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돌출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 벌레
    2026-06-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75
  • [매체비평] 편향적 이념 부추기지 말라

    해마다 8.15 전후가 되면 통일문제로 나라 안이 시끄러웠던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올해도 예외없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8.15 민족평화 대축전' 민간 방북단의 방북 기간중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을 중심으로 방북의 의미가 축소되고,지엽적인 일이 본질로 전도되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언론이 여전히 한 몫을 하고 있다.아니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도 있다. 이번 방북은 통일을 위한 민간교류의 활성화 차원에서 다양한 이념의 스펙트럼을 지닌 단체들이 참여한 행사였다.물론우리나라에 좌파적 성향의 단체가 있다는 것 자체를 용납할수 없는 극우도 있겠지만,그러나 그들이 있다는 것이 우리가 북한보다 체제가 우월하다는 징표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그러나 현실의 해석에서는 이것이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이번방북기간 중에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언론이나,일부 보수세력들이 말하는 것처럼 국기를 뒤흔드는 사건이 아니라 통일운동에 대한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다양성의 일부인 것이다.물론 통일성도중요하다.그리고 그런 점에서 아쉬움도 있다.그러나 우리 언론과 보수세력들은 예전 방남단들이 보인 통일적 행동들을 긍정적으로만 보아주었는가?북한과 우리가 견해를 좁혀갈 수 있는 통로로서 다양한 견해와 방식들을 용인하지 않는 통일운동이 통일에 기여하겠는가? 문제는 언론이 이러한 인식을 가지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취재 편집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원칙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이다.몇가지만 예를 들면 중앙일보나 조선일보는 ‘괘씸죄 정도로 국민 비난 여론 잠재우기 어렵다(중앙,8월 18일기사 본문 중)',‘별 것 아니라고(조선,8월 23일 사설)',‘국기를 흔드는 방북단의 돌출 행동(조선,8월 24일 1면 기사)'등에서 방북 시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국기를 흔드는 중대 사건으로 의미 규정하고 은근히 강경한 처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특히 그동안 진보적 통일운동에 앞장 서 왔던강정구 교수의 행동에 대해서는 그의 해명이 있었음에도,그의 행동이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처럼 묘사하는 모 인사의 발언만을 인용하거나 그의 글들이 보여준반미성을 강조하여 마치 친북 또는 북한찬양의 의도성이 있었던 것으로 만들고 있다(반미가 친북인가?).그리고 이를 계기로 통일운동에서 남남갈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민간차원의 통일운동이 힘을 모아가고 있었던 현실의 가치를 간과하는 것이언론의 기능인가? 이번 행사의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안타까운것은 각 신문들이 ‘드러나지 않는 이념적 지향'에 따라 인용한 인사들의 성향이 편향적이라는 것이다.일련의 사건들 중심에는 통일연대가 있었다고 한다.그렇다면 당연히 통일연대쪽 사람들과 인터뷰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23일 밤 KBS2TV ‘북한리포트’가 여러가지측면에서 이번 사건들을 조명하면서 다른 언론에서 보기 힘든 ‘처벌의 기준 (즉,고의성,계획성,이적성 등)을 지적한 것이나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준 점이었다. 또 조선일보가 방북참가 인사 4명을 대상으로(물론 통일연대쪽 사람은 없었지만) 마련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비교적균형있는 발언을 했고 이언급들이 기사화되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들을 통해 독자들은 각 신문들의 이념적 지향이 무엇이며,그들이 원하는 것을 위해서 어떻게 기사를 편향적으로 다루는가를 다시 확인하게 되었을 것이다. ■김서중 성공회대 교수
  • 청와대 “임통일 경질안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8·15 방북단 일부의 돌출행동파문에도 불구하고 교체설이 나돌던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재신임하고 대북 햇볕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기로 했으나 야당이 임 장관의 해임을 강도높게 요구,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24일 임 장관 해임건의안을 전격 제출함에 따라 임 장관 퇴진문제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자민련도 임 장관의 사퇴를 거듭 요구하고 있어해임건의안의 국회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통일·외교·안보분야 장관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이번 8·15 방북단의 방북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 “반세기 이상 냉전구조속에서 분단의 아픔을겪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햇볕정책은 최선의 대안”이라며“정부는 이번 사건을 교훈삼아 치밀하고 부작용이 없는 남북교류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소수의 돌출행동은 통일에 대한 국민적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위법행위를 한 사람들은 처벌받아야 하며,약속을 어긴 사람들에게 불이익이 있어야 또다시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로서는 방북 허용에 따른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면서 “방북단 지도부는 일부의 돌출적 행태도 막으려고노력했으며,남북간에 합의한 내용에 평가할 만한 것도 있으나 소수의 돌출행동으로 묻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박 대변인은 “방북단 일부의 돌출적인 행동은문제지만 임 장관의 책임을 묻는 것은 다른 문제”라면서“임 장관 경질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오전 주요 당직자회의를 끝낸 뒤 브리핑을 통해 “분노에 찬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임 장관을 경질하지 않기로 한 대통령의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면서 “해임건의안을 즉각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자민련 변웅전(邊雄田) 대변인도 “정부를 욕되게 하고 국민을 분노케 한데 대한 응분의 책임을 지고 임 장관은 자진 사퇴하라”고 사퇴를 거듭 촉구한 뒤 “그러나 우리자민련은국가와 국민을 위한 민주당과의 공조에는 변함이없다”고 강조했다. 오풍연 이지운기자 poongynn@
