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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사 사칭 여성들 농락한 20대 남성 검거

    검사를 사칭해 여성들을 농락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검사 행세를 하면서 결혼을 미끼로 피해 여성들에게 접근, 금품 등을 편취한 김모(28)씨를 공문서 위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오래전 연락처만 알고 지냈던 취업준비생인 A(25)씨에게 지난해 12월 중순 카카오톡으로 “수년 전부터 준비하던 검사가 됐다”며 속이고 만나 교제를 시작했다. 김씨는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며 ‘대검찰청 특검7부 차장검사’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이에 속은 A씨는 2개월여간 교제하면서 임신까지 했다. A씨가 자신의 신분을 의심하자 “주민등록증을 잃어버렸다”며 관할 구청장 명의의 주민등록증 발급신청 확인서까지 위조해 보여주며 안심시켰다. 김씨는 또 자신의 카톡 메신저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재용이형’으로, 검찰총장은 ‘우리총장님’으로 표시해 마치 막연한 사이인 것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카톡 대화는 B씨가 두 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본인이 상대 역할을 하며 지어낸 내용이었다. 김씨는 또다른 피해여성인 B(26·회사원)씨에게 검사행세를 하며 접근한 뒤 B씨의 원룸에서 같이 동거하고 B씨의 후배가 형사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알고는 “잘 아는 변호사가 있는데 소개해주겠다”고 속여 80민원을 받아 챙겼다. 김씨의 사기행각은 B씨의 부모가 딸을 통해 전해 들은 김씨의 말과 행동 등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대검찰청에 특검7부라는 부서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신분증은 위조된 것이었다. 경찰은 김씨의 여죄를 캐고 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3人 인사청문회, 靑·野 합리적으로 판단하라

    이틀 뒤면 한 달을 맞는 문재인 정부가 인사(人事)에 발목을 잡혔다. 문 대통령의 국정 전반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고려한다면 딱한 노릇이다. 도덕성을 갖춘 진보 성향 인재들이 많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컸다. 그래서 국민들이 더 허탈한 지 모른다. 지금까지라면 초기 인사 난맥상으로 맥을 못 추던 이전 정권들과 다를 게 없어 보인다. 문 대통령이 소통 행보로 따 놓는 점수를 있는 대로 까먹는 것이 인사 잡음과 의혹이다. 어제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를 대상으로 이른바 ‘슈퍼 청문회’가 열렸다. 부실한 인사 검증으로 걸러지지 못했던 의혹들이 예상대로 심각한 논란거리였다. 특히 강 후보의 몇몇 의혹들은 국민 눈높이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현 정부 들어 인사 잡음은 끊일 새가 없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천신만고 끝에 임명동의안이 통과됐을 뿐 이쯤 되면 인사가 ‘참사’ 수준이다. 그끄저께는 김기정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임명된 지 12일 만에 물러났다. 교수 시절 부적절한 처신이 뒤늦게 문제 됐다. 학계 안팎에서는 이미 소문이 돌았던 사실을 청와대만 몰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뒷말들이 나온다. 청와대 일자리수석도 내정 단계에서 철회됐고, 현직 국회의원인 국무위원 후보들 가운데서도 재검증에 들어간 사람이 있는 모양이다. 누구보다 속이 타는 쪽은 물론 청와대일 것이다. 내각 인선이 하루가 급한데, 지난달 30일 장관 후보들을 발표한 뒤로는 아예 감감무소식이다. 청와대는 국민 눈높이에 맞게 철저히 인사 검증을 하는 중이라고 해명하지만, 인사 잡음에 위축된 모양새가 역력하다. 도덕성과 능력에 흠집이 없는지 깨알 검증을 하는 작업은 백번 합당하다. 무탈하게 순항할 수 있도록 인선에 공을 들이는 것도 엄연한 국정의 일부다. 문제는 인사 지연에 따른 행정 공백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당장 국방·통일부 등은 누가 보더라도 전·현 정부의 동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부처다. 새 정부 취임 한 달이 눈앞인데도 내정자 하마평조차 들리지 않는 현실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이래서야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협상 카드로 밥상을 차려 낼 수 있을지 갑갑하다. 산 좋고 물 좋기는 어렵다. 그렇더라도 청와대의 부실 인사 검증을 앞으로도 눈감아 줄 수는 없다. 항간의 지적처럼 문 대통령의 인재 풀이 너무 협소하지 않은지 청와대는 겸허하게 자기 점검부터 해 봐야 한다. 약속했던 탕평 인사가 피부로 느껴지도록 인선의 범위를 과감하게 넓혀 시력을 사방팔방으로 맞춰 볼 때다. 청문회의 기본 취지를 다시 생각하는 야당의 자세 교정도 절실하다. “너희도 한 번 당해 보라”는 식의 반대를 위한 반대라면 국민이 먼저 식상해 한다. 국정 능력과 정책 검증이 본류가 되도록 인사 청문회의 수준을 끌어올려 주기 바란다.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구로사와 아키라와 고흐의 이루지 못한 ‘꿈’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구로사와 아키라와 고흐의 이루지 못한 ‘꿈’

