생각하는 성공과는 달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공의 기억을 묻자 뜻밖에 그는 ‘치료의 기쁨’을 말했다. “난 돈보다 내가 치료한 환자들이 감사하다고 인사할 때가 제일 기뻤고, 그걸 성공이라고 믿었어. 어떤 이는 두고 두고 내게 인사를 오기도 해. 의사로서 그 이상의 성공이란 게 있을 수 없잖아요.” 그는 돈을 삶의 목적으로 여기지 않았다. 일제 때 의학을 공부해 공의로 일한 큰형님의 영향을 받아 의사가 된 그가 말하는 바람직한 의사상은 ‘질병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의사’였다. “요새 어떤 병원은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성 안질환자가 오면 치료 못 한다며 다른 병원으로 보낸대. 그게 뭐야. 그건 의사가 할 일이 아니지. 내 큰형님이 공의로 일할 땐 치료비가 없어 돈 대신 달걀이나 참깨를 가져온 사람도 많았는데, 한번도 형님이 그걸 타박하지 않아. 그걸 보며 나도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 그렇게 일한 그가 많은 돈을 번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주변에서는 그런 그를 주시했다. ‘저 많은 돈을 어떻게 쓸까’하는 호사가적 관심이었다. 이 무렵, 그는 사람들이 놀랄만 한 결정을 한다.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찾은 부의 용처는 육영사업이었다. 1983년 그의 육영의지가 얻은 첫 결실은 고향인 충남 논산에 양촌고등학교를 설립한 것이었다. 작다면 작은 그 실천이 30여년 뒤 거대한 교육사업으로 결실을 맺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육영이라는 게 이를테면 미래의 인재를 키우는 일인데, 그보다 보람 있는 일이 어딨겠어. 고향 유지들이 찾아와 면리에 하나뿐인 중학교가 운영난이 심각하니 인수해달라는 거야. 고민 끝에 부채를 떠안고 1억 2000만원에 인수했지. 어쩌겠어. 애들 공부는 시켜야잖어. 그게 지금의 건양중·고등학교야.” 그렇다고 그의 시선이 우뚝하고 걸출한 인재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딱히 분별하자면 그는 열정이 있는 청년을 좋아한다. 자신이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가 펴낸 자서전 제목도 ‘여든의 청년이 스무살 청년에게’다. 여기에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 힘겨워하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그의 고언이 담겨있다. “나도 하는데, 나보다 훨씬 젊고, 힘세고, 시간 많은 너희가 왜 못하겠는가. 해보지 않으면 잘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너는 분명 할 수 있다.” 이런 그를 두고 이어령 교수도 “그 분이 평소 얼마나 젊은이들을 사랑하는지를 알면 그 분을 다시 보게 된다”고 말했다. 사실, 육영사업이라는 게 돈욕심으로는 되는 일이 아니다. 잠깐은 몰라도 오래 가지 못한다. 그런 육영사업에 그가 생애를 투자한 것은 기본적으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고, 젊은이들에게 꼭 주고 싶은 뭔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해가 1986년이었지.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던 신극범 박사가 하루는 고향에 전문대학 하나 세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 처음엔 망설였지. 지금도 벅찬데 대학이라니….” 고민이 깊었다. 주변 의견도 찬반으로 갈렸다. 나이도 있고, 병원 경영에다 중고등학교도 만만찮은 일인데, 한 술 더 떠 당시 대학가는 온통 민주화 바람으로 학교마다 재단들이 곤욕을 치를 때였다. 당연히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발 들여놓으면 뼈도 못 추린다는 거였다. 그러나 찬성 쪽도 적지 않았다. 어차피 육영사업이라는 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봐야 하고, 지역사회를 보더라도 중고등학교를 대학으로 확장하는 게 낫다는 것이었다. <계속>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 남자와 새댁 ‘달콤 살벌한 동거’

    세 남자와 새댁 ‘달콤 살벌한 동거’