  • 임통일 재신임 안팎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4일 8·15 방북단 파문 및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재신임한 것은 ‘햇볕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열린 통일·외교·안보분야 장관 오찬 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은 임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하지않았지만 햇볕정책이 최선의 대안임을 거듭 강조함으로써임 장관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보냈다.이는 대북 햇볕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통하는 임 장관을 재신임한 것은 방북단 일부의 행태를 문제삼아 현정부의 치적 중 하나인햇볕정책 성과를 일거에 희석시키려는 야당의 공세에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이 이번 방북을 허용한 정부 방침과 소수의 돌출행동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에 앞서 한광옥(韓光玉)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북 허가 배경 등을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 실장은 “정부도 3대 헌장탑에 가지 않는다는 등 몇가지 조건과 각서를 받고 방북을 허락했다”면서 “방북에 대해 전체를 안 보고 부분만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며,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북과 일부 인사의 돌출행위는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정부가 허가한 것은 큰 틀의 차원에서잘못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그런 만큼 임 장관에게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얘기다. 김 대통령이 이번 방북단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이를 교훈삼아 치밀하고 부작용이 없는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데도 심려(深慮)가 있다.여기에는 국내에서일고 있는 소모적 보혁(保革)공방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바람과 주문이 곁들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임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전격제출하고,공동여당인 자민련마저 임 장관의 사퇴를 거듭 촉구한데다,비난 여론 또한 수그러들지 않아 청와대측이 난감해 하고 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남북교류 훼손은 안돼”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기독교 대표단은 23일 “실정법에 어긋난 일이 있었으면 처벌은 마땅하다”고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김동완 총무 등 방북 대표단 6명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북단 가운데 일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불미스런돌출행동을 한데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처벌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그러나 “앞으로 남북 민간교류가 계속돼야 하는만큼 가능하다면 선처도 필요하다”면서 “문제를 확대시켜첫 남북 민간교류의 소중한 성과를 손상시키거나 남북 화해와 협력의 필요성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표단은 방북 성과에 대해 ▲북한에서 연합 예배 ▲일본왜곡교과서 문제에 대해 남북 종교인 대책회의 개최 합의 ▲내년 서울 8·15행사 개최 합의 등을 꼽았다. 대표단은 KNCC의 김 총무와 송영자 여성위원장,성명옥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강성모 발전협력위원회 공동회장,윤병조 선교국장과 한국기독청년협의회의 박지영 여성청년분과대표 등이다. 한편 강원룡 목사 등 한국기독교원로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남과 북이 약속한 일에 대해서는 진실성을 갖고 지켜야하며 일부 참석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 때문에 민간통일운동과 교류가 멈춰서는안된다”고 강조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8·15 방북단 파문에 대해 이성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해묵은냉전적 사고와 경직된 대북관에 따라 왜곡·악용한다면 통일은 물론,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분열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임동원 통일 ‘문책론’ 급물살

    ‘평양축전’ 파문으로 남북대화의 사령탑 임동원(林東源)통일부장관이 지난 3월 취임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한나라당은 물론 우군인 민주당 일각에서까지 책임론을 제기한데이어 공동 여당인 자민련이 23일 임 장관 사퇴를 공식 요구함으로써 ‘파문 책임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임 장관은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의 골간인 햇볕정책의 산파라고 할 수 있다.그는 국민의 정부들어 두차례의 통일부장관과 청와대 외교안보수석,국가정보원장을 지내면서 남북관계 진전을 이끌어 왔다.6·15 남북정상회담과 후속 당국간 회담,금강산관광,고 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 방북,비전향장기수 송환 등 거의 모든 현안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따라서 그의 거취는 개인 차원을 넘어 현 정부 햇볕정책의 공과와 직결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의 진퇴는 대북관계는 물론 여야간 정국 주도권과도 연결된다.퇴진시킬 경우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의 실패로 간주,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근원적으로 문제삼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유임시킨다면 한나라당의 집요한 책임론 제기로정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영수회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여권 핵심부도 이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일부 참가자의 돌출행동에 문제가 있고,정부도 책임이 있지만 임 장관 퇴진으로까지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이다.여권은 “지금은 검찰의 수사를 지켜볼 때”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파문의 진상을 조사중이다.정치적으로 책임질 사안인지는 판단할 문제”라고말을 아꼈다. 한편 대북관계에 있어 임 장관이 북한 당국으로부터 ‘대화할 수 있는 상대’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그의 퇴진이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최대의 관건은 여론의 향배다.평양축전 파문으로 불 붙은 남남갈등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불거지느냐 아니면 진정국면을 맞느냐에 따라,아울러 햇볕정책에 대한 사회전반의 평가에 따라 임 장관의 진퇴가 갈릴것으로 전망된다. 진경호기자 jade@
  • [대한광장] 정치 포르노