    ‘꿈’이란 잠을 자면서 현실을 경험하는 비현실의 세계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실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을 꿈에서 이루어 행복해하다가, 꿈에서 깨어 아쉬워하기도 한다.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꿈을 다룬 많은 영화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일본의 구로사와 아키라(1910~ 1998)가 만든 ‘꿈’(1990)이 아닐까. 물론 이 영화는 인간의 보편적인 꿈이라기보다는 구로사와 감독의 성장소설 같은 느낌을 주지만 역시 거장의 꿈답게 개인적이면서도 서사적인 거대담론이 큰 줄기를 이루는 장대함과 일본영화 특유의 교육적인 내용이 담겨 있다.여덟 개의 꿈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 영화에서 화자는 감독이자 주인공인 구로사와이다. 첫 번째 ‘여우비’로 시작해 두 번째 ‘복숭아 밭’, 세 번째 ‘눈보라’, 네 번째 ‘터널’을 거쳐 다섯 번째 고흐 전람회에서 고흐(1853~1890)를 만나는 ‘까마귀’ 이야기와 여섯 번째 2011년 후쿠시마 사건을 예고하듯 핵발전소가 파괴되고 삶을 연장하려는 가족을 다룬 ‘후지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일곱 번째 세상이 망해 도깨비들만 사는 ‘귀신들이 울부짖는다’와 여덟 번째 낙원 같은 ‘물레방아가 있는 마을’을 통해 인간과 자연, 인간과 순리에 대해 사무라이처럼 난폭하게 때로는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처럼 조용하고 나지막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화가를 꿈꾸다 변사였던 셋째 형의 영향으로 27세에 조감독으로 영화에 입문한 후 33세에 ‘스가타 산시로’(1943)로 데뷔한 구로사와는 베니스 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해 일본영화를 세계적인 반열에 올려놓은 명장이다. “내 머릿속에는 일본적인 것과 서구적인 것이 동거하고 있다”는 말처럼 일본을 넘어선 연출로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를 다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매우 남성적이며 선이 굵고 다이내믹한 영화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는 매우 여리고 섬세한 성격이었다. 지금은 그를 ‘영화의 천황’이라 칭송하지만, 세계가 구로사와를 거장 대접할 때 일본은 그를 짐으로 생각했다.‘꿈’은 탐미주의를 통한 초자연적 아름다움에 대한 구로사와의 신념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서로 다른 별개의 이야기 같지만 사실 모두 연결되어 있다. 여우가 시집가는 것을 보았다는 이유로 죽이거나 용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극단적인 설정이다. 또 복숭아 밭 이야기에서 인간은 자연을 책임져야 하며 책임지지 않으면 자연이 복수한다는 설정 역시 초자연적이다. 가장 몽환적인 에피소드는 고흐의 전시회에서 한 사내가 고흐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고흐를 만나는 다섯 번째 이야기다. 고흐의 그림이 현실이 되는 부분, 그리고 현실 속에 여전히 남아 있는 고흐의 붓 터치들은 이 꿈의 탐미적 성격을 아주 잘 드러내는 동시에 색채와 빛이 지니는 아름다움의 근원을 고흐를 통해 보여 준다. 영화 속 그는 고흐를 찾아 남프랑스의 작은 마을 아를의 도개교와 빨래터를 찾고 그곳에서 그림 속으로 들어가 영화감독 마틴 스코세이지가 연기하는 고흐를 노란 밀밭에서 만난다. 고흐에게 아를은 화가로서 최전성기를 맞고 보낸 곳이다. 1888년 2월 생활고와 실연의 아픔을 안고 로트렉(1864~1901)의 권유로 아를에 도착해 뒤늦게 합류한 고갱(1848~1903)과 함께 살았던 ‘노란 집’이 있다. 그는 이곳에서 파리 시절 이론적으론 완성했지만 실제로 사용해 보지 않은 새로운 양식과 기법을 실험해 그의 전형적인 화법을 완성한다. 그는 아를의 아름다운 풍경과 햇빛을 사랑했고 이곳에 머무는 15개월 동안 200여점을 완성했다. 그의 대표작인 ‘해바라기’ 연작과 론강의 야경을 그린 ‘별이 빛나는 밤’, ‘밤의 카페 테라스’ 등은 모두 여기서 그려졌다. 아를에서는 그림 속 ‘노란카페’가 있는 리퍼블릭 광장과 고흐가 입원했던 정신병원이 지금도 우리를 맞는다. 영화에 나오는 도개교도 있다. 하지만 원래의 그 도개교는 아니다. 전쟁으로 파괴된 원래의 도개교를 대신해 2㎞ 떨어진 남쪽 하류에 전란을 피해 남아 있던 도개교를 고흐의 “아를의 도개교”로 복원한 것이다. 관광객들을 위해. 고흐는 아를에서 “붉은색과 초록색, 푸른색과 오렌지색, 짙은 노란색과 보라색의 아름다운 대조를 자연에서 발견했다.” 그는 아를에 도착하자마자 전체적으로 색채가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도록 보색을 병치해 쓰면서 순수하고 강력한 원색으로 그림을 그렸고 대상의 자연색을 넘어서는 과장된 색채를 사용했다. 원색을 과하게 쓰지만 결코 그림이 야하거나 포스터처럼 장식적이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중간색을 가지고 원색과 원색의 경계에 조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또 그는 매우 빠르고 즉흥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그림에 더 많은 생기와 강렬함과 직접성을 부여했다. 하지만 빠르게 그렸다고 충동적으로 그리거나 도취해 그리는 법은 없었다. 그림을 그리기 전에 머릿속에 완벽하게 구상을 끝내거나 여러 장의 스케치를 통해 연습과 준비를 했고 기억이나 생각에 의존해서 그리기보다 거의 언제나 소재를 눈앞에 두고 보면서 그림을 그렸다. 대상의 형태를 종종 심하게 변형 또는 왜곡시켰지만, 여전히 자연에 충실해서 추상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는 물감을 튜브에서 나온 걸쭉한 상태 그대로 사용했으며 가끔은 튜브로 물감을 직접 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렇게 두껍게 발린 물감과 붓 자국은 입체적이며 더 생생하고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상에 유배를 온 천사 고흐의 열정이 그대로 녹아 흐르는 아를과 도개교를 걷다 보면 이젤 등 화구를 멘 고흐가 다가와 말을 걸 것 같다. 물론 꿈이겠지만. 프로이트(1856~1939)에 의하면 자면서 꾸는 ‘꿈’과 대낮에 꾸는 ‘백일몽’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예술을 백일몽의 하나로 간주한다. 그런 점에서 그림과 영화는 가장 현실적인 허구로 잠시의 위안은 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엄중하다. 뜻이 좋다고, 간절하게 바란다고 세상이 원하는 대로 돌아가진 않는다. 구로사와도 고흐도 백일몽의 세계에서는 성공했지만 인간으로 현실에서는 실패했다. 현실은 참으로 엄중하다. 간혹 다들 이를 잊어 탈이지만.
  • 사우디·이란 싸움에 등 터진 카타르… 육·해·공 막혀