    한 지붕 아래 세 남편과 한 명의 아내가 산다? 괴상하고 야릇한 상상으로 이어질 법한 이 같은 이야기는 실화다. KBS 1TV는 ‘인간극장-한 지붕 세 남편’을 21~25일 오전 7시 50분 연속 방영한다. 우애 좋은 삼형제와 6개월 된 딸 고은이와 함께 방 2개짜리 좁은 집에서 사는 세미(29)씨가 이야기의 주인공. ‘삼형제의 우애는 나라도 구한다’지만 정작 세미씨는 막막하기만 하다. 사람 좋은 시아주버니 재헌(35)씨, 늘 아내 사랑이 넘치는 애처가이자 남편인 재덕(33)씨, 남편과 똑같이 닮은 쌍둥이 시동생 재석씨는 그녀와 함께 사는 남자들이다. 세미씨는 때론 천사처럼, 때론 호랑이처럼 한 지붕 ‘세 남편’을 이끈다. 33년간 떨어진 적이 없다는 우애 좋은 쌍둥이 형제라지만 세미씨는 결혼 이후에도 이들과 함께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시골집을 놔두고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는 시아주버니까지…. 남자 셋과 벌이는 기묘한 동거는 결코 달콤하지 않다. 벗어놓은 빨랫감을 찾고 바구니에 가득 찬 빨래를 몇 번이나 돌리다 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이틀에 한 번꼴로 장을 봐야 하는 빠듯한 살림살이도 벌써 4년째다. 부부와 아기는 안방에서, 시동생은 거실에서 각각 잠을 청한다. 열여섯 살에 부모님과 헤어진 세미씨는 친척집을 전전하며 자신의 생계를 책임졌다. 어느 날, 김밥집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녀는 교복을 입고 찾아온 친구들을 보며 산더미 같은 설거지 앞에서 펑펑 울었다고 한다. 고깃집 아르바이트, 마트 계산원까지 안 해 본 일이 드물다. 그렇게 번 돈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보험 설계사, 밤에는 활오징어를 팔며 야간 대학까지 졸업했다. 홀로 외롭게 자란 세미씨였기에 삼형제를 흔쾌히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때론 징글징글하고 때론 애틋한 ‘가족’이란 이름으로 묶인 세미씨와 세 남자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정은, 김일성 닮기 수차례 성형수술”

    “김정은, 김일성 닮기 수차례 성형수술”

    중국 언론 매체가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성형수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20일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선전(深圳)위성TV는 전날 중견 언론인 2명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김 제1위원장이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닮아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인 관야오(管姚)는 방송에서 북한을 방문했던 중국 외교관의 전언을 소개하며 “북한 외교관이 북한을 방문 중인 우리 외교관에게 사적인 대화에서 ‘(김 제1위원장이) 조부(김일성)와 똑 닮지 않았느냐’고 물은 뒤 ‘성형수술을 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서방 언론은 김 제1위원장이 조부와 닮아 보이기 위해 2~3차례 성형수술을 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다른 언론인 류허핑(劉和平)도 “북한 권력 승계의 정통성은 혈연에서 비롯되며 북한 사람들은 김정일이든 김정은이든 모두가 신처럼 떠받드는 김일성의 혈통을 이어 받아 외모는 물론 정신까지도 닮았다고 여긴다”며 특히 “그(김정은)의 행동거지와 말투가 김일성과 유사한데 이러한 것들이 권력 승계의 합법성을 높여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현 국회의원)는 2011년 6월 “김정은이 2007년 초 후계자로 내정된 뒤 3년여간 모두 6차례의 성형수술을 받았다는 말을 현직 북한 고위 관계자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게임 아이디 흔적 있다고… 실종 여수 여사장 내사종결

    전남 여수 오락실 여사장 황모(당시 43)씨가 2011년 3월 17일 실종된 이후 경남 일대의 PC방 등지에서 사용됐던 인터넷 게임 계정은 그녀의 딸(15)과 친구들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황씨 실종 당시 가족의 신고로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으나 한달여 뒤 황씨가 인터넷 게임을 한 흔적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황씨가 잠적한 것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경찰의 초동 수사가 허점을 드러낸 셈이다. 이 사건을 재수사 중인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황씨가 실종된 시점부터 최근까지 황씨의 이름으로 인터넷에 접속된 기록 7~8건을 분석한 결과 사용자는 황씨의 딸(15)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딸이 실종된 어머니 황씨의 아이디를 쓰면서 인터넷상에서 만난 상대와 게임 아이디를 서로 바꿔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경기 평택시의 한 가정집에서 사용한 것으로 밝혀진 게임 아이디는 인터넷상에서 황씨의 딸과 만난 사람이 황씨 아이디를 이용한 것이었다. 경찰은 또 황씨가 실종된 지 이틀 후인 2011년 3월 19일 동거남(41)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는 다른 사람이 보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황씨의 지인들은 평소 황씨가 “빨리 와”, “어서 와” 식의 간단한 단문만을 사용했고 장문의 글은 한번도 이용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황씨는 실종 이틀 후인 19일 오후 2시 12분 동거남에게 “경찰이나 검찰에서 찾아오면 모른다고 하고 조용해지면 연락할 테니 기다려라. 그전에 먼저 연락하지 마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전송했었다. 여수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본지 신춘문예 당선 신인 작가들을 만나다