    방북단 중 일부가 볼썽사나운 짓을 한 모양이다.어떤 이는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위업 이룩하자’고썼다 한다.본인이 김일성 찬양과 아무 관계없다고 하니,그래,이 부분은 이해해주고 넘어가 주자.어떤 이는 방명록에‘훌륭한 장군님’이라 적었다고 한다.이것도 외교적 언사로 이해해 주고 넘어가자. 하지만 어떤 이는 거기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를 부르고,김일성 밀랍 인형 앞에서 눈물을 적셨다고 한다.어떻게 독재자를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고,그 밀랍 인형 앞에서 눈물을흘릴 수 있을까? 이것은 사이비 종교의 신도에게나 어울리는 태도다.사상과 감정은 자유라고 하나,증상이 이 정도면‘정치 포르노’,일종의 음부 노출증이라 할 수 있다. 더 짜증나는 것은 이들의 무책임한 태도다.이들의 돌출행동이 그러잖아도 방문단 내부에서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킨 모양이다.듣자하니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한다.단체로갔으면 단체로 행동해야 한다.그게 상식이고,예의고, 원칙이다. 그런데 이들은 “우리가 언제 국가보안법 무서워서 통일운동 못하냐”며 막무가내로 행동했다 한다.누가 자기들이 국가보안법으로 끌려가는 게 걱정이 돼서 말리나? 그 피해가자기들만이 아니라,고스란히 남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말리지.보라,결국 자기들이 튀긴 흙탕물을 방문단이,통일운동전체가,나아가 통일을 바라는 모든 국민이 뒤집어 쓰지 않았는가. 이 기회에 진보진영은 통일운동 일각의 이 시대착오적 흐름과 선을 그어야 한다.아울러 뚜렷한 이유없이 이산가족상봉에 미적거리고,쓸데없이 장소문제를 걸어 민간단체의교류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드는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다.통일은 정권의 이해를 넘어서는 민족적 과제다.남북의 어느 정권도 통일의 대의를 정권유지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남의 일각에 반통일 세력이 있다면,북에는 반통일적 경향이 분명히 존재한다.‘통일’에 모든 것을 건 듯이 말하는북한이 정작 남북교류에 소극적인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외세의 개입없는 자주적 통일을 주장하며 사사건건 미국을문제삼아 민족 내부의 교류마저 미국과 연계시키는 것도 비난받아마땅한 일이다. 짜증나는 포르노는 또 있다. 이런 가십거리를 신문 1면에대문짝만 하게 걸어놓고 보수층의 본능을 자극하는 ‘반공옐로 페이퍼들’의 행태다. 국민정신을 해치는 이 저급한 반공 음란물 유포도 이제 자제되어야 한다.왜 이렇게 철딱서니가 없는가.몇년 전에 임수경이 북을 방문했을 때에도 그들이 당장이라도 나라가 무너질 듯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국민들은 공포에 떨었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떤가? 이번에도 마찬가지다.대한민국 안 무너진다.그들의 행동은빈축을 살 일이지 여론몰이로 마녀사냥을 하거나 법으로 단죄할 일이 아니다. 우리 시민사회도 그동안 많이 성숙했다.이 정도는 사상의자유시장에 맡겨도 된다.그래야 그런 ‘삑사리’가 저절로퇴출이 되는 것이다.쓸데없이 이런 목소리들을 억압하니까,그게 황당하게 엉뚱한 장소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김포공항에서 어느 우익단체 회원이 방북단을 환영나온 어느 여학생에게 폭행을 가했다.이것은 그저 한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우리사회에 내재된 이념폭력의 포텐셜(잠재력)이 터져나온 것이다.북에 가서 ‘장군님 만세’ 부르는좌익 음란물도 짜증나지만,멀쩡한 사람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여론몰이로 마녀사냥을 하는 이념 깡패질,우익 폭력물도짜증난다.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한줌도 안되는 이 몰지각한 사람들이 서로 원수처럼 싸우는 것을 소위 ‘남남갈등’이라 부르며 관람해줘야 하는가.도대체 대한민국에는 이들밖에 안사는가? 이들이 대한민국을 전세라도 냈는가? 이런 분들 하고 한 동포 하려니 정말 짜증난다. 제발 우리,상식 좀 갖고 삽시다. 진중권 문화비평가
  • [기고] 保·革 완충지대 만들라

    8월 15일 광복절 행사 공동개최의 일환으로 남한의 민간단체가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지금 이 나라는 온통 갈등의극치를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그동안 일정부분 잠복되어 있던 보혁갈등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결론부터 말해한심스럽다는 생각이다. 이렇게도 이 나라의 정신적 마인드가 허약한가. 좌우의 극단주의가 이 나라의 사상과 사회현실을 이처럼 흔들어 놓아도 손놓고 있어야 하는가. 우리보다 훨씬 앞서 통일을 이룩한 독일의 상황에서 음미해 볼 점들이 있다.그들은 적어도 외형적 통일, 즉 정치적통일을 이루는데 18년이 걸렸다.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으로 양국간 화해협력이 공식화된 시점에서 출발해 통독이 공식화한 1990년까지를 보면 그렇다.그 기간동안 독일도 심한보혁갈등을 겪었다.사회지도층이나 정치권에서 항상 극우와극좌의 극단주의를 경계하는 목소리와 정책들이 주관심사이었던 것이 이를 반증한다.그런데 외형적 통일 이후 지금10여년이 흘렀는데 통일된 민족내부의 심리·사회·경제·정신적 통일은 예기치 못했던 것은 아니나 대상을 훨씬 뛰어넘은 또 다른 사회적 분단의 벽을 동서간에 쌓고 있다.옛사회주의의 후신으로 자부하는 정당(PDS)이 동독지역에서위세를 떨치고 있으며,수도 베를린 광역자치단체정부의 경우 다음 선거에서 이 정당과 연립정부를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 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한반도로 눈을 돌려보자. 현재 남한사회 내부에서 첨예화하고 있는 보혁갈등은 본의 아니게 북을 냉전시대의 극좌적 공산주의 위치로, 남을 극우적 반공의 위치로 내모는것 같다.조심스럽게 펼쳐지던 포용정책이 위기를 맞는 형국이다. 세계의 적대적 냉전구조가 형식상이나마 해체된 현실에서 남북한은 시대착오적 방향을 향해 전진해야 하는가. 방법은 있나? 현재 잠복된 보혁갈등을 단기적으로 속시원하게 해소할 방법은 없다. 솔직히 말해 적어도 분단상황이존속하는 한 길은 없어 보인다.그리고 통일 이후에도 내용은 다를지언정,보혁갈등은 언제나 존재할 것이다.지금 가능한 방법은 갈등의 해소가 아니라,보혁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하는 길이다.예컨대 외형적 통일이 되었을 경우 북한을 남한체제화한다고 할 때,독일과 같은 또 다른 갈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북은 시장경제를 채택해 발전하되 북한식 마인드를 가미한 점진적 방법으로 발전해야지남한식으로 급격한 변화를 불러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또 비무장 지대를 적대적 분단의 상징이 아닌, 중장기적 남북한 각자의 다양한 발전을 위한 완충지역으로 삼아야 한다. 비무장 지대는 급격한 대량탈북현상도 막고 그로 인한 남한 사회의 사회적 혼란도 막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보혁갈등은 필자가 보기에 극우와 극좌의 갈등이고,이에 편승하거나 부화뇌동하는 다양한 이익집단간의 갈등이다.이 나라가 건실하고 건강하려면 극단주의를 변방으로 보내고 평화지향적 안보와 화해지향적 교류협력을 주도하는 주류가 속히 형성되어야 한다.그리고 보혁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완충광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 나라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 보혁논란의 공동광장이 마련되고 그곳에서의 발언 및 토론과,상호교정의 과정이실정법이나 사회통념상 면책받을 수 있는 열린 광장이 있어야한다. 이것이 갈등의 민주적 관리라 하겠다. 정제되지 않고뱉어낸 이야기나 돌출행동이 사회를 좌지우지하게 놓아둘수 없다. 국가보안법으로 극좌를 사법처리할 수는 있으나,극우를 다스릴 법은 없다.국보법을 개정 내지 철폐하여 실정법상의논란은 잠재울 수는 있으나,사회적 갈등과 분열은 치유할길이 없다. 우선 보혁갈등의 실체가 얼마나 진실인지, 그것이 오늘의현실이고 미래의 모습인지,냉전적 탈을 벗은 새시대의 공동광장은 없는 것인지,민주적 방식과 절차에 따라 논의의 광장을 마련해보자.이 일에 정부가 먼저 나서라.초당적 합의로 그 광장을 마련해 보라. 정계가 못하겠으면 건강한 언론이나 민간운동이 이 일을 자원하고 나서라. 한번 시도해 보자. 우리 사회가 절실한 것은 남북만의 평화공존이 아니다. 남한 내부의 평화공존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박종화 세계교회협 중앙위원