    사우디·이란 싸움에 등 터진 카타르… 육·해·공 막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이슬람권 7개국이 5일(현지시간) 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데 이어 육로, 항공, 해상 왕래도 차단했다.중동의 부국 카타르가 순식간에 고립무원의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이란 적대 정책을 계기로 수년 전부터 ‘눈엣가시’였던 카타르를 희생양 삼아 시아파 맹주 이란을 견제하고자 하는 수니파 맹주 사우디의 패권 경쟁 탓으로 풀이된다.카타르와의 단교를 선언한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바레인, 리비아, 예멘, 몰디브 등 7개 국가는 이날 카타르와 육·해·공 통행을 전면 차단하고 항공편과 선박 왕래도 불허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사우디와 UAE는 단교 발표 직후 카타르로 향하는 설탕 수출을 보류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식량의 99%를 수입에 의존하는 카타르가 주변국의 국경 폐쇄 조치로 식량난에 처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인구 225만여명의 소국인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북쪽 페르시아만(걸프)으로 난 반도국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육상으로는 사우디와만 접해 있다. 천연가스(LNG)가 주 수입원인 카타르는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6만 6400만 달러로 세계 6위지만 농축산업, 제조업은 부진하다. 특히 식량의 30~40%를 사우디와 접한 육로로 수입하기 때문에 사우디의 국경 폐쇄 조치가 뼈아프다. 도하뉴스는 “주민들이 아침부터 마트에서 물, 달걀, 쌀, 우유, 고기 등을 카트에 한가득 싣는 등 식품을 사재기하기에 바빴다”고 전했다. 단교 사태가 장기화되면 각종 건설 사업도 차질을 빚게 돼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최 여부도 불분명해졌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 균열이 생기며 국제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사우디 등 7개국은 카타르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지지하고 극단주의 무장단체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단교했지만 수니파 주변국들과 카타르의 ‘위태로운 동거’는 뿌리가 깊다. 카타르는 사우디를 ‘큰형님’으로 모신 다른 수니파 국가들과 달리 이란과도 교류 채널을 유지하는 등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고집해 왔다. 2011년 이집트의 ‘아랍의 봄’ 시민혁명 당시 혁명을 주도한 무슬림형제단에 대해 사우디 등은 테러 조직이라고 경계했지만 카타르는 이들을 옹호했다. 지난달 23일 카타르 국영통신사 QNA가 셰이크 타밈 카타르 국왕이 이란에 대한 적대 정책을 비판했다는 보도를 내면서 그동안 잠재돼 있던 불씨가 재점화됐다. 이번 집단 단교 사태는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UAE, 바레인 등 주류 수니파 국가들이 이란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카타르를 고리로 시아파 맹주 이란을 향해 패권 경쟁을 선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란 핵협상을 추진했던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부를 못마땅하게 여겼던 사우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이란에 대한 적대 정책을 선명하게 드러내자 이를 기화로 이란에 치우쳤던 중동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본보기를 보여 줄 ‘희생양’으로 카타르를 선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위터에 “최근 중동 방문 당시 나는 ‘급진 이데올로기에 대한 재정 지원은 더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도자들은 카타르를 가리켰다. 보라!”고 적었다. 자신이 테러세력 지원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전달하자 아랍권 지도자들이 카타르를 테러 지원 국가로 지목했으며, 결국은 자발적으로 단교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편 온건 수니파 국가인 쿠웨이트는 이날 이들 7개국과 카타르의 단교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에 나서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李총리 “금주 장관 추가인선… 업무분장 盧정권 모델”

    이낙연 총리는 5일 문재인 정부의 장관 추가 인선과 관련해 “아직 검증단계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이번 주 내에 추가 인선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국무조정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관 인선을) 서둘러야 하는데 검증 시간이 당초 예상보다 좀 더 걸리고 있다. 검증 대상들이 굉장히 많이 쌓여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그동안은 장관급 인사들에 대해 사전 협의를 하고 설명을 충분히 들었지만, 앞으로는 확신을 하는 인사가 있다면 제안을 드리고 실질적 제청권을 행사하겠다”고 피력했다. 이 총리는 이어 “당분간 불가피하게 전 정권의 장관들과 동거를 해야 한다. 특히 11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안의 국회 통과는 지금 장관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청와대와의 업무 분장에 대해서는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이해찬 총리 시절을 모델로 주례회동을 할 계획”이라며 “내주까지 주례회동의 틀이 만들어질 것이며, 주례회동에서 큰 그림이 정해지거나 대통령 관심 분야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행정부처의 세종시 추가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꼭 서울에 있지 않아도 되는 부처라면 세종으로의 추가 이전이 있을 수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민간 위원회라든가 총리의 일상적인 일정을 세종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한반도 경색을 풀기 위한 남북 간 접촉 필요성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압박 기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교류 통로는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첫 국무회의를 연 이 총리는 정부조직 개편안과 일자리 추경 예산안, 가뭄대책을 강조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단독] ‘동거녀 암매장’ 징역 3년, 20년 연 끊은 아버지가 합의

    사망 4년 후 연락 닿은 아버지 합의금 받고 가해자 선처 호소항소심, 부친 합의 근거로 감형…“양형에 합의 과하게 고려” 비판 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이모(39)씨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징역 3년을 선고해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피해자의 부친이 자신의 딸과 20년 넘게 연을 끊고 지냈으면서도 합의금을 받고 이씨를 선처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가 ‘유족과의 합의’를 이유로 감형을 한 것이 지나치게 기계적인 법 적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충북 청주지법의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씨는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청주재판부는 지난 1일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2년을 감형해 줬다. ●피해자 사망 때까지 실종신고 없어 5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2012년 9월 이씨에게 얼굴을 수차례 맞고 숨진 피해자 이모(당시 36세)씨는 어린 시절 부모가 이혼한 뒤 조모와 함께 생활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가출한 이후로는 고아원을 전전하다 나이가 들면서 퇴거를 요구당했고, 결국 16세 무렵 독립해 가족들과도 연락이 끊겼다. 경찰이 피해자 이씨가 숨진 지 4년 만에 아버지에게 연락해 사망 소식을 알릴 때까지도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당연히 아버지는 사고 자체를 알지 못한 상태였고, 어머니와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며 “주변에 이씨의 친구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 이씨는 1심 이후 형을 감경받기 위해 아버지와 합의를 시도했고, 법원은 이들의 합의를 감형의 근거로 삼았다. 실제로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양형 이유로 밝혔지만 2심 재판부는 ‘유족이 피고인을 용서하고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이 이씨에게 유리한 사유라고 판단했다. 이씨가 줄곧 혐의를 인정한 만큼 유족과의 합의 여부가 1·2심 선고의 차이를 불러온 유일한 요소였다. 이씨 측 변호인은 “1심부터 합의를 시도하다 2심 전 아버지와 합의에 성공했다”며 “특정 금전이 오간 것도 맞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상 ‘남’에 가까운 가족이 합의서를 제출했다고 해서 그것을 양형의 요소로 고려되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법원 판단에 유감을 나타냈다. ●상고 사유 없어 3년형 확정 가능성 사건을 맡은 청주지검은 1·2심에서 모두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다만 이씨의 폭행치사·시체은닉 혐의가 모두 유죄로 선고되면서 법원이 정한 상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할지는 불분명하다. 판사 출신 변호사도 “살인 범죄의 경우 가장 큰 충격을 받는 유족들의 의사를 양형에 반영하는 건 당연하지만 이번 사건은 합의라는 형식을 과하게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법원 관계자는 “피해자와 유족이 친밀하지 않다는 점은 기록을 통해 재판부도 알고 있던 내용”이라면서 “유족과의 합의는 양형 요소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폭행치사에 대한 양형 기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주장도 나온다. 법률상 이씨에게 선고할 수 있는 형량은 폭행치사죄와 시체은닉죄를 합쳐 최대 징역 37년에 이른다. 다만 감경 요인을 감안할 경우 최저 형량은 3년이다. 현 폭행치사의 기본양형 기준은 징역 3~5년으로 돼 있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죄의 양형 기준은 10~16년이지만, 피해자가 백골화된 채 발견돼 이씨의 진술에 따라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아버지가 이상해’ 이유리, 부모 상견례 싸움에 “평생 결혼 안 하겠다”