    본지 신춘문예 당선 신인 작가들을 만나다

    “우물을 소재로 쓰는 작가들이 많은데 대부분 시각적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차별화를 위해 시각보다는 청각적인 상상력에 집중해서 이번 작품을 썼습니다.” 2013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된 김준현(26)씨의 말이다. 18일 밤 8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은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신인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작품 세계와 포부를 들어봤다. 소설부문에 당선된 조수경(33)씨는 “주변 소외된 사람이나 삶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늘 관심이 많았다.”면서 “앞으로 작품 활동을 통해 소외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작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희곡 부문에는 ‘기막힌 동거’의 임은정(37), 시조는 ‘번지점프’를 쓴 송필국(65), 그리고 동화는 ‘하트’를 쓴 김보름(32), 평론은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의 유인혁(30)씨가 수상했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은 지난 12일 개관한 서울시민청을 찾아갔다. 서울시 신청사 지하 1~2층에 마련된 이곳은 시민을 위한 공간이다. 지하 1층은 전시실과 휴게실로 나뉘어 졌는데, 전시실은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커피와 의류, 국내 사회적 기업 80여곳이 공급한 제품 등이 전시돼 있다. 시민청에서 가장 넓은 공간인 ‘시민프라자’에서는 격주로 주말마다 한마음 살림장이 열리는데, 시민들이 직접 만들고 가꾼 물건을 가져와 전시하고 판매할 수 있다. ‘활짝 라운지’에서는 휴식도 취할 수 있고, 아이들은 IT기술에 의해 담벼락으로 변신한 곳에 낙서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또한 ‘군기시유적전시실’도 있어 시민들에게 역사체험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그 밖에 대관료 10만원에 결혼식을 할 수 있는 ‘태평홀’과 전문사진가가 무료로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시민청 갤러리’ 등 다양한 공간이 갖춰져 있다. ‘겨울을 이기는 사람들’ 세 번째 순서는 서울경마공원에서 근무하는 경마장 사람들의 하루를 카메라에 담았다. 경마조교사들은 경주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승패가 결정될 때까지,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새벽의 맹추위 속에서 만난 이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해 보일 정도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신영 서울경마공원 조교사는 “말의 건강 상태와 경주 성적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말과 24시간을 함께 하면서 컨디션을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톡톡 SNS’에서는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 비리 의혹, 정부 조직개편 등이 주요 이슈가 됐다. 성민수 PD globalsms@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저(KBS1 밤 12시 10분) 런던 도심에 있는 신문사에서 부고 기사를 쓰며 살아 가고 있는 댄과 뉴욕 출신의 스트립댄서 앨리스.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이끌리면서 동거를 시작한다. 한편 댄은 그녀의 인생을 소재로 글을 써서 소설가로 데뷔하게 된다. 앨리스에게 점점 권태를 느껴가던 댄은 사진작가 안나에게 첫눈에 반하고 만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막례는 봉한의원에서 식모살이를 하고 있다는 삼생의 전보에 서울로 상경하고 봉출은 막례의 행동을 못마땅해 한다. 해주댁이 싸준 김밥을 가지고 소풍을 나온 삼생과 동우는 서로의 나이를 알게 되면서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한편 금옥은 속마음에 두고 있는 한약 건재상집 아들 지성과 엇갈리게 되는 상황이 속상하기만 하다. ■스포츠 매거진(MBC 밤 12시 55분) 왕년의 스타들과 함께한 V리그 별들의 잔치 ‘배구 올스타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올드보이 감독들과 새내기 여자선수의 배꼽 빠지는 한판 대결부터 신기록으로 서브킹에 등극한 삼수생 문성민까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세리모니가 펼쳐진다. 배구스타들이 총출동한 올스타전을 공개한다. ■정글의 법칙(SBS 밤 9시 55분) 병만족이 아마존 무인도에서 험난했던 생존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탈출한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내린 비 때문에 강물은 급격히 불어났고 유속은 엄청나게 빨라졌다. 아마존 최후의 전사부족을 만나러 가기 위해 첫 발걸음을 뗀 병만족은 과연 위기를 극복하고 무사히 무인도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명의(EBS 밤 9시 50분) 각막이식이 불가피한 환자의 수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지만 각막 기증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 안타까운 현상의 원인과 대안은 무엇일까. 각막이식 분야의 두 명의와 함께 대한민국 각막이식의 현주소는 어디이며, 다양한 각막이식의 방법과 종류, 각막이식이 필요한 질병과 원인들에 대해 알아본다. ■콘서트 고백-내 젊음의 낮은 음자리(OBS 밤 11시 5분) 이세준, 배기성, 최재훈의 진행으로 1990년대 감성을 일깨워 줄 뮤직토크쇼가 펼쳐진다. ‘LOVE’, ‘중독된 사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조장혁이 출연해 반가운 무대와 솔직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한편 부활의 보컬로 활동한 김재희가 함께 나와 감미로운 멜로디와 감동의 무대를 선사한다.
  • “여수 금고털이 경찰관, 실종 40대 여사장 살해 지시했다”