  • 이총재, 영수회담 조건부 수용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23일 여야 영수회담과관련,“야당 총재로서 대통령을 만나 열린 마음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중요한 국정 현안을 논의하고 해법을 찾는자리라면 언제 어디서든지 회담에 응할 자세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그러나 진실성과 신뢰의 바탕 위에서 국민을 위하는 영수회담을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친일파’ 발언 등에 대한 여당의 선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이에 청와대측은유감을 표명한 뒤 “이 총재는 영수회담을 하자는 것인지,말자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해 영수회담 성사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신뢰 회복’이란민주당 안동선(安東善) 최고위원의 사퇴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유감 표명, 재발방지 약속 등 3가지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현 시국에 대해 “정치·경제·안보 할 것 없이 그야말로 복합적인 위기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하고,평양대축전 참가단의 돌출행동에 대해서는 “일부 방북단의 행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의 이념적 혼란상과 내부 분열이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관련자 엄벌을 요구했다.또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기본질서를 확고히 하는 바탕위에 원칙있는 대북정책을 추진해야할 것”이라며 대북정책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경제와 민생,남북관계에 대해서만이라도최소한 여야가 대화를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면서“이 총재가 이에 대해 분명하게 답할 것을 기대한다”고말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 (5)여인의 우정

    사랑이 시대와 사회와 민족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건 스탕달의 ‘연애론’ 제2부에 나오는 유명한 화두다.식민지 시대의 연애는 어땠을까.한국 문단사에 등장하는 1920년대의연애는 기생과 문사의 사랑이었고,1930년대로 접어들면서민중운동성 연애가,그리고 일제 탄압이 강화되면서 보다 비극적인,그러나 다분히 불륜적인 연애의 유형이 등장한다.최정희를 둘러싼 세 여성,모윤숙과 노천명은 바로 이런 일제탄압기의 연애 유형을 실천한 여인상으로 부각된다.셋 다유부남과의 관계 때문에 고뇌하면서 문학과 인간과 사랑을함께 헤쳐나간 평생 동지적인 관계를 유지했다.그녀들의 애인은 셋 다 공교롭게도 납(월)북됐고,그 사실 때문에 우정은 더욱 공고해질 수 있었다.셋은 최정희를 가운데 두고 서로 여성적 독점욕의 질투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큰 문제는 안되었다.1911년 9월 1일 황해도 장연에서 태어난 노천명(盧天命·1911∼1957)의 아명은 기선(基善)이었으나 여섯 살 때 홍역을 너무 심하게 앓아 죽는 줄 알았다가 살아나자 하늘이 내린 명이란 뜻으로 오히려 시인에 더욱 걸맞는멋진 이름을 얻었다.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전 영문과를 졸업(1934)한 깡마르고 고적해 보이는 그녀가 일약 문단의 목이 긴 사슴으로 명성을 얻은 건 첫 시집 ‘산호림’을 내고 꽤나 호사스런 경성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고서였다. 1938년 1월이었는데,이 해가 그녀에게는 길운이었다.조선일보 출판부 발행 ‘여성’지 기자로 취직이 된데다,극예술연구회에 가입,체호프 원작 ‘앵화원’의 여주인공인 라프네스카야(모윤숙扮)의 귀여운 딸 아냐로 출연했다. 보성전문 김광진(金洸鎭)교수는 무대 위의 노천명에 매료되었고,그들은 이내 깊고 심각한 관계로 빠져 들었다.유진오가 소설 ‘이혼’(‘문장’ 1939.3.창간호)에서 이들의연애사건을 다뤄 장안의 화제가 되어버린 건 문단 가십의하나다. 소설은 홍윤희란 여학교 교사인 영문학 전공의 27세 노처녀(당시로서는 이 정도가 노처녀였다)여주인공과,조혼으로 아내를 외면한 채 여급,유한마담 등과 빈번한 관계를 가진 상사회사 회계주임인 38세의 박재신이 열애에 빠진 사건을 다뤘는데,참고로 말하면 유진오는 김광진과 같은 보성전문(고려대 전신) 교수(1936∼1945.3월 폐교 때까지)였다. 소설 속의 등장인물은 나이나 성격 등이 비슷하여 입방아에 올랐는데,남주인공은 아내에게 논 열마지기를 떼어주고 서류상으로는 이혼했으나 언제든지 시댁에 와도 좋다는,한번시집간 여인은 영원히 그 댁의 귀신이라는 철칙은 지키는기묘한 형태의 헤어짐을 강박했다. 사실 신여성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이혼서류였으며,남자는 이걸 위해 고향에 장기 체류했다가 상경했는데,여주인공은 그새 삐쳐서 싸우는 장면에서 소설은 끝난다. 이 소설이 딱히 실제와는 다를지라도 노천명과 김광진의애정행로에 가로놓인 난관을 이해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데이트 중 여인은 주로 로렌스의 ‘차탈레이 부인의사랑’이 어떻고 계속 이야길 하지만 남자는 시큰둥하고,남자는 해군비행기가 중경(重慶)을 폭격했다는 등의 다분히 시사적인 화두를 끄집어 내는데,이에 대한 여인의 반응은 냉담 정도가 아니라 대륙의 지리에 대하여 너무나 무지하여 놀랄 지경이었다고 묘사하고 있다.사실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상당 부분은 이런 둘 사이의 여러 갈등을 하소연하고 있는데,이 소설이 좋은 참고가 됨직하다. 물론 소설대로 믿기어려운 대목도 있다.남자에게 춤을 가르쳐달라고 여자 쪽에서 먼저 접근해 간 것으로 묘사한 건 아마도 작가가 동료 교수의 이야기를 통해서 이 사건을 접근한 탓으로 보인다. 1902년 평남에서 태어난 김광진은 동경(東京)상대 졸업 후 보성전문에서 경제사를 강의했던 마르크시스트였는데,해방 직후부터 건준(建準) 평남지부의 무임소 위원이 되는 등이내 월북하여 활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노천명에게 더욱 큰 상처가 된 것은 김광진이 유명한 기생 왕수복과 관계를 맺어버렸다는 사실로,결혼까지도 고려했던 남성으로부터의 배신은 이 섬세한 여성시인에게 실의를 안겨 주었다.북한에서도 경제학 관계 연구활동을 계속했던 그는 1981년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임대식 편 ‘식민지시대 한국사회와 운동’).편지도 일기장처럼 가장 고통스러울 때 길고 아름다워진다.워낙 고독한 노천명은 유부남과의 사랑의 아픔을최정희에게 서리서리 펴놓는다. 조선일보 근무 시절(1942년 사직)에 가장 많은 편지를 보낸 것으로 봐서 연애의 초기가 가장 괴로움과 기쁨이 충만했던 것 같다.아마 노천명이 최정희에게 보낸 첫 편지는 “웬 일이겠수.며칠 전부터 당신에게 괜히 자꾸만 긴 편지를보내고 싶어 겉봉을 써 가지고는 호주머니 속에다 이렇게넣고 다니는데 당신에게서 우연히 글이 왔구려”라는 것인듯하다.‘친전’이란 걸로 봐서 직접 전해줬는데,이건 그만큼 은밀한 사연을 담고 싶다는 욕망의 표현이기도 하다. “당신은 내 맘에 맞는 이--고운 여인이오.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당신의 얘기를 하므로써 내가 자랑을삼”는다는 말처럼 노천명에게 최정희는 마력처럼 다가섰다.이 편지는 시집 ‘산호림’이 출간되기 불과 며칠 전이니까 아직은 천진스런 처녀 시인의 감상적인 일면이 그대로드러나 있다.즉 김광진을 알기 직전이었다. 다음 편지의 “문외한 김선생이 ‘거울’을 몹씨 칭찬하는구려”에 등장하는 ‘김선생’은 김광진으로 초기 데이트단계로 보인다.“정희!”라고 시작하는 편지에 이르면 김광진과 사랑이 깊어져 환희와 고뇌가 공존하는 모습을 엿볼수있다.“내 마음은 옛날을 더듬어 오직 아픈 것을 어찌 하겠소.허나 이런 말을 해 무엇하오.그는 진실하고 유망한 청년이었소.언제나 내가 사랑할 수 있는 훌륭한 청년이었소. 그가 행복하기만 몰래 빌고 있을 뿐이오”란 대목은 종잡을 수 없는 열정의 회오리 속에서 방황하는 자세가 나타난다. 이 기간에 아마 노천명은 구미포,진주,합천 해인사,백천(白川)온천 등지를 여행하며 최정희에게 편지를 보냈는데,대개가 사랑으로 말미암은 고통을 호소한다. 자신의 사랑 이야기만 하기가 미안했던 그녀는 “당신은이제서야 안전한 배에 가 탔소.김선생(김동환)은 반드시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오.그는 죽도록 연애감정을 가질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았소.…해당화 같은 당신이 또 그분을 행복케 하고 남음이 있을 것을 내가 믿소.