    ‘아버지가 이상해’ 이유리, 부모 상견례 싸움에 “평생 결혼 안 하겠다”

    ‘아버지가 이상해’ 이유리 엄마 김해숙과 류수영 엄마 송옥숙이 상견례에서 싸웠다. 4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28회에서 류수영(차정환) 이유리(변혜영)는 김해숙(나영실) 송옥숙(오복녀)의 상견례 전쟁이 전파를 탔다. 류수영과 이유리 부모들은 서로의 아들과 딸을 칭찬하며 “좋은 아들. 좋은 딸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옥숙은 이유리 집안 사정을 거들먹거리며 김해숙의 속을 긁었고, 김해숙 역시 맞받아치면서 한 바탕 소란이 일었다. 티격태격 하던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는 결혼식과 신혼집이었다. 송옥숙은 스몰웨딩을 하고자 하는 류수영 이유리에 무조건 호텔 결혼식을 해야 한다고 했고, 혼수와 예단도 꼭 받겠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이유리가 류수영 집 2층에 들어가 살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안 김해숙은 결혼을 결사 반대했다. 집에 돌아온 류수영은 송옥숙에게 “혜영이 집과 사돈 맺지 말아라. 바라지도 애원하지도 않는다. 대신 시어머니 대접 바라지도 말아라. 집 나가서 혜영이랑 따로 결혼해 살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이유리 역시 김해숙에게 “결혼 안 하겠다”며 “결혼이 뭐라고 엄마한테 다른 자아가 나오게까지 하냐. 나 오늘 진짜 깜짝 놀랐다. 엄마한테 거침없고 격조 없고 옹졸하고 성급한 자아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안 하겠다”고 단언했다. 또 “대신 나한테 다시는 결혼의 결자도 꺼내지 말아라. 평생 결혼 같은 것 안 하겠다. 남자는 사귈 것이다. 이 나이에 연애도 안 할 생각은 없다. 사귀다 보면 동거도 할 수 있다. 사귀다가 결혼 얘기 나오면 헤어지겠다. 터치하지 말아라”라고 밝혔다. 사진= KBS 2TV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친딸 7살 때부터 12년 동안…짐승만도 못한 30대男

    친딸 7살 때부터 12년 동안…짐승만도 못한 30대男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관계를 갖고 3번이나 임신시킨 인면수심의 남자가 교도소 신세를 지게 됐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경찰은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돈보스코에 사는 36살 남자를 성폭행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남자는 10대에 동거를 시작해 일찍이 아빠가 됐다. 17살에 난 첫 아이는 딸이었다. 하지만 딸에게 인생은 악몽과 같았다. 남자는 딸이 7살 된 해부터 상습적인 성관계를 갖기 시작했다. 딸은 올해 19살이 됐다. 친아버지의 성폭행은 12년간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딸은 3번이나 임신을 했다. 하지만 살아남은 아기는 1명 뿐이다. 친딸이 낳은 첫 아기는 9개월 만에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두 번째 임신에선 아빠는 할아버지(성폭행범), 엄마는 아버지의 딸(성폭행 피해자)로 잔뜩 꼬인 가족관계를 가진 아들이 태어났다. 남자는 이런 아기가 더 태어나는 게 부담스러웠는지 세 번째 아기를 임신한 딸에게 낙태를 강요했다. 견디다 못한 딸이 사건을 경찰에 신고한 건 최근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딸은 지난달 30일 “아버지의 성폭행으로 여러 차례 임신했다”고 아버지의 상습적인 성폭행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 경찰은 자택 주변 농장에서 일하던 남자를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남자가 딸과 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고 뻔뻔한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처벌 형평성 ‘갑론을박’…살해 후 콘크리트 암매장 징역 3년, 딸 성추행 교사 살해 엄마 10년

    처벌 형평성 ‘갑론을박’…살해 후 콘크리트 암매장 징역 3년, 딸 성추행 교사 살해 엄마 10년

    ‘동거녀를 살해한 뒤 콘크리트 암매장한 30대는 징역 3년’ ‘고3 딸 성추행 상담교사를 살해한 40대 여성은 징역 10년’두 법원 판결을 놓고 누리꾼 간에 논란이 뜨겁다. 범죄의 경중으로 볼 때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터져 나온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부장 이승한)는 지난 1일 폭행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39)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낮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2012년 9월 중순 충북 음성군 대소면 동거녀 A(당시 36세)씨의 원룸에서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해 A씨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콘크리트로 덧씌워 은폐하기도 했다. 검찰은 범행 4년 만에 붙잡힌 이씨에게 폭행치사죄를 적용했다. 우발적 범행으로 본 것이다. 형법상 살인죄는 사형·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 폭행치사죄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 큰 차이가 있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폭행치사와 사체은닉죄를 합쳐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합의를 이유로 2년을 감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를 살해하고 사체까지 숨겼지만 유족이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반면 청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이현우)는 지난 2일 살인죄로 구속기소된 김모(46)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2월 2일 오후 5시 25분쯤 충북 청주시 오창읍 커피숍에서 고3 딸(18)의 취업지원관 B(50)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노래방에서 B씨에게 성추행당했다”는 딸의 얘기를 듣고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김씨는 법정에서 “분노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했다”고 호소했으나 재판부는 “김씨가 범행 전 B씨와 자신의 동생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미리 흉기를 준비한 점 등으로 미뤄 계획적 살인”이라며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어 “범행 동기가 피해자 B씨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사적인 복수는 중형을 받는 게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딸 성추행범을 처단한 엄마를 더 정상 참작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한다. 한 네티즌은 “살인죄 처벌은 당연하지만 살인을 한 뒤 암매장까지 한 ‘엽기적’ 범인보다 3배 넘게 처벌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자식이 못된 짓을 당했다면 어느 부모가 참겠느냐. 공감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법조계는 ‘국민정서법’과 법원 판결이 같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법리적 판단은 사건정황과 범행 동기·과정·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범행이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가 양형에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김씨 사건은 정상을 참작할 경우 자칫 사적 복수를 용인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어 더 엄중히 판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다른 사람, 같은 생각으로 묶는 현대미술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다른 사람, 같은 생각으로 묶는 현대미술