    전남 여수 40대 오락실 여사장 실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여성이 살해됐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4일 여수우체국 금고털이로 구속된 전직 경찰관 김모(45)씨가 공범 박모(45)씨 등을 시켜 2011년 3월 황모(당시 43)씨를 살해했다는 참고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최근 참고인으로 출석한 A(여수시 거주)씨가 “‘황씨가 실종된 직후인 2011년 3월 말 사행성 오락실 단속 업무를 맡은 경찰관 B씨로부터 (전직 경찰관) 김씨 등이 황씨를 이미 정리했다’는 말을 직접 전해 들었다는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밝혔다. A씨는 또 “3월 말 비슷한 시기에 금고털이범인 박씨가 저녁에 B씨의 집에 찾아와 ‘어디까지 알고 있냐? 당신이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라는 협박성 말을 하고 갔었다”는 진술도 했다. 박씨가 경찰관인 B씨를 찾은 시기는 황씨 가족이 실종신고를 하기 이전으로 경찰에서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하기도 전인 시점이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B씨를 불러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 B씨는 다른 직원 4명과 함께 2011년 4월 성인 오락실 업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파면 조치됐다. 우체국 금고털이 공범인 김씨와 B씨는 황씨가 실종된 당시인 2011년 3월 여수경찰서 형사과에서 같이 근무했었다. 황씨는 실종 당시 여수 모 성인오락실의 ‘바지 사장’으로 일하고 있었고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지명 수배된 상태였다. 황씨 가족의 말에 따르면 황씨가 실종 무렵 “김씨가 지명수배를 풀어 주기로 했는데 왜 아직까지 그대로인지 따져야겠다”며 “이번에 해결을 해 주지 않으면 옷을 벗겨 버리겠다. 내가 입만 벙긋하면 경찰관 몇 명 옷 벗게 된다는 말을 했었다”고 밝혔다. 당시 형사과에 근무했던 김씨는 오락실 업주들과 수차례 부적절하게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져 경찰 자체 조사를 받는 중이었으며 이후 파출소로 전출됐다. 김씨를 만나러 나간 황씨는 2011년 3월 17일 오후 5시 46분 인적이 드문 전남 광양의 아파트 재개발 부지에서 연락이 끊겼으며, 이틀 후인 19일 오후 2시 12분 동거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현재까지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통신 내역조회 결과 황씨는 실종되기 전에는 하루 평균 20여통의 전화를 했지만 17일 연락이 끊어진 후 동거남에게 문자를 보낸 것을 제외하고 일절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황씨가 동거남에게 보낸 “경찰이나 검찰에서 찾아오면 모른다고 하고, 조용해지면 연락할 테니 기다려라. 그전에 먼저 연락하지 마라”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도 본인이 아닌 제3자가 황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보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여사장인 황씨를 불러냈을 때 사용했던 휴대전화 번호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실종된 황씨의 친구를 불러 당시 황씨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과 실종 전후 행적 등을 캐고 있다. 순천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외국인 쇼핑축제 시작

    외국인 쇼핑축제 시작

    외국인 관광객에게 최대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쇼핑축제 ‘2013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시작된 가운데 13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내·외국인들로 붐비고 있다. 서울,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지 백화점과 면세점, 대형마트 2만 4000여개 업소가 참여하며 다음달 28일까지 계속된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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