어서 잔치를 하자구나.내가 국수랑 말구 떡이랑 담으마.나는 아무 짓을 그날 해도 좋을것만 같다.어서 기쁜 날을 가져와다우 친구야”라는 편지에 이르러서야 파인과 최정희는 공개된 동거관계로 들어간 것 같다.그 뒤 파인과 최정희의 덕소 집 모습이 아름답게 묘사되는 편지와,출산,모윤숙의 모종의 험담으로 신문사를 그만 둬야 할 것 같다는 내용이 이어진다.그리곤 매일신보(노천명은 1943년 매일신보에 입사) 잡지부에앉아 ‘여류작가’들에게 “병정 얘기”,즉 “군국물(軍國物)”을 청탁하는 편지가 식민지 시기에 보낸 아름답지 못한 마지막 편지로 남는다. 광복후 노천명은 서울신문 문화부에 근무했다.이미 김광진은 월북해 버려 그녀에게는 친일행위와 함께 식민지 시기의 아픔은 이중의 상처로 저며왔다.종로구 동숭동에 최정희가 기거했던 시기는 1949년 1월부터 1957년까지 매우 긴 기간이었다. “언제 이 땅 그 남자들의 품격이 우리 여인들과 동등이 될는지 너무 한심한 상태요”란 구절은 문단 모임에 나갔다가 당한 모욕감에 대한 화풀이리라.노천명은 1946년 서울신문을 사직하고 엉뚱하게도 유학을 빙자하여 일본 밀항을 감행했는데(1947),가족들의 맹렬한 반대로 이듬해 귀국했다. 아무려면 김광진이 그리워 취했던 해프닝은 아닐 테지만 노천명답지 않은 돌출이었는데,그 상상 밖의 행위가 바로 6.25 때도 반복되었다.인민군 점령하의 서울에서 그녀는 문학가동맹에 가입,‘반동 문학인’ 체포에 협조한 혐의로 서울 수복 직후 체포돼 20년형을 선고받고 부산에서 복역했다. 이헌구.김광섭.모윤숙 등 문인들의 석방운동으로 1951년 4월 출옥한 그녀는 부산에서 최정희에게 외로운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냈다.공군 종군작가단(1951년 1.4후퇴 직후)과 육군 종군작가단(1951.5.26)은 다 대구에서결성되었는데,최정희는 공군종군 작가단 소속으로 대구에서 지내고 있었다.이 무렵 노천명의 편지에 언급된 문인들은다 여기 소속이었다. 석방후 부산 중앙성당에서 가톨릭에 입교,베로니카란 세례명을 얻은 그녀는 공보실 중앙방송국에 근무하는 등 안정을 되찾았으나 이미 목이 긴 사슴으로서의 센티멘탈한 여성시인은 아니었다.그녀의 시에는 잡식성이 침윤되어 청순 단아하던 세계는시들어 버렸다.친일,친공,반공 행위를 두루 거친 이 목이긴 외로운 사슴 시인은 1957년 6월 16일,누하동자택에서 세상을 등졌는데,최정희는 문인장으로 치러진 그녀의 장례식에서 울먹이며 약력을 낭독했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김대통령 평통위원에 임명장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2일 “우리 사회에는 극단적인냉전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환상에 젖어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어느 쪽도 민족의통일이나 국가와 민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평통 운영위원 4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통일을 향한 길을 꾸준하게 추진한다면언젠가는 통일에 이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8·15 방북단의 ‘돌출행동’을 놓고 국내에서 ‘보혁 갈등’이 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사설] 본격적인 국정쇄신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어제 건설교통부 장관을 전격 경질한 것은 ‘항공안전 2등급’파문에 대한 주무장관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당연한 조치다.건교장관의 교체는 책임행정의 구현을 위해서도 더 늦출 사안이 아니었다.그러나최근 일련의 국정운영에서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은 좀더포괄적이고 강도 높은 국정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연방항공청(FAA)의 ‘항공안전 2등급’ 판정에 이어 터진‘평양 8·15대축전 방문단’의 돌출 행동에 따른 사태는국정 운영이 여기저기서 흐트러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더욱이 방북단이 귀환한 김포공항에서 연출된 남남 갈등의 모습은 가뜩이나 어려운 남북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우리 사회에 잠재하고 있는 보혁갈등을 불필요하게촉발,증폭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했다. 이번 방북단 사태는 일차적으로 일부 인사들의 무분별한일탈 행동으로 야기된 것이 사실이지만 방북 승인 과정에서 보여준 통일부와 관계기관의 업무처리는 미흡하기 짝이없다. 남북화해를지향하는 민간교류의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결과적으로 국가 정체성의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정책 당국자들은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남북교류는 지속되고 확대돼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질서있고 체계적으로,그리고 국민정서의 공감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건교부 장관의 경질로 ‘항공안전 낙제’가 수습된 것은아니다.항공행정 전반에 걸친 재검토는 물론 가장 이른 시일안에 다시 1등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방도를 강구해야할 것이다.이번 경우 지난해부터 수차례 항공안전 문제에대한 국제기구의 경고가 있었고 지난 5월 예비판정 이후에라도 정부가 치밀하게 대응했더라면 이처럼 국가신인도 급추락 같은 국제적 수치는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차제에정부 각 부처의 소관 현안에 대한 대처방식을 총점검하고업무처리 자세도 일신해야 할 것이다.공직자들의 정권 임기말 복지부동 현상이 조기에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고 필요하면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건교부 장관의 경질을 계기로 여권이 국정운영의 분위기를 본격적으로 쇄신하기 바란다.국민들은 지금국정 현장의 여기 저기서 구멍이 뚫리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국정 쇄신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개각을 포함하여 폭넓은 당정개편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국정 쇄신은 시기가 있는 법이다.그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 이와 함께 대통령이 제의한 여야 영수회담을 하루속히 성사시켜 정국이 안정적인 궤도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도 대국적인 견지에서 이를 수락,신뢰받는 원내 제1당의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 평양축전 참가 3인이 말하는 소회

    ‘평양 8·15 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방북단 일부 인사들의 돌출적인 행각으로 또다시 이념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이 때문에 첫 남북 민간교류의 의의와 성과가 퇴색되지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방북단 일행이었던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통일연대,종교계 인사 3인으로부터 평양에서의 상황과 바람 등을 듣는다. ●김창수 민화협정책실장. 대표단 일부의 돌출 행동은 분명히 잘못됐다.민화협은 공식적으로 국민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질책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다시는 시행착오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통일운동이나 민족문제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모두 똑같은생각과 방법으로 진행할 수 없을 것이다.다양한 목소리를하나로 조율하는 메카니즘을 만드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하지만 3대 헌장 기념탑 참관 문제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에 가서 발생할 수 있는 해프닝에 불과한 측면도있다.