    요즘 자주 눈에 뜨이는 것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라는 공익광고다. 이는 우리 사회를 여전히 ‘OX’의 사고방식이 지배하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할 텐데, 여전히 국민들의 귀와 눈에 호소하는 캠페인만 있으니 그 효과가 글쎄다. 광복 후 생사를 두고 남과 북을 선택해야 했던 세대의 이분법적 사고도 문제지만, 그들과는 다른 세상에서 태어난 요즘 세대들의 OX적 사고는 더욱 문제다. 소위 빗나간 팬덤 현상이 그것이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선 문제제기보다는 대책이 중요하다. 그 답은 예술이자 현대미술이라는 사실이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2011)을 보면 나온다. 아무리 민주화된 사회라 하더라도 계급은 존재한다. 사유재산을 부정하고 모든 재산을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에도 실은 엄연히 계급이 존재한다. 아니 더하다. 소위 상위 1%를 위해 인민은 봉사하고 희생해야 하는 구조이다. 사실 이런 계급적 불평등은 인간의 욕망에서 나온다. 사람이란 모두 평등하기를 원하지만 실은 모두가 똑같이 평등해지는 순간, 남보다 다른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상 어디건 간에 모든 곳에는 암묵적으로 계급과 불평등이 존재한다. 그것을 어떻게 메꾸고 서로 이해하며 살아갈 것이냐가 중요하다.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신체적 장애’로 자유롭지 못한 필리프(프랑수아 클뤼제)와 ‘경제적 장애’를 겪는 드리스(오마 사이)는 환자와 간병인으로 만난다. 이 두 사람의 일상을 그린 ‘극과 극’의 드라마는 자유롭고 통쾌하며, 때론 눈물 짓게 하는 묘한 감동을 준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다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어 나머지 삶을 침대와 휠체어에서 보내야 하는 상위 1% 백만장자 필리프는 그를 돌봐 줄 간병인 겸 도우미를 찾는다. 이때 감옥에서 갓 나온, 가진 것이라고는 건강한 몸뿐인 하위 1% 드리스가 찾아온다. 그는 구직보다는 실업수당을 받기 위해 구직활동 기록이 필요했을 뿐이라 건성으로 면접을 치르지만 필리프는 건들거리는 그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껴 2주 동안 자신을 보살필 수 있을지 내기를 건다. 필리프의 저택 욕실에 반한 드리스도 이를 수락하면서 상위 1%와 하위 1%의 엇박자 동거가 시작된다. 두 사람은 ‘삶이 힘겹다’는 공통점을 지녔지만 사회적으로는 언터처블의 관계다. 언터처블은 인도 카스트 제도의 ‘불가촉천민’을 의미한다. 카스트는 지금도 여전히 존재하는 신분제도다. 승려계급인 브라만과 귀족 크샤트리아, 상인계급인 바이샤, 피정복민이나 노예, 천민인 수드라 등 4계급으로 나누어지는데 불가촉천민은 최하위에도 못 미치는 제5계급으로 짐승이나 다름없는 계층을 말한다. 이는 극 중 가난하고 배운 것 없는 흑인 ‘드리스’를 지칭하지만 한편으론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소중한 우정을 뜻하기도 한다.물론 현대는 옛날처럼 계급사회가 아니다. 하지만 엄연히 직업, 재산, 교양에 따라 사람들을 암묵적으로 구분한다. 최고급 자동차가 6대인 상류층 귀족 필리프와 부양할 동생만 6명인 빈민 드리스는 말 그대로 딴 세상 사람들이다. 영화에서 이 두 사람을 이어 주는 것은 현대미술과 음악이다. 필리프는 붉은색 물감이 역동적인 추상미술 작품을 4만 4000유로를 주고 구입한다. 하지만 드리스는 ‘코피가 쏟아진 것’ 같은 것을 그림이라며 거액을 주고 사는 것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장난 삼아 그림을 시작한다. 자신조차 무얼, 왜 그리는지 모르지만 즐겁고 신나는 그림 즉 ‘현대미술’을 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한다. 드리스가 영화 속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가진 자들의 위선과 허세 그리고 남과 다르다는 선민의식을 비꼬는 것이다. 그런 드리스의 ‘막 그린 현대미술품’을 필리프는 친척이며 파트너인 친구에게 1만 1000유로에 팔아넘기면서 둘의 우정은 더욱 깊어 간다. 드리스에겐 사기였고 필리프에겐 즐거움이었다. 백남준이 ‘예술은 사기’라 했지만 사실 현대미술의 범주에선 사기가 예술이 되려면 사기를 친 사람은 재미있고, 당한 사람은 즐거워 모두가 윈윈하는 게임의 법칙을 지킬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사실 이런 사기가 가능한 것은 현대미술은 관객의 숫자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졌기 때문이다. 저마다 생각과 느낌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또 볼 때마다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마치 책을 읽을 때 눈으로 읽는 것과 소리내어 읽을 때 느낌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민주사회에서 같은 것을 다르게 보는 것 그리고 서로 같은 것을 보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고 인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대미술이 창의력을 키운다고 하지만 민주시민을 키우는 근간이다. 문화와 예술이 발전한 나라 대부분이 민주국가인 것도 이런 이치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보는 세상과 다른 사람이 보는 세상이 다르지만 이런 ‘언터처블’한 것들의 만남은 또 다른 세상을 만나고 열어 가는 힘이 되고 유머가 되고 감동이 된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알지 못하고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 간다면 ‘현대미술’에서처럼 보이지 않거나 볼 수 없었던 것들을 보고 만나게 될 것이다. 영화에서 관현악의 혁명가 베를리오즈가 누구에겐 프랑스의 유명 작곡가로, 한 사람에겐 임대 아파트 이름으로 인식되는 것처럼 거리가 있지만 그림만큼 음악도 두 사람을 이어 주는 매개가 된다.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셉템버’부터 ‘사계’에 이르기까지 적재적소에서 등장하는 팝과 클래식 음악은 두 사람의 ‘다름’을 ‘같음’으로 묶어 준다. 하지만 영화가 가슴을 더욱 뜨겁게 하는 건 이 이야기가 실화라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극 중 필리프는 실제로 프랑스에서 샴페인회사를 경영하는 필리프 포조 디 보르고이며 드리스는 빈민촌 출신의 애브델이다. 이 이야기는 2003년 다큐멘터리로 제작됐고 이후 소설로도 출간돼 이를 바탕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 역시 실화, 현실은 픽션보다 몇 백배 강하다.
  • ‘걸스데이’ 유라, 완벽 S라인 몸매에 각선미까지 ‘시선 강탈’

    ‘걸스데이’ 유라, 완벽 S라인 몸매에 각선미까지 ‘시선 강탈’

    그룹 걸스데이 멤버 유라의 명품 몸매가 화제다. 29일 유라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곧 여름이다!! 놀러가고 싶다아^^”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유라는 수영장을 배경으로 래시가드를 입고 있다. 유라는 군살 없는 몸매와 완벽한 각선미를 드러내 보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편, 유라는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에 출연 중이다. 사진=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8일 만에 또… 北 미사일 도발

    북한이 29일 새벽 스커드C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해 들어 아홉 번째,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벌써 세 번째이다. 북한이 지난 21일 북극성 2형 발사와 실전 배치 결정 8일 만에 또다시 미사일 도발에 나선 것은 대화 국면에서도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39분쯤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쪽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발사된 미사일을 최소 1발 이상으로 판단하고 북한이 한 곳을 탄착점으로 삼아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최고고도는 120여㎞, 비행거리는 450여㎞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미사일이 6분 동안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며 단거리미사일로 추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소집된 NSC 상임위는 정 안보실장 외에 임종석 비서실장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이상철·김기정 안보실 1·2차장, 박수현 대변인 등 청와대 측 인사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윤병세 외교·홍용표 통일·한민구 국방 장관,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7시 30분부터 8시 14분까지 44분간 진행됐다. 이번에도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동거 양상을 벗지 못했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앞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7분 만인 오전 5시 46분 정 실장에게 보고했으며 정 실장은 5시 56분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오전 6시 NSC 상임위 소집을 지시했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朴정부 장·차관과 ‘어색한 동거’… 관가, 업무 피로도 가중

    朴정부 장·차관과 ‘어색한 동거’… 관가, 업무 피로도 가중

    지도부 공백에 ‘집단지도체제’로 운영… 산업부 차관들 잇단 사표제출 ‘뒤숭숭’ 통상부서, 소속 변경 앞두고 좌불안석… 기재부는 “똑같은 내용 4중보고” 고통청와대의 장차관 인선이 늦어지면서 각 정부 부처의 업무 피로도가 가중되고 있다. 검증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위 공직자 원천배제 5대 기준’에 해당하는 위장전입 등의 사례가 잇따라 나와 청와대가 추가 내각 인선을 놓고 장고에 들어가자 관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곧 부처를 떠날 장차관들과 새 정부의 일원으로 업무를 지속할 일선 공무원들은 벌써 보름 넘게 ‘어색한 동거’를 이어 가고 있다. 정부부처의 고위 공무원은 26일 “지도부가 사실상 공백 상태여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면서 “실장급 공무원들이 매일 회의를 열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을 처리하는 등 ‘집단지도체제’로 부처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사회부처 장관은 공식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서운해하지 않을 테니 민감한 사안은 내게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에서 추진할 세부적인 업무 계획을 전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이 보고받고 결재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업무보고를 하려고 장차관실 앞에 줄줄이 대기하던 모습도 사라진 지 오래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데 보고체계가 확실히 서지 않다 보니 전체적으로 조직이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통상 기능을 외교부로 이관하기로 해 조직 축소 위기에 처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은 이중 고충을 겪고 있다. 특히 통상부서 직원들은 소속 변경에 따른 신분 불안정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통상부서의 한 공무원은 “외교부에서 가장 천대받는 통상 업무를 위해 외교부로 소속을 변경하고 싶지 않다”면서 “주위에 산업, 에너지 등 다른 부서로 가고 싶어 하는 직원들도 있는 만큼 빨리 장차관이 임명돼 불확실성을 없애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산업부 차관들은 지난 8일 사표를 제출하고 떠날 채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실 짐도 대부분 정리했다. 산업부 간부급 공무원은 “지금 장관이 할 수 있는 건 ‘거수기’ 노릇 말고 또 있겠느냐”면서 “신속하게 신임 장차관이 결정돼 조직이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현직인 유일호 부총리를 동시에 ‘모셔야’ 하는 기재부 직원들은 ‘4중 보고’의 고통을 호소한다. 부처 내 주요 업무를 세종청사에 있는 유 부총리와 서울에서 인사청문회를 준비 중인 김 후보자, 국정기획위에도 보고해야 한다. 해양수산부 공무원도 장차관이 언제 바뀔지 몰라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사무관은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장차관 임명이 늦어지다 보니 참석 여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상대 쪽에 양해를 구하는 등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자리 창출이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돼 부처의 위상이 높아진 고용노동부도 새 장차관이 결정되지 않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고용부 관계자는 “정책이 180도 다른 방향으로 바뀌면서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일자리위원회를 통해 대통령이 직접 정책과 예산을 챙길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감도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탄생한 탓에 존폐가 불투명했던 미래창조과학부는 일단 ‘존치’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최양희 장관이 업무를 이전처럼 챙기고 있고 간부들과의 주말 현안점검회의도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 최재유 2차관 역시 2차관실 산하 실·국장 총괄과장 회의를 평소처럼 열고 있다. 공무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다음 장차관으로 누가 올 것인지에 모이고 있다. 산업부는 똑 떨어지는 장관 하마평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정보 부재의 목마름을 호소한다. 산업부의 과장급 공무원은 “산업부 조직이 축소되고 힘이 실리지 않아 여당 의원 출신의 힘 있는 장관을 안 보내려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돈다”면서 “직원들이 장차관 인사 지연과 무성한 조직개편 소문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해수부와 보건복지부도 ‘실세 장관’이 왔으면 하는 눈치다. 복지부 관계자는 “새 정부가 복지를 중요시하는 만큼, 힘 있는 장관이 올 것이란 기대가 크다”고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오는 게 우리같이 조직의 힘이 약한 부처에는 적합한데 인선이 미뤄져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서울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여러분은 엄연한 文정부 첫 장관들”… ‘朴내각’에 협치 강조