작은 부분만을 강조하다 보면 ‘하나를 얻고 열을 잃는’ 우(愚)를 범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남북 당국간의 대화가 사실상 단절된 상태에서민간 세력들이 화해와 협력을 위한 대화의 맥을 이어갔다는 점,남북사이에 많은 약속을 이끌었다는 점 등은 대단히 중요한성과다. 이런 성과들이 우발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에 묻혀서는 안될 것이다.사실 관계를 무리하게 확대해선 곤란하다. ‘비무장지대 평화촌 건설’이나 ‘보도문 제2항에 외세배격 대신 평화정착이란 문구를 넣은 것’ 등의 성과는 흔들림없이 이어지길 바란다. ●한충목 통일연대 집행위원장. ‘3대 헌장 기념탑 참관’ 부분은 서울로 돌아오기 전 이미 대표단 차원에서 ‘공동책임을 지고 공동 대응하자’고결론을 내렸다. 남쪽에서 우려했던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그럼에도 55년만에 처음으로 민족공동 광복절 행사를 성사시킨 민간 대표들을 사법처리하려는 것은 사소한 꼬투리를 잡아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을 훼손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문제는 여야 갈등이나 언론개혁 국면에서 수세에 몰린 야당과 보수 언론들이 여론을 호도하며 국면전환을 노리는 음모가 깔려 있다. 민·관을 가리지 않고 6·15공동선언 정신을 지지하는 세력이 광범위하게 연대해 전국적으로 대국민 방북 보고대회및 공청회를 열어 객관적인 진실을 알릴 것이다.한나라당사와 조선일보 앞에서 항의시위도 벌일 계획이다.그러나보수세력들이 아무리 통일대축전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해도 그 성과와 의미를 훼손시키지는 못할 것이다.내년 광복절에 북측이 대규모 대표단을 내려 보내기로 한 것 등은남북의 정부 당국도 하지 못한 일이다.민간교류는 더욱넓어지고 깊어질 것이다. ●최홍준 천주교 평신도 사무총장. 대표단 일부가 3대 헌장 기념탑에서 열리는 통일대축전개막식에 참여한 것은 방북 첫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일어난 일이다.북쪽의 각계 대표들이 찾아와 참가를 권유했다.북쪽의 천주교 관계자도 거절하기가 곤란할 정도로 권했다. 결국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그 분은 “이웃 잔치에서 음식은 안 먹어도 구경은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그 사이에 북측 안내원들이 일부를 일방적으로 개막식에 데려간 것으로 안다. 만경대 방명록 사건도 잘못된 일이라고생각한다.‘평화통일 정도의 문구면 충분했을텐데’라고 여겼다. 국민 정서로 볼 때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강정구 교수의실수라고 믿고 싶다. 김포공항에서 보수·진보 진영의 대립을 보면서 남북 대화 뿐 아니라 ‘남남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6·25전쟁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보수 진영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지금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인 만큼 서로허심탄회하게 발전적인 통일론에 대해 의견을 나눠야 한다. 이번 방북을 두고 말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로 없었던 것보다는 낫다고 믿고 있다.남북의 잦은 교류만이 이질성을 극복하는 길이다.
  • 평양축전 돌출행동 백태

    8·15 평양축전 참가자들이 귀환하면서 축전 당시 남측대표단 인사들이 벌인 백태(百態)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 중에는 강정구(姜禎求) 교수의 만경대 방명록 파문을무색케 하는 친북 언행들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참가자들이 전하는 내용을 종합하면 대체로 문제의 발언과행동은 17일 만경대 방문과 18일 묘향산·백두산 관광 때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했을 때 참가자 대부분은 당초 방명록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측이 범민련 남측본부의 신창균(申昌均) 명예의장을 방명록 쪽으로 안내하면서 남측 참가자들의 서명이잇따랐다.신 의장은 ‘53년만에 평양을 방문하니…’라는식으로 평이한 내용을 기록했으나 강 교수가 ‘만경대 정신…’이라는 문제의 서명을 남기자 곧이어 ‘역사의 자취를 보았습니다’는 등의 문제성 서명이 뒤를 이었다.한 참석자는 “이전에 남측 인사들이 작성한 것이라며 북측이보여준 방명록 내용 중에도 자극적인 표현들이 담겨 있었다”면서 “평양에 처음가본 이들이 흥분한 상태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쓴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18일 묘향산 관광에서는 일부 남측 여성참가자들이 김 주석의 밀랍인형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또 백두산 삼지연에서는 일부 인사가 “혁명전통 이어받아 통일…”을운운하는 글을 방명록에 남기기도 했다는 것이다.또 일부는 김 주석 동상에 참배하기도 했다. 이어 19일 백두산 정상에서는 한총련 학생들이 “연방제로 통일하자”는 구호를 외쳤다.한 젊은 여성은 ‘백두산정기를 타고 나신 장군님이시라 훌륭한 장군님이 되신 것같습니다.장군님의 …이어받아’라고 적기도 했다.20일 밤에는 일부 학생들이 술집에 모여 김 주석을 찬양하는 내용의 ‘한별을 우러러…’라는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참가자들의 이같은 돌출행동을 놓고 방북 대표단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가는 논쟁이 거의 매일 벌어졌다고한다.통일연대측의 한 참가자는 “남북관계를 생각해서 기자들이 제발 좋은 면을 부각해 달라”고 통사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총련 대학생은 김 주석 동상을 가리키며 ”이런 것 만들 돈이 있으면 인민들에게 빵을 나눠주는 게 낫지않느냐”고 북측 안내원에게 말하기도 했다.민화협의 한 인사는“사람이 340명인데,별의별 사람이 다 있는 것 아니냐”며불기피성을 호소했으며,통일연대 인사들은 “전체적인 과정을 생각하지 않고 자극적인 표현만을 떼내어보면 충격적이게 마련”이라고 항변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남남 갈등 사이버논쟁

    ‘8·15 평양 민족통일대축전’ 방북단의 돌출행동으로촉발된 이념갈등이 사이버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통일연대와 재향군인회,민중연대 등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보수와 진보성향의 네티즌들은 서로 ‘북한의 하수인’과 ‘통일운동을 탄압하는 세력’ 이라고비난하며 논전을 이어갔다. ‘통일연대’ 자유게시판에는 이날 200여건의 글이 올랐으며 의견이 뚜렷하게 양분됐다.‘통일을 위하여’라는 네티즌은 “방북허가를 내준 정부에 적잖은 피해를 주었는데내년에는 무슨 낯으로 방북허가를 내달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면서 “비난의 빌미를 잡힌 것은 모두 통일연대의경솔한 행동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100여건의 논쟁이 오고간 ‘대한민국재향군인회’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국사람’이라는 네티즌은 “아직도 재향군인회는 ‘레드 컴플렉스’,‘빨갱이’ 논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제 정부에 그만 이용당하라”고비난했다. 이에 대해 상당수 네티즌들은 ‘국론분열’에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화합해야 한다고주장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北찬양인사 더 있었다”