    “여러분은 엄연한 文정부 첫 장관들”… ‘朴내각’에 협치 강조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현 국무위원들에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요구가 있어 개각은 불가피하나 문재인 정부의 첫 내각이라는 생각으로 협력해 달라”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다같이 만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오찬 간담회에는 공석 상태인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제외한 장관 18명이 전원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 정무수석, 대변인, 제1부속비서관, 의전비서관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장관들과 어색한 동거 상황을 당분간 가져야 하는 만큼 간담회 내내 정권에 관계없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은 엄연한 문재인 정부의 장관들”이라면서 “국정 운영의 연속성은 매우 중요하며 이런 차원에서 국무위원 여러분들이 도와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바뀌고, 크게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다시 또 더불어민주당 정부로 이렇게 바뀌긴 했지만 단절되어서는 안 되고 잘한 것은 이어져야 하고, 문제가 있는 것들은 살펴서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장관들의 제안을 들은 뒤 이를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장하성 정책실장에게 모든 회의 때 논의되는 정책의 이력(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등)을 항상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정책 판단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정권은 유한하나 조국은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무위원들은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새 정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들을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유일호(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총리대행은 한국 경제가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지만 내수와 소비 부진 과제는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북한과의 민간 교류 기준을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새 장관 임명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우선 차관에게 민간일자리위원회와 이야기를 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격차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쌀 문제는 부처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며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발칙한 동거’ 오연아, 지상렬 집으로 들어간다 ‘첫 예능 출연’

    ‘발칙한 동거’ 오연아, 지상렬 집으로 들어간다 ‘첫 예능 출연’

    배우 오연아가 지상렬과 함께 MBC ‘발칙한 동거-빈방 있음(이하 ’발칙한 동거‘)’에 합류한다. ‘발칙한 동거’ 관계자는 25일 “오연아와 지상렬이 최근 첫 촬영을 마쳤다”고 밝혔다. 지상렬의 집에 오연아가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방송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발칙한 동거’는 개성만점 스타들의 리얼 동거 라이프를 통해 유쾌한 웃음과 훈훈한 감동을 선사해줄 스타 리얼 동거 버라이어티로 실제 스타가 거주하는 집에 새로운 스타가 들어가 동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지상렬의 집에 오연아가 들어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연기파 배우 오연아는 tvN ‘시그널’에서는 소름끼치는 싸이코패스, OCN ‘보이스’에서는 처절한 살인사건의 피해자, SBS 드라마 ‘피고인’에서는 차민호(엄기준 분) 손에 죽은 쌍둥이 형 차선호(엄기준 분)의 내연녀 제니퍼 리 역으로 묘한 긴장감을 안겼다. 특히 오연아의 첫 예능 출연이라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발칙한 동거’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대형차 불법행위 무더기 적발

    안전처, 합동조사 결과 국민안전처는 22일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무단으로 해제한 대형 트럭, 1t 차량에 2t 수조를 얹은 트럭, 경유 차량에 등유를 주입한 사례 등 여름휴가를 앞두고 도로 위의 대형 살상무기가 될 가능성이 큰 대형 차량 안전관리 점검 결과를 밝혔다. 지난 3월부터 20일간 이뤄진 합동점검에서는 전국 5개 산업단지와 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대형 버스와 화물트럭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특히 조사 차량의 13%가 속도제한장치를 불법 해제한 상태였다. 차체가 무거워 제동거리가 길기 때문에 대형 버스는 시속 110㎞, 4.5t 이상 화물차는 시속 90㎞ 이하로만 달리도록 제한장치를 달아야 하지만, 20~70㎞까지 최고속도 제한을 초과하거나 심지어 무제한으로 설정한 트럭도 있었다. 활어차의 적재함을 무단으로 고치고, 보조적재함을 무단 설치해 차체 길이를 연장하기도 했다. 수명이 다했지만 여전히 운영 중인 광역버스도 있었다. 등록차량의 70%를 맡은 민간검사소는 자동차 정비업체와 서로 짬짜미를 맺고 조직적으로 불법 개조차량을 합격 처리하기도 했다. 인천, 용인 등 전국 6개 지역에서 자동차 정기검사를 받지 않고 계속 운행하는 차량에 대해 고발 조치를 하지 않은 사례가 631건이나 됐다. 불법 밤샘주차, 과적운행, 불량적재 등도 57대 적발했다. 정기검사를 받지 않으면 1차 50만원 과태료에 이어 지방자치단체가 고발해야 하나 전담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방치되고 있다. 이번 안전감찰에서 적발된 92건의 위반행위 등에 대해서는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관리·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공무원 4명에 대해서는 징계 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동거녀 숨졌다” 신고한 50대 남성…“내가 죽였다”며 투신

    “동거녀 숨졌다” 신고한 50대 남성…“내가 죽였다”며 투신

    21일 경남 사천에서 “동거녀가 숨졌다”고 신고한 50대 남성이 투신자살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A(54)씨가 동거녀 B(52)씨를 살해한 뒤 이날 낮 12시 30분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가 ‘내가 여자를 죽였다’라고 말한 뒤 손써볼 틈 없이 아파트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밝혔다.경찰은 “반쯤 열려 있던 출입문으로 들어갔더니 A씨가 창가에 서 있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투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동거녀 B씨는 아파트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B씨가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가 마지막으로 한 말과 바지 호주머니에 남긴 유서에 “미안하다”고 언급을 한 점 등을 토대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직전 이들이 심하게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귀향 못한 할아버지와 귀신의 기묘한 동거

    [이주의 어린이 책] 귀향 못한 할아버지와 귀신의 기묘한 동거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이영아 그림·지음/꿈교출판사/52쪽/1만 4800원깎아지른 산비탈에 다닥다닥 집들이 엉겨붙어 있다. 할아버지가 50년 넘게 한몸 누인 곳이다. 할아버지의 일생은 오롯이 혼자였지만 늘 기묘한 기운이 그를 감쌌다. 집에만 있으면 꼭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현관 앞 댓돌에서 물그릇과 함께 엎어지던 그날도 그랬다. 낯선 목소리가 물어 왔다. “죽었나?” 저승사자가 벌써 찾아든 것이라면 차라리 덜 놀랐을 테다. “이제 내가 보이는구나!”라며 뛸 듯이 기뻐하는 푸른 넋이 보이는 순간 할아버지는 알아챘다. 줄곧 그 귀신과 함께 살아왔다는 걸. 정체를 드러낸 귀신은 다짜고짜 비석을 찾아 달라고 조른다. 자신의 뼈가 그 아래 묻혀 있다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100년도 넘게 할아버지의 집 아래 잠들어 있었다고 말이다. 그제야 할아버지의 집이 세워진 마을의 정체가 드러난다. 산동네에 들어찬 집들을 자세히 굽어보면 마을 곳곳의 담장, 계단, 댓돌, 화분 받침대들이 비석이나 상석이다. 이곳은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 1905년 조선시대 부산 초량왜관에서 일하던 일본인들의 공동 무덤이 조성됐다가 한국전쟁 당시 맨몸으로 떠밀려 온 이들이 기신기신 의지하던 삶터가 된 공간이다. 할아버지는 전쟁으로 북한 땅이 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신세다. 귀신 역시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다 끝내 돌아가지 못한 ‘또 다른 자신’임을 깨달은 할아버지는 그를 ‘불청객’에서 ‘동병상련의 벗’으로 받아들인다. 첫 그림책에 비석마을의 이야기를 들여보낸 작가는 “주민들은 먼저 자리잡았던 주인을 밀어내는 마음이 편치 않아 아직도 집 안에 향을 피우며 죽은 넋을 위로한다”면서 “아미동 비석마을은 서로의 아픔을 껴안는 공간인 셈”이라고 했다. 부산 그림책 작가들의 모임 ‘창작 공동체 A’와 꿈교출판사는 자갈치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해운대 등 부산 곳곳에 깃든 이야기를 3년간 11권의 그림책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6만 마리 벌떼 얼굴에 붙이고 사는 남자

    6만 마리 벌떼 얼굴에 붙이고 사는 남자

    한 용감한 자연 애호가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벌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과시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6만 마리 벌떼에게 둘러싸여 지내는 ‘네이처(Nature M.S.)’란 남성(21)의 사연을 소개했다. 인도 남부 케랄라 트리수르출신의 네이처는 항상 자기 주위에서 윙윙거리는 벌들과 함께 지냈다. 이는 아빠 사자야쿠마르가 수상 경력이 있는 양봉가이자 꿀 제조 업자였기에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5살부터 꿀벌과 위험한 동거를 시작한 네이처는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벌들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는 중이다. 머리 주위에서 벌들이 붕붕거리며 부산하게 돌아다녀도 책을 읽거나 길을 걷는 등의 일상생활을 아무렇지 않게 한다. 심지어 정기적으로 박스에서 벌을 풀어 자신의 얼굴로 일제히 모여들도록 내버려 둘 정도의 경지에 올랐다. 네이처는 “너무 어렸을 땐 벌과 파리를 구별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벌들은 내게 파리떼와 같다. 오히려 더 해롭지 않다. 벌들이 침으로 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기 전부터 이미 그들과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해왔기에 한 번도 위협을 느낀 적이 없었고, 그 감정은 피차 마찬가지일거다. 그들의 존재는 내게 위로가 된다” 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벌에게 여러 번 쏘여봤지만 전혀 고통스럽지 않았다. 단지 놀기 좋아하는 벌들이 장난치는 것에 불과하다. 이제는 벌들을 쉽게 다룰 수 있어서 그들은 더이상 나를 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빠 사자야쿠마르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15살때 벌과 사랑에 빠졌다. 그는 지금 6만 마리 벌들을 1만 5000개의 박스에서 각각 수용할 정도로 훌쩍 성장했다. 벌과 함께 잘 자라준 아들이 기특하다”고 전했다. 농업학과에 재학 중인 네이처는 벌에 중점을 둔 농업학 박사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벌의 보호와 안녕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온 그는 “내 모습을 통해 일반 대중들 사이에 만연한 벌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대신 ‘벌은 의외로 고상한 생물’이라는 인식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시론] 새 정부 일자리위원회에 바란다/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새 정부 일자리위원회에 바란다/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대통령이 바뀌고 세상이 확 달라졌다. 준비 없이 출발했고, 전 정부 각료들과 동거해야 하는 불편에도 불구하고 새 정부의 정책 행보 또한 거침없고 빠르다. 무엇보다 일자리 관련 행정과 정책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 10일 첫 번째 업무로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다. 지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은 11.2%로 동월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이고 전체 실업률도 2000년 이후 최고인 4.3%였다. 일자리 문제가 안보를 넘어서는 생존 이슈인 셈이어서 대통령의 주문은 당연한 선택이고 다행스러운 결정이다.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일정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했다. 그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에는 여전히 수십만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존재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4년 현재 공공부문 근로자 183만 2000명 가운데 기간제, 파견 및 용역 등 비정규직은 18.1%로 33만 2000명에 이른다. 대통령의 ‘공항선언’이 이행되면 30만여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 지위를 갖는다.  취임 후 대통령의 행보와 정책 요청을 되짚어보면 현 정부 최대의 관심은 일자리 확대와 비정규직 고용 안정으로 요약된다. 대통령 말 한마디면 30만개의 일자리 질이 달라지는데 왜 이제껏 못했는지 아쉽다. 일자리위원회가 성과 있게 활동하려면 몇 가지 신경 써야 할 일이 있다.  무엇보다 일자리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민간 시장의 경우 공공부문과는 상황이 다르다. 일자리는 정부의 개입만으론 만들어지기 어렵다. 게다가 제조 및 유통 시장이 글로벌화돼 있는 환경에서 국가의 노동시장 정책은 그 효과에 한계가 분명하다. 일자리 공급자인 기업이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위한 기반 조성에 힘써야 한다.  우선 정책과 제도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대해야 한다. 세계경제포럼(WEF) 분석에 따르면 우리 시장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정책 불안’(policy insecurity)이다. 다른 나라 기업이 걱정하지 않는 요소가 우리 시장에서 심각한 이유는 행정부와 국회 간 정책 및 입법 갈등, 노동시장 및 노사관계 사법화에 따른 불확실성 등 때문이다. 이런 불안이 지속되는 한 기업이 생산을 확대하며 일자리를 늘이긴 어렵다.  지구화에 따른 자본 이동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현대차는 최근 10여년간 국내에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총매출의 80% 가까이를 해외에서 생산한다. 대기업 생산기지의 해외 이동이 다수 부품협력사들의 동반 진출을 유인한다는 점에서 실제 일자리 이동 규모는 훨씬 크다. 말 많은 미국 대통령 트럼프 당선의 이면에 소위 ‘러스트벨트’의 일자리 유출이 내재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따라서 떠난 일자리를 어떻게 돌아오게 할지 고민해야 한다.  다음은 중소기업 일자리의 질 개선 문제다. 고용부의 2015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 근로자의 월급은 대기업 대비 48.7% 수준이다. 노동조합 또한 규모에 따른 양극화 경향이 뚜렷해 노조 가입 근로자의 85.2%가 300인 이상 대기업 종사자다. 그런데 2016년 8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정규직 근로자는 9.95%에 불과하다. 노동시장의 90% 이상이 중소기업 근로자라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안정성(flexicurity)을 위해 취약한 사회안전망을 시급히 수리해야 한다. 우리의 사회복지 지출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GDP 대비 사회복지 지출의 OECD 평균은 2016년 기준 21%인데 우리는 10.36%로 칠레나 터키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시장 통합에 따른 노동시장 유동성 확대, 4차산업 혁명에 따른 일자리 변화 등을 고려할 때 복지 플랫폼을 정비하는 일은 노동시장 안정화를 위한 출발이다. ‘국가일자리위원회’의 활동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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