    평양 통일대축전 행사기간 남측 대표단의 일부 인사들이북한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노골적으로 찬양하는언행을 거듭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행사 참석자들에 따르면 남측 대표단이 지난 18∼19일 김 위원장 생가(生家)인 백두산 밀영(密營)을 방문했을 때‘훌륭한 장군님’‘백두혁명’ 등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방명록 서명이 잇따랐다. 대표단의 한 여성은 ‘백두산 정기를 타고나신 장군님이시라 훌륭한 장군님이 되신 것 같습니다.장군님의…이어받아’라고 적었다. 또 일부 인사들은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는 내용의 ‘한별을 우러러’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이들의 행동을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지만백두산 밀영 근처 삼지연 방문 과정에서도 김 주석 동상에참배를 하거나 묘향산 혁명사적기념관에서 김일성 밀랍인형을 보고 눈시울을 적시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강정구(姜禎求) 교수가 방명록에 서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한 참석자는 “강 교수는 17일 오후 김주석이 태어났다는 초가집참관을 마치고 30여m 떨어진 서명 테이블로 갔으며 이 장면을 북한 기자들이 꼼꼼히 기록했고 TV 카메라로 촬영했다”고 말했다. 한총련 소속 일부 학생들도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을 찬양하는 노래를 불렀다. 한 참석자는 “관념적으로 주체사상에 몰입된 이들이 처음 평양에 가게 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런저런 돌출행동을 벌인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손으로 남북간 화해와 교류 분위기를 망쳤다는 사실에 참담한 기분”이라고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
  • 민주 방북단 파문 설전

    8·15 평양대축전 참가단의 돌출행동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서 파문의 원인 및 책임 소재를 놓고 주장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22일 열린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폭발했다.일부당무위원들은 이번 사태를 제대로 예측,통제하지 못한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비롯한 정부측에 책임을 물었다.다른 쪽에서는 이번 파문으로 민간교류가 위축되고 사회 전반의 이념갈등 양상으로 치닫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한뒤 방북단의 책임과 성찰을 주문하기도 했다. 조순형(趙舜衡) 의원은 임 장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조의원은 “이번 파문으로 남북 화해협력의 시초로서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에 대한 평가에 후퇴를 가져왔다”면서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도 “정치성 행사 위주가아니라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문제를 놓고 남북간 민간차원에서 교류하고 협력하는 방식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며정부의 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반면 이번 파문이 남북교류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해서는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노무현(盧武鉉) 고문은“이번 행사가 남북관계에 후유증과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있다” 면서 “민족장래 문제에 이런 사건이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김중권(金重權) 대표 역시 “정부차원의 대화가 소강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민간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방북을)승인한 것은 정부로서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이번 파문과 같은 사태가재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남갈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북측의 신뢰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이 있었다.천용택(千容宅) 의원은 “남남갈등은 통일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분열만 촉진할 뿐”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북한이 신뢰를 어긴 데 대해 분명히 지적하고 재발방지책을 요구해야 한다”며 북한의 신뢰성 문제를 짚어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도 “그 동안 북측의 모든 행동이 우리 정부를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사설] ‘통일축전’ 후유증 극복해야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석했던 남측 대표단이 21일 귀환했다.이번 통일대축전은 얻은 것도 있지만 엄격히말하자면 잃은 것이 더 많다.통일대축전에서 남북 대표들이 내년 8·15행사의 서울과 평양 공동개최 및 교류사업의 활성화 등 5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한 것은 민간교류의 폭을 한단계 더 넓혔다는 점에서 성과다.하지만 남측 방문단일부 인사들의 3대헌장탑 행사 참석과 ‘만경대 방명록’파문 등 돌출행동은 남한 내부의 보혁갈등과 사법처리 논란을 불러와 성과에 못지 않은 후유증을 남겼다.결과적으로‘대축전’의 정신이 크게 훼손당한 것이다. 이렇게 된 과정과 결과를 살펴보자.남과 북,당국과 주민어느 누구도 이제는 남북 갈등이 빚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남북화해와 통일은 민족사적 대명제로 우리 세대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남북한 당국과 남북 민간단체들도그런 차원에서 이번 통일대축전을 준비했고 우여곡절 끝에평양에서 그 행사가 열린 것이 아닌가. 그런데 행사가 끝난 뒤 남한에서는 보혁갈등의 불씨가 되살아나는 결과를 빚었다.남측 방문단 일부는 귀환하자마자 사법당국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생각해 보면 이런 갈등의 일차적 원인은 분단현실에 귀착된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보혁갈등은 우리 내부의 진지한 토론과 책임규명을 통해 하루 빨리 정리돼야 할 것이다. ‘밥풀로 잉어를 낚는다’는 말이 있다.지금 우리에게 밥풀은 남북교류이고 잉어는 평화와 통일이다.교류의 폭을 넓혀서 화해와 통일의 길로 나아가자는 것이다.이번 통일대축전에서 남북 민간단체들은 내년에 서울과 평양에서 통일대축전 행사를 공동개최하기로 합의했다.내년 행사는 서울과평양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성숙하게 치러지기를 기대한다. 성숙한 행사를 위해서는 준비해야 될 것이 많다.남쪽의 보혁갈등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하지만 북측의 이기주의도 해소되어야 한다.올해 남북공동행사가 북측의 성의 부족으로열리지 못했던 점이나,통일대축전 행사를 굳이 헌장탑 앞에서 치러 남측 인사들의 참석을 유도한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책임이다.생각이 너무 짧은 결과였다.북한은 남북 통일대축전이 성황리에 끝났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남한은 그로인한 내부갈등을 치유하는 데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북한은 남한이 관용하고 되도록이면 북측을 포용하며동포애로 대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경계심을 갖게 만들고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남북 민간교류는 더 늘어날 것이다.북측이 남한내부의 분열과 갈등을 바라지 않는다면 좀 더 성숙한 태도로 남북교류에 임해야 할 것이다.
  • 급물살 타는 ‘당정개편’

    여권내에 조기 부분 당정개편론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항공안전 2등급 판정과 8·15 평양대축전 남측 대표단의 방북승인과 관련된 혼선 등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개편요인이 발생한 때문이다. 특히 개각설의 핵심 인물인 오장섭(吳長燮) 건교부장관이언론과 인터뷰에서 “책임질 것이 있으면 책임지겠다”는뜻을 밝히면서 청와대가 이미 자민련측의 반발기류를 상당히 다독거렸다는 관측이다.따라서 형식적인 절차를 밟은 뒤 단안을 내리는 수순으로 가고있다는 것이다. 당초 개각선상에서 제외돼 있던 외교안보팀에 대해서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8·15 방북단의 돌출행동으로 승인을 둘러싼 정부내 혼선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안전지대’로 인식됐던 외교안보팀 전체가 검토대상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특히 개각 준비는 예상외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여권핵심부에서는 이미 개각에 대비,지난주말에 건교부는 물론 검토대상에 오른 부처의 장관직 후보에대한 검증 작업을 마치고,김 대통령의 결심만을 기다리고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개편의 폭은 적어도 1∼2명,많으면 3명 내외라는 관측이유력하다.시기는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가 일본방문을 마치고 돌아올 27일 이후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번주말 전격적으로 단행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지만,여야 영수회담 개최여부가 변수다. 민주당 지도부 개편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서울 구로을 재선거 출마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김중권(金重權) 대표의 거취가 유동적인 것으로 변하면서 당개편설이 급부상하고 있다.물론 김 대표는 유임이 여전히 유력하지만 백의(白衣)로 출마할 경우,당직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경우 청와대 비서실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이같은 당정개편설에 대해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은 21일 일제히 “현 단계에서 당정개편을 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공식 부인했다.그러나 이는 공직사회의 동요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이며 부인 강도는 현저히 약화되기 시작했다. 이춘규기자 taein@
  • 당정개편 내주 단행 예상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1일 당정개편에 대한 구상을 끝낸 것으로 알려져 늦어도 다음 주 중으로 소폭 부분개각을포함한 당정 인적쇄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통령은 최근 항공안전 2등급 판정과 8·15행사 남측대표단의 방북 승인 혼선 등 연이은 악재로 악화된 여론을치유하고,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내각개편 검토를 마치고 시기와 폭을 최종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고위소식통은 이날 “이미 지난주말 건교부와 일부부처 후임 장관에 대한 점검을 마친 상태”라면서 “김 대통령이 건교부장관을 포함한 2∼3명의 장관 교체 방침을 정해 실무선의 준비도 끝내고 최종 여론을 들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당초 김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외교안보팀을 유지할 생각이었으나 최근 방북단의 돌출 행동에 따른 비난여론이 비등하면서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기 시작했다”고 말해 외교안보팀의 부분 교체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당정개편에서 당 4역 등 지도부와 청와대 수석들이포함될지 주목된다. 또다른 당국자는 “사정당국의 기강점검 결과 복지부동이심각한 수준에 이른 경제와 사회 일부 부처 장관에 대한 문책 경질도 함께 신중히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은 20일 오후서울 청구동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명예총재의 자택을 방문,개각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규기자 taein@
  • 평양축전, 성과半 상처半…치유가 과제

    8·15 평양 통일대축전 행사가 6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0일 막을 내렸다.남북 화해와 교류의 폭을 넓히자는 취지로 마련된 축전은 그러나 3대 헌장탑 행사 참석과 만경대 발언록파문 등 일부 참가자들의 돌출행동이 잇따르면서 적지않은상처와 후유증을 남겼다. 그러나 당국간 대화가 막힌 가운데 민간차원에서 다양한 분야별 교류협력의 틀을 구축한 점은 의미있는 성과로 꼽힌다. [민간교류의 틀 마련] 내년에 서울과 평양에서 8·15통일대축전 행사를 공동 개최키로 한 것은 물론 다양한 민간단체간 교류협력 방안을 모색한 점은 긍정 평가할 만한다.농업부문에서 남북은 시·군 단위의 자매결연을 맺어 지역대표들이직접 교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측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제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에서남과 북,세계분쟁지역 작가들이 평화축제를 여는 방안에도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남북 노동자들은 오는 10월 ‘조국통일을 위한 노동자회의 1차 대표자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긍정 추진키로 했다.이밖에 남북의 기자들은 남북공동의보도준칙을 마련하고 북측 언론사 사장단의 서울답방과 기자들의 지속적인 상호 교류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돌출행동과 사법처리] 잇따른 파문은 당사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문제와 함께 남한사회의 이념적 갈등을 치유해야 하는과제를 난겼다. 이와 관련,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은 20일 국무회의에서“방북단이 돌아오는대로 경위를 조사,엄중 조치하겠다”고밝혔다. 주요 사법처리 검토대상은 ‘만경대 발언록 파문’의 당사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국가보안법 7조의 찬양·고무죄에 해당하는지,이적성이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당사자인 K씨는“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3대 헌장탑 행사 참석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여부,즉 정부의 방북승인 범위를 의도적으로 벗어났는지 여부를 가리는 게 핵심이다.사법당국은 행사참석을 주도한 인사들의 경우 고의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유증과 과제]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구심점을 찾은듯하던 국민들의 대북화해분위기가 이번 파문으로 크게 흐트러질 것으로 우려된다. 방북단 내부의 보혁갈등이 소속 단체간 반목,나아가 사회 전반적인 보혁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국가보안법 개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한나라당과자민련은 반대의 목소리를 높일 태세인 반면 여권은 개정의추진력을 잃게 된 것이다. 진경호기자 jadr